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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北과 손잡고 야당 죽이기”

    한나라당은 16일 “노동당 2중대 정권 수립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민주당을 공격했다.조총련계 신문인 ‘조선신보’가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부친의 ‘친일' 의혹을 제기한 뒤 민주당이 가세하자,역공을 한 셈이다.대선까지 ‘친일 문제’와 ‘신북풍(新北風)’논란이 간단치 않을 듯하다. 이 후보는 이날 처음으로 열린 고위선거대책회의에서 “모략과 중상에는 단호히 대처하되 더러운 정쟁에는 휘말리지 않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북한의 노골적인 야당후보 음해공작에 기다렸다는 듯이 민주당이 거들고 나서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북한과 손잡고 야당후보 죽이기 공작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그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목포상고 때 창씨개명한 도요타(豊田)라는 일본 이름을 대통령이 된 뒤에도 일본을 방문할 때 밝혀왔다.”면서 “도요타 친일정권이 북한과 짜고 반 민족적 행위를 하는 것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국민들은 노동당 2중대 수립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우리는 이 후보와 관련된 어떤 문제에도 관여하지도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친일논쟁은 그쪽(정치권)의 일이지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의 일부 관계자들은 한나라당이 김 대통령의 사저신축과 관련해 각종 의혹을 제기하면서 연일 공세의 수위를 높이자 “한나라당이 혹세무민하고 있다.”“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양당 선대위 어찌 돼가나

    한나라당이 12월 대통령선거에 대비한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확정지은 데 이어 민주당도 조만간 선대위 구성을 마칠 예정이다.대선이 3달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후보교체 가능성 등 설왕설래가 계속되면서 제대로 전열을 가다듬지 못한 인상을 주었다.그러나 선대위가 공식적으로 뜨게 되면 양당은 보다 체계적으로 선거전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 ■한나라 昌대세 굳히기 한나라당이 11일 발표한 16대 대선 중앙선거대책위는 대통령후보에 대한 당의 전폭적인 지원체제 구성에 초점을 맞췄다.지난 97년 대선에서 당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이회창(李會昌) 후보로서는 지난 전철을 되밟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노는 사람 없게,소외감 느끼지 않게” 원내외 모든 지구당위원장을 기구에 포함시키되 15대 대선 때와는 달리 이들을 실질적인 득표 활동에 가동할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그러나 조직의 원활한 운영이나 기동성 확보 여부는 미지수다.예컨대 기획 업무가 기존의 당 조직인 기획실과 대선기획단에 분산됐고,의사결정 과정에서 ‘선거전략회의’와 ‘고위선거대책위’가 충돌할 수도 있다. 또한 정당구조의 속성상 몇개 팀에 힘이 쏠리면서 소외감을 조성할 여지도 있다.특히나 당내에서는 이번 인사를 ‘섀도 캐비닛’쯤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앞서 공개된 당직인사와 함께 발표시점까지 치열한 로비로 우여곡절이 상당했다는 후문이다.집권을 전제로 향후 정권인수위나 내각 및 청와대행(行)에 가장 근접한 진용이 아니겠느냐는 게 당직자들의 인식이다. 선대위에서는 당내 전략통들이 모인 ‘대선기획단’과 언론대책기구인 ‘미디어대책위’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게 중평이다.둘 다 신경식(辛卿植) 의원이 책임을 맡았다.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양정규(梁正圭) 전 부총재의 ‘화려한’ 복귀가 눈에 띈다.‘후보자문회의’ 의장을 맡았다.비주류들의 배치도 마찬가지다.박찬종(朴燦鍾) 전 의원과 홍사덕(洪思德) 의원은 정치특별자문역으로,이부영(李富榮) 강삼재(姜三載) 의원은 최고위원급으로 구성된 선대위 부위원장에 임명됐다.최병렬(崔秉烈) 김덕룡(金德龍) 의원에게는 선대위 공동의장을 맡겼다.핵심측근인 윤여준(尹汝雋) 의원도 미디어대책위원에 포함됐다. 선대위원장은 서청원(徐淸源) 대표가,실무총책인 총괄본부장은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이 맡는다. 각종 직능조직을 총괄하는 직능특별위원장은 김진재(金鎭載) 최고위원에게 돌아갔다. 분과위원회별로는 ▲정책 이상배(李相培) 홍준표(洪準杓) 임태희(任太熙)심재철(沈在哲) ▲조직 박주천(朴柱千) 이해봉(李海鳳) ▲홍보 김일윤(金一潤) 박원홍(朴源弘) ▲부정선거방지 박헌기(朴憲基) 안상수(安商守) ▲여성김정숙(金貞淑) ▲2030위원회 정의화(鄭義和) 김영춘(金榮春) ▲사이버 맹형규(孟亨奎) ▲청년 박창달(朴昌達) 박혁규(朴赫圭) ▲유세 박명환(朴明煥)이윤성(李允盛) 의원 등이 책임자에 임명됐다. 조승진 이지운기자 redtrain@ ■민주당 盧風 되살리기 민주당 통합신당 창당이 사실상 무산되자 이제 관심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 체제를 꾸려갈 선대위 구성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추선연휴를 전후해 선대위원장이 임명되고,선대위원회 구성도 강행할 분위기다.다만 신당추진 논란이 완전 해소되지 않고,일부 반노(反盧)·비노(非盧)인사들이 동요하고 있는 상태에서 선대위를 구성하게 됨으로써 여전히 당내 분란요인은 남아 있다.노 후보측이 반노·비노 인사들을 설복·진정시킬 방안도 제시하지 않은채 선대위 구성을 밀어붙일 경우 다시 한번 강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선대위 구성작업은 실무준비팀을 중심으로 이미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된다.12일에는 노 후보가 주재하는 전략기획회의에서 선대위의 기본윤곽을 잡는다.이어 13일 노 후보와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주례회동을 통해 선대위원장 인선 등을 논의하고,다음 주초 최고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늦어도 추석직후 선대위를 발족한다는 계획이다. 선대위의 성격은 ‘통합형’과 ‘개혁형’이 거론되고 있지만 당단합을 일궈내 대선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통합형 선대위 의견이 우세하다.공동선대위원장설도 그래서 나온다. 문제는 선대위원장을 2명으로 할 것인지,아니면 3명 이상의 다수로 할 것인지 여부다.2명으로 할 경우에는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당내인사,그리고 당밖 개혁적 명망가가 공동으로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집단지도체제인 당 성격상 선대위원장을 5명 정도의 다수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한 대표,정대철(鄭大哲)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과 이인제(李仁濟) 정동영(鄭東泳)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중이며 이 가운데 1명은 상임공동위원장을 맡게 된다. 아울러 8·8재보선 참패 뒤 당내분이 수습되면 대표직을 물러나겠다고 했던 한 대표의 거취도 변수다.한 대표가 물러나면 차점자를 후임대표로 할지,아니면 ‘노무현 신당’ 창당시 전당대회에서 선출할지도 논의중이지만 대선일정상 차점자 설이 유력하다. 선대본부장은 당직개편이 없을 경우 유용태(劉容泰) 사무총장이 맡을 가능성이 크지만,대선체제용 당직개편도 점쳐진다.또 대선기획단이 선대위로 흡수되느냐,아니면 존속되느냐에 따라 문희상(文喜相) 대선기획단장 등 기획단 인사들의 거취가 결정될 전망이다. 총무위 조직위 홍보위 유세위 등 당헌에 규정된 11개 분과위원회나 상황실,그리고 선대위 대변인 인선 등에서 반노·비노측 인사들을 어느정도 배려할지도 주목된다. 이춘규기자 taein@
  • 지구정상회의 시위 비상, 반세계화단체 7만명 모일듯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지구정상회의)’의 개막을 앞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비상이 걸렸다. 반세계화단체와 환경단체들이 26일부터 요하네스버그에서 10일간 열릴 지구정상회의를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22일(현지시간) 공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남아공 반(反)민영화포럼(ARF)을 이끄는 트레보 은과네는 이날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대책회의에서 “지구정상회의는 부유하고 힘있는 자들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위선자들의 모임”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번 회의를 봉쇄하는 것이 우리의 염원”이라고 밝혔다.지구정상회의가 관료주의적 성격을 띨 뿐 세계의 빈곤과 환경파괴를 근절할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비난하는 이들 단체는 가두행진과 행위예술 등 다양한 방법의 반대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가장 큰 규모의 시위는 400개 단체에서 7만명이 참여할 인간띠 만들기 행사. 이들은 오는 31일 요하네스버그 교외의 부촌 샌드톤에서 빈민촌인 알렉산드라를 잇는 3.2㎞의 인간띠를 만들어 날로 심각해지는 빈부격차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계획이다. 또 세계적 환경단체인 ‘지구의 벗’은 환경친화적인 기업을 선정해 ‘그린 오스카’상을 수여하는 무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남아공 당국은 지난해 6월 제노바에서 열린 G8(서방선진 7개국과 러시아)정상회의 때와 같은 폭력시위가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반세계화 시위에 참여하는 단체 중 하나인 사회운동협의회 대변인 델 멕킨리는 “우리는 무력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경찰이 과잉진압에 나서지 않는 한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남아공 당국은 지구정상회의 과정에서 벌어질 반세계화 시위에 대비,사실상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8000여명의 보안요원을 회의장 주변에 배치하는 등 강력한 단속활동을 펴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열린세상] 또 한번의 새로운 시작

