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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협력 필요한 미중… 신장독립세력 입장 차가 걸림돌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완전히 철군하자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을 통제하기 위해서라도 미국과 중국이 손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신장위구르자치구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에 대한 입장 차가 워낙 커 협력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이 ETIM을 테러조직 명단에서 제외한 결정을 재고하라고 요구하지만,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선언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일 리 만무해 보인다. 3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모두 아프간이 테러리스트들의 소굴로 전락하고 탈레반이 극단주의로 치닫는 것에 반대하지만 그럼에도 양국이 협력하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하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분석해 SCMP가 내놓은 답은 ETIM이다. 위구르인들은 1944년 중국의 혼란을 틈타 ‘동투르키스탄’을 세웠다. ETIM은 1955년 중국의 자치구로 병합된 신장에 동명의 나라를 다시 세우자고 주장한다. 중국은 ETIM이 아프간의 지원을 받아 신장 지역에서 테러 활동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한다. 위구르족과 아프간 탈레반은 수니파여서 동질감도 남다르다. 위구르 극단주의자들이 탈레반을 믿고 분리주의 활동을 개시하면 바로 옆 티베트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저항운동을 벌일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고 CBS방송은 전했다. 그간 미국은 1979년 중국과의 수교 이후 신장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오히려 2002년에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중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ETIM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는 등 베이징을 거들었다. 2001년 미국이 9·11 테러 보복을 위해 아프간을 침공하자 중국이 지지 의사를 밝혔는데, 부시 전 대통령이 이를 대가로 신장 인권 문제를 눈감아 준 것이다. 이런 ‘암묵적 공조’는 비정치인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가 2017년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깨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반중’을 기치로 내걸고 위구르족 문제를 하나씩 꺼내 들었다. 미중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던 지난해 11월에는 “ETIM이 실존한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테러 조직 목록에서 삭제했다. 최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은 아프간 문제에 대해 이중 잣대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 것도 ETIM에 대한 백악관의 태도 변화를 꼬집었다는 분석이다. 현재 중국은 미국이 ETIM을 테러 조직으로 재지정하길 원한다. 그러나 이미 ‘반중’이 국민정서로 자리잡은 미국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특별한 명분 없이 중국의 요청을 수용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주융뱌오 란저우대 정치·국제관계학원 중앙아시아연구소 교수는 SCMP에 “탈레반이 국제사회 질서를 지킬 수 있도록 미중이 협력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미국이 ETIM에 대한 입장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 미국 “좀 도와주라”에 日자위대, 아프간 공무원 14명 탈출 지원

    미국 “좀 도와주라”에 日자위대, 아프간 공무원 14명 탈출 지원

    日자위대 첫 외국인 수송 임무 수행교도통신 통신원 자국민 1명만 대피대사관 근무 아프간인 500명은 실패방사청 “대피 작전 계속은 어려워” IS 테러로 막힌 카불공항…희망 끊어져영국군 등 각국 대부분 대피작전 종료일본 항공자위대가 당초 파견 목적이었던 일본대사관 근무 아프가니스탄 직원들 대신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장악하기 이전 아프간 정부 인사들의 탈출을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미국의 지원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일본 외신이 전했다. 일본 자위대는 미군이 철수하고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을 떠나고자 하는 일본대사관 근무 아프간 직원 등의 국외 대피를 돕기 위해 파견됐지만 공항까지는 자력으로 나오도록 지시하면서 수많은 인파와 탈레반 감시 속에 대부분 공항에 나오지 못해 탈출시키는데 실패했다. 日자위대, IS 자살폭탄 테러 속대사관 직원은 한 명도 대피 못 시켜 29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항공자위대 수송기는 지난 26일 아프간인 14명을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에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으로 대피시켰다. 아사히는 이들 아프간인 이송은 미국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전했다. 자위대가 이번 파견의 근거가 된 자위대법 제84조4 규정에 따라 외국인의 수송 임무를 수행한 것은 처음이다. ‘재외국민 등의 수송’을 규정한 자위대법 제84조4는 외국에서의 재해, 소요 등 긴급사태가 발생할 경우 외무상 요청에 따라 방위상이 수송 임무를 수행토록 하면서 일본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이 규정에 근거한 자위대의 활동은 지금까지 4차례 있었지만 모두 일본인이 대상이었다. 