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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굳건해진 美·日 배아파 말고 냉철하게 활용하라”

    “굳건해진 美·日 배아파 말고 냉철하게 활용하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 총리로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했지만 연설안에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진정한 반성이 담기지 않으면서 대미, 대일 외교 실패론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공로명, 유명환, 이규형 등 전직 외교부 장차관 출신인사들은 30일 아베 총리가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이를 한국 외교의 실패로 규정하는 것은 섣부르다면서 우리만의 주도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미·일 대 중국의 대결구도로 동북아 질서를 바라보는 시각에 근본적인 의문을 나타냈다. 일부 장관이나 차관은 친정을 의식해 인터뷰를 거절하거나 익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유명환 전 장관은 아베 총리가 지난 29일 행한 상·하원 연설에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을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에서 찾았다. 유 전 장관은 “아베 총리 스스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전후세대”라면서 “그런 상황에서 구태여 미국 의회에서 한국의 위안부 문제나 중국 만주 침략문제 등을 얘기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이번 기회를 이용해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보내며 마무리하기를 정부가 기대했겠지만 이런 기대는 앞으로도 힘들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공로명 전 장관 역시 아베 총리가 의회에서 위안부 발언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면서 “아베 총리가 미안하다는 말을 할 생각이었다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우리의 의중을 저렇게 방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형 전 차관은 “의회에서 위안부 문제가 거론되지 않은 것에 대해 정부가 미국에 섭섭한 마음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 섭섭했는지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차관은 미국은 한국의 기대수준보다 아베 총리의 발언이 낮을 것 같다는 것을 알고 미리 백악관에서 분위기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에번 메데이로스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지난 27일 한·일 과거사 갈등과 관련해 “역사는 역사가 되게 하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 방미를 계기로 미·일 동맹이 강화되면서 중국과의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 전직 장차관들은 굳건해진 미·일 동맹을 우리가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또 감정을 앞세우기보다는 말과 행동을 절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차관은 “미·일 동맹이 강화됐다는 얘기에 우리가 배 아파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미·일 동맹의 강화를 우리 외교목표에 맞게 잘 이용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스스로 대미, 대일외교가 실패했다는 자학적인 시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일 동맹 강화와 이에 따른 한·미·일 3각동맹 참여가 자칫 중국과 대결 구도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한·미동맹과 한·중관계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우리의 외교목표라면 그런 대결 구도를 피해야 하며 그럴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유 전 장관도 “일본 문제에 어느 정도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부분도 있다”면서 “야스쿠니 신사의 경우도 미국의 경우 우리보다 냉정하게 반응한다. 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아베 “亞 국민에게 고통 줬다” 위안부 문제 끝내 사과 안해

    아베 “亞 국민에게 고통 줬다” 위안부 문제 끝내 사과 안해

    아베 신조(얼굴) 일본 총리는 결국 사과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하원 본회의장에서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희망의 동맹으로’란 제목의 상·하원 합동연설을 갖고 “우리(일본)는 전쟁(태평양전쟁)에 대한 깊은 회한의 마음을 갖고 새로운 전후의 진로를 시작했다”며 “우리들의 행동이 아시아 각국 국민들에게 많은 고통을 가져다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눈을 돌리지 않겠다”며 “나는 이와 관련해서 이전 총리들이 밝혔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사과 등을 담은 ‘무라야마 담화’ ‘고노 담화’를 부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되풀이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전후 70년이라는 시점에 적대국에서 동맹 관계가 된 일·미 양국의 ‘강한 연대’를 호소하고 세계 안정에 공헌해 나가겠다며 양국은 자유와 민주주의, 법의 지배 등의 보편적인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베 총리는 합동연설 직전 제2차대전 기념관을 방문한 사실을 공개하며 “진주만·바탄섬·산호해 등 기념관에 새겨져 있는 전쟁이 내 마음을 지나갔고 젊은 미국인들의 잃어버린 꿈과 미래를 생각했다”며 “마음속 깊은 회한으로 조용히 기도했다. 2차대전에서 산화한 모든 미국인들의 영혼에 존경과 영원한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또 “우리는 아시아의 모든 발전에 기여하고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70년 전 잿더미였던 일본은 이 같은 길로 걸어왔고, 나는 우리가 추구해 온 길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또 “전후 세계 평화와 안보는 미국의 리더십 없이는 불가능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일본의 앞길을 이야기하면서 “전쟁 중에는 여성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는다”며 “우리 시대에는 여성의 인권 유린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만 언급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28일 미·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인신매매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을 생각하면 깊은 고통을 느낀다”며 “이는 전임 총리들과 똑같은 감정이다. 아베 내각은 고노 담화를 계승하고 이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아베 美의회 연설] 中 외교부 “美·日동맹, 제3자 이익 침해·평화 훼손 안 돼”

