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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언으로 읽는 우리역사] 정감록 산책 작가의말

    까마득한 문명의 여명기로부터 동서양 어디서나 신탁(神託)과 점성술, 예언과 점이 위력을 발휘하였다. 서양문명의 정화(精華)인 ‘성경’에도 예언가의 음성이 도처에 메아리치고 있다. 예를 들면, 아기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에서는 그와 동갑내기인 사내아이들이 헤롯왕에게 몰살당했다. 유대의 새로운 왕이 태어났다는 ‘불길한’ 예언이 있었기 때문에 헤롯왕은 심리적 공황에 빠졌고, 드디어는 집단 영아살해를 저질렀던 것이다. 옛날에는 그랬다 치고 첨단 과학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고 있는 오늘은 어떠한가. 여전히 대중은 점과 예언의 마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 세대에 걸맞게 디지털화되어 편리하게 서비스된다.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통해 ‘토정비결’을 보거나 ‘오늘의 운세’를 알아보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의 예언서라면 단연 ‘정감록’이 가장 유명했다. 거슬러 올라가 18세기 이후 ‘정감록’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정치·사회·문화적 문제를 투시하는 거울이었다고 볼 수 있다. 조선 후기에 국가권력이 특정한 몇몇 가문에 집중되자 왕조에 저항하는 불만 지식인들이 전국에 널리 형성되었다. 이른바 원국지사(怨國之士)였는데, 그들이 ‘정감록’을 퍼뜨렸으며 체제전복을 위하여 많은 사건을 일으켰다. 세월이 흘러 20세기가 되었을 때 문득 나라의 운명은 기울어 한국은 일제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러자 시대의 절망과 어둠을 이겨내려는 듯 대중은 다시 ‘정감록’의 예언에 귀를 기울였다. 예언 가운데는 지난 수백 년 동안 한국 사회를 위기로 내몰았던 절망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놀랍게도 새 시대에 거는 대중의 기대 역시 녹아 스며들어 있다. 새해부터 나는 독자 여러분과 함께 예언문화의 향기를 따라가 보려 한다. 지금 빛바랜 ‘정감록’을 책장에서 꺼내 깨끗이 먼지를 털어내고, 알쏭달쏭한 예언에 새겨진 우리 역사와 문화를 만날 채비를 하는 중이다. 끝으로 ‘정감록’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에 대하여 한 마디 보태고 싶다. 어떤 종류든 새 예언이 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그것이 맞느니 틀리느니 격론을 벌이기가 일쑤였다. 무척 흥미로운 일이긴 하지만 나는 진위를 가리는 그런 식의 논쟁에 끼어들 생각이 별로 없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미래를 점치는 행위의 정당성을 둘러싸고 누구와 다툴 마음도 없다. 미래가 깜깜해 뵈면 점이라도 쳐서 알아보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딱히 못 배우고 못 사는 사람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많이 배워 출세하고 떵떵거리며 잘 사는 사람들도 역시 마찬가지다.1997년 외환위기 때 점술가들은 뜻밖에 호황을 누렸다고 한다. 회사의 경영자들이 자문을 구하러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평상시 같으면 체면 때문에도 그런 일이 드물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일이 몹시 꼬이면 달라진다. 그러면 다들 예언에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내 관심거리는 바로 예언을 둘러싼 대중의 사회심리를 이해하는 것이다. 백승종 푸른역사연구소장·전 서강대 사학과 교수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1)심해저의 두얼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1)심해저의 두얼굴

