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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트라이트] 상관의 위법 지시 “노!” 해도 된다는데… 정말 불이익 없겠죠?

    [스포트라이트] 상관의 위법 지시 “노!” 해도 된다는데… 정말 불이익 없겠죠?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때 가장 큰 피해를 본 집단 중 하나는 공무원일 겁니다. 공무원에게 생명과도 같은 지시를 그대로 이행했다가 적폐 세력으로 찍혀 버렸으니까요. 관련 법안 개정으로 위법한 지시에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 건 반길 일이죠. 그러나 위법성의 여부를 따지기가 매우 어려운데다 거부하지 않았을 때 그 책임은 그대로 공직자에게 돌아온다는 건 고민해야 합니다.”(경제부처 고위관계자)최근 정부는 상급자의 위법한 지시나 명령을 거부하는 공무원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처럼 상부의 부당 지시를 거부한 공무원들이 좌천당하거나 옷을 벗는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영혼 없는 공무원들은 근절되고 소신 있는 공무원들은 보호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불법 지시는 처벌할 수 없다는 기존 판례가 있는 만큼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위·적법 여부를 공무원 개인에게 돌리는데다 공직 질서가 흐트러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19일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현재 국가공무원법 57조상에는 상관의 지시나 명령이 위법한 경우에 대한 불복 가능성이 규정돼 있지 않다. 위법하거나 부당한 인사 행정을 제보하거나 제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조항은 인사혁신처 예규에 규정돼 있지만, 실제 활용이 저조한 편이다. 더구나 중앙부처 본부에 설치된 징계위원회는 동일 사건에 대한 징계 의결 및 재심사 의결을 함께 담당한다. 첫 의결과 두 번째 의결을 같은 위원회가 맡게 돼 결과적으로 징계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많이 줄어드는 셈이다. 이에 따라 개정안에는 명백히 위법한 지시나 명령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이행을 거부할 수 있고, 그 결과 불이익이 가해지면 안 된다는 조항이 명시됐다. 또한, 위법하거나 부당한 제보 제도가 법률에 규정되고, 제보자를 불이익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조항도 신설됐다. 징계에 대한 재심사 의결은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된 중앙징계위원회에서 담당하게 된다. 이번 개정안은 ‘영혼 없는 공무원’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질타가 배경이 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공직자는 국민을 위한 봉사자이지 정권에 충성하는 사람이 아니다. 정권 뜻에 맞추는 영혼 없는 공직자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소신 있게 일하는 공무원을 적극 보호하여 ‘공무원다운 공무원’이 되도록 하고, 국민 눈높이에 부합되는 정의로운 공직 사회를 구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비슷한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상관에 대한 복종 의무 조항은 애초 공무나 민원을 원활히 처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영혼 없는 공무원’을 양산하는 독소조항으로 작용했다”면서 “개정안이 옳은 명령만 내리고 따르는 공무원 조직 개혁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상관의 위법한 지시에 불이행했을 때 복종할 의무가 없고, 그 명령에 따라 범죄 행위를 했을 때 위법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건 이미 법원 판례로 굳어져 있다. 위법한 명령은 복종의 의무가 없다는 게 대법원의 입장이다.(대법원 판결 99도636, 1999년 4월 23일) 서초동 법조타운의 한 변호사는 “공무원 상관은 하급자에게 범죄행위를 하도록 명령할 직권이 없고, 하급자 역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을 유포하라는 식의 명백한 위법·불법 명령은 따를 의무가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중앙부처의 A 공무원은 “위법한 명령은 거부해야 한다는 건 많이 알려졌지만 현장에서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판례 수준이 아닌 법안으로 명시되면 공무원들이 제 목소리를 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는 헌법 제7조 1항에 충실해진다는 장점에도 공직 사회의 복지부동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 다른 중앙부처의 B 공무원은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대해서도 하급자가 위법성을 주장하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업무 수행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면서 “자칫 공무원들이 구설수가 생길 만한 결단은 내리지 않는 ‘변양호 신드롬’ 추세가 강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지방자치단체의 C 공무원은 “하급자일 경우 해당 지시나 명령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상급자 지시에 따르고 이후 위법성이 밝혀졌을 때, 전후 사정을 잘 아는 상급자뿐 아니라 하급자에게도 그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단독]권익위, 공익신고로 고발된 비리 의심 민간인도 직접 조사 추진

    국민권익위원회가 이번엔 공익신고로 지목된 부패행위 의심자를 직접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공익신고 대상기관인 민간 영역까지 직접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권익위가 지난달 부패행위자로 지목된 공직자를 직접 조사하겠다는 내용의 ‘부패방지권익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데 이어 민간 영역에까지 조사 권한을 확대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권익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공익신고자 보호법’ 일부 개정안을 17일 입법예고했다. ●“국가가 개인 사생활 개입 확대 우려” 개정안에는 부패행위자로 지목된 피신고자와 참고인, 이해관계자 등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의견 진술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 새롭게 담겼다. 신고사항과 관련 있는 장소나 시설, 자료 등에 대해선 현장조사나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과태료도 신설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조사를 방해하거나 거부하고 고의로 지연시키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그동안 피신고자에 대한 사실확인 없이 신고자의 제출 자료와 진술에 의존하다 보니 혐의 적발률이 낮았다”며 “피신고자에게 해명 기회도 주고 피신고자의 명예훼손 같은 피해도 최소화하고자 개정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권익위가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제정된 2011년 3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접수한 신고 2만 3504건 가운데 구체적 혐의 내용을 확인해 검찰 등 사정기관에 이첩한 사건은 574건(2.5%)에 그쳤다.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며 관련 기관에 송부한 사건은 1만 3381건(57.7%)으로 전체 혐의적발률은 47.1% 수준이다. 공익신고란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 이익과 공정한 경쟁을 침해하는 행위를 소관 행정·감독기관에 신고하는 것을 말한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신고할 수 있고, 신고 대상은 민간 영역으로 279개 법률에 규정돼 있다. ●공직신고자 처벌 감면 보장 등도 추진 권익위가 피신고자에 대한 직접 조사 권한을 점차 확대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가가 개인 사생활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점차 커지기 때문이다. 오철호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는 “낮은 공익신고 이첩률이나 명예훼손 발생 여부는 사정기관이 고민하고 판단할 문제이지, 권익위가 나서서 자신의 권한을 늘리는 쪽으로 움직일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권익위는 이번 개정안에 공익신고자의 형사처벌 감면을 보장하되, 처벌 회피 등 악용 방지를 위한 적용 요건도 명시했다. 또 현행 279개 법률에 명시된 공익신고 대상에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32개 대상 법률을 추가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단독]권익위, 공익신고 조사권 확보도 추진

