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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과서 왜곡’ 역풍 맞은 아베…美 “위안부 역사적 사실 지지”

    ‘교과서 왜곡’ 역풍 맞은 아베…美 “위안부 역사적 사실 지지”

    미국 역사 교과서에 담긴 위안부 내용을 고치겠다는 아베 신조(얼굴) 일본 총리의 발언이 역풍을 맞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상세히 기술한 역사 교과서를 낸 미국의 맥그로힐출판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논평을 내고 “학자들은 ‘위안부’라는 역사적 사실을 지지한다”며 “우리는 교과서 저자들의 저술·연구, 표현을 명백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출판사는 “일본 정부가 최근 세계사 교과서 ‘전통과 교류: 과거사에 대한 국제적 관점’에 실린 위안부 내용을 수정해 달라고 접근해 왔다”고 확인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맥그로힐출판사가 펴낸 교과서에 ‘일본군이 최대 20만명에 달하는 14~20세의 여성을 위안부로 강제 모집·징용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정말 깜짝 놀랐다”며 “정정해야 할 것을 국제사회에서 바로잡지 않아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미 출판사들을 상대로 소송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외교공관을 동원해 출판사와 저자들을 설득하려던 시도가 무산되자 소송이라는 법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이 같은 아베 총리의 발언은 해당 출판사뿐만 아니라 미 언론, 정치인 등의 비판 속에 설 곳을 잃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일본 총리, 미 교과서가 역사를 왜곡했다고 언급’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역사를 바로 알리려는 한국을 저지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시도는 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와 한국 교민들은 잘못된 내용을 담은 미 교과서 바로잡기 운동과 더불어 위안부 기림비를 곳곳에 세우려 노력하고 있다”며 “이에 맞서 일본 정부는 외교 채널 등을 통해 한국의 노력을 저지하려 했으나 결실이 없었다”고 전했다. 2007년 위안부 결의안 통과 주역인 마이크 혼다(민주) 하원의원은 이날 뉴저지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아베 총리의 교과서 수정 요구를 “비상식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미리 본 MB회고록] “오바마 당선 때 통미봉남 우려… G20 이후 해소”

    이명박 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를 우선시했던 민주당 출신의 버락 오마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통미봉남 (通美封南)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티벳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나고 싶어했으나 중국의 반대를 의식해 이를 실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9일 공개된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김대중-노무현 정부로 이어지는 10년간 한·미 관계는 순탄치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 대화를 우선시하는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자 통미봉남 가능성을 우려하며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대북 문제에 대해 한·미 공조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미국 민주당의 차기 유력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해서도 오마바 대통령보다도 경험과 나이가 많았음에도 깍듯하게 예의를 지키고 정상회담 과정에서도 대통령이 대화를 주도하도록 배려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특히 달라이 라마를 종교지도자로 꼭 만나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또 중국과 수교를 위해 1992년 대만과 단교하는 정부의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면서 높은 경제 수준을 유지하는 대만의 저력도 평가했다. 이 전 대통령은 한·일 관계 악화의 원인을 5년간 일본 총리가 5차례나 바뀐 것에서 찾았다. 그는 자신이 일본땅에서 어린 시절 당한 설움으로 인해 감정이 복잡했다고 털어놨다. 이 전 대통령은 “민주당 출신인 하토야마와 오자와 정권이 더 오래 집권했더라면 한·일 과거사와 영토문제는 상당 부분 진전됐을 것이며 한·일 관계도 확실하게 진일보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2012년 12월 교토에서 위안부 문제를 놓고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와 언성을 높인 사건도 소개했다. 이 전 대통령이 베트남 이주 여성 살인사건과 관련, “베트남 여성의 일은 가정사임에도 한국 대통령이 사과했다”라며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국가차원에서 한 일이었으므로 정부가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AIIB 참여 韓정부가 결정해야…사드문제 협의할 시점 아니다”

    “AIIB 참여 韓정부가 결정해야…사드문제 협의할 시점 아니다”