    고층빌딩을 휩쓸어 버리고, 지구의 자전축까지 요동치게 한 그야말로 지축을 뒤흔드는 해일이 밀어닥쳤다. 수만의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물고기 썩는 야릇한 비린내가 시신과 뒤엉켜 매혹적인 인도양을 핏빛으로 물들였다. 바닷물이 1㎞나 후퇴하는 등 예징을 드러냈지만 관광객들은 오히려 희한한 볼거리로 착각하기도 했다. 예보시스템 부재라는 후진적 상황이 문제겠지만, 바다를 보는 일반의 지식이 고작 이 정도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한국의 경우 태평양에서 들이칠 해일은 없겠지만, 지진의 천국인 일본을 곁에 두고 있으니 방심할 형편이 못된다. 사정이 이러하니, 이 연재물의 금년도 마지막회 분을 심해저 이야기로 채우지 않을 수 없다. ●83년·93년 日지진해일 우리나라에도 영향 1983년 5월26일, 일본 아키다현 연안에 쓰나미가 엄습하여 많은 인명을 앗아갔다. 이때의 쓰나미도 수백㎞나 떨어진 외양에서 발생하였다. 이같이 해저 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가 자주 일본을 습격하고 있다. 일본어 ‘tsunami’가 국제 해양학의 공식 용어로 채택되기에 이르렀다. 기상청 지진담당관실 자료에 따르면,1983년과 1993년의 일본 지진해일이 우리의 울릉도와 묵호, 속초, 포항 등지에까지 밀어닥쳤다. 이번 해일도 심해저의 깊은 바닥에서 시작되었다. 사실, 인류는 심해의 역동성에 관하여 제한적인 정보만 갖고 있을 뿐이다. 가까운 바다도 잘 모르는데 하물며 먼 바다이겠는가. 지진해일의 전파속도는 gH로 표기한다. 여기에서 ‘g’는 지구의 중력가속도(9.8m/sec),H는 수심. 수심이 1000m라면 지진파의 속도는 356㎞/hr. 이번 해일은 수심 2000m보다 더 깊은 해저에서 일어났으니 해변에 밀어닥쳤을 때의 역동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해양물리학자인 한국해양연구원장 변상경 박사는 “한국도 지진해일의 공격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다.”고 경고한다. 그렇다고 심해저가 항상 인류에게 위협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심해저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인류에게 재앙을 몰아다 줄 해일의 진원지가 되는가 하면, 미지의 자원보고로 우리를 유혹하기도 한다. 누구나 바다가 넓고 깊은 줄은 안다. 그러나 바다는 좀체 제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다. 수십m쯤이야 스킨스쿠버들도 드나들지만 인간능력으로는 수백m를 내려가는 것도 어렵다. 수압 때문이다. 그런데 바닷사람 중에는 수천m 수심의 바다를 대상으로 살아가는 이들도 드물지만 없지는 않다. 이번 해일을 지켜보면서, 심해저를 더 잘 알기 위해 대양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존재도 한번쯤 돌이킬 필요가 있다. 지진 예고는 물론이고 자원 고갈시대를 예비하는 측면에서도 해저연구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태평양의 평균 수심은 4071m. 가장 깊은 마리아나해구는 1만 1034m나 된다. 미국과 프랑스, 일본, 러시아 등 몇몇 국가들은 엄청난 수압에 견디는 심해 유인잠수정을 보유하고 있다. 해양연구원의 김웅서 박사가 지난 6월15일 프랑스 국립해양개발연구소(IFREMER)의 유인잠수정 ‘노틸(Nautile)’을 타고 우리 과학자로는 가장 깊은 태평양 수심 5000m가 넘는 곳까지 들어갔대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김웅서 박사를 만났다.“지진해일은 물론이고 지구의 모든 비밀이 숨어 있는 심해저와 마주친 순간,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지더군요. 드디어 수심 5043.6m 심해저에 이르러 라이트를 켜니 영겁의 세월을 지켜왔을 심해의 푸르디 푸른 물이 창 밖을 가득 채우고 있더라고요. 푸른빛과 녹색을 섞어 놓은 것 같은 신비한 빛 속으로 태평양 바닥이 어스름하게 모습을 드러내는데,‘이곳이 태평양 밑바닥이구나.’하는 생각에 정말 경이로웠습니다. 아직까지 그 누구의 방문도 허락하지 않은 처녀지에 도착했다는 생각에 정말 정신이 아득했습니다.” ●지구의 70%는 바다… 그속엔 산맥·화산·계곡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바다. 그 바다의 대부분은 이같은 심해저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니 인간의 발길이 닿은 바다래야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심해저에도 육지와 마찬가지로 산맥과 화산, 계곡, 평원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 깊게 파인 해구가 있으며, 높은 산맥도 솟아 있다. 수심 수천m의 열수구에서는 쉼없이 뜨거운 물이 솟구쳐 온갖 동식물이 모여 사는 해저의 천국이다. 심해저는 해양지각이 대륙지각 밑으로 밀려들어간 곳으로, 화산활동이 활발하며 지진도 자주 발생한다. 지구의 거대한 판이 충돌하는 곳이어서 이번처럼 지진해일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심해저 평원에는 미세한 입자의 진흙층이 두껍게 깔려 있고, 그 위에 망간단괴가 잔뜩 널려 있다. 딱딱한 상태가 아니라 억겁의 세월 동안 축적물이 쌓여 마치 스폰지 같다. 심해저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심해 생물이 산다. 이곳에는 100만년에 2∼6㎜정도 자라는 것으로 알려진 망간단괴들이 빼곡히 자라고 있다. 망간단괴의 크기로 보아 옆에 있는 고래뼈는 수백만년 전의 것이 틀림없다. 태고의 비밀을 목격하는 일은 천지창조의 순간을 목격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진해일이 심해저가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라면, 망간단괴 같은 자원은 인류에게 보내는 축복의 선물이다. 심해저 자원은 흡사 해일처럼 밀어닥칠 수도 있는 자원고갈에 대비하는 보물들이다. 심해저 광물자원은 공해상, 혹은 배타적 경제수역의 수심 800∼6000m해저에 분포한 망간단괴, 망간각, 해저 열수광상 등이다. 망간단괴는 수심 4000∼6000m대에 분포하는 감자 모양의 산화물로 망간과 철, 구리, 니켈, 코발트 등 40여종의 전략금속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바닷물과 퇴적물 속에 함유된 금속 성분이 매우 느리게 침전,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동심원을 이루면서 100만년에 고작 2∼6mm씩 성장하고 있으니, 감자 크기로 자라려면 얼마나 오랜 세월이 걸리겠는가. ●망간단괴 100만년에 2~6㎜ 자라 한국은 남한 면적 4분의3 크기의 단독개발 광구를 이미 확보해 두고 있다. 부존자원 매장량만도 약 4억 2000만t, 연간 300만t씩 100년 동안 채광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오랫동안 심해저 자원개발을 주도해온 강정극 박사는 이를 국가 백년대계를 설계하는 중장기적 과제라고 역설한다.“남한 면적에 버금가는 신천지가 태평양에 별도로 존재하는 셈”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세계자원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어 언젠가 자원고갈 사태가 도래할 것이 분명하다. 북동태평양의 우리 광구에서 쉼없이 탐사를 해온 덕분에 선진국 버금가는 심해 탐사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만, 아직 국가적 투자가 뒤따르지 못하는 실정이다. 망간각은 수심 800∼2500m 해저 사면의 암반을 뒤덮고 있다. 바닷물에 포함된 금속이온의 침전에 의해 매우 느린 속도(100만년에 1∼10㎜)로 형성되므로 망간단괴처럼 억겁의 세월이 걸린다. 우주항공, 전자산업 등 첨단산업의 핵심 재료인 코발트·니켈·구리·백금 등 30여종의 다양한 금속성분이 이렇게 축적되고 있다. 해저 열수광상은 중앙해령이나 해구같이 마그마 활동이 활발한 지역에서 열수작용에 의해 형성된다. 다른 해저 광물자원에 비해 얕은 수심(1200∼2500m), 육지와의 근접성, 황화물 형태의 금속결합, 단위 면적당 높은 금속함량(금, 은, 아연, 구리 등) 등의 이점을 갖고 있어 가장 먼저 개발될 심해저 광물자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해저 열수광상 분포지역은 화학합성에 의해 살아가는 원시생명체의 서식처로도 판명되어 생명의 기원 및 신물질 개발을 위한 연구 대상으로도 주목된다. 해양연구원 심해저자원연구센터장인 김기현 박사는 “자원 빈국인 우리 실정에서는 안정적으로 전략금속을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 육상 채취보다 가격면에서 불리하지만, 향후 자원고갈 시대에는 충분한 경제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석유나 가스도 지금은 육지 생산량이 높지만 그것 역시 유한해 해저유정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형편에서 태평양 망망대해를 1500t급의 우리 연구선 ‘온누리호’에 의존해 모두 탐사한다는 것은 쉬운 일도, 가능한 일도 아니다. 중국의 엄청난 해저자원 투자 실태를 보면서 위기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건 미래를 모르기 때문이다. ●자원고갈 대비 심해저 광물자원 부상 이처럼 심해저는 ‘자원의 마지막 보고’란 축복과 ‘가공할 재앙의 진원지’란 야누스적 위력을 갖고 있는 곳이다.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해일이 머나먼 심해저에서 시작되었음을 생각하면, 멀고 깊은 바다도 늘 우리 곁에 있는 ‘위협’이고 또 ‘축복’인 셈이다. 위대한 해양생태저술가 레이첼 카슨(R. Carson)의 책 제목처럼 ‘우리를 둘러싼 바다(The sea around us)’는 지금도 인류에게 심각한, 그러나 쉽사리 이해할 수 없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21세기 벽두를 강타한 이번 해일은 숱한 메시지 중 하나일 뿐이다. 해일이나 태풍의 파괴력으로, 생태환경의 오염으로, 때로는 자원고갈 시대의 마지막 보고로 인류에게 절박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우리라고 이 메시지에 등 돌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심지어는 우리 관광객들 다수가 머나먼 그곳에서 희생되지 않았는가. 남극기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태평양 심해저에서 망간단괴를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화시대에 걸맞게 태평양뿐 아니라 인도양이나 남극조차도 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셈이다.2004년 12월의 마지막 나날들, 이 순간에도 어부와 선원, 부두노동자와 해군·해병대원, 등대지기와 해양과학자들이 바다의 전선을 지키고 있다. 덕분에 우리는 편하고 따뜻하게 연말연시의 정겨운 자리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리라. 해일로 무참하게 휩쓸려간 그들 아시아·아프리카인들도 바다에서의 고난의 삶을 엮어가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죽음에 국제적 연대의 애도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니, 우리를 둘러싼 바다 앞에서 인간은 그저 만경창파에 뜬 일엽편주에 불과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 [이진의 섹스&시티]너, 찍혔어!

