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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득으로 중재한 文대통령…파격으로 화답한 金위원장

    평양선언 이끌며 ‘한반도 운전자론’ 부각 5월 북미회담 취소 때도 대화 불씨 살려 文대통령 과감한 협상력 통했다는 분석 연내 종전선언까지 성사하겠다는 구상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교착 상태에 빠졌던 북·미 간 간극을 좁히는 ‘중재자’로서의 위력을 다시 한번 발휘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합의한 ‘9월 평양공동선언’을 고리로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체제를 견인하는 ‘운전자’로서의 역할도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20일 방북 일정을 마치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프레스센터를 찾아 “(김 위원장과) 북·미 관계가 순탄하지 않고 북·미 대화의 진전이 남북 관계 발전과 긴밀히 연계된다는 사실에 인식을 같이했다”며 “북한도 우리에게 북·미 대화의 중재를 요청하는 한편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것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 남북 회담을 통해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여건이 조성됐다고 생각한다”며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아시다시피 미국은 우리를 통해서 북한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 하는 것이 있고 그에 대한 답을 듣기를 원한다”며 “반대로 북한에서도 우리를 통해 미국에 메시지를 전하고자 해 그런 역할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면 충실히 하면서 북·미 간 대화를 촉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 ‘북·미 정상회담’ 취소 위기가 고조됐을 당시에도 문 대통령의 위상이 확인됐다. 같은 달 한·미 정상회담과 2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의 불씨를 되살린 것이다. 이번 3차 정상회담은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과 미국이 주장하는 핵 리스트 신고가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개최됐다. 하지만 평양공동선언이 채택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한국에서 아주 좋은 소식이 있다”고 환영하면서 김 위원장과 곧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평양회담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디딤돌이 된 셈이다. 지난달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이 취소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음에도 이처럼 신속하게 북·미 대화 재개에 물꼬가 트이게 된 배경에는 문 대통령의 설득력과 협상력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북·미 간 다시 마련된 대화 테이블이 어그러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총회가 24일(현지시간) 예정돼 있고 김 위원장이 연내에 서울을 답방하기로 한 상황에서 연내 종전선언까지 성사하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金, 참모들 만류에도 서울 답방 단독 결정 文 5·1경기장 연설·일반식당 방문 이뤄져 은둔·조심형 아버지와 달리 이례적 행보 30대 초반 자신감·거침없는 스타일 반영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방북 당시 대집단체조예술공연 ‘아리랑’을 관람했을 때는 대중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는 것은 고사하고 공연을 본 뒤에 박수를 칠 것인지 말 것인지가 논의 대상이었을 정도로 (북한이 우리를 대하는)분위기가 달랐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만명의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연설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 것 자체가 파격이죠.” 2007년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노 전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방문했던 천호선 전 정의당 대표는 2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얼마나 다른지 묻자 집단체조공연 관람을 예로 들었다. 2007년에는 김정일 위원장 대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노 전 대통령 옆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당시 10만여명의 관중들도 함께 공연을 봤지만 노 전 대통령은 관중에게 박수만 받고 따로 연설을 하진 않았다. 천 전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당시 관중으로 모였던 북한 주민들에게 연설을 하는 것은 논의 대상도 되지 못했다”면서 “이번 연설은 남과 북이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서로의 체제를 존중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능라도 5·1경기장 연설을 포함해 남북 정상회담 일정 내내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해 준 대우는 파격의 연속이었다.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이 은둔형으로 매사 조심하는 스타일이었다면 김 위원장은 30대의 젊은 나이답게 거침없이 터부를 깼다. 북한 주민들이 이용하는 일반 식당을 방문하고 싶다는 문 대통령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준 것도 그런 사례다. 덕분에 문 대통령은 사상 처음으로 북한 주민과 대화한 남한 정상이 됐다. 무엇보다 서울 답방을 전격 결심한 것이 김 위원장의 거침없는 스타일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알려진 바로는, 참모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김 위원장이 답방을 결정했다. 경호상의 문제, 그리고 북한 내 불만세력의 시선 등을 아랑곳하지 않고 ‘모험’일 수도 있는 남한 방문을 결심한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그늘에 가려 50대에 접어들어서야 공식 집권한 것과 달리 김 위원장은 30대 초반의 혈기 넘치는 나이에 정적(政敵)을 모두 제거하고 독자적 권력을 구축한 것이 자신감을 형성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평양공동취재단·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미투로 성폭행 혐의 드러난 극단대표 징역 5년 선고되자 졸도, 119 출동

    미성년 단원을 성폭행·추행한 혐의가 미투 폭로로 드러나 재판에 넘겨진 경남 김해지역 극단 ‘번작이’ 대표 조모(50)씨에게 법원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조씨는 오전 선고공판에서 징역형 선고를 듣는 순간 실신하는 바람에 재판이 중단됐다가 오후에 다시 열렸다.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장용범)는 20일 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극단 대표 조씨에 대한 이날 선고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8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신상정보 공개를 명령했다. 조씨는 미성년 여성 단원 2명을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조씨가 극단 대표라는 위력을 이용해 2010∼2012년 중학교 연극반 외부 강사로 활동하며 알게 된 당시 미성년 여성 단원(24)을 추행·성폭행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조씨가 2007~2008년 당시 다른 10대 여성 단원 1명(25)을 추행한 혐의에 대해서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범행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가 양형 이유를 설명한 뒤 ‘징역 5년’을 선고하는 순간 법정에 서 있던 조씨는 바닥으로 쓰러져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신고를 받고 119 대원이 급히 법정으로 들어와 응급조치를 하고 조씨를 대기실로 옮겼다. 조씨는 응급조치를 받고 깨어났다. 재판부는 조씨가 쓰러지는 바람에 판결문 주문을 다 읽지 못해 재판을 중단했다가 오후에 다시 재판을 열어 주문을 모두 읽고 선고공판을 마무리했다. 조씨의 범행은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이 올해 1월 본격화 된 뒤 10여년 전 16살 때 조씨로 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한 여성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씨를 2010∼2012년 사이 10대 여성 단원 1명을 극단 사무실이나, 공연을 마치고 집으로 데려다 주겠다며 차 안에서 여러 차례 성폭행·성추행한 혐의(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지난 3월 구속기소 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태풍 ‘망쿳’이 할퀸 홍콩…고층빌딩도 속수무책(영상)

    태풍 ‘망쿳’이 할퀸 홍콩…고층빌딩도 속수무책(영상)

    최악의 슈퍼 태풍 ‘망쿳’이 중국 남부와 필리핀을 강타하면서 수백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홍콩, 대만 등 현지 주민이 찍은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네티즌들도 망쿳의 위력을 실감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을 대표하는 금융·관광 중심지 홍콩은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세계 최대 도박 도시 마카오는 사상 처음 카지노를 전면 폐장했다. 15일(현지시간) 필리핀을 강타한 망쿳은 이튿날 오전 홍콩을 지나 오후에 광둥성 내륙에 상륙했다. 홍콩 정부는 ‘시그널 10’ 경보를 발령하고 망쿳에 대비했지만 강풍으로 시내 곳곳의 아파트와 상가 유리창이 깨지고 200그루의 가로수가 무너져 213명이 다쳤다. 자연재해 영상을 보여주는 유튜브 계정 내추럴 디재스터스(Natural Disasters)에 따르면 건물 1층의 대형 식당에 순식간에 물이 밀려들면서 유리창이 깨지고,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고층빌딩에 설치된 비계가 강풍에 힘 없이 떨어져 도로 한 가운데에 구겨진 채 추락한다. 고층 빌딩의 창문이 깨져 사무실 안에 있던 종이, 집기류가 창문 밖으로 휘날리는 모습도 현지 주민의 카메라에 잡혔다. 고층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베란다에 들이닥친 물을 양동이로 퍼내느라 정신이 없다. 태풍이 강타한 시각 외출했던 한 남성은 강한 바람에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휘청거리다가 몸을 바닥에 웅크린 채 어쩔 줄 몰라한다. 이 사람을 구하려던 또 다른 남성도 강한 바람 때문에 몸이 날아가 벽에 부딪혔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두 사람이 함께 대피하는 장면도 유튜브에 게재됐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이건 태풍이 아니라 고질라다”, “한달 전에 저기 있었는데... 너무 무섭다”, “태풍 피해 지역의 모든 이가 안전했으면 좋겠다”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포토] 뿌리째 뽑힌 나무…허리케인 ‘플로렌스’의 위력

