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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면책’ 받았는데도 빚독촉 계속

    Q보증빚을 못갚아 파산을 신청했고, 지난해 7월 면책을 받았습니다. 은행연합회에서는 신용불량 정보를 곧 지워줬는데 그 전에 S은행 채권을 이전받은 I투자회사에서 채권추심을 해와 면책됐다는 증거를 첨부해 알려줬습니다. 그런데 최근 다시 면책된 채권의 지급을 요구하는 우편물이 배달되고 있습니다. 과거 일을 돌아보는 게 싫어 I투자회사 담당자에게 항의했더니, 파산·면책을 받아도 변제의무만 없을 뿐 채권자는 갚으라고 독촉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너무합니다. - 한희원(43) A변제 의무가 없는데 갚으라는 독촉을 할 수 있다는 말은 네모난 원형이 있다는 것처럼 모순이 있는 어법입니다. 의무가 없다면 이행 요구를 할 수 없다고 봐야겠지요. 파산은 과거 권리·의무 관계를 청산하는 조치입니다. 면책 결정은 국가가 채무자를 용서하는 조치입니다. 채권자는 더 이상 채무자에 대해 돈을 달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심행위를 한다면 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이 될 것입니다. 더욱이 의무 없는 일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형법 324조에 따라 처벌되는 강요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강요죄는 폭행이나 협박을 할 때 성립되지만, 체계적인 행동 강령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개별 소비자로서 누구인지 알기조차 어려운 사람이 우편 또는 전화통신으로 의무없는 일을 수시로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듯이 암시하는 것은 그 자체가 협박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전화를 받는 사람은 주눅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 지난해 제정된 이른바 통합도산법 660조는 채무자가 면책받은 줄 알면서도 채권자에 면책된 채권에 기하여 강제집행이나 가압류, 가처분의 방법으로 추심행위를 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면책을 받은 사람에 대한 변제요구가 위법임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금융기관이 원채권자인 경우 대부분의 채권추심행위는 금융감독원의 감시와 규제를 받습니다. 그런데 금융감독원은 감독을 받는 조직의 사소한 위반행위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작은 위반에 대하여 벌점을 인식하고 즉시 시정을 요구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중대한 위반으로 간주, 나중에 각종 인허가 혜택을 부여하거나 연장할 때 불이익을 줍니다. 따라서 위반행위의 피해자로서는 이와 같은 행위를 시정하도록 사실을 적시하여 진정하는 것이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한편 고의나 과실로 위법한 행위를 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은 민법에 따라 그로 인한 피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면책 이후의 추심행위로 인하여 개인 채무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추심하는 사람을 고용한 조직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겠습니다. 이 손해에는 실제로 지출한 비용뿐만이 아니고 정신적인 고통이 포함됩니다. 돈 장사에게는 돈을 지출하는 것이 가장 타격이 클 것이므로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하게 되면 본보기가 될 것이고, 다른 소비자를 위해서도 큰 이익이 됩니다. 조직적으로 채권추심에 종사하는 기관은 자신들이 위법을 저지르지 않도록 내부적인 통제장치를 갖출 책임이 있으므로 모르고 추심하였고 거기에 대하여 아무런 과실이 없다는 주장을 하지 못합니다. 최근 면책 이후의 추심행위에 대해 실제로 위자료 지급을 명한 판결이 나왔습니다.
  • [열린세상] 준법 운전이 정착되려면/정문성 울산대 물리학 교수

    영국에서는 서로 차량이 마주치는 경우 상대한테 먼저 지나가라는 신호로 전조등을 번쩍인다. 케임브리지 유학생이 쓴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라는 책에 유의사항으로 나와 있어 짐작은 하였지만, 새삼스럽게 신사의 나라라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조등뿐만 아니라 경음기도 사용하는데, 그 의미가 정반대로 자기가 먼저 간다는 경고성 신호이다. 모두 먼저 가려면 아무도 못 가는데, 큰 차일수록 또 센 차일수록 더 우겨댄다.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듯하다. 아직 바람직한 교통문화가 자리잡기에는 마이카 역사가 짧아서일까. 수치스러운 모습이 줄을 잇는다. 보행자에게 경음기를 울리면서 주행한다. 빨간 신호로 바뀌어도 차는 멈추지 않고 반대로 가속한다. 뒤엉키는 교차로라도 계속 진입하여 서로 꼼짝 못하게 한다. 어디에서든지 서슴없이 끼어들고, 차이가 조금이라도 날듯 하면 차선을 바꾼다. 골목에서 나오는 어떤 차의 운전자는 모두 막는 손짓을 하면서 차를 들이민다. 재미난 것은 막무가내 운전자가 손을 올리거나 비상등을 깜빡거리는 제스처이다. 예의를 못 지켜서 미안하다는 뜻이란다. 얼마 전 필자는 골목으로 들어가다가 입구 횡단보도에 주차한 차와 접촉사고를 냈었다. 살짝 부딪쳐서 단지 범퍼에 페인트 묻은 정도라 손으로 문지르니, 젊은 운전자는 렉서스라며 못 만지게 하면서 경찰을 부른다. 불법주차로 좁아져버린 입구를 통과하려다 빚어진 사고에 대한 경찰과 보험회사의 말이 흥미롭다.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불법 주차에는 10% 과실만이 있고, 운행하는 차량에 주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교통량이 많은 도로이더라도 멈추어 받히는 게 낫다는 말까지 들으니, 정말 법원판결을 납득할 수 없었다. 어느 나라든 일반적으로 사고를 최소화하는 교통법규가 제정된다. 하지만 그 집행은 나라마다 많이 다르다. 자동차 역사가 오랜 외국에서는 사고를 유발한 원인이 법규위반이라면 그것에 전적으로 책임을 부과한다. 만일 큰 도로에서 주행하는 차가 그 도로로 진입하려고 정지선을 넘은 차와 부딪쳤다면, 정차한 차가 100% 과실을 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쌍방과실이다. 주행차에는 주의하지 않아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책임을 지운다. 그 결과 외국에서는 준법운전이면 충분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양보운전까지 해야 한다. 양보운전하자는 표어가 재미있다. 준법운전하자고 해야지, 왜 양보운전하자고 하나. 공격운전 때문에, 얌체족 때문에 양보운전을 원칙으로 해야 하는 것일까. 사고를 일으키게 하는 행위에 경미한 책임을 부과하므로 불법의식이 약해져서, 그만큼 사고유발 요인이 많아지고, 그만큼 사고 가능성이 많아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언젠가 지하철노조가 압력수단으로 준법운전한다고 했듯이, 지킨다면 곤란하기 때문일까. 운전자를 못 알아보게 하는 선팅은 어떤가. 그게 위법이라면서도 방치했다가, 다시 어느 기준 이상은 단속한다는데 말뿐이다. 불법주차의 단속에서도 단순 기계적이다. 적극적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위법에 대하여 방조와 약한 처벌은 오히려 불법을 부추김을 모르지 않을 텐데. 또한 선진국에서 준법정신이 높은 건 한번 걸리면 속된 말로 쪽박 차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란 것도 모르지 않을 텐데, 사법기관의 기준은 여전히 근시안적이다. 그러다 보니 무의식적인 불법이 사회에 만연해진다. 거짓진술을 강요하고, 전관예우로 판결하고, 강자의 불법에는 저절로 관대한 사법기관의 행위는 그런 사회 분위기를 조장하는 듯하다. 정말 준법의 버팀목이 되어줄지 막연하지만, 그래도 더불어 사는 사회를 추구하려면 당사자인 사법기관에 바라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사회분야에 걸쳐 준법운전의 정착에 적극적인 사법기관의 역할을 절실히 기대해 본다. 정문성 울산대 물리학 교수
  • [사설] 외환은 매각의혹 면죄부로 끝나나

