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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련건물 매각’ 日 정계 뜨거운 감자로

    |도쿄 박홍기특파원|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중앙본부 건물 매각을 놓고 일본 검찰과 ‘거물급’ 변호사들이 맞붙은 상황이다. 특히 매각에 연루된 변호사들이 조총련을 두둔하고 나섬에 따라 일본 정부측의 반응은 훨씬 민감해졌다. 때문에 매각 과정의 위법 여부를 떠나 정치적 문제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검찰은 매각 사실이 밝혀진 다음날인 13일 이례적으로 등기서류의 부실 기재에 대한 의혹 제기와 함께 신속하게 관련자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수사는 아베 신조 총리가 건물을 매입한 투자고문회사의 대표인 오가타 시게다케(73) 전 공안조사청 장관을 겨냥,“이전의 입장을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반면 건물을 매입한 투자고문회사의 대표인 오가타 시게다케의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에 “정치적 의도를 느낀다.”고 입장을 밝혔다. 물론 “매각 거래에는 실체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총련 측의 대리인으로 알려진 전 일본변호사협회장 쓰치야 고우겐(84) 변호사도 “부정을 저지르려고 했던 것처럼 만들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오가타와 쓰치야 변호사는 1955년 검사에 함께 임관된 사법시험 동기로 오랜 친분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쓰치야 변호사는 14일 기자회견에서 “국교를 회복하면 의혹도 위협도 없다.”고 말할 정도로 북한 옹호론을 폈다.또 중앙본부의 압류를 의식,“어떻게 해서든지 본거지는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라며 매각의 배경을 설명했다. 쓰치야 변호사는 평화헌법의 유지뿐만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해 왔다. 산케이신문은 15일 중앙본부의 매각 과정에서 도쿄 부동산회사의 전 사장(73)이 조총련과 투자고문회사간의 중개 역할을 맡았다고 보도했다. 한편 조총련 오사카부 본부가 입주해 있는 오사카조선회관은 토지·건물 소유주인 조총련계 기업 ‘공영상사’가 지난달 30일 채무관계로 법원에 파산을 신청, 사무실에서 쫓겨날 상황에 놓였다.hkpark@seoul.co.kr
  • [사설] 자기 당 허물고, 남의 경선에 끼어들고

    청와대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맞고소전에 나서고,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 후보 지지를 선언한 노무현 대통령을 사법당국에 고발하기로 했다. 그런가 하면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소속의원들의 줄탈당으로 당이 와해되는 와중에서도 마치 한나라당 후보를 자신들이 고르기라도 할 것처럼 중요자료 운운하며 한나라당 경선에 끼어들고 있다. 과거 대선에선 눈 씻고도 찾아볼 수 없던 괴이한 행태다. 난전(亂戰)이고, 난장판이다. 대체 여권은 이번 대선을 어디로 이끌려고 이처럼 혼탁선거에 앞장서는가. 노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후보 지지 발언은 위법 여부를 떠나, 대선에 개입할 뜻을 노골적으로 내비쳤다는 데에 심각성이 있다. 선거법을 무력화하는 차원을 넘어 이를 둘러싼 논쟁까지도 대선 전략으로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법 질서를 앞장서 흔들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주자를 떨어뜨릴 중요자료를 갖고 있다는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의 발언은 비열하기까지 하다. 자료가 있다고 말한 이상 이를 공개하는 것이 정도(正道)일 것이다. 대선에 임박해 써먹을 요량이라면 입을 닫았어야 했다. 그것이 최소한의 상도의다. 그런데도 장 원내대표는 내용을 묻는 기자들에게 “앞으로 서너달은 궁금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제 말에 출렁이는 한나라당 경선판을 즐기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사술 가득한 야바위 정치다. 선거법에도 배치된다. 소속의원 16명의 추가 탈당으로 국민이 안겨준 원내 과반의석을 반토막낸 처지에 웃음이 나오는가. 그 파렴치는 어디서 배웠는가. 제 스스로 당을 허무는 무책임 정치에 일말의 가책을 느낀다면 여권은 당장 네거티브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 눈을 안으로 돌리고 국민에게 어떤 정치를 펼쳐보이겠다는 다짐만이라도 내놓아야 한다.
  • 선관위, 18일 위법성 여부 결정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8일 오후 선관위원 정기 전체회의를 열어 노무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이 선거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결정하기로했다. 노 대통령에 대한 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결정 다음날인 8일의 원광대 특별강연과 10일 6·10민주화항쟁 20주년 기념사,14일 한겨레신문사와의 특별 인터뷰 등 세건이 논의대상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별도로 회의를 소집한 게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이번 전체회의에서 노 대통령 발언의 위법성을 논의키로 했다.”며 “한나라당이 고발까지 해온 상황인 만큼 전체회의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원광대 특별강연과 6·10항쟁 기념사가 계속성과 반복성을 띠고 한나라당을 비판하고 있다.”며 노 대통령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지만 선관위는 실무진 수준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보긴 어렵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실무부서 수준의 결론이었던 만큼 전체회의에서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6월항쟁 시대정신 살려가길/전혜영 고려대 국문과 4년

