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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농구] 유도훈 감독, 스승 신선우 눌렀다

    ‘청출어람이 시작됐다.’ ‘코트의 여우’ 유도훈(40) KT&G 신임 감독이 스승인 ‘신산’ 신선우(51) LG 감독을 디딤돌 삼아 사령탑 데뷔 세 경기 만에 첫 승을 낚아챘다. 유 감독은 99∼00시즌 현대 걸리버스(현 KCC)에서 플레잉코치로 뛰며 신 감독 밑에서 지도자 수업에 돌입했다. 올시즌 LG에 이르기까지 ‘실과 바늘’ 사이로 신 감독을 거들며 쌓은 승수만 정규리그 통산 222승. 지난달 말 유 감독은 존경하는 스승 곁을 떠나 KT&G 사령탑으로 독립했다. 하지만 첫 승 신고가 쉽지 않았다.2연패를 당했다. 승리에 목마르던 유 감독은 공교롭게도 9일 창원에서 친정 LG를 맞닥뜨렸다.첫 승 3수에 나선 제자에게 신 감독은 “좋은 성적을 거둬 장수하는 감독이 됐으면 한다.”고 여유 있는 덕담을 건넸다. 용산고-연세대 동문이고 또 실업 현대전자 시절부터 감독-선수, 감독-코치로 12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두 사령탑의 경기는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이날 눈빛 한 번 마주치지 않았을 정도였다. 유 감독은 경기 내내 벤치 앞으로 나와 선수들을 독려했다.2쿼터 중반까지 벤치에서 관망하던 신 감독도 KT&G가 조금씩 도망가자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누구보다 상대를 잘아는 장수끼리 펼쳤던 접전은 3쿼터 막판 균형이 깨졌다.67-62로 앞선 KT&G는 단테 존스(33점 9리바운드)가 연속 3점포를 뿜어내 11점 차로 달아났다.4쿼터에서도 13점을 뽑으며 원맨쇼를 펼친 존스 덕택에 KT&G가 99-88로 이겼다.KT&G는 존스 외에도 트리플더블(12점 10리바운드 11어시스트)을 기록한 주희정, 양희승(18점), 주니어 버로(14점), 은희석(13점)이 고르게 활약해 2연패를 끊고 단독 7위(17승21패)가 됐다. 찰스 민렌드가 무려 40점(13리바운드)을 넣었으나 현주엽의 부상 공백이 아쉬웠던 LG는 21승17패로 3위를 유지했다. 유 감독은 “후반에 LG의 퍼비스 파스코가 나오지 않았는데 신 감독님이 봐 준 것 같다.”며 비로소 웃음을 지었다. 제자에게 패한 뒤 “수고했다.”는 짧은 인사를 남기고 묵묵히 돌아섰던 신 감독은 “당장 이익보다 앞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감독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인천 경기에서는 동부가 95-75로 승리, 전자랜드전 11연승을 달렸다. 전자랜드는 팀 창단 이후 동부전 전패의 늪에서 허덕였다. 동부는 이날 양경민과 손규완이 부상으로 빠져 위기를 맞았으나 ‘트윈 타워’ 자밀 왓킨스(24점 15리바운드)와 김주성(22점 7리바운드)이 초반부터 위력을 발휘했고, 강대협(20점)이 분발하며 완승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염주영 칼럼] 수렁에 빠진 한국무역

    [염주영 칼럼] 수렁에 빠진 한국무역

    한국무역의 앞날이 어둡다. 요즘의 상황은 급전직하다. 중국시장이 특히 그렇다. 원고와 엔저가 위력을 발휘하며 우리 수출산업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 중국특수는 빠른 속도로 소멸중이다. 우리의 경쟁상대가 아니라며 쳐다 보지도 않았던 중국의 토종기업들이 이제는 우리 자리를 위협한다. 악명 높은 강성노조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한국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수렁에 빠지는 조짐들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상품은 일본의 기술에 밀리고, 중국의 저가공세에 또 밀린다. 중·일 양국의 협공에 포위돼 옴짝달싹 못할 지경이 됐다. 세계가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던 현대차가 별안간 뒤뚱거리는 오늘의 모습에서 한국무역의 불안한 내일을 읽을 수 있다. 오죽하면 세계최강 기업중 하나로 성장한 삼성의 이건희 회장마저도 “일본은 달아나고 중국은 쫓아와 한국은 이들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고 한탄했을까. 지난해 일본과의 무역적자는 늘어나는 반면 중국과의 무역흑자는 5년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경상수지 흑자액이 60억달러 수준으로 격감했다. 우리는 1998년 한 해 400억달러의 흑자를 낸 적이 있다. 그때와 비교하면 흑자액은 7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게다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은 올해 9년 만에 처음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경상수지 흑자시대는 지금이 끝물이다. 그런데도 도무지 위기의식이 없다. 정부는 턱 없는 낙관론에 젖어 있고, 정치인들은 정권쟁탈전에 여념이 없다. 기업들만 전전긍긍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이러니 국민도 제모습을 돌아볼 겨를이 없다. 해외여행 다니고 자녀들 해외유학 보내느라 펑펑 써대기 바쁘다. 그 바람에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연간 180억달러로 불어났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은 3000억달러 고지를 돌파했다. 고유가, 원고, 엔저, 그리고 악성 노사분규 등 온갖 악조건 속에서 거둔 값진 결실이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 보면 이처럼 불안하다. 상황은 급전직하하는데 우리는 수출 3000억달러 돌파에 도취되어 상황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변화 자체를 감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중국시장이 멀어지고 있다. 중국특수 호시절은 이미 끝났다고 말하는 기업인들이 많다. 중국은 우리에게 지난 10년간 110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무역흑자를 안겨준 황금시장이었다. 그러나 한때 40%를 상회하던 대중국 투자와 수출 증가율이 근래에는 10%대까지 격감했다. 미·일·EU의 선진기업들에다 중국 토종기업들까지 가세한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점차 수세에 몰리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를 방치하면 우리의 황금시장이 경쟁국 기업들에 넘어가고 말 것이다. 한국무역이 직면한 위기 극복의 해법도 중국시장에서 찾아야 한다. 중국시장 사수 전략을 새롭게 가다듬어야 할 시점이다. 수출기업들은 대부분 일본에서 기술과 부품을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해 중국에 수출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런 구태의연한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토종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조립형 산업을 장악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8년간의 경상수지 흑자시대를 마감하고 적자시대로 들어가는 문턱에 서 있다. 지금이 중요하다. 둑이 터지기 전에 대비해야 한다. 일단 적자시대로 들어가면 흑자시대로 다시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강태규의 연예 in] 인터넷시대 변하지 않아야 할 것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이 구축되면서 어느새 새롭게 자리한 ‘생활의 발견’을 감지한다.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혁혁한 구매문화의 변화는 이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매장을 직접 찾아 물건을 보고 고르는 일은 어쩌면 아날로그 방식을 추억하는 일종의 의식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인터넷은 무소불위의 위력적 존재로 성장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부딪힘과 언어가 아닌 연산과 기호에 의해 걸어가는 세상…. 그리 오래 지난 일도 아니다. 시내 골목길마다 붙은 영화포스터를 보고 관람충동을 느낀 것도, 포스터 속의 배우를 내 책상앞으로 가져오고 싶던 충동도 지금의 10대들에게는 우스운 옛날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겠다. 지난해 10집 음반을 발표한 가수 신승훈이 1990년대 중반 음반을 발표할 때, 전국의 레코드 가게앞에는 음반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도 당연히 이해하기 힘들겠다. 불과 10년 사이에 변화한 우리시대의 자화상이다. 인터넷 주 소비층인 젊은 세대들에게 방송과 영화, 그리고 우리 가요 역시 ‘앉아서 골라보기’ 존재이다. 방영시간과 개봉일자, 발매시기는 의미없는 시간이다. 인터넷을 통해 언제든 다시보기가 존재하고 P2P파일 공유를 통해 영상물과 음악을 다시 접할 수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검색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탐색하는 일도 일상이 되었다. 새로운 창작품에 대한 설레는 마음과 절박함은 기술과 속도가 앗아간 지 꽤 오래 되었다. 그러나 편리한 기술과 속도 앞에 우리의 양심도 내놓았다.1999년 겨울, 대구에서 20년째 레코드가게로 생업을 이어가고 있던 어느 상인의 한숨 섞인 푸념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탁월한 기술은 당시 음반 주 소비층인 청소년들에게 어떤 방법을 불사하더라도 돈을 지불하지 않고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소장할 수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가르치고 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유명뮤지션의 음반이 나올 즈음 평소 하루 200장 정도 나가던 음반판매량이 거짓말처럼 뚝 그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알고 봤더니 정품 음반을 한장 구매한 학생이 컴퓨터에 내장된 CD라이터기로 수백장을 구워 친구들에게 실비로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음반재킷 디자인을 컬러프린터해 마치 정품과 유사한 형태로 복원한 채 말이다. 20년을 넘게 한자리를 지켰던 레코드 가게는 몇해 전 결국 대형 마트에 그 자리마저 내주고 말았다. 변화하는 기술과 전광석화 같은 속도가 인간에게 운명적으로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새로운 문명이 낳은 윤리적 문제를 응당 겪고 지나야 할 과정으로만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우리에게 너무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아야 할 것들이 우리에게는 늘 존재한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 [여자프로농구] 202㎝ 거탑 하은주 “감히 날 막겠다고?”

