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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술병 연예인/장세훈 논설위원

    [씨줄날줄] 술병 연예인/장세훈 논설위원

    소비재를 제조·판매하는 기업들은 포장을 중시한다. ‘포장은 침묵의 판매원이다’라는 표현은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포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대변한다. 포장은 원래 상품 파손을 막고 운반·보관 등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고안됐으나 지금은 판촉 마케팅의 핵심 요인으로도 자리잡았다. 포장이 지나치면 소비자 불만을 낳을 수 있다. 한때 ‘질소를 샀더니 과자를 덤으로 준다’는 냉소를 불러왔던 국내 과자류와 과대 포장 논란이 끊이지 않는 명절용 선물세트 등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포장에서도 이른바 ‘골디락스 전략’이 요구된다. ‘골디락스와 세 마리 곰’ 동화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경제에서는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상황을 빗댄 것이다. 주류 포장에서 핵심 요소는 라벨이다. 병의 모양이나 색상으로도 차별화를 이끌어 내지만, 라벨은 해당 술의 핵심 정보를 담고 있고 가치를 상징한다. 라벨을 제대로 볼 줄 안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에도 도움이 된다. 와인이나 위스키 등이 대표적이다. 라벨의 사전적 의미는 ‘종이 등에 물건에 대한 정보를 적어 붙여 놓은 표’다. 하지만 상품과 무관한 정보가 담기기도 한다. 최근 보해양조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손을 잡고 소주와 막걸리 등 수출용 술병 라벨에 독도를 형상화한 캐릭터 디자인과 함께 영문으로 ‘독도, 한국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한국 술과 더불어 독도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술병 라벨에는 큼지막한 연예인 사진도 붙어 있다. 보건복지부가 주류 용기에 연예인 사진을 부착하지 못하도록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등 관련 규정을 고친다고 한다. 음주가 미화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술병에 연예인 사진을 붙여 판매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술은 담배와 함께 1급 발암물질이다. 담뱃갑에는 흡연 경고 그림을 넣는 등 금연 정책은 강화되는 추세다. 반면 ‘주폭’ 등이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기는 하지만 절주 정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2013년 기준 9조 4524억원으로 추산됐다. 흡연(7조 1258억원)보다 훨씬 큰 규모다. 주류 라벨 규제로 절주 효과를 극대화하기는 쉽지 않다. 연예인 얼굴을 보면 술을 더 마시는 것 아니냐고 해봐야 애주가들의 반발을 살 게 뻔하다. 주류 라벨이 술에 대한 정보를 체계화했듯 절주 정책도 체계를 잡는 게 우선이다. 음주 폐해를 막기 위한 정부 예산(올해 13억원)이 금연(1388억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정부 내 전담 부서도 없다. 일의 우선순위부터 고민해야 한다. shjang@seoul.co.kr
  • ‘포항 아줌마’ 쯤이야 대륙의 ‘폭탄주 레전드’ “날계란은 꼭”

    ‘포항 아줌마’ 쯤이야 대륙의 ‘폭탄주 레전드’ “날계란은 꼭”

    맥주 1파인트(583㎖)에 펩시콜라 한 캔, 커다란 잔의 공업용 알코올, 날계란까지 떨군 엄청난 양의 폭탄주를 8초 만에 쭉 들이킨 이가 있다. 물론 호기로운 중국 사람 류시차오(33)다. 허베이성에 사는 그가 이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더니 1200만명이 시청했고 각국의 팬이 생겨났다. 담배를 꼬나문 채 촬영한 다른 동영상에서는 여섯 잔의 칵테일에다 불을 붙인 뒤 모두 목구멍에 밀어넣는데 트위터에서 80만명이 봤다. 다른 동영상에서는 보드카에다 위스키, 붉은 포도주, 맥주에다 건강은 각별히 챙기는지 날계란을 넣고 물처럼 모두 마셔 버렸다. 이 동영상은 그나마 50만명 밖에 시청하지 않았다고 영국 BBC가 24일 전했다. 농민이라고 직업을 밝힌 류시차오가 처음 동영상을 촬영한 것은 3년 전이다. 50초 만에 라거 맥주 일곱 잔을 마셔 버렸다. 남들이 맥주 마시는 동영상을 올린 것을 봤는데 본인은 그보다 빨리 많이 마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 콰이쇼우(快手)에 올렸는데 팬들이 빠르게 늘었다. 이 사이트에서는 영상 분량을 1분으로 제한해 빨리 마셨다고 털어놓았다. 가장 많았을 때 트위터 팔로어는 47만명이나 됐다. 기부금으로 한달에 1만 위안(약 165만원)까지 손에 쥐었다. 나중에 콰이쇼우는 건전하지 못한 콘텐트라며 그의 계정을 폐쇄했다.해서 지난 8월 콰이쇼우에 올렸던 영상 하나를 트위터에 올렸더니 이제 중국 밖에서도 팔로어들이 몰려들었다. 사람들이 트위터 스타가 됐다고 말하자 본인은 답했단다. “트위터가 뭔데? 난 모르겠는데.” 영어를 할줄 몰라 통역 소프트웨어를 깔아놓고 온라인 채팅을 한단다. 트위터는 중국에서 차단돼 있지만 가상 개인 네트워크를 우회하면 접속할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6주도 안되는 동안 6만명의 팔로어를 만들었다. “한 터키인이 터키 맥주를 보내줄테니 주소를 적어달라고 하더라고요.” 페이팔 계정을 통해 트위터로부터 수입을 받고 있지만 그것보다 고기류를 온라인 판매하고 과거 식당을 운영한 것이 주 수입원이라고 했다. 건강을 걱정하는 아내와 많이 다툰다고 했다. 허베이성을 비롯해 중국 북부의 진짜 술꾼들은 ‘혼술’하는 일이 많은데 절대 자신은 그러지 않는다고 했다. 또 건강에 해가 갈 정도로는 절대 하지 않게 촬영하고 있으며, 10대들은 절대 따라 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그러나 중국의 경제발전이 거듭되면서 알코올 의존도 심해지고 있다. 2003년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중국인의 4%가 지난 30일 동안 “고주망태”가 된 반면 2016년에는 23%로 늘었다. 남성만 따지면 7.5%에서 36%로 늘었다. 호주 멜버른의 라 트로브 대학에 근무하며 중국의 알코올 의존에 대해 오래 연구해온 제이슨 장 박사는 “그의 음주 습관은 매우 위험한데 젊은이들이 그의 트윗을 좋아한다는 게 더욱 문제”라며 “다른 젊은이들이 올린 동영상 몇몇을 봤는데 대단한 음주 기술을 갖고 있는 듯 자랑하더라”고 혀를 찼다. 류시차오는 이달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중국의 시골에 살던 내가 각국의 사람들과 이렇게 만나 지지와 격려를 받으니 고맙다. 앞으로도 더욱 놀라운 동영상으로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동영상의 플레이버튼을 누르니 맥주와 붉은 포도주, 알코올, 음료수 레드불 한 캔, 날계란을 섞어 역시나 8초 만에 들이켰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지독한 치통’ 시달리던 英 남성, 치료 기다리다 극단적 선택

    ‘지독한 치통’ 시달리던 英 남성, 치료 기다리다 극단적 선택

    그 어떤 통증보다도 참기 힘들다는 치통에 시달리던 남성이 결국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메트로 등 현지 언론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사우샘프턴에 살던 안토니 호스킨스(38)라는 이름의 남성은 지독한 통증을 유발하는 사랑니를 뽑기 위해 NHS(영국의 국민의료보험)에 문의했지만, 몇 주를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만 들어야 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영국의 공공의료서비스인 NHS는 질병의 경중을 떠나 진료를 받기까지 상당 시간을 대기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호스킨스의 어머니에 따르면 그는 지난 1월 치통에 대해 언급했고, 이후 그의 치통은 참기 힘들 정도로 심해져만 갔다. 그는 더욱 강력한 진통제로 자신의 치료 순서를 기다렸다. 극심한 치통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위스키 한 잔으로 간신히 잠드는 밤이 이어졌다. 지난 3월, 어머니를 찾아온 호스킨스는 치통으로 인한 통증이 극에 달한 상태라고 털어놓았다. 어머니는 아들이 개인병원에서라도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우려 했지만, NHS가 아닌 개인병원에서 사랑니를 치료할 경우 1500파운드(약 228만원)상당의 진료비를 내야 했다.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았던 호스킨스와 그의 어머니는 비싼 개인병원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몇 개월간 사랑니 치료 순서를 기다리던 호스킨스는 지난 4월 3일,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사우샘프턴 NHS 담당 의사는 “그가 2018년 8월 처음으로 치통을 호소하며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말해 그가 매우 오래 전부터 치통으로 고통받았음을 짐작케 했다. 호스킨스의 어머니는 아들이 극심한 치통을 참다못해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아들은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고 자신의 집세를 밀리지 않고 내는 등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는 사람이었다”면서 “아들의 치과 개인병원 치료에 보태주려 모아놨던 돈을 장례식 비용으로 쓰게 됐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1233rf.com(자료사진)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서민의 술에서 힙스터의 술로..진(Gin)의 변신은 무죄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서민의 술에서 힙스터의 술로..진(Gin)의 변신은 무죄

