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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팎 거센 도전… 갈길 먼 구리 월드디자인시티 조성 사업

    안팎 거센 도전… 갈길 먼 구리 월드디자인시티 조성 사업

    박영순 경기 구리시장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 조성사업이 안팎으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서울시와 인천시가 한강상수원 오염을 이유로 반대하고 환경단체가 가세한 가운데 이번에는 구리사랑모임 등 지역 시민단체들까지 박 시장을 대검찰청에 고발하고 경기도에 주민감사를 청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민감사 청구는 위법 부당한 행정으로 권익을 침해받았다고 판단될 경우 성인 200~500명 서명을 받아 주민이 직접 감사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경기도는 2일 허모씨 등 구리시민 346명이 GWDC 조성사업을 감사해 달라며 낸 주민감사 청구를 공고했다고 밝혔다. 도는 오는 11일까지 구리시 각 동사무소에서 청구인 명부를 열람한 뒤 특별한 이상이 없을 경우 이달 중 심의위원회를 열어 감사 실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감사가 결정되면 수리한 날로부터 60일 안에 GWDC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허씨 등은 감사 청구 이유서에서 “시의회에서 개발협약서 동의를 받을 때 비용추계서를 첨부하지 않은 것과 N사 등 시행사에 배타적으로 토지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또 “협약 이전에 사용한 모든 지출비용과 수수료 자문료 등을 시가 지급하도록 해 막대한 재정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구리사랑모임이 박 시장과 또 다른 시행사인 K사 대표 고모씨를 행정절차상의 불법·비리 행위·뇌물 수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시가) K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후 선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수십억원대 비리가 발생해 3명이 구속됐고, 6·4 지방선거 때 박 시장이 개발제한구역 해제 요건을 충족해 국토부 승인을 받은 것처럼 허위 사실을 공표해 기소된 만큼 사업 전반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국토부 심의를 앞둔 상황에서 반대하는 측의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다가는 오히려 역효과가 우려돼 조심스럽다”면서 “다만 5760명의 시민이 GWDC 사업부지에 대한 그린벨트 해제 촉구 탄원서를 지난달 국토부에 제출하는 등 찬성하는 시민이 앞도적으로 많다”고 해명했다. 한편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GWDC는 그린벨트인 토평·교문·수택동 한강변 172만㎡에 디자인 상설전시장, 엑스포시설, 상업 및 주택단지 등을 짓는 디자인 국제도시 조성사업이다. 지난달 27일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후보지에 대한 그린벨트 해제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었으나 환경영향평가 등급 등에 대한 이견이 커 이달 중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시는 그동안 5차례 심의를 상정했지만 서울시와 환경단체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허니버터칩 끼워팔기 가능성 거래 행위 실태 파악하겠다”

    “허니버터칩 끼워팔기 가능성 거래 행위 실태 파악하겠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는 2일 “허니버터칩을 비인기 상품과 같이 구입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법이 금지하는 ‘끼워팔기’가 될 수 있다”며 거래 행위에 대한 실태 파악을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감자스낵 ‘허니버터칩’은 편의점과 마트 등에서 비싼 초콜릿이나 다른 과자들과 묶여 팔리고 있어 ‘인질 마케팅’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정 내정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해태제과가 허니버터칩에 대한 부당 마케팅을 한다는 의혹이 있다’는 지적에 이렇게 답했다. 정 내정자는 허니버터칩이 권장 소비자가격 이상으로 팔리는 사례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언론 보도를 통해 (그런 내용을) 알고 있다”면서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법성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제조사인 해태는 “끼워팔기와 무관하다”고 항변했다. 해태 관계자는 “허니버터칩 끼워팔기는 편의점이나 마트 등 소매점들이 자체적으로 벌이는 마케팅 전략”이라면서 “해태 영업사원들은 소매점에 물건만 공급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정 내정자는 “공정위가 공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대대적인 조사를 한 결과 거래 상대방에 대한 불이익 제공 등 상당수 법 위반 혐의 사실을 확인했다”며 “조만간 심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이후에도 공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관심을 갖고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해 ‘공기업 손보기’를 예고했다. 고가 논란에 휩싸인 ‘가구 공룡’ 이케아에 대한 가격 실태 조사와 관련해서는 “합리적 소비문화를 확산시키려는 일환”이라며 “가격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도 해외보다 국내에서 자사 제품을 비싸게 판매하는데 이케아만 조사하는 것은 모순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품목 선정에 대해서는 소비자 단체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아이폰6 등 휴대전화 가격담합 의혹에 대해서는 “계속 모니터링해 혐의가 발견되면 적극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지배구조 모범규준’ 규제완화 역행 아닌가

    금융위원회가 금융사의 지배 구조를 개선하려고 추진 중인 ‘모범 규준’을 놓고 말이 많다. ‘금융사 지배구조 모범 규준’에 따르면 금융사는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추천을 위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상시 운영해야 한다. 또 은행 및 은행지주사의 사외이사 임기를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사외이사의 평가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행 시기는 오는 10일부터로 초고속으로 진행되는 중이다. 이에 대해 재계와 제2금융권은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으로 경영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모범 규준은 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이 극심한 알력을 빚었던 ‘KB금융 사태’ 때문에 만들어졌다. KB금융이나 KT, 포스코 같은 기업은 정부 지분이 한 주도 없지만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어 사실상 ‘주인이 없는 회사’다. 그렇다 보니 CEO 선임 때마다 정권 또는 정부가 관여해 낙하산 인사를 내려 보냈다. 그 결과 낙하산 경영진끼리 다투는 일이 잦았고 조직이 크게 흔들렸다. 특히 높은 임금을 받는 사외이사들이 특정 학맥과 인맥에 얽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오히려 분열을 부추기는 일까지 벌어졌다. 우리는 앞서 그런 폐단을 지적하면서 사외이사 제도를 강도 높게 개혁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문제는 모범 규준이 대주주가 있어서 경영권이 확립된 생명·화재·증권·카드사 등 제2금융권에도 일률적인 잣대를 적용하려는 데서 생기고 있다. 상법에는 대표이사 선임 권한은 이사회가 갖고 있고 회사의 정관으로 정한 경우는 주주총회가 선임하게 돼 있다. 또한 금융사 지배구조 관련 법안 5건이 국회에 계류돼 있기도 하다. 다시 말해 행정지침 격인 모범 규준은 상위법에 어긋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모범 규준이 금융회사 자율성을 제한하고 기업 활동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재계의 볼멘소리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규제나 관치는 무조건 배척할 대상은 아니다. CEO 선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모범 규준을 관치라고 나무랄 것도 없다. 사외이사의 무능과 전횡은 규제 강화로 개혁하는 게 맞다. 그러나 현실을 무시한 일괄 적용은 책상머리 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대주주가 경영권을 쥔 금융사는 그 경영권을 존중하는 게 관련 법은 물론이고 자본주의 원칙과도 부합한다. 오너가 있는 회사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즉각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런데도 ‘임추위’를 구성해야 한다면 옥상옥이 되거나 도리어 경영상 장애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문제를 바로잡으려다 문제 없는 곳까지 건드려 문제를 일으킬 이유는 없다. 규제를 강화할 곳과 강화하지 않을 곳, 풀어 줄 곳을 잘 가려서 선별적으로 접근하기 바란다.
  • “대부분 국민 생계와 직결… 60일 이내 권리구제 힘써”