    감사원이 ‘외환은행 매각추진실태 감사결과’를 내놓았지만 지난해 12월의 검찰 수사내용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그쳤다.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과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이 공모해 외환은행 가치를 낮게 포장한 뒤 은행법상 인수자격이 없는 사모펀드 론스타에 경영권을 헐값에 넘겼다는 것이다. 새로운 내용이라면 외환은행 인수가 위법·부당하게 이뤄진 만큼 직권 취소를 포함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금융감독위원회에 권고하고 수출입은행에 대해서는 이 전 행장 등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토록 통보했다는 정도에 불과하다. 우리는 검찰수사 발표 때에도 지적했지만 3년여만에 4조원이 넘는 차익을 챙긴 론스타의 외환은행 부당 인수가 은행 고용인인 은행장과 일개 국장의 주도로 이뤄졌다는 감사 결론을 수용하기 어렵다. 시민단체와 정치권 일각에서 ‘깃털론’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다. 게다가 감사원은 당시 외환은행 불법 매각을 방조한 금감위 고위 간부 등에 대해 징계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주의를 촉구하는 ‘솜방망이’ 처벌로 끝냈다. 감사원의 감사가 정책결정에 중대한 실책을 범한 이들에게 면죄부만 부여한 꼴이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부 유출에 대한 책임 추궁이 겨우 이 정도란 말인가. 금감위는 지난해 6월 감사원이 이 사건의 중간발표를 했을 때 조목조목 반박하더니 이번에는 ‘재판결과를 지켜보자.’며 뒷짐을 지고 있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태도다. 지금이라도 법이 위임한 범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의 자본시장이 국제 투기자본의 놀이터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외국자본을 적대시하는 것은 삼가야 할 일이지만 불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 “원고외 흡연피해, 담배회사 책임없다”

    흡연 피해자가 담배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거액의 ‘징벌적 배상’ 요구에 대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담배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원고 당사자 이외의 일반 흡연자들의 피해에 대해서까지 담배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은 향후 제약회사나 자동차회사 등 다른 제조사의 유사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 연방대법원은 20일(현지시간)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USA가 흡연으로 숨진 사망자의 미망인에게 손해배상금 이외에 징벌적 배상금으로 7950만달러(약 746억원)를 지급하라는 오리건주 대법원의 판결을 5대4로 파기, 환송했다. 징벌적 배상금(punitive damages)은 제조사가 고의적으로 위법 행위를 했을 때 일반 손해배상금 외의 추가 배상금을 피해자에게 지급토록 하는 제도다. 다수의견을 낸 스티븐 브레이어 대법관은 이날 판결문에서 “소송 당사자가 아닌 일반 흡연자의 피해에 대해서까지 처벌하는 것은 징벌적 배상에 대한 기준을 더욱 모호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오리건주 주민 마욜라 윌리엄스는 45년간 하루 두갑씩 말보로 담배를 피운 남편이 지난 97년 사망하자 필립모리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80만달러의 배상판결을 받았다. 오리건주의 법 제한에 따라 52만달러를 지급받은 원고는 이어 99년 징벌적 배상금으로 흡연피해 소송 사상 최대 액수인 1억 3000만달러를 청구했고, 이에 대해 오리건주 대법원은 지난해 6월 795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필립모리스측은 이번 결정이 배심원들에게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소송을 제기한 원고에게 발생한 피해만 처벌토록 해야 한다는 것을 보증한 것이라며, 다른 사건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정하게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방대법원은 그러나 이번 판결에서 필립모리스가 제기한 징벌적 배상금의 과다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필립모리스는 징벌적 배상금이 일반 보상금의 4배를 초과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마욜라 윌리엄스가 제기한 징벌적 배상금은 일반 보상금의 97배에 달한다. 한편 연방대법원은 이날 미네소타주 정부가 담배 1갑당 75센트의 건강기금을 부과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연방대법원은 필립모리스와 RJ레이놀즈 등 담배업계가 2005년 담뱃값 건강기금을 부과한 미네소타주 정부를 상대로 낸 위헌 소송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위기의 법조계] (상) 판·검사 비리 왜 꼬리무나

    [위기의 법조계] (상) 판·검사 비리 왜 꼬리무나

    법조계가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법원과 검찰이 구속영장 기각 등을 둘러싸고 티격태격 하더니 최근에는 각종 비리 등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법조계 스스로 ‘고개숙인 법조’가 됐다는 자조섞인 한탄을 한다. 위기에 빠진 법조계의 실태와 문제점, 대안을 찾아본다. ●향응·골프접대 받은 판사·허위진술 강요 검사 법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폭과의 향응 및 골프 접대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전주지법 군산지원 판사 3명이 피의자의 친동생에게서 골프 접대를 받고 피의자 소유의 아파트를 시세보다 훨씬 싸게 사는 등 부적절한 처신으로 사표를 썼다. 특히 두차례에 걸쳐 골프접대를 한 피의자의 동생은 군산시내 폭력조직의 일원으로 경찰의 주요관리 대상자였다. 이들은 징계에 앞서 모두 사표를 제출,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은 채 변호사로 개업해 논란을 빚었다. 이번에 향응·골프 접대를 받고 사표를 낸 A판사에게 조폭 출신 지역사업가를 소개시켜 준 사람도 당시 사표를 제출했던 이모 전 판사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조폭과 어울리던 판사가 다른 판사에게 또다른 조폭을 소개시켜 준 셈이다. 이 전 판사는 2001년 전주지법에서 근무할 때 A판사에게 사업가를 소개시켜 줬다고 한다. 대법원은 A판사의 행위가 형사처벌이나 징계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당사자가 해외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불과 10여일 만에 사표까지 수리한 것은 대법원이 이번 사태를 심각한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검찰은 잘못된 수사관행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제이유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동부지검 백모 검사가 피의자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하고 선처를 협상하는 등의 내용이 공개돼 검찰이 발칵 뒤집힌 상태다. 당장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허위진술을 강요하는 등 위법한 수사를 벌인 백모 검사에 대한 형사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회도 제이유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제를 도입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징계 강화해도 끊이지 않는 법조비리 문제는 법원, 검찰 등 법조비리가 때마다 불거지고 있다는 점이다.1998년 2월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에서 판사들이 처음으로 변호사들로부터 명절떡값, 휴가비 등의 명목으로 정기적으로 금품을 받아왔던 사실이 드러나 수사대상에 오른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대전법조비리가 터져 나왔다. 변호사가 법원·검찰의 전·현직 간부는 물론 일반직원, 경찰관 등 100여명에게 소개비와 알선료를 건넨 사건이었다. 하지만 의정부와 대전법조비리가 드러난 이후에도 법조비리 사건은 계속됐다. 지난해 7월 법조브로커 김홍수씨로부터 사건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았다는 혐의로 차관급인 조관행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구속기소됐고, 사건에 연루된 현직 검사도 사표를 제출했지만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앞서 2005년 11월에는 법조브로커 윤상림씨와 연루된 전·현직 판검사 등도 수사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잇단 법조비리 사건으로 지난해 이용훈 대법원장이 대국민사과와 함께 법조비리 근절대책 등을 발표한데 이어 법관징계법과 검사징계법 등을 강화했지만, 법조비리는 여전히 없어지지 않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긴급조치 무효화 특별법 검토해야

    사법부 과거사 정리에서 먼저 할 일은 무고한 희생자를 구제하는 것이다. 또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법·제도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과거사위의 긴급조치 관련 판사 명단 공개는 성급했다. 피해자 구제보다 권위주의 정권 아래였지만 실정법에 따라 판결한 법관의 인적 청산을 앞세우려는 처사는 정치적 배경을 의심받는다. 대법원은 긴급조치와 더불어 반공법, 국가보안법, 집회·시위법과 연관된 판결 6000여건의 문제점을 이미 분석했다고 한다.1972년부터 1987년 사이 200건 이상의 시국·공안사건이 판결문에서 고문·불법구금 논란이 있었다는 검토 결과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대법원이 재심청구가 없어도 이들 사건에 대해 포괄적 오류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초법적인 발상이다. 재심 확대와 함께 판례 변경으로 피해자를 구제하고, 판결문을 통해 과거 잘못을 사죄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재심 사유가 극히 제한되어 있다. 국회는 재심청구 범위를 넓히는 특별법 제정을 검토해야 한다. 재심 확대를 넘어 과거 정권의 시국·공안 재판을 모두 무효화하는 특별법 제정은 법의 안정성을 깬다는 측면에서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긴급조치에 한해서는 이를 무효화하고 피해자를 보상하는 특별법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긴급조치 위반사건은 죄가 되지 않는 사안을 처벌한 것으로 사실관계의 다툼이 적다. 고문이나 증거조작이 개입된 사실이 없으면 재심이 사실상 어렵다. 때문에 특별법 제정을 통한 일괄 무효·일괄 보상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여야가 긴급조치 무효화 특별법 제정을 논의할 의사를 밝히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법에 의해 진실을 규명하고, 피해자 보상을 한 뒤 화해로 나아가야 한다. 잘못의 실체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시점에서 사법부 수장의 사과 절차가 있어야 할 것이다.
  • ‘긴급조치 유죄 판결’ 판사 492명 실명 공개