    국민권익위원회가 이번엔 공익신고로 지목된 부패행위 의심자를 직접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공익신고 대상기관인 민간 영역까지 직접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권익위는 지난달 부패행위자로 지목된 공직자를 직접 조사하겠다는 내용의 ‘부패방지권익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는데, 이번엔 민간 영역까지 조사 권한을 확대하겠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권익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공익신고자 보호법’ 일부 개정안을 17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부패행위자로 지목된 피신고자와 참고인, 이해관계자 등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의견 진술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 새롭게 담겼다. 아울러 신고사항과 관련이 있는 장소나 시설, 자료 등에 대해선 현장조사나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과태료도 신설했는데, 만약 정당한 이유 없이 조사를 방해하거나 거부하고 고의로 지연시키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그동안 피신고자에 대한 사실확인 없이 신고자의 제출 자료와 진술에 의존하다 보니 혐의 적발률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며 “피신고자에게 해명 기회도 부여해 피신고자의 명예훼손 같은 피해도 최소화하고자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권익위가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제정된 2011년 3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접수한 신고 2만 3504건 가운데 구체적 혐의 내용을 확인해 검찰 등 사정기관에 이첩한 사건은 574건(2.5%)에 그쳤다.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며 관련 기관에 송부한 사건은 1만 3381건(57.7%)로 전체 혐의적발률은 47.1% 수준이다. 공익신고란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 이익과 공정한 경쟁을 침해하는 행위를 소관 행정·감독기관에 신고하는 것을 말한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신고할 수 있고, 신고 대상은 민간 영역으로 279개 법률에 규정돼 있다. 권익위가 피신고자에 대한 직접 조사 권한을 점차 확대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가가 개인의 사생활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점차 커지기 때문이다. 오철호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익신고 이첩률이 낮다든가 명예훼손이 발생하는 여부는 사정기관이 고민하고 판단할 문제이지, 권익위가 나서서 자신의 권한을 늘리는 쪽으로 움직일 문제는 아니다”며 “부처 간 협의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적 공론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이 제도를 밀어붙이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권익위는 이번 개정안에 공익신고자의 형사처벌 감면을 보장하되, 처벌 회피 등 악용방지를 위한 적용요건도 명시했다. 또 현행 공익신고 대상으로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32개 법률을 추가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20년 된 타워크레인 사용 제한…허위 연식 적발하면 등록 말소

    앞으로 10년이 넘은 타워크레인은 주요 부위에 대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하고, 15년 이상인 크레인은 2년마다 비(非)파괴검사(초음파 등으로 균열을 찾는 검사)를 해야 한다.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는 16일 이런 내용을 담은 타워크레인 중대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안은 반복되는 크레인 사고를 막고자 등록부터 해체까지 전 과정에 대한 관리·감독 및 사용 주체별 책임 강화 방안을 담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2년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던 크레인 사고는 2013·2014년 각 5건, 2015년 1건, 2016년 9건으로 늘고 있다. 올 10월까지는 모두 4건의 사고가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13명(부상자 29명)으로 지난 6년간 가장 많았다. 우선 크레인에 대한 안전검사 관리 의무가 연식에 따라 강화된다. 정밀검사와 비파괴검사 의무화 외에도 10년 미만의 크레인은 설치 후 6개월 단위로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 20년 이상 된 크레인은 원칙적으로 사용이 제한되고, 부품을 분해해 분석하는 세부 정밀 진단을 통과하면 일정 기간 사용이 연장된다. 20년 이상 된 크레인은 수입도 제한된다. 정부는 등록된 모든 크레인을 대상으로 허위 연식 등록 여부를 확인해 허위 연식이 적발되면 등록을 말소할 방침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등록된 크레인 6074대 가운데 10~15년은 1141대(18.8%), 15~20년 286대(4.7%), 20년 이상 1268대(20.9%)로 집계됐다. 아울러 수입 크레인의 허위 등록을 막고자 제작사 인증서나 제작국 등록증을 내도록 하고, 건설기계의 연식과 원동기 형식 표기 위변조 등 허위 등록에 대한 처벌 조항도 신설할 방침이다. 주기적 교환이 필요한 주요 부품에 대해서는 인증제를 도입하고, 볼트와 핀 등 안전 관련 중요 부품은 내구연한을 정한다. 또 크레인 검사의 실효성을 강화하고자 검사기관 평가제도를 도입해 자격 미달 시 퇴출하고, 부실 검사가 적발되면 영업정지 등 행정제재를 가한다. 이 외에도 원청의 작업감독 역할 강화, 크레인 신호업무 전담 인력 배치, 임대업체와 원청업체의 안전 정보 자료 제출 및 교육 등 주체별 책임 강화 방안도 포함됐다. 정부는 개정이 필요한 법령은 연내 입법예고하고, 내년 3월까지 하위법령을 개정해 대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조선시대와 현대의 청렴<서울남부보훈지청 보훈과장 김성민>