이번 수송은 일본대사관 등에서 일했던 현지인 대피를 위해 파견된 자위대가 지난 26일(현지시간) 아프간 공항을 겨냥한 이슬람국가(IS)의 자살폭탄 테러 영향으로 한 명도 대피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알려져 주목된다.“이송 대상 공항 못 들어와 미 요청으로 예정치 않은 아프간인 태운 것” 日정부 자위대 수송기편으로 아프간을 탈출한 14명은 본래의 파견 임무에 따른 대피 지원 대상으로 보기 어려운 아프간 정부 관계자들이어서 임무 범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 가능성도 있다. 아사히는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프간) 국내에 남을 경우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었다”며 미국이 이들의 대피 지원을 요청한 배경을 설명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송 대상인 일본대사관 근무 아프간인 직원 등이 공항에 들어오지 못했기 때문에 외국 정부 요청으로 예정하지 않았던 아프간인을 태운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처럼 버스로 공항 이동하려 했으나공항 폭탄 테러로 대피 작전 무산 일본 정부는 지난 23일부터 자국 대사관과 국제협력기구(JICA) 등에서 근무했던 아프간 직원 및 그 가족 등 500명가량을 대피시키기 위해 자위대 수송기 3대와 정부 전용기 1대를 아프간 인접국인 파키스탄으로 보냈다. 자위대 수송기는 25일 이후 카불 공항에 여러 차례 착륙했지만 일본을 위해 일해온 아프간 현지인은 한 명도 대피시키지 못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한국처럼 전세버스를 이용해 대사관에서 근무한 아프간인들을 데려오려 추진했으나 이마저도 무산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6일 일본대사관 등에서 일해온 아프간인과 가족 등 수백 명이 일본 정부가 마련한 10여 대의 버스를 타고 카불 공항으로 가려던 참에 공항 부근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대피 작전이 무산된 것이라고 전했다.일본 정부는 결국 이번 작전의 일환으로 27일 C-130 수송기편으로 교도통신 통신원인 자국민 1명만 파키스탄으로 대피시키는 데 성공했다. 아프간에는 현재 극히 소수의 일본인이 본인이 원해 남아 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미군의 철수 시한이 임박함에 따라 카불 공항에 파견한 외무성·방위성 요원을 일단 철수시켰지만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있는 수송기는 계속 대기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 아사히신문은 일본에 협력한 아프간 현지인의 대피 지원 노력을 계속한다는 것이 일본 정부 입장이라고 했지만, 요미우리신문은 방위성 간부를 인용해 “대피 작전을 계속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상반된 분위기를 전했다.탈레반 “카불공항 넘겨받을 준비” 미군 등 외국군과 조력자의 아프간 철수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이날 탈레반은 수도 카불공항 주변을 거의 봉쇄하고 넘겨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영국군을 태운 마지막 수송기가 카불공항에서 이륙하는 등 대다수 국가가 아프간 대피 작전을 속속 마무리했다. 영국 국방부는 전날 “영국군을 태운 마지막 수송기가 카불을 떠났다”며 사진과 함께 트윗을 올렸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스웨덴, 핀란드 등 유럽국가들은 27∼28일 대부분 대피 작전 종료를 선언했다. 이들 국가는 아프간에 남은 자국민과 조력자에 대해 “모두 데려오지 못해 유감”이라며 대피 작전 종료 이후에도 육로를 통한 탈출 지원 등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카불에 유엔이 통제하는 ‘안전지대’(safe zone)를 조성하자며, 30일 예정된 유엔안보리 긴급회의에 영국과 함께 이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카불공항 자살테러 후 현지인 접근 차단“우리도 태워주세요” 담벼락 희망 막아 카불공항은 지난 26일 발생한 이슬람국가(IS)의 자살폭탄테러 사건 이후 현지인들의 접근이 거의 차단된 상황이다. 이전에는 수송기 탑승 명단에 오른 현지인 조력자뿐만 아니라, 수많은 현지인이 공항 담벼락 주변에 장사진을 치고 “우리도 태워달라”며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기다렸다. 하지만 26일 카불공항 외곽에서 대형 테러가 발생해 170명 이상이 숨지고, 1300명 이상이 다치자 탈레반은 공항 경계를 강화한다며 장갑차 등을 동원해 주변 접근을 차단했다. 공항 가는 길목에 검문소를 늘리고, 탈레반 대원들을 추가로 투입했다. 카불공항 추가 테러 경고도 나왔다. 카불 주재 미 대사관은 이날 “구체적이고 신뢰할만한 (테러) 위협이 있다”면서 “카불 공항 인근에 있는 모든 미국 시민은 즉시 공항을 떠나야 한다”고 경보령을 내렸다. 대사관은 특히 사우스(에어포트 서클) 게이트, 내무부 신청사, 공항 북서쪽에 있는 판지시르 주유소 근처 게이트에 테러 위협이 제기됐다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우리 대원들이 공항 내부로 들어갔고, 미군이 떠나고 나면 평화롭게 공항 통제권을 넘겨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전날 말했다. 이달 15일 탈레반이 20년만에 아프간의 정권을 다시 잡은 뒤 미군과 국제동맹군이 카불공항 내부, 탈레반이 카불공항 외부 통제권을 가졌다.육로로 몰리는 아프간인들탈레반 통제로 사실상 국경 통과 불가능 즉시 아프간을 떠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인 카불공항이 곧 막히게 되자 현지인들은 육로를 통해 국경 지역에 몰리고 있다. 아프간은 이란, 파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육로를 이용해 파키스탄, 이란 등으로 탈출하는 방법이 완전히 차단되지는 않았지만, 탈레반이 주요 길목을 통제하고 있고 무역상이나 여행허가증을 가진 이들이 아니면 국경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주변국들은 이미 아프간 난민이 넘치기에 추가 난민 유입에 난색을 보인다. 파키스탄 당국은 최근 북부 토르캄과 남서부 차만 등 아프간과 연결되는 주요 검문소의 경계와 신원 확인 절차를 크게 강화했다. 아프간과 900㎞ 길이의 국경을 접한 이란도 접경지역 경비를 강화하고, 시스탄-바-발루치스탄주는 난민이 국경을 넘지 못하도록 철조망을 설치했다.
  • “같이 잘살자”… 부자 겨눈 시진핑의 ‘장기집권 빅픽처’