    지난 몇 달 동안 참으로 정신없이 변화무쌍한 세월을 보냈다.유월 한 달 월드컵 기간에는 무엇보다도 뜻밖의 성과와 생각하지도 못한 스스로의 잔치 서슬에 놀라 너나 할 것 없이 일손을 놓고 붉은 티셔츠 입고 모여 신명나게도 뛰놀았다.그 바람에 정작 우리 삶터의 살림을 제대로 세우는 일인 지방선거는 쉰 떡 치우듯 대충 해치우고 지나버렸다. 하지만 꿈결 같았던 유월 잔치도 끝나고,허한 마음을 달랠 길 없어 너도나도 휴가 길에 나서 장사진을 이루는데,장마도 지난 지 한참 만에 문득 그 이름도 고약한 ‘게릴라성 집중호우’라는 불청객에게 거듭 덜미를 잡혀 가뜩이나 고단한 살림이 말이 아니다.게다가 해마다 겪는 물난리지만 그 때마다 호들갑에 법석만 떨고 제대로 된 대책은 말뿐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다 정국의 앞날을 가늠한다는 국회의원 재·보선을 치렀지만 낯부끄럽게 낮은 투표율이 보여주듯이 이번엔 쉰 떡만도 못한 쓰레기 버리듯 지나쳤다.모두들 심드렁하니 각기 제 살기에 바쁘고,다만 그 밥에 그 나물인 정치권에서만이 삼복더위에 아무도 듣지 않는 욕설과 비난의 소리로 서로 목에 핏대만 세우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지난 두어 달 사이 일어난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만큼,이 땅엔 날카로운 모순들이 한꺼번에 쌓이고 또 헝클어졌다.그런데 정작 그 모순을 깔고,아니 그 모순에 깔려 사는 우리는 그저 멍하니 바라보다가는 퀭한 눈만 돌려버린다.그러면서 스스로는 더욱 흐트러진 삶을 살면서저 어지러운 세상만 탓한다.누구 말대로 우리 삶터에서 무너지는 것은 다리나 축대,건물만이 아니다.우리 모두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에둘러 말할 것도 없이 바로 문제를 보자.월드컵 축제 때 세계가 보는 앞에서 그토록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자리를 정돈하던 우리와,휴가철 곳곳마다 더럽히고 물난리가 나자 호수고 강이고 온갖 쓰레기로 가득 채우는 우리는 도대체 같은 사람들인가.성숙한 시민의식의 극치를 보이다가도 돌아서면 후진,아니 야만스러운 행동거지를 서슴지 않는 우리 스스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세계 언론의 눈치는 보면서도 정작 제 삶터의 살림이나 이웃사람에게는 아랑곳없는 우리는 대체 누구인가. 거친 세상을 살고,어렵고 힘든 세월을 보내느라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할수는 있다.하지만 정작 문제는 우리는 이렇게 살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그들에게 잘하라고 이르고,가르치려 든다는 데 있다.나 자신 교육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지만 이런 우리 어른들의 허세와 위선과 이중성에 스스로 낯뜨겁고,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바담풍’ 하는 세상이 혼자서도 기막히다. 유월 잔치를 앞장서서 만들어낸 자라나는 세대,우리 아이들의 그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마음과 그 안에 담겨진 엄청난 가능성이며 잠재력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우리 어른들이 지금처럼 엉망으로 살면서 되도 않은 가르침만 일삼다가는,잘 가꾸어 놓은 한강 둔치가 온통 흙탕물에 잠기고 휩쓸리듯이 그나마 이런 아이들의 모든 힘조차 그냥 쓸려보내고 말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다시 시작해야 한다.물난리가 지나가면 모두들 모여 힘을 합해 쓰레기도 치우고,무너진 축대도 고치면서 서로 어깨를 겯고 어려운,그러나 중요한 새로운시작을 꾀한다.그것처럼 우리도 우리 안에 무너진 축대도 고치고,우리 사이에 쌓인 쓰레기도 치우면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이번만큼은 그 알량한 수재의연금 몇 푼에 양심을 달래고,겉으로 보이는 무너진 길만눈 앞가림으로 때우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이번만큼은 정말 새로 시작해야한다. 이제 곧 무더위도 끝나고 소슬한 바람이 불어올 때다.바람이 분다,살아봐야겠다는 시구도 있지만 이제 제발 그 바람에 정신 좀 차리고,다시는 삶터에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안팎으로 단단히 단속하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더도 말고,덜도 말고 자라나는 세대의 그 힘찬 함성과 에너지가 지금 여기 우리보다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함께 채비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정유성 서강대교수·교육학
  • 토요명화/ 엑소시스트 등