    ‘거탑’ 하은주(202㎝·신한은행)의 위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6일 안산와동체육관에서 열린 2007년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라이벌전. 올들어 두번째 만남이다. 후반 필승 카드로 투입된 하은주(16점 5리바운드)는 고공폭격을 퍼부어 61-58 역전승을 팀에 안겼다.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에서도 우리은행을 거푸 잡은 신한은행은 9승1패로 우리은행과의 승차를 2경기로 벌리며 1위를 질주했다. 1쿼터에 수비가 흔들려 17점이나 내준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에 줄곧 끌려 다녀야 했다. 그러나 3쿼터 중반 26-31로 뒤진 상황에서 하은주가 코트에 들어서자 흐름은 신한은행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첫 리바운드를 따내 최윤아의 3점슛을 거들면서 몸을 푼 하은주는 이날 첫 득점으로 36-35로 전세를 뒤집으며 3쿼터를 마무리했다. 4쿼터 태즈 맥윌리엄스(16점 11리바운드) 등 신한은행 선수들의 패스는 본격적으로 상대 골밑에 버티고 있는 하은주에게 집중됐다. 하은주는 절대적인 높이를 이용해 점수를 쌓아올렸다. 림에 꽂은 것만 무려 14점. 높이에서 밀린 우리은행은 속수무책이었다. 다급해진 우리은행은 김은경이 전주원의 얼굴을 때리는 바람에 플래그런트 파울(비신사적인 반칙)을 받으며 무너졌다. 신한은행은 전주원이 자유투 2개를 넣고 이어진 공격에서 하은주가 골밑 득점을 보태 57-47로 달아났다. 우리은행이 뒤늦게 3점포를 거푸 가동하며 쫓아오자 하은주가 터닝 미들슛과 골밑슛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클로저(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우리은행은 타미카 캐칭(26점·3점슛 3개 13리바운드)과 김계령(14점 8리바운드)이 분전했지만 하은주의 높이에 완전히 눌렸다. 이영주 신한은행 감독은 “하은주는 원래 4쿼터에 내보내려 했는데 너무 끌려다니는 것 같아 일찍 투입하게 됐다.”면서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하은주는 “일본에서 쓰던 자세로 바꿨더니 슛이 잘 들어갔다.”면서 “하지만 경기를 뛰면 뛸수록 부족한 점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슈퍼볼] 흑인감독 슈퍼볼 ‘포옹’

    ‘퍼플 레인은 던지 감독과 매닝을 위해 내렸다.’5일 미프로풋볼(NFL) 왕좌를 가리는 제41회 슈퍼볼에서 토니 던지(51) 감독이 이끄는 인디애나폴리스 콜츠가 시카고 베어스를 29-17로 누르고 36년 만에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던지 감독은 NFL 초유의 흑인감독 대결에서 승리함으로써 슈퍼볼을 제패한 첫번째 아프리카계 감독의 영예를 차지했다. 쿼터백 페이튼 매닝(31)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돌핀 스타디움에 빗줄기가 퍼붓는 가운데에도 38개의 패스 중 25개를 성공시키고 247야드 패싱을 기록, 시카고 수비진을 시종 괴롭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큰 경기 약하다는 징크스 떨쳐내 킥오프되자마자 공을 받은 시카고의 데빈 헤스터가 야생마처럼 92야드를 전진, 터치다운에 성공할 때만 해도 던지 감독의 꿈은 물건너가는 듯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너무 일찍 한방 먹었다. 이제 폭풍이 몰아칠 텐데 우리가 그걸 한번 해보자.”고 다독였다. 이런 침착함은 지난달 내셔널 콘퍼런스 결승에서 2001년 이후 세 차례나 슈퍼볼을 제패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 18점차 뒤진 경기를 극적으로 뒤집었을 때도 위력을 발휘했다. 그는 절대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 한국 야구로 치면 ‘김인식 스타일’인 셈. 선수가 제몫을 해낼 때까지 참고 기다린다. 던지 감독은 승리가 확정된 뒤 시카고의 로비 스미스(48) 감독을 껴안으며 다독거렸다.“이 순간을 함께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 당신이 시카고에서 이룬 일들, 당신만의 방식, 당신의 인간됨을 존경한다. 언젠가 시카고도 챔피언 반지를 꼭 낄 것”이라고 격려했다고 던지는 소개했다. 둘은 1996년 탬파베이 버캐니어스 시절 감독과 코치로 인연을 맺어 서로를 가장 존경하는 감독으로 꼽는 절친한 사이. 던지 감독은 이날 승리로 큰 경기에 약하다는 징크스를 떨쳐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네소타 대학에서 쿼터백으로 활약하다 28년 전 피츠버그 스틸러스에서 백업 세이프티로 전업, 챔프 반지를 끼었던 던지 감독은 마이크 디트카, 톰 플로레스에 이어 세번째로 선수와 감독으로서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에 입맞춤한 이로도 기록됐다. ●매닝 천재 이름값 ‘톡톡’ 2쿼터 초반, 빗줄기가 거세지자 펌블과 턴오버가 속출했다. 이때부터 매닝의 독무대. 정규시즌 두 차례나 MVP에 올랐지만 정작 슈퍼볼과 인연을 맺지 못한 데뷔 9년차의 매닝은 러싱과 패싱으로 상대의 약을 올리는 한편,2쿼터 종료 6분15초를 남기고 도미니크 로즈의 터치다운으로 16-14로 앞서가는 데 성공했다. 하프타임쇼에 등장한 록가수 프린스가 피날레로 부른 ‘퍼플 레인’은 순전히 매닝을 위한 노래가 됐다. 그라운드는 미끄럽고 질퍽였지만, 공은 항상 인디애나폴리스와 매닝 쪽으로만 튀었다. 기복이 심한 게 흠이었던 시카고 쿼터백 렉스 그로스먼은 공격의 갈피를 찾지 못했고 4쿼터 들어 두 차례나 인터셉트를 허용, 스스로 무너졌다. 매닝은 4000야드 이상 전진을 기록한 시즌이 7번이나 돼 댄 마리노(전 마이애미 돌핀스)의 6시즌을 뛰어넘을 정도로 천재적인 기량을 갖고 있지만, 큰 경기에 유독 약하다는 비아냥을 들어왔다.AP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이력서의 마지막 한 칸(슈퍼볼 제패)을 채워 존 엘웨이, 조 몬태나, 테리 브래드쇼 같은 명 쿼터백 반열에 오르게 됐다고 평가했다. 현역 선수 중 가장 많은 1150만달러(약 100억원)의 광고 수입을 올린 그는 이제 300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임병선기자 bsnim@ seoul.co.kr
  • 러 ‘에너지 무기화’ 현실화하나

    세계 에너지 맹주의 위력을 과시해 온 러시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같은 ‘천연가스 수출국 카르텔’을 검토한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유럽 각국에서 러시아의 ‘파이프라인 정치학’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연례 기자회견에서 한 “가스 생산국들의 카르텔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을 전했다. 러시아 최대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은 유럽의 반발을 의식,‘천연가스 OPEC’이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을 취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직접 구상을 밝히면서 설립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가스 생산국들과 협력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으며 가격 카르텔이 아니라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언이 이란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안보위원장에게 ‘가스 OPEC’을 제의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NYT는 러시아가 핵문제로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이란과 손을 잡는다는 점에서 정치적 우려를 제기했다. 최대 천연가스 매장국(47조㎥)인 러시아에다 이란(제2위 생산국)과 알제리를 합치면 전 세계 가스 공급량의 50%를 좌지우지하게 된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달 21일 알제리와 에너지 협력 협정까지 맺었다. 알제리는 유럽의 두번째 가스 공급국이다. 지난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알제리가 가스 카르텔 설립에 적극적이며 리비아와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4개국이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초대석] 이석행 민주노총 5대위원장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초대석] 이석행 민주노총 5대위원장