    “같이 잘살자”… 부자 겨눈 시진핑의 ‘장기집권 빅픽처’

    중국에 ‘공동부유’(共同富裕)가 최대 화두로 등장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공동번영’을 명분으로 내세워 중국 빅테크(기술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넘어 ‘부자’들을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지난 17일 공산당 제10차 중앙재경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공동부유는 사회주의 본질적인 요구이자 중국식 현대화의 중요한 특징”이라며 “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소수의 번영은 옳지 않으며 공동부유를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열린 중앙재경위원회 회의는 “너무 높은 소득을 합리적으로 조절하고 고소득 계층과 기업이 사회에 더욱 많은 보답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그러면서 공산당이 개혁·개방 이후 수십년간 강조했던 ‘집중적이고 선제적인 번영’에서 벗어나 이제 ‘모두의 번영’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수에게 과도하게 부가 몰리는 것을 막고 부유층과 대기업이 공산당 질서 아래 재집결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선부론’ 시대 끝나고 공동부유 시대로 시 주석의 공동부유 강조는 덩샤오핑(鄧小平)의 ‘선부론’(先富論·부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먼저 부자가 돼라) 시대가 끝나고 시 주석의 공동부유 시대로 방향을 틀겠다는 선언이다. 공산당이 정보기술(IT) 플랫폼 대기업, 사교육과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내놓고 음식배달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과 4대보험 보장을 지시한 것은 사전정지 작업이었던 셈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이를 두고 여러 관측이 제기된다. 내년 3연임을 앞둔 시 주석의 지지 기반을 확대하려는 정치적 포석, 미국과의 대결로 외부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내수시장을 강화해 지구전을 준비하려는 측면이 있다. 수출과 투자에 지나치게 의존해 온 기존 성장 모델로는 더이상 경제성장도, 사회안정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한 시 주석이 빈부 격차를 축소하고 중산층을 확대하기 위해 과감한 변화에 나설 것이라는 측면도 있다. 이들 관측 가운데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위한 기반 다지기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 주석은 내년 가을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3연임을 노린다. 중국은 개헌을 통해 국가주석 2연임 규정을 이미 폐지했다. 3연임 이상 장기 집권도 가능하다. 시 주석은 현재 외부적으론 미국 등 서방의 압박을 받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홍콩, 신장위구르, 대만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에 실패한다면 민심이 이반할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절대 빈곤을 퇴치했다고 선언한 중국이 보다 근본적인 불평등을 해결해야 시 주석의 권력 강화와 사회 안정을 이룰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최근 1000억 달러(약 116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사교육 시장에 칼을 대면서 ‘공정한 조건’을 외쳤다. 공산당 중앙판공청과 국무원 판공청은 지난달 사실상 사교육을 금지하는 법안을 내놨으며, 중앙재경위원회는 “교육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보다 포괄적이고 공정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사교육 단속을 강조했다. 중국이 ‘공동번영’을 부각시키며 기업을 넘어 부유층을 겨냥한 것은 공산당 입지를 흔들 수 있을 만큼 심화하는 중국 내 불평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의 소득 불평등은 수십년간 꾸준히 확대됐다.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니계수를 보면 1997년 0.3706에서 2019년 0.465로 치솟았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근접할수록 불평등함을 뜻한다. 지니계수가 0.4 이상이면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0.5 이상이면 폭동 등 극단적 사회 갈등이 초래될 수 있다고 본다. 2019년 기준 한국 지니계수는 0.325, 미국은 0.390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0.316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상하이의 1인당 가처분 소득은 4만 357위안으로 중국에서 가장 높다. 반면 서방으로부터 인권 탄압 비판을 받는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는 가장 낮은 9639위안, 1만 114위안이다. 두 지역 모두 상하이와 4배 안팎의 차이가 난다. 이런 빈부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부자증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슝위안(熊園) 궈성(國盛)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개인 소득세를 인하하는 대신 부동산 보유세나 상속세, 자본이득세 도입 속도를 높이고 자선기금이나 공공 기부금에 대한 우대 조치를 도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중 부동산 보유세와 상속세 도입이 거론된다.●중앙재경위 부유층·기업 ‘3차 분배’ 강조 관영 경제일보는 지난 19일 “적절한 시기에 부동산세와 상속·증여세 같은 재산세를 부과해 고소득층의 수입을 조절해야 한다”는 전문가 기고를 1면에 실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이자 억만장자가 세계 1위인 중국에서 부동산 보유세와 상속세가 없다는 것은 중국이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 브레이크가 없는 ‘야만적 자본주의’임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이번에 중앙재경위원회가 부유층과 기업의 기부 등 ‘3차 분배’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빅테크들은 앞다퉈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시 주석이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중국 전·현직 지도자들이 해마다 8월 전후 허베이성 북동쪽 휴양도시 베이다이허에서 모여 피서 겸 국내외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치고 중앙재경위원회를 열고 ‘공동부유’를 공표한 직후 마화텅(馬化騰) 텅쉰(騰訊·Tencent)그룹 회장은 지난 18일 텐센트가 500억 위안을 약속하며 기부액을 두 배로 늘렸다. e커머스 업체인 핀둬둬(多多)는 이날 100억 위안을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데 이어 24일 2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100억 위안의 농업과학기술기금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홍콩 명보(明報)는 앞서 23일 중국 빅테크들이 수천~수조원씩을 기부금으로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그룹과 텅쉰그룹, 틱톡의 모회사 즈제탸오둥(字節跳動·ByteDance), 핀둬둬, 메이퇀(美團), 샤오미(小米) 등 중국 6대 빅테크 기업은 모두 2000억 홍콩달러(약 30조원)를 기부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 전 회장은 32억 3000만 위안을 기부해 포브스 중국자선단체 순위 1위에 올랐다. 마화텅 회장은 지난 4월 농촌진흥 사업을 돕기 위해 77억 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왕싱(王興) 메이퇀 창업자도 지난 6월 5731만주(약 179억 위안)를 교육 및 과학연구 등을 위해 산하 재단에 양도했다. 샤오미도 지난 7월 174억 위안 규모의 주식 6억주를 산하 재단에 기부했다. 핀둬둬는 저장(浙江)대에 1억 달러를, 장이밍(張一鳴) 즈제탸오둥 창업자는 고향의 교육재단에 5억 위안을 각각 쾌척했다. 물론 이들 기부가 순수하게 자발적일 수도 있지만, 중국 정부의 빅테크 압박이 강화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기부금을 늘린 만큼 그 순수성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명보는 이를 두고 “일부 학자는 이들 기부의 성격을 ‘보호비’라고 칭한다”고 비판했다. 이들 기업이 거액의 보호비를 뜯겼지만 그 장래는 비관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 주요 테크기업들은 올 들어 주가 급락으로 시가총액이 4조 위안 이상 쪼그라들었다. 알리바바의 시장가치만도 1조 6000억 위안 감소했다. 관저우자오(關照) 관역(冠域)상업경제연구센터 주임은 “중국 정부는 빅테크들이 기부하기를 바란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사회주의 방향과 부합하고 정부에 충성심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쉬자젠(徐家健) 미국 크렘슨대 경제학과 부교수는 “텅쉰그룹이 ‘공동부유’ 정책 도입 직후 막대한 기부를 한 것은 다른 회사들도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보호비’를 내고 싶게 만들 수 있다”며 “그러나 기부가 이뤄져도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서울광장] 신그레이트 게임/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신그레이트 게임/오일만 논설위원