    조선시대와 현대의 청렴<서울남부보훈지청 보훈과장 김성민>

    조선 왕조는 청렴결백을 숭상했다. 당시의 식자들은 청렴결백을 선비정신의 근간으로 파악했다. 조선 왕조 초기의 법률을 규정한 ‘경국대전’에 의하면 뇌물을 받은 관리는 명단을 작성하여 이조 등 관서에 보관하여 벼슬길을 막았다. 연좌제이기는 하나 뇌물을 받은 자의 자손은 의정부 등 주요 관직과 지방의 수령직을 맡을 수 없도록 명시하였다. 관리가 지위를 이용하여 부정하게 이익을 취하는 것은 국가 기본 질서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로 다루었다. 뇌물을 받고 위법행위까지 한 경우에는 관직 박탈은 물론 최고 사형까지 가능했다. 왕이 수시로 시행하는 사면에서도 이런 범죄자는 원칙적으로 제외되었다. 뇌물을 준 자도 처벌하게 되었고, 심지어 뇌물 수수자를 천거한 사람도 벌을 주도록 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런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는 않았다. 규정이 규정에 머물고 실제로 적용되지 못해, 조선후기에는 매관매직 등 부패가 만연하였다. 좋은 법도 이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의지가 없으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때문에 조선시대의 경세가들은 강제력에 바탕한 법 규정보다 개인의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정약용은 청렴을 사회규율의 원리일 뿐 아니라 개인처세의 주요한 지침으로 보았다. 김민재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정약용은 ‘목민심서’ 율기편에서 개인의 도덕영역을 자기단속, 집안단속, 청탁거절, 근검ㆍ절약, 베풂의 5개 부문으로 나누고 이 모든 것을 청심(淸心) 곧 청렴으로 귀결시켰다. 모든 사회활동이 개인적인 몸가짐과 마음가짐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청렴은 좁은 의미로는 부패의 반대개념이라고 할 수 있으나, 넓은 의미로는 공직자들이 임무를 정직하게 수행하고 동료와 시민들을 존중하고 친절하게 대하며 조직자원을 책임감있게 사용하는 등의 행정상태라고 할 수 있다. 청렴도는 보통 공직자가 기관 내외부 업무 및 정책을 부패행위 없이 객관적이고 투명하며 공정하게 처리한 정도를 말한다. 즉 반부패 외에 투명성과 책무성을 포함한다. 이러한 현대적 개념의 청렴도 결국 정약용이 말한 개인적인 자세에서 출발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공적임무를 수행하는 공직자의 경우, 너나없이 청심의 마음자세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 [사설] 김재철 영장 기각과 적폐 수사의 신뢰성

    법원이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교감하며 ‘MBC 장악’의 실행자 역할을 했다는 등의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김재철 전 MBC 사장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추가 증거를 분석해 김 전 사장에 대한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나 국정원 방송 장악 수사에 일부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가 어제 서울중앙지검이 청구한 김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사실관계에 대한 증거가 대부분 수집된 점, 도망의 염려가 크지 않은 점, 주요 혐의인 국정원법 위반죄는 국정원 직원의 위법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것으로 그 신분이 없는 피의자가 가담했는지를 다투고 있는 점’이다. 강 판사는 이런 이유를 들며 “피의자를 구속할 이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기각 사유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주요 혐의라는 국정원법 적용 대상 여부다. 법원은 김 전 사장이 국정원 직원이 아닌데 국정원법 위반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이 김 전 사장이 국정원법 적용 대상인지도 법리적으로 따져 보지 않고 영장을 청구했을 리는 만무하다. 어쨌든 법원의 영장 기각은 검찰 수사에 오점을 남기게 됐다. 검찰의 적폐 수사는 시대적 소명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피의자의 자살 등 부작용도 빚고 있는 게 사실이다. 법무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이금로 대검 차장은 자살한 변창훈 검사의 집을 아침 7시에 압수수색하러 들어간 것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적폐 수사의 목적을 잡음 없이 달성하려면 과잉 수사, 과속 수사, 인권침해 논란 등의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김 전 사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영장 청구에도 그런 점이 없는 게 아니다. 적용 법리를 좀더 정교하게 따졌어야 했다. 여론을 의식해 ‘일단 구속’이라는 목표에만 매달린 것은 아닌지도 되돌아봐야 한다. 무리한 법 적용은 검찰의 적폐 수사에 대한 공정성과 신뢰만 떨어뜨릴 뿐이다. 김 전 사장 수사는 서울서부지검에서 별도로 수사하고 있는 부당노동행위와 노조 탄압 혐의에 우선 수사력을 집중하고 국정원 관련 부분은 법리를 더 검토하기 바란다. 검찰은 중앙지검 검사의 40%를 적폐 수사에 투입하고 있다. 국민만 바라보고 법과 증거에 입각한 공정하고 중립적인 수사로 ‘정치보복’, ‘청부수사’라는 비판을 듣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 김재철 前MBC 사장 구속영장 기각