    중국이 연일 미국과 일본의 밀월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쟁 책임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은 것은 물론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등에서 중국에 대한 협공이 노골화됐기 때문이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미·일 동맹은 냉전 시기에 양자 간에 형성된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일 동맹이 제3자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지역의 평화·안정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굳게 믿고 있다. 미·일 동맹의 방향에 대해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는 중국 고유의 영토로, 누가 무슨 언행을 하든 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사설에서 “미국과 일본의 동맹 강화는 지역 패권을 위한 것”이라면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겨냥해 ‘망상적인 대국’이라고 했는데, 미국과 일본이야말로 착각과 망상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우(일본)가 호랑이(미국)의 힘을 빌려 위세를 떨치다가는 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있는 위안부 기림비 르포 기사를 통해 “역사를 기억하지 않는 자는 그 역사를 반복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아베, 침략전쟁·위안부 언급 없이 ‘A급 전범’ 외할아버지 부각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 침략전쟁에 대한 공식 사과는 끝내 없었다. 오히려 아베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에서 미일동맹의 원조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아베 총리는 외조부인 기시 전 총리의 58년전 미 의회 연설을 인용하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이 세계의 자유 국가와 협력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원칙과 이상을 확신하기 때문”이라는 기시 전 총리의 1957년 미 의회 연설 내용을 소개하고서, 그로부터 58년 뒤 손자인 자신이 같은 무대에 선 사실을 거론했다. 또 “돌아보건대 내가 진심으로 좋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본이 올바른 길을 택한 것”이라며 “그 길은 연설 앞부분에 소개한 조부의 말에 있었던 대로 미국과 동맹이 되어 서방세계의 일원이 되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시 전 총리는 1941년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내각의 상공 대신을 맡았던 인물로 일본의 패전(1945년 8월)과 동시에 A급 전범 용의자로 복역하다 1948년에 석방됐다. 이후 반공 전선 구축을 중심에 둔 미국의 대일 정책 아래 1957년 총리로 화려하게 부활, 1960년 미·일 안전보장조약을 개정한 인물이다. 아베 총리는 외조부를 자신의 정신적 지주이자, 정치 멘토로 삼아온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이번 연설을 준비하면서도 1957년 6월20일 외조부의 미국 하원 연설을 반복해서 청취한 것으로 일본 언론에 보도됐다. 2차대전 전범 용의자 출신인 기시 전 총리를 미일 동맹의 상징적 존재로 거론한 것은 기시의 못다 이룬 ‘꿈’이자 아베 총리 최대의 정치 목표인 ‘전후체제(2차대전 패전국으로서 받아들인 평화헌법 체제) 탈피’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2차대전 전범 국가의 꼬리표를 떼고, 미일 동맹을 발판 삼아 ‘보통국가화’에 박차를 가하려는 아베 총리의 목표가 이번 연설에서 기시를 ‘부활’시킨 배경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연설에서 아베 총리가 자신의 측근 정치인인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전 총무상의 외조부인 구리바야시 다다미치(栗林忠道.1891∼1945) 전 육군 대장을 거론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미일의 적대를 넘어선 화해를 거론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이오지마(硫黃島) 수비대를 지휘하며 미군을 상대로 ‘옥쇄작전’을 펼친 구리바야시 전 육군대장을 언급한 것이다. 이 때, 이오지마 전투에 미국 해병대 대위로서 참전한 로렌스 스노든 예비역 중장과 구리바야시 전 대장의 손자인 신도 전 총무상이 청중석에서 상·하원 의원들의 뜨거운 박수 속에 악수하자 아베 총리는 “역사의 기적”이라고 말했다. 치밀하게 연출된 모양새였다. 이처럼 아베 총리가 과거 군국주의 일본의 중심에 서 있던 인사들을 미일 화해와 동맹의 상징적 존재로 거론한데는 과거 침략의 역사를 탈색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됐다는 지적도 제기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베 美의회 연설] 아베 “日, 전쟁에 깊은 회한·후회”… ‘책임 회피’ 계산된 행보

