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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makjang의 시대’에는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홍희경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makjang의 시대’에는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홍희경 국제부 차장

    TV가 퇴화 중인 이 시점에도 매회 20% 안팎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인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선 죽어도 죽는 게 아니다. 여자 주인공이 절벽에서 떨어져도 다들 도무지 죽었다고 믿지를 않고, 언제 점 찍고 살아 돌아오는지 기다린다. 외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makjang’이라며 한국어 발음 그대로 소개한 막장 드라마의 세계관이다. 배역들의 생사를 두고는 개연성 따위 신경쓰지 않는 막장 드라마가 공을 들이는 장면은 따로 있다. 다들 그럴 것이라고 믿는 집단의 마음, 집단심성을 직관적으로 얼마나 잘 그려 내는지에 막장 드라마의 성패가 달려 있다. 그래서 학교폭력의 진상에는 관계없이 학교 위신을 신경쓰느라 피해자만 닦달하는 장면이나 살인죄를 짓고도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무죄 방면되는 사법 시스템 장면을 구성할 때 ‘펜트하우스’는 사회 고발 드라마처럼 보일 정도로 공을 들인다. 뜯어 보면 변론 장면을 생략해 버리는 등 무죄 방면 과정 역시 개연성 없긴 마찬가지임에도 다들 ‘역시 유전무죄’라고 무릎을 탁 치며 이심전심 넘어갈 소재를 찾아서 그려 낸다. 집단이 ‘역시’라고 믿는 일은 위력적이다. 일단 집단의 마음이 결정되면 몇십 년을 이어 온 철옹성 같던 시스템도 산화돼 먼지처럼 폭삭 주저앉는다. 고증이 탄탄한 수사물이 논리적으로 사법 시스템의 부조리를 설득해 낼 때가 검찰 위기의 시작 지점이라면 어느 막장물에서 ‘수사가 원래 그 꼴이지’라고 느닷없이 친 대사에 아무도 반박을 안 하는 시점쯤이면 돌이키기 어려운 종국의 위기라 하겠다. 시스템이 피로골절 직전이 되면 뒤집어엎어 버리는 수준의 변화가 따르는 건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입증된 바다. 물 흐르듯 위에서 아래로 흐르던 권위, 고관여 집단에서 저관여 집단 쪽으로 향하던 정보와 자원의 전달 체계는 뒤집힌다. 저관여 집단의 요구에 고관여 집단이 성찰, 변신하는 정치적 삼투압 현상으로 체질이 개편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가장 최근의 사례가 ‘이준석 현상’으로, 36세 야당 대표가 등장한 뒤 정치 저관여 집단이던 청년들과 그들이 불만을 품은 문제들인 박탈감과 불공정의 의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그런데 ‘이준석 현상’을 불러낸 것이 진짜 20대 남성의 힘뿐이었을까. 그렇게 세대와 계층을 갈라쳐서 분 바람이라면 과거 ‘노무현 바람’, ‘뉴타운 바람’과 크게 다를 것도 없을 일이다. 세대교체 성격마저 부각되는 ‘이준석 현상’을 공희준 메시지크리에이터는 “바람 아닌 계절풍급 변화”라고 총평했는데, 도대체 무엇에 기인한 분석일까. 출근길 양보 없는 도로 위 유독 불안해 보이는 차 뒤에 붙은 ‘초보운전’ 스티커에서 겨우 실마리를 얻었다. 무너진 공정 때문에 타격 입은 계층은 20대 남성뿐만이 아니다. 오히려 50대, 60대, 70대일수록 불공정 때문에 입은 상흔이 크다. 허울 좋은 표창장이 없어 취업을 못 한 20대가 분노할 동안 평생 쉰 적 없음에도 그 표창장 하나를 못 구해줘 자식 인생 망칠 것 같은 50대 마음엔 울분이 쌓인다. 스티커 붙인 운전자의 대다수가 20대여서 이들이 두드러져 보일 뿐 불공정은 전 세대의 문제다. 아니, 나이 들어 초보 스티커 붙일 때 더 두렵고 서러운 법이다. 3040 정상은 세계에선 이미 흔한 일이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을 초청한 주요 7개국(G7) 정상 중에서도 캐나다와 프랑스 2개국의 수반이 70년대생이다. G7 회의 뒤 문 대통령이 국빈 방문한 오스트리아·스페인의 총리도 3040이다. 이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유로존 위기라는 파국 이후 각국 정계에서의 전복 의지에 힘입어 리더십을 쥐었다. 이준석의 젊음이 아니라 이준석이 통하는 시대의 정체가 무엇인지 먼저 들여다봐야겠다.
  • 김정은 “적대 세력의 中 압박은 발악” 친밀 과시

    김정은 “적대 세력의 中 압박은 발악” 친밀 과시

    북한은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의 축전과 꽃바구니를 보내고,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1면 사설을 통해 돈독함을 드러냈다. 미중 패권 다툼이 가시화하고, 북미 간 기싸움도 팽팽해지자 북중이 더욱 밀착하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앞으로 보낸 축전에서 “(북중은) 복잡다단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전투적 우의와 혈연적 유대의 위력으로 난관과 애로를 과감히 헤치며 미래를 향해 매진하고 있다”면서 “사회주의 건설이 그 어떤 정세 변화와 도전에도 끄떡없이 활력 있게 전진하도록 힘있게 추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갈등을 의식한 듯 김 위원장은 “중국에 대한 적대 세력들의 악랄한 비방 중상과 전면적인 압박은 단말마적인 발악에 불과하다”면서 “나라의 주권과 영토 완정, 세계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중국 공산당의 위업을 확고부동하게 지지한다”고 힘을 실었다.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도 ‘중국 공산당 창건 100돌을 열렬히 축하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1면에 싣고, “서로 피와 생명을 바쳐가며 긴밀히 지지협조한”, “동서고금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특수한 친선의 전통” 등의 표현으로 ‘혈맹’을 강조하며 양국의 관계를 부각했다. 북한은 올 들어 미국과의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과의 친선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에는 김 위원장의 방중 3주년과 시 국가주석의 방북 2주년을 맞아 공동 좌담회를 개최하고 양국 대사가 친선을 강조하는 특별 기고를 서로의 당 기관지에 싣기도 했다. 오는 11일 북중 우호조약 체결 60주년을 앞두고 고위급 교류 가능성이 나오는 등 밀착 행보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사회의 여백/글항아리 편집장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사회의 여백/글항아리 편집장