    이석행(48) 신임 민주노총 위원장은 온건파인가, 강경파인가. 이 위원장을 온건파로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29일 그의 첫 기자회견 뉴스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온건파라더니 아니네.” 이 위원장은 회견에서 “파업투쟁을 통해서 노동자의 조직역량이 강해져야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의 대화 조건으로 장기투쟁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와 180명의 구속자 문제 해결을 내걸었다. 마오쩌둥을 연상시키는 ‘현장대장정’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잦은 파업, 강경시위는 시민들만 짜증나게 했을 뿐 아무런 위력이나 실익도 주지 못했다. 오히려 지도부 비리사건, 내부 폭력사태 등과 겹쳐져 민주노총의 위기론까지 자초했던 터다. 이 상황에서 이른바 ‘온건파’의 당선은 변화를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꽤 센´ 발언으로 이런 예상에 물음표를 찍게 했다. 약간의 긴장감을 갖고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만난 이 위원장은 뜻밖에 사람좋은 ‘배추장수´ 인상이었다. 충청도 억양, 내려간 눈꼬리에 시종 미소가 입가를 떠나지 않아 외모로만 본다면 분명 그는 ‘온건’했다. ▶해고노동자 출신인데 어떻게 해고됐습니까. “대동중공업이 두원그룹으로 매각된 다음 해인 1991년 해고됐습니다. 당시 윤석양 이병이 양심선언을 하고 보안사의 정치사찰 문서를 공개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제가 267번째로 나왔습니다. 조합원 20명의 임금을 옷장에서 훔쳐 해고됐다는 내용이었는데, 이게 ‘말’지는 물론 주간 노동자신문에 박스기사로 실린 거예요. 너무 분하고 황당하여 보안사 앞에 가서 ‘보안사 해체하라’고 유인물을 돌리며 항의했죠.” 회사는 항의하는 그를 오히려 ‘회사 무단이탈’‘회사 명예훼손’을 이유로 해고했다. 더욱 황당해져 법에 호소했지만 대법원까지 가서 졌다. 그때는 젊은 정열이 넘쳤고,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고 믿던 때였다. 사법부에 대한 절망과 불신감이 들었다고 했다. ▶처음 노조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요. “전북기계공고를 나왔습니다. 정밀가공사 자격증만 따 나가면 잘 살 수 있다고 해 그런 줄 알았습니다. 졸업하고 상공부장관 추천을 받아 진주 대동중공업에 취직했는데 이게 딴판이에요. 일당이 770원이었는데 월급으로 10만원을 받았습니다. 일요일도 없었고, 연장근무를 얼마나 했으면 이만 한 돈을 받았겠습니까. 누가 와서 노조 만들면 일요일과 ‘4대절’ 빨간날은 모두 놀 수 있다고 말해 따라가서 교육부장 맡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지금 같은 ‘강성’이 됐나요. “1984년도에 한국노총 1주일 코스 ‘새마을 교육’을 받고 깜짝 놀랐어요. 이름만 ‘새마을 교육’이지 노동 교육이었어요. 김금수(전 노사정위원장), 천영세(민주노동당 의원)씨가 강사로 나왔고, 함께 교육을 받았던 여성노동자들이 서울에 한번 놀러 오라고 해요. 청춘이라 1주일 후 서울로 올라갔죠.” 그때 여성들이 서울대 다니다 현장에 들어온 ‘학출’운동가였다. 노조운동은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며 혼을 냈고 이때부터 월2회,1박2일씩 상경 학습이 시작됐다. 다음 해에는 문성현(민주노동당 대표)씨 등을 만났고 이불 속에서 ‘불온서적’을 탐독하기에 이르렀다. 본격적으로 파업을 주도하거나 연대투쟁에 가담하는 운동가가 되었다. ▶해고노동자인데 어떻게 민주노총 조합원 자격이 있었지요. “제가 전과 7범이라 정식 취직은 못합니다. 대신 비정규직으로 작은 공장에서 선반공으로 일하며 서울 동부 금속지역노조에 가입했죠. 비정규직으로 위원장이 된 것은 제가 처음입니다.” 이 위원장은 선반공으로서 촉망받는 기술자였다. 해고된 뒤는 물론,2005년 민주노총 사무총장을 그만두고 나서도 금형공장으로 돌아가 선삭 일을 하였다.‘엄마냄새 ’다음으로 ‘기름냄새’가 좋다는 그는 죽을 때까지 현장 노동자로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현장’을 강조하고 계신데 ‘현장’의 힘을 몰아 더욱 세게 나가는 것 아닌가 걱정됩니다. “맞습니다. 힘이 되는 만큼 교섭을 요구할 겁니다. 지금 걱정이 ‘제조업 공동화’입니다. 남아 있는 굴뚝산업 자동차, 조선, 반도체 정도입니다. 이거라도 제대로 지키는 민주노총이 돼야 합니다. 제조업들이 외국가는데 정부는 서비스산업, 관광산업 외치다 실업률이 이렇게 됐습니다. 힘을 갖고, 정부 정책 초기단계서부터 개입해 들어갈 겁니다. 이렇게 되자면 민주노총이 파업을 해도 콧방귀 뀌는 상황으론 안 됩니다.” 그러나 파업은 수단이지 목적은 될 수 없다고 못박는다. 이 일로 내부에선 욕먹지만 이론이 아니라 체험으로 굳어진 신념이기에 현장에 힘을 기울이기로 했다. 현장대장정은 앞으로 6개월간 텐트를 들고 떠나려 한다. 우선 2월 한달간 서울 사무직을 순회한 후에는 20만 조합원이 파업 안되면 촛불집회라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낼 작정이다. ▶이수호 전 위원장 때 추진했던 사회적 교섭 재개를 기대해도 될까요. “우리 의견을 반영하는 시스템이 되면 전체 조합원의 찬반투표를 거쳐 그 힘을 받아 들어가겠습니다. 정부가 틀 만들어놓고, 받을래 안 받을래 하는 식으론 안 됩니다. 현장에는 교섭하자는 소리가 높습니다.2004년 당시, 정부와 민노총 간에는 노사정·노정의 중층적 교섭틀이 합의돼 가고 있었습니다. 실무자들이 대화를 거부해 깨졌지요. 이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데서부터 작업을 시작하겠습니다.” ▶폭력적인 거리 시위에 시민들이 지쳐 있는데요. “비정규 법안, 자유무역협정(FTA) 거리 시위는 이해해 주셔야 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한 가족에 한 명 꼴이나 되고 FTA는 민족 정체성과도 관련된 일입니다. 또 임금인상 요구만으로는 민주노총 존재의미가 없습니다. 제도개선, 정치운동을 통해 소외 계층의 공감을 얻어야지요. 다만 폭력시위는 다분히 유도된 측면도 있지만, 오는 8일 공식 취임식 때 비폭력투쟁을 선언하겠습니다. 경찰이 밟고, 잡아가도 저항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경영계는 산별 교섭을 거부하고 있는데 이들을 테이블로 끌어낼 복안은 있습니까. “산별노조가 정착되면 기업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을 설득하겠습니다. 주택, 교육, 의료비 등 기업의 후생복지비 지출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런 부분을 정부와 함께 교섭하면 기업이나 노동자나 걱정없이 일할 수 있게 되지 않겠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 노동장관을 만나겠고, 산자부, 행자부, 교육부 등 누구라도 찾아가겠습니다.” 이 위원장은 누구와도 대화를 피하지 않겠다며, 자신은 ‘더디게 발전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열려 있음을 뜻하는 이 말은 온건파로 분류되는 이유인 듯도 싶었다. yshin@seoul.co.kr ■ 이석행 위원장은 1958년 충남 청양 출생. 광산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 그 이후 기성회비를 한번도 못내고 초등학교를 졸업했다.14세 때 광산에 들어가 아침 여섯시부터 노동자로 일하고 밤 1시까지 재건학교에서 공부한 뒤 귀가하는 생활 끝에 학비를 모아 중학교에 들어갔다. 그러나 학비를 보태주던 누나가 결핵에 걸리는 바람에 서울로 올라가 구두닦이를 했다. 또다시 2년간 돈을 벌어 고향에 내려와 중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는 박정희 대통령 때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정책적으로 세운 전북기계공고(익산)를 다녔다. 돈이 안 들고 취직 걱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1977년 대동공업에 병역특례자로 입사해 이때부터 금속노동자가 됐다.1980년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위원장을 2회 지냈다. 해고된 뒤 민주노총의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사무차장, 전국자동차산업연맹 부위원장을 지냈고 1988년 전국금속산업연맹 부위원장을 거쳐 2004년 민주노총 4기 이수호 위원장의 러닝메이트로 사무총장이 됐다.2005년 민주노총 내 금품비리 혐의로 지도부가 총사퇴할 때 물러났다. 민주노총 내 온건파인 국민파로 5기위원장 당선. 월수 150만원 정도의 선반공 임금과 강의료, 아내가 액세서리에 구슬을 붙여주고 받는 돈 60만원으로 살아가는 노동자다.
  • ‘여론조사의 힘’

    ‘여론조사의 힘’