    “대부분 국민 생계와 직결… 60일 이내 권리구제 힘써”

    행정기관의 부당한 조치로 피해를 입은 국민의 권리를 구제해 주는 역할을 하는 행정심판은 1984년 12월 행정심판법이 제정되면서 실시됐다. 법 제정을 근거로 당시 국무총리실 산하에는 행정심판위원회가 설립됐다. 현재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행심위)로 이름을 바꿨지만 권리 구제라는 본연의 역할은 그대로 수행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행정기관에 대해 제기된 행정심판 33만 719건 가운데 18.2%가 받아들여지면서 모두 6만 211건의 부당한 조치를 바로잡았다. 법제처, 권익위 등에서 관련 업무를 전담해 온 황해봉 권익위 행정심판국장을 만나 행정심판의 특징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 등을 들어봤다. →제도가 도입된 지 30년이 됐지만 여전히 행정심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국민이 많은데. -사실 행정심판을 많은 국민이 아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그만큼 행정기관의 위법·부당한 처분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정기관의 처분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권리구제 수단’이라는 측면에서 인지도를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행정심판에 대한 인지도는 2009년 37.2%에서 2011년 41.3%, 2013년 43.8%로 늘고 있다. →행정소송과의 차이점은. -행정소송은 행정부가 아닌 사법부에서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고, 행정심판은 행정부 내에 설치된 행심위에서 행정처분의 위법·부당 여부를 판단한다. 행정소송은 3심제로 운영되지만, 행정심판은 신속한 분쟁 해결을 위해 단심제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행정소송보다 훨씬 빠른 시간 안에 부당한 조치에 대한 권리구제가 이뤄질 수 있다. →주로 심판이 청구되는 행정기관의 조치는 어떤 것인가. -운전면허 취소, 정보공개 거부, 산재보험료 부과, 영업정지, 건축허가 거부 등 국민의 생계와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사건을 60일 이내에 처리하도록 법에 규정하고, 별도의 비용도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인식이 개선되고 청구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을 텐데. -심판기관이 하나의 기관으로 통일된 것이 아니라 중앙부처, 시·도 등에 분산돼 있다. 또 조세심판원, 특허심판원 등 특별행정심판기관이 100여개 정도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이 부당한 조치에 대해 어느 기관에 호소해야 하는지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다. 권익위는 행정심판포털을 구축하는 등 창구 일원화 작업을 통해 불편함을 개선할 방침이다. 다만 처리 건수와 운영현황 등을 고려할 때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것보다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경우에 대해서는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통합·조정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의 행정심판 제도는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인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는 아직 행정심판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1999년 행정심판 제도를 도입한 중국은 2012년 24개성까지만 위원회 제도를 확대했다. 일본은 지난 6월 총무성 아래 제3자적 합의제 위원회를 신설하도록 법을 개정했지만, 자문기구에 불과해 기속력이 부여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주변 국가들은 한국의 행정심판 제도가 매우 효과적인 권익구제 수단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행정심판 제도와 운영 노하우, IT 인프라 등을 묶는다면 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국가에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불법 차명거래도 처벌 안 받는다, 왜?… 고객 혼란 가중