    몇 년전 국내에서 한 연예인의 섹스 비디오가 유출됐고 이후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오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미국에서도 가끔 유명인사의 섹스 테이프가 공개되곤 하는데 최근 스캔들 주인공은 힐튼가의 상속녀 패리스 힐튼입니다. 그는 섹스 비디오로 이미지가 엄청나게 손상됐지만 나중에는 불법 유통되던 그 테이프를 제대로(?) 편집해서 합법적으로 배급해 돈을 벌기로 결정했죠. 하지만 합법적인 배급은 미국내에서나 해당될 뿐 대부분의 사람들은 P2P 파일 공유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섹스 동영상을 찾아봅니다. 전세계 어느 곳에 있더라도 인터넷 검색만 하면 되죠. 이렇게 찾은 동영상은 메신저로 옮겨 다니면서 자가 분열합니다. 저도 별 노력없이 우연히 메신저로 패리스 힐튼의 동영상을 받아봤고 그제서야 인터넷상에서 복제 위력을 알게 됐습니다. 27세 영훈씨. 제 친구 민영이의 남자친구 인데 하루는 함께 모텔을 갔는데 이상한 행동을 하더랍니다. 키를 받아들고 방문을 열자마자 방안 구석구석을 살피기 시작한 거죠. 휴지통도 들여다보고 벽도 한번 두드려보고 텔레비전의 각도를 이곳저곳 살펴보고 천장도 유심히 살펴봤죠. 보다 못한 민영이가 왜 그러냐고 물었죠. 그제서야 영훈씨는 얼마 전 몰래카메라와 그 피해자를 다룬 프로그램을 봤다고 실토했습니다. 기가 막힌 민영이는 ‘그렇게 몰카 노이로제에 걸린 사람처럼 행동하려면 애초에 왜 모텔을 가자고 해.?’라고 따졌죠. 그랬더니 영훈씨는 얼버무리면서 ‘바닥에서 하자.’라고 했답니다. 민영이의 반응요? 당연히 그냥 집에 가버렸죠. 99년 국내 처음으로 섹스 테이프가 유출됐을 때는 지금처럼 확산속도가 빠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엔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죠. 대신 청계천 비디오상이나 불법 비디오를 취급하는 비디오점, 알 수 없는 발신인에게서 날라온 스팸메일을 통해 비디오가 거래됐습니다. 저는 그 테이프를 구하기도 어려웠지만, 남의 사생활을 훔쳐본다는 죄책감 때문에 안 보기로 결정했었죠. 하지만 호기심에 한 선배의 노트북에서 그 동영상을 봤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그 장면의 잔상으로 남몰래 괴로워했었죠. 2004년, 국민 모두가 초고속 인터넷 환경에서 갖가지 종류의 파일과 정보를 공유하죠. 사생활 보호라는 측면에서 볼 땐 인터넷은 인권의 사각지대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에 사는 무명씨도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몰래 카메라에 찍혀 질펀한 섹스의 주인공 남녀로 섹스 사이트의 배너에 자극적인 플래시 장면으로 등장할 수 있으니까요. 몰래 카메라가 아니더라도 남녀가 서로의 동의하에 둘만 보려고 찍은 섹스 비디오가 파일 공유 프로그램에 떠다닐 수도 있고요. 패리스 힐튼이 아니더라도 보통 무명씨의 섹스 장면도 잘못하면 만천하에 공개되고 재생산, 재소비되는 현실,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 ‘탁구황제’의 귀환

    탁구황제가 돌아왔다. 10년 터울의 남복 ‘최강 콤비’ 유승민-이철승(삼성생명) 조가 국내 최강을 가리는 종합탁구선수권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유-이 조는 27일 충북 음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복식 결승에서 이정우-최현진(농심삼다수) 조에 3-2(11-13,9-11,11-8,11-7,11-4)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유승민(22)은 이번 우승으로 부진을 털고 ‘탁구황제’의 위용을 회복했다. 아테네올림픽 이후 각종 행사에 불려다니느라 몸을 만들지 못한 탓에 지난 10월 전국체전 4강 기권, 월드컵 16강 탈락, 중국대표 대 세계대표 대항전 패배 등 슬럼프를 말끔히 씻었다. 최현진은 지난 11월 탁구왕중왕전에서 유승민에게 불의의 일격을 가했던 상대라 더욱 의미있는 승리.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던 유-이 조는 2001년 대회를 포함해 종별선수권 통산 세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준결승에서 유창재-김정훈(상무) 조를 3-1로 가볍게 따돌리고 결승에 진출한 유-이 조는 듀스 접전 끝에 1세트를 11-13으로 내준 뒤 2세트마저 9-11로 빼앗겨 세트스코어 0-2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 ‘탁구황제’의 자존심을 자극했을까.3세트에서 배수진을 치고 나선 유-이 조는 베테랑 이철승의 안정적인 리시브가 살아나면서 덩달아 유승민의 호쾌한 파워드라이브가 위력을 되찾았다.3·4세트를 내리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유-이 조는 마지막 5세트에서도 이정우-최현진 조를 정신없이 몰아붙여 11-4로 마무리, 극적인 뒤집기에 성공했다. 전날 혼복 8강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김봉철(농심삼다수)-전혜경(대한항공) 조에게 일격을 당해 자존심을 구긴 유승민은 단식 16강에도 진출해 ‘대회 2관왕’으로 명예회복을 노리게 됐다. 여자복식에서는 이향미-전현실(KRA) 조가 이은실-문현정(삼성생명) 조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일축,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한편 남자 단체전에서는 상무가 대회 8연패에 도전하는 ‘최강’ 삼성생명을 3-1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상무는 포스테이타를 3-0으로 완파한 KT&G와 28일 우승을 다툰다. 여자 단체전에서는 삼성생명이 대한항공을 3-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K마트·애플社 CEO ‘주목해야할 15인’에

