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위기 요인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리오넬 메시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고용안정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일본 경찰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자동차보험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278
  •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4차 산업도 제조업 잣대로 규제… 혁신정책은 이름 바꿔 반복”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4차 산업도 제조업 잣대로 규제… 혁신정책은 이름 바꿔 반복”

    미·중 무역전쟁이 서막을 올리고 글로벌 각국이 관세 인상 등 보호 무역주의를 확장하면서 우리 기업 활동과 성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울림을 얻고 있다. 기업 활동의 선순환 구조가 쌓여야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혁신 성장, 소득 주도 성장이 가능하다는 시각에서다. 기업의 기(氣)를 되살려 주지 않으면 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어졌다. 서울신문은 주요 15대 그룹 9곳 등 10곳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기업 성장판을 가로막는 요인 및 제언을 들어 봤다. 이들은 “친기업 정책이 개혁 후퇴와 등식이 아니라는 점을, 기업 없이는 고용 증가도, 소득 주도 성장도 힘들다는 점을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정부와 실제 현장의 목마름 사이의 거리감은 상당해 보였다. 우선 우리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대내적 요인에 대해 80%(8곳)가 ‘기업 규제 강화’를 꼽았다. 기업 정책의 비연속성(일관성 결여), 경직된 노사 관계, 외국 대비 열악한 투자 환경, 최저임금 상승 등 비용을 높이는 정책이 뒤를 이었다. A기업 경영전략 임원은 “공유 경제 등 혁신 아이디어가 국내시장서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도전적인 기업가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환경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현장 공무원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IT(정보기술) 기업 경영전략 담당 임원은 “사람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4차 산업 업종인데도, 규제 잣대는 전통 제조업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어 답답하다”고 아쉬워했다. 정부 교체 때마다 정책의 전환은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체감하는 혼란은 예상보다 컸다. ‘기업 활동에 정치 환경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체 응답자 모두 ‘크다’(매우 크다 40%, 큰 편이다 50%, 조금 크다 10%)고 응답했다. B기업 전략담당 부사장은 “정부 정책, 규제가 손바닥 뒤집듯 바뀌어 미래를 위한 지속적인 경영 의사 결정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예컨대 차 공유 업체 같은 풀러스 등의 혁신 아이디어는 국내에선 고사되고 있으며, 도전적인 인재들이 실리콘밸리 등으로 유출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정부가 내놓은 혁신 정책의 알맹이가 이전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근혜 정부가 산업구조 개편을 위해 추진했던 규제 프리존,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이 현 정부의 혁신 성장을 위한 ‘규제샌드박스’와 본질적으로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반면 기업인들은 우리나라 투자 환경이 중국 등 신흥국에 비해서도 열악하다고 봤다. C기업 재무분야 전무는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라고 했다. 그는 “선진국은 기업과 정부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돼 시장에 맡길 부분과 반드시 규제를 해야 할 부분에 대한 선이 합리적으로 그어져 있다”면서 “반면 중국은 ‘중국제조2025’ 등 국가 차원에서 핵심 산업으로 키울 분야에 대해 세제 지원, 인센티브 제공 등 다양한 정책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한 번 실패하면 재기하기 어려운 기업 환경, 노사 불안, 환율 불안정 등도 상존한다. 정경 유착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15~20년 전 대비 개선됐다’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 등을 거치며 기업의 사회적 공헌에 대한 기준·관점을 어떻게 둬야 할 지 혼란스러워 했다. 정권과의 경제적 유착은 나아졌지만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 상승으로 인해 정부의 요구치 역시 갈수록 복잡해질 것으로 보고 있었다. D기업 임원은 “새 정부 들어 정부와 경제 주체 간 건설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자리가 거의 없었고, 그런 필요성조차 제기하기 어려운 경직된 분위기였다”며 아쉬워했다. 기업 활동하기 더 좋은 환경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역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규제 완화’가 선순위로 꼽혔다. 정부 교체로 혼선을 빚지 않는 산업 발전 전략, 법인세 감면 등 기업 친화적 정책, 업종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정책, 상법·공정거래법 등 법적 기준의 안정적인 운영, 노사 관계 안정을 위한 사회적 합의, 투자 활성화 지원, 대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이 제시됐다. ‘규제 속도 조절론’도 나왔다. E기업 임원은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 최근 노동 정책은 글로벌 변수를 따라잡아야 하는 기업들에게는 너무 숨가쁘다.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는 게 사실인 만큼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적정한 수준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기 위해 정부·기업 간 전방위적 협업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대주주 및 사회적 책임 경영’을 위해 시급한 사항으로는 ‘외풍에서 자유로운 기업 의사 결정, 이사회 역할 강화’가 주로 언급됐다. 기업의 의사 결정에 대한 판단은 법에 따라 명확히 해야 하는데 국민정서법 등 불명확한 규정, 시대 분위기에 좌우되다 보니 시장경제의 틀이 무너진다는 지적이다. 이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도 연결된다. F기업 부사장은 “이사회 및 사외이사의 모범 모델을 (정부가) 제시하고, 오너를 포함한 경영진 행태를 제대로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외이사의 역할, 책임을 명확히 하고 걸맞은 전문가들이 사외이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연구소 출신의 한 임원은 “전직 정치인·관료, 정권과 친분 있는 교수들이 사외이사로 활동하게 되면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편에서는 경영권 안전성 강화를 위해 차등 의결권, 포이즌필, 황금주 같은 방어막 도입이 시급다는 의견도 나왔다. 우리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정부가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는 규제 개선 외에 기업과의 소통 확대, 정책 불확실성 최소화, 시장 자율 원칙 존중 등이 나왔다. 한 임원은 “신흥국과의 경쟁력은 노사 화합, 신기술 도입을 통한 혁신이 해결 방안이고, 선진국과는 통상·환율 문제가 이슈”라며 “국가 차원의 노사정 대타협, 혁신 기술 개발·도입에 전향적인 정책, 통상 대응 노력 등이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요한 노력”이라고 제안했다. B기업 부사장은 “젊은 인력이 고용 시장에 신규 채용되는 게 너무 경직된 구조”라면서 “이런 측면에서 고용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세계 경제 먹구름…성장률 하향 러시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발 무역전쟁과 국제유가 상승, 금융시장 불안, 신흥국 경제 위기 등의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세계 경제성장이 삐거덕거리고 있다. ●G2 무역전쟁 고조·유가 상승 등 악재 15일 각국 중앙은행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과의 무역 충돌 고조가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0.1% 포인트 낮춘 2.9%로 제시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앞서 지난달 28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 대란과 기업·소비자 신뢰 하락, 경제활동 둔화를 이유로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1.6%로 무려 1.0% 포인트나 끌어내렸다. 국제금융기구와 세계 투자은행(IB)들도 일제히 성장률 하향 조정 대열에 합류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초 올해 독일 성장률을 2.2%로 0.3% 포인트 낮췄다. 바클레이즈는 지난달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4.2%에서 4.1%로 하향 조정했고 UBS도 세계 성장률을 4.1%에서 4.0%로 내렸다. ●美, 세계 각국에 관세 폭탄 주요인 각국 중앙은행과 글로벌 금융계가 일제히 경제성장률을 낮춰 잡기 시작한 건 전 세계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성장 동력이 매우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감세와 재정 지출 효과로 자국 내 경기가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미국이 세계 각국을 겨냥해 관세 폭탄을 퍼붓기 시작한 게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아울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로 신흥국들이 채무비용 증가와 통화가치 하락, 자금 유출 등을 겪게 된 점도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부채는 올해 1분기 기준 247조 달러(약 28경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318%로 치솟았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 최고경영자(CEO)는 “부채 안정성에 대한 경계심이 더욱 커지게 됐다”며 각국의 구조적 정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1년만에 몰락한 ‘대선 주자’들, 복귀 시나리오는?

    1년만에 몰락한 ‘대선 주자’들, 복귀 시나리오는?

