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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시대가 원하는 ‘좋은 사람’ 의미는…

    이 시대가 원하는 ‘좋은 사람’ 의미는…

    필요한 사람인가/한상복 엮음/위즈덤하우스/280쪽/1만 3000원 사람은 누구나 타인에게 착한 사람, 좋은 사람,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하지만 학창시절 도덕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살아가다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사람 좋은 미소 뒤에 적당한 이기심을 감추고 눈치껏 살아가는 게 상책이다. 착하게 살 것을 배웠지만 정작 자신을 지켜주는 건 이기심인 모순 가득한 세상이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고민은 불현듯 떠올라 우리의 양심을 쿡쿡 찌른다. 일찍이 17세기 유럽의 현자들은 이 같은 고민에 통렬한 해답을 내놓았다. 발타자르 그라시안과 프랑수아드 라로슈푸코, 장 드 라브뤼예르가 그들이다. 현대 자기계발의 시초라 불리는 이 현자들은 ‘어떻게 살아가는 게 인간다운 것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하며 인간의 위선과 허영, 이기심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이들은 부조리와 불합리로 가득한 시대에서 너무 착할 필요도, 또 지나친 이기심에 사로잡힐 필요도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저 이 모순을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현명함을 요구한다. 이들의 고민이 모이는 지점은 ‘필요한 사람인가’라는 대목이다. 이들은 자신의 쓰임이 소모되지 않으면서 남의 필요를 충족해 주는, 즉 자신의 쓰임으로 타인과 ‘윈·윈’하는 지혜를 강조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허당甲 vs 속물乙 가려운 곳 긁었소…SBS ‘풍문으로 들었소’ 인기 비결

    허당甲 vs 속물乙 가려운 곳 긁었소…SBS ‘풍문으로 들었소’ 인기 비결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이하 ‘풍들소’)의 인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자체 최고 시청률(12%)을 경신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청춘 스타나 화려한 화면을 앞세우지 않은 이 드라마가 입소문을 타고 있는 이유는 뭘까. 상류사회의 허위의식을 꼬집고 있는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일반적인 홈드라마들과는 달리 유머 코드를 유지하면서 날카로운 풍자를 구사한다는 데 있다. 정성주 작가는 드라마 ‘아줌마’(2000)에서부터 상류층이나 특권 계급을 풍자해 온 내공이 있다. 전작인 ‘아내의 자격’에서는 강남 아줌마들의 모습을 통해 부에 의해 세습되는 교육 문제를, ‘밀회’에서는 음악대학을 무대로 상류층에 편입되려는 엘리트 중산층을 조명했다. 부와 권력을 세습하려는 대한민국 초일류 상류층의 위선을 까발린 ‘풍들소’에서는 전작들보다 코믹한 터치가 늘었다. 고등학생인 아들의 혼전 임신으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서민 며느리를 받아들이지만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을 보여주고 번번이 예상 밖의 일이 터져 당황하는 집안의 가장이자 법무법인 대표 한정호(유준상)와 그의 부인 최연희(유호정)의 모습에는 시종 상류층의 위선에 대한 풍자와 조롱이 깃들어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 작품에서 한정호는 다소 과장스러운 표정과 몸짓을 하는데, 그 자체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시대적 ‘괴물’을 상징한다. 겉으로는 타인을 배려하는 척하지만 뒤로는 얄팍한 계략을 꾸미는 한정호의 가면을 벗겨내는 재미가 작품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선영 드라마평론가는 “지금까지는 주로 현실을 비판하거나 세태를 풍자하는 드라마는 사회고발극이나 장르물의 성격이었다. 하지만 ‘풍들소’는 홈드라마의 익숙한 틀거리를 하고서 상류세계의 속성을 파헤치는 파격이 있다”면서 “그것이 바로 웬만한 사회풍자극을 뛰어넘는 파괴력을 나타내는 배경”이라고 평가했다. ‘풍들소’의 인기로 새롭게 부상하는 용어가 이른바 ‘갑을 드라마’다. 권력의 갑을 관계를 드라마의 추동 소재로 삼되 이분법적 단순 논리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강점이다. 서민 며느리 서봄(고아성)의 초라한 친정집 등 드라마 속에는 다양한 갑을 관계가 등장하지만, 초반에는 그 집안이 꿋꿋이 거대 권력 사돈집에 굴하지 않고 자존심을 지키며 서봄 역시 틀에 박힌 신데렐라 유형이 아니라 주체적 인물로 그려진다. 그 파격의 묘미는 갈수록 더해진다. 권위의식에 찌든 시댁의 문화에 물들어 어느 순간부터 덩달아 ‘갑질’하는 서봄, 서서히 사돈의 경제력에 기대를 하는 친정식구들의 모습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근원적 속물근성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김선영 평론가는 “‘풍들소’에 등장하는 상류층에는 계급이 세분화돼 있어 인물 유형이 다양하다. 대부분의 갑을드라마에서 시청자들은 갑의 횡포에 분노하게 되는데, 이 드라마는 을의 속물근성을 함께 파헤쳐 모두가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고 짚었다. 또한 리얼리즘을 강조한 관찰형 드라마로서 끊임없이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한옥과 양옥이 결합된 극중 한정호의 집은 그 자체로 근현대에 걸친 상류계급의 세습화를 원색적으로 은유하고 있다. 안판석 PD는 인물의 클로즈업보다는 풀샷을 이용하고 집의 창문이나 문 등 다양한 프레임으로 일정 거리를 두면서 시청자들이 등장인물들을 관찰하도록 화면을 만든다. 환한 세트 조명이 아닌 어두운 일반 조명을 쓴 데도 이유가 있다. 드라마의 한 관계자는 “상류층의 허위의식에 현실감을 보태고, 그 사회의 기괴한 분위기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라면서 “그런 장치 덕분에 시청자들은 드라마 자체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공연리뷰] 연극 ‘갈매기’

    [공연리뷰] 연극 ‘갈매기’

    작가 지망생 트레블레프(윤정섭)는 연인이자 배우 지망생인 니나(조우현)와 뜨겁게 입을 맞춘다. 십수번 키스를 퍼붓는 그의 앞에서 “트리고린씨, 그 분 앞에서 연기하는 게 떨려”라는 니나. 트레블레프는 얼굴에서 웃음기를 싹 지우고 니나의 얼굴에 하얀 분으로 죽죽 선을 긋는다. 객석에서 웃음이 터지는 사이, 트레블레프는 사랑과 증오라는 양 극단의 감정을 찰나의 순간에 오간다. 게릴라극장 해외극페스티벌 체호프전의 두 번째 작품인 ‘갈매기’는 연희단거리패 대표인 배우 김소희의 단독 연출 데뷔작이다. 평단과 객석 양쪽에서 가장 사랑받는 배우이자 ‘혜경궁 홍씨’를 통해 연기가 절정에 달했다는 평을 듣는 그는 ‘갈매기’가 “배우를 위한 연극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의 해석을 거친 ‘갈매기’는 한마디로 팔딱이는 연기의 향연이다. 안톤 체호프의 극은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지워 주기 충분하다. 캐릭터 하나하나는 생동감이 넘치고, 이를 연기하는 연희단거리패의 배우들은 에너지로 가득하다. 무기력한 청년의 표상과도 같은 트레블레프는 트리고린에게 흔들리는 니나 앞에서 애증의 감정을 광기로 표출한다. 유명 여배우였던 과거에 취해 있는 아르카디나(황혜림), 고상한 듯 위선적인 유명 작가 트리고린(이원희) 등 인물들 저마다의 감정이 요동친다. 체호프의 희곡이 일상성에 주목한다는 그간의 평가에 매몰되지 않고, 그 일상 속에서 느끼는 사랑과 욕망, 꿈과 좌절을 역동적으로 끌어낸다. 트리고린이 책상을 옆으로 세우고 칠판 삼아 강의를 펼치는 등 희극성을 살린 연출도 돋보인다.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3막과 4막 사이다. 아르카디나는 트리고린을, 니나는 트리고린을, 트레블레프는 니나를, 저마다 사랑했던 이들의 뒤를 쫓으며 무대를 가로질러 뛰어다닌다. 인물들 간 엇갈린 욕망을 배우들의 동선과 시선으로 시각화하면서, 지리멸렬한 2년의 세월은 강렬한 1분짜리 무언극으로 압축된다. 4월 12일까지 서울 대학로 게릴라극장. 전석 3만원. (02)763-1268.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오늘의 눈] 킹스맨도 좀 보시죠/송수연 특별기획팀 기자