    아프가니스탄은 역사적으로 제국의 무덤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그리스 제국을 시작으로 칭기즈칸의 몽골 제국도 아프간에서 늪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19~20세기 초까지 대영제국은 중앙아시아 패권을 잡고자 남하하는 러시아를 막으려고 아프간에서 사활을 건 경쟁을 벌였다. 그 유명한 그레이트 게임이다. 당시 영국은 세 차례나 아프간을 침공했지만 처참한 실패로 막을 내렸다. 냉전의 한 축이었던 소련도 아프간의 사회주의 정권 붕괴를 막고자 개입했다가 10년 전쟁 끝에 손을 들고 나온 전례가 있다. 이번에는 세계 최강 미국이 당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를 감행한 알카에다를 응징한다는 명목으로 아프간을 침공한 이후 최장 전쟁으로 기록된 탈레반과의 20년 전쟁을 벌였다가 패배했다. 미국은 20년 동안 공을 들여 아프간 군대와 경찰 육성을 토대로 친미 정권을 수립했지만 역부족이었다. 2005년부터 아프간군기금(ASFF)으로 지원한 자금만도 750억 달러(약 88조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지난 5월 미군 철수가 시작된 뒤 공들여 키운 30만명의 정부군이 순식간에 무너졌고,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의 해외 도피 하루 만에 수도 카불이 점령되는 사태를 맞았다. 전의를 상실한 아프간 군대의 최후는 이렇게 허망했다. 이번 사태는 1975년 베트남전 패배 이후 최강 미국의 자존심이 구겨진 패배로 기록되고, 앞으로 닥칠 세계 군사안보 지형의 변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철군 이유로 “국익 없는 전쟁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반복하지 말아야 할 실수’ 세 가지를 제시했다.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분쟁에 개입하는 것, 군사 개입으로 국가 내전을 가속화하는 경우, 영구적 미군 배치를 통해 국가 재건을 시도하는 경우다. 미국이 뼈아픈 실패를 곱씹으며 국익 우선주의를 설파하자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지 않으려면 한미동맹에 더욱 밀착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쏟아졌다. 주로 보수 언론과 극우 유튜버들 사이에서다. 스스로 나라를 지킬 의지가 없었던 정부와 군대의 최후를 목격한 상황에서 한미동맹 지상주의를 부르짖는 것은 자국의 운명을 다른 나라에 맡기자는 전형적인 사대주의적 발상이다. 스스로를 돕지 않으면 남도 돕지 않는다는 교훈을 목도하지 않았나. 전시작전권을 전환하고, 군작전 능력을 키워 자강의 안보 원칙을 확립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일 것이다. 미국의 국익 우선주의는 이제 현실로 다가왔다. 사실 미국이 아프간에서 발을 뺀 이유 중 하나는 ‘중동 석유’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이다. 그동안 아프간의 전략적 중요성의 핵심은 ‘석유’였다.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은 표면적으로 테러와의 전쟁으로 포장했지만, 그 이면에는 본질적으로 ‘석유 전쟁’이 있다. 중동과 중앙아시아의 석유를 서방 시장으로 연결하려면 반드시 아프간을 통과해야 하는 지정학적 특징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셰일가스 혁명에 성공해 미국의 중동 원유 의존도를 낮추는 획기적 변화가 있은 뒤 중동 석유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됐다. 손익분기점을 넘어 버린 아프간에서 발을 빼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탈레반 재집권 이후 미중 패권 전쟁이 새로운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 아프간과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린 국가가 중국이다. 중국과 아프간은 ‘와칸회랑’을 통해 약 73㎞에 달하는 국경선을 맞대고 있다. 아프간에서 메스아이나크 구리 광산, 아무다리야 분지의 유전 개발권 등도 따냈다. 사활을 건 일대일로 핵심 프로젝트도 아프간과 연결돼 있다. 더욱이 탈레반은 이슬람 수니파에 속한다.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분리 독립을 꿈꾸는 무장단체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 역시 수니파다. 이슬람 원리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탈레반이 교리상 형제인 신장의 무슬림의 분리 독립 운동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탈레반 대변인이 최근 “우리는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면서 중국의 경제적 지원에 손짓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신장위구르 분리 독립을 저지하려는 중국과 경제 재건이 시급한 탈레반이 일시적으로 손을 잡을 수는 있어도 항구적 안정과 평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을 주적으로 삼고 있는 미국이 ‘탈레반’이라는 핵폭탄급 난제를 남겼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미중 전쟁의 양상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 인터폴, 중국이 테러리스트라며 좇는 위구르족 적색 경보 해제

    인터폴, 중국이 테러리스트라며 좇는 위구르족 적색 경보 해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으로 중국 신장자치구의 무슬림 소수민족 위구르족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프간과 와칸회랑으로 연결된 신장 지역은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세계의 화약고’가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9·11 테러 이후 위구르족 반체제 인사에 테러 혐의를 제기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4일 국제형사경찰기구인 인터폴이 중국 당국이 좇는 위구르족 남성에 대한 적색 수배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인터폴은 이 남성에 대한 적색 경보가 반체제인사를 본국으로 송환하는데 이용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디레시 아이산(33)에 대한 적색 경보 해제를 194개 인터폴 회원국에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아이산은 중국 신장에서 태어나 2012년부터 터키에서 살고 있으며, 지난 7월 19일 터키에서 카사블랑카로 이동해 모로코 정부에 의해 구금됐다. 중국 정부는 신장자치구에 거주하는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침해로 비난받고 있지만, 중국 측은 테러와 분리 독립운동을 단속하는 것일뿐 인권 탄압이 아니라고 반박한다.모로코 사법당국은 아이산의 인도 절차에 착수해 지난 12일 첫번째 심리를 열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아이산의 체포 요구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 아이산의 아내는 중국 정부가 남편을 테러리스트라고 하면서도, 그 주장을 입증할 증거는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이산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터키의 위구르족 커뮤니티에서 활동했으며, 터키에 이주하려는 위구르족을 위한 뉴스레터를 편찬하는 것을 도왔다. 그는 또 위구르 언어로 컴퓨터 해킹에 대한 책을 썼다. 세계 위구르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돌쿤 이사는 20년 동안 인터폴 적색수배로 한국, 미국, 이탈리아 등에서 구금되거나 추방 위협을 받았다고 밝혔다.이사는 2006년 독일인으로 귀화했으며, 독일 경찰을 통해 자신이 터키로 떠난 다음 2년 뒤에 중국 정부가 가짜 살인 혐의로 잘못된 인터폴 적색 경보를 내렸음을 알게 됐다. 이사는 “중국 정부는 위구르족 반체제 인사를 체포하기 위해 인터폴의 적색 경보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표현의 자유는 국제법상 범죄가 아니고 중국도 이 사실을 알기때문에 공산당을 비판하는 위구르족 활동가를 테러리스트로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터폴에 의해 중국이 요구했던 적색 경보가 해제된 아이산의 사례를 통해 인터폴 체제가 더 투명해질 것을 기대했다. 한편 2016년 인터폴 총재로 임명됐던 멍훙웨이는 중국인 최초로 국제기구 수장이 된 사례였다. 임기가 2020년까지였으나 뇌물 수수 혐의로 2018년 중국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멍훙웨이의 아내는 부패 혐의를 부인하며, 남편이 중국 정부의 탄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인터폴 총재는 멍훙웨이의 갑작스런 실종과 체포로 김종양 총재가 맡고 있다.
  • 분리독립 몸살 앓는 중·러… “중앙亞, 난민 받지 말아야”

    푸틴 “서방서 중앙亞에 임시수용 검토난민 위장한 테러리스트 들여보내는 셈”중국, 신장위구르족 독립운동 확대 경계중·러 5일간 대규모 합동군사훈련 전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완전히 장악해 독자 정부 설립을 눈앞에 둔 가운데 인접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테러 확산 공포’에 긴장하고 있다. 무장세력이 피란민 속에 섞여 자국으로 들어와 반체제 인사들과 손잡을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아프간 내전이 재발해 혼란이 장기화되면 중앙아시아 정세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지도부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아프간은 러시아의 안보와 직결돼 있다”며 아프간 난민이 중앙아시아 국가로 들어오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이 아프간 난민들을 중앙아 국가들에 임시 수용하는 방안을 제기하고 있다”며 “(서방 국가들이) 우리의 이웃인 중앙아 국가들로 비자 없이 난민을 들여보내려는 것은 모욕적인 문제 해결 태도”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난민 중에 누가 있는지 모른다. 그들은 수백만 명이 될 수도 있다”며 “중앙아시아로 들어온 난민들이 당나귀 등을 타고 초원지대를 따라 러시아로 들어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러시아는 남부 이슬람 문화권 지역인 북캅카스의 극단주의 세력이 체첸 반군과 공조해 분리독립을 주장하며 테러를 자행해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역시 아프간 북부와 국경을 접한 인접국을 통한 테러리스트 유입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직후부터 신장위구르자치구와 아프간 접경지대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그러나 아프간 북부 접경국인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3개국을 통해서도 테러리스트가 들어올 수 있다고 SCMP는 설명했다. 특히 중국은 신장위구르족 독립운동 세력인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이 같은 수니파인 아프간 탈레반을 등에 업고 세력을 확장할 가능성을 걱정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아프간의 평화적 재건을 지지한다”면서도 “탈레반은 ETIM을 포함한 위험 단체를 단호히 타격해야 한다”고 말해 ‘테러 수출’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9일부터 닷새간 중국 닝샤후이족자치구에서 최신 무기와 전술을 동원한 합동 군사훈련을 했다. 병력 1만명 이상이 배치된 대규모 훈련으로 J16 전폭기 공격과 드론 활용 등이 이뤄졌다. 훈련 지역과 시기 등을 볼 때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을 계기로 중앙아시아에서 우려되는 테러 발호를 억제하려는 목적에서 진행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핵전력 키우는 中… 올 투자 4배 급증

