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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 된 75억, 미래로

    하나 된 75억, 미래로

    매서운 추위도 성공적인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바라는 세계인들의 열정을 꺾지 못했다. 개회식을 보러 세계 각지에서 온 이들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서로 웃고 즐기며 평창올림픽을 평화와 화합의 장으로 일구어 나갔다.개회식 시작 4시간 전인 오후 4시부터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앞은 미리 티케팅을 하고 올림픽 분위기를 즐기려는 발길로 북적였다. 티켓 판매소 앞에는 줄이 100m 이어졌고, 내외신 기자들도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거리에는 농악, 사물놀이, 난타, 서커스 등의 공연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왔다는 제이슨 고돔(42)은 “농악 공연은 처음이라 신기했는데 한 공연자가 다정하게 나를 이끌어 같이 춤을 췄다”며 “동계올림픽에 오는 게 나의 버킷리스트에 꼽혔는데 평창에서 개회식을 직접 볼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하게 돼 즐겁다”고 말했다.저녁에 접어들자 급격히 추워졌지만 시민들은 예상이라도 한 듯 방한을 철저히 준비한 모습이었다. 전상준(39)씨는 “지난 3일 모의 개회식에 참가했을 땐 체감온도가 영하 25도로 떨어져 너무 떨었기 때문에 단단히 무장했다”며 “그래도 모의 개회식 때 볼거리가 많아 아내와 아들 둘을 데리고 개회식에도 오게 됐다”고 말했다. 최모(58)씨는 “추위에 대비해 담요랑 핫팩을 박스에 준비해서 왔다. 배낭에 핫팩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회식에 수만명의 사람이 몰리다 보니 교통과 숙박에 불편함을 겪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에서 온 강남식(58)씨는 “자가용을 대관령 주차장에 세우고 셔틀버스를 이용했는데 사람이 많아 추위에 30분이나 기다렸다”면서 “나중에 알고 보니 기사들이 점심 먹으러 가서 출발이 늦어졌다고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문연(61)씨는 “교통이 불편하다고 해서 울산에서 차를 끌고 어제 일찌감치 도착했는데 정작 잠잘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며 “2시간 동안 전화도 돌리고 직접 찾아다니다가 스타디움에서 차로 30분 떨어진 모텔을 구했는데 1박에 12만원이나 하더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스타디움 근처에는 올림픽 사상 최초 남북 공동 입장을 기념하기 위해 한반도기가 곳곳에 내걸렸다. 시민들도 한반도기를 손에 들거나 배낭에 꽂고 ‘평화 올림픽’을 기원했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일본에서 온 조총련 응원단 105명이 한반도기를 들고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했다. 재일교포 2세 김덕범(55)씨는 “평창올림픽을 통해서 우리 민족이 하나라는 것을 온 세상에 과시하고 싶다”면서 “12일까지 머무르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응원할 계획이다. 어렵게 함께했으니 우승까지 했으면 좋겠다”며 웃음 지었다. 평창올림픽은 남과 북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화합하는 자리였다. 티켓 판매소 앞에서 프랑스인, 독일인 친구와 함께 얼싸안고 환호를 지르던 홍성훈(59)씨는 “15년 전 독일에서 같이 일하며 인연을 이어 온 친구들이다”며 “작은 도시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어 감사하다. 이 친구들도 올림픽이 열린다니까 본국에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프랑스인 아크로우드는 “남한과 북한이 올림픽을 계기로 만나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개회식 시간이 다가오자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티켓 판매소 앞에서 헤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들에게 다가가 속삭이는 암표상들도 덩달아 기승을 부렸다. 심지어 외국 암표상들도 “티켓 3장에 1000달러”를 외치며 흥정했다. 개회식이 끝나기 20분 전부터 혼잡을 피하려는 관객들이 하나 둘씩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미국인 신디 베즈피어티(62)는 “손 핫팩, 핫팩 방석 등을 받았지만 자리가 좁아서 이용하기 번거로웠다”면서도 “하지만 시각 효과가 멋있어서 추위를 참고 볼 만 했다”고 말했다. 관객들은 개회식에서 한국의 문화를 전 세계에 선보이고 평화를 지향하는 올림픽을 강조한 점이 인상 깊었다고 입을 모았다. 친정어머니와 아들, 딸과 함께 온 박모(36)씨는 “처음에 어린아이 다섯이 백호를 불러내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을 상징하는 동물이라고 할 수 있는 호랑이을 세련되게 표현한 것 같다”면서도 “선수단이 나올 때 조용필, 레드벨벳 곡 등 케이팝이 나왔는데 우리는 신났지만 외국인에게도 통했을 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호(60)씨는 “불빛 조명을 활용한 공연을 통해 한국이 IT 강국이라는 점을 세계에 널리 알린 것 같다”며 “아울러 한반도기를 들고 남북 선수들이 입장할 때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감명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온 제시카 만(27)은 “평화를 의미하는 것 같아 인상 깊었다”고 평했다. 평창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평창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국가가 기지촌 만들고 성매매 조장” 첫 전원 배상 판결

    “국가가 기지촌 만들고 성매매 조장” 첫 전원 배상 판결

    국가가 주한미군 기지촌을 운영·관리하면서 성매매를 조장하고 정당화하는 등 성매매를 방조한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서울고법 민사22부(부장 이범균)는 8일 이모씨 등 117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정부는 원고 전원에게 각 300만원과 700만원의 위자료와 그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난해 1월 1심 원고 120명 중 57명에 대해서만 500만원씩을 지급하라는 1심 선고에 비해 배상액이 더 늘었고, 국가의 배상 책임 범위도 더 넓어졌다. 재판부는 “정부는 원고들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성(性)으로 표상되는 인격 자체를 국가적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삼았다”면서 “자발적으로 기지촌 성매매를 시작했다 하더라도 정부가 이를 이용해 원고들의 성과 인간적 존엄성을 군사동맹의 공고화나 외화 획득 수단으로 삼아 원고들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74명의 피해여성에게 국가가 각 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했고, 1심과 달리 전염병예방법 시행 이후에도 낙검자 수용소(일명 ‘몽키하우스’)에 격리된 여성들에 대해서도 국가의 책임을 인정해 43명에게 각 3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의 불법적인 기지촌 조성과 운영·관리, 조직적이고 폭력적인 성병 관리, 성매매 정당화·조장 등 위법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과거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경찰 등에서 작성한 공문에 따르면 정부가 전국의 기지촌 시설이나 성매매 행위를 ‘개선’하고자 했고, 기지촌 위안부에게 이른바 ‘애국교육’을 실시하며 “외화를 벌어들이는 애국자”로 추켜세우는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성매매를 조장했다는 것이다. 다만 국가가 일반적인 국민 보호 의무를 위반했고, 불법행위를 단속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씨 등은 1957년부터 1990년대까지 국내 미군기지 근처 기지촌에서 미군을 상대로 한 성매매에 종사한 여성들이다. 이들은 정부가 기지촌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방치하고 폭력적으로 성병 관리를 해 신체적·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2014년 1인당 1000만원씩 배상해 달라고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은 기지촌 조성 자체는 불법행위로 인정하지 않았고, 1977년 전염병예방법이 시행되기 전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여성들을 낙검자 수용소에 격리한 것에 대해서만 불법을 인정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행위 시점과 무관하게 ‘토벌·컨택(보건증 미소지자 또는 외국군이 성매매 상대방으로 지목한 기지촌 위안부들을 수용소로 끌고 간 행위)’의 계기로 낙검자 수용소에 끌려 온 위안부들을 의료전문가 진단 없이 강제 격리 수용한 뒤 신체적 부작용의 가능성이 큰 페니실린을 무차별적으로 투약한 것은 헌법상의 비례원칙을 벗어난다”면서 “인권 존중 의무에 위배되고 객관적 정당성을 결여한 행위로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법정에서 선고를 지켜보던 기지촌 피해자들은 재판장의 판결 선고가 끝나자마자 곳곳에서 울음을 터뜨리며 서로를 부둥켜 안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열악한 올림픽 자원봉사 환경 개선하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정선·강릉의 겨울 날씨는 상상을 초월한다. 해발 600~800m에 이르는 동계올림픽 개최지는 당연히 비슷한 위도의 중부지방 평지보다 5도 이상 기온이 낮다. 어제도 서울의 최저기온 영하 13.3도였지만, 개폐회식장이 지척인 대관령의 최저기온은 영하 23.1도를 기록했다. 여기에 태백산맥의 산바람과 동해의 바닷바람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대관령의 강풍은 히말라야의 8000m 준봉에 오른 경험이 있는 전문 산악인들조차 “경험해 본 적이 많지 않다”며 머리를 흔들 정도다. 당연히 체감기온은 훨씬 낮을 수밖에 없다. 강릉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기상청이 발표하는 기온은 대관령보다 조금 높지만 강한 바람은 다르지 않은 만큼 대부분 야외에서 일해야 하는 자원봉사자들의 고통은 만만치가 않다. 물론 그제 강릉솔향수목원에서 만난 미디어아트쇼 ‘청산별곡’의 젊은 자원봉사자들은 이런 열악한 환경에 조금도 개의치 않는 모습으로 씩씩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나마 시원치 않은 성능의 온풍기는 관람객 몫이었고, 자원봉사자들은 추위에 그대로 노출된 채 방한복 하나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들의 모습이 안쓰러워 일부 관람객은 온풍기 앞에 서기를 주저할 지경이었다. 이번 대회 자원봉사자는 1만 5193명에 이른다. 애초 자원봉사자 모집에는 무려 9만명이 넘게 지원했다니 놀라울 뿐이다. 자원봉사자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가치 있는 봉사활동이기 때문”이라는 지원 동기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그렇게 치열한 경쟁을 뚫고 뽑혔음에도 막상 현장에 배치된 뒤에는 회의가 적지 않다니 안타깝다. 그럼에도 자원봉사자들은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현장의 자연 여건과 개선이 쉽지 않은 열악할 숙소의 문제는 그렇다 해도 셔틀버스 배차 시간조차 해결하지 못해 한 시간씩 기다리게 만드는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의 근무 환경은 동계훈련에 나선 특전사 장병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원봉사자들의 애국심이 특전사 장병들의 그것에 못지않다고 해서 비슷한 수준의 인내를 요구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호소문’을 내고 “자원봉사자들의 불편을 시정하고 사기진작 방안을 꾸준히 마련해 나가겠다”고 약속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 ‘호소문’도 불편을 보도하는 언론이 아닌 불편을 겪는 당사자인 자원봉사자를 상대로 냈어야 했다. 조직위원회의 근본적인 의식 전환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 “독특한 알앤비 곡”…나얼 ‘베이비 펑크’ 티저 영상