    [오늘의 눈] 킹스맨도 좀 보시죠/송수연 특별기획팀 기자

    스파이 액션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가 국내 극장가를 달구고 있다. 영화가 개봉된 전 세계 13개 지역에서 우리나라가 흥행수익 2위를 기록할 정도다. 이를 두고 ‘영국식 젠틀맨십이 통했다’, ‘B급 감성을 기발하게 풀어냈다’ 등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는데 유독 한국에서 인기를 끈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해 보인다. 다른 이유가 더 있지 않을까(주의: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다) . 킹스맨이 기존 스파이 영화와 다른 점 중 하나는 ‘악당 대 스파이’의 구도가 아니라 ‘악당과 전 세계 기득권 무리 대 스파이’라는 점이다. 억만장자 악당 발렌타인은 자원고갈의 위기에 놓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는 인간의 숫자를 줄여야 한다며 소수의 인간만 남겨놓은 채 인구를 몰살하려 한다.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 중에서도 탐욕스러운 자들이 악당의 계획에 동조한다. 킹스맨의 활약으로 발렌타인의 계획은 실패하고 이들도 최후를 맞는다. 음모를 꾸몄던 이들의 두상이 하나둘씩 오색착란하게 빛을 뿜으며 폭죽처럼 터지는 장면은 그야말로 이 영화의 압권이다. 대중 앞에서 짐짓 고귀한 척 가면을 썼던 권력자들의 머리도 여지없이 날아간다. 잔인해야 할 장면인데 오히려 무릎을 치며 박장대소했다. 평범한 소시민들이 학살당할 뻔한 상황이 역전되고 그동안 사회를 오염시키던 위선자들을 썩은 좁쌀을 골라내듯 솎아 냈다. 국내에서 킹스맨의 열기가 뜨거운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 관람객이 해외 관람객들보다 위선자들에 대한 응징에 더 큰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이 특권층에 대한 반감이 더 큰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두 달여간 특별기획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를 취재하면서 느꼈던 것도 그렇다. 사회 양극화가 이제는 감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고 사회제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악당 발렌타인의 논리도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하다. 19세기 영국의 고전파 경제학자인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이 떠올랐다. 맬서스는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기 때문에 인구 과잉, 식량 부족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정치권은 맬서스의 주장을 적극 받아들였다. 영화에서처럼 인구 말살까지는 아니지만 인구 증가 억제를 위해 빈민 구제방안 등을 무효화시키거나 보류시켰다. 이제 21세기의 기득권층은 ‘인구론’이 아닌 ‘경제위기론’으로 팻말을 바꿔 각종 사회복지 정책을 축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지나친 것일까. 한 영화의 흥행은 당시 사회적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다. 그런 점에서 정치인들이 킹스맨도 좀 보셨으면 좋겠다. 영화 ‘국제시장’이 흥행하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앞다퉈 극장으로 달려가지 않았던가. 킹스맨이 왜 유독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정치인들의 대답이 궁금하다. songsy@seoul.co.kr
  • [열린세상] 할머니 할아버지 모습 사라진 가족사진/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할머니 할아버지 모습 사라진 가족사진/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지난달 손주 녀석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구청 청소년회관을 빌려 발표회를 한다기에 모처럼 가족 나들이를 했다. 재롱잔치가 시작되기 전, 초대받은 손님들의 무료함을 달래주려, 무대 한쪽에선 원아(園兒)들의 가족사진을 주제로 한 슬라이드 쇼가 진행되고 있었다. 한 장 한 장 넘어가는 사진 속에는 엄마 아빠 형 누나 동생들과 함께 행복하게 웃음 짓는 주인공들 모습이 담겨 있었다. 처음엔 무심히 지나쳤는데 슬라이드가 여러 차례 돌아가는 동안 슬그머니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요즘은 엄마 아빠 혼자 자녀를 키우는 한부모 가족이 10쌍 중 최소 1~2쌍에 이른다는데, 조부모가 손자 손녀를 돌보는 조손(祖孫) 가족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는데, 심지어 결혼이주가족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데, 사진 속 가족은 하나같이 엄마 아빠에 한두 명의 자녀로 구성된 핵가족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슬라이드 쇼에 등장했던 가족사진 중엔 한부모 가족이나 조손 가족임을 굳이 알리고 싶지 않아 부부가 이혼하기 전 행복했던 시절 찍어두었던 사진도 있었을 것이요, 다문화가족임이 부끄러워 가족사진을 숨긴 경우도 있었을 게다. 사진 속에만 남아있는 엄마 아빠의 웃는 모습을 보며 우리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하기만 하다. 모름지기 가족이란 엄마 아빠와 아이들이 있어야 ‘정상’이란 고정관념이 강하면 강할수록 이른바 비정상가족에 대한 사회적 낙인 및 편견이 강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실제로 가족이라 부르기 민망할 만큼 서로에게 소원한 ‘빈 조개껍데기 가족’의 경우에도, 사실을 숨긴 채 밖을 향해 높은 성벽을 쌓고 겉으로 화목하게 사는 것처럼 위장하는 ‘요새가족’을 유지하는 경우가 늘어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부모 가족이나 다문화 가정처럼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가족의 현실이 가족사진 속에서 ‘정상가족’으로 위장되고 있는 건 아니겠는지. 뿐만 아니라 예전 안방이나 마루 한복판에 걸려 있던 가족사진 속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모시고 옆으로 뒤로 엄마 아버지 작은아버지 삼촌 외삼촌 고모 이모들이 죽 줄지어 서고 손자 손녀들이 가득했었는데, 확대가족의 번화한 모습이 담긴 가족사진은 이젠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만큼 희소해졌다. 하기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할머니 할아버지가 가족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 보니 ‘아니요’라고 답한 학생들 숫자가 10년 전에 비해 8배 이상이나 증가했다는 신문기사를 읽은 기억이 난다. 함께 살지 않기에 가족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 걱정되는 건 이제 고령화에 힘입어 할머니 할아버지는 기본이요, 증조할머니 증조할아버지도 살아 계시고, 때론 고조할머니 고조할아버지께서도 살아 계실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되는데, 함께 사는 엄마 아빠만 가족이라 생각한다면 진정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인구학자이자 미래학자인 토레스 길은 향후 인류 최대의 과제는 4세대 이상의 다세대(多世帶) 사회가 등장하면서 세대 간 공존의 지혜를 모색하는 것이 최대의 사회적 과제로 부각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제 방법은 유치원 때부터 살아있는 생생한 가족교육을 시작할 필요가 있으리란 생각이다. 한부모 가족이든, 조손 가족이든, 다문화 가족이든, 장애인 가족이든 놀림이나 차별의 대상이 아니라 스스럼없이 함께 어울리고 서로 돌봐주어야 할 우리의 이웃임을 가르쳐주어야 할 것이요, 함께 살지 않더라도 할머니 할아버지, 증조할머니 증조할아버지 모두 엄마 아빠를 낳고 길러주신 진짜 가족임을 경험하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차제에 유치원에서부터 가족을 주제로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하여, 할머니 할아버지는 물론이요 이모 삼촌에 사촌 동생에다, 가족처럼 친근하게 지내는 우리 이웃들까지 포함하는 다채로운 가족사진을 모아보는 건 어떻겠는지.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삼촌들이 가족 풍경에서 사라진 자리에 핵가족만 남아 있음은 역설이요, 사진 속에서만 핵가족의 행복을 시연해 보이는 것은 위선일 게다. 가족은 스스로의 모습에 솔직할 때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음을 어린 시절부터 느끼고 생각도록 해 주는 일, 작은 아이디어만으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 단순한 테러리스트인가… 무슬림 이상주의자인가… “IS가 궁금해” 이슬람 서적 봇물