    “한열이를 살려내라.” 민주화를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시민들의 발자취가 곳곳에 새겨진 지 20년이 되는 지난주. 서울신문을 비롯한 언론에서는 6월 항쟁을 다각도에서 조명한 기사들을 다채롭게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7일자 8면에 ‘한열이를 살려냈다’라는 제목으로 이한열 열사의 모습을 담은 대형 걸개그림을 사진으로 크게 실어 6월 항쟁에 자칫 무관심할 수 있는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걸개그림에 대한 사연을 기사로 다룬 것도 6월 항쟁을 미시적인 관점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최근의 대학생들은 6월 항쟁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고려대 학보사에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려대 학생의 15.2%가 6월 민주항쟁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다.’고 답했다. 또한 선배들처럼 민주화에 목숨을 바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57.4%의 학생들이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대학생의 시대정신 부재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같은 대학생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의 뒤에는 6월 항쟁에 대한 무지가 한몫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8일자 8면의 “한국은 피플파워로 민주화 이뤘다.”는 기사는 외신기자의 눈으로 본 당시의 모습을 다뤄 6월 항쟁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독자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6월 항쟁 기사 외에 지난주 신문을 장식한 뜨거운 감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평가포럼 발언이었다.4일자 1면 “노 대통령 ‘선거법 위반’ 논란” 기사는 보도기사로 사건의 요지를 사실적으로 전달했다.3면에서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노 대통령의 사진과 ‘과대망상’,‘제발 조용히 계시는 게’라는 제목과 함께 관련기사를 보도했다. 하지만 제목 위에 부제목을 달아 기사내용이 ‘정치권 반응’에 대한 것이라는 것을 알렸지만 제목 자체가 너무 강렬해 대통령을 조소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사이드 기사로 실린 연설문 요지 역시 강연 당시의 대통령 육성에 가깝게 재현해 이러한 느낌을 더욱 강하게 들게 했다. 정치권 이야기를 기사로 다룰 때 종종 쓰이는 수법이 상황을 비꼬는 수법이다. 이는 비판의 날을 날카롭게 세워 효과를 거두기도 하지만 잘못 쓸 경우 기사의 의도를 의심하게 만든다. 기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설문의 내용을 8일자 3면의 표처럼 가능한 한 육성의 거친 표현을 제거하고 소개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5일자 3면의 ‘탄핵해야 vs 공식후보없어 위법 아니다’ 기사의 경우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한 각계의 반응을 담아 사건을 다각도로 볼 수 있게 해주었다. 관련 공방을 표로 정리해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도 좋았다.6일자 3면에도 공방전을 도표로 정리했는데 크기가 너무 작아 알아보기가 힘든 것이 아쉬웠다. 기사를 조금 줄이더라도 도표를 키우고 대화내용을 더 실었다면 사건의 공방이 한눈에 들어왔을 것이다.7일자 1면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법 위반여부 결정에 따른 세가지 시나리오를 소개해 독자들이 사건의 향방을 한눈에 전망해볼 수 있게 했다. 도장을 찍은 듯 붉은 글씨로 각각의 경우를 부각시킨 것도 시선을 끌었다. 지난주는 현충일을 비롯해 6월 항쟁 20주년 기념일이 있었던 뜻 깊은 일주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헐뜯기 공방이 한주 내내 대서특필된 것은 독자로서 안타까웠다. 독자들의 알권리를 위해 언론은 공정하고 사실적인 보도로 정치권의 모습을 비춰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옐로 저널리즘으로 흘러서도 안 될 것이다.10일자 사설에서 밝혔듯이 서울신문이 ‘잊혀져 가는 6월 항쟁의 정신을 되살려 성숙한 민주사회로 나아가는 데 선두에 서기’를 기대한다. 전혜영 고려대 국문과 4년
  • 론스타 “판결전 외환銀 팔수있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법원의 판결 시점과 상관없이 외환은행을 매각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10일 미국 뉴욕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2003년 외환은행 인수 당시 이뤄진 위법성에 대한 법원 판결 전에도 매각을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는 2003년 11월 외환카드 감자설을 언론에 유포해 주가를 하락시킨 뒤,226억원 상당의 주식매수 청구권 대금 지급을 회피하고 177억원 상당의 지분율을 높인 혐의(증권거래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그레이켄 회장은 “국민은행과의 계약을 파기한 이후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이 관심을 보여 상의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협상이 중단됐고, 다른 많은 곳과도 협상을 한 상태”라면서 “(조건이 맞으면) 연내에 매각할 수도 있고 내년 혹은 내후년이 될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외환은행 인수 의사를 밝힌 국내 금융기관은 국민, 하나은행, 농협 등. 외국 은행은 DBS를 비롯해 중국은행(BOC), 공상은행(ICBC) 등이 론스타 측과 인수 협상을 벌여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론스타의 법원 판결 전 매각은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업이 리스크 관리를 가장 중시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외국계라도 정책적 위험을 무릅쓰고 외환은행을 떠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레이켄 회장이 “부분 매각 역시 선택 방법”이라고 언급, 론스타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한 채 지분을 순차적으로 매각하는 블록세일을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외환은행 주가와 배당금 등을 고려하면 분할 매각을 해도 지난해 국민은행으로부터 약속 받은 금액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지분을 인수하는 기관은 ‘먹튀를 돕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을 전망이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지방공사 ‘특수채권’ 인정 논란