    [아베 美의회 연설] 아베 “日, 전쟁에 깊은 회한·후회”… ‘책임 회피’ 계산된 행보

    아베 신조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일본 총리로서는 첫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전후 70주년을 맞아 미국의 리더십과 역할을 치켜세우면서 동맹 강화와 비전에 방점을 찍었다. 양국 동맹 강화의 의의와 성과를 설명하면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경제뿐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며 조속한 협상 타결을 강조했다. 미 의회에서의 연설이었던 만큼 제2차 세계대전과 과거사에 대해서는 미국인과 미국 사회를 이해시키고 만족시키기 위한 발언과 표현들을 사용했다. 반면 아시아에 대한 침략전쟁에 대해서는 지난 22일 인도네시아 반둥회의 60주년 기념회의에서보다는 진일보했지만 구체적인 언급 없이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 전쟁(태평양전쟁)에 대한 깊은 회한·후회의 마음을 갖고서 새로운 전후의 진로를 시작했다”면서 “우리들의 행동이 아시아 각국 국민들에게 많은 고통을 가져다 주었다”고 말했다. 사과 표현은 없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는 의미의 ‘회한’ ‘후회’라는 표현을 사용해 미국 사회와 미국인들에게 ‘일본이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깊이 사과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했다. 이어 “나는 이와 관련해서 이전 총리들이 밝혔던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하면서 전쟁에 대한 반성과 전직 총리들의 견해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언급 자체가 없었다. 한국 등 관련국들이 크게 미흡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아베 총리는 일본의 미래를 언급하는 모두에 “전쟁 중에는 여성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는다”면서 “우리 시대에는 여성의 인권유린이 없어지는 세상을 만들자”고고 원론적인 입장만 언급했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 등 여성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가졌다는 것을 미국 사회에 전달하려고만 했지, 진정성이 담긴 사과가 없어 기존 입장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당시 일본 정부는 관여한 것이 없고, 일본 정부가 강제한 증거도 없다”는 아베 총리의 평소 입장은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는 합동연설에서 과거사와 여성의 인권유린에 대해 섬세한 영어 표현을 써 가면서 미국 등 서구의 청자들이 일본이 사과를 했다는 느낌을 받도록 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하버드대 강연과 기자회견 등에서 “고노 담화를 지지한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평소 고노 담화의 수정을 주장해 왔던 아베 총리의 입장에서 볼 때 국제사회의 비난과 압력을 피해 나가기 위해 전과 달리 전향적인 전략을 구사했다는 분석도 있다. 2007년 일본 정부는 고노 담화와 관련, “강제성을 입증할 증거는 없다”는 해석을 내놓으며 정부 책임을 부정해 왔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에 대해서는 적극적이었다. 합동연설 직전 제2차 세계대전기념관에 갔다온 것을 연설문에 넣었던 아베 총리는 진주만·바탄섬·산호해 등 2차대전의 격전지를 언급하며 성의를 보였다. 일본군 위안부 등에 대해서는 직접 사과는 하지 않고 미국에 대해 성의 있게 언급한 것은 고도로 계산된 ‘이중 행보’라는 지적이 많다. 아베 총리는 “진주만 등에서 산화한 모든 미국인들에 대해 그들의 잃어버린 꿈과 미래를 생각하면서 깊은 뉘우침의 마음으로 기도했다”면서 “2차 세계대전 때 사망한 미국인들에 대해 영원한 조의를 표한다”고 미국인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연설 곳곳에서 미국 측에 화해의 제스처를 여러 차례 보였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아베 총리가 합동연설에서 고노 담화를 지지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함으로써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면서도 “사과 없이 과거 입장을 되풀이했다는 점에서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아베, 말장난 그만하라”… 韓·美서 규탄 물결

    “아베, 말장난 그만하라”… 韓·美서 규탄 물결

    29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앞두고 국내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은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워싱턴DC의 의사당 앞에서는 한국·중국계는 물론 미국 시민단체들까지 모여 아베 총리의 그릇된 역사관을 성토했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의 만행을 미화하는 아베를 의회에 세워 연설하게 한 것은 세계인을 배신하는 처사”라며 “일본 정부와 아베 총리는 전후 70년이 지났음에도 반성과 사죄 없이 제1급 전범자를 추앙하고 전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빗줄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 속에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176차 수요집회에서도 아베 총리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길원옥 할머니와 시민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열고 “아베 총리는 연설에서 식민 지배와 일본군 성노예 등 전쟁범죄 책임을 공식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워싱턴 정신대대책위원회, 워싱턴한인연합회, 버지니아한인회 등 한인단체는 물론 미국 반전단체인 ‘앤서 콜리션’의 브라이언 베커 대표, 대만참전용사워싱턴협회 스탄 차이 부회장 등도 미 의사당 앞에 모여 아베 총리를 비난했다. 이들은 ‘아베는 말장난을 중단하고 사과하라’, ‘위안부 피해자에게 정의를’, ‘과거를 부정하면 잘못된 역사는 되풀이된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나왔다. 특히 이 할머니는 “아베는 계속 (위안부를) 강제로 끌고 간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는데 내가 바로 15살 때 일본의 대만 가미카제 부대로 끌려간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런데도 계속 거짓말을 하면 인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시위 직후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과 함께 아베 총리가 연설하는 의사당에 입장했다. 집회에 참석한 단체들과 국제사면위원회(AI) 워싱턴지부 등은 워싱턴포스트에 ‘미국과 일본 국민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란 제목의 전면 광고를 통해 아베 총리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이날 뉴욕타임스에 ‘진주만 공격’이라는 제목의 광고를 게재하고 아베 총리가 미 의회 연설에서 사죄 및 보상 약속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아베 美의회 연설] 한·미·중 시민단체, 의회앞 분노의 시위

    [아베 美의회 연설] 한·미·중 시민단체, 의회앞 분노의 시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이 있은 29일 오전 9시(현지시간) 워싱턴DC 미 의회 의사당 앞. 아베 총리의 합동연설을 규탄하는 한인단체와 미국·중국계 시민단체 수백 명이 피켓을 들고 아베 총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항의 시위에는 스티브 이스라엘·마이크 혼다(이상 민주) 하원의원 등 본회의장으로 이동하는 의원들도 잠시 자리를 함께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7) 할머니는 아베 총리의 합동연설이 열린 본회의장에서 위안부 문제를 사죄할지 일말의 기대를 품으며 본회의장 방청석에 자리잡았지만, 기대는 무위로 돌아갔다. 이 할머니는 시종 일관 굳은 얼굴로 아베 총리의 연설을 듣다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러나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 참석한 의원들은 아베 총리의 연설 중간중간에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연설장에는 2차대전 이오지마 전투에 참가했던 미군 참전용사와 일본군 손자가 함께 참석, 화기애애한 자리를 연출하며 화해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시위에는 한국에서 온 원폭 피해자 할아버지 2명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일제시대 강제 징용된 아버지를 따라 히로시마에서 살다가 1945년 원폭 투하로 피해를 입은 심진태(73)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과 김봉대(79) 한국원폭2세환우회 고문은 전날 미·일 정상회담이 열린 백악관 앞에서 서울신문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미국과 일본 정부로부터 원폭 피해에 대한 사과·배상을 받기 위해 미국에 처음으로 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할머니는 “아베 총리가 진정으로 사과할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직접 사과 없이 과거 발언을 비슷하게 되풀이해 공분을 샀다. 미국에 대한 영향력의 한 잣대인 상·하원 합동연설은 아베 총리가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 했다. 의회 연설은 그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와 이케다 하야토 전 총리가 연설한 적은 있지만 합동연설은 아니었다. 합동연설은 영국·프랑스·이스라엘이 각각 8차례로 가장 많았고, 한국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제외한 6명의 대통령이 연설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끝내… 美·日 공동성명에 ‘과거사’ 빠졌다