    단순한 테러리스트인가… 무슬림 이상주의자인가… “IS가 궁금해” 이슬람 서적 봇물

    무자비한 인질 참수와 화형, 이슬람을 비하한 만평가를 향한 무차별 총격 등 자극적인 테러와 폭력으로 전 세계의 공분을 사고 있는 과격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지난달 시리아 접경지역인 터키 킬리스에서 잠적한 김모(18)군이 IS에 가담해 훈련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IS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맞춰 출판가에서는 이슬람 무장세력의 출현 배경과 활동 목적, 분쟁과 갈등으로 점철된 이슬람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는 서적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최근 출간된 ‘이슬람 불사조’(글항아리)는 IS의 정체와 그들이 궁극적으로 목표하고 있는 ‘칼리프 국가’ 건설의 전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칼리프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후계자 혹은 대리인으로 선발된 이슬람제국 최고통치자를 가리킨다. 저자인 로레타 나폴레오니는 이탈리아 출신의 테러리즘 전문가로 특히 테러조직의 자금 루트에 정통하다. 일본에서 지난 1월 번역 출간돼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올랐던 책은 IS가 중동의 오래된 종파 대립, 아랍민족주의와 서구의 갈등, 칼리프에 대한 해석 문제, 천연자원 쟁탈, 아랍 보수 왕정과 강대국들의 대리전쟁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얽혀 파생된 결과물이라는 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IS는 단순한 과격 테러리스트 조직이 아니라 칼리프 국가 건설을 꿈꾸는 국가(지향적) 세력”이라며 “이상적인 무슬림 국가, 즉 현대판 칼리프 국가의 부활은 IS 구성원들에게 모든 것을 뛰어넘는 결속력을 제공한다”고 진단했다. 저자에 따르면 IS 탄생의 역사적 근원은 서구 제국주의의 중동 분할 공작인 사이크스피코협정(19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며, 따라서 이들은 유대인이 이스라엘을 건국한 것처럼 예언자 무함마드의 권위를 이어받는 칼리프의 이름으로 국경선을 다시 긋는 ‘현대 중동의 재탄생’을 기획하고 있다. 20년간 테러집단의 재정 흐름을 분석해 온 저자는 IS를 세계화와 최신 테크놀로지에 의해 성장한 준(準)국가로 바라보며, 특히 경제력과 사회 인프라를 정치 주권보다 우선시한 조직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강성민 글항아리 대표는 “친서방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테러경제학에 초점을 맞춰 IS의 실체를 보여 줄 수 있는 책”이라며 “이슬람에 대한 포괄적 이해를 돕기 위해 ‘이슬람 총서’ 시리즈로 10여권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판사는 이슬람 근대성과 자유주의 및 과격분자들의 기만성을 다룬 슬라보이 지제크의 ‘신을 불쾌하게 만드는 생각들’, 프랑스 여기자의 지하드 잠입 취재기 ‘지하디스트가 되어라’, 독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이슬람 파시즘’ 등을 연이어 출간할 계획이다. 저명한 과학 저널리스트인 니콜라스 웨이드의 ‘종교유전자’(아카넷)는 종교의 이름으로 폭력과 전쟁을 일삼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빚어지게 된 연원을 파헤치는 책이다. 현직 언론인인 정의길 국제 전문기자가 쓴 ‘이슬람 전사의 탄생’(한겨레출판)은 현대 이슬람주의의 탄생에서 IS까지 지난 35년간 이슬람권에서 벌어진 일들을 분쟁을 중심으로 세밀하게 담아냈다. 그런가 하면 무슬림의 시각에서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본 만화도 출간됐다. ‘미래의 아랍인’(휴머니스트)은 독재자 카다피 치하의 리비아와 하페즈 알아사드 치하의 시리아에서 유년기를 보낸 작가 리아드 사투프의 자전적 그래픽노블이다. 지난달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만화축제인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의 대상 수상작이다. 30여년 전으로 돌아간 작가는 어떤 편견도 갖지 않은 순진한 소년의 눈으로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아랍 내부의 풍경을 담아낸다. 책은 특히 시리아 수니파 집안 출신으로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리아드의 아버지를 통해 과도기적 상황에 놓인 당시 아랍의 위선과 허위를 고발한다. 무슬림이지만 돼지고기를 먹고 기도도 하지 않는 아버지는 종교적 제약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도 아들에겐 쿠란을 외우게 한다. 서구 자본주의를 배척하는 듯하면서도 고급 외제차를 동경하는 그는 당시 아랍의 과도기적 상황을 고스란히 체화한 인물인 셈이다. 하지만 국내 독자들의 반응은 기대만큼 뜨겁지 않다. 휴머니스트의 위원석 교양만화주간은 “객관적인 시각을 제공할 수 있는 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중동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려는 독자들이 적은 편”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설연휴 놀거리·볼거리] 설레는 연휴, 多 같이 놀자!

    [설연휴 놀거리·볼거리] 설레는 연휴, 多 같이 놀자!