    2019년 10월 초 도쿄에서 태풍 하기비스를 만났다. 태풍의 위력은 대단해 사람이 날아갈 정도였다. 호텔에 이틀간 갇혀 있었더니 먹을 것이 없어 위험을 무릅쓰고 신주쿠 번화가로 나갔다. 거리에 사람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문 연 음식점을 찾아 걷던 그때 반갑게도 길에 등을 대고 얼룩처럼 붙어 있는 사람 몇 명을 만났다. 바로 노숙인들이었다. 평소 번드르르하게 꾸민 백화점 주변에 기웃거리지도 못했던 그들은 태풍으로 백화점이 문을 닫자 건물 포치 아래서 하늘을 향해 누운 채 여유 있게 비를 감상하는 것처럼 보였다. 일본이란 나라는 청결함의 대명사인데, 누구나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청결한 일본이라도 일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자 ‘청결하지 않은’ 무언가가 제 몫을 찾아 속속 거리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미셸 푸코는 언젠가 레몽 루셀이나 앙토냉 아르토와 같은 이들의 작품을 보고는 놀라워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그들이 자신의 특이성, 즉 사람들이 정신병적 증상이라 부르는 것을 부정하기보다 이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꿔 작품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다. 푸코는 여기에 충격을 받고 ‘어떻게 한 사회가 자격을 박탈해 배제시킨 이들이 작품에 등장해 긍정적인 방식으로 기능하는 일이 가능한가’라는 의문을 품었으며, 우리 사회에 이들을 받아들일 만한 여백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즉 자격을 박탈당한 이들이 자기 모습을 드러내면서 사회 속으로 들어올 때 우리는 미처 몰랐던 여백을 알아차리곤 한다. 일인칭의 자기 서사는 문학계를 점해 온 오랜 방식이긴 하나 최근 들어 서점가에서 이런 에세이들이 폭발적일 정도로 터져 나왔다. 왜 그런 분출 현상이 일어났을까. 사실 자기를 발가벗겨 글로 내보이는 이들의 삶은 음습하고 축축하며 어두운 색채를 띠고 있다. 예컨대 최근 편집한 책 ‘시선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의 이정식 작가는 2013년 HIV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벌어지기 전 이미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 속에서 힘겹게 살아왔다. 하지만 거기에 굴하지 않고 그는 확진 이후 시각예술 분야에서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하면서 자기 이야기를 써 나갔다. 그것만으로는 모자랐던지 그는 자신을 확장하는 방법으로 HIV 양성 판정을 받은 8명의 또 다른 이들을 인터뷰해 자기 고백과 서사를 돋우어 냈다. 이정식씨가 감염 사실을 드러내려고 결심했을 때 지인 대부분 반대했다. 예상치 못한, 감당할 수 없는 반응들에 직면할지도 모른다면서. 그런 우려에는 일부 타당한 면이 있었다. 그 후 이정식씨는 감염인이라는 타이틀이 계속 씌워져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이 이야깃거리로 소모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밝은 면도 있었다. 그는 HIV 감염 확진자라는 고백이 가능하다는 것, 그런 채로 작품 활동을 활발히 이어 갈 수 있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것, 이름 없이 자신을 숨기고 사는 것이 아니라 ‘나는 감염인이다’라고 말한 뒤에도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계속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과거라면 더러운 얼룩에 그쳤을지 모를 그의 생애는 드러냄으로 인해 ‘긍정적인’ 기능을 하고 있고, 우리 사회에도 그런 것을 받아들일 여백이 꽤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말을 바로 하자면 여백의 발견이라기보다 그들에게 정당한 몫을 되돌려 주는 것이다. 편집자로서나 독자로서 책을 읽으며 하품이 나올 때는 기성세대, 기성사회에서 ‘정상적’이라는 틀로 부여받은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재생산될 때다. 인간은 존재 자체가 지루함을 잘 못 견뎌 늘 새롭고 낯선 것을 찾아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기존 것들을 전복시킨다. 책 역시 삶에 의문을 제기하도록 만들거나 우리 사고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쓰이지 않아도 될 것이 꽤 있다. 그런 면에서 퀴어, 세대, 장애 등 낯선 담론이 꾸준히 사회에 균열을 내고 여백을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재갑의 감염병 이야기] 변이바이러스 대응, 우리는 답을 알고 있다/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재갑의 감염병 이야기] 변이바이러스 대응, 우리는 답을 알고 있다/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기세가 무섭다. 전 국민의 66%가 1회 이상 백신 접종을 마친 영국에선 5월 중순 2000명 수준이던 신규 확진자가 최근 1만 6000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전 국민의 56%가 예방접종을 완료했던 이스라엘 역시 지난달 십여명까지 줄었던 신규 확진자가 최근엔 세 자릿수로 늘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50% 이상 전파력이 증가됐다던 알파 변이보다도 50% 이상 강해졌다고 한다. 5월까지 알파 변이가 주종을 이루던 영국에서 6월 중순 이후 확진자의 90% 이상이 델타 변이인 것만 봐도 위력을 알 수 있게 한다. 델타 변이의 백신 및 치료제 효과와 관련한 연구에서 백신 접종자와 이전 감염자의 혈청으로 중화항체능을 평가해 보면 중화항체의 예방 효과가 기존 바이러스나 알파 변이보다 감소했고 혈장치료제나 항체치료제의 효과도 일부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차 접종 후 2주가 지난 경우 백신의 효과가 30% 정도로 떨어지지만 2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게서는 아스트라제네카 59.8%, 화이자 87.9%였으며 입원에 대한 예방 효과는 92%, 96%로 백신의 효과가 어느 정도 보존되는 것으로 영국에서 확인됐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잘 막고 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7월부터 시작되는 해외 백신 접종자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 대상국에 영국과 인도가 포함돼 있고 7월 1일 이후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시행으로 많은 영역에서 방역조치를 완화할 예정이다. 1회 이상 예방접종을 한 사람이 전 국민의 30%, 완료한 사람이 8.7%로 아직 낮은 상황에서 섣부른 입국자 관리 완화나 거리두기 완화는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과 함께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재난지원금과 적정수준의 손실보상으로 완화하고 예방접종이 충분히 되는 8~9월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유지해 유행 상황을 다잡아야 할 것이다.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 역시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거리두기와 개인 방역으로 상황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교차접종의 유용성과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 필요시 1차 접종자들의 2차 예방접종 시기를 앞당기는 노력도 해야 한다. 2차 접종을 마친 사람들에 대한 항체와 예방 효과의 지속시기에 대한 연구도 중요하다. 코로나19는 정말 끝이 어딘지 모르게 우리를 긴장시키고 있다. 1년 6개월 동안 힘들게 여기까지 우리가 걸어왔고 계속되는 위기 속에서도 국민들이 앞장서서 위기를 이겨낸 저력이 우리에게 있다. 두려움으로 시간을 보내기보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 되살아난 변화구… 돌아온 괴물 본능

    되살아난 변화구… 돌아온 괴물 본능

    6일 전 던졌던 시속 150㎞를 넘는 강속구는 없었다. 그러나 평균 시속 129.7㎞ 체인지업의 위력이 되살아나자 감독이 칭찬할 정도로 투구의 레벨이 높아졌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체인지업을 되찾으며 시즌 7승(4패)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과3분의2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했다. 팀이 12-4로 대승하면서 류현진은 6월 마지막 등판을 마쳤다. 지난 21일과 상대는 같았지만 투구 내용은 조금 달랐다. 류현진은 이날 91구 중 포심(35%), 체인지업(29%), 커터(20%), 커브(14%), 슬라이더(2%) 순으로 구사했다. 지난 21일 100구를 던지며 포심(38%), 커터(29%), 체인지업(17%), 커브(12%), 싱커(3%), 슬라이더(1%) 순으로 구사한 것과 가장 큰 차이는 체인지업의 비율이다. 류현진은 체인지업 26개를 던져 타자들의 방망이를 13번 이끌어냈다. 그중 3번은 헛스윙이었다. 지난 21일 17구를 던져 스윙 11번, 헛스윙 1번, 스트라이크 판정 2번이 나온 것보다 내용이 좋았다. 특히 2회초 무사 1, 2루에서 병살타를 시작으로 7회초 1사까지 15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는데 이 과정에서 체인지업으로 5개의 아웃을 잡아냈다. 포심과 함께 가장 높은 비율이다.류현진의 체인지업은 타자들을 혼란하게 만드는 가장 큰 무기다. 그러나 이날 경기 전까지 올해 피안타율이 0.269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등판에선 말을 듣지 않는 체인지업 대신 시속 150㎞를 넘는 강속구를 뿌리기도 했다. 체인지업을 되찾고자 류현진은 불펜 투구까지 했다. 류현진은 “저번 경기보다는 훨씬 느낌이 괜찮은 것 같아서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면서 “계속 좋아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찰리 몬토요 감독이 “완투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했을 정도로 류현진은 6회까지 62구만 던지며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7회초 2루타와 볼넷 등을 허용하며 4실점한 탓에 마무리가 아쉬웠다. 평균자책점은 3.25에서 3.41로 올랐다. 류현진은 삼진 3개를 더해 빅리그 통산 809탈삼진을 기록했다. 경기 전까지 공동 2위였던 김병현(1999~2007년)을 제치고 단독 2위가 됐다. 지난 22일부터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대상으로 이물질 검사가 시작된 후 첫 등판이었던 만큼 류현진도 검사를 피할 수 없었다. 류현진은 3차례 이물질 검사를 받은 뒤 “메이저리그에서 정한 룰이라 투수라면 당연히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유쾌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다음 달 2일 캐나다 건국 기념일인 ‘캐나다 데이’에 열리는 시애틀 매리너스전에 선발로 나선다. 마침 상대 선발이 기쿠치 유세이로 예고돼 한일 투수 맞대결이 성사됐다.
  • 체인지업이 돌아왔다 류현진도 다시 돌아왔다