    지난 5월 대선 패배를 딛고 빠르게 당 전면에 나섰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1년여만에 다시 무대에서 퇴장했다. 당시 ‘구당’(救黨)을 내세우며 당권을 장악했지만 현재는 ‘평당원’ 신분으로 자신의 정치 진로마저 불안정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선급’ 인물로 분류되는 만큼 이들의 복귀 시점과 행보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 이후 이들은 짧은 휴식을 취하고 빠르게 복귀를 완료했다. 가장 먼저 복귀 신호탄을 쏘아올린 건 홍 전 대표였다. 그는 대선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겠다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만 한 달여 만에 돌아와 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중심에 섰다. 안 전 의원도 대선 패배 이후 110일만에 국민의당 당대표에 당선되며 “다시는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가 야권의 참패로 이어지자 다시 이들의 몰락이 현실화됐다. 홍 전 대표는 선거 다음날인 지난달 14일 대표직에서 사퇴했고 지난 11일 미국으로 향했다. 이어 12일에는 안 전 의원이 일선 후퇴를 선언하며 해외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계획임을 밝혔다. 빠른 복귀, 빠른 실패 불렀다 결과론적으로 지난 대선 이후 이들의 ‘조기 등판’은 득보단 실이 많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선에서 패배한 주자가 바로 전면에 등장하는 것은 이례적이었던 만큼 대선 이후 야당을 향한 국민적 변화 요구를 전반적으로 수용해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홍 전 대표는 대구·경북(TK)와 같이 협소한 지역 기반에 머무른 게 패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은 한반도 정세에서 냉전적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며 국민들의 공감을 크게 얻지 못한 것도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무엇보다 지역 기반으로 새로운 대안으로서의 정치라는 부분들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수구냉전적인 사고의 틀에 갇혀 있었던 것과 지역기반의 협소함이 실패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안 전 의원은 정치 입문때부터 줄곳 ‘새정치’를 주장해 왔지만 정작 국민의 시각에서는 구태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또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라는 큰 승부처에서도 그가 주창하는 새정치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새정치를 주장하면서도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오히려 보수와 가까워지는 경향을 보이며 자신이 내세운 비전과 부합하지 못했던 게 패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승부수였던 조기 등판은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여당을 향한 지지도가 계속 높게 지속되고 있을 때는 오히려 자기 모습을 감추는 게 전략상으로 옳다”며 “결과적으로 물러서지 않고 순간적인 욕심과 정치권 중심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소탐대실을 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의 복귀 시나리오는?비록 정계를 떠나 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복귀 시점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이들 모두 대권에 대한 의지가 강한데다, 아직까지는 정계 은퇴에 관해 의사를 드러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1일 출국에 앞서 “추석 전에는 돌아올 것”이라고 말하며 비교적 빠른 정계 복귀를 암시했다. 안 전 의원도 당장의 정계은퇴보다는 당분간 정치적 휴지기를 갖는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홍 전 대표의 경우 차기 한국당 새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재등장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한국당의 내분이 종식되고 당 혁신이 마무리되면 ‘우파의 재건’을 들고 다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혁신의 대상이 된 한국당에서 홍 전 대표가 설 자리가 있을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거 완패의 주역인 만큼 복귀를 하더라도 그 이후에 정치 행보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당이 혁신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복귀를 한다고 하더라도 과연 의미있는 역할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전 의원의 경우엔 야권 재편 과정에서 다당제 역할론을 들고 나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당제 시대를 만든 안 전 의원의 정치적 역량이 어느정도 검증된 만큼 이번 재편 과정에서도 어느정도 역할론이 피어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이번 해외 연수 기간동안 얼마나 새로운 내용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전망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계 개편 과정에서 등장하기 위해선 국민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안 전 의원이 국민에게 제시할 뚜렷한 이념이 부족하다는 것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사설] 다시 2%대 성장, 하반기 ‘슈퍼’ 추경을 편성해야

    한국은행이 어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2.9%로 제시했다. 지난 4월 전망보다 0.1% 포인트 내려잡았다. 최근의 극심한 고용 부진을 반영해 취업자 증가 폭도 10만명대(18만명)로 수정했다. 2%대 성장률은 우리에게 낯선 수치가 아니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불어닥친 2012년 2.3%를 기록한 이후 2%대 성장률에 머문 햇수가 더 많았다. ‘뉴노멀’의 시작이라고도 했다. 그래서 지난해 3.1% 성장률은 이례적으로 양호하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은 이번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우울하게 본다. 고용과 수출,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모두 빨간불이기 때문이다. 2월부터 6월까지 취업자 증가폭은 5개월 연속 10만명대다. 이 같은 고용 부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구조조정 여파로 제조업이 고용 여력을 잃은 데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신규 취업자가 급감하는 탓이다. 월 단위 취업자 증가폭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미·중 무역갈등 심화라는 암초를 만난 수출도 최근 주춤했다. 7월 하루 평균 수출액은 18억 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8% 이상 감소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3분기 경기전망지수(BSI) 역시 2분기 97에서 10포인트 하락한 87이었다. 지난해 14.6%였던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1.2%로 고꾸라질 전망이다. 고용 부진과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은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 정부가 어제 ‘경기 회복세’라는 기존의 장밋빛 진단을 거둬들인 건 그나마 다행스럽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현안 간담회에서 최근 고용 부진이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더불어 투자 위축, 도소매 업황 부진 등 경기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밝혔다. “미·중 통상 갈등이 심화하면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경제에 심각한 하방 리스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는 뒤늦은 감이 크다. 정부는 경기침체 우려를 솔직히 인정한 만큼 우리 경제가 다시 활력을 되찾을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기에 혁신성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면 기득권의 저항을 뚫고 불필요한 규제를 푸는 게 필수적이다. 여당도 규제개혁을 ‘남 일’ 보듯 해서는 곤란하다. 당정은 “규제개혁 과제 건의를 38번이나 했지만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일침을 새겨들어야 한다. 다른 나라에 비해 여유가 있는 재정을 경기 회복에 동원하는 게 필요하다. 올 1~5월 세수가 예상보다 약 17조원이 더 걷혔다. 상반기에 청년 일자리용으로 3조원 규모의 ‘미니’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통과시켰지만, 하반기에도 10조원대의 ‘슈퍼’ 추경 편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예산 당국은 내년에 ‘건전재정’ 대신 두 자릿수 증가율의 대규모 예산을 짜는 게 바람직하다.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스마트 서비스 추구하는 독일 ‘산업4.0’… 사람·로봇 협력하는 ‘노동 4.0’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인터뷰에서 독일의 ‘산업4.0’과 ‘노동 4.0’을 몇 차례 언급했다. 이 용어를 통해 우리나라 4차산업혁명전략 수립을 위한 시사점을 찾아보자. 산업4.0(Industrie 4.0) 2011년 메르켈 총리가 정보통신기술을 전통 제조업 분야와 융합해 제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마련한 첨단기술 혁신전략이다. 배경에는 중국 등 노동경쟁력을 갖춘 신흥국의 위협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디지털 시대는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과 기반을 갖는 인터넷 기업 및 산업이 발전하는 만큼 제조업 강국으로서의 독일 위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다. 2000년대 이후 출산율 저하 및 고령화 인한 생산인구 감소라는 사회적 요인도 감안됐다. 초기에는 전통 제조업에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모든 생산공정, 조달 및 물류,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관리하여 자동화 및 연결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공장(Smart Factory) 건설이 목표였다. 2015년부터는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을 지향하는 ‘스마트 서비스 비전’을 추구하고 있다. 가치창조의 방식과 원천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노동 4.0(Arbeiten 4.0) 독일 연방노동사회부는 2015년 초 발간한 ‘노동 4.0 녹서’에서 노동 4.0을 제시한 뒤 이 녹서가 제시한 향후 노동사회 분야의 논의 과제를 토대로 1년 6개월간 진행한 노사정 논의 결과를 취합해 2016년 12월에 백서를 내놓았다. 산업 4.0이 독일정부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전략이라고 하면, 노동 4.0은 사회적 대화를 통해 산업 4.0을 노동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디지털 시대 ‘좋은 노동’에 대한 안내서이자 일자리 창출 해법서라고 할 수 있다. 백서에서는 좋은 노동의 조건으로 ‘모든 업종에 성과에 부합하는 소득보장체계와 사회안전망의 구축’, ‘모든 국민을 좋은 노동시스템에 통합’, ‘다양한 노동형태를 ‘정상’으로 인정’, ‘‘산업안전 4.0’으로 노동의 질 보장’, ‘공동결정의 유지 및 개선’ 등을 들고 있다. eagleduo@seoul.co.kr
  • 생산·소비·투자 곳곳 지뢰밭… 구조 개혁해야 고용 는다

    생산·소비·투자 곳곳 지뢰밭… 구조 개혁해야 고용 는다

    고용창출력 저하·도소매업 부진 구조적·경기적 요인 복합 작용 미·중 무역전쟁에 불확실성 커져 하반기 기업 설비투자 급감 우려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도 부담 정부가 올해 목표로 정한 32만명 고용 창출은 신기루가 됐다. ‘3% 경제 성장’의 단꿈도 1년 만에 깨질 위기에 처했다. 정부 스스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속도 조절론’마저 내놓고 있다. 정부의 ‘네 바퀴 성장론’(일자리, 소득 주도, 동반, 혁신) 중 두 축이 흔들리는 셈이다. 거시 경제 정책을 다루는 양대 수장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나란히 “구조적 요인”을 문제로 꼽았다는 점에서 정책 패러다임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당장은 기재부가 13일 내놓을 ‘그린북’(최근 경제동향) 7월호에서 경기에 대한 진단을 바꿀지 주목된다.특히 최근 고용 부진과 관련해 김 부총리는 이날 “우리 경제에서 매우 아픈 부분”, 이 총재는 “30만명 내외의 취업자 수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각각 인정했다. 김 부총리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주력산업 고용창출력 저하 등 ‘구조적 요인’과 투자 위축, 도·소매 업황 부진 등 ‘경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도 인구 구조 변화, 자본집약산업 중심의 경기 성장세, 서비스업 생산성 향상 속도 등을 ‘연간 신규 고용 30만명’ 재진입의 장애 요인으로 제시했다. 사실상 과감한 구조 개혁 없이는 고용을 늘릴 대안이 마땅찮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날 ‘2018년 하반기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3.0%에서 2.9%로 낮춰 잡았다. 생산, 소비, 투자 등 3대 경제지표에 내재된 불안 요인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중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은 지난 4월 2.9%에서 이번에 1.2%로 1.7% 포인트나 낮춰 잡았다. 이환석 한은 조사국장은 “정보통신기술(IT) 등 일부 투자 계획이 지연 또는 이연된 게 상당 규모”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더욱이 반도체 등 신기술 분야를 제외한 대다수 업종에서 설비투자가 늘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데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나마 소비 심리가 양호하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한은은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을 지난 4월 전망 때와 같은 2.7%로 제시했다. 다만 한은은 “가계부채 상환 부담은 민간소비 증가세를 제약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라이언 창 중국·한국 금융기관 신용평가본부장도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보다 빨리 증가하는 점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은 한국 경제의 향배를 바꿀 최대 복병이다. S&P의 킴엥 탄 아·태지역 국가신용평가팀장은 “한국의 순수출은 실질GDP 기여도가 커서 무역전쟁으로 인한 영향이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대만 국민당 전 주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왜 만나나