    지난해 10월 부임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27일 서울 중구 정동 주한 미대사관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1시간가량 기자들과 인터뷰를 했다. 그는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 간 엇박자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 단호하게 부인했다. 또 북한이 진지한 대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평양 방문 의사와 관련해서도 노코멘트했다. 다음은 리퍼트 대사와의 일문일답.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문이 열려 있다고 하는 상황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북한 붕괴론을 언급하고 있는데 미국의 정확한 대북정책 목표는. -일단 기본적인 원칙부터 말하면 오바마 행정부 6년 동안 단계마다 한국과 나란히 서서 왔다. 둘째로는 한반도의 비핵화가 매우 중요한 목표다. 그다음으로는 민주적으로 선출되고 자유시장경제, 인권을 존중하는 통일된 정부가 중요하다. →올해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데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은 어떤 역할을 생각하고 있나. -한·일 관계가 좋아야 다른 동맹국이나 파트너국에도 좋다. 미국의 역할은 한·일 간 문제를 공식적으로 중재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적으로 선출된 두 지도자가 서로 해결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그동안 한·일 간에 6차례 국장급 협의가 있었고 우리 역할은 이를 계속 격려하는 것이다. 이런 대화를 통해 한국 정부와 국민이 만족할 만한 결론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근 종전 70주년을 맞아 발표할 담화에 과거사 반성 부분을 뺄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미국 역사 교과서에 실린 위안부 부분 기술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미국은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계속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안과 관련해 밑받침되는 두개의 중요한 담화라고 미국은 믿고 있다. →남북 대화 진전과 북한의 비핵화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에 대한 미국의 평가는 무엇인가. 금강산 관광 재개 시 유엔 제재 위반 논란도 있는데. -한국이 제안한 남북 대화 속도나 범위에 대해 우리는 우려하지 않는다.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에 우려하고 있다. 포괄적 외교 노력은 물론 경제적 양자, 다자 제재,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만한 억지 및 방위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국은 조건 없이 대화에 임할 수 있다고 하는데 북한은 조건을 붙이고 있다. 목표 자체가 남북 대화 재개라면 한국은 우리가 보기에 준비됐는데 북한에서 조건을 붙이는 것 같다. →한국에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체계를 배치하는 것과 관련한 입장은. -사드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를 비롯해 외교부와 국방부 등 한국 정부와 공식 협상을 한 바 없다. 이 문제는 한국의 카운터파트너와 논의할 긴박한 이슈가 아니다. 사드 배치는 한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지만 아직 그런 시점이 아니다. →중국이 사드 배치를 놓고 반발하고 한국에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 참여를 권유 중이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의 틈바구니에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나. -우선 미국과 중국의 제로섬게임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미국은 좋은 한·중 관계를 원하고 지지한다. AIIB 참여는 한국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 투자은행은 다른 은행과 마찬가지로 환경과 투명성에 있어 기준이 높아야 하며 투자가 지속 가능하고 적합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리퍼트 대사는 ‘바빠서 점심을 못 먹었어요’라고 한국말로 말했다. 그러면서 쿠키 몇 개를 집었다.) →오바마 대통령과 자주 통화하나. 한국에서 트위터를 활발히 하는데. -(웃으며) 이상적인 대사상은 없다고 본다. 양국 관계에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이 와야 한다고 본다. 이 자리에 온 것이 행운이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양국 정부와 국민에게 한·미 관계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매일 접근하는 방식의 트위터를 생각했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이야기는 서로 간직한다는 전통을 지키고 싶다(리퍼트 대사는 중요한 문제로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인사들과 통화할 경우 새벽 1시쯤 수행원도 없이 홀로 대사관에서 직접 전화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면 평양을 방문할 수 있나. -여기에 대해 말할 부분이 없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꽁꽁 언 한·일관계, 지방정부 먼저 손내밀다

    꽁꽁 언 한·일관계, 지방정부 먼저 손내밀다

    역사교과서와 독도 문제 등으로 7년간 중단됐던 한국과 일본의 지방정부 간 교류가 재개된다. 27일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 따르면 29일부터 31일까지 2박 3일간 일본 도쿄에서 제5회 한·일 지사회의가 열린다. 한국에서는 이번 회의에 시·도지사 협의회장인 이시종 충북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김기현 울산시장, 이낙연 전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이춘희 세종시장 등 7명이 참석한다. 일본에서는 야마다 게이지 전국지사회장(교토부 지사)을 비롯해 7명이 나온다. 30일 열리는 한·일지사회 본회의는 경제, 관광, 문화 분야로 나눠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된다. 한국 시·도지사들은 지역소개, 일본 지자체와의 교류 성과 등을 설명한 뒤 신규 교류사업을 제안할 예정이다. 본회의가 끝나면 양국 시·도지사들은 공동성명서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공동성명서에는 다양한 공동사업과 정보교환 등을 통해 한·일 지방정부 간 교류를 활성화하자는 내용이 담겨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시·도지사들은 방문 기간 동안 일본의 지방자치를 상징하는 시설과 현장들을 둘러보게 된다. 첫날 방문하는 도도부현회관은 일본 시·도지사 협의회 사무국과 각 지자체 사무소가 입주해 있는 일본의 지방자치회관이다. 둘째 날에는 지자체 특산품 판매와 관광홍보 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활성화센터와 지자체가 민간기업과 손을 잡고 재개발을 추진해 성공한 모델인 도라노몬 지구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일지사회의는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일본 전국지사회장이 교류를 제안하면서 1999년 1월 처음 개최됐다. 이후 2002년부터 2008년까지 격년으로 양국에서 번갈아 열리다 2008년 모임 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위안부와 독도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단됐다. 그러다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 마스조에 요이치 도쿄지사가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기 위해 지방정부부터 관계를 개선하자고 제안했고 이를 박 대통령이 시·도지사들에게 전달했다. 민선 6기 출범 이후 한국 시·도지사들도 일본과의 지방정부 교류 재개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던 터라 7년간 중단됐던 한·일지사회의가 재개된 것이다. 다음 회의는 2017년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리퍼트 美대사 “남북대화 속도·범위 우려 없어”

    리퍼트 美대사 “남북대화 속도·범위 우려 없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27일 “한·미 양국은 지난 6년간 각 단계마다 같은 입장에 서 있었다”며 “한국이 제안한 남북 대화의 속도나 범위에 대해 우려가 없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지난해 10월 부임한 리퍼트 대사는 이날 서울 중구 정동 주한미대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워싱턴과 서울 사이에는 틈이 없으며 우린 한국 정부에 확신이 있다”면서 대북 정책을 둘러싼 한·미 간 엇박자 해석을 일축했다. 그는 “한국은 조건 없이 대화에 임할 수 있다고 하는데 북한은 이런저런 조건을 붙이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목표 자체가 남북대화 재개라면 한국은 준비됐는데 북한은 그런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한 평양 방문 가능성에 대해서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의 고노와 무라야마 담화 수정 움직임에 대해 리퍼트 대사는 “미국은 고노와 무라야마 담화를 계속 지지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두 담화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밑받침되는 중요한 담화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양국이 6차례에 걸친 국장급 협의를 갖고 있는데 이를 통해 정부와 국민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국 배치와 관련해 리퍼트 대사는 “청와대를 비롯한 어떤 파트너와도 공식 협상을 한 바 없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에 참여하는 것은 한국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트위터를 통한 소통을 활발히 하는 데 대해 그는 “한·미 관계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매일 접근하는 방식의 트위터를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일본 사죄 끝내 못 듣고… 또 한 분 하늘로