    끝내… 美·日 공동성명에 ‘과거사’ 빠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강고한 양국 동맹을 강조하는 ‘미·일 공동비전 성명’을 발표했다. 전날 타결된 새 미·일 방위협력지침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조속한 체결을 통한 안보·경제 협력 강화가 골자로, 미·일 간 신(新)밀월 관계를 보여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공동 성명에는 2차대전에서 싸운 양국이 화해를 통해 강고한 동맹 관계를 구축,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번영에 기여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전날 양국 외교·국방장관이 합의한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을 통해 미·일 동맹의 억지력과 해양안보협력을 강화하고 타국과의 협력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평가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그 외 지역의 안정을 위해 미·일이 보다 긴밀하게 협력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이와 함께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으로 주권과 영토의 일체성을 해치는 행동은 국제 질서에 도전이 되고 있다”며 이에 반대한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를 의식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두 정상은 또 TPP 협상에 대해 “TPP에서 가장 큰 두 경제국으로서, 우리는 가장 높은 수준의 협상을 마무리짓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양자 협상에서 만들어진 상당한 진전을 환영하고 조속하고 성공적 결론을 달성하기 위해 협력할 것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TPP 협상이 거의 막바지에 왔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두 정상은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관련한 별도의 공동 성명을 내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투하 70년이 된 올해 우리는 핵무기 사용이 인간에게 미친 재앙적 결과를 기억한다”며 “북한이 2005년 6자회담 공동 성명을 이행하며 유엔 결의를 준수하고 핵실험·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으며 NPT로 복귀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성명에는 담기지 않았다. 이와 관련,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우리는 분명히 이 문제를 의식하고 있으며 아태 지역 일부 동맹국들에 우선순위가 되고 있음을 의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이날 아베 총리가 전날 군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신매매’라고 지칭한 것을 강력히 비판했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군 위안부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중 저지른 엄중한 반인도적 죄행”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사설] 하버드대 뒷문으로 들어간 아베의 방미 행보

    예상했던 대로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비뚤어진 과거사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아베 총리는 방미 둘째 날인 그제(현지시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강연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인신매매 피해자’로 표현했다. 강연장 밖에서 휠체어에 앉아 ‘침묵의 마스크’를 쓴 채 시위 중이던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눈에서 피눈물이 흘러나왔음은 물론이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된 여성들은 헤아릴 수 없는 아픔과 설명할 수 없는 피해를 봤다”면서 “이 문제를 생각하면 개인적으로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강제 동원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정면으로 직시, 인정하기는커녕 제3자인 양하며 교묘하게 ‘물타기’한 것으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한 것을 알아서 그랬는지 아베 총리는 강연장인 하버드대에 정문 아닌 뒷문을 통해 입장했다고 한다. 이 할머니와 하버드대생들이 치켜든 ‘역사를 직시하라’는 플래카드도 외면했다. 그의 귀에 “떳떳하다면 정문으로 당당하게 들어가야지 왜 뒤로 돌아 몰래 들어가느냐”는 이 할머니의 외침이 들렸을 리도 만무하다. 0.1%의 가능성일지라도 그의 입을 통해 사과와 반성의 진솔한 얘기를 듣고 싶어 했던 세계인들의 기대를 아베 총리는 무참하게 저버렸다. 위안부 강제 동원을 포괄적으로나마 인정한 고노 담화를 지지한다고 태연하게 언급한 대목에서는 분노감마저 치밀어 오른다.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방문한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위안부 강제 동원을 비롯한 과거사 반성과 식민지배 및 침략 행위에 대한 사과 없이 전쟁 추모 시설을 찾은 ‘꼼수’가 읽혀지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의 이 같은 ‘유체이탈’식 방미 행보에 대해서는 미국 현지에서조차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아베 총리의 진심이 무엇이든 간에 그는 인류애적 관점에서 크나큰 죄업을 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찍이 독일의 유대계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유대인 학살이송 책임자였던 아돌프 아이히만을 “선과 악을 구분할 줄 모르며 관료제적 타성에 젖은 ‘명령 수행자’”로 규정했다. 사유 무능력, 특히 타인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선조들의 전쟁 범죄에 대한 사죄와 반성에 인색한 아베 총리 역시 사유 무능력 상태인 것은 아닌가. 동북아 평화와 한·일 관계 개선을 언급하면서도 피해 당사국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아베 총리의 ‘이중성’은 그 자체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근원일 뿐이다.
  • 위안부 할머니들 ‘노벨평화상 후보’ 추진한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한국여성변호사회(여성변회)와 여성평화외교포럼(여평외교)는 28일 위안부 생존자인 이용수(87) 할머니 등 53명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생존자 할머니들이 여성에 대한 폭력 반대와 전쟁범죄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등 여성 인권과 지역 평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한 위안부 문제의 해결 없이는 한·일 역사갈등도 해결할 수 없고, 동북아 평화 유지도 쉽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하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27일에도 ‘일본의 과거사 반성과 책임촉구·한미일 군사협력 우려 전달’이라는 제목의 서한을 미국 의회와 주한 미국 대사관에 전달한 바 있다. 한편 미국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문제와 관련, 사과는 하지 않은 채 “깊은 고통을 느낀다”고만 언급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베 총리에 ‘위안부 사과’ 돌직구 던진 한인 2세 하버드생