    ‘긴급조치 유죄 판결’ 판사 492명 실명 공개

    진실화해위는 31일 오후 긴급조치 위반사건 재판에 관여한 판사 실명이 포함된 ‘2006년 하반기 조사보고서’를 공개했다. 긴급조치 위반 유형별 판결 현황을 보면 ▲반유신 재야·야당정치활동 65건 ▲간첩 2건 ▲학생운동(유신반대·긴급조치해제 시위 등) 191건 ▲기타(유신체제 비판발언 등) 282건 ▲국내재산 해외도피 및 공무원 범죄 29건 등 589건이다. 판결수(1∼3심)는 1412건, 인원수는 1140명이다. 보고서에 포함된 ‘긴급조치 위반사건 판결분석 보고서’ 별첨 자료에는 알려진 대로 이강국 헌법재판소장과 이공현·민형기 헌법재판관, 양승태·김황식·박일환·이홍훈 대법관 등 현직 고위법관 10여명이 긴급조치 위반 사건을 재판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또 전 대법원장 윤관, 최종영, 김용철 등 전직 고위법관 100여명의 이름도 있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유신시대 긴급조치 위반 사건과 관련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보고서 공개와 관련,“방식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 사법부의 과거를 되새기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며 유감 표명을 했다. 대법원 변현철 공보관은 보고서 공개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변 공보관은 “긴급조치와 관련된 판결은 당시 실정법 처벌 규정을 일률적으로 적용한 결과로 개별 판결의 잘잘못을 따지는 재심과 같은 방식으로 해결되기는 어렵다.”면서 “포괄적이고 제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30년 전 시대 상황에서 사법시스템 전체가 짊어져야 할 과오를 우연히 현재까지 현직에 남아 있는 몇 명의 법관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전개된다면 결코 우리가 바라는 진실과 화해에 바탕을 둔 미래지향적인 과거사 정리를 이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공정위 ‘기자실 담합 조사’에 난감

    “글쎄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16일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실 담합’ 발언에 경쟁정책을 총괄하는 공정거래위원회는 ‘난감하다’는 표정이다. 법률적 잣대로만 보면 담합요건에 해당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대통령의 ‘말씀’이라 내놓고 반박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해 대통령이 법률적인 의미로 담합이라는 용어를 쓴 것은 아니겠지만 법률적으로 따져보면 기자들이 설혹 기사의 방향에 대해 합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담합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공정위의 해석은 이렇다. 첫째 담합은 사업자가 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자를 사업자로 볼 수 있느냐를 따져야 한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는 기자이지 무슨 사업자냐.”고 일축했다. 부녀자들이 아파트 가격을 제한해도 현행법상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담합으로 처벌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논리이다. 하지만 기자가 각각의 언론사를 대표한다는 측면에서 적격성 여부를 따질 수도 있다. 기업이 담합할 때에 임·직원이 참석하는 것과 같다는 주장이다. 둘째는 공모 여부이다. 담합이 성립되려면 둘 이상의 사업자가 어떤 형태로든 의도를 갖고 합의해야 한다. 대통령은 기사를 가공까지 한다고 했는데 기자들이 실제 없는 것을 만들어내면서 공모한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게 공정위의 생각이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법률적 의미의 담합을 얘기한 게 아니라 하도 답답하니까 기자실 관행을 조사해보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셋째 다른 사업자의 활동을 방해하고 실질적인 경쟁을 저해했느냐 여부이다. 하지만 기자들이 출입처에서 일부 언론사(다른 사업자)의 보도행위를 제한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공정거래법 19조는 가격 등 지급조건의 제한, 상품이나 용역 등 물량의 제한, 거래지역의 제한 등 담합행위를 8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물론 담합을 실행하지 않고 담합을 결의만 해도 위법이지만 기자들이 의도를 갖고 회사의 지침에 맞춰 사실을 가공하면서 합의하지 않는 한 담합요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른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불법 다단계 사업자 등록 불허

    앞으로 불법적인 다단계 판매행위로 적발된 사업자는 다른 업체를 인수하거나 신설하는 방식으로 다시 영업을 할 수가 없게 된다. 후원수당을 법정한도인 35%를 초과해 지급한 다단계 판매업자는 3년 이하의 징역형 처벌을 받게 된다. 서울 강남과 서초 등 다단계 판매조직이 밀집한 곳에서 기획조사도 실시된다. 이동규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은 26일 “소비자와 사업자 단체·학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다단계 판매와 관련된 법령의 제·개정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내년 중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사무처장은 “지금까지는 불법행위를 한 판매업자를 임원으로 두면 다단계 판매업자 등록을 금지했지만 앞으로는 지배 주주가 위법 전력이 있을 때에도 등록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또 지난 22일 방문판매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후원수당 지급총액이 매출액의 35% 이하로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이를 초과하면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지고 미성년자를 고용하면 1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피해보상보험 계약 후 매출액 등의 자료를 허위로 꾸며도 3년 이하의 징역을 받게 된다. 한편 공정위는 제이유 그룹의 후신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불스홀딩스와 관련,“미등록 상태에서 다단계 판매를 했거나 금전거래를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면서 “자료검토가 끝나는 내년 1월이면 조사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51)정치란 무엇인가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51)정치란 무엇인가