    “독특한 알앤비 곡”…나얼 ‘베이비 펑크’ 티저 영상

    가수 나얼이 세 번째 싱글 ‘베이비 펑크’(BABY FUNK)의 티저 영상을 6일 공개했다. 공개된 티저 영상에는 펑크 사운드와 함께 디스코적 요소가 더해져 흥겨움을 이끌어 낸다. 여기에 나얼의 그루브 넘치는 보컬이 울려 퍼지며 듣는 이의 귀를 단숨에 사로잡는다. 멜로디에 맞춰 선보이는 흑인 댄서의 흥겨운 춤사위도 눈길을 끈다. ‘베이비 펑크’는 펑크 가치의 연장선에 자리하고 있지만, 사운드는 80년대 모던 소울에 가깝다. 나얼은 곡에 대해 “제목이 펑크지만 사실 흑인스러운 독특한 R&B 곡이다”라고 전했다. 나얼의 세 번째 싱글은 마돈나, 빌리 조엘, 노라 존스와 작업한 미국 스털링 사운드의 세계적인 마스터링 엔지니어 테드 젠슨(Ted Jensen)이 마스터링을 맡아 곡의 완성도를 더했다. ‘베이비 펑크’ 뮤직비디오는 나얼과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오랜 파트너 송원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곡에 어울리는 영상미를 담고자 미국에서 모든 촬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얼은 세 번째 싱글 ‘베이비 펑크’는 오는 8일 오후 6시에 발매된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바람아 멈추어 다오

    “‘콜드(Cold) 평창’보다 ‘윈디(Windy) 평창’으로 불러야 할 것 같네요.” 역대 가장 추운 올림픽으로 기록될 듯한 평창 대회에선 강한 바람도 외국인들의 기억에 남을 전망이다. 태풍과 맞먹는 강풍이 체감온도를 더욱 떨어뜨리며 가히 동장군이라 할 매서운 추위를 선보이고 있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림픽 베뉴(경기장 및 시설)가 몰려 있는 평창군 대관령면의 지난 5일 최대풍속은 초속 14.5m로 측정됐다. 열대성 저기압과 태풍을 구분하는 기준이 초속 17m(최대 풍속)인 걸 감안하면 태풍에 버금가는 바람인 것이다. 이날 평창선수촌에서 열린 휴전벽 제막식 행사가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정도의 강풍이었다. 천막으로 덮인 선수촌 플라자 지붕은 강한 바람에 천둥을 맞은 것처럼 울렸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2도까지 떨어진 데다 바람 탓에 한층 춥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기상청의 계산표를 보면 영하 20도에서 초속 14m의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영하 35도에 달한다. 영동과 영서를 가르는 태백산맥에 자리한 대관령엔 산악지역 특성상 바람이 많다. 기록엔 1991년엔 초속 34.2m의 강풍이 불었다고 나온다. 태풍 중에도 ‘강한 태풍’의 바람 세기다. 눈과 얼음이 집이나 다름없는 선수들도 강풍을 동반한 평창 추위엔 고개를 흔든다. 안젤라 루기에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장은 “난 아이스하키 선수를 지냈지만 평창에선 얼겠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지붕이 없는 스타디움에서 개회식을 해야 하는 조직위도 바람 때문에 걱정이다. 개회식이 열리는 오는 9일에는 좀 풀린 날씨라 최저 영하 11도, 최고 0도로 예보됐다. 그러나 지금처럼 바람이 거세게 불면 관중과 선수, 운영인력 모두 추위와 사투를 벌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평창 올림픽플라자 콘서트에선 6명이 저체온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당시 평창 기온은 영상 3.4도로 높은 편이었지만, 초속 8m의 바람 탓에 체감온도가 뚝 떨어졌다. 평창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353일 만에 삼성 경영공백 해소…M&Aㆍ미래 청사진 속도전

    353일 만에 삼성 경영공백 해소…M&Aㆍ미래 청사진 속도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석방으로 삼성그룹은 1년 가까이 지속됐던 경영 공백을 해소하고, 글로벌 투자 확대, 해외 네트워크 회복에 속력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당분간 자숙하는 가운데서도 그룹 차원의 신뢰 회복 방안과 ‘제3창업’에 버금가는 미래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삼성그룹 관계자는 5일 “석방 자체로 당장 경영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리더십 공백 장기화에 따른 국내외 우려를 불식하고, 지난해 전무했던 대형 투자, 인수합병(M&A) 등 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이 부회장이 출소 후 맨 먼저 한 일은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에게 ‘인사’하러 간 것이었다. 4년 전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진 이 회장은 지금까지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이다. 이 부회장은 출소 직후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아버지께 인사드리러 가야 한다”며 서둘러 차에 올라탔다. 잠깐 미소를 지었다가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내 굳은 표정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병원에 들어가기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저를 돌아볼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고 열심히 하겠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법 위에 돈이라는 지적도 있다’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를 만난 뒤 곧바로 한남동 자택으로 귀가했다.이번 판결에 부정적인 여론도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은 당분간 극도로 행동을 조심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대외 행사를 통해 이 부회장이 ‘제3창업’ 선언으로 삼성의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2일은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탄생일이다. 3월은 그룹 전신인 삼성상회 설립 80주년이자 이 회장이 ‘제2창업’ 선언으로 글로벌 삼성을 탄생시킨 지 30주년을 맞는 달이다.경영 스타일 변화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다음달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상 첫 주식 액면분할 의결에 이어 이 부회장이 총수에 의존하는 경영 구도를 주주 및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전면 쇄신할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의 경우 2~3명의 사외이사를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교체하는 등 이사회의 다양성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투자와 고용 확대 방안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동차 전자장비 업체 ‘하만’ 이후 이렇다 할 M&A가 없었다. 반도체 호황 이후 미래 먹거리 대비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 부회장의 손발이 묶여 있는 동안 보아오포럼 등 해외 네트워크 또한 멈춰 서다시피 했다. 정부 정책에 부응해 대규모 투자와 이에 따른 고용 확대안이 기대된다.사회환원책의 수위도 관심거리다. 재판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헌신’, ‘나누는 참된 기업인’, ‘사회에 대한 보답’을 수차례 언급했다. 이 회장의 ‘차명재산 사회환원’ 약속 후속 조치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차명재산을 실명 전환한 뒤 누락된 세금을 완납하고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다. 재계는 “경제 전반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행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중요한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의 용기와 현명함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개장 직후 3.56% 급락하며 230만원까지 밀렸으나 이 부회장의 집행유예 소식에 전날보다 1만 1000원(0.46%) 오른 239만 6000원에 마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이재용 석방에 들끓는 국민 청원…‘근조리본 사법부’ 시위도

