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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숨 걸고 온몸으로 거센 파도 맞는 사람들

    목숨 걸고 온몸으로 거센 파도 맞는 사람들

    태풍으로 파도가 거세진 것을 본 사람들이 온몸으로 파도에 부딪히는 무모한 짓을 벌였다. 23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의 한 해변에서 촬영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해변을 찾은 사람들이 해벽 뒤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해벽 뒤에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여성들은 계단으로 빠르게 올라가 계단 손잡이를 잡는다. 이어 거센 파도가 해벽을 강타하고, 엄청난 크기의 파도는 그대로 해벽을 넘어 계단까지 삼켜버린다. 파도의 엄청난 위력에 여성들은 휘청거리며 넘어지고, 해벽 뒤에 숨은 사람들도 파도에 휩쓸려 미끄러진다. 매체에 따르면, 태풍 오마(Oma)의 영향으로 골드코스트의 모든 해변은 폐쇄됐으나 해변을 찾은 관광객들과 몇몇 서퍼들은 경고를 무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안 경비대는 “파도에 휩쓸리면 바위나 콘크리트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에 다칠 위험이 매우 크다”면서 “태풍 영향권으로 파도가 거셀 때는 해변을 멀리하고, 순간의 재미를 위해 삶을 위험에 빠뜨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편 기상국은 25일 태풍 오마가 낮은 열대성 저기압으로 강등되었지만 지역적으로 돌풍이 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진·영상=Video Precede/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트러플 오일 대란”..‘나혼자산다’ 화사, 먹방으로 또 ‘실검 장악’

    “트러플 오일 대란”..‘나혼자산다’ 화사, 먹방으로 또 ‘실검 장악’

    ‘나 혼자 산다’ 화사가 이번엔 ‘트러플 오일’을 완판할 조짐이다. 22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기획 김구산 / 연출 황지영)가 1부 10.7%(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2부 11.8%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이자 금요일에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광고주들의 주요 지표이자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 또한 1부 6.6%(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2부가 7.6%로 이날 방송된 전체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 화사는 집에서 하는 진정한 휴식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줬다. 그녀는 이불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고 귤을 먹으며 영화를 볼 뿐만 아니라 손톱이 깨질 정도로 게임에 몰두해 웃음을 선사했다. 특히 평소 창작을 좋아한다는 화사가 귤도 먹고 귤껍질로도 놀 수 있는 1석2조의 방법을 알려 감탄을 불러 모았다. 화사는 처음 접해보는 귤껍질 아트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집중도를 높여 그럴싸한 동물들을 탄생, 본인의 작품에 만족해하는 모습으로 재미를 배가시켰다. 또한 본인을 위한 화사살롱을 오픈, 게임으로 부러진 인조 손톱을 새로운 색깔로 교체하고 새로 산 가발을 정리하면서 소소한 시간을 보냈다. 너무 저렴한 가격에 반신반의하며 산 가발을 쓴 화사는 외국 셀럽 느낌이 아닌 한 끗 차이로 재연 배우 비주얼로 변신해 대폭소를 안겼다. 그런가하면 화사는 ‘트러플 오일’을 넣은 짜장라면으로 고품격(?) 먹방을 선보이며 안방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했다. 올리브 오일 대신 트러플 오일을 가득 넣고 달걀노른자까지 올린 그는 “품격이 다르다. 입에서 찰싹찰싹거린다”며 맛을 표현했다. 방송 직후부터 다음날인 23일 오후까지 화사가 소개한 ‘트러플 오일’은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머물며 ‘화사 먹방’의 위력을 과시했다. 앞서 화사는 곱창, 김부각, 박대 등 먹방을 선보이는 음식마다 품절 사태를 일으키며 ‘먹방 요정’으로 떠오른 바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펠트로 3년 전 스키장 사고 손배소 건 70대에 1달러 맞소송

    펠트로 3년 전 스키장 사고 손배소 건 70대에 1달러 맞소송

    할리우드 여배우 기네스 펠트로가 3년 전 스키장 사고와 관련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70대에게 맞고소를 했다. 안과의사로 은퇴한 테리 샌더스(72)는 지난달 펠트로를 상대로 310만 달러(약 3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2016년 2월 29일 유타주의 한 스키장 초보자 슬로프에서 펠트로가 “몸을 가누지 못해” 뒤에서 자신을 덮치는 바람에 눈에 처박혔고 의식을 잃고 쓰러져 단기 기억 상실에다 갈비뼈가 4개 부러졌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성격마저 변할 정도로 후유증이 심각했다고 주장했다. 펠트로는 18쪽으로 된 맞고소 소장을 통해 뒤에서 덮친 것은 자신이 아니라 샌더스였으며 “몸이 날아갈” 정도로 위력이 대단했다고 주장했다. 또 샌더스가 쓰러진 뒤 곧바로 일어섰으며 자신이 화를 내자 샌더스가 사과했고 다친 데가 없다고 자신을 안심시켰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샌더스가 “유명세와 돈을 노려”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며 상징적인 의미에서 손해배상 금액은 1달러를 청구했다고 했다. 아울러 가족과 휴가를 보내던 중이었으며 사고가 일어난 시간이 아침이었는데도 그날 종일 스키를 못 탈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부상 정도는 “비교적 경미해 이득 볼 것 없는 소송에 들어가는 변호사 비용 등은 본인이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샌더슨의 변호인 밥 사이크스는 로이터통신에 제공한 성명을 통해 “샌더슨이 뒤에서 덮쳤다는 펠트로의 주장은 거짓”이라며 “펠트로가 덮친 것이 분명하다. 샌더슨은 활강 중이었고 자신의 진행 방향대로 가고 있었다. 불행하게도 펠트로는 진실되게 있었던 일을 그대로 말하고 있지 않다”고 공박했다. 영국 BBC는 이 소식을 전하며 사이크스의 성명을 펠트로 대변인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노래방서 시간강사 추행한 대학교수 벌금 500만원 선고

    창원지법 형사4단독 이창경 부장판사는 20일 시간강사를 추행한 혐의(강제추행·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로 재판에 넘겨진 창원대 A교수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교수는 2014년 11월 경남 창원시의 한 노래방에서 같은 과 여성 시간강사에게 ‘너 참 잘 컸다’라고 말하며 엉덩이를 두드리거나 가슴을 만지고 입맞춤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A교수는 시간강사를 추행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이 부장판사는 “피해자 진술이 수사 때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명확해 사실에 부합하는 등 가공되지 않은 진실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부장판사는 “국립대 교수로서 여성을 함부로 추행한 점은 죄책이 가볍지 않지만,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추행의 정도가 무겁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을 고려해 벌금형에 처한다”고 판시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泰風’ 잡는 한국 태풍 기대하라