    [포토] 뿌리째 뽑힌 나무…허리케인 ‘플로렌스’의 위력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미국 남동부에 상륙한 가운데 14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 도로변 나무가 뿌리째 뽑히는 등 허리케인이 휩쓸고 간 자리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플로렌스, 美동남부에 ‘물폭탄’…“노스캐롤라이나 천년만의 대홍수”

    플로렌스, 美동남부에 ‘물폭탄’…“노스캐롤라이나 천년만의 대홍수”

    폭우를 동반한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14일(현지시간) 미국 남동부 캐롤라이나 지역을 강타했다. 해안지역에 상륙하면서 ‘열대성 폭풍’으로 세력이 약화는 됐지만,폭우와 거센 바람으로 인해 침수피해는 물론 인명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많은 양의 비를 동반한 채 천천히 움직이고 있어 남동부 지역에 폭넓은 홍수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날 오후 플로렌스를 ‘1등급’ 허리케인에서 열대성 폭풍으로 조정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대서양에서 발달한 플로렌스는 한때 ‘메이저급’인 4등급까지 세력을 키웠지만,해안에 접근하면서 단계적으로 등급이 떨어졌다.오전 7시께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 인근의 해안에 상륙한 플로렌스의 위력은 줄었지만,캐롤라이나 일대에는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캐롤라이나의 일부 지역에선 40인치(101cm)의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곳곳이 침수됐다고 CNN방송은 전했다.플로렌스는 이번 주말 내내 노스·사우스 캐롤라이나 일대에 머물면서 곳곳에 홍수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해안가에선 최고 4m에 이르는 폭풍해일로 인한 직접 피해가 예상된다.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캐롤라이나의 거의 모든 지역이 잠길 것”이라고 말했다.노스캐롤라이나 해안에 인접한 뉴번은 도심이 완전히 침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제임스 트록던 교통장관은 일부 지역을 언급하며 “1천 년 만의 대홍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강우량은 1999년 허리케인 ‘플로이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국립기상청(NWS)은 설명했다.당시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만 10여 명이 숨졌다. 폭우가 본격화하면서 인명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에 있는 한 주택에 나무가 쓰러지면서 집 안에 있던 여성과 아기가 숨졌다.함께 있던 아이의 아빠는 병원으로 옮겼다.또 다른 남성은 감전으로 목숨을 잃었다.사우스캐롤라이나의 찰스턴에서도 1명이 사망해 사망자 수는 4명으로 늘어났다. 캐롤라이나 해안지대를 비롯해 약 170만 명에 대해 강제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다.하지만 노스·사우스 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 주를 중심으로 약 1천만 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폭우의 영향권에 접어든 데다,별도로 대피하지 않고 집에서 머무는 주민도 적지 않아 인명피해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침수지역에서는 대피하지 못해 갇힌 사람들을 구조하는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동부 해안지역의 원자력 발전소들이 연달아 가동을 멈추면서 정전 피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당장 북미 최대 발전사업자인 듀크 에너지는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포트에서 4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브런즈윅 공장의 원자로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1심 뒤집고 조덕제 ‘강제추행’ 인정한 재판장은 ‘안희정 항소심’ 재판장

    1심 뒤집고 조덕제 ‘강제추행’ 인정한 재판장은 ‘안희정 항소심’ 재판장

    영화 촬영 중 상대 배우를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에서 유죄가 최종 확정된 배우 조덕제(50·본명 조득제)씨가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촬영 당시 상황을 영상으로 공개하면서 피해자와 진실공방을 넘어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소송전까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13일 강제추행치상 및 무고 혐의로 기소된 조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1심 무죄→2심서 뒤집은 서울고법 형사8부 대법원이 맞게 판단했다고 본 2심 판결은 지난해 10월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강승준) 선고로 이뤄졌다. 성범죄 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8부의 재판장을 2년째 맡고 있는 강승준 부장판사는 최근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비리 사건 및 신동빈 롯데 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을 다뤘고 지난달 29일 결심공판을 가졌고 다음달 5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 재판부에는 최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항소심이 배당되기도 했다. 아직 첫 재판기일은 잡히지 않았지만 롯데 항소심 선고 이후 안 전 지사의 재판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핵심 쟁점이 된 위력 행사 여부가 어떻게 판단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서울고법 형사8부는 조씨의 항소심에서 피해자 증언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유죄를 선고했다. 그에 앞서 1심인 인천지법에서 “피해자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수위가 높은 폭력과 성폭행 연기에 대해 감독과 조씨가 충분히 사과하지 않자 억울한 마음을 다소 과장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한 결과를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 ‘고의 강제추행’ 인정 근거는 조씨는 2015년 4월 영화 ‘사랑은 없다’ 촬영 중 사전에 합의하지 않은 채 상대 배우인 반민정씨의 신체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로 그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문제가 된 장면은 조씨가 극중 배우자인 반씨를 때리고 성폭행하는 내용이었다. 조씨는 “연기에 몰입했다”며 강제추행하지 않았고, 고의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여러 근거를 들어 조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씬의 당초 시나리오가 ‘바지를 찢어내린다’였다가 현장에서 감독의 지시에 따라 바지를 찢는 부분을 상의를 찢는 것으로 변경했고 피고인과 피해자도 이를 알고 있었다”, “해당 씬은 미디엄 샷(허벅지 중간부터 머리까지 포착하는 샷) 또는 바스트 샷(가슴부터 머리까지 포착하는 샷)으로 촬영하는 것으로 돼있었고 피고인도 상체 위주로 촬영하겠다는 감독의 말을 들었는데, 피해자의 상의를 찢는 것에서 나아가 피해자의 바지에 손을 넣었다”는 이유로 조씨에게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됐다. 조씨는 반씨의 피해사실에 대한 진술이 여러 차례 엇갈렸고,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이 당시 상황을 보지 못했다며 반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가 초반 경찰 조사에서 신체 부위에 대해 진술이 엇갈렸지만 여성으로서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피해 부위로서 위치에 큰 차이가 없었고, 피해자로서도 짧은 시간에 예상치 못한 일을 당한 상황에서 나중에 진술하면서 혼동을 할 수도 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태프들의 진술에 대해서도 “스태프들이 피해자와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각자의 임무에 집중하느라 화면에 잡히지 않는 피해자의 하체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지켜볼 여유가 없었기에 정확히 알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이 피해사실을 목격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 “영화촬영 빌미 강제추행 엄격히 구별돼야” 또 ▲당시 장소 대여시간이 30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여배우용 의상이 한 벌 뿐이라 NG를 낼 수 없어 추행을 당하고도 촬영을 중단하지 않았다는 반씨의 진술, ▲촬영 일주일 뒤 반씨가 감독이 보는 앞에서 울면서 조씨에게 사과를 요구하자 조씨가 크게 항의하지 않고 무릎을 꿇고 사과한 점, ▲조씨가 이 일로 영화에서 하차 통보를 받은 상황에서도 반씨에게 적극적으로 반문하거나 부인하지 않은 점, ▲조씨와 반씨의 각각의 경력, 연기활동에 지장이 초래될 상황 등을 고려해 반씨가 무고를 할 이유가 없다는 점 등이 주요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특히 “일부 노출과 성행위가 표현되는 영화 촬영 과정이라도 연기를 빌미로 강제추행 등 위법행위를 하는 것은 엄격히 구별돼야 하고, 연기 중에도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은 충분히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안희정 판결과 달리 ‘업무상 위력’ 인정… ‘성폭행’ 김문환 前대사 1심서 징역 1년