    미중 신냉전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올 들어 핵무기와 관련한 투자를 4배 가까이 늘리며 핵전력 증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핵 관련 군수업체인 중국핵공업건설의 올해 1∼7월 군 관련 계약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1% 증가한 172억 위안(약 3조 1294억원)에 이른다고 21일 밝혔다. 핵공업건설의 군 수주액 급증은 미중 패권다툼 심화 속에서 중국의 핵전력 증강 움직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국 군사평론가 쑹중핑은 “이 수치는 중국의 핵무기 확장 추세를 보여 준다”며 “미국이 계속 중국에 도전하고 중국 내정에 더 깊이 간섭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국가 안보를 위해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펴낸 미 핵과학자회(BAS)지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35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272개는 지상배치 미사일에, 48개는 잠수함에, 20개는 항공기에 탑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타임스는 앞서 지난달 27일 핵 전문가들의 위성사진 분석을 바탕으로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하미시 인근에 지난 3월부터 핵미사일 격납고 110개가 건설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가 지난 6월 “중국이 간쑤성 위먼 인근 사막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격납고 119개를 짓고 있다”고 공개한 이후 두 번째 발견이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건설 중인 핵미사일 격납고는 모두 230개로, 중국이 현재 운용 중인 격납고가 20개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10배 이상 핵전력을 강화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미국 정부는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 6일 화상회의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급속한 중국의 핵무기 증강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핵무기 보유를 늘리는 것은) 중국 베이징이 수십년간 최소 억제에 기초한 핵전략에서 빠르게 이탈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아프간과 신장 잇는 ‘와칸 회랑’ 뭐길래…미·중 충돌할 ‘화약고’

    아프간과 신장 잇는 ‘와칸 회랑’ 뭐길래…미·중 충돌할 ‘화약고’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국을 장악한 뒤 이 나라와 중국을 연결하는 ‘와칸 회랑(Wakhan corridor)’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주변 나라의 지도를 보면 굉장히 특이한 국경선 모양이 눈에 들어온다. 아프간 동쪽에서 위로는 타지키스탄, 아래로는 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남북 16~22㎞, 동서 350㎞의 길쭉한 골목이 형성돼 있다. 이 회랑의 동쪽 끝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연결돼 있다. 대영제국이 러시아제국과의 정면 충돌을 피하기 위해 완충 지대를 만든 외교적 책략의 산물이었다. 시곗바늘을 더 멀리 돌리면 고구려 유민 출신으로 당나라 장군이었던 고선지 가 파미르 고원 원정을 갈 때 이용하던 곳이기도 하다. 벌써 알카에다, 이슬람 국가(IS) 요원들이 영내에 진입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다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 요원들도 발호할 가능성이 높다. ETIM은 위구르족 청년들이 신장에 ‘동투르키스탄’ 독립국을 세우려고 1990년 설립했다. 중국의 탄압으로 그 세력 일부가 아프간으로 넘어와 암약하고 있었는데 이들이 힘의 공백을 틈타 회랑을 통해 신장 지구를 공격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것이다. 중국 환구시보는 이미 이곳 회랑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향후 동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19세기 대영제국은 러시아제국과 중앙아시아 패권전쟁, 이른바 ‘그레이트 게임’을 벌이고 있었다. 러시아는 남하하려 했고, 영국은 저지하려 안간힘을 썼다. 영국은 러시아의 인도 진출을 우려해 길목인 아프가니스탄을 세 차례 침공한 끝에 조약을 통해 아프간과 인도(현재 파키스탄) 간의 국경을 완성했다. 대영제국은 러시아 세력과 직접 대치하지 않도록 와칸 회랑을 완충지로 삼으려 했던 것이다.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를 살 길로 제시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정부가 이 회랑의 중요성을 간과할 리 없다. 중국으로선 테러 세력의 차단과 일대일로 개척을 위한 통로이자 향후 역내 군사·경제적 패권을 위한 교두보가 되기 때문이다. 탈레반 역시 자신들에 반대하는 세력이 위구르 분리세력과 손잡는 일을 경계해야 할 상황이다. 위구르의 민족주의 독립 성향이 역내에 유입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얘기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도 중국과 탈레반의 교류가 가시화하면서 두 나라의 이동 경로인 와칸 회랑의 경제적·군사적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처음에는 해발 4900m 전후의 고지대라 손대길 꺼려했다가 2008년 아프간에 주둔하던 미국과 영국이 전쟁물자 보급을 위해 이 지역을 개방해 달라고 요구하자 보는 눈이 달라졌다. 중국 정부는 이 요구를 거부하고 이듬해부터 국경 10㎞ 근처까지 도로를 새로 건설하고 이동통신 중계시설도 설치했다.그러다 2013년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이 회랑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중국은 파키스탄과의 경제 회랑(CPEC) 사업을 진행하면서 와칸 회랑을 통과하는 중국∼아프간 연결 도로망 건설도 결정했다. 이 도로는 북쪽 중앙아시아와의 교역을 확대하고 남쪽으로는 파키스탄 서부 과다르 항구까지 이어나갈 것으로 추정된다. 탈레반으로서도 중국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이 지역을 잘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카타르 도하의 탈레반 정치국을 이끄는 2인자이자 실질적 지도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지난달 28일 톈진을 찾아 회담을 할 정도다. 1조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희토류 등에 대해 중국이 주목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수하일 샨힌 탈레반 대변인은 19일 CGTN 인터뷰를 통해 “중국은 경제규모와 능력이 막대한 대국이다. 내 생각에 아프간을 재건하고 회복시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를 드러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현재 회랑 지역은 탈레반 근본주의와 거리를 두고 있는 이스마일파의 영향권에 있다. 이 때문에 탈레반은 지난달 초 사절단을 파견해 주민들과 소통에 나서는 등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 세력의 유입에 위기감을 느낀 주민들이 타지키스탄이나 키르기스스탄 등으로 대거 망명을 신청하면서 조용하던 지역에 혼란이 생겨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사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물론, 조 바이든 정부도 중국의 인도 남하를 저지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당장은 탈레반과 중국의 우호적인 태도를 볼 때 긴박한 위기가 조성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역내 워낙 다양한 극단주의자들이 충돌하며 대립하면 미국과 중국이 대리전을획책할 위험성이 상존한다. 시크릿 콤파스 구경 가기
  • [송현서의 각양각세(世)] 모가디슈와 아프간의 평행이론/나우뉴스부 기자