    ‘泰風’ 잡는 한국 태풍 기대하라

    쭈타누깐 자매 등 안방서 첫 우승 도전 박성현 5승 목표 기반…양희영 등 경쟁본격적으로 시작된 미여자프로골프(LGPA) 투어 대회 사냥에 나선 코리안 시스터스가 태풍(泰風)을 잡기 위해 태풍 속으로 들어간다. 21일 태국 파타야 시암컨트리클럽 올드코스에서 개막하는 혼다 LPGA 타일랜드에는 총 70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0%가 넘는 9명의 태국 국적 선수가 나선다. 개최국의 프리미엄이자 지난해 세계 여자골프계를 휩쓴 태국발 태풍의 위력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국에서 14년째 열리는 대회지만 태국 선수들은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한 번도 없다. 2013년 대회에서 지금은 세계 톱랭커에 올라 있는 에리야 쭈타누깐(사진 왼쪽)이 LPGA 투어 첫 태국 챔피언이 될 뻔했지만 마지막 홀에서 무너져 우승 트로피를 박인비에게 넘겨줬던 아픈 기억이 있다. 태풍의 주인공들은 그래서 각오가 더욱 새롭다. 에리야와 모리야 등 쭈타누깐 자매를 비롯해 LPGA 2부투어 상금왕 출신의 벤야파 니팟소폰, 랭킹 51위의 베테랑 포르나농 파틀룸, 올 시즌 투어에 뛰어든 ‘새내기’ 파자리 아난나루카른 등이 총출동한다. 이들과 우승 경쟁을 벌일 코리안 시스터스의 선두 주자는 어느새 3년차에 접어든 박성현(사진 오른쪽·26)이다. LPGA 투어 입성 후 지난 2년간 박성현은 많은 것을 이뤘다. 데뷔 첫 시즌에 2승, 지난해 3승을 거뒀고 그중에서 2승은 메이저대회에서 따냈다.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쥐고 세계랭킹 1위에도 올라 봤다. 대회를 앞두고 그는 “올해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시즌 5승을 목표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태국 대회는 시즌 5승이라는 큰 목표를 향해 튼튼한 디딤돌을 마련할 기회다.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나 우승해 이 대회와 좋은 인연을 이어 온 양희영은 이번엔 ‘징검다리 3승’에 도전한다. 시즌 개막전 우승자인 지은희(33)와 호주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고진영(24)을 비롯해 김세영(26), 김효주(24), 이미향(25), 최운정(29) 등이 일제히 ‘호랑이굴’로 들어간다. 지난주 데뷔전을 치른 이정은6은 출전하지 않지만 선배 ‘이정은5’가 대신 나선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19시간 조사 받은 손석희 실제 처벌 가능성은?

    19시간 조사 받은 손석희 실제 처벌 가능성은?

    폭행- 최대 벌금형 배임- 처벌 가능 교통사고- 불가손석희(63) JTBC 대표이사와 프리랜서 기자 김웅(49)씨의 폭행, 협박 혐의 공방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손 대표는 17일 오전 3시쯤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나오며 취재진에게 “진실이 곧 밝혀질 것”이라며 “증거를 모두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오전 7시 40분쯤 경찰에 출석해 19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조만간 김씨도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손 대표의 폭행 여부와 함께 손 대표가 자신의 교통사고가 보도되지 않게 무마하려고 김씨에게 채용을 제안한 것인지, 아니면 김씨가 관련 기사화를 미끼로 취업시켜달라고 공갈 협박한 것인지 정반대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여기에 제3자인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가 “본인 관련 사건을 공론화하지 않는 대가로 일자리를 제안하고, 회삿돈 2억원을 투자·용역비로 주겠다고 한 것은 배임”이라며 손 대표를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손 대표, 주점서 김씨 폭행 사실 인정 우선 폭행 혐의는 비교적 간단하게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0일 서울 마포구의 한 주점에서 발생했다고 김씨가 주장하는 사건에 대해 손 대표 역시 신체 접촉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손 대표는 “‘정신 좀 차리라’며 툭툭 건드린 것이 전부”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이에 대해 박찬성 변호사는 “우리 법원은 물컵에 담긴 물을 뿌리는 것도 위력 행사의 일종으로 보고, 손 대표가 김씨를 건드린 사실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손 대표의 주장이 맞다면 폭행으로 볼 여지도 있다”면서 “정도가 심하진 않아 처벌받아도 최대 벌금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채용 안 했어도 미수로 처벌 가능 채용 관련 부문은 좀 복잡하다. 손 대표의 주장이 맞다면 김씨의 협박죄가 성립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씨의 주장이 맞다면 손 대표의 처벌 가능성이 열려 있다. 실제 투자나 채용이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장 대표의 주장처럼 배임 미수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시월의 김승현 변호사는 “미수죄 처벌 규정은 있지만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실제 회사 자원을 이용하려 했는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법적 판단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통사고 쌍방합의… 처벌은 어려워 사건의 발단이 된 2017년 교통사고의 경우 법적 책임은 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2년 전 쌍방 합의로 마무리됐다”고 밝힌 바 있다. “동승자가 누구였나”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지만 이는 수사 대상이 아니다. 손 대표 측은 “당시 동승자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김씨는 “90대 노모가 함께 타고 있었다고 했다가 말을 바꿨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미투의 정치학(권김현영·루인·정희진·한채윤 지음, 교양인 펴냄)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폭력 문제를 다루어 온 연구 모임 ‘도란스’가 미투 운동을 둘러싼 주요 쟁점과 미투 이후를 모색한다. 여성주의 시각에서 위력에 의한 성폭력, 진보와 보수를 초월하는 한국사회의 남성연대 등을 살펴봄으로써 성차별을 지속시키는 사회 부정의를 파헤친다. 196쪽. 1만 2000원.밀레니얼과 함께 일하는 법(이은형 지음, 앳워크 펴냄)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가리키는 말인 밀레니얼 세대. 조직의 30%까지 늘어난 이들 세대는 이전 세대들과 다른 행동으로 기성 세대를 긴장케 한다.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로 조직행동론을 가르치는 저자가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과 그들과 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알려준다. 264쪽. 1만 4000원.전쟁과 희생(강인철 지음, 역사비평사 펴냄) ‘전사자 숭배’라는 관점에서 한국 근현대사를 재해석한 저작. 전사자 숭배란 의례, 묘, 기념시설, 서훈·표창 등을 모두 망라한다. 저자는 국가와 지배층이 전사자들의 육신을 전유해 정치화함으로써 전쟁을 미화하거나 신화화하고 국민들을 동원한다고 지적한다. 636쪽. 2만 8000원.채식의 철학(토니 밀리건 지음, 김성한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 채식주의자는 육식주의자보다 더 윤리적일까?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고기를 먹는 것은 모순일까? 동물 윤리에 관한 가장 핵심적인 질문 7가지를 통해 육식과 채식에 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근본적으로 성찰하게 하는 책이다. 260쪽. 1만 6000원.베토벤 심포니(루이스 록우드 지음, 장호연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베토벤이 남긴 스케치북과 자필 악보, 수첩을 바탕으로 아홉 개의 교향곡에 얽힌 역사·전기적 사실과 창작 기원을 밝힌다. 미국 보스턴대 베토벤 연구 센터의 공동 책임자인 저자가 80대 중반에 그 동안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했다. 372쪽. 2만 5000원.빌딩롤모델즈: 여성이 말하는 건축(여집합 지음, 프로파간다 펴냄) 여성 건축인 집단 ‘여집합’이 지난해 6월 기획한 포럼의 결과물을 엮은 책. 포럼 발표자와 특별 인터뷰에 응한 건축인 등 모두 24명 여성 건축인의 이야기를 담았다.420쪽. 2만원.
  • ‘직원 성추행’ 최호식 전 호식이치킨 회장, 징역 1년에 집유 2년