    손꼽아 기다리던 황금연휴, 모두가 고향 앞으로 향하는 시간이다. 모처럼 온 가족이 손잡고 박물관, 전시장을 찾거나 영화 한 편을 같이 보다 보면 더욱 두터워지는 정(情)을 느낄 수 있을 게다. 마루에 둘러앉아 함께 TV만 봐도 마냥 즐겁다.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이 한가득이다. 고향 오가는 길 버스나 기차 안에서 흔들거리며 읽을 수 있는 책도 함께 소개한다. ■ 영화 고향 친구들과는 화끈한 액션! 연로한 부모님과 추억의 복고! 설 연휴 극장가는 코미디영화, 애니메이션, 가족영화, 다양성영화 등으로 다채롭게 꾸려져 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외화내빈’이다. 쏟아지는 외국영화 사이에서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조선명탐정2)과 ‘국제시장’, ‘쎄시봉’ 등이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내세워 버텨내는 모양새다. 그 와중에 영국 냄새 나는 할리우드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와 한국영화 ‘조선명탐정2’가 박스 오피스 맨 윗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모처럼 만난 고향 친구들과 함께 편하게 보기에는 코미디 또는 액션영화가 제격이다. 4년 만에 설 극장가를 다시 찾아온 ‘조선명탐정2’는 코미디에 액션, 어드벤처, 추리극까지 버무려 전편보다 커진 스케일을 자랑한다. 타고난 탐정 기질을 이기지 못해 유배지에서 탈출한 김민(김명민)은 조선 시대 경제를 뒤흔든 불량 은괴 유통사건과 동생을 찾아달리는 한 소녀의 의뢰를 해결해야 하는 두 가지 과제에 도전한다. 1편 흥행에 한몫했던 서필(오달수)의 비중이 대폭 높아졌다. 18일 개봉하는 조니 뎁의, 조니 뎁에 의한 영화 ‘모데카이’ 역시 코미디 케이퍼 필름(범죄영화)을 지향한다. 영어 말장난 등으로 웃음의 정서가 약간 다르다는 비판도 있지만, 몸으로 웃기는 만국 공통 슬랩스틱의 미덕을 품고 있다.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는 지금껏 봤던 액션 영화의 상투성을 멀리 한다. 첩보영화의 모양새를 띠면서 사회풍자 내용까지 담고 있다.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볼 영화로는 ‘국제시장’, ‘쎄시봉’ 등이 있다. 1300만 관객을 훌쩍 넘어섰음에도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국제시장’은 설 연휴 동안에 마지막 관객들이 들어설 전망이다. 부모님들의 신산한 삶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과 함께 돌아볼 수 있다. ‘쎄시봉’은 1970년대 포크 음악의 산실인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중심으로 윤형주, 송창식으로 구성된 트윈폴리오에 제3의 멤버가 있었다는 사실에 약간의 허구를 더해 만들었다. ‘70년대 건축학개론’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잔잔하고 따뜻한 포크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소환한다. ‘웰컴, 삼바’는 잔잔하게 볼만한 프랑스 영화다. 오랜 직장 생활에 심신이 지쳐 ‘번아웃 증후군’에 걸린 앨리스(샤를로트 갱스부르)와 불법 거주자로서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삼바(오마 사이)의 특별한 인연과 우정을 그리고 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따뜻한 온기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과정을 의미 있게 그려낸다. 상업 영화에 지친 관객을 위한 독립영화도 있다. ‘꿈보다 해몽’은 관객이 한 명도 들지 않아 무작정 무대를 뛰쳐나온 무명 여배우가 우연히 만난 형사에게 지난밤 꿈 이야기를 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다. 꿈과 현실을 자연스럽게 오간다. 유준상, 신동미 주연으로 이광국 감독의 데뷔작이다. 뿐만 아니다. 긴 연휴 방에서 뒹구는 아이 손을 잡고 극장을 찾아야 할 부모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영화들도 준비돼 있다. 18일 애니메이션 ‘옐로우버드’와 ‘스폰지밥3D’가 개봉한다. 기존에 상영 중인 ‘빅히어로’와 함께 ‘도라에몽’, ‘명탐정 코난’, ‘오즈의 마법사’가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공연 아이랑 손맞잡고 ‘…암탉’ 볼까? 사춘기 아들과 ‘유도소년’ 볼까? 설 연휴 기간 동안 공연계에는 가족들이 함께 볼만한 공연이 풍성하다. 특히 연휴 기간 동안 공연을 관람하거나 가족 단위로 공연장을 찾을 경우 적잖은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뮤지컬 ‘마당을 나온 암탉’은 동명의 베스트셀러 동화를 뮤지컬로 옮긴 것으로, 부모와 어린이들이 함께 즐기기에 제격이다. 양계장에서 폐계(廢鷄) 취급을 받는 암탉 ‘잎싹’이 알을 품어 새끼를 안고 싶다는 꿈을 위해 세상 밖으로 나가는 모험이 펼쳐진다. 배우들은 고난도의 신체 연기로 닭과 오리, 철새, 족제비 등 동물들의 움직임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다. 3인 이상 가족이 예매할 경우 40% 할인받을 수 있다.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3만 5000~7만원. (02)762-0010. 청소년을 둔 부모라면 연극 ‘유도소년’을 권한다. 유도선수인 청소년의 꿈과 방황, 성장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대학로의 흥행작이다. 전도유망한 고교생 유도선수 ‘경찬’은 슬럼프에 빠져 방황하고, 전국대회 메달에 운명을 걸고 찾은 서울에서 가슴 아픈 첫사랑을 경험하며 한뼘 성장한다. 메치기, 굳히기, 낙법 등 유도의 각종 기술들이 무대 위를 수놓으며 경찬과 유도부원, 코치, 첫사랑 ‘화영’과 그의 연적인 ‘민욱’ 등이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이 코믹하게 펼쳐진다. 설 연휴 기간 동안 45%, 가족 3인 이상 함께 관람 시 50% 할인된다.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전석 4만원. (02)744-4331. 뮤지컬 ‘로빈훗’은 영국의 전설 속 영웅인 로빈후드를 소재로 한 화려한 액션 활극이다. 깊은 숲 속에 온 듯한 무대세트 안에서 로빈후드와 의적들의 활약이 펼쳐진다. 현란한 칼싸움과 딱딱 들어맞는 군무,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가 극 초반부터 휘몰아친다. 유준상, 엄기준 등 스타 배우와 규현(슈퍼주니어), 양요섭(비스트) 등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한다.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 6만~13만원. (02)764-7857. 조선후기 작가 미상의 풍자문학을 우리 소리, 몸짓, 놀이로 풀어낸 전통공연예술 ‘배비장전’도 볼 만하다. 제주기생 ‘애랑’에 홀린 ‘배비장’을 통해 양반의 위선과 허세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우리 춤과 음악을 1차원적 무용극으로 풀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전통 호흡에 기초한 몸짓, 장단, 선율, 놀이 등 전통예술의 다채로운 양식미를 살린 게 특징이다. 서울 정동극장, 22일까지, 오후 4시·8시, 4만~6만원. (02)751-1500. 국립국악원은 19~20일 오후 4시, 예약당에서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의기양양’ 공연을 한다. 웅장한 국악관현악을 중심으로 흥겨운 민속춤과 국악 동요, 신명나는 연희 등 다양한 장르의 국악을 한데 엮어 선보인다. 공연 전반부는 ‘오방법고’로 새해를 힘차게 열고 남도민요 ‘성주풀이’로 한해의 무사태평을 기원한다. 후반부는 어린이 음악극 ‘오늘이’를 통해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주인공 ‘오늘이’와 ‘내일이’와 함께하는 ‘명절 동요 배우기’, 무용단의 ‘창작 무용극’, 민속악단의 ‘판굿’이 한데 어우러져 흥을 돋운다. 오후 2시부터는 야외 광장에서 널뛰기, 투호, 굴렁쇠, 짚신 썰매타기 등 전통 민속놀이 체험 행사를 개최한다. 관람료 1만원. (02)580-3300.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전시 긴 연휴 지루하다면…로마제국으로 시간여행 도심 곳곳 전시장에는 온 가족이 즐길 볼거리들이 풍성하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기획특별전 ‘로마제국의 도시문화와 폼페이’가 열린다. 고대 로마제국의 화려한 도시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폼페이 유적을 조명한다.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예술 가치 높은 벽화들이 대거 소개된다. 베수비우스 화산 폭발의 순간을 담은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감동이 극대화된다. 4월 5일까지. (02)2077-9000.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파리, 일상의 유혹’ 전도 관심을 끈다.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 소장품을 통해 현대 디자인과 유행의 근원이었던 18세기 프랑스의 낭만과 화려함을 보여 준다. 중세에서 현대에 이르는 시기의 중요 장식예술품, 디자인 오브제 5만여점을 소장한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의 대표 소장품 320여점이 해외 최초로 소개되고 있다. 18세기 파리의 저택을 모티브로 꾸민 전시공간 자체도 특이하다. 해설사들의 설명을 곁들이면 더욱 유익하다. 3월 29일까지. (02)584-7091.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의 ‘밀레모더니즘의 탄생’ 전은 사실주의 거장 장 프랑수아 밀레(1814~1875)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보스턴미술관이 기획한 전시다. 미국과 일본 전시를 거쳐 한국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이 전시에서는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한 밀레의 4대 걸작인 ‘씨 뿌리는 사람’, ‘감자 심는 사람들’, ‘추수 중의 휴식’, ‘양치기 소녀’ 등이 국내 최초로 소개된다. 또 밀레와 함께 파리 남쪽의 바르비종과 퐁텐블로에서 활동한 장 밥티스트 카미유 코로, 테오도르 루소, 클로드 모네의 초기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자연 그대로를 화폭에 담았던 밀레 등 바르비종파 화가들을 원 없이 만날 수 있다. 5월 10일까지. 1588-2618. 불운의 천재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 주는 ‘반 고흐, 10년의 기록전’은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 마련됐다.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 ‘까마귀 나는 밀밭’ 등 고흐가 1881년부터 1890년까지 남긴 350점의 걸작이 최첨단 미디어 기술과 만나 또 다른 감동을 전한다. 전시는 10년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5개 구역으로 구성된다. 모션그래픽 기법, 3차원 공간의 느낌을 살려 주는 3D 기법, 여러 대의 프로젝터를 연동해 만드는 와이드 화면,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영상의 변형 작업을 만들어 내는 컴퓨터그래픽 기술 등 새로운 기술로 재탄생한 걸작을 만날 수 있다. 3월 1일까지. 1661-0207.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박물관 아이들 심심하다면…온 가족 함께 민속놀이 설 연휴 박물관, 고궁, 왕릉 등에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전통 민속놀이가 펼쳐진다. 우리의 세시풍속을 체험하고 설의 의미도 되새길 수 있어 매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18~22일 ‘설 한마당’을 개최한다. 양띠 해를 맞아 양과 관련된 다양한 민속 체험, 설 세시 체험, 양띠 특별전 등 32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민속 체험에선 양 무늬가 있는 ‘한지 사각쟁반 만들기’, 복스럽고 탐스런 ‘양 인형 만들기’ 등 여러 만들기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설 세시 행사에선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토정비결과 윷점 보기, 동물로 점치는 몽골의 새해 운수, 설빔 입기, 전통가옥 오촌댁 안에서의 세배 등 우리 고유의 전통을 체험할 수 있다. 복조리, 연, 귀주머니, 연하장 등 설맞이 만들기 체험과 떡국에 쓰이는 가래떡, 강정 등 설 음식 맛보기 체험도 준비돼 있다.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투호 던지기, 고누놀이 등 전통놀이는 가족 대항과 자유체험으로 진행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20일 북청사자놀음의 진수를 보여 준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5호인 북청사자놀음은 1500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갖고 있으며 잡귀를 물리치고 집안과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함경남도 북청 지방의 전통 민속놀이다. 40년 이상 국내외 제례연극제에서 호평을 받은 북청사자놀음보존회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국립경주박물관 전통놀이체험, 국립광주박물관 부적 찍기 체험, 국립전주박물관 전통공예품 만들기, 국립진주박물관 십이지신 탁본체험 등 전국 12개 지방 소재 국립박물관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경복궁 등 고궁(창덕궁 후원 제외)과 종묘, 조선 왕릉은 19일 하루 무료 개방된다. 평소 예약제로 운영되는 종묘는 18~22일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18~20일 경복궁 함화당과 집경당에서는 전각 아궁이에 불을 피워 온돌을 체험하고 어른에게 세배를 드리는 ‘온돌 체험 및 세배 드리기 행사’가 열린다. 덕수궁과 경기 여주 영릉, 충남 아산 현충사, 충남 금산 칠백의총에선 윷놀이·투호 등 전통 민속놀이가 행해진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책 명절에도 외롭다면…마음의 양식과 동거를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한 해의 시작으로 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설 연휴 책을 읽으며 지친 영혼을 어루만지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건 어떨까. 요즘 출판가에선 ‘미움받을 용기’가 단연 화제다. 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한 일본 최고의 철학자인 기시미 이치로와 베스트셀러 작가 고가 후미타케의 저서로, 아들러 심리학을 ‘대화체’로 쉽게 풀어냈다.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한 철학자와 세상에 부정적이고 열등감 많은 청년이 다섯 번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연휴 기간 지식을 쌓고 싶은 사람들에겐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제격이다. 채사장은 글쓰기, 강연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넓고 얕은 지식’을 알리고 있다.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등 오늘날 모든 이슈를 천일야화처럼 재미있게 풀어냈다. 거칠고 거대한 흐름을 꿰다 보면 세계대전, 경제 대공황 등 개별적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찾아가며 하나의 의미를 완성한다.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장편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도 지난해에 이어 꾸준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00세 생일날 슬리퍼 바람으로 양로원 창문을 넘어 탈출한 ‘알란’의 삶을 담았다. 우연히 갱단의 돈 가방을 손에 넣은 알란이 자신을 추적하는 무리를 피해 달아나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코믹하고 유쾌하다. ‘광수생각’의 만화가 박광수가 자신의 인생에 힘이 돼 준 시 100편을 엮은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자는 어설프게 사업을 시작했다가 빚만 떠안았고 밤을 새우며 정성 들여 쓴 책이 독자들의 외면을 받는 등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마다 자신을 붙들어 주는 힘이 된 건 ‘시’였다고 고백한다.릴케 바이런, 칼릴 지브란과 같은 세계적인 시인부터 김사인, 김용택 등 한국 시인에 이르기까지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시들을 담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새 영화] ‘모데카이’

    [새 영화] ‘모데카이’