    불법 차명거래도 처벌 안 받는다, 왜?… 고객 혼란 가중

    “예금자 보호를 받기 위해 가족 명의로 해 놨다면 법 위반이 아니지만, 세금을 덜 낼 목적으로 가족 명의로 나눴으면 조세포탈 행위에 해당돼 위법이다. 그런데 과세 회피 목적인지 아닌지를 국가에서 어떻게 확인하고 검사할지 (기준이) 나와 있는 게 없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본인 명의로 변경하거나 증여를 하라고 권유하고 있다.”(A저축은행 직원) “대다수 국민이 금융실명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제로’라고 보면 된다. 이번 법안 강화의 취지가 불법을 막자는 데 있기 때문이다. 조세법 등 현행법 위반으로 걸렸을 때 차명계좌를 이용했다면 불법으로 유추해 가중처벌을 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니 (선량한) 일반인들과는 사실상 관련이 없다”(금융위원회 관계자) ‘금융 실명 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실명법) 개정안이 시행에 들어간 뒤 금융사 직원과 금융 당국자에게 들은 답변이다. 도대체 차명계좌를 갖고 있으면 처벌을 받는다는 것인지, 안 받는다는 것인지 알쏭달쏭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조차 “생계형 저축 등 세금우대 금융상품에 가입한도 이상 들기 위해 친구 명의로 분산 예금했다면?”이라는 질문에 “원칙적으로는 불법이지만 처벌을 받진 않을 것”이라는 모순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선 금융 현장에는 모호하고 작의적인 문구 해석을 놓고 문의가 빗발친다. 고객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이런 혼선의 이유는 현실과 법 개정 간의 간극에서 발생한다. 불법 행위 기준 자체가 똑 떨어지지 않는 데다 전수조사도 불가능하고 기존 관행대로 해 왔던 차명거래를 모두 처벌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불법이지만 처벌은 없다”는 해괴한 답변이 나오는 이유다. ‘선의의 차명’과 ‘악의적 차명’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혼란을 부채질한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 명의로 5000만원(증여세 면세 한도) 예금을 들었을 경우 자녀 용돈 관리 목적으로 쓰고 있다면 합법이다. 반면 자녀 명의로 계좌를 만든 뒤 이를 빌려 부모가 쓰고 있다면 불법이다. 어떻게 관리했고 어떻게 썼는지가 중요하다. 그러나 목적 자체를 명확하게 증명하기 쉽지 않은 게 문제다. 게다가 국세청이 일일이 들여다볼 가능성도 거의 없는 만큼 처벌될 가능성도 극히 희박하다. 따라서 차명계좌나 펀드를 굳이 만기 전에 찾거나 해지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마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미비한 대목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 수준으로는 정작 대기업의 비자금이나 슈퍼리치(거액 자산가)의 ‘검은돈’을 끌어내기에 역부족일 뿐만 아니라 되레 역외 탈세를 심화시킬 우려도 있다는 점에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이나 고액 자산가들이 비자금 관리와 탈세를 위해 해외 조세피난처로 고개를 돌릴 수 있다”면서 “역외 탈세 대책을 서둘러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뮤다, 버진아일랜드 등 주요 조세피난처 국가들과 자료 교환 협정을 맺은 영국 사례를 참조할 만하다는 조언이다. 미국도 자국인이 해외에서 일정 금액 이상의 은행 거래를 하면 미국 당국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실명법의 근본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계좌 개설 때 신분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면서 “‘고객을 제대로 알라’는 원칙에 따라 주소지는 물론 세금 고지서, 예금 능력까지 확인하는 미국처럼 금융기관의 고객 확인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분증만 제시하면 누구나 쉽게 계좌를 열 수 있는 현행 국내 풍토에서는 은행 직원이 차명계좌인지 아닌지 알아채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與 담뱃세 올려 세수 확보·野 누리과정 국고지원 챙겼다

    與 담뱃세 올려 세수 확보·野 누리과정 국고지원 챙겼다

    28일 누리과정 국고 지원, 법인세 감면 축소, 담뱃세 2000원 인상 등 핵심 쟁점에 대한 굵직한 합의를 이뤄낸 여야 원내 지도부의 표정은 엇갈렸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합의문 서명 뒤 “야당이 대승적으로 타협해 줬다”고 공을 돌리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 원내대표는 2002년 이후 12년 만에 법정 시한 내 예산안 처리를 눈앞에 둔 상황에 반색했다. 반면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최선을 다했지만 야당의 한계가 아쉬움으로 많이 남았다”며 엷게 웃었다. 정청래 의원 등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4명이 담뱃세 관련 법안소위 개최에 불참을 선언하는 등 야당에선 내홍이 일었다. 여야는 사안별로 명분과 실리를 나눠 가졌다. 지난 26일 누리과정 예산안 합의 실패로 국회 상임위 전체가 올스톱된 뒤에도 수시로 만난 여야 원내 지도부가 쟁점 예산 규모와 세목을 꼼꼼하게 조율한 결과다. 그럼에도 이날 발표된 원내대표 합의문에는 ▲5000억원 규모의 법인세 감면 축소 ▲5000억원대 누리과정 순증액만큼 국고에서 대체지원 ▲400억원대로 추정된 회원제 골프장 입장 부가금 폐지계획 백지화 등 총론 수준의 균형을 맞추었을 뿐 각론 논의 과정에서 또다시 진통이 예상됐다. 담뱃세 인상안이 당초 정부안대로 2000원 수준으로 결정되며, 여당은 세수 확보라는 실리를 챙겼다. 전날까지 야당은 1000~1500원 인상안에 동조했다. 당초 야당이 신설을 요구했던 세목인 ‘소방안전세’가 아닌 ‘소방안전교부세’로 세목이 정해진 데에도 여당의 노림수가 숨어 있단 평가다. 소방안전세와 소방안전교부세 모두 지방자치단체가 집행하게 되지만, 소방안전세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걷고 교부세는 국가가 걷은 뒤 지방에 교부한다. 국가가 개입하는 교부세 형태를 갖추면서 국회가 예산부수법안으로 논의할 여건이 다소 확충된 셈이다. 대신 야당은 소방안전교부세 신설이란 명분을 쥐게 됐다. 담뱃세 인상분의 약 30%(594원)가 개별소비세로, 개별소비세의 20%(119원)가 소방안전교부세로 배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누리과정 예산 협상에서는 역으로 야당이 실리를, 여당이 명분을 챙겼다. 야당 주장대로 올해 순증액 전액(5233억원)을 국고에서 시도교육청에 추가 지원하는 내용의 여야 합의가 이뤄졌다. 야당이 당초 주장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전액(2조 1500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2조원 이상 증액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데 야당도 내심 공감해 왔다. 5000억원 이상 국고에서 지원하되 누리과정이 아닌 특성화고 장학금(1582억원)·초등돌봄교실(2163억원)·방과후학교(1488억원) 등 다른 교육사업 예산 꼬리표를 달기로 하며, 여당도 체면이 섰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지원토록 규정한 ‘영유아보육법 시행령’을 사문화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교육 목적으로만 쓰도록 규정한 상위법과 시행령 규정이 맞지 않는다”며 교육청 예산 중 누리과정 예산 집행을 거부했다. 논란이 이어져 시행령이 사문화되면, 중앙정부 대 지방정부 간 누리과정 예산 논쟁이 매년 반복될 위기였다. 법인세 감면액 축소 합의의 득실 평가에서는 여야 모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일단 법인세율과 최저한세율을 조정하지 않기로 한 것은 새누리당 의견이 반영된 부분이다. 그러나 여당이 손대기 주저하던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와 대기업의 R&D 세액공제에 매스가 가해졌다. 야당 내부에선 2008년 이후 법인세 실질세율 하락 추세에 반전이 가해진 것만으로도 큰 진전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많지만, 의도대로 대기업 위주로 5000억원 규모의 증세효과가 발생하려면 각론 차원에서 치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대법 “YTN 기자 3명 해고 정당”… 허망하게 찍힌 6년 싸움 마침표

