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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방위산업까지 해킹한 北, 언제까지 당할 텐가

    북한이 한진그룹과 SK그룹 계열사들의 전산망을 해킹해 무려 4만 2608건의 자료를 빼내 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10개사와 SK네트워크 등 SK그룹 17개사가 북한의 사이버 공격 대상이 됐다. 대한항공은 항공운송이 주력 사업이지만 방위산업을 비롯한 항공우주 분야 사업 규모도 적지 않다. SK그룹은 잘 알려진 것처럼 국가 기간산업이나 다름없는 정보통신과 에너지 분야를 대표한다. 유출된 자료 가운데는 군 통신망 자료와 우리 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의 날개 설계도도 들어 있다. 개별 기업의 기밀을 넘어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에서 놀랍고 걱정스럽다. 북한은 정보통신 대기업 KT에 대한 사이버 공격도 시도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북한의 의도는 너무나도 분명하다. 북한은 우리 업체가 개발한 개인용컴퓨터 통합관리망을 사이버 침투에 이용했다고 한다. 관리자가 원격으로 다수의 개인용컴퓨터를 관리할 수 있어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소프트웨어다. 실제로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대기업 등 모두 160곳의 통합관리망이 북한의 공격에 뚫렸다. 이렇게 북한의 통제 아래 들어간 개인용컴퓨터가 모두 14만대에 이른다. “북한이 국가적 규모의 사이버 테러를 계획하면서 장기간 사전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 수사 당국의 설명이다. 2013년 9000억원의 손실을 발생시킨 ‘3·20 사이버’ 테러 당시 이용된 개인용컴퓨터가 4만 8284대였다. ‘통합관리망 테러’가 현실화됐다면 사회적 혼란은 당시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지만 이미 한진과 SK가 입은 사이버 테러의 규모는 작지 않다. 나아가 북한이 탈취한 정보를 활용해 우리에게 어떤 타격을 가할지는 더더욱 알 수 없는 일이다. 북한은 2009년 정찰총국을 창설해 사이버 테러에 나서고 있다. 정찰총국의 최정예 해커는 3000~4000명에 이르고, 해마다 수백 명씩 늘어나고 있다. 정보통신 후진국인 북한이지만 사이버 공격 능력만큼은 세계 최상위 수준으로 평가되곤 한다. 반면 우리는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 능력을 자랑하지만 보안에는 취약하다.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지탄받는 사이버 테러를 당장 멈춰야 한다. 정보통신 능력이 있다면 인민들의 생활 향상을 위해 써야 할 것이다. 우리 기업과 정부도 사이버 도발이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북한이 깨닫도록 보안 능력을 키워야 한다.
  • “北, 공공→민간기업 타깃 전환… 정부 차원 보안강화 시급”

    북한이 SK그룹과 한진그룹에서 4만 2600여건의 방위산업 및 통신 관련 문건을 손쉽게 빼내갈 수 있었던 배경은 PC의 원격제어가 가능한 악성코드 ‘유령쥐’(Ghost RAT)를 이들 기업의 PC에 심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보안이 강화된 공공기관을 피해 민간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민간 영역의 사이버 보안을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13일 “이번 사건은 PC 관리시스템을 운영하는 업체의 관리망 보안이 취약하다는 점을 (북한이) 노린 것일 뿐 막을 수 없는 수준의 악성코드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회사가 보안패치를 도입해도 직원들이 업데이트하지 않은 채 방치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북한이 이용한 악성코드 ‘유령쥐’는 PC를 원격제어해 화면 감시, 키로깅, 파일 탈취, 웹캠 조작과 감시 등의 작업을 수행한다. 키로깅은 키보드를 통해 입력하는 모든 내용을 낚아채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은 유령쥐를 통해 공인인증서 번호나 계좌번호 등 금융정보를 알아내고, PC 이용자가 어떤 화면을 보는지 감시할 수 있으며, PC에 저장된 중요 문서를 가져가는 것은 물론 웹캠을 조작해 사생활도 감시할 수 있다. 한마디로 유령쥐에 감염된 좀비 PC는 사용자의 마음대로 조작할 수 없다. 다만 2008년 전후에 등장한 유령쥐가 진화를 거듭하기는 하지만 못 막을 정도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문제는 민간기업의 경우 공공기관보다 사이버 보안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국가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직접 공격하기보다는 정부와 연관된 민간기업이나 단체 등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빼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전했다. 장항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사이버 테러에 대비한 보안 강화를 여전히 비용이 드는 일로만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이버 테러도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경찰이 사이버 테러 관련 첩보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기업들이 스스로 발견하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춘식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드러나지 않은 민간기업의 피해까지 감안하면 해킹으로 수천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봐야 한다”며 “재난재해에 대비하는 것처럼 국가가 나서서 민간기업의 보안 기준을 마련하고 시행을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北, SK·한진그룹 해킹… 문서 4만 건 빼갔다

    한국형 무인기 매뉴얼도 유출 북한이 SK그룹과 한진그룹의 27개 계열사 컴퓨터 13만여대를 악성코드로 장악하고 1년 7개월에 걸쳐 4만 2600여건의 방위산업·통신관리 문서를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자료 중에는 2020년 실전배치를 목표로 대한항공이 개발 중인 한국형 무인정찰기 MUAV의 유지보수 매뉴얼도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번 북한의 해킹이 실질적인 사이버 테러로 이어졌을 경우 2조원 이상의 경제적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10개 계열사와 SK네트웍스서비스 등 SK그룹 17개 계열사가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뚫려 4만 2608건의 방위산업·통신설비 관련 정보가 유출됐다고 13일 밝혔다. KT에도 해킹 시도가 있었지만 초기에 발견돼 컴퓨터 2대가 감염되는 선에서 그쳤다. 북한은 2014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1년 7개월에 걸쳐 악성코드 ‘유령쥐’(Ghost RAT)를 이용해 13만여대의 컴퓨터를 감염시켰다. 160개의 정부·공공기관, 대기업 등이 이용하는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 M사의 솔루션프로그램 ‘기업 컴퓨터 통합관리시스템’의 약점을 노려 침입했다. 경찰은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사이버 테러 우려가 고조되자 사전탐지활동을 벌였고 2월에 ‘유령쥐’를 발견했다. 경찰은 ‘유령쥐’의 인터넷 프로토콜(IP)을 분석한 결과 9000억여원의 경제적 피해를 입힌 2013년 ‘방송·금융 전산망 사이버 테러’와 동일한 북한 평양 류경동 IP였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2013년 당시 악성코드에 감염당한 컴퓨터는 약 4만 8000대였지만 이번에는 2.6배가 넘는 13만대가 감염된 것을 감안할 때 사이버 테러가 감행됐다면 2조원 이상의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더민주, 군형법 개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정책위의장이 방위산업 비리 척결을 위해 제20대 국회 더민주 정책위원회 제1호 법안으로 군형법 개정안과 방위사업법 개정안을 10일 발의했다.<서울신문 2016년 6월 6일자 5면> 이들 두 개정안은 군용물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자가 뇌물 등의 비리를 저지른 경우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군용물 범죄에 대해 가중처벌을 하는 내용이 골자다. 변 의장은 “이는 일반 이적죄보다 엄벌하는 조치이며 7년 이상의 징역형은 집행유예가 불가능한 중형”이라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상장 뒤 400%↑ 회사 다닐 맛 나네요…충성심에 샀다가 해운사 직원들 ‘눈물’

    상장 뒤 400%↑ 회사 다닐 맛 나네요…충성심에 샀다가 해운사 직원들 ‘눈물’