    돈키호테는 쇠락한 중세의 귀족이다. 늙고 돈이 없으며 주야장천 기사도 소설만 읽어댄다. 모험 뒤 얻게 될 섬 하나를 떼주겠다는 약속을 철석같이 믿은 산초 판사는 집도, 가족도 버리고 돈키호테의 충직한 시종을 기꺼이 자처한다. 무용담과 함께 애틋한 러브스토리는 필수적이다. 돈키호테는 시골 여인숙의 종업원을 둘시네아라 부르며 지고지순한 사랑의 대상으로 삼는다. 세르반테스는 소설 작품을 통해 400여 년 전 당시 스페인 귀족들의 행태를 조롱하고 풍자했다. 그럼 이런 스토리는 어떤가. 영국 귀족 가문의 후손이며 뛰어난 예술적 감각으로 그림 수집을 즐기지만, 재정은 파탄 났고 대저택은 경매로 넘어갈 상황이다. 위기에 빠진 주인을 구하기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성실한 하인을 두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 우아하지만 몰락한 귀족의 쓸쓸한 뒷모습을 기대할 수는 없다. 대학시절 이래 결혼한 뒤에도 여전히 자신의 아내의 마음을 놓고 경쟁하는 친구에게 썩은 치즈를 내놓으며 키득거리는가 하면, 그의 하인이 총에 맞든, 칼에 찔리든 나무 잎사귀 하나 떨어지는 것만큼도 여기지 않는다. 미국에 건너가서는 천박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반쯤 벗은 젊은 여인들을 흘깃거리는 위선가의 이중성이 빠질 리 없다. 그는 뻔뻔하고 경박스러우면서 여전히 허풍만 떨기 일쑤다. 가문의 전통이라며 팔자 콧수염을 고집하는 자존심만 살아 있다. ‘모데카이’다. 마치 400년 전 문학 작품 속 돈키호테가 그랬듯 얄미우면서도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인물이다. 돈키호테가 당시 지배계급에 대한 비판과 조롱, 풍자에 집중했다면 영화 ‘모데카이’는 곳곳에 귀족에 대한 풍자를 남겨놓았지만 비판을 위한 풍자라기보다는 단순한 재미를 위한 풍자에 가깝다. 조롱이 빠지는 이유다. 여기에 친근함을 더했다. 특유의 익살맞은 표정과 함께 능글맞은 연기를 선보인 조니 뎁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을테다. 영화는 귀족화가였던 프란시스코 고야의 숨겨져 있던 전설 속 그림 ‘웰링턴의 공작부인’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며 벌이는 케이퍼 무비(범죄 영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실제 홍콩, 러시아, 미국, 영국 등을 오가며 벌이는 다툼은 박진감 넘치면서도 보통의 블록버스터류 영화와 다르게 만화적 상상력을 잔뜩 버무려놓은 점이 코미디 영화에 더 가깝다. 찰리 모데카이와 하인 조크(폴 베타니)가 주고받는 영국식 말장난은 만담에 가까워 자막 이상을 함축하고 있어 언어의 장벽을 절감하게 한다. 대신 둘이 몸으로 펼치는 만국 공통의 슬랩스틱 코미디만으로도 충분히 가가대소할 만하다. 모데카이의 아내 조한나(기네스 펠트로)에게 순정을 바치는 실패한 시인이자 현직 정보기관 요원인 마트랜드(이완 맥그리거)에게 돈키호테의 잔상이 어른거린다. 18일 개봉. 15세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씨줄날줄] ‘이케아 효과’와 공짜 연필/구본영 논설고문

    미국 연수 시절인 1996년. 세계적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의 뉴욕 매장을 처음 방문했다. 호사스럽진 않지만 다양한 품목과 실용성에 끌린 탓일까. 필자 같은 뜨내기 손님 말고도 뉴요커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었다. 1970~80년대 전설적 팝그룹 아바(ABBA)와 함께 스웨덴의 양대 ‘달러 박스’라는 명성에 어울릴 만한 풍경이었다. 지난해 한국에 상륙한 이케아는 세계 최대 가구 제작·유통 업체다. 1943년 스웨덴에서 창업해 현재 세계 42개국에서 34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연간 매출이 43조원을 웃돈단다. 이처럼 이케아가 세계적으로 수지 맞는 기업으로 부상한 원동력은 뭘까. 고객이 직접 조립하는, 이른바 ‘DIY’(Do It Yourself) 제품이라는 게 핵심 요인일 것 같다. 저가로 대량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님이 모델만 본 뒤 창고에서 납작하게 포장된 가구를 자기 차로 실어 가 조립하니 박리다매(薄利多賣)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물론 경제적 유인만이 성공 비결은 아닐 게다. 언젠가 강준만 교수의 책(감정독재)에서 읽었던 ‘노력 정당화 효과’란 설명도 그럴듯하다. 즉 “소비자는 조립 등과 같은 참여를 통해 자기 취향과 의지를 많이 반영해 만든 제품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여러 연구에서 밝혀진 이런 심리는 ‘이케아 효과’로 통칭된다. 지난 연말 광명에 이케아가 한국 1호점을 낼 때 국내 가구업계가 아연 긴장한 이유다. 하지만 국내 업체는 고사할 것이란 우려는 아직은 기우인 듯싶다. 토종 브랜드인 한샘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니 말이다. 메기 한 마리를 어항에 집어넣으면 미꾸라지들이 피해 다니느라 외려 생기를 얻게 된다고 했던가. 아직은 ‘이케아 효과’보다 ‘메기 효과’가 더 큰 형국이다. 국내 업계가 경쟁력 강화 노력을 기울이는 동인이 됐다면…. 이케아가 요즘 우리 사회에 잠복 중이던 이상 현상을 들춰내고 있어 주목된다. 매장에서 쇼핑 중 메모하도록 무료로 비치한 연필이 손님들이 무더기로 집어 가다 보니 개점 52일 만에 동이 났나니 말이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속담이 실감 날 정도다. 이로 인해 인터넷에서는 “나라 망신”이라는 등 비판 댓글이 무성하다. 물론 어차피 판촉용 연필인 데다 범법도 아닌 마당에 너무 자조할 필요는 없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며칠 전 인터넷 중고 매매 사이트에 “이케아 매장의 연필을 3000원에 판다”는 글까지 올라왔다니 말문이 막힌다. 실제로 판매하려는 목적인지, 시민의식에 경종을 울리는 차원인지는 모르지만…. ‘선비는 얼어 죽을지언정 곁불은 쬐지 않는다’는 옛말이 있다. 다소 위선적으로 비칠 만큼 체면과 염치를 중요시하던, 이런 문화는 시나브로 사라지고 있는 건가. ‘연필 거지’라는 신조어가 횡행하는 세태가 자못 씁쓸하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새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새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영화는 몇 가지 전형적인 장르로 분류되곤 한다. 코미디, 액션, 멜로, 역사물, 스릴러, 애정물, 공포 등…. 장르가 전형적일수록 ‘클리셰’라고 부르는 진부한 장면과 식상하고 상투적인 영화적 문법들이 속속 등장한다. 예컨대 액션영화에서는 빗발치는 총탄 속에서도 절대 죽지 않는 주인공, 결정적인 순간 쓸데없이 자기를 합리화하는 말을 쏟아내며 주인공에게 반격의 기회를 주는 악당 등이 빠지지 않는다.(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의 미덕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액션영화의 상투성을 보여주면서 그 상투성을 비웃는다. 스파이 액션영화이거나 진지한 척하는 코믹액션 ‘킹스맨’은 첫 장면부터 어설픈 적군의 심문과 어설픈 자기희생으로 시작한다. 여기저기 관객들을 피식거리게 만든 뒤 곧바로 끔찍한 난도질 장면이 이어지며 살짝 긴장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 수위 높은 폭력 장면 역시 뭔가 만화 같다. 과도한 폭력을 강조함으로써 오히려 폭력을 비현실적으로 만드는 거리두기의 장치다. 줄거리야 굳이 따질 것은 없지만, 이런 식이다. 160년 전 영국의 왕실 재단사 출신들이 ‘킹스맨’이라는 비밀 첩보조직을 만든다.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젠틀맨 스파이 조직이다. 물론 그중 마거릿 대처 영국 수상의 암살을 막은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지지하지 않아 후회한다고 말하면서 조롱하지만 말이다. 킹스맨의 최정예 첩보요원 해리(콜린 퍼스)는 작전 도중 동료의 희생 덕분에 목숨을 건졌고, 그 동료의 아들 에그시(태론 에거튼)는 동네 백수 청년으로 자란다. 에그시는 첩보요원 훈련을 받고 해리의 뒤를 이어 악당과 맞서 싸운다. 정중한 말투와 깔끔한 슈트는 물론 구두, 우산, 라이터, 반지 등 액세서리들은 언제든 무기로 쓸 수 있는 스파이 액션의 완성이다.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패러디다. 반면 영화 중반부 백인우월주의 극우 기독교 집단들과 해리가 벌이는 살육의 향연은 어떤 목적과 의도가 없는 폭력, 그 자체다. 해리가 그들의 인종차별적·반종교적인 정치의 추악함을 견디지 못했다고 하지만, 폭력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폭력에 대한 혐오를 의도적으로 권유하는 장면이다. 영화 속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잭슨)은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한 지구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해법으로 지구 가이아의 최대 바이러스인 인류의 개체 수를 줄이는 방식을 택한다. 발렌타인은 인간들이 모두 서로 증오하고 다툼을 벌이다 죽게 만드는 칩을 개발해 무료로 배포한 뒤 마치 노아의 방주처럼 자신이 선택한 소수의 인간만을 구원하려 한다. 마지막이 압권이다. 스스로 자기네들의 무덤을 판 재벌, 귀족, 정치인, 언론인, 종교지도자 등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사회지도층들의 목 윗부분이 펑펑 터져나간다. 마치 불꽃놀이 벌이듯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 역설이 감독의 짓궂은 정치적 의도를 짐작게 한다. 11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공연리뷰] ‘노트르담 드 파리’ 10년 만에 다시 한국 무대로

