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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0번의 울림에도… 26년째 반성 없는 일본

    1300번의 울림에도… 26년째 반성 없는 일본

    길원옥 할머니 등 300여명 참석 집회 후 참가자들 靑앞까지 행진 “바위처럼 살아가 보자. 모진 비바람이 몰아친대도. 어떤 유혹의 손길에도 흔들림 없는 바위처럼 살자꾸나.”13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수송동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민중가요 ‘바위처럼’의 한 소절이 울려 퍼졌다. 지난 8·14 세계 위안부 기림일에 늦깎이 가수로 데뷔한 길원옥(89) 할머니의 목소리였다. 노랫소리는 낮고 느렸지만 소절 하나하나에 옹골찬 기운이 담겨 있었다. 이어 원곡이 흘러나왔고 경기 남양주 수동초등학교 6학년생 20여명이 나와 노래에 맞춰 신나게 율동을 했다. 길 할머니와 김복동(91) 할머니를 비롯해 1300차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현장에 나온 300여명은 노래에 맞춰 손뼉을 쳤다. 1992년 1월 8일부터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열린 수요시위가 이날로 1300회를 맞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26년째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참가자들은 “1300번의 울림이 있기까지 피해자들은 스스로 인권운동가가 됐다”면서 “일본 정부의 반성과 법적 배상을 우리 손으로 이뤄 낼 때까지 다음주 1301차부터 다시 나비 날갯짓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미향 정대협 공동대표는 경과보고에서 “1992년 당시 한국 사회는 할머니들을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사람으로 바라봤으나, 할머니들은 목소리를 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며 “이제 할머니들은 포기하지 않는 존재로서 하나의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시위 참가자들은 현재 생존한 할머니가 35명뿐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거듭 강조했다.<서울신문 9월 9일자 1면> 박근혜 정부 때 이뤄진 2015년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비난도 들끓었다. 양진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 공동대표는 “당시 합의를 놓고 할머니들은 ‘역사를 팔았다’고 표현했다”면서 “일본은 역사를 인정하지 않고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시위를 마친 뒤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할머니 두 분도 휠체어를 타고 행진에 동참했다. 정대협 측은 2015년 한·일 합의 폐기와 화해치유재단 해산 등 내용을 담은 공개요구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씨줄날줄] 게르하르트 슈뢰더/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게르하르트 슈뢰더/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정치지도자라면 선거에서 지는 한이 있어도 국익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한국을 방문 중인 한 외국 지도자의 행보와 발언이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1998년 집권해 7년간 ‘적녹연정’(사민당·녹색당 연립정부)을 이끌었던 게르하르트 슈뢰더(73) 전 독일 총리다. 2년 전 펴낸 자서전의 한국어판 출간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 온 슈뢰더 전 총리는 쇄도하는 특강과 인터뷰 요청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슈뢰더 전 총리는 2005년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비교적 한국을 자주 찾는 외국 지도자 중 한 명이다. 통일 독일을 이끈 경험에다 특히 통일의 후유증으로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독일을 강력한 노동·복지 개혁인 ‘어젠다 2010’으로 부흥의 기틀을 다진 그의 리더십은 제대로 된 정치 리더십에 목말라 있던 한국 사회에서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었다. 2009년 11월 이후 이번이 다섯 번째 방한인데 유독 이번 방한이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의 한국 정치·사회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2015년 5월 방한 당시 특강에서도 ‘정치지도자는 개혁을 관철하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다’고 역설했지만 이번처럼 파장이 크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슈뢰더 전 총리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은 국가 이익과 지도자의 자질이다. 인기에 반하는 결정도 내릴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슈뢰더의 발언이 말의 성찬으로 들리지 않는 것은 스스로 이를 실천했기 때문이다. 2003년 3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실업수당과 연금·건강보험 등 사회복지 비용을 줄이는 내용 등을 담은 ‘어젠다 2010’(하르츠 개혁)을 발표했다. 핵심 지지층인 노조와 당내 반대가 거셌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독일 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그 대가로 2005년 총선에서 패해 총리 자리를 내줬다. ‘혁신 전도사’인 슈뢰더 전 총리가 이번 2박3일 방한 기간 동안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하고,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나눔의집을 방문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 위로하며 1000만원을 기부했다. 전직 외국 정상이, 그것도 독일 전 총리가 나눔의집을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고 상징성 또한 크다. 그런 슈뢰더이지만 국내적으로는 제재 대상인 러시아 국영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고위직을 맡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한다. 흠결 없는 지도자야 없겠지만, 한국 정치지도자들이 슈뢰더의 조언을 남의 얘기로 치부하지 않았길 바란다. 새로울 것 없는 슈뢰더의 발언이 더 큰 울림을 주는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한다.
  • “위안부 피해 할머니 노벨평화상 추진”

    “위안부 피해 할머니 노벨평화상 추진”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이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 노벨평화상 추천 범국민적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양 시장은 “방한 중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지난 11일 광주 나눔의 집에서 발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 지지’는 위안부 문제를 풀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라며 “우리의 아픈 역사를 승화시킬 수 있는 할머니들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한 범국민적 협의체 구성을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과거 여성변호사회 등 국내 일부 시민단체에서 위안부 피해자 노벨상 후보 추천을 추진한 적이 있으나 국민적 동력을 얻지 못하고 좌절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엔 외국 저명인사인 슈뢰더 전 총리의 지지 발언이 나온 터라 전에 비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 시장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최악의 인권유린 피해자이면서도 전쟁범죄 재발을 막기 위해 온 몸을 던진 인권 지킴이”라며 “노벨 평화상의 수상 자격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있는 만큼 노벨상 수상을 위해 본격적으로 힘을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할머니들의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을 지지하는 국내외 각계각층과 힘을 모으고 필요하면 온라인 서명 운동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위안부 할머니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아이디어는 전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일부 국회의원이 슈뢰더 전 총리와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나왔다고 한다. 양 시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오랫동안 모셨던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할머니들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자고 제안했다”며 “김 의원의 제안에 대해 슈뢰더 전 총리뿐 아니라 자리를 함께했던 신경민·민병두·박주민 의원 등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김 전 대통령을 모신 김 의원의 제안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노벨평화상·평화인권상 추천 운동’을 제안한 최성 고양시장과도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양 시장의 노벨상 추천 범국민 협의체 구성 제안에 대해 신 의원은 “슈뢰더 전 총리도 노벨상 수상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만큼 만시지탄이지만 우리가 앞으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노벨상 수상 추진 운동에 나서야 한다”며 “김 전 대통령의 수상 경험을 살려 조야가 함께 마음을 합쳐 적극 지원한다면 충분히 수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벨상 수상자 후보 선정 작업은 시상식 1년 전부터 시작된다. 노벨위원회는 매년 9월에서 10월 사이 노벨상 수상자 후보 추천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전 세계 전문가 6000여명에게 비밀리에 부여한다. 이들 전문가는 세계 각국 과학아카데미 회원들과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 세계 100대 기관의 과학자 등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깊은 슬픔, 대중적 시선으로 넓히다