    이재용 석방에 들끓는 국민 청원…‘근조리본 사법부’ 시위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측근 최순실씨에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법부 개혁을 요구하는 글이 다수 등록됐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사법부 앞에 근조리본(▶◀)을 표시한 게시물을 올리는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이날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받은 이 부회장의 형량을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으로 낮춘 사법부에 불만을 제기하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청원인 A는 ‘사법부를 해체하고 국민 선출 판사 제도로 바꿔달라’는 글에서 “판사 개인 때문에 국가 법 질서가 흔들린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사법부를 해체하고 중대범죄에 대해서는 국민이 선출한 판사가 재판하도록 해 달라”면서 “아니면 인공지능 사법 시스템을 개발해서 인공지능이 중립적으로 재판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청원인 B는 이 부회장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정형식 부장판사의 퇴진을 요구하는 청원을 등록했다. 이 청원인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 두번 다시는 삼성과 박근혜, 최순실 같은 정경유착의 불법 행위를 보지 않게 될 거란 희망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면서 “하지만 오늘 다시 한 번 좌절 앞에 무릎을 꿇었다. 1심 선고를 99% 파기한 항소심 판결, 혹시나 했으니 역시나였다”라고 적었다. 이어 “권력은 잘 나갈 때 한때지만 돈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사법부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청원인 C는 “현재 판사들이 진을 치고 있는 한 촛불로 이룩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은 구호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대법원 판사, 영장 전담 판사, 모든 판사, 검사, 사법부 전체의 물갈이를 원한다”고 요청했다. 청원인 D는 “지난 겨울 촛불을 들고 적폐 청산을 크게 외치고, 할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도 보았는데 대통령 하나 바뀐 것 말고는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면서 “저런 판결을 하는 사법부는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한 거라고 또 허울 좋은 말로 넘어갈 것이다. 돈 없고 힘 없는 사람이 죄라면 죄”라고 적었다. 일부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사법부의 판결에 항의하는 뜻에서 게시물 앞에 ‘▶◀사법부’를 달아 글을 올리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7일까지 춥다…남은 겨울 긴 추위 없을 듯”

    “7일까지 춥다…남은 겨울 긴 추위 없을 듯”

    한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강추위는 7일까지 이어지다가 8일부터 평년 수준을 회복하겠다.기상청에 따르면 5일 오전 11시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내린 가운데 서울의 수은주는 -8.5도를 가리키고 있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전국 54개 관측 지점에서 모두 영하권으로 떨어졌다. 당분간 강추위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7일 낮부터는 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차차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6일 아침 최저기온은 -21∼7도, 낮 최고기온은 -8∼0도 수준에 그치겠다. 7일에도 아침 최저기온은 -21∼-6도로 춥겠지만, 낮 최고기온은 -4∼4도로 다소 오를 전망이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의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북극 한기의 남하를 막는 제트기류는 북극과 중위도의 기온차가 클수록 강해진다”며 “온난화로 기온차가 줄어 제트기류가 약해졌고, 그 축을 따라 북극의 한기가 대거 남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7일 이후 평년 기온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남은 겨울 동안에는 닷새 이상의 긴 추위는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반 센터장은 “북극 한파가 강한 상태에서 대기 상층에 저기압까지 발달해 한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은 것이 긴 한파의 원인”이라며 “3월까지도 꽃샘추위로 추울 수는 있겠지만 남은 겨울에는 2∼3일의 짧은 주기로만 추울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의자 팔걸이까지 26명 외빈 맞춤…우리는 ‘평창 의전공무원’입니다

    [커버스토리] 의자 팔걸이까지 26명 외빈 맞춤…우리는 ‘평창 의전공무원’입니다

    ‘의전 공무원’이란 직렬이 있는 건 아니다. 그래도 대부분 공무원의 업무에는 직간접적으로 의전이 들어 있다. 특히 외국 귀빈과의 관계에서 의전은 첫인상이자 상대에게 자국의 입장을 전달하는 수단이다. 귀빈의 악수, 식사, 방문지뿐 아니라 돌발 행동까지 의전상 계획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는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등을 비롯해 21개국 26명의 각국 정상급 인사가 방문한다. 이들의 의전을 위해 지난달 8일 130여명 규모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정상급 의전태스크포스’(TF)가 발족했다. 평창올림픽 의전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을 만나 ‘의전의 세계’에 대해 들어 봤다.# 이욱현 의전장 “잠 못 자도 무탈하면 감사”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참석했을 때 의전 실무진이 5일간 총 10시간이나 잤을까요. 몸이 힘들죠. 그래도 의전이란 게 무탈하면 성공입니다. 즉 잘하면 본전이지만, 실수가 있으면 잘못이 크게 두드러지죠. 게다가 아무리 준비해도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의전을 담당하는 공무원은 그래서 책임감과 순발력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작은 부분을 맡아도 소홀해선 안 됩니다.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요.” 지난 1일 서울 광화문 외교부 청사에서 만난 이욱현(58) 외교부 의전장은 간략하게 의전만의 업무 특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최선을 다한 뒤 결과는 하늘이 만든다.” 사실 의전은 무탈하면 감사한 일이다. 돌발 상황까지 준비하려 애쓰지만, 시간은 촉박하다. 인력으로 통제할 수 없는 변수도 있다. 대표적인 게 날씨다. 다만, 날씨의 변덕은 행사를 망치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 印尼 방문 때 비… 양국 정상 우산 씌워 줘 훈훈 지난해 11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고자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환영회를 열었다. 본래 외부 행사였지만, 비가 와 대통령궁에서 열렸다. 다행히 곧 비가 잦아들어 식수 행사는 야외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작 식수를 할 때가 되자 다시 비가 굵게 변했다. 날씨가 행사를 망쳤다고 생각하는 순간 문 대통령이 흙을 담으려 삽을 들었고, 위도도 대통령이 우산을 직접 받쳐 주었다. 문 대통령도 반대로 삽을 든 위도도 대통령에게 우산을 씌워 주웠고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한 장면으로 기록됐다. 날씨가 의전 공무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한 날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외교에 집중한다. 정상이나 장관들이 외국을 방문할 때 그 나라 국민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며 신뢰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 의전장은 “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시장에 가고, 지난해 말 중국 방문할 때 서민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 올림픽 의전 특별대우보다 세심한 배려 초점 평창올림픽 의전도 눈에 크게 띄는 화려한 ‘특별대우’보다 실리적이고 따뜻한 ‘고품격 수행’을 지향한다. 외교부는 평창이 산악 지역이고 날씨가 추운 관계로 올림픽 개막식을 위해 방한모, 핫팩, 열선 가림막 등을 준비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관중에게 위화감을 줄 정도는 지양할 계획이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등 강대국 귀빈도 경호를 제외하고는 드러내 놓고 차별적 특별대우를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서울에서 개최했던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나 2012년 핵 안보정상회의보다 의전 준비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기존 행사는 각국 정상들이 서울 회의장에 모였지만, 평창올림픽은 지방에서 열리기 때문에 숙소도 제각각이다. 각국 정상의 입국 공항부터 경기 김포·인천·성남, 강원 양양 등으로 분산된다. 따라서 국내 교통편도 각기 다르게 마련해야 한다. 자국 선수단 응원, 각종 행사 참석, 개막식 및 실제 경기 관람 등 귀빈이 원하는 동선도 제각각이다. 24시간 이들을 수행하는 의전 공무원으로서 점검할 변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의전장은 “아무래도 평창이 눈이 많은 산악 지역이어서 교통편이 중요하다”며 “사륜구동 세단 차량을 제공하거나 개막식 당일에는 서울~평창 구간에 KTX 특별열차를 편성한다”고 말했다. 열차는 각국 정상마다 각각 한 량씩 제공한다. 그는 “중국 등 몇몇 정상급 인사들은 KTX를 이용해 이동하겠다고 전해 왔다”고 덧붙였다. 물론 양자 또는 다자간 회담·회의와 같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정상급이 만나는 경우는 따로 준비를 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6일부터 20일까지 각국 정상급 인사들을 만난다. 더 세밀한 의전이 필요하다. 고가의 수입 의자로 할지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쓸지 등을 정하고, 외국 귀빈의 체형에 맞는 의자 팔걸이 위치까지 챙긴다. 기호식품, 음주 여부, 알레르기, 기피 음식 등도 파악해야 한다. 이슬람 국가에서 온 귀빈이라면 돼지고기, 햄, 오징어, 문어 등은 금기 음식에 속한다. 채식주의자일 수도 있고 성별, 나이에 따라 선호하는 음식도 달라진다. 한식을 낸다면 대화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자 생선 가시나 고춧가루를 삼가기도 한다. 올림픽 경기장 안에서는 대부분의 의전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관하고, 경호 부문은 경찰 등이 맡기 때문에 유관기관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외교부 의전팀과 차량팀, 경찰청, 청와대 경호처 등이 유기적인 수행을 위해 손발을 맞추는 ‘기동훈련’도 반복적으로 했다. 지난 3일에는 각국 정상 역할을 직원을 배치해 종합적으로 실전 리허설을 진행했다. 특히 인터넷,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의 발달로 작은 실수도 큰 의전 실패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 전화통 내내 붙들고 공항ㆍ경기장 사전 답사 의전 실무는 의전 TF가 맡으며, 이미 1개월 이상 외교부 청사 1층에 설치된 임시 사무실에서 준비 작업을 해 왔다. 130여명의 TF에는 지난 1월 신임 외교관 임명을 받은 외무사무관(국립외교원 4기) 31명, 오는 5월 외교원을 수료하는 외무영사직(7급) 34명, 민간지원요원 19명 등이 포함돼 있다. 민간지원요원은 공모로 선발했는데 19명 모집에 250여명이 몰려 약 1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의전 경험이 있는 해외 공관의 외교관들도 합류한 상태다. 이들은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 대사관과 외교부가 귀빈의 교통편, 음식, 개별 일정 등을 조율할 수 있도록 중간 연락사무소 역할을 한다. 이런 역할을 외교가에선 ‘리에종’(liaison·연결이라는 의미의 프랑스어)이라고 부른다. 또 우리나라에 도착한 외국 귀빈을 24시간 수행해야 한다. G20이나 핵안보정상회의처럼 큰 국제 행사가 있으면 초임 사무관 전체가 외빈 의전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겐 특별한 경험이다. 김혜린(25·여) 초임 외무사무관은 “국가마다 다르긴 한데 지속적으로 대사관과 연락을 취하며 그쪽의 요구 사항이나 일정을 추가한다”며 “또 이를 통해 외빈 영접 계획을 수립하고 점검하고 수정한다”고 말했다. 실제 곳곳에서 대사관과 일정을 주고받는 통화가 이뤄지면서 사무실은 바삐 돌아갔다. 외교부 관계자는 “꼼꼼한 의전을 위해 TF가 평창올림픽 경기시설 및 인천국제공항 등을 직접 찾는 등 현장을 둘러봤다”고 전했다. 김 사무관은 “사실 국가적 행사가 시작돼야 언론 보도도 나오고 국민이 관심을 두는데, 이곳에서 일해 보니 그전에 수많은 노력을 해야 매끄럽게 진행되는 것이었다”며 “시간을 다투면서도 정확히 일을 처리해야 하는 점은 힘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 13대1 경쟁 뚫은 민간요원 “책임감만큼 보람” 외국 정상들의 출입국 업무를 담당하는 출입국 팀에서 일하는 민간지원요원인 박찬서(23·경희대 4학년)씨는 “국가행사이다 보니 아무래도 책임감이나 부담감이 있지만 그만큼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장기적으로 육성된 의전 전문가가 없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 수십 년간 의전업무를 맡은 경우가 꽤 있어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행사가 많아지면서 적은 수라도 의전 전문 공무원을 육성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구테흐스 유엔총장 “北 이번 기회 놓치지 말라”