    [송현서의 각양각세(世)] 모가디슈와 아프간의 평행이론/나우뉴스부 기자

    지난 주말 전 세계는 영화 속 장면이 고스란히 재현된 듯한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목도했다. 아프가니스탄 현지시간으로 15일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은 탈레반에 정복된 수도 카불을 벗어나려는 사람들로 지옥이 됐다. 통제 불능이 된 공항에 몰린 사람들은 이미 이륙을 시작한 미군 수송기에 매달렸다가 추락사하기도 했고, 미군은 활주로에서 아프간인들을 쫓아내기 위해 경고사격을 가하기도 했다. 탈레반의 공약을 그저 ‘달콤한 말’일 뿐이라고 믿는 아프간 국민은 목숨을 건 탈출을 선택했지만, 탈출에 실패한 사람과 성공한 사람 모두 국가와 가족과 집을 잃은 채 살아가야 하는 불행한 처지에 놓였다. 현지에서는 특히 여성과 어린이의 인권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빗발치고 있다.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에 따른 국가 건설을 주장하는 탈레반은 과거 집권기 당시 여자아이의 교육 금지, 공공장소에서 부르카 착용, 강제 결혼과 조혼 등으로 여성의 삶을 처참하게 억압했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를 장악한 뒤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 ‘진짜 국가´로 거듭나기 위해 여성 인권에 대해 과거와 다른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공표했다. 문제는 탈레반이 기반으로 삼는 샤리아법의 교리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런 아프간의 현실은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고립된 사람들의 탈출을 그린 영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와 닮아 있다. 수도 모가디슈를 탈출하는 사람들의 긴박한 과정뿐만 아니라 정부의 역할과 기능이 부재한 채 내전과 전쟁으로 얼룩진 국가에서 국민이 오롯이 고통을 떠안은 참담한 모습까지 빼닮았다. 영화 속 한국대사관 직원들이 탈출하는 길목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시신이나, 쓰레기 더미 옆에서 공을 차던 어린아이들이 자신의 키만 한 총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장면은 탈레반 집권기의 아프간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내전과 전쟁에 지친 국가를 두고 제 잇속만 차리려는 주변국들도 놀랍도록 닮았다. 서구 국가들은 1990년대 초부터 무정부 상태로 혼란한 소말리아의 앞바다에 유독성 폐기물을 불법적으로 투기하거나 약탈에 가까운 어업 활동으로 어자원의 씨를 말렸다. 중국과 러시아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20년 만에 재집권하자 미국의 공백을 틈타 현지에서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일찌감치 외교 관계 개선에 나섰다. 엑소더스(탈출)가 속출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 대사관만 천하태평일 수 있었던 이유다. 특히 중국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슬람 세력의 독립 시도 차단이나 대만을 사이에 둔 미국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카드로 탈레반을 공공연하게 이용하고 있다. 기아에 허덕이는 400만명이 넘는 국민과 세계 최빈국의 타이틀을 단 소말리아, 탈레반을 피하기 위한 엑소더스가 이어지는 아프간. 시대를 떠나 두 국가의 가장 큰 공통점은 ‘불행한 국민’이다. 두 국가에서 권력을 원하는 이들도, 사탕발림으로 환심을 사려는 주변국도 국민을 가장 불행하게 만든 게 과연 무엇인지 먼저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 英·러·美 모두 포기한 아프간… 中도 ‘강대국의 무덤’에 묻히나

    英·러·美 모두 포기한 아프간… 中도 ‘강대국의 무덤’에 묻히나

    미군이 철수 중인 아프가니스탄이 순식간에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수중으로 넘어가자 중국이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강대국의 무덤’으로 불리는 아프간에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발을 들여놓을지 주목된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아프간 인민이 자신의 운명과 앞날을 자주적으로 결정할 권리를 존중한다”며 “중국은 아프간의 평화와 재건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아프간 탈레반을 승인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도 사설에서 “우리는 절대로 서방 여론이 중국에 쳐 놓은 함정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이 남겨 놓은 ‘진공’을 메울 뜻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이 조만간 아프간에 군대를 파견할 것이라는 서구 세계의 전망을 일축한 것이다.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대사관 대피를 하지 않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아프간은 중앙아시아와 중동을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로 강대국들이 탐을 내던 곳이다. 그러나 19세기 대영제국, 20세기 러시아에 이어 21세기 미국마저 아프간을 점령하지 못하고 철군했다. 가혹한 기후와 거친 산악 지형, 이슬람 전사들의 끈질긴 저항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중국은 아프간에서 탈레반이 신장위구르자치구 분리독립 단체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의 테러 활동을 지원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CNN방송은 “과거 중국은 미국의 요구로 아프간 침공(2001)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중동을 휩쓸던 테러 조직의 발호에 맞서 미국이 베이징의 협조를 얻고자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눈감아 준 대가였다. 이때부터 아프간 탈레반이 중국에 반감을 갖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위구르족과 아프간 탈레반 모두 수니파여서 동질감이 남다르다. 위구르족이 탈레반을 믿고 신장에서 분리주의 활동을 시작하면 티베트도 이에 자극받아 저항에 나설 수 있다. 아프간과 중국은 서로 국경을 맞대 충돌이 발생하면 피하기도 쉽지 않다. 탈레반의 부상으로 중국 지도부가 난처한 현실에 처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지난달 말 톈진에서 탈레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를 만나 “탈레반이 모든 테러 단체와 철저히 선을 긋고 지역의 안전과 발전 협력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탈레반의 정통성을 인정할 테니 신장 등 중국 내부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는 요구이지만,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중국이 원치 않아도 평화유지군을 파견해 아프간 사태에 개입해야 할 수도 있다. 이에 파이낸셜타임스는 “제국들의 무덤인 아프간이 이제 중국을 부른다”고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 미군 떠난 아프가니스탄, 러시아와 중국 대사관 철수안해