    6년을 끌어 온 YTN 해직 기자 사태가 큰 생채기만 남긴 채 법적 마침표를 찍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7일 YTN 노조원 9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징계무효 확인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노종면, 조승호, 현덕수 기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하다”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선거캠프 언론특보 출신 구본홍씨의 사장 내정에 반발, 주주총회 및 이사회 개최를 방해하고 출근 저지 투쟁 등을 벌였다는 이유로 2008년 10월 해직된 뒤 2243일 만에 나온 확정 판결이다. 항소심 선고로부터도 3년 7개월이 지났다. 재판부는 “징계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에 방송의 중립성 등 공적 이익을 도모한다는 목적이 담겨 있던 점을 참작하더라도 원고들에 대한 해임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피고가 징계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에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권석재, 우장균, 정유신 기자에 대한 해고는 과도한 것으로 무효라고 본 원심을 확정했다. 나머지 3명에 대한 정직 6개월의 징계 처분을 정당하다고 본 원심도 그대로 유지했다. 앞서 1심은 언론이라는 특수성에 주목하며 회사 측의 해고가 재량권 남용이라고 봤다. 공정 보도 원칙이나 정치적 중립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반대 내지 항의했다는 점을 참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항소심은 사측 입장으로 기울었다. 공정 보도를 위해서였더라도 의견 표명, 주의 촉구, 견제 행위 등 허용 범위를 넘어 노조의 고유 목적이나 활동과는 무관하게 경영권에 부당하게 개입하거나 간섭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주도, 가담 정도에 따라 3명의 해고는 정당하고 3명은 과하다고 판결했다. YTN 노조 위원장이었던 노 기자는 대법원 선고 뒤 “냉정히 생각해 보면 이 사건은 단 한 명의 부당 징계도 있어서는 안 되는 사건이었다”며 “이명박 정부와 배석규 현 사장, 현재 YTN 경영진, 그리고 대통합 운운하며 우리를 기만한 박근혜 정부까지 그들의 치부가 낱낱이 드러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자사고 퇴출, 교육부 장관 동의 없으면 못한다

    앞으로 교육감은 교육부 장관의 동의가 없으면 특성화중, 특수목적고(특목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지정 또는 지정취소를 하지 못한다. 사실상 교육감의 자사고 퇴출 권한을 박탈했고 지정취소 요건도 까다롭게 설정했다. 교육부는 26일 특성화중, 특목고, 자사고의 지정 및 지정취소에 관한 사항과 개선된 검정고시 제도의 내용을 반영한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교육부 훈령인 ‘자율형사립고등학교 지정 협의에 관한 훈령’에 있는 내용을 시행규칙으로 상향 입법하는 형태로 마련됐다. 개정안은 교육감이 특성화중, 특목고, 자사고를 지정 또는 지정취소하는 경우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친 날로부터 50일 이내에 교육부 장관에게 동의를 신청하고 교육부 장관은 이로부터 2개월 내에 동의 여부를 통보하되 필요하면 통보 시한을 2개월 연장할 수 있게 했다. 또 교육감이 제출한 동의신청서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위법·부당한 사항이 있으면 교육부 장관이 이를 반려할 수 있고 교육부 장관이 부동의하면 교육감은 해당 학교를 지정 또는 지정취소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이는 앞서 교육부가 서울시교육감이 자사고 6곳에 대해 내린 지정취소 처분을 취소함에 따라 법정 다툼을 피할 수 없게 된 상황이 재발되지 않게 통제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교육부는 개정안에서 자사고 상시 지정취소 요건을 회계부정, 부정 학생 선발, 교육과정 부당 운영으로 정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의3 제4항을 ‘관련 주체가 해당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감사 결과 중징계 이상의 처분요구를 받은 경우’로 구체화했다. 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특목고, 자사고, 특성화중의 재지정과 관련해 교육감의 권한을 사실상 박탈한 것으로 교육 자치에 반하는 것”이라면서 “교육과정 부당 운영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전례가 없고 중징계를 받기도 어렵기 때문에 애초 지정취소에 관한 입법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반발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대법원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등 3명 해고 정당”

    대법원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등 3명 해고 정당”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에 대한 YTN 측의 징계 해고가 정당하다고 대법원이 판결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7일 YTN 노조 조합원 9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징계무효확인 소송의 상고심에서 “노종면 전 위원장 등 3명에 대한 해고는 정당하다”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징계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에 방송의 중립성 등 공적 이익을 도모한다는 목적이 담겨있던 점을 참작하더라도 원고들에 대한 해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피고가 징계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노조원 3명에 대한 정직 처분도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다만 가담횟수나 정도를 고려하면 YTN 해고 노조원 6명 중 권석재 전 노조 사무국장 등 3명에 대한 해고는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노종면 전 위원장 등은 2008년 10월 이명박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일한 구본홍 전 사장의 선임에 반발해 출근저지 농성을 벌였다는 등의 이유로 징계 처분을 받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6명에 대한 해고를 전부 무효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언론사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공익을 도모하려는 동기에서 비롯된 행위”라며 “징계 수위가 현저히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2심은 “사용자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권리인 경영진 구성권과 경영주의 대표권을 직접 침해한 행위”라며 노종면 전 위원장 등 3명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고 달리 판단했다. 노종면 전 위원장은 2011년 11월 해직 언론인들이 주축이 돼 만든 대안언론 ‘뉴스타파’에 참여, 2012년 6월까지 초대 앵커를 맡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 식구 감싸거나] ‘술값 난동’ 판사 변호사 개업