    구테흐스 유엔총장 “北 이번 기회 놓치지 말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에 대해 “이번 기회를 잡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림픽으로 조성된 긴장 완화 모드를 이어 갈 수 있도록 추가 핵·미사일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구테흐스 총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인터뷰를 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행위도 매우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월 취임한 구테흐스 총장이 한국 특파원단과 별도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르투갈 총리 등의 자격으로 서너 차례 한국을 방문한 구테흐스 총장은 이번 주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유엔 총장 자격으로는 첫 방한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남북 간 교류 확대는 긍정적이고, 특히 남북 군사핫라인(서해 군통신선)을 다시 구축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올림픽은 그 자체로서 중요한 시그널이고 중대한 진전을 이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북·미 간 의미 있는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유엔의 대북 역할론과 관련해 “유엔 역할은 평화의 메신저, 다리를 놓는 조정자”라며 “무엇보다 한반도의 평화적 비핵화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의 단합을 통해서만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대북 ‘코피전략’(정밀 타격)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선 “유엔은 한반도 위기의 평화적 해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위기에 대한 ‘좋은’ 군사적 해법이라는 것도 매우 비극적인 상황의 시작”이라고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뉴욕 연합뉴스
  • ‘백년손님’ 신유, “장모님 생신이 언제냐” 기습 질문에 ‘진땀 뻘뻘’

    ‘백년손님’ 신유, “장모님 생신이 언제냐” 기습 질문에 ‘진땀 뻘뻘’

    ‘백년손님’ 신유가 29일차 사위로 출연해 혹독한 사위 신고식을 치른다. 마라도 박서방이 장모 박여사의 생일을 위해 준비한 특급 이벤트가 스튜디오에 공개되자 패널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박서방이 장모 박여사를 생각하는 마음에 모두가 감동받은 것이다. 이에 MC 김원희는 갓 결혼한 새신랑 신유에게 “신유씨의 장모님도 사위의 이벤트를 기대할지도 모른다”며 기습 공격에 들어갔다. 생각할 틈도 없이 나온 “장모님의 생신은 언제냐”는 질문에 신유는 마치 ‘일시정지’ 버튼을 눌린 것처럼 굳어 버렸다. 뿐만 아니라 “장모님 연세는 얼마나 되냐”는 뒤이은 기습 질문에도 대답하지 못하고 당황하기만 했다. 결혼한 지 갓 29일 차 된 신입 사위 신유가 ‘백년손님’의 혹독한 사위 신고식에 진땀을 뺀 것이다. MC 김원희는 문제 사위라며 고개를 저었지만 ‘어머님들의 아이돌’인 신유의 훈훈한 외모에 푹 빠진 ‘백년손님’ 아내들은 환하게 웃으며 “괜찮다”, “20년째 장모 생일 모르는 사위도 있다”고 말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가수 신유는 남다른 팬들의 사랑에 대해서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아이돌 못지않게 많은 누님 팬들을 거느린 그는 각종 김치며 목에 좋은 도라지 등 누님들의 사랑을 넘치게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MC 김원희가 “팬분들 중에 무형문화재이신 분도 계시다고 들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신유는 “아주 특별한 선물을 주셨다”고 답해 패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한편, SBS ‘백년손님’은 3일 오후 6시 20분에 방송된다. 사진=SBS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삼성 브랜드 가치 100조… ‘세계 4위 ’ 껑충

    삼성그룹의 브랜드 가치가 100조원으로 평가됐다. 세계 4위로 지난해보다 2계단 뛰어올랐다. 로벌 브랜드 평가업체인 ‘브랜드 파이낸스’가 최근 발표한 ‘세계 500대 브랜드 2018’에 따르면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923억 달러(약 100조원)다. 6위였던 지난해(662억 달러)보다 39% 올랐다. 아시아 기업 중에서는 최고 순위다. 브랜드 파이낸스 측은 “갤럭시S8, 노트8 등 스마트폰 신제품 호조로 삼성의 매출이 급증했다”면서 “부단한 첨단기술 개발 노력과 ‘불가능한 것을 하라’(Do What You Can’t)는 브랜드 철학이 소비자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브랜드 가치 1위는 미국 기업 아마존(1508억 달러)이 차지했다. 작년보다 42%나 오르면서 3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위였던 구글(1209억 달러)은 3위로 떨어졌고, 애플(1463억 달러)은 변동 없이 2위를 지켰다. 페이스북, AT&T, 마이크로소프트(MS), 버라이즌, 월마트 등 미국 업체들이 삼성의 뒤를 이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브랜드 가치(178억 달러)가 24% 떨어졌다. 순위도 43위에서 79위로 급락했다. 반면 LG그룹(168억 달러)은 111위에서 88위로 오르며 10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 SK그룹(113위), KT(335위), 하이닉스반도체(340위), 한국전력(349위), 기아차(385위), KB금융그룹(387위), 롯데그룹(409위), 두산그룹(433위), CJ그룹(441위), GS그룹(459위) 등이 500대 기업에 들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교회 폭파 철거ㆍ승려 쿼터제… 한층 가혹해지는 중국의 종교 탄압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교회 폭파 철거ㆍ승려 쿼터제… 한층 가혹해지는 중국의 종교 탄압