    ‘직원 성추행’ 최호식 전 호식이치킨 회장, 징역 1년에 집유 2년

    20대 여성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호식(65)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에게 1심 재판부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권희 부장판사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14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을 명령했다. 최씨는 2017년 6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일식집에서 피해자와 식사하던 중 술을 강권하며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고, 피해자를 호텔로 강제로 끌고 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최씨는 당시 호텔에서 도망친 피해자를 뒤쫓아 나왔다가 지나가던 여성 3명에게 제지당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재판에서 최씨는 동의에 의한 신체 접촉이었고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거짓으로 진술했다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최씨의 요구를 거절하면 불이익을 입을 수도 있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20대의 사회초년생인 피해자가 40세 가까이 차이 나는 회장이 마련한 식사 자리를 거절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자리에서 상냥한 태도를 보였다고 해서 신체 접촉에 응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독 관계에 있는 피해자를 주말에 식사 자리로 오게 한 뒤 추행까지 나아가 책임이 무겁다”면서 “사건이 진행된 이후 책임을 회피하는 등 정황도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최씨가 동종 전과가 없고 피해자가 합의해 처벌 의사를 철회한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안희정 부인, 2심 작심 비판 “미투 아닌 불륜…진실 밝히겠다”

    안희정 부인, 2심 작심 비판 “미투 아닌 불륜…진실 밝히겠다”

    2심에서 성폭행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부인 민주원씨가 페이스북에 “저와 제 아이들을 위해 진실을 밝히겠다”며 판결을 비판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14일 민씨 페이스북에 따르면 그는 “아직도 이 사건이 믿어지지 않고 지난 1년여 시간을 어떻게 버텼는지조차 모르겠다”며 “제 한 몸 버티기도 힘든 상태에서 이런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 너무 서럽다”고 말했다. 이어 “29년의 결혼 생활동안 오직 아이들과 남편만을 위해 살아온 제게 이런 모욕스러운 일이 생겼다는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더구나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인 제가 같은 일부의 여성들에게조차 욕을 먹어야 하는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저는 김지은씨가 안희정씨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안희정씨를 믿었기 때문에 그 배신감을 감당할 수 없었다”며 “안희정씨를 용서할 수 없지만 재판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2심 재판은 사실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작심한 듯 판결했고 저는 이제 안희정씨나 김지은씨에게 죄를 물을 수도, 벌을 줄 수도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민씨는 “게다가 이제는 안희정씨의 불명예를 아무 잘못 없는 저와 제 아이들이 가족이기 때문에 같이 짊어져야 할 처지가 되고 말았다”며 “그 불명예를 짊어지고 이렇게 평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 너무 끔찍하기 때문에 이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이런 글을 써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참담하지만 저와 제 아이들을 지킬 사람이 이제 저 외에 아무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사람(김지은)이 적극적으로 제 남편을 유혹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김지은씨를 피해자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도 했다. 또 “김지은씨보다 더 나쁜 사람은 안희정씨”라며 “가정을 가진 남자가 부도덕한 유혹에 넘어갔”고 “그의 어리석음으로 지지하던 분들에게 상처를 입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상화원 사건’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충남 보령에 있는 콘도 ‘상하원’에서 주한중국대사 초청행사를 연 2017년 8월 18일 상황이다. 행사가 끝난 뒤 별채 2층 침실은 안희정씨 부부가 사용하고, 1층은 김지은씨가 사용했다. 다른 일행들은 각자의 숙소에 머물렀다. 민씨는 “그날 새벽 무렵, 계단으로 누가 올라오는 소리에 저는 잠이 깼다”며 “1층에는 김지은씨 밖에 없었기 때문에 저는 그 사람이 김지은씨라고 생각했고, 자고 있는 안희정씨에게 ‘지은이가 이 새벽에 왜 올라오지?’하고 중얼거렸는데 안희정씨는 잠에 취해 있어 못들었는지 기척이 없었고 저는 그대로 누워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 방안까지 들어와 침대에 누운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것까지 봤다고 했다. 그는 “저는 당황해서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사이 안희정씨가 잠에서 깼는지 ‘어, 지은아 왜?’라고 물었다”며 “그 소리를 듣자마자 김지은씨는 무척 당황한 듯이 ‘아. 어’ 딱 두 마디를 하고는 후다닥 방에서 달려 나갔다”고 주장했다. 민씨는 이튿날 오후 김지은씨가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간밤에 도청직원들과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취해서 술을 깨러 옥상에 갔다 내려오다가 제 방이라 잘못 생각하고 들어갔다’고 사과한 일을 전하면서 “저는 어리석게도 그 말을 믿었다”고 썼다. 재판에서 그날 술을 마신 도청직원은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그는 김지은씨가 1심에서 설명한 상황을 언급하면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지은씨가 1심에서 “피고인(안희정)과 ○○사이에 뭔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생길까봐 걱정되기도 하여 2층 계단 앞에 쪼그리고 앉아 깜박 졸다가 일어나 숙소를 찾아가려다가 피고인과 눈이 마주쳤던 것 같다. 2층 방문은 불투명한 느낌이 났던 것 같고 제 기억으로는 실루엣이 보이는 느낌이었다. 나는 침실에 들어간 사실이 없고 나를 이상한 사람을 만들 의도를 가지고 한 진술로 보인다”고 했다는 내용이 있다. 이에 민씨는 ”계단의 아래 중간 끝 어디에 앉아 있었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만약 문과 가장 가까운 계단의 위쪽 끝에 앉아 있었다 하더라도 문까지는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쪼그리고 앉아 있다 일어나면 벽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벽을 통해 실루엣이 비치고 눈이 마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부부가 잔 침대는 3면이 벽으로 둘러싸여져 있기 때문에 문 뒤에서 누운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는 것도 불가능하다면서 방 사진까지 공개했다. 이어 ”김지은씨가 자신의 방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자신의 방이라면 왜 그렇게 살며시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와 살금살금 들어와 조용히 있었을까“라며 ”진실만을 이야기하라“고 꼬집었다.그는 1심 재판부는 김지은씨가 안희정씨를 고소하기 전인 2017년 3월 5일에 자신이 구모씨에게 김지은씨가 상화원 부부침실에 들어온 적이 있다고 알리면서 도움을 청했다는 말을 믿었다고 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안희정씨와 부부라는 이유만으로 믿어주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어떻게 있지도 않은 일을 그렇게 빨리 꾸며낼 수 있겠나. 그렇다면 왜 저를 위증으로 고소하지 않으셨나”라고 비판했다. 민씨는 “김지은씨가 상화원에 들어온 날은 김지은씨의 주장에 의하면 바로 2주 전 두 번이나 성폭력 피해를 입은 이후”라며 “2번이나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람이 ‘수행비서의 업무를 철저히 행하고 한중 관계의 악화를 막으려는 의도로 안희정씨의 밀회를 저지하기 위해’ 성폭력 가해자의 부부침실 문 앞에서 밤새 기다리고 있었다는 김지은씨의 주장을 어떻게 수긍할 수 있다는 것인지 저는 진실로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제가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이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글을 쓰는 이유는 제 증언을 인정받지 못하고 배척당했기 때문”이라며 “제가 경험한 사실을 왜 배척당해야하는 지 이유를 알려달라”고 주장했다. 또 “2심 판사님은 어떻게 실루엣이 비칠 수 있다고 하면서 그것만으로 눈이 마주쳤다는 김지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며 사실과 어긋나는 판결을 내리셨나”라며 “왜 제 경험을 거짓말이라고 하셨나. 제가 위증을 했다면 제가 벌을 받겠다”고 밝혔다. 민씨의 주장은 안 전 지사의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업무상 위력’에 대한 해석이 1심과 달랐다. 1심은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김씨가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감정을 진술한 만큼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또 업무상 위력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유형적 위력’일 필요는 없다고 봤다. 안 전 지사의 사회적 지위나 권세가 비서 신분인 김씨에게는 충분한 ‘무형적 위력’이었다는 설명이다. 안 전 지사 측이 김씨의 ‘피해자다움’을 거론하며 배척했던 피해 사실 요지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김씨 측의 주장을 대부분 인정했다. 안 전 지사 측은 “김지은씨가 피해를 당한 이후 도저히 피해자라고는 볼 수 없는 행동을 했다”며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수행비서로서 업무를 성실히 수행한 피해자의 모습이 실제 간음 당한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며 이런 주장을 배척했다. 2심 재판부는 ‘동의 하에 성관계한 것’이라는 안 전 지사의 진술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017년 7월 러시아 출장에서의 첫 간음이 김씨가 수행비서 업무를 시작한 지 한달밖에 안된 시점이라는 점, 김씨가 체력적으로 힘든 상태였다는 점 등에서 합의된 성관계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안 전 지사가 김씨에게 지속적으로 “미안하다”고 말한 부분에서 김씨의 의사에 반한 간음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김지은씨 측 변호인은 ‘2차 피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변호인은 중앙일보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민씨의 주장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 공개된 1심 법정에서 이미 다 주장했던 증언“이라며 ”항소심에서 신빙성에 의심이 있고 다른 객관적 사실에 뒷받침하여 배척당한 것인데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렇게 2차 피해 가하는것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도 민씨의 긍이 “2차 가해”라고 항의했다. 공대위는 “가해자 가족에 의한 2차 가해는 일반적이고 많이 일어나는 심각한 문제”라며 “2차 가해 행위를 중단하길 바란다”며 “가해자 가족의 글은 1심 재판에서도 펼쳤던 주장이며, 2심 재판부에서는 다른 객관적 사실 등에 의해 배척됐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1㎜ 크게… 1g 무겁게… 디테일의 악마 보았다

