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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축구] 서울, PO막차 탔다

    프로축구 K-리그 ‘가을잔치’행 막차의 주인공을 가리기 위한 경기가 5일 서울 상암벌과 울산 문수벌에서 동시에 열렸다. FC서울은 이날 히칼도와 두두로 이어지는 공격 라인이 위력을 발휘하며 경남FC 골문을 위협했다. 이을용의 중거리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혔고, 히칼도, 김은중, 두두의 슛이 살짝살짝 빗나가는 등 전반에만 슛 7개를 날렸으나 골을 낚지 못했다. 전반 22분 경남 골문이 텅 빈 상황에서 작렬된 고명진의 슛이 골대를 때린 장면이 아쉬웠다. 전·후기 통합 순위에서 서울에 승점 1차로 뒤졌던 울산은 최성국과 마차도를 앞세워 포항을 압박했다.코너킥과 프리킥 등 수 차례 세트피스 상황을 연출했으나 역시 골이 터지지 않았다. 전반 19분 최성국의 코너킥이 만들어낸 결정적인 기회를 유경렬이 더듬거리며 날려버렸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상대 문전에서 최성국이 헤딩패스한 공을 마차도가 헛발질하기도 했다. 서울과 울산 모두 0-0으로 전반을 마친 뒤 선수 대기실에서 상대 소식을 확인했고, 전의를 불태우며 후반전에 나섰다. 경기가 끝났을 때는 서울이 활짝 웃었다. 서울은 K-리그 후기 마지막 경기에서 ‘샤프’ 김은중의 결승골을 앞세워 경남을 1-0으로 제압했다. 서울은 이로써 전·후기 통합 성적 4위(승점 39·9승12무5패)를 확정, 이날 포항에 0-1로 진 울산(승점 35·8승11무7패)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4강 플레이오프(PO)행 막차를 탔다.2000년 안양 LG 시절 이후 6년 만에 K-리그 정상을 노리게 된 것. 서울은 후반 6분 상대 수비수 1명이 퇴장당해 수적으로 우세를 차지했으나 오히려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후반 37분 경남의 핸드볼 반칙으로 얻어낸 소중한 페널티킥을 김은중이 성공시켜 승리를 낚았다. 포항의 이동국은 이날 울산전 후반 8분 교체투입돼 5분 만에 헤딩골을 터뜨렸다. 지난 4월 부상 이후 약 7개월 만의 득점포로 PO 활약을 예고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광장] 물러난 대통령, 물러날 대통령/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물러난 대통령, 물러날 대통령/진경호 논설위원

    열린우리당이 정치공황적 정계개편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전·현직 대통령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8년 만에 정치고향 목포를 찾아 ‘목포의 눈물’을 합창했다. 전남도청에선 ‘무호남 무국가’(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라는 충무공의 말을 방명록에 남겼다.“정치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말은 ‘난 정치를 하지만 여러분은 정치행위로 보지 말라.’는 얘기로 들린다.“여당의 비극은 분당에서 비롯됐다.”고도 했다. 비극은 끝내야 하고, 따라서 국민 뜻을 어기고 나간 사람들은 민주당으로 돌아가라는 논리가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럴 뜻이 없어 보인다. 민주당과의 통합신당을 주장하는 천정배 의원에게 “전당대회에서 누가 옳은지 겨뤄보자.”고 선을 그었다. 왼팔이라는 안희정씨는 지방을 돌며 노사모 재건을 외친다. 지난 8월엔 노 대통령이 노사모 회원들을 청와대로 초청,“노사모의 대선 승리는 역사에 남을 일”이라며 ‘어게인 2002’를 다짐했다고 한다. 두 전·현직 대통령의 이중주는 분명 4년 전 참여정부의 문을 열 때의 앙상블이 아니다. 사실 노 대통령에게 ‘DJ와 호남’은 극복의 대상이었다.1995년 DJ의 정계복귀 때 그는 ‘3김정치 청산’을 외치며 1년여간 저항했다. 자신이 몸 담은 ‘국민통합추진회의’가 와해되면서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한 것은 그에게 ‘3김정치’에 대한 굴복이었을지 모른다. 영남 출신인 그는 그럼에도 ‘호남당’을 택했다. 지역구도와는 끝내 타협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그에게 자신의 열린우리당이 퇴임 대통령의 흡인력에 의해 도로 호남당으로 회귀하는 상황은 좌시하지 못할 일 같기도 하다. 따라서 두 사람의 갈등은 얼핏 지역정치 극복을 둘러싼 신·구세력의 대립처럼 보인다. 그러나 과연 이것뿐일까. 여권, 특히 친노(親盧)진영에선 얼마 전부터 몇가지 대선 시나리오가 나돌았다. 그 하나가 ‘열린우리당 분당-민주당과의 재통합’이다. 열린우리당내 비노·반노 진영이 가세한 민주당과 친노진영의 열린우리당이 일정 시점까지 각개약진하다 대선 직전 ‘민주·호남+개혁’의 재통합을 단행,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오픈프라이머리라는 국민참여경선제가 가미되면 2002년 정몽준 의원과의 후보단일화 못지않은 드라마가 연출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각본대로라면 지금 노 대통령과 DJ의 대치는 이를 위한 전주곡일 뿐이다.‘DJP연합’,‘노-정 후보단일화’ 등 반 한나라당 연대의 위력은 지난 두차례 대선에서 입증됐다. 민심이 등 돌린 상황에서 여권이 승리를 기대할 거의 유일한 카드가 이 시나리오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정치가 아니라 정치공학일 뿐이다. 가객 한대수가 최근 낸 앨범에 ‘대통령’이라는 곡이 있다.‘┽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난 지극히 사랑할거야. 국민들은 양호하게 잘 살고, 여자들은 기뻐서 웃을거야’ 암울한 군사정권 시절 ‘행복의 나라’로 가자고 선동(?)하며 민중의 목마름을 호소하던 그는 정작 민주화된 지금을 ‘슬픈 시대’라고 했다. 극과 극의 파워게임 세상이라는 것이다. 진짜 갈등이든, 고도의 전략이든 전·현직 대통령의 충돌은 국민을 더 피곤하게 할 뿐이다. 지금 정권이 그렇듯 다음 정권도 국민과 다음 정치세력의 몫이다. 물러난 대통령과 물러날 대통령은 권력 승계의 정치생태적 욕망을 버려야 한다. 국민들은 더이상 ‘정치 9단’들을 원치 않는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함혜리기자의 프렌치 리포트] (3) 그들의 영어콤플렉스