    K마트 회장,PC제조업체 애플사 최고경영자(CEO), 정치블로그 사이트 원킷 대표 등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24일자)의 ‘2005년에 주목해야 할 인물’로 선정됐다. 신문은 경제계 인사 10명 등 15명을 선정했다. 에드워드 램퍼트 회장 2년전 K마트를 인수해 정상화시킨 데 이어 지난 11월 백화점 체인 시어스 로벅을 인수, 월마트와 홈데포에 이은 미국 3위의 소매업 체인을 갖게 됐다. 스티브 잡스 애플 및 픽사 CEO 픽사 영화사의 호조로 상승세를 타면서 PC시장에서 실지 만회를 시도하고 있다. 제임스 다이먼 JP 모건체이스 COO(최고업무책임자) 뱅크원을 인수한 뒤 과감한 긴축 경영으로 정상화시켰다.2006년까지 합병에 따른 30억달러의 추가 절감을 장담하고 있다. 닉 덴튼 원킷 출판인 그의 8개 블로그 사이트는 매달 2900만이 넘는 페이지뷰를 기록하고 있다. 내년에 어떻게 블로그의 위력을 유지할지가 과제다. 존 타인 뉴욕증권거래소 CEO 212년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앞둔 거래소의 키를 쥐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안한 새 거래규칙의 수용이나 비영리기관의 공개와 관련해 그의 결단이 요구된다. 넬리 크로스 유럽연합(EU)경쟁담당 집행위원 독일 국영은행 보조금 지급,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대한 6억달러 벌금선고 등 EU 반독점 행정을 지휘하고 있다. 이밖에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 창업자, 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 사장, 멜 카르마진 시리우스 위성라디오CEO, 마이클 리빗 미국 보건장관 임명자 등도 주목되는 인물로 선정됐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생명 살리기/여연스님 대흥사 일지암 암주

    깊은 산중에 발길이 뚝 끊어졌다. 흰 구름 자욱한 안개에 휩싸인 조그마한 암자엔 맑은 물소리만 은은하다. 밤새 기름칠을 한 무쇠 호미를 손에 들고 텃밭으로 나간다. 겨울나기를 위해 땅속에 묻어둔 무의 봉분을 북돋고, 허름하게 풀린 배추를 감싸주기 위해서다. 한평 남짓한 마와 더덕 밭의 겨울 푸성귀도 메어주어야 한다. 좀더 시간이 남으면 앞마당의 차나무들도 김매기를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겨울의 하루는 짧다. 봉분을 다독이고 배추를 묶다보니 멀리 산너머 서해로 낙조가 길게 그림자를 끌며 바다로 들어가고 있다. 오늘 할 일을 미루고 허리를 펴고 텅빈 산천을 본다. 무성한 여름과 가을은 갔듯 한해가 그냥 깊은 산속으로 걸어들어가 버렸다.“벌써”라는 단어가 내 깊은 영혼을 알 수 없게 꾹꾹 찌른다. 피가 배어 나오듯 영혼 한쪽이 서걱이는 소리가 먼 시원을 통해 들려오는 것 같다. 공양미를 한 움큼 발우에 담아 수곽으로 향한다. 저녁공양 준비를 하는 것이다. 쌀을 헹구기 위해 발우에 손을 넣자 싸늘한 한기가 온 몸을 찌르르 울리고 간다. 오래된 대나무 홈통을 타고 수곽으로 흐르는 물은 푸릇한 생동감이 있다. 어느새 사방은 하늘에 길잡이로 별만 남기고 어둠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목탁을 두드리며 저녁예불을 시작한다.“지심귀명례, 지심귀명례…” 가슴 한쪽에서 울컥 한 웅큼 눈물이 비어져 나온다. 며칠전 2만달러 시대에 굶어죽은 어린 영혼을 위한 기도를 한다. 독점자본주의 유령이 온 세계를 휩쓸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 팔레스타인을 휩쓸고 우리나라에도 어느덧 소리없이 상륙해 있는 것이다. 굶어죽은 그 어린이의 가족은 때론 일주일 때론 이틀 그러기를 몇 달을 반복했다. 한 아이는 그냥 죽어갔다. 그 며칠전 맞벌이를 하는 경찰관 부부의 세 어린이가 화재로 죽음을 당했다. 그 처참한 어린 주검 앞에 우리는 오열을 토 할 수밖에 없다. 소유의 시대에 빈곤을 초래하는 자본의 공포는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살인적인 위력을 갖는다. 공포의 시대에 떠오르는 한 스님이 있다. 그 스님은 진감국사다. 진감스님은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을 위해 맨 처음에는 밥과 옷을 마련했다. 그러나 그일은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그는 짚신삼기 수행법을 착안했다. 저녁이 되면 염불을 외며 밤새워 짚신을 삼았다. 아침이 밝아오면 밤을 새우며 삼은 짚신을 메고 사람들의 통행이 빈번한 장터에 나가 발을 살폈다. 맨발이거나 너덜너덜 닳은 짚신을 신은 사람들에게 새 짚신을 신겨주었다. 진감스님은 짚신을 얻어신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깨우쳐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큰눈이나 장마가 와서 사람들이 다니지 않을 때만 제외하고 밤에는 염불하며 짚신을 삼아 낮에는 그 짚신을 들고 늘 그 자리에서 짚신을 신겨주었다. 그런 수행을 본 사람들은 함께 짚신을 삼아 보시를 하는 사람도 있었고 다른 것으로 보시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진감국사는 중생의 마음이 바로 부처인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자신의 헌신을 통해 마음 하나를 나누는 씨앗이라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지구의 온 생명을 불가사리처럼 먹어치우는 독점자본주의의 광풍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나와 남을 구분하지 않고 나누는 부처의 마음이다. 그 마음이 하나씩 하나씩 내안에서부터 내 주변에서부터 싹을 틔우는 생명살리기를 해야 할 때다. 작은 법당안에는 어느덧 싸늘한 한기가 스며들어 있고 밤하늘엔 길 잃은 중생들을 위한 ‘별불’만 반짝이고 있다. 세월은 원래 없던 것 묵은해도 오는해도 없다. 다만 하루 하루의 일상을 평생처럼 사는 것만 남았다. 여연스님 대흥사 일지암 암주
  • 부활 날갯짓하는 용산전자상가