    아베 총리에 ‘위안부 사과’ 돌직구 던진 한인 2세 하버드생

    방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하버드대 강연에서 위안부 사과 문제를 질문한 사람은 20대 한인 하버드생이었다. 27일(현지시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는 아베 총리의 강연이 이뤄졌다. 강연 내용은 미·일 동맹 강화와 경제 정책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는 조셉 최(Joseph Choi)씨도 이날 강연에 참석했다. 최씨는 질의 응답 기회를 얻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도발적인 질문일 수 있으니 우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러나 한국과 관련된 위안부 문제가 가슴 아파 질문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수백명, 수천명의 여성을 성 노예(sexual slavery)로 만드는 일에 일본군과 정부가 직접 관여한 명백한 사실이 있는데 총리는 이를 부인합니까?” 이에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에 관해, 인신매매에 희생당해 아픔을 겪은 분들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일본은 지난해 2000만 달러, 올해는 2200만 달러를 성폭력 감소를 위한 기금에 냈다”고 밝혔다. 또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과거 총리들의 생각과 내 생각이 다른 게 없다. 과거 여러 차례 고노 담화를 유지하겠다는 말을 했고, 이런 입장에서 일본은 위안부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다”고 답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사죄나 사과의 표현은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 최씨는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태어난 한국계 이민 2세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질문은 29분 37초부터 시작합니다) .embed-container { position: relative; padding-bottom: 56.25%; height: 0; overflow: hidden; max-width: 100%; } .embed-container iframe, .embed-container object, .embed-container embed { position: absolute; top: 0; left: 0; width: 100%; height: 100%; }
  • [미·일 新밀월] 위안부 사진 든 김종훈 백악관 앞서 1인 시위

    [미·일 新밀월] 위안부 사진 든 김종훈 백악관 앞서 1인 시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4시간 동안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간을 함께 보냈다. 공식 방문에 준하는 환영식을 시작으로 1시간 30분에 걸친 정상회담, 1시간가량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까지 시종 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미국과 일본의 신(新)밀월 관계를 과시했다. 환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 주재로 국무부에서 오찬회가 열렸으며, 저녁에는 백악관에서 국빈 방문에 준하는 만찬회가 열려 미·일 고위급들이 총출동했다. 아베 총리가 백악관에 머무르는 동안 백악관과 의회 건물 인근에서는 아베 총리의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은 백악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당 국제위원장인 김 의원은 위안부 피해자 및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사진이 붙은 플래카드와 아베 총리가 2013년 5월 일본의 생체실험 부대인 731부대를 연상케 하는 731 편명의 전투기 조종석에 앉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찍은 기념사진이 담긴 플래카드 2개를 내걸고 아베 총리의 왜곡된 역사관을 비판했다. 의사당 앞에서는 “아베 총리는 사과하라”는 푯말을 든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7) 할머니와 한인단체 관계자 수백 명이 시위를 벌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미·일 新밀월]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답답한 한국외교

    [미·일 新밀월]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답답한 한국외교

    미국과 일본이 자위대의 작전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하는 데 합의하는 등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를 계기로 양국이 새로운 밀월 관계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우리의 외교 목표가 분명하게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미·일 삼각 동맹도 필요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등거리 외교의 모습을 충분하게 보여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외교 역량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미·일과 중국, 러시아의 대결 구도라는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시도하는 방법은 실망스럽다. 당장 아베 총리의 과거사 및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대응에서 선제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2~23일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 회의에서 아베 총리의 진정성 있는 과거사 발언을 기대하거나, 하버드대 연설이나 홀로코스트 박물관 방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의미 있는 발언이 나오기를 바라는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베 총리에게 과거사 문제를 언급할 수 있는 8·15 담화 같은 기회가 남아 있으니 좀 더 지켜보자”는 정부 관계자의 언급에서는 답답함마저 느낀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한·일 관계와 관련해 언제까지 아베 총리의 혀에만 우리의 운명을 맡길 것이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과거사에 매달린 채 한·일 관계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는 사이 정작 중국과 일본은 정상회담을 하며 한반도 주변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동북아 최대 이슈인 북핵 문제는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북한의 핵 능력만 고도화되고 있다. 요동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주도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적극 펴야 하며,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8일 “북한 문제를 둘러싼 주도권을 정부가 잃으면서 우리가 주변국에 끌려다닌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면서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 안보지형을 선순환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아베 사과 안 하면 美에 큰 부담될 것… 日 정부 더 압박해야”