    32.7→20.8→9.6…. 사랑의 크기를 숫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비현실적인 상상이라고? 그렇지 않다. 정치인들, 특히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국민의 사랑’을 끊임없이 숫자로 확인하면서 울고 웃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이제 여론조사 지지율은 유력 대선주자를 한 방에 날려버릴 만큼의 엄청난 위력을 행사한다. 지난달 갑자기 출마를 포기해 버린 고건 전 국무총리가 단적인 예다. 한때 1위까지 갔다가 하향세로 돌아선 지지율이 노무현 대통령과의 ‘정면승부’ 이후 더 떨어진 것으로 확인되자 그는 두 손을 들었다고 한다. 맨 윗줄의 숫자들은 2005년 3월∼2006년 12월 고 전 총리의 지지율(%) 추이다. 곤두박질치는 ‘사랑의 성적표’를 받아든 심정이 얼마나 참담했는지를 국민들은 그의 퇴장 후 전해 들었다.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대해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직후 수년간 대세론을 구가해온 이인제 후보가 순식간에 ‘녹다운’된 기억이 생생한 상황에서 올해 고 전 총리 낙마(落馬) 사태까지 겹치자 대선주자들에게 여론조사는 두려움의 차원으로 격상됐다. 여론조사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본선에 이르기도 전에 고배를 들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이제 가설의 차원을 뛰어넘은 듯하다. 고 전 총리 퇴장 이후 정치권에서는 “다음 차례는 누구냐.”란 말이 공공연히 나도는 지경이다. 열린우리당의 대선주자인 정동영·김근태 전·현직 의장이 ‘2선 퇴진론’에 몰려 있는 것도, 이와 맞물려 ‘외부인사 영입론’이 만연한 것도 다 여론조사란 ‘변주곡’의 마력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검증론’을 제기하고 나선 것도 여론조사의 위력이나 다름없다. 언론은 이제 가나다 순도 아니고, 여야(與野) 순도 아니고,CT촬영처럼 적나라한 여론조사 지지율 순으로 대선주자들을 줄 세운다. 그래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대선주자들은 무표정한 아라비아 숫자와 ‘%’란 기호 앞에서 매일매일 ‘수능’을 치르는 셈이다. 그러니 대선주자들의 전략은 여론조사로 시작해서 여론조사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현명한 유권자라면 대선주자들의 행보 뒤에 어김없이 여론조사의 마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해야 하고, 여론조사에 애써 무관심한 척하는 정치인의 표정을 반대로 해석할 줄도 알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그런 측면에선 “나도 한때 지지율이 50%가 넘은 때가 있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화법이 차라리 솔직하게 들린다. 하지만 그 말 역시 여론조사라는 메커니즘에 꼼짝없이 갇혀 있다는 역설이 아닐까.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힘세진 여론조사와 대선주자] “시대정신 반영한 비전 제시 중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올 대선에는 여론조사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다.1997년과 2002년에는 지역주의가 위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고등교육 세대가 늘면서 지역주의로부터 해방되고 정보를 받아들여서 판단하는 능력이 생겼다. 정치인에 대한 심판이 빨라졌다. 대선후보들을 거르는데 여론이 큰 변수가 될 것이다.●윤경주 폴컴 대표 올해는 여권의 신당창당과 한나라당의 경선 등 새로운 정치환경이 조성되면서 여론조사가 ‘밴드왜건 효과’(될 사람 밀어주기)와 지지철회 등에 상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여론조사 결과로 자신의 지지를 새롭게 바꾸는 정치적 상황이 많아졌다.●정창교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선임연구원 과거보다 여론조사의 신뢰도가 높아졌다.2002년에 비해 조사결과의 편차가 없어졌다. 올해는 더욱 다양한 조사기법으로 여론을 반영한 정치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대정신에 대한 비전제시가 여론조사의 으뜸변수가 될 것이다. 후보의 이미지보다 전반적인 정보를 드러내는 기법이 필요하다.●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 여론조사 기법이 본격적으로 활용된 때는 1988년부터다. 전화조사만 해도 민주화 이전에는 하기 어려웠다.1997년 대선정국에서 활발하게 작동됐다. 그때는 후보를 지지할 때 지역성과 소속정당이 주요기준이었다. 지금은 실용적인 측면으로 옮겨갔다. 한나라당의 경우 후보경쟁이 치열해 경선과정부터 여론조사가 당심과 민심을 연결시키는 핵심이 될 것 같다. 열린우리당도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으로 여론조사의 영향력이 훨씬 커졌다.정리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4)임진왜란, 누르하치, 그리고 조선 Ι

    [병자호란 다시 읽기] (4)임진왜란, 누르하치, 그리고 조선 Ι

    1592년의 임진왜란은 병자호란보다 44년이나 먼저 일어났지만, 두 사건은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1583년 군사를 일으켜 주변의 여진족 정복에 나섰던 누르하치에게 임진왜란이 일어났던 것은 하늘이 내려준 기회였다. 여진족 안에서 아구다 같은 패자가 나타나는 것을 막으려 했던 명이, 왜란 이후 관심을 조선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누르하치는 명이 한눈을 파는 사이 주변세력에 대한 정복사업에 매진할 수 있었다. 조선 또한 임진왜란을 치르면서 누르하치의 실체를 목도하고, 그의 위력을 절감하게 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假道入明을 내걸다 1592년 4월13일. 부산에 상륙한 일본군은 파죽지세로 북상했다. 조선 조정은 상주(尙州)와 충주(忠州)에 각각 이일(李鎰)과 신립(申砬)이 이끄는 병력을 보내 일본군의 북진을 저지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병력수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데다 일본군이 지닌 신무기 조총(鳥銃)의 위력은 실로 가공할 만한 것이었다. 더욱이 일본군은 16세기 당시 전국시대(戰國時代)를 치르며 전장에서 잔뼈가 굵었던 데 비해, 조선군은 오랫 동안 이어진 평화의 시간을 보내면서 도무지 전쟁이란 것을 알지 못했다. 승부는 뻔한 것이었다. 4월28일. 믿었던 신립의 패전 소식이 알려지면서 서울 도성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곧바로 서울을 버려야 한다는 파천론(播遷論)이 등장했다. 이윽고 4월30일. 선조(宣祖)를 모신 행렬은 경복궁을 나와 북으로 피란길에 올랐다. 수행하는 신료들이 채 100명도 되지 않는 초라한 모습이었다. 일본군이 거침없이 북상하고, 조선 국왕이 북으로 쫓겨오고 있다는 소식은 명에도 커다란 고민거리를 안겨 주었다. 같은 해 6월. 조선이 청원사(請援使) 이덕형(李德馨)을 보내 원병 파견을 요청하기 이전부터 명 조정은 이미 일본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임진왜란을 도발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내세운 슬로건은 ‘가도입명(假道入明)’이었다. 조선에서 길을 빌려 요동(遼東)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것은 분명 일본군의 궁극적인 공격목표가 명나라임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명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왜란이 일어난 직후 요동을 비롯한 명 내부에서는 희한한 유언비어가 돌았다.‘조선이 고의로 일본군을 끌어들여 요동을 차지하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명 조정은 당연히 원병 파견을 망설였다. 명 조정은 임진왜란 무렵까지, 조선을 결코 만만한 나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이 보기에 조선은 ‘강국 고구려의 후예’였다. 그런데 그 막강했던 고구려의 후예인 조선 국왕이 일본군이 침략하자마자 도성을 버리는가 하면, 조선 어디에서도 일본군에 저항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명의 의구심은 어쩌면 당연했다. 명은 심지어 피란길에 오른 국왕 선조를 ‘가짜’라고 의심했다. 명 조정은 과거 사신을 따라 조선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 송국신(宋國臣)이란 인물을 불러들였다. 그가 선조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를 보내 선조의 얼굴을 다시 확인하는 ‘해프닝’까지 벌인 이후에야 명은 조선에 군대를 투입했다. ●명군, 조선에 들어오다 일본군이 평양에 입성한 직후인 7월. 명의 원군이 처음으로 조선에 들어왔다. 요동도사(遼東都司) 소속의 부총병(副總兵) 조승훈(祖承訓)이 이끄는 3000명의 병력이었다. 그들은 7월17일,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 군이 지키던 평양성을 공격했다가 참패했다.2만명이 넘었던 고니시의 병력에 비해 턱도 없이 모자란 전력으로 무모한 공격을 감행했던 것이 잘못이었다. 조승훈은 병력 대부분을 잃고 압록강을 건너 도주했다. 그는 명 조정에 ‘조선이 명군에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고 무리하게 진격을 종용한 것이 패인’이라고 보고했다. 명 조정은 조승훈의 패전 소식에 경악했다. 일본군의 전력이 예상보다 훨씬 강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그들이 압록강을 건너 요동으로 건너오는 상황을 우려했다. 요동과 조선은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였다. 요동이 이(齒)라면 조선은 그것을 보호하는 입술(脣)이었다. 만약 조선이 무너지면 일본군은 요동의 벌판으로 밀려들 것이고, 요양(遼陽)과 산해관(山海關)은 물론 북경까지 위협에 노출될 판이었다. 다급해진 명 조정은 병부시랑(兵部侍郞) 송응창(宋應昌)을 요동 방어를 위한 총사령관에 임명하고, 조선에 보낼 병력을 새로 충원하기 시작했다. 요동 출신의 기병만을 투입했다가 일본군의 조총에 혼쭐이 났던 조승훈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강남 출신의 화기수(火器手)들까지 동원할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시간이었다. 복건(福建)이나 절강(浙江) 출신의 화기수들이 요동까지 오려면 최소 수개월이 걸렸다. 그동안 일본군이 조선을 점령하고 압록강을 건너온다면? 명에는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명의 병부상서 석성(石星)은 응급 조처를 취했다. 일본인들과 도자기 무역을 했던 경험이 있는 심유경(沈惟敬)을 조선으로 보냈다. 일본군을 평양에 묶어두라는 것이었다. 심유경이 가진 것은 세치 혀뿐이었다. 평양성으로 들어간 심유경은 능수능란하게 유세(遊說)하여 고니시를 구워 삶았다.9월1일부터 50일을 기한으로 휴전이 이루어졌다. 당시 평양성의 일본군이 처한 상황도 열악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명,李如松을 투입하고 누르하치를 이용하려 하다 명은 조선에 투입할 원정군의 사령관으로 이여송(李如松)을 지명했다. 이여송은 이성량(李成梁)의 장남이었다. 그는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서북 내륙인 영하(寧夏)에 가있었다.1592년 3월에 일어난 보바이( 拜)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서였다. 영하의 반란은 9월에 진압되었다. 이여송은 부리나케 요동으로 달려왔다. 그렇게 분주했던 이여송을 사령관으로 임명한 것은 무장으로서의 그의 성가(聲價)가 높았음을 시사한다. 1592년 12월. 조선에 다시 들어온 4만 8000명의 명군 가운데는 이여송 말고도 이여백(李如栢) 등 그의 동생들도 끼여 있었다. 송응창은 요동에서 조선으로 들어갈 원정군을 정비하면서 이성량에게 누차 편지를 보내 도움을 요청하고 자문을 구했다.22년 동안 요동에서 ‘오랑캐’들을 제어하는데 종사했던 이성량의 위상이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명의 원군을 학수고대하고 있던 1592년 9월, 조선 조정은 북경에서 날아온 소식 때문에 술렁거렸다. 성절사(聖節使) 유몽정(柳夢鼎)이 가져온 자문(咨文)에 ‘누르하치의 병력을 조선에 원군으로 보낸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선조실록’을 보면, 윤두수(尹斗壽)가 누르하치의 군대가 들어오는 순간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대목이 있다. 그는, 명의 국력이 약하기 때문에 심유경이 누르하치를 끌어들여 이이제이(以夷制夷)를 획책한다고 비판하고, 절대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했다. 유성룡(柳成龍)의 기록은 조금 다르다. 그는 ‘서애집(西厓集)’에서 ‘당시 건주위(建州衛) 달로(撻虜)가 병력을 이끌고 와 조선을 구원하겠다고 장담했다’고 적었다. 유성룡도 누르하치의 원조 제의를 받아들이는 것을 ‘화근’이라 여겨 단호히 반대했다. 누르하치의 본심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이 사건을 통해 조선이 건주여진의 실체를 다시 인식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건주여진을 ‘달로’라 지칭한 유성룡의 표현에서 드러나듯이, 조선 지식인들은 여진족을 ‘오랑캐’라고 멸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그 ‘오랑캐’의 원조를 받아들일 지 여부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조선의 반대로 누르하치의 조선 원조는 실현되지 않았다. 누르하치에게는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자신을 견제하고 감시해 왔던 이성량의 아들들이 조선으로 들어가고, 명의 관심이 온통 조선으로 집중된 상황에서 모든 역량을 주변의 여진세력을 공략하는데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무렵, 하늘은 분명 누르하치의 편이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한·중 프로농구 올스타 2차전] 거침없는 양동근 만리장성 넘었다