    깊은 슬픔, 대중적 시선으로 넓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역사를 다룬 영화가 잇따라 개봉하고 또 만들어지고 있다. 과거에도 관련 작품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지난해 반향을 일으킨 ‘귀향’을 기점으로 늘어나는 모양새다.●서사 다양화·상업영화로 지평 확대 앞선 작품들이 과거의 고통과 처참한 실상을 정면으로 직시했다면 이제는 오늘을 보여 주며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등 서사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독립 예술 영화계를 넘어 상업영화계 쪽으로도 지평을 넓히고 있어 주목된다. 상업영화 감독들이 메가폰을 잡고, 대형 배급사들이 뛰어든 점이 눈에 띈다. ●휴먼코미디 ‘아이 캔 스피크’ 최근 화제가 집중되고 있는 작품은 단연 ‘아이 캔 스피크’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이 작품은 사전 정보 없이 본다면 전반부는 영락없는 휴먼 코미디다. 원칙을 따지는 까칠한 20대 구청 공무원 민재와 20년간 구청에 제기한 민원이 8000건에 달하는 ‘민원왕’ 할매 옥분의 티격태격 이야기가 펼쳐진다. 김현석 감독은 ‘시라노 연애조작단’ 등에서 보여 줬던 알콩달콩한 감성을 이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입혀낸다. 민재가 영어를 현지인처럼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된 옥분은 영어를 가르쳐 달라며 민재를 쫓아다닌다. 옥분이 그토록 영어를 배우려 한 진짜 이유가 드러나며 반전을 이룬다. 원로 배우 나문희와 이제훈의 연기와 호흡이 걸출하다. 또 주변부 캐릭터들과의 앙상블 또한 돋보인다. ‘아이 캔 스피크’는 이용수, 고 김군자 할머니의 증언에 힘입어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이 채택된 2007년 미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를 모티브로 극화한 작품이다. 명필름이 공동 제작, 롯데엔터테인먼트가 공동 배급에 나섰다. 김 감독은 “서로가 이해하고 변화하며 하나가 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아이 캔 스피크’에 앞서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14일 관객들과 만난다. 지난해 관객 385만명을 동원한 ‘귀향’의 후속작이다. 디렉터스 컷으로 보면 된다. 전작에서 러닝타임의 제약으로 편집 과정에서 빠졌던 캐릭터들의 뒷이야기와 나눔의 집에서 제공한 할머니들의 증언 영상이 보태졌다. 조정래 감독은 “‘귀향’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알리고자 만든 극영화라면 이번 작품은 역사적 사실을 증거로 남기기 위한 영상 증언집”이라고 설명했다. ●‘귀향’ 후속작은 사실 증언에 초점 지난 10일 촬영을 시작한 ‘허스토리’ 또한 과거보다 현재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일본 정부를 상대로 일본 현지에서 벌인 법정 투쟁 중 지금까지 유일하게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냈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 10명의 실화를 조명한다. 이 재판은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간 23회에 걸쳐 일본 시모노세키(下關)와 한국의 부산(釜山)을 오가며 진행되어 ‘관부(關釜) 재판’이라 불린다. 안타깝게도 2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 영화에는 재판 장면이 많이 등장할 예정이라 아무래도 법정 드라마 느낌이 진할 것으로 보인다. ●허스토리·환향, 과거보다 현재에 김희애가 할머니들을 돕는 단장 역할을, 김해숙이 할머니 중 한 명을 열연한다. ‘내 아내의 모든 것’, ‘간신’ 등을 연출한 민규동 감독이 오랫동안 기획해 온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변호인’ 등 천만 영화 세 편을 빚어낸 뉴가 배급을 맡았다. 뉴 관계자는 “오늘날 할머니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 대한 이야기”라면서 “기존에 익숙한 콘셉트를 넘어 영화적으로 진일보한 작품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군함도’를 만들었던 제작사 외유내강도 관련 작품 ‘환향’을 기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목과 소재 외에는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데, 제목에는 글자 그대로의 의미 외에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끌려갔다 돌아온 이들을 지칭하는 역사적 의미도 함축되어 있어 역시 과거보다는 현재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가 예상된다. 윤성은 평론가는 “대중이 대면하기가 쉬운 소재가 아니고 또 소재의 무게가 있다 보니 다큐멘터리가 더 진정성이 있다는 인식이 많았는데 ‘귀향’의 성공으로 이러한 분위기가 옅어지며 다양한 형태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슈뢰더 만난 文대통령 과거사 청산 의지 “獨은 과거사 반성 통해 미래로 나아가”

    슈뢰더 만난 文대통령 과거사 청산 의지 “獨은 과거사 반성 통해 미래로 나아가”