    [함혜리기자의 프렌치 리포트] (3) 그들의 영어콤플렉스

    “파리에 가서 영어로 길을 물어보면 절대 안된대. 영어를 다 알아 들으면서도 못 알아듣는 척한다는군.” 프랑스어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자부심과 자존심이 얼마나 강한지를 논할 때 우리가 흔히 하는 얘기다. 이라크전을 계기로 프랑스와 미국이 외교적 마찰을 빚고, 국제무대에서 서로 껄끄러운 사이가 됐을 때 프랑스인들의 반미감정을 방증하는 듯한 이 ‘가설’은 더욱 그럴듯하게 들렸다. 프랑스인들이 자국어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라고 여기고, 사랑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영어를 다 알아들으면서 일부러 알아 듣지 못하는 척하면서 길잃은 관광객을 외면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정확히 말하자면 프랑스인들은 영어를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다. ●영어는 뜨고 평균적으로 프랑스인들은 영어를 잘 못한다. 발음도 엉망이다. 중장년층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 이유를 분석해 본 결과 지금까지 영어를 잘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렸다. 프랑스는 20세기 초반에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위기를 겪었지만 2차대전 이후 30년간 엄청난 경제적 성장과 사회적 변화를 이룩했다. 현재의 중장년층은 ‘영광의 30년’으로 일컬어지는 이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들이다. 미국의 경제력과 정치력이 세계를 주도하기 시작했지만 최고 수준의 예술과 문학, 철학을 바탕으로 풍부한 문화자본을 지니고 있었던 프랑스인들에게 그것은 큰 의미가 없었다. 굳이 영어를 하지 않아도 프랑스를 중심으로 지구는 돌아갔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미국은 정치·경제는 물론 문화계까지 접수해 세계 최강국으로서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으며, 국제어로서 영어의 중요성은 말하면 ‘잔소리’인 시대가 됐다. 급속하게 진전되는 세계화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영어의 위력은 더욱 커졌다. 프랑스인들에게도 이제 영어 실력은 주류 사회 진출을 위한 필수사항이 됐다. 우리처럼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는 아니지만, 프랑스에서도 영어를 못하면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없다고 봐야 한다. 경영학을 전공하던 얀이 “기고만장하면서 세계의 보안관을 자처하는 미국이 얄밉기는 하지만 글로벌 시대의 엘리트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영어는 필수”라고 했던 것이 생각난다. 때문에 우리가 영어에 공을 들이는 것에는 비교할 수 없지만 프랑스인들도 영어를 배우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방학 때면 가까운 영국으로 홈스테이 언어연수를 떠나거나 좀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중고등학생 자녀들을 미국의 대학에서 하는 서머스쿨에 보낸다. 책방에도 영어학습서가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특히 비즈니스와 파이낸스 분야의 실용 영어학습서들은 무척 다양하게 나와있다. 파리의 지하철 객차안에는 ‘Do you speak Wall Street English?’라는 카피를 단 영어학원 ‘월스트리트’의 광고판이 출근길 샐러리맨들의 눈길을 끈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지하에서 분노할 일이지만 아무리 콧대 높은 프랑스인들이라도 ‘영어의 국제어화’라는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이다. ●프랑스어는 지고 프랑스인들의 모국어 사랑도 예전만 못하다. 학교에서는 여전히 프랑스어 수업을 가장 중요시하지만 청소년들은 프랑스 고전문학을 읽기보다는 미국 가수 에미넴의 랩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열광한다. 어린 아이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 영어로 진행되는 온라인 게임에 심취한다. 가족들이 모이면 즐겨하던 프랑스어 철자법 맞히기 놀이기구는 이제 다락방으로 밀려났다. 20년 전 프랑스에서 유학하던 시절 부러움을 느끼며 즐겨 본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다. 전 국민이 참가해 받아쓰기 경연대회를 하는 ‘디코 도르(Dico d’or)’다. 디코 도르는 황금사전이라는 뜻이다. 이 경연대회에는 매년 수십만명의 남녀노소가 도전해 예선을 거쳐 결선을 벌인다. 프랑스어는 영어와 달리 단어마다 성(性)이 존재하며 이에 맞게 관사와 형용사를 써야 하고, 시제와 주어의 성에 따라 동사도 달라지기 때문에 받아쓰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결선 방송이 있는 날에는 참가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펜과 종이를 들고 TV 앞에 앉아 진행자의 구술에 따라 자신의 프랑스어 실력을 테스트하느라 전국이 떠들썩했던 것이 기억난다. 이 프로그램도 지난해 막을 내렸다.20여년간 이 프로그램을 진행,‘프랑스어의 수호자’란 찬사를 받기도 했던 베르나르 피보는 프로그램을 마치면서 “디코 도르가 대중과 사회를 싫증나게 하기 전에 그만 둘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국제무대에서 프랑스어의 영향력도 현저하게 줄고 있다. 프랑스어는 현재 60개국에서 약 5억명이 공용어, 혹은 제 1외국어로 사용한다고 하는데 최근 2∼3년 사이 그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아프리카권의 알제리, 르완다, 민주콩고공화국 등에서는 프랑스어가 영어로 대체되는 실정이다. 프랑스어권 국가수반회의에 참석하는 곳은 40개국에 불과하다. 유럽에서조차도 설자리를 잃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영어를 공식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에서도 일반적인 회의나 문서에 주로 영어를 쓴다. 지난해 EU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다. 한 공식행사에서 프랑스 대표가 영어로 연설했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 있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얼굴을 붉히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EU설립의 주축국인 프랑스로서 자존심이 무척 상했던 모양이다. 프랑스어를 사용해야 엘리트 귀족 대접을 받던 시절도 있었다.17∼18세기의 일이다. 당시 파리는 유럽 최대의 도시였으며 유럽의 귀족들과 엘리트들은 프랑스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며 자신의 교양과 우아함을 과시했다. 이런 건 이제 영화속에서나 볼 수 있는 옛날 얘기가 돼 버렸다. lotus@seoul.co.kr ■ 아카데미 프랑세즈 프랑스인들은 아름다운 자신들의 언어를 지켜 나가기 위해 오래 전부터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프랑스어의 통일과 순화를 위한 목적으로 이미 4세기 전에 아카데미 프랑세즈(Academie Francaise·프랑스 한림원)라는 공적기관을 만들었을 정도다. 파리 센강의 좌안에 자리한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1635년 당시의 재상 리슐리외가 문예 동호회 모임을 아카데미 프랑세즈라는 명칭으로 발족시킨 것이 그 유래다. 그 후 루이 14세가 후원자가 된 이래,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역대 국가 원수의 관할 아래 놓이게 됐다. 아카데미시엥이라고 불리는 회원은 프랑스 국적을 가진 시인, 작가, 철학자, 의사, 과학자 등 각 분야의 권위자 40명으로 구성된다.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회원을 ‘불멸(immortel)’이라고 할 정도로 회원에 선발되는 것 자체가 프랑스인으로서 최고의 영광이다. 당대 일류 문학자 가운데서 선출된다는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몰리에르, 디드로, 보들레르와 같은 거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보수성이 비난 받기도 한다. 여성에 문호를 개방하는 것도 최근의 일이다. 지금까지 700명의 아카데미시엥이 있었는데 그중 여성 회원은 5명뿐이었다. 하지만 미국 문화와 영어의 범람속에서 프랑스어를 수호하는 본연의 역할은 누구도 대신하지 못한다.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엄연히 프랑스어 단어가 있는 데도 고의로 외국어를 사용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한 1975년 바스 로리올 법 제정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컴퓨터와 인터넷 관련 용어, 건축 용어 등을 프랑스어로 정리했다. 아카데미 프랑세즈 사전은 1964년에 처음 편찬한 이후 현재 9판까지 나왔다.
  • 아시아의 SUN 도쿄돔서 뜬다