    지방공사 ‘특수채권’ 인정 논란

    지방공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의 인정 범위를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재정경제부 등이 맞붙었다. 행자부와 16개 광역자치단체, 국회는 최근 개정된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지방공사 채권의 ‘특수채’ 권한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재경부와 금융감독위원회는 국가공기업과 달리 지방공사의 채권에 대해선 신뢰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달 21일 재경부가 증권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비롯됐다. 이 개정안은 불과 4일전인 17일 공포된 지방공기업법의 개정 취지를 정면으로 반박했기 때문이다. ●의원입법안 4일만에 원위치 법률 개정안은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 등이 발의해 국회에서 반대없이 통과됐다. 지방공기업법은 도시개발공사와 지하철공사가 발행하는 채권에 대해 증권거래법상에서 국가공기업의 채권과 동일한 특수채의 지위를 부여했다. 그러나 증권거래법 시행령은 특수채에서 제외되는 채권에 ‘지방공사가 발행하는 채권’을 새로 추가했다. 즉 지방공기업은 발행채권의 신뢰성을 인정받았다가 4일만에 불신을 받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김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방공기업의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국회가 법률 개정안을 압도적인 찬성(202표·기권 2표)으로 통과시켰는데 재경부가 하위법령을 바꿔 취지를 퇴색시켰다.”고 주장했다. 지방공기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 15명은 지난 3일 재경부 장관에게 질의서를 발송했다. SH공사 노동조합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방공사 채권의 신인도 추락, 서민을 위한 공공사업의 재원조달 비용 상승, 부동산 시장의 혼란 등이 우려된다.”면서 특수채 지위의 회복을 촉구했다. 노조는 지방공기업 노조원들의 연명부를 작성, 항의 방문과 거리집회를 갖기로 했다. ●“채권 규모 너무 커 투자자 보호 필요” SH공사, 대구지하철공사 등 23개 지방공기업은 법률 개정에 따라 주택·지하철 건설사업의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박명재 행자부 장관도 “지방재정 역량을 강화하고 지방자치를 주도할 지평을 열었다.”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특수채는 공사채와 비교해 ▲공시의무가 없으면서 ▲채권 수익률(금리)이 최고 1.06%p 낮고 ▲유가증권발행 분담금(발행액의 0.09%)도 물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공기업은 3년동안 발행할 채권의 규모가 7조 2039억원이라고 밝혔다. 금리인하 등의 효과로 1656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추산했다. 특수채의 신용등급은 국가등급과 같은 ‘AAA’로 3년물 금리가 7일 기준으로 연 5.44%에 그친다. 반면 지방공사채나 회사채로 발행한다면 5.60(AA+)∼6.50%(BBB)의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방공사가 발행할 7조여원의 규모가 너무 커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면서 “상당수 지방공기업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보증을 선 지방자치단체도 파산할 수 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주택사업 차질 불가피” 지방공기업 채권은 과거부터 특수채로 인정받다가 2005년 재경부의 문제 제기로 특수채 지위를 잃었다. 이 때문에 경기지방공사가 광교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토지소유주들에게 지급하려던 8000억원대 보상채권의 발행이 연기되고 있다.SH공사가 추진중인 우면동, 세곡동, 마천지구 주택개발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송태경 정책실장은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원가공개를 거부하는 대한주택공사 채권은 인정받고 ‘절반 아파트’를 공급하려는 서울시 SH공사 채권은 불량이라는 게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녹색공간] 대선주자들,환경공부 좀 하세요/이기영 호서대 교수·초록교육연대 상임대표