    공자의 말씀인 ‘정치는 올바른 것’(政者正也)이라는 정의가 ‘논어’(안연편)에 실려 있다. 이것은 공자가 만년에 노(魯)나라로 돌아와 노나라의 정치권력자인 계강자의 물음에 답하는 말이다. 이어서 공자는 계강자에게 ‘귀하가 올바르게 백성을 이끈다면, 누가 올바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였다. 정치는 백성을 올바르게 이끄는 길과 같다. 이어서 계강자가 다시 도둑이 많은 것을 걱정하면서 공자에게 묻자,‘귀하가 진실로 탐욕하지 않는다면, 상을 주어도 백성들이 도둑질을 안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시 정치를 하는 계강자가 반사회적인 무도한 죄인들을 사형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올바르게 나아가게 한다면, 어떻겠는가 하고 공자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공자가 다시 ‘귀하가 정치를 하는데 어찌 살인이 필요하겠소? 귀하가 선을 추구한다면, 백성들이 저절로 선해질 것이니, 군자의 덕은 바람이요, 소인의 덕은 풀과 같은 것이라, 풀은 바람을 맞으면 반드시 눕게 되어 있소.’라고 응대했다. 이와 같은 공자의 정치론은 맹물처럼 밋밋해 보이지만, 대단히 깊은 예지력을 함의하고 있다. ●국민의 신뢰 얻는 것이 가장 중요 공자가 좀 더 구체적으로 정치의 본질을 언급한 대목도 있다. 공자의 제자인 자공이 정치에 관하여 묻자, 공자는 정치는 세 가지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 세 가지 기능은 ‘첫째로 백성들이 경제적으로 잘살게끔 하고, 둘째로 백성들이 전쟁의 참화를 당하지 않게끔 군비를 튼튼히 하고, 셋째로 백성들이 믿게끔 하는 것’이라고 상세히 지적했다. 저 세 가지 기능 중에서 우선 순서를 묻는 자공에게 공자는 ‘믿음과 경제와 국방’의 순서라고 밝혀주었다. 이것은 정치의 기능을 묻는 중요한 대목이다. 또 제나라 임금인 경공이 정치를 묻자, 공자는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고 술회했다. 이것을 공자의 정명(正名)사상이라 부른다. 공자의 소론들을 다시 종합하면, 백성을 먹이고 살리는 경제정책과 백성들로 하여금 전쟁의 참화를 사전에 예방하게 하는 국방정책과 백성들이 정부를 믿게 하는 신뢰정책 등이 실패하는 경우에 그 정치는 올바르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다. 요컨대 실패한 정치는 나라의 재앙이 된다. 저 세 가지 올바른 정치의 기능은 공자가 주유천하하면서 각 나라들의 실정을 성찰한 다음에 내린 결론이겠다. 더구나 공자는 임금부터 각계각층의 모든 국민에 이르기까지 다 제 위치에서 해야 할 몫을 아낌없이 신명나게 하게끔 하는 정치를 펴나가는 것이 정치의 요체라고 언명했다. 나는 공자가 말한 ‘군군(君君) 신신(臣臣) 부부(父父) 자자(子子)(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자식은 자식답게)라는 구절이 올바른 정치의 본질을 밝히는 아주 중요한 대목이라고 여긴다. 저 구절은 의무적으로 임금과 신하와 아버지와 자식이 각각 제 이름에 맞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신명이 나서 국민 모두가 제 이름에 맞는 몫을 즐겁게 해 나가려는 자발성을 북돋우는 경지가 곧 정치의 궁극목적임을 말한 것이겠다. 당위적으로 옳기 때문에 해야 하는 국민의무가 아니라, 국민들이 신바람과 신명이 나서 자발적으로 일을 즐겁게 하는 그런 경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정치의 목적이 되는 셈이다. 국민들이 사회주의 독재체제에서처럼 무겁고 어둡고 침울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밝고 생기발랄하게 각자가 자기의 특장(特長)을 자유스럽게 살릴 수 있는 그런 자유사회를 창조하는 것이 정치의 존재이유가 되는 셈이다. 전국시대 양 나라의 혜왕을 찾아 온 맹자에게 자기나라를 위하여 어떤 이익을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맹자는 대뜸 퉁명스럽게 어찌 왕이 인의(仁義)를 묻지 않고 이익만을 챙기느냐고 힐난했다. 맹자의 저 말은 두 가지의 다른 뜻으로 해석될 수 있겠다. 첫째로 임금과 같은 지도층이 나라를 공평무사하게 다스릴 생각은 하지 않고 사리사욕만 챙기는 수단으로 권력을 이용하는 사고방식을 질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달리 맹자의 저 훈계는 정치가 이익을 멀리하고 오로지 인의의 도덕만을 숭상하도록 해야 한다는 도학정치의 본령을 말한 것으로도 읽을 수 있겠다. 그런데 맹자의 소견이 첫째의 것이 아니고 둘째의 것이라면, 그 소견을 나는 받아들이기 좀 어렵다. 왜냐하면 인의의 도덕으로 정치를 한다는 것이 실현 불가능한 이상이고, 따라서 그것은 유치한 낭만적 공상에 불과할 터이기 때문이다. 인의를 당위적인 도덕으로 강조하면, 사회에는 자발적인 신명이 솟아나지 않는다. 사회생활에서 이익으로 사람들이 생기를 얻는다. 이런 나의 소견은 공자가 말한 ‘정치는 올바른 것’ 또는 ‘정치는 백성을 올바르게 이끄는 것’이라 정의하고 걸맞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고 사람들은 이의를 제기할 것이리라. 그런데 무엇이 올바른 것(正)인가? 지도층이 선을 추구하면, 백성들은 저절로 올바른 선을 실행할 것이며, 상을 주어서 나쁜 일을 하라고 해도 백성들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자가 말했다. 정치가 백성을 올바르게 이끌어 가는 지도층의 바람에 비유되고, 백성은 지도층의 바람을 자연스럽게 따르는 풀로 은유화된 것은 정치가 당위적 도덕주의와 다른 행로를 간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겠다. 왜냐하면 정치가 백성들의 본래적 본성에 자극만 주는 좋은 바람만 불게 하면, 백성들은 쉽게 좋아하는 선을 실행할 수 있다는 양명학적 관점을 공자가 미리 언질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본디 정치는 인간으로 하여금 양질의 사회생활을 유지하게 하는 경영과 다르지 않겠다. 양질의 사회생활은 인간이 타자에 대하여 괴로움과 피해를 안 주게끔 하는 규칙의 준수에서 가능하다. 그래서 실정법이 필요하다. 정당한 이유 없이 타자를 괴롭히지 않게끔 하고, 그것을 어긴 경우 처벌을 하는 것이 법이다. 그 법의 발동이전에 자발적으로 그런 위법행위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공자가 본 올바른 정치의 존재이유겠다. 그런데 그런 정치의 효과는 당위적인 의무감으로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보다, 오히려 인간이 자발적으로 그런 사회적 선의 경지를 신명나게 시행하는 것에서 더 빛나겠다. 나는 이 후자의 길이 공자가 강조한 진정한 정치의 길이라 본다. 이 길은 양명학에서 말한 양지(良知=배우지 않고서도 저절로 알 수 있는 타고난 인간의 본성의 신령한 능력)의 발현과 다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양지는 인간이 본래 지니고 있는 자발적인 본성의 가르침을 말한다. 따라서 도덕과 정치도 양지의 발현에 다름 아닌 셈이다.15~16세기의 명나라의 왕수인(王守仁=陽明)은 주자학적 8조목(格物/致知/誠意/正心/修身/齊家/治國/平天下)도 조목조목 8개 단계로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번에 인간의 타고난 양지를 발양시키는 일만 하면 저절로 저 8조목이 다 해결된다는 주장을 폈다. 이것을 왕수인은 치량지(致良知=양지를 발현시킴)라고 불렀다. 나는 정치의 요체가 왕수인이 말한 치량지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일체만물처럼 이익을 좋아한다. 인간이 이익을 선천적으로 좋아하는 심성을 양지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다. 이 이익은 결코 반(反)도덕적이라고 생각되어서는 안 된다. 이익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이기배타적 이익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리이타적 이익이다. 전자는 인간만이 실행하는 것이지, 동식물의 자연세계에서 저런 이기배타적인 본능은 없다. 동물이 살생을 하여도, 그것은 자기 생존의 냉엄한 법칙일 뿐이지, 이기적 탐욕이 아니다. 실로 금수에는 도덕이 적용되지 않는다. 생물학적 자연의 생존본능을 존재론적으로 보면, 그것은 자연의 상생적 본성의 이면과 다르지 않다. 이 자연적 본성을 왕양명은 곧 양지라고 불렀다. 본능처럼 인간의 본성은 상생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선천적 능력이다. 이치량지의 정치는 결코 공상적 이상도 낭만적 꿈도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가장 사회적으로 효율스럽게 또 실현가능하게 좋은 나라가꾸는 방편이 된다. 선은 옳기 때문에 선이 되는 것이 아니라, 좋기 때문에 사람들이 선을 행하려 한다는 사실을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선은 좋은 것이지, 옳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선의 실천은 의무가 아니라, 기호다. 선과 이익은 같은 개념이다. 다만 그 이익의 실현방법이 이기배타적이 아니고, 자리이타적일 뿐이다. 선은 왕수인이 ‘전습록’에서 밝힌 것처럼,‘호호색(好好色=좋은 색을 좋아함)하고 오악취(惡惡臭=악취를 싫어함)하는’ 것과 같은 자발적인 기호다. 누구나 다 이익을 좋아하지만, 그 이익을 일체를 위하여 쓸 때에 그런 열린 마음이 곧 선이 된다. 이익을 더 넓게 쓸수록 그 이익은 소유론적 차원에서 존재론적 차원으로 이행한다. 이익이 나의 이익에서 우리의 이익에로 넓혀지면, 그리고 우리의 이익에서 국민 모두의 이익으로 확장되고, 또 인류의 이익과 자연의 이익으로 더 넓어지면, 그 이익은 곧 소유론적 영역에서 점차로 존재론적 영역에로 탈바꿈한다. 선악은 이익을 다루는 마음의 활용에 달렸지, 선이 이익과 무조건 적대적인 것은 아니다. 이것은 왕수인의 사상이 우리에게 전수해 주는 이치다. ●지도층 사리사욕 버려야 국민 복락 정치가 곧 ‘치량지’라는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각자가 타고난 재주를 신바람나게 각분야에서 양지를 발현하도록 도와주는 데 있다는 것과 같다. 국민들에게 도덕적 의무감으로 무겁게 눌리는 것보다 더 적극적으로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치량지적 정치라 하겠다. 그러기 위하여 공자가 가르쳐 주는 지혜는 절대로 지도층들이 자기들의 사리사욕의 탐욕심에서 이익을 사취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도층들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으킨 이익을 자리이타적으로 쓰도록 모범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공자가 언명한 정치의 본질이겠다. 이것은 각자가 다 자기 이름에 알맞은 직업을 신명나게 빛내는 일과 같겠다. 이것이 또 공자가 말한 정명(正名)사상이겠다. 정명은 이데올로기적인 명분이 아니라, 나라의 복락을 가져오도록 일하는 직업의 다양한 이름을 말한다. 업(業)을 잘못 쓰면, 그것은 우리를 괴롭히는 업장이 되나, 그것을 자리이타적으로 쓰면, 그것이 곧 우리 모두를 복락게 하는 직업(職業)이 된다. 올바른 정치는 싸움판에서 정의(正義)를 따지는 사법적 기능이 아니고, 우리를 즐겁게 하는 복락(福樂)을 주는 적극적 신명의 기능과 다르지 않겠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경제정책 돋보기] 공정거래법 개정안 의미