    중국의 간판 포인트가드 류웨이는 한·중 프로농구 올스타 2차전이 열리기에 앞서 “김승현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큰 적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류웨이는 이제 ‘바람의 파이터’ 양동근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 같다.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허물어졌던 ‘만리장성’이 한국에 와서도 양동근의 거침 없는 활약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한국(KBL) 올스타는 3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한·중 프로농구 올스타 2차전에서 중국(CBA) 올스타를 91-73으로 대파했다. 한국은 이로써 지난 원정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잡으며 처음으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앞서 두 차례 대회에서는 1승1패를 나눠 가졌었다. 단테 존스(27점 9리바운드)와 1차전 최우수선수(MVP) 올루미데 오예데지(20점 16리바운드)가 기록면에서 앞섰지만 3,4쿼터에만 3점슛 1개를 포함해 17점을 낚아채며 대역전극을 이끈 양동근(18점)의 위력이 돋보였다. 한국은 중국의 차세대 센터 이첸리엔(18점 8리바운드)과 왕스펑(9점)의 활약에 밀려 전반을 32-43으로 뒤처졌다. 이들은 전반에만 21점을 합작해 슛 난조에 빠진 한국 코트 내외곽을 휘저었다. 경기 흐름이 바뀐 것은 3쿼터 후반부터. 신기성(9점)과 우지원(3점)의 릴레이 3점포가 작렬하며 점수 차가 좁혀지기 시작했다. 한국은 4쿼터 초반 존스의 중거리슛이 터지며 64-62로 비로소 승부를 뒤집었다. 체력이 떨어진 중국 선수들의 슛 성공률이 낮아지는 틈을 타 신기성과 존스가 연속 4득점을 올리며 치고 나갔다.4쿼터 중반 오예데지의 통쾌한 슬램덩크가 터진 뒤 양동근이 시원한 3점포를 터뜨려 점수는 73-66이 됐다. 양동근은 또 종료 2분여를 앞두고 가로채기에 성공, 류웨이를 앞에 두고 레이업슛까지 집어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관중들은 “MVP 양동근”을 외쳤고, 실제로도 양동근이 MVP가 됐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호주오픈테니스] 곤살레스 “페더러 나와”