    안희정 판결과 달리 ‘업무상 위력’ 인정… ‘성폭행’ 김문환 前대사 1심서 징역 1년

    업무상 지휘·감독 관계에 있는 하급자를 간음하고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문환(54) 전 주에티오피아 대사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 성폭력 혐의를 두고 업무상 위력을 인정하지 않았던 판결과 대비돼 안 전 지사 사건 항소심에 시사점을 주는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박주영 판사는 12일 김 전 대사가 부하 직원을 업무상 위력에 의해 간음한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김 전 대사는 성관계가 합의로 이뤄졌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안 전 지사가 비서를 간음한 혐의를 두고 “위력이라 볼 만한 지위와 권세는 있었으나, 이를 통해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한 재판부와는 상반된 시각이다. 우선 재판부는 사건 당시 재외공관장이었던 김 전 대사가 매주 월요일 피해자에게 업무보고를 받는 등 두 사람 사이가 지휘·감독 관계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일에도 둘 사이에 이성적 호감이 발생했다고 볼 사정이 없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어떤 행동을 보고 이성적으로 자기를 받아준다고 생각했다는 건지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꼬집었다. 두 사건에 대한 판결이 정반대로 나온 것은 재판부가 피해자의 행동을 달리 판단했기 때문이다. 안희정 사건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건 직후에도 안 전 지사에 대해 우호적인 지지를 표명하거나 안 전 지사가 좋아하는 식당을 찾으려고 애쓴 점 등을 중시했다. 반면 김문환 사건 재판부는 “피고인이 업무 시간 외에 술자리를 자주 마련했는데, 이를 쉽게 거절하지 못한 피해자가 ‘숙제하듯 의무적으로’ 피고인과 테니스를 치고 저녁 식사 요청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간음 당시 피해자가 소극적으로 거절을 표시한 것에 대한 판단도 엇갈렸다. 안희정 사건 재판부는 “매우 당황해서 중얼거리는 식으로 거절 의사를 표현했다”는 피해자의 행동을 적극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문환 사건 재판부는 “간음 이전에 신체 접촉이 있을 때 피해자가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피고인의 지위에 비춰 보면 단호하게 항의하기 어려웠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수긍이 간다”고 밝혔다. 안희정 사건 재판부는 “설령 피해자 진술처럼 상급자에게 명시적인 동의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런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행위가 성폭력이라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김문환 사건 재판부는 “피해자는 공포로 인해 얼어붙은 상황인 것처럼 보인다”고 판단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서울광장] 악마는 ‘희망’에 숨었다/송한수 부국장·사회2부장