    술값 시비 끝에 출동한 경찰을 때리는 등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모(51) 전 부장판사가 변호사 개업을 했다. 비리 공무원의 변호사 등록 거부 조건을 강화한 개정 변호사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한변호사협회는 25일 이 전 판사가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에 회원으로 등록, 수원에 변호사 사무실을 냈다고 밝혔다. 당초 변협은 등록 거부 의견으로 변협등록심사위원회에 회부했지만 심사위는 등록 거부 사유까지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등록심사위는 고위 법관과 검사,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변호사 등 9인으로 구성된 독립 심사기구다. 앞서 지난 5월 개정된 변호사법은 변호사 등록 거부 대상을 ‘공무원 재직 중 직무에 관한 위법 행위’를 저지른 경우에서 ‘재직 중 위법 행위’를 저지른 경우로 강화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CGV·롯데쇼핑 꼼수에 일격 당한 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가 CJ CGV와 CJ E&M, 롯데쇼핑의 ‘꼼수’에 일격을 당했다. 공정위는 오는 26일 전원회의에서 이 업체들의 불공정거래 행위, 영세 영화사업자의 차별 의혹과 관련해 심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CJ CGV와 CJ E&M, 롯데쇼핑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를 보상하겠다는 의미로 ‘동의의결’을 갑작스레 신청하면서 심의가 중단되고, 동의의결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심의로 바뀌게 됐다. 동의의결이란 사업자가 스스로 경쟁 제한을 해소하고 소비자 피해 구제에 대한 시정 방안을 제안하면 공정위가 의견 수렴을 거쳐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과징금도 부과되지 않는다. 이 업체들이 동의의결을 신청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천문학적인 ‘과징금 폭탄’이 예상되자 이를 피하기 위해 스스로 죄를 고백한 것과 다름없다. 동의의결 제도가 대기업의 과징금 면죄부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공정위는 지난 4월 영화업계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 조사를 했고 이 업체들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을 확인했다. 공정위도 이 업체들의 동의의결 신청에 당혹해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에 심의할 대상은 영세 영화사업자들을 차별 취급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업체들이 너무 갑작스럽게 동의의결을 들고나와 우리도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뉴스 플러스] 法 “사망 위로금, 유족 보상 별개”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김경란)는 공사 현장에서 사고로 숨진 크레인 기사 최모(당시 55세)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청구한 유족급여 부지급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측이 유족에게 1억원 지급을 약정한 시점은 최씨가 사망한 날로부터 5일이 경과한 때로 민사상 손해배상액을 산정하고 협상하기에는 촉박한 시점”이라며 “회사가 지급한 1억원은 사망 위로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유족 보상 일시금 지급을 거부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 [열린세상] 대학입시제도 개혁은 대학 자율에서 출발해야/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대학입시제도 개혁은 대학 자율에서 출발해야/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오늘을 사는 우리나라의 기성 세대들은 유소년 세대들에 크나큰 죄를 짓고 살고 있다. 다름 아닌 지구 어느 곳에도 없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볼모로 잡혀 있는 대학입시제도 때문이다. 정부도 한쪽으로는 창조경제와 지식기반 경제로의 이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면서도 이러한 정책의 가장 근본이 되는 대학교육 정책은 ‘3불정책’(본고사 부활 불가, 고교등급제 불가, 기여입학제 금지)에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잘못된 대학입시제도는 중·고등교육의 황폐화를 초래하고 궁극적으로는 유아·초등 교육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교육의 사회적 비용과 입시와 관련된 사회 갈등은 우리 사회의 부패구조와 양극화 현상에 가장 크나큰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 개혁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출발했던 박근혜 정부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대폭적인 대학입시제도의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 최근 지난해 치른 세계지리 8번 문항 오류에 따라 성적을 재산정해 불합격생을 구제하는 절차가 진행됐다. 설상가상으로 이번에는 지난 13일 치른 수능 역시 출제 오류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16일까지 평가원 홈페이지 수능문제 이의 게시판엔 700여개의 글이 올라왔다고 한다. 영어 25번 문항, 생명과학Ⅱ 8번 문항, 사회탐구생활과 윤리 7번 문항 등이 대표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올해 수능의 더 큰 문제는 변별력이 크게 떨어짐에 따라 수학 B형의 경우 한 문제만 틀려도 1등급에서 2등급으로 강등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학부모와 학생들이 어떻게 수시전형과 정시전형에 임해야 하는가에 대해 커다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고교진학지도교사모임인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는 지난 17일 “앞으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에 따라 시행될 새 대입 전형에선 통과 여부만 판단하는 자격고사 방식으로 수능을 개편해야 한다”며 “대입은 고교 교육과정에 바탕한 글쓰기·말하기·실기 등과 학생부 종합전형 위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 우리는 대학입시제도의 일대 개혁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대학입시제도의 개혁은 대학 입시전형의 전 과정을 100% 대학의 자율에 맡기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는 바로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가 주장하는 방안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다만 수능을 자격 고사화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 시기상조라고 판단하면 현재의 수능을 9월과 11월에 2차에 걸쳐 치르게 한 후 각 대학이 주관하는 입학전형위원회에서는 수능과 학생부 종합전형이나 논술고사에 대학별로 상이한 가중치를 주는 방식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각 대학의 입학전형 관리 능력을 믿고 대학 입시전형의 대학 자율화를 유도하되 입학 전형의 투명성을 감독해 대학운영보조금을 차별화시켜야 한다. 다시 말하면 입시관리자율화에 따른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각 대학은 입학전형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수시와 정시모집의 기준을 사전 공고하도록 해야 하며 입시 관리에 따르는 모든 위법적이고 탈법적인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학 지원생들은 원칙적으로 다수의 대학에 동시 지원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해야 한다. 각 대학의 입시관리위원회는 입시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되 선발 기준에는 정량적 기준(수능성적과 내신성적) 이외에도 정성적 기준(지역할당, 전공별 배분, 성별배분 등)을 갖고 수시나 정시입학관리를 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갖고 있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지원 학생이 A대학에 합격했지만 B대학에 불합격한 이유는 알 필요가 없으며 각 대학의 입시관리위원회에서도 이를 설명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 정부는 각 대학의 입시관리위원회가 자체적으로 정한 입학 사정의 기준과 선발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도 책임을 지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대학입시제도의 일대 개혁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중장기 경제 정책이다. 새로운 대학입시제도의 도입으로 인적 자본이 유일한 자산인 우리나라의 지식기반 산업들이 지금의 정체에서 벗어나 기술 혁신과 생산성 혁신의 길을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다른 개혁은 실패하는 한이 있더라도 대학입시 개혁만은 꼭 성공시키는 정부가 돼야 할 것이다.
  • 규정도 없고 감시도 없고… 수상한 공공기관 상품권