    대만 국민당 전 주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왜 만나나

     대만 국민당의 롄잔(連戰) 전 주석이 12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양안문제를 논의한다고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이 보도했다. 롄잔 전 주석이 13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대륙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하는 롄잔 전 주석은 재계인사 등 50여명의 수행단을 이끌고 방중해 베이징에 이어 랴오닝, 지린,저장성 등을 방문한 뒤 20일 대만으로 돌아간다.  롄잔 전 주석은 국공내전 이후 국민당 당수로서는 처음으로 2005년 중국을 방문하여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국가주석과 만나 긴장된 양안관계(중국·대만 관계)를 화해 분위기로 바꾸고 전례없는 양안 평화발전 국면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만의 롄잔 판공실 측은 현재 양안관계가 다시 긴장관계로 치닫고 있다면서 롄잔 전 주석의 방중이 양안관계 평화와 공동발전, 대만 국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만 독립노선을 추구하는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취임 이후 대만해협에서 무력 도발이 이어지는 등 양안관계는 전례없는 위기를 보이고 있다.  대만의 한 매체는 롄잔 전 주석이 2006년 저장성 당서기 시절의 시 주석과 만난 이래 교분을 나누고 있고 시 주석이 그를 ‘오랜 친구’로 호칭한다고 전했다.  이후 롄잔 전 주석은 2013년, 2014년, 2015년 등 모두 4차례 시 주석을 만났다.  롄잔 전 주석의 방중은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에게는 압박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취업자 증가 5개월째 10만명대 그쳐… 올해 3% 성장 불투명

    취업자 증가 5개월째 10만명대 그쳐… 올해 3% 성장 불투명

    상반기 취업자 작년의 절반 미만 6월 제조업 취업 12만 6000명↓ ‘일자리 쇼크’ 길어 내수 위축 우려 청년실업률은 9%로 1.4%P 하락 생산가능인구 8만명 급속히 줄어 “고용지표 나아지지 않을 것” 전망고용지표가 좀처럼 좋아지지 않으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생산가능인구(15~64세)와 학령인구 감소, 제조업과 도소매업 구조조정, 자동차 판매부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들인 데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일자리를 통한 가계 소득 증가, 이에 따른 성장이라는 정부의 큰 그림이 흔들리고 있다.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증가폭은 10만 6000명이다. 취업자 증가폭이 5개월 연속 10만명대인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9월부터 2010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이후 8년여 만이다. 제조업 일자리 감소도 3개월째다. 6월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2만 6000명 줄었다. 2017년 1월(-17만명)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제조업 고용동향 점검회의를 열고 반도체, 기계 등은 고용이 늘어난 반면 자동차는 한국GM 구조조정에 따른 일부 차종 생산 중단, 조선은 전년 대비 건조량 감소, 섬유는 해외 생산 확대 등의 사유로 고용이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3% 성장에 크게 기여했던 수출 증가세 역시 불안하다. 17개월간 증가세를 이어 가던 수출은 지난 4월 1년 전보다 1.5% 줄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5월 한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6월에 다시 소폭 감소하면서 주춤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대외 통상환경이 예상보다 빠르게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일자리 쇼크 장기화는 내수 추가 위축으로 직결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취업자 증가폭(14만 2000명)은 지난해 증가폭(31만 60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수 증가세가 약화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경기 개선세가 완만해지고 있다고 지난 10일 진단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침체,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근로시간과 채용인력 감소, 최저임금 불확실성으로 인한 신규채용 감소가 고용부진의 원인”이라며 “정부의 명확한 스탠스가 없어 고용부진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지나친 확대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6월 고용률은 61.4%, 15~64세 고용률은 67.0%, 실업률은 3.7%로 모두 1년 전보다 0.1% 포인트 떨어졌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9.0%로 1.4% 포인트, 체감실업률을 보여 주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2.9%로 0.5% 포인트 떨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고용 지표가 결코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인구감소 영향과 고용률 추이를 살펴보면 ‘한파’나 ‘쇼크’라고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8월부터 줄기 시작한 생산가능인구는 6월 들어 8만명이 줄어드는 등 감소폭이 갈수록 가파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인구적인 측면에서 플러스 요인이 안 보인다. 지금과 같은 흐름에서는 고용 지표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G2 무역전쟁·미국發 관세폭탄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 먹구름

    G2 무역전쟁·미국發 관세폭탄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 먹구름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발(發) 관세폭탄, 경기 침체 등이 우리나라 제조업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 같은 대내외적 환경은 우리 산업의 중추라 할 수 있는 자동차와 조선, 철강 등 ‘중후장대’(重厚長大) 업종에 불확실성을 높이면서 제조업 전반으로 먹구름이 확산되고 있다.●화장품·제약업종 전망은 긍정적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경기전망지수가 87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지난 2분기 97에서 10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경기전망지수는 숫자가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로, 100 이하로 내려갈수록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2016년 말 국정농단 사태가 전국을 뒤덮고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2017년 1분기에 외환위기 수준인 68로 내려앉았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2017년 3분기 94로 반등했고 지난 2분기에는 97로 기준치 턱밑까지 올라왔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조선과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이른바 ‘중후장대’ 업종의 위기감이 전체 제조업의 기대심리를 낮췄다. 조사에 따르면 2015~2016년의 수주절벽이 최근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는 조선(67)이 가장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자동차·부품(75)은 미국발 관세폭탄에 이렇다 할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정유·유화(82)는 유가 상승에 더해 미국이 이란산 원유의 수입 금지 조치를 시사하면서 수급 불안의 가능성마저 높아졌다. 철강(84)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수입 제한 조치와 자동차 등 수요산업 불황이 겹쳤다. 반면 미국과 EU, 인도, 중화권 등에서 불고 있는 ‘K뷰티’,‘K의료’ 열풍을 타고 화장품(127)과 제약(110), 의료정밀기기(102) 등의 전망은 긍정적이었지만 중후장대 업종의 위기감을 상쇄하지 못했다. ●49%가 “고용 환경 변화가 원인” 제조업 전반을 어둡게 한 주요 요인은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 ‘고용환경 변화’(49.0%)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변동(16.0%)과 금리인상 가능성(9.9%), 유가상승(8.8%), 경기불황(4.3%) 등도 요인으로 언급된 가운데 ‘통상마찰’을 요인으로 꼽은 응답은 2.9%에 그쳤다. 이종명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조사기간(6월)은 통상마찰 이슈가 본격화되지 않은 시기라는 점과 전체 조사대상 중 미국과 중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은 일부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도 “우리나라 제조업 전반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요인은 고용환경의 변화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근본적으로 한국경제의 구조와 체질을 변화시켜 나가야 할 시점”이라면서 “규제혁파를 통한 성장동력 확충과 창업 활성화, 저출산·고령화 대책 등 중장기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미투·몰카’로 커진 성대결…혐오, 성평등 가로막는 소모전

    ‘미투·몰카’로 커진 성대결…혐오, 성평등 가로막는 소모전

    여성시위서 “834만 남자만 조심” 온라인상 페미니즘 선입견 확대 ‘넷페미’ 미러링 방식 남성 반격 “보이지 않는 여성차별 극복해야”지난 1월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을 계기로 여성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여성에 대한 혐오적 시선도 난무했다. 남성과 여성 사이에 ‘혐오’의 싹이 자라면서 남녀 성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여기에 홍익대 남성 누드모델 사진 유출 사건에서 경찰의 차별 수사 논란이 벌어지면서 남녀 간 충돌이 표면화됐다.과거에도 여성 인권을 강화하자는 ‘페미니즘’ 운동이 거세질 때마다 반발은 늘 있었다. 역차별론이 부상하면서 여성 운동이 위기를 맞았다.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으로 여성 인권이 한층 대두될 때 미투가 시작됐지만 결국 가해자의 역공으로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여성들은 일련의 사건에 분노와 절망을 느꼈고, 그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혐오의 싹이 틔워졌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열린 제3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집회에서도 “한국 여자들은 살면서 일부 834만명의 한국 남자만 조심하시면 됩니다”란 문구가 새겨진 팻말이 등장했다.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치부했다는 점에서 일부 남성들은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나섰지만 여성 집회에 이러한 문구가 등장한 원인을 찾지 않으면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여성들이 남성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그동안 겪어 온 보이지 않는 차별과 실질적 피해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 활동가 이인숙 박사(사회학)는 “여성들이 숫자로는 인구 절반인데도 중요한 현안이 닥치면 약자로 몰렸고, 정치·사회적 권력 관련 사안에서도 늘 소수로 전락했다”면서 “특별법까지 만드는 등 갖은 방법을 써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행동으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게임업계에서는 페미니즘에 관심을 보였다는 이유만으로 여성 작가들이 ‘메갈’(여성 혐오 반대사이트 ‘메갈리아’ 이용자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낙인이 찍히면서 일순간 일자리를 잃는 경우가 나왔다.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메갈을 ‘집단 이기주의’, ‘반사회적 인신공격을 일삼는 사람들’로 비하한다. 한 여성은 여성 집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당했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여성은 “페미니스트라 부당 해고를 당했다”면서 “갑자기 회식 도중 잘렸다. 혜화 시위를 갔냐고 해 ‘알바 끝나고 가서 청소밖에 못 했다’고 하자 이제 출근하지 말고 알바 대신 중요한 시위나 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에서는 페미니즘 자체에 대한 선입견도 커지고 있다. 여성 운동 활동가에 대해 ‘페미나치’(페미니즘+나치), ‘메퇘지’(메갈리아+멧돼지) 등 조롱 섞인 표현들을 서슴지 않고 하는가 하면 ‘정신병자’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하기도 한다. 대학에서도 페미니즘에 대한 반발 정서가 총여학생회 존폐 문제로 번지기도 했다. 연세대에서는 지난달 학생 총투표를 통해 ‘총여학생회 개편안’이 통과됐다. 총여학생회가 페미니스트 작가 은하선씨의 강연을 추진한 게 발단이 됐다. 일부 극단적인 남성들이 페미니즘을 억압할수록 페미니즘의 반발도 거세졌다. 최근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넷페미(니스트)’가 공격적인 미러링 방식을 통해 반격에 나서는 식이다. 미러링은 여성 전체를 조롱하는 남자들의 언어를 반대로 비추는 거울처럼 비틀어 보자는 취지다. 친분이 없는 20~30대 여성들이 ‘여성 인권’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헤쳐 모이는 것도 새로운 특징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면서 “소모적 논쟁이 계속되는 것은 성평등 사회를 늦추는 요인이 된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짝퉁 상품도 모자라 짝퉁 매장까지 낸 중국 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짝퉁 상품도 모자라 짝퉁 매장까지 낸 중국 기업들