    [공연리뷰] ‘노트르담 드 파리’ 10년 만에 다시 한국 무대로

    “춤을 춰요 나의 에스메랄다 / 노래해요 나의 에스메랄다 / 함께 갈 수 있다면 죽음도 두렵지 않아….” 축 늘어진 에스메랄다를 끌어안은 콰지모도(맷 로랑)의 오열을 뒤로 하고 음악과 조명이 꺼졌다. 숨죽이던 관객들은 기다렸다는 듯 일어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쏟아냈다. 2005년 첫 내한에서 8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던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아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본국에서도 9년 동안 중단됐던 프랑스어 버전의 세계 투어의 출발점을 한국으로 잡은 것이다. 첫 내한 때의 주요 배우들이 다시 무대에 올라 프랑스어로 노래한다. 2005년 한국 관객들에게 프랑스 뮤지컬의 진수를 보여줬던 ‘원조’의 귀환에 공연계가 들썩이고 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2000년대 후반 국내에 불어닥친 프랑스 뮤지컬 열풍의 시작이었다. 싱어와 댄서가 구분된 독특한 형식, 원작의 메시지를 함축한 상징적인 무대, 고전과 현대가 공존하는 안무와 의상 등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에게 ‘문화 충격’으로 다가왔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성공 이후 ‘십계’ ‘로미오와 줄리엣’ ‘돈 주앙’ 등 프랑스 뮤지컬이 국내에 소개됐고, 뒤이어 오스트리아, 체코 등 동유럽 사극 뮤지컬이 공연계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경북 경주에서 시작해 대구와 대전을 거쳐 서울에 다다른 ‘원조’는 왜 10년 전 한국 관객들이 생소한 프랑스 뮤지컬에 열광했는지를 새삼 확인시켜 주고 있다. 전문 무용수들의 군무와 비보이 댄서들의 애크러배틱, 웅장한 듯 간결한 무대 세트와 갖가지 형상을 뿜어내는 조명까지 모든 요소가 무대 예술의 총체를 이뤄 객석을 압도한다. ‘대성당의 시대’ ‘아름답다’ 등 넘버들은 비음과 연음이 많은 프랑스어와 음절 단위로 결합해 중독성을 발휘한다. 배우들의 역량은 명불허전이었다. 맷 로랑의 거친 목소리와 처절한 몸짓은 콰지모도 그 자체였으며, 프롤로 주교 역의 로베르 마리엥은 타락한 성직자의 위선을 선명하게 새겨넣는다. 무엇보다 무대 언어를 통해 빅토르 위고의 원작에 담긴 휴머니즘의 정신을 고스란히 구현했다는 점에서 ‘노트르담 드 파리’는 빛을 발한다. 신의 시대가 저물고 인간의 시대가 열리는 변혁의 소용돌이에서 무너지는 교회의 권위와 변화를 갈망하는 민중들의 열망 등 당시의 사회상이 시적인 가사와 역동적인 안무로 구현된다. 여기에 인간의 욕망과 타락, 삶과 죽음이라는 철학적 주제까지 아우른다. 최근 들어 유럽 라이선스 뮤지컬이 호화스러운 의상과 안무, 고음을 넘나드는 넘버에만 치중하는 분위기에서 반가운 작품이다. 오는 2월 27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6만~20만원. 이후 울산, 광주, 부산에서 공연된다. (02)541-6236.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英 “극단주의 막아달라”… 이슬람 지도자에게 서한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유럽 전역에서 테러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영국 정부가 자국 내 이슬람 사원과 지도자들에게 이례적으로 서한을 띄워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맞서자고 촉구했다. 정부로부터 처음 받은 구구절절한 편지에 감동할 법하지만 이슬람 사회는 종교에 대한 영국 정부의 이중적 태도에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18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에릭 피클스 영국 지역사회·지방자치부(DCLG) 장관은 최근 1100여명의 이슬람 지도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파리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조직원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젊은 무슬림들이 영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16일 발송한 편지에서 피클스 장관은 당국이 홀로 지하디스트와 맞서 싸울 수 없으며, 이슬람 지도자들은 젊은 무슬림들이 극단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막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무리 중 극단주의 전도사를 발견하고 색출하기 원하는 사원에 법률 자문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슬람 사회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안 그래도 많은 이슬람 신자가 자신들이 무조건 극단주의와 연결되는 것에 부당함을 느끼고 있는데 정부의 편지는 이런 분열적 사고를 더 조장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이브라힘 모그라 영국 무슬림위원회 부총장은“이번 편지가 영국 사회에서 오히려 반이슬람 정서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이슬람 지도자들은 당국을 “위선적”이라고 비난했다. 극우 극단주의의 위협도 만만찮은 가운데 무슬림만이 위험 세력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모그라 부총장은 “언제 장관이 다른 종교 집단에 이런 편지를 보낸 적이 있느냐”며 “최근 극단주의는 성전이 아니라 인터넷을 타고 번진다. 지도자들과 사원이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데스크 시각] ‘부득탐승’의 교훈/조현석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부득탐승’의 교훈/조현석 체육부장

    ‘궁극적으로 이기려면 버리는 법을 알아야 한다.’ 8세기 중국 당나라 현종 때 시인이자 바둑의 명수인 왕적신(王積薪)이 지은 ‘위기십결’(圍棋十訣)에 나오는 말이다. 왕적신은 바둑을 둘 때 명심하고 준수해야 할 열 가지 중 ‘부득탐승’(不得貪勝)을 첫손에 꼽았다. 지금까지도 바둑계 격언으로 회자되고 있는 부득탐승은 한국 바둑을 세계 최강으로 이끈 승부사 이창호 9단이 쓴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세계 6대 기전을 제패한 이창호 9단은 바둑 인생의 반환점을 돌며 부득탐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상문(29) 선수의 병역 논란을 보면서 이 말을 다시한번 떠올려 본다. 프로골퍼 최경주는 최근 배상문의 병역 논란에 대해 “버릴 수 있는 걸 버릴 줄 알아야 하고, 버티기만 해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조언을 했다. 논란이 거듭될수록 오히려 배상문에게 여론이 불리해질 것이 뻔하다는 지적이다. 한창 실력이 무르익어 올해 PGA 다승 가능성을 갖춘 배상문에게는 군 입대로 인한 2년간의 공백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병무청이 2013년 미국 영주권을 받은 그의 국외 여행 연장을 거절하면서 이 달 안에 입국해야 한다. 당장 올해 PGA 대회 출전이나 오는 10월 국내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 출전도 접어야 할 위기에 놓였다. 배상문은 프레지던츠컵이나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국위를 선양할 수 있는 만큼 병무청의 조치가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배상문 측은 국민권익위원회 진정을 불사하며, 조만간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을 밝히고 있다. 스포츠 선수들의 병역 논란은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1973년부터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국위선양을 한 선수에게 병역법에 따라 병역 특례 혜택을 주고 있다. 병역특례 해당자는 훈련소에서 4주간 군사훈련을 마치고 2년 10개월 선수 활동을 하면 병역을 마친 것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국위선양과 국방의 의무라는 문제를 놓고 여론은 항상 동전의 양면처럼 찬반이 갈렸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에서 병역 미필인 선수 선발에 대해 특혜 시비 등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합법적 병역 브로커’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병역 문제가 걸린 선수들이 마치 금지 약물인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고 뛰는 것처럼 뛰어난 활약을 보인다는 ‘병역로이드’(병역+스테로이드)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종목 간 형평성 문제도 논란이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50여명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축구가 20명, 야구가 13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병역 특례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한정돼 있어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종목들이 적지 않은 데다 배상문처럼 PGA라는 큰 대회에서 우승을 해 국위선양을 해도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위기십결에는 ‘기자쟁선’(棄子爭先·버릴 것은 버리고 선수를 잡을 것), ‘사소취대’(捨小就大·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할 것)라는 격언도 있다. 배상문으로서는 현재 상황이 어렵고 고통스럽겠지만, 눈앞의 이익보다는 움츠렸다가 더 멀리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참에 정부도 스포츠 선수의 병역 특례 문제가 더이상 논란이 거듭되지 않도록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 제도를 손봐야 할 것이다. hyun68@seoul.co.kr
  • [문화마당] 붕대 매주는 연습/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붕대 매주는 연습/김재원 KBS 아나운서