    김재철 前MBC 사장 구속영장 기각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방송 장악에 나선 혐의를 받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의 구속영장이 10일 기각되면서 검찰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원법 위반의 공범자로 지목된 민간인에 대해서는 영장을 발부하지 않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들의 ‘기준’이 재확인된 가운데 검찰은 “김 전 사장의 경우 국정원과 한 몸처럼 움직였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당초 검찰은 국정원의 MBC 장악 의혹을 두고 ‘국정원의 구상→MBC 임원진 접촉→김 전 사장의 실행’ 구도를 그렸다. 김 전 사장이 국정원에서 작성한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이라는 문건 내용을 받아들여 2010년 3월부터 2013년 3월까지 ‘PD수첩’ 등 정부를 비판한 프로그램의 제작진 교체, 제작 중단에 관여했다고 본 것이다. 검찰이 김 전 사장에게 업무방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외에 국정원법 위반(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한 이유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과의 공모 관계가 인정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은 김 전 사장의 범죄 사실은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구속을 할 만큼 혐의가 중대하다고는 보지 않았다. 김 전 사장을 국정원의 조력자 정도로 본 것이다. 실제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주요 혐의인 국정원법 위반은 국정원 직원의 위법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고, 그 신분이 없는 피의자가 이에 가담하였는지를 다투고 있는 점을 종합하면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그동안 법원은 김 전 사장 사례와 마찬가지로 관제데모를 주도한 추선희 전 어버이연합 사무총장, 150여명의 외곽팀원을 거느린 양지회 전 기획실장 노모씨 등 비(非)공무원에 대해서는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국정원이 작성한 MBC 관련 내부 문건 등을 분석해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김재철 구속영장 기각한 강부영 판사 평판 어떤가보니…

    김재철 구속영장 기각한 강부영 판사 평판 어떤가보니…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10일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이 김 전 사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강 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사실관계에 대한 증거가 대부분 수집된 점, 피의자의 직업·주거 등에 비춰 도망의 염려가 크지 않은 점, 주요 혐의인 국정원법 위반죄는 원래 국가정보원 직원의 위법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것으로 그 신분이 없는 피의자가 이에 가담하였는지를 다투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를 구속할 이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사장이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 등 수뇌부와 공모해 ‘MBC 정상화’를 추진한 것으로 보고 국정원법 위반(직권남용), 업무방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국정원에서 제출받은 MBC 관련 내부 보고문건 자료 등 추가 증거를 분석해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지낸 김경수 변호사는 과거 YTN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전담 판사들은 그야말로 법원의 아주 유능하고 검증된 판사들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강부영 판사에 대해 인물평을 해주실 수 있나’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강부영 판사는 제주 출신으로서 아주 동기 중에서도 유능한 판사로 다들 알려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강 판사는 제주 출신으로 제주 제일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공익법무관을 거쳐 2006년 부산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창원지법과 인천지법 등을 거쳐 올해 2월 법원 정기인사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일하게 됐다. 창원지법 시절에는 언론 대응 등을 담당하는 공보관 업무를 맡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재철 전 MBC 사장 구속영장 기각 “도망 염려 크지 않다”

    김재철 전 MBC 사장 구속영장 기각 “도망 염려 크지 않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교감하면서 ‘공영방송 장악’의 실행자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이 구속을 면했다.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10일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이 김 전 사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강 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사실관계에 대한 증거가 대부분 수집된 점, 피의자의 직업·주거 등에 비춰 도망의 염려가 크지 않은 점, 주요 혐의인 국정원법 위반죄는 원래 국가정보원 직원의 위법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것으로 그 신분이 없는 피의자가 이에 가담하였는지를 다투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를 구속할 이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사장이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 등 수뇌부와 공모해 ‘MBC 정상화’를 추진한 것으로 보고 국정원법 위반(직권남용), 업무방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영장을 청구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MBC 사장으로 재직한 김 전 사장은 국정원으로부터 ‘MBC 정상화 문건’의 내용을 전달받아 김미화씨 등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예인을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키고 퇴출 대상으로 분류된 기자·PD 등을 업무에서 배제한 의혹을 받는다. 그의 재임 기간 MBC에서는 PD수첩 등 간판 시사 프로그램 폐지, 기자·PD 해고 등이 잇따랐다. 2012년 파업 이후에는 파업 참여 직원들이 기존 업무와 무관한 스케이트장, 관악산 송신소 등으로 전보되는 등 취재·제작 현장에서 대거 배제됐다. 검찰은 국정원 정보관이 주로 전영배 전 기획조정실장(현 MBC C&I 사장)을 통해 ‘MBC 정상화 문건’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김 전 사장은 국정원 정보관을 접촉한 사실이 없으며 관련 문건도 내용을 보거나 들은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해 왔다. 김 전 사장은 전날 영장심사 전 취재진과 만나서도 “MBC는 장악될 수가 없는 회사이자 장악해서도 안 되는 회사”라며 “이것이 제가 경영진으로서 일했던 저의 소신이며 지금도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제기된 각종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국정원에서 제출받은 MBC 관련 내부 보고문건 자료 등 추가 증거를 분석해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성매매 방치 사이트 처벌…‘SNS 포주·음란물’ 사라지나

    미국이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방치하는 인터넷 사이트와 포털에 책임을 묻는 법안을 만든다. 특히 미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다국적 사이트라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미 상원 상무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사법 당국과 성매매 피해자가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방치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기소하거나 소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성매매업자조력방지법’(SESTA)을 가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법안이 여야 만장일치로 의결된 만큼 조만간 상원 본회의 등을 거쳐 입법 절차를 끝낼 전망이다. SESTA는 온라인을 매개로 성매매가 이뤄지면 관련된 인터넷 사이트에도 법적 책임을 묻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음란물 유포가 성매매로 이어지게 하기 위한 일종의 미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인터넷상 음란물도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한 성매매가 급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WSJ 등은 현행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해 반사회·반윤리적 게시물에 대한 책임을 전혀 지지 않으며 급성장 혜택을 누려온 다국적 인터넷 기업들이 SESTA 제정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1996년 제정된 통신품위법은 원칙적으로 인터넷상 외설물 배포만을 금지했을 뿐 제3자의 외설물을 게재한 웹사이트들은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았다. 구글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인터넷 기업들이 이끄는 인터넷협회는 지난주 성명을 통해 법안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당초 인터넷협회는 자신들의 사업 모델을 훼손하는 법안이라며 로비에 총력전을 펼쳤지만 국민 여론과 여야 의원들의 강력한 의지에 백기를 든 것이다. 한편 구글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활용한 성매매와 음란물 유포는 우리나라에서는 법적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는 비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성매매와 음란물의 온상으로 지목돼 온 미 포털 야후의 소셜미디어 ‘텀블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자율심의 협력 요청을 받자 “우리는 미국 국내법을 따른다”며 거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檢, 전병헌까지 찌르나…前보좌진 3명 영장청구