    입버릇처럼 “일본이 사죄하는 걸 보고 싶다”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황선순 할머니가 26일 끝내 세상을 떠났다. 89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황 할머니가 이날 오전 8시쯤 전남 화순 고려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아들 부부가 임종을 지켰다. 황 할머니가 별세함에 따라 지난해 추가된 한 명을 포함해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237명에서 지난해 8월 1명 추가) 가운데 생존자는 54명으로 줄었다. 고인은 1926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났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남동생과 살다 17세(1943년) 때 ‘부산에 있는 공장에 취직시켜 주겠다’는 꾐에 속아 고향을 떠났다. 부산과 일본을 거쳐 남태평양의 작은 섬 나우루(현 나우루 공화국)에 주둔한 일본군 위안소에 끌려가 전쟁이 끝날 때까지 3년간 갖은 고초를 겪었다. 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와 아들 내외와 함께 살았지만 강제 동원 후유증과 뇌경색, 당뇨, 대상포진을 앓는 등 힘겨운 삶을 살았다고 정대협은 전했다. 정대협 관계자는 “병환이 깊어 오랜 시간 힘든 삶을 사셨지만 직접 기른 호박, 고구마 등을 이웃에게 나눠 줄 정도로 정이 많은 분이었다”고 밝혔다. 고인은 생전 “살아 있는 동안 일본 정부가 사죄하는 것을 보고 싶어” “일본 놈들은 언제 사과를 하냐”라고 말하곤 했지만 그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말년에 치매 초기 증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강제 동원 당시 타고 갔던 일본군 배와 비행기 이름을 정확하게 얘기할 만큼 그날의 기억은 또렷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고려병원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유가족의 뜻에 따라 28일 비공개로 진행된다. 공교롭게도 26일은 또 다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황금자 할머니의 1주기다. 정대협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벌써 세 분이 돌아가셨다”며 “하루속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돼 할머니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국민 여러분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일본인 8700명 “위안부 강제연행 증거 없다” 소송

    8000명이 넘는 일본인이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로 연행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교도통신은 아사히신문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과거 기사를 취소한 것과 관련해 언론인, 국회의원 등이 포함된 8700여명이 아사히신문사를 상대로 1인당 1만엔(약 9만원)의 위자료와 사죄 광고 게시를 요구하는 소송을 26일 도쿄지법에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사실과 다른 기사가 국제사회에 널리 퍼져 일본인이 인격권과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주장했다. 소송단을 이끄는 와타나베 쇼이치 조치대 명예교수는 “아사히신문이 국민에게 부끄러움을 준 것에 대해 마음속으로부터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추가로 소송에 참여하는 이들이 있어 원고가 1만 3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사히신문은 소장을 받아 보고 대응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전쟁 때 여성을 강제로 끌고 왔다는 증언 등을 보도했다가 지난해 일부가 거짓으로 보인다며 기사를 취소한 바 있다. 이번 소송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일본과 국제사회의 논쟁에 다시 불이 붙을 수도 있다. 특히 ‘일본의 관헌이 위안부를 강제 연행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주장에 관해 일본 사법부가 실체 판단을 내놓을지가 주목된다. 아베 신조 내각은 ‘정부가 발견한 자료에는 군·관헌에 의한 강제 연행을 직접 보여주는 것과 같은 기술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견해를 각의에서 결정한 바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격동의 한·일 70년] (4) 재일동포 사회의 변화