    슈뢰더 “北은 명백한 범죄…미·중·러 공조 북핵 해결을”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독일은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으로 과거 문제를 이해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었는데, 아직 우리는 그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 같다”며 과거사 청산 의지를 거듭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를 접견하고 “과거사에 대한 독일의 진정한 사죄와 주변국과의 화해·협력 추진 사례가 동북아 지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에 슈뢰더 전 총리는 “나눔의 집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일본이 저지른 만행이 이 할머니들께 남긴 상처를 봤다”면서 “할머니들은 ‘우리는 증오도 없고 복수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다만 역사에 있었던 일을 일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것이 전부’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영화 ‘택시운전사’도 화제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위험을 무릅쓰고 광주의 진실을 알린 독일기자 힌츠페터의 노력도 광주를 계승하게 된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며 “독일이 고비마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해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민주화운동은 당시엔 좌절한 것처럼 보였지만 끝내 한국의 민주주의로 이어졌고, 이를 다시 일으켜 세운 촛불 혁명의 원천이 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슈뢰더 전 총리의 ‘포괄적 사회노동개혁’이 독일 경제와 경쟁력을 살려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 새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소득주도 성장, 포용적 성장 등은 기존의 경제 기조를 바꾸는 것이어서 불안을 느끼는 국민들도 있으나, 소통과 설득으로 불안을 해소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성과는 몇 년 후에 나타나겠지만 이 개혁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란 믿음을 우리 국민에게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면담에 앞서 슈뢰더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은 명백한 범죄 정권으로 자기 민족을 희생물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북핵 문제의 해결은 반드시 평화적이고 외교적으로 돼야 한다”며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 3대국이 공동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남한은 언제든 조건만 만들어진다면 북한과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신호를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병기, 국정원 TF 지휘해 ‘불가역적’ 위안부 합의 주도”

    “이병기, 국정원 TF 지휘해 ‘불가역적’ 위안부 합의 주도”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은 12일 박근혜 정부 시절 발표된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이병기 전 실장이 국정원장으로 재직할 때 만든 태스크포스(TF)를 지휘하면서 합의를 주도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말했다.이 의원은 이날 국회 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합의에 ‘불가역적’이라는 놀라운 단어가 사용된 것을 보고 왜 이 단어가 선택됐는지 추적하다가 이런 제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구체적인 내용은 여기서 밝히지는 않겠다. 이 과정에서 외교부는 철저히 배제됐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불가역적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합의 내용을 봤을 때 저도 좀 놀라웠다”면서도 “왜 이런 단어가 쓰였는지 등은 위안부 합의 검토 TF에서 검토하고 있다.조사내용에 대해서는 TF에서 결과 발표를 하기 전까지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그러면서도 “TF의 검토 결과를 전반적으로 봐야겠지만, 그런(외교부가 배제되는) 상황이었다면 장관으로서 크게 자괴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검토 결과 절차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었다면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개정할 부분이 있으면 분명히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기대 광명시장 “위안부 피해 할머니 노벨평화상 추천 범국민적 협의체 구성하자”

    양기대 광명시장 “위안부 피해 할머니 노벨평화상 추천 범국민적 협의체 구성하자”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이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 노벨평화상 추천 범국민적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양 시장은 “방한 중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지난 11일 광주 나눔의 집에서 발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 지지’는 위안부 문제를 풀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라며 “우리의 아픈 역사를 승화시킬 수 있는 할머니들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한 범국민적 협의체 구성을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과거 여성변호사회 등 국내 일부 시민단체에서 위안부 피해자 노벨상 후보 추천을 추진한 적이 있으나 국민적 동력을 얻지 못하고 좌절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엔 외국 저명인사인 슈뢰더 전 총리의 지지 발언이 나온 터라 전에 비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 시장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최악의 인권유린 피해자이면서도 전쟁범죄 재발을 막기 위해 온 몸을 던진 인권 지킴이”라며 “노벨 평화상의 수상 자격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있는 만큼 노벨상 수상을 위해 본격적으로 힘을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할머니들의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을 지지하는 국내외 각계각층과 힘을 모으고 필요하면 온라인 서명 운동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위안부 할머니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아이디어는 전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일부 국회의원이 슈뢰더 전 총리와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나왔다고 한다. 양 시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오랫동안 모셨던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할머니들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자고 제안했다”며 “김 의원의 제안에 대해 슈뢰더 전 총리뿐 아니라 자리를 함께했던 신경민·민병두·박주민 의원 등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김 전 대통령을 모신 김 의원의 제안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노벨평화상·평화인권상 추천 운동’을 제안한 최성 고양시장과도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양 시장의 노벨상 추천 범국민 협의체 구성 제안에 대해 신 의원은 “슈뢰더 전 총리도 노벨상 수상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만큼 만시지탄이지만 우리가 앞으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노벨상 수상 추진 운동에 나서야 한다”며 “김 전 대통령의 수상 경험을 살려 조야가 함께 마음을 합쳐 적극 지원한다면 충분히 수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벨상 수상자 후보 선정 작업은 시상식 1년 전부터 시작된다. 노벨위원회는 매년 9월에서 10월 사이 노벨상 수상자 후보 추천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전 세계 전문가 6000여명에게 비밀리에 부여한다. 이들 전문가는 세계 각국 과학아카데미 회원들과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 세계 100대 기관의 과학자 등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박근혜 도우라” 지침 SBS 회장 사임… KBS·MBC 영향 줄까