    미군 떠난 아프가니스탄, 러시아와 중국 대사관 철수안해

    미국과 동맹이 철수하면서 친미 성향 정부가 붕괴하고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 러시아와 중국은 대사관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6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중국 대사관이 탈레반과 접촉을 유지하면서 중국인의 안전을 보장해 달라고 여러 파벌의 아프간 반군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대사관 역시 카불에서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카불에서 “모든 대사관과 외교관, 기관, 외국인의 안전”을 보장한다면서, 혼란에 빠진 카불을 빠르게 수습할 것이라고 했다. 16일 아프가니스탄의 아슈라프 카니 대통령은 출국을 감했했으며, 20년간 미군이 후원하던 정부군은 붕괴했다. 탈레반은 아프간을 공개적이고, 포용적인 이슬람 정부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선언하며, 여성과 소수민족 그리고 민주주의를 진보시키겠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수도 카불을 장악한 뒤 과거 미군 주둔 전 집권기인 1996∼2001년의 국호인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에미리트’ 명의로 국내외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잇따라 발표했다. “아프간 국민은 정상적인 삶을 영위해 나가라”고 했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카불에서 여성이 등장한 사진을 페인트칠로 덮는 사진이 올라와 우려를 자아냈다.세부 종파와 지역에 따라 여러 집단이 뭉친 조직인 탈레반은 미군 철수 이후 민간 공무원 등을 학살하고 언론인과 정치인에게 테러를 가하는 등 여전히 과거같은 잔혹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 미국, 영국, 독일, 일본, 호주 등 65개 이상의 국가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아프간에서 떠나기를 원하는 외국인의 안전하고 질서있는 출국을 보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트위터를 통해 아프간에서의 갈등으로 수백 수천명이 탈출하고 있으며, 심각한 인권 손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국제 인권법이 존중되어야 하고, 힘겹게 쟁취한 여성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군이 9월 11일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빠르게 아프간은 탈레반에 점령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2월 탈레반과 아프간 주둔 미군을 감축하기로 협상했다. 중국은 지난 7월 탈레반 지도자와 면담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신장 위구르족 자치구에서의 갈등 책임에 대해 비난했다. 왕이 외교장관은 아프간 영토 내에서 중국에 해로운 일이 일어나도록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탈레반과 발표했다. 당시 중국 톈진에서 개최된 탈레반과의 회담에서 왕 장관은 미군의 아프간 철수를 비난한 바 있다.
  • ‘힘의 공백’ 생기는 중앙아시아…중러, 탈레반 세력 확대에 긴장

    이달 말 미군 완전 철수를 앞두고 무장반군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빠르게 점령, 15일 정부군이 사실상 백기 선언을 내놓음에 따라 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판이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미군 철수, 탈레반 장악 이후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힘의 공백’이 생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열강의 무덤’으로 치달았던 제국주의 당시의 중앙아시아 정세가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됐다. 미국 정치권에선 최근 아프간의 상황을 ‘1975년 프리퀀트 윈드 작전’에 빗대는 논평이 나왔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아프간 상황은 1975년 사이공에서의 굴욕적인 패배보다 더 최악인 속편”이라면서 “9·11 테러 20주년에 탈레반이 카불의 미국 대사관을 불태우며 축하하는 최악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가 꺼내 든 ‘프리퀀트 윈드 작전’은 베트남전쟁 막바지에 미군이 포격을 피해 감행한 탈출 작전으로 당시 이틀 동안 13만 8000여명이 다급하게 탈출해야 했다. 탈레반이 빠르게 진격하면서 미국이 이날 카불의 자국 대사관에 있는 주요 인력들을 36시간 안에 대피시킨다는 작전에 돌입하자 매코널 의원이 미국이 패배한 전쟁인 베트남전을 언급한 것이다. 2500~3500명 수준이던 미군 병력을 단계적으로 뺄 것이 아니라,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공군력을 추가로 동원해 탈레반 세력 확대를 막는 작전을 병행했어야 했다는 아프간 전문가들의 주장도 언론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미군은 철수하고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할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중러는 이미 지난주에 중국 북서부에서 대규모 대테러 합동훈련을 가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터(SCMP)가 15일 보도했다. 양국은 다음달 중순엔 러시아 오렌부르크에서 훈련을 실시한다.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추진하는 중국과 유라시아경제연합 무역권을 구상하는 러시아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적 잠재력에 기대를 품어 왔다. 그런데 아프간을 탈레반이 장악한다면 중러와 중앙아시아 간 경제협력 구상에 차질이 생길 뿐 아니라 안보위협 또한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특히 탈레반의 부흥이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의 이슬람 테러 가능성을 높일 가능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탈레반의 전신인 무자헤딘이 지원했던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의 세력이 커지는 데 따른 우려이다.
  • 중·러 압박 나선 바이든… ‘민주주의 정상회의’ 12월 개최

    중·러 압박 나선 바이든… ‘민주주의 정상회의’ 12월 개최

    세계 정상들과 화상 회담… 대상은 미정백악관 “권위주의·부패·인권 3가지 주제”韓·日·유럽 등 민주주의 동맹 강조할 듯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2월 9일부터 이틀간 화상으로 수십명의 국가 지도자들과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의’를 연다. 민주주의 연합을 통해 중국 및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를 압박하겠다는 미국의 외교 기조가 현실화되는 자리인 셈이다. 백악관은 11일(현지시간) 보도자료에서 정상회의에는 세계 민주주의 국가 정상들과 시민단체, 민간부문 대표 등이 참석하게 된다며 ‘권위주의 대응, 부패 척결, 인권 수호’ 등 3개 주제를 다룬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의 후 1년간 각국은 민주주의 확대를 위해 합의한 일들을 행동에 옮기게 되고, 코로나19 상황을 보면서 내년 12월에는 대면으로 2회 회담을 열겠다고 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바이든의 대선 공약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권탄압,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등 권위주의 국가에 따른 민주주의 훼손을 비판해 왔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상당 부분 중국의 경제·정치·군사적 영향력 확산 시도에 맞서 민주 정부를 규합하려는 노력으로 짜여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 국무부도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목표가 함께 연대해 ‘위협받는 민주주의’를 권위주의로부터 방어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권위주의 정권이 외려 빠르고 효율적인 방역정책을 구사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듯 “민주주의가 여전히 작동하고 사람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주의 내부의 위기도 거론했다. 공정한 경제 및 정치 진보를 이루지 못한 정부 실패와 국민 불신이 정치적 양극화를 부추기고, 민주적 규범을 훼손하는 지도자들의 부상을 부채질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6일 의회 난입 참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 등 미국의 현실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이날 초청장이 몇 주 내에 나온다면서도 대상은 최종적인 게 아니라고 했다. 참가국 명단도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민주주의 동맹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이들 국가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 [여기는 중국] 해외 브랜드 불매 여파?…中 매출 급감 아디다스·스타벅스