    숙성이 필요 없어 신속 대량 공급 가능 美서 달콤한 음료 칵테일로 널리 전파 소비 취향 세분화… 다양한 향신료 첨가 잉글랜드 증류소 수, 스코틀랜드 첫 추월 日서도 쌀 증류한 소주와 섞은 진 인기 주류 수출량 맥주·위스키 이어 3위 차지 ‘마티니’, ‘김렛’, ‘진 토닉’ 등은 바에서 한 번쯤 주문해 본 적이 있는 유명한 칵테일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증류주 ‘진’을 원주로 사용해 만든다는 점인데요. 송진향이 나며 투명하고 드라이한 진은 그 어떤 증류주보다 오랫동안 바텐더들에게 칵테일 베이스로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위의 칵테일뿐만 아니라 진이 들어간 칵테일 종류는 무궁무진하죠.하지만 위스키, 코냑 등과 달리 진은 ‘진’ 그 자체로 주목을 받는 술은 아닙니다. 진을 단독으로 마신다고 하면 “무슨 심각한 일 있니”라는 질문을 받기 십상이죠. 물론 술은 취향 문제이므로, 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일반적으로 진은 따로 즐기기에는 맛이 없는, 싸구려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이런 진이 최근 글로벌 식음료계에서 ‘힙스터의 술’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진의 고향은 네덜란드입니다. 1680년 의학박사인 실비우스 드 부베가 당시 약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던 노간주나무의 열매(주니퍼베리)를 곡물을 증류한 주정에 담가 다시 한 번 증류해 약용주로 만들어 팔았던 것이 기원이죠. 이후 이 술은 영국으로 수출돼 엄청난 파급력을 일으킵니다. 진이라는 이름도 진의 원래 이름인 주니에브르(Genièvre)를 영국인들이 제네바(Geneva)로 착각, 편의상 앞글자를 따 부른 데서 유래됐답니다. 당시 영국 서민들은 싸고 독한 진에 열광했습니다. 진은 위스키와 달리 숙성 과정이 필요 없어 빠른 시간 내 대량생산이 가능한 독주였습니다. 게다가 당시 정부는 자국의 술을 보호하기 위해 진을 면허가 없어도 만들 수 있도록 허락한 반면 수입산 증류주에는 높은 세금을 매겼습니다. 급기야 거리엔 진 중독자가 넘쳐났고, 이는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됐습니다. 의회는 진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비싼 세금을 매기는 법을 통과시켰지만 폭동이 계속 일어나 결국 이 법이 폐지됐을 정도였죠. 이후 진은 현대식 바 문화의 원조인 미국에도 알려졌고, 미국인들은 진을 달콤한 음료에 섞어 먹는 칵테일로 소비했습니다. 이 방식이 오늘날 전 세계에 알려진 것이죠. ‘싸구려 독주’의 상징이었던 진은 그러나 최근 ‘크래프트’ 열풍을 타고 트렌드에 민감한 힙스터들의 사랑을 받는 술로 거듭났습니다. 세분화된 취향 시장이 형성되면서 다양한 맛을 내고 소량 생산되는 ‘크래프트 술’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덕분입니다. 내추럴와인, 크래프트맥주, 싱글몰트위스키가 인기를 끈 것처럼 지역 특유의 다양한 향신료를 넣어 소량 증류한 ‘고급 크래프트진’도 증류주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답니다. 특히 진 사랑이 유별난 영국 잉글랜드에서는 크래프트진이 유행하면서 최근 10년간 증류소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요. 2010년 23개에 불과했던 진 증류소가 지난해 135개까지 늘어났습니다.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진 증류소를 포함한 이 지역 전체 증류소 수(166개)가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의 증류소 수(160)를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을 정도입니다. 숙성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만들기 쉽고 원재료가 저렴해 싸구려 술이라는 오명을 썼던 진의 특징이 오히려 어디에서든 진을 만들 수 있게 했고, 결국 크래프트 증류주 열풍의 중심이 된 셈입니다. 이웃 일본에서도 ‘크래프트진’은 현재 가장 핫한 증류주입니다. 일본 진은 쌀 발효주인 사케를 만드는 양조장에서 ‘쌀’을 증류한 소주에 주니퍼베리 등을 넣는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인데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새로운 일본 술로 인식돼 인기가 좋다고 하네요. 위스키에 탄산수를 탄 하이볼에 열광하는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위스키 대신 크래프트진으로 하이볼을 만들어 마시는 것 또한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최근 2년간 진이 급성장하면서 맥주, 위스키에 이어 주류 수출량 3위에 올랐다고 하네요. 명욱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과정 교수는 “일본의 경우 진이라는 글로벌 주류를 지역 쌀을 비롯한 농산물로 만들어 또 다른 상품 가치를 만들어 냈다”면서 “한국도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진, 보드카 등의 증류주를 만든다면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acduck@seoul.co.kr
  • WTO 미국 ‘에어버스 보조금 보복’ 관세부과 최종 승인

    WTO 미국 ‘에어버스 보조금 보복’ 관세부과 최종 승인

    세계무역기구(WTO)가 유럽연합(EU)의 에어버스 보조금 부과에 대한 미국의 보복관세 조치를 승인했다. 미국과 EU의 두 거대 경제권의 ‘관세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WTO는 14일(현지시간) 분쟁해결기구(DSB) 특별회의를 열고 미국이 75억 달러(약 8조 8900억원) 규모의 EU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최종 승인했다. WTO가 지난 2일 유럽의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에 EU가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점을 인정하고 미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중재한 데 대한 최종 결정이다. WTO가 인정한 EU의 보조금 규모는 1968년부터 2006년까지 모두 180억 달러 규모이다. 이에 미국은 곧바로 EU에서 수입하는 에어버스 항공기에 10%, 와인·위스키·치즈 등을 포함한 농산물과 공산품에는 25%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WTO가 유럽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에 대한 EU의 불법 보조금 지원 논란과 관련한 분쟁에서 미국의 손을 들어주는 만큼 미국과 EU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WTO의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EU에 수십억 유로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명분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인 까닭이다. 올 들어 미국은 EU산 수입품에 추가관세를 물리기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 지난 4월 EU의 에어버스 보조금으로 미국이 피해를 봤다며 210억 달러 규모의 관세 표적을 발표했고, 7월에도 40억 달러 규모의 추가목록을 밝혔다. 미국은 지난 15년 동안 EU와 이 문제와 관련해 합의를 보려 했지만 EU가 진지하게 논의에 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국의 보복관세 조치가 EU의 보조금 및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중단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 EU는 미국의 보복조치를 인정할 경우 글로벌 무역 및 광범위한 항공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도 항공산업 환경과 WTO의 분쟁해결 시스템, 세계경제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미국에 자제를 촉구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 에어버스 보조금 분쟁 승리에… EU “오염 유발 관세” 맞불