    “박근혜 도우라” 지침 SBS 회장 사임… KBS·MBC 영향 줄까

    노조 “일방적 선언 미봉책” 비판… 연말 ‘방송 재허가’ 의식 분석도 2011년 사임했다 5년 만에 복귀 ‘박근혜 정권을 도우라’는 보도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윤세영 SBS 회장이 11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국내 유력 지상파 민영방송의 창업주가 권력의 입맛에 맞는 편향보도를 지시했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물러남에 따라 8일째를 맞은 KBS·MBC 양대 공영방송의 총파업과 점점 고조되는 사퇴 압력에도 버티고 있는 이들 방송사 경영진의 거취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윤 회장은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 “소유와 경영의 완전 분리를 선언한다”며 “SBS 회장직과 SBS미디어홀딩스 의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아들인 윤석민 의장에 대해서도 “SBS 이사와 이사회 의장직, 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 SBS콘텐츠허브와 SBS플러스의 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모두 사임할 것”이라며 “대주주로서 미디어홀딩스 비상무 이사 직위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방송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우리가 안고 있는 어려움을 개선하려는 과정에서 부득이 절대 권한을 갖고 있던 당시 정권의 눈치를 일부 봤던 게 사실”이라고 고백하면서 “언론사로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적은 없지만 이런 저의 충정이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공정방송에 흠집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앞서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지난 4일 윤 회장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 내내 보도국 간부들에게 노골적으로 정권 편향 보도지침을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노조에 따르면 윤 회장은 2016년 경영 복귀 뒤 보도국 간부들에게 한·일 위안부 합의 등과 관련해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4월 보도본부 부장단 오찬 자리에서 “대통령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박근혜 정부를 좀 도와줘야 한다”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대통령에게 빚을 졌다. 혜택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SBS 뉴스 혁신’이라는 제목의 보도지침 문건이 작성되기도 했다. 여기에는 ‘SBS 생존과 발전에 보도본부도 주역이 돼야 한다. 모든 부서에서 협찬과 정부 광고 유치에 적극 나서라’는 등의 지시와 뉴스 클로징멘트에 대한 세세한 언급이 담겼다. SBS노조는 윤 회장 부자의 경영 일선 퇴진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며 끝장 투쟁에 돌입했고, 기수별로 비판 성명을 내는 등 SBS 내부가 들끓었다. 윤 회장은 자신의 사임에 대해 “대주주가 향후 방송, 경영과 관련해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자 명실상부하게 소유, 경영을 완전히 분리하는 제도적 완결”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훈 SBS 사장도 사내게시판을 통해 “대주주의 결단을 존중한다”면서 “보도·제작·편성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방송의 최우선 가치로 받들며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방송사 안팎에서는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아니다. 윤 회장의 사퇴 카드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기 때문이다. 1990년 국내 첫 민영방송인 서울방송(현 SBS)을 세우고 1994년 회장에 취임한 그는 SBS 지상파 재허가 위기설이 돌던 2005년 소유, 경영 분리를 선언하며 지주회사인 미디어홀딩스를 설립,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공교롭게도 SBS는 올해 11월에도 지상파 재허가 심사를 앞두고 있다. 2011년에는 회장직까지 내놓았으나 5년 만인 지난해 3월 책임경영이 필요하다며 명예회장에서 ‘SBS미디어그룹 회장’으로 직함을 바꿔달고 슬그머니 경영에 복귀해 눈총을 받았다. 윤창현 SBS 노조위원장은 “대주주의 일방적 사퇴 선언은 미봉책”이라며 “이사 선임권을 대주주가 쥐고 있는 한 이사회 조정을 통해 경영에 개입할 수 있고,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지 다시 돌아올 수 있어 제도적으로 불완전하다”고 비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위안부 할머니 평화상 후보 지지… 전쟁의 폭력에 사과 없는 日 유감”

    “위안부 할머니 평화상 후보 지지… 전쟁의 폭력에 사과 없는 日 유감”

    “일본이 전쟁 폭력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를 내지 않은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방한 중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11일 오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을 방문해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이 필요하다고 촉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소녀상 앞에서 “이 여성들이 겪은 고초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 여성들을 왜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부르는지 나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위안은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 여성들은 자발적으로 위안을 준 것이 아니라 폭력을 겪은 것이다. 이 여성들은 전쟁의 참혹함에 희생된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에게 한번 일어난 이러한 억울한 폭력은 다시는 복구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이 이 여성들에게 사과할 수 있다면 역사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표명하는 것”이라며 “아마 일본이 아직까지는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내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이 할머니들이 현재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제안된 것으로 전해들었는데, 내 생각에 충분히 평화상 후보 자격이 있다고 본다.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이 원하는 건 복수나 증오심이 아니고, 일본이 역사적으로 있었던 일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며 “여러분 살아생전에 그런 일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그는 “이 나눔의 집에 안네 프랑크의 그림과 초상이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할머니들의 희생과 고통은 홀로코스트 못지않은 만큼 나눔의 집이 안네 프랑크의 초상을 원하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 등과 함께 나눔의 집 위안부 역사관을 방문해 고인이 된 할머니들의 추모비와 흉상에 헌화와 묵념을 했다. 이어 이용수 할머니 등을 만나 안네 프랑크의 얼굴 사진 액자를 전달하며 깊은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에 이 할머니는 슈뢰더 전 총리에게 소녀상 배지를 건네주며 “먼 길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손목에 차고 있던 기억팔찌를 빼서 슈뢰더 전 총리에게 끼워줬고,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고 김순덕 할머니의 그림 ‘끌려감’, ‘못다 핀 꽃’ 등을 전달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이날 방명록에 ‘큰 고통을 당한 분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흐릅니다’라고 적었고, 나눔의 집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온 양 시장은 “슈뢰더 전 총리가 나눔의 집을 방문한 것은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독일이 주변 피해국에 사과하고 배상한 것처럼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강력히 촉구하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224일째 헌재소장 최장 공백… ‘8인체제’ 연말까지 갈 수도

    224일째 헌재소장 최장 공백… ‘8인체제’ 연말까지 갈 수도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11일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헌재소장 공백 상태가 언제 끝날지 기약하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 지난 1월 31일 박한철 전 소장이 퇴임한 뒤 이날까지 헌재소장 공백 상태는 역대 최장인 223일째 이어져 오고 있다.특히 헌재는 박 전 소장 퇴임 이후 헌법재판관 한 명이 결원인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재판관 8인 체제’가 장기화된 것은 후보자로 지명됐던 이유정 변호사가 내부정보 이용 주식투자 의혹 끝에 자진 사퇴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청와대의 잇단 ‘인사 실패’로 헌재 재판관 구성에 결함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헌재는 지난 1일 이 변호사가 후보자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이날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회 부결을 예상치 못한 듯 헌재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헌재 공보 담당자는 “국회 본회의 표결 결과와 관련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으니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 변호사가 낙마한 뒤 헌재 재판관 공백 사태를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오던 터였다. ‘재판관 8인 체제’에서도 헌법소원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역시 8인 체제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건이나 과거 헌재 결정을 뒤집는 결정의 경우엔 ‘재판관 9인 체제’에서 내려야 한다는 암묵적 동의가 이뤄져 왔다. 헌재가 법률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거나 헌법소원 사건을 인용하려면 재판관 7인 이상이 출석해 6인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재판관이 8명인 상태에서는 5대3으로 위헌 의견이 많더라도 위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한·일 위안부 합의 헌법소원 사건 등이, 상반기 헌재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재판관 공백이 장기화됨에 따라 선고가 지체되고 있는 사건으로 꼽힌다. 두 사건 모두 헌재가 조속하게 심리해야 할 사건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의 경우 무죄 선고를 내리는 하급심 재판이 늘고 있고 한·일 위안부 합의 헌법소원 사건의 경우 지난해 3월 헌법소원을 청구한 위안부 피해자들이 고령이기 때문이다. 헌재소장 공백 및 8인 재판관 체제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사검증을 거쳐 대통령 지명, 국회 인사청문회, 임명 등의 절차를 밟는 데 물리적으로 시간이 필요해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유진모의 테마토크] 내려올 줄 아는 이효리의 겸양지덕