    “집에서 쫓겨날 뻔했는데 회사가 저를 살렸습니다.” 코스닥 종목에 투자했다가 2억원을 몽땅 날린 김규원(48·가명)씨는 평소 “우리사주 때문에 기사회생했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근무하는 김씨는 우리사주를 약 5000주 갖고 있다. 2006년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직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주당 5000원에 1900주를 사들였고, 2011년 상장했을 때 공모가인 1만 5500원에 추가로 매수했다. 현재 주가는 7만 1200원(8일 종가). 당장 팔면 3억 56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수익률이 400%를 넘는다. 하지만 그는 퇴사 전까지 우리사주는 절대 손대지 않을 생각이다. 앞으로 회사가 더 성장할 것이란 확신 때문이다. 김씨는 9일 “예전에 쓰라린 경험이 있어 다른 주식은 쳐다도 안 본다”면서 “아는 주식만 투자하자는 신념으로 우리 회사에만 투자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근로자의 복지 차원에서 정부가 도입한 우리사주는 ‘13월의 보너스’다. 하지만 동시에 ‘독이 든 축배’로도 불린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사주 때문에 일할 맛이 난다는 직장인이 있는가 하면, 주가 폭락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하소연하는 직원들이 있다. 대체 우리사주가 뭐길래 직장인들을 울고 웃게 하는 것일까. 우리사주 제도는 근로자가 자기 회사 또는 지배 회사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다. 직원들이 ‘주주’로서 주인의식을 갖게 되면 직원과 회사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1968년 상장법인이 유상증자에 나설 때 신규 발행 주식의 10%를 직원들에게 우선 배정하는 법이 통과되면서부터 우리사주 제도가 활성화됐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유한양행, 삼양사 등 몇몇 기업에서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사주를 나눠줬다. 공로 직원에 대한 포상 성격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사주의 장점은 해마다 배당금을 받을 수 있고 배당소득세 또한 면제된다는 점이다. 최대 4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주가가 상승하면 차익도 챙길 수 있다. 반면 우리사주를 매입할 때 자금 여력이 안 되면 대출을 받아야 하고, 주가 하락 시 손실 부담까지 전부 떠안아야 한다는 ‘리스크‘도 크다. ‘보물단지’가 한순간에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 경남 사천의 방위산업체 KAI는 우리사주 때문에 직원들이 대동단결한 회사로 유명하다. 2011년 상장 이후 주가가 4배 이상 뛰면서다. 상장 당시 직원들은 근속연수에 따라 적게는 1600주, 많게는 3600주를 배정받았다. 중간에 매도를 안 했다면 부장급(3600주)의 경우 현재 평가 차익이 2억원을 넘는다. 사내 커플인 모 과장 부부는 지난해 주가가 10만원까지 올랐을 때 우리사주 3200주를 죄다 팔아 2억 7000만의 수익을 올렸다. 한 직원은 퇴사하는 동료 직원의 주식을 전부 사들여 3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하성용 KAI 사장도 우리사주 ‘붐’을 일으키는 데 한몫했다. 2013년 취임하자마자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 9000주까지 모았다. 직원들도 “사장이 사면 우리도 믿고 살 수 있겠다”면서 덩달아 매수에 나섰다. 올 초에도 임직원 1181명이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KAI 직원 A씨는 “결혼할 때 부모한테 손 안 벌리고 우리사주를 팔아 전셋집을 마련했다”면서 “우리사주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월급 가지고는 ‘내 집 장만’은 상상도 못했을 텐데 지난해 주가가 크게 올라 집 살 때 보탰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상장한 방산업체 LIG넥스원도 ‘우리사주 효과’에 직원들이 고무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주당 7만 6000원에 샀던 주식이 어느새 10만원대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청약 당시 300~400주를 배정받았던 직원들은 “그때 실권주를 더 인수했어야 하는데…”라며 후회할 정도다. 실제 연차 낮은 직원들 중에는 집안의 자금을 죄다 끌어모아 실권주를 대량 매수하기도 했다. 당시 1억원 넘게 우리사주를 매수한 직원 B씨는 “주식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업무에 임하는 태도가 다르다”면서 “회사에 일정 지분이 있으니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고 말했다. 몇몇 회사는 우리사주 독려 차원에서 ‘매칭’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직원이 우리사주를 매입하면 회사가 동일 금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일례로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은 매달 5만원씩 지원해준다. 직원이 우리사주 정기 매수를 신청하면 월급에서 자동으로 금액이 빠져나가고, 그 금액의 두 배만큼 주식으로 채워지는 식이다. KB손해보험 직원 C씨는 “연간 60만원이 ‘공돈’으로 들어오는 셈”이라면서 “남자 직원들 사이에서는 ‘비자금(?)’ 명목으로 요긴하게 쓴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직장 내에서도 우리사주 때문에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도 있다. 정보기술(IT)서비스 업체인 삼성SDS가 대표적이다. 2014년 상장 전 삼성SDS는 장외 시장에서 ‘대장주’로 꽤 이름을 날린 회사였다. 장외 직거래 시장에 뛰어들어 직접 주식을 매입한 직원들도 많았다. 상장할 때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공모가가 19만원을 찍었다. 당시 직원들은 근속연수와 균등분할 원칙에 따라 50대50의 비율로 우리사주를 배정받았다. 근속연수 기준으로 하면 연차 낮은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균등분할 원칙을 도입한 것이다. 경쟁이 치열해 15년차의 경우 110주 배정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사업부 분할 이슈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8일 종가는 15만 2500원으로 공모가 대비 19.7% 하락했다. 공모 당시 실권주까지 매수한 직원들은 피해가 더 컸다. 그런데 2001년 이전 입사자는 상황이 좀 다르다.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세 차례에 걸친 증자 과정에서 우리사주를 넘겨받은 선참 직원들은 아직까지 주식을 팔지 않았다면 ‘떼부자’가 됐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00년 유니텔 사업이 분리되기 전 액면가는 주당 5000원이었다가 2000년에 500원으로 분할됐다. 벤처 붐이 거세게 일 때라 2000~3000주를 보유한 직원도 상당수였다. 삼성SDS의 한 직원은 “2001년 입사자까지 운 좋게 수혜를 입었다”면서 “중간에 집 사고 차 산다고 주식을 내다 판 선배도 있지만 장외 거래가 불편하다고 안 판 분들은 소위 ‘대박’이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가 계속 하락해 ‘냉가슴’을 앓고 있는 직장인도 많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꼽혔던 미래에셋생명은 상장 이후 한 번도 공모가(7500원) 벽을 넘지 못해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들은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현 주가는 4500원(8일 종가)으로 공모가 대비 40%가 하락했다. 다음달 8일까지는 의무보호예수 기간이라 팔 수도 없다. 미래에셋생명 직원은 “우리사주를 신청했을 때만 해도 많이 배정받은 직원을 부러워했는데 뚜껑을 열어 보니 많이 받을수록 손실이 더 컸다”면서 “주가가 떨어지는 걸 보면서도 팔지 못해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기업은 말할 것도 없다. 회사가 유상증자를 실시할 때 충성심을 보인다는 명목으로 참여했다가 ‘폭·망(폭싹 망한)’한 경우다. 2013년 3만 8000원까지 올랐던 대우조선 주가는 4000원대로 떨어졌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주가도 맥을 못 추고 있다. 한진해운의 전직 임원은 “주식을 팔고 싶어도 공시 부담 때문에 재직 중에는 눈치가 보여 못 판다”면서 “우리사주가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단독] “방산비리 땐 최고 사형” 더민주 1호 법안 낸다

    군형법 개정안 이번주 국회 제출… ‘사형 폐지’ 당론보다 비리 척결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정책위의장이 정책위 1호 법안으로 방위산업(방산) 비리를 이적죄로 처벌하는 법안들을 이번 주 국회에 제출한다. 앞서 더민주는 4·13 총선 공약으로 방산 비리 근절을 제시했다. 변 정책위의장은 5일 “최근 문제가 발생한 방탄 안 되는 방탄조끼 등은 전시 상황에선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방산 비리 문제를 전시 상황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이적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핵심은 방산 비리를 저지른 현역 군인이나 민간인, 업체를 이적죄로 처벌하기 위해 군형법과 형법을 개정하는 데 있다. 통상 방산 비리에 연루된 현역 군인에게 적용되는 군형법 제80조에는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군사상 기밀을 누설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는 게 전부다. 군형법에는 뇌물 수수 관련 조항도 없다. 이 때문에 현실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수밖에 없다. 변 정책위의장은 처벌 수위를 높이기 위해 군형법 제14조(일반이적죄)의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거나 적에게 군사상 이익을 제공한 사람 등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조항에 ‘국가 방위 산업에 피해를 일으킨 사람(공무원), 업체’라는 부분을 추가할 계획이다. 더민주 당론이 ‘사형제 폐지’임에도 방산 비리 범죄에 최고 사형까지 가능한 이적죄를 적용하려는 건 비리 척결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다. 방산업체에서 활동하는 예비역 군인과 방위사업청 내 현역 군인들의 ‘비리 연결고리’를 차단하지 않고서는 비리 근절이 불가능하다는 판단도 자리잡고 있다. 이동욱 경남대 군사학과 교수는 “현역 군인의 방산 비리에 대해 군형법상 구체적인 처벌조항이 없는 데다 현역 군인을 기소하는 군 검사가 자기 식구라고 생각해 법 적용을 느슨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더민주 이춘석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조달 비리로 실형을 선고받은 군 관련 인사는 1명에 불과했다. 전체 군 조달 비리 사건의 4.5%로, 같은 기간 일반 공무원 뇌물 범죄의 실형 선고율(22.5%)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나운 북해에 맞선 우람한 전설의 발톱