    ‘이제는 아시아 정벌이다.’ 국내프로야구를 평정한 삼성 선동열 감독이 내친 김에 무대를 옮겨 아시아 정벌에 나선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타이완 프로리그 챔피언과 중국 올스타팀이 겨루는 제2회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가 11월9일부터 나흘 동안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것. 한마디로 프로야구 아시아 왕중왕을 가리는 대회다. 삼성은 니혼햄 파이터스(일본), 라뉴 베어스(타이완) 등과 맞선다. 프로팀이 없는 중국은 국가대표가 나서지만 나머지 팀들과의 실력차가 커 변수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로 두번째를 맞는 코나미컵에서 삼성만이 유일하게 2년 연속 출전한다. 삼성은 지난해 당시 이승엽(요미우리)의 소속팀인 일본 롯데 마린스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선 감독은 다시 한번 ‘지키는 야구’로 승부수를 띄운다. 우승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선 감독은 지난 29일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아시아시리즈에서 올해는 꼭 우승하고 싶다. 투수력을 총동원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아시아 정벌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내심 일본대표로 주니치가 오길 바랐다. 지난 96년부터 4년간 주니치에서 ‘나고야의 수호신’으로 활약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니치가 일본시리즈에서 니혼햄에 져 맞대결은 불발됐다. 물론 우승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내부적으로는 지난해에 비해 준비기간이 짧다. 지난 시즌에는 20여일 가량 차분하게 대회를 준비했지만 올해는 국내 일정이 늦춰지는 바람에 쉴 틈이 없다. 게다가 니혼햄은 물론 라뉴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선 감독의 ‘지키는 야구’가 2년을 거치면서 성숙된 만큼 지난해보다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KO펀치’ 권오준-오승환이 건재하다.여기에 한국시리즈 직후여서 절정의 경기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문제는 방망이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거포 심정수가 팀에 합류했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 주지 못했다. 물론 박진만, 진갑용, 박한이, 조동찬 등이 나름대로 몫을 해 줄 것으로 보이지만 역시 중심타선인 양준혁과 심정수가 살아나야 한다. 지키는 야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단 선취점을 올리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은 30일 선수단 전원이 오픈카를 타고 연고지인 대구 시내를 도는 카퍼레이드를 펼치면서 우승을 자축했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SUN’이 빚어낸 삼성 천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SUN’이 빚어낸 삼성 천하

    삼성 선동열(43) 감독은 우승 샴페인 세례로 온 몸이 흠뻑 젖어 있었지만 얼굴은 웃음이 가득했다. 선 감독은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과 2년간 내 야구를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구단, 그리고 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난해에는 여유 있게 우승했는데 올해는 참 힘들었다. 웬만하면 긴장을 즐기려 하지만 올해는 긴장돼 힘들었다.”면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토로했다. 그는 “인터뷰장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많이 생각났는데 지금은 생각이 안 난다.”면서 승자의 여유도 보였다. 가장 힘든 경기로 1승1패 뒤 치른 3차전을 꼽았다. 그는 “3-0으로 이기다 권오준·오승환이 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는데, 당시 오승환을 1이닝만 던지게 하고 일찍 뺀 게 나중 경기를 위해서라도 좋은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한다.4차전을 이기고 나서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데뷔해인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팀을 정상으로 이끌면서 지도자로서 실력을 확실하게 인정받았다. 삼성 김응용 사장도 “나는 22년 감독생활 동안 열번 우승했지만 선 감독은 2년 감독 생활에서 두번이나 우승했다. 역시 나보다 한 수 위”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 감독의 트레이드마크는 ‘지키는 야구’. 그 좋아하는 담배를 끊고 술을 줄이면서 자신부터 변화를 꾀했다. ‘한 방에 의존하지 않는 야구’를 모토로 내건 선 감독은 장타에 익숙했던 삼성의 체질을 불과 2년 만에 확실히 바꿔놓았다. 일단 리드를 잡는 경기를 한 뒤 확실한 중간계투와 마무리로 승리를 지키는 것이 승리 방정식. ‘국보급’ 투수출신답게 효율적인 마운드 운용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비록 ‘KO펀치’ 권오준-오승환의 황금계투가 한국시리즈에서 위력이 다소 떨어졌지만 10명의 투수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운용했다. 특히 고비가 된 3,5차전에서는 각각 8명,9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인해전술’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 정규리그에서 부진했던 에이스 배영수와 부상에 울던 임창용을 한국시리즈에서 다각도로 기용, 마운드의 힘을 배가시켰다. 한국시리즈 6경기를 치르는 동안 팀 방어율은 불과 1.83이다. 선 감독은 특히 거액을 받는 선수가 기대에 못 미쳤을 때는 언론을 통한 ‘외곽 때리기’로 선수의 자존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그러나 화끈한 야구 실종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선 감독도 이를 의식, 노쇠화된 타선을 개선할 생각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승장 선동열 감독 “4차전 이긴 뒤 우승 예감”

    승장 선동열 감독 “4차전 이긴 뒤 우승 예감”

    삼성 선동열 감독(43)은 우승 샴페인 세례로 온 몸이 흠뻑 젖어있었지만 얼굴은 웃음이 가득했다. 선 감독은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과 2년간 내 야구를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구단,그리고 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이어 “지난해에는 여유 있게 우승했는데 올해는 참 힘들었다.웬만하면 긴장을 즐기려 하지만 올해는 긴장돼 힘들었다.”면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토로했다. 그는 “인터뷰장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많이 생각났는데 지금은 생각이 안 난다.”면서 승자의 여유도 보였다. 가장 힘든 경기로 1승1패 뒤 치른 3차전을 꼽았다.그는 “3-0으로 이기다 권오준,오승환이 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는데,당시 오승환을 1이닝만 던지게 하고 일찍 뺀 게 나중 경기를 위해서라도 좋은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한다.4차전을 이기고 나서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데뷔해인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팀을 정상으로 이끌면서 지도자로서 실력을 확실하게 인정받았다.삼성 김응용 사장도 “나는 22년 감독생활동안 10번 우승했지만 선 감독은 2년 감독 생활에서 2번이나 우승했다.역시 나보다 한 수 위”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 감독의 트레이드마크는 ‘지키는 야구’.그 좋아하는 담배를 끊고 술을 줄이면서 자신부터 변화를 꾀했다.‘한 방에 의존하지 않는 야구’를 모토로 내건 선 감독은 장타에 익숙했던 삼성의 체질을 불과 2년 만에 확실히 바꿔놓았다.일단 리드를 잡는 경기를 한 뒤 확실한 중간계투와 마무리로 승리를 지키는 것이 승리 방정식. ‘국보급’ 투수출신답게 효율적인 마운드 운용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비록 ‘KO펀치’ 권오준-오승환의 황금계투가 한국시리즈에서 위력이 다소 떨어졌지만 10명의 투수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운용했다.특히 고비가 된 3,5차전에서는 각각 8명,9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인해전술’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 정규리그에서 부진했던 에이스 배영수와 부상에 울던 임창용을 한국시리즈에서 다각도로 기용,마운드의 힘을 배가 시켰다.한국시리즈 6경기를 치르는 동안 팀 방어율은 불과 1.83이다.선 감독은 특히 거액을 받는 선수가 기대에 못 미쳤을 때는 언론을 통한 ‘외곽 때리기’로 선수의 자존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그러나 화끈한 야구 실종의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선 감독도 이를 의식,노쇠화된 타선을 개선할 생각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이 한권의 책] ‘갈등과 반목’ 칼의 문화를 버려라