    檢, 전병헌까지 찌르나…前보좌진 3명 영장청구

    롯데홈쇼핑의 한국e스포츠협회 후원금 중 일부를 횡령한 의혹을 받는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의 전 보좌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전 수석으로 향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2015년 3억 중 1억 빼돌린 혐의 전 수석의 비서관을 지낸 윤모씨 등은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횡령 등 일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전날 전 수석의 비서관을 지낸 윤씨와 김모씨, 자금세탁 브로커 배모씨 등 3명에 대해 업무상 횡령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자금세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씨에게는 제3자 뇌물수수 혐의가 추가로 적용됐다. 윤씨 등은 롯데홈쇼핑이 2015년 7월 e스포츠협회에 후원한 3억원 가운데 1억 1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윤씨는 롯데홈쇼핑에 대한 재승인이 발표되자 미래창조과학부 공무원을 불러 승인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하다 롯데홈쇼핑이 e스포츠협회에 대한 후원을 약속한 뒤 이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수석 제3자 뇌물수수죄 적용 가능성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가 윤씨를 넘어 전 수석에게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이 윤씨에게 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한 것은 전 수석이 국회의원 시절 롯데홈쇼핑 재승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였기 때문이다. 전 수석은 2013~2014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이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과 관련된 민원 사항과 연계해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한국e스포츠협회 후원 관련 역할을 했다면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02년 7월 이남기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은 KT 주식 취득 관련 기업결합심사를 받던 SKT 임원을 불러 자신이 다니는 사찰에 10억원을 내도록 요구했다가 제3자 뇌물수수죄로 처벌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전 위원장의 행위가 위법이 아닌 재량권에 속한 것이었지만 법원은 좀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비서관 말만 듣고 3억 주진 않았을 것” 후원금의 규모가 적지 않다는 점도 수사가 윗선을 향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한 재계 관계자는 “e스포츠와 특별히 관련 없는 롯데홈쇼핑이 3억원이라는 돈을 비서관 말만 듣고 내놓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갑’만 갑질? ‘을’도 ‘병’에 갑질했다가 과징금 처벌

    ‘갑’만 갑질? ‘을’도 ‘병’에 갑질했다가 과징금 처벌

    갑질의 대물림?갑에게 당했던 을이 자신의 하청업체인 병에게 갑질을 했다가 제대로 걸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모비스 등 대기업에 차량용 내비게이션을 납품하는 티노스가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한 것을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100만원을 부과했다고 9일 밝혔다. ‘을’로 불리는 티노스는 재하청을 준 업체들에게 부당하게 납품단가를 깎고 지연이자를 주지 않는 등 소위 갑질을 했다. 2차 하도급업체가 3차 하도급업체에 갑질을 한 것이다. 티노스는 2015년 4월 29일 하청업체 A사와 단가인하에 합의했다. 단가인하 적용시점도 1달 가까이 앞당겨 하도급 대금 1억 1941만원을 부당하게 깎았다. 티노스는 지난해 9월 30일~올해 3월 31일까지는 또 다른 하청업체인 B, C사에 대금을 늦게 지금하고 지연이자 580만원을 주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하도급법에 따르면 제품 수령일로부터 60일 지난 후 대금을 줄 때는 초과 기간에 대한 지연이자를 함께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어긴 것이다. 공정위는 B, C사에 대한 미지급 지연이자를 즉시 지급하도록 명령하고 법 위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과징금 수준을 결정했다. 이와 함께 이 거래에서 ‘갑’인 1차 업체의 부당한 압력이 있었는지도 조사했지만 위법 사항을 찾지는 못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자동차업계의 자금 사정이 악화하면서 하위단계 수급 사업자에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는 시장의 우려에 따라 조사를 해 적발한 것으로 유사 사례 재발 방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성실한 연구자를 위한 제언/심순 한국연구재단 감사