    1㎜ 크게… 1g 무겁게… 디테일의 악마 보았다

    실밥 높이 낮아지고 폭은 넓어져 반발계수 0.01↓… 튀는 정도 낮아 투수 “공 커진 느낌… 변화구에 유리” 타자 “변화 체감 미미… 연습 더 필요” KBO, 타구 비거리 약 3m 감소 예측 타고투저 완화·국제 규격 통일성 기대“공이 커졌다. 커브를 던지는 마지막 순간 잘 감길 수 있게 적응하고 있다.”(한승혁 KIA 타이거즈 투수)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처럼 손이 크거나 변화구를 잘 던지는 선수들에게 유리할 것으로 본다.”(이강철 KT 위즈 감독) 올 시즌 KBO리그의 가장 큰 변화는 새로운 공인구 채택이다. 옛 공인구와 비교하면 평균값들이 모두 달라졌다. 둘레는 최대 1㎜ 커졌고 중량은 최대 1g 무거워졌으며 실밥(솔기) 높이는 낮아진 대신 폭이 최대 1㎜까지 넓어졌다. 공이 튀는 정도를 의미하는 반발계수도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기존보다 0.01 정도 하향했다. KBO는 새 공인구의 제조 기준이 평균값에서 좀더 높은 수치에 가깝도록 조정됐다고 밝혔다. 둘레만 놓고 보면 미 메이저리그 공인구에 가깝고, 실밥 폭을 따지면 일본 프로야구 리그 공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로야구 각 구단 스프링캠프도 새 공인구에 대한 투타 적응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13일 각 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투수들은 대체로 공이 커진 느낌이 분명하고 쥘 때의 손맛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구승민은 “새로운 공으로 불펜피칭을 해 보니 공을 쥘 때 큰 느낌이 강해 그립을 좀더 신경쓰게 된다”고 말했다. 키움 히어로즈 투수 김상수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공을 손으로 감싸 쥐는 그립감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실밥 폭이 커진 건 변화구를 잘 구사하는 투수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산 베어스 투수 유희관은 “실밥이 두꺼워져 변화구를 던질 때 손끝에 잘 걸려 제구력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미 메이저리그 경력자인 외국인 투수 세스 후랭코프는 “공이 조금 커지긴 했지만 피칭 느낌도 좋았고 적응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이 커지고 실밥 폭이 넓어지면서 속구 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타자들은 공인구가 제한적으로 제공돼 경험치가 투수들보다는 현저히 낮다. 오는 19일부터 평가전을 시작하는 KIA 타이거즈 관계자는 “지난 1일 홍백전에 이어 7일 첫 라이브 배팅만으로 타자들이 새 공을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키움 박병호도 “반발계수가 낮아졌다고 하지만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다. 연습 경기를 치르면서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오는 21일부터 KT, NC 등과 연습 경기를 치르는 장정석 키움 감독은 “모든 팀에 동일한 조건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반발계수의 하향 조정은 타고투저 현상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 KBO는 새 공인구의 타구 비거리가 3m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 지난해 리그의 평균 타율은 2할8푼6리였고, 규정타석 3할 타자가 34명이나 쏟아졌다. 총 720경기에서 역대 최다 기록인 1756개의 홈런이 터져 투수들에게는 악몽의 리그였다. KBO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 국제 규격과 통일성을 갖게 돼 앞으로 국제대회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김지은과 연인관계 주장한 안희정, 구체적 설명은 못했다”

    “김지은과 연인관계 주장한 안희정, 구체적 설명은 못했다”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가 인정돼 유죄 판결을 받고 법정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2심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와 연인관계라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으로 관계에 이르게 된 과정을 얼버무리는 등 합리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인 김지은씨의 변호인단 9명은 2심 재판부가 안 전 지사 진술의 합리성을 심리하는 등 성인지 감수성을 반영해 판결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장윤정 변호사 등은 12일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2심 판결의 쟁점을 분석했다. 앞서 1일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서혜진 변호사는 “2심 판결은 1심과 다르게 피고인 신문을 통해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심리했다”며 “피해자가 처한 현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피해 경위와 맥락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1심 재판부가 법정에서 안 전 지사를 신문하지도 않고 그의 진술이 믿을만하다고 봤지만, 2심은 7시간 동안 법정에서 안 전 지사를 신문한 뒤 진술의 신빙성을 낮게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안 전 지사가 2심에서 스스로 말을 바꾸고 검찰의 진술을 부정하거나 번복하는 사례가 많아 유죄 판결을 자초했다는 게 변호인단의 분석이다. 최윤정 변호사는 “피해자와 연인관계였다는 안 전 지사의 주장을 보면 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자연스럽게 관계를 했다고 답변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이야기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을 못 했다”면서 “안 전 지사가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재판부가 (피고 측)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2심은 피해자 진술과 피고인 진술 중 더 설득력 있는 진술에 신빙성을 부여한 것”이라며 “객관적 증거와 제 3자 증언, 상황과 맥락을 검토해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일관성과 합리성이 결여된 안 전 지사의 진술과 달리 피해자 김씨의 진술은 주변 증언과 상황에 부합하고 일관됐다고 강조했다.김혜겸 변호사는 “공소사실 10개에서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성 있고 매우 구체적인 사항까지 묘사됐다”며 “수사기관, 1심, 항소심에서 피해자는 단순히 같은 내용을 읽는 것이 아니라 경험한 것을 일관되게 진술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심은 ‘피해자가 피해를 폭로하게 된 경위가 매우 자연스러워 보이고, 피해자가 피고인을 무고할 목적 등으로 허위사실을 지어내 진술했거나 무고할만한 동기가 있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판시했다”고 덧붙였다. 김두나 변호사는 “2심은 위력에 의한 간음을 대법원 판단 기준에 따라 엄격히 심리하고 판단했다”며 “피고인의 지위나 권세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무형적인 세력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프로농구] 전자랜드 첫 챔프전 이번엔 허언 아니다