    초등학교 1학년 때 복도에서 미끄러지면서 신발주머니 거는 못에 턱이 찢어졌다. 흰 체육복이 빨갛게 물들고 수위 아저씨 등에 업혀 2㎞ 떨어진 철도병원으로 옮겨져 열 바늘을 꿰맸다. 턱 밑에 붕대를 붙인 채 보름 동안 학교를 다녔다. 40년도 더 지났지만 그 흔적은 턱 밑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누군지 모르는 그 아저씨께 지금도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 119도 없던 시절, 병원도 많지 않던 시절, 신발주머니 들고 다니던 시절 이야기다. 아들아이도 중학교 1학년 때 교실에서 미끄러지면서 무릎이 꽤 많이 찢어졌다. 119 구급차가 인근 종합병원에 실어 주어 봉합 수술을 했다. 아이는 무릎에 넓은 붕대를 붙인 채 다음날부터 중간고사를 치렀다. 6년이 지난 지금 그 흉터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학교의 안전사고는 40년 전이나 오늘날이나 여전하다. 단지 신속한 조치와 의술이 발달했을 뿐이다. 과학과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배는 가라앉고, 비행기는 떨어지고, 차는 부딪치며, 아이들은 여전히 넘어진다. 새해 계획을 세우면서 올해는 유난히 마음이 무겁다. 흔한 금연이나 금주, 승진, 자녀들의 좋은 성적, 건강과 운동 이런 단어들보다 더 강하게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안전이다. 좋은 일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보다 나쁜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더 간절하다. 지난해 너무도 많은 사고를 겪었기 때문이리라. 그 과정에서 정부에, 사람에게 받은 상처도 컸다. 굳이 큰 사고가 아니어도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사고와 상처를 만난다. 해가 바뀌어도 아물지 않는 상처는 어떻게 할까? ‘붕대클럽’은 덴도 아라타의 성장소설이다. 상처받은 곳에 붕대를 감으면 낫는 경험을 한 고등학생들이 붕대클럽을 만들어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유한다는 이야기다. 인터넷으로 신청을 받아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특정 장소나 물건에 붕대를 감아 주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 주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치유된다. 물론 위선이나 자기 만족이라 폄하하고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해체 위기도 맞이한다. 붕대를 감으면 마음이 가벼워지는 까닭은 상처가 나았기 때문이라기보다 여기서 상처받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다른 사람도 내 상처를 인정한다는 사실에 위로받기 때문이란다.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치매 걸린 엄마가 가슴에 빨간약을 바르던 고두심씨의 명연기가 생각난다. 세상은 온통 지뢰밭이다. 우리는 새해에도 붕대 매 주는 연습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또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 사고는 시간이 흐르면 잊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상처는 남은 생애 동안 계속된다. 그 상처에 붕대를 감아 주지 않으면 그 상처는 더욱 오래간다. 우리가 잊으면 상처는 계속되고, 우리가 기억하면 상처는 빨리 아문다. 그들의 상처에 붕대를 감아 주자. 그 상처는 결국 우리의 상처가 아닌가. 우리는 여전히 불안하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 일을 하나하나 예방하기 위해서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공격만 신경 쓰다 보면 수비를 그르치기 마련이다. 골을 넣으려고 모든 선수가 애쓰다 보면 터무니없이 골을 먹는 것이 축구다. 이제 성공 지향의 목표와 아울러 수비형 목표를 세우자. 사고가 날 만한 상황과 장소를 미리 돌아보고 예방하자. 하늘이 내리는 재앙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사람이 만드는 재난은 정말 이제 그만 겪고 싶다. 진도 팽목항에 걸린 노란 붕대가 4월 16일 이후에도 잊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 허지웅 국제시장 논란에 진중권 “국제시장 비판하면 빨갱이?” 일침

    허지웅 국제시장 논란에 진중권 “국제시장 비판하면 빨갱이?” 일침

    허지웅 국제시장 논란에 진중권 “국제시장 비판하면 빨갱이?” 일침 허지웅 국제시장 영화평론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국제시장’ 관련 발언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허지웅은 지난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조선 인민공화국 국영 방송 aka 티비조선이 오늘은 또 전파낭비의 어느 새 지평을 열었을까요. 아 오늘은 제가 하지도 않은 말에 제 사진을 붙였군요. 저게 티비조선에 해당되는 말이긴 하죠”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후 한 네티즌이 “허지웅식 민주주의”라는 글을 남기자, 허지웅은 “인터뷰의 저 구절이 어떻게 ‘토 나오는 영화’라는 말이 되죠? 읽을 줄 알면 앞뒤를 봐요. 당신 같은 사람들의 정신승리가 토 나온다는 거죠. 아 계정 이름이 난독증인걸 보니 콘셉트이군요”라고 맞받아쳤다. 허지웅은 “불행한 승냥이들 이론. 하루 종일 넷을 떠돌며 타인이 자신보다 위선적이라 외친다. 좌절하고 무능한 자신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며 “그러나 대개의 경우 타인은 그런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이기에 급기야 난독과 행패로 중무장한 광인이 된다. 기도합시다”고 전했다. 또한 “광주출신이라 변호인은 빨고 국제시장은 깐다는데 0. 사실상 서울 토박이고 1. 프로필 놔두는 건 니들 꼴보기 싫어서고 2. 변호인 빨긴 커녕 당시 깠다고 욕먹었고 3. 국제시장을 선전영화로 소비하는 니들을 까는거고 4. 난 당신들 중 누구편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라도 홍어 운운하는 놈들 모조리 혐오 범죄에 민주주의 체제 부정하는 범죄로 처벌해야한다. 누군가가 반드시 이 사회에서 배제돼야 한다면 그건 바로 니들이다”며 “2000년대만 해도 저런 말 창피해서 누구도 쉽게 못했다. 이런 식의 퇴행을 참을 수가 없다”고 강한어조로 입장을 전달했다. 또 “전남홍어라서라는 지적엔 외가인 광주에서 태어나 2년밖에 살지 않았기에 니들 임의의 그 알량한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음을 밝힌다. 하지만 근현대사 내내 실제 인종혐오로 기능한 지역차별을 감안할 때 광주를 고향이라 부르는 게 기쁘다”고 덧붙였다. 한편 허지웅 국제시장 발언 논란이 일자 문화평론가 겸 교수 진중권은 같은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제시장 아직 안 봤는데, 그거 보고 비판하면 부모 은공도 모르는 개호로자식에 박통의 은공을 모르는 좌익 빨갱이 새끼가 되는 건가요? 겁나서 보지 말아야겠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진중권은 “도대체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길래… 극우랑 종편이랑 일베가 풀발기를 하는 건지…”라며 “하여튼 우익 성감대를 자극하는 뭔가가 있긴 있나 봅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허지웅 국제시장 논란, 진중권 반응은?

    허지웅 국제시장 논란, 진중권 반응은?

    영화평론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국제시장’ 관련 발언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허지웅은 지난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조선 인민공화국 국영 방송 aka 티비조선이 오늘은 또 전파낭비의 어느 새 지평을 열었을까요. 아 오늘은 제가 하지도 않은 말에 제 사진을 붙였군요. 저게 티비조선에 해당되는 말이긴 하죠”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후 한 네티즌이 “허지웅식 민주주의”라는 글을 남기자, 허지웅은 “인터뷰의 저 구절이 어떻게 ‘토 나오는 영화’라는 말이 되죠? 읽을 줄 알면 앞뒤를 봐요. 당신 같은 사람들의 정신승리가 토 나온다는 거죠. 아 계정 이름이 난독증인걸 보니 콘셉트이군요”라고 맞받아쳤다. 허지웅은 “불행한 승냥이들 이론. 하루 종일 넷을 떠돌며 타인이 자신보다 위선적이라 외친다. 좌절하고 무능한 자신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며 “그러나 대개의 경우 타인은 그런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이기에 급기야 난독과 행패로 중무장한 광인이 된다. 기도합시다”고 전했다. 한편 허지웅 국제시장 발언 논란이 일자 문화평론가 겸 교수 진중권은 같은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제시장 아직 안 봤는데, 그거 보고 비판하면 부모 은공도 모르는 개호로자식에 박통의 은공을 모르는 좌익 빨갱이 새끼가 되는 건가요? 겁나서 보지 말아야겠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진중권은 “도대체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길래… 극우랑 종편이랑 일베가 풀발기를 하는 건지…”라며 “하여튼 우익 성감대를 자극하는 뭔가가 있긴 있나 봅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서울신문DB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허지웅 국제시장 논란, “당신같은 사람들 정신승리가 토 나온다” 네티즌과 설전