    美, 에어버스 보조금 분쟁 승리에… EU “오염 유발 관세” 맞불

    18일부터 항공기 10%·농산물 25% 부과 EU, 美기업 겨냥 “탄소 국경세 조속 추진”미국이 유럽항공사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유럽연합(EU)을 상대로 오는 18일부터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EU는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외국기업에 대해 징벌적인 과세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맞받아쳐 미국과 EU 간 무역갈등의 골을 깊어질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파올로 젠틸로니 EU 경제담당 집행위원 지명자는 3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오염 유발 외국 기업에 대한 과세 방안 마련에 조속히 착수하겠다면서 “우리는 ‘탄소 국경세’ 문제에 매우 신속하게 대응해 이를 시행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탄소 국경세’는 환경 규제가 엄격한 EU기업들이 받는 불이익을 보호하는 조치인 만큼 미국이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문제 삼아 유럽산 제품에 징벌적 관세를 매기기로 한 데 대한 보복 조치로 해석된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앞서 2일 EU로부터 수입하는 항공기에 10%, 농산물과 공산품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엔 치즈와 올리브, 스카치위스키, 아이리시위스키 등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품목도 포함됐다. 다만 미국의 제조업 보호 차원에서 항공기 부품은 제외하기로 했다. 이번 관세 부과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이날 EU가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책임을 물어 미국이 연간 75억 달러(약 9조 525억원) 규모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승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나라가 오랫동안 미국을 뜯어먹고 있었다”면서 “미국을 위한 큰 승리다. 어떤 대통령도 이런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고 자축했다. 미국과 EU의 항공기 불법 보조금 지급 문제는 15년째 이어지는 해묵은 논쟁이다. 미국은 2004년 영국과 프랑스, 독일, 스페인이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WTO에 제소했다. EU도 미국 항공사 보잉에 대한 미국의 불법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WTO에 제소하며 맞불을 놨다. 내년 미국의 불법 보조금에 대한 WTO의 판정이 나오면 EU도 미국에 징벌적 관세를 물릴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관세 부과 규모가 75억 달러에 훨씬 미치지 못해 미국과 EU 측 관계자가 오는 15일 무역협상을 벌일 예정이라고 CNBC는 전했다. 양측은 WTO 결정 전부터 미국이 EU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EU는 미국의 오토바이와 버번에 관세를 부과하며 마찰을 빚어 왔다. 그러나 미국의 9월 고용지표와 제조업지표가 예상치를 밑돈 상황에서 EU에 무역전쟁을 선포하자 세계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존스지수는 494.42포인트(1.86%) 하락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2.64포인트(1.79%) 내렸다. 영국 FTSE100과 독일의 닥스도 각각 3.2%, 2.76% 급락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관세 폭탄 맞는 EU… 美, 새달 80억 달러 집행

    EU는 40억 달러 보복 관세 검토 추진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에도 무역전쟁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미 정부가 EU산 제품에 대해 관세 부과를 승인할 것으로 알려지자 EU도 맞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가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에 대한 불법 보조금의 책임을 물어 미국이 80억 달러(약 9조 6000억원) 규모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승인할 것이라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무역대표부(USTR)가 이르면 다음달 관세를 집행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USTR이 제시한 관세 표적에는 항공기와 그 부품뿐 아니라 와인, 위스키, 가죽 제품과 같은 명품도 포함돼 있다. WTO의 이 같은 결정은 오는 30일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은 이전에도 에어버스 보조금과 관련해 EU에 대한 관세를 예고한 뒤 WTO 승인을 반영해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관세 부과를 추진함에 따라 EU는 보복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EU는 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 반격을 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 EU 28개 회원국 가운데 최소한 한 곳이 이 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EU의 에어버스 보조금 관련 분쟁은 미국이 2004년 EU가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WTO에 제소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WTO는 EU가 1968년부터 2006년까지 에어버스에 18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미국이 EU에 관세를 부과할 권 리를 부여했다. EU도 미국이 보잉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WTO 제소로 맞불을 놨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쉽게 취하게 만들고 지방간 형성하는 장내미생물 찾아냈다

    쉽게 취하게 만들고 지방간 형성하는 장내미생물 찾아냈다

    인체의 화학공장이라고 불리는 ‘간’은 1000여 종류의 효소를 이용해 영양분의 물질대사를 담당하고 해독, 면역작용, 호르몬 조절 등 500여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간에 문제가 발생하면 신체 각 부위에 심각한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잦은 음주나 과도한 음주를 하는 사람들은 간세포에 과다한 지방이 붙는 지방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문제는 지방간 자체는 특정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계속 지방이 축적될 경우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이나 간암을 유발해 생명을 앗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음주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서도 지방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를 ‘비알콜성 지방간’(NAFLD)라고 한다. 중국 의과학자들은 비알콜성 지방간을 유발시키는 장내 미생물을 발견했고 이 장내 미생물이 좀 더 술에 쉽게 취하게 만들고 지방간 유발 속도를 빠르게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중국 베이징 수도소아과학연구소, 중국질병통제예방PLA센터, 수도의대 감염질병연구소, 수도의대 기초의과학부, 간연구소, 화중농업대 수의과학대, 윈저우의대 제1부속병원, 국립바이러스질병통제예방연구소,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베이징 미생물학·역학연구소, 중국과학원대, 중국과학원 미생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NAFLD를 유발시키는 장내 미생물을 발견하고 이것이 지방간을 유발시키는 메커니즘을 알아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 20일자에 실렸다. 비알콜성 지방간(NAFLD)을 앓는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약 10억명에 이르며 미국인 중에서는 3명 중 1명이 지방간으로 고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AFLD 환자 중 약 4분의 1은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발전해 생명을 위협받기도 한다. 연구팀은 2014년 6월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못하는 27세의 중국인 남성이 고탄수화물과 단 음식을 먹은 뒤 만취해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에 실려온 사례에 주목했다. 이 남성은 술을 만드는 것처럼 체내에서 탄수화물이나 포도당을 알콜로 변환시키는 ‘자동양주 증후군’(auto-brewery syndrome)이라고도 부르는 증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콜라 몇 잔을 마시거나 당분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혈중 알콜농도가 400㎎/㎗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40도의 독한 위스키를 스트레이트로 15잔 이상 마신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연구팀은 이 남성에게서 대변 샘플 14개를 채취해 분석하는 한편 NAFLD 환자 43명과 간질환이 전혀 없는 48명의 분변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해당남성은 물론 NAFLD 환자 중 60%는 알콜을 다량으로 생산하는장내미생물이 발견됐다. 알콜을 섭취하지 않더라도 장내 미생물에 의해서 NAFLD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무균처리 된 생쥐에게 3개월 동안 이 장내미생물을 복용시킨 뒤 관찰한 결과 복용 한 달만에 지방간이 발생했다. 이후 K. pneumonia 미생물을 없애주는 항생제를 복용시키면 지방간 증상이 호전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징 유안 중국 수도소아과학연구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비알콜성 지방간의 원인이 장내 미생물이라는 사실 뿐만 아니라 K. pneumonia 미생물이 장내에 있는 사람들은 술을 마시면 더 쉽게 취하고 지방간이 쉽게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지방간 치료를 위한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외로워 한잔! 편해서 한잔!… 매일 혼술하는 나, 혹시 알코올 중독?

    외로워 한잔! 편해서 한잔!… 매일 혼술하는 나, 혹시 알코올 중독?