    체인지업이 돌아왔다 류현진도 다시 돌아왔다

    6일 전 던졌던 시속 150㎞를 넘는 강속구는 없었다. 그러나 평균 시속 129.7㎞ 체인지업의 위력이 되살아나자 감독이 “노히터 경기를 보는 것 같았다”고 칭찬할 정도로 투구의 레벨이 높아졌다. 류현진이 체인지업을 되찾으며 시즌 7승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과3분의2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했다. 팀이 12-4로 대승하면서 류현진은 2연승으로 6월 마지막 등판을 마쳤다. 지난 21일과 상대는 같았지만 투구 내용은 조금 달랐다. 류현진은 이날 91구 중 포심(35%), 체인지업(29%), 커터(20%), 커브(14%), 슬라이더(2%) 순으로 구사했다. 지난 21일 100구를 던지며 포심(38%), 커터(29%), 체인지업(17%), 커브(12%), 싱커(3%), 슬라이더(1%) 순으로 구사한 것과 가장 큰 차이는 체인지업의 비율이다. 이날 류현진은 체인지업 26개를 던져 타자들의 방망이를 13번 이끌어냈다. 그중 3번은 헛스윙이었다.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공도 5개였다. 지난 21일 17구를 던져 스윙 11번, 헛스윙 1번, 스트라이크 판정 2번이 나온 것보다 내용이 좋았다. 특히 2회초 무사 1, 2루에서 병살타를 시작으로 7회초 1사까지 15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는데 이 과정에서 체인지업으로 5개의 아웃을 잡아냈다. 포심과 함께 가장 높은 비율이다.직구와 같은 폼에서 던지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타자들을 혼란하게 만드는 류현진의 가장 큰 무기다. 그러나 이날 경기 전까지 올해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0.269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등판에선 말을 듣지 않는 체인지업 대신 시속 150㎞를 넘는 강속구를 뿌리기도 했다. 체인지업을 되찾기 위해 류현진은 평소 하지 않는 불펜 투구까지 했다. 류현진은 “저번 경기보다는 훨씬 느낌이 괜찮은 것 같아서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면서 “불펜 피칭하면서 밸런스와 투구동작을 잡았다. 계속 좋아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찰리 몬토요 감독이 “완투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했을 정도로 류현진은 6회까지 62구만 던지며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7회초 2루타와 볼넷 등을 허용하며 4실점한 탓에 마무리가 아쉬웠다. 평균자책점은 3.25에서 3.41로 올랐다. 이날 류현진은 삼진 3개를 더해 빅리그 통산 809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공동 2위였던 김병현(1999~2007년)을 제치고 단독 2위가 됐다. 지난 22일부터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대상으로 이물질 검사가 시작된 후 첫 등판이었던 만큼 류현진도 검사를 피할 수 없었다. 류현진은 1, 2, 6회를 마치고 이물질 검사를 받았지만 오히려 웃는 여유를 드러냈다. 류현진은 “아무것도 안 묻어 있으니까 기분 좋게 검사받았다”면서 “메이저리그에서 정한 룰이라 투수라면 당연히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유쾌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 미투, 공감 그리고 객관화…잡은 손 끝까지 놓지 않고 이겨야 할 사건, 이겨야죠

    미투, 공감 그리고 객관화…잡은 손 끝까지 놓지 않고 이겨야 할 사건, 이겨야죠

    김재련(49)과 이은의(47). 언론에서 ‘미투’, 위력 성폭력 사건과 함께 자주 언급되는 이름들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김 변호사는 고려대 의대 성폭행 사건, ‘태권도 미투’ 변호로도 잘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삼성전기 재직 시절 부서장 성추행에 대항해 법정 다툼 끝에 승소한 뒤 변호사로 변신했다. 스튜디오 촬영 성폭력을 세상에 알린 유튜버 양예원 사건과 전 유도선수 신유용의 ‘체육계 미투’ 등의 변호를 맡았다. 최근엔 박진성 시인이 미투 최초 폭로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상대 측 변호를 맡아 승소했으며 ‘로펌 대표 변호사 성폭행 사건’을 함께 대리하고 있다. 19년과 8년. 나이는 두 살 차이지만 변호사 경력은 11년이나 차이가 난다. 2019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만난 이래 1년에 두어 번 흉금을 털어놓는 사이가 됐다. “언니를 알고 나서 좋았던 게 ‘아’ 하면 ‘어’까지 하지 않아도 알아들어 주니까….”(이) “내가 말귀를 알아들어? 하하하.”(김) 최근 김 변호사가 대표 변호사로 있는 서울 서초동의 법무법인 온세상 사무실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두 분 다 ‘미투’, ‘위력 성폭력’ 사건 변호를 해오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습니다. 변호사로서 성폭력 피해 사건들과 어떻게 연을 맺게 되셨는지, 그 처음을 떠올려 보신다면요. 김재련 사법연수원 2년 차, 변호사 시보하던 사무실(이명숙 전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사무실)이 여성 인권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었어요. ‘남녀평등 다 이뤄진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다가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난 여성들의 세상이 너무 달라서 놀랐죠. 생각해 보면 어렸을 때 동네(강원도 강릉) 부녀회장이셨던 엄마가 밤에 주무시다가 비명이 들리면 큰 대나무 몽둥이 들고 뚝방으로 뛰어가셨던 기억이 있어요. ‘밤에 걸어가는 여성에게, 남성이 성폭력을 하려고 해서 엄마가 제재하려고 달려갔구나’라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됐는데요. 제게 저희 엄마, 영자씨의 피가 흐르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이은의 저는 (성폭력 피해) 당사자였고, 회사를 나와서 변호사가 될 때 먹고사는 게 일단 중요했어요. 회사를 상대로 싸우던 4년의 기억을 더듬어서 갈 수 있는 길을 생각해 보니까 이거더라고요. 그렇게 변호사가 되고 보니 찾아주는 사람들이 크고 작은 이은의들이었어요. 저는 아무래도 피해자와 비슷한 입장이라 사건들에 대한 이해가 기본으로 깔려 있으니까요. 사건을 하면서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함께 앞으로 나가고 있는 것 같은 날들이었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사건을 진행해 오며 변호인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김 (피해자와) 상담하는 단계에서부터 설명을 해 줘요. ‘오래전에 발생했고, 단둘이 있는 상태에서의 일이며 당시에 증거를 확보해 두지 않았던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 과정에서 무혐의 처리되거나 재판에서 무죄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런 판단이 나온다고 해서 당신이 입은 피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요. 고소를 하면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고 힘들지만 사건을 진행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피해자가) 치유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내가 입은 피해에 대해 사람들이 공감해 주고, 힘든 싸움을 지지한다며 연대해 줄 때 피해자는 상처를 극복할 용기를 얻거든요. 그 과정에서 공동체 구성원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죠. 직장 내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성폭력 자체 때문에 그러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어렵게 문제제기를 했는데 조직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회사를 그만두거나 너무 힘들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가해자 한 사람보다 우리들 태도가 피해자의 일상 복귀에 있어서는 훨씬 더 중요하다고 봐요. 이 객관화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인간적인 변호사이기보다 유능한 변호사이길 바라요. 유능하다는 건, 질 수밖에 없는 사건에서 이긴다거나 (변호해선) 안 될 사건을 맡아 승소한다는 말이 아니라 이겨야 할 사건에서 이기는 거예요. 사건들에서 틈을 발견하면 그 부분을 벌려서 문을 열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사실을 분석하고 그 부분을 설득해 내는 데서 오는 거죠. 그러려면 객관화가 필요하고요. (의뢰인에게) 너무 희망을 주지도, 절망을 주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 정보 안에서 판단해 사건을 할 의지가 생긴다면 내가 잡은 손을 놓지 않고 간다는 것, 그게 유능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인데요. 이 변호사님이 말씀하신 ‘이겨야 하는 사건을 이기는’ 각자의 방법이 있으시다면요. 이 일단 처음에 상담할 때 진술 조사처럼 해요. 수사관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만났던 성인지 감수성이 가장 낮은 사람을 기준으로 해서 물어보죠. 그리고 수사 과정에서 오갈 공방의 순서를 고려해서 전체 로드맵을 짜요. 진술하는 과정에서 불리한 내용이 나중에 반박되는 구조는 마치 뭔가를 숨겼다가 들킨 것 같은 모양새로 보여요. 그래서 전체 사건 수사 진행 과정을 일종의 병법처럼 운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디에 선제공격을 해야 하는지, 어디서 수류탄을 던지고 어느 지점에서는 총만 쏘고 이런 것을요. 하나 더 얘기하자면 재판할 때 판사님을 애인처럼 생각합니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사람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편이에요. 판사 마음에 어떤 의심이 꽂히기 시작하면 그게 굉장한 균열점이 되거든요. 굳이 판사가 ‘알려줘’라고 하기 전에 제가 그 사람을 집중하고 살펴서 궁금해할 법한 지점을 챙겨요. 김 저한테 오는 사건은 아리송한 사건들이 많아요. 기존의 법, 판례를 사건에 적용하기가 애매한 부분들이 많은데 외국의 법이나 판례에서는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자료 리서치를 해서 법원이나 수사관에게 제출해요. 예를 들어 호주에서는 피해자가 성관계를 하는 도중에 보이는 신체적 반응을 범행 사실 유무죄 인정을 위한 근거로 써선 안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이미 나와 있거든요. 그런 자료들을 제출해서 “이런 사안을 의미 있게 보시고 기소 의견으로 송치해 주시면 대한민국의 판례가 바뀌는 일에 기여하시는 것”이라고 수사관·검사님들을 ‘임파워먼트’하죠. 말장난 같기는 한데, 이겨야 할 사건이란 건 사실 없잖아요. 성폭력 사건은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요. 판단자들조차도 성폭력 사건이나 피해자에 대해 가지는 통념이 있어서 어떤 판단자를 만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일들도 발생하고요. 판단하는 데 있어 재량의 폭이 너무 크지 않도록 성폭력 전담 수사관, 검사, 재판부가 끊임없이 사건 지원 변호사라든지 관련 연구자들과 온·오프라인상에서 만나 공부를 했으면 좋겠어요. -두 분 다 수사 도중 성폭력 가해자가 사망한 사건을 경험하셨습니다. 후배 변호사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로펌 대표 변호사가 지난달 경찰 수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했고요. 박 전 시장의 경우 경찰에서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했고, 결국 인권위 결정문을 통해 피해 사실이 인정됐죠. 성폭력 사건에서 피의자 사망 이후에도 수사를 진행하고, 수사 결과를 통지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 저는 수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끝까지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불기소 처분이 된다 하더라도 ‘이러이러한 사실이 있지만 피의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 이런 식으로 결론을 지어 달라는 거죠. 사망한 사람이 공적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이거나 공인이었을 경우에는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수사 결과가 발표돼야 하는 때도 있을 거예요. 그래야만 사건으로 인해 권리를 침해당한 피해자의 권익구제를 할 수 있어요. 피해자가 자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2차 가해로부터 덜 공격받을 수 있기도 하고요. 또 요즘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에 대해서는 업무상 재해, 공무상 재해 인정을 하거나 가해자 유족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에도 수사 결과가 근거가 될 수 있어요. 이 제가 로펌 대표 변호사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초경찰서에 낸 의견서가 피해자에게 수사 결과를 알려 달라는 것이었어요. 피의자의 사망으로 정말 수사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인가를 생각해 봐야 하는데,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는 피의자 조사까지 수사가 끝난 상황이었어요. 양예원씨 사건의 경우도 수사 결과만 알려줬다면 양씨가 입은 2차 피해가 반 이상 줄었을 거예요. 이걸 못 하게 한 건 관행이에요. 누구의 시선에서 누군가의 필요를 염두에 뒀는지 생각해 보면 거기 어디에도 피해자의 니즈가 없어요. 만약 같은 경우에 살인 사건이라면 수사를 접을 건가요? 범인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계속 하잖아요. 그런데 왜 성폭력 사건만 예외를 두는가 하면 그동안 여성이 ‘을’이었고, 법률을 만들고 적용하는 과정에 여성의 목소리가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김 검찰 사건 사무규칙에는 피고소인 사망 시 공소권 없음 처분을 한다고만 돼 있지 모든 수사 절차를 추가로 진행해선 안 된다는 규정은 없어요. 가해자의 사망에 대해서 방어권이 없다는 이유로 그렇게 가해자를 두텁게 보호해 주면 살아 있는 피해자의 권익은 누가 보호해 줄 건가요. 불균형이고, 난센스죠. 최근 공분이 이는 공군 성추행 사건을 보면서 두 사람은 생각이 많아지는 듯했다. 특히나 박 전 시장 사망 이후 피해자와 함께 줄곧 2차 가해에 시달렸던 김 변호사는 ‘선택적 공감’의 문제를 지적했다. 현실을 사는 위력 성폭력 피해자들이 “변호사님, 저희도 죽었어야 하는 건가요?”라고 되묻는다고 운을 뗀 김 변호사는 “이미 돌아가신 피해자에게 위정자들이 공감하는 것의 반의반만이라도 살아 있는 피해자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에 공감해 주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거듭되는 사회와 공동체에 대한 배신감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네들의 목표는 “매 순간 만끽하며 사는 삶”(김), “나를 온전히 유지하는 것”(이)이다.
  • ‘의원실 성폭력 사태’, 양향자 “평생 사죄하며 책임지겠다”