    [유진모의 테마토크] 내려올 줄 아는 이효리의 겸양지덕

    이효리가 JTBC ‘효리네 민박’의 인기 때문에 쇄도하는 30억원 상당의 상업광고 및 PPL 제안을 2012년의 ‘상업광고 출연 거부’ 공약에 따라 모두 걷어찼다. ‘벌 만큼 벌었기 때문’이라는 그녀는 왜 ‘손뼉 칠 때 내려가겠다’고 선언했을까. 핑클로 활동하던 10대 후반~20대 초반만 하더라도 그녀의 인격적 자아는 완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솔로 데뷔 후 그녀는 대한민국 연예계의 섹시 아이콘이라는 벼슬을 얻은 대신 핑클의 신비주의라는 허물을 벗고 대중에게 친밀하게 다가갔다.소주 광고의 패러다임을 바꾼 중심 인물이 그녀라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녀는 모든 남자들의 성적 판타지의 종착역인 동시에 어느 남자건 피곤한 업무가 끝난 지친 저녁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상상 속의 술친구라는 이상 및 공상의 대리 만족을 동시에 아우른 것이다. 여기까지도 이효리는 완전하고 확고한 자아를 완성하지 못한 못갖춘마디였다. 그녀가 인격, 이념, 개념, 인식을 확고히 정립하게 된 계기는 아마 4집 ‘에이치 로직’인 듯하다. 모든 걸 다 갖춘 듯하지만 정작 본업인 음악에서는 부유하는 인물이었다. 연주, 작곡, 가창 등에서 그녀는 부족했다. 그래서 심혈을 기울여 음악 공부를 하고 회심의 앨범이라며 발표한 데서 다수 곡이 표절이란 의혹에 휩싸이면서 그녀는 더욱 좌절했다. 바로 여기서 그녀의 내면의 긍정과 부정이 다퉜고, 자신이 연예인으로서 올바로 정립했다고 믿었던 자아의 실체가 못갖춘마디라는 반정립으로 작용함으로써 부정의 부정을 통한 진정한 완성의 긍정을 향해 나아가는 껍질 깨기의 과정이 이뤄졌을 것이다. 그리고 되돌아온 그녀는 소셜테이너 운동에 더욱더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녀는 유기동물 보호,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후원, 위안부 문제 해결, 빈곤층 지원 등에 앞장서는가 하면 채식주의를 선언했고, 물론 지난해 촛불집회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실권도 없는 리더라는 ‘완장’만 찼던 핑클 시절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동생들에게 ‘잘하자’만 외치며 복종을 유도하는 ‘부역자’였다. 그렇게 거래적(합리적) 리더십의 맏언니였다면 이젠 후배들에게 변력적(감성적) 리더십을 펼친다. 그녀가 마다한 상업광고와 협찬은 당연히 후배들에게 돌아갈 터. 높은 데서 내려올 줄 아는 게 진정한 승자라고 몸소 실천한다. 자본주의적 계급 대립에 대해서도 확고한 자세를 지키고 있다. 평소 그녀는 ‘노동자 등 약자들의 생명이 돈과 강자들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자본주의가 가진 모순에 대한 비판적 묘출을 서슴지 않았다. 유기동물을 입양하고, 제 주머니를 털어 기부하며, 집회 현장에 몸을 던지는 것을 보면 그녀는 공상적 낭만주의자가 아닌 혁명적 낭만주의자가 맞다. 청담동 고급 빌라가 아닌 먼 제주도에서 자연과 살다 할 말 있을 땐 거침없이 도시로 진격하는. 이제 그녀가 대중을 끌어들이는 페로몬은 섹시가 아닌 아니무스(여성의 남성성)다. 방송 등을 통해 신비로운 에로스라기보다는 털털하면서도 공격적이며 때론 모성 본능이 철철 넘치는 적극적 아니무스를 뿜어내는 연예계의 게릴라적 인텔리겐차. 그녀는 자신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걸 잘 안다. 게다가 순환의 순리는 더 잘 안다. 장강의 도도한 물결은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항상 뒤의 신선한 물결에 밀려난다는 건강한 선순환의 진리를 잘 알기에 박수갈채를 받을 때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겠다는 겸양의 미덕을 완성하고자 솔선수범하는 것이다.
  • 위안부 찾는 슈뢰더… ‘日 사죄 필요’ 언급할 듯

    위안부 찾는 슈뢰더… ‘日 사죄 필요’ 언급할 듯

    경기 광주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은 10일 한국을 방문 중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총리가 11일 나눔의 집을 찾아 야외 추모비 참배와 위안부 역사관을 둘러보고 기부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슈뢰더 전 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저지른 전쟁범죄이자 인권유린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가해국 일본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진정한 사죄 필요성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나눔의 집에 전쟁 피해자인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 사진 액자와 1000만원을 기부할 계획이다. 나눔의 집은 슈뢰더 전 총리에게 위안부 피해자 김순덕(2004년 별세) 할머니가 그린 ‘끌려감’과 피해자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을 주제로 만든 영문소설 ‘터치 미 낫’ 등을 전달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커버스토리] ‘귀향’ ‘아이 … 스크린도 주먹 불끈