    [격동의 한·일 70년] (4) 재일동포 사회의 변화

    자이니치 코리안(재일동포들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말). 일제강점기에 건너간 자이니치 1세대 이후 지난 70년간 재일동포 사회는 하나로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변화해 왔다. 최근 국적을 일본으로 바꾸는 자이니치 3~4세가 늘어나며 구심력이 약해진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조선학교나 한국학교와는 다른 교육으로 인재를 양성해 재일동포 사회의 변화에 발맞추겠다는 야심을 가진 오사카 이바라키시의 ‘코리아국제학원’이 주인공이다. 지난 19일 그곳을 찾아 재일동포 사회의 생생한 변화상을 취재했다. 시끌벅적한 오사카 시내에서 차로 30분 남짓 달렸을까, 어느새 풍경은 한적한 논밭과 주택가로 바뀌었다. 전형적인 일본의 교외 마을 안에 한국어로 문패를 단 아담한 학교가 보인다. 2008년 4월 문을 연 코리아국제학원(중·고교)이다. “‘총련계 학교’와 ‘민단계 학교’가 모두 줄어드는 지금 새 세대의 민족교육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재일동포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일본이나 남북의 이데올로기를 초월하는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생각했다.” 설립 멤버 중 한 명인 홍경의 코리아국제학원 전무이사가 설명하는 학교의 시발점이다. ‘민족 정신에 바탕을 둔 국제인 양성’을 위해 뜻 있는 재일동포들이 2005년 3월부터 힘을 모았다. 일본 최초의 한국 국적 변호사로 재일동포 차별 철폐 운동에 앞장서 온 고(故) 김경득 변호사의 제안으로 문홍선(일본 여자축구 고베 아이낙 구단주) 아스코홀딩스 회장, 정갑수 원코리아 페스티벌 대표 등 7명이 모여 3년간 준비했다. 이들이 사재를 털고 생업을 제쳐두며 학교 건립에 매달린 이유는 그만큼 재일동포에게 교육이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민족교육은 자신의 뿌리를 확인하고 동포 사회를 결속하는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가 운영하는 조선학교와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이 운영하는 한국학교로 나뉘어 각자의 이데올로기를 전달해 온 기존의 구도에 염증을 느끼는 동포들이 늘어났다. 이 때문에 일본 학교에 다니고 일본식 이름을 쓰는 젊은 세대가 생겨났다. 새로운 시대에 맞춘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자연스레 형성됐다. “자이니치 1세는 차별과 빈곤 속에서도 민족 단체를 세우는 등 역사를 만들어 왔고, 2세는 그것을 지켜 왔다. 나 같은 3세는 위 세대의 사회적 유산을 갖고 자라온 세대다. 그것을 4~5세들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을 갖고 있다”고 홍 이사는 말한다. 재일동포라고 해도 올드커머(일제강점기에 옮겨온 1세대와 그 후손)와 뉴커머(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정착한 사람), 한국 국적과 조선적 보유자 등 스펙트럼은 매우 다양하다. 재일동포를 아우르는 한편 기존의 민족교육을 뛰어넘기 위해 코리아국제학원이 선택한 것은 일본과 한국, 북한의 국경과 내셔널리즘에 구애받지 않는 ‘월경인’(越境人) 육성이다. 이런 신념 때문에 이곳의 교육은 조금 독특하다. 일반적인 국제학교의 교육 과정에 더해 한국어와 일본어, 한국사를 가르치는데, 한국어는 ‘국어’나 ‘조선어’가 아닌 ‘코리아어’로 부른다. 남북한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교과 외수업으로 자이니치사(史), 다문화공생론 등도 가르친다. 일본군 위안부, 독도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토론식 수업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도록 한다. 올봄 졸업 예정인 자이니치 3세 변광렬(19)군은 “‘현대 사회’라는 과목을 배울 때 독도 문제에 대해 선생님들이 각각 한국과 일본 입장에서 발표를 하셨다. 그걸 전교생이 보고 토론을 했다. 팩트 위주가 아니라 인식의 폭을 넓혀 주는 수업을 받는 것이 우리 학교의 가장 좋은 점”이라고 말한다. 수준 높은 교육 방식이 입소문이 나면서 개교 첫해 중·고교 합쳐 27명이던 학생 수는 88명으로 늘어났다. 졸업생들은 서울대, 와세다대, 런던예술대 등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외국의 유수 대학에 속속 진학하고 있다. 문제는 재정상의 어려움이다. 개교 7년째인 현재도 연간 6500만엔(약 6억원)의 적자를 학교 이사회와 후원회에서 충당하고 있다. 고민 끝에 한국 정부로부터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으려고 2011년 11월 한국 교육부에 재외 한국학교 승인을 신청했지만 4년째 인가가 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리아국제학원은 국제적 인재를 기르겠다는 원대한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 김용만 교장은 “학생들이 들어오고 싶은 학교로 만들면 재정난은 해결될 것”이라면서 “일본 정부가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제 바칼로레아’(세계 유력 대학의 공통입학자격시험) 수업 가능 인가를 신청해 후보 학교로 선정되는 등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교 10주년인 2018년까지 학생 수를 두 배 수준인 160명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바라키(오사카) 글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아베의 역사관, 美 이익 해친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역사 수정주의 언행이 아시아 역내 외교 관계에 지장을 초래해 미국의 이익을 저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의회조사국은 20일(현지시간) 펴낸 ‘미·일 관계’ 보고서에서 “2차 대전 시기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야스쿠니신사 참배, 동해와 동중국해 영토 분쟁과 관련한 아베 총리의 접근 태도는 모두 역내 긴장을 촉발하는 요인들”이라고 지적했다. 미 의회에 판단 자료를 제공하는 의회조사국의 이 같은 지적은 아베 정권의 역사 수정주의 행보에 대한 워싱턴 내부의 우려와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의회조사국은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도 “역사적 상처를 들쑤시는 아베 정권의 행태는 한국과 건설적 관계를 만들고 중국과 잠재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관리해 나가는 일본의 역량을 저해해 동아시아에서의 미국 이익에 손해를 입히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의회조사국은 “오는 8월로 다가오는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은 아시아에 민감하다”면서 “일본과 주변국들의 관계를 훼손하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아베 총리가 어떤 식으로 이 문제를 다룰지 긴밀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올해 첫 기자회견에서 1995년 무라야마 담화를 지지한다고 말하면서 전쟁에 대한 ‘반성’을 담은 담화를 내놓겠다고 밝혔다”며 “이는 아베 총리의 담화가 솔직한 사과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을 촉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회조사국은 “한국은 아베 정권이 일제 때 위안부를 운영한 사실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비판하고 있다”며 “비판가들도 아베 정부가 ‘일본이 위안부를 강제 동원했다’는 인식을 바꾸려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꽃은 떠났어도 나눔의 향기는 남아…