    [서울광장] 악마는 ‘희망’에 숨었다/송한수 부국장·사회2부장

    ‘매미’가 큰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14호 태풍이 발톱을 그리 세웠다.한반도 속살을 끔찍이 할퀴었다. 사람들을 어딘가로 날려 보냈다. 비바람이 견디지 못하게 거셌다. 한국 기상 관측 이래 ‘최강’이었다. 무려 104년 만에 기록을 세웠다. 추석 연휴를 이틀째 즐기던 터다. 재산 피해는 4조원을 웃돌았다. 위력을 뿜던 국가경제를 흔들었다. 더욱이 귀한 국민 목숨을 앗았다. 무려 130명이나 희생시켰다. 부산 앞바다 바위가 도심을 쳤다. 낙동강 다리를 끊어 던져 버렸다. 2003년 9월 12일 그날이었다. 되돌아보긴 싫지만, 그땐 그랬다. 옴짝달싹 못 하고 무릎을 꿇었다. 꼭 15년을 보낸 지금 어떤가. 오늘로 한가위를 열이틀 앞뒀다. 아슬아슬한 장면이 잇따른다. 작은 듯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재해라 ‘셀프 위로’를 보낼 순 없다. 유치원 건물이 주저앉을 뻔했다. 주택가 싱크홀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 생명과 맞닿았기 때문이다. ‘매미’는 끝내 명단에서 사라졌다. 세계를 돌며 죽도록 괴롭혀서다. ‘매미’ 일을 앞세운 까닭은 이렇다. 예쁜 이름을 가진 태풍이 거칠다. ‘불편한 진실’ 중 하나라고 할까. 우리 모두에게 경종을 울린다. 늦었더라도 실패에서 배우란다. 또 무조건적인 믿음을 지우란다. 다시금 ‘세월호 아픔’을 새기란다. 그러지 않으면 큰일을 부른단다. 희망이란 글자엔 두 뜻이 담겼다. 첫째 ‘어떤 일을 이루기를 바람’이다. ‘앞으로 잘될 가능성’도 가리킨다. 비슷한 듯하면서 다르지 않은가. 우리말에서 묘미를 느낄 만하다. 미명(美名)에 숨은 절망은 수두룩하다. 역대급 태풍에 머무르지 않는다. 겉만 번지르르한 세태를 꾸짖는다. 거짓이 거짓을 낳는다고 말한다. 언젠간 ‘희망계획’ 괴물이 나왔다. 광화문 집회를 겨눈 것이다. 멀쩡한 시민을 짓뭉갤 태세였다. “누구를 위한 희망이겠나” 싶었다. 서울 언저리에는 ‘희망촌’도 있다. 철거민들을 한데 모은 동네다. 정권은 희망을 선물하진 않았다. 그냥 저대로 꿈을 키우란 말이다. 책임은 병아리 눈곱만큼도 없다. 한 톨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달콤한 약속이 많다는 얘기다. 없어야 할 되풀이가 큰 문제다. 두 번 실패에선 변명을 불허한다. 많은 사람이 진리라 굳게 믿는다. 뭣보다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재발하지 않도록 하려면 말이다. 책임이 있는 곳엔 권한도 따른다. 그러나 늘 책임만 강조하곤 한다. 아니면 거꾸로 권리만 내세운다. 그럴싸한 단어만 나란한 셈이다. 해서 악순환의 고리를 못 끊는다. 최근 사건을 돌이키자면 뻔하다. 누굴 매질할지 가늠하지 않는다. 그저 저냥 남을 지적할 따름이다. 두고두고 곱씹을 ‘세월호’를 보자. 이제 불과 4년 지났을 따름이다. 여태 ‘제2세월호 사건’을 걱정한다. 2014년과 견줘 고개를 갸웃댄다. 되새길 우리네 옛말을 떠올린다. 머리를 삶으면 귀까지 익는단다. 나쁜 일에는 두루 살피란 뜻이다. ‘진짜 문제’를 제대로 캐라는 게다. 어리한 이를 꼬집는 말은 숱하다. ‘눈 내려야 솔 푸른 줄 안다’고 한다. 느지막한 후회를 새삼 일깨운다. 하지만 차선책도 생각할 일이다. 무시무시한 자연의 힘 앞엔 더하다. 늦느니 ‘과잉대응’이 외려 낫다. 희망은 가만히 쌓이는 것이다. 바로 ‘꿀돼지 저금통’처럼 그렇다. 울부짖는다고 날아들진 않는다. 한낱 구호로만 이뤄질 리도 없다. 깊은 물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잘잘못을 명확하게 가려야 한다. 희망이란 글자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 사회를 되짚어 봐야 한다. 혹시나 ‘네 탓’만 그득하진 않은지. 국민행동요령만 기대진 않는지. 명절 앞뒤론 불안감이 겹치는 법. ‘무보장 희망’을 띄우지 말아야 한다. 실패 앞에선 ‘먼저 내 탓’이 답이다. 이후에야 잘잘못을 따질 일이다. 기회는 힘을 다한 뒤 맞는 것이다. 위기를 넘긴 태풍 매미 때 그랬다. 오늘날 닥친 시련도 마찬가지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도 습격했다. 달갑잖게도 하루하루가 고비다. 다가선 태풍 진로가 불투명하단다. ‘망쿳’이 우리를 위협할지 모른다. 태국에서 아끼는 과일 이름이란다. 우리네 명절을 괴롭힐지 모른다. 물론 큰일은 생기지 않아야겠다. 하지만 아무리 대비해도 턱없다. 작던 구멍이 뜻밖에 커질 수 있다. “새로운 일을 벌이지 말라”고 했다. “대신, 하던 일을 잘 해내라”고 했다. 우리 모두에게 빠짐없이 해당한다. 특히 공직자들이 곱씹을 만하다. onekor@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정권 수립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드러난 신형 무기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정권 수립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드러난 신형 무기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장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북한의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결국 ICBM은 등장하지 않았다. 문재인정부의 특사단 파견에 북한은 처음으로 전략무기를 뺀 열병식이라는 카드로 화답했고,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SNS를 통해 북한의 이러한 조치가 매우 긍정적인 성명(statement)이라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그간 북한은 열병식 때마다 최신 전략무기를 공개하며 한미 양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압박 메시지를 던져왔지만, 이번 열병식에서는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으로 상당수의 전략무기를 뺀 열병식을 거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었으며, 열병식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던졌다고 해석하고 있으나, 열병식에 등장한 ‘재래식’ 무기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북한이 던진 메시지는 국제사회에게는 ‘평화’, 대한민국에게는 ‘압박’이라고 해석하는 쪽이 더 적절할 듯 하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자신들의 재래식 군사력이 빠른 속도로 현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군종과 부대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전투복과 개인화기, 방탄복과 광학장비 등을 착용하고 등장했으며, 기계화부대와 포병부대 역시 기존의 낙후된 북한군과는 거리가 먼 신형 장비들로 무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열병 제대의 선두에 선 장비는 북한군의 신형 전차 선군호였다. 선군호 전차는 북한이 2005년부터 약 900여대를 생산했다고 알려진 두 종류의 신형 전차 중 하나로 한국군의 K-1 전차를 근거리에서 격파할 수 있는 신형 125mm 주포와 대전차미사일, 지대공 미사일까지 갖춘 북한군 최강의 전차다. 장갑차 제대에서는 우리 군의 최신형 K151 소형전술차량과 흡사한 신형 전술차량은 물론, 신형 차륜형 장갑차와 여기에 신형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한 화력지원차량, 122mm 방사포를 탑재한 자행방사포도 등장했다. 지난 2012년 열병식에서 처음 등장한 이 차륜형 장갑차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에서 10여 대를 입수해 이를 역설계한 M2010 장갑차로 기존의 노후 장갑차들을 대체해 병력수송용, 지휘용, 화력지원용 등 다양한 파생형이 제작되고 있는데, 이번 열병식에는 신형 대전차 미사일 8발을 탑재한 화력지원용 장갑차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의 HJ-10 미사일 8연장 발사기를 얹은 ZBD-04A 화력지원차량과 유사한 형상을 가지고 있는 이 차량에는 차체 외부에 미사일 조준 및 유도를 위한 별도의 광학장비가 달려있지 않은데, 이는 우리 해병대의 스파이크 NLOS(Non Line Of Sight) 미사일처럼 발사 전 사전에 표적 좌표를 입력하거나 특수부대가 휴대하는 레이저 표적지시기 등의 수단을 통해 미사일을 조준 및 유도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실제 HJ-10 미사일 또는 그 모방형일 경우 북한군은 한국군보다 더 긴 사거리의 대전차 미사일을 보유한 셈이 된다. 포병 전력 역시 현대화된 장비들이 대거 등장했다. 지난 2월 열병식에 이어 이번에도 모습을 드러낸 신형 240mm 24연장 방사포는 기존의 M1991 240mm 방사포를 개량한 무기로, 최대 120km의 사거리를 가지고 있어 수도권 전역에 대한 타격이 가능하다. 생물탄두와 화학탄두도 탑재 가능하며, 동시에 대량의 로켓탄을 투사하기 때문에 요격도 어려워 수도권 전역을 아비규환으로 만들 수 있는 강력한 전략무기다. 240mm 방사포의 능력을 더욱 보강하기 위해 개발된 KN-09 300mm 방사포는 최대 200km의 사거리를 가지고 있어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까지 타격이 가능하다. 240mm 방사포와 마찬가지로 화학탄두와 생물탄두를 탑재할 수 있으며, 개량형인 KN-16의 경우 중국판 GPS인 베이더우(北斗) 위성항법시스템을 이용한 정밀 타격도 가능하다. 유사시 한국군의 주요 전쟁지휘소와 대부분의 공군기지에 대규모 화력을 투사할 수 있고, 현존 한국군 전력으로는 방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ICBM보다 더 위협적인 전략무기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이러한 로켓무기 외에도 신형 자주포 2종도 선보였다. 우리나라의 K-9 자주포와 닮아 북한판 K-9이라는 의미의 ‘NK-9’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신형 152mm 자주포와 기존 자주포를 개량해 만든 122mm 자주포가 그것이다. 신형 152mm 자주포는 기존 자주포보다 포신이 더 길어졌으며, 완충기도 기존 152mm 자주포의 2개에서 4개로 늘어났다. 즉, 포구압력과 반동이 크게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사거리 연장도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차체와 포탑은 기존의 북한군 자주포들보다 크게 대형화되어 마치 한국이나 서방 선진국들의 신형 자주포와 같은 외형을 취하고 있다.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은 보병 장비들 역시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졌다. 특수부대는 98식 개량형 카빈 소총, 신형 복합소총과 개량형 백두산 권총을 들고 나왔다. 98식 개량형 카빈 소총은 북한군의 주력 화기인 88식 보총(AK-74)에 접이식 개머리판과 대용량 헬리컬 탄창 개량이 이루어졌으며, 휴대가 간편하도록 총열을 짧게 만든 카빈소총 구조를 취하고 있다. 지난 2월 열병식에서부터 북한군 특수작전군 병사들이 휴대하고 등장한 신형 복합소총은 98식 보총에 유탄발사기, 사격통제장치와 조준경을 결합한 물건이다. 한국군의 K-11 복합소총과 구조가 매우 흡사해 한때 기무사령부(現 안보지원사령부)에서 K-11 기술유출에 대한 조사까지 진행했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실물이 아닌 위력 과시용 목업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대북 제재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북한이 도대체 무슨 돈과 기술로 이러한 신형 무기들을 확보했느냐 하는 것이다. 북한은 6차 핵실험과 연이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로부터 고강도 제재를 받고 있다. 이러한 제재에는 모든 유형의 무기뿐만 아니라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전자장비나 동력기관도 포함되는데 북한은 보란 듯이 외국산 기술과 부품을 얹은 신형 군사장비들을 선보이고 있다. 전차나 장갑차 등 군사용 장비에 들어가는 고출력 디젤엔진과 변속기는 세계 정상급 기술을 보유한 한국조차도 개발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기술이기 때문에 북한은 거의 모든 기갑차량과 선박용 엔진을 수입에 의존해 왔다. 국제제재로 이러한 수입 루트가 막혔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신형 전차와 장갑차, 자주포는 물론 신형 전투함까지 선보이고 있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제재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북한은 UN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가 가해지기 시작한 2006년부터 다양한 유형의 신형 무기체계들을 보란 듯이 내놓고 있다. 신형 디젤엔진과 변속기, 고성능 서스펜션과 완충기, 대형 포탑 구동용 유압장비 등 북한의 공업기술 수준에서 제조가 어려운 부품과 기술이 적용된 신형 전차와 장갑차, 화포들이 끊임없이 공개되고 있는데, 북한이 내놓는 신형 무기체계 대부분은 중국제 장비의 판박이거나 중국의 기술·부품을 이용해 제조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즉, 북한군 현대화의 배후에는 중국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수 차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성실히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면서도 뒤로는 북한과 이란 등 불량국가에 대량살상무기 부품을 비롯한 UN 금수품목을 대량으로 공급해온 무기상 리팡웨이(李方偉)의 신변을 보호하는 이중적 태도를 취해왔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리팡웨이가 중국 랴오닝성 다롄 소재 자신의 사업장에서 아직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국무부 외교 라인을 통해 그의 신병을 인도해 줄 것을 중극 측에 요구하고 있으나, 중국은 수 년째 이를 거부하며 노골적으로 리팡웨이를 보호해 왔다. FBI가 공고한 현상수배 사유에 따르면 리팡웨이는 북한에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와 핵연료봉 제조에 쓰이는 특수합금과 알루미늄 등을 제공해 왔을뿐만 아니라, ICBM 이동식 발사사량(TEL)도 공급하는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제조와 재래식 군사력 현대화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즉, 북한은 중국을 통해 핵과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부품을 조달하고, 재래식 군사력 현대화도 추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ICBM 등 미국을 겨냥한 전략무기를 빼는 로우키 전략을 취하면서도 UN 등 국제사회의 제재가 자신들의 군사력 강화의 발목을 잡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결국 중국이 있는 한 북한에 대한 고사(枯死) 정책은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북한은 미·중 패권경쟁 구도를 이용해 특사 및 친서교환, 정상회담 등의 정치적 이벤트를 통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도모하는 영리한 외교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판의 주도권을 북한이 쥐고 있는 지금, 한반도 운전자론을 강조했던 우리 정부에게는 운전대를 되찾아올 수 있는 묘책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지구를 보다] 우주에서 본 ‘트리플 허리케인’…대서양 강타하다

    [지구를 보다] 우주에서 본 ‘트리플 허리케인’…대서양 강타하다

    북대서양에서 거의 동시에 발원한 트리플 허리케인이 기상위성에 포착됐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구관측위성 수오미 NPP(Suomi NPP)에 탑재된 가시적외선이미지센서인 VIIRS로 촬영한 북대서양의 모습을 공개했다. 대서양을 휘감고 있는 3개의 '태풍의 눈'이 이색적인 이 사진은 현지시간 9일의 모습을 담고있다. 사진 속에서 미국 남동쪽 해안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 허리케인 플로렌스(Florence), 카리브해 쪽으로 이동 중인 것이 아이작(Isaac), 그리고 그 옆에는 헬렌이 똬리(Helene)를 틀고있다.이중 미국 대륙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고있는 것이 바로 플로렌스다. 시속 209㎞ 이상의 카테고리 4등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을 키운 플로렌스는 미국 남동쪽 해안에 접근 중이다. 13일 이후 플로렌스가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난당국은 일부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대피명령까지 내렸다. 이에반해 아이작은 카테고리 1등급, 헬렌은 2등급으로 분류되며 미 대륙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허리케인은 카테고리 1∼5등급으로 나뉘며, 숫자가 높을수록 위력이 강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정대화의 더 정치] 촛불의 본질은 개혁… 文, 경제·사회 영역서도 분명한 메시지 전해야