    17일 발표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두고 공정거래위원회 안팎에서는 기업 규제의 고삐가 더욱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미 완화된 출자총액제한제에 이어 강제조사권 도입마저 불발됐다. 경쟁당국은 이에 대해 기업 사전 규제는 풀되 사후 감시는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 대해 경제 주체들이 모두 기대에 크게 못미친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출총제를 놓고 당정간 엇박자가 여전해 향후 입법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사후 감시 강화 vs ‘어정쩡’한 개정안 이번 개정안에는 공정위의 숙원이었던 강제조사권이 포함되지 못했다. 대신 공정위는 ‘봉인제도’와 ‘이행강제금’ 제도를 손에 넣게 돼 한숨 돌린 분위기다. 공정위 관계자는 “필요시 압수·수색이 가능한 강제조사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신설되는 ‘이행강제금’제도로 그에 못지않은 규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봉인제도는 조사 대상 기업이 증거자료를 빼돌리지 못하도록 자료가 보관된 사무실, 컴퓨터, 캐비닛, 차량 등을 폐쇄 또는 작동을 금지하거나, 테이프 등으로 봉인하는 조치다. 기업이 봉인을 뜯고 자료를 빼내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와 함께 기업이 조사를 거부하거나 방해할 경우 하루당 일평균 매출액의 0.1%를 이행강제금으로 부과할 수 있게 된다. 지금껏 공정위는 “기업 조사를 위해서는 압수·수색이 가능한 강제조사권이 필수적”이라고 요구해 왔지만, 법무부 등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특히 재계는 “기존 직권 조사권이나 담합 신고 포상금제에 강제조사권까지 추가되면 기업 활동이 크게 위축된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금껏 기업들이 ‘모르쇠’로 일관하며 무작정 자료 제출을 거부해도 기껏 2억원 미만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게 고작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교수)은 “봉인제와 이행강제금 정도로 기업 사후 감시 강화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이번 개정안은 재계나 시민단체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어정쩡한 법안으로 최악의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의명령제 기업 요구 수용 논란이 됐던 동의명령제는 도입이 확정됐다. 기업의 요구를 수용한 셈이다. 동의명령제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기업에 대해 시정조치나 과징금 부과 등 처벌 대신 합의로 사건을 종료하는 제도다. 때문에 시민단체 등에서는 동의명령제 도입에 대해 “탈법 행위를 해도 공정위와 합의만 잘 하면 면책이 가능해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특히 기업이 동의명령 과정에서 혐의를 시인한 내용 등은 법적 증거로 채택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다른 증거를 제시해야만 한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동의명령 전에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수렴이 선행되며, 담합 등 위법성이 명백할 경우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충분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입법 예고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시행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출자총액제도 개편을 둘러싼 당정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개정안 내용의 수정 가능성과 함께 국회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계속될 전망된다. 정부의 개정안에 담긴 출총제 개편안에는 공정위가 주장해온 환상형 순환출자 규제가 빠졌다. 적용대상도 자산 10조원 이상 기업집단의 2조원 이상 업체로 축소됐다. 출자한도도 25%에서 40%로 높아져 규제가 대폭 느슨해졌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정부안보다 적용대상과 기준을 추가로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공정거래법 개정안 주요 내용 ●금융거래정보요구권 상설화 내년말 종료되는 금융거래정보요구권 상설화, 발동 범위 부당내부거래서 상호출자·출자총액제한제도 등 탈법행위로 확대. ●봉인제도 신설 현장조사시 필요한 자료 확보 및 증거 훼손 막기 위해사무실, 컴퓨터, 캐비닛, 서류 등 봉인. ●이행강제금제 도입 기업 조사 거부시 하루당 일평균 매출액의 0.1% 부과. ●동의명령제 도입 법 위반 혐의 기업에 시정조치나 과징금 부과 등 처벌 대신 합의로 사건 종료. ●강제조사권 불발 기업 조사 위해 압수·수색 가능한 강제조사권 도입 불발. ●출총제 개편안 완화 환상형 순환출자 규제 제외. 적용대상 자산 10조원 이상 기업집단의 2조원 이상 업체로 축소.
  • [기획]‘양심적 병역거부’ 문제 이렇게 풀자