    환경의 날인 지난 5일, 바쁘고도 외로운 하루를 지냈다. 오전에는 어느 단체에서 때늦은 환경상을 준다고 해서 나눠먹기식 느낌이 드는 수상식장에 갔다가 오후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만든 ‘불편한 진실’을 무료로 관람했다. 저녁 7시엔 유명가수들이 나와 대부분 유행가를 부르는 무늬만 환경인 무료 환경음악회에 출연해 ‘지구를 위하여’를 한곡 끼워넣어 불렀다. 집에 돌아오니 밤 12시가 지났다. 바쁘게 지냈지만 거의 제로에 가까운 사람들의 체감 환경위기지수를 느낀 탓에 영 개운치 않았다. 대중의 무관심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요즘 대선주자들은 한술 더 뜬다. 화석연료시대의 의식수준을 가진 정치인들이 인류문명의 집단자살을 앞당기는 대규모 개발위주의 토목공사 공약과 고도성장론으로 국민들을 부추긴다. 유엔 국가간기후변화협약(IPCC)이 무분별한 개발 때문에 하나뿐인 지구호가 한 세기도 못가 침몰한다고 거듭 경고했음에도 왜 정신을 못 차리고 개발만 외치는 것일까? 경제성장이란 집단최면에 걸린 사람들이 돈의 유혹 앞에 무력한 국민을 상대로 벌이는 ‘개발굿판’을 언제까지 이어갈 것인가? 석유산업의 나팔수이자 환경운동에 그토록 반감을 보이던 부시가 대통령인 미국에서 환경문제가 핵심 정치의제로 떠올랐다면 사태가 정말 위급하다는 뜻이다. 지난달 초 미 대법원은 연방환경보호청이 지구온난화가스를 규제하지 않은 것을 위법이라고 판시했다. 최근 미 하원은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기후변화가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을 16개 국가정보기관이 함께 작성해 보고하라는 법을 통과시켰다.480억달러라는 예산도 배정했다. 한반도에서도 지구온난화의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1910년대에 비해 연평균 기온이 1.5도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기간 지구 전체의 평균 온도 상승폭인 0.74도의 두 배에 달한다. 높은 인구밀도와 급격한 개발, 도시화가 빚은 결과다. 앞으로 도시 열섬현상을 억제하지 않으면 2071∼2100년에는 서울의 1월 최저기온이 0도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2100년까지 한반도 주변 바다 수위가 42㎝ 상승하고 서울시 면적의 3.7배에 달하는 연안과 섬지역 등이 바닷물에 침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우리나라는 석유소비량 증가율 세계 1위, 소비량 세계 9위인 온난화 유발 주도국이다.2013년 이후엔 중국, 인도와 더불어 이산화탄소 삭감의무국에 포함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 경제발전 속도를 누그러뜨리려는 노력을 도외시하고 있다. 오히려 대형 외제승용차가 더욱 늘어나는 판이고 아파트도 에너지 소비가 큰 초고층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가이아 이론으로 유명한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2050년까지 적도부근은 화성처럼 생명체가 없는 땅으로 변하고, 또 수십 년이 지나면 스페인과 이탈리아, 호주, 미국 남부까지 사막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인류가 절멸 위기에 다다르고 있으며, 전 인류의 20%만 살아남아도 행운이라고 말했다. 교내 환경동아리를 함께 지도해온 미국인 동료 교수가 얼마 전 오랫동안 사귀어 온 한국 여자친구와 헤어졌다고 한다. 그가 결혼을 해도 2세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아이에게 불행한 삶이 닥칠 것이 뻔한데 어떻게 무책임하게 아이를 낳을 수 있느냐는 게 그의 논거다. 대선주자들이여, 제발 환경공부를 열심히 해 ‘환맹’(環盲)에서 벗어나시라. 한반도의 대동맥이자 국민들의 식수원인 한강과 낙동강을 도막내 흐름을 막겠다는 대운하 개발보다 둔치나 수중보를 제거해 망가진 강을 자연하천으로 되돌리는 생태공약부터 제시하자. 한반도 주변의 해수온도 상승으로 점점 강도를 더하는 초대형 태풍 대비책도 내놓자. 진정 미래세대를 생각한다면…. 이기영 호서대 교수·초록교육연대 상임대표
  • [Local] 경기도내 사찰 화재에 취약

    경기도 상당수의 사찰과 목조문화재가 소방안전관리에 소홀하거나 소방차의 접근이 어려운 곳에 있어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도내 사찰과 목조문화재 715곳에 대해 합동 소방점검을 실시한 결과,8곳에서 소화기 불량, 누전차단기 미설치 등 위법사항이 적발됐고,207곳에서는 화기 취급, 전선 남용 등이 발견돼 시정 조치를 받았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당번약국 안 지키면 자격정지 15일

    대한약사회가 ‘회원약국이 당번약국제를 안 지키면 자격정지 15일에 처한다.’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민단체의 ‘슈퍼마켓에서의 일반 의약품 판매’라는 편의성 증진요구에 맞선 조치다. 대한약사회는 7일 밤 제12차 상임이사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약사윤리규정 개정의 건’을 의결했다. 이사회는 개정안에서 “약국을 개설한 약사는 본회에서 정한 당번약국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2조 10항)는 규정을 새롭게 만들었다. 현재 당번약국제는 지역 약국 자율에 맡긴 사항으로 이를 지키지 않는다고 최고 자격정지 15일의 행정처분을 내리는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약사회측은 “당번약국으로 지정된 곳이 윤리규정을 위반하면 약사회 자체 윤리위 심의를 거쳐 복지부에 징계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약사법 시행규칙 7조는 약사회 윤리위가 보건복지부장관의 위탁을 받아 자체적으로 회원 약사를 징계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약사회는 이와 관련, 공휴일 당번약국을 기존처럼 월 1회 이상 운영하기로 하고, 주 1회 밤 11시까지 운영하는 당번약국도 정하기로 했다. 최근 결의한 24시간 약국운영안도 이날 이사회에서 확정했다. 약사회 안팎에선 이사회가 강경책을 꺼내든 것이 최근 시민단체의 일반약 슈퍼판매 확대 여론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와 무관치 않다고 해석한다.약사회가 “약국의 접근성을 강화하고 국민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자율제인 당번약국제를 의무화했다.”고 밝힌 데서도 잘 드러난다.그러나 이 같은 약사회측 움직임에 복지부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복지부 의약품정책팀 관계자는 “징계를 위임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번약국제를 지키지 않는다고 처벌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면서 “약사회 규정만 바꾼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상위법인 약사법 시행규칙에도 관련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반박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밀리면 레임덕”… 거침없는 ‘盧氣’

    “밀리면 레임덕”… 거침없는 ‘盧氣’