    부활 날갯짓하는 용산전자상가

    ‘옛 영광’을 되찾으려는 용산전자상가 부활의 날갯짓이 힘차다. 용산구청과 ㈜나진산업, 서울전자유통㈜, 용산관광버스터미널㈜, 원효전자상가㈜,㈜선인P&M,㈜전자타운 등 용산전자상가를 구성하는 6개 회사는 공동으로 ‘전자상가 활성화 방안에 대한 프로젝트’를 마련하는 등 상가 재건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6월 한얼경제사업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결과 단기적으로는 온라인쇼핑 시스템구축, 주차장 및 상가건물 리모델링 등 주변환경개선 방안이, 중·장기적으로는 용산전자상가를 IT·R&D산업의 국내 거점 및 전자유통의 국제적 허브로 키우는 방안이 각각 제시됐다.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다 용산전자상가가 이처럼 적극적인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나서게 된 데는 장기불황에 따른 경영악화와 지난 10월8일 용산민자역사에 개장한 ‘스페이스나인’의 영향이 크다. 스페이스나인은 연면적 8만 2300여평(강남 코엑스몰의 2배) 규모의 초대형 전자전문 상가로 극장·식당·쇼핑몰 등이 입점해 있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1900여개의 점포가 들어설 수 있으며 11월말 현재까지 20% 정도의 업체가 입점해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반적인 불황으로 인해 아직까지 스페이스나인의 위력이 감지되지 않고 있지만 향후 용산지역 상가에 큰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주변 상권을 아우를 것이라는 이른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용산구는 이번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용산전자상가를 스페이스나인 수준의 편리함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 시킨 뒤 양쪽 상권이 자연스럽게 통합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용산전자상가와 스페이스나인은 이미 300m 길이의 연결통로로 이어져 있으며 거리가 멀지 않기 때문에 상권이 통합될 수 있는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우선 시급한 것은 용산전자상가 쪽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구는 이를 위해 우선 내년 상반기 중 서울시로부터 약 4500평 규모의 중앙주차장 관리권을 넘겨받을 예정이며 나머지 6000여평의 주차장도 순차적으로 이양받을 방침이다. 중앙주차장을 주차장 용도를 유지하면서 문화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중앙광장의 형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스페이스 나인이 들어선 용산역 민자역사의 경우 광장에서 각종 이벤트를 개최해 젊은층을 끌어들이는 반면 용산전자상가는 지금까지 장소부족으로 행사가 전무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 단기적으로 안정적인 온라인쇼핑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내년 중 입점업체 30% 이상을 참여시켜 공동사이트를 구축할 방침이다. 참여업체에 대한 인증마크 수여, 공동 경매·홍보, 전자상거래 표준화, 지속적인 정보 및 마일리지 제공 등을 통해 가칭 ‘e용산 시스템’을 완성한 뒤 2007년까지 용산전자상가 전 업체에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이견 조율이 관건 구청측의 이같은 적극적인 계획에도 불구하고 용산전자상가 6개 회사들은 아직까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나진산업의 이준희 업무이사는 “각 업체도 그간 많은 노력들을 해 왔으나 실효가 없었다.”면서 “리모델링이나 이벤트 마련 등의 방법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제 서울시차원에서 용산전자상가 전반에 대한 전면 재조정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용산구 관계자도 “전자상가 환경개선을 위해서는 각 회사의 거액 투자가 필요하지만 투자 이익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할 리 만무하다.”면서 “특히 용산전자상가 전 지역은 20여년 동안 업무·유통시설만 들어설 수 있는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사업주들의 투자 욕구를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장규 용산구청장은 “서울시의 장기 비전을 보더라도 용산전자상가는 새로운 발전방향이 모색돼야 한다.”면서 “용산전자상가가 활성화 노력을 통해 IT 강국을 견인하는 전자유통·R&D의 국제 허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상인·관계자·시민 “상가 규모 줄이고 일부는 용도변경을” 이번에 첫 실시한 ‘용산전자상가 활성화 방안’연구 결과에 대해 상인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기대와 회의감을 동시에 나타냈다. 용산구와 6개 회사들의 노력 외에도 서울시 차원의 용산전자상가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구를 수행한 한얼경제사업연구원 전병제 연구원은 “리모델링이나 환경개선 같은 단기처방으로는 용산전자상가를 살릴 수 없다.”고 단언하면서 “전자상가 중 용호로 북쪽 지역에 대한 도시계획시설의 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전자상가 인근에 국제업무단지가 들어서기로 예정된 만큼 전자중심의 유통·설비시설 외 다른 용도로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용산전자상가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나진산업의 이영배 차장은 “용산전자상가는 너무 비대하다.”고 지적한 뒤 “사양길로 접어든 전자집적단지에 대한 무리한 투자보다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다른 용도로 개발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산전자상가에는 6개 회사 건물연면적을 모두 합한 약 26만㎡에 5000여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다. 그러나 스페이스나인의 경우 건물연면적은 27만㎡로 비슷하지만 점포 수는 1900개에 불과하다. 용산전자상가는 그야말로 ‘벌집’인 셈. 용산전자상가를 자주 찾는다는 윤태호(26·대학생)씨는 “용산에 올 때마다 점포를 찾느라 고생한다.”면서 “특색없는 비슷한 점포들이 너무 많아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용산전자상가에 대한 도시계획시설 변경은 논의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본프레레 감독 귀국 “사우디·쿠웨이트 만만찮은 상대”

    “개인기의 사우디와 투지를 앞세운 쿠웨이트 모두 만만한 팀이 아니다.” 지난 10일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의 전력을 분석하기 위해 걸프컵이 열리고 있는 카타르 도하로 떠났던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을 것을 거듭 강조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쿠웨이트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투지를 앞세워 파이팅 넘치는 경기를 보여줘 인상적이었다.”면서 “지난 7월 아시안컵 때보다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한국과 남다른 축구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쿠웨이트는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끝까지 몰아붙이는 위력적인 팀”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서는 “쿠웨이트와의 B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1-2로 패배한 뒤 예멘전에서 2-0으로 승리했지만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체력적인 면에서 다소 문제가 있긴 하지만 조직력과 개인기과 뛰어난 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쿠웨이트보다는 축구다운 축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언급, 역시 방심할 수 없는 상대임을 시사했다. 한때 지휘봉을 잡았던 카타르에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쿠웨이트 등의 정보를 수집한 본프레레 감독은 “어느 팀이 상대하기가 수월하냐.”는 질문을 받고 “팀마다 장·단점이 있어 성급하게 말할 수는 없다.”면서 “우리가 경기마다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오는 19일 부산에서 맞붙는 독일에 대해서도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와 지금 독일팀은 상당히 다르다.”면서 “그 때는 볼을 주고 서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움직인다.”고 했다. 또 “이번 경기를 통해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씨줄날줄] 파란 도장/육철수 논설위원