    북한의 핵실험, 정치권의 행태, 부동산의 투기 열풍, 대학입시 전쟁, 지하철 출근전쟁까지…. 우리는 매일매일 전쟁 속에서 산다. 지구촌은 어떠한가? FTA, 탄소시장,ODA 등의 세계 관계 속에서 각기 설 자리를 쟁탈하기 위한 세계인들의 삶은 국가의 경계도 없이 발가벗겨져 가고 있다. 힘센 자의 성공 논리로 점철되어온 지배 중심의 사회체제를 비판하고 평화의 대안으로 성배의 문화를 강조한 ‘성배와 칼’. 이 책의 저자인 리안 아이슬러는 인류학, 여성학, 사회학을 두루 아우르며 전쟁과 침략의 역사를 만들어온 지배문화를 ‘칼의 문화’라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인간이 끊임없이 분쟁을 일삼는 것도 ‘칼’의 역사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단호히 말한다. 마치 펜은 칼보다 무섭다는 말을 실감나게 할 만큼 인류학자 시각에서 지난 역사를 속속들이 분석하여 파헤치고 있다. 반면 대립보다는 협력과 공존을 중요시하는 공동협력 사회체제를 성배의 문화라고 칭한다. 아이슬러는 성배로 상징되는 ‘여신’을 중시한다. 여성의 출산과 자손번창, 심지어 죽음까지 성스럽게 덧입힌다. 남녀가 평등했으며 부자와 가난한 자도 없었고 의사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루어졌던 신석기시대를 성배문화의 기원으로 잡는다. 또 크레타문명을 재조명하며 “크레타는 역사 기록상 여성과 남성이 서로를 대등한 동반자로서 조화를 이루어 즐겁게 지낸 마지막 세상 같다.”고 극찬하고 있다. 그러나 유목민족의 침략으로 신석기시대는 무너지고, 청동기와 철의 무기를 만들어내면서 인류의 전쟁이 지구상에 등장한다. 텐트만 접으면 삶의 터가 바뀌므로 힘이 약한 여자들을 쉽게 납치, 약탈하여 노예화할 수 있던 유목민사회에서 ‘여신문화’는 철저하게 파괴되었고 야금술과 남성우월성이 자리잡혔다. 저자는 로마제국 시절 저술된 성경에 대해서도 통렬하게 비판하는데, 약자인 여성을 귀하게 섬겼던 예수님의 모습은 가려지고 지배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남성 중심으로 기록되었다는 주장이다. 결국 인류가 평화를 지향하기 위하여 칼의 문화가 짓밟아버린 성배의 문화를 되찾는 새로운 관점을 정립해야 한다고 아이슬러는 강조한다. 죽음이 아닌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피라미드식의 위계질서보다는 연대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공동협력사회를 이룰 때 인류의 평화가 도래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보여준다. 그런 사회를 지향해갈 때 우리 사회는 21세기 지구촌의 화두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이 책을 덮으며 잠시 한국사회 속에 녹아 있는 칼의 문화를 되새기게 된다. 특히 조선시대 이래 600년간 이 땅에 뿌리박아온 부계사회에서 휘두른 칼의 위력에 짓밟힌 여성들의 슬픈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듯하다. 당시 이화고녀를 졸업한 씩씩하셨던 어머니, 온화하고 항상 인내하시던 모습의 외할머니, 그 윗대 할머니들은 또 어떠한 모습이었을까? 그 모습은 모르지만 분명히 가부장적인 가치로 움직이던 사회에서 당신들의 주장은 접은 채 아이들 젖을 먹이고, 밥하고, 시부모님, 남편의 옷을 밤새워 지었으리라! 이제 세상이 많이 변하였다고 하나 곳곳이 아직도 칼의 문화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게 우리들의 현실이다. 이 책을 통하여 인류역사에 숨어 있는 성배적인 속성이 현대사회에 승화된 모습으로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정의감마저 치솟는다. 그래야만 남·녀를 불문하고 현대인 모두의 삶이 편안해 지리라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해졌다. 심리학자 샌드라 뱀의 남성적이거나 여성적인 속성이 아닌, 적응력을 강조하는 ‘양성의 문화’가 중요하다는 주장이 바로 이 저자의 ‘성배문화’와 접목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둘 다 나눔과 섬김의 철학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박은경 대한YWCA연합회장·인류학 박사
  • [PRIDE 32-리얼 딜] ‘황제’ 표도르, 화려한 복귀

    ‘얼음 황제’가 약 10개월의 공백을 딛고 화려하게 복귀했다.‘60억분의1’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0·러시아)는 22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토머스&맥센터에서 열린 종합격투기대회 ‘프라이드 32-리얼 딜’에서 프라이드 초대 챔피언 마크 콜먼(42·미국)을 2라운드 1분15초 만에 암바(팔 십자꺾기)로 제압했다.‘얼음 펀치’의 건재함을 과시하며 첫 해외 나들이에 나선 프라이드 대회를 멋지게 장식한 것. 표도르는 이날 1회 태클을 앞세워 집요하게 테이크다운(넘어뜨리기)을 노린 콜먼의 공격을 막아내며 연이은 펀치를 콜먼의 얼굴에 적중시켰다. 콜먼의 왼쪽 눈은 순식간에 부어올랐다. 콜먼은 표도르의 왼쪽 허벅지를 끈질기게 붙잡고 늘어졌으나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2회 들어 콜먼은 처음으로 표도르를 넘어뜨리며 우위를 가졌으나 오히려 화를 불렀다. 표도르는 콜먼의 위력 없는 파운딩 펀치를 침착하게 막아내다가 팔을 낚아채며 곧바로 암바를 구사, 콜먼의 탭아웃(기권)을 이끌어냈다.2004년 4월 프라이드 헤비급 월드그랑프리에서 표도르가 콜먼을 제압했던 상황이 그대로 재현된 것.1회를 5분으로 줄이고, 그라운딩에서 킥이 금지되는 등 콜먼에게 유리한 상황을 딛고 일궈낸 승리라 더욱 빛났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세종대왕님은 못말리는 책벌레

    [이주일의 어린이책] 세종대왕님은 못말리는 책벌레

    ‘세상을 바꾼 위대한 책벌레들’(김문태 글, 이량덕 그림, 뜨인돌어린이 펴냄)은 왜, 어떻게 독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방향을 잡아주는 길라잡이 책이다. 그런데 화법이 여간 듬직한 게 아니다. 이러이러하니 독서를 해야 한다는 당위를 직설화법으로 일러주는 대신 국내외 위인들을 불러낸다. 그들을 거울삼아 독서의 가치를 은근슬쩍 은유하는 책의 화술이 재치만점이다. 책에 등장하는 위인은 세종대왕, 이덕무, 김득신 등 국내 인물에 나폴레옹, 링컨, 에디슨, 헬렌 켈러 등을 포함해 모두 7명. 남보다 뒤처지고 보잘것없던 이들이 책벌레가 되어 보란듯이 세상의 빛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동화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덕분에,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유연한 책읽기가 보장된다. ‘좋은 글을 백번 읽고 백번 생각하다’란 부제가 붙은 세종대왕 편. 책 속에서 세종대왕은 직접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1448년 8월11일, 오늘은 내가 왕위에 오른 지 30주년이 되는 날이다. 여러 행사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임금과 학동들의 터놓고 말하기 행사’이다. 전국의 서당에서 뽑힌 학동들과의 만남이라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나라행사를 여는 경복궁 근정전이 왕과 학동들이 주고받는 허심탄회한 대화로 화기애애해진다. “상감마마께서는 어느 서당에 다니셨나요?” “나는 궁궐 안의 왕자 전용서당인 시강원에 다녔소.” 한참 뒤 세종대왕이 자신의 독서비법을 소개한다.“나는 ‘사서삼경’을 100번씩 읽었소. 읽을 때마다 작대기 표시를 해서 내가 그 횟수를 알고 있다오.” 같은 책이라도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라지므로 좋은 책은 여러 번 읽으라는 은근한 권유에 학동들이 눈을 반짝인다. 나폴레옹 편에는 ‘책 속에서 창의력과 용기를 얻다’라는 부제가 붙었다. 인물의 면모와 역사적 환경을 얕게나마 훑어볼 수 있는 점도 책의 장점.1820년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 중이던 나폴레옹은 놀림을 당해 울고 있는 마을의 아이에게 자신의 어릴적 경험담을 들려준다.“외롭고 견디기 어려울 때 책은 친구가 되어 주었고, 나에게 많은 걸 가르쳐 주었어.” 고대 그리스 역사가 폴리비오스가 쓴 40권짜리 ‘역사’를 몇번씩 읽고난 뒤 로마가 세계를 지배한 까닭을 알게 되었다고 귀띔하는 대목 등에서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독서의 위력을 감지하게 된다. 위인들이 즐겨읽은 책 목록을 일별하는 것도 독서 잠재력을 키우는 효과가 있겠다. 인물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그들이 즐겨읽은 책들과 주요내용이 간추려져 실렸다. 초등생.9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책꽂이]