    사나운 북해에 맞선 우람한 전설의 발톱

    무섭도록 검은 바다가 이어진다 싶으면 어느새 고등어 잔등 같은 파란 물결이 일렁이고, 웅장한 바위산이 나타났다 싶으면, 어느새 살쾡이가 할퀸 듯 폭포가 산자락을 후벼 파며 흐른다. 눈부신 옥빛 바다에 시선을 빼앗길 만하면, 또 어느새 반달처럼 휘어진 만 너머로 그림처럼 예쁜 집들이 나타난다. 여기는 노르웨이 북서쪽의 로포텐 제도. 유럽 대륙이 북해 바다로 가라앉는 곳이다. 이곳에선 시간이 달리 흐르는 듯하다. 무엇 하나 흥미롭지 않은 게 없고, 어느 하나 같은 풍경도 없다. 세상 어느 다큐멘터리가 이처럼 흥미진진하고 다채로울까. 마중 나온 로포텐 관광청의 크리스티안에게 물었다. 로포텐이 무슨 뜻이냐고. 예쁘장하게 생긴 북유럽의 사내는 서슴지 않고 ‘링스의 발톱’이라고 했다. 링스는 우리의 스라소니다. 그러니 로포텐을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스라소니의 발톱’쯤 되겠다. 여섯 개의 섬이 거칠고 사나운 북해에 맞서 뻗대고 있는 모양새가 꼭 스라소니의 발톱처럼 날카롭게 보였던 모양이다. 하긴 우리도 반도의 땅을 두고 발톱 세운 호랑이라 생각하지 않던가. 로포텐 제도까지는 무척 멀다. 세계지도를 펴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물고기 모양의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짚어 올라가다 보면 등 쪽에 가시처럼 뾰족하게 돌출된 곳이 나온다. 여기가 로포텐 제도다. 직선거리로 따지면 한반도에서 가장 먼 곳에 속한다. 당연히 찾아가는 길도 만만치 않다. 이번 여정에선 국내선을 포함해 비행기만 모두 네 번 탔다. 여기에 배와 차를 타고 이동한 시간까지 포함하면 서울에서 꼬박 이틀쯤 걸리는 여정이다. 비행기 안에서 ‘이코노믹 증후군’이 극에 달할 즈음,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정말 이렇게 먼 곳에 당신 스스로를 ‘위리안치’하고 싶으냐고. 여정의 끝자락에 내린 결론은, ‘그렇다’이다. ●온몸으로 느낀 살츠 스트라우멘의 격랑 로포텐으로 드는 관문은 보되다. 노르웨이 내륙의 북서쪽 끝에 있는 항구도시다. 로포텐으로 향하는 항공편과 선편 모두 보되에서 출발한다. 보되의 대표적인 관광 아이콘은 ‘살츠 스트라우멘’이다. 거센 조류가 만든 와류(渦流), 혹은 그 와류가 형성되는 해협을 일컫는 이름이다. 모터보트를 타고 북해를 헤엄쳐 다니는 대구를 낚아 올리거나 억겁의 시간이 만든 해안 습곡을 감상하는 것도 재밌지만, 그 무엇도 살츠 스트라우멘의 격랑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엔 견주지 못한다. 살츠 스트라우멘의 조류는 유속이 시속 40㎞에 달한다. 만조 때면 좁은 해협을 통과한 조류가 다른 조류와 만나 거대한 와류를 형성한다. 폭 10m가 넘는 소용돌이가 여기저기 생겨나는데,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모골이 송연해진다. 보되에서 겨우 반나절을 보낸 뒤 후르티루텐에 오른다. 예서 로포텐까지는 6시간 남짓 항해해야 한다. 얼핏 긴 여정인 듯싶지만 북해가 펼쳐내는 생경하고 서사적인 풍경들을 하나하나 눈에 담자면 그마저도 짧다. 후르티루텐은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연안 크루즈다. 노르웨이 서해안의 베르겐에서 러시아와의 접경 도시 시르케네스까지 5박 6일에 걸쳐 운항한다. 크루즈이면서 때론 구간구간 교통편 역할도 한다. ●전설 같은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는 ‘킹콩섬’ 로포텐 제도는 크고 작은 6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노르웨이 북서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는데 길이가 150㎞에 이른다. 섬과 섬은 다리를 통해 연결돼 있다. 북극에 가까운 곳이지만 그리 춥지는 않다. 현지 가이드는 북극 언저리까지 치고 오르는 난류 덕이라고 했다. 반면 날씨는 들쑥날쑥이다. 해무와 구름이 번갈아 형성되고 한쪽에선 비가, 한쪽에선 파란 하늘이 드러나곤 한다. 로포텐 제도의 첫인상은 ‘킹콩섬’이다. 짙은 해무가 우람한 바위산을 감싸고, 그 앞으로 작은 무인도들이 바라쿠다의 이빨처럼 뾰족뾰족 솟아 있다. 이 지역에서 2m가 넘는 몸길이에 무게가 100㎏이 넘는 ‘괴물’ 광어가 종종 낚인다. ‘해외토픽’에서처럼 뭔가 전설 같은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는 곳이다. 그러니 먹구름 너머 설산 깊은 곳에 거대한 원숭이 한 마리가 살 거라 상상한들 그리 호들갑스러운 일은 아니지 싶다. 로포텐 제도의 중심은 스볼베르다. 북위 68도 어름으로, 이른바 북극권(북위 66.33 이상) 훨씬 위에 있는 항구도시다. 기대와 달리 로포텐은 우울한 날씨로 이방인들을 맞았다. 먹구름은 두꺼웠고, 빗줄기는 시도 때도 없이 뿌려댔다. 백야에 접어들어 해도 지지 않았다. 새벽에도 희멀건 날씨는 잠뿐 아니라 오로라까지 멀리 쫓아냈다. 로포텐을 비롯한 북극권 도시들이 그렇듯, 노르웨이 북쪽의 관광 아이콘은 단연 오로라다. 하지만 오로라는 ‘밤이 있는’ 겨울에 주로 볼 수 있다. 백야가 시작된 이 즈음의 인기 아이템은 ‘시(sea) 사파리’다. 유람선을 타고 로포텐의 섬들을 돌아보거나, 선상에서 대구 지깅낚시를 즐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북극 하늘의 제왕’ 흰꼬리수리와의 조우다. 녀석과의 첫 만남은 두고두고 기억될 만큼 독특했다. 2m에 가까운 날개로 바람을 가르며 바다 위를 미끄러지던 녀석은 대구를 발견하자마자 샛노랗고 강철 같은 발로 낚아챈 뒤 날아올랐다. 투어 가이드가 흰꼬리수리를 끌어내기 위해 던진 미끼이긴 했지만, 명불허전의 사냥 솜씨를 직접 보는 건 정말 짜릿한 경험이다. 승마 체험도 재밌다. 스볼베르 북쪽의 산간 마을 호브 헤스테고드 일대를 도는데, 말 잔등에 올라타고 에메랄드빛 바다와 거친 설산 사이를 따박따박 오가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로포텐 일부 지역의 바다 물빛은 정말 곱다. 꼭 우리 제주 바다를 보는 듯하다. 흑회색에 가까운 북해의 물빛을 떠올린다면 당최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이처럼 물빛 고운 북해 바로 옆에 골프장도 있으니, 골프 좋아하는 이라면 참고할 일이다. ●1000년의 역사를 지닌 대구어업의 집산지 로포텐의 서쪽 끝은 작은 마을 오(Å)다. ‘오’는 노르웨이어 알파벳의 마지막 29번째 글자다. 스웨덴에서 출발한 E10 고속도로(유러피안 하이웨이)와 유럽 대륙이 이 마을에서 북해로 잠긴다. 로포텐은 대구어업의 집산지다. 해마다 2~4월 로포텐 제도 일대에 대구 파시가 형성되는데, 이때 4000여명에 달하는 어부들이 섬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그 역사가 무려 1000년을 넘어선다. 로포텐 곳곳엔 아직도 대구를 널어 말리는 덕장이 수두룩하다. 스볼베르 항구 한 귀퉁이엔 200년 넘게 대구 요리를 파는 식당도 있다. 히말틴덴, 베뢰이 등 트레킹을 즐길 만한 산들도 많다. 특히 레이네브링엔이 인상적이다.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가 즐비한 노르웨이에서도 단연 첫손 꼽힌다는 곳이다. 다만 스볼베르에서 멀고, 오르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 흠이다. 갈 길 바쁜 여행자에겐 스볼베르 항구 뒤편의 티옐베르그산이 딱이다. 30분 남짓 오르면 스볼베르와 그 너머 풍경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긴 여정을 마무리하는 자신만의 의식을 갖기에 이만 한 곳도 없지 싶다. 글 사진 로포텐(노르웨이)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경제 허브 케냐에 한국형 산단, 美·EU로 무관세 수출길 열려