    가족과 떨어져 사는 A(39)씨는 퇴근 후 술을 마시며 TV를 보는 게 유일한 낙이다. 이번 추석 때도 집에서 홀로 사흘간 술 10병을 비웠다. 이젠 ‘혼술’(혼자 마시는 술)이 습관이 돼 냉장고에 술이 없으면 허전하고, 술 없인 잠도 잘 오지 않는다.1인 가구가 늘면서 혼자 밥 먹고, 혼자 술을 마시는 ‘나 홀로’ 문화가 자리잡았지만 친목이나 사회생활을 위해 술을 마시는 것과 달리 ‘술’ 자체를 목적으로 한 혼술은 알코올 의존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아무리 적은 양이더라도 술을 계속 혼자 마시면 음주가 습관화되고, 편안하게 술을 마실 수 있는 대신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게 돼 음주량과 술 마시는 빈도가 늘게 된다. 처음에는 적은 양으로도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끼지만 나중에는 알코올에 내성이 생겨 더 많은 양의 술을 원하는 중독 상태에 빠지게 된다. ●“나를 달래 주는 건 너뿐”… 술 의존도 높아져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의 이무형 원장은 15일 “혼술은 대화 상대가 없어 술에만 몰입하게 돼 술만이 나를 달래 주는 유일한 친구처럼 느껴져 더욱 의지하게 된다”며 “과음하지 않더라도 습관적으로 술을 자주 마신다는 것은 이미 뇌가 조건반사를 통해 계속 술을 찾게 하는 알코올 의존 시작 단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를 보면 20~40대 국민 중 최근 6개월 내 주류 섭취 경험이 있는 2000명(남자 1028명, 여자 972명) 가운데 66.1%가 혼술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5.5%는 6개월 전에 비해 혼술이 늘었다고 답했다. 주종별 1회 평균 혼술 음주량은 맥주(200㎖) 4잔, 소주(50㎖) 5.7잔, 과실주(100㎖) 2.6잔, 탁주(200㎖) 2.7잔, 위스키(30㎖) 3.1잔이었다. 음주량은 여럿이 마실 때보다 혼자 마실 때 더 적었지만, 응답자의 37.9%는 혼술을 하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고위험 음주량 이상을 마셨다. 고위험 음주량은 알코올 도수 4.5%인 맥주(200㎖)를 기준으로 남자 8.3잔, 여자 5.6잔에 해당한다. 혼술 경험자들은 혼술로 대인 관계가 나빠질 것(14.2%)과 건강 악화(27.4%)를 우려했다. 그럼에도 혼술을 하는 이유로 가장 많은 62.6%가 ‘편하게 마실 수 있어서’를 들었고, 17.6%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라고 답했다. ‘함께 마실 사람이 없어서’(7.7%), ‘비용 절감’(5.2%) 등 지갑이 얇고 외로워 어쩔 수 없이 혼자 술을 마시는 이들도 있었다. 홀로 사는 이들의 혼술이 더 위험한 이유는 술 마시는 행위를 제어할 사람이 주변에 없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1인 가구는 주변의 참견이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에 알코올 문제가 발견됐을 때는 이미 증상이 심각해진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게다가 TV나 스마트폰을 보며 술을 마시면 무의식중에 계속 마시게 돼 과음하기 쉽고 자신이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항상 만취해 지내는 경우가 아니라면 중독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이나 평소에는 술을 안 마시다가 한번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폭음을 하면서 스스로 멈추지 못하는 사람도 중독에 해당한다”고 말했다.많은 양은 아니지만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은 자신이 술 조절력을 상실한 상태인지 모르다가 술을 끊어야 할 때 금단증상을 느끼고서야 비로소 알코올에 중독됐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취하려면 더 많은 양의 술이 필요한 알코올 내성, 갑자기 술을 끊었을 때 불안·불면·식은땀 등의 증상이 생기는 금단현상, 음주 조절력 상실 등이 반복되면 알코올 의존으로 진단한다. 한번 술을 마시면 적당히 마시지 못하고 과음이나 폭음을 반복하거나 술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이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며 아침에 해장술을 찾아도 마찬가지다. 알코올 의존이라는 것은 장기간 술을 마셔 문제 행동이 빈번히 나타나고, 금단 또는 내성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폭음 반복·아침 해장술 찾는다면 중독 증세 음주 후 기억의 일부분이 사라지는 ‘블랙아웃’ 현상도 위험신호다. 소위 ‘필름이 끊긴다’고 말하는 이 현상은 알코올이 기억력을 담당하는 신경세포인 해마에 영향을 미쳐 뇌의 정보 입력 과정을 방해할 때 생긴다. 기억을 잃은 게 아니라 애초부터 저장된 정보가 없으니 출력할 정보도 없다. 필름이 끊겼다던 사람이 무사히 집에 찾아오는 것은 예전에 뇌에 저장됐던 정보를 출력해 사용했기 때문이다. 블랙아웃이 6개월에 2회 이상 나타나면 이미 술 때문에 인지 기능의 저하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남궁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경미한 수준까지 포함하면 전 국민의 8~10%가 알코올에 중독된 상태고, 그 가운데 20% 정도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중증에 속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5년 성인 남녀 1만 230명을 대상으로 음주 경험을 조사해 발표한 ‘약물 및 알코올 중독 현황과 대응방안’ 연구보고서를 보면 83.4%(8532명)가 술을 마신 경험이 있었고, 이 가운데 87.3%(7452명)는 정상군이었지만 5.9%(502명)는 고위험 음주군이었다. 또 6.8%(578명)는 알코올 사용 장애(알코올 중독) 음주군으로 나타났다. 즉 10명 중 1명(12.7%) 이상은 알코올 중독 위험군이었다. 알코올 중독 위험군에 속할 가능성은 남성이 여성의 3.4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4~2018년 알코올 사용 장애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18년 기준 남성 환자는 5만 7692명, 여성 환자는 1만 7010명이었다. 연령별로는 50대(26.5%) 환자가 가장 많았고 40대(20.4%), 60대(18.7%), 30대(12.3%)가 뒤를 이었다. 특히 여성 환자는 40대(22.8%)가 가장 많았고, 남성은 50대(28.2%) 환자가 많았다. 이덕종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과다한 알코올 섭취로 여러 어려움이 겉으로 드러나고 환자의 건강과 사회적 문제가 심각하게 발현되는 연령대가 50·60대”라며 “알코올이 뇌 기능을 떨어뜨려 통제력, 집중력, 인지 기능이 낮아진 후에야 알코올성 치매를 걱정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알코올이 신체와 뇌 건강에 끼치는 해로움은 축적된다. 젊었을 땐 이를 잘 인지하지 못하다가 신체의 저항력이 점차 약화하면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 교수는 “여성 환자 비중은 적지만, 여성은 술을 분해하는 효소가 남성보다 적고 체내 지방조직에 비해 알코올을 희석할 수 있는 수분 비중이 작아 임상 양상이 더 심각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술을 즐기고 싶다면 스스로 술 마시는 횟수와 양을 정하고 자신의 음주 상태를 의식적으로 확인하며 마셔야 한다. 부모 중 어느 한쪽이라도 알코올 의존증이 있었다면 같은 질환을 앓게 될 확률이 4배나 커 더욱 조심해야 한다. 유전적 요인이 알코올 중독 발생 위험도의 6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환경적 요인은 40% 정도다. 남궁 교수는 “선대에 환자가 있다든지, 술을 마시면 금방 기분이 좋아진다든지, 술 마신 전후로 됨됨이가 달라지는 이들은 애당초 술을 입에 대지 않는 게 좋다”며 “어느 사회, 어떤 조직이든 구성원을 평가하는 척도는 음주량이 아니라 능력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술을 마셔야 사회생활을 잘할 수 있다는 건 스스로 만들어 낸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시바스 15골드’ 출시

    ‘시바스 15골드’ 출시

    3일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 앞에서 홍보 모델들이 프리미엄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시바스 리갈’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15년산 ‘시바스 15 골드’를 소개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시바스 15골드’ 출시

    ‘시바스 15골드’ 출시

    3일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 앞에서 홍보 모델들이 프리미엄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시바스 리갈’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15년산 ‘시바스 15 골드’를 소개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서울포토] 이마트, 추석을 맞이 ‘왕좌의 게임’ 콜라보 위스키 한정 세트 출시

    [서울포토] 이마트, 추석을 맞이 ‘왕좌의 게임’ 콜라보 위스키 한정 세트 출시

    1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추석을 맞아 미국드라마 ‘왕좌의 게임’ 콜라보 위스키 한정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드라마 속 7개 가문을 상징하는 7종의 싱글몰트 위스키 컬렉션(각 750ml)을 판매하며, 가문의 배경과 증류소의 지리적 특징을 매칭하여 탄생한 위스키 선물세트이다. 2019.9.1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위스키와 맥주 환상의 짝꿍…폭탄 아닌 ‘체이서’로 즐겨요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위스키와 맥주 환상의 짝꿍…폭탄 아닌 ‘체이서’로 즐겨요