    중국 정부의 종교 탄압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이 이달부터 종교 활동의 규제를 강화한 새 조례를 시행하는 한편 티베트 불교 사원의 인사·재정 등 모든 업무를 틀어쥐고 철저히 통제하고, 교회를 폭파해 철거해 버리는 ‘종교적 테러’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국제인권감시기구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달 24일 중국 정부가 쓰촨(四川)성 간무(甘牧) 장족(藏族)자치주 라룽가(喇榮噶)의 세계 최대 티베트 불교 사원에 200명에 이르는 공산당 간부와 관리들을 긴급 파견해 사원의 인사·행정·재무 등 모든 업무를 장악해 종교 활동을 면밀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라룽가 사원은 일정 쿼터 한도 내에서만 새 승려를 모집할 수 있으며, 승려가 되려면 정부의 실명 인증 작업을 거쳐야 하는 등 새로운 규제도 도입했다. 소피 리처드슨 휴먼라이츠워치 중국국장은 “중국 정부가 사원을 점령하려는 것은 단순히 이 지역의 인구를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종교 활동을 일일이 감시하려는 목적”이라며 “이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일 뿐 아니라 중국 정부를 향한 분노를 더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교회 탄압 민원 내러 갔다가 되레 7년 옥살이 라룽가 지역은 중국 정부가 2016년 7월 인구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이유로 8개월간에 걸쳐 대대적으로 사원 파괴 작업을 벌여 논란을 빚었던 곳이다. 중국 정부는 당시 이 지역의 인구를 1만명에서 5000명으로 줄여야 한다는 목표를 발표하면서 “낡은 건물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궁색한 주장한 내놓은 바 있다. 중국 정부는 1950년대 이후 간단없이 티베트 지역에 군대를 파견해 사원 점령·파괴 작업을 거듭해 왔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9일 산시(山西)성 린펀(臨汾)시 푸산(浮山)현에서 기독교 교회 진덩탕(金燈堂) 건물을 폭파해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당국은 교회 측 동의를 받거나 사전 통지하는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 진덩탕은 2004년 완공된 대형 교회지만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싼쯔(三自) 애국교회 소속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산당 세속 정권의 통제를 따르기를 거부하는 일반 교회들은 진덩탕 같은 이른바 지하 예배당을 모임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이 교회 양룽리(楊榮麗) 목사는 현지 경찰들이 7일 오전부터 교회를 에워싼 뒤 신도들의 접근과 진입을 막고 중장비를 동원해 철거 준비작업을 하더니 오후 들어 교회 주변에 폭약을 설치하고 교회 건물을 폭파했다고 전했다. 린펀시 정부는 교회 주변에 경계선을 치고 신도 및 주민들의 접근과 사진 촬영을 막았으며 이들에게 교회 철거 소식을 외부에 알리지 말고 기자들의 취재에도 응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린펀시 정부는 이 교회 부지의 개발 가치를 간파하고 양 목사 등에게 토지 인수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뒤 무장 경찰을 동원해 건물을 포위하는 등 압력을 가했다. 양 목사 등이 상급기관인 산시성 정부에 민원을 제기하러 갔다가 되레 공안에 구금됐다. 양 목사는 불법 농지점용 및 교통질서 혼란죄로 7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2016년 10월에야 석방됐다. 진덩탕교회의 폭파 철거는 이전보다 강화된 종교사무조례 시행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기에 이뤄져 주목된다. 이런 사건들을 빌미로 당국은 비공식 파견된 외국 선교사들에 대한 비자 관리를 강화하거나 비관영 지하 교회나 가정 예배당에 대한 전면 탄압에 나설 공산이 크다. 중국 내 기독교 지하 교회들의 위축이 우려되는 이유다. 중국 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對華援助協會) 멍위안신(孟元新) 연구원은 “과거 탈레반의 바미안석불 폭파 파괴를 연상시키는 처사”라고 비판했다.●교회 내부 CCTV 강제 설치… 십자가는 철거 지난해 봄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 핑양(平陽)현과 웨칭(樂靑)시에서는 성 정부가 고용한 사람들이 강제로 교회에 진입해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성 정부 고용 인원의 강제 CCTV 설치에 항의하며 시위에 나섰던 일부 신도들은 공안에 곧바로 체포됐다. 이와 함께 불법 건축물을 단속한다는 구실로 2014년 이후 핑양현 100여곳을 비롯해 융자(永嘉)현과 창난(蒼南)현, 츠시(慈溪)·닝보(寧波)·리수이(麗水)시 교회 1800곳의 십자가를 강제 철거했다.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원저우시는 주민 800만명 중 100만명 정도가 기독교도인 중국 최대의 기독교 도시다. ●교회 헌금 압수… 집회 30일 전 신고ㆍ승인 받아야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이달부터 종교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종교사무조례’를 시행함으로써 종교 탄압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 조례의 주요 내용은 ▲해외로부터 오는 선교 자금은 10만 위안을 넘을 수 없으며 ▲종교단체를 설립하려면 중국 사회단체가 관리하는 규정에 따라 등록돼야 하며 ▲등록되지 않은 종교 단체와 기관, 활동 장소로 분류되는 곳에서는 종교 교육·훈련을 수행할 수 없고 ▲비종교 단체가 인민들의 종교 교육·회의·활동을 조직해서는 안 되며 ▲대형 집회는 30일 이전에 신고해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허가 없이 종교활동을 하면 10만~30만 위안의 벌금이 부과되며 ▲가정교회의 헌금 수입 등은 압수한다는 것 등이다. 또 일선 기관의 종교인·종교단체 감시를 강화하고 불법 종교행사에 장소를 제공하면 최대 20만 위안의 벌금을 물리고, 미승인 교육시설이 종교 활동에 이용되면 인가를 취소하는 것 등도 포함한다. 왕쭤안(王作安) 국가종교국장은 새해 업무계획을 통해 종교사무관리의 지도 체계를 한층 완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왕 국장은 인터넷 종교정보 서비스 관리, 임시 종교활동 장소 심의관리, 교육기관 설립 방안, 교육기관의 외국인 채용 방법 등에 대한 규정을 새롭게 만들 계획이라고 밝혀 종교 통제를 강화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중국 정부가 종교를 용인하지 않는 이유는 대략 세 가지다. 첫째는 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다. 카를 마르크스가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외친 만큼 중국과 종교는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음을 암시한다.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종교는 지배계급의 착취를 용이하게 하는 도구일 뿐이다. 둘째는 종교가 외세의 침략 도구로 이용됐던 역사적 피해 사실 탓이다. 아편전쟁 등 서양 제국주의 세력의 침탈로 만신창이가 된 중국으로서는 종교를 ‘구세주’로 보기보다 ‘사탄’으로 여긴다. 마지막으로 소수민족의 분리독립운동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의 불교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이슬람교는 이들 민족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서구사상 통로 기독교ㆍ이슬람 극단주의 경계 이런 까닭에 중국 정부는 끊임없이 공산당원을 향해 종교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왕쭤안 국장은 지난해 “공산당원은 종교적 신앙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이는 전 당원에 해당되는 레드라인(금지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산당원은 굳건한 마르크스레닌주의 무신론자로서 당의 규율을 따르고 당의 신념을 유지해야 한다”며 “종교를 가진 당원은 사상교육을 통해 종교를 포기하도록 하고 저항하면 당 조직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국장은 특히 “경제 발전이나 문화 다양성의 명목으로 당·정 지도 간부가 종교를 지원하거나 관여하는 행위도 금지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서구 사상의 전파 통로로 여기는 기독교 인구의 증가와 신장위구르 지역에 만연한 이슬람 극단주의를 극도로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khkim@seoul.co.kr
  • 대전ㆍ공주ㆍ청주 택시들 “세종시 영업 문 열어주세요”

    대전ㆍ공주ㆍ청주 택시들 “세종시 영업 문 열어주세요”