    남한테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상품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어딘지 찜찜하다. 푸줏간에 내걸린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파란도장’을 찍어 등급을 표시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해서다. 그럼에도 상당수의 조직들은 ‘다면평가’라는 이름으로 개인에 대한 등급을 ‘종합적으로’ 매기고, 그 결과는 연봉이나 인사 등에 반영되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인간의 존엄성이나 개성, 잠재력을 도외시한 측면이 없지 않으나 살다 보면 이렇듯 알게 모르게 수도 없이 찍히는, 공식·비공식적인 파란도장들을 피할 길이 없다. 고금(古今)을 통해 수많은 인간평가 방법들이 있으나 중국 한(漢)무제때 역사가 사마천의 평가법은 2000년이 흐른 현 시대에도 단연 반짝인다. 불우할 때 누구와 친했으며, 가난했을 때 탐취하지 않았는지, 부자가 됐을 땐 누구에게 나눠 줬는지, 높은 벼슬에 올랐을 때 어떤 사람을 등용했으며, 궁지에 몰렸을 때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는지 등이 그의 평가항목이었다. 평가법이 점잖기도 하거니와 사람의 내·외면을 어쩌면 그렇게 정확하게 들여다 보도록 항목을 구성했는지 놀랍다. 그의 평가법은 시대를 넘어 파란도장으로서 위력을 발휘해 왔음은 물론이다. 현대의 개인별 능력 측정에 자주 활용되는 지능지수(IQ)·감성지수(EQ)도 따지고 보면 제법 과학적이고 치밀하게 만들어 놓은, 또 다른 측면의 신식 파란도장임에 틀림없다.EQ의 아류(亞流)격인 ‘시체지수’(CQ:Corpse Quotient)란 것도 있단다. 군중이 모인 공연장 같은데서 주변 분위기에 얼마나 잘 호응하느냐를 측정하는 지수로, 손뼉을 안치고 환호성도 지르지 않는 뻣뻣한 모습을 보이면 이른바 ‘시체’라는 얘기다. 현대판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 할 수 있는 몸짱(신체)·얼짱(용모)·마음짱(심성) 같은 유행어는 아예 ‘최고등급’만 대접해 주어 기를 죽인다. 최근에는 브라질 상파울루 의대의 어느 박사가 섹스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성지수’(SQ:Sexual Quotient)란 것을 만들었다고 한다. 비밀스러워야 할 요철(凹凸)의 범주까지 등급을 매기겠다고 하니, 인간은 인간에게 어디까지 파란도장을 찍어야 직성이 풀릴런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日 ‘군사대국화’ 길 텄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이 전후 무기수출을 금지한 무기수출 3원칙을 무너뜨려, 사실상 향후 무기수출 허용 범위를 확대하는 길을 텄다. 군사대국화의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중국과 북한을 안보위협 요인으로 부각시켜 미사일방어체제(MD) 도입, 이지스함 추가도입 및 공중급유기 도입 등을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의 핵심으로 추구키로 해 주변국의 경계 및 군비경쟁을 촉발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10일 안전보장회의와 각료회의를 거쳐 ‘신(新) 방위계획대강’과 이를 토대로 한 ‘차기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2005∼2009년)을 승인한 뒤 관방장관 담화를 통해 ‘무기수출 3원칙’ 완화안을 발표했다. 지난 1976년 10월 제정됐다가 95년 11월 1차 개정된 뒤 9년만에 두번째 개정된 ‘신 방위계획대강’은 미·일 안보체제가 일본의 안전 확보에 불가결한 요소임을 확인했다. 미국이 추진중인 MD를 구실로 무기수출 3원칙을 슬그머니 완화, 군사대국화의 야심을 은근슬쩍 드러낸 것으로 읽혀진다. 즉 MD 외에도 미국과 공동개발하거나 생산하는 무기 및 테러·해적대책 지원을 위한 무기수출 등은 ‘개별안건’으로 규정, 사안별로 판단토록 해 ▲공산권 ▲유엔이 금지한 국가 ▲분쟁당사국 또는 우려국에 무기수출을 금지하는 3원칙을 무력화시켰다. 특히 일본은 자체 무장을 강화하기 위해 북한과 함께 중국의 위협을 강조했다. 중국이 핵과 미사일 전력, 해군 및 공군력의 근대화를 추진하는 만큼 동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한 것이다. 역시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맞서기 위한다는 구실로 MD 구축에 적극 동참키로 하는 등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재래식 병력을 감축키로 한 것도 MD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대체수단으로 풀이된다. 재래식 군사력을 감축하는 모양을 취해 세계의 경계눈초리를 흐린 뒤 세계적인 첨단군비경쟁 대열에 본격 합류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따라서 육상자위대 정원을 5000명 줄인 15만 5000명으로 하고, 전차와 전투기, 호위함 등 재래식 무기를 감축키로 한 것은 군사적 의미는 적다는 평이다. 중국 원자력잠수함의 영해 침범 사건을 핑계로 줄이겠다던 잠수함 16척은 유지키로 슬쩍 바꿨다. 아울러 10년 단위 대강 개정을 염두에 두되,5년 후 개정 필요성을 검토하기로 한 것은 앞으로 일본이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시 말해 이라크 주둔 자위대의 사정 변화 등을 앞세워 향후 군사대국화를 착착, 빠르게 진행시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taein@seoul.co.kr
  • 무가지·경품 불공정거래 신문 ‘신 파라치’ 비상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신문포상금 제도’가 담긴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신문 판매시장이 한바탕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이번 신문 포상금 제도는 신문고시를 위반하는 불법 경품이나 무가지 등을 신고할 경우 신고가액의 10배를 지급하고, 이를 위한 50억원의 예산까지 신청되어 있어 그 위력이 한층 거셀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개정안 통과를 놓고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 이른바 ‘메이저’신문들과 나머지 신문들의 표정은 크게 엇갈린다. 우선 고가의 경품 지급과 무가지 살포로 신문시장의 불공정 거래를 주도해온 이들 세 신문들이 받는 타격이 매우 클 것 같다. 이들중 한 신문사는 자체 조사에서 포상금 제도가 시행되면 정기구독 부수가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최악의 경우 자연 절독률이 4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영호 대표는 “신문고시 자체를 고쳐 경품 제공 행위를 아예 금지하기 전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행 신문고시는 신문 판매가액의 20% 이내에서 경품 제공 또는 무가지 지급을 허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결국 경품은 계속 제공될 것이고,20%를 넘기는지 여부도 판단과 단속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黨政靑 불화… 경제 수렁속으로

    국책 및 민간연구소가 잇따라 내년 경제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정부가 경제살리기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존의 재정·통화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경기부양책을 동원하는 것보다는 시장의 신뢰와 소비심리를 회복할 수 있는 국정운영방식 수정과 인적 쇄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 박승 총재는 1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경영인 조찬 강연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 산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경제발전을 이뤄냈지만 이제는 산업화 이후의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이라면서 “과거의 성장동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바꿔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까지 우리의 성장엔진은 저임금, 정부주도, 노동집약형 산업 등이었지만 중국·인도 등의 부상에 따라 더 이상 위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양대 나성린 교수는 “청와대, 정부, 여당의 불협화음으로 우리 경제는 어떤 정책을 쓰더라도 살아날 수 없는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나 교수는 “특히 기업 등 시장에서는 청와대의 국정운영방식과 정책의 불확실성 등으로 투자를 꺼리고 있으며, 지난 2년 동안 청와대 경제관련팀들이 재정·통화정책을 확대·반복했는데도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은 ‘사람’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이라며 청와대내의 인적 교체를 주장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는 일원화된 경제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모든 정책은 정책부서가 창구가 될 수 있도록 해야만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지대 윤창현 교수는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여야가 국가보안법 개정 등 4대 입법개혁 추진을 놓고 소모전을 치를 만큼 경제가 한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인천대 이찬근 교수는 “우리경제의 중장기적인 성장의 틀을 짜는 것이 시급하며, 이를 위해 청와대, 노동계, 재계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한 합의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현 상황에서는 감세든 재정지출이든 수요 부족분을 정부가 메워주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금리효과도 크지는 않지만 더 인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 거시경제센터 소장은 “정부가 경제의 상황인식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걱정스럽다.”면서 “새로운 분야의 창업 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국제플러스] 日육상자위대 5000명 감축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는 신방위계획대강에 반영할 육상자위대 정원을 현재보다 5000명 줄어든 15만 5000명으로 명시하기로 결정했다. 다니가키 사다카즈 재무상과 오노 요시노리 방위청장관은 8일 오후 각료접촉에서 이렇게 합의했다. 신방위계획대강에 맞춰 수립할 차기중기방위력정비계획(2005∼2009년) 기간 방위예산 총액은 현재의 중기방위력정비계획 예산보다 9240억엔 적은 24조 2360억엔으로 책정하기로 했다.1986년에 현행의 중기방위방식이 채용된 이래 전 회보다 감액되는 것은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의 양해를 얻는 절차를 거친 후 10일 각료회의에서 신방위계획대강과 차기중기방위력정비계획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taein@seoul.co.kr/***/
  • 사이버수사대는 어떤 조직?