    ●엑소시스트(EBS 오후10시)= 악령을 다루는 오컬트 영화의 고전.12세 소녀인 리건에게 어느날 이상한 증세가 나타난다.배우인 엄마 크리스는 병원을 전전하지만,의사들은 치료법을 내놓지 못한다.리건의 행동이 점점 악화하자 크리스는 신부를 찾아 악령을 내쫓는 엑소시즘 의식을 행한다.그러나 악령은 오히려 신부의 몸에 깃들게 된다.요란한 ‘피의 향연’을 부추기지 않으면서도,한겹 두겹 긴장감과 공포를 쌓아가는연출이 압권이다.2000년에 재개봉해 미국에서만 300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둬,29년이 지난 지금도 고색창연한 공포가 유효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압솔롬 탈출(KBS2 오후10시50분)= 상관의 명령으로 무고한 사람 수백명을 죽인 해병 특수수색대 대위 로빈스.죄책감을 이기지 못해 상관을 살해한 뒤 비밀 사설감옥 압솔롬으로 끌려가는데….‘터미네이터’‘에일리언’제작팀이 미래 특수감옥을 배경으로 94년에 찍은 SF액션.하지만 지리적 배경이 정글 속 형무소여서 원시적인 장면이많이 나온다.‘007 골든아이’‘마스크 오브 조로’의 마틴캠벨 감독. ●스터 오브 에코(MBC 오후11시10분)= 미국의 인기 판타지 소설가 리처드 매트슨의 소설을 ‘쥬라기공원’‘미션 임파서블’의 시나리오 작가 데이비드 코엡이 각색·연출했다.억울하게 죽은 소녀의 원혼을 보는 아이를 다뤄 개봉 당시 ‘식스 센스’와 자주 비교됐다.최면에 걸린 뒤 아들과 함께 초자연적인 환상에 시달리지만 결국은 진실을 밝혀내는 주인공 톰 역은 케빈 베이컨이 맡았다.평범하게 보이는 중산층의 위선과 욕망을 폭로한 1998년 작품. 김소연기자 purple@
  • [2002 길섶에서] 신지식인

    지식을 활용해 능동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거나 업무방식을 혁신하는 사람.정부가 1998년 말에 규정한 ‘신지식인’이다.99년에는 음식점 배달부,파출부,청소원 등을 신지식인으로 뽑아 화제를 뿌렸다. 그중 기왕에 널리 알려져 있던 사람이 영화 ‘용가리’를 만든 심형래씨와 가수 출신의 SM 기획대표 이수만씨였다.HOT와 SES 등 스타 군단을 거느렸던 이씨는 그해 10월엔 기획예산처의 ‘신지식인과의 대화’에 초빙돼 300여 직원들을 상대로 질의응답을 가졌다.이씨는 불과 두달여 전인 5월21일에도 서울대생들을 상대로 ‘내 판은 내가 짠다.’는 주제로 리더십에 관해 강연했다. 그런 이씨가 연예 비리로 해외 도피 중이다.회사 돈 11억원으로 주식을 사들여 수백억대의 시세차익을 챙기고 가수들을 얽매는 ‘노예 계약’까지 맺었다고 한다.인격이 없는 지식인은 위선자가 된다고 했는데,애초부터 부가가치 창출,즉 돈을 버는 사람이 신지식인이라며 ‘바람’을 넣은 것이 사람을 못쓰게 만든 것은 아닌지. 황진선 논설위원
  • 책/ 성과학탐사 “性과 아름다움은 하나다”

    소설 ‘채털리 부인의 사랑’에서 육체적 사랑이 배제된 정신적 사랑이란 위선이라고 강변한 D H 로렌스는 “성(性)과 미(美)는 생명과 의식처럼 한개의 것이다.성을 미워하는 것은 미를 미워하는 것이다.살아 있는 미를 사랑하는 자는 성을 존중한다.”고 주장했다. 성을 터부시하면서도 남몰래 춘화도를 즐기던 유교적 관습이 잔존하는 사회에서 성을 공론화한 한국 과학자의 책 ‘성과학탐사’(생각의 나무)가 나왔다.저자 이인식씨는 과학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지난 15년간 과학관련 글을 써온 터라,성을 의학적·생물학적으로 접근할 뿐아니라 문화인류학·정신분석학적으로 분석했다.책에 펼쳐진 방대한 지식과 필력이 그렇다는 것이다.출판사는 1940년대 보고된 성관찰서인 ‘킨지 보고서’에 버금가는 충격과 파문을 던진다고 주장하지만,각종 담론에 흩어져 있는 성관련 지식을 체계적이고 총체적으로 점검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어 보인다.또 국내 과학자가 정리했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다. 이 책의 백미 몇가지를 요점 정리해 보자.인간이 가진 가장 큰 성기는? 의외지만 바로 뇌다.남녀가 느끼는 사랑은 ‘마음’이 아니라 뇌 시상하부에서 분출되는 화학물질에 의존한다.특히 자극적이고 충동적인 사랑은 페닐에틸아민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데,불륜이나 위험한 사랑에 빠질 때 더욱절실한 감정을 느끼는 원인은 이 페닐에틸아민이 뇌에서 더 많이 분비되기때문이다.남녀가 애착을 느끼는 단계로 넘어가면 엔도르핀이 흘러나온다. 미인대회는 스트립쇼처럼 남자들의 관음증을 해소해주는 사회적 장치일까.아니다.여성의 아름다움은 생존경쟁에서 이기고자 여성 스스로 진화한 ‘미인 생존’의 결과라는 주장이다.여성의 ‘배란 은폐’ 역시 성적 수용능력을 강화해 생존하기 위한 수단이다. 나폴레옹은 전쟁을 마치고 파리로 돌아갈 때 연인 조세핀에게 “내일 저녁파리에 도착할 테니 목욕을 하지 마오.”라고 전갈을 보냈다.영국 엘리자베스여왕 시대에는 연인들이 이른바 ‘사랑의 사과’를 교환했는데,여자들은 껍질을 벗긴 사과를 겨드랑이에 끼워두었다가 땀에 흠뻑 젖으면 꺼내서 애인에게 주어 냄새를 맡게했다.암내가 연인들을 황홀하게 한 것이다. 남자들은 왜 자주 수음을 할까.다른 수컷과 정자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항상 젊은 정자를 지니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노쇠한 정자를 버리고 싱싱한 정자를 늘 갖추기 위해서는 도리가 없었다.진화를 통해 ‘길이 성장’을 해온남성의 성기 역시 정자 경쟁이 원인이라는 학설로 소개한다.이 책은 모두 6부로 정리됐다.1·2부는 진화생물학과 동물행동학 이론을 적용했고,3·4부는정자전쟁·오르가슴·키스·수음·나체 등 성행동에 관련된 기본적인 현상을 탐사했다.5부는 간통·동성애 등 성의 사회적 측면을,6부는 피임·인간복제 등 생식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점검했다.2만 5000원. 문소영기자 symun@
  • [열린세상] 경제와 경영의 건강성 회복