    꽃은 떠났어도 나눔의 향기는 남아…

    ‘할머니가 보여 주신 ‘나눔’ 정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고통 속에 살았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을 멈추지 않았던 고(故) 황금자(1924~2014) 할머니의 1주기를 추모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됐다. 황 할머니는 평생 아껴 모은 돈 1억원을 서울 강서지역 청소년을 위해 기부, 주변에 감동을 선사했었다. 강서구는 23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황 할머니 추모 기획전과 황금자 여사 장학금 수여식, 위안부 문제 1억인 서명운동 등 다양한 추모행사를 준비했다고 21일 밝혔다. 추모행사를 통해 황 할머니의 생애와 업적 그리고 숭고한 기부 정신을 기리고 그가 우리에게 남긴 감동을 되새기자는 의미에서다. 추모 기념식은 23일 오후 2시 30분 가양동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열린다. 기념식에서는 고인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황금자 여사 장학금’ 수여식과 함께 위안부를 주제로 한 샌드아트 공연, 추모 연주회가 열린다. 이번에 장학금 수여자로 선발된 학생은 총 4명으로 1인당 200만원씩 총 800만원의 장학금이 주어진다. 구는 그동안 할머니의 기부금을 ‘황금자 여사 장학금’으로 이름 붙이고 2007년부터 모두 18명의 학생에게 3600만원의 학비를 지원했다. 장학금을 받게 된 장혜연(방화동·고려대1)씨는 “할머니의 숭고한 정신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학생 이재호(가양동·경희대1)씨도 “더 열심히 공부해서 할머니처럼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사회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구는 장학기금 확충을 위해 모금 부스도 함께 운영한다. 또 다음달 22일까지 추모 기획전 ‘아낌없이 주고 날아간 나비’를 겸재정선미술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어 황 할머니를 추억한다. 할머니가 생전 아꼈던 유품은 물론 ‘욕쟁이 할머니’에서 ‘기부천사’가 되기까지의 생애 일대기를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다. 노현송 구청장은 “이번 행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바로 알리고 황 할머니가 우리에게 남긴 진정한 기부의 의미와 감동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日, 美교과서 위안부 왜곡 로비