    경제 허브 케냐에 한국형 산단, 美·EU로 무관세 수출길 열려

    4억弗짜리 발전소 수주 가능성도 두 정상 선친 1964년 수교 인연 케냐를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31일 케냐 수도 나이로비 대통령궁에서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케냐의 중장기 국가발전계획인 ‘비전 2030’에 한국과 한국기업이 참여토록 하는 등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두 나라는 20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특히 ‘전력·원자력협력 MOU’가 맺어져 우리 기업이 총 3기 4억 3000만 달러짜리 지열발전소 건설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앞서 2014년에는 3억 7000만 달러 규모의 지열발전소를 우리 기업이 준공했었다. 이와 함께 양국의 산업부는 ‘산업무역투자 및 산업단지개발 협력’ MOU를 통해 케냐에 우리 기업과 현지 기업이 입주하는 한국형 산업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근처 30만평 부지에 한국기업 전용 섬유단지를 조성키로 한 데 이은 한국형 산업단지의 두 번째 수출이다. 케냐는 동아프리카공동체(EAC)의 전체 무역액 중 45%를 차지하고 지역 항만·공항·물류 등 경제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우리 중견·중소기업이 아프리카 전역을 비롯해 미국·유럽시장 진출의 거점을 확보하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에서 생산된 제품은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무관세 수출이 가능하다. 양국은 건설협력 MOU를 통해 물관리 인프라 사업과 도로·항만 등 건설 인프라 사업 등 현지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민간기업 간 협력도 증진키로 했다. 연안경비정 등 방위산업 분야 수출도 추진되고 2017년에는 한·케냐 전자정부 협력센터도 설치된다. 케냐 정부가 추진 중인 의약품 관리 시스템 구축 작업에도 한국이 파트너로 참여키로 했다. 이날 정상 간 오찬에서 박 대통령은 ‘한 손으로는 소를 잡을 수 없다’는 케냐 속담을 들며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케냐타 대통령은 ‘호랑이는 스스로 호랑이임을 밝히지 않는다. 단지, 덮칠 뿐”이라는 아프리카의 작가 월레 소잉카의 말을 인용, 한국의 성공을 치하했다. 케냐타 대통령은 “한국이 60년 전 영양 결핍, 문맹, 빈곤의 문제를 극복하고 최빈국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로 발돋움한 것을 기적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지만, 한국은 한 국가의 국민이 근면과 협동으로 뭉쳐 장기적 성공을 위해 단기적 희생을 감내할 때 어떤 성과가 있는지를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1963년 12월 케냐 독립을 곧바로 승인했으며, 각각 두 정상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조모 케냐타 전 대통령 시절이던 1964년 2월 수교가 이뤄지는 등 두 나라는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케냐 방문은 1982년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34년 만이다. 나이로비(케냐)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해외여행 | [Surprising China] 안후이성-천하절경 황산으로 떠나는 환상 여행