    [커버스토리] ‘귀향’ ‘아이 … 스크린도 주먹 불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와 ‘아이 캔 스피크’가 나란히 가을 스크린에 걸린다.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지난해 2월 개봉해 관객 368만명을 끌어모은 영화 ‘귀향’의 후속편으로 오는 14일 개봉한다. 이 영화는 본편에 담지 못했던 위안부의 처절한 참상과 ‘나눔의 집’에서 제공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 영상을 더했다. 어린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피해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귀향’은 전 세계 10개국 61개 도시를 순회하며 상영회와 강연회를 열어 세계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지도록 이끌었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아이 캔 스피크’는 위안부 피해자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이다.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위안부 피해자의 현실과 아픔을 웃음과 감동이 담긴 ‘휴먼 스토리’로 풀어냈다. 지난 6일 시사회에서 나옥분 역을 맡은 배우 나문희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얼마나 지옥 속에서 살았을까 싶었다. 이 영화로 한몫을 기여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위안부를 소재로 했던 영화로는 1995년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을 시작으로 2009년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등이 있다. 또 위안부 피해자의 법정 스토리를 다룬 김희애·김해숙 주연의 ‘허스토리’(감독 민규동)가 내년 개봉을 목표로 촬영을 준비하고 있고, ‘군함도’를 만든 외유내강은 위안부 피해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 ‘환향’을 기획하고 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커버스토리] “할머니 연세 보면 文정부가 마지막 기회… 끝까지 진실 알릴 것”

    [커버스토리] “할머니 연세 보면 文정부가 마지막 기회… 끝까지 진실 알릴 것”

    “할머니들 연세를 생각하면 이번 문재인 정부가 마지막 기회입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안신권(56) 나눔의집 소장은 8일 “할머니들의 건강이 점점 악화돼 향후 5년 내에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실 것 같아 걱정된다”며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안 소장은 2001년부터 17년째 나눔의집에서 할머니들 곁을 지켜오며 일본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을 위해 뛰고 있다. 안 소장은 2004년에 별세한 김순덕 할머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김 할머니는 안 소장이 나눔의집에 들어온 뒤 처음으로 세상을 하직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다. 김 할머니는 나눔의집에 사는 할머니들을 이끄는 대장이었다고 한다. 안 소장은 “김 할머니는 해외에 나가서도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피해 사실을 증언했고, 그림도 참 잘 그렸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2001년 일본 역사 교과서 논란이 일었을 때 김 할머니가 ‘일본은 소니처럼 전자제품을 잘 만드는데 왜 교과서는 잘 만들지 못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내가 교과서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던 게 지금도 생생하다”고 전했다. 안 소장은 할머니가 한 명씩 돌아가실 때마다 마음이 점점 더 무거워지고 책임감에 짓눌린다고 토로했다. 그는 “할머니들과 함께 싸우는데 할머니들은 돌아가시고 나만 남아 있다”면서 “할머니들이 원하시는 것이 이뤄지지 않으니까 압박감도 크고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아쉬운 점도 내비쳤다. 특히 안 소장은 모두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한·일 위안부 합의를 외교부가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서 검증하는 배경에 의문을 품고 있다. 안 소장은 “민주적인 절차는 중요하지만 할머니들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합의 폐기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소장은 “최근 합리적인 절차만으로는 일본을 설득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1965년 국교정상화 때 대일 청구권은 마무리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할머니들의 사과 요구에 입을 닫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안 소장은 ‘평화의 소녀상’이 마지막으로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도 소녀상 문제에서만큼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서다. 안 소장은 “일본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해외에 소녀상을 많이 건립해야 한다”면서 “해외에서는 위안부 문제를 역사 문제가 아닌 순수한 인권 문제로 바라보기 때문에 보편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기가 한층 수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 소장은 “시간은 흘러도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 주기 위해 끝까지 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커버스토리] 저승서도 주먹쥐고 외칠거다 사죄하라