    ●최무선(강학태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고려 우왕이 즉위한 후에는 왜구가 충청도 내륙의 부여와 공주까지 쳐들어와 마구잡이로 노략질을 해댔다. 이에 조정에선 대대적인 왜구토벌작전에 나섰다. 최무선의 화약이 위력을 발휘한 것은 바로 그 무렵. 최무선이 직접 나서 지휘한 진포해전은 최영의 홍산대첩, 이성계의 황산대첩, 정지의 남해도전투와 함께 고려 말 왜구를 무찌른 4대승전의 하나로 꼽힌다. 고려를 제2의 화약보유국으로 만든 최무선의 위업을 그린 역사소설.1만 2700원. ●박인환 깊이 읽기(맹문재 엮음, 서정시학 펴냄) “박인환은 1950년대의 그 어느 시인보다도 사회참여 의식이 강했다. 따라서 그의 시는 모더니즘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리얼리즘 시로 보아야 할 것이다.” 편저자인 맹문재 안양대 교수는 박인환의 시가 모더니즘 시인 만큼 사회참여 의식이 없는 순수시라고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한다.‘폐허의 시대를 품은 지식인 시인’으로서의 박인환의 면모를 살핀 평론집.1만 7000원. ●요절 시선(우대식 엮음, 새움 펴냄) 가곡 ‘기다리는 마음’으로 널리 알려진 부산 출신의 천재시인 김민부는 화마에 휩쓸려갔고, 서울 변두리 기찻길 옆 판자집에서 가난에 허덕이며 살아야했던 김용직은 술로서 시를 쓰다 간경화로 죽었다. 농약을 마시고 자살에 이른 김만옥, 한창 나이에 폐결핵을 얻어 사망한 진이정, 심야극장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은 기형도…. 이 책엔 날로 강퍅해져 가는 우리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 주는 요절 시인 10명의 대표작들이 실렸다.9800원. ●글로벌 시대의 문학(김성곤 지음, 민음사 펴냄) 무라카미 하루키가 미국에서 크게 인정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가 훌륭한 번역가인 동시에 영어로 미국 작가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구자로 꼽히는 저자는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작가들이 동시대 외국 작가의 작품을 많이 읽고 국제감각과 외국어 능력을 갖춰 한국적인 것과 보편적인 것의 조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메두사적 현실과 미로 속의 문학’‘자기중심의식에서 생태의식으로’ 등 20여편의 평론이 실렸다.1만 8000원.
  • [프로농구] 삼성 “디펜딩 챔프 위력 봤지?”

    프로농구가 6개월 만에 다시 팬 곁으로 돌아왔다.5년 만에 다시 서울에서 시즌을 연 19일 잠실체육관에는 역대 개막전 최다인 1만 1848명의 팬이 입장해 모처럼 농구 열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개막전 최다 관중 1만 1848명 개막전의 맞상대인 ‘디펜딩챔피언’ 삼성과 ‘오렌지군단’ KTF는 지난 시즌부터 악연이었다. 삼성이 막강 전력을 가지고도 유독 KTF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해 상대전적에서 2승4패로 밀린 것.KTF의 ‘킹콩센터’ 나이젤 딕슨에게 삼성의 서장훈-올루미데 오예데지가 힘을 못 쓴 탓이다. 개막전을 앞둔 안준호 삼성 감독도 바짝 긴장한 표정이었다. 팀의 기둥인 서장훈과 이규섭이 대표팀에 차출되는 11월6일 이전에 치러지는 7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리를 챙겨놓아야 하기 때문. 지난 시즌 고전을 면치 못한 원인인 딕슨과 맞먹는 거구의 필립 리치(KTF·198㎝ 126.5㎏)도 마음에 걸렸다. 승부의 관건은 올시즌부터 외국인선수가 뛰지 못하는 2·3쿼터에서 어떤 팀이 ‘운영의 묘’를 살리느냐에 달려있었다.3쿼터 중반까지는 팽팽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토종빅맨 서장훈과 이규섭이 버틴 삼성이 높이의 우위를 점했지만 KTF가 신기성(17점)을 앞세운 특유의 속공으로 가까스로 균형을 맞춘 것. 하지만 47-47로 맞선 3쿼터 6분 여를 남기고 이규섭의 3점슛이 터지면서 승부의 추는 흔들렸다. 삼성이 서장훈의 3점포에 이어 네이트 존슨의 연이은 골밑돌파로 성큼성큼 달아나는 사이 KTF는 5분여 동안 무득점에 그친 것. 순식간에 스코어는 61-47로 벌어졌고, 한 번 무너진 힘의 균형은 회복되지 않았다. ●오예데지-존슨 콤비 제몫 톡톡히 결국 4쿼터 들어 스코어를 더욱 벌린 삼성이 97-81로 완승,‘디펜딩챔프’의 위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 시즌 양동근(모비스)과 공동으로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던 서장훈은 18점을 넣으며 팀의 기둥 역할을 해 냈고, 오예데지(15점 13리바운드)-존슨(34점) 콤비도 제 몫을 톡톡히 해 냈다. 반면 관심을 모았던 리그 최중량 용병 리치(19점 7리바운드)는 시범경기에서의 활약과는 달리 톱클라스 센터인 오예데지를 상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한국시리즈 ‘창·방패’ 대결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냐,‘난공불락’의 마운드냐. 21일부터 시작되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한화-삼성의 경기는 ‘창’과 ‘방패’의 대결로 비유된다. 정상을 놓고 처음 격돌하는 만큼 서로가 조심스럽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의 힘은 막강 불펜에 있다. 권오준-오승환의 계투는 8개 구단 중 최고. 일단 리드하면 이기는 선동열 감독의 ‘지키는 야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체이다. 사이드암 권오준과 정통파 오승환의 스타일이 다른 점도 힘을 배가시킨다. 한화 김인식 감독도 중반까지 리드를 허용하지 않는 게 승리비결이라고 말했을 정도. 특히 오승환은 정규리그에서 47세이브를 기록, 아시아 세이브왕에 오른 여세를 몰아 한국시리즈도 자신의 무대로 만들 생각이다. 정규리그에서 오승환은 한화에 더욱 강했다.8경기에 등판해 1승7세이브를 마크, 단 한번의 실패도 용납하지 않았다. 당연히 방어율 ‘0’. 내심 2년 연속 한국시리즈 MVP까지 노리는 이유다. 그러나 선발진이 다소 마음에 걸린다. 정규리그 12승으로 1차전 선발 등판이 예상되는 하리칼라는 한화전에선 맥을 추지 못했다.1승1패에 방어율은 무려 8.18에 이른다. 브라운도 3.75의 괜찮은 방어율을 보였지만 성적은 2패뿐이다. 그나마 배영수가 2승1패, 방어율 1.37로 체면을 유지했다. 이 때문에 선 감독은 1차전 선발로 누구를 내세울지 아직도 고민하고 있다. 이에 견줘 한화는 홈런포를 앞세운 막강 화력이 자랑이다. 물론 정규리그 다승 1,2위를 차지한 류현진(18승), 문동환(16승)이 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불안한 모습이다. 이 때문에 마운드보다는 방망이에 신뢰가 더 간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관문을 모두 홈런으로 뚫어 기대감을 감추지 못한다. 특히 한국시리즈 1∼4차전이 열리는 대구와 대전 구장은 다른 구장에 비해 펜스 거리가 짧아 홈런포의 위력이 더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화는 정규리그 팀 홈런 1위(110개), 장타율 2위(.380)로 삼성을 압도했다. 데이비스, 김태균, 이범호, 이도형 등 중심타선이 모두 두 자릿수 홈런을 작성했다. 특히 주포 김태균이 삼성을 긴장시킨다. 정규리그에서 삼성을 상대로 터뜨린 팀 홈런 19개 가운데 무려 4개를 혼자 뽑았다. 이범호와 고동진도 각 3개로 역시 만만치 않다. 창과 방패의 대결에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2006년 하이라이트(6 라운드)] 패싸움이 승부였다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2006년 하이라이트(6 라운드)] 패싸움이 승부였다