    [In&Out] 성실한 연구자를 위한 제언/심순 한국연구재단 감사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일이다. 약 800만 달러의 정부 연구비를 지원받은 교수가 유령회사를 만들고 연구 계획서를 허위로 제출한 일이 드러났다. 조사가 끝나면 해당 교수에게는 최대 30년의 징역과 100만 달러 이상의 벌금이 부과된다. 2012년에는 약 51만 달러의 연구비를 유용한 교수가 징역 3년 5개월과 64만 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일본에서도 도쿄대의 한 교수가 연구비 2180만엔을 가로챈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오랜 연구개발(R&D) 역사를 자랑하는 선진국도 연구비 부정 문제에서는 자유롭지 않다. 사회 안전망이 발전해도 범죄가 발생하는 것처럼 그물망처럼 촘촘한 방지 시스템을 만들어도 근절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은 “연구의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하되 부정은 엄하게 다스린다”란 전략을 취한다. 연구비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관용 없는 강력한 처벌을 내리는 것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비위 행위가 적발되면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게 한다. 신분을 공개하고 연구비 지원을 영구 금지하기도 한다. 내부 고발자에게는 부당 사용된 연구비의 15~30%를 인센티브로 제공한다. 일본에서도 연구비 부정 사용은 강력한 제재 대상이다. 일본은 2012년부터 연구비 유용 연구자의 신청 자격 금지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강화했다. 한국은 국가 R&D 예산이 연간 20조원에 육박한다. 정부는 2018년 국가 예산 중 19조 6000억원을 R&D 예산으로 편성했다. 이미 100대 국정운영 과제를 통해 자율과 책임성이 강화된 연구자 중심의 R&D 시스템 혁신과 함께 연구자 주도의 기초 연구비를 2배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렇듯 국가 R&D 예산의 확대에 발맞추어 예산 집행과 연구자의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관심과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최근 5년간 연구비 부정 사용과 관련한 감사원 지적 건수는 무려 387건에 달한다.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국가 청렴도 순위 역시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을 보여준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가 청렴도를 OECD 평균 수준으로 높이면 경제성장률이 0.65% 상승하고, GDP는 약 66억 달러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 국가 R&D 예산 역시 마찬가지다. 연구비 비위 근절은 청렴도뿐 아니라 연구 경쟁력도 높인다. 한국연구재단도 이런 추세에 발맞춰 연구비 부정 집행에 엄중 대처하고 있다. 공익 신고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주요 포털사이트에 원스톱 신고 채널을 마련했다. 형사고발, 연구비 환수, 연구 참여 제한 등 부정행위 처벌도 엄격하다. 그 결과 지난해 5월부터 현재까지 약 64억원 규모의 연구비 부정행위를 적발하고 16명을 형사 고발했다. 성실한 다수 연구자의 자율성과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도 소수의 부정행위 연구자를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물론 선행되어야 할 일이 많다. 공정한 평가를 통한 연구비 지원으로 부정 발생 요인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위법행위가 있을 시 엄격한 민형사상 조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연구자 자신이 연구비가 주인 없는 눈먼 돈이 아닌 국민의 혈세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비 부정은 남들도 다 하는 ‘관행’이 아니라 용서받지 못할 ‘범죄’다. 정약용 선생이 목민심서에서 강조한 ‘사지론’(四知論)을 연구자들이 마음에 새겼으면 좋겠다. “아무리 감쪽같이 속여도 하늘이 알고(天知), 신이 알고(神知), 내가 알고(我知), 상대방이 안다(子知)”는 것이다.
  • 대법 “여교사 집단 성폭행 공모… 처벌 너무 약하다”

    학부모 3명 공모·합동 범행 인정 “원심서 필요한 심리 다하지 않아” 전남 신안 섬마을 여교사를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7~10년을 선고받은 학부모 3명에 대해 대법원이 “처벌이 너무 약하다”며 파기환송했다. 하급심이 3명의 공모 관계를 배제한 채 재판을 진행해 한층 더 중하게 처벌할 기회를 놓쳤다는 취지에서다. 강력 사건의 경우 보통 우발범보다 계획범이, 단독범보다 집단범이 더 수위 높게 처벌된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6일 지난해 5월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김모(39)씨와 징역 8년의 이모(35)씨, 징역 7년의 박모(50)씨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고 2심 재판부인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피고인들 때문에 과하게 술을 마신 피해자를 차로 관사까지 데려다준 박씨와 박씨 차를 따라간 나머지 피고인들이 범한 강간미수죄를 원심은 단독 범행으로 봤다”면서 “오랫동안 알고 지낸 피고인 3명끼리 관사로 가는 동안 연락을 주고받고 주차를 나란히 한 정황 등을 보면 이들이 범행을 합동으로 공모한 점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합동범, 공모공동정범으로 보지 않은 원심엔 더 높은 형량 선고를 위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섬마을 학교 학부모였던 피고인들은 지난해 5월 21일 오후 11시 10분부터 자정 무렵까지 잇따라 피해자 성폭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이튿날 새벽에 잠이 든 피해자를 재차 잇따라 성폭행해 강간치상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범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기까지 했다. 재판이 시작되자 이들이 범행을 공모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성폭행을 시도하다 실패한 강간미수 단계에 대해 공모 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끝내 성폭행을 한 강간치상 단계만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봤다. 이어 1심 법원은 징역 25년을 구형받은 김씨에게 징역 18년을, 22년이 구형된 이씨에게 징역 13년을, 징역 17년이 구형된 박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2심은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피고인별 수감 기간을 5~8년씩 낮춰 ‘솜방망이 처벌’ 비판을 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신안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파기환송…“학부모들 범행 공모”(종합)

    ‘신안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파기환송…“학부모들 범행 공모”(종합)