    ‘메이저대회 24번째 출전 끝의 결승 행.’ 페르난도 곤살레스(세계랭킹 9위·칠레)가 26일 호주오픈테니스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토미 하스(12위·독일)를 3-0(6-1 6-3 6-1)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28일 우승을 다투게 됐다. 칠레 남자 선수로는 1998년 이 대회 준우승자 마르셀로 리오스 이후 9년 만의 결승 진출. 강력한 포핸드 역크로스 공격으로 8강에서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을 격침시킨 곤살레스는 이날 포핸드 공격 하나만으로도 하스를 압도하며 단 5게임만 내주는 손쉬운 승리를 챙겼다. 속도를 죽인 스트로크나 리턴을 날리다 갑자기 어느 순간 빠르고 강하게 쏘아 붙이는 역크로스 공격은 하스를 꼼짝 못하게 했다. 반박자 빠른 풋워크에 실어 받아넘기는 포핸드 공격 역시 대각에서도 상대 코트에 꽂혀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곤살레스는 페더러를 상대로 지금까지 9차례 싸워 한번도 이긴 적이 없어 우승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이변이 없는 한 페더러의 대회 2연패·개인 통산 10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이 점쳐진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기고] ‘국방개혁’ 육군문화 혁신으로부터/심경욱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지난 2006년은 국방분야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급속히 일어난 한 해였다. 한·미 연합방위체제의 재조정에 따른 군의 역할 확대와 국방 문민화작업이 진행되었는가 하면, 방위사업청이 신설됨으로써 방위력의 개선을 위한 새로운 획득제도가 가동되었다. 아울러 오랜 논란 끝에 ‘국방개혁 2020’의 입법화작업도 마무리되어 군 개혁작업이 이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태세다. 국방개혁의 주 대상은 누가 뭐라 해도 육군이다. 육군은 2007년부터 지상작전사령부와 후방작전사령부의 창설을 위해 일부 부대의 해체나 통·폐합을 개시한다. 또한 18만명에 가까운 병력의 감축이라는 창군 이래 가장 큰 도전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런데 이 엄청난 희생을 감내한다고 해서 육군이 사회가 기대하는 변화의 욕구를 충족시킬 것이라 믿어선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육군이 국민의 아들들을 병영에 받아들이는 한, 끊임없이 자발적으로 자기 혁신에 골몰하지 않으면 더욱 거세지고 거듭될 외부의 개혁요구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인식은 육군 지휘체계의 상부로 올라갈수록 한층 더 절실하게 느껴야 할 것이다. 더욱이 군은 권력 집중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핵보유국과 대치해야 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을 맞았다. 이런 나라의 군이라면, 주요 직위자로서 기대만큼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엄정한 연례평가를 통해 도태시키는 혁신적인 인사방안을 고려해봄직하지 않을까? 군 조직의 특성상, 요구하는 연봉을 주되 그 액수의 세 배이상 실적을 내지 못할 경우 연봉을 반납하라는 어느 시중은행장의 파격적인 인사전략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육군이 자기 살을 깎아내는 노력을 할 참이면 사회도 해줘야 할 몫이 있다.‘국방개혁 2020’의 청사진에서 접할 수 없는 것중의 하나가 향후 15년간 빼어난 전사들을 키우기 위한 교육·훈련 여건에 대한 비전이다. 최신예 장비로 기계화된다고 하더라도 유가 상승으로 당초 제기한 예산의 절반에 해당되는 유류를 갖고 절약형 태세를 무기한 지속하면서 병력이 움직일 수 있는 장소마저 부족해 제대로 된 훈련·기동을 할 수 없다면 우리가 군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훈련장·사격장을 확보해주고 적정 유류를 보급함으로써 장병들이 기름과 공간 걱정을 하지 않고 불철주야 전방위 국토사수와 훈련에 임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개혁 예산을 보장하는 일만큼 국가와 사회가 해줘야 할 중요한 일이다. 육군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또 하나의 현안은 병영문화의 개선이다. 문제의 핵심은 병영생활을 시작하는 신병들이 어머니 젖을 갓 뗀 영아들이 아니라 가족과 사회가 키우고 교육시킨 청년들이라는 데 있다. 따라서 가정-학교-군대 3자 접근이 필요하며, 중·고등 교육현장과 병영훈련의 문제들을 연계, 복합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비록 정보·지식 중심의 ‘첨단 정보과학군’을 지향한다고 하더라도 육군 개혁은 단순히 저렴한 인간병기를 값비싼 첨단무기로 바꾸는 데 있지 않다.‘인간혁신’을 통해 정예화를 도모하고, 정예화를 통해 ‘인간존중’이 시현될 수 있음을 보여줄 때 우리 모두가 기다리는 육군 개혁은 비로소 달성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마침 육군은 신임 총장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문화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실전 경험이 결여된 야전에 전투적 기질을 배양하고 열린 의사소통을 통해 전략적 안목으로 소신있게 임무형 지휘에 임할 수 있도록 하는 육군만의 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육군 스스로 환골탈태의 의지와 역할이 절실한 시점이다. 육군이 자체 문화 쇄신에 성공함으로써 소명의식과 긍지로, 더욱 당당해진 시선으로 국민을 대하게 될 날이 빨리 오기를 기원한다. 심경욱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남편을 잡아먹는 ‘그레비 얼룩말’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남편을 잡아먹는 ‘그레비 얼룩말’

    ‘팜므 파탈(Femme Fatale)’은 불어로 남성을 유혹해 죽음 등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게 만드는 ‘숙명의 여인’을 뜻하는 사회심리학 용어다. 흔히 ‘요부’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동물사회에서도 존재한다. 서울대공원 제3아프리카관에는 고혹적인 자태를 보이는 콧대 높은 암컷 얼룩말(1980년생)이 있다. 국내에는 하나뿐인 그레비얼룩말이다. 나이가 들어 예전보다는 못하다 해도 저 좋다는 수컷들을 줄 세운 녀석이다. ●그녀와 자면 죽는다. 맑고 깊은 눈에 마치 화공이 정성들여 그려놓은 듯 반듯한 얼룩무늬, 부드러운 갈기까지 사람의 눈에도 ‘순수’ 그 자체다. 하지만 빠져버릴 듯 해맑은 눈을 가진 녀석 뒤에는 공포영화에나 나올 법한 괴담이 숨어 있다. 바로 ‘남편이 되면 죽는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맞은 상처로 인한 염증이나 쇼크가 원인이다. 사연은 이렇다.1983년 서울대공원은 개원과 함께 태어난 지 3년 된 암컷 그레비얼룩말을 들여왔다. 그후 10년, 별 탈 없이 자란 암컷이 어엿한 숙녀가 되자 동물원은 건강한 새끼를 기대하며 짝찾기에 나섰다. 사육사들은 당시 무리 중 가장 건장한 수컷을 골라 합사시켰다. ●“NO거든. 건드리지 마.” 드디어 첫날밤. 암컷의 미모 탓인지 수컷은 초반부터 적극적이었다. 수컷은 마치 묵은 회포라도 풀어보려는 듯 집요하게 들이대기 시작했다. 뭔가 내키지 않는 암컷은 이리저리 피했지만 수컷의 구애는 계속됐다. 순간, 암컷의 뒷발차기에 수컷이 맥없이 나동그라졌고 배를 정통으로 맞은 수컷은 며칠을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암컷의 거부의사를 무시한 ‘무시무시’한 결과다. 암컷이라 해도 말의 뒷발질 위력은 상상이상이다. 한방에 너비 10㎝가 넘는 각목이 속절없이 부러질 정도. 사자 같은 맹수도 제대로 맞으면 죽음에 이른다.1년 후인 94년 10월. 이번에는 암컷보다 네다섯 살 연하의 청년 얼룩말이 도전장을 던졌다. 무난히 합방까지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분위기는 냉랭했다. 암컷의 채취에 흥분한 어린 수컷이 급히 달려드는 순간 비극은 반복됐다. 이후 녀석에게 ‘남편 잡아먹는 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다시 3년 후, 사육사들은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외부에서 들여온 수컷 얼룩말을 합사시켰다. 하지만 세 번째 남편 역시 자세 한번 잡아보지 못한 채 뒷발차기에 비명횡사했다. 결국 까칠한 이 녀석은 ‘짝짓기 불가판정’을 받고 23년째 독수공방 신세다. 미스터리한 것은 짝짓기 때를 제외하고 녀석의 성격은 온순하기 이를 데 없다는 점이다. 동물원 관계자는 “여러 수컷 중 한 마리를 선택하는 야성의 습성을 버리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면서 “어찌보면 예쁜 암컷의 치명적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은 인간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탈당 둑 터진 與 어디로] “올것이 왔다” “허 찔렸다”

    “올 것이 왔다. 하지만 허를 찔린 것 같다.” 22일 임종인 의원의 탈당으로 열린우리당내 기류가 급변하고 있다. 말만 무성하던 신당 창당 및 탈당 논의가 현재진행형이 됐기 때문이다. 당초 열린우리당의 새판짜기는 다음달 전당대회와 오는 29일 중앙위원회 등 특정한 정치일정을 기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 때문에 일부 선도탈당론이 거론되더라도 안개 속 정국에서 암중모색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집안단속령’내린 지도부 김근태 의장을 비롯한 당 비대위는 일단 중앙위원회에서 법원이 지적한 절차적 하자를 치유하면서 전당대회를 치르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앙위 전에 탈당이 예상되는 의원을 예측하는 한편 중앙위에서 기초당원제가 의결되지 않을 경우 전당대회를 원활히 치르기 위해 당규라도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간당원제 고수’ 입장인 당 사수파를 설득하기 위해 청와대 측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전략도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위 개최 이전 사수파의 저지가 예상되는 것을 우려해 중앙위 회의장소를 국회로 옮기는 방안도 아울러 검토중이라는 후문이다. 김 의장은 회의에서 “탈당을 공언하거나 실력저지를 거론하는 사람들에게 준엄하게 요구한다.”면서 “이미 대통합을 이루자는 합의를 이룬 만큼 중앙위가 끝날 시점까지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일체의 발언을 중단해야 한다.”며 사수파와 탈당파 양측에 칼날을 세웠다. 그러나 이 같은 집안단속령이 지도부의 바람처럼 단일대오를 유지하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발 양보’ 당 사수파 당 사수파측은 임 의원의 탈당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우리당 주도의 대통합을 주장했던 의견그룹으로서 아쉽다는 반응인 셈이다. 김태년 의원은 “평소 우리당의 개혁정책이 후퇴하는 걸 안타까워했던 의원이 소신껏 취한 행동으로 본다.”면서도 “우리당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당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매우 아쉽다.”고 평가했다. 사수파는 추가 탈당 러시를 막고 함께 가야 한다는 측면에서 중재안을 제안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즉 ‘중앙위에서 기초당헌제를 통과시키되 이번 전대에서는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할 가능성이다. ●‘암중모색’ 통합신당파 신당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강경 선도파·개혁적 신당파·민주당과의 통합우선파가 대체로 임 의원의 탈당을 ‘돈키호테식’ 결정으로 바라봤다. 개별행동이라는 것이다. 겉으로는 탈당 도미노 사태를 우려하면서도 탈당에 의한 신당 추진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이루는 모양새다. 강경 신당파 의원들은 중앙위 결정을 보자고 하지만 그전에라도 탈당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선도탈당파로 주목됐던 염동연 의원은 중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짐 쌀 시간을 좀 달라.”며 “내일쯤 정동영 전 의장을 만나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단계적 통합방안을 제시했던 통합신당파측은 탈당에 대해 신중할 것을 주문하며 탈당의 목표를 중시하고 있다. 중도파는 임 의원의 탈당을 계기로 목소리를 내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임 의원의 탈당에 대해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 열린우리당과의 오찬에서 당의 진로에 대해 (대통령께서) 얘기하셨다.”면서 “이번 탈당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구혜영 나길회기자 koohy@seoul.co.kr
  • [데스크시각] 영어가 ‘신분’이 되지 않게 하려면/이석우 국제부 부장급