    한국 매장인양 꾸며놓은 중국계 브랜드 생활용품점들이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루고 있다. 한국 드라마나 K-POP, 영화, 게임 등 한류에 힘입어 나날이 높아지는 한국의 위상에 편승해 베트남과 필리핀은 물론 터키와 호주, 러시아, 캐나다, 멕시코 등 세계 전역에 이들 매장이 들어서며 성업 중인 것이다.한국 매장을 흉내낸 무무소(MUMUSO)와 일라휘(ilahui), 미니굿(MIMIGOOD) 등 중국계 브랜드 생활용품점이 베트남 지역에서만 거의 100개에 이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 자료를 인용해 지난 7일 보도했다. 무무소는 한국에도 많은 매장을 보유한 다이소처럼 다양한 생활용품을 저가로 파는 유통 브랜드다. 판매하는 물건도 화장품, 캐릭터 상품, 세면 용품·세제 등 생필품, 간식 거리, 전자 제품, 수납 용품, 사무용품 등 거의 똑같다. 특히 한국 뷰티상품인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네이처리퍼블릭, 코스모코스의 꽃을든남자 등의 제품을 베낀 제품들이 팔려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한국 유통소매점으로 보이지만 정작 한국인들이 이용에 어색해 하는 게 이들의 출신 성분을 알려주는 유일한 단서”라고 전했다. 그만큼 한국 소매점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베트남 사회 저변에 짙게 깔린 반중(反中) 감정을 비껴가면서 한류를 타고 형성된 한국 제품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악용하고 있는 얘기다. 한국의 특정 브랜드의 패키지를 모방하고 있는 만큼 이를 오인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경우 한국산 제품들의 이미지가 훼손될 공산이 크다. KOTRA에 따르면 무무소는 2016년 12월 베트남에 진출해 하노이와 호찌민 등 베트남 주요 도시에 27개 매장을 열었다. ‘무궁생활’(木槿生活)이라는 한글 상표와 한국을 뜻하는 ‘Kr’을 브랜드에 붙였다. 무무소는 자체 웹사이트에 한복을 입은 여성들을 올려놓고는 “무무소는 패션에 특화한 한국 브랜드”라고 ‘당당하게’ 소개하고 나섰다. 2014년 11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설립된 무무소는 “한국과 호주, 필리핀, 중국, 말레이시아 등 수많은 국가에 체인이 있다”며 한국 특허청에서 받은 것이라며 홈페이지에 무무소와 무궁생활 상표등록증을 올려놓기도 했다. 제품 설명에 상표를 ‘MUMUSO-KOREA’라고 적은 스티커를 붙여놓기도 했다. 필리핀에서 무무소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무무소는 같은 기간 38개의 매장을 열었다. 수도 마닐라 매장의 한 직원은 서울에 둔 회사 주소가 거짓임이 밝혀졌음에도 “우리는 한국 회사”라는 주장을 폈다고 FT는 전했다. 마닐라의 무무소 매장을 한국 브랜드로 알고 찾은 메일리 타불라는 사람들이 한국 사람에 대해 말할 때는 “한국인들의 피부를 먼저 떠올리고 고품질 뷰티 제품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K-팝 팬이라는 하이디 고페즈도 한국 브랜드 때문에 매장을 찾게 됐고 “한국 분위기 때문에 매장에 들어갔다”라고 밝혔다. 무무소는 터키에서도 영업을 개시했다. 무무소는 최근 터키 유력 언론인 휴리예트가 ‘한국 브랜드’로 소개했다. 지난 6월엔 캐나다 밴쿠버에도 매장을 냈다. 무무소는 앞서 호주와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 멕시코 등에도 진출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무무소는 UAE 홈페이지에서는 버젓이 한국 패션점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러시아 진출 계약식에서는 태극기를 준비하고 공식 홈페이지에는 “한국에 갈 시간이 없으면 무무소로 오세요”라고 적어 놓기도 했다. 무무소 본사는 이와 관련해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2016년 9월 베트남에 진출한 일라휘도 ‘연혜우품’이라는 한글 상표를 쓰고 ‘Korea’를 브랜드에 붙인 채 영업을 하고 있다. 28개 매장을 개설해 베트남의 매장 수로는 가장 많다. 일라휘 측은 “2010년 설립해 아시아 지역에 1000개 이상의 매장이 있다”고 주장했다. ‘삼무’라는 한글 상표를 함께 사용하는 미니굿도 2016년 9월 베트남에 매장을 처음 연 뒤 현재 15곳으로 확장했다. 미니굿은 매장 곳곳에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라는 한국어 안내판을 달아놨고, 제품 설명란에 흔히 원산지를 표시하는 것과 달리 ‘미니굿 코리아’가 디자인했다고 적어놨다. 태국에서는 아르코바(Arcova)가 ‘코리안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를 표방하며 중국산 제품을 한국 제품으로 속여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매장은 한국 아이돌 가수의 음악을 종일 틀어놓고 어설픈 한국어가 적힌 중국산 저가제품을 내다팔고 있는 공통점이다. 이중 상당수는 한국이나 일본 유명 제품을 본뜬 ‘짝퉁’ 상품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지인들은 이들 매장이 한국 기업이 운영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은행원인 20대 베트남 여성은 “주로 쿠션이나 캐릭터 디자인 상품을 구해하기 위해 무무소에 들린다”며 “무무소의 제품들이 사실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것을 안다. 그래도 한국 기업들이 유통을 관리하니 품질이 크게 저질은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코트라 호찌민 무역관 관계자도 “베트남은 지적재산권 개념이 이제 형성되는 단계라 단속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한국이나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중국계 브랜드가 한국매장으로 위장하는 까닭은 간단하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한류 덕분이다. 여기에다 한국이 일본과 달리 이들 지역과 역사적 악감정이 적고, 중국처럼 영토분쟁에 휩쓸리지 않는 점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한국의 존재감은 엄청나다. 삼성은 베트남 최대의 외국인 투자자이며, 베트남 전역에서 현지인 10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음악과 영화, 도서, 게임 등을 포함한 한국 문화 콘텐츠의 올해 세계 수출 규모가 전년보다 9% 가까이 늘어난 73억 달러(약 8조 12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화장품의 경우 세계 전체 매출액이 2009년 4억 5100만 달러에 그쳤으나 지난해 40억 달러로 10배나 폭증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한국 화장품을 쓴다는 것이 신분을 과시하는 상징일 정도다. 이 때문에 중국계 브랜드의 짝퉁 제품에 이어 짝퉁 홈페이지까지 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중국 업체와의 ‘짝퉁 홈페이지’ 소송에서 최종 승리하면서 알려졌다. 국내 화장품 업체가 짝퉁사이트 업체와의 상표권 소송에서 이겨 배상금을 받아낸 것은 처음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월 라네즈 브랜드의 공식 홈페이지처럼 꾸민 짝퉁 사이트를 운영한 중국 A업체를 상대로 상표권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1월 1심에서 승소했고 이후 A업체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해당 사이트는 아모레퍼시픽이 운영 중인 라네즈 공식 홈페이지와 유사한 도메인을 사용하면서 디자인을 도용했다. ‘다이궁(代工·보따리상)’ 등을 통해 몰래들여온 제품이 해당 사이트에서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중국 브랜드의 가짜 한국 매장들이 활개를 치는 데 대해 “한국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사드(THAAD·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으로 중국 본토에서 한국 제품 및 기업들이 쫓겨난 빈자리를 이들 기업이 대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짝퉁 기업이 원조 기업을 위협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애플 짝퉁’으로 시작한 샤오미는 창업 3년 만에 중국 시장 판매량에서 애플을 뛰어넘었다. 9일 홍콩 증시에 상장한 샤오미는 4년래 기술 부문에서 세계 최대 규모인 47억 2000만 달러를 조달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혼밥하면 건강에 나쁘다”… 과학적 근거 있나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혼밥하면 건강에 나쁘다”… 과학적 근거 있나요