    “아베 사과 안 하면 美에 큰 부담될 것… 日 정부 더 압박해야”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와 군포로, 징용 등 과거사를 외면하고 거짓말을 해왔습니다. 아베 총리가 29일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그를 초청한 미국에 부담이 될 것입니다.” ●태평양 포로 초청 日 만행 폭로 준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워싱턴DC에서 누구보다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 26일(현지시간) 서울신문 기자와 단독으로 만난 아시아 전문 연구단체 아시아폴리시포인트(APP) 민디 코틀러 소장은 아베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에 대한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2007년 하원 위안부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청문회 증인으로 참여했으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해 왔다. 코틀러 소장은 “아베 총리 방미에 맞춰 태평양 전쟁 때 일본군 포로(POW)이자 ‘바탄 죽음의 행진’ 생존자로 샌디에이고에 사는 레스터 테니(94) 박사 부부를 워싱턴으로 초청, 5월 1일 미국인 포로에 저지른 만행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는 행사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29일 합동연설 이후 미·일 관계자들과 갖는 만찬에 테니 박사를 초청했는데 비행기 티켓 등 비용은 대줄 수 없다고 해서 무산 위기에 처했으나 테니 박사가 아베 총리를 꼭 만나겠다며 자비로라도 간다고 해서 참석이 성사됐다”고 소개했다. ●필리핀·태국 등과 위안부 대응 연대를 코틀러 소장은 “아베 총리가 과거사를 물 타기 하기 위해 테니 박사에게 형식적으로 초청장을 보낸 것인데, 그가 자비로 참석할 줄은 몰랐던 것 같다”며 “일본의 과거사 꼼수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코틀러 소장은 풀뿌리 한인단체들이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7) 할머니를 모셔와 항의시위를 벌이는 것과 관련, “아베 총리는 일본이 한국·중국뿐 아니라 대만·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미얀마·괌·호주·네덜란드·노르웨이·체코 등 수많은 나라들을 상대로 군 위안부와 징용 등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2007년 위안부 결의안을 이끌어냈던 한인단체들이 일본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다른 나라 단체들과 연대해 대응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미얀마 등 위안부와 전쟁포로, 강제징용, 생체실험 등을 겪은 피해자 후손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를 접하면서 일본의 만행에 분노하고 있다”며 “한국이 이들과 손잡고 일본 정부를 더욱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일본의 파렴치 용인해선 안 돼 아베 총리의 합동연설에 대해 코틀러 소장은 “아베 총리가 위안부 등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넘어가면 미국은 일본의 파렴치한 과거사를 용인하는 꼴이 되고, 이는 미국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베 총리의 청중은 한국도, 미국도 아닌 일본 국민이기 때문에 과거사를 사과하지 않는 그에게 합동연설 장소를 제공한 미국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며 “전쟁포로 등 과거사는 결국 미국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日자위대 한반도 작전 韓사전동의 명시 안해

    日자위대 한반도 작전 韓사전동의 명시 안해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주변에서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경우 한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이 새로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에 반영됐다. 그러나 이는 한국의 사전 동의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명시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채 포괄적이고 추상적으로 표현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참석한 가운데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2+2)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18년 만에 확정했다. 양국은 새 지침에서 “미·일 양국이 각각 미국 또는 제3국에 대한 무력 공격에 대처하기 위해 주권의 충분한 존중을 포함한 국제법 및 각자의 헌법 및 국내법에 따라 무력행사에 따른 행동을 취해 나간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일 3국이 지난 17일 ‘3자 안보토의’(DTT) 직후 발표한 공동보도문에서 “제3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것을 포함해 국제법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번 지침은 1997년 한 차례 개정된 방위협력지침을 18년 만에 재개정한 것으로, 미군에 대한 일본 자위대의 후방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기존 지침은 미·일 방위협력의 지리적 범위를 최대 한반도와 대만 해협을 아우르는 ‘일본 주변’으로 제한했지만, 새로운 지침은 이 같은 지리적 제약을 철폐해 자위대가 전 세계를 활동 무대로 미군과 연합작전을 벌이고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한편 미국을 방문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보스턴 하버드대에서 열린 대학생들과의 대화에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과 관련, ‘인신매매’ 피해자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 문제를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입장이 ‘고노 담화’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지만 위안부 범죄에 대해 사과나 사죄의 뜻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한국·중국과 관계 개선을 원한다”면서도 “중국의 군사주의는 이웃 국가들이 우려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아베 위안부 인신매매 발언 “개인적으로 가슴 아프다” 무슨 뜻?