    [정대화의 더 정치] 촛불의 본질은 개혁… 文, 경제·사회 영역서도 분명한 메시지 전해야

    대통령 지지율은 국정 운영의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일국의 대통령이라고 모든 국민이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초에 80%를 오르내리던 지지율이 50% 안팎의 약보합세로 내려앉았다. 어디에선가 문제가 생겼다는 뜻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간단하게 말해서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배경은 촛불혁명이다. 촛불혁명 없이는 박근혜 탄핵도 문재인 대통령 당선도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촛불혁명이다. 우리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이구동성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그것이 무슨 혁명이냐’고 말하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일거에 밤을 밝힌 수백만 개의 촛불을 야유회라고 불러야 옳을까? 촛불혁명이 기존 혁명과 다른 점은 조직적이기보다는 비조직적이고, 전투적이기보다는 평화적이고, 전위적이기보다는 대중적이라는 것이다. 혁명보다 덜 이념적이고 덜 급진적이라는 차이도 있다. 혁명이 갖는 급진적인 이미지와 달리 촛불혁명은 온건하다 못해 축제 그 자체였다. 혁명과 축제의 결합, 이것으로 촛불혁명은 혁명의 인식 지평을 크게 확장시켰다. 촛불혁명이 ‘축제형 혁명’이었다는 사실과 대통령을 탄핵하고 권력을 교체하는 가공할 위력을 발휘했다는 사실을 하나로 종합하면 ‘유쾌한 혁신’이 머릿속에 떠오름 직하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게 유쾌하지 않다. 촛불혁명이 그 이후의 정치 과정에서 온전하게 수용되지 못한 탓이다.정부와 여당은 촛불을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이 가장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을 대하는 자세, 상황을 파악하고 표현하는 방식, 국정 과제를 처리하는 방식에서 촛불의 흔적이 강하게 배어난다. ‘촛불대통령’답다. 그러나 참모들도 대통령처럼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혹 촛불을 혁명으로 생각하지 않고 축제로만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놀고 있네’ 라는 표현이 뒤따를 것이다. 야당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양 촛불을 까맣게 잊었다.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지워버린 것 같다. 야당은 촛불로 대통령이 탄핵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어 한다. 이명박과 박근혜가 저지른 미증유의 국정 농단에 대해서 진정 어린 반성을 들어보지 못했다. 적반하장으로 김병준 위원장의 국가주의 발언, 고영주의 공산주의 발언, 김성태 원내대표의 신적폐 발언에서 지극한 망각증의 징후만 보았다. 과거 박정희의 정치활동정화법이나 전두환의 정치풍토쇄신법이 아니더라도 ‘포스트 촛불혁명’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사회과학 영역에 ‘경제결정론’과 ‘정치결정론’을 둘러싼 학문적 토론이 있다. 경제결정론은 경제가 정치적 결정의 토대라는 입장이고 정치결정론은 특수한 국면에서 정치가 경제에 독립해서 고유의 결정력을 가진다는 입장이다. 다섯 수레의 책으로도 토론을 정리하기 어렵겠지만,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관점에서 경제는 정치적 결정의 토대이되 특정한 역사적 국면에서는 정치적 결정이 경제를 압도한다는 정도로 요약하자. 정치결정론이 작동하는 역사적 국면은 혁명적 변화의 상황이다. 이 국면에서는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듯 모든 일이 정치로 통한다. 문재인 정부의 지금은 정치결정론이 강하게 작동할 시점이다. 만약 지금 경제결정론이 작동한다면 정부 정책은 재벌 친화적이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재벌 개혁과 혁신을 강조하는 것은 정치결정론이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정부는 이 정치결정론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재벌체제 위에 선 정치를 보여주어야 한다. 재벌체제는 한국 경제의 ‘절대상수’이고 정치적 결정의 토대이다. 한국 정치는 재벌경제의 정치이고 정치경제학의 용어로 표현하면 재벌체제의 대리인에 불과하다. 재벌체제가 존속하는 한 중소기업과 자영업 문제를 해결하고 민주적 노사관계를 확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개혁과 재벌체제는 빙탄불상용의 양립 불가능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재벌체제를 능가하는 정치가 꼭 필요하다. 둘째, 정치결정론이 국내외 모든 정책에 고르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얼핏 경제와 무관해 보이는 외교안보와 남북관계 영역에서는 순수하게 정치결정론이 작동하고 있다. 대통령의 역할은 선도적이고 메시지는 명료하며 정책 집행상의 혼선도 없다. 반면, 경제 영역에서 정부의 역할은 모호하고 대통령의 메시지는 추상적이거나 간접적이며 정책 집행에는 혼선이 있다. 교육과 노동 등 사회 영역에서는 메시지 자체가 태부족한 실정이다. 셋째, 간결한 메시지로 국민에게 접근해야 한다. 정치는 메시지다. 남북관계에서 대통령이 보여준 간결하고 설득력 있는 메시지가 경제 영역에서도 필요하다. 현안인 부동산, 일자리, 최저임금 문제를 포함해서 경제 혁신의 방향과 목표가 국민에게 가감 없이 명료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그것도 이론이 아니라 실물로 들려주어야 한다. 이 메시지에 정부 각 부처, 대기업과 중소기업과 자영업, 노동자와 농민을 포함한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당부하는 대통령의 말이 포함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특별히, 국내 정치와 국제 정치의 균형은 매우 중요하다. 과거 전쟁사에서 보았던 것처럼 내우를 외환으로 다스리는 정치는 하급의 나쁜 정치이며 성공 가능성도 낮다. 내우의 조건에서는 외환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국내 정치의 불안정은 남북관계와 동북아 국제외교의 성과를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남북관계가 급진전하고 강대국의 개입이 고도화되는 유례없는 전환기적 상황에서 국내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마땅히 대통령의 과제이다. 나라에 아무리 좋은 일이 많아도 곳간에 쌀이 떨어지면 함께 기뻐하기 어렵다는 것은 상식이다.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민족통일이 의미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 남북관계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반대세력에게는 비판의 호재로 악용될 수도 있다. 전쟁이론으로 비유하자면 무리한 속도전이 보급선의 단절을 초래하거나 포위공격을 자초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축제형 촛불혁명이 기대하는 촛불정치는 ‘유쾌한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개혁이어야 할 것이다. 개혁은 여름 장마철 계곡을 흘러내리는 큰물과 같아서 우당탕거리며 흘러내린다. 이리저리 튀면서 흐르기에 일견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가는 길은 하나로 정해져 있다. 싸우듯이 소란스럽게 흐르지만 갈라지지 않고 함께 흘러간다. 무질서한 것처럼 보이지만 제법 질서 있는 개혁이 가능하다. 개혁이 혁명과 구별되는 점은 구조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고치고 다듬고 씻어서 아나바다의 방식으로 재활용하는 것이다. 버리고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는 것이며 가면서 끊임없이 서로 조율하는 것이다. 그래서 개혁은 더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말하자면 여당과 야당이, 기업가와 노동자가, 사학의 운영자와 구성원이, 교총과 전교조가, 남과 북이 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정조 사후 조선 후기 100년을 내우에 시달렸고 그 후 100년 이상을 외환에 시달린 비통한 역사를 가졌다. 그 과정에서 식민 지배와 분단과 전쟁을 연이어 겪었고 결과적으로 한반도의 남단에서 고립된 섬으로 유폐되었다. 그 긴 세월 고생한 보람이 있어 경제를 키우고 민주주의를 회복하여 대륙으로 힘차게 뻗어나가려는 마당에 과거 독재와 불의가 횡행하던 시절에 사용했던 망령된 언어와 행태로 나라의 미래를 가로막는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역사의 진보를 향해 달려가는 마차를 막아서는 자는 말발굽에 밟히고 바퀴에 깔릴 것을 각오해야 한다. 상지대 총장직무대행
  • 법원 “한국 여성 추행한 중국 그룹 회장, 입국 불허처분 정당”

    법원 “한국 여성 추행한 중국 그룹 회장, 입국 불허처분 정당”