    [기획]‘양심적 병역거부’ 문제 이렇게 풀자

    유엔 인권기구가 우리나라 정부에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 대해 보상할 것을 권고하면서 양심적 병역 거부 문제가 다시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해 대체복무 등의 대책을 세울 것을 권고한 데 이어 관련 시민단체와 인권 변호사 등도 후속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하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온 전문가 2명을 만나 유엔 권고 이후 국내 이행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양심따른 병역거부 실현 연대회의’ 한홍구교수 인터뷰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한홍구(47·성공회대 교수) 공동집행위원장을 만났다. ▶유엔 인권기구가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 대해 보상하라고 권고한 것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사실 좀 망신스럽다. 권고 자체가 피해 당사자들한테 유리하게 나온 건 좋지만 우리 정부가 일을 못해서 외부에서 보상 권고까지 한 것은 망신이다. 전세계에서 병역 거부로 인해 징역을 살고 있는 사람이 1100여명인데 이 가운데 95%인 1000명 이상이 한국에서 나왔다.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이번 권고안은 두 명에 해당하지만, 정부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매일매일 보상을 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90일 이내에 재발 방지 의무와 구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어떤 후속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보는가. -유엔 인권기구의 권고는 병역법을 개정하라는 의미다.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해 더 이상 형사 처벌받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간단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대체복무제도를 이미 갖추고 있다. 공익근무요원, 주차단속요원, 산업체요원, 상근예비역, 전경, 의경 등이다. 대체복무에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 주고 4주간 군사훈련만 면제해 주면 된다. ▶형사 처벌을 받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개인청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몇 명이나 되며 어떤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가. -195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대략 1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집단적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책을 빨리 세우면 집단 행동은 없을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에서 군대를 안 간다는 것은 ‘주홍글씨’ 성격이 짙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본적으로 군 복무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많은 손해를 보는 구조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나라에서 군대에 갔다 오는 것은 굉장한 불이익을 안게 돼 있다. 현역으로 군 복무 하는 사람들은 몸으로 현물세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불이익을 바로잡아야 한다. ▶병역 거부에 대한 논란만 있고 제도가 빨리 도입되지 않는 이유는. -병역 문제에 대해 굉장히 잘못된 인식이 있다. 국가주의·군사주의·반공주의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살생을 금지하는 불교조차 군사주의에 예속돼 병역 거부 문제가 심각하게 구제되지 못하고 있다. ▶양심의 자유보다 국방의무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에 대한 생각은. -두 개의 가치가 충돌할 때 어떤 게 우위를 점하는 게 아니라 서로 조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국방의 의무나 양심의 자유도 분명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교집합이 있다고 본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차지훈 변호사 ‘유엔인권기구 권고 이행방안’ 보고서 “유엔 인권 관련 위원회의 권고를 계기로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사후시스템을 만들고, 이에 근거하여 보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백승헌)이 11일 주최한 ‘2006 한국인권보고대회’에서 참석한 차지훈(43·민변 국제연대위원회) 변호사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유엔 권고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차 변호사는 인권보고대회에서 ‘국제인권기구 권고에 대한 국내 이행방안’ 보고서를 냈다. 차 변호사는 “그동안 정부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권고를 법원이 확정 판결한 사안이고, 국내 실정법과 충돌한다는 이유로 무시해왔다.”면서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가 된 이 시점에서 예전과 같은 대응은 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권이사회의 권고를 이행한 외국 사례는 ▲시혜적으로 보상금 지급 ▲이행법률을 새로 제정 ▲기존 국내 절차에서 처리한 경우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네덜란드, 우루과이, 에콰도르 등의 국가는 시혜적 보상제도를 이용한다. 보상제도는 손해배상제도와는 달리 위법성이나 관련 공무원의 고의·과실이 없어도 이루어질 수 있어 국내법과의 충돌을 줄일 수 있다. 네덜란드는 ‘반 알펜’ 사건에서 “인권이사회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도 그 결정을 존중,5000길더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콜롬비아는 인권이사회가 결정한 사안에 대한 보상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을 제정, 시행하고 있다. 인권이사회의 결정이 나면 사법부는 보상 액수만을 결정하는 데 관여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등으로 국가행위의 위법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일괄해 구제하는 보상제도가 있다. 인권이사회의 금전 보상에 대한 권고가 있는 경우 콜롬비아나 보상관련 법률을 참고해 보상 여부를 결정·집행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인권이사회의 결정이 재심 사유로서 ‘새로운 사실’에 해당한다고 판시, 기존 절차와 조화를 이뤘다. 핀란드 정부도 인권이사회의 보상 권고에 따른 행정소송을 받아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비상상고와 같은 비상구제 절차가 있지만, 인권이사회의 권고를 재심 인정 사유로 존중해 인정하는 법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인권이사회의 규약 위반 판단이 있으면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비상상고하도록 법률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차 변호사는 “인권이사회의 권고는 법령의 개정 등 입법적 측면까지 걸쳐 있어 이행하기가 쉽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인권옹호 국가를 지향하면서 이런 상태를 계속 유지한다는 것은 대단히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임광욱기자 limi@seoul.co.kr ■ ‘민변 2006인권보고서’ 요약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11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개최한 ‘2006 한국인권보고대회’에서 “수도권지역의 주택가격이 올라 서민생활에 압박을 주어 국민의 주거 기본보호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변은 “경기침체로 임대료와 관리비 체납이 급증하고 있는데도 대한주택공사는 매년 임대료 5% 이상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징수유예조치 등을 통해 경제회생을 지원해야 하며, 개발예정지역의 강제 철거로 빚어지는 인권유린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인권보고서 요약. ●노동분야 임금 노동자의 50%를 넘어선 비정규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정규 노동자들은 그 절박함에 극단적인 투쟁 방법을 선택하는데, 정부는 강제 진압·대량 구속에만 열을 올린다. 특히 근로계약 내용에 관한 실질적인 결정권을 가지는 원청 사업주의 사용자성 문제는 제도적으로 풀어야 한다. 건설노동자가 자주적으로 결성한 노조가 자율적인 단체교섭을 거쳐 노조단결활동에 필요한 ‘전임비’를 확보한 것에 대해 ‘공갈죄’를 적용, 노조 간부들을 구속하는 것은 노사관계를 19세기로 돌려놓는 것이다. 복수노조 금지 제도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단결권의 핵심 내용인데, 노사정 합의라는 이름으로 다시 유예됐다. 공무원 노조를 ‘불법 단체’라고 하면서 사무실을 강제로 폐쇄하는 조치를 취한 것은 유감이다. ●교육분야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은 줄어드는 반면, 대학교육기회의 불평등과 지나친 성적 경쟁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학교환경위생정화 구역 내에서 재개발·재건축이 시행되고 있거나, 계획되고 있는 곳이 무려 900곳이 넘어 학생들의 학습환경권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규모 식중독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때에도 사후약방문 격으로 대책이 논의되는 실정이다. ●주한미군 관련 평택미군기지 예정지인 대추리·도두리 농지 일대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군사시설보호구역을 설정, 주민의 영농 행위를 차단하고 출입통제 등 인권침해 행위가 자행됐다. 올해 9월과 10월에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란이 벌어졌다. 보수진영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자체를 반대하면서 전쟁위협론과 한·미동맹유지론을 다시금 제기했다. 그러나 주권국가로서 작전통제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미국측이 조기환수를 요구하면서 이런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말았다. ●여성 KTX여승무원 불법도급 문제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 시정을 권고했으나 시정하지 않았다. 성매매방지법 시행 2년이 지났지만 업주 처벌이 약식 명령에 그치고, 몰수 등 추징규정도 약해 성매매 근절에 충분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언론 박근혜 피습사건과 일심회 간첩 의혹사건 보도에서 언론은 선정적인 보도와 왜곡보도를 일삼아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했다. 사립학교법 개정에서는 여당과 야당의 정쟁에 초점을 둬 양비론적 입장에서 보도하는 데만 그쳤다. 포스코 사태 보도에서는 근본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왜곡된 하도급 구조, 그에 따른 비정규 건설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해서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노조에 대한 일방적인 매도만 있었다. 임광욱기자 limi@seoul.co.kr
  • ‘바다’엔 업계 이익만 있었다