    IMF 구제금융을 매개로 해서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를 강요해온 미국이 작년의 엔론 사태 이후 월드컴,제록스,비방디,머크,제너럴일렉트릭,퀘스트 커뮤니케이션,브리스톨-마이어 등 20여 거대 기업들에서의 회계비리나 정경유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지금까지 나타난 부정과 비리의 방법은 대체로 이런 것이다.최고 경영진이 자신의 연봉을 올리기 위해 자사 이익을 과대포장하거나 비용을 축소하는 것,또 인수 및 합병의 물결이 거세게 일면서 자기기업 가치를 높게 보이려고 자산이나 수익,매출액을 지나치게 크게 보고하는 것,기업의 은밀한 정보를 잘 아는 내부자들이 주식을 사고 팔면서 엄청난 시세 차익을 얻는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경제 외적 변수들은 곧 증시에 반영되어 주가의 폭락으로 나타났다.나아가 수많은 유명 기업의 도산 등 미국 전체가 불안에 휩싸였다.또 이와 연결된 세계 각지에서 흔들림의 조짐이 보인다.물론 이것 때문에 당장 범지구적 파국이 오지는 않을 것이다.하지만 중요한 점은,이제 자본주의 경제의 그 어디도 안정적으로 탄탄한 곳은 없다는 것,그 누구든 언제든지 ‘경제적 지진’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혼자서만 투명하고 정직한 것처럼 날뛰던 미국 경제,바로 그런 위선 덕에 오히려 더욱 범지구적 창피를 당할 수밖에 없던 미국이 마침내 지난 7월15일,상원에서 만장일치로 기업 회계 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하원에서도 이미 4월에 비슷한 법안을 통과시킨 상태이나 거짓 보고를 한 경영진 처벌 조항이나 회계법인 규제 조항이 없어 실효성이 의심되던 상태였다.새 법안에 따르면 공개기업 회계감독위원회가 설립되어 기업 회계와 관련된 조사까지 벌일수 있게 되며 회계 법인이 회계 감사 이외의 컨설팅 등 기타 업무를 제한하게 된다.또 거짓 보고서를 작성한 경영진은 5년에서 10년까지 형사 처벌을받고 보수도 박탈당하게 되며 지급보증 관련 정보 등 기업 정보공개의 범위도 확대된다.따지고 보면 세계적 투명성과 합리성을 자랑하던 미국에서 이런 법안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 경제와 경영계로선 한마디로 ‘얼굴에 똥칠’을 당한 꼴이다. 물론 이 법안이 스톡옵션 부분의 비용 처리 규정을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이나 부시 행정부가 그 핵심 내용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 등은 이미 일정한 한계를 보인다.보다 근본적으로는, 설사 이런 제도적 장치들이 작동한다 하더라도 과연 정보 조작과 비리,탈세나 누세,부정부패,정경유착 등을 막을 수 있을까? 한편,미국의 오만방자한 얼굴이 이런 식으로 범지구적 수치를 당했다고 해서 우리가 결코 좋아할 일은 아니다.따지고 보면 한국 기업들도 얼마나 많은 회계 조작과 탈세,부정부패와 정경유착 등으로 이름이 높은가? 최근의 권력형 비리와 정경유착,코스닥 등록을 위한 벤처기업의 매출액 불리기 등은 한국의 짧은 역사에서도 이미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고 있는 부분이 아니던가.그리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돈 놓고 돈 먹는’자본주의 세계의 그 어떤기업들도 그러한 거짓과 부정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이런 점에서 최근 들어 미국의 언론들이 “아시아 기업의 회계부정은 미국보다 훨씬 더할 것”이라는 보도를 하고 있는데,이것은 작년 9·11사태 이후 일련의 사태들 속에서 확인된 미국 시민사회의 ‘애국주의’또는 ‘국가주의’를 다시 한번 증명할 뿐이다. 백 번 양보해서 설사 그 주장이 맞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지금까지 그들 기업의 거짓된 회계 보고가 면책될 수는 없다.이를 두고 사람들은 ‘오십보백보’라고 하지 않던가? 따라서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 듯’한다거나 제법 그럴듯한 개혁안을 대안으로 제시함으로써 고급 코미디를 할 것이 아니라,기업 경영에서 부정과 비리가 생길 수밖에 없는 토대 자체를 혁파함으로써 문제의 근본에 다가서는 일이다.이제부터라도 경제와 경영의 부정과 비리에 대한 근본 원인 해명 및 그 해결책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책임성 있게 이어지길 고대한다. 강수돌 고려대 교수
  • 日 엔高 딜레마