    얼마 전 한 걸그룹 멤버가 혼자 곱창집 야외 테이블에서 곱창을 맛있게 먹는 장면이 전파를 탔습니다. 방송 이후 해당 곱창집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가 됐고 전국의 곱창 판매가 급증했다고 합니다.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 것은 주위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무척 어색한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1인 가구 숫자가 늘어나면서 혼자 식사를 하는 ‘혼밥’이나 혼자 술잔을 기울이는 ‘혼술’ 문화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혼밥 인구의 증가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인 모양입니다. 인문사회학자들뿐만 아니라 과학자들까지도 혼밥 문화가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시도를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혼밥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는 많지 않지만 혼자 하는 식사가 우울증이나 심혈관 질환, 비만, 대사증후군 등과 연관돼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간혹 눈에 띄곤 합니다. 국내에서 ‘왜 맛있을까’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영국 옥스퍼드대 실험심리학과 찰스 스펜스 교수의 책 ‘미식물리학’(Gastrophysics)에서는 약 18만명의 청소년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가족과 정기적으로 식사를 같이하는 아이들이 비만에 걸릴 확률이 12% 낮고 건강한 음식을 먹을 확률은 25% 높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와 세인즈버리 국립사회연구센터도 최근 8000명의 영국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혼밥은 정신질환을 제외한 다른 어떤 요인들보다 개인의 행복감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또 연구팀은 혼밥을 하는 분위기가 식사량, 식사의 종류, 식사과정에서 나타나는 신진대사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남성과 여성, 연령, 국가마다 다른 식습관 등 혼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이 무수히 많기 때문에 무조건 “혼밥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라고 잘라 말하기 어렵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호주 퀸즐랜드공과대학 보건학과 캐서린 한나 교수는 사람들의 식사 장면을 촬영하고 인터뷰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혼밥은 건강상 문제나 개인적 성향, 사회경제적 상황 등에 따라 선택되며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영국 글래스고대 약대 나비드 새터 교수 역시 체중 조절 같은 건강관리 차원에서 이뤄지는 혼밥의 사례가 더 많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새터 교수팀은 사람들이 타인들과 어울려 식사를 하는 경우 혼자 먹을 때보다 식사량이 평소보다 1.5~2배 정도 늘어난다는 분석결과를 제시하며 건강 관리를 위해 식이조절이 필요한 사람들은 혼밥이 적절하다고 충고하기도 했습니다. 또 혼자 식사를 하는 경우 ‘간단히 해치우기’ 위해 패스트푸드 같은 정크푸드를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연구팀의 분석결과 연령대가 젊을수록 혼밥을 할 때도 건강식을 찾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좀 뻔한 얘기 같지만 혼밥을 하는 상황에 대해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카고대 신경생리학과 스테파니 카치오포 교수는 혼자 식사할 때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 지방과 칼로리 섭취량이 급증하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 중 ‘먹는 것’은 빠질 수 없습니다. 사실 혼자가 편해서 혼밥을 즐기는 이들도 있겠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사회경제적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혼밥을 하는 이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이들에게 타인과 함께하는 식사의 즐거움을 되돌려 주기 위해서 과학계와 우리 사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dmondy@seoul.co.kr
  • 혼밥은 정말로 건강에 좋지 않은걸까

    혼밥은 정말로 건강에 좋지 않은걸까

    얼마 전 한 걸그룹 멤버가 혼자 곱창집 야외 테이블에서 곱창을 맛있게 먹는 장면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전파를 탔습니다. 방송 이후 해당 곱창집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가 됐고 전국의 곱창 판매가 급증했다고도 합니다.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 것은 주위 시선이 의식되는 무척이나 어색한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1인 가구 숫자가 늘어나면서 혼자 식사를 하는 혼밥이나 혼자 술잔을 기울이는 혼술 문화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 입니다.혼밥 인구의 증가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인 모양입니다. 인문사회학자들 뿐만 아니라 과학자들까지도 혼밥 문화가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려 시도를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혼밥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는 많지 않지만 혼자 하는 식사가 우울증이나 심혈관질환, 비만, 대사증후군 등과 연관돼 있다는 연구결과들은 간혹 눈에 띄곤 합니다. 국내에서 ‘왜 맛있을까’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영국 옥스퍼드대 실험심리학과 찰스 스펜스 교수의 책 ‘미식물리학’(Gastrophysics)에서는 약 18만명의 청소년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가족과 정기적으로 식사를 같이 하는 아이들이 비만에 걸릴 확률이 12% 낮고 건강한 음식을 먹을 확률은 25% 높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와 세인즈버리 국립사회연구센터도 최근 8000명의 영국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혼밥은 정신질환을 제외한 다른 어떤 요인들보다 개인의 행복감을 떨어뜨린다는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또 연구팀은 혼밥하는 분위기가 식사량, 식사의 종류, 식사과정에서 나타나는 신진대사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남성과 여성, 연령, 국가마다 다른 식습관 등 혼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은 무수히 많기 때문에 무조건 “혼밥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라고 잘라 말하기 어렵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호주 퀸즐랜드공과대학 보건학과 캐서린 한나 교수는 사람들의 식사 장면을 촬영하고 인터뷰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혼밥은 건강상 문제나 개인적 성향, 사회경제적 상황 등에 따라 선택되며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영국 글래스고대 약대 나비드 새터 교수 역시 체중 조절 같은 건강관리 차원에서 이뤄지는 혼밥의 사례가 더 많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새터 교수팀은 사람들이 타인들과 어울려 식사를 하는 경우 혼자 먹을 때보다 식사량이 평소보다 1.5~2배 정도 늘어난다는 분석결과를 제시하며 건강 관리를 위해 식이조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혼밥이 적절하다고 충고하기도 햇습니다. 또 혼자 식사를 하는 경우 ‘간단히 해치우기’ 위해 패스트푸드 같은 정크푸드를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연구팀의 분석결과 연령대가 젊을수록 혼밥을 할 때도 건강식을 찾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좀 뻔한 얘기 같지만 혼밥을 하는 상황에 대해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카고대 신경생리학과 스테파니 카치오포 교수는 혼자 식사할 때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 지방과 칼로리 섭취량이 급증하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 중 ‘먹는 것’은 빠질 수 없습니다. 사실 혼자가 편해서 혼밥을 즐기는 이들도 있겠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사회경제적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혼밥을 하는 이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이들에게 타인과 함께 하는 식사의 즐거움을 되돌려주기 위해서 과학계와 우리 사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dmondy@seoul.co.kr
  • [민선 7기 단체장에 듣는다] “책뿐 아니라 빵도 드릴 것… 지역 살리는 ‘경제구청장’ 자신”

    [민선 7기 단체장에 듣는다] “책뿐 아니라 빵도 드릴 것… 지역 살리는 ‘경제구청장’ 자신”