    “우린 아이들을 한국대학에 다 보내요. 이제 아이들을 외국 대학에 유학시키는 동료들은 거의 없죠. 이전 선배 세대하고는 정반대예요.” 대사 등 해외공관장을 여러차례 지내고 퇴임을 앞둔 한 시니어 외교관이 최근 지인들 모임에서 유학열풍이 화제가 되자 “외교관들은 자녀를 도리어 한국 대학에 보내는 게 유행”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해외 사정에 밝은 외교부 사람들 입장에선, 자녀들이 미국 대학을 나와 미국에서 좋은 일자리를 얻을 확률보다 한국대학을 나와 국내에서 더 좋은 일자리를 얻을 확률이 훨씬 높다고 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교육 내용이나 학문 수준이 해외 명문들보다는 처지지만 취업 기회와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한국 대학을 졸업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대졸자가 연봉 수십만달러를 거머쥐는 예는 극소수예요. 좋은 회사에 취직했다는 명문대 졸업자들도 한국에 비해 많지 않은 연봉 4만∼5만달러 수준이지요.” 함께 자리했던 한 기업체 임원도 “세계 경제가 일체화되면서 교포 2세 등 영어에 능통한 ‘글로벌 인재’들의 국내 진출도 부쩍 늘고 있다.”고 거들었다. 이들 외교관 자녀들이 미국에서 백인들과 경쟁해서 일류 기업에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따기란 설명도 이어졌다. 대신 국내기업은 물론 한국이나 아시아에 나와 있는 다국적기업 자회사나 지점에서 일할 기회를 더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관 자녀들에게 한국에 “취업 기회가 널려 있다.”는 사실은 그들의 뛰어난 영어실력과 무관치 않다. 해외에서 외국학교를 다니며 어린시절의 상당 기간을 해외에서 보낸 그들에게 영어는 모국어나 다름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경을 무력화시키는 교류 확대의 급물살속에 세계화가 본격화되면서 영어는 더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 이들,‘영어의 달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우리 경제가 더 개방되고 세계경제와 상호의존성이 두께를 더하면서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진다. 이런 속에 영어는 점점 더 신분같은 것이 되고 있다.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상류층과 그러지 못하는 ‘우수마발(牛馬勃)’이 양분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차세대 경제대국으로 뜨고 있는 인도의 강점으로 영어가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인도에선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1억 5000만명과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회·경제적 차이는 말 그대로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난다. 그곳에서 영어는 신분이며 계층이다. 한국이 설마 그렇게 돼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글로벌 인재 양성은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발등의 불이다. 그런데도 공교육은 뒷짐진 채 시늉만 하고 가정과 개인에게 실제 책임을 다 지우는 것은 불평등 조장이나 다름없다. 서민들이 자녀의 조기 영어교육을 뒷받침하기도 어렵고 ‘강남사람들’처럼 외국인 과외에 방학때면 초·중학교 학생들을 해외 연수나 조기 유학을 내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기회 균등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것이 참여정부의 정책목표이고, 각오라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정부 재원이 부족하다면 개인적인 교육열과 민간 자본력을 교육부문으로 흘러들게 하는 열린 자세가 아쉽다. 서울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회의가 이틀째 진통 중이다. 법률·의료 등 전문직 서비스 시장도 열라는 압력이 격렬한 반발마저 일으키고 있다. 지구촌 화두가 된 FTA 물결을 거스르기엔 우리에겐 부존자원도 적고 해외시장에 대한 의존도도 높다. 우리 젊은이들이 지구촌 전역에서 일자리를 ‘헌팅’하고 더 넓은 세계에서 춤추고 뛰놀며 자신의 역량을 맘껏 발휘하게 하기 위해선 영어 교육과 영어로 상징되는 공적 교육 서비스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각오가 필요한 때다. 이석우 국제부 부장급 jun88@seoul.co.kr
  • [씨줄날줄] 석궁의 진실/진경호 논설위원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괴상망측한 생김새의 오크족들이 사용한 석궁의 위력은 그야말로 무지막지하다. 수백m를 날아가서는 철갑을 뚫고 인간과 엘프족들을 살상한다. 쉬잉∼ 하며 날아가는 소리도 괴기하기 짝이 없다. 이 판타지 영화 탓일까. 16일 아침 많은 국민들에게 충격을 준 서울고법 부장판사 석궁 피습 사건 보도가 물리학적으로 어처구니없는 오류를 범했다. 피해자 박홍우 판사가 복부에 1.8㎝ 깊이의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은 데 대해 많은 언론이 박 판사와 석궁의 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이라고 수사경찰관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박 판사가 외투를 입은 데다 1m 거리에서 화살이 탄력을 받기 전에 맞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인터넷 포털사이트엔 “석궁의 경우 70∼80m 정도 날아갔을 때 가장 파괴력이 크다.”는 총포류 판매상의 말이 버젓이 나돌았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오류다. 석궁처럼 별도의 추진동력 없이 날아가는 비행체는 발사 직후부터 위력(속도 에너지)이 떨어진다. 날아가는 화살에는 공기의 저항과 지구 중력만이 작용할 뿐 더 빨리, 더 멀리 날도록 하는 그 어떤 추진력도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탄력 받을 이유도, 파괴력이 증가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고려대 물리학과 조동현 교수는 “물리학적으로 석궁의 화살은 발사 직후부터 위력이 떨어진다.”며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보도”라고 지적했다. 석궁의 실제 위력도 ‘반지의 제왕’이 묘사한 것과는 거리가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석궁 대다수의 유효사거리는 30∼40m로, 위력이 크지 않아 사냥보다는 레저용으로 쓰인다. 역사적으로도 백년전쟁을 영국의 장궁(잉글리시 보)이 프랑스의 석궁(크로스보)에 승리한 전쟁으로 보는 해석(활이 바꾼 세계사, 김후 저)도 있다. 빠른 속도로 회전하며 날아가는 탄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발사 직후 회전력에 의한 파괴력 증가가 있을 수 있으나 무시할 정도라는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는 “탄환의 전체 운동에너지 가운데 속도에너지가 줄어드는 만큼 미미한 정도로 회전에너지가 늘 수는 있으나 파괴력을 결정짓는 것은 속도에너지이기 때문에 발사 직후 위력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프로배구] 현대 앞에 ‘돌풍’은 없다

    “이기고 싶을 때 이기는 팀이 진짜 강팀이다.” 경기 뒤 현대캐피탈의 김호철(52) 감독은 짧게 소감을 밝혔다. 얼굴은 수능을 막 끝낸 학생처럼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대한항공의 돌풍이 아무리 거세지만 두 차례 연속 질 수는 없는 일. 내용에서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현대의 약진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애를 태우던 숀 루니의 부활과 송인석의 ‘안방마님’ 입성, 그리고 특유의 높이를 재확인한 디펜딩챔피언 현대엔 결국 이날은 ‘깊은 잠’에서 깨어난 하루였다. 현대는 14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한항공과의 프로배구 경기에서 숀 루니(22점), 송인석(13점)의 쌍포에 힘입어 대한항공을 3-1로 제쳤다. 이로써 현대는 7승(3패)째를 챙기며 대한항공(6승3패)을 3위로 밀어냈다. 현대는 ‘높이 대 높이’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한 게 승인이었다. 아시안게임 후유증으로 주전 상당수의 체력이 크게 떨어졌던 현대는, 그러나 루니가 위력을 되찾고 윤봉우(8점)-이선규(3점)-하경민(11점)이 버틴 장신 블로킹이 빛을 발했다. 반면 전날 삼성전에서 발목을 잡혔던 대한항공은 김학민(10점)-신영수(9점)-강동진(6점) 등 ‘젊은 피’가 펄펄 날았지만 현대의 노련미에 농락당하며 2연패에 빠졌다. 현대는 1세트에서 송인석의 블로킹을 시작으로 루니의 백어택까지 내리 6득점, 균형을 깨며 기선을 제압했다.2세트에서도 하경민 윤봉우가 3개의 블로킹을 합작하는 등 높이를 되살린 뒤 루니와 후인정(11점)이 좌우에서 대한항공을 압박, 세트스코어 2-0으로 달아났다. 김형우(9점)와 강동진, 김학민의 블로킹에 3세트를 속절없어 내줬지만 현대는 4세트에서 윤봉우의 현란한 속공과 권영민의 연속블로킹으로 대한항공의 조직력을 흔든 뒤 송인석의 시간차와 하경민, 루니의 블로킹으로 내리 4득점, 승부를 마무리했다. 대전에서는 삼성화재가 장병철(20득점)-이형두(12득점) 쌍포를 앞세워 상무를 3-0으로 셧아웃,8승1패로 선두를 지켰다.인천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우리 캐칭 질주는 계속