    (도쿄 황성기특파원) 엔화가 1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한때 ‘방위선’으로 불리는 달러당 115엔대에 진입했다. 미국의 불투명한 경기회복 전망과 기업 회계부정으로 촉발된 달러 약세로 인한 엔고(高) 추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일본 통화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일본 당국-일본 정부와 일본은행(日銀)은 엔고추세에 팔짱끼고 보고만 있기도,그렇다고 개입하자니 일본 단독으로는 별 효과도 없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급격한 엔고로 수출 주도의 경기회복 국면에 있는 일본 경제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돼 수출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은듯 울상이다.또 수입 물가의 하락으로 디플레이션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여 일본 통화당국으로서도 수수방관만 할 수 없는 처지이다. 시장에서는 “정부와 일은(日銀)은 무제한으로 엔을 팔고,달러를 사들여야한다.”는 소리가 나온다.그런 지적의 다른 한편에서는 “일본 혼자 개입한다면 효과는 일시적이며 개입으로 강세가 된 달러를 내다 팔 기회만 줄 뿐”이라는 반론도만만치 않다. 일본 정부는 유럽 및 미국과의 공동개입을 바라고 있으나 엔고를 사실상 용인하고 있는 미국이 공동개입에 응할지는 미지수이다. ◇울고 웃는 일본 기업-엔고로 웃는 기업도 있으나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에서는 울상인 기업이 더 많다. 자동차나 전자제품의 경우 달러당 1엔이 떨어지면 100억엔 단위의 수익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린다.엔고는 간신히 회복 기조에 놓인 일본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인 셈이다. 전문가 분석으로는 1달러=115엔의 엔고가 1년간 지속될 경우 2002년도 예상수익을 1달러=125엔을 전제로 잡은 도요타 자동차는 1000억∼2000억엔의 마이너스 효과가 생긴다.달러당 125엔을 전제로 한 닛산(日産)자동차도 800억∼900억엔의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소니의 경우 4500억엔의 매상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일본 우량기업들의 타격이 크다.뿐만 아니라 엔고의 타격은 자동차,전자 외에도 조선,기계,철강,화학,해운 등의 광범위한 업종에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엔고로 수입 재료의 비용이 낮아진 외식업계,항공업계와 원유,가스를 다루는 에너지 업계는 수입가 하락으로 수혜를 보는 업종이다.달러당 130엔으로 잡았던 도쿄전력의 경우 115엔대의 엔고가 1년간 이어지면 무려 750억엔의 연료비용 절감 효과를 거둔다. 반면 NEC나 후지쓰(富士通) 등 일부 전기업체와 이토추(伊藤忠),마루베니(丸紅) 등 상사는 수출입 균형을 이룬 상태여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marry01@
  • 기업 저리융자 비난 관련 백악관 대변인, 부시 옹호

    (미니애폴리스 AFP 연합) 미국 백악관은 11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하켄에너지회사 이사로 재직 당시 회사로부터 낮은 금리로 융자를 받고도 지금은 이를 금지하려고 하는 것은 위선적이라는 비난과 관련,부시 대통령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스콧 매클러랜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1986년과 1988년 지금은 없어진 하켄에너지로부터 18만여달러를 저리로 융자받았다는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스의 보도들을 확인해 주면서 “이 융자는 완전히 적절한 것이고 전면 공개됐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클러랜 대변인은 이어 “최근 이같은 융자 관행이 남용되고 있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기업 부패 척결을 추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매클러랜 대변인은 “최근 수년간 융자 남용사태가 일어났으며 지금은 개혁을 이행하는 것이 필요하게 된 시점”이라고 말했다.부시 대통령은 회사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회사로부터 우대금리보다도 낮은 금리로 18만 375달러를 융자받았었다.
  • SKT↔KTF 비방 광고전 이제 그만 소비자에 ‘정보주기’ 경쟁을

    ‘상호 비방은 이제 그만.’SK텔레콤과 KTF간의 최근 대립각을 세웠던 홍보전이 수그러들고 있다.양사가 주고받았던 비방 광고전이 ‘상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자제하는 분위기다.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홍보전에도 ‘게임의 룰’을 지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서비스 개선이나 요금인하 노력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다가서는 자세도 주문하고 있다. ◇경과= 대립 양상은 지난 3일 KTF가 세계 IT기업 1위로 자사를 선정한 ‘비즈니스위크’를 인용,광고를 게재한 것이 발단이 됐다. 그러자 SK텔레콤은 5일자 일부 조간신문에 비즈니스위크의 신빙성을 의심하는 ‘KTF 세계 1위,믿을 수 있습니까?’라는 광고를 했다.KTF가 비즈니스위크에 부풀린 자료를 제출해 순위선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KTF는 이에 맞서 8일 SK텔레콤을 상대로 5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형사상 고소와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도 함께 했다. 이에 SK텔레콤은 다음날인 9일 KT가 자회사 KTF의 PCS(개인휴대통신)를 재판매하는 것이 불공정행위라며 통신위원회와 공정위에 제소한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왜 그런가= 이동통신시장은 기본적으로 ‘제로섬’게임이다.전체 가입자가 3000만명으로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타사의 가입자 증가는 곧 자사의 가입자 감소를 의미한다. 또 IMT-2000 등 신규서비스 시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고객확보를 위한 마찰은 불가피하다. 게다가 통신회사들간의 기술력 차이가 점차 사라져 이제는 회사 이미지나 다양한 부가서비스로 승부를 해야하는 상황이다.주고객인 10∼20대층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 언제든 다른 이동통신사로 옮겨가는 성향을 보이는 점도 원인중 하나다. 이 때문에 ‘통화품질 1위’‘IT 기업 1위’등의 문구는 절대로 양보할수 없다는 홍보전략인 셈이다. 지난 1월 양사간 광고전도 통화품질 1위 논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자제해야= 비방전은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다는 사실을 양측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곧 수면 아래로 잠복할 전망이다. 특히 이상철(李相哲) 전 KT 사장이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발탁된 점이 더욱 확전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이장관이 이동통신사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거중조정을 잘 해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SKT가 이날 KT의 주식을 내다판다고 전격 발표한 점도 시장에서는 ‘유화제스처’로 받아들이고 있다. 동국대 광고홍보학과 김봉현(金奉顯·40) 교수는 “이동통신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대방의 단점을 부각하는 비교광고가 늘고 있다.”면서 “이같은 과정을 통해 점차 미국처럼 소비자에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정보를 주는 광고로 바뀔 전망”이라고 말했다. 동종업계 관계자는 “상호비방이란 구태를 벗고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통신시장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IHT紙 임권택감독 대서특필

    (파리 연합) 세계 유수 일간지인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프랑스칸영화제에서 영화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받은 임권택 감독을 대서특필했다.파리에서 발행되는 영자지 IHT는 10일 문화면에 5단짜리 대형 머리기사로 임 감독의 영화인생,‘취화선’의 제작배경과 내용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 기사는 임 감독이 역사를 탐구하고 집요하게 예술을 추구하는 인물로서 취화선을 통해 19세기 한국사회의 시대상을 보여주려 했다고 평가했다.또 임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민주주의와 평등의 이념 뒷면에 구시대의 가치가 끈질기게 자리잡고 있는 현대 한국사회의 위선을 나타내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임 감독이 이 영화를 구상한 지 20여년 만에 제작에 착수한 사연,예술에 대한 집념을 보여준 영화속 인물 오원 장승업과 임 감독의 공통점,임 감독이 미국 할리우드 영화를 극복하고 한국 영화의 독자적 영역을 개척하는 데 성공한 과정 등을 소개했다.
  • [기고]“체육투자는 사회간접자본 확충”