    규정도 없고 감시도 없고… 수상한 공공기관 상품권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직접 발행하는 ‘지역사랑 상품권’이 확산되는 추세이지만 관련 규정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안전행정부는 지방재정법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대전 동구청에서 주최한 지자체 회계공무원 워크숍 가운데 하나로 지자체 상품권 활용 실태 및 투명한 관리방안에 관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세종특별자치시 회계과 김혜진씨는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 공직유관단체에서 사용하는 상품권과 관련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상품권을 발행하는 기관들은 대부분 발행과 관리운영을 조례로 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환급청구된 상품권 폐기절차나 환전되지 않은 판매대금 처리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었고 위조와 변조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특히 상품권 발행을 위한 상위법 근거가 전혀 없어 국회 차원에서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 등에서는 상품권을 구매해 직원 포상과 기념품, 직원복지 등의 용도로 사용하는 곳이 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구매와 관리에 관한 규정이 미흡해 예산 낭비와 비리 가능성이 지적됐다. 목적 외 사용과 임의사용, 사적인 사용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재임 중에 상품권 20억원어치를 구매한 뒤 1억 8700만원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박광태 전 광주시장이 2012년 불구속 기소된 것은 미흡한 규제가 초래한 부작용이 뚜렷이 드러난 사례였다. 공공기관 직원 11명이 5년에 걸쳐 유관기관 선물용으로 상품권 1억 3218만원어치를 구입한 뒤 개인용도로 사용하다 2012년 감사에서 들통나기도 했다. 당시 권익위에서는 상품권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규정을 마련하고 예산절감과 부정사용 방지를 위한 방안을 만드는 등 올해 3월까지 제도를 개선할 것을 각 기관에 권고했다. 하지만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 모두 지금까지도 제도 개선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재까지 관련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 역시 부산시, 대전시, 경북도 등 3곳에 불과하다. 상품권 관련 규정 마련에 가장 적극적인 정부기관은 통계청이다. 통계청은 상품권 구매 및 사용 세부지침을 마련해 담당부서와 통합관리에 관한 규정을 명확히 적시했다. 김현기 안행부 지방재정정책관은 “공공기관 상품권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일정액 이상 상품권을 구매할 때는 계약부서를 통하도록 하고 관리대장 작성과 구매·사용내역 공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담양 펜션 화재 실제 건물주 현직 구의원 출금·압수수색

    경찰이 화재로 10명의 사상자를 낸 전남 담양 H펜션 건물주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데 이어 출국금지 조치했다. 담양경찰서는 17일 오후 광주지검의 영장을 발부받아 펜션과 실제 소유주 최모(55)씨가 입원 치료 중인 병실, 광주 북구 두암동 등 3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또 이들 부부와 아들(24)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경찰은 담양 H펜션 건물주가 부인 강모(54)씨 명의로 돼 있지만, 광주 지역의 현직 구의원인 남편 최씨가 실질적인 주인인 만큼 이에 대한 연관성을 확보해 신병 처리를 할 방침이다. 2005년 해당 펜션을 인수해 부인과 함께 운영해 온 최씨는 지난 6·4 지방선거 출마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재산 등록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최씨가 실제 소유주라는 기초 조사를 충분히 끝낸 후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경찰은 최씨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건축법 위반 혐의로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또 H펜션 업주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보험사를 통해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숙박시설 보험 가입은 소방법이나 공중위생법상 의무 사항이 아니어서 법적 제재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앞으로 피해자 가족과 보상 등에 관한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유가족들은 건축주에 대한 구속 수사와 재산 조사 및 가압류, 담양군 고문 변호사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해 줄 것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석 담양경찰서장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전남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의 합동 감식 결과를 토대로 화재 원인과 불법 건축, 소방 시설·관련자 위법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두암동 광주병원에 임시 분향소를 설치한 담양군은 이날 대조경로당에서 4인 유가족 대책위원들과 면담을 하고 건의 사항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담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日시민단체 “징용 조선인 추도비 철거 말라”

    일본 군마현에 건립된 조선인 강제연행 희생자 추도비 철거 움직임과 관련해 이 추도비를 관리하는 시민단체가 소송으로 맞섰다. 1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조선인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은 이날 군마현 당국이 추도비 설치허가 갱신을 거부한 것은 위법이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위헌이라는 이유로 갱신불허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마에바시 지방법원에 냈다. 이 모임은 행정기관이 시민단체의 특정 발언을 ‘정치적’으로 규정해 이미 설치된 위령비의 허가 갱신을 거부한 것은 헌법이 규정한 표현의 자유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임의 공동대표인 쓰노다 기이치 전 참의원 부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당한 처분에 분노해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중요한 재판이므로 전국적으로 지원망을 가동해 승소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군마현 조선인 추도비는 일제 강점기 군마현의 공장 등으로 강제 징용돼 사고와 가혹한 노동으로 희생된 조선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2004년 4월 다카사키시의 군마현 현립 공원인 ‘군마의 숲’에 건립됐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무상복지 논란] 무상보육·급식 갈등… ‘꼬인 法’에 묶이고 진영논리에 갇히고