    신안 섬마을에서 발생한 여교사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감형으로 2심에서 각각 징역 7∼10년을 선고받았던 학부모 3명은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의 공모관계·합동 범죄를 인정하지 않아 2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일부 혐의에 대해서도 ‘공모 범행이 인정된다’며 유죄 취지로 다시 판단하라고 결정했다. 대법원은 26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치상 및 준강간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모(39), 이모(35), 박모(50)씨의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10년, 8년, 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공모, 합동 관계를 부인하는데, 증거들에 의해 확인되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관찰·분석해 볼 때 원심(2심)이 무죄로 판단한 부분에 대해 공모공동정범, 합동범을 인정할 수 있다”며 “원심은 합동범, 공모공동정범의 성립, 주거침입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21일 오후 11시 10분부터 22일 새벽 사이 신안군의 한 섬마을 초등학교 관사에서 공모해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마을 식당에서 식사 중인 피해자에게 접근해 억지로 술을 먹인 후 취한 피해자를 관사로 데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21일 자정을 기준으로 각각 두 차례에 거쳐 범행을 저질렀다. 1차 범행에서는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면서 3명 모두 범행에 실패했지만, 자정 이후 범행을 재시도해 완전히 잠이 든 피해자를 성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범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기까지 했다. 김씨는 2007년 대전의 한 원룸에 침입해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가 추가돼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이들이 학부모라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김씨 25년, 이씨 22년, 박씨 17년형을 각각 구형했다. 재판에서는 1차 범죄에 대해 피고인들의 공모관계를 인정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됐다. 공모관계가 인정되면 각자의 강간미수 범행에 대해 공동책임을 지게 되지만, 부정되면 자신의 강간미수에 대해서만 벌을 받게 된다. 1심은 “1차 범죄의 공모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각각 징역 18년, 13년, 12년을 선고했다. 자정 이후 2차 범죄에 대해선 공모관계가 인정됐다. 2심은 1심 판단을 유지하면서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이유로 들며 형량을 더욱 낮춰 각각 징역 10년, 8년, 7년으로 감형했다. 이처럼 1, 2심을 거치면서 형량이 대폭 낮아져 일각에서는 처벌 수위의 적정성을 놓고 거센 비판이 일기도 했다. 대법원은 하급심이 부정한 성폭행 미수 등의 공모·합동범죄 관계를 다시 판단하라고 결정했다. 대법원 취지에 따라 2심이 가해자들의 공모관계를 인정하게 되면 형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민연금 찬성 의결 과정 위법…이재용 재판엔 영향 못 미칠 듯

    경영권 승계가 유일 목적은 아니고 주주에 손해만 준 것은 아니다 판단 “합병이 계열사 이익에 많이 기여” 삼성 반론 수용…“배임 요소 부족” #서울고법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 중 “합병비율이 부당하다”며 삼성물산 옛 주주인 일성신약이 제기한 주식매수 청구소송에서 일성신약의 손을 들어줬다. 삼성물산은 당시 회사 주가를 바탕으로 1주당 5만 7234원을 제시했지만 법원은 이를 1주당 6만 6602원으로 올려 재산정했다.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옛 삼성물산 주식을 보유했던 국민연금에 손실을 입히며 합병에 찬성 의결하도록 압박한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장은 지난 6월 나란히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다음달 14일 이뤄진다.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1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부장 함종식) 선고는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그간 나왔던 법원의 민형사적 판단과 다소 다른 결을 보였다. 기존 재판에 비해 삼성 측 반론을 재판부가 상대적으로 많이 수용했다. 재판부는 “경영권 승계가 합병의 유일한 목적이 아니었고, (합병이) 삼성 계열사 이익에 기여하는 면이 많이 있다”거나 “국민연금공단 투자위원회의 (합병) 찬성 의결 자체가 내용 면에 있어서 거액의 투자 손실을 감수하거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것과 같은 배임적 요소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는 별도의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의 주장과 부합하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받으며,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꼽히는 삼성물산 통합을 위해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다투고 있다. 다만 이번 민사소송 판결이 이 부회장의 형사재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게 법원 안팎의 중론이다. 민사소송 재판부는 원고 주장의 타당성을 일부 인정했지만, 합병이 불공정하고 부당하다며 원고가 제시한 근거들에 대해 엄격한 잣대로 판단하는 태도를 보였다. 예컨대 원고들은 옛 삼성물산 1주의 가치를 제일모직 0.35주로 판단한 합병비율이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합병비율이 옛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다소 불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현저히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냈다. 재판부는 또 해외 투기펀드인 엘리엇이 합병에 반대하고 나서자 삼성물산이 찬성표를 최대한 끌어모으는 과정에서 자사주 의결권을 부활시켜 활용하기 위해 우호 세력인 KCC에 자사주를 처분한 데 대해서도 “자사주 처분 방식에 지금보다 더 엄격한 규제를 가하는 방법을 도입하는 입법 논의가 있지만, 현재 상법과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당시) 자사주 처분이 사회 통념상 현저히 불공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관련자들이 형사처벌을 받은 국민연금의 찬성 의결권 행사 과정에 대해서는 의결 과정보다 의결 표시 자체를 중시하는 판단으로 국민연금 찬성 의결 효력 논란을 일단락시켰다. 재판부는 “국민연금공단을 대표한 최광 (전) 이사장이 공단의 합병 찬반 결정 과정에 보건복지부나 기금운용본부장이 개입한 사실을 알았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찬성 의결 과정에서 형법적인 위법이 있었지만, 의결권 행사 대리인인 기관장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기관장 명의로 행사한 국민연금 찬성 의결은 유효하다는 뜻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법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문제없다”

    “합병 목적·비율 부당하지 않아…국민연금 찬성, 배임 요소 없어” 국정농단 사건에서 논란이 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은 유효하다는 1심 판단이 나왔다. 1년 8개월간 이어진 법적 다툼은 일단 삼성 측의 승리로 결론 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부장 함종식)는 19일 구 삼성물산 주주였던 일성신약 등이 통합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합병무효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리고 삼성 측 손을 들어 줬다. 재판부는 “경영권 승계가 합병의 유일한 목적이 아니고,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인한 경영 안정화 등의 효과가 삼성그룹과 계열사 이익에 기여하는 면이 있다”는 삼성 측 주장을 수용한 뒤 “합병에 총수 일가 지배력 강화 목적이 수반됐다고 해 합병목적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구 삼성물산 1주의 가치를 제일모직 0.35주로 판단한 합병비율에 대해 재판부는 “합병비율 기준이 된 (구 삼성물산·제일모직) 주가가 시세조종행위 등에 따라 형성됐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공단 투자위원회의 합병 찬성 의결에 거액의 투자 손실을 감수하거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것과 같은 배임적 요소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단의 의결권 행사 과정이 위법했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기각했다. 찬성 의결에 영향력을 행사해 배임죄로 징역 2년 6개월 처벌을 받은 같은 법원 형사재판과 결이 다른 판단이지만, 이날 재판부는 “(합병 무효 여부 판단에선) 공단의 내심보다 찬성 의결 표시를 기준으로 의결권 효력 유무를 판단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속보) ‘그림 대작’ 조영남 1심 사기 유죄…징역 10월에 집유 2년