    위스키 마시기 전후 맥주 한 잔 ‘최고’ 과일향 강한 위스키에는 사우어 맥주 버번위스키에는 흑맥주가 잘 어울려“옛날에는 텐텐(10-10)으로 마셨어. 그것도 ‘양폭’으로.” 직장인이라면 회식 자리에서 한국인의 시그니처 폭탄주인 소맥(소주+맥주)을 열심히 말다가 직장 상사들의 회고를 듣게 되는 때가 종종 있을 겁니다. 기자가 속한 언론계도 마찬가진데요.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듣는 선배들의 ‘술 무용담’은 폭탄주를 언급하는 것에서 시작되곤 합니다. 때는 IMF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초고속 경제성장의 달콤한 과실을 누렸던 당시 직장인들의 회식 주종은 지금처럼 소주가 아니라 위스키였습니다. 룸살롱에선 임페리얼, 윈저 등의 국산 블렌딩 위스키가 불티나게 팔렸고, 고깃집에서도 고급 스카치위스키를 가져와 맥주에 섞어 원샷을 하는 게 풍토였죠. 추억은 미화되기 마련이지만 맥주잔에 양폭을 가득 따라서(텐텐) 연거푸 들이켰던, 당시 술자리가 고역이었던 이들에게는 다시는 돌아가기 싫은 과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소맥 시대’에 옛날 옛적의 ‘양폭’ 이야기를 꺼낸 건 위스키와 맥주를 따로 마시는 음용법을 소개하기 위해섭니다. 한국에선 회식 문화 등의 영향으로 위스키+맥주 폭탄주가 대중화됐지만, 사실 위스키의 본고장인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위스키와 맥주를 함께 즐기는 일반적인 방법은 폭탄주보다는 맥주를 ‘체이서’(Chaser)로 이용하는 것이랍니다. 체이서란 ‘독한 술 뒤에 마시는 음료’를 뜻하는 영단어입니다. 체이서의 개념을 듣고 “아니, 술을 마시고 안주 대신 또 술을 마신다고?”라고 고개를 젓는 사람도 있을 텐데요. 국(맥주)에 밥(위스키)을 말아먹느냐, 따로 먹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받아들이기가 쉽겠네요. 물론 술의 존재 목적은 즐기는 데 있으므로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취향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다양한 방법을 알고 시도해 보는 것도 좋겠죠. 체이서 음용법은 간단합니다. 바에서 위스키 샷과 맥주 한 잔을 함께 주문해 위스키를 마시기 전이나 후에 맥주를 마시면 됩니다. 이를 미국에선 ‘어 샷 앤드 어 비어’(a shot and a beer)라고 하고, 스코틀랜드에선 ‘어 호프 앤드 어 호프’(a hauf and a hauf)라고 한답니다. 에든버러에는 이 이름으로 위스키증류소와 크래프트맥주 양조장을 같은 날 연이어 투어하는 여행 프로그램도 있을 정도입니다. 다만 위스키의 풍미가 더욱 진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맥주를 먼저 한 모금 마시고 위스키를 마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위스키에 체이서로 맥주를 즐기기 위해선 매칭하는 법도 중요합니다. 위스키와 맥주 모두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서로의 풍미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선택을 해야 하는데요. 때문에 비슷한 풍미를 가진 술끼리 묶어서 마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셰리오크에서 숙성돼 강한 과일향을 뿜어내는 위스키는 새콤한 사우어 맥주와 잘 어울립니다. 바닐라향이 특징인 미국의 버번위스키에는 유당이 들어간 흑맥주(밀크 스타우트)를 추천합니다. 입안에서 폭발적인 바닐라의 달콤한 향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홉이 많이 들어가 쌉쌀한 맛을 내는 인디아페일에일(IPA) 맥주에는 호밀이 들어가 알싸하고 스파이시한 맛이 매력적인 라이 위스키도 괜찮겠네요. 마침 세분화된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최근 소비 시장 트렌드 영향으로 국내에는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다양한 위스키와 크래프트맥주가 들어와 있습니다. 위스키를 떠올리면 과거 ‘양폭’이 생각나 손사래를 쳤던 사람이라면, 혹은 ‘소맥’에만 익숙해 술이 가진 섬세한 맛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번 주말, ‘위스키 체이서’로 맥주를 마셔보는 건 어떨까요? 먼 훗날, 누군가에게 과거를 회상하며 “당시 나는 위스키에 맥주를 체이서로 즐겼지…”라고 말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macduck@seoul.co.kr
  • 약주·막걸리·고급 증류주… 추석 차례상 전통주 바람 분다

    약주·막걸리·고급 증류주… 추석 차례상 전통주 바람 분다

    추석을 앞두고 전통주 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전통주의 인터넷 판매가 허용되고 2030세대를 겨냥한 전통주 전문점 등이 속속 생겨나면서 주 소비자층이 젊어졌고, 일본산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한국 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 또한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여름 우리 술 전문 매장인 신세계백화점 우리술방 매출은 지난 봄 대비 1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술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이번 추석 차례상에는 ‘다양성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제사상 전용 술로 ‘정종’이라고 불리는, 일본식 청주 스타일의 특정 제품이 독식을 했지만 전통주가 새 트렌드로 떠오른 최근에는 고급 증류주, 약주, 탁주 등 다양한 우리 술을 올리려는 분위기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전통주 소개 사이트인 ‘대동여주도’를 운영하는 이지민 대표와 명절 차례상에 올린 뒤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즐길 만한 우리 술을 추려 봤다.●약주 -그리움 : 경기 용인의 양조장 ‘술샘’에서 빚는 차례주다. 술의 이름인 ‘그리움’에는 소중한 인연에 감사하고 조상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을 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일본식 누룩인 입국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 연구소에서 개발한 누룩과 질 좋은 경기미, 경기도 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토종 효모를 이용하여 어떠한 첨가물도 넣지 않고 빚은 순수한 술이다. 은은하게 올라오는 과실향을 느낄 수 있으며, 단맛이 적고 깔끔한 맛과 부드러운 목넘김을 가져 명절 음식 특유의 기름진 음식과 함께 마시기 좋다. 알코올 도수 14도, 700㎖, 1만 5000원.-사시통음주 : 2008년부터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면서 자취를 감추고 문헌으로만 존재하는 우리 술 600여 가지를 연구하여 복원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국순당이 복원한 대표적인 우리 술이다. 사시통음주는 사시사철 빚어 친구들과 통하며(通) 마셨던(飮) 술이라는 뜻으로 술 만드는 법(酒作法 찬자 미상, 1800년도 말엽의 한글 필사본)에 수록되어 있는 제법으로 복원했다. 원료는 쌀과 밀가루인데 발효주 치고는 높은 알코올 도수에도 부드러운 목넘김, 감칠맛 나는 신맛과 산미가 일품이다. 이 산미는 원재료 중 1%의 함량인 밀가루가 내는데, 이 밀가루가 독특한 감칠맛을 끌어 낸다. 사시통음주의 산미는 다소 느끼할 수 있는 고기의 기름기를 깔끔하게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각종 고기류를 비롯해 한식 요리에도 두루 잘 어울린다. 알코올 도수 18도, 550㎖. 6만원.-천비향 : 기름진 쌀이 나는 것으로 유명한 경기 평택에서 오양주(五釀酒) 제조법으로 생산되는 술. 오양주 제조법은 술 빚기를 다섯 차례 반복하는 것으로 덧술을 여러 번 하다 보니 일반 술에 비해 4배가 넘는 쌀이 들어가고 발효시간도 길다. 3개월간의 장기발효 과정과 9개월간의 저온숙성을 거쳐 완성된다. 천비향은 멜론, 사과, 모과 등 갖가지 과일향을 지녔다. 오로지 쌀과 누룩만으로 만들어 낸 향으로 누룩은 단 1%만 들어갔다. 다른 발효제는 일체 쓰지 않는다. 2016년엔 청와대 만찬주로도 선정됐다. 알코올 도수 16도, 500㎖, 3만원.●막걸리(탁주) -풍정사계 추 : 가을의 풍요로움을 알리는 추석과 가장 잘 어울리는 술. 청주 청원군 내수면 풍정리 양조장에선 제품의 스타일마다 춘, 하, 추, 동 사계절의 이름이 따로 붙는다. 이 가운데 가을의 추수, 수확의 기쁨을 담아낸 추는 국내산 쌀과 전통 누룩, 청주 청원군의 좋은 물로 빚어낸 탁주다. 어떠한 인공, 첨가물이 가미되지 않아 자연스럽고 깔끔한 맛과 향을 지녔다. 특유의 꽃향이 있으며 은은한 단맛을 느낄 수 있다. 목넘김이 부드럽고 감미로워 여성들이 마시기에 좋다. 가을 술 말고도 봄, 여름, 겨울을 대표하는 술도 꼭 맛보길 권한다. 춘(봄)은 약주, 하(여름)는 과하주, 동(겨울)은 증류주다. 춘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시 만찬주로도 선정돼 인기를 끌었다. 알코올 도수 12도, 500㎖, 1만 5000원-향수 :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밀 막걸리. ‘막걸리=쌀막걸리’의 공식이 성립된 건 1990년 이후부터다. 6·25전쟁이 끝나고 힘겹게 살았던 과거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 준 술은 밀로 만든 막걸리였다. 1965년 정부가 양곡관리법을 발표해 귀한 쌀로 술을 빚는 것을 금하면서 대부분의 양조장들이 25년간 미국에서 수입한 밀가루로 막걸리를 빚었기 때문이다. 이후 한국인에게 ‘쌀밥’의 특별함이 사라지면서 흔했던 ‘밀 막걸리’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됐지만 주당들은 여전히 밀 막걸리 특유의 구수한 맛을 잊지 못한다. 90년 넘는 역사를 이어 온 충북 옥천의 ‘이원 양조장’에선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밀 막걸리를 빚는다. 막걸리 이름도 예전을 그리워한다는 의미의 향수다. 100% 우리 밀로 만든 막걸리로 인공감미료는 일체 넣지 않았으며 특유의 걸쭉한 맛과 질감이 일품이다. 알코올 도수는 9도, 700㎖, 6500원.●증류주 -감홍로 : ‘조선의 위스키’로 불리는 한국 증류주를 대표하는 술. 그 맛이 달고(甘) 붉은 빛깔(紅)을 띠는 이슬 같은 술(露)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감홍로의 은은한 붉은 빛깔과 깊은 맛에 평양의 주당과 기생들은 이 술을 최고의 술로 쳤다. 감홍로의 주원료는 쌀과 조, 한약재다. 장에 좋다는 용안육, 정기를 북돋아 준다는 정향, 비타민이 풍부한 진피, 풍을 막아 준다는 방풍, 향긋한 계피, 생강, 달콤한 감초 등이 들어간다. 이 약재들이 어우러져 혈을 뚫고 기를 세우고 장을 보호하며 배를 따뜻하게 해 준다고 해서 왕실에선 약을 끓일만큼의 시간도 없이 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일 때 약 대신 급히 감홍로를 처방하기도 했다. 도수가 높지만 목넘김이 부드럽고 약재향이 은은하다. 알코올 도수 40도, 400㎖, 4만 5000원.-삼해소주 : ‘서울’의 술이 삼해소주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삼해소주는 송절주, 향온주, 삼해약주와 함께 서울시에서 무형문화재 술로 지정한 4개의 술 중 하나로 1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전통 명주다. 고려시대에도 마셨다는 기록이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풍류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쌀이 많이 들어가고 증류한 뒤 얻게 되는 소주의 양이 적어 고급 술에 속했다. 재료는 맵쌀과 찹쌀, 물과 누룩이다. 일년에 딱 한 차례 빚는 삼해주는 정월 첫 돼지날, 해(亥)일에 밑술을 담근다. 이어 돼지날마다 두 번 더 덧술을 해서 익힌다. 보통 100일의 숙성 시간이 필요해 백일주로 불리기도 했고, 버들가지 꽃이 나올 때쯤 마신다고 해서 유서주라고 부르기도 했다. 여러 번의 저온 숙성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맛과 향이 깊다. 세 번에 걸쳐 맛을 보길 권한다. 마실 때마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이 조금씩 바뀌며 마지막 세 번째 잔에서 그 맛과 향이 극대화된다. 농축미가 돋보이고, 입안 가득히 퍼지는 상쾌한 맛이 일품인 술이다. 증류주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맛봐야 할 술. 알코올 도수 45도, 400㎖, 7만 7000원.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한 방울로도 폭발적인 풍미, 발사믹 식초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한 방울로도 폭발적인 풍미, 발사믹 식초