    청와대는 호흡이 가쁘다. 중앙선관위의 ‘선거법 일부 위반’ 결정과 ‘선거중립 의무 준수’ 요청에도 노무현 대통령의 거침없는 ‘말세례’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조치로 임기 말 국정 운영과 정치 행보의 동력을 쉽사리 놓을 수 없다는 기류가 읽힌다. 청와대가 7일 오후 5시30분쯤 문재인 비서실장 주재로 정무관계 회의를 가진뒤 선관위 조치에 “납득하기 어렵다.”며 유감을 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선관위 발표 이후 1시간40분 만에 브리핑을 통해 “법적인 대응을 좀더 신중하고 면밀하게 검토할 생각”이라면서 “‘준수요청’이 선관위법에 명백한 근거를 갖고 있지 않고, 경고도 아니고, 행정처분인지의 성격도 모호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선관위의 결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법적 대응을 하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소원과 권한쟁의 등이 여러 방법 중 하나라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 일각에서는 ‘권한쟁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선관위의 결정에는 “너무나 당연한 판단”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선관위의 이번 결정 이후에도 노 대통령이 이슈의 중심에 서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끊임없이 이슈를 생산해 내고, 왁자지껄한 논쟁의 핵심에 서서 정국 흐름의 주도권을 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지난 2일 참여정부 평가포럼 강연 이후 일련의 과정에서도 노 대통령은 할 말을 다한 셈이며, 앞으로도 “할 말은 하겠다.”는 기류다. 이번 논란 자체가 노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상처’를 입혔다는 점에서 레임덕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노 대통령의 반격이 오히려 더 강화될 것이라는 추론도 제기된다. 선관위의 판단이 “최종·최고”가 아니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를 생각하겠다.”는 청와대의 기본 원칙도 이를 뒷받침한다. 청와대가 이날 오후 주요 국정과제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6월 임시국회에서 민생·개혁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기 위한 국정연설 요청서를 국회의장실에 전달한 것도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과 계속 대립각을 세워 나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참여정부 평가포럼 강연이 사전선거 운동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결론났다는 점은 노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운영과 공정한 대선 관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친노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노 대통령과 그 주변의 움직임이 끊임없이 정치적 갈등과 공방을 가열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치세력’이 아니라 ‘정책세력’을 자칭해 온 참여정부 평가포럼은 ‘시한부 면죄부’를 받고 향후 행보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그러나 선관위의 결정은 “현 시점에선 위반이 아니다.”라는 전제가 달렸다고 한 선관위원이 밝혔듯이 향후 ‘선거용’ 활동에 나설 경우 또다른 논란의 소지를 안게 됐다. 범여권의 지각 변동 과정에서 형식과 내용이 어떻든 친노 세력의 ‘우군’으로서 모종의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그 과정에서 한나라당이나 범여권의 비노·반노 세력과 알력과 충돌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 대선 개입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사설] 노 대통령, 선관위 결정 존중해야

    중앙선관위가 어제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평가포럼 강연 내용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결론짓고 선거중립 의무 준수를 요청했다. 이에 청와대는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즉각 불복 의사를 비친 것은 올바른 처사가 아니다. 선관위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노 대통령은 2004년 3월에도 선거중립 의무 위반 판정을 받았다. 그 때문에 국회의 탄핵소추라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헌법재판소는 탄핵소추를 기각하면서도 “대통령이 특정정당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은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선관위 판단에 힘을 실었다. 헌재와 선관위의 법해석이 이렇다면, 헌법과 법률을 바꾸지 않는 한 현직 대통령이 선거중립을 훼손하는 언행을 할 수 없는 게 너무나 당연하다. 그런데도 선관위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처사로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한나라당은 사전선거운동과 참평포럼 부분을 위법으로 보지 않은 선관위 결정을 비난했다. 검찰 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못 내린 것은 청와대의 눈치를 본 탓이라고 지적했다. 선관위원들의 법률적 견해를 존중하지만 좀더 강력한 경고가 나오지 않은 점은 아쉽다. 청와대는 사전선거운동이나 참평포럼과 관련해 면죄부를 얻었다고 판단하면 안 된다. 사전선거운동 여부에 대한 선관위원들의 견해가 팽팽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이 다시 비슷한 언행을 한다면 제재 수위가 한층 높아질 게 틀림없다. 청와대가 미리부터 공언한 대로 선관위의 결정에 불복해 헌법소원이나 권한쟁의심판을 헌재에 낸다고 해도 법 해석이 뒤집힐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헌재재판관 구성이 바뀌었으나 법 규정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현직 대통령은 헌법소원 제출 자격조차 없다는 게 학계의 다수설이다. 노 대통령과 청와대는 대선판을 휘저음으로써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고, 국정과제를 차분히 마무리하는 것이 국가는 물론 노 대통령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
  • 정치적 파장 고려… 7시간 20분 열띤 토론