    허지웅 국제시장 논란, “당신같은 사람들 정신승리가 토 나온다” 네티즌과 설전

    허지웅 국제시장 논란, “당신같은 사람들의 정신승리가 토 나온다” 네티즌과 설전 ‘허지웅 국제시장’ 영화평론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영화 ‘국제시장’과 관련해 “토가 나온다”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자, “영화에 대한 평을 한 것이 아닌 이데올로기적 함의를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허지웅은 지난 2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남조선 인민공화국 국영 방송 aka 티비조선이 오늘은 또 전파낭비의 어느 새 지평을 열었을까요”라는 글을 남겼다. 앞서 허지웅은 지난 25일 ‘진중권 허지웅 정유민의 2014 욕 나오는 사건·사고 총정리’라는 제목의 ‘한겨레신문’ 좌담 기사에서 “머리를 잘 썼어. 어른 세대가 공동의 반성이 없는 게 영화 ‘명량’ 수준까지만 해도 괜찮아요. 근데 국제시장을 보면 아예 대놓고 ‘이 고생을 우리 후손이 아니고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식이거든요. 정말 토가 나온다는 거예요.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 게”라는 말을 남겨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종합편성채널 TV조선 등이 해당 발언을 부각하며 방송하자, 허지웅은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조선 인민공화국 국영 방송 aka 티비조선이 오늘은 또 전파낭비의 어느 새 지평을 열었을까요. 아 오늘은 제가 하지도 않은 말에 제 사진을 붙였군요. 저게 티비조선에 해당하는 말이긴 하죠”라고 강하게 비난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후 허지웅의 글에 한 누리꾼이 “허지웅식 민주주의”라고 비아냥대자, 허지웅은 “국제시장의 이데올로기적 함의를 이야기했고, 그 흥행 추이가 우리 사회 현주소를 말해줄 거라 했다”며 “저 구절이 어떻게 ‘토 나오는 영화’라는 말이 되느냐? 읽을 줄 알면 앞뒤를 봐라. 당신 같은 사람들의 정신승리가 토 나온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맞받아쳤다. 이어 허지웅은 “불행한 승냥이들 이론. 하루 종일 넷을 떠돌며 타인이 자신보다 위선적이라 외친다. 좌절하고 무능한 자신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며 “그러나 대개의 경우 타인은 그런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이기에 급기야 난독과 행패로 중무장한 광인이 된다. 기도합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허지웅은 지난 26일 ‘국제시장’에 대해 “더 이상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아버지 세대에 대한 문제가 다뤄져야 할 시점에 ‘국제시장’의 등장은 반동으로 보인다”며 “우리가 얼마나 괴물 같은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지. 일종의 선동영화로 기능하고 있다”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사진=허지웅SN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허지웅 국제시장 발언 논란 “토 나오는 영화? 하지도 않은 말” 도대체 왜? 

    허지웅 국제시장 발언 논란 “토 나오는 영화? 하지도 않은 말” 도대체 왜? 

    허지웅 국제시장 발언 논란 “토 나오는 영화? 하지도 않은 말” 도대체 왜?  허지웅 국제시장 방송인 겸 평론가 허지웅이 ‘국제시장’ 관련 발언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허지웅은 지난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조선 인민공화국 국영 방송 aka 티비조선이 오늘은 또 전파낭비의 어느 새 지평을 열었을까요. 아 오늘은 제가 하지도 않은 말에 제 사진을 붙였군요. 저게 티비조선에 해당되는 말이긴 하죠”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후 한 네티즌이 “허지웅식 민주주의”라는 글을 남기자, 허지웅은 “인터뷰의 저 구절이 어떻게 ‘토 나오는 영화’라는 말이 되죠? 읽을 줄 알면 앞뒤를 봐요. 당신 같은 사람들의 정신승리가 토 나온다는 거죠. 아 계정 이름이 난독증인걸 보니 콘셉트이군요”라고 맞받아쳤다. 허지웅은 “불행한 승냥이들 이론. 하루 종일 넷을 떠돌며 타인이 자신보다 위선적이라 외친다. 좌절하고 무능한 자신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며 “그러나 대개의 경우 타인은 그런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이기에 급기야 난독과 행패로 중무장한 광인이 된다. 기도합시다”고 말했다. 또한 “광주출신이라 변호인은 빨고 국제시장은 깐다는데 0. 사실상 서울 토박이고 1. 프로필 놔두는 건 니들 꼴보기 싫어서고 2. 변호인 빨긴 커녕 당시 깠다고 욕먹었고 3. 국제시장을 선전영화로 소비하는 니들을 까는거고 4. 난 당신들 중 누구편도 아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전라도 홍어 운운하는 놈들 모조리 혐오 범죄에 민주주의 체제 부정하는 범죄로 처벌해야한다. 누군가가 반드시 이 사회에서 배제돼야 한다면 그건 바로 니들이다”며 “2000년대만 해도 저런 말 창피해서 누구도 쉽게 못했다. 이런 식의 퇴행을 참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전남홍어라서라는 지적엔 외가인 광주에서 태어나 2년밖에 살지 않았기에 니들 임의의 그 알량한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음을 밝힌다. 하지만 근현대사 내내 실제 인종혐오로 기능한 지역차별을 감안할 때 광주를 고향이라 부르는 게 기쁘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7일 개봉한 ‘국제시장’(감독 윤제균)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평생 단 한 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 없는 덕수를 통해 힘들었던 그때 그 시절, 오직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아버지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허지웅 국제시장 ‘토나오는 영화?’ 발언 논란에 “읽을 줄 알면 앞뒤를 봐라”

    허지웅 국제시장 ‘토나오는 영화?’ 발언 논란에 “읽을 줄 알면 앞뒤를 봐라”

    ‘허지웅 국제시장’ 영화평론가 허지웅이 영화 ‘국제시장’과 관련한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허지웅은 지난 25일 ‘진중권 허지웅 정유민의 2014 욕 나오는 사건·사고 총정리’라는 제목의 한겨레신문 좌담 기사에서 ‘국제시장’에 대해 언급했다. 해당 기사에서 허지웅은 “머리를 잘 썼어. 어른 세대가 공동의 반성이 없는 게 영화 ‘명량’ 수준까지만 해도 괜찮아요. 근데 ‘국제시장’을 보면 아예 대놓고 ‘이 고생을 우리 후손이 아니고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식이거든요. 정말 토가 나온다는 거예요.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 게”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이 이같은 발언을 부각해 보도하자 허지웅은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조선 인민공화국 국영 방송 티비조선이 오늘은 또 전파낭비의 어느 새 지평을 열었을까요. 아 오늘은 제가 하지도 않은 말에 제 사진을 붙였군요. 저게 티비조선에 해당하는 말이긴 하죠”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허지웅은 “국제시장의 이데올로기적 함의를 이야기했고, 그 흥행 추이가 우리 사회 현주소를 말해줄 거라 했다. 저 구절이 어떻게 ‘토 나오는 영화’라는 말이 되느냐? 읽을 줄 알면 앞뒤를 봐라. 당신 같은 사람들의 정신승리가 토 나온다는 것”이라는 글도 올렸다. 이어 “불행한 승냥이들은 하루 종일 넷을 떠돌며 타인이 자신보다 위선적이라 외친다. 좌절하고 무능한 자신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개 타인은 그런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이기에 급기야 난독과 행패로 중무장한 광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허지웅은 26일 ‘국제시장’에 대해 “더 이상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아버지 세대에 대한 문제가 다뤄져야 할 시점에 ‘국제시장’의 등장은 반동으로 보인다. 우리가 얼마나 괴물 같은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지. 일종의 선동영화로 기능하고 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허지웅 국제시장 발언 너무 셌네”, “허지웅 국제시장, 그냥 이런 영화는 마음으로 즐기면 되는 거 아닌가”, “허지웅 국제시장 발언, 그런 의도가 아닌 것 같은데 억울하겠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허지웅, 트위터 설전 도대체 왜?

    허지웅, 트위터 설전 도대체 왜?

    영화평론가 겸 기자 허지웅이 영화 ‘국제시장’과 관련 네티즌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허지웅은 지난 25일 ‘진중권·허지웅·정유민의 2014 욕 나오는 사건·사고 총정리’라는 제목의 한겨레신문 좌담 기사에서 영화 ‘국제시장’에 대해 “머리를 잘 썼다. 어른 세대가 공동의 반성이 없는 게 영화 ‘명량’ 수준까지만 해도 괜찮다”며 “그런데 ‘국제시장’을 보면 아예 대놓고 ‘이 고생을 우리 후손이 아니고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라는 식이다. 정말 토가 나온다는 거다.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 게”라고 언급했다.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은 해당 발언을 부각시켰고, 이에 허지웅은 지난 27일 다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남조선 인민공화국 국영 방송이자 TV조선이 오늘은 또 전파 낭비의 어느 새 지평을 열었을까요. 아, 오늘은 제가 하지도 않은 말에 제 사진을 붙였군요. 저게 TV조선에 해당되는 말이긴 하죠”라며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그러자 한 네티즌이 “허지웅식 민주주의”라는 글을 남겼고, 허지웅은 “인터뷰의 저 구절이 어떻게 ‘토나오는 영화’라는 말이 되죠? 읽을 줄 알면 앞과 뒤를 봐요. 당신 같은 사람들의 정신 승리가 토나온다는 거죠. 아. 계정 이름이 난독증인걸 보니 콘셉트이군요”라고 강력하게 받아쳤다.하지만 네티즌의 비아냥거리는 듯한 발언이 계속되자 허지웅은 “불행한 승냥이들 이론. 하루 종일 넷을 떠돌며 타인이 자신보다 위선적이라 외친다. 좌절하고 무능한 자신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라며 “그러나 대개의 경우 타인은 그런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이기에 급기야 난독과 행패로 중무장한 광인이 된다. 기도합시다”라고 응수했다. 연예팀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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