    먹거리에 자부심이 대단한 이탈리아가 특별히 자랑하는 가공품이 있다. 갖가지 모양의 건조 파스타와 세계 최고 품질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치즈의 왕좌를 놓고 겨루는 모차렐라와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그리고 육가공품 중에서는 돼지 뒷다리를 통째로 소금에 절여 만든 프로슈토, 지방이 먹음직스럽게 박혀 있는 분홍빛 햄 모르타델라, 그리고 염장 건조 소시지인 살라미가 저마다 국가대표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더해 빠지면 섭섭할 그 이름, 바로 발사믹 식초다. 발사믹 식초는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와 레지오 에밀리아에서 전통방식대로 만든 것을 의미한다. 전통방식을 간략히 설명하면 이렇다. 먼저 트레비아노와 람부르스코란 포도를 수확해 으깨 즙을 만든다. 이 즙을 끓여 걸쭉하게 졸인 후 일종의 포도 시럽으로 만든 뒤에 큰 나무통에 넣는다. 통 안에서 효모의 작용으로 당분이 알코올로 변하고 알코올은 초산균에 의해 식초로 바뀐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포도식초 제조과정과 다르지 않다. 이후 나무통에서 최소 12년 이상을 숙성시키는데, 흥미로운 건 나무통을 주기적으로 바꿔 준다는 점이다. 전통 발사믹 식초는 대부분 크기가 다른 여러 나무통에 옮겨 담긴다. 우선 나무의 향을 입히기 위해서다. 와인이나 위스키가 오크통에 숙성되면서 나무 향미 물질을 머금는 것처럼, 전통 발사믹 식초도 오크나무와 밤나무, 체리나무 등 다양한 나무통 안에서 독특한 향을 갖게 된다. 어떤 생산자는 특정 나무통만 고집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 전통 발사믹 생산자들은 위스키를 블렌딩하듯 다양한 종류의 나무통을 쓴다. 크기가 다른 나무통에 번갈아 옮겨 담는 두 번째 이유는 생산성 향상과 맛의 균질화에 있다. 최소 12년을 숙성시키는데, 그동안 한 통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 통은 못 쓰게 될 수 있고 다른 통에서 숙성시킨 발사믹 식초와 맛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런 위험요소를 제어하기 위해 ‘솔레라’라는 방식을 쓴다. 숙성 연도가 다른 통에서 내용물을 꺼낼 때 다 꺼내지 않고 어느 정도 남긴 후 이전 연도 혹은 새 내용물을 넣는다. 이렇게 하면 어느 정도 맛을 균일화하고, 한 번에 한 통을 다 소진하지 않고도 오랫동안 숙성까지 가능하다. 이 방식은 셰리 와인, 위스키를 만들 때도 유용하다.오래 묵은 장이 맛이 깊어지듯 발사믹 식초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서 발사믹 식초가 원래 갖고 있던 당분과 유기산의 농도도 진해지는데 12년 정도가 지나면 통 안의 내용물은 단순히 식초라고 부를 수 없는 그 이상의 무엇이 되어 있다. 한 방울 떨어뜨려 맛을 보면 나무의 진한 향미가 어우러진 짜릿한 산미와 달콤함이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는데, 그 춤이 꽤 길다. 한 방울로도 폭발적인 풍미를 선사하고, 입안에 계속 머물게 되는 마법과도 같은 맛을 남기는 게 전통 발사믹 식초의 힘이다.전통 발사믹 식초는 요리사가 손을 더 댈 것도 없는 하나의 완전한 음식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전통 발사믹 식초를 올리브유에 섞어 빵에 찍어 먹거나 하지 않는다. 진한 시럽같이 걸쭉한 전통 발사믹 식초는 다른 완성된 요리에 한두 방울 정도 떨어뜨려 맛을 더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프로슈토나 모르타델라, 모차렐라와 같이 열을 가할 필요가 없는 완성된 가공품에 화룡점정을 찍는 정도랄까. 사실 전통 방식으로 만든 발사믹 식초는 흔하지 않다. 여기엔 ‘전통’이라는 이름과 ‘DOP’라는 원산지 보호 표시가 붙는다. DOP는 모데나와 레지오 에밀리아에서만 생산된 것에만 붙일 수 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대부분의 발사믹 식초는 대개 이름만 발사믹일 뿐 단기간에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상업적 발사믹 식초다. 오랫동안 숙성시키는 대신 와인 식초와 색소, 캐러멜 등을 첨가해 2개월, 많게는 3년 정도의 숙성을 통해 전통 발사믹 식초의 맛과 향을 모방한 이런 제품들은 지리적 보호 표시인 IGP로 표기된다.혹자는 IGP 발사믹 식초를 ‘가짜’라고 폄훼하기도 하지만 나름의 존재가치는 있다. 모두가 전통 방식대로는 만들 수 없을뿐더러 모두가 비싼 발사믹을 사서 먹을 수도 없다. 오히려 상업적으로 대량 생산되는 제품이 있기에 전통 방식대로 만든 발사믹의 위상이 더 값지게 평가받을 수가 있는 셈이다. DOP 규정은 어디까지나 전통의 유지와 보호가 목적이다. 규정이 엄격하고 까다로워 생산자의 창의성이 발현되기도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그러니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이에게 DOP 표기가 없는 전통 발사믹 식초가 아닌 걸 선물받더라도 너무 기분 나빠 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 추락하는 위스키 시장… 반등 꿈꾸는 업계 생존전략