    ‘의원실 성폭력 사태’, 양향자 “평생 사죄하며 책임지겠다”

    지역사무소 여성 직원의 성범죄 피해 의혹이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이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을 조사해달라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양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평생 사죄하며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양 의원실 측은 24일 오전 피해 여성이 호소한 성범죄 의혹을 조사해달라며 양 의원의 명의로 지역사무소 관계자를 광주 서부경찰서에 고발했다. 이 고발장에는 해당 관계자가 양 의원이 당선된 이후 수 개월간 같은 사무소에서 근무한 여성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담고 있다. 양 의원은 지난 21일 피해자로부터 피해 사실을 전해 듣고 당에 알린 뒤 해당 관계자와 책임자 등 3명을 직무 배제했다. 양 의원은 입장문에서 “저희 지역사무실에서 발생한 성추행 문제와 관련하여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라며 “이 사건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제게 있었다. 피해자 가족분께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 거듭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의원은 “피해자를 위해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 저를 포함하여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24일 오늘 저는, 직접 광주서부경찰서에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저희 지역사무실에서 근무했던 가해자에 대한 수사를 공식 의뢰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두고 국민의힘은 비판의 날을 세웠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양 의원이 지역사무소 회계책임자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한 듯 주장했으나 이 또한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광주시당이 양 의원에게 2차 가해성 발언을 자제할 것과 함께, 양 의원도 이해당사자이므로 접촉을 금지해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건의 파급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한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14일 이야기를 들었다”며 “원내에서 대처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서 당에 이야기했더니 광주시당에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시당위원장에게 넘겼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대응이 미진했다는 지적에 대해 “의원실 관계자라서 인사나 질책이니 (권한이) 의원실에 있기 때문에, 의원한테 있기 때문에 당에서 직접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의원이 보고를 하면서 1차 조치를 다 취했다”며 “직위해제를 한다든가 출근을 하지 말라고 조치를 했다든가 이렇게 해서, 조치가 어느 정도 취해진걸로 판단을 했다”고 부연했다. 또 “그런데 다음날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렇지 않은 면이 있었다”며 “그래서 시당에 얘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양 의원 지역사무실 회계책임자의 성범죄 의혹에 대한 확인·조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큰 고통을 겪었을 피해자와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첫 보고 이후 보도가 나올 때까지 민주당이 성폭력 연루 사실을 밝히지 않은 데 대해선 “성범죄 특성상 2차 가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 조사 내용에 대한 과도한 노출을 삼가고 내부 조사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자 직무 배제, 지역사무실 폐쇄, 피해자 상담 등 후속 조치가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밀착’ 北中… 양국 대사 공동좌담회 열어 친밀함 과시

    ‘밀착’ 北中… 양국 대사 공동좌담회 열어 친밀함 과시

    북미 간 ‘밀당’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중 간 밀착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북중 양국 대사들이 서로의 당 기관지에 기고문을 내고 협력을 강조하는가 하면 공동좌담회를 열어 친밀함을 과시했다. 2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는 지난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 3주년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2주념을 기념하는 공동좌담회를 중국에서 개최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는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에 대해 “두 당 수뇌의 확고부동한 의지를 내외에 힘 있게 과시한 역사적 사변”이라고 강조하며 “조중 친선관계를 귀중히 여기며 그 위력으로 사회주의 위업을 활력 있게 전진시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인민의 일관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쑹타오 중국공산당 중앙위 대외연락부장은 “두 나라 최고 영도자들은 쌍방의 공동이익과 세계 평화를 수호하는 데서 전략적 인도 역할을 하셨다”며 “(양국은) 공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발전에 적극 공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과 중국이 양국의 최고지도자 방문 주기를 기념하며 공동좌담회를 연 것은 이례적으로, 중국은 같은 날 북한주재 중국대사관에서 시 주석 방북 2주년 사진전을 개최하고 여기에 북한의 당 고위 간부들이 참석하면서 대면외교가 재개됐다. 앞서 양국 대사는 주재국 당 기관지에 기고문을 교차해 실었다. 이처럼 양국이 밀착 행보를 이어 가는 것은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북미 간에도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지는 정세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중국은 전통적 우방국인 북한을 한껏 끌어당기고, 북한은 이에 적절히 호응하면서 자신들의 전략적 지위를 십분 활용하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당 전원회의에서 “전략적 지위와 능동적 역할”을 강조하며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양국 대사들이 실은 기고문을 언급하며 북한과 중국이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신보는 “사회주의 공동전선에 입각한 조중 두 나라의 단결과 협력에는 적대 세력들이 광고하는 ‘동맹’과 ‘공조’를 능가하는 힘이 있다”고 썼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신도시 늘린다고 ‘통근 지옥’ 풀리겠나 국가적 어젠다로 ‘통근 복지’ 접근해야”

    “신도시 늘린다고 ‘통근 지옥’ 풀리겠나 국가적 어젠다로 ‘통근 복지’ 접근해야”