    [프로농구] 전자랜드 첫 챔프전 이번엔 허언 아니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챔프전 경험 없어 팟츠·박찬희 등 전력 최상…절호의 기회 9일 동안 원정 네 경기 부담 잘 버텨야‘챔피언을 향해 꿈을 쏘다!’ 프로농구 전자랜드의 2018~19시즌 슬로건으로, 시즌 개막 때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플레이오프(PO)에서 다시 실패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었다. 유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7일 현재 전자랜드는 27승 13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공동 3위(22승19패)인 LG, kt와는 5.5게임 차다.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드는 가운데 전자랜드는 최근 4연승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2월 25일부터는 단 한번도 2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며 굳히기에 돌입했다. 정규 시즌 1~2위는 4강 PO에 진출하게 되는데 전자랜드가 2위를 차지하게 되면 챔프전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올 시즌 강력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는 1위 현대모비스(32승10패)와 4강 PO에서 안 만나게 되는 것 또한 2위를 차지해서 얻을 수 있는 큰 이점이다. 챔프전 진출은 전자랜드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전자랜드는 전신인 대우증권·신세기·SK시절을 통틀어도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챔프전 경험이 없다. 2010~11시즌에는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지만 4강 PO에서 고배를 마셨다. 전자랜드와 마찬가지로 챔피언 트로피를 아직 들어 본 적이 없는 LG는 두 차례, kt는 한 차례 준우승 경험이 있다. 유 감독 개인적으로도 2006~07시즌 KT&G에서 사령탑을 처음 맡은 뒤 지금까지 챔프전에 못 나갔다. 전자랜드는 부상으로 빠진 머피 할로웨이 대신 찰스 로드가 들어와 제 몫을 다해 주고 있고, 단신 외국인 선수 기디 팟츠도 팀내 최다인 평균 18.4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어시스트 전체 1위(평균 6.1개)의 가드 박찬희가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으며 나란히 두 자릿수 평균 득점을 기록 중인 강상재(11.6점)와 정효근(10.4점)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다만 8~16일 9일간 열리는 5경기 중 네 번이 원정인 것은 부담이다. 잘 버틴다면 오는 18일부터는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예선으로 인해 생긴 열흘간 리그 휴식기를 만끽할 수 있다. 김일두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전자랜드가 수년간 조직력을 다듬고 어린 선수들의 경험도 쌓이면서 전력이 좋아졌다. 외국인 선수의 신장이 2m 이하로 줄어들면서 정효근과 강상재의 높이도 위협적이게 됐다”며 “정효근이 군대 가기 전인 올 시즌에 전자랜드가 챔프전 진출을 향한 가장 좋은 기회를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안희정 재판부’ 여중생과 성관계 동대표에게 ‘무죄’

    ‘안희정 재판부’ 여중생과 성관계 동대표에게 ‘무죄’

    재판부 “여중생 성폭행 상당한 의심…확신할 증거 없어”“여중생 진술 신빙성에 의심…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대해 성폭력을 인정하고 법정구속했던 2심 재판부가 미성년자인 여중생을 성폭핸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두 사건의 쟁점을 같았지만 같은 재판부가 정반대의 결정을 내렸다. 특히 법원은 안희정 전 지사 사건과 달리 이번 사건은 피해자의 진술이 번복되는 등 신빙성이 없다고 봤다.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 일부 정황은 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형사법 원칙에 따랐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강간 등 치상)로 구속기소 된 이모(60)씨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경기도의 한 아파트 동대표인 이씨는 입주민인 A양(당시 15세)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아버지가 밤늦게 퇴근한다는 것을 알고, 밥을 사주겠다며 환심을 산 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A양을 병원·학교에 수차례 데려다주며 친분을 쌓았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6년 ‘바닷바람이나 쐬자’며 A양을 자신의 차에 태운 후, 꽃축제 행사장에 들렀다가 한 공원의 공터로 데려가 겁을 먹은 A양에게 위력을 행사해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의 쟁점은 ‘안희정 사건’처럼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였다. 다른 직접적인 증거가 없기에, 피해자인 A양의 진술을 믿을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게 핵심이었다.A양은 이씨가 ‘나는 입이 무거운 사람이 좋다, 원하는 대로 안 하면 다 소문내 버린다’고 말하며 겁을 줬다고 주장했다.이씨는 A양과 식사를 하고 축제 행사장에 들렀다 온 건 맞지만, 성폭행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1심은 이씨의 손을 들어주고 무죄를 선고했다. A양의 진술이 일관적이지 않아 믿기 어렵고, 아파트 임시 동대표인 이씨는 A양의 자유를 제압할 만큼의 권세가 없었다는 것이다.또 성폭력을 당한 뒤에도 이씨를 만나 식사를 하고 옷 선물을 받은 점도 이례적이라고 봤다. 1심 판결에 검찰이 불복해 열린 항소심은 서울고법 형사12부가 맡았다. 지난 1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법정구속한 재판부다. 검찰은 “40세 이상 차이나는 이씨가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하며 위협했기에 A양이 겁을 먹어 성관계가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항소심은 우선 “이씨가 A양을 성폭행한 게 아닌가 하는 상당한 의심이 든다”는 의견을 밝혔다. A양이 피해사실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직접 경험하지 않고선 모르는 성 경험을 생생하게 진술하며, 이씨를 무고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씨가 A양에게 옷을 사주고 현금을 줬으며 4번이나 꽃축제에 다녀오면서도 A양 아버지에게 연락하지 않았고, 사건 이후 A양과 연락을 차단한 점에 대해 “단순히 A양을 딱하게 여긴 아파트 동대표의 행동이라고 보기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런 의심되는 점이 있더라도, 이씨가 A양을 성폭행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A양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되고,일부 범죄 내용을 과장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전문심리위원과의 면담 과정에서 A양은 피해 횟수에 대한 진술을 번복했고, 수사기관·1심에서 말하지 않은 내용을 추가로 진술하기도 했다”며 “피해자의 진술이 주요 부분에서 계속 번복되거나 모순되는 이상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15세의 청소년이 직접 경험하지 않고선 알기 어려운 사실을 매우 생생하게 진술하는 점을 보면 이씨가 성적 접촉행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A양이 피해를 과장·윤색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거에 의해야 한다”며 “그런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에게 설령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해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잇따른 무죄 판단에 검찰은 상고하지 않았고 이씨는 무죄가 확정됐다. 이씨는 1심에서 구속된 기간에 대한 형사보상금을 국가에 청구한 상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단독] ‘업무상 위력 성폭력’ 최근 대법원 잇단 ‘유죄 확정’ 판결