    한국인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뒤 입국 금지 처분을 받은 중국 대기업 회장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박형순)는 중국 유통 대기업인 금성그룹 A회장이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낸 ‘입국불허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A회장은 2016년 자신의 전용기 승무원과 비서 등으로 있던 한국 여성 2명을 각각 성폭행,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해 검찰 수사를 받았다. 성폭행 혐의는 무혐의로 결론 났으나 성추행 혐의는 피의사실을 인정받았다. 다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합의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후 A회장은 출입국 당국으로부터 영구 입국불허 처분을 받았다.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반발해 A회장 측은 입국 불허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냈다. A회장 측은 “입국이 금지될 경우 국내 기업과 손잡고 진행하고 있는 제주도 부동산 개발 사업에 중대한 차질이 생기고 대한민국의 국익에도 반한다”면서 “피의사실은 중국 내에서 발생했고 상대방과 원만히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원고가 피해자를 업무상 위력으로 추행했다는 점은 합리적으로 증명된다”면서 “피의사실이 발생한 장소가 중국이라고 할지라도 대한민국 여성을 위력에 의해 추행한 외국인은 국익과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여성을 추행한 원고를 입국하지 못하게 해 얻는 공익이 그로 인해 침해되는 원고의 사익보다 크다”고 덧붙였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한국인 여성 승무원 추행한 중국인 남자 대기업 회장…법원 “입국 금지 정당”

    한국인 여성 승무원 추행한 중국인 남자 대기업 회장…법원 “입국 금지 정당”

    자신의 전용기에서 한국인 여성 승무원을 추행한 중국인 남자 대기업 회장에 대해 우리 정부는 그의 국내 입국을 금지시켰다. 중국인 회장이 입국 금지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대한민국의 이익과 공공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면서 청구를 기각한 사실이 9일 전해졌다. 최근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박형순)는 중국의 유통 대기업인 금성그룹 회장 A씨가 “입국을 영구히 불허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면서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난해 2~3월 자신의 전용기에 근무하는 20대 한국인 여자 승무원 2명을 각각 성폭행(피감독자 간음)·성추행(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그런데 검찰은 A씨의 성폭행 혐의는 무혐의로 결론을 내렸고, 성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했다. 이후 출입국관리사무소는 A씨가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보고 지난해 5월 출입국관리법에 근거해 A씨를 영구 입국 불허 처분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의 수사 과정을 보면 원고가 피해자를 업무상 위력으로 추행했다는 점은 합리적으로 증명된다”면서 “대한민국 여성을 위력에 의해 추행한 외국인은 국익과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금성그룹이 국내 기업과 손잡고 제주도에 고급 휴양시설 건설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입국이 금지되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대한민국의 국익에도 반한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대한민국 여성을 추행한 원고를 입국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얻는 공익은 이로써 침해되는 원고의 사익보다 더 크다“면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범죄가 발생한 장소가 중국이었고, 다른 범죄 전력이 없다는 A씨의 항변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그렇다 해서 달리 판단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열린세상] 그리우면서 그립지 않은 점심 풍경/김세정 런던 그린우즈 GRM LLP 변호사

    [열린세상] 그리우면서 그립지 않은 점심 풍경/김세정 런던 그린우즈 GRM LLP 변호사

    영국인 직장 동료가 집 근처에 새로 생긴 한국 음식점에서 처음으로 한국 음식을 먹었다고 자랑했다. 아주 맛있더라고 했다. 그러게 맛있었겠다. 외국 생활이 길어질수록 한식이 맛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한국에서 살 때는 오히려 서양 음식을 더 좋아했지만 말이다. 요즘 런던에서 한식은 썩 인기가 좋은데, 드라마나 케이팝 등 한류의 영향일 수도 있고, 더해서 건강식이라는 인상도 있다. 동료도 그런다. 이건 더 건강한 음식이잖아, 야채도 많고.그런데 과연 한식이 ‘늘’ 더 건강한 음식인가. 사실 그건 경우에 따라 다르다. 일단 한식은 매운 경우가 많다. 한식은 요새 점점 매워지고 자극적이 되는 듯한데, 어쩐지 음식이 사회 분위기를 따라가는가 싶다. 또한 한식은 대개 짜다. 더구나 달다. 처음 영국에 와서 음식을 먹을 때는 영국 음식이 매우 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건 짠맛을 그대로 강조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식은 달기 때문에 짠 것을 잘 모르게 된다. 즉 짠맛을 단맛으로 덮는다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맵기까지 하면 짠맛 단맛 매운맛이 어우러져 맛있다. 한국인의 입맛에는 이 ‘단짠매’ 맛은 매우 맛있는 맛인 것이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화상마저 입을 수 있는 온도로 식탁에 떡하니 올라오는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라니. 배가 고프지 않아도 입맛 돌지 않는가. 그러나 어쩌다가 한식을 점심으로 먹고 들어온 날은 물을 참 많이 먹게 된다. 심지어는 마구 졸리다. 집밥이 아닌 경우 맛을 내기 위해 필수적이라는 MSG 때문인지 아니면 맵고 달고 짠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한 공기 수북이 먹는 탄수화물을 소화시키려는 노력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예전에 서울에서 일할 때, 점심을 먹고 들어오면 대개들 낮잠을 자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내가 기억하는 서울의 점심시간 풍경은 대략 다음과 같다. 거의 모든 직장의 점심시간이 12시이니 12시 땡 치면 대개의 직장인이 부랴부랴 신데렐라처럼 뛰쳐나와 식당으로 모여 든다. 이때 누구도 끼워 주지 않아 혼자 식사를 하러 가야만 한다면 심각한 상황이고, 반대로 사유가 있어 점심을 고사하고 싶어도 말을 꺼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여간 무리를 지어 식사하고, 대개 일행 중 가장 위력이 센 자의 뜻에 따라 메뉴가 결정된다. 윗분이 국물 있는 한식만을 선호하시면 늘 국물 있는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국물은 식탁에서도 펄펄 끓어야 하고, 심지어는 같은 그릇에 숟가락을 담가야 하기도 한다. 국물이 끓기 때문에 소독이 된다는 논리도 동원된다. 하지만 제 아무리 위력을 자랑하는 윗분인들 접대를 해야 하는 상대와 식사를 한다면, 그러니까 을의 위치로 떨어지게 된다면 전날 저녁 과음과 숙취로 쓰린 속을 부여잡고 크림 스파게티를 먹어야 하는 일도 있는 것이니, 위력이란 덧없고 상대적인 것임에도 참 열심히들 휘두른다 싶지만. 아니면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땐 맘껏 휘두르는 것인가. 말하자면 맵고 짜고 달고 뜨거운 것을 다 같이 급하게 먹었다는 이야기다. 영국에서는 이런 식의 점심 풍경은 보기 힘들다. 우선 점심은 별일이 없는 한 간단하게 먹는다. 펄펄 끓는 국물 요리를 점심으로, 그것도 한 시간 내에 후다닥 먹고 게다가 커피까지 마시고 들어와서 이를 닦고 낮잠을 잔다는 것은 영국의 직장인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 싶다. 게다가 12시가 되면 일제히 점심시간 이렇지 않고, 각자 편할 때 점심 식사에 할당된 시간만큼 자기가 알아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바쁘면 점심을 거르거나 자기 자리에 앉아서 일하며 간단히 때우는데, 이는 야근을 하지 않으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정시에 퇴근을 하기 위해서는 느긋한 점심시간을 포기하더라도 업무를 마칠 수밖에 없다. 무척이나 더웠다는 이번 여름에야 연일 펄펄 끓는 찌개 찾고 그럴 겨를이 있었겠냐마는. 더위는 한풀 꺾였고, 52시간 근무제는 시작됐다. 한국의 야근 및 회식 풍경이 벌써 바뀌었다던데 점심시간 풍경은 또 어떠려나. 물론 나는 점심으로 먹는 한식과 그걸 같이 먹을 수 있는 동료들이 그립다. 하지만 늘 다 같이 같은 것을 먹으러 다녀야 하는 것과 심지어 저녁도 같이 먹고 들어와 당연히 야근하자고 하던 것은 안 그립다.
  • ‘비동의 간음죄’ 반댈세