    수능 부정 사건의 수사를 전국적인 범위로 확대시킨 주역은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이다.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인터넷 환경의 눈부신 발전에 따라 급증하는 사이버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2000년 2월1일 창설됐다. 대원은 현재 김재규 대장(경정)을 비롯하여 모두 5개팀 29명으로 이루어졌다. 당연한 얘기지만 대원의 76%인 22명은 각종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사이버 명예훼손과 스토킹 사건 등을 다루는 개인정보보호팀과 인터넷 사기 사건을 파헤치는 전자상거래팀, 지적재산권 침해를 파고드는 지적재산권팀, 사이버증권과 다단계 사건을 수사하는 사이버금융팀, 그리고 행정을 지원하는 기획운영팀으로 나뉜다. 사이버 세상을 떠도는 범죄 정보를 캐내는 것은 정보통신 분야를 전공한 특채 수사관 5명이 주도한다. 동료나 친지의 컴퓨터 조립과 수리를 도맡아 ‘컴퓨터 도사’로 통하는 이들은 팀마다 한 사람씩 배치돼 있다. 이들이 하루종일 인터넷을 서핑해 솎아낸 범죄정보는 팀내 다른 요원들에게 전달돼 결정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日, 공격용 미사일 개발 무산

    |도쿄 이춘규특파원|사거리가 수백㎞에 이르는 대지(對地) 공격용 장거리 정밀 유도탄(미사일)의 연구에 착수하려던 일본 정부의 계획이 좌절됐다고 현지 언론이 8일 전했다. 일본 방위청은 오는 10일 각료회의에서 승인되는 ‘중기방위력 정비계획’(2005∼2009년)에 공격용 미사일 연구착수를 포함할 계획이었으나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강력한 반발로 포기했다. 방위청의 정비계획 원안에 포함된 미사일이 개발, 배치되면 탄도미사일 발사기지를 비롯한 적국 기지에 대한 공격이 가능해져 전수(專守)방위를 표방해온 기존 방위정책 범위를 벗어나게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대공 미사일 등에 의한 적의 공격을 교란하는 전투기 탑재형 전자방해장치를 개발하고, 공중급유기 8기와 해외파견 자위대를 수송하고 있는 C130 수송기에 공중급유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 등은 예정대로 승인될 전망이다. 현재 일본 자위대는 전수방위 원칙에 따라 지대지 미사일 등 공격용 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taein@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인터넷 욘사마 패러디 열풍

    [그것이 알고싶다]인터넷 욘사마 패러디 열풍

    “우리나라 3대 ‘사마’는 ‘욘사마’‘응사마’‘영사마’?” 최근 온라인상에 ‘욘사마 열풍’을 패러디한 ‘∼사마’시리즈가 등장해 네티즌들의 배꼽을 잡고 있다. 네티즌들이 ‘욘사마’ 배용준의 사진을 합성한 제2·제3의 ‘욘사마’들을 속속 탄생시키고 있는 것. ‘사마’란 일본인들이 존경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 뒤에 붙이는, 우리말의 ‘님’과 비슷한 칭호다. 온라인상 ‘사마 열풍’의 선두주자는 지난해 ‘원조 얼짱’으로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응삼이’ 박윤배. 그는 ‘응삼이’발음을 본뜬 ‘응사마’로 불리며 인기 유머 게시판 등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네티즌들 사이의 또 다른 한류 스타(?)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네티즌들이 2005년 1월1일자로 만든 가상 신문인 ‘한구라 일보’는 지난달말 일본을 방문한 배용준의 사진에 박윤배의 얼굴을 합성,‘응사마’의 활약상(?)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응사마 열풍, 일본 열도 들썩’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 NHK에서 방영된 전원일기가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그의 살인미소에 반한 팬들이 욘사마에 이어 그를 ‘응사마’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응사마 열풍을 전했다. 또한 ‘전원일기’에서 응삼이와 결혼한 쌍봉댁 이숙도 일본내에서 ‘지우히메(공주)’로 불리는 최지우 처럼 ‘쌍봉히메’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밖에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핵개발연가’의 주인공 ‘영사마’로, 오사마 빈라덴은 ‘오사마’로 패러디 돼 인기몰이에 나서는 등 오프라인의 ‘욘사마 열풍’이 온라인상에서도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씨줄날줄] 레짐 체인지/이기동 논설위원

    엄밀히 말할 때,‘정권(Regime)’은 ‘정부(Administration)’와 구분되는 용어다. 따라서 김정일정권이라고 할 때, 이 말에는 북한체제의 독재성, 폐쇄성이 함께 담겨있다.‘노무현정권’ ‘부시행정부’라고 할 때와는 다른 의미다. 미국의 보수주의 학자 니컬러스 에버스타트가 말하는 북한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는 북한의 억압체제를 바꾸자는 것이지, 단순히 김정일을 다른 독재자로 바꾸는 통치자교체가 아닌 셈이다. 전세계적으로 정권교체의 전성기는 냉전시절.2차대전 뒤 동유럽의 공산정권 수립배경에는 소련의 정권교체 작업이 있었다. 토착 공산혁명을 성공시킨 중국이 북한, 베트남 등 동아시아의 공산정권들을 가리켜,‘모스크바에서 열차로 수출된 공산정권’이라고 비하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으로 대표되는 전후 서방세계의 정권교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의 정권교체 공작이 가장 활발했던 곳은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 지역. 쿠바, 파나마, 아이티, 도미니카, 그레나다, 니카라과가 모두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활동무대였다. 중동, 아시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회교혁명으로 쫓겨난 이란의 레자 팔레비는 1953년 CIA의 공작으로 왕위에 올랐던 인물이다.1992년 피플파워로 물러난 필리핀의 마르코스는 집권과 축출 배후에 모두 CIA가 개입한 경우다. 냉전때 미국의 정권교체 목적이 소련과의 경쟁 때문이었다면, 냉전 이후에는 테러, 독재,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로 주목적이 바뀌었다. 이란,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북한 등 소위 ‘불량정권’이 잠재적 정권교체 대상이 됐다. 이중 이라크의 후세인정권과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정권이 무력사용의 첫번째 타깃이 됐다. 그리고 그 이론적 토대가 된 것이 바로 9·11 이후 등장한 선제공격론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북한의 정권교체에 반대의사를 밝힌 배경은 분명치 않다. 현재 상황에서 김정일 정권붕괴는 북한 핵무기 해결이나, 남북통일 방법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의 발로로 짐작될 뿐이다.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북한 정권교체는 무력이 아니라 인권문제, 주민불만을 이용한 체제붕괴다. 그 첫째 무기가 바로 지난달 발효된 북한인권법인 셈이다. 김정일위원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사실은 미국의 무력사용 위협이 아니라, 이 ‘소리 안 나는 무기’의 위력이 아닌가 싶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여의도 IN] 군소 야3당 몸값 쑥쑥