    추락하는 위스키 시장… 반등 꿈꾸는 업계 생존전략

    골든블루, 4종 가격 평균 14% 인하 임페리얼 이달 초 내려… 윈저 내릴 듯 주류 라인업 확대… 매각·구조조정도경기 불황, 김영란법, 음주 문화의 변화 등으로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국내 위스키 업계가 갖가지 생존 전략으로 반등을 꿈꾸고 있다. 가격 인하와 주류 라인업 강화, 브랜드 매각 등 살아남기 위한 이들의 몸부림은 절박하기만 하다. 지난해 위스키 출고량은 149만 2459상자로 전년 대비 6.2% 감소했다. 10년 전인 2008년(284만 1155상자) 상황과 비교하면 시장 규모가 반 토막이 난 상황이다.20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 위스키 브랜드는 가격 인하를 통해 위스키를 외면해 온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이날 골든블루는 위스키 4종의 가격을 평균 14% 인하한다고 밝혔다. 앞서 임페리얼을 판매하는 드링크인터내셔널은 업계 최초로 지난 1일부터 위스키 가격을 15% 내렸다. 이로써 국산 위스키 ‘톱3’ 브랜드 가운데 2개가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나머지 1개인 윈저를 가진 디아지오코리아는 “가격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밝혔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윈저도 대세에 따라 곧 가격을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한 번도 내려간 적이 없었던 위스키의 가격 인하가 가능해진 것은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국세청 고시 ‘리베이트 쌍벌제’의 영향이 크다.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는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측과 받는 쪽 둘 다 처벌하는 제도다. 리베이트 관행이 특히 뿌리 깊었던 위스키 업계는 새 고시 시행으로 인해 리베이트 비용을 줄이고 가격을 내릴 여지가 생겼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베이트 쌍벌제는 하늘이 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위스키 비즈니스가 B2B에서 B2C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매력적인 가격과 시음회 등 프로모션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적극 어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스키 회사들은 동시에 기타 주류 라인업을 늘리는 등 사업 다각화도 꾀하고 있다. 시장 자체가 축소되면서 위스키로만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골든블루는 덴마크 맥주 칼스버그의 국내 유통권을 획득했으며 주류업체 오미나라와 손잡고 고급 사과증류주를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 2월 ‘홉하우스13’이라는 맥주 신제품을 3년 만에 내놓았다. 마지막 생존 카드는 브랜드 매각과 구조조정이다. 글로벌 위스키 회사 페르노리카 한국 법인인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올 초 임페리얼 영업·판매권을 드링스인터내셔널에 넘긴 뒤 희망퇴직을 받아 220여명이었던 정규직을 90여명으로 대폭 줄였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애주가 가슴에 불 지피는 한정판 소주, 일품진로 19년산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애주가 가슴에 불 지피는 한정판 소주, 일품진로 19년산

    무언가에 미쳐 본 경험이 있는 마니아라면 ‘한정판’이라는 단어만 봐도 가슴이 설렐 겁니다. ‘패피’(패션피플)들은 유명 브랜드 간의 협업을 통해 나온 특별한 디자인의 상품을 사기 위해 출시 한참 전부터 예약을 하거나 복잡한 해외직구도 마다하지 않죠. 한정판 상품은 지속적으로 나오지 않기에 특정 제품은 중고 시장에서 원가를 훨씬 웃도는 가격에 거래될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마찬가지로 술을 좋아하는 이들은 병 라벨에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이라고 적혀 있는 것만 봐도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지금 아니면 다시는 구매하지 못하는, 선택받은 사람들만 마실 수 있는 술을 간직하는 건 ‘술 덕후’들에게 삶의 큰 기쁨입니다. 일례로 지난해 말 영국 스코틀랜드 위스키 브랜드 조니워커가 미국 HBO의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마지막 시즌을 기념하며 출시한 ‘화이트 워커’ 시리즈는 국내에 출시되자마자 품절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경기 불황 등으로 더이상 소비자들이 예전만큼 위스키를 찾지 않아 위스키 시장 규모가 반 토막이 난 상황에도 말입니다. 최근 국내 술 덕후들의 열정에 불을 지피고 있는 술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국민 소주’ 참이슬을 만드는 하이트진로에서 지난달 출시한 한정판 ‘일품진로 19년산’인데요. 일품진로는 이 회사의 프리미엄 증류주 브랜드입니다. 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타서 만드는 ‘희석식 소주’가 아니라 100% 쌀을 증류해 만든 ‘오리지널 소주’라는 뜻입니다. 오크통에 19년간 숙성한 이 술은 딱 9000병만 생산됐는데 마트 등 일반 소매점에서는 구할 수 없고 음식과 술을 함께 파는 식당에 가야만 마실 수 있습니다.이에 따라 업장을 운영하는 외식업계 ‘사장님’들 사이에선 일품진로 19년산을 구하기 위해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1박스에 6병 든 일품진로 19년산 2박스를 확보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식당 대표는 매장 냉장고에 진열돼 있는 검정색 술병을 자랑스럽게 보여 주면서 “평소 도매상과의 돈독한 신뢰 관계를 쌓아 놓은 것이 비결”이라고 말하더군요. 반면 지방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들은 “서울과 수도권에서만 물량이 풀려서 우리는 주문할 기회도 없었다”면서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판매 속도가 빨라 출고 기준으로 완판된 상태”라고 전하더군요. 지난해 6000병 한정으로 나온 일품진로 18년산 역시나 품귀현상을 빚었고요. 이쯤 되면 대체 일품진로 19년산이 얼마나 귀하신 몸이기에 이 난리일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맥주회사 하이트는 2005년 소주회사 진로를 인수합병하면서 진로가 이천공장에 만들어 놓았던, 증류 원액이 담긴 수천개의 오크통을 발견했습니다. 과거 진로는 이 원액을 희석식 소주에 섞어 ‘참나무통 맑은소주’라는 이름으로 팔았지만 경영 악화로 제품을 단종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하이트진로는 고심 끝에 재고 처리를 위해 ‘일품진로 10년’을 내놓았고, 이후 프리미엄 소주 시장이 커지면서 일품진로는 이 시장을 선점하게 됩니다. 마침내 원액은 거의 바닥나 2017년엔 이 상품이 단종되기에 이르렀습니다. 한때 마트에서 1만원대에 팔렸던 일품진로 10년은 현재 중고 시장에서 10만원 이상에 거래될 정도입니다. 대신 나오는 ‘일품진로 1924’는 숙성탱크에 6개월 숙성시킨 술입니다. 그러니까 이 ‘19년산’은 하이트진로가 프리미엄 마케팅을 위해 아껴둔 소량의 원액입니다. 희귀성에 열광하는 ‘술 덕후’들의 마음을 충분히 뒤흔들만 하죠. 병마다 고유의 번호가 찍혀 있는 것도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고요. 맛도 특별하냐고요? 긴 시간을 오크에서 보낸 소주는 은은한 캐러멜향을 뿜어냈는데 이 아로마가 부드러운 질감과 완벽하게 어우러져 도수가 31도임에도 훌러덩 넘어가는 마력을 지녔더군요. 고급 소주와 위스키의 장점만을 모아 놓은, 소주의 한계를 뛰어넘은 술이라 느껴졌습니다. 내년에 한정판이 또 나온다면 ‘일품진로 20년산’이 되겠죠. 이 한정판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하이트진로는 “원액은 정말 소량 남아 있다”면서 “일품진로를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매년 1만병 이하의 한정판을 생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acduck@seoul.co.kr
  • 가짜 양주 꼼짝 마!…위스키 미세 차이 감별하는 ‘인공 혀’ 개발

    가짜 양주 꼼짝 마!…위스키 미세 차이 감별하는 ‘인공 혀’ 개발

    위스키의 미묘한 차이까지 감별할 수 있는 ‘인공 혀’를 과학자들이 개발해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영국 글래스고대 등 연구진이 서로 다른 참나무통에서 숙성된 같은 종류의 위스키를 99% 이상의 정확도로 감별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냈다. 또한 이 장치는 위스키의 12년산과 15년산 그리고 18년산 등 생산연도는 물론 복잡한 혼합물에 들어있는 여러 가지 화학물질의 차이까지도 구별할 수 있다.이에 대해 이번 연구의 책임저자인 알래스데어 클라크 글래스고 공대 박사는 “이 장치는 인간의 혀와 비슷하게 작동하므로 우리는 인공 혀라고 부르고 있다”면서 “인간처럼 커피와 사과 주스의 서로 다른 맛을 내는 각각의 화학물질을 식별할 수는 없지만, 복잡한 화학적 혼합물 간의 차이는 쉽게 구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 혀는 맛을 느끼는 감각 세포가 몰려있는 세포인 미뢰 역할을 하는 금과 알루미늄으로 된 체스판 패턴의 작은 판 위에 배치된다. 그 위에 위스키를 부어 밑에 있는 각 금속판이 어떻게 빛을 흡수하는지를 조사한다. 금과 알루미늄 조각의 몇몇 색 변화를 측정해 검사 대상인 위스키를 시료별로 측정, 각 자료의 통계 분포도를 작성한다. 또한 이 장치는 값비싼 희귀 위스키가 진짜인지 아니면 가짜인지를 알아낼 수 있어 품질 관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가짜 양주에 대한 대책으로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뿐만 아니라 휴대가 용이하고 재사용할 수 있어 식품의 안전성 검사와 안전 보장 등 분야에 있어서도 활용할 수 있다. 위스키 업계에서는 급증하는 가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위스키 감정과 컨설턴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빈티지 위스키 업체 ‘레어 위스키 101’가 2년간 시중에서 구한 가격 1만파운드(약 1400만원) 이상의 희귀 빈티지 스카치위스키 55병에 대해 스코틀랜드대 환경연구센터(SUERC)를 통해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법을 이용한 실험실 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그중 21병이 가짜로 밝혀졌고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총 63만5000파운드(약 9억39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위스키 전문가 모임인 ‘키퍼스 오브 더 퀘익’의 애너벨 메이클 회장은 이번 인공 혀 기술 개발 소식에 업계가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클 회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업계로서는 가짜 위스키 퇴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 환영할 것”이라면서 “감별 작업 중 일부를 이 기술로 대체하면 마스터 블렌더(위스키 제조장인)들 역시 고마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세한 연구 결과는 나노물질 분야 대표 국제학술지 ‘나노스케일’(Nanoscale) 최신호(3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 출시…그래픽 성능 높이고 아키텍처 혁신