    해외여행 | [Surprising China] 안후이성-천하절경 황산으로 떠나는 환상 여행

    천하절경 황산으로 떠나는 환상 여행안후이성(안휘성, 安徽省) 끝없이 펼쳐진 구름바다 위로 뾰족 올라온 봉우리, 봉우리 사이에 꼿꼿이 솟은 소나무. 케이블카를 탄 지 10분 만에 다른 세상으로 진입했다. 그곳에는 신선들의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이 풍경을 두고 어떤 시인이 시 한 수 읊지 않을 수 있을까. 황산은 자연이 얼마나 위대한지, 자연 앞에 인간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닫게 해준다. 솜사탕 같은 구름 위에 세상만사 고민들을 던져놓고 나니, 왜 그리 많은 이들이 황산을 찾는 지 알 것 같다. 후이저우의 전통마을, 홍춘 황산이 자리하고 있는 안후이성의 이름은 정치의 중심지였던 안칭(안경, 安庆)과 경제중심지였던 후이저우(휘주, 徽州)에서 한 자씩 따서 만들어졌다. 후이저우 문화를 담고 있는 곳은 여러 곳 있지만, 그중에서 14~19세기에 만들어진 건축물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홍춘굉촌, 宏村이 널리 알려져 있다. 홍춘은 남송 시대 왕씨 집안의 집성촌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전통마을이다. 오랜 역사의 숨결을 잘 간직하고 있어, 주윤발 주연의 영화 <와호장룡>의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홍춘에 들어가면 수묵화 속에 들어간 듯한 기분이 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홍춘을 찾은 이유는 그림 같은 풍경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은 티베트학, 돈황학과 함께 중국의 3대 지역학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독특한 지역문화를 가지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홍춘에 가면 독특한 건축물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후이저우의 독특한 문화 중 하나다. 이 지역 사람들은 집을 지을 때 하얀 색의 높은 벽에 까만 기와를 올린다. 하얀 집 벽과 까만 색 기와는 말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마두벽’이라고 불린다. 후이저우 건축의 또 다른 특징은 ‘천정’에 있다. 집의 윗부분을 뚫어서 집 안으로 빛이 들어오게 만드는 것인데, 하늘에서 봤을 때 빛이 들어가는 우물 같다고 하여 천정天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당월패방군에서 본 충효예지신 후이저우는 상업과 유학으로도 유명했고 중국의 내로라하는 거상 중에는 후이저우 출신이 적지 않았다. 후이저우는 성리학의 본산으로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희도 후이저우 사람이다. 한때 중국 과거시험 합격자의 3분의 1을 배출했던 고장이라 그런지 후이저우는 붓과 먹, 벼루, 종이가 특산품이다. 특히 후이저우에서 만드는 휘묵徽墨은 중국에서 가장 좋은 먹으로 꼽힌다. 후이저우의 유교문화를 잘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당월패방군棠越牌坊群이다. 이곳에 가면 명청 시대 400여 년 간 포씨 가문에서 나온 충신과 효자, 효녀의 행적을 볼 수 있다. 마을 동쪽에서 들어가면 명대에 만들어진 패방 3개와 청대의 패방 4개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수년간 종기로 고생한 어머니를 위해 입으로 고름을 빨아낸 효자의 이야기를 비롯해 7가지의 마음 따뜻해지는 사연이 패방에 쓰여 있다. 홍춘에서 후이저우의 전통을 보고 패방에서 후이저우의 유교정신을 만났다면, 둔계노가屯溪老街에서 오늘날의 후이저우 문화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둔계노가는 1,000년 전 송나라 때 형성된 거리로 명청시대의 건축물들이 잘 남아있다. 지금은 거리 양쪽으로 기념품과 식료품을 파는 재래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역시 황산이다 역시 황산이었다. 기대를 져 버리지 않았다. 황산은 중국인들이 죽기 전에 꼭 가고 싶어 할 만큼 웅장했고, 산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등산 애호가들을 설레게 할 만큼 황홀했다. 공기 가득 물기가 있어 온 산은 촉촉했고, 산꼭대기를 휘감은 구름은 산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산수화 속을 걷다 안후이성 남동부에 자리하고 있는 황산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중국 최고의 명산이다. 중국 10대 명승지 가운데 유일한 산일 뿐만 아니라, 1990년 세계문화유산과 자연유산으로 등록돼 보호를 받고 있다. 또 황산은 중국문명을 낳은 황하강, 중국에서 가장 긴 강인 양자강, 그리고 만리장성과 함께 중국의 4대 얼굴 중 하나로 꼽힌다. 황산이 특별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기기묘묘한 소나무奇松와 바다 같은 구름雲海, 특이하게 생긴 바위怪石가 유명하다.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기기묘묘한 황산의 바위와 봉우리들이다. 황산에는 수만 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그중 1,600m 이상의 봉우리가 72개나 된다. 다른 산과 비교할 수 없는 웅장함이 압도적이다. 황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는 해발 1,864m의 연화봉莲花峰. 하늘을 향해 핀 연꽃처럼 생겼다 해서 연화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황산의 대표적인 3대 봉우리로는 연화봉을 비롯해 가장 평평한 봉우리인 1,860m의 광명정光明顶, 가장 험하다는 해발 1,810m의 천도봉天都峰이 꼽힌다. 광명정에는 기상청이 서 있고, 신선이 모여 살던 곳이라는 천도봉 주변에는 천연석실이 있다. 세 봉우리 주변은 황산의 비경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항상 북적거린다. 황산에서 인기 있는 바위 중 하나는 손오공이 먹다가 던진 복숭아가 떨어져서 생겼다는 ‘비래석飞来石’이다. 비래석은 높이 7.5m에 너비 2m 정도의 바위로, 보는 위치에 따라 복숭아처럼 보이기도 하고 칼처럼 보이기도 한다. 설악산의 흔들바위처럼 약간 들떠서 움직이는데 돌이 있는 곳이 좁아 많은 이들이 한 번에 오르기는 힘들다. 하지만 여자가 세 번 만지면 아들을 낳고 남자가 두 번 만지면 입신양명한다는 전설 때문에, 너도나도 바위를 만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린다. 바위와 소나무, 그리고 구름 황산의 두 번째 주인공은 소나무다. ‘봉우리 없이는 바위 없고 바위가 없으면 소나무가 없고 소나무 없으면 황산의 매력이 덜하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소나무는 황산을 이야기할 때 빠트리면 안 된다. 1,800m의 험준한 바위산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소나무를 보면 자연의 신비와 생명력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된다. 이곳에는 수령 1,000여 년 이상 된 소나무도 많다. 수많은 소나무 중에서는 이름을 가진 소나무들도 있다. 연화봉과 천도봉 사이에서 황산을 찾는 손님을 환영하고 있는 영객송迎客松을 비롯해 배객송, 송객송, 공장송, 연리송 등 10그루의 소나무가 ‘황산의 10대 명송’으로 꼽힌다. 이중에서도 단결송团结松은 중국인의 재치를 느끼게 해주는 소나무다. 가지 수가 56개로, 한뿌리에서 56개의 가지가 나온 모습이 56개의 민족으로 이뤄진 중국과 같다고 해서 ‘단결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서해대협곡, 비경에 홀리다 황산은 1년에 200일 이상 구름에 가려져 있어 운산이라고도 불린다. 그래서 맑은 날 여행하면 운이 좋은 것 같지만, 정작 그렇지도 않다. 바다처럼 펼쳐진 구름이야말로 황산을 더욱 신비롭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구름이 가득 메운 황산 봉우리에 산들바람이라도 불면, 진짜 파도가 치는 것처럼 보인다. 서쪽에는 서해가 시작되는 ‘서해문西海门’, 동해가 시작되는 ’동해문東海门’이 있다 또 구름 사이로 온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일출도 꼭 지켜봐야 할 장관으로 유명하다. 귀신도 홀리는 신비로운 풍경이라는 뜻으로 ‘마환경구魔幻景区’라고 불리는 서해대협곡 루트는 환상적인 황산의 풍경을 선물한다. 아찔한 절벽과 웅장한 기암괴석 사이로 좁은 길이 미로처럼 이어져 있다. 마치 허공에 떠 있는 기분이 든다. 한 사람 내려갈 정도의 너비로 만들어진 아슬아슬한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현기증이 난다. 그러면서도 입은 끝없이 감탄사를 터트리고 손은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분주하다. 서해대협곡을 트레킹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주로불간경 간경불주로走路不看景 看景不走路’라는 문구다. 길을 걸으면서 경치 구경하지 말고 경치 구경하면서 걷지 말라는 것. 절경에 빠져 무아지경 상태가 되면 갑자기 위험한 순간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산의 등산로는 가파른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더 주의가 필요하다. 황산에 있는 계단만 해도 수십만개. 어떤 코스로 돌아보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황산을 여행하면 1만여 개의 계단을 오르내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험한 봉우리 사이에 난 계단을 따라가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일단 계단을 따라 경치를 감상하면서 내려가기만 하면, 아래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올 수 있다. 서해대협곡 모노레일은 남쪽 석상石床봉 협곡 밑에서 출발해, 892.6m 거리를 올라간다. 2013년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모노레일 덕분에 무릎이 걱정인 어르신들도 얼마든지 서해대협곡의 절경을 품에 안을 수 있다. 황산 여행의 마무리는 따끈한 물에 지친 몸을 담그고 피로를 풀 수 있는 온천이 좋다. 황산 아래에 온천지역이 있어, 쉽게 온천을 즐길 수 있다. 황산의 대표적인 휴양온천인 ‘취온천’은 5성급 호텔 시설을 갖춘 리조트형 온천장으로, 녹차탕을 비롯해 각종 약재를 넣은 탕과 장미와 라벤더 등 꽃을 넣은 탕 등 60여 개의 노천탕을 갖추고 있다. 키즈 스파도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글·사진 Travie writer 채지형 에디터 트래비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www.visitchina.or.kr *본문에 나오는 중국의 지명은 중국어 발음으로 적고 한자 음과 한자를 동시에 표시했다. 관광지, 사람 이름, 산 등 지명 이외의 것은 한자 음을 적고 한문을 병행 표기했다. ▶travel info 安徽省 Airline인천에서 황산공항까지 가는 직항편이 있어 편리하게 황산여행을 즐길 수 있다. 안후이성을 둘러보고 싶다면, 인천-허페이합비, 合肥 직항편을 이용해도 된다. 또 인천-상하이상해, 上海 직항편을 이용해, 상하이로 들어가 상하이와 항저우항주, 抗州와 함께 황산을 여행하는 경우도 많다. 상하이-허페이는 고속철로 3시간 걸린다. TIP숙소┃황산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황산 위에서 머물러야 한다. 백운호텔을 비롯해 황산 위에도 숙소들이 있으니 미리 예약할 것. 황산에 오르는 케이블카는 운곡케이블카와 옥병케이블카, 태평케이블카 등 3개다. 미리 지도를 보고 어떤 루트로 여행할 것인지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휘운가무쇼┃황산을 대표하는 공연으로 유서 깊은 후이저우 문화를 압축적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아름다운 황산을 새로운 각도로 만날 수 있어 추천할 만하다. 참고 웹사이트┃안후이성 www.ah.gov.cn 황산 www.huangshan.gov.cn 함께 가볼 만한 곳┃안후이성의 성도는 허페이다. 허페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청백리인 판관 포청천의 고향으로, 포청천의 일대기를 볼 수 있는 포공사가 있다. 이곳에서는 포청천 사당과 함께 당시 상황을 밀랍인형으로 전시해 놓은 전시실,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세운 청풍각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또 허페이 시내에는 태평천국을 진압한 청나라 말기 정치가인 리홍장의 생가도 있다. 또한 안후이성에는 4대 불교 명산 중 하나인 구화산이 있는데 신라 김교각 스님이 지장보살로 추대된 곳으로 우리나라 불자들의 참배가 끊이지 않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기고] 새로운 130년 여는 프랑스 국빈 방문/윤병세 외교부 장관