    [무상복지 논란] 무상보육·급식 갈등… ‘꼬인 法’에 묶이고 진영논리에 갇히고

    무상보육 논란이 무상급식으로 튀면서 무상복지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무상복지 대혼란의 핵심에는 관련 법령이 서로 충돌하거나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들은 12일 “엉켜 있는 관련 법령을 정리하는 게 시급하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무상보육에 대한 논란은 지난 9월 정부가 2015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누리과정은 지원 대상이 지난해부터 만 3~5세로 확대돼 올해 3조 4156억원에서 내년에 3조 9284억원으로 예산이 늘었다. 반면 정부가 책정한 내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39조 5206억원으로 올해보다 1조 3475억원이 줄었다. 누리과정 지원 대상자는 증가했지만 교부금은 이에 비례해 늘지 않은 점이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지적된다. 중앙정부는 무상보육인 누리과정 예산은 시·도교육청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개정된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제23조에는 ‘영유아 무상보육 시행에 드는 비용은 예산의 범위에서 부담하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른 보통교부금으로 부담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시·도교육청은 시행령이 상위법인 영유아보육법과 충돌한다고 맞선다. 영유아보육법 34조에는 ‘무상보육 시행에 드는 비용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거나 보조해야 한다’고 규정됐다. 또 시·도교육감은 교육청의 누리과정 중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 지원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과도 배치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르면 교부금은 ‘교육기관’에만 쓸 수 있다. 누리과정 예산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적용되는데, 어린이집은 교육기관이 아닌 보육기관이기 때문에 지원하지 않겠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무상급식 논란에 대해서도 법리 논쟁 중이다. 정부와 여당은 무상급식을 지자체의 재량이라고 보고 있다. 학교급식법 제3조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급식의 구체적인 사항들은 시·도교육감 등이 매년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게 돼 있다. 시·도교육청은 이에 맞서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는 헌법 조항을 들어 중앙정부의 책임을 강조한다.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할 때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의해 분담토록 조례로 규정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은 교육청과 서울시, 구가 각각 50%, 30%, 20%를 분담한다. 경남의 경우 교육청이 66.0%, 도가 13.6%, 시·군이 20.4%를 부담하고 있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경남 학교급식 지원조례에는 ‘무상급식을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의해 부담한다’고 돼 있는데, 누가 얼마를 부담하는지는 기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국 교육청이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어 홍준표 경남지사처럼 지자체장이 이를 거부하면 손쓸 방도가 없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국회가 꼬인 법령을 시급히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옥무석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는 “정치권과 시·도교육청이 무상보육이나 무상급식 관련 법령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른 주장이 나오고 있어 문제”라며 “충돌하는 법령은 결국 국회가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무상복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정권이나 당의 논리가 아닌 다음 세대를 위한 장기적인 문제에 대해 합의 과정이 없고 논쟁만 있다”며 “이해관계를 떠나 사회 통합이라는 관점에서 큰 그림을 설계하고 접근해야 제대로 된 개정 법령이 도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오바마·시진핑 “한반도 원칙은 완전한 비핵화”

    오바마·시진핑 “한반도 원칙은 완전한 비핵화”

    버락 오바마(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은 12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미·중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데에도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등 중국의 한반도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조속한 6자회담의 재개를 강조했다. 최근 북한이 억류 미국인 2명을 석방하는 등 미국에 호의를 보이는 상황에서 미·중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한 만큼 북핵 문제를 둘러싼 관련국들 간 움직임이 빨라질지 주목된다. 양국 정상은 또 온실가스 감축 합의 등 기후변화 대응을 비롯해 반(反)테러, 에볼라 대응에 대해서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양국 간에 첨예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것과 관련, 앞으로 육상 및 해상에서의 ‘(우발적) 군사적 충돌’ 방지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홍콩 민주화 시위, 사이버 테러 등을 놓고서는 이견을 노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홍콩 시위와 관련해 “미국은 그들(시위대)을 돕지도 않았고 (시위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선거는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 주석은 “홍콩에서 일어난 점거 사태는 위법 행위이며 중국의 내정으로 그 어떤 국가도 관여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도서정가제 시행] ‘할인율 15%’ 묶었지만 공급률 그대로… 유통구조 개선 불투명