    [고든 정의 TECH+]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 출시…그래픽 성능 높이고 아키텍처 혁신

    인텔이 아이스 레이크 (Ice Lake)로 알려진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노트북 제조사들에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출시된 제품들은 TDP 9 ~ 28W 사이의 저전력 노트북 및 태블릿 CPU로 일반 소비자가 시중에서 CPU만 구매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현재 선적이 시작됐다면 소비자가 이를 사용한 노트북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연말쯤이 될 것입니다. 다만 해외 IT 관련 매체들은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사용한 프로토타입 노트북을 사용해 간단한 벤치마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CPU 성능 향상은 인상적이지 않지만, GPU 성능 향상은 괄목할 만한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인텔은 2011년 출시한 샌디브릿지 이후 미세 공정과 마이크로 아키텍처를 조금씩 개선해 나갔습니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인 AMD가 젠(Zen) 아키텍처를 선보이며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바짝 추격하자 지지부진했던 10nm 미세 공정 이전을 서두르면서 아키텍처를 대대적으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물론 보안 문제 역시 아키텍처 개혁의 중요한 이유입니다. 아이스 레이크는 그 첫 결과물입니다. 인텔은 정식 출시 전 아이스 레이크에 적용된 서니 코브 (Sunny Cove) 아키텍처가 스카이레이크 계열 CPU보다 18% (같은 클럭에서 성능을 평가하는 IPC 기준) 정도 성능이 향상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모습을 드러낸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CPU 성능은 전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텔이 공개한 슬라이드에 따르면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15W 제품군에서 싱글 쓰레드 기준으로 5세대 코어 프로세서(브로드웰)보다 47% 빠릅니다. 8세대 코어 프로세서 (위스키 레이크)가 5세대보다 42% 빠르다는 점을 생각하면 미미한 차이입니다. 그 이유는 작동 클럭이 낮아진데 있습니다.10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Core i7-1065G7의 작동 속도는 베이스 1.3GHz/터보 3.9GHz인 반면 8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Core i7-8565U의 작동 속도는 베이스 1.8GHz/터보 4.6GHz입니다. 같은 클럭에서 성능이 높아지긴 했는데, 대신 작동 클럭이 낮아지면서 정작 성능은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10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서니 코브 아키텍처의 1세대 제품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앞으로 몇 세대를 지나면서 점점 클럭을 높이고 아키텍처와 미세 공정을 개선하면 성능이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AMD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인 라자 코두리를 영입해 지금까지 큰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GPU를 대폭 개선했습니다. 일부 게임 벤치마크 결과만 공개되었지만, 기존의 인텔 내장 그래픽보다 두 배 이상의 성능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드라이버 최적화 이후 성능이 기대됩니다. Gen11 내장 GPU는 전 세대 GPU보다 훨씬 많은 32/48/64개 실행유닛 (EUs)을 탑재했을 뿐 아니라 아키텍처를 대폭 개선해 성능을 끌어올렸습니다. 덕분에 강력한 그래픽 성능을 지닌 AMD의 모바일 CPU와 어느 정도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지포스 MX150/250 같은 보급형 그래픽 카드의 위치는 다소 위태로워졌습니다. 휴대성과 배터리 지속 시간이 중요한 노트북에서 별도의 그래픽 카드를 탑재한다는 것은 추가 비용은 물론 발열, 배터리 지속 시간, 무게 등 여러 가지 약점을 감수할 만큼 성능 향상이 있을 때만 가능한 일입니다. CPU 내장 그래픽이 이 성능 차이를 크게 좁혔다면 당연히 CPU 내장 그래픽만 탑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보급형 그래픽 카드의 성능을 지금보다 더 높여야 할 이유가 생긴 것입니다. 반대로 소비자는 얇고 배터리가 오래 가는 노트북과 태블릿으로 지금보다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당연히 소비자에게 유리한 변화입니다. 이외에도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에는 여러 가지 새로운 기술들이 녹아 들어가 있습니다. 인공지능 전용 명령어 세트인 인텔 딥러닝 부스트 (Intel DL Boost), AVX-512, LPDDR4X 3733 메모리 지원, 와이파이 6와 썬더볼트 3 기본 통합으로 소비자들은 신기술을 추가 비용이나 하드웨어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통해 인텔은 계속해서 프로세서 성능을 높이고 기능을 추가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프로세서 기술의 발전은 과거보다 느려졌지만, 우리를 편리하게 만드는 기술적 진보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저스티스’ 나나, 돌진하는 트럭에 목숨 위협 “긴장감 폭발 엔딩”

    ‘저스티스’ 나나, 돌진하는 트럭에 목숨 위협 “긴장감 폭발 엔딩”

    배우 나나가 드라마 ‘저스티스’에서 카리스마와 위트, 애틋함까지 겸비한 다채로운 매력으로 극을 가득 채웠다. 지난 25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저스티스’ 7-8회에서 서연아(나나 분)는 7년 전 아현동 사건이 단순한 범죄가 아닌 연쇄살인 사건임을 인지하고 더욱 심층적인 수사를 진행, 진실에 한 발 다가섬과 동시에 교통사고로 목숨을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아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서연아와 마형사(이학주 분)는 7년 전 사건의 마지막 단서인 장엔터를 파기 위해 잠복 수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서연아는 과거 자신이 길거리 캐스팅을 받은 적이 있음을 밝히면서 “제 이미지가 약간 화려하면서도 기품 있고 우아하면서도 세련되고 막 그렇잖아요?”라고 능청스럽게 자화자찬해 긴장감 넘치는 사건들 사이 위트 있는 웃음으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그러다가도 서연아는 수사 앞에서는 예의 날카로운 눈빛과 카리스마를 장착, 신인 여배우들의 연쇄 살인을 알아채는가 하면 송회장(손현주 분)의 범중건설 자금이 장엔터 대표 장치수(양현민 분) 내연녀의 위스키바를 거쳐 장엔터로 흘렀음을 파악하는 등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데 성공했다. 이에 장엔터로 향한 서연아는 “누가 죽였을까요?”라는 질문으로 장치수를 압박, 강형사(이대연 분)의 죽음을 언급하면서 “그러면 보통 무서워서라도 이 사건 못 파겠죠? 근데 나는 파요”라며 뻔뻔한 장치수의 태도에도 아랑곳 않고 불도저 같은 거침없는 경고를 날려 사이다를 안겼다. 특히 서연아는 수사 차 방문한 장치수 내연녀의 바에서 이태경(최진혁 분)과 우연히 마주하고 찰나의 순간에 흔들리는 눈빛으로 미묘한 기류를 풍긴 것에 이어 이태경에게 진심으로 송회장의 의심스러운 점을 털어놓으며 송회장 조사에 도움을 줄 것을 요청해 앞으로의 이야기에 흥미진진함을 더했다. 이처럼 나나는 악인들 앞에서는 여유로운 웃음 뒤 굳은 표정을 보이며 카리스마를 배가시키는가 하면 옛 연인과 갑작스러운 만남을 떨리는 눈동자로 표현하는 등 디테일을 살린 연기로 극의 집중도를 높였다. 또한 방송 말미 자신에게 돌진하는 트럭을 발견하고 공포로 가득한 표정으로 숨 막히는 엔딩을 장식해 다음 주 방송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폭발하고 있다. 한편, 나나가 출연하는 드라마 ‘저스티스’는 매주 수, 목 밤 10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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