    출근과 퇴근은 직장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통근은 삶에 큰 영향을 끼치지만 비경제적인 시간으로 여겨진다. 서울신문이 지난 5월 31일부터 연재한 ‘계급이 된 통근-집과 바꾼 삶’에서 수도권 주민들은 과거보다 더 긴 통근 시간을 감내하고 있었다. 저마다 다른 통근 시간 뒤에는 부동산 가격 급등과 소득, 자산, 성별에 따른 격차도 존재했다. 지난 14일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좌담에는 안동환 탐사기획부장 진행으로 김준형 명지대 교수, 우석훈 성결대 교수(내가꿈꾸는나라 공동대표), 최경호 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 소장(가나다 순)이 참석했다. 이들은 “통근 시간은 개인이 아닌 사회와 정책이 만들어 낸 결과”라면서 “출퇴근 압력을 줄이고 도시와 국토 개발 계획을 바꾸는 국가적 어젠다로 통근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시 도시정책지표 조사에서 추출한 지난 10년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가와 전·월세 등 주거형태별 통근 시간 차가 커졌다. 최 소장 “서울신문의 ‘계급이 된 통근’이라는 기획 제목을 풀면 ‘통근으로 본 계급’이 더 적합한 것 같다. 수도권 과밀화와 광역화 지속 과정에서 주거 불안정과 통근 시간 증가가 같이 발생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통근 문제를 다룬 기획이 시의적절하고 좋았다.” 우 교수 “서울신문 기사에서 서울시민 출근시간이 평균 30분 정도인데 실제보다 짧게 나왔다. 편도 50분 정도다. 스웨덴은 18분이다. 신도시가 늘면서 출근 시간도 늘었다. 사회학적으로 통근 시간은 삶의 질에 막강한 변수로 작용한다. 정부 정책에서 통근 문제가 소외돼 있는데 우선순위 정책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김 교수 “장거리 통근은 서울과 경기 등 지역 경계를 넘는 광역 통근인데 이 문제에 대해 정부뿐 아니라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등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구체적인 정책 목표도 없는 게 현실이다. 통근 문제가 정책 사각지대에 있다. 시민 개인들은 자신이 겪는 장거리 통근이 사회가 나에게 야기한 문제인지 스스로 자초한 문제인지 답을 못 낸다. 정부와 지자체가 도시 계획과 주거입지, 광역교통망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인데 개인의 문제로 치환해 생각한다. 통근 정책 부재가 장거리 통근을 만들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기획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이유다.” -이번 기획은 통근 시간 차와 단기간 급등한 수도권 집값 문제의 상관관계에 주목했다. 통근 등 삶의 질보다는 집 소유가 우선 목표가 된 상황이 크다. 김 교수 “통근 거리보다는 집을 더 중시하는 분들이 계속 나올 것이다. 2030 내지 3040 연령층에 중요한 건 자산 형성이다. 1가구 1주택 위주의 세제혜택만 있다 보니 그 1가구가 어디냐가 자산 형성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이 같은 상황이 만들어 낸 애처로운 현실이다. 국내에 자기 소유의 집은 임대를 놓고 다른 데 세 들어 사는 이른바 ‘분리가구’가 전체의 5%다. 그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이 3040 세대다. 주거정책의 문제가 통근의 문제로 연결되고 있다.” 최 소장 “왜 회사 근처의 집이 아닌 장거리 통근을 감수하고 서울에 집을 살까.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측면이 크다. 지방의 생활 SOC가 충분하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우 교수 “한국전력공사 본사가 이전한 나주혁신도시가 있다. 부동산 부담이 덜한 지방이니 회사 근처에 살 것 같은데 한전 본사 직원 상당수가 차로 1시간 거리인 광주 상무지구에 산다. 왜 그렇게 멀리 사냐고 물으면 ‘서울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한다. 혁신도시를 뜯어보면 결국 ‘서울형 라이프’의 연장선이다. 긴 통근 시간을 감수하면서 의료·문화·교육 시설이 집중된 곳에 사는 서울형 라이프가 전국 표준이 됐다. 서울의 집 한 채가 5시간 출퇴근보다 낫다는 판단이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것 같지만 장기간 축적되는 통근 스트레스와 건강 문제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서울의 주택공급 부족을 채우기 위한 정책 수단이 신도시 개발이다. 우리의 신도시 개발과 광역교통망 정책은 어떤가. 최 소장 “결론부터 말하면 자족이 가능한 여러 지역이 모인 ‘포도송이’ 구조가 아니라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박형 구조’의 신도시 개발이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공간구조의 개선 없이 KTX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만으로 해결하려 들면 서울 통근자들이 사는 지역이 점점 멀어진다. 고속철도역이 업무지구가 아니라 외곽에 있는 것도 수박형 구조를 강화한다. 외곽에 기차역과 택지를 개발하고 생기는 수익으로 비용을 충당하는 재무 모델로는 우리의 통근 상황도 계속 악화될 것이다.” 김 교수 “국내 신도시 개발은 도시가 아닌 ‘신주거지 개발’이라고 해야 한다. 주거지 중심의 택지개발사업이다 보니 통근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3기 신도시는 1·2기에 비해 서울에 가까워지긴 했지만 여전히 주거 중심이다. 일자리 중심이 서울이다 보니 주거지만 계속 외곽에 대체하고 이를 광역교통망으로 해결하는 방식이다. 주거 중심이 아닌 고용 중심지를 핵심으로 하는 신도시 개발로 모델이 바뀌어야 한다. 판교 같은 지역이 좋은 사례다. 서울에 집중된 업무공간을 다른 지역으로 어떻게 분리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지역균형발전보다는 서울형 라이프가 위력적이라는 관점인가. 우 교수 “지금 수도권 인구가 2000만명에 달한다. 서울 중심업무지구의 두 축인 강남과 광화문을 중심으로 2000만 인구가 살고 있다. 전 세계에서 찾기 어려운 기형적 도시가 서울이다. 예전 열린우리당 시절 서울을 남서울, 북서울 등 5개 행정지역으로 분리하는 논의가 있었다. 업무지역과 행정 기능을 합쳐 같이 가자는 거다. 현재의 서울이라면 가난한 사람들은 갈수록 서울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김 교수 “서울의 강남에 고소득 일자리가 얼마나 늘었는지 그 데이터를 보면 된다. 판교의 정보통신(IT) 기업들이 다들 테헤란로에 본사를 만들려고 난리다. 강남의 코어 기능을 그대로 둔 채 서울 집중의 틀이 바뀔까. 이런 부분들이 정책 논의의 중심이 돼야 한다.” 최 소장 “제가 수립위원으로 참여한 2040 서울플랜은 서울을 5개 생활권으로 나눠 접근한다. 일상통근은 각 생활권 내의 업무지구로 한다면 15분 도시도 가능하다. 포도송이 구조는 각 업무지구 간 쾌속교통인프라로 연결해 혁신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 -통근 시간을 줄이고 도시를 효율적으로 개발할 대안은. 최 소장 “주 4일 근무제를 하면 전체 교통량의 20%가 단숨에 줄어든다. 탈탄소 측면에서 차이가 있지만 교통혼잡비용 측면에서는 노동시간 단축이나 재택 근무 둘 다 소프트웨어적 해법으로 좋은 방안이다.” 우 교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 근무가 확산됐다. 기존 동사무소나 구청 같은 공공시설에 원격 업무가 가능한 모바일 사무공간을 마련하자. 먼 곳에 주거지를 만들고 이를 업무지역과 연결하는 도로 건설비용보다 주거 지역에 업무 공간을 마련하면 저비용으로 출퇴근 압력을 줄일 수 있다. 기업들이 홈오피스 인프라를 지원하고 인센티브를 주며 장려해야 한다. 신도시 개발 같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적으로 통근 부담을 완화하는 거다.” 김 교수 “세계의 많은 도시들이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스마트도시’ 구축에 노력한다. 고용과 환경이 유지되면서 개발이 이어지는 이른바 ‘스마트 그로스’(smart growth·똑똑한 성장) 개념이다. 서울은 크게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주거지 중심의 신도시 개발의 모라토리엄(중단) 선언을 하자. 둘째, 시도 경계를 넘어 광역 차원에서 과소 개발된 기존 시가지 개발을 고민하자. 셋째, 지역 내 저소득층에 일자리뿐 아니라 충분한 주거지도 함께 공급해야 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중소득층의 주거지 비율을 미리 정해 공급한다. 서울의 건전한 경제 발전을 위해 중저소득층 주거지가 충분히 공급돼야 한다.” -이번 기획에 보도한 소방관 등 지역 필수인력의 탈지역 현상도 비슷한 맥락 아닌가. 최 소장 “국내 저소득층 주거 문제에는 이주민도 포함된다. 영국 런던의 경우 도심의 저소득 일자리 대부분을 이민자가 일한다. 런던 집값이 비싸서 다 외곽에서 통근한다. 우리나라도 그런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선택의 여지 없이 장거리 통근을 하는 이런 모습이 ‘계급이 된 통근’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소방관도 도시 지역에 꼭 필요한 인력인데 서울에 살 수 없는 것 아닌가.” 김 교수 “미국에서는 소방관이나 간호사 등 지역 필수 공공인력을 ‘소셜키워커’라고 한다. 이들에 대한 임대주택은 ‘워크포스 하우징’(workforce housing) 개념으로 장려된다. 최소한 지역의 필수 인력들에게 자신이 일하는 지역에 살 수 있는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100조원을 넘긴 주택도시기금 등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우 교수 “일본은 일반 사기업도 종업원들에게 주택자금을 보조해 준다. 임대주택을 조건으로 보조하기 때문에 일부러 집 구매를 늦추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종업원 주거에 대한 부담을 거의 지지 않는다. 직주근접의 책임 일부는 정부와 개인이 아닌 기업도 부담해야 한다.” -통근 정책에 대한 제언이 있다면. 우 교수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서 증가할 것이다. 선진국들은 그 시점에서 노동 시간이 줄기 시작한다. 주 4일 노동과 재택 근무를 확산시키면서 출퇴근 압력을 줄여 나가야 한다. 신도시를 만들고 광역교통망을 넓힌다고 이 문제가 풀리진 않는다. 통근 문제를 국가적 어젠다로 접근하자.” 최 소장 “코로나와 기후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금의 ‘수박형’ 수도권은 전염병에도 취약하고 탈탄소에도 역행한다. 수도권의 문제는 수도권 내에서만 풀 수 없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공통 과제다. 통근 문제 이면에는 투명인간(이주민) 문제와 주거 불안정 문제가 있다. 통근의 복지화는 사회 정책적인 측면뿐 아니라 각 계층에 대한 포용적인 도시계획적인 측면에서도 이뤄져야 한다. ” 김 교수 “통근 시간은 평생에 걸쳐 보면 엄청난 시간이다. 그걸 단축하는 건 사회적 가치가 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계획, 도시계획, 교통계획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박재홍·이태권 기자 maeno@seoul.co.kr
  • [속보] 초등생 친딸 성폭행 40대男, 1심 징역 13년