    [도서정가제 시행] ‘할인율 15%’ 묶었지만 공급률 그대로… 유통구조 개선 불투명

    오는 21일부터 새로운 도서정가제가 시행된다. 물론 완전 도서정가제는 아니다. 정가의 최대 15%(책 정가의 할인 10%+쿠폰, 마일리지 등 간접할인)까지 할인이 허용되는 제도다. 사라져가는 작은 서점과 영세 출판사들은 물론 작가, 독자 등 출판 생태계를 이루는 주체들이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대증요법에 그쳐 결국 대형서점, 인터넷서점 중심으로 치우친 현재의 출판유통 구조의 모순이 그대로 고착화될지는 미지수다. 주체별로 도서정가제를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가며 현재 출판계의 현실 및 출판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짚어본다. # 최애서(33·가명)씨는 책 마니아다. 독서뿐만 아니라 책을 소장하는 애착도 크다. 200만원 남짓 되는 빠듯한 월급으로 생활을 꾸리지만 매주 1~2권의 책은 꼭 사서 본다. 다 읽은 뒤 책 위쪽에 자신만의 사인을 살짝 남겨놓은 게 벌써 500권이 넘는 장서 목록을 이뤘다. 재산목록 1호다. 평소 퇴근하고서는 별 약속 없으면 서점에 들러 새로 나온 책이며 베스트셀러 목록 등을 둘러보는 게 취미다. 하지만 마음에 든다고 곧바로 책을 사지는 않는다. 제값 다 주고 책을 사는 사람이 요즘 세상에 얼마나 된단 말인가. 그가 애용하는 곳은 바로 ○○인터넷서점. 기본 10% 할인에다 정가의 9%씩 차곡차곡 쌓이는 마일리지로 나중에 책을 공짜로 살 수도 있다. 또 출간한 지 18개월 지난 책은 20~30%씩 할인하기도 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인터넷서점의 매력은 또 있다. 책을 사고 나면 그 책과 연계된 자신의 관심사를 확장시켜 주는 여러 책들을 소개해 준다.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받을 수 없는 독서 가이드 서비스다. 그런 최씨는 요즘 불만이다. 21일부터 도서정가제가 더욱 엄격히 운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일리지를 포함해서 총 19%까지 할인되던 18개월 이내 신간은 물론이고 나온 지 오래된 책들도 최대 15%까지만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실용서와 초등학생 학습참고서도 도서정가제의 적용을 받고 도서관에서 책을 구입할 때도 도서정가제가 적용된다고 한다. 정부의 정책이 이해가 안 된다. 자유로운 가격 경쟁이 있어야 소비자들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지 이렇게 규제만 해서야, 원…. 요즘 책값이 좀 비싼가. 만원짜리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책은 거의 없다. 그나저나 책값이 몇 년 새 왜 이렇게 급격히 올랐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물가가 이렇게까지 오른 건가. 아니면 유독 책값만 오른 건가. # 8년째 출판사를 운영하는 나편집(49·가명) 대표는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년이면 평균 15~20권의 신간을 펴내니 비교적 꾸준한 실적이지만, 출판사 운영은 점점 더 어렵다. 최근 1~2년 새 2쇄 이상 찍은 책은 한 손으로 꼽을 정도다. 책이 안 팔리다 보니 대중적인 인문서 같은 책도 초판으로 고작 1000부, 많아야 2000부 찍는 게 전부다. 수지를 맞추기 위해 책값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 동네서점들이 점점 없어져 가니 책을 찍어놓고도 납품할 곳이 줄어들고 있다. 대형서점에 납품할 때는 책 정가의 60% 남짓 받으면 잘 받는 셈이다. 인터넷서점에 납품할 때면 50~55%, 심지어 50% 이하로 뚝 떨어지기도 한다. ‘도둑놈’ 소리가 절로 튀어나오기도 하지만 동네서점이 망해 가니 이렇게 ‘슈퍼 갑’인 그들의 요구를 맞춰줘야 그나마 연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는 오래 갈 수 없다. 이미 종이값 인상 등으로 원가 상승 요인이 큰 상황이다. 여기에 인터넷서점이 요구하는 공급률을 맞추면서도 생존을 꾀하자니 책값을 그만큼 더 올리는 수밖에 없다. 얼마 전 만난 다른 출판사 사장 역시 “양심에 찔리긴 해도 공공연한 출판계의 관행 아니겠느냐”며 비슷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최근 10년여 동안 책값이 마구잡이로 올라간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다. 악순환이다. 책을 할인해서 싸게 팔기 위해 인터넷서점은 출판사에 공급률을 후려치고 출판사는 최소한의 수지를 맞추기 위해 책값을 좀 더 비싸게 매기고 독자는 한 권을 사도 할인해 주는 인터넷서점을 찾게 된다. 새 도서정가제 할인율이 총 15%로 낮춰지더라도 ‘언 발에 오줌 누기’ 격이다. 무료배송, 신용카드 제휴 할인 등은 그대로다. 공정거래위, 규제개혁위, 법원 등이 모두 이를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무료배송을 금지하고 있어 아마존 같은 세계적 인터넷서점도 제대로 발붙이지 못하는 프랑스가 부러울 따름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동네서점과 소형 출판사가 살기 위해서는 도서정가제만이 아니라 도서 공급률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 김할인(41·가명) 인터넷서점 마케팅팀장은 불만이 크다. 그간 유통질서를 간소화해서 소비자들에게 최대한 싸게 책을 공급하려 했을 뿐인데 돌아오는 것은 마치 인터넷서점이 출판계 질서 교란의 장본인이라는 시선뿐이다. 따지고 보면 인터넷서점만이 아니다. 그동안 어떤 출판사들은 도서정가제에서 실용서가 제외되는 허점을 이용해 인문서를 ISBN(국제표준도서번호) 실용서로 바꾸는가 하면 제작·유통 과정에서 흠집 난 책, 기증도서가 정가제에서 제외되는 점을 활용해 왔다. 대형서점이 사실상 강요하듯 부렸던 횡포를 생각하면 꼭 인터넷서점만 비판을 받아야 하는지 억울하기만 하다. 마치 공급률 때문에 책값이 오른다고 하는데 핑계로만 들린다. 인터넷서점이 아니면 중간 유통을 맡는 도매상에 10%를 줘야 하고, 어음이 아니라 바로 현금 결제를 해주고 있으니 출판사 입장에서는 결국 비슷한 수익률이다. 사실 김 팀장도 마음이 뜨끔한 적이 있다. 2003년 전국에 2017개에 이르던 66㎡(20평) 미만의 동네 서점이 10년 사이에 887개로 줄어들었다는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통계자료를 접하면 ‘과연 우리가 잘하고 있는 건가’라는 회의가 들기도 했다. 어쨌든 할인도서가 사실상 전면 제한돼 다양한 마케팅이 어려워지면서 김 팀장과 회사의 위기감도 커졌다. 이미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어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인터넷서점 빅4’는 이미 오프라인 서점까지 겸영하고 있다. 물론 정식 서점은 아니다. 중소기업중앙회 동반성장위원회가 서점을 중소기업 적합 업종에 포함시켜 대형서점이 신규 진입을 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저자와 독자를 이어주는 공간, 전자책의 새로운 수요 창출의 공간, 온라인으로 주문한 책을 찾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사업성이 불확실하다. 오프라인까지 돌며 마케팅 수요 창출이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김 팀장의 퇴근 시간이 매일같이 하염없이 늘어지는 이유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검찰 수사관 전직시험 실기평가는 적법”

    검찰 수사관 전직시험에서 수사실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실기시험을 치르는 것은 적법하다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지난달 25일 치른 전직시험의 합격자는 예정대로 11월 중순에 발표될 전망이다. 중앙행심위는 서울중앙지검에 근무하는 사무직 공무원 A씨가 “실기시험을 포함한 전직시험 실시계획은 무효”라며 검찰총장을 상대로 낸 행정심판사건에서 적법 결정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대검찰청은 2012년 기능직을 일반직에 통합하는 국가공무원법 개정에 따라 건축·전기·사무보조 등의 업무를 맡은 기능직 공무원 1600여명이 전직시험에서 통과하면 수사관과 같은 일반직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결정하고 전환공고를 냈다. 7급 전환시험에는 형법, 형사소송법, 행정법 등 필기시험과 함께 컴퓨터로 조서와 범죄사실을 작성하는 등 수사실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실기시험이 포함됐다. 이에 A씨는 “논문형 필기시험과 차이가 없는 실기시험을 포함시킨 것은 위법하고 합격 점수를 70점 이상으로 한 것이 과도하다”며 중앙행심위에 무효확인 및 취소심판을 청구했다. 중앙행심위는 “검찰청 업무 특성을 반영하고 수사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능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논문형 필기시험과 구별된다”며 “전직시험관리위원회에서 시험 요강을 심의해 정한 것이기 때문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무원 구분 변경에 따른 전직임용 등에 관한 특례 규정에 따르면 소속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실기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며 “수사관 전직시험의 방법과 요건은 적법하고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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