    “책도 드리고 빵도 드리겠습니다.”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은 9일 구청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임 유종필 구청장이 추진했던 인문학 도시, 평생학습도시(책으로 비유) 정책을 발전시키면서 지역 경제(빵으로 비유)까지 살리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관악구가 강남구 테헤란밸리와 구로구 G밸리에 낀 베드타운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있도록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경제구청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선거에 관한 소회가 있다면. -구의원 8년, 시의원 8년, 16년 동안 지역 정치를 꾸려 오면서 바라본 관악은 강남구의 테헤란밸리, 구로구의 G밸리에 끼어서 베드타운으로 전락, 경제적으로는 멈춰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살기 좋은 공동체로 바뀔 것인가’ 고민하고 이 부분에 문제를 제기한다면 분명히 선거에서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역시 주민을 만나 보니 지역 경제를 살려 달라는 요구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가령 사법시험 제도가 바뀌면서 고시촌이 있던 대학동, 삼성동 일대는 가게 문을 닫는 소상공인들이 속출했다. 선거 운동 중 한 주민이 “당선되면 책을 줄 거냐 빵을 줄 거냐”라고 물었다. 전임 구청장이 이뤄 놓은 인문학 도시 정책 등에 계속 집중할 것인지 아니면 지역 경제를 살릴 것인지를 비유해 묻는 것이었다. 나는 책도 주고 빵도 주겠다고 답변했다. (선거의) 승리 요인은 임대료 걱정 없는 골목 상권, 대학캠퍼스타운 조성 등 주민과 상생하는 관악의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핵심 공약을 주민들이 높이 평가한 덕이라고 생각한다. →선거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당내 경선 과정이 굉장히 어려웠다. 함께 출마한 예비 후보들이 그동안 잘 지냈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모두 다 후보가 되면 좋겠지만 그중에 한 사람만 후보가 돼야 하니까 치열하게 경쟁할 때 가슴이 아팠다. 경선 이후 그분들과 뭉쳐야 본 선거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함께했다. 그중 신언근 의원은 민선 7기 구청장직인수위원회 인수부위원장으로 함께하기도 했다. →향후 4년간 관악구 발전 구상은. -관악의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과거 미국 스탠퍼드대와 실리콘밸리를 견학한 적이 있다. 관악구에도 서울대라는 우수 자원이 있지만 서울대생들이 졸업하고 나면 지역을 떠나버리는 실정이다. 졸업한 서울대생들이 공동체 구성원으로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이 꿈틀대는 대학캠퍼스타운을 만들겠다. 또 미국 시애틀의 골목상권에서 세계적인 기업 스 타벅스가 탄생했듯 관악의 전통시장, 골목상권과 연대해 제2의 스타벅스를 만들겠다. 용적률 완화 등을 인센티브로 임대료 안정 협약을 체결하고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입점을 제한해 지역주민이 상생하는 골목상권을 만들겠다. →경제 분야 외 핵심 공약과 주요 사업이 있다면. -6대 전략과 50대 과제를 만들었다. 6대 전략을 소개하자면 ‘더불어 경제’, ‘으뜸 교통’, ‘청정 삶터’, ‘으뜸 교육문화’, ‘더불어 복지’, ‘혁신관악청’이다. 경제 분야는 앞서 설명했고 으뜸 교통 분야에서는 신림선(샛강역~서울대 경전철) 조기 완공, 서부선(새절역~서울대입구역 경전철) 조기 착공, 난곡선(보라매공원~난향동 경전철) 조기 착공 등을 추진하려 한다. 청정 삶터 분야에서는 낙성대에서 보라매공원에 이르는 봉천천을 복원해 친수공간을 주민에게 제공하겠다. 으뜸 교육문화 분야에서는 서울대 멘토링 사업 확대, 방과후 교육지원센터 설립 등을 추진한다. 더불어 복지 분야에서는 육아하는 엄마와 아이들을 위한 복합문화 휴게공간인 마더센터 건립 등을 계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혁신관악청 분야와 관련해서는 주민들이 청사에 모여 수시로 현안을 논의하고 구청장과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 선거 기간 중 한 주민으로부터 “구청장이 되면 만나기 어려운 거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언제든 구청을 찾아오면 주민이 원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현재 5층에 있는 구청장실을 1층으로 옮길 계획이다. 또 ‘더불어으뜸관악협치위원회’를 둘 것이다. 관악구 관계자, 시민사회 단체, 서울대 교수 중에 협치 조정 능력이 있는 분들, 당에서도 책임을 가지고 참여할 몇 분 등과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다. 그 위원회가 전적으로 구정 의제를 설정할 계획이다.→지방분권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추진해 나갈 생각인가. -당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 선거가 끝났으니까 지방정부가 출범하고 나면 다시 한번 개헌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생각한다.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에 가속화될 것이고 차기 당대표 역시 개헌 모드로 분위기를 잡아 갈 것이다. 지방분권이 안착할 수 있는 그런 정국으로 가게 될 것으로 본다.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재정 문제다. 국가 전체 세수입 가운데 지방세 비중이 20% 남짓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중앙정부와 상급 자치단체에 재원을 의존하다 보니 창의적 사업을 펴나가기 힘들다. 적어도 지방세 비중이 40%는 돼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 구현은 재정분권을 갖추는 게 우선이다. 개헌과 함께 관련 세법을 개정해 국세와 지방세 간 세목 조정을 통해 자주 재정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명칭도 바꿔야 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지방정부로 부르는 게 맞다. →어떤 구청장이 되려 하는가. -지역 경제만큼은 반드시 살려 놓는 ‘경제구청장’이 되고 싶고 구정 운영은 소통과 협치를 중심으로 하려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렴과 겸손이다. 58.9%라는 높은 지지율을 보낸 주민들께 감사드리고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6대 전략과 50대 실천과제를 가지고 착실하게 구청장직을 수행하고 싶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박준희 구청장은 구·시의원 16년 몸에 밴 생활 정치…사람 위한 정책 올인 지난달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 관악구민의 선택을 받은 박준희 구청장은 관악구와 인연을 맺은 지 어느덧 40년이 다 돼 간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서울에 왔지만 형편이 넉넉지 않아 싼 방을 구하기 위해 서울시내를 전전하다 관악과 인연을 맺었다. 이웃들은 가난했고 그들과 생활하면서 봉천동 달동네 생활에 익숙해졌다. 그 속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웠다. 고향은 전남 완도다. 어려서는 커서 정치를 하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학교에서 반장을 하고 학생회장을 하면서 리더십을 키웠다. 1998년 제3대 관악구의회 의원을 시작으로 제4대 관악구의회 의원으로 활동했다. 정치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생활밀착형 정치를 지향했다. 당시 자녀들이 어렸기 때문에 육아와 교육에 관심이 컸고 아이 키우기 좋은 관악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성실한 의정 활동 결과로 구의원 시절 의정대상을 받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시의원 당선이 정치활동에 있어 전환점이라고 말한다. 2010년 제8대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됐고 이어 제9대까지 시의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그는 주민들에게 서민일자리를 확실히 살리고 교통·주거환경을 멋지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4년을 꼬박 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관악주민의 숙원 사업인 경전철 사업을 위해 뛰어다녔고 강남순환고속도로 개통에도 역할을 했다. 시의원 재선 당시에는 도시계획관리위원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쳤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정치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사람을 위해 하는 것이고 사람을 보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임대료 걱정 없는 골목상권 조성, 사회적경제정책협의회 구성, 대학캠퍼스타운 조성, 유아 자연배움터 확대, 복합문화공간 마더센터 설립 등 민선 7기 주요 공약에도 사람에 대한 정이 가득 담겼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수요 에세이] 남북 경협,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수요 에세이] 남북 경협,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최근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있었다. 한반도의 냉전 분위기가 급속하게 반전되고 있다. 다행한 일이다. 그래서인지 정제되지 않은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북핵이나 미사일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도 아닌데 국방비 감축, 북방한계선(NLL) 문제, 자유 왕래, 취업 교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심지어 통일이 코앞에 다가온 것처럼 평화 무드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 때도 있었다. 그러나 성과 없이 정치적 이벤트로 지나갔다.차분하게 생각해 보자. 큰 틀에서 북한은 어떤 경로를 밟든 개방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때가 됐다. 핵 해결 회담은 계기일 뿐이다. 시기와 폭이 문제다. 따라서 남북 협력의 구체적인 방안을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 현재 논의되는 각종 협력 아이디어는 성숙하지 못하고 아전인수 격이어서 걱정이 된다. 특히 경제협력 분야에서 핵심적인 대목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남북 간 경제협력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을 때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철도, 고속도로, 발전소 등을 남한의 회사들과 전문인력이 북한에 대거 진출해 건설할 수 있을까. 결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중국 기업들이 대부분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우리가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구경꾼 처지만 될 것이다. 북한이 개방을 한다면 중국이나 베트남 모델을 따르게 된다. 공산당 지배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 발전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북한은 중국이 공산당 체제하에서 성공적으로 국가 발전을 추진한 것을 잘 알고 있다. 김정은은 시진핑과 최근 세 차례나 만나 친밀함을 과시했다. 이는 앞으로 모든 면에서 중국과 더욱 밀접하게 협력하겠다는 자연스런 표현이다. 북한에는 체제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권력자가 바뀌더라도 마찬가지다.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지에는 체제에 대한 자존심도 포함된다. 때문에 70여년 동안 체제 경쟁을 해 왔던 남한의 회사나 전문가들이 북한에서 활개치고 다니는 것을 북한 주민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체제에 금이 가는 일이다. 그리고 주민 관리에도 적잖은 장애 요인이라 생각할 것이다. 중국과 같이 동일한 정치 체제를 가진 나라들이 편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은 가격 등 모든 면에서 우리보다 유리하다.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나 우리 아니면 안 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정서면에서도 북한은 핵과 미사일 기술 등의 자존심을 전체 기술 측면에 확대해석해 자기네 기술이 우리에 비해 결코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중국 다음 자리가 있다면 러시아나 일본 등이 아닐까. 우리가 설 자리는 넓어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우리는 쌀이나 비료 지원,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운영 등을 협력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업들은 폐쇄적으로 운영돼 일반 북한 주민들은 알지 못했고 식량 지원 외에는 모두 우리가 아쉬워 추진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말하자면 우리가 간청해서 베풀어 준 사업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앞으로 개방되더라도 이런 방식 정도만 가능하지 않을까. 같은 민족이라는 우리 쪽의 감성은 김칫국을 먼저 마시는 일이다. 지나친 우려일지는 모르나 북한은 전략상 남한의 안보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유지하려 할 것이다. 남한의 방식은 늘 경계의 대상이지 선호의 대상은 아니다. 따라서 경제 개발에서 체제를 대표하는 정부 협력 방식은 상당히 힘들 것이다. 경제협력은 순수 민간 베이스로 해야 한다. 민간 기업도 남한의 단독 기업보다는 북한이나 중국 등과의 합작 기업이나 해외 동포들을 활용하는 방안이 좋을 것이다. 정부는 우리 기업이 북한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본적이고 장기적인 작업을 해야 한다. 최근 개방한 공산국가들의 고위 간부들이 가진 영향력은 상당하다. 이들과의 관계는 오랜 시간과 은밀함이 필요하다. 민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치밀하게 미래를 준비해야 남북 협력에서 우리의 참여가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다.
  • 무역전쟁·유가 상승에 亞통화 ‘휘청’

    무역전쟁·유가 상승에 亞통화 ‘휘청’