    [기고] 새로운 130년 여는 프랑스 국빈 방문/윤병세 외교부 장관

    코팽(Copain). ‘빵을 나눠 먹는 가족같이 친한 친구’란 뜻의 프랑스어다. 지난해 11월 초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 방한 계기에 양국 정상이 나눈 덕담으로, 역대 최상의 상태에 있는 한국과 프랑스 관계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은 6월 4일 수교 130주년을 맞는 양국의 백년대계를 설계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최근 한국의 대(對)유럽 외교가 준동맹 관계에 비견될 정도라고 말하고 있는데, 유럽연합(EU)의 핵심인 프랑스와 우리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는 지난 반년간 동선만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9월 우리 총리가 한·프랑스 상호교류의 해 개막을 위해 파리를 방문했으며, 11월 프랑스 대통령의 방한에 이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파리협정 채택 시 우리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이 이뤄졌다. 올해 들어선 지난 3월 프랑스 외교장관의 방한에 이어 이번에 박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 이뤄진다. 현 정부 출범 이래 매년 정상회담을 연 유럽국은 프랑스가 유일한 데, 프랑스는 우리가 추구하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최적의 파트너다. 프랑스와는 1970년대 이래 항공, 원전, 고속철 등 기간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이어 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방위산업과 우주협력으로 지평이 확대되고 있다. 이번에 170여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해 전기차, 바이오, 인공지능 등 신산업 분야의 협력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지난 3월 서울에 연 ‘프렌치 테크 허브’는 창조와 혁신을 중시하는 양국 간 발전 모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방문 마지막 날 최첨단 연구단지가 소재한 그르노블을 방문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유럽 문화를 대표하는 프랑스와의 문화교류는 양국 국민을 마음과 마음으로 연결하는 강력한 아교와 같다. 이번 방문 중 유럽에서는 최초로 한국 문화를 종합적으로 알리는 ‘KCON’ 행사가 개최되는 데, 예매 3시간 만에 1만여석이 모두 매진될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프랑스의 태도를 보면 코팽이란 표현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6·25 참전국인 프랑스는 EU 주요국 중 북한과 수교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해 방한 시 우리의 한반도 평화통일 구상과 신뢰 외교에 전폭적 지지를 표명했는 데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EU의 대북 제재에 프랑스가 가장 앞장서고 있다. 한·프 양국 간 우정과 신뢰는 양자 관계의 울타리를 뛰어넘는다.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에서 역점 분야가 개발협력이었는데 역사적으로 아프리카에 커다란 이해관계를 가진 프랑스는 우리의 아프리카 진출에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프랑스는 지난해 파리 테러의 아픔을 딛고 신기후체제를 이끌어 내는 데 회의 주최국으로서 결정적 리더십을 발휘했다. 지난 3월 방한한 장마르크 에로 외교장관은 필자와 가진 전략대화에서 “한·프 관계는 우정이라는 단어를 아무리 자주 써도 지나치지 않다”고 했다. 포도주와 우정은 오래될수록 좋다는 데, 130년의 우정과 신뢰를 쌓아 온 양국 관계는 이번 박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통해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이다.
  • 자주포,헬기 한눈에...국산 무기 보러 창원 가요

    자주포,헬기 한눈에...국산 무기 보러 창원 가요

     국내에서 생산한 최신 무기체계와 방산제품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경남 창원에서 개최된다.  방위사업청은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 경남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2016 대한민국 방산부품·장비대전(KDEC)’ 행사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올해가 4번째로 방사청이 주최하고 국방기술품질원과 창원시가 공동 주관한다. 이밖에 국방부와 경상남도, 육·해·공군, 한국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학연구소가 후원한다.  올해 전시회에는 군용 부품, 장비, 무기체계 등 최신 방산제품과 우수상용품이 전시된다. 육·해·공군의 국산화 장려관에서는 부품 국산화 대상 품목 360여 종이 선보인다.  방사청, 국방기술품질원, 국방과학연구소가 마련한 국방컨설팅관에서는 지금까지의 국산화와 벤처지원사업 성과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야외 전시장에는 K-9 자주포, 수리온 헬기(KUH-1), 신형 전술차량, 천무(다연장로켓) 등 다양한 무기체계가 전시된다.  또 140여 개 업체에서 410여 개의 부스를 설치하는 업체 전시관도 마련된다. 방사청은 한화, 한화테크윈, 한화탈레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두산DST, 기아자동차, LIG넥스원 등 방산업체, 중소기업, 방산 진출을 희망하는 민수 기업 등이 자체 생산한 우수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사청은 “일반인을 위한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된다”면서 “방문자들은 별도로 마련된 야외 전시장에서 직접 드론을 조종해 볼 수 있고, 사격과 항공시뮬레이션, 각군의 전투복 착용, 전투식량 시식 등 다채로운 체험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3일 오후에는 특성화 및 마이스터고 재학생을 대상으로 ‘방방 내일 JOB 콘서트’ 행사도 열린다. 방위산업체 취업을 희망하는 청소년을 위한 유명인사 특강과 인사담당자의 취업 상담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는 별도의 참가비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온라인 사전 등록 시 현장에서 빠른 입장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kdec.or.kr)나 전화(055)-751-5748 문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의 30년 거점국’ 우간다, 北과 안보·군사협력 중단

    ‘北의 30년 거점국’ 우간다, 北과 안보·군사협력 중단

    朴대통령 수교 후 첫 국빈방문 한국·우간다 국방협력 MOU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29일 우간다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가 국제사회로부터 광범위하게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우간다는 북한과의 안보, 군사, 경찰 분야에서 협력 중단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북한은 유엔에서의 입지를 위해 그동안 비동맹 전통이 강한 아프리카를 공략해왔으며, 그중 무세베니 대통령은 북한을 3차례나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면담하는 등 우간다와 북한은 군사적으로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 30년 동안 북한의 동아프리카 거점 역할을 해온 우간다가 군사·안보 등 분야에서 협력을 중단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외교적 압박은 한층 심해질 것으로 청와대는 분석했다. 현재 우간다에서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북한 군경교관단 50여명도 조만간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우간다는 이날 정보교류, 교육훈련, 방위산업, 군사기술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국방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양자 및 다자현안에 대한 협의를 정례화하는 ‘외교부 간 협력 MOU’도 맺었다. 1963년 수교 이래 우리 정상의 우간다 방문은 처음이다. 캄팔라(우간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朴대통령, 아프리카서 군사 외교… ‘北 포위작전’

    朴대통령, 아프리카서 군사 외교… ‘北 포위작전’

    무기판매 등 차단 통치자금 압박 北 대체할 군사협력 제공 논의 지난 20일 아프리카 ‘적도기니’의 대통령 취임식.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각국 현지 대사가 참석하는 행사에 ‘대통령급’이 참석함으로써 양국 간의 친밀감을 극대화했다. 2015년 6월 26일 ‘미국의소리’ 방송에 따르면 콩고 일간 ‘르포탕시엘’은 “적도기니에 주재하는 북한의 정보통신(IT) 관련 대표부가 30억 달러(약 3조 5000억원) 규모의 보안체계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는 이처럼 지구 상에 몇 남지 않은 북의 핵심 거점이다. 외교·군사상 오랜 인연을 토대로 경제상의 이익을 챙겨 가고 있다.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순방하는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역시 마찬가지다. 에티오피아는 1998년 북한과 400만 달러 규모의 군수물자를 무상지원하는 협정을, 2002년 북한이 300여만 달러 규모의 탄약을 지원하는 방위산업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오는 29일 박 대통령이 만날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은 1987년 북과 군사차관 제공 및 군사고문단 파견 등이 포함된 군사협력협정을 체결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1987년, 1990년,1992년 방북했고 2014년 10월 김영남 북한 상임위원장의 방문 때에는 북한의 우간다 공군 조종사 훈련에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지금도 50여명의 북한 군경교관단이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케냐는 동아프리카 교통·물류의 중심지로 북한에도 전략적 중요도가 날로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아프리카 순방은 “북의 ‘마지막’ 거점을 파고든다는 의미가 크다”고 26일 청와대의 한 인사는 전했다. “유엔 제재에 북의 아프리카 동맹국들도 동참케 하는 것이 이번 아프리카 군사외교의 핵심 중 하나”이다. “무기판매, 선박무역, 식당운영 등을 통한 500만~1000만 달러짜리 소규모 수입원까지 차단함으로써 통치자금에 대한 압박을 극대화하겠다”는 작전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에티오피아와의 정상회담에서도 국방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이후 순방기간 아프리카 국가들에 북을 대체할 군사협력 제공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를 위해 이례적으로 황인무 국방부 차관이 수행했다. 정부는 최근 북한 소유이면서 아프리카에 적을 두는 편의치적(便宜置籍) 선박을 적발해 등록을 취소하게 하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아디스아바바(에티오피아)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베트남, 한때 적국인 美 F-16전투기 도입 타진