    [단독] ‘업무상 위력 성폭력’ 최근 대법원 잇단 ‘유죄 확정’ 판결

    수행비서를 위력을 이용해 추행·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1일 선고 직후 곧바로 상고장을 제출했다. 10가지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받았던 1심과 달리 9가지 혐의를 유죄로 인정받고 법정구속된 만큼 상고심에서도 치열한 법리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최종 판단은 이제 대법원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는데, 최근 대법원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및 피감독자간음 등의 혐의에 대해 원심 판단을 존중하는 판결을 잇따라 남겼다. 3일 서울신문이 최근 3개월간 대법원에서 확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등에 의한 추행) 및 피감독자간음 등의 혐의 판결 5건의 대법원과 하급심 판결문을 모두 분석한 결과 대법원은 1·2심의 유죄 판단을 모두 인정하고 피고인들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5건의 피고인들은 범행 사실을 모두 부인하며 특히 피해자들의 동의 하에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하급심에서 모두 배척됐다. 특히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를 당한 뒤 가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로 치열한 다툼을 벌였던 사건이 있다. 연예기획사 소속으로 매니저로 일한 40대 남성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인 20세 여성 B씨를 성폭행,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2심에서 모두 징역 4년과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받았다. A씨는 2016년 12월 말 차 안에서 B씨를 성추행했는데, 피해를 당하고 한 시간여 뒤쯤 B씨가 “이사님 조심히 들어가세요. 오늘 감사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동의’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평소에도) 피고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거의 처세술로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그렇게라도 잘 보여야 했다. 그날도 기분이 더러웠다. 그래도 그런 것이 배우의 길이니까 어쩔 수 없이 생각한 거였다. 전에도 피고인이 집에 들어가서 연락을 안 했다고 많이 혼났던 것이 문득 생각나서 마음은 그게 아닌데 그런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본 이유에서다. 특히 A씨가 평소 자신의 지시에 따라야만 피해자가 연예계에 데뷔할 수 있을 것처럼 지속적으로 말했고, 사회경험이 없이 연예계 데뷔를 위해 대학교 휴학까지 했던 20세 여성인 B씨가 어떻게든 피고인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했던 점, 이 메시지 이후로는 피해자가 A씨에게 사무적이고 의례적인 내용의 메시지만 보낸 점 등이 근거가 됐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김우수)는 지난해 9월 A씨에게 징역 4년과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더해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5년간 취업 및 사실상 노무 제공 제한을 명령했다. 이 판결은 지난해 11월 29일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의 선고로 확정됐다. 대법원 재판부는 원심 판단의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업무 보고를 받는 동안 직원을 추행한 혐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로 1심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은 외국 국적의 C씨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의도치 않게 몸이 스쳤고, 한국과 유럽 간의 문화 차이로 인한 피해자의 오해”라며 혐의를 부인했고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을 맡았던 부산지법 형사3부(부장 문춘언)는 “피해자의 진술은 실제로 자신이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고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주요 내용이 일관된다”고 봤고, 특히 “피해자는 피고인이 이전에는 이런 추행행위를 하지 않았다거나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등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거나 오히려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황까지도 그대로 진술하고 있다”면서 피해자가 허위나 과장으로 진술한 게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문화 차이라는 C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10년 이상 한국에 거주하거나 왕래하면서 한국인과 결혼하 사는 등 문화적 차이나 인식에 있어 피해자와 큰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 않고 추행이 3차례 반복적으로 이뤄졌다”면서 “피고인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일축했다. 재판부의 판단은 지난달 17일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의 상고 기각 판결로 확정됐다. 10대 연습생 2명을 숙소에서 추행·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D씨와 신입사원의 첫 출근날 회식을 하면서 추행한 혐의로 징역 1년 2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회사 대표 E씨, 실제로 자작할 가능성이 없는 드라마에 출연시켜주겠다는 등으로 연예인 지망생인 피해자들을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5년과 8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받은 연예기획사 대표 F씨 모두 대법원에서 상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다만 5건의 사건들은 1심부터 일관된 판단이 있었던 것과 달리 안 전 지사의 경우 1심과 2심에서 피해자인 김지은씨의 진술의 신빙성을 정반대로 판단한 만큼 상고심에서의 판단을 쉽게 에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안희정 법정구속’ 재판부의 닮은 꼴 판결…연예기획사 대표 징역 6년 ‘확정’

    ‘안희정 법정구속’ 재판부의 닮은 꼴 판결…연예기획사 대표 징역 6년 ‘확정’

    위력에 의한 추행 및 간음 등의 혐의로 지난 1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법정구속한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지난해 10대 연습생들을 지속적으로 성폭행하고 추행·감금한 연예기획사 대표에게도 징역 6년을 선고한 판결을 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는데, 항소심 판결문을 들여다 보면 안 전 지사를 향한 재판부의 판단과도 닮은 꼴이 많아 보인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2부는 지난해 6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 위반(위계등 간음·추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등에 의한 추행), 감금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A(33)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2015년 6월 서울 중랑구에 있는 자신의 연예기획사 숙소에서 당시 17세이던 연습생 B양에게 영화를 보여주며 B양의 가슴을 만지는 등 추행하고 같은 해 9월 숙소에서 B양에게 위력을 이용해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양이 거부하자 A씨는 “끼가 없다”며 나무랐고 “이런 걸 한다고 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걸로 보여드리겠다”며 B양이 거부했는데도 무시하고 성폭력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6년 9월 또 다른 연습생 C양을 추행하고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1심에서 징역 6년과 8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받은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항소심에서 더 치열하게 연습생들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들을 모두 부인하며 피해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 사건에서도 ‘유일한 직접증거’는 바로 피해자의 진술이었다. A씨 측 변호인은 함께 있던 연습생과 피해자와의 진술이 모순된 면이 있고, 어떤 진술에선 피해자의 감정이 읽히지 않거나 진술이 번복된 면이 있다는 등의 주장으로 피해자들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건의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사건에 관한 시간적·상황적 특징, 피고인의 구체적인 행동이나 말, 그에 대응한 피해자의 행동, 심리상태 등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할 수 없는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결론냈다. 일부 세부적인 부분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건의 핵심적인 내용은 일치하고 있다면 진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다. 피해자의 진술에 감정이 묻어나 있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경찰 조사부터 법정에서까지 각 진술 과정에서 여러 차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울어 조사나 신문이 중단됐던 점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1일 안 전 지사에 대한 선고에서와 마찬가지로 재판부는 “성폭력 피해를 당한 피해자라고 도저히 보기 어렵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강하게 질책했다. 성폭력 피해를 당한 뒤 B양이 “우리 데이트 언제해요”, “사랑해요”라는 등의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고, C양도 “대표님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좋은 꿈 꾸세요. 사랑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A씨 변호인은 피해자답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연예기획사 대표와 연습생이라는 특수한 관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피해자가 보인 태도가 피고인 주장 같이 성폭력 피해자가 보일 수 있는 통상적인 행동과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피해자라면 피고인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보내지는 못할 것이라는 피고인 변호인의 주장은 특정하게 정형화된 성범죄 피해자의 반응만을 유일하게 정상적인 태도라고 보는 편협한 관점에 기반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질타했다.“피고인이 ‘사랑합니다’, ‘보고싶어요’ 등의 말을 유도하고 그렇게 답변을 안 하면 ‘다른 멤버들을 보고 배우라’면서 욕을 하기도 했고, 자신의 마음에 들게 말을 하면 데뷔와 가깝게 이야기했다”, “(데뷔는) 실력보다 대표의 개인적인 감정에 의해 정해지는 시스템이었다”, “부모님을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아서 계속 버티고 버틴 거고 그렇게 가식적으로 보낸 거였다. 그래야만 데뷔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는 B양의 진술과 “피고인이 강요하는 부분도 있었고, 직장 상사와 원만한 관계를 위해서 보낸 것이지 감정을 담은 것이 아니다”라는 C양의 진술을 토대로 진심이 담긴 문자가 아니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안 전 지사에게 성폭력을 당한 뒤 동료나 안 전 지사에게 이모티콘이나 애교 섞인 표현을 보낸 김지은씨가 성폭력 피해자답지 못하다고 주장한 변호인들에 대해서도 “이모티콘이나 그런 표현은 젊은 세대들이 일상적이고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일 뿐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일반적인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편협한 관점“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연예기획사를 설립, 운영하면서 걸그룹 데뷔를 목표로 하는 연습생들을 폭행하거나 감금했고 위력으로 업무로 인해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피해자를 위력으로 추행·간음했다”면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한 점, 피고인과 피해자들과의 관계, 범행 경위와 수법 등에 비춰보면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들은 사실상 걸그룹 데뷔라는 꿈을 포기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함께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런데도 피고인은 대부분의 범행을 부인하며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고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기울인 바 없다”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항소심에도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는 지난해 12월 27일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며 A씨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A씨의 징역 6년형을 확정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정구속’ 김경수·안희정 구치소 독방서 쓸쓸한 명절