    “우리 동네 시민들이 옮겨가 세종시 인구를 채우고 있으니 세종시에서도 택시 영업을 하게 해 달라.”세종시가 날로 몸집을 키우며 블랙홀처럼 인근 지역 주민들을 빨아들여 택시 승객이 줄자 대전, 충남 공주, 충북 청주 등의 택시기사들이 세종시에서도 영업을 하게 해 달라는 민원을 쏟아내고 있다.원래 택시는 소속 지자체 구역 안에서만 영업이 가능하며, 다른 지자체 구역 안에서의 영업은 해당 광역자치단체끼리 합의해야 가능하다. 만약 광역단체끼리도 합의를 못하면 국토교통부 사업구역조정심의위원회에 강제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 충남 공주시 김진영 주무관은 1일 지역 내 회사 및 개인 택시업자들이 “택시를 줄이지 못하면 세종시와 사업구역을 통합해 달라”고 건의해 왔다며 “(상위 지자체인) 충남도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공주시에는 택시 369대(개인 244, 회사 125)가 있다. 인구가 10만 8432명으로 294명에 1대꼴이다. 공주시는 2012년 7월 세종시가 공주 일부를 포함해 출범하면서 인구는 11만 9000여명으로 1만명 가까이 줄었으나 택시는 13대밖에 줄지 않았다. 이후로도 시민 1만명이 세종시로 이사했다. 김 주무관은 “공주는 주말에도 관광객 외에 유동인구가 적어 택시 손님이 뜸하다”고 했다. 대전 택시기사들은 지난해 10월부터 택시에 ‘세종시=행정수도 개헌 반대’라고 쓴 스티커를 붙이고 다닌다. 대전 시내에 플래카드도 내걸었다. 이들은 “대전에서 이사 간 시민이 세종시 인구의 4분의1을 차지한다”며 세종시와의 택시구역 통합을 요구했다. 대전에서 손님을 태우고 세종시에 갈 수 있지만 돌아올 때 승강장에서 손님을 받지 못하는 걸 풀자는 것이다. 2012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세종시로 거주지를 옮긴 대전시민은 7만 80명으로 세종시의 현 인구 28만 7317명과 비교해도 4분의1이나 된다. 인구 150만 2227명인 대전의 택시는 현재 8666대(개인 5354·회사 3312)로, 대당 173명밖에 되지 않는다. 전국 평균 210명에 한참 못 미친다. 대전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대전시민이 급격히 세종시로 이주하면서 수입이 줄어 택시기사 구하기도 힘들다”면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스티커를 떼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주 택시기사들도 KTX 오송역(청주)에서 손님을 태워 세종시에 자주 가지만 청주로 돌아올 때는 대부분 빈 차로 돌아온다며 영업구역 통합을 요구한다. 이선우 청주시 택시운수팀장은 “제한적 영업 허용을 요구했지만 그마저 관철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청주 택시는 4143대(개인 2537·회사 1606)로 주민 205명당 1대다. 반면 세종시는 택시 수가 342대(개인 218·회사 124)로 주민 840명당 1대꼴이다. 전국 평균의 4배나 되는 셈으로, 택시를 이용할 주민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그러나 세종시 택시업계는 “왜 남의 밥그릇에 숟가락을 얹으려고 하느냐”면서 사업구역 통합에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국토부 앞에서 집단시위도 벌였다. 이진승 세종시 교통정책계장은 “세종시도 주말이면 공무원이 서울로 많이 올라가 장사가 늘 잘되는 게 아니다”라며 “충청권 상생도 좋지만, 그렇다고 한 지역만 허용해 줄 수도 없어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北 품은 평창…달아오른 평화

    北 품은 평창…달아오른 평화

    IOC 승인 인원보다 1명 늘어단장에 원길우 체육성 부상 2월에 들어서자 평창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 본진이 방남한 데다 평창과 강릉 선수촌이 공식 개촌식을 갖고 각국 선수단을 본격적으로 맞이해서다.지난달 9일 남북 고위급회담에 북측 대표로 참석했던 원길우 체육성 부상이 북측 선수단을 이끌고 1일 방남했다.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을 위해 지난달 31일 남측 선수단을 태우고 방북했던 전세기를 이용해 함께 이동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측 (방남) 선수단은 32명으로, 원길우 체육성 부상을 단장으로 코치 3명, 선수 10명, 지원인력 18명이다”고 밝혔다. 선수 10명은 알파인스키 3명, 크로스컨트리 스키 3명, 피겨스케이팅 페어와 쇼트트랙 각 2명이다. 지난달 25일 경의선 육로로 내려온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12명을 포함하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측 선수 22명이 모두 이동을 마쳤다. 이로써 북한 선수단 규모는 총 47명이다. 하지만 당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승인한 46명보다 늘어 의문을 낳았다. 평창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나머지 1명에 대해서는 현재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까지 남측 국가대표 상비군과 북측 국가대표 선수들은 마식령스키장에서 공동훈련 및 알파인스키·크로스컨트리 친선경기를 벌였다. 방남한 선수 10명은 강릉선수촌으로 이동했으며, 진천선수촌에서 연습 중인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오는 4일 인천에서 스웨덴과의 평가전을 마치고 강릉 선수촌으로 옮긴다. 평창조직위도 이날 오후 2시 평창과 강릉 선수촌에서 각각 공식 입촌식을 진행했다. 두 선수촌 앞 광장에는 북한 인공기가 게양됐다. 지난달 31일부터 참가국 국기가 내걸렸지만 조직위는 국가보안법을 고려해 인공기를 개촌식에 맞춰 하루 늦게 게양했다.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인공기가 남한에 내걸린 것은 네 번째다. 이번 평창 대회에는 92개국에서 2925명의 선수단이 참가할 예정이다. 종전 최대 규모였던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88개국, 2858명 참가)을 뛰어넘어 사상 최대의 ‘지구촌 겨울 축제’로 기록될 전망이다. 참가 규모가 예상을 웃도는 데다 선수촌이 열리면서 평창조직위도 분주해졌다. 개촌 첫날 미국, 일본, 스웨덴, 캐나다 등 22개국에서 492명의 선수가 평창선수촌(223명)과 강릉선수촌(269명)에 입주해 메달을 향한 막판 담금질에 나선다. 금 8개, 은 4개, 동메달 8개 등 20개 메달에 도전하는 개최국 대한민국 선수단 중 설상 종목인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 스키점프 선수들이 먼저 평창에 여장을 풀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러 관리 “월드컵 때 메뚜기떼 습격 있을 수” 멕시코와 2차전 로스토프도 해당

    러 관리 “월드컵 때 메뚜기떼 습격 있을 수” 멕시코와 2차전 로스토프도 해당

    러시아 정부 관리가 오는 6월 러시아월드컵 기간 메뚜기떼의 습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농무부의 작물 담당 국장인 표트르 첵마레프는 남부 약 100만헥타르의 땅이 이미 메뚜기떼에 점령당했다며 러시아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그라운드를 습격해 “글로벌 스캔들”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가 31일 (이하 현지사간) 전했다.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이 오는 6월 18일 튀니지와 본선 첫 경기를 벌이는 볼고그라드도 메뚜기떼의 습격을 받을 것으로 지목된 러시아 남부에 속한다. 첵마레프 국장은 “우리는 메뚜기떼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배우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올해 메뚜기 때문에 글로벌 스캔들에 빠져들지 않는 방법을 모르겠다”며 “세계인들이 여기 올텐데 축구 그라운드는 녹색이다. 메뚜기들은 녹색이 많아 이곳들을 사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축구 경기를 하는 동안이라고 메뚜기들이 오지 않을 리는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도 6월 23일 멕시코와 F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르는 로스토프 아레나가 자리한 로스토프나도누도 볼고그라드보다 더 남쪽이라 메뚜기떼 습격의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것 같다. 6월 18일 스웨덴과의 1차전을 치르는 니즈니 노브고로드와 같은 달 27일 독일과의 3차전을 치르는 카잔은 모두 모스크바보다 위도가 높은 곳이라 문제가 없다. 러시아월드컵은 6월 14일 개막해 11개 도시 12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영국 내 월드컵 중계권을 따낸 BBC는 이참에 잉글랜드와 튀니지, 니즈니 노브고로드에서 열리는 파나마와의 두 번째 경기까지를 중계한다고 ‘깨알 안내’를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가상화폐 이용 환치기 적발