    아베 위안부 인신매매 아베 위안부 인신매매 발언 “개인적으로 가슴 아프다” 무슨 뜻?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과 관련,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 피해자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 문제를 생각하면 개인적으로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선 전혀 사과나 사죄하지 않았다.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하버드대학 공공정책대학원(케네디스쿨)에서 열린 강연에서 군 위안부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이같이 답변했다. 아베 총리는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된 여성들은 헤아릴 수 없는 아픔과 설명할 수 없는 피해를 봤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내 입장은 이전 총리들과 다르지 않으며, 나 역시 여러 번에 걸쳐 고노 담화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1993년 발표된 고노 담화는 ‘위안부 모집과 이송, 관리를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강압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을 분명히 적시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그러나 위안부 범죄에 대해 사과나 사죄의 뜻은 밝히지 않았다. 고노 담화의 취지대로 위안부 범죄에 대해 사과한다는 의미는 전혀 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아베 총리의 모호한 태도가 다시 한번 비판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아베 총리는 ‘일본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갈등을 줄이려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과거 태평양 전쟁 문제에 대해서는 깊은 반성을 하고 있다”며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평화를 옹호하기 위해,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로서의 길을 걸어왔다”면서 일본은 한국,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베 총리는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관계 문제에 대해선 “중국의 군사주의는 아시아 이웃국가들이 우려할만한 일”이라면서 “(일본의) 중국과의 영토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은 러시아와 평화협정을 체결하지는 않았지만, 이제 평화협정이 맺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베 “인신매매 가슴 아파”…하지만 사과는 없었다

    아베 “인신매매 가슴 아파”…하지만 사죄는 없었다 아베 인신매매 가슴 아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과 관련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 피해자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 문제를 생각하면 개인적으로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전혀 사과나 사죄하지 않았다.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하버드대학 공공정책대학원(케네디스쿨)에서 열린 강연에서 군 위안부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이같이 답변했다. 아베 총리는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된 여성들은 헤아릴 수 없는 아픔과 설명할 수 없는 피해를 봤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내 입장은 이전 총리들과 다르지 않으며, 나 역시 여러 번에 걸쳐 고노 담화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1993년 발표된 고노 담화는 ‘위안부 모집과 이송, 관리를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강압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을 분명히 적시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그러나 위안부 범죄에 대해 사과나 사죄의 뜻은 밝히지 않았다. 고노 담화의 취지대로 위안부 범죄에 대해 사과한다는 의미는 전혀 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아베 총리의 모호한 태도가 다시 한번 비판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아베 총리는 ‘일본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갈등을 줄이려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과거 태평양 전쟁 문제에 대해서는 깊은 반성을 하고 있다”며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평화를 옹호하기 위해,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로서의 길을 걸어왔다”면서 일본은 한국,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베 총리는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관계 문제에 대해선 “중국의 군사주의는 아시아 이웃국가들이 우려할만한 일”이라며 “(일본의) 중국과의 영토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은 러시아와 평화협정을 체결하지는 않았지만, 이제 평화협정이 맺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아베 역사 역주행에도 한·일 대화는 이어져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29일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한다. 일본의 진주만 침공 직후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미 대통령이 대일 선전포고를 했던 연단에 일본 총리가 처음 서는 것이다. 여기에 국제적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의 시선은 착잡할 수밖에 없다. 아베 총리가 일제가 저지른 역사적 과오에 눈감는 종전 태도를 고수함으로써 한·일 과거사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 때문이다. 한·일이 과거에 발목이 잡혀 미래로 나가지 못한다면 두 나라 모두에 불행한 일이다. 혹여 아베 총리가 미·일 신밀월 기류에 편승해 과거사에 대한 면죄부를 얻으려 한다면 오산임을 지적해 둔다. 국제관계에서 과거 없는 미래가 어디 있겠나. 미국 뉴욕타임스도 최근 “일본이 자국의 과거에 대한 비판을 계속 거부한다면 21세기 국제사회에서 지도적 역할에 대한 신뢰감을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한·중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경계심을 풀지 않을 것이다. 근래 미·일은 신방위협력지침을 통한 안보 공조, 그리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 시도 등 찰떡 궁합을 보이고 있긴 하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도 한·일 갈등이 지속되면 중국의 패권국 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아시아 회귀 전략이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미국의 국방비를 덜어 주는 데 협조하는 대가로 과거사를 덮어 주기를 기대하는 착각을 말아야 할 이유다. 아베 총리가 방미길에 오르기 전인 지난 24일 미 의회 의원 25명이 연판장을 돌렸다. 애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과 마이크 혼다 의원 등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한 일본 총리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같은 날 워싱턴 미 의회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눈물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런데도 아베 총리는 오불관언의 자세였다. 빈말로라도 무라야마·고노 담화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외조부였던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을 독회하면서 연설 원고를 다듬고 있다는 요미우리신문의 보도는 무엇을 말하나. 기시는 침략전쟁에 대한 사죄 대신 미국의 전후 지원에 감사를 표시하고 냉전기에 미국을 도울 일본의 역할을 강조했다. 아베 총리도 태평양전쟁이나 한국 식민지배에 대해서는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며 미래지향적 미·일 관계만을 역설할 공산이 큰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선택이 중요하다. 아베 총리가 이제라도 진솔하게 과거사를 직시해 미 의회 연설을 한·미·일 관계를 정상화하는 호기로 삼는다면 다행일 것이다. 가장 걱정스러운 시나리오는 과거사를 둘러싼 한·일 갈등으로 “물 샐 틈 없다”는 한·미 동맹에 주름이 생기는 일이다. 그래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원칙을 지키는 것과는 별개로 안보·경제 분야에서는 한·일 협력을 이어 가는 투 트랙 접근이 불가피하다. 지난달 한·일 원로들은 아베 총리에게 수교 50주년인 올해 양국 정상회담을 못 하면 천추의 한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는 우리 정부도 귀담아 들어야 할 고언이라고 본다.
  • 日경찰, 3·1운동 직후 여학생 성고문까지 했다