    [속보] 초등생 친딸 성폭행 40대男, 1심 징역 13년

    초등학생 친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40대가 1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창형)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위계등간음)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씨(41)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또 3년 간의 보호관찰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에 10년간 취업제한,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2017년 여름부터 10살에 불과한 친딸을 위력으로 추행하고, 초등학교 5학년인 2018년 봄부터 성폭행한 이후 부인에게 범행이 발각되기까지 3년 동안 반복적으로 성폭행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타인의 성적 침해나 착취로부터 자기방어가 어려운 처지에 있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부양할 의무가 있는 아버지인데도 자기 성적욕구 해소도구로 삼았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 하고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며 “부인도 사건 발생을 막지 못 했다고 자책하면서 괴로워하고 있다”면서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이씨와 이씨 부모가 부동산을 처분하는 방법으로 금전을 지급하며 용서를 구하고 있는 사정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10초만에 완전 침수…SUV 통째로 집어삼킨 싱크홀의 위력 (영상)

    10초만에 완전 침수…SUV 통째로 집어삼킨 싱크홀의 위력 (영상)

    ‘몬순’ 우기 시작과 동시에 인도에서는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건물 붕괴 사고에 이어 이번에는 아찔한 싱크홀 사고도 발생했다. 인디아투데이는 13일 뭄바이 교외에서 싱크홀 사고가 발생해 관련 당국이 수습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날 뭄바이 갯코퍼의 한 주택단지에 싱크홀이 만들어졌다. 관련 영상에는 단지 내 주차장 바닥이 꺼지면서 주차돼 있던 차 한 대가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수직으로 빠진 차량은 곧 물거품을 일으키며 완전히 침수됐다. 현지언론은 현대 SUV 차 한 대가 통째로 싱크홀에 빠지는 데는 단 10여 초면 충분했다고 전했다.차량 소유주 판카즈 메타는 “아이들이 차가 빠지고 있다고 소리쳤다. 내려갔을 땐 차가 이미 반쯤 싱크홀로 빠진 상태였다. 손 쓸 틈도 없이 내 눈앞에서 차가 완전히 침수됐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사고 당시 차에 타고 있던 사람은 없었으나, 하마터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 지점은 깊이 15m 우물이 있던 자리다. 주택단지를 건설하고 주차장을 만들면서 시공사는 이 100년 가까이 된 우물을 철근 콘크리트로 어설프게 막아두었다. 하지만 이번 폭우로 우물이 휩쓸려 내려가면서 싱크홀 사고가 발생했다.하지만 주민들은 우물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주민들은 시공사인 뭄바이도시공사(BMC) 측에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뭄바이도시공사 측은 이번 사고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철저한 복구를 약속했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펌프로 우물물을 퍼 올려 사고 12시간 만에 침수 차량을 건져 올렸다. 불법 건축물이 많은 인도는 장마 기간마다 싱크홀은 물론 건물 붕괴 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9일 밤에도 뭄바이 4층짜리 주거용 건물이 무너져 어린이 8명 등 1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자치광장] 작은 실천들이 모여, ‘필(必)환경 강남‘/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

    [자치광장] 작은 실천들이 모여, ‘필(必)환경 강남‘/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

    세계 환경의 날(5일)이 있는 6월은 ‘환경의 달’로 불린다. 유엔은 해마다 슬로건을 정해 인류에 경각심을 주는데 최근 강도를 높이고 있다. 2019년 ‘대기오염의 종말’부터 2020년 ‘생물 다양성’, 올해 ‘생태계 복원’까지 공통된 과제는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는 위력적이고, 결과는 파괴적이다. 이상 기온과 해수면 상승으로 78억 인간의 터전을 소멸시킬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즈음해 전 세계 많은 국가가 ‘탄소중립’을 잇따라 선언하고 나선 이유다. 올해는 국제사회가 기후위기 공동대응을 약속한 파리기후변화협약 원년이다. 정부도 최근 ‘2050 탄소중립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미래세대에 환경도시를 물려주기 위해서다. ‘필(必)환경 도시’ 강남구의 탄소중립을 향한 여정도 시작된 지 오래다. 2018년 민선 7기 이후 강남은 환경, 특히 미세먼지 저감에 집중했고, 2년 연속 서울시민이 뽑은 청결도시 1위가 됐다. 미국 뉴욕 맨해튼, 프랑스 파리 16구와 같은 품격도시를 지향하며 그린도시 정책을 펼친 결과다. 7호선 청담역 지하 650m 보행구간과 역삼지하보도, 양재천 메타세쿼이아길에 설치한 ‘미세먼지 프리존’과 상습 정체구간인 테헤란로 등 버스정류장 12곳에 구축한 ‘미세먼지프리존셸터’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지자체 최초로 실시한 음식점 대상 음식물쓰레기 무상수거는 이미 전국으로 확산됐다. ‘필환경 도시’ 강남의 목표는 세계 1위 그린도시다. 이달 초 ‘2050 탄소중립도시 푸른 강남’을 선포하고 5대 추진전략과 70개 과제를 설정한 이유다.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막아내자는 파리기후협약을 적극 이행하는 것이 골자다. 주민 참여는 그 중심에 있다. 주민의 실천 없이 기후변화를 늦출 수는 없다. 강남구청 직원들도 매달 챌린지 주제를 갖고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테면 ‘분리수거장인 도전하기’, ‘음식점서 다회용 용기 쓰기’ 등이다. 불편을 감수할 때, 일상의 작은 변화가 실천될 때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 삶의 밑바닥까지 변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변화엔 리스크가 따른다. 하지만 변하지 않을 때 리스크는 커진다. 우리 삶과 미래세대를 위협하는 예측 가능한 리스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필환경 도시’ 강남의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 [단독]박원순 피해자 ‘2차 가해’ 김민웅·오성규 검찰 송치