    ‘비동의 간음죄’ 반댈세

    ‘형사법의 성편향 전면 개정판’ 출간 조국 “형법 반영땐 심각한 문제 발생 여성 동의·거절 사이 회색지대 존재”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자신의 저서를 통해 ‘비동의 간음죄’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의견이어서 눈길을 끈다.형사법학자인 조 수석은 2003년 출간한 ‘형사법의 성편향 전면 개정판’(박영사)을 최근 새로 출간했다. 개정판에는 ‘미투 운동’과 관련한 의견을 새로 넣거나 일부 고쳤다. 특히 안 전 지사의 비서 성폭행 혐의와 관련해 여성계 일각에서 요구하는 ‘비동의 간음죄’ 신설에 관해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형법에 반영된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며 7쪽에 걸쳐 상세히 비판했다. 조 수석은 ‘비동의 간음’에 관해 “행위 양태가 다양하고 외연이 불분명해 형법상 범죄로 규정하는 데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했다. 비동의 간음죄의 성립은 여성의 동의 여부가 관건인데, 동의 여부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동의’ 여부에 관해서도 “묵시적 동의나 조건부 동의 등 동의와 거절 사이의 회색지대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비동의 간음죄가 신설되면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처벌이 좌우되는 점도 불합리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를 가리켜 “남성에게 성교 추구 전 상대방의 명시적, 확정적 동의를 증거로 확보하라고 요구하는 셈”이라며 “성교가 범죄로 처벌되는 과잉범죄화 폐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형사법학자의 관점에서 볼 때 이 투쟁(비동의 간음죄 신설)이 수사와 재판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려면 형사절차법적 개혁이 더 실효적”이라 결론 내렸다. 다만 자신의 주장에 관해 “형사법학자로서 제기하는 것이지, 민정수석으로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15일 만에 모습 드러낸 김정은, 당 간부 빈소 조문

    15일 만에 모습 드러낸 김정은, 당 간부 빈소 조문

    5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주규창 전 노동당 기계공업부(현 군수공업부) 부장의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공식 활동은 16일 만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현지지도하고, 김영춘 전 인민무력부장의 영결식에 참석한 뒤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주규창 부장은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 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이자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지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장구한 세월 우리 당의 국방공업 정책을 받들어 헌신 분투해오며 나라의 방위력 강화에 특출한 공헌을 한 주규창 동지의 애국충정의 한 생을 돌이켜 보시면서 귀중한 혁명 동지를 잃은 비통한 마음을 안으시고 고인을 추모하여 묵상하시었다”고 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조문에는 태종수 현 당 군수공업부장, 리병철 전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홍영칠 군수공업부 부부장, 홍승무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 북한의 전략무기 개발을 이끈 군수분야 핵심 관계자들이 수행했다. 김평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강봉훈 등도 빈소에 모습을 드려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희정 2심, 서울고법 성폭력 전담부에 배당

    안희정 2심, 서울고법 성폭력 전담부에 배당

    비서를 상대로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항소심을 서울고등법원 성폭력 전담부가 맡는다. 서울고법은 검찰이 항소한 이번 재판을 성폭력 사건을 전담하는 형사8부(부장 강승준)에 배당했다. 재판부 배당이 끝남에 따라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재판은 이달 중이나 내달 초에 첫 기일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를 상대로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4월 기소됐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에게 ‘위력’이라 할 만한 지위와 권세는 있으나 그것으로 김씨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명백하게 위력이 인정되고, 위력으로 간음한 것도 인정된다”며 “1심의 무죄 선고는 위력을 너무 좁게 해석한 것이며 대법원의 기존 판례와도 취지가 맞지 않는다”고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도 쟁점은 위력의 행사가 있었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명시적인 내용은 없더라도 유력 대선주자인 안 전 지사의 위치를 고려하면 김씨의 의사를 제압하는 위력의 행사가 있었다고 판단하기 충분하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1심 재판부가 김지은씨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도 항소심에서 다시 집중적인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희정 항소심, 서울고법 성폭력 전담 재판부 배당… 신동빈 선고 후 본격 진행될 듯

    안희정 항소심, 서울고법 성폭력 전담 재판부 배당… 신동빈 선고 후 본격 진행될 듯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간음·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항소심 사건이 서울고법 성폭력 전담 재판부에 배당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안 전 지사의 항소심은 이날 접수돼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강승준)에 배당됐다. 첫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고법에는 형사8부~13부까지 5개의 성폭력 전담 재판부가 있고,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사건은 5개 재판부 가운데 임의로 전자배당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법 형사8부는 성폭력 사건을 위주로 심리하지만 최근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비리 사건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국정농단 관련 뇌물 사건의 항소심을 진행했다. 롯데 항소심 사건은 지난달 29일 결심공판을 갖고 변론을 마무리짓고 다음달 5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안 전 지사의 재판도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8부의 재판장을 맡고 있는 강승준(52·사법연수원 20기) 부장판사는 대구·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사법연수원 수석교수 등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서울고법에서 성폭력 전담 재판부를 맡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라이프’ 이동욱 VS 조승우 서로를 향해 꺼내든 칼날

    ‘라이프’ 이동욱 VS 조승우 서로를 향해 꺼내든 칼날

    ‘라이프’ 상국대학병원이 폭풍처럼 몰아치는 진실에 흔들리고 있다. 3일 방송된 JTBC 드라마 ‘라이프(Life)’에서는 연달아 초강수를 던진 예진우(이동욱 분)와 구승효(조승우 분)의 팽팽한 대립이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치밀한 전개를 빚어냈다. 국회의장 특수활동비 유용 사건의 내부고발자 이정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밝혀지면서 상국대학병원의 혼란은 깊어졌다. 오세화(문소리 분)는 연락이 두절된 채 사라졌고, 언론은 결과가 뒤집힌 이유를 찾느라 바빴다. 기우이길 바랐던 일도 현실로 닥쳐왔다. 화정그룹 내 입지가 위태로워진 구승효는 예진우, 주경문(유재명 분), 오세화, 이노을(원진아 분)의 면직 처리를 지시했다. 이에 예진우는 “가만히 있으면 사장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해보자는데 해줘야죠”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고민 끝에 예진우와 주경문은 강력한 수를 던졌다. 총괄 사장 파면 해임 발의를 촉구하기로 한 것. 단상 위에 오른 예진우는 총괄책임 직위 해제에 관한 조례 중 총괄책임자가 직무에 관해 부정행위를 했고, 의료진을 임의로 파면할 수 없다는 강령을 위반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경영진의 전횡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재단을 상대로 싸우자는 전면전 선포였다. 더는 가만있을 수 없다는 의견과 무슨 수로 싸우냐는 현실론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해임안 발의로 중지가 모이자 김태상(문성근 분)이 나섰다. 무기 정직 중임에도 오세화를 대신해 권력의 틈을 파고들려는 행동이었다. 무기 정직 처분을 받은 부원장은 자격이 없다고 막아선 예진우는 병원장 결선 투표 차득표자인 주경문을 부원장으로 추천했다. 결국 폭발한 김태상은 “이놈이 나를 심평원에 몰래 가져다 찌른 놈이야”라고 폭로했다. 구승효를 위기로 내몰려던 순간 뜻밖의 진실이 드러나며 예진우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본격적으로 맞붙은 예진우와 구승효의 대결은 물러설 곳 없는 팽팽한 몰입감을 자아냈다. 익명의 힘을 빌려 진실을 밝혔던 예진우는 당당하게 앞에 나서며 진실의 책임을 짊어졌다. 담담하고도 결의에 찬 눈빛으로 해임안 발의를 촉구하는 예진우에게서 달라진 무게감이 엿보였다. 화정그룹 내 입지에 위기를 맞은 구승효는 자신의 능력을 재입증하기 위해 면직이라는 초강수로 맞섰다. 벼랑 끝에 내몰린 이들의 전면전은 더욱 날카로운 대립으로 흡인력을 조율했다. 앞서 안개 속에 숨겨져 있던 진실은 긴장감의 절정에서 폭발적인 위력을 발휘했다. 부검을 설득하며 이정선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예진우 역시 김태상을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위원회에 제보한 내부고발자임이 폭로되며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전개가 펼쳐졌다. 각자의 신념과 이해관계에 따라 바뀌는 의료진의 입장과 상황에 따른 대응이 상국대학병원에 휘몰아칠 또 다른 국면을 예고하며 몰입감을 높였다. 한편 ‘라이프’ 14회는 이날(4일) 오후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사진=JT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손성진의 우리가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 여성 항일투쟁의 선봉… 김원봉만큼 조국 사랑했던 그녀

    [손성진의 우리가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 여성 항일투쟁의 선봉… 김원봉만큼 조국 사랑했던 그녀