    축구 국가대표팀의 선전과 국민의 뜨거운 성원으로 나라 전체가 상상을 뛰어넘는 폭발적인 월드컵 열기에 휩싸여 있다.이 분위기를 잘 살려 축구뿐 아니라 체육전반의 건전한 발전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공론화해야 할 시점이다. 새로운 체육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려면 우선 지금까지 체육정책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체육활동은 여가로 즐기든지 전문적으로 하든지 상관없이 개인의 합리적인 ‘투자활동’이다.따라서 체육에 대한 투자도 다른 투자와 마찬가지로그 결과로서 평가돼야 한다. 체육투자 성과분석을 위해 1926년에서 97년까지 육상 신기록의 변화추이를 통해 실질적인 체육활동참여인구의 증가폭을 추산해 봤다.즉,육상기록이 경신되려면 체육활동참여자가 많아져야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해 기록변화를 기초로 참여자 규모를 역산해 봤다.그 결과 1926년의 실질적인 체육활동인구를 1명이라고 했을 때 97년에는 5만명 정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체육활동 참여인구가 비약적으로 늘었지만 유럽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낮다.우리나라 체육투자의 성과가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인은 두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우선 ‘체력은 국력’이 아닌 ‘체력은 메달’이라는 관점에서 지나칠 정도로 국제대회에서의 입상에 체육정책의 중심을 두어 온 것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국위선양에 초점을 두다보니 체육활동의 저변확대는 소홀히 했던 것이다. 다음으로는 국민들의 여가생활에서 체육활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는 점이다.문화관광부의 ‘국민체육활동 참여실태조사’(2000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가시간의 대부분을 TV시청과 인터넷검색에 할애하는 반면 체육활동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체육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지금까지 실질적인 체육활동 참여인구는 경제상황의 변동에 매우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즉 체육투자는 ‘남는 돈’으로 한다는 의식이 강했다.그러나 앞으로는 생활체육의 강화와 전문체육 육성을 동시에 이루기 위해 체육투자를 ‘사회간접자본’으로 인식하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경제성장 초기에는 도로,항만 등이 사회간접자본이었고 90년대 이후에는 인적자원이 사회간접자본이었다면,지금은 지와 체를 겸비한 인적자원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다. 다른 사회간접자본과 마찬가지로 체육투자도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기까지는 경제상황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계속 투자해야 한다.같은 논리로 국민 개개인이 남는 시간에 체육활동을 한다는 자세에서 지속적으로 자기개발의 한 부분으로 체육활동을 한다는 쪽으로 의식을 전환해야 한다. 우리는 월드컵이 가져올 경제적인 효과의 극대화에만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듯하다.그러나 이번 월드컵대회에서 우리 국민이 보여준 관심과 정열은 엄청난 사회적 비용없이 체육인구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힘이다.따라서 월드컵대회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관심을 배경으로 체육인구의 저변확대에 중점을 둔 정책의 마련을 기대해 본다. 전택승/ 한국조세硏 초청연구위원
  • 리뷰/ 佛 장 주네 원작 연극 ‘하녀들’

    무대에 쓰러져 있는 검은 옷의 두 여자.관객석 중간에서타이프를 치던 형사는 지금까지 원칙을 갖고 살아왔던 그의 삶에 균열을 일으킨 두 하녀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꺼낸다.그는 이제 “원칙을 깨고 공적인 것을 사적으로 기록하겠다.”고 말한다.프랑스 작가 장 주네 원작의 연극‘하녀들’은 극중 형사의 대사처럼 공적인 살인사건을 사적인 기억으로 풀어내면서,사건의 묘사가 아닌 그 틈을 비집고 들어선 욕망을 광기 어린 몸짓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두 하녀 클레르와 솔랑주는 마담을 살해하는 내용의 연극놀이를 한다.그들은 현실에서 실제로 마담의 정부인 무슈의 거짓 범죄를 조작,고발해 그가 감옥에 가 있는 틈을 타 마담을 살해하는 계획을 세운다.그러나 무슈의 가석방이확정돼 마담은 그를 만나러 나가고 하녀들의 계획은 실패한다.거짓 밀고가 탄로날 것을 두려워하는 하녀들은 다시연극놀이를 벌인다.극중에서는 이런 현실과 연극놀이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현실과 기억과 욕망을 넘나들며 클레르,솔랑주,마담의 위치는 끊임없이치환된다.인간이 자신만의 이성을 가진 확고한 주체로 존재한다는 근대적 주체 개념을 비웃듯,하녀들은 서로의 위치를 바꾸고 마담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신의 내부에 숨겨진 수많은 욕망의 주체들을 끄집어낸다.이성이 아닌 욕망에 의해 지배되는 분열된 주체의 모습은 포스트 모더니즘과 맥이 닿아 있다. 연출과 각색을 맡은 박정희씨는 원작과 달리 형사의 내러티브를 삽입,두 하녀의 욕망에 또다른 주체의 기억을 혼합시켜 더 모호한 부조리극을 창조해냈다.혼자 남은 솔랑주가 사형대로 가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환희에 찬 목소리로 외칠 때,그녀 뒤로 넘실대는 그림자를 만들어 이중적인 주체의 모습을 잡아낸 연출도 뛰어나다.두 팔을 벌리고 서서히 솔랑주가 앞으로 다가설수록 그림자는 커지면서몽환적일 정도로 강렬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선사한다.도착과 전복적인 행각을 벌이는,문경희(쏠랑쥬 역)와 김화정(클레르 역) 두 배우의 연기는 힘에 넘친다. 욕망과 위선에 가득찬 인간에게 구원은 있을까.하녀들은물로 끊임없이 어두운 실체를씻어내지만 그들은 결코 구원되지 못한다.진정한 구원을 찾는 것은 이제 관객의 몫이다. 바탕골소극장에서의 공연은 19일로 막을 내렸고,같은 작품으로 6월12∼22일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다시 관객을 맞는다.(02)762-0810. 김소연기자
  • ‘멋과 흥’…신명나는 문화월드컵