    [단독]박원순 피해자 ‘2차 가해’ 김민웅·오성규 검찰 송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의 실명이 담긴 편지를 공개한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와 오성규 전 서울시 비서실장이 검찰에 송치됐다. 피해자의 이름을 가린 채 편지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민경국 전 서울시 인사기획비서관은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 서울경찰청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 24조(피해자의 신원과 사생활 비밀누설 금지) 위반 혐의를 받는 김 교수와 오 전 실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민 전 비서관은 혐의가 없다고 보고 사건을 종결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2월 24일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인 A씨가 2016~2018년 박 전 시장의 생일을 축하하며 쓴 손 편지 3건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박 전 시장에게 호의적인 내용의 편지를 여러 통 보낸 A씨를 위력 성추행 피해자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가 담긴 행위였다.김 교수보다 하루 앞선 지난해 12월 23일에는 민 전 비서관과 오 전 실장이 A씨의 편지들을 각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이 사진에는 피해자의 실명은 가려져 있었다. 김 교수는 A씨의 실명이 공개된 것은 “의도치 않은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고 시력도 대단히 나빠 자료 구별에 어려움이 있다”며 “실명이 노출된 건 1~2분 정도”라고 사과했다. A씨의 법률 대리인인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당일 김 교수와 민 전 비서관을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 김 변호사는 “김 교수가 실명으로 올린 편지 원문에 피해자 이름이 노출된 채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법적 대응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지난 1월 고소인 조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피의자들을 상대로 한 자택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통해 이들이 A씨의 편지를 입수해 공개하게 된 경위를 확인했다. 오성규, 김민웅 등 텔레그램 등서 편지 공개 논의 이 과정에서 박 전 시장의 측근인 오 전 실장이 편지 공개에 관여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오 전 실장과 김 교수 등 전 서울시 비서실 관계자와 시민사회 활동가 5~6명은 편지 공개 이틀 전 만나 A씨의 편지를 대중에 공개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는 서울경찰청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 및 서울시의 방조·묵인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 발표가 임박한 시점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 결과 발표도 앞두고 있었다. 오 전 실장 등은 A씨가 박 전 시장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함으로써 A씨 주장의 신빙성을 떨어뜨릴 필요가 있다는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피의자들의 휴대전화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나눈 텔레그램 대화를 일부 복원해 이 같은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민 전 비서관은 “A씨의 편지를 공개한 것은 자의에 의한 판단이었으며 누구의 지시 때문도 아니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편지의 실명 공개 여부만 따져 수사를 종결한 데 대해 피해자 A씨 측은 유감을 나타냈다. A씨의 법률대리인 중 한 명인 서혜진 변호사는 “해당 편지에는 이름말고도 피해자를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많은데 경찰이 단순히 실명 노출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실망스럽다”면서 “김 교수는 편지를 먼저 입수할 수 없는 위치였다. 이 편지를 누가, 어떤 목적으로 전달했는지가 2차 가해 수사의 핵심인데 이를 밝히지 못한 데 아쉬움이 있다. 오 전 실장과 민 전 비서관, 김 교수 등을 모두 공범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여기는 남미] 6개국 공조의 위력…아동포르노 범죄자 무더기 검거

    [여기는 남미] 6개국 공조의 위력…아동포르노 범죄자 무더기 검거

    아동 포르노물을 제작하거나 뿌려온 범죄자들이 미주 대륙에서 무더기로 검거됐다. 브라질 치안부는 "다국적 수사공조를 통해 아동 포르노의 제작이나 유포에 가담한 용의자 73명을 검거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치안부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자행되고 있는 어린이나 청소년에 대한 성적 착취를 근절하는 게 수사의 목표였다"며 "(검거한 용의자의 수를 보면 이번에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작전을 통해 검거된 용의자는 북미에서 남미에 이르기까지 넓게 분포돼 있다. 브라질에서 39명이 검거됐고, 아르헨티나에서 26명, 파라과이에서 4명, 미국에서 4명이 각각 체포됐다. 작전에는 브라질, 미국,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파나마, 에콰도르 등 6개국 수사기관이 공조했다. 6개국 수사기관이 진행한 압수수색만도 176건에 달한다. 브라질의 경우 27개 주(州) 가운데 18개 주에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가장 인구가 많은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주를 포함해서다. 아동 포르노를 뿌리 뽑기 위한 작전은 브라질에서 시작됐다. 브라질은 2017년 '유년기에 빛'이라고 명명한 아동 포르노물 근절 작전을 시작했다. 아동 포르노 산업이 미주 대륙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실을 간파한 브라질은 국제공조로 작전을 확대, 단계적으로 진행했다. 이번에 73명 검거라는 개가를 올린 작전은 브라질의 주도로 진행된 8차 작전이었다. 작전은 회를 거듭할 때마다 성과를 내고 있다. 국제 수사공조 끝에 지난해 11월 6일 동시다발적 검거로 이어진 7차 작전에선 아동 포르노물의 제작 또는 유포에 간여한 용의자 100여 명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브라질에서만 70명이 잡혔다. 현지 언론은 "작전이 8차까지 오면서 검거된 용의자가 수백 명에 이른다"며 "국제공조가 안정적으로 장기간 이어지면서 작전의 완성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나 나온다"고 보도했다. 사진=브라질 경찰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성폭력 피해’ 변호사 측 “2차 가해 심각...변협, 피해자 보호해야”

    ‘성폭력 피해’ 변호사 측 “2차 가해 심각...변협, 피해자 보호해야”

    로펌 대표 변호사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한 후배 변호사 측이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피해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8일 피해자 법률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는 이날 대한변협회관 앞에서 취재진에 “법조계 등에서의 2차 가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변협은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피해자 보호 조치를 강구해달라”고 밝힌 뒤 변협에 A4 10장 분량의 ‘공식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 변호사는 “변호사들의 단체 채팅방이나 커뮤니티 등에서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모욕과 음모론 제기 등이 벌어지고 있지만 피해자는 자신의 신분을 노출할 수 없어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며 변협이 2차 가해 대응에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차 피해 근절은 물론 향후 유사 사건의 예방이나 자유로운 문제 제기를 위해 변협 차원에서 경찰 등 수사기관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도록 촉구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해당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서초경찰서로 이동해 피해자에게 구체적인 수사 결과와 관련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 변호사는 “피의자가 사망해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귀결된 것과 사건 수사가 중단되거나 결과가 함구돼 피해의 실체가 규명되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피의자가 살아 있었다면 피해자가 응당 알 수 있었던 내용과 판단을 알지 못하게 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이 검찰에 송치될 경우 검찰에서 수사 결과를 피해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초동의 한 로펌 대표 변호사였던 A씨는 지난해 초임 변호사인 후배를 여러 차례 성폭행하고 추행한 혐의(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로 고소돼 약 5개월간 경찰에서 수사를 받던 중 지난달 26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 변호사는 이 변호사를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저는 법률이 보장하는 절차에 따라 가해자를 형벌에 처하기 위해 고소했는데, 가해 사실은 영원히 밝혀지지 않게 됐지만 저는 순식간에 사람을 죽인 꼴이 돼 이중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조선신보 “北 조국통일 입장 확고, 군사력은 통일 수단 변함없다”

    조선신보 “北 조국통일 입장 확고, 군사력은 통일 수단 변함없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북한이 통일 의지를 접었다는 국내외의 해석이 잘못 됐다며 조국통일을 앞당기는 것이 북한 노동당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신보는 7일 기사에서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개정된 규약 가운데 핵심으로 꼽힌 ‘국가제일주의’를 “‘민족 중시’와 상반되는 ‘국가 중시’로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노선과 정책의 변화를 운운하는 논자들은 조선의 당과 정부와 인민의 의지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남관계에 대한 입장과 민족 문제의 해결 방도는 역사적인 북남선언들을 통해 정립돼 있다”며 “우리 국가제일주의의 기치를 들고 사회주의 강국을 건설하는 노정은 결코 민족문제의 해결을 위한 투쟁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단히 증강되는 국가방위력도 분단과 전쟁의 원흉인 외세의 최후발악을 봉쇄하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하며 통일을 앞당기는 현실적인 힘”이라며 북한의 군사력 강화 역시 통일을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당 규약 서문의 조국 통일을 위한 투쟁 과업 부분에는 강력한 국방력으로 군사적 위협들을 제압하여 조선반도의 안정과 평화적 환경을 수호한다는 데 대해 명백히 밝혔다”며 “자체의 힘으로 평화를 보장하고 조국 통일을 앞당기려는 당의 확고부동한 입장이 바로 여기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규약 서문에 해외 동포들의 민족 권리 등을 언급한 부분도 북한이 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중시하고 있다는 근거로 들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규약을 개정해 ‘우리민족끼리’란 표현을 삭제하고, ‘조국을 통일하고’란 표현을 더 장기적인 전망을 뜻하는 ‘조국의 평화통일을 앞당기고’로 바꿨다. 또 ‘민족의 공동번영’이란 표현을 추가해 남북의 공존을 암시하고,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 민주주의 혁명의 과업을 수행한다’는 표현을 규약에서 없앴다.국내 북한 전문가들은 이를 근거로 북한이 더는 통일을 지향하지 않고 있으며 ‘남조선 적화 전략‘도 포기했다고 분석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2일 통일부 출입기자 화상 간담,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지난 4일 민주평통 창립 40주년 기념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이런 해석 경향을 드러냈다. 이 전 장관은 당 규약 개정의 요체를 “‘김정은 당’의 완성을 뜻한다”면서 ▲대남혁명노선 및 통일담론 쇠락 ▲선군정치의 소멸과 새 정치방식으로 인민대중제일주의 천명 ▲수령체제 안정성을 위한 제도적 조처로 제1 비서직 신설 ▲김정은 당의 완성과 노동당의 정통 마르크시즘 당으로의 부분 회귀 등을 중요한 변화로 손꼽았다. 남조선혁명론에서 일국(북한)혁명론으로의 전환, 우리(조선)민족제일주의에서 우리국가제일주의로의 전환 등이 돋보인다는 것이었다. 특히 서문의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삭제는 단순한 문헌 상의 변화를 넘어 대남전략 변화 여부를 둘러싼 국내에서의 논쟁에 종지부를 찍어준다고 봤다. 정 부의장 역시 “‘투 코리아’(Two Korea)를 법 제도적으로도 공식화한 것”이라면서 “북한이 통일에 대해 ‘잘못하면 남한에 흡수당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지난해 말 남한 영상물의 시청 및 유포의 처벌을 강화하며 ‘반동 사상문화 배격법’을 제정한 것 등을 거론하며 “유난히 비사회주의와의 투쟁, 반사회주의와의 투쟁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부의장은 “그렇게까지 나올진대 향후 북미대화가 열리고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열렸을 때 과거처럼 북한이 민간차원 지원이나 정부 차원의 교류 협력을 순순히 받아들일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토론에 참여한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국 정부로서는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어 당장 북한의 호응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남북관계는 예상치 못했던 시점에 특정 사건을 계기로 급속히 풀려나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한다. 합의 이행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는 모습을 북한에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혁명이라는 용어가 현 정세에 맞지 않고 북한 주도의 통일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통일 과업에 대한 부담을 덜고자 표현을 유화적으로 바꾼 것일 수 있다”며 “통일 자체를 포기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는데 조선신보의 주장은 홍 연구위원의 분석과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유연성 측정하다 성추행 피소…선생님 편 들어준 학생들