    [커버스토리] 저승서도 주먹쥐고 외칠거다 사죄하라

    “내가 먼저 가려고 했어. 그런데 군자가 10만원이 든 흰 봉투를 주면서 자기가 먼저 가겠다는 거야. 결국 말대로 됐지.”8일 경기 광주시 나눔의집 인근 병원에 신장 치료차 입원한 이옥선(90) 할머니는 지난 7월 세상을 떠난 김군자 할머니를 떠올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할머니는 “형제보다 더 가까이 지냈는데, 이제 얘기할 사람도 없다”면서 “하긴 얘기할 사람이 있다고 해도 이젠 말할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하상숙(89) 할머니의 지난달 28일 별세 소식도 뒤늦게 듣고 굵은 눈물방울을 떨궜다. 이 할머니는 “정신이 없다”고 했지만 75년 전 위안부로 끌려간 그때 그 일만큼은 또렷하게 기억했다. “15살 때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학교에 가질 못했어. 그러다 결국 1942년에 중국 연변으로 끌려갔어. 일본군이 차를 끌고 다니면서 길에 있는 여성들을 다 태웠었지. 그때부터 3년간 위안부 생활을 했어. 그러고 나서 한국으로 돌아오려고 했는데 차마 가족을 다시 만날 자신이 없어서 중국에 눌러앉았어. 2000년 6월에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가족들은 모두 죽고 아무도 없었어.” 이 할머니는 자못 담담하게 아픈 기억을 쏟아냈지만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할머니의 가슴에 남은 상처와 분노에는 아직도 굳은살이 생기지 않은 듯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저항은 2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는 일본 정부가 “일본군은 위안부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발표한 것에 분노해 마이크를 잡고 자신이 당한 피해를 증언했다. 김 할머니의 증언으로 의혹으로만 제기됐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처음으로 공개됐다.지난달 29일 고 하상숙 할머니의 빈소에서 만난 이용수(89) 할머니는 25년 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위안부 피해자라고 신고하던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이 할머니는 “1992년 6월 25일에 내가 직접 위안부 피해자라고 신고했다”면서 “다음날 모임에 나갔더니 거기서 수십명의 동료(피해 할머니)들을 만났다”고 회상했다. 이 할머니는 75년 전 기억을 마치 최근에 겪었던 일처럼 끄집어냈다. 이 할머니는 16살이던 1944년 어느 날 한밤중에 ‘밥도 많이 먹게 해 주고 가족들도 잘살게 해 준다’는 말만 듣고 군복을 입은 일본인을 따라 나섰다. 잠들어 있었던 가족들에게 인사도 하지 못했다. 그날 밤 이 할머니와 함께 일본인을 따라 나선 ‘소녀’는 이 할머니의 친구 ‘분순이’를 포함해 모두 5명이었다.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는 피해 할머니들에게 위로는커녕 상처만 남겼다. 특히 이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의 예산으로 지난해 설립된 여성가족부 산하 재단법인 화해·치유재단을 둘러싼 논란은 지금도 뜨겁다. 할머니들은 “돈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와 재단의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할머니들이 바라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명예회복, 그것뿐이었다. 이용수 할머니는 “1억원 같은 거 필요 없다. 명예회복이 필요하다”면서 “일본 국왕이 무릎 꿇고 빨리 사죄해야 한다. 일본 총리가 법적인 배상을 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할머니들이 그렇게 26년 동안 일관되게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해 왔지만 일본의 태도는 변함이 없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할머니들도 하나둘씩 하늘의 별이 돼 가고 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에만 12명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일본은 할머니가 모두 돌아가시길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은 우리가 살아 있는데도 저렇게 거짓말을 하는데 우리가 죽고 나면 무슨 소리를 할지 모르지 않느냐”면서 “저승에 가서라도 사죄하게 할 거다. 데모할 거다”고 호소했다. 현재 경기 광주시의 나눔의집에 9명,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에 2명의 할머니가 거주하고 있다. 나머지 생존자 24명은 가족과 함께 살거나 혼자 생활하고 있다. 여가부 관계자는 “신분 노출을 꺼려 하는 할머니 중에는 가족들에게 위안부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지내는 할머니들이 많다”면서 “모두 85세가 넘는 고령분들이시고, 아직 당시의 상처를 가족에게 알리기 어려운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오는 20일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난다. 이 할머니는 “소녀상을 한국에 빼곡하게 세우고, 미국에도 세우고, 마지막은 동경 벌판에 세워서 사죄를 받아낼 것”이라면서 “어떻게든 내가 해결해 놓고 가겠다”고 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단독] [커버스토리] 사과는 아직 없다 시간이 정말 없다

    [단독] [커버스토리] 사과는 아직 없다 시간이 정말 없다

    생존 위안부 피해 할머니 35명뿐 평균 92세… “日 달라지지 않아” “기다림의 폭력 더 안겨줘선 안돼”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 남으신 분은 35명뿐입니다. 평균연령도 벌써 92세나 됐습니다.”올 들어 5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노랑나비’가 돼 고통 없는 세상으로 떠났다. 할머니들은 끝내 가슴속에 응어리진 분노를 풀지 못한 채 세상과 작별을 했다.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9명 가운데 생존자는 35명으로 줄었다. ‘노랑나비’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상징으로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해방돼 자유롭게 날갯짓하기를 염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요구하며 1992년 1월 8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작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수요집회)가 오는 13일로 1300회를 맞는다. 25년이나 흘렀지만 피해 할머니들은 “(일본의 태도가)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2015년 12월 28일 이뤄진 한·일 위안부 합의도 할머니들의 마음을 다독이지 못했다. 아까운 시간만 하염없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은 가슴의 한을 풀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할머니들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0여명이 거주할 때 느껴졌던 온기도 적잖이 식은 듯했다. 할머니의 물품과 사진들로 가득 차 있었던 방들은 하나둘씩 빈방이 돼 갔다. 이제 나눔의집에는 9명의 할머니만 남았다. 이제 수요집회에 나가 마이크를 잡고 우렁찬 목소리로 증언할 수 있는 할머니도 거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펜으로 글씨를 써서 의사 전달을 할 수 있는 할머니조차도 드물다고 한다. 하점연(95) 할머니는 식사를 마친 뒤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TV에서 나오는 소리는 왁자지껄했지만 할머니의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얼굴에 팬 주름살에 근심이 가득 차 있는 듯했다. 박옥선(93) 할머니는 반갑게 인사를 건넸지만 초기 치매 증세가 있는 듯 “몰라. 난 잘 몰라”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노환으로 나눔의집 인근 병원에 입원 중인 이옥선(90) 할머니는 “이제 나도 아파서 증언을 잘 못해. 기억도 잘 안 나고 말을 예전처럼 잘 못하겠어”라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이어 1942년 일본군에 의해 중국으로 끌려간 얘기를 꺼내다 이내 말을 멈추더니 “말해 뭐해. 일본이 사과하길 기다리는 것은 필요 없는 기다림이야”라며 고개를 돌렸다. 지난 6일 1299회차 수요집회에 참여한 김복동(91) 할머니도 “우리가 살아서는 일본의 사과를 못 받을 것 같다”며 깊은 체념의 한숨을 내쉬었다. 윤미향(53)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더이상 할머니들에게 기다림이라는 폭력을 안겨 줘서는 안 된다. 이제 남은 시간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자치광장] 소셜벤처에서 발견한 새로운 미래/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자치광장] 소셜벤처에서 발견한 새로운 미래/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13%로, 1999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잠재 경제활동인구를 포함한 체감 청년 실업률은 24%다. 요즘 청년들은 뛰어난 외국어 실력에 자격증 2~3개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최고의 스펙을 갖고 있지만 일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어 고통받고 있다. 누군가는 창업이 대안이라고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청년 창업기업의 5년 이내 생존율은 고작 27.3%다. 10개가 창업하면 5년 안에 7개 기업이 폐업한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소셜벤처’라 부르며, 사회적 가치 실현과 경영적 효율성, 사업성과의 확장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해외에서는 소셜벤처 기업이 새로운 사회적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은 지 오래다. 미국의 ‘탐스슈즈’와 영국의 ‘빅이슈’가 대표적이다. 탐스슈즈는 고객이 신발 한 켤레를 구매하면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한 켤레의 신발을 기부한다. 빅이슈는 유명인의 재능기부로 잡지를 제작하고 판매권을 노숙인들에게 부여해 그들의 자활을 돕는다. 성동구에도 2014년 서울숲 주변에 소셜벤처 기업 12곳이 태동했다. 현재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미술심리치료 과정에서 창안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만든 폰케이스와 다이어리, 가방 등을 판매하는 ‘마리몬드’, 노숙인 등 취약계층을 채용해 물류대행 서비스업을 하는 ‘두손 컴퍼니’ 등 180여개 업체에 3000여명이 활동하며 ‘소셜벤처밸리’를 형성했다. 소셜벤처 기업에서 일하는 청년들은 모두 사회혁신가다. 일부에서는 소셜벤처 기업가를 자산사업가로 인식하지만, 이들은 고용 없는 성장 시대를 사는 청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뿐 아니라 사회적 비즈니스 영역을 새롭게 개척해 윤리적 부를 창출하고 있다. 성동구는 이들과의 협업을 위해 ‘청년 소셜벤처 기업 지원 육성 및 생태계 조성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우리나라에서 소셜벤처 기업을 법적으로 정의하고, 지원정책의 원칙과 체계를 세운 최초의 법규다. 이를 토대로 한국의 탐스슈즈와 빅이슈를 키워 낼 것이다. 청년 소셜벤처 기업이 성장하면 일자리가 늘고 사회적 책임의식과 경영역량을 겸비한 청년 사회 혁신가들이 더 많이 배출된다. 이들은 또 다른 소셜벤처를 창업하고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것이다. 좋은 사회를 바라는 착한 마음, 혁신을 지향하는 진취적 정신, 담대한 비전과 기술·문화적 선진성을 가진 청년 사회 혁신가들과 공공이 함께한다면 지금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확신한다.
  • “요즘 군 복무 중 병사들 위안부 문제 관심 많아요”