    일본 정부와 극우단체가 미국 교과서의 위안부 기술 내용을 왜곡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 교과서 출판사는 일본 측의 위안부 수정 요구를 일축했지만 일본 측의 로비는 계속될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 소식통들에 따르면 일본 교과서 왜곡을 주도해 온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 소속 다카하시 시로 메이세이대학 교수는 최근 국가기본문제연구소(JINF)에 게재한 영문 기고문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을 탐색하기 위해 지난해 말 미국을 방문해 실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다카하시 교수는 특히 방미 기간 미 전역의 위안부 기념비와 동상을 조사했고 역사 교과서 문제를 주제로 고등학생들과 부모들을 인터뷰한 뒤 실사 결과를 주뉴욕 일본총영사에게 보고하고 향후 대책을 협의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미 공립 고등학교 교과서 가운데 맥그로힐출판사의 세계사 교과서가 “일본군 위안부는 일왕의 선물”이라고 묘사하고 있다며 난징 대학살 현장을 보여주는 사진 삭제와 함께 이를 수정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지난달 주뉴욕 일본총영사관이 출판사와 교과서를 집필한 허버트 지글러 하와이대 교수에게 위안부 관련 기술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한 행보와 일치한다. 그러나 출판사와 지글러 교수는 일본 측의 수정 요구를 거부했다. 다카하시 교수는 또 기고문에 “일본과 미국을 이간하려는 중국과 한국의 시도에 대처하기 위해 일본의 공공·민간 분야가 하나로 힘을 합쳐 새로운 국제 홍보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한일관계 이렇게 풀어라(NEAR재단 편저, 김영사 펴냄)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양국의 학자들이 낸 한·일 관계 해법 총서. 지난해 8월 제주도에서 ‘위기의 한·일 관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란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의 담론을 한 권으로 압축했다. 24명의 전문가들은 대체로 올해 한·일 관계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 동의하며, 그런 차원에서 주요 쟁점들을 정리했다.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한·일 관계, 동북아 전체의 역사적 흐름을 개관하고 한·일 간 새로운 파트너십의 필요성과 실천방향을 제시한 게 특징이다. 냉전 이후 미국과 중국의 외교·안보전략, 북·일 합의에 따른 동북아 지형변화, 양국 정권과 언론으로 본 역사인식도 눈길을 끈다. 경색국면 탈피를 위해 고노 담화에 바탕을 둔 위안부 문제 조기해결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북·일 관계 진전이 한·미·일 3각 공조체제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들어 있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객관적 시각의 공유 측면에서 눈길을 끄는 책이다. 476쪽, 2만 2000원. 인문학 공항을 읽다(크리스토퍼 샤버그 지음, 이경남 옮김, 책읽는귀족 펴냄) 과학의 발달로 특별하면서도 일상적인 공간으로 자리 잡은 공항. 그 공항은 현대인들에게 그저 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장소를 넘어 다양한 감성적 의미까지 함축하는 공간이다. 떠나고 도착하는 곳, 헤어지고 만나는 곳이라는 물리적 공간 의미는 물론 테러의 공포가 도사리는 위협의 장소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다양한 계층이 모이는 계급 충돌의 긴장감까지 발견할 수 있다. 책은 그런 공항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낱낱이 파헤쳤다. 문학작품 속 공항의 모습을 찾아내 공항의 새로운 모습과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안내한다. 문학작품에 자크 데리다며 프로이트, 미셸 푸코, 니체 등을 연결해 풀어내는 인문학적 시선이 흥미롭다. 동서양의 문학작품, 시·소설을 넘나드는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공항에 대해 전혀 다른 시선을 갖게 된다. 공항에서 일한 적 있는 대학교수의 생생한 체험에 바탕을 둔 문학평론식 글쓰기가 도드라진다. 368쪽. 1만6000원. 혁명의 맛(가쓰미 요이치 지음, 임정은 옮김, 교양인 펴냄) 요리는 문화의 깊이를 알 수 있는 척도이자 역사의 거울이라고 한다. 생활상과 철학이 고스란히 스민 때문이다. 그 음식을 소재로 중국 역사를 들여다본 책은 문화사이자 흥미로운 풍속사로 읽힌다. ‘황제들의 중국’부터 루쉰 시대를 거쳐 ‘공산당 중국’과 문화혁명기, 지금 중국까지를 정리한 ‘혀’의 탐사기. 한족·몽골·여진 등 다양한 민족이 대립하고 융합했던 역사가 음식문화로 이어졌음을 증명한다. 중국 4대 요리의 특징과 기원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 요리의 탄생 과정을 일본인 미식가 입장에서 들려준다. 젓가락 식사의 시작이며 만주족·한족의 진미 150가지를 한 상에 올린 만한전석의 정치적 의미도 소개된다. 마오쩌둥 어록 암송이 필수였다는 1970년대 거민식당 등 역사의 현장을 통해 마오쩌둥 시대의 맨 얼굴도 그려냈다. 352쪽. 1만 6000원. 문명이 낳은 철학 철학이 바꾼 역사1(이정우 엮음, 길 펴냄) ‘문명은 철학을 낳고, 철학은 역사를 바꾼다?’ 동서양의 역사를 각 시대의 기초였던 철학 요체와 함께 들여다본 책. 제목 그대로 역사와 철학이 서로 개입하며 변화를 이뤄내는 과정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유가와 유교, 도가와 도교, 법가, 불교, 성리학, 양명학 등이 그 주인공이다. 근대 동북아의 사상들이 춘추전국시대의 중국과 인도문명, 중국 송·명·청나라, 17세기 조선을 비롯한 동아시아를 배경으로 태어나 다시 그 시대를 결정적으로 바꿔 놓은 과정을 풀어냈다. 그리스 로마·중세 기독교 문명의 철학과 르네상스, 근대 인식론과 정치철학까지 다뤘다. 당대의 역사적 현실에 대한 고민에서 철학이 태동하고 성장함을 보여 준 뒤 오늘의 역사적 현실에 대한 성찰로 연결하고 있는 게 책의 특징이다. ‘철학은 당대의 역사와 함께 봐야 의미를 온전히 파악할 수 있다’는 시각과 서술이 신선하다. 400쪽. 2만 2000원.
  • [사설] 日, 한·일 관계 개선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한·일 양국 정상이 그제와 어제 한·일의원연맹 한국 측 회장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을 다리 삼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았다. 먼저 박근혜 대통령은 서 의원을 통한 구두 친서를 통해 광복 70주년, 한·일 수교 50주년인 올해가 한·일 관계 발전의 새로운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전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으로, 양국 국민의 신뢰를 받는 총리와 대통령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한국 국민들도 받아들일 것”이라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일본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계승하겠다는 뜻을 거듭 피력하면서도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법에 대해서는 “이 문제가 정치 외교의 문제가 되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는 말로 피해갔다고 한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집권여당의 좌장 격인 서 의원과의 면담이라는 외교적 무게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가 양국 관계 정상화의 걸림돌인 위안부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은 점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우리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이 수교 50년을 맞아 한·일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 핵심 열쇠임을 거듭 강조하며 일본의 태도 변화를 요구해 온 터에 아베 정부는 여전히 위안부 문제는 접어둔 채 정상회담을 필두로 양국 관계를 정상화할 방안을 논의하자는 오불관언의 자세를 고집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가 정치 문제화된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으나, 정작 안타까운 것은 위안부 문제를 미래지향적 역사 바로세우기 차원에서 정면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아베 정부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모처럼의 양국 정상 간 간접 대화가 구체적 결실로 이어지지 못했다 해도 희망을 접기는 이르다고 본다. 청와대가 어제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전시 여성 피해에 관한 인도적 문제이고, 위안부 피해자 모두가 고령인 만큼 조기에 해결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응수한 것도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은 방증이라고 할 것이다. 청와대의 언급처럼 위안부 문제를 양국이 외교적 현안이 아니라 인도적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분명 서로가 만족할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이명박 정부 후반에 물밑 채널을 통해 논의했던 방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일정한 규모의 사죄금 또는 위로금을 지급하고 일본 총리가 사과의 뜻을 담은 메시지를 천명하는 얼개 속에서 얼마든 절충이 가능할 것이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강제 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이들의 명예를 되찾아준다면 한국 국민 대다수도 양국 관계의 미래를 논할 의사를 갖고 있음을 일본은 알아야 한다. 일본 정부에 주어진 시간은 이제 많지 않다. 짧게는 3·1절, 길게 봐도 8·15 광복절 이전에 위안부 문제를 풀어야 한다. 한·일 관계 정상화는 물론 일본 스스로 국제사회로부터 성숙한 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이 골든타임의 기회를 아베 정부는 놓치지 말기 바란다.
  • [특파원 칼럼] 워싱턴 ‘한·일 전쟁’에서 승리하려면/김미경 위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워싱턴 ‘한·일 전쟁’에서 승리하려면/김미경 위싱턴 특파원