    (속보) ‘그림 대작’ 조영남 1심 사기 유죄…징역 10월에 집유 2년

    법원 “조영남, 그림 대작 구매자들 속여 …범행 가볍지 않다” 가수 조영남의 대작 논란과 관련해 법원이 일부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서울 중앙지법은 18일 조영남이 미술계에 조수를 두는 것이 관행이라는 주장과 관련해 “구매자에 충분한 고지가 없었고 사회적 통용 수준을 넘었다”며 사기 혐의가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조영남은 높은 가격에 그림을 판매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매니저 또한 같은 그림을 여러 점 반복해 그리게 한다는 걸 이상하게 봤다는 증언이 있었다”며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고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조씨가 위법성 인식을 했던 것으로 비춰져 미필적 고의로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미술계 관행인 조수를 두는 방식과 관련해 이 사건은 통용되는 범위를 넘어섰다”며 “대작작가와 사제지간도 아니며, 작업 난이도나 관여도를 종합해볼 때 조영남과 별개로 대작작가의 그림이 완성됐다”고 봤다. 또 재판부는 “앤디워홀과 같은 유명한 작가를 비롯해 대부분의 작가들은 이념적 형상에 따라 필요로 하는 보조 인력을 정식으로 고용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왔다”며 “반면 조영남은 체계적 관리도 없었고 대작작가를 두고 있는 것은 극소수만 알고 있는 내용으로 그림 구매자들 대부분 알 수 없었던 점에서 관행이라고 주장하는 조씨의 말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조씨가 대다수 피해자에게 실망감을 안겼고 사건 이후 미술계 관행이라는 사려 깊지 못한 발언으로 국내 미술계 신뢰성을 훼손하고 미술 시장에 혼란을 초래했다”며 “대작작가를 본인들의 수족처럼 취급하고 그들의 노동가치를 무시한 태도를 보여 절대 가벼운 범행이 아니라고 봤다”고 판시했다. 앞선 검찰은 조씨에게 “그림을 사는 사람을 속여 판매할 의도가 있고 피해 회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조영남은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대작 화가 대작 화가 두사람에게 21점의 그림을 대신 그리게 하고 덧칠 작업만 거쳐 이를 17명에게 자신의 그림이라고 속여 팔아 1억 8035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조영남이 직접 그린 게 아닌 줄 알았다면 구매하지 않거나 그와 같은 높은 가격으로는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영남은 앞서 관련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조씨는 최후진술에서 “11개 미술단체에서 조수를 쓰는 게 관행이 아니라고 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으나 지난해 각하 처분을 받았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는 윤리적인 비난을 넘어 형사처벌로 넘어갈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미술계 관행이나 거래시스템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고 반영하고 합리적 판단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씨의 매니저는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잊었나… 입출항 신고위반 18배 급증

    세월호 사건에도 불구하고 선박 입·출항 신고를 하지 않거나 항만시설을 무단 이용하는 등의 불법 행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이 13일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31개 무역항에서 적발된 불법 행위는 총 1880건이다. 위반 행위로 단속된 건수는 2012년 695건에서 2013년 787건, 2014년 876건 등으로 증가하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이듬해인 2015년 665건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다시 2015년보다 3배, 최근 5년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입·출항 신고를 하지 않아 적발된 건수가 180건으로 전년보다 무려 18배나 급증했다. 김 의원은 “해상사고 발생 때 승선원과 화물 등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워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가장 많이 적발된 위법 행위는 ‘불법 어로’로 401건이다. 이는 선박 입·출항을 방해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금지되고 있다. 김 의원은 “사고 위험이 큰 무역항 내 불법 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과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공릉동 살인사건’ 예비신부 죽인 군인 살해한 30대, 정당방위 인정

    ‘공릉동 살인사건’ 예비신부 죽인 군인 살해한 30대, 정당방위 인정

    자신의 집에 침입해 예비신부를 죽인 군인을 격투 끝에 흉기로 살해한 30대 남성이 2년 만에 정당방위를 인정받았다.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 김효붕)는 살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양모(38)씨에 대해 죄가 성립되지 않아 불기소 결론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양씨는 지난 2015년 9월 24일 새벽 자신의 집에 침입한 육군 모 부대 소속 장모(당시 20세) 상병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양씨는 장 상병이 자신의 동거인이자 예비신부를 흉기로 찌르자 그와 격투를 벌이고 흉기를 빼앗아 살해했다. 예비신부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양씨에게 정당방위가 인정된다고 판단,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양씨가 흉기로 찌르는 행위 외에 당장 닥친 위험을 제거할 다른 방법을 찾을 여유가 없었다는 점이 사회 통념상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사건 송치 뒤 2년의 검토 끝에 검찰은 양씨의 정당방위를 인정하며 위법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사건을 맡은 담당 부장검사가 피해 여성의 유족과 장 상병의 유족을 모두 면담하고, 검찰청 의료자문위원회에 조언을 구했다. 지난달 열린 검찰시민위원회에서도 압도적인 의견으로 불기소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시민위원회는 통상 1조, 2조로 나뉘어 열리지만, 사안이 중대한 만큼 23명 전원이 모였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살인을 법률적으로 처벌 안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우리나라 대법원 판례뿐 아니라 외국 사례까지 검토하고, 국민의 법 정서가 변화한 것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람을 죽인 것은 맞지만, 위법성은 없다고 봤다”며 “합리적 결론에 도달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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