    “요즘 군 복무 중 병사들 위안부 문제 관심 많아요”

    “요즘 젊은이들, 군 복무 중인 병사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군 복무 중 모은 사병 월급 100만원을 지난달 31일 전역하자마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 기부해 화제가 됐던 권준영(22)씨는 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입대 전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는 권씨는 군 복무를 하면서 역사의식을 갖게 됐다고 했다. 권씨는 “저녁 점호시간에 일본 정부가 위안부 만행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지 않는다는 뉴스를 보고 ‘저건 아니지’라며 분개한 전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전역 후 경일대 화학공학과 1학년에 복학했다는 권씨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께서 사과를 받고 마음의 짐을 덜고 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권씨의 기부가) 많은 젊은이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인권과 올바른 역사 회복을 위해 함께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한·일, 북핵 위협에 과거사 ‘임시 봉합’

    한·일, 북핵 위협에 과거사 ‘임시 봉합’

    靑 “과거사 문제 안정적 관리… 미래지향적 교류·협력 강화” 대북 공조 위해 ‘한발’ 다가서… NSC상임위, 北 대처방안 논의“비록 양국 관계에 어려운 문제도 있으나 교류와 협력의 폭을 넓히고 신뢰를 쌓아감으로써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문재인 대통령)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중요한 이웃인 한국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정상 차원의 긴밀한 소통을 토대로 함께 협력해 나가자.”(아베 신조 일본 총리)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로 불편했던 한·일 두 나라가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조를 위해 과거사 문제를 ‘임시 봉합’한 채 거리를 좁혀 가는 모양새다.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이후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밝힌 과거사 문제는 “양국이 과거사 문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미래지향적이고 실질적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만 돼 있다. ‘안정적으로 관리’란 표현에 대해 윤 수석은 “과거사를 이유로 양국이 쟁점화시키거나 현안 내지 가장 큰 이슈로 부각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북핵과 미사일 등으로 동북아 전체 불안이 가중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북핵 위협에 대한 한·미, 한·미·일, 한·일 간 공조가 절실한 시점에서 과거사 문제가 부각되는 건 부담스럽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으로선 그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나 강제징용에 대한 원칙과 입장을 충분히 전달한 만큼 과거사 문제를 강조하는 건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도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이 “위안부 피해자나 소녀상 문제나 국민 정서상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이것대로 관리해 나가고 경제 협력이나 문화 교류를 계속해야 한다”(7월 7일 정상회담), “강제 징용자 개인이 미쓰비시 등을 상대로 갖는 민사적 권리들은 남아 있다는 것이 판례이며 정부는 그런 입장에서 과거사 문제를 임하고 있다. 다만 미래지향적 발전에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되겠다”(7월 17일 취임 100일 회견)고 밝힌 것에 비춰 보면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회담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이견이 없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일본에선 아베 총리가 강제동원 문제와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한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는 보도를 앞세워 청와대의 기조와는 대조를 이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에서 ‘국내용’으로 강조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9일 북한의 정권수립일을 계기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진단하고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한·일 정상 “대북 원유 중단 등 더 강한 결의안 추진”

    “중·러 설득에 공조” 한목소리 “과거사 안정적 관리·협력 강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7일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등 더 강력한 제재안이 담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추진하는 데 공조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날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렇게 의견을 모았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한·일 정상회담은 지난 7월 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데 이어 두 번째다. 양국 정상은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지속하는 현 상황은 대화를 제기할 때가 아니며 도발을 중지하고 비핵화 대화로 나오도록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이 더 악화돼 통제 불능 상황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도록 최대한 압박을 가하는 한편 궁극적으로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한국과 일본은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더 강력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채택하기로 합의했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또 북핵 도발로 동북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과거사 문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미래 지향적이고 실질적 교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관한 ‘12·28 합의’ 이행과 강제징용자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근거해 해결된 것이란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수석은 “언급 취지가 양국 관계가 과거사 문제로 발목 잡히지 않도록 보다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 현안을 관리하고 안정적으로 이슈를 끌고 가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1박 2일의 러시아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이날 밤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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