    장면도(190) 하변에서 큰 패싸움이 벌어졌으나 아직 패싸움의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백의 꽃놀이패처럼 보여서 흑이 힘들어 보였지만 흑은 많은 팻감을 바탕으로 끝까지 버텨서 아직 굴복당하지 않았다. 패싸움 도중 좌상귀 흑의 팻감에 백이 한번 손을 뺀 적이 있기 때문에 백이 190으로 보강한 장면이다. 흑은 어디에서부터 바둑을 풀어나가야 할까? 실전진행(191∼199) 흑191로 강하게 패를 걸어간 것이 승착이다. 이 패싸움은 흑의 무리라고 생각됐지만 흑193이라는 절대 팻감이 큰 자랑이어서 패싸움이 가능했다. 백196의 팻감을 불청하고 흑197로 패를 따내자 하변 흑의 두터움이 전판을 호령한다. 백198로 흑돌 여섯점을 잡은 수는 대략 20집 정도이지만 하변 흑의 세력을 발판으로 199에 뛰어들자 좌변 백 한점은 물론이고 좌하귀 백돌도 허약해 보인다. 모두 빵따냄의 위력이다.(195=▲) (참고도) 애초 실전 백190으로는 백1로 따내고 패를 계속해야 했다. 흑이 A로 후퇴한다면 백3으로 따내는 수마저 선수로 둘 수 있으므로 큰 득이다. 만약 흑2로 좌상귀에 둔다면 백3으로 흑 석점을 잡는다. 좌상귀에는 아직 백B의 패로 버티는 수단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 역시 백이 좋다. 따라서 백1이면 흑도 팻감을 쓰면서 버텨올 텐데 패싸움이 바로 승부인 바둑이었다. 277수 끝, 흑 불계승 유승엽 withbdk@naver.com
  • 2280억弗 ‘외환보유고의 힘’

    2280억弗 ‘외환보유고의 힘’

    “외환보유고가 ‘북핵 쇼크’를 잠재웠다.”북한의 핵실험 이후 금융시장 주변에서 나온 평가들이다. ●외환보유고의 위력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9일 금융시장은 충격에 휩싸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내 평상심을 되찾았다. 환율, 주가, 금리 등 금융시장의 미시 변수들이 동요되지 않았다.1997년 11월 외환위기 직후 보여줬던 패닉 현상과는 대조적인 상황이었다. 코스피지수는 북핵실험 당일에는 전 거래일(4일)보다 32.6포인트나 떨어져 1319.14를 기록했으나,5일 만인 16일에는 1356.72,18일에는 1354.26으로 마감하는 등 북핵쇼크 이전 상태를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도 9일에는 15.1원이나 올라 달러당 960원대로 치솟았으나 점차 회복세를 보여 950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금리는 큰 폭의 변화가 없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에서의 거래 규모가 전체의 40%에 가까운 외국인들의 자본유출이 거의 없었고, 금융시장이 안정됐던 배경에는 2200여억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가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도이치방크,JP모건 등 외국투자 회사들도 “북핵쇼크가 중장기적으로는 투자심리 위축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풍부한 외환보유고 덕분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도 최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같은 입장을 견지했다. 국가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A+’였던 것이 순식간에 B+로 9단계나 떨어졌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존의 A등급이 그대로 유지됐다. ●적정 규모 여부는 여전히 논란 한국은행이 국제통화기금(IMF) 규정에 근거해 마련한 외환보유고 적정 규모 수준은 3500억달러가량으로 본다. 이는 경상지급액의 3개월(700억∼800억달러)+단기외채(잔여만기 1년 이내의 외채 포함,1000억달러)+자본도피(국내거주자의 자본이전)+자본유출(외국인 국내투자분 유출 규모,2700억달러)+현지금융(해외법인에 대한 국내의 보증) 등을 고려한 액수다. 지난 9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2282억 2000만달러로 세계 5위다. 한은 변재영 국제기획팀장은 “외환보유고의 적정 규모는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렵지만,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현재 외환보유고가 많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통화안정채권 발행 규모(162조원)에 따른 이자만 연간 5조∼6조원에 이른다는 비난이 있지만, 북핵 등과 같은 사태에서 외환보유고의 상징적인 액수가 가져다 준 효과는 대단했다.”고 평가했다. 외국인의 주식투자 비중(38∼39%), 자본자유화, 글로벌 경제에 따른 현지금융 확대, 북핵 등 남북관계의 지정학적인 리스크(위험) 등은 우리나라의 특수한 변수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 등 외국계 외환 전문가들은 한국의 외환보유고의 최소 규모는 단기외채 규모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넘어선 외환보유고는 수익성을 위해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홈런 ‘경계령’

    ‘승리=홈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홈런포가 갈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기가 홈런에 따라 승부가 갈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수들에게는 ‘홈런 경계령’이 떨어진 상태다. 지금까지 치른 플레이오프(PO) 2경기와 준PO 3경기에서 나온 홈런은 무려 11개. 이 홈런들이 경기의 승패를 결정지은 것. 특히 지난 14일 PO 2차전에서 한화는 김태균의 1회 선취 2점포에 힘입어 적지에서 귀중한 1승을 챙겼다. 앞선 1차전에서는 반대로 5-3으로 쫓기던 현대가 중반 이택근의 시원한 2점 홈런으로 추격권에서 벗어나 결국 승리했다. 준PO 3차전에서도 역시 이범호와 김민재의 대포로 기선을 잡은 한화가 KIA를 꺾고 PO에 진출했고, 앞선 2차전에서는 KIA가 이현곤의 만루포로 승리했다. 16·17일 열리는 PO 3·4차전에서도 홈런포가 승부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기가 열리는 대전구장은 다른 구장에 비해 펜스 거리가 짧다. 담장이 114m로 잠실구장(125m)에 견줘 11m나 짧다. 때문에 다른 구장에서 평범한 외야플라이로 처리될 타구가 대전에선 홈런으로 연결될 수 있다. 물론 3차전 선발 전준호(현대)와 류현진(한화)은 홈런을 자주 허용하는 투수는 아니다. 정규리그에서 피홈런이 각각 7개와 11개뿐이다. 전준호는 정규리그에서 김민재에게 1개를 허용한 것이 한화에 내준 유일한 홈런이다. 류현진도 역시 정성훈(현대)에게 단 1개만 허용했다. 그러나 이는 통계에 불과할 뿐이다. 올시즌 투수 3관왕에 오른 류현진은 준PO 2차전에서 생애 첫 만루포를 맞으면서 무너졌었다. 홈런포를 노리는 ‘천적’들도 즐비하다. 우선 김민재(.444)를 비롯해 고동진(.455), 이범호(.400) 등이 전준호에게 강세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무려 3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며 물오른 타격감을 선보인 이범호의 방망이가 예사롭지 않다. 현대 이숭용(.667), 이택근(.375) 등도 명예회복을 노리는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사냥에 나선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독일-러시아 ‘경제 밀월’