    현금이 아닌 가상화폐를 송금하고 시세차익으로 수수료를 챙기는 신종 ‘환치기’ 수법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해외 가상통화 구매를 위한 은행송금이 어려워지자 해외 페이퍼컴퍼니와 무역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꾸며 구매자금을 송금하기도 했다. 관세청은 31일 가상통화 관련 불법 외환거래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여 6375억원상당의 외환 범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중 가상화폐 관련 거래액은 1770억원으로 추산된다. 불법 환치기 4723억원 중 가상화폐를 이용한 송금액이 118억원에 달했다. 가상화폐를 살려고 해외에 예금계좌를 연 뒤 신고하지 않고 무역대금 명목으로 1647억원을 해외로 반출하기도 했다. 해외 페이퍼컴퍼니에 구매자금 5억원을 숨긴 재산국외도피행위도 적발됐다. 기존 환치기는 현금을 해외로 반출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나 가상화폐는 전자지갑을 통한 해외 익명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했다. 환전업체 A사는 일본에서 98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산 뒤 A사의 일본 전자지갑으로 전송, 국내에서 현금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B사는 해외송금을 의뢰받으면 비트코인을 산 뒤 해외 제휴업체에 전송하는 수법으로 2016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약 17억원 상당을 불법 환치기했다. 관세청은 국내 의뢰인 중 수출입 기업에 대해 물품 수입대금 저가신고에 따른 차액대금 지급 등 관세포탈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여부를 조사 중이다. C사는 해외에서 가상화폐를 구매하기 위해 페이퍼컴퍼니와 소프트웨어 구매 등을 명목으로 1600억여원을 송금, 가상화폐를 국내로 반입해 현금화했다. 관세청은 수출입기업 등이 저가로 수입신고해 관세를 포탈하거나 밀수담배·마약 등 불법 물품 거래자금으로 가상통화를 이용하는 행위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는 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檢, 다스 前 경리 소환… ‘120억’ 윗선 개입 추궁

     이명박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으로 의심받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120억원 비자금 의혹을 규명할 열쇠를 쥔 다스 직원 조모씨가 30일 검찰에 소환됐다. 최근 다스 관계자들이 과거 특검 조사 때의 진술을 뒤엎고 120억원은 윗선이 개입해 조성된 비자금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어 조씨의 진술이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동부지검 다스수사팀(팀장 문찬석 차장검사)은 이날 120억원이 조성될 당시 다스 경리팀에서 근무했던 조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조씨는 이날 출두 예정 시간인 오전 10시보다 40분 이른 9시 20분쯤 취재진을 피해 1층 후문으로 검찰청사에 들어갔다.  조씨는 이번 검찰 수사의 핵심인 120억원의 성격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인물이다. 2008년 정호영 BBK특검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씨는 2002년 6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출금액 과다 기재, 허위출금전표 삽입 등의 방식으로 매달 1억~2억원씩 회사 자금을 빼돌려 다스 협력업체 세광공업 경리과장 이모씨에게 이를 관리하도록 했다. 이씨는 본인과 가족 등 17개 명의로 계좌 43개를 개설하고 5년간 110억원을 예치했다. 이 금액에 이자가 붙어 약 125억원이 모였으나 조씨와 이씨가 각각 생활비, 아파트 매입 등으로 모두 5억원을 사용했고 특검 당시 계좌에는 120억 4300만원이 남아 있었다.  조씨는 특검 조사에서 이 돈이 회사 비자금이 아니라 자신이 혼자 횡령한 회삿돈이라고 진술했다. 또 회사 결재권자였던 김성우 다스 사장, 권승호 전무는 당시 검찰의 추궁에 “회계 시스템이 취약해 발생한 개인 횡령으로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특검 이후 이 돈은 모두 다스 법인 계좌로 반환됐다. 그러나 다스 측에서는 조씨 등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혀 법적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이후 조씨는 다스에서 부서만 옮겨 계속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씨를 상대로 회사 자금을 빼돌릴 당시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또 이씨가 조씨로부터 받았다는 ‘자필확인서’의 진위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씨는 반환한 120억원에 자신의 돈이 섞였다며 이를 돌려 달라고 요구하자, 조씨가 회사 비자금이라 어렵다며 이상은 회장의 이름을 걸고 (돌려주기를) 약속한다는 자필확인서를 써줬다고 주장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이 종교 탄압을 본격화하는 까닭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이 종교 탄압을 본격화하는 까닭은

    중국 정부의 종교 탄압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종교 활동의 규제를 강화한 새 조례를 시행하는 한편, 최대 티베트 사원의 인사·재정 등 모든 업무를 틀어취고 철저히 통제하며 교회를 폭파해 철거하는 ‘종교적 테러’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국제인권감시기구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중국 정부가 쓰촨(四川)성 간무(甘牧) 장족(藏族)자치주 라룽가(喇榮噶)의 중국 최대 티베트 사원에 200명에 이르는 공산당 간부와 관리들을 긴급 파견해 사원의 인사·행정·재무 등 모든 업무를 장악해 종교 활동을 면밀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해당 사원은 일정 쿼터 한도 내에서만 새 승려를 모집할 수 있으며, 승려가 되려면 정부의 실명 인증 작업을 거쳐야하는 등 새로운 규제도 도입했다. 소피 리처드슨 휴먼라이츠워치 중국국장은 “중국 정부가 사원을 점령하려는 것은 단순히 이 지역의 인구를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종교 활동을 일일히 감시하려는 목적”이라며 “이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일뿐 아니라 중국 정부를 향한 분노를 더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라룽가 지역은 중국 정부가 2016년 7월 인구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이유로 8개월 간에 걸쳐 사원 파괴 작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해 논란을 빚었던 곳이다. 중국 정부는 당시 이 지역의 인구를 1만명에서 5000명으로 줄여야한다는 목표를 발표하면서 “낡은 건물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은 바 있다. 중국 정부는 1950년대 이후 간단없이 티베트 지역에 군대를 파견해 사원 점령·파괴 작업을 거듭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9일 산시(山西)성 린펀(臨汾)시 푸산(浮山)현에서 개신교 가정교회 진덩탕(金燈堂) 건물을 폭파해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당국은 교회 측 동의를 받거나 사전 통지해주는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 진덩탕은 2004년 완공된 대형 교회지만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삼자(三自) 애국교회 소속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산당 세속 정권의 통제를 따르기를 거부하는 일반 개신교 교회들은 진덩탕 같은 이른바 지하 예배당을 모임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이 교회 양룽리(楊榮麗) 목사는 현지 경찰들이 7일부터 교회를 에워싼 뒤 신도들의 접근과 진입을 막고 중장비를 동원해 철거 준비작업을 하더니 이날 오후 교회 주변에 폭약을 설치하고 교회 건물을 폭파했다고 전했다. 린펀시 정부는 교회 주변에 경계선을 치고 신도 및 주민들의 접근과 사진 촬영을 막았으며 이들에게 교회 철거 소식을 외부에 알리지 말고 기자들의 취재에도 응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린펀시 정부는 이 교회 부지의 개발가치를 보고 양 목사 등에게 토지 인수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뒤 무장경찰을 동원해 건물을 포위하는 등 압력을 가했다. 이에 반발한 양 목사 등이 상급기관인 산시성 정부에 민원을 제기하러 갔다가 도리어 공안에 구금됐다. 양 목사는 불법 농지점용 및 교통질서 혼란죄로 7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2016년 10월에야 석방됐다. 진덩탕 교회의 폭파 철거는 이전보다 강화된 종교사무조례 시행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기에 이뤄져 주목된다. 이런 사건들을 빌미로 비공식 파견된 외국 선교사들에 대한 비자 관리를 강화하거나 비관영 지하교회나 가정교회에 대한 전면 탄압에 나설 공산이 크다. 중국 내 개신교 지하교회들의 위축이 우려되는 이유다. 중국 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對華援助協會) 멍위안신(孟元新) 연구원은 “과거 탈레반의 바미안석불 폭파 파괴를 연상시키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봄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 핑양(平陽)현과 웨칭(樂靑)시에서는 저장성 정부가 고용한 사람들이 강제로 교회에 진입해 CCTV를 설치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지방 정부 고용 인원의 강제 CCTV 설치에 항의하며 시위에 나섰던 일부 신도들은 현지 공안 당국에 의해 곧바로 체포됐다. 이와 함께 불법 건축물을 단속한다는 구실로 2014년 이후 핑양현 100여곳을 비롯해 융자(永嘉)현과 창난(蒼南)현, 츠시(慈溪)·닝보(寧波)·리수이(麗水)시 교회 1800곳의 십자가를 강제 철거하기도 했다.‘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원저우시는 주민 800만명 가운데 100만명 정도가 개신교도인 중국 최대의 기독교 도시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오는 2월부터 종교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종교사무조례’를 시행함으로써 종교에 대한 ‘탄압’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 조례의 주요 내용은 해외로부터 오는 선교 자금은 10만 위안을 넘을 수 없으며, 종교단체를 설립하려면 중국 사회단체가 관리하는 규정에 따라 등록돼야 하며 등록되지 않아 비종교 단체, 비종교 기관, 비종교 활동 장소로 분류되는 곳에서는 종교 교육·훈련을 수행할 수 없고 이런 단체가 시민들이 종교 교육, 회의, 활동에 참여하도록 조직하면 규제 대상이 되며 대형 집회는 30일 이전에 신고해 당국의 승인을 얻은 후에만 가능하고 허가 없이 종교활동을 하면 10만~30만 위안의 벌금이 부과되며 가정교회에서 헌금 수입 등이 발생하면 불법 소득으로 간주하고 압수한다는 것 등이다. 또 일선 행정기관의 종교인과 종교단체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불법 종교행사’에 장소를 제공할 경우 최대 20만 위안의 벌금을 물리고 미승인 교육시설이 종교 활동에 이용된 경우에는 인가를 취소하는 것 등을 포함하고 있다. 왕쭤안(王作安) 국가종교국장은 이달 초 전국 종교국장회의에서 새해 업무계획을 통해 종교 사무관리의 제도체계를 한층 완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왕 국장은 ▲인터넷 종교정보서비스 관리 ▲임시 종교활동 장소 심의관리 ▲교육기관 설립방안 ▲교육기관의 외국인 채용 방법 등에 대한 규정을 새롭게 만들 계획이라고 밝혀 종교 통제를 강화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중국 정부가 이 같이 종교를 용인하지 않는 이유는 대략 세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다. 카를 마르크스가 “종교는 민중의 아편”이라고 외친 만큼 중국과 종교는 필연적으로 불화할 수밖에 없음을 암시한다.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종교란 지배계급의 착취를 용이하게 하는 도구일 뿐이다. 더욱이 공산당 간부들의 프로필 종교 항목에 ‘공산주의’라고 내세우고 있는 만큼 다른 종교가 파고들 여지도 거의 없다. 두 번째는 종교가 외세의 침략 도구로 이용됐던 역사적 피해 사실 탓이다. 아편전쟁으로 상징되는 서양 제국주의 세력의 침략에 만신창이가 된 중국으로서는 종교를 ‘구세주’로 보기보다 ‘사탄’으로 여긴다. 마지막으로 소수민족의 분리독립운동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의 불교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이슬람교는 이들 민족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중국 정부는 끊임없이 공산당 당원을 향해 종교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다. 왕쭤안 국장은 지난해 “공산당원은 종교적 신앙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이는 전 당원에 해당되는 레드라인(금지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산당원은 굳건한 마르크스레닌주의 무신론자로서 당의 규율을 따르고 당의 신념을 유지해야 한다”며 “종교를 가진 당원은 사상교육을 통해 종교를 포기하도록 하고 그에 저항하면 당 조직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국장은 특히 “경제 발전이나 문화 다양성의 명목으로 당정 지도 간부가 종교를 지원하거나 관여하는 행위도 금지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서구 사상의 전파 통로로 여기는 개신교 인구의 증가와 신장위구르 지역에 만연한 이슬람 극단주의를 극도로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뉴스를부탁해]여상규 계기로 ‘신귀영 간첩사건’ 무죄 밝힌 문재인 재조명