    월드컵은 스포츠만의 축제가 아니다.연극계도 축제 분위기를 띄울 다양한 행사와 공연으로 가득한 선물 보따리를풀어 놓는다.이 기간만이라도 일상의 찌든 때를 훌훌 털어 버리고 신나게 놀아보는 것은 어떨까. ◆신명나는 전통 속으로=우선 지구촌의 이목이 집중되는것을 노린 우리만의 독창적인 전통극과 행사가 돋보인다.한·일 공동 개최의 의의를 살려 화합의 정신을 녹여낸 작품도 푸짐하다.정동극장은 6월5∼30일 사라진 해와 달이신라와 일본에 떴다는 고대설화를 배경으로 한 가무악극‘연오랑과 세오녀’(이윤택 연출)를 무대에 올린다.동해안 별신굿,비나리,탈춤극에 성악과 합창,관현악을 뒤섞어전통과 현대가 아울렀다.(02)7511-500. 김덕수는 사물놀이로 신명나는 우리의 소리를 선사한다.6월1∼30일 한전아츠풀센터에서 풍물,무용,소리가 어우러진 잔치판을 벌인다.공연장에서는 전통 먹거리 장터와 놀이터도 마련된다.(02)3486-0145.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에서는 6월9∼16일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재구성한 ‘까부지마라 이느마야’가공연된다.양반과 선비의 위선을 풍자하는 서민들의 마당놀이를 무대 공연으로 바꿨다.인간문화재들이 연기하는 다양한 표정의 하회탈을 볼 수 있는 기회.(02)558-1337. ◆해외 초청 공연 한마당=해외의 공연예술가들을 초청한국제 공연 축제도 서울과 서울근교의 자연을 벗삼아 펼쳐진다.샛터삼거리와 종합영화촬영소 사이에서 24∼26일 열리는 ‘남양주 세계야외공연축제’는 연극,춤,음악,설치미술,마임 등이 공연되는 종합 예술축제.세계 5개국에서 초청된 작품과 21개 국내 작품이 카페의 정원,강변산책로,다산유적지를 무대로 관객과 호흡한다. 아일랜드 소프라노 가수 메이브의 전통민요,남아프리카공화국의 2인극,몽골민속예술단의 전통가무공연 등을 볼 수있다.공예체험,전통민속놀이 마당 등 직접 참여하는 행사도 있어 가족 나들이로 좋을 듯.(031)591-5712. 국립극장,한국민속촌,인천공항 등에 둥지를 튼 ‘CIOFF국제민속축전’은 29일∼6월9일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민속극으로 관객을 찾는다.세계 14개국에서 초청된 400명 규모의 공연단이 그나라 전통 의상을 입고 민속음악과 춤을보여준다. 세계 각국의 토산품을 만들고 의상을 입어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국내에서는 26개 팀이 양주별산대놀이,봉산탈춤 등을 선보인다.(02)773-9960. ◆젊음의 대안축제=민속공연에 흥미가 없다면 홍익대 근처로 눈을 돌려보자.문화의 거리라는 홍대앞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2002’가 젊은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25일∼6월15일 아시아 3개국 5개팀과 국내 149개 팀이 참여해 연극,무용,마임,퍼포먼스,록 콘서트 등으로 젊음의 열기를 발산한다. 현대 미술과 연극의 새로운 시도들을 접할 수 있고,웬만한 인디 밴드들도 모두 만날 수 있다.홍대 앞 어린이 놀이공원에서는 22일간 무료공연이 펼쳐진다. 김소연기자 purple@
  • 노무현 방송기자 토론회/ 이모저모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는 17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민감한 질문에 대해 독특한 사례 들기 등의 ‘노무현식 화법’으로 빠져나가 눈길을 끌었다.노 후보는 ‘민주당과 이념이 다른 자민련과 연대하는 것은 야합이 아닌가.’란 질문에 “현실을 전부 부정하면 정치는 성공하기 힘들다.김구 선생이 단정에 참여한 게 옳은지,안한 게 옳은지의 논쟁처럼 오랜 논쟁이다.”라고 가볍게넘겼다. 이어 ‘성격이 너무 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전에 클린턴 대통령을 보니까 청바지 입고 가라오케 가서 노래부르고,아이들과 햄버거 사먹고,기자들과 목소리 높여 싸우기도 하더라.”면서 “한국사회가 너무 위선적이어서 솔직한 의견 표현을 억압하는 것 같다.”고 받아넘겼다.‘대통령 아들 비리에 대해 왜 침묵하나.’라고 곤혹스러운 질문을 던지자 “남들이 다 비판하고 있는데 나까지 나서는 게자존심이 상했다.”며 지도자의 품위와 자존심의 문제로 초점을 전환시켰다. 특히 기여입학제에 대해 노 후보는 “부모로부터 좋은머리를 물려받은 것과 많은 재산을 물려받은 것은 똑같은 ‘혜택’이므로 기여입학제를 찬성해야 한다고 정치하기 이전부터 생각해왔다.”고 털어놔 패널로부터 “참 특이한 생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다른 후보에 비해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노 후보가 요즘 무엇이 두려워서인지 멈칫거리는 것 같다.’는 지적에 노 후보는 “무슨 말인지 잘모르겠다.”고 슬쩍 넘겼다. ‘친인척 비리문제를 막을 특단의 대책이 있느냐.’고 질문을 하자 “한 마디로 말할 방안은 사실 없다.”고 말해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김상연기자 carlos@
  • [시시비비] “노후보 99년소득 축소신고”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상대 후보 및 당을 겨냥한 각 정당의 폭로전도 가열되고 있습니다.대한매일은 선거정국을 정책대결로 이끈다는 방침 아래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폭로공방을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대신 고정란을 신설,차분히 소개함으로써 이를 둘러싼 판단을 독자들에게 맡기기로했습니다. 한나라당이 15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소득축소신고 의혹을 들고나왔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이날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99년6월∼2000년7월 노 후보의 매달 표준신고액은 300만원 안팎”이라고 밝혔다.이 시기는 노 후보가‘타이거풀스 고문변호사로 달마다 100만원을 받고,20여곳회사에서 30만원씩 받았다.’고 한 기간이라면서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도 700만원대의 수입을 절반 이하로 축소 신고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남 대변인은 “보험료 몇푼을 아끼려했다기 보다는 소득신고를 줄여 소득세를 덜 내기 위한 수법”이라면서 “노 후보의 위선적인 서민·소신 행각이 들통났다.”고 공세를 퍼부었다.또한 “고문변호사료 뿐 아니라 사건 수임료 등 실질적인 소득규모,국세청 신고내역,소득세 납부실적 등을 숨김없이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 축소신고·탈세는 우리사회 고질적 병폐”라며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자 서민을 자처하는 노 후보의 탈루의혹은 국민에 대한 기만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노 후보측 유종필(柳鍾珌) 공보특보는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신고한 소득액은 변호사로서의 매출이 아니라 비용을 뺀 개인소득을 신고한 것”이라며 “세법에 대한이해부족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반박했다.유 특보는 “개인 노무현의 소득을 신고할 만큼 신고했다.”며 “한나라당이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부터 노무현 후보에 대한 ‘검증시리즈’를 시작했다.이날 ‘소득 축소신고’는 제1탄이다.예전과는 달리 ‘폭로 실명제’도 도입했다.남경필 대변인은 “많은 제보가 들어오고,확인작업도 병행하고 있다.”면서 “이번 것은 심재철(沈在哲) 의원 제공”이라고 밝혔다. 이지운기자 jj@
  • 새영화/ 켄 로치 감독 ‘빵과 장미’