    ‘법정구속’ 김경수·안희정 구치소 독방서 쓸쓸한 명절

    최근 법원에서 연달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구치소에서 설 명절을 보내게 됐다.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두 사람이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쓸쓸한 처지가 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달 30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김 지사는 서울구치소의 약 1.9평 규모의 독거실에 수감됐다. 지난 1일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비서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안 전 지사는 서울남부구치소의 1.4평 규모 독방에서 연휴를 맞이했다. 휴일은 변호인 접견이 제한되기 때문에 교정본부가 설 명절 접견일로 지정한 2일 가족과 지인들의 접견을 제외하고는 외부인과의 접촉도 없이 보내야 한다. 안 전 지사는 노무현 정부 초기 ‘좌(左)희정’이라고 불릴 만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다. 김 지사도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을 지내며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봉하마을을 지켰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부터는 본격적으로 여권의 유력한 차기 주자로 평가받으며 정치적 입지를 더욱 넓혀갔다.그러나 안 전 지사는 ‘미투 운동’이 불거졌던 지난해 3월 말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의 폭로로 지사직을 내려놓고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됐다. 지난해 8월 1심에서 위력에 의한 성폭력 범죄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는 법원 판단이 완전히 뒤바뀌어 10개 혐의 중 9개 혐의가 유죄라는 판결이 나왔다. 김 지사 역시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뒤 더욱 승승장구했지만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수사 과정에서 김 지사가 연루된 의혹이 드러났고 특검 수사를 통해 재판에 넘겨졌다. 쓸쓸히 연휴를 보낸 두 사람은 이제 각각 항소심과 상고심을 준비하며 또 다시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할 것으로 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안희정, 스스로 쓴 페북 사과문이 유죄 증거됐다

    안희정, 스스로 쓴 페북 사과문이 유죄 증거됐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혐의 대부분이 유죄로 인정된 데는 김지은씨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폭로한 직후 안 전 지사가 스스로 페이스북에 직접 올린 사과문이 결정적 원인이 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2부(홍동기 부장판사)는 전날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선고를 하면서 안 전 지사의 진술을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로 그가 올린 사과문을 들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3월 5일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 씨가 한 방송에 출연해 성폭행 피해를 폭로하자, 다음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씨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또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라고 표명했다. 하지만 법정에 서자 안 전 지사의 태도는 바뀌었다. 그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이나 추행은 그런 행동 자체는 있었지만, 의사에 반한 것이 아니었고 애정 등의 감정하에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가 피해 사실을 폭로하자 자신의 잘못이었다는 글을 게시해 놓고서는 자신이 직접 게시한 글의 문헌상 의미를 부정했다”고 지적했다. ‘합의된 성관계’였다는 안 전 지사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또 “피고인은 피해자와 성관계에 이르게 된 경위, 호텔 투숙 경위 등에 대한 진술을 계속 번복했다”며 “그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 전 지사가 사건 이후 재차 김씨에게 “미안하다”, “잊으라”는 등의 말을 한 부분 역시 유죄의 증거가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일관되게 자신이 괜찮다고 대답할 때까지 안 전 지사가 계속 미안하다고 했고, 호칭이나 태도에 변화가 생겼다거나 연인으로 취급하는 어떤 것도 없었단 취지로 대답했다”고 짚으며 “이는 간음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점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안 전 지사가 사과한 것에 대해 “피해자의 심정을 다독이고 무마하여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저의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한편 도지사와 비서라는 지위와 20살 이상의 나이 차이에서 오는 사회적·도덕적 죄책감에 따른 사과라고 볼 측면도 없지 않다”고 판단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희정 구속은 페북 사과문 때문(?)

    안희정 구속은 페북 사과문 때문(?)

     안희정(55) 전 충남지사의 페이스북 사과가 부메랑이 됐다. 항소심 재판부가 1심을 뒤집고 3년 6개월 형을 선고 한 것은 피해자의 폭로 직후 안 전 지사가 스스로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문이 한 원인이 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2부는 전날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선고를 하면서 안 전 지사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대목으로 그가 올린 사과문을 꼽았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3월 5일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 씨가 한 방송에 출연해 성폭행 피해를 폭로하자, 다음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안지사는 글에서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법정 증언을 달랐다. 안 전 지사 측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이나 추행은 그런 행동 자체는 있었지만,의사에 반한 것이 아니었고 애정 등의 감정하에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항소심은 이런 ‘합의된 성관계’였단 안 전 지사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피해 사실을 폭로하자 자신의 잘못이었다는 글을 게시해놓고선 자신이 직접 게시한 글의 문헌상 의미를 부정했다”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와 성관계에 이르게 된 경위, 호텔 투숙 경위 등에 대한 진술을 계속 번복했고 따라서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 전 지사가 사건 이후 재차 김씨에게 “미안하다”,“잊으라”는 등의 말을 한 부분 역시 유죄의 증거가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일관되게 자신이 괜찮다고 대답할 때까지 안 전 지사가 계속 미안하다고 했고,호칭이나 태도에 변화가 생겼다거나 연인으로 취급하는 어떤 것도 없었단 취지로 대답했다”며 “안 전 지사도 피해자에게 지속해서 미안하다고 말한 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간음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점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피해자 아닌 피고인 질책한 법원… “피해자다움은 편협한 관점”