    ‘캐칭의 질주가 무섭다.’ ‘우승 청부사’ 타미카 캐칭(29점 14리바운드 6어시스트 5가로채기)이 앞장선 우리은행이 10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2007년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홈 개막전에서 신세계를 85-77로 제압했다.2연승을 달린 우리은행은 신한은행과 공동 선두를 이뤘다. 신세계는 1승1패. 우리은행은 김영옥을 국민은행으로 보내고 별다른 전력 상승 요인이 없어 이번 리그에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우리은행에 합류할 때마다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캐칭의 위력은 이러한 예단을 비웃었다. 캐칭은 1쿼터에만 16점을 퍼부었고,2쿼터에서는 가로채기를 5개나 뽑아내며 신세계를 뒤흔들었다. 캐칭의 활약에 우리은행은 전반을 50-32로 앞서며 승기를 굳혔다.신세계는 4쿼터 종료 48초를 남기고는 김정은(29점 3점슛 6개)의 3점포로 75-78까지 추격했으나 역전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종료 3분을 남기고 최장신(203㎝) 센터 케이티 핀스트라(19점 13리바운드)가 5반칙으로 물러난 것이 뼈아팠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해저 1100m서 ‘기적의 물’을 캔다

    해저 1100m서 ‘기적의 물’을 캔다

    인류 역사에서 물과 관련된 기적의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최근에도 유럽과 미국, 일본 등지에서는 물과 관련된 수많은 기적의 치유사례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국 웨일스의 홀리웰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인근의 잠잠 우물은 종교적 성지로, 일본의 벳푸 온천과 프랑스의 엑스 레뱅, 영국의 바스, 독일의 비스바덴 온천은 수치료, 즉 대체의학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물론 물과 관련된 기적의 체험사례라는 게 대부분 과장이거나 거짓이었지만 그렇다고 현대 과학이 경이롭게 여기는 ‘물의 기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없을까. 강릉시 심곡·금진 해저온천수가 답이 될 듯하다. 해저 1100m에서 용출되는 이 온천수는 프랑스의 루르드처럼 질병의 치유력에 대해 상당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들어 언론 보도나 입소문을 통해 꽤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여러 궁금증을 안고 지난주 그 현장을 다녀왔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영동고속도로에서 동해고속도로로 진입해 옥계IC를 벗어나자 일망무제의 동해가 가슴을 열고 맞는다.IC를 빠져나와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곧장 금진 포구에 닿는다. 지척에 정동진이 있는 자그마한 이 포구를 굽어보는 산자락에서 최근 입소문으로 세인들의 관심을 모으는 이른바 ‘기적의 물’ 해저 온천수가 솟구쳤다. 강원도와 강릉시가 이곳 온천원 보호지구의 진입로를 잘 닦아놨다. 개발이 한창인 현장에 들어서자 ‘큐어하우스(KURE HOUSE)’란 명패를 내건 말끔한 신축 건물이 눈길을 끈다. 이곳이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 알려진 금진 해저온천이다. 김정득 큐어하우스 대표는 “특별한 치료체계 없이 이 물을 1일 수차례씩 한 달가량 마시는 것만으로도 암의 진행이 억제되고, 치솟은 혈압과 혈당치가 정상으로 돌아오며, 심장병 증상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심지어는 아토피 피부염과 탈모, 무좀까지 낫는다는 체험사례가 수집된 것만 수천 건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 각종 실험결과 효능 뛰어나 물론 이런 단순 체험사례만으로 이 온천수의 위력(?)을 믿으라고 하기엔 뭔가 석연찮다. 그래서 각계 전문가들이 이 물의 비밀을 풀겠다고 나섰다. 연세대 원주의대 생화학교실 김현원 교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물박사’. 그는 심곡·금진 온천수의 생리활성효과 연구를 통해 “이 물이 각종 난치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분석 결과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여타 ‘기적의 물’들보다 빼어나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냈다. 연구팀은 또 생리활성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이 온천수와 해수, 해양심층수로 배추를 재배한 결과 해수와 해양심층수를 준 배추는 이내 시들었으나 이 물을 준 배추는 일반 배추보다 왕성한 생육 실태를 보였다. 이 온천수가 가진 짠맛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짠맛을 내는 나트륨과 쓴맛을 내는 마그네슘은 해수에 비해 적은 반면 단맛을 내는 칼슘은 해수보다 5배나 많아 소금과는 전혀 다른 이온화된 짠맛을 보인다.”며 “사람이 마셔도 갈증 등 이상 증세를 거의 나타내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 동해권 새 건강아이콘 탄생 김 대표도 이 온천수의 성분을 규명하기 위해 미국 FDA 산하 검사기관인 ANRESCO와 일본 식품분석센터, 중국 칭화대학과 강원도 보건환경연구원, 한국화학시험연구원 등에 의뢰, 이런 연구 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름대로 특화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강릉 동인병원은 이 온천수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앞서 강릉시와 강릉대학,KIST 강릉분원과 동인병원이 참여한 산업화 협약도 체결됐다. 또 강원도는 온천수가 용출된 강릉시 옥계면 금진리 92의1 일대 87만평을 온천원보호지구로 지정했다. 이른바 우리나라의 대표적 관광벨트인 동해권에 새로운 건강 아이콘이 탄생한 셈이다. ■ 해저심층 온천수란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곳 해저 온천수는 이미 알려진 해양심층수, 즉 깊은 곳의 바닷물을 걸러 음용하는 해양심층수와는 달리 해저 1100m의 암반층에서 용출된다. 따라서 생성과정은 물론 성분 또한 전혀 다르다. 이 온천수는 발견 후 구전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처음에는 수도권과 강원지역의 가톨릭 성직자들이 음용을 시작해 특정 질병 치유효과가 확인되면서 전국에서 물을 구하려는 행렬이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개신교와 불교 쪽은 물론 최근에는 운동선수들까지 이 물을 음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8월에는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육상선수들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코오롱·한국체대 마라톤팀 등 수많은 단체들도 앞다퉈 이 물을 마시게 해달라는 공문을 보내오고 있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동물실험 결과 이 온천수는 음용수로서의 적합성과 안전성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온천수로는 드물게 빼어난 활성산소 제거 능력을 보여주었다. 이 온천수의 질병 치유력 역시 이 연장선에서 이해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이 온천수는 고생대 암반 지층에서 형성된 물로 용출 온도는 33.7도를 보이고 있으며, 지하 1100m에서 용출된다는 것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성분과 효과 연세대 원주의대 생화학교실 김현원 교수는 심곡·금진의 온천수를 이렇게 요약했다.‘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치유능력을 갖는 물들이 여럿 있는데, 특히 심곡·금진의 물은 미네랄 농도와 다양성에 있어서 비교할 만한 물을 찾기 힘들며, 그 성분이나 효과 면에서 세계적인 희소성을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 온천수는 일반 광천수에 비해서 칼슘과 마그네슘의 농도가 매우 높을 뿐 아니라 그 함유비가 체내 흡수에 매우 적합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 “실제로 이 온천수에서는 항암 및 항산화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셀레늄이 500ppb(ppb는 10억분의1) 정도 관찰되는데, 광천수에서 농도 100ppb를 넘는 셀레늄이 발견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습니다.” 의학적으로 셀레늄은 다양한 치료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온천수에는 셀레늄이 완전히 이온화된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셀레늄뿐만 아니라 게르마늄, 스트론튬, 망간, 아연, 구리, 코발트, 바나듐 등 희귀 미네랄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 온천수가 드러낸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 및 예방효과. 김 교수는 “동물실험에서 항암 및 간 보호효과, 혈당강하 효과를 보였다.”며 “특이하게도 이 온천수가 짠맛을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 혈압을 올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 물을 마신 많은 고혈압 환자들의 혈압이 정상으로 환원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당뇨를 비롯한 다양한 성인병 환자들이 이 물을 마시고 치유되었음을 증언하는 사례도 많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문제는 미네랄 농도가 매우 높아 현재의 먹는 물 관리법 상 음용수로 인정되지 않는 점이 안타깝다.”고 지적하고 “외국의 경우 미네랄 농도가 높은 물을 의료용 광천수로 분류해서 사용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이런 전향적인 기준 정비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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