    ‘바다’엔 업계 이익만 있었다

    ‘국민 권익은 멀고, 업계 이익은 가까웠다.’ 23일 감사원 감사를 통해 드러난 정부 당국의 사행성 성인오락 및 경품용 상품권 관련 정책은 이렇게 요약된다. 정책 추진과정에서 경고음이 수차례 울렸으나, 정부당국은 철저히 무시했다. 문화관광부와 영상물등급위원회, 게임산업개발원은 물론 국무조정실, 경찰청, 지방자치단체 등 어느 한 곳도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 단순한 정책 실패가 아닌 총체적 부실에 가깝다. 관련자에 대한 무더기 징계가 불가피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검찰 수사에서 국회의원 전·현직보좌관, 운동권 출신 정치인,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등의 비리 증거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정책 결정과정에서 외압과 로비 등 ‘검은 거래’ 의혹을 해소하려면 아직 갈 길도 남아 있다. ●업계에 놀아난 문광부 감사결과에 따르면 문화관광부는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관광호텔업계가 관광상품권의 경품 허용을 요구하자 부작용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도입을 결정했다. 이후 상품권이 ‘환전용 칩’으로 둔갑한 사실을 알고도 무대책으로 일관했다. 이 과정에서 국무조정실과 경찰청은 물론, 문광부 내부에서 제기됐던 상품권제도 폐지 요구도 묵살했다. 대신 문광부는 2004년 12월, 지난해 7월에 경품용 상품권 인증제와 지정제를 각각 도입했다. 경품용 상품권이 사실상 ‘간접 화폐’처럼 통용될 수 있는 환전소는 규제의 ‘사각지대’로 방치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지정제 도입 이후 문광부는 민법상 재단법인인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행정상 허가권한인 지정권을 위법하게 위탁했다.”면서 “게임산업개발원도 허위 서류를 제출한 업체를 부당하게 선정하는 등 부실 운영했다.”고 지적했다. ●사행성 조장 앞장선 영등위 영상물등급위원회는 1999년 설립 이후 게임물 심의기준을 지속적으로 완화했다.2003년 9월에는 베팅액의 최대 9999배까지 당첨되는 ‘스크린경마’를 심의·통과시켜 사실상 사행성 조장에 앞장섰다. 이어 구체적 판단기준도 없이 지난해 4월 메모리가 삭제되지 않아 고배당을 받을 수 있는 연타기능이 탑재된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물을 임의로 심의·통과시켜 성인오락실을 도박장으로 변질시켰다. 심지어 영등위는 지난해 2월 바다이야기 제조업체 ‘에이원비즈’가 승인 신청한 ‘바다이야기 1.1 변경 버전’이 연타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고도 심의에서 통과시켰다. 나아가 이같은 사실을 은폐해 경찰의 단속업무를 방해하기도 했다. 영등위 직원들은 지난해 9월 등급분류 신청대행사 등과 공모해 심의시간을 단축시켜주는 특혜를 제공했다. 경찰이나 지방자치단체도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 경찰은 위법 사행성 게임장에 대한 단속결과를 해당 지자체에 통보하지 않았다. 지자체는 행정처분을 의뢰받고도 최대 2년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다? 형사처벌 등 무더기 징계가 불가피한 상황이나, 처벌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감사원 관계자는 “직무유기 여부는 판단이 힘들 뿐만 아니라, 시효기간이 3년에 불과해 경품용 상품권제도 도입 당시 정책결정자에게는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서 “경품용 상품권 인증·지정제 도입 관련, 서류상 남아있는 게 없어 진술을 통해서만 확인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문광부 게임산업팀장 J모씨 등 3명은 감사원 감사에 대비, 관련 컴퓨터 파일을 모두 삭제하려고 시도하는 등 도덕적 해이 현상도 빚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당국자들이 외부로부터 압력이나 로비를 받았는지 여부도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는 정책결정과정에 어떤 요인들이 영향을 미쳤는지 행정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으로, 단서를 발견할 수 없었다.”면서 “로비나 외압 여부 등은 감사로 접근할 영역이 아니며, 검찰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경제정책 돋보기] ‘동의명령제’ 도입 논란

    [경제정책 돋보기] ‘동의명령제’ 도입 논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프로그램 끼워팔기’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한창 진행될 때의 일이다.MS는 공정위에 ‘동의명령제’를 적용, 사건을 종료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국내에 동의명령제가 도입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MS도 뻔히 알고 있었다. 한마디로 “선진국에선 다 시행되는 제도인데 왜 한국에서만 통하지 않느냐.”며 고압적인 자세를 드러낸 것이다.MS의 끼워팔기는 공정거래법상 시장경쟁을 제한하는 위법 행위로 결론나 시정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MS가 주장했던 동의명령제는 우리가 시장경제 선진화 차원에서 도입해야 할 정책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쟁당국과 법위반 사업자의 타협으로 사건 종결 1일 공정위와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미 공정위에 ‘선진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사건처리절차 분과에서 동의명령제 도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도 지난달 28일 발표한 ‘기업환경개선 종합대책’에서 2008년까지 마무리할 장기과제로 삼아, 법무부에 검토를 요청했다. 동의명령제란 경쟁당국과 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는 사업자가 합의를 통해 사건을 종료하는 제도이다. 공정거래법 역사가 오래된 미국에서 시작해 지금은 반대하던 독일 등 유럽국가와 일본에서도 도입됐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법을 어긴 기업과 정부 당국이 타협하는 게 타당하냐는 정서상의 문제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꼭 도입해야 할 제도로 재평가되고 있다. 동의명령제의 절차는 먼저 공정위가 신고나 직권에 따라 법 위반을 조사해 혐의가 드러나면 해당 기업에 혐의 사실을 통보한다. 기업이 혐의를 부인하면 계속 조사가 진행돼 양측간 공방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혐의를 시인하면 기업측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피해보상안 등을 공정위에 제출하고 공정위는 이해 관계자의 의견수렴과 전체회의를 거쳐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수용되면 사건은 종결되고 거부되면 다시 조정을 거치거나 조사가 진행된다. ●친시장·친기업 정책이지만 면죄부 될 수 없어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은 조사에만 2∼3년이 걸릴 수 있다.”면서 “사건이 장기화하면 기업활동에 지장을 주고 경쟁당국 입장에서도 예산 낭비의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의 후생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사건을 조기에 종결할 수 있는 게 동의명령제라고 말했다. 조성국 중앙대 법과대 교수는 “경제법은 규약을 따지는 형법과 달리 시장의 잘못된 상황을 빨리 제거하는 것을 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관련 정보를 경쟁당국이 모두 갖고 있지 않아 해당 기업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양측이 시간을 끌기보다 동의 아래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는 게 시장에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동의명령제로 사건이 종결되면 그동안의 혐의에 대한 위법 여부는 더 이상 따지지 않는다. 하지만 기업에 법적으로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들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동의명령 과정에서 기업이 혐의를 시인한 내용 등은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지 않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피해자들은 다른 증거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번거로운 점이 있다. ●피해자들 법원에 손배소 청구 가능 조성국 교수는 이와 관련,“소비자에게 불리하지 않으냐는 지적이 있지만 동의명령을 결정하기에 앞서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기간이 있을 것”이라면서 “또한 정부의 행정 결정이 법원의 판결을 구속할 수는 없기에 소비자의 권리를 해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기업이 동의명령제를 악용할 소지를 없애기 위해 가격담합·물량제한·시장분할 등 경성 카르텔은 처음부터 동의명령제 대상에서 배제할 방침이다. 또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일정 규모 이하의 불공정거래 행위도 빼기로 했다. 아울러 약자의 위치인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법원에 행위 중지를 요구하는 ‘사인(私人)의 금지청구제도(사소)’의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피해자는 공정위에 법 위반 사항을 신고하거나 손해배상청구를 위한 민사소송만 제기할 수 있다. 한편 대륙법을 중시하는 일부 법학자들은 “법을 어긴 상대방과 정부가 타협하는 것은 곤란하며 위반 행위를 했다면 법 정신에 따라 처벌하는 게 맞다.”고 주장, 제도의 도입 과정에서 일부 논란이 예상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어이없는 ‘辯身’

    지역 유지와 어울려 다니며 행한 부적절한 처신이 들통나 법관직에서 퇴출된 전 군산지원 판사 3명 모두 대한변호사협회 회원으로 등록하고 변호사로 활동 중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20일 대한변호사협회와 법원행정처 등에 따르면 전주지법 군산지원 판사로 재직하던 지난해 지역 유지에게서 ‘접대 골프’와 향응을 받고 아파트 거주 혜택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3명 중 2명은 사직 후 곧바로 최종 근무지에서 변호사로 등록했다. 이 사실이 나중에 공개되는 바람에 나머지 판사 1명인 A씨는 변호사 활동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법원이 조관행씨 비리와 군산지원 소장 판사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으로 불거진 법조비리 재발 방지책 수립에 골몰하던 지난달 28일 그도 모 지방변호사회에 회원으로 등록했다. A씨는 등록 당시 최종 근무지 법원장으로부터 ‘재직시 형사처벌이나 징계를 받은 적이 없다.’는 내용의 ‘무징계 사실확인서’를 받아 제출했다고 변협은 전했다.변협은 지난달 중순부터 판사들의 부조리가 잇따라 드러나자 변호사 등록 신청 때 ‘재직시 위법행위로 징계받은 사실이 없다.’는 확인서를 내도록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을 지난달 28일 언론에 밝힌 그날 문제의 A씨는 발빠르게 변호사로 변신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설] 국민의 알권리 중시한 X파일 보도 판결