    피해자 아닌 피고인 질책한 법원… “피해자다움은 편협한 관점”

    “일반적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주장은 편협한 관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법정구속한 항소심 재판부는 단호했다. 거의 유일한 증거라고 할 수 있는 피해자 김지은씨의 진술 속 상황들을 매우 넓게 공감해 준 반면 안 전 지사의 진술이 번복했거나 김씨의 행동을 질책하는 듯한 주장들에 오히려 따끔한 지적을 했다. 지난 1일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안 전 지사 측의 “피해자라면 도저히 보일 수 없는 행동”이라는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10개 혐의 가운데 9개 혐의를 김씨 진술을 토대로 유죄로 인정하면서 동시에 각 혐의에 대한 안 전 지사 측 주장을 잇따라 배척했다. 재판부는 “성폭력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과 상황,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지근거리에서 평소와 다름 없이 안 전 지사를 수행한 점, 동료들과도 기분이 좋은 듯한 대화를 나눈 점, 성폭력을 당할 수도 있다고 걱정하면서도 안 전 지사의 방에 간 점 등 안 전 지사 측에선 김씨의 피해 전후 행동들을 모두 문제삼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으며 오히려 안 전 지사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재판부는 “피해사실을 곧바로 폭로하지 않기로 한 피해자가 수행비서로서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해서 실제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씨와의 관계에 대해 안 전 지사의 말이 바뀐 부분에 대한 판결을 낭독할 때는 재판장인 홍동기 부장판사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검찰 조사에서부터 피해자가 생방송 뉴스에서 피해사실을 폭로한 직후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라며 직접 작성한 글의 문헌상 의미를 부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식 해외 출장 중에 미혼 여비서를 객실에 부른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피해자와 피고인의 연령 차이, 업무 수행 내용, 피고인이 사건 당시까지 피해자에 대해 모르고 심지어 미혼인 줄 알았던 점 등을 볼 때 20살 연상 유부남이자 직장 상사인 피고인으로서는 당시 감정과 성욕에 충실했을 뿐 피해자의 반응이나 감정을 살핀 것이 전혀 아니라고 볼 수 없다”, “이성적 관심이나 흠모를 표현했다고 볼 아무른 자료도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결국 안 전 지사가 주장한 대로 “이성적 감정을 갖고 정상적인 남녀의 관계였다”는 주장이 아니라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또 안 전 지사가 김씨에게 “미안하다. 안 그러겠다”는 등의 말을 한 것 역시 안 전 지사가 김씨의 의사에 반해 성폭력을 가했음을 인정하는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양형이유를 설명할 때도 “피고인이범행을 극구 부인함에 따라 피해자는 당심 법정까지 나와 또 다시 자신이 겪은 피해사실을 거듭 회상하고 진술해야 했다”고 질책했다. 재판부는 80분 동안 선고문을 낭독하는 내내 안 전 지사를 서있게 했다. 보통 판결 내용이 길면 피고인을 자리에 앉게 했다가 주문 낭독할 때 일어서게 하는 것에 비해 매우 장시간 피고인을 세워둔 셈이다. 안 전 지사는 내내 눈을 감고 판결을 들었다. 결국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뒤 ‘도망의 염려’를 이유로 안 전 지사를 법정구속한 뒤 홍 부장판사는 “변명의 기회를 드리겠다. 하고 싶은 말이 있나”라고 물었다. 안 전 지사가 없다고 하자 홍 부장판사는 교도관에게 영장 집행을 지시하면서 안 전 지사에게 “상고할지 여부에 대해선 본인이 잘 숙고해서 정하시기 바란다”고 말한 뒤 법정을 떠났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피해자 상황 꼼꼼히 들여다 본 재판부…오히려 “안희정 신빙성 없다” 줄줄이 배척

    피해자 상황 꼼꼼히 들여다 본 재판부…오히려 “안희정 신빙성 없다” 줄줄이 배척

    1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등의 혐의를 유죄로 뒤집고 법정구속한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공소사실로 적시된 당시 상황과 피해자 김지은씨의 반응과 감정 등을 꼼꼼히 살폈다. 위력을 이용한 성폭력의 특성을 바탕으로 김씨의 진술이 납득된다고 판단한 순간 그동안 검찰 수사에서부터 재판 과정까지의 안 전 지사와 변호인들의 주장이 거꾸로 신빙성 없는 것으로 뒤바꼈다. 재판부는 우선 2017년 7월 러시아에서 안 전 지사가 처음 김씨에게 성폭력을 가한 상황에 대한 안 전 지사의 주장부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안 전 지사는 호텔 객실에서 김씨와 맥주를 마시다가 김씨가 성(性)과 관련된 주제를 꺼냈고 자신이 성관계를 제안하자 김씨가 이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행비서를 시작한 지 겨울 한 달째, 첫 해외출장을 담당한 피해자가 상관인 도지사이자 유력 대권주자인 피고인에게 성적인 얘기를 물었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히려 피고인은 피해자를 미혼으로 알았다는데, 공식 해외 출장 중에 미혼인 여성 비서를 객실에 부른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행위”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과 피해자의 연령 차이, 피해자의 업무 수행 내용, 사건 당시까지 피고인은 피해자가 경선캠프에서 어떻게 왔는지 외에는 피해자에 대해 모르고 심지어 미혼인 줄 알았다”면서 “20살 연상의 유부남이자 직장 상사인 피고인으로서는 당시의 감정과 성욕에 충실했을 뿐 피해자의 반응과 감정을 살핀 것이 전혀 아니라고 볼 수 있고, 피해자에게 이성적 관심이나 흠모한다고 표현했다고 볼 아무런 근거도 없다”며 질책했다. 이성적 감정을 바탕으로 한 남녀 간의 관계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강제추행 등의 행위에 대해서 안 전 지사 측 변호인들은 주로 “일반 대중에 잘 알려져 외부 시선에 신경쓸 수밖에 없는 피고인이 공공장소에서 그와 같은 추행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상황별로 변호인들의 주장을 달리했다. KTX 열차 안에서 추행했다는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당시 열차 출발시간과 도착 예정 시간, 범행 당시로 추정되는 시간에 승객들이 내리기 위해 출입문 쪽으로 몰려갔을 것이라는 정황들을 모두 고려해 “탑승객이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면서 “공개된 장소에서의 추행이 불가능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사건 당시 주말에 그것도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던 점, 동선, 건물 구조 등에 비춰 다른 사람들의 시야가 제한됐다”면서 “피고인이 추행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김씨나 김씨가 피해사실을 알렸다는 전임 수행비서들의 진술이 일부 맞지 않아 두 사람의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는 변호인 측 주장도 “일부 다른 내용이 있을 순 있어도 그런 사정만으로 전체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봤다. 결국 김씨에게 위력을 이용해 성폭력을 가한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한 안 전 지사에 대해 재판부는 “법적 책임이 없다며 극구 부인하고 있고 피해자에게 용서도 받지 못했다”며 오히려 죄질이 더 나쁘다고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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