    “인위적 개입 아닌 분쟁 우려 반영” 印尼 금리 올려도 연일 최저치 인도 루피화 연초 대비 7.11%↓‘신흥국 통화 위기론’이 중남미 국가를 넘어 아시아 국가로 번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유가 상승 등으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 휘청이고 있는 것이다. 3일 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6월 이후 4% 평가 절하(환율 상승)된 중국 위안화는 이날 달러당 6.67위안에 거래되며 올해 최고치를 찍었다. ‘수출을 위해 통화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의혹의 눈초리도 있지만 중국 입장에서도 위안화 가치의 급락은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2015~2016년 위안화 가치가 절하되자 대규모 자본 유출과 주식 매도 사태가 빚어져 중국 당국은 ‘통화 통제권’을 잃었고 시장은 충격에 빠졌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최근 위안화 절하가 시장을 2015년 8월과 2016년 1월 위안화 절하 당시의 공포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도 “지난주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자 중국 은행들이 달러를 팔아 치워 ‘손실’을 메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린 가장 큰 원인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위안화 약세는 정부의 인위적 개입이 아니라 무역분쟁 우려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이라며 “단기 위안화 약세가 불가피하나 추가 약세 속도는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외건전성이 좋지 않고 외국인 자금 의존도가 높은 다른 아시아 통화들도 ‘풍전등화’ 형국이다. ‘비상’이 걸린 인도네시아는 지난달부터 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루피아화의 가치는 2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아시아 통화 가치가 출렁이면서 달러화 대비 인도 루피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각각 연초 대비 7.11%, 6.06% 떨어졌다”며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신흥국이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이 통화 가치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 강세도 아시아 국가들의 불안 요인이다. 예를 들어 인도는 원료의 80%를 석유를 수입해 충당하고 있어 유가가 오르면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물가가 올라 통화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박미정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아시아 지역은 중국과의 교역이 많아 미·중 무역분쟁에 취약하다”면서 “1997년과 달리 아시아 신흥국들이 대부분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어 금융위기로 번지지는 않겠지만 증권 투자 자금부터 빠져나갈 수 있다”고 짚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트럼프, 사우디에 원유 증산 요청…동맹국 달래기? 지지층 이탈 막기?

    트럼프, 사우디에 원유 증산 요청…동맹국 달래기? 지지층 이탈 막기?

    美언론 “이란 제재 재개와 관련” 일각 “선거 앞두고 국내 정치용” 이란 “사우디 OPEC 탈퇴 지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유 증산을 이례적으로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방금 얘기를 나눴다. 이란과 베네수엘라에서의 혼란과 장애 탓에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그에게 원유 생산을 200만 배럴까지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며 “(원유) 가격이 높다!”고 올렸다. 그러면서 “살만 국왕이 동의했다!”는 내용까지 공개했다. 미국이 원유 생산을 늘려 달라고 구체적으로 요청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하라는 미국의 ‘지시’로 해석하며 강력 반발했다. 호세인 카젬푸르 아르데빌리 OPEC 주재 이란 대표는 1일 “사우디는 그 정도 양을 일시에 증산할 능력이 없을뿐더러 미국이 사실상 사우디에 OPEC을 탈퇴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이란 관영 샤나통신이 전했다. AP통신 등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원유 증산 요청은 이란 제재를 재개한 미국 정부가 유럽·아시아·중동 지역의 동맹국들과 중국, 인도에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라고 한 조치와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주요 수출국인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줄면서 벌써부터 국제 유가는 요동치고 있다. 29일 국제 기준 유가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8월물은 전날보다 0.95% 오른 배럴당 74.15달러에 마감돼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WTI는 올 상반기 들어서만 23% 이상 급등했다. 브렌트유 8월물도 79.44달러에 거래를 마쳐 1년 새 65.7%나 치솟았다. OPEC과 러시아 등 10대 산유국은 앞서 1일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0만 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은 하루 380만 배럴을 생산하는 이란산 원유 수출 길이 막히면 100만 배럴 증산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진 베네수엘라가 제대로 원유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이란으로부터 하루 65만 5000배럴을 수입하는 최대 수입국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거부한 것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정치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원유 공급 부족과 여름철 수요 증가로 유가가 급등하면 유권자들이 등을 돌릴 공산이 크다. 앤트완 해프 미 컬럼비아대 연구원은 “트럼프 지지층은 휘발유 가격 인상에 매우 민감하다”고 지적했다. 원유 증산 요청이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견해는 엇갈린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그룹 선임 애널리스트는 “200만 배럴 증산이 실현되면 당장은 유가를 배럴당 2∼3달러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딘 포먼 미국석유협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시장은 하루 200만 배럴의 추가 생산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향후 2년간 세계 경제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증산 요청이 공급과잉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경기부진·가계부채·무역전쟁 3중고 겪는 中… 세계 경제도 먹구름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경기부진·가계부채·무역전쟁 3중고 겪는 中… 세계 경제도 먹구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24일 오후 5시 긴급 통지를 통해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카드를 내놨다. 인민은행은 공상(工商)은행 등 5대 국유상업은행과 중신(中信)은행 등 12대 대형 은행을 비롯해 주식제 상업은행과 우체국은행, 도시 상업은행, 농촌 상업은행, 외국계 은행의 지준율을 오는 7월 5일부터 0.5% 포인트씩 인하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올 들어 지준율을 인하한 것은 지난 1월과 4월에 이어 세 번째다. 지준율이란 시중은행이 소비자들로부터 받아들인 예금 중에서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이다. 지준율을 낮추면 시중은행이 인민은행에 예치해야 할 돈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만큼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있다.이에 따라 5대 국유상업은행을 비롯한 대형은행의 지준율은 16%에서 15.5%로, 중소은행의 지준율은 14%에서 13.5%로 각각 하향 조정된다. 이번 지준율 추가 인하로 시중에 7000억 위안(약 119조원) 규모의 유동성이 추가 공급될 것이라고 인민은행이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지준율 인하 조치를 전격 단행한 것은 중국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보복관세가 다음달 6일부터 부과되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치킨게임 양상을 띠고 있는 까닭이다. 미 정부가 500억 달러(약 55조 8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강행한 데 이어 2000억 달러 제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까지 검토하면서 중국의 자본재와 생산재, 소비재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미국의 보복관세 영향권에 들었다. 여기에다 중국에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위한 그림자금융 규제 강화로 시중에서 자금난을 겪고 경기 지표마저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등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다급해진 중국 정부는 시중에 돈을 대거 풀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시장에 자금 풀어 인위적 경기 부양 시도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투자와 소비, 생산 등 중국의 실물 경기를 알려주는 지표가 악화 일로를 치닫고 있는 데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무역전쟁을 본격화하는 등 대내외 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국 주요 경제지표는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총체적 난국에 빠진 형국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3.9%에 그쳐 199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다. 1~5월 누적 증가율도 6.1%로 2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 성장을 뒷받침해 온 사회간접자본(인프라) 투자가 4월 11.3% 증가에서 5월 2.3% 증가로 크게 둔화됐다. 기업 활동을 보여주는 산업생산도 6.8% 증가에 불과해 시장 예상치(7% 증가)를 밑돌았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면서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수출증가율마저도 4월 3.7%에서 5월 3.2%로 하락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1.6%에서 올해 1분기 1.4%로 0.2% 포인트 떨어졌다. 가계부채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가계부채는 10년 연속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말 기준 6조 7000억 달러에 이른다. 2007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정부부채를 포함한 중국의 총부채비율은 2008년 160%에서 지난해 260%로 치솟았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올해부터 중국을 가계부채 위험국으로 분류하기 시작한 이유다. 가계부채 증가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성장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내수부진과 정부의 디레버리징 정책으로 자금 압박이 심한 기업의 부도도 급증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15개 기업이 빚을 갚지 못했다. 부도 금액만 129억 위안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나 늘었다. 앞으로 1년간 만기가 돌아오는 중국 기업과 지방정부 부채는 8조 2000억 위안에 이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강(易綱) 인민은행 총재가 지난 19일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며 투자자들에게 냉정을 유지하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중국 상하이 증시는 올해 최고치 3359에서 28일 2786으로 마감돼 17%가량 곤두박질쳤다. 미 온라인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중국 경제가 다시 진정한 색깔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며 “중국 경제는 막대한 부채로 신용이 흔들리는 불안정한 상황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대외 여건마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무역전쟁과 금리인상이라는 악재가 겹친 탓이다. 미 정부가 중국산 일부 품목에 25% 관세 부과를 강행한 데 이어 또 다른 품목에 대해 10%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나섰다. 특히 관세 부과 품목에 중국 정부가 ‘중국제조 2025’ 계획을 통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첨단기술 제품들이 대거 포함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미국이 발표한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첫해에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 포인트 떨어지고 1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 부과하면 성장률은 0.3∼0.5% 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독일 금융그룹 도이체방크는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부과 이후 첫 12개월간 중국 성장률을 0.2∼0.3% 포인트 끌어내릴 것으로 내다봤고, 영국 경제예측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중국 성장률이 0.3% 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 다. ●가계 부채 260% ‘위험’… 상하이 증시 급락 미국이 기준금리를 지난 3월 0.25% 포인트 올린 데 이어 지난 13일 0.25% 포인트 추가 인상한 것도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의 금리가 높아지면 리스크가 큰 중국 등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내가려는 경향이 있는 탓이다. 이런 까닭에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중국의 자본유출 통제가 올 들어 강도가 더 세졌다. 중국 정부의 심사를 거친 소수 자본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해외로 가지고 나갈 수 없는 상태다. 미국이 금리를 올렸는데도 금리인상을 하지 않아 불가피해진 자금 유출 압력을 자본 통제라는 ‘무기’로 억지로라도 막아보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의도다, 미국 컨설팅·리서치업체 로디엄그룹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미 투자는 294억 달러로 집계됐다. 2016년 46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36%가 감소했다. 올 들어 1~5월 중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 규모는 1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2% 줄었다. 지난 7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30일에 중국의 미국 투자 제한 조치도 발표할 예정이어서 중국의 대미 투자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중국의 경제 엔진이 식어가는 것은 글로벌 경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중국 경제가 최근까지 무역 마찰과 유럽 경기 둔화, 국제유가 상승, 신흥국 경제 위기 등 많은 위험요인으로부터 세계 경제의 완충지대 역할을 톡톡히 해온 덕분이다. 중국은 지난해 GDP가 12조 달러로 세계 경제에서 15%를 차지해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세계 경제성장 공헌도는 30%로 1위를 달성했다. 2013~2016년 중국의 글로벌 소비시장 성장 공헌도 역시 연평균 23.4%로 미국(23%), 유로권(7.9%), 일본(2.1%)을 웃돌았다. 국제통화기금(IMF) 연구원 출신인 루이스 쿠이즈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둔화는 세계 경제에 도전 과제가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khkim@seoul.co.kr
  • 전력 갉아먹은 전지훈련, 컨디션도 VAR도 무방비…판엎어야 4년 뒤 ‘엄지척’