    정치적 파장 고려… 7시간 20분 열띤 토론

    7일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 4층. 오전 10시부터 굳게 잠겼던 회의실 문이 오후 4시쯤부터 간헐적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선관위 실무 직원들이 하나둘씩 들락거렸다. 선관위원들도 손을 씻기 위해 잠시 복도로 나왔다. 회의장 바깥에서 기자들이 따라 붙었지만 선관위원과 선관위 직원 모두 “곧 결정이 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국 오후 5시20분, 회의 시작 7시간20분만에 결과가 발표됐다. 양금석 공보관이 2층 브리핑실에서 A4 2장 분량의 발표문을 읽었지만,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회의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퇴근하는 고현철 선관위원장에게 기자들이 ‘청와대 반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지만,“충분히 토론해 결론 내렸다.”는 짧은 대답만 돌아왔다. 사전선거운동 여부와 관련해 선거위원장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정도로 격론을 벌인 선관위원들은 후련한 듯하면서도 피곤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출근할 때의 경직된 모습은 많이 가셨다. 출근하던 선관위원들은 전망을 묻는 기자들에게 “논의해봐야 한다.”며 급히 엘리베이터를 탔다. 심지어 회의 시간이 어느 정도 소요될지 물어도 “알 수 없죠.”라며 웃을 뿐이었다. 한 위원은 청와대의 변론기회 신청에 대한 견해를 묻자 “양측 의견이 이미 나와 있는데요.”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펴다가는, 변론 절차가 필요 없다는 뜻이냐고 다시 묻자 “의논해 봐야죠.”라며 말을 아꼈다. 오전 10시 고 선관위원장이 “선관위 전체회의를 개의합니다.”라고 의사봉을 두드리며 노 대통령의 참평포럼 연설내용에 대한 위법성 여부 심사가 시작됐다. 선관위원석에는 선거·정당·정치자금 법규집과 대법전, 선거관리위원회 법규집, 국민투표법령집 등 4권의 책자가 놓였다. 일본 출장 중인 임재경 위원을 제외한 선관위원 전원과 조영식 사무총장을 비롯한 선관위 간부 10여명이 배석했다. 회의실 바깥에는 선관위 직원이 배치돼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고, 청사 주변에도 전경 1개 중대를 배치했다. 공무원 중립의무 위반, 사전선거운동 여부 판단, 사조직 관련 내용 등 안건이 한꺼번에 회의석상에 올라갔지만, 오전에 선관위원들은 청와대의 의견진술 요청에 대한 심리를 먼저 했다. 청와대 요청을 기각하기로 했다는 결정은 서면으로만 공개됐을 뿐 구두 설명은 없었다. 청와대 요청을 받아들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전례도 없고 의무도 없으니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후문이다. 회의장에 있었던 한 관계자는 오후 4시쯤 사실상 결론이 났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문구를 작성하고 다듬는 데 1시간 정도가 걸렸다.”면서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사안별 표결 내용과 소수 의견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결정도 회의에서 결정했지만 취재경쟁 끝에 공개됐다. 홍희경 나길회기자 saloo@seoul.co.kr
  • 靑, 권한쟁의 심판 검토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노무현 대통령이 공무원의 선거 중립의무를 위반했다.”고 판정함에 따라 최종 위법 여부를 판가름할 권한은 헌법재판소에 맡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청와대가 ‘법적 대응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2004년 탄핵심판 사건부터 이어진 참여정부와 헌재의 질긴 인연이 또다시 재연될 조짐이다. 청와대는 현재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의 성향을 분석해보면 저돌적인 정면 돌파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면 심리로 끝날 수 있는 헌법소원 심리와는 달리 권한쟁의 심판은 반드시 변론을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낸 서류 몇 장에 정치 생명을 거는 쪽보다는 직접 변론에 나서 적극적인 공방을 벌이고 국민의 지지를 호소하는 쪽이 노 대통령 식이라는 관측이다. 이와함께 헌재가 “국가나 국가기관 등 공법인은 기본권을 수호할 의무가 있지, 기본권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면서 공법인의 헌법소원 청구권을 부인하고 있고, 대다수 헌법학자들이 선관위의 유권해석이 공권력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기본권을 침해한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 헌법소원이 어렵다는 점도 이같은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권한쟁의심판이 들어오면 헌재는 선관위의 ‘선거 중립 위반’ 판정이 심판 대상인 국가기관의 처분에 해당하는지 먼저 따져 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헌재가 이미 2004년 탄핵심판 때 ‘대통령도 선거 중립의무를 지켜야 할 공무원에 해당한다.’고 결정해 청와대의 주장이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다. 또 대통령과 선관위의 권한이 무엇인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얼마나 빨리 사건을 처리해 줄지도 관심이다.2004년 탄핵심판 때는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는 정치적 부담 때문에 신속히 처리할 수밖에 없었지만 권한 쟁의는 직무 정지 효과가 없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선관위, 본지 초판 보도 직후 참평포럼 안건 포함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참여정부평가포럼이 선거법상 규제 대상인 ‘사조직’에 해당하는지 7일 전체회의 안건에 포함시켜 결론내리는 것으로 6일 밤 늦게 입장을 바꿨다. 선관위는 이날 오후 9시까지만 하더라도 사조직 문제는 전체회의에 회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확인했었다.사조직 금지 조항인 선거법 87조에 따른 결정이었다.87조는 “후보자의 선거운동을 위해 명칭이나 목적 여하를 불문하고 사조직이나 기타 단체를 설립·설치할 수 없다.”고 정했다. 사조직 구성을 하면 안되는 주체가 후보자이기 때문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이 아닌 참평포럼은 위법한 사조직이 아니라는 게 선관위와 선거법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선관위의 이같은 번복결정은 서울신문이 사조직 위반 여부는 선관위 전체회의에 상정하지 않으며 참평포럼은 사조직이 아니라는 실무진들의 내부입장을 초판신문을 통해 단독 보도한 뒤 나온 것이어서 그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가뜩이나 선관위는 노무현 대통령의 법적 대응 발언 이후 여론과 권력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터다. 전체회의에서 실무진 의견과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법률에 기초한 유권해석 기관인 선관위가 실무진의 상식적인 결론을 뒤집는 최종결론을 내릴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선관위의 엄정한 결정을 기대한다