    日경찰, 3·1운동 직후 여학생 성고문까지 했다

    1919년 3·1운동 직후 일본 경찰들이 당시 조선(한국)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성고문을 했다는 사실을 기록한 미국 선교사들의 문서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 직전 발견됐다. 군 위안부 등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는 아베 총리에게 또 다른 과거사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뉴욕한인교회 창고에서 최근 발견된 ‘한국의 상황’이라는 제목의 27쪽짜리 문서는 1919년 3·1운동 직후부터 이듬해 3월까지 한국인들이 전개한 독립운동을 소개하고 일본의 무자비한 진압 상황을 폭로하고 있다. 뉴욕한인교회는 뉴욕에서 전개된 독립운동의 거점이었다. 이 문서는 ‘미국 교회연합회’의 ‘동양관계위원회’가 작성한 것으로, 작성 시점은 1920년 6월쯤으로 알려졌다. 보고서 형식의 이 문서에서 특히 주목되는 내용은 경찰서에서 한국 여성들에 대한 성고문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는 것을 지적한 대목이다. 문서에는 “일본 경찰이 자행한 고문 및 잔혹 행위에는 젊은 여성과 여학생을 발가벗기고, 심문하고, 고문하고, 학대한 행위들이 포함돼 있다”고 적혀 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는 강간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경찰서에서 강간까지 이뤄졌음을 유추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군 위안부 동원 훨씬 이전부터 성폭력이 있었다는 의미다. 선교사들은 구체적인 성고문 건수를 요청했으나, 일본은 “정확한 통계자료가 없다”고 회신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일본의 무자비한 탄압을 목격한 선교사들은 일본 정부에 가혹 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1919년 10월과 11월에는 예전에 사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고문이 크게 늘었다. 특히 여성에 대한 대우는 인도주의적인 것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고 기술, 가혹 행위가 오히려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아베 “美와 함께 평화의 새 시대 열 것”

    아베 “美와 함께 평화의 새 시대 열 것”

    ‘하와이 진주만은 안 가고 워싱턴DC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가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6일 방미길에 올랐다. 아베 총리는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전용기에 오르기 전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의 강한 연대를 살려 21세기의 평화와 번영을 만들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방미 소감을 전했다. 오는 29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 대해서는 “일본이 미국과 함께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세계를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비전을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방미는 일본 총리로선 9년 만의 공식 방문이다. 아베 총리는 28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안보협력 강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촉진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미국 주요 도시를 방문한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행보는 여러모로 이중적이다. 예를 들면 27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은 뒤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방문한다.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려는 상징적 제스처로 보인다. 그러나 1941년 12월 7일 기습 공격한 하와이 진주만에는 가지 않는다. 교묘한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다.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도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에 대한 물타기 성격이 짙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전쟁에 대한 사죄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여전히 모르쇠다. 그럼에도 미국은 국빈급의 파격적인 예우를 하는 등 노골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 24일 아베 총리 방미 관련 브리핑에서 “미·일 동맹은 아·태 지역 동맹·파트너 네트워크의 중심에 있다”며 “아베 총리의 이번 방문은 일본이 미국의 아시아 정책의 중심이라는 사실과 안보·번영에 대한 일본의 끊임없는 기여를 확인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일의 신(新)밀월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은 아베 총리가 보스턴에 도착한 26일 존 케리 국무장관의 보스턴 자택에서 열리는 비공개 만찬이다. 미·일은 27일 뉴욕에서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열어 방위지침협력 개정에 합의할 예정이다. 국빈 방문에 준하는 공식 방문인 만큼 백악관 의전도 파격적이다. 방문 기간도 6박 8일로 정상들의 통상 체류 기간보다 길다. 특히 공항 영접 행사와 백악관 환영 행사, 공식 만찬 등은 국빈 방문 수준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셸은 28일 공식 만찬 때 자신이 디자인·선정 과정에 참여한 오바마 정부의 자기 그릇을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아베 총리 방미의 백미는 29일 오전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 이뤄지는 상·하원 합동연설이다. 40분간 진행되는 이번 연설은 생중계될 예정인데,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 공화당 의원들의 기립 박수가 예상된다. 한 의회 소식통은 “아베 총리는 과거사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고 한층 강화된 미·일 동맹 관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중국 매체들도 아베 총리의 방미를 자세히 보도하며 “그가 어떤 역사관을 보여 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고 전했다. 관영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일본 총리가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것은 초유의 일로, ‘역사적 사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며 “침략 행위를 부정해 온 그의 역사 인식에 변화가 있을지와 미국과의 동맹 관계가 얼마나 깊어질지가 가장 큰 관심사”라고 보도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아베 총리가 침략 역사를 반성하고 사죄한 역대 일본 정부의 태도를 계승해 과거의 잘못을 끊고 미래를 열어 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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