    최근 몇 주 새 오랜만에 영화를 두 편 봤다.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을 야기해 북·미 관계 악화를 가져온 영화 ‘인터뷰’는 온라인으로,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의 미국인 포로 고문을 다룬 영화 ‘언브로큰’은 극장에서 봤다. ‘인터뷰’는 논란의 중심이 된 것에 비해 수준 낮은 B급 코미디였다. 메시지도 없고, 허탈한 웃음만 나왔다. 반면 ‘언브로큰’은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고 심각했다. 이들 영화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전자는 해킹 사태로 이어졌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새해 벽두 대북 추가 제재까지 발표했다. 워싱턴 조야에서는 이 때문에 북·미 관계 개선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남북은 대화 재개 분위기인데 한·미 간 여간 어색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마침 일본에서 후자에 대한 대응이 나왔다. 우익들이 들고일어나 영화감독 앤젤리나 졸리와 배우들의 일본 입국 금지 등을 주장한 것이다. 워싱턴의 반응이 궁금했다. 그러나 영화평이나 미·일 관계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질문에 어느 누구도 속 시원하게 답하지 않았다. 이른바 ‘로키’(Iow-key) 대응이었다. 왜일까. 기자는 이를 워싱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일본의 ‘로비 활동’에서 답을 찾고자 한다.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자. 미 중앙정보국(CIA) 팩트북 한국지도에 독도 표기가 사라졌다가 언론에 보도되자 슬그머니 복원됐다. “일본의 로비 때문은 아니다”라는 주미 한국대사관 고위 당국자의 말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왜냐면 일본은 독도를 다케시마로,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표기하는 것을 주장하며 여론 몰이를 지속해왔기 때문이다. 미 전직 고위 당국자들의 한·일 관계 관련 망언이 이어지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데니스 블레어 전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8일 한 세미나에서 “일본이 과거 끔찍한 일을 저질렀지만 한국도 베트남전 때 아주 무자비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로버트 샤피로 전 미 상무부 차관도 지난달 유튜브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샤피로의 발언’이라는 제목의 영상물에서 한·일 관계 갈등의 책임이 한국에 있다며 “베트남이 과거 한국군이 자국 민간인에게 행했던 과거를 제쳐놓고 한국과 수교한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왜 일본을 두둔하며 한·일 관계 악화 책임을 한국에 돌리는 것일까. 블레어 전 국장은 현재 A급 전범 용의자 출신인 사사카와 료이치가 세운 사사카와재단USA 이사장을 맡아 워싱턴에서 친일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샤피로 전 차관이 회장으로 있는 컨설팅회사 소네콘은 일본 기업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일본의 로비는 미국 내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영입하거나 이들을 상대로 물량 공세를 퍼부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만난 한 싱크탱크 전문가는 “주미 일본대사관 담당자들이 싱크탱크들을 돌면서 일본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이 한국 측 인사들을 만났는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확인할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말했다. 주미 일본대사관은 위안부·독도·동해 등 이슈별로 나눠 집중적으로 담당하고 로비하는 팀들까지 두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정의는 결국 통하게 돼 있다”는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래서야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질 워싱턴 한·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겠는가. 정신 무장과 조직 확충이 절실하다.
  • 아베 “고노담화 계승”… 위안부 문제 진전 조치는 없었다

    아베 “고노담화 계승”… 위안부 문제 진전 조치는 없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서청원(새누리당 최고위원)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비롯한 의원단을 만나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에 대해 “(담화를) 부정한 적이 없고 계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의원단과 28분간 면담을 가졌다. 서 회장은 “중요한 해를 맞아 한·일 관계가 잘되길 기원한다. 올해가 새 출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어 “한·일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이라면서 “양 국민의 신뢰를 받는 총리와 대통령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한국 국민들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는 필설로 다 할 수 없이 가슴이 아프다”면서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위안부 문제의 해결에 대한 진전된 조치나 구상을 밝히지 않은 채 “(군 위안부 문제가) 정치 문제가 되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양국 정권 출범 후 전무했던 정상회담과 관련해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의견을 교환한 대로 한·중·일 외무장관 회담이 열린 뒤 정상회담을 열자는 의견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을 먼저 개최하자는 입장인 데 반해 박 대통령은 현안에 대한 협의가 마무리된 뒤 정상회담을 갖자는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아 정상회담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서 회장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해 10월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을 만난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통해 “먼저 정상회담을 한 뒤 거기서부터 (한·일 관계를) 해결하자”는 입장을 전했고,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2011년 이명박 대통령-노다 요시히코 총리 정상회담처럼) 현안에 대해 합의가 없으면 정상회담을 하더라도 국민 감정이 나빠진 선례가 있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협의를 한 뒤 만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아베 총리는 박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한국에서 형사 재판을 받는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의 출국금지 기간이 3개월 연장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언급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모든 아시아 여성 연대해 위안부 할머니의 싸움 지지할 것”

    “모든 아시아 여성 연대해 위안부 할머니의 싸움 지지할 것”

    “포기하지 마세요. 정의는 실현될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할머니들을 지지하며 곁에 있겠습니다.” 14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1161차 집회가 열린 이날 이용수(87), 길원옥(88) 할머니 곁에 있는 이국 여성들이 눈에 띄었다. 아시아·아프리카 여성인재 양성과정인 ‘이화글로벌 임파워먼트 프로그램’(EGEP)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 필리핀 등 17개국에서 온 여성활동가 23명이 그들이다. EGEP는 20일까지 진행된다. 대표 발언자로 나선 스리랑카 출신의 대학강사 살마 유수프(31·여)는 “할머니들은 (위안부에) 강제로 동원된 것이지, 선택한 것이 아니다”라며 “당신들의 잘못이 아니다. 포기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것은 정의를 위한 싸움이고, 모든 여성의 인권과 정의를 위해 계속돼야 한다”면서 “모든 아시아 여성과 연대하며 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회 내내 위안부 할머니들을 상징하는 나비 모양의 종이 피켓을 들고 할머니들 곁을 지켰다. 피켓에는 ‘약해지지 마세요. 정의는 실현될 것입니다’라는 내용의 글귀가 담겼다. 유수프가 몸서리쳐지는 폭력과 전쟁을 경험한 것이 위안부 할머니들과 공감하는 배경이 됐다. 그는 스리랑카 내전이 본격화된 이후 태어나 20여년을 전쟁터에서 자랐다. 영국 런던대에서 국제법을 전공한 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노섬브리아대학에서 법학을 가르치며 유엔 산하기구인 유엔개발프로그램(UNDP) 스리랑카지부에서도 일했다. 유수프는 “고국의 전쟁은 종식됐지만 사회적 갈등과 긴장은 여전하고, 인권침해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여성으로서 갈등과 대립이 첨예한 고국에 평화를 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訪日 서청원 의원, 15일 아베 면담