    전력 갉아먹은 전지훈련, 컨디션도 VAR도 무방비…판엎어야 4년 뒤 ‘엄지척’

    ‘한국 월드컵 축구는 왜 조별리그 3차전에 가서야 몸이 풀리는 현상이 반복되는 걸까.’선수들의 긴장도 문제, 위기의식의 발로 등 심리적 요인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분석은 “경기력은 일체의 준비 과정, 평가전 기획 등의 총체적 설계에 따라 좌우되는 것으로 이 설계에 허점이 있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스웨덴전서 컨디션 100% 끌어올리지 못해 김태륭(올리브크리에티브 스포츠 단장) SPOTV해설위원은 29일 “선수들의 컨디션 사이클을 잘못 맞춘 탓이 크다”고 단언했다. “스웨덴전에 역량을 집중해 준비했어야 했는데, 오스트리아 전지훈련과 세네갈 평가전 등 준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김대길(풋살연맹 회장) KBSN 해설위원의 지적도 비슷했다. 김 위원은 “오스트리아에 트레이닝 캠프를 꾸리는 과정이 가장 아쉬웠다”면서 “스페인 코치진이 투입되면서 의견 충돌이 있었고 이 때문에 스웨덴전에 전력을 100%로 끌어올리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국제 메이저대회 경험이 부족하다. 그래서 월드컵 무대에서 1, 2차전 하면서 뭔가 감을 잡고 알 만하면 조별리그가 끝나 버린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 미흡했던 것이 가장 큰 패착”이라고 말했다. ●최약체와 하나마나 한 평가전 그는 “예컨대 평가전을 할 때 우리 같은 아시아 약체가 경쟁력 있는 상대팀을 구하기 쉽지 않다 하더라도, 이번에는 심했다. 가상 멕시코 온두라스는 전력이 형편없었고 스웨덴 대비용인 볼리비아는 2진급 선수를 데려왔다”고 혀를 찼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브라질대회에서의 잘못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 문제”라고 쓴소리를 냈다. 신 교수는 “브라질월드컵도 멘탈 코칭, 캠프 환경, 이동거리에 따른 피로 누적 등 문제가 수두룩했는데 속을 들여다보면 이번에도 유사한 것들”이라면서 “독일전 승리가 이번 대회 실패의 본질을 가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준비 부족의 대표적 사례로 ‘비디오 판독’(VAR) 문제도 짚었는데, 이런 얘기였다. “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축구 인기 부흥을 위해 상업적인 가치 를 도모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대회였다. 이 때문에 골 수가 늘어났고, 앞으로 16강부터 더 많은 골이 나올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실시간 경기분석을 해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관중을 위해 상업주의와 더불어 축구 경기 퀄리티를 향상시키려고 한 시도였다. 이는 곧 준비를 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우린 이것을 간과했다. 우리는 이번에 PK로 두 골을 내줬다. 그간 월드컵 무대에서 거의 없던 일이다. 이 VAR 대비를 얼마나 했는지 점검해야 한다.” ●2002년처럼 준비 기간 길었어야 4년 뒤 대비책은 체계적인 유소년 축구 육성부터 총체적인 축구협회 개혁까지 망라됐다. 이 가운데 일치된 주문은 감독 교체에 신중해 달라는 것이었다. 신 교수는 “우리는 16강 목표 달성을 위해 슈틸리케가 최장 기간 동안 감독으로 준비를 해 왔는데, 최종예선 도중 경질하고 신태용으로 교체했다”면서 “브라질 때도 조광래, 최강희, 홍명보로 이어지는 감독 교체 때문에 손실이 있었고 결과가 나빴는데 이번에도 되풀이됐다”고 꼬집었다. 김대길 위원도 “이제 감독이 결정되면 카타르월드컵 본선까지 팀을 이끌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면서 “대표팀 조직력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문제가 아니다. 2002년 월드컵을 돌아보면 준비한 시간이 상당히 길었다”고 짚었다. ●축구만으론 안 돼… 교육부터 바꿔라 일부 지적은 ‘국가 대항 축구는 그 사회의 총체적 역량’이라는 주장을 떠올리게 했다. 김태륭 위원은 “월드컵대회에서의 성적은 축구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교육부의 제도부터 축구협회의 업무 영역을 넘어서는 행정에 이르기까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K리그는 구단의 경제·정치적 상황에 따라 팀이 부침이 심하다”고도 꼬집었다. 이상윤(아프리카TV BJ)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사실 엄밀히 말해 이번 대회에서 세계 수준의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 준 아시아 팀은 일본뿐”이라면서 “‘세련되고 창의성 있는’ 플레이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재정 투입 아닌 ‘근로조건 개선’… 소득주도성장 안착 승부수

    재정 투입 아닌 ‘근로조건 개선’… 소득주도성장 안착 승부수

    중기 임금, 대기업의 50~60% 임금격차 커지며 소득분배 악화 재정 지원은 한시적 정책에 그쳐 청년 취업·중기 인력난 해법 주목 동반성장위원회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추진하는 ‘임금 격차 해소 운동 협약’은 소득주도성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기존 ‘재정 만능주의’에서 탈피해 임금 격차를 키우는 원인 제공자인 대기업에서 해법을 찾는 ‘역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청년 취업난과 중소기업 인력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도의적 구속력은 있지만 법적 강제력은 없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 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대기업과 하청 중소기업이 맺는 임금 격차 해소 협약은 정부 입장에서 소득주도성장을 안착시킬 승부수로 간주된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는 고용 위축 논란에 묻혔다. 일자리안정자금과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을 쏟아부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는 실정이다. 더욱이 1분기 소득 분배 지표가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면서 불에 기름을 끼얹은 모양새가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8.0% 줄어든 반면 상위 20%는 9.3% 늘었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 역시 6개월의 계도 기간을 두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정부 재정을 투입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데 한계에 직면한 셈이다. 특히 최근 소득 분배 악화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확대가 꼽힌다. 동반성장위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 직전만 해도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이 대기업 근로자의 75~80%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50~60%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기업(종업원 300인 이상)과 중소기업(300인 미만)의 월평균 임금 격차는 2012년 190만 1000원에서 2015년에는 253만 2000원까지 벌어졌다. 그나마 지난해 232만 5000원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고임금 대기업에는 ‘쏠림 현상’이, 저임금 중소기업에는 ‘기피 현상’이 빚어져 고용시장을 왜곡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 온 성과 공유나 상생 협력은 기업(대기업) 대 기업(중소기업)의 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임금 격차 해소 협약은 기업이 아닌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동반성장위 관계자는 “정부 재정으로 중소기업 일자리를 지원하는 정책은 한시적 단기 지원책”이라면서 “중소기업 내부에서도 근로자들에게 낙수 효과가 생기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협약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수펙스, LG화학, 롯데백화점, 포스코, GS리테일 등 자산 기준 국내 7대 대기업집단의 핵심 계열사가 모두 참여하기로 함에 따라 계열사는 물론 다른 기업들로 확산되는 이른바 ‘메기 효과’도 기대된다. 앞서 지난 5월 ‘1호 협약’을 맺은 이랜드리테일은 납품단가 인상 요인을 반영할 수 있는 표준계약서를 만들고, 협력사 전용 대출 상생 펀드 250억원을 조성해 협력사 임직원의 근로조건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기업의 이익을 하청 중소기업들에 나눠주려면 결국 대기업 노조의 동의 여부도 중요한 과제다. 이와 관련, 노동 분야 정부 관계자는 “(취약계층) 임금 인상에 들어가는 돈을 정부, 기업 그리고 노조가 분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대기업 노조들도 이제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의 ‘임금공유제’, SK이노베이션의 ‘(기본급) 1% 행복나눔기금’ 등이 노사 합의를 통해 협력업체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있는 대표적인 경우다. 금재호 한국기술교육대학 교수는 “상징적 의미가 크지만 지속 가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 “경기가 나빠져서 경영 환경이 흔들리면 제자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임금 격차가 문제 되는 것은 1차 협력업체보다는 2, 3차 협력업체다. 2, 3차 협력업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특별한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업무가 같다면 대기업에서 일하든 중소기업에서 일하든 임금 차이가 없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