    미국의 대(對)베트남 무기 수출 금지 조치가 사실상 해제되자 베트남이 미제 전투기와 드론(무인기) 도입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뉴스는 미 방위산업체 소식통을 인용, 베트남이 항공력 강화와 남중국해에 대한 정보·감시·정찰(ISR) 역량 확대를 위해 미국으로부터 F-16 전투기, 개량형 P-3C 대잠초계기, 해상정찰용 드론 등을 도입할 수 있는지를 타진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베트남이 잉여방위물자(EDA) 구매 형식을 통해 관련 장비 도입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특히 F-16 전투기의 경우 오바마 행정부가 인도네시아에 적용한 것과 똑같은 EDA 방식으로 들여오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011년 미국 의회의 승인에 따라 EDA 방식으로 중고 F-16 C/D 기종 24대를 들여와 운용 중이며, 최근 이 가운데 5대를 중국과의 분쟁 수역인 나투나 제도에 배치했다.  소식통은 이어 잠수함 타격용 어뢰를 장착한 P-3C 대잠초계기 역시 지난 2013년 미국이 대만에 적용한 EDA 방식으로 도입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베트남은 애초 미국으로부터 고성능 해안 레이더 체계와 P-3C(오라이언)와 P-8A 대잠초계기(포세이돈) 등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의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장비 구매를 희망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다. 실제 전력에 큰 보탬이 되는 F-16 전투기까지 구매 희망 의사를 밝힌 것은 눈길을 끈다.  베트남의 주력 전투기 전력 대부분은 옛 소련제 노후 기종들이다. 미그(Mig)-21 144대, 수호이(Su)-21 8대 등 152대로 구성된 주력 전투기군은 냉전이 한창이던 지난 1960∼1970년대에 대량 제조된 것들로 중국의 첨단 전투기들과는 성능 면에서 비교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베트남은 이를 만회하려고 두 기종보다는 나은 Su-27 기종 12대와 Su-30MK2(플랭커) 36대를 도입해 일선에 배치했다.  또 지난해부터 스웨덴의 4세대 사브 JAS-39E/F(그레펜 NG), EU의 유로파이터 등 유럽 제작사들과 도입 협상을 벌이는 한편으로 미국으로부터도 F-16 외에도 F-18E/F 구매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한국항공우주가 개발한 FA-50 전투기 도입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디펜스뉴스는 또 베트남이 3000만 달러(354억 원)를 투입해 최신예 고주파 표면파 레이더를 미국으로부터 도입 중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베트남 전문가인 호주 방위대학의 칼 테이어 명예교수는 미제 장비 도입 계획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테이어 교수는 “베트남이 러시아로부터 킬로급 잠수함 6척을 도입하는데 전력투구하는 상황에서 (전투기 등) 다른 장비 도입에 필요한 예산이 없는 상황”이라며, 더구나 미 의회가 베트남 내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미제 군사장비 판매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큰 점을 고려할 때 이른 판매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영국 안보분석기관인 IHS제인은 베트남의 연간 국방비 지출액이 올해 50억 달러(5조9440억 원)에서 2020년까지 62억 달러(7조 3706억 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015년 베트남의 군비 지출 규모를 총 정부 지출의 8%에 해당하는 44억 달러(5조 2307억 원)로 추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황총리, 중동 3국 순방 출국

    황교안 국무총리가 우즈베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하고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세계 인도지원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9일 출국했다. 황 총리는 20일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벡 총리와 회담을 갖고 에너지·인프라 분야와 정보통신(IT), 보건의료, 방위산업, 개발협력, 문화·교육 등 제반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호혜적 협력 증진을 추진할 방침이다. 21일엔 한국가스공사와 롯데케미컬 중심의 한국 컨소시엄과 우즈벡 국영석유가스공사가 39억 달러(약 4조 6300억원)를 들여 아랄해 인근 중앙아시아 최대 가스전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수르길 프로젝트 완공식에도 참석한다. 한·우즈벡 수교 이래 최대 경협사업이다. 황 총리는 사우디 방문에서는 22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의 면담 등을 통해 에너지·건설·플랜트 분야에서의 전통적 협력을 강화화고 다양한 신규 협력 확대를 추진할 생각이다. 한국 총리가 사우디를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05년 당시 이해찬 총리 방문 이후 11년 만이다.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한 것을 고려해 균형외교를 모색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황 총리는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제안으로 열리는 제1회 세계 인도지원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분쟁 예방 및 종식을 위한 정치적 리더십, 양성 평등, 강제 피난 문제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구체적인 공약을 발표한다. 반 사무총장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北소행 추정 해킹 이메일 유포… 軍 조사

    국내 방산업체와 무역대리점을 대상으로 방위사업청을 사칭한 해킹 이메일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돼 군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국방부는 13일 “국군기무사령부가 어제 방위산업진흥회로부터 해킹으로 의심되는 메일을 받았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관련 메일을 받았다고 신고한 무역대리점 2곳에 대해 확인한 결과 아직 피해는 없었지만 해킹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첨부된 악성 코드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방산전시회 참가 지원에 대한 설문조사’라는 제목의 이 이메일은 발신자가 방위산업진흥회로 돼 있으나 내용은 방위사업청을 사칭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사청이 방산전시회에 참가하는 업체들에 국고보조금 지급을 포함한 다양한 지원제도를 시행 중이며 이를 개선하고자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니 설문조사에 응해 달라”는 내용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독도함 건조’ 한진重 지난달 해킹 된 정황

    해군의 대형 상륙함(수송함)인 독도함(1만 9000t)을 건조한 방위산업체 한진중공업이 지난달 해킹 공격을 받은 정황이 포착돼 군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군 관계자는 10일 “한진중공업 사내 컴퓨터(PC)가 지난달 20일 해킹 공격을 받은 정황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국군기무사령부가 군사기밀 유출 여부 등에 대해 보안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북한 소행일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특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은 2007년 취역한 독도함을 비롯해 초계함, 상륙함 등 다수의 군용 함정을 제작해 북한 정찰총국이 함정 무기체계 등과 관련한 자료를 노리고 해킹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 당국은 한진중공업이 지난 1월 채권단과 자율 협약에 따라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보안에 취약할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회사 내·외부 전산망조차 분리돼 있지 않아 해킹 세력이 이를 혼용해 사용하는 PC를 통해 침입, 악성코드를 심어 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한국형전투기(KFX)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개발 중이던 LIG넥스원 등에 해킹 시도로 의심되는 악성코드가 유포돼 기무사가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단독] “정운호, 李씨와 주 2~3회 법조 인사 만나”

    [단독] “정운호, 李씨와 주 2~3회 법조 인사 만나”

    “정운호씨와 이○○씨는 일주일에 두세 번은 법조인들이나 정치인들을 데리고 이 레스토랑에 왔습니다. 의혹을 받고 있는 검사장 출신 ○○○ 변호사 역시 단골이었죠. 20명이 들어가는 룸이 종종 꽉 찰 정도였습니다.”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법조계 브로커 이모(56)씨가 서울 강남에서 고급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법조계와 정치권에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는 구체적인 증언이 나왔다. 2014년 3월 해당 레스토랑이 문을 열 때부터 메인 셰프로 일한 A씨는 10일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정 대표가 한 달에 4~5차례씩은 저녁 식사를 하러 들렀고, 이씨도 지인들을 데리고 일주일에 2~3차례 레스토랑을 찾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한식 셰프인 A씨는 손님을 직접 맞이하고 음식을 소개하는 등 사실상 지배인 역할을 하면서 손님들과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었다. 해당 레스토랑은 이씨의 여동생이 지난해 8월까지 운영하다 현재는 주인이 바뀌었고, A씨도 다른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겼다. A씨가 기억하는 정 대표와 이씨는 ‘친형제나 다름없는 각별한 사이’였다. 그는 “이씨가 나이가 더 많긴 하지만 서로 ‘회장’이라고 부르며 수시로 술자리를 가졌다”고 말했다. A씨는 이 레스토랑이 사실상 정 회장의 ‘로비’를 위한 공간이었다고 전했다. A씨는 “이씨의 동생 소유였기 때문에 정 대표와 이씨를 위한 별도의 룸이 따로 있었다”면서 “레스토랑이 처음에는 일식 전문점으로 시작했다가 2014년 7월 이후 한식으로 주 요리를 바꾼 것도 정 회장이 한식을 선호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A씨는 특히 이곳에서 두 사람이 법조계와 정계, 연예계 인사들과 수시로 모임을 가졌다고 기억했다. 그가 가장 먼저 떠올린 인사는 정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돼 이날 검찰이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검사장 출신 H 변호사다. A씨는 “H 변호사는 법조인 중에서도 유독 자주 레스토랑을 찾았다”면서 “나중에는 나를 포함해 직원들과 안부를 주고받을 정도였다”고 떠올렸다. A씨는 “20명까지 들어가는 룸이 정 대표와 이씨, 나머지 법조인들로 가득 찼던 적이 많다”고 기억했다. 정 대표가 평소 법조계 인사들과 광범위하게 교류했다는 얘기다. 이어 “때로는 룸으로 (연예기획사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이씨 등이 부른 여성 연예인들이 들어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가 원정도박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을 준비하던 올해 3월 한 지방법원의 부장판사에게 구명 로비를 벌였다고 알려진 성형외과 의사 L씨의 이름도 거론됐다. A씨는 “L씨의 경우 한 달에 2~3차례 레스토랑을 찾았고 정 대표나 이씨와 한자리에 있었던 적도 있다”고 전했다. 정 대표로부터 군대 매점에 화장품을 납품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브로커 한모(58)씨에 대해서는 “한씨가 방위산업 쪽에 관심을 갖고 평소 일을 많이 한다는 이야기를 가게에서 자주 들었다”고 말했다. 이 레스토랑의 현 주인은 “인수한 뒤에는 정 대표나 이씨 등을 만난 적이 없고 기존 손님들과 무관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단독] “정운호, 브로커 李씨와 주 2~3회 법조 인사 만났다”