    중앙선관위가 오늘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평가포럼 특강 발언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시켰고, 청와대는 “선관위가 납득할 수 없는 결론을 내리면 헌법소원 등 쟁송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특히 청와대가 선관위의 판단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상황은 심히 우려스럽다. 중앙선관위원들은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실정법에 따라 엄정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청와대는 중앙선관위에 자신들의 주장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변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선관위원 전체회의는 재판과 다르다. 증거 자료를 놓고 선관위원들이 독자적으로 위법성을 판단하는 자리다. 때문에 조사 대상자들을 회의에 참석시켜 소명하는 절차를 가진 선례가 없다. 청와대에 이같은 의견진술 기회를 준다면 특혜로 비칠 것이다. 노 대통령의 생생한 특강 발언록과 당시 정황이 모두 녹취되어 있다. 이들 자료만으로도 선관위원들이 판단을 내릴 근거는 충분하다고 본다. 청와대가 헌법소원 운운했지만 그 또한 선관위원들이 염두에 둘 이유가 없다. 다수 법전문가들은 대통령이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행위 자체가 법리상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헌법소원은 공권력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인데 국가권력 행사의 최고당사자인 대통령이 내기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청와대도 “여러 가능성 중 하나”라고 말끝을 흐리고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엄포에 선관위의 중립성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선관위는 노 대통령의 정치중립 및 사전선거운동 위반 여부와 함께 참평포럼의 선거법상 사조직 여부를 가려야 한다. 참평포럼이 대선국면에서 위법 행위를 하는 일이 없도록 활동의 한계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 노 대통령과 청와대, 참평포럼은 선관위의 결정을 겸허하게 기다리기 바란다.
  • 상조업체 ‘불공정’ 전방위 조사

    공정거래위원회가 상조업체의 불공정 약관에 대한 조사를 국내 100여개 업체로 확대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6일 “상조업체 회원들이 가입을 해지할 경우 상조업체가 과도한 위약금을 회원에 부과하는 등 불공정한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현재 상조업체 100여개로부터 약관을 제출받아 불공정 여부 등을 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에 상조업체 25개에 대해 표시광고법과 방문판매법 위반 여부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으며 일부 불공정 행위 등 위법 사례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조업은 관혼상제에 대비해 소비자가 상조업체에 일정 금액을 내고 나중에 약속된 서비스를 제공받는 사업으로, 현재 80% 이상이 장례업에 집중됐다.최근 상조업체 회원으로 가입해 돈을 냈다가 폐업으로 서비스를 받지 못하거나 중도 해지시 과도한 위약금을 물리는 피해가 급증하자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종합관리대책을 마련 중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위약금의 적정 여부와 회원이 입은 피해에 대한 보상, 실제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점이 없는지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특례비리 전국실사 분기별 14곳 적발

    특례비리 전국실사 분기별 14곳 적발

    병역특례 업체를 관리·감독하는 병무청의 부실한 실태조사가 병역특례 비리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검찰에 적발된 상당수 업체들은 검찰 조사에서 병무청 실태 조사를 형식적으로 받았다고 진술했다. 병무청이 매년 실태조사를 통해 병역특례 업체의 특례요원 관리 현황과 위법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지만 관리가 형식적으로 이뤄져 병역비리가 더 심각해졌다는 지적이다. ●특례업체 부실 관리가 비리 키워 6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병무청의 ‘전문·산업기능요원 실태조사 실적’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에서 분기별 편입취소 대상자는 평균 23명, 고발업체는 14곳에 불과했다. 이는 서울병무청 산하 업체만 대상으로 병역특례 비리를 수사중인 서울 동부지검이 수사 한 달여 만에 편입취소 대상자 37명, 사법처리업체 12곳을 적발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현재 검찰은 서울지역 1645개(조업 중단업체 포함 1800개) 업체만을 대상으로 수사중이며, 병무청의 실태 조사 실적은 전국 13개 지방병무청 산하 8529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현재 전국에는 3만 1800여명의 병역특례요원이 근무하고 있다. 특례 요원을 비(非)지정 업체로 불법 파견시켜 업체 대표가 불구속 입건된 A업체 관계자는 “최근 1년 동안 병무청 실태 조사를 받지 않았다.”면서 “지난해 4월 실태 조사에서 불법파견 때문에 한 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보완하라는 경고를 받고 끝났다.”고 말했다. 대표가 불구속 입건된 B업체 관계자도 “올 초 실태조사를 받았으나 특례요원이 사무실에 근무하고 있는 모습을 보더니 따로 지적한 점은 없었다. 병무청은 이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검찰, 다음주 초 중간수사 결과 발표 서울의 한 정보기술(IT) 업체에서 병역특례요원으로 근무했던 김모(24)씨는 “병무청의 형식적인 실태 조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근무하는 동안 업체나 요원들은 병무청 실태조사를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병무청 관계자는 “5명으로 구성된 실사 조사팀이 서울에 있는 1645개 특례업체를 모두 관할하고 있어 조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검찰에 비해 수사권 역량도 제한돼 있어 어려움이 크다.”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은 5일까지 모두 74건의 압수 수색과 78건의 통신 사실확인,40건의 계좌추적을 벌인 데 이어 6일에도 특례업체 관계자 등 10여명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결과를 매주 정리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번 주는 수사 분량이 다소 많아 발표가 늦춰질 수도 있다.”면서 “늦으면 다음주 초쯤 수사 결과를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병무청 심볼마크. 달리는 형태의 한자 ‘兵´자는 병무청의 미래지향적이고 성실한 이미지를 상징하고 있으며 태양은 밝고 친근하며 깨끗한 병무청의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병무청 홈페이지
  • 스페인, 수천억원대 난파선 놓치고 분통