    최근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자민련 등 군소 야3당의 위상이 한껏 도드라지고 있다. 정기국회 시한을 앞두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합의하지 못한 법안들의 표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들 3당의 ‘캐스팅 보트’로서의 위력이 선보일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 군소 야3당의 존재가 ‘상한가’를 친 것은 2일 밤 공정거래법 개정안 표결처리 때였다. 열린우리당이 개정안을 표결처리하려고 본회의를 열려 했으나 단독 의결정족수인 150명을 채우지 못했다. 배기선·이미경 의원과 정동채 장관이 외국 출장 중이어서 이해찬 총리나 정동영·김근태 장관 등을 총동원해도 모자랐다. 그러자 열린우리당은 군소 야3당 지도부와 개별 의원들에게 본회의 참석을 요청하는 ’SOS’신호를 날렸다. 사정은 한나라당도 마찬가지였다.‘불참 요망’이라는 메시지만 달랐을 뿐 잇단 ‘러브 콜’을 보냈다.‘도토리 야3당’에 대한 각별한 애정은 3일에도 재연됐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대통령 후보까지 한 권영길 의원이 추운 날씨에 본청 밖에서 단식농성을 5일째 하고 있는데 예삿일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박근혜 대표도 지난달 30일 권 의원을 찾아가 위로한 바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씨줄날줄] 차우셰스쿠 비디오/이기동 논설위원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부부의 종말은 1989년 겨울 동유럽 변혁의 행진을 결국 비극으로 마감케 했다. 벨벳처럼 부드럽게 진행됐다고 ‘벨벳혁명’이라 불린 체코를 비롯해, 헝가리, 폴란드, 동독은 너무도 평화롭게 역사적인 변혁을 이루어냈다. 그것은 도심 광장들을 밝힌 촛불시위의 위력과 함께, 일반시민들이 만든 기적이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유독 동구의 최빈국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만은 예외였다. 35년간 불가리아를 통치한 토도르 지프코프는 그해 11월 반정부 시위에 굴복해 물러난 뒤,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몇해 뒤 사망했다.20년 이상 일당독재를 이끈 차우셰스쿠는 반정부 시위대에 무차별 발포하며 버텼으나 결국 실각, 그해 성탄절 부부가 함께 총살형으로 생을 마감했다. 두 사람은 장기독재, 우상화, 부정부패, 공포정치 외에도 김일성가(家)와 특별한 친분을 유지한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특히 차우셰스쿠는 생전, 김일성의 통치 스타일을 루마니아에 이식시켜 철혈통치의 기반을 닦은 인물이다. 신앙에 가까운 지도자 숭배, 가부장적 권위주의, 공포심을 접목한 상징조작, 가족 독재, 폐쇄주의 통치술은 차우셰스쿠, 지프코프, 김일성 3인의 공동작품인 셈이다. 김정일이 차우셰스쿠 처형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보며 측근들에게 “우리도 인민들의 손에 죽을 것”이라고 되뇌었다는 뉴스위크 보도는 그가 느꼈을 공포감이 어떠했는지 짐작케 한다. 측근들과 함께 처형 비디오를 보며, 그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김정일은 수차 강조했다고 한다. 보도내용대로라면, 김정일이 차우셰스쿠정권과 북한정권의 유사성을 알고 있었다는 말이어서 흥미롭다. 하지만 이후 김정일은 차우셰스쿠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동유럽식 변혁이 아니라, 핵무기 개발과 미국에 대한 대결과 적대감을 극대화하는 길을 걸었다. 역사의 교훈과는 다른 방법을 택한 것이다. 미국의 보수학자들이 북한정권교체 필요성까지 제기하며 김정일정권의 초조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차우셰스쿠식 종말을 초래할지 모를 북한 내부의 움직임일 것이다. 북한 나름대로는 경제분야에서 일부 변화시도도 없지 않지만, 그 노력이 아직은 너무 미미하고 더디다. 북한지도부가 지금부터라도 역사의 교훈을 제대로 새겨 개방 개혁의 길을 걷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책임일 것이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수능부정 재수사 불가피

    ‘설’로만 떠돌던 휴대전화 부정행위 ‘제2 조직’의 윤곽이 잡히면서 제3, 제4 조직 등 추가로 드러날 빙산의 실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은 26일 이번 수능에서 사전 모의 또는 실행 혐의가 있는 같은 학교 8명의 ‘소규모 조직’을 적발, 이 가운데 7명을 임의동행, 조사하고 있다. 이날 경찰조사를 받은 광주 A고 B(19)군은 “수능 시험을 며칠 앞두고 속칭 ‘선수’로 활동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면서 “내가 알고 있는 친구들은 단 한명도 경찰조사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지금까지의 조직과는 별개의 조직임을 분명히했다.B군은 부정행위의 수법과 조직의 규모에 대해서는 참가하지 않아 알지 못한다고 했다. 갈수록 부정시험에 참여한 인원이 늘면서 그동안 ‘설’ 수준에 머물렀던 ‘부정 대물림’‘학부모 묵인’‘여학생 가담’ 등의 루머들이 사실로 확인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남경찰청 수사과는 광주동부경찰서가 ‘현장 수사’를 맡고 있는 동안 각종 제보가 올랐던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 등 인터넷 상에서 관련 정보를 수집, 새로운 ‘커닝 조직’을 적발해 냈다. 결정적인 단서는 시교육청이 ‘허위사실 유포’라는 이유로 최근 홈페이지에서 삭제해 버린 20여건의 제보. 경찰은 “최근 구성된 사이버 수사대의 도움을 받아 제보 내용을 한건씩 검증해 나갔고, 글을 올린 제보자의 인터넷 IP를 추적한 끝에 B(18),K(18)군 등 또다른 가담자 집단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현재는 ‘소규모 조직’으로 파악되지만 다른 학교 학생들과의 ‘연계’여부를 캐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같은 제보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인터넷에서 이를 삭제했던 시교육청은 비난의 화살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교육부 진상 조사반도 삭제한 ‘제보 내용’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 조만간 그 실체나 규모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휴대전화 부정행위가 대개 중학교 동창들끼리 모여 일을 벌인 정황을 고려하면 이들의 개별 진술 및 조사진전에 따라 상상을 초월하는 숫자로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 가공할 위력의 ‘후폭풍’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번 일을 시작으로 그동안 설로만 떠돌던 “부정행위를 하고도 누구누구는 걸리지 않았다.”는 학생들의 입소문을 처음부터 확인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이 특수부 및 형사부 검사 10명으로 전담반을 구성해 후속수사에 나선 것도 사실상의 ‘전면 재수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광주 최치봉 남기창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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