    유연성 측정하다 성추행 피소…선생님 편 들어준 학생들

    수행평가였던 유연성 검사를 진행하던 중 여고생에게 “팔뚝을 쓰다듬고, 팔목을 붙잡았다”며 성추행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50대 체육교사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다른 학생들과 동료 선생님들이 증언이 주효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제1형사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고등학교 체육교사 A씨(51)에게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1심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 2016년 5∼6월 광주시내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수업하던 중 B(15)양에게 다가가 팔뚝을 쓰다듬고 팔목을 붙잡는 등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B양은 체육 수업을 하던 중 불려나가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핵심 피해 사실에 대해 구체적이고 일관된 증언을 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A씨는 “당시 체육부장과 함께 수행평가 사항인 유연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었고, 유연성 검사 장소를 떠나 B양에게 다가간 사실이 없다. 위력으로 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항소했다. 다른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은 “A씨가 유연성 검사 장소를 떠나지 않고, 직접 검사 결과를 측정했다”고 진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B양이 여러 친구에게 피해 사실을 이야기했다고 진술했으나 피해 사실을 듣거나 A씨의 행위를 목격했다는 다른 학생들의 진술이 없다. A씨가 B양을 위력으로 추행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접종 기피’ 커녕 ‘백신 부족’ 걱정…‘주사기’가 희망?

    ‘접종 기피’ 커녕 ‘백신 부족’ 걱정…‘주사기’가 희망?

    51만회분 부족…‘쥐어짜는 주사기’ 적극 활용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률이 급증하면서 만 60~74세 고령층 일부가 이달 안에 접종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접종 초기만 해도 낮은 예약률로 우려가 제기됐으나, ‘노마스크’ 등 백신 인센티브가 위력을 발휘하면서 접종 예약이 쇄도하는 모습이다. 4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는 19일까지 총 16일간 진행하는 60~74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사전 예약자는 총 552만명에 이른다. 80.6%가 사전예약을 마쳤다. 하지만 이날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재고 및 도입 예정 물량은 501만회분이다. 예약 인원보다 51만회분 적다. 일명 ‘쥐어짜는 주사기’로 불리는 국산 최소잔여형주사기(LDS)를 사용해 접종자를 10% 늘리면 551만회분 접종이 가능하지만, 예약 인원을 100% 충족하지는 못한다. 또 예약자가 아닌 일반 접종 대기자들이 하루 수만명씩 ‘잔여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60세 이상 기존 예약자의 일부 접종일은 다음달로 넘어갈 수 밖에 없다. ●일부 인원 다음달로 접종 밀릴 수도 정은경 추진단장은 이와 관련해 “고령층 등의 사전예약이 종료됨에 따라 앞으로 예약 일정에 맞게 순차적으로 접종을 시행할 것이지만, 접종시기별 사정과 의료기관별 상황에 따라 예약자 중 일부의 접종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며 “이 경우 별도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접종 의향이 예상보다 높아 예약률이 80%를 초과함에 따라 일정 조정이 필요한 대상자가 생길 수 있는데 접종 진행 상황을 조금 더 모니터링하면서 최소잔여형 주사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잔여백신이 고령층에 집중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약이 불가피하게 조정되는 대상자들은 반드시 7월 초에 신속하게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다른 정부 관계자는 “최소 잔여형주사기를 사용하면 접종인원을 최대 20%까지 늘릴 수 있고, 이미 상당수 접종기관이 20%를 더 접종하고 있어 이달 예약자는 모두 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다회용 백신으로 만들어져 1바이알(병)로 10명이 접종할 수 있는데 최소 잔여형주사기를 사용하면 접종 인원을 1∼2명 더 늘릴 수 있다. 접종 인원은 주사기를 다루는 간호사의 기술에 따라 추가될 수 있는데 접종 현장에서 2명까지 추가로 접종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한국은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공급받고 있으며, 이달 말까지 83만 5000회분을 추가로 받게 돼 있다. 그러나 코백스 물량도 부족 문제가 있어 도착 시점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상반기 1300만명 접종 조기 달성할 듯 추진단은 이런 수급 문제를 고려해 오늘 7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1차 접종을 하려던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1∼2학년 교사들의 접종 일정을 7월로 미루고, 제품도 화이자 또는 모더나로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추진단은 내주부터 상반기 예방접종이 1차적으로 마무리되는 19일까지는 하루 50만명 이상이 접종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약 709만명이 1차 접종을 완료한 가운데 앞으로 2주간 대규모 접종이 이어지면 상반기 내 1300만명(인구의 25%) 접종 목표는 조기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BTS를 ‘21세기 비틀스’로 만든 글로벌 팬덤의 비결은?

    BTS를 ‘21세기 비틀스’로 만든 글로벌 팬덤의 비결은?

    BTS는 어떻게 팝의 레전드 ‘비틀스’에 비유되는 평가를 받으며, ‘대중문화의 혁명’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되었을까? 지난 5월 26일부터 6개 대륙 49개국 맥도날드 매장에서 약 한 달 동안 ‘BTS 세트’를 출시하는 동시에 전 세계 맥도날드 직원들이 한글 자음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는다. 불가능할 것 같은 이 일을 현실로 만든 건 바로 BTS를 비롯한 K팝의 글로벌 ‘팬덤’이다. 대중문화의 중심축은 이제 스타만이 아니라 팬에 의해 확장되어 간다. 대중문화가 진화해 온 것처럼 팬의 개념 역시 발전하여 ‘팬덤’이라는 새로운 문화현상을 만들었다. 이제 K콘텐츠의 영향력은 아시아권을 넘어 미주 그리고 유럽의 여러 나라로 급속히 퍼져 나가고 있다. 드라마, 영화, 가요 등 ‘한류’를 이끈 K컬처의 저력, 그 중심에는 언제나 ‘팬덤’이 존재했다. 이미 하나의 장르이자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은 ‘팬덤’은 이제 정치, 경제 영역으로까지 그 세력이 확장되고 있다. 신간 ‘BTS는 어떻게 21세기의 비틀스가 되었나’(연승 지음·북레시피 펴냄)는 스타에 대한 개인의 환호와 사랑을 보여주던 고전적인 팬의 모습은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상품이나 브랜드로 키워내는 팬슈머로 새롭게 진화하여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팬덤의 실체를 두루 살피고 분석한다. 또한 한류 동호회 활동 1억 명 시대의 배경을 생생한 현장 취재 기록과 통계 자료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며 무한한 확장성을 지닌 팬덤의 속성을 하나하나 짚어 본다. 아울러 K팝, K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에 이르기까지 글로벌한 K컬처의 역사를 훑어보며 그 저변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제는 하나의 장르가 된 ‘팬덤’의 모든 것을 파헤친다. 저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팬덤의 변화 양상까지 예측하며, 팬덤이라는 속성으로 볼 때 비대면 콘서트라 할지라도 오히려 과거보다 팬들의 참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책의 결말을 맺는다. 책은 한국여기자협회의 지원을 받아 저술·출판됐다. 1만 4000원.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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