    訪日 서청원 의원, 15일 아베 면담

    한일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한일의원연맹 의원들에 따르면 서 최고위원은 15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면담할 때 한·일관계 개선 방안 등과 관련한 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메시지가 공식적인 친서의 형태는 아니라고 밝혀 구두 메시지 형식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 메시지에 한·일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새로운 내용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열린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신년회에 참석해 “이번 방문에서 군 위안부를 포함한 여러 문제에 대해 한국 측 입장을 전달하고, 일본 입장을 진솔하게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日에 문화적 복수할 것” 정의화 의장, 위안부 할머니들과 오찬

    “日에 문화적 복수할 것” 정의화 의장, 위안부 할머니들과 오찬

    “우리는 일본에 반드시 갚아줄 것입니다. 일본이 우리에게 한 반인륜적 방식이 아니라 가장 인간적이고 문화적인 복수를 하겠습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13일 국회 사랑재에서 일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어떻게 갚느냐 하면 통일 대한민국을 만들고 세계 만방에 존경받고 인정받는 문화강국이 되게 하겠다”며 “그게 일본에 대한 아름다운 복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년을 맞아 정 의장의 초청으로 오찬에 참석한 5명의 할머니 중 우모 할머니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 의장과 구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은 오찬장에서 할머니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지난해 만났던 기억을 언급하며 한 명 한 명에게 따로 근황을 묻기도 했다. 정 의장은 “할머니들은 역사가 만든 눈물”이라며 “고인이 되신 분들도 마찬가지고 눈물을 닦아 드리지 못한 우리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복수를 할 때까지 할머니들은 건강하게 100세 이상 천수를 누리고 복수하는 걸 보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 의장의 말에 이옥순 할머니는 “내가 15살에 (위안부로) 가서 18살에 왔다. 그 얘기를 다할 수가 없다”며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분위기가 무거워지자 의사 출신인 정 의장은 할머니들에게 “제가 세계적인 의사 출신인데 전에 뵀을 때보다 오늘 더 젊어 보인다”고 농담을 건네 할머니들의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날 오찬에는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새누리당 노철래, 이한성, 류지영,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 등도 참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위안부 서술 안바꿔” 美 출판사 日요구 거절… 정부도 “도발” 발끈

    일본이 자국 내 교과서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술 삭제를 허용한 데 이어 미국 교과서에 있는 위안부 관련 서술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일 관계 개선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정부 관계자는 13일 “일본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정상회담을 하자고 외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명백한 사실조차 뒤집으려 하는 식의 도발을 일삼고 있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일본의 역사수정주의 움직임이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당국 간 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일본이 위안부 관련 자국 내 교과서를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불편한데 미국 교과서까지 바꾸려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당장 다음달로 예상되는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도 교과서 수정 움직임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도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 개선과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정상회담을 위한 일본의 자세 전환이 중요하다”면서 “위안부 문제가 영구 미제로 끝나면 일본에도 역사의 짐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일본이 위안부와 관련된 교과서 기술을 본격적으로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국·중국·일본 외교장관회담은 물론 3국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산케이신문은 지난달 중순 미국 뉴욕 주재 일본 총영사관 관계자가 뉴욕에 본사를 둔 맥그로힐출판사 관계자와 만나 이 출판사가 출간한 ‘전통과 교류’라는 책의 내용 중 위안부의 강제 모집 등과 관련한 부분을 수정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출판사는 일본의 요구를 거절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등의 공립고교에서 사용되는 이 책은 “일본군이 14∼20세의 여성 약 20만명을 위안소에서 일 시키기 위해 강제로 모집, 징용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달 스우켄출판사가 자국 고교 공민 교과서 3종(‘현대사회’ 2종, ‘정치·경제’ 1종)에서 ‘종군 위안부’와 ‘강제 연행’ 등의 표현을 삭제하겠다고 정정 신청을 내자 이를 승인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박대통령 신년회견-정치·외교·안보] “한일 새로운 관계, 日부터 변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는 일본과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일본과 새로운 관계 개선을 위해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현안에 대한 일본의 태도변화를 강조해 단기간 내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당장 박 대통령은 과거사 핵심 현안인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일 간 합의안이 나와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연세가 상당히 높으셔서 조기에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영구미제로 빠질 수 있다”며 “한·일 관계뿐 아니라 일본에도 무거운 역사의 짐이 될 것이며 일본으로서도 생존해 계시는 동안 문제를 잘 푸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일본의 과거사 도발이 한·일 관계 악화의 원인인 만큼 일본이 가해자라는 측면에서 피해자가 만족할 만한 조치를 내놓고 갈등 양상을 먼저 풀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문제는 박 대통령의 바람과는 달리 일본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달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며 장기 집권 기반을 다진 아베 신조 내각은 과거사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종전 70주년을 맞아 발표될 예정인 아베 담화가 식민 지배와 침략에 대한 반성을 담은 무라야마 담화보다 후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K를 비롯한 일본 언론들은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박 대통령이 역사 문제에 있어서 타협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거듭 강조했다면서 한·일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서울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도쿄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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