    서울중앙지법이 어제 안기부의 도청 녹취록인 ‘X파일’을 보도한 MBC 이상호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중시한 당연한 판결이다. 언론의 보도는 언제든지 다른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 재판부는 이번 X파일에 대한 보도도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공적인 관심사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는 보도의 필요성을 더 중요한 기본권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통신비밀보호법은 위법성 조각 사유를 규정하지 않고 있지만, 형법상의 정당행위와 같은 위법성 조각사유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공적 관심사라고 볼 수 없는 사안까지 포함된 도청녹취록 전문을 보도한 월간조선 편집장에게 선고를 유예한 것도 언론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려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울러 이번 판결은 거액의 불법정치자금이나 대선자금,‘명절 떡값’ 등의 제공을 논의하고 실행했다는 의심을 받은 공적 인물들은 불기소처분하고 이를 보도한 기자만 처벌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는 주장에도 귀를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의심할 만한 자료가 있는 이상,(공적 인물의)어느 정도의 인격권 침해는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제시한 “보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상당성, 보호법익과 침해이익 사이의 균형”은 위법성 조각 사유의 내용과 한계에 대해 밝힌 최초의 사례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앞으로 언론의 자유와 관련해 중요한 선례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언론의 자유와 자주 부딪칠 것으로 예상되는 통신비밀보호법에 위법성 조각 사유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도록 이번 기회에 개정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본다.
  • X파일 이상호 무죄“알권리 충족 정당행위”

    X파일 이상호 무죄“알권리 충족 정당행위”

    ‘안기부 X파일’ 내용을 보도한 MBC 이상호 기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김득환)는 11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씨의 선고공판에서 “이씨의 보도 행위는 공적 관심사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는 정당행위로 판단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연광 월간조선 편집장에게는 “공익적 차원이 아닌 부분까지 포함된 녹취록 전문을 보도해 유죄가 인정되지만 다른 매체에서 관련 내용을 이미 보도한 점 등을 감안했다.”며 징역 6월에 자격정지 1년의 선고를 유예했다. 법원이 불법도청자료인 안기부X파일 보도에 무죄를 선고한 것은 ‘통신의 비밀’과 ‘언론의 자유’라는 헌법상의 기본권이 서로 충돌할 때 그 균형·조화를 모색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재판부의 고민은 통비법에는 위법성 조각사유(죄가 되지 않는 경우)가 규정돼 있지 않아 통비법만으로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에 재판부는 명예훼손을 처벌하되 공익성과 진실성이 있을 때 죄를 묻지 않는 형법규정과 “사회상규상 범위에서 공적인 관심사에 대해 공익상 필요에 의해 부득이하게 보도한 경우는 위법성이 없다.”고 규정한 언론중재 및 피해규제법 등을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통비법이 제한할 수 없는 기본권이 되면 ‘기본권의 규범 조화적 보장’을 도모하려는 헌법의 기본 원리에 반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통신의 비밀이라는 기본권 속에서도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기 위한 몇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먼저 보도 대상이 공중의 관심사여야 한다. 또 보도내용을 불법으로 수집해서는 안 된다. 재판부는 X파일 속에 등장하는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 그리고 이른바 그들로부터 ‘떡값’을 받았다고 거론된 인물들은 국민의 정치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적인 인물들로 대화내용도 공개가 불가피한 공익적 사항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재판부가 X파일에 거론된 인물들의 인격권 침해는 공공의 이익, 알권리를 위해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고 밝힘에 따라 현재 ‘떡값검사’로 거론된 인사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법부 치욕의 날’ 비리 前부장판사 등 구속

    ‘사법부 치욕의 날’ 비리 前부장판사 등 구속

    법조브로커 김홍수(58·수감)씨로부터 사건청탁과 함께 1억 300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관행 전 고법부장판사가 결국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상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현웅)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혐의로 청구한 조 전 판사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차관급 고위 법관이 현직 시절에 저지른 개인비리 때문에 구속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법원은 또 김영광(42)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민오기 총경에 대해서도 각각 뇌물, 특가법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 전 판사는 김씨로부터 4건의 민사·행정소송 등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현금 4000만원과 외제 양탄자·가구 7000만원어치를 받았다. 또 전별금·용돈 명목으로 2200만원을 받았다. 이 부장판사는 “고위법관의 신분으로 다른 재판에 관여해 고액을 수수했고 참고인들과 부적절한 접촉을 가져 구속이 불가피하다.”며 발부 사유를 밝혔다. 김 전 검사는 사건 피의자 신분이던 김씨를 무혐의 처리해주고 1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며, 앞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홍희경 박경호기자 saloo@seoul.co.kr
  • 현직검사·브로커 김 커넥션 ‘충격’

    고위법관은 김홍수씨가 브로커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속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었고, 평검사는 자기가 맡았던 사건의 피의자였던 김씨에게서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입증된 사실이라면 이들이 과연 판사, 검사인지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지검 검사 B씨(사직)가 김씨를 알게 된 것은 2004년 10월.B씨는 당시 김씨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을 수사 중이었다. 김씨 등이 2002년 5월 “검찰·법원에 아는 사람이 많으니 남편이 선처받게 해주겠다.”며 히로뽕 투약사범의 아내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는 게 혐의 요지였다. 사건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자 의뢰인이 B씨측에 진정을 내 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1년여의 수사 끝에 지난해 10월쯤 B씨는 김씨를 ‘혐의없음’ 처리하고, 대신 의뢰인을 김씨에게 연결시켜준 사람만 불구속기소했다. 이렇게 처리된 까닭을 유추할 수 있는 정황이 이번 수사에서 드러났다.B씨가 김씨에게서 1000여만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진 것.지난해 8월에도 B씨 사무실 소속 수사관이 김씨에게서 향응과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처벌까지 받았다.B씨가 수사했던 김씨 사건은 올초 다른 검사가 재수사에 착수, 김씨의 혐의를 밝혀낸 뒤 불구속기소했다.B씨는 대가성 여부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수사착수-금품수수-무혐의 처분’의 수순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중론이다. 고법 부장판사 A씨의 경우는 부적절한 처신이 문제로 떠올랐다. 더욱이 10년 이상 김씨와 밀접한 관계를 맺은 A씨는 김씨가 브로커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관계를 지속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전국 1만개校 급식실태 전수조사

    학교급식 집단식중독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다음주부터 전국 1만여개 학교 모두의 급식체계를 점검하기로 했다. 또 해당 업체는 영업장을 폐쇄하고 책임자는 형사고발하는 등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영업장 폐쇄 조치가 내려지면 해당 업체의 영업 승인이 취소되는 것은 물론,6개월 동안 같은 장소에서 같은 영업을 할 수 없다. 정부는 23일 정부중앙청사에서 한명숙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문창진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이번 사건은 CJ푸드시스템이 운영하는 급식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이라면서 “이달 말까지 역학조사를 벌여 관리소홀 등이 드러나면 단호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CJ푸드시스템에는 공급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때문에 CJ푸드시스템이 식자재를 공급해온 학교 89곳, 병원 77곳, 기업체 구내식당 386곳 등은 대부분 식당 운영을 중단했다.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은 “공급중단 조치로 급식이 끊긴 대상 학생은 8만여명”이라면서 “해당 학교 저소득층 결식 아동에게 특별 식권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대형 식자재 공급업체도 일제 점검키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농림부·해양수산부·교육인적자원부·행정자치부 등 중앙부처는 물론, 각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정부합동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 이와 함께 학교급식 및 식품관련법을 정비해 식자재 공급업체를 관리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각 학교에 공급되는 식자재는 농림부가 인정하는 우수농산물을 사용토록 제도화하기로 했다. 김 처장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먹을거리 관련 사고의 발생 원인은 식자재가 30%, 급식소가 30%, 운영미숙이 30%, 설비미숙이 10%”라면서 “급식안전 대책을 고위당정협의를 거쳐 조속히 마무리해 예방 차원의 안전점검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이번 사태에서 CJ측이 불량 음식재료 사용했는지, 안전기준을 위반했는지, 급식 과정상의 업무상 과실이 있는지 조사하도록 식약청의 수사를 지휘하기로 했다.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대검 형사부는 이날부터 9월 말까지를 불량식품의 제조·판매사범을 단속키로 했다. 장세훈 김효섭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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