    독일-러시아 ‘경제 밀월’

    유럽의 오랜 숙적 러시아와 독일이 밀월관계에 접어들었다. 역사적 앙금도, 정치적 명분도 힘을 잃게 만드는 돈의 위력이다. 12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따르면 두 나라의 밀착은 에너지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은 이미 독일 에너지 소비량의 3분의1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주 독일 드레스덴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두 나라가 발트해 남쪽에 건설 중인 북유럽 가스관 사업을 설명하면서 유럽 에너지 시장에서 독일의 ‘특별한 역할’을 강조했다. 가스관 사업이 독일을 “단순한 가스 소비국을 넘어 러시아 가스를 유럽에 공급하는 중요한 ‘분배자’ 역할을 담당하게 할 것”이란 얘기였다. 양국의 교역규모도 빠르게 증대하고 있다. 상반기 두 나라의 무역 총액은 31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1년 무역량과 맞먹는 규모다. 두 나라의 협력은 에너지 분야를 넘어 자본투자 등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이미 1000여개의 독일 기업이 러시아에 사무실을 열어두고 있다. 유럽 국가들 가운데 단연 최대규모다. 역설적인 사실은 독일에 앙겔라 메르켈의 우파정부가 들어선 뒤 두 나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는 것이다. 드레스덴에서 메르켈 총리는 “러시아와 독일이 같은 사업 원칙 위에서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주 발생한 러시아 언론인 피살사건으로 푸틴 정부의 인권문제가 국제적인 이슈로 제기되던 시점이었지만 메르켈 총리는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평소 러시아의 취약한 법치주의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왔던 메르켈 총리의 행보를 감안한다면 이례적이다. 게르노트 엘러 독일 외무차관은 독일이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을 맡게 되는 내년 1월부터 러시아와 EU 25개 회원국을 묶는 자유무역지대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나라는 기업들의 안정적인 협력과 상호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주식을 교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엘러 차관은 “상호 의존에 기반한 윈·윈 상황을 발전시키기 위해 교차기업 프로그램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냉전 시절이라면 꿈도 꾸지 못했을 일이다. 조너선 스턴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장은 “고유가로 돈방석에 올라선 러시아로선 부를 에너지 의존경제를 다변화하고 현대화하려는 데 쏟아부으려고 한다.”면서 “여기엔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 1970년대부터 러시아에 투자를 해온 독일이 핵심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北 핵실험 파장] 확대회담 조율 내용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의 핵실험 위력은 한·중 양국간의 민감한 현안을 눌렀다. 지난 9일 한·일 정상회담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단독정상회담 의제는 북핵에 집중적으로 맞춰졌다. 때문에 동북공정과 같은 양국의 현안은 확대정상회담에서 논의됐다. ■ 동북공정 : ‘고구려사 학술적 해결’ 2004년 합의 준수 노 대통령은 후 주석에게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 문제에 대해 “중국측이 한·중 관계에 부정적 영향이 없도록 사려 깊은 조치를 취하도록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핀란드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원자바오 중국총리와의 회담 때 중국 측에 ‘적절한 조치’를 주문했었다. 두 번째 유감 표명인 셈이다. 후 주석은 이에 대해 “2004년 8월 양국이 합의한 구두양해 사항이 반드시 이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양국은 당시 중국의 동북공정이 외교갈등으로 비화되자 협상을 갖고 고구려사 문제를 정치문제화하지 않고, 학술적 견지에서 해결해 나가는 등 5개항을 담은 구두양해에 합의했다. 두 정상이 민감한 현안인 역사인식 문제를 별다른 이견 없이 매듭지은 데는 양국 외교라인의 물밑 조율 덕이 컸다. 특히 북핵 문제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역사 문제로 갈등을 빚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 경협·교역 : 2012년까지 교역량 2000억弗로 늘리기로 두 정상은 한·중의 교역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의견을 나눴다.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한·중 관계 전반을 평가한 뒤 양국이 교역투자 등 경제 분야를 포함, 전면적 협력관계가 계속 발전하고 있는 것에 만족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오는 2012년까지 양국 교역을 2000억달러 수준으로 증가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또 한·중 수교 15주년이 되는 내년을 ‘한·중 교류의 해’로 정하고 기념행사를 성공적으로 추진, 양국 국민 사이의 이해와 교류를 증진시키기로 했다. 특히 후 주석은 반기문 외교장관이 차기 유엔총장으로 내정된 것을 축하하고, 국제사회에서의 한·중간 협력을 계속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와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노력이 성공하기를 기대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다음달 베트남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회담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북한의 지하 핵실험 어떻게 한 걸까?

    북한의 지하 핵실험 어떻게 한 걸까?

    북한 핵실험 충격이 한반도를 포함한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그러나 미국 등 일부에서는 지진파의 강도와 방사능 유무 등을 이유로 ‘핵실험을 하긴 한거야?’,‘제대로 하긴 했나?’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심지어 재래식 무기를 이용한 위장 실험극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과연 핵실험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특히 북한이 실시한 땅속 핵실험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 걸까. # 핵실험의 종류 핵실험은 핵무기의 위력을 알아 보기 위해 소량의 핵분열 물질을 미리 터뜨려 보는 것이다. 땅위, 땅속, 물속, 공중에서의 핵실험, 컴퓨터를 이용한 모의실험 등이 있다. 땅위에서 진행되는 핵실험은 냉전시기에 미국과 옛 소련이 많이 이용했던 방법이다. 그러나 막대한 양의 방사성 물질이 대기권을 오염시키는 등 부작용 때문에 1960년대 이후 중단됐다. 물속 핵실험은 주로 공해(公海) 상에서 이뤄지는데 해양 생태계를 심하게 망가뜨리게 된다. 반면 땅속 핵실험은 인접한 나라에 피해를 주지 않고 은밀히 실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북한도 한반도 인근 바다의 수심이 얕아 해일 발생으로 인한 외교적 마찰 등의 우려 때문에 물속 핵실험 대신 땅속 핵실험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땅속 핵실험은 인공지진을 일으켜 인근 지층의 변화와 지반 균열, 함몰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 1970년 미국 네바다주에서 실시된 1메가t급 수소폭탄 실험때 인근 라스베이거스에 지진이 발생해 건물에 금이 가고 창문이 깨졌다. 때문에 지금까지 핵 보유국들의 핵실험은 주로 사막에서 진행됐다. # 땅속 핵실험은 어떻게 땅속 핵실험은 마치 석유를 시추하듯 진행된다. 땅 속 깊숙이 지름 1∼3m의 갱도를 판 뒤 맨 밑바닥에 핵폭탄을 넣는다. 이후 폭발하면 갱도가 붕괴되면서 자연스레 입구를 막게 된다. 방사성 물질은 땅 속에 묻힌다. 통상 수직 갱도는 200m에서 최대 1㎞ 이상 판다. 갱도 내부는 시멘트와 석고, 철판으로 둘러치고, 핵실험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200m 외곽에 관측소를 설치한다. 통상 핵폭탄은 직경 1m 안팎, 길이 20m 정도의 크기로 만든다. 핵폭탄 주위에는 방사능 측정 기구 등 각종 장비가 설치돼 있다. 폭발 순간을 촬영하기 위해 100만분의 1초까지 찍을 수 있는 X선 고속촬영기도 설치된다. 고속촬영기는 핵폭발 직후 찰나의 순간을 찍고 바로 파괴된다. 폭발 영상은 수백m 이상 떨어진 무인관측소를 거쳐 지진계, 방사선 측정기 등 다른 계측 장비가 보내온 정보와 함께 연구소로 전해진다. 실험 직후에는 지진이 발생한다. 이 지진파는 자연적인 지진과 구별되기 때문에 전문장비를 동원하면 수백㎞ 밖에서도 핵실험을 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 새로운 방식의 핵실험 최근엔 한층 업그레이드된 핵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핵실험 자료들이 축적되고 고성능 컴퓨터가 나오면서 실제 폭발 없이 시뮬레이션만으로 핵실험이 가능해졌다. 실제로 미국과 프랑스 등은 기폭장치의 활성화에서 핵분열 연쇄반응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도와 압력의 변화를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최근 핵 보유국들이 매진하고 있는 실험은 보유 핵무기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한 ‘임계전핵실험’이다. 만든지 오래된 핵탄두에 실린 기폭장치와 핵 물질 등을 점검하는 것이다. 핵폭발 직전 단계까지 충격을 줘 플루토늄과 폭약의 성능과 신뢰도, 안전성 등을 확인한다. # 핵실험 탐지 방법 사전에 핵실험 징후를 탐지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실험이 끝난 뒤에는 포착하기 쉽다. 탐지 방법은 크게 지진파, 위성, 정찰기 등으로 나뉜다. 이번 북한 핵실험 사태에서 보듯 지진파 탐지가 가장 빠르고 정확하다. 지하 1㎞에서 핵실험이 이뤄질 경우 리히터규모 3.8∼4.5 정도의 지진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핵실험 장소가 관측소에서 수백㎞ 이상 떨어져도 1∼2시간 정도면 핵실험 여부가 확인된다. 이밖에 군사 위성이나 정찰기 등을 이용해 지하 핵실험에서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가스 성분을 탐지해 핵실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北 핵실험 파장] 북핵 충격이 낳은 궁금증 Q&A