    일회용품처럼 한번 보고 잊혀지는 가벼운 영화에 식상한관객이라면,모처럼 찾아온 묵직한 작품을 놓치지 말자.좌파의 색깔로 스크린을 채색해 온 영국 켄 로치 감독의 2000년작 ‘빵과 장미’(Bread and Roses·24일 개봉)가 칸·부산영화제를 거쳐 드디어 일반 관객에게 선을 보인다. 파시즘에 맞선 스페인 내전의 아나키스트(랜드 앤 프리덤),딸의 성찬식 드레스를 사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실업자 가장(레이닝 스톤) 등 켄 로치 영화의 주인공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빵과 장미’에서는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미화원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댄다. 낯선 땅 미국으로 일자리를 찾아온 마야.대도시 한복판에 선 마야를 카메라는 아래서 위로 잡아낸다.빌딩 숲에 선그녀는 거대한 자본주의의 위력에 눌린 채 아무런 힘을 가지지 못한 존재로 상징된다. 하지만 ‘혼자서 꾸는 꿈은 꿈일 뿐이지만 여럿이 꾸는꿈은 현실이 된다.’ 미화원 노조에서 일하는 샘은 마야와 동료들에게 그들이 불법노동자라는 이유만으로 지금까지얼마나 착취를받았는지 알려준다.무식해서 근로기준법이뭔지도 모르고 살았던 그들.머뭇거리지만 부당하게 동료가 잘리는 것을 보고 싸움터로 나선다. 위의 줄거리만 보면 리얼리즘 교과서의 뻔한 도식을 좇는 듯하다.켄 로치의 이전 영화들이 다양한 인간 군상을 세밀하게 그리면서 관객의 가슴에 감동과 희망을 슬며시 물들게 했던 것에 비해,이 영화는 분명 보다 선동적이다.하지만 모호한 세상에서 때로는 은유보다 직설이 진실을 더잘 포착할 수 있는 법이다. 그렇다고 딱딱한 사회문제를 ‘내지르는’ 머리 아픈 영화라고 미리 짐작하지는 말자.대걸레와 빗자루로 할리우드 변호사의 위선에 먼지를 폴폴 날리는 한바탕 소동은 유쾌하다.마야와 샘의 애틋한 사랑도 양념처럼 녹아있다.아무리 구질구질한 삶일지라도 그 삶 속에 숨쉬는 사랑과 유머,작은 행복들.리얼리즘의 정수를 보여주는 켄 로치의 영화는 이 모든 삶의 요소를 아우르는 미덕을 갖고 있다. 생존과 인간답게 살 권리를 뜻하는 ‘빵과 장미’.‘혁명의 달’ 5월에 이 영화를 통해 한번쯤 삶과 사회에 대해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김소연기자 purple@
  • 보스니아 참상 통해 ‘야만성’ 고발

    ■네 이웃을 사랑하라[피터 마쓰 지음 / 미래의 창 펴냄]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문명과 야만의 관계를 착각한다.‘야만성이란 비 문명사회에나 있는 것이다.’‘문명이 발달할수록 야만성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등등. 그러나 인간의 야만성은 21세기 문명사회의 이면에 항상도사리고 있고,마치 야수처럼 예고 없이 튀어나와 또 다른 인간을 물어뜯고 만다.이념적·인종적·종교적 갈등,전쟁,계층간 이해관계의 대립 등은 이러한 야만성 발현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최정숙 옮김)’는 보스니아 전쟁의 참상을 통해 인간의 야만성을 고발하는 책이다.92·93년워싱턴포스트 기자로 2년간 보스니아 전쟁을 취재했던 저자는 이 책에서 이성의 탈을 쓰고 있는 문명사회가 얼마나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에 불과한 것인가를 생생히 보여준다. 사회주의 국가이면서도 비교적 자유분방한 사회분위기 속에 경제적 풍요를 누렸던 유고연방.84년 사라예보 동계올림픽 당시 보여줬던 국민들의 여유,내전 몇 달 전까지도인종과 종교가 다른 이웃간 화기애애했던 사회분위기.그러나 다민족·다종교 국가가 갖고 있는 불화의 요소는 위선적 독재자의 정치논리속에 격렬히 증폭됐고,이는 전쟁과‘인종청소’로 이어지고 만다. 고문과 강간,집단학살의 대상으로 고통받았던 보스니아인들의 참상,전 세계인의 안타까움,고통을 외면하는 선진국가들의 도덕성에 대한 환멸,정치가들의 위선과 부조리,진실을 밝히기 위한 기자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감에 따른 좌절 등을 저자는 르포와 분석을 통해 담담히 서술하고 있다. 50여년전 광기 어린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던 우리에게언제든지 또 다른 야만성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고로 다가오는 책이다.1만2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
  • 청소년성매매 회사원 회한의 반성문

    “저는 죄인입니다.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위선적 행위에대한 분홍글씨가 새겨진 가슴속에 고통이 가득합니다.” 15세 여자청소년을 대상으로 3차례 성매수 범죄를 저질러 지난해 6월 형이 확정된 회사원 M씨가 청소년보호위원회에 속죄의 반성문을 보내왔다.이른바 ‘원조교제’의 대가로 신상공개가 된다는 사실로 인해 지난 1년간 고통 속의삶을 살아왔다는 M씨의 반성문은 8일 그의 요청에 따라 청소년보호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www.youth.go.kr)에 실렸다. 그는 반성문에서 “저를 괴롭히는 것은 원조교제를 했다는 사실 앞에 평소 전혀 그럴 것 같지 않게 살아온 평범한 소시민으로 비쳐진 자신 앞에 위선자가 되고 말았다는 이중적 도덕성 앞에 부끄러울 뿐”이라고 자신의 참담한 심정을 털어놓았다.그러면서 “그 고통은 아마도 평생 커다란 바위덩어리로 늘 저를 누르며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어린 여자와 그렇게 좋았어?’‘그 기분 어땠어 ?’등 분노감을 표시하는 아내 앞에 침묵으로 일관하고,심적고통을 겪어야 하는 부부간의갈등 등 일상생활에서 말못할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청소년을 보호해주지 못할망정 그들을 유린한 죄를 뼈저리게 반성한다.”면서 “지금도 원조교제의 유혹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다시한번 자신의 인생에 오점을 남기지 말라.”고 신신 당부했다. 최광숙기자 b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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