    스페인이 영해상에서 보물 탐사를 벌인 미국 탐사선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영해인 대서양 바닥에 가라앉은 난파선의 보물들을 미국 탐사선들이 무더기로 실어 갔다고 보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스페인 법원은 최근 난파선의 보물을 찾고 있는 미국 선박 두 척에 대해 남단 항구도시 지브롤터를 떠나도록 했다고 BBC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이 탐사선들이 스페인 영해에 들어올 경우 체포할 것도 경찰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플로리다가 본사인 배 소유주 오디세이 해양 탐험사는 대서양 특정 지점에 가라앉은 난파선에서 5억 달러(4630억원)상당의 옛 동전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난파선은 17세기 영국 선박으로 알려져 있다.‘오디세이 익스플로러’와 ‘오션 얼랏’이란 이름의 두 배는 현재 영국 원양 해역으로 떠났다. 인양품들은 이미 지브롤터에서 미국으로 보내진 것으로 전해져 스페인은 ‘닭쫓던 개’신세가 됐다. 보물 유출에 대해 카르멘 칼보 스페인 문화부 장관은 “이 판결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면서 “해군이 도울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칼보 장관은 “국제법이 우리 뒤에 있다. 어떤 일이 법 테두리 밖에서 벌어졌다면 국제법이 해답을 줄 것이다. 우리 것은 스페인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EFE통신사에 밝혔다. 스페인 영해안에서 불법 탐사로 인양되어 간 보물들을 되찾아 오겠다는 태도다. 눈에 핏발이 오른 스페인 정부는 국제법 전문가 등 변호사들을 고용해 법적 검토에 들어가는 등 난파선에서 발견된 동전 등 보물 환수 조치에 나섰다. 스페인 언론들은 탐사선들이 최근 몇달 동안 스페인 영해에서 해양 탐사 중임을 알리는 깃발을 달고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오디세이사의 공동창업자 그렉 스템은 “어떤 위법행위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다만 보물 인양 위치에 대해선 보안과 법적 이유를 들어 “알려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양작업에도 불구, 난파선에여전히 천문학적 액수의 보물이 들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靑, 선관위 전달 의견서

    다음은 청와대가 5일 오후 문재인 비서실장의 명의로 정부 전자문서를 이용해 선관위에 보낸 문건 요지.●의견진술기회 부여 요청서 선관위법 제14조의 2는 선관위가 선거법 위반 행위를 발견한 경우 중지·경고 또는 시정명령을 발하고, 수사의뢰 또는 고발도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의결대상이 대한민국 국정의 최고책임자 지위에 있는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행위 등과 관련된 것으로, 결정 여하에 따라 대통령은 물론 산하 국가기관, 정치권, 국민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당사자의 의견과 주장을 충분히 듣고 제출한 자료를 검토해 실질적 방어권이 보장된 상태에서 의결하는 것이 법치국가의 절차적 정의에 합당하다.●의견서 공직선거법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부과한 취지는 과거 정부 시절 국세청, 국정원 등 국가기관을 동원해 관권선거를 했던 잘못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한나라당 관련 발언은 현재 대선이 6개월 이상 남아 있고, 대통령 후보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므로 선거운동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페리 공약,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운하 공약에 대한 비판은 정책에 대한 의견개진으로 통상적 정치활동이므로 선거운동이라고 볼 수 없다.
  • “우리홈쇼핑 인수 롯데-방송위 뒷거래 의혹”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전병헌(무소속) 의원은 5일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인수 과정에서의 뒷거래 의혹과 이를 승인한 방송위원회 회의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방송위 전체회의 비공개 속기록 및 회의자료를 분석한 결과, 롯데쇼핑이 우리홈쇼핑을 인수하기 위해 경영 계획에 없던 100억원 규모의 방송콘텐츠진흥재단 설립안을 내놓았다.”면서 “방송위는 이후 심사 과정에서 방송의 공적 책임 부분에 대한 심의를 깊이 있게 진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일부 방송위원이 롯데측 관계자와 만난 의혹도 제기했다. 방송위는 지난달 2일 전체회의에서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인수안을 놓고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해 5대 4로 승인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전 의원은 “방송법에 따라 회의를 공개한다는 원칙을 정했음에도 무기명 비밀투표를 진행한 것은 절차상 중대한 위법을 은폐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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