    “우리는 이제 어떤 세상에 살게 되는 건지….” 북한의 핵실험 사태가 가져올 군사적 파장이 관심사로 대두했다. 군사전문가들의 견해를 토대로 문답형식으로 알아본다. Q 핵 앞에서 재래식 무기는 무용지물인가? A “적이 핵을 보유할 경우 아군 재래식무기의 위력은 ‘0’으로 전락한다.”는 속설이 있다. 그만큼 핵의 파괴력이 엄청나다는 말이다. 하지만 수준이 급성장한 첨단무기로 핵무기 시스템을 사전 제압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정부 군사당국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된다. ‘재래식’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무기 수준이 첨단화됐다는 것이다. 각종 위성과 공중조기경보기(E-X), 고고도 및 중고도 무인정찰기(UAV) 등으로 북한군의 동향을 사전 포착한 뒤 F15전투기, 스텔스기 같은 가공할 무기로 적의 핵기지와 지휘부를 사전에 괴멸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하 핵실험과 달리 미사일 발사나 항공기를 통한 핵공격 징후는 바로 포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아무리 첨단무기라도 핵기지를 100% 제압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상존하다. 특히 북이 만일 폭발 규모 1kt(TNT 1000t급 폭발력) 이하의 소형 핵탄두를 개발해 휴전선에 산재한 야포 등에 배치한다면 선제 제압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 수천개의 대포 중 단 몇 발만 발사에 성공해도 수도권은 쑥대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북한이 소형 핵탄두를 개발할 기술이 안 된다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미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에는 티타늄과 같은 가벼운 신소재 개발로 과거에 비해 소형화가 쉬워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Q 북한은 남한에 핵을 쏠까? A 만일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미국보다는 남한이 우선적인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미국과는 직접 맞붙을 기술이 안 되고 거리도 먼 반면, 인접한 남한에 대해서는 미사일이 아니더라도 하다못해 핵배낭이나 방사능물질 살포로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핵은 ‘너 죽고 나 죽고’식의 마지막 자위수단이라는 점에서 북의 선제 핵 도발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일본에 원폭을 투하한 이후 수많은 격랑을 거치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한번도 핵무기 사용이 없었다는 점이 예시된다. 미국으로부터 직접 공격을 받아 생존이 경각에 달린 경우가 아니라면 자멸을 수반하는 핵도발을 감행할 리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자체 정변으로 핵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을 때가 사실은 더 위험하다. 옛 소련 붕괴시 서방 국가들이 우발적인 핵 사용을 가장 우려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Q 남한도 핵을 가질 수 있을까? A 북 핵실험 사태 후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반대할 게 뻔하고, 우리한테도 득이 될 게 없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남한한테마저 핵을 허용할 경우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핵 확산을 통제할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에 결코 허용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대세다. 남한으로서도 미국의 첨단 핵우산 아래에 있는 게 오히려 더 안전하다는 지적이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北 핵실험 파장] “지진파 규모로만 본다면 北 핵실험은 완전한 성공”

    북한 핵실험의 성공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나라당 정형근 최고위원은 11일 “(지진파 규모만을 기준으로 할 때) 북한 핵실험은 완전히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1차 핵실험한 것이 어느 정도 규모냐는 논란이 있는데 일본에서는 지진계에서 4.7이 잡혔고, 미국은 3.9, 빈에 있는 세계의 저명한 지진계 관측기구에서는 3.8, 조금 전에 들어온 중국 흑룡강성 목단강에서는 3.4로 잡혔다.”면서 “이것을 평균해서 우리나라는 3.8 수준으로 보고 있는데 이 정도면 핵실험으로서 확실히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핵실험을 하면 두 가지 징후가 포착되는데 하나는 지진파이고, 다른 하나는 공중에 방사능이 유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공중에 유출된 방사능을 확인하려면 클리톤이라는 게 발견되어야 하는데 이를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린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그러나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미국의 핵물리학자인 헤크 박사는 ‘세련된 중성자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소개한 뒤 “과연 이것이 더 폭발력 강한 것인지 초보적인 것인지 확인해야 하는데 미국도 (분석자료가) 더 나와야 확인될 것이라고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북 핵실험의 진위 및 성공 여부에 대한 4가지 시나리오 있다.”면서 “(1)진짜 작은 것을 만들어서 위력 조정했을 가능성,(2)고폭장치 폭발하고 알맹이(핵)는 일부만 터진 것,(3)알맹이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4)알맹이를 넣었는데 아예 안 터진 것 등이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 가운데 알맹이가 처음부터 없었거나 아주 소형을 만들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고, 알맹이를 넣었는데 아예 안 터졌거나 일부만 터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쪽에선 방사능 채집이 안 되고 있는데 대기중에 떠있는 상태로 아직 안 내려왔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국경지대에서 방사능을 측정하고 있고, 미국은 비행기를 띄웠으며, 일본은 배를 띄웠다.”면서 조만간 방사능 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핵실험을 하게 되면 방사능은 무조건 채집된다.”면서 “방사능 채집 결과가 나오면 오스트리아 빈의 핵실험금지협약사무국(CTBTO)에 통보되는데 2주 안에 방사능 오염 여부가 확인되지 않으면 핵실험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내 핵 전문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 김태우 박사는 총론적으로는 핵실험이 성공했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각론적으로는 플루토늄이 얼마나 폭발했는지, 무기 활용 가능성이 입증됐는지 여부 등은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섣불리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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