    “사랑이여/ 그대를 위해서라면/ 내 목숨마저 바치리/ 그러나 사랑이여/ 조국의 자유를 위해서라면/ 내 그대마저 바치리”(헝가리 시인 페퇴피 산도르의 시)의열단장 김원봉은 고국이 해방되자 이역에서 숨진 아내 박차정의 유골을 가슴에 안고 귀국했다. 김원봉은 피 묻은 박차정의 속적삼을 친정 식구들에게 전하고 비통한 심정으로 고향인 경남 밀양 부북면 제대리 뒷산에 유골을 묻었다. 13년이란 짧은 세월이었지만 중국 땅에서 함께 투쟁한 동지이자 반려자였다. ●중국서 만난 김원봉과 13년간 항일독립운동 제대리에서 내려 농가를 지나 야산으로 들어가 수풀을 헤치고 올라가니 띄엄띄엄 무덤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공동묘지였다는데 나무와 덤불로 뒤덮여 있었다. 100m쯤 올라가니 박차정의 묘소가 나타났다. 마른 솔잎이 봉분을 뒤덮는 바람에 풀이 자라지 않아 메말라 있었다. 피 흘리며 싸우다 숨진 여성 독립운동가의 묘소로는 너무 초라했다. ‘약산 김원봉 장군의 처, 박차정 여사의 묘’란 비문만이 묘주(墓主)가 누구인지 알려준다. 묘소에서 멀리 너른 들녘이 보이고 밀양강이 굽이쳐 흐른다. 밀양강 바로 북쪽, 해천 옆에 남편 김원봉의 생가가 있었다. 그 위쪽 부북면 신작로에는 해방 후 귀국해 고향을 방문한 김원봉을 환영하는 인파가 발 디딜 틈도 없이 들어찼었다.‘빨갱이’로 낙인찍힌 김원봉의 배우자란 딱지는 박차정의 공훈을 인정받는 데도 오랫동안 장애물이 됐다. 1995년에야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박차정의 생가는 부산 동래구 칠산동 동래고등학교 담벼락 옆 동네 안쪽에 있다. 지금은 옛날 모습대로 깔끔하게 복원돼 드문드문한 관람객의 방문을 받고 있었다. 충절의 고향 밀양에서 태어난 약산(若山) 김원봉(1898~1958)은 어릴 때부터 반일 감정이 남다른 소년이었다. 나라를 잃은 슬픔에 방황하던 김원봉은 대한광복회의 암살 활동에 충격을 받고 중국으로 가 독립운동에 몸을 던졌다. 약산은 난징 진링대학에 입학한 이듬해 터진 3·1운동의 비폭력에 실망했다. 그가 선택한 길은 암살·파괴활동이었다. 조국 독립을 위해 열혈 운동가들은 민중 속에 잠재한 폭력의 위력을 끌어내는 뇌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1919년 11월 9일 중국 지린성 반 아무개 농부의 집에 우국 청년 10명이 모였다. 밤샘 토론 끝에 김원봉을 의백(義伯·단장)으로 하는 의열단이 결성됐다. 조선 총독 이하 고관, 군부 수뇌, 친일파 거두 등을 ‘칠가살’(七可殺)로 규정, 처단의 목표로 삼았다. 단원들은 거사에 서로 가겠다고 싸울 정도로 죽음을 겁내지 않았다. 첫 거사 모의는 그만 악명 높은 조선인 경찰 김태석에게 발각돼 윤세주 등 6명이 붙잡히고 말았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박재혁의 부산경찰서 폭탄 투척, 최수봉의 밀양경찰서장 폭탄 투척, 김익상의 조선총독부 폭탄 투척, 육군 대장 다나카 기이치 암살 기도, 나석주의 동양척식회사 습격 등 잇단 의거를 감행했다. 헝가리인 마자알의 고성능 폭탄 제조법 전수와 의열단 정신을 명문화한 신채호의 ‘조선혁명선언’으로 의열단의 기세는 더욱 높아져 단원이 1000명을 헤아리게 되었다. 의열단원 김지섭은 화물선 석탄창고 속에서 열이틀을 지낸 끝에 일본에 도착해 황궁에 폭탄을 던졌다. 의열단원들의 잇단 항거는 일본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김원봉에게는 김구 선생보다 많은 100만원(현재 가치 약 320억원)이란 막대한 현상금이 붙었다. 김원봉은 잠자리를 자주 옮겨 다니고 같이 사진을 찍고 나서는 원판을 회수하는 치밀함을 보이며 일경을 따돌렸다. 신출귀몰이었다. ●신출귀몰 약산, 김구 선생보다 현상금 더 붙어 5~6년 동안 수백건의 투쟁을 했지만 자금이 바닥나자 의열단의 활동도 주춤해졌다. 장제스가 교장으로 있던 황푸군관학교에 입학했다. 졸업 후 약산은 군관학교에 다니던 조선 학생들을 가입시키면서 의열단 재건에 나섰다. 김원봉이 박차정을 만난 것은 이즈음이다. “천궁에서 내다보는 한 조각의 반월이/ 고요히 대지 위에 비칠 때(…)/ 옛 기억이 마음의 향로에서 흘러넘쳐서/ 비애의 눈물이 떨어집니다(…)” 여성 독립운동가 박차정(1910~1944)이 18세 때 모교(동래 일신여학교·현 동래여고) 교지에 발표한 시 ‘개구리 소리’다. 꿈 많은 문학소녀였던 박차정은 항일 정신으로 무장된 집안의 3남2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아버지 박용한은 일제의 침략에 비분강개해 유서를 남기고 자결했다. 여학교를 졸업하고 항일 여성운동 단체인 근우회의 중앙집행위원회 상무위원으로 선출된 박차정은 1929년 광주학생운동에 이어 1930년 1월에 서울 여학생시위사건을 배후에서 지도했다. 바로 ‘근우회 사건’이다. 두 번의 구금으로 혹독한 고문을 당해 몸은 거의 반신불수가 되었다. 병석에 누워 있던 박차정을 중국으로 부른 사람은 의열단에 몸담고 있던 둘째 오빠 박문호였다. 박차정은 곧바로 중국으로 건너가 의열단에 합류했다. 1930년 3~4월쯤이었다.●독립투쟁·문학 공통관심… 사랑으로 발전 박차정은 등단을 권유받을 만큼 문학에 조예가 깊었고 김원봉도 톨스토이와 투르게네프 등의 러시아 문학을 좋아했다. 독립투쟁과 문학이라는 공통의 목표와 관심사는 사랑으로 승화됐다. 두 사람은 1931년 3월 결혼했다. 김원봉은 난징으로 활동 무대를 옮겨 장제스의 지원으로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를 개설해 투사들을 양성했다. 이육사는 이 학교 1기 졸업생이었다. 박차정은 교관으로 힘을 보탰다. 김원봉은 일본의 침략이 격화되자 혁명세력의 통합을 위해 민족혁명당을 창당했다. 박차정은 그 산하에 난징조선부녀회를 만들어 당원 가족을 중심으로 한 여성들을 규합해 항일투쟁을 독려했다. 약산은 중일전쟁 발발 후인 1938년 10월 10일 항일 무장부대인 조선의용대를 창설했다. 약산은 의용대장이 됐고 박차정은 부녀복무단장을 맡았다. 의용대는 주로 일본군을 상대로 한 선전활동을 했고 총을 들고 격전을 벌이기도 했다. 1939년 2월 박차정은 장시성 쿤륜관 전투에서 적탄에 맞아 크게 다치고 말았다. 그 후 조선의용대의 일부는 화베이지방으로 북상해 팔로군과 함께 전투에 참가했다. 김원봉은 화베이로 가지 않고 임시정부에 합류해 광복군 부사령관, 임정 군무부장에 취임했다. 군무부장 취임 직후인 1944년 5월 27일 부상의 후유증이 깊어져 아내 박차정은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김원봉은 광복을 맞아 근 30년 만에 귀국했으나 더 가혹한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좌익 인사 김원봉에게 반대파의 백색테러와 암살 위협이 지속됐다. 미군정에 체포됐을 때 고문을 하고 수모를 준 경찰이 친일 앞잡이 노덕술이었다. 김원봉은 풀려난 뒤 너무나 분해서 사흘 동안 통곡했다고 한다. 김원봉이 월북한 데는 그런 이유가 있었다. 북한에서는 검열상과 노동상이란 고위직에 오르기도 했지만 그는 1958년 숙청당하고 말았다. 남북 양쪽에서 버림받은 것이다. 그는 본질적으로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좌우를 넘나들며 독립을 염원한 민족주의자였다.●약산 생가터엔 의열기념관… 서훈은 거부 당해 밀양 내이동 김원봉의 생가터에는 의열기념관이 들어서 있다. 그 앞에 흐르는 해천변에는 항일테마거리가 조성돼 있다. 이준설 학예연구사는 “김원봉뿐만 아니라 박제혁, 최수봉, 강우규 의사 등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이라면서 “의열단에 최초로 참여한 사람은 알려진 대로 13명이 아니라 10명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약산 집안의 9남2녀 중 4형제는 6·25 때 보도연맹사건으로 총살당했다. 막내 김학봉(86)씨가 생존해 있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입원 중이다. 김원봉에 대한 유족과 밀양시민들의 서훈 신청은 번번이 거부됐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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