    [뉴스를부탁해]여상규 계기로 ‘신귀영 간첩사건’ 무죄 밝힌 문재인 재조명

    일요일이었던 어제, 28일 화제의 인물이 누구였는지 아십니까. 아픈 발로 호주오픈 4강 신화를 쓰고 금의환향한 정현 선수도, 밀양 화재 참사에서 환자를 구하다 숨진 당직 의사도 아니었습니다.이날 하루 종일 소셜미디어(SNS)와 주요 포털을 뜨겁게 달군 인물은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었습니다. 전날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덕분(?)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1980년대 고문 피해자들의 억울한 사연을 다뤘습니다. 1980년 서울시경 정보과에서 일하던 석달윤씨는 잔혹한 고문 수사로 간첩 혐의를 뒤집어 썼고 18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후 풀려나 2009년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았습니다. 판사 출신인 여 의원은 석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사였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여 의원에 전화를 걸어 “당시 판결로 한 분의 삶이 망가졌는데 책임을 못 느끼느냐”고 물었고 여 의원은 “웃기고 앉아 있네 이 양반 정말”이라며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여 의원은 자신의 판단으로 18년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해야 했던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 대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 비난을 샀습니다.영화 1987이나 변호인에서 보듯 1980년대 간첩조작단 사건과 고문 수사는 흔한 일이었습니다. 평범한 시민의 인생을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는 잔인한 시대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날 여 의원 외에 또다른 한 명이 정확히 반대되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간첩조작단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도와 누명을 벗겨준 사람입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입니다.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문 대통령은 전두환 정권 당시 간첩으로 몰려 고문을 당하고 15년간 징역을 산 신귀영씨 일가의 재심사건을 맡아 29년만에 무죄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1980년 2월 외항선원이던 신귀영씨 등 일가족은 부산 기장 집에 들이닥친 부산경찰국 대공분실 수사관에 강제로 끌려가 구속됐습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간부이자 귀영씨의 형인 수영씨의 지시에 따라 부산의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한 뒤 이를 재일동포에게 돈을 받고 넘겼다는 혐의였습니다. 신씨 일가는 물고문, 전기고문, 무차별 구타를 당한 끝에 간첩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혐의로 기소된 이들은 이듬해 6월 대법원에서 유죄를 받았습니다. 귀영씨와 그의 사촌 여동생 남편인 서성칠씨는 각각 징역 15년, 귀영씨의 당숙 신춘석씨는 징역 10년, 귀영씨의 친형 복영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습니다. 서씨는 1990년 옥중에서 세상을 떠나고 복영씨도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다 2000년 사망했습니다.1994년 만기를 채우고 출소한 귀영씨는 천주교인권위원회의 소개로 문재인 당시 변호사를 만났습니다. 문 변호사는 오랜 복역으로 어려운 신씨의 집안사정을 고려해 사비를 털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문 변호사는 이후 자신의 자서전 ‘운명’에서 “판결문만 훑어도 조작된 사건임이 분명했다. 그때만 해도 그런 사건에 대해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시기였다. 그런 만큼 재심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내야, 다른 억울한 사람들도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해 사건을 맡았다”고 회고했습니다. 1994년 11월, 문 변호사는 “조총련 간부가 아니어서 귀영씨에게 지령을 내릴만한 지위가 아니었다”는 내용의 수영씨의 진술서를 확보했습니다. 경찰이 구속영장 없이 40~67일간 불법 감금하고 고문으로 사건을 조작했다는 이유로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1, 2심은 모두 재심을 받아들였으나. 대법원은 수영씨의 진술서만으로 무죄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되지 않고 경찰관의 고문 및 감금 행위도 별도의 확정판결이 없다며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되돌려 보냈습니다. 문 변호사는 ‘운명’에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재심 사유를 다르게 구성해 다시 재심 청구를 하기로 했다. 새로운 사유를 확보하기 위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과거 간첩사건 재판 때 간첩 행위를 목격했다고 증언했던 증인을 소환했다”고 적었습니다. 목격자 박모씨는 “귀영씨가 버스를 타고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고 증언했지만 관련 장소엔 도로가 없었고, 박씨는 증언이 고문에 못 이긴 위증이었다고 실토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문 변호사는 1999년 7월 다시 재심을 청구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부산고법에서 막히고 말았습니다. 형사소송법상 위증 혐의는 최종 확정판결이 있어야 재심 청구 사유가 됩니다. 그러나 박씨의 위증 혐의는 이미 공소시효가 끝나버린 상태라 다시 재판을 열 수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귀영씨 등은 더는 소송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자포자기한 상태였지만 문 변호사의 노력과 집념에 다시 한번 마음을 추슬렀다고 합니다.결국 세번의 재심 도전 끝에 2009년 8월 21일 귀영씨 등 4명은 무죄를 받았습니다. 2011년 3월에는 부산 고법이 “피고인 대한민국 정부는 원고들에게 손해배상금 37억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귀영씨는 “너무 늦었지만 결실이 나와 눈물이 흘렀다. 과거사위원회 조사관들과 특히 1994년 처음 이 사건을 맡아 사비로 일본에 가서 자료 수집을 하는 등 헌신한 문재인 변호사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귀영씨는 국가로부터 지급받은 손해배상금 중 1000만원을 같은해 6월 노무현재단에 보냈습니다.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후 방송 인터뷰에서 신귀영씨 사건에 대해 “변호사를 하는 동안 거둔 아주 큰 보람 중 하나였다”면서 “그분들은 젊은 시절을 몽땅 감옥에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쳐서라도 그 억울함을 밝혀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여상규 의원께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묻고 싶습니다. 아직도 아무런 책임감을 느끼지 못 하시느냐구요. ▶ “웃기고 앉아 있네”···‘간첩 조작’에 억울한 옥살이 판결한 여상규 반응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뉴스를 부탁해]궁금한 뉴스를 서울신문에 부탁하세요. 화제가 되는 이슈를 요리조리 뜯어보고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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