    [단독] “정운호, 브로커 李씨와 주 2~3회 법조 인사 만났다”

    “20명 룸 꽉 차…검사장 출신 변호사 단골” “정운호씨와 이○○씨는 일주일에 두세 번은 법조인들이나 정치인들을 데리고 이 레스토랑에 왔습니다. 의혹을 받고 있는 검사장 출신 ○○○ 변호사 역시 단골이었죠. 20명이 들어가는 룸이 종종 꽉 찰 정도였습니다.”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법조계 브로커 이모(56)씨가 서울 강남에서 고급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법조계와 정치권에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는 구체적인 증언이 나왔다. 2014년 3월 해당 레스토랑이 문을 열 때부터 메인 셰프로 일한 A씨는 10일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정 대표가 한 달에 4~5차례씩은 저녁 식사를 하러 들렀고, 이씨도 지인들을 데리고 일주일에 2~3차례 레스토랑을 찾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한식 셰프인 A씨는 손님을 직접 맞이하고 음식을 소개하는 등 사실상 지배인 역할을 하면서 손님들과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었다. 해당 레스토랑은 이씨의 여동생이 지난해 8월까지 운영하다 현재는 주인이 바뀌었고, A씨도 다른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겼다. A씨가 기억하는 정 대표와 이씨는 ‘친형제나 다름없는 각별한 사이’였다. 그는 “이씨가 나이가 더 많긴 하지만 서로 ‘회장’이라고 부르며 수시로 술자리를 가졌다”고 말했다. A씨는 이 레스토랑이 사실상 정 회장의 ‘로비’를 위한 공간이었다고 전했다. A씨는 “이씨의 동생 소유였기 때문에 정 대표와 이씨를 위한 별도의 룸이 따로 있었다”면서 “레스토랑이 처음에는 일식 전문점으로 시작했다가 2014년 7월 이후 한식으로 주 요리를 바꾼 것도 정 회장이 한식을 선호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A씨는 특히 이곳에서 두 사람이 법조계와 정계, 연예계 인사들과 수시로 모임을 가졌다고 기억했다. 그가 가장 먼저 떠올린 인사는 정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돼 이날 검찰이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검사장 출신 H 변호사다. A씨는 “H 변호사는 법조인 중에서도 유독 자주 레스토랑을 찾았다”면서 “나중에는 나를 포함해 직원들과 안부를 주고받을 정도였다”고 떠올렸다. A씨는 “20명까지 들어가는 룸이 정 대표와 이씨, 나머지 법조인들로 가득 찼던 적이 많다”고 기억했다. 정 대표가 평소 법조계 인사들과 광범위하게 교류했다는 얘기다. 이어 “때로는 룸으로 (연예기획사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이씨 등이 부른 여성 연예인들이 들어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가 원정도박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을 준비하던 올해 3월 한 지방법원의 부장판사에게 구명 로비를 벌였다고 알려진 성형외과 의사 L씨의 이름도 거론됐다. A씨는 “L씨의 경우 한 달에 2~3차례 레스토랑을 찾았고 정 대표나 이씨와 한자리에 있었던 적도 있다”고 전했다. 정 대표로부터 군대 매점에 화장품을 납품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브로커 한모(58)씨에 대해서는 “한씨가 방위산업 쪽에 관심을 갖고 평소 일을 많이 한다는 이야기를 가게에서 자주 들었다”고 말했다. 이 레스토랑의 현 주인은 “인수한 뒤에는 정 대표나 이씨 등을 만난 적이 없고 기존 손님들과 무관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삼성 이재용 체제 2년… ‘뉴삼성’ 기틀 완성

    삼성 이재용 체제 2년… ‘뉴삼성’ 기틀 완성

    10일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건희(74) 삼성그룹 회장을 대신해 장남인 이재용(48)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의 실질적인 리더를 맡은 지 2년째 되는 날이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그룹 승계의 핵심인 지배구조의 틀을 완성시키는 한편 핵심 부문 위주로 사업을 빠르게 재편하면서 경영 능력을 펼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배구조 확보 8부 능선 넘어 지난해 9월 1일 통합 삼성물산(제일모직+삼성물산) 출범은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한 이정표를 세운 날로 통한다. 이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에서 17.20%의 지분을 보유한 1대 주주다. 통합 삼성물산을 통해 주력인 삼성전자(4.06%)와 삼성생명(19.34%)에 대한 직접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면서 지분율을 근거로 한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배주주가 된 것이다. 이로써 지배구조도 ‘이 부회장→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명쾌해졌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분을 충분히 갖기 위한 사업재편이 앞으로도 이어지겠지만 이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틀이 완성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과거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확보할 때처럼 통합 삼성물산 탄생 과정에서도 잡음이 나면서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또 하나의 논란거리를 남겼다. 앞서 1996년 10월 에버랜드는 1주당 10만원대로 평가되는 전환사채(CB)를 1주당 7700원에 발행했고 주주들(계열사)이 CB 인수를 모두 포기한 가운데 이 부회장이 48억원을 들여 에버랜드 최대주주(31.9%)가 되면서 그룹 승계에 대한 법적 논란이 일었다. 2013년 말 제일모직 패션 부문을 인수한 에버랜드는 2014년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바꿨고, 다시 삼성물산과 합병해 지금의 통합 삼성물산이 됐다. ●경영권 승계 때마다 논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통합 과정에서는 삼성물산 1주로 제일모직 0.35주를 바꾸는 합병 비율이 이 부회장의 그룹 장악력 확보에는 유리한 반면 삼성물산 소액주주에게는 피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이 같은 논리를 근거로 3개월 가까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막아섰다. ‘국민 기업’ 삼성을 지켜 주자는 애국주의 마케팅이 동원되면서 주총에서 합병안은 통과됐다. 삼성은 동시에 지난 2년간 이 부회장 주도 아래 사업 재편 작업도 진행했다. 당장 2014년 11월 화학·방위산업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이듬해 10월에는 화학 3개 계열사를 롯데그룹에 매각해 화학·방위 사업을 정리했다. 삼성 계열사 수는 2014년 6월 기준 75곳에서 지난 5월 기준 60곳으로 줄었다. 삼성카드, 제일기획 등 계열사 매각설이 계속 나오는 데 이 역시 이 부회장의 그룹 승계 완성과 관련 있어 보인다. 삼성생명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에 따라 추가 지배구조 개편의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1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37.45%를 전량 인수하기로 하자 삼성생명의 금융지주 전환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등기이사 맡아 ‘책임경영’ 강화 필요 이 부회장 주도 아래 미래 먹거리 개발 작업에도 속도를 내왔다. 바이오가 현재 삼성의 반도체와 같은 주요 먹거리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3공장을 완공하면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업체(CMO)가 된다. 전자 부문에서는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센서와 인포테인먼트 등 전장 부품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부품(DS) 부문 아래 전장 부품 사업 전담 조직을 출범시켰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문화 혁신 작업에도 매진하고 있다. 제조업체인 삼성전자를 스타트업 기업처럽 빠르고 창의적인 조직으로 바꾸겠다는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이 대표적이다. 다만 모든 시도가 현재진행형인 만큼 가시적인 성과물은 나오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의 지배주주가 된 만큼 주요 회사의 등기이사를 맡는 식으로 책임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제개혁연대 소장인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이 부회장은 지난 2년간 경영 능력을 검증해 보이지 못했고 당장 등기이사를 하나도 맡고 있지 않아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리더십 면에서 비교되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지금까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심폐기능은 안정적인 상태지만 의식 회복은 진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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