    [여기는 중국] 해외 브랜드 불매 여파?…中 매출 급감 아디다스·스타벅스

    중국 아디다스의 올 2분기 실적이 두 자릿수 급감하는 등 중국인들의 해외 유명 브랜드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졌다. 최근 중국 아디다스가 공개한 2021년 2분기 수익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중국 전 지역 매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동기 대비 15.9%(약 1조 35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2분기는 중국 신장 위구르 사태가 발발, 중국 내에서 일부 해외 수입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이 한창이었던 시기다. 실제로 이 시기 전 세계 각국에서 얻은 아디다스의 총 수익 규모는 지난해 같은 동기 대비 무려 51.5% 급증한 55억 7700만 유로(6조 8516억원)를 달성했다. 순이익 성장률도 소폭 상승, 기준년도 대비 0.5% 포인트 증가한 51.8%를 기록했다. 특히 이 기간 매출 성장 규모는 기준 년도 대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무려 230.1% 상승했다. 또,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99.4%, 아프리카 86.6%, 북미 지역66.3%,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서 64.1%의 매출 상승이 있었다. 같은 기간, 전세계에서 해당 브랜드의 매출 규모가 감소한 지역은 중국이 유일했던 것. 이에 대해 카스퍼 로스테드 아디다스 최고경영자는 “최근 중국인들의 소비가 해외 브랜드가 아닌 중국산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머지않은 시일 내에 시장이 다시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중국에서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아디다스 등 일부 브랜드만의 현상이 아닌 모양새다. 미국계 커피 전문 브랜드 스타벅스도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올 2분기 스타벅스 매출은 지난해 같은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0년보다도 매출수익이 떨어진 것이다. 특히 중국은 미국에 이어 스타벅스의 2대 시장이라는 점에서 타격이 크다는 분석이다. 같은 시기 스타벅스의 2분기 전세계 총 매출이 지난해보다 78% 증가한 75억 달러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현상이다. 실제로 이 기간동안 스타벅스의 전세계 총 순수익은 11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 중 아이스 음료 판매가 전체 매출의 4분의 3을 차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 스타벅스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의 매장 매출은 무려 83% 증가하는 등 호조를 기록했다. 무더워진 여름 날씨 덕분에 아이스 음료 매출 증가와 총 순수익 급증이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스타벅스의 2대 시장인 중국 내 매출 부진으로 스타벅스 주가는 오히려 3% 하락으로 이어졌다. 한편, 스타벅스는 올 한 해 글로벌 동일 매장 매출 상승도 이전의 18~23%에서 20~21%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중국 내 매장 매출 상승 기대치는 기존 27~32%에서 18~20%로 크게 낮췄다.
  • [2030 세대] 아프가니스탄, 베이징의 무덤?/임명묵 작가

    [2030 세대] 아프가니스탄, 베이징의 무덤?/임명묵 작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완전히 철군하면서 20년에 걸친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한 페이지가 완전히 넘어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그 뒤에 펼쳐질 새로운 역사가 희망적일지는 값비싼 대가에도 불구하고 미지수다. 미군이라는 억제력이 사라지면서 필연적으로 세력을 키울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 다시 폭력과 야만을 키우지 않을까? 일부 관찰자들은 미국이 빠진 아프가니스탄에서 중국이 그 자리를 채우길(?)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이런 기대는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와 지정학적 특성에서 기인한다. 아프가니스탄의 험준한 내륙 산악 지형은 복잡한 부족, 종파 질서를 형성했고 아프간인들은 이곳에서 안정적 질서를 구축하려는 외부 세력을 완강히 거부해 왔다. 그런 이유로 19세기, 20세기, 21세기에 각각 영국, 소련, 미국에 이르는 강대국들이 이 나라에 진입했다가 호되게 당하기만 하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아프가니스탄이 ‘제국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그렇기에, 중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진출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은 결코 호의적이라고 할 수 없다. 중국 또한 아프가니스탄에 얽혀 들어가서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 지정학적으로 약화됐으면 하는 일종의 기대감의 투영인 것이다. 중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근거도 나온다. 탈레반이 위구르족을 선동할 것이라는 이야기, 중국이 진출한 파키스탄에서 불안정성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 등. 이런 위협 때문에라도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갈 수밖에 없고, ‘제국의 무덤’은 베이징도 예외로 두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기대가 실현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중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앞선 강대국들, 특히 소련과 미국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이유도 충분히 많기 때문이다. 먼저 미국과 소련은 이념적 제국으로서 아프가니스탄에 소련식 혹은 미국식 사회체제를 이식하고자 했다. 이런 시도는 문화적으로 완고한 현지 세력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었다.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에 중국식 체제를 수립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 그들의 최우선 관심사는 이권이다. 이 점에서 베이징과 탈레반이 손잡을 요인이 생긴다. 탈레반이 극악무도하다고 하지만 그들의 잔인함은 오직 내부로만 향한다. 탈레반의 관심사는 아프가니스탄 국경 안에서 자신들의 지도력을 공고화하는 것이지 이슬람국가(IS)처럼 외부로 테러를 수출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이 ‘일대일로’로 탈레반 지도부에게 이권을 보장해 주고 그들의 사회운영에 간섭하지 않는다면 탈레반은 오히려 중국의 지정학적 전망에 적극 협조할 수 있는 셈이다. 많은 곳에서 ‘중국은 나쁜 나라니까 위기에 처해야 한다’는 인식이 심심치 않다. 하지만 나쁜 것과 강한 것은 별개의 문제일 수도 있고, 실제 중국이 겪는 곤경과 외부인들이 그저 실현되기만을 원하는 곤경도 전혀 다를 수 있다. 유라시아 지역에서 중국 세력의 팽창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더 객관적으로 들여다봐야 할 이유다.
  • 美 인태사령관 “미국 정부가 우위서 대북외교 하도록 할것”

    美 인태사령관 “미국 정부가 우위서 대북외교 하도록 할것”

    아퀼리노, 한미동맹 군사력으로 대북외교 뒷받침 언급“80년 태평양 활동한 美 앞으로도 그럴 것” 대중 압박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이 군사적 측면의 힘을 바탕으로 우위의 입장에서 외교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의 책임자로서 외교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후 수단인 무력으로 외교를 뒷받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아퀼리노는 4일(현지시간) 미 애스펀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안보포럼에서 북한의 위협을 평가해달라고 하자 “북한은 분명히 이 전구(전투 및 작전 구역)의 안보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이 군사적으로 철통 같다고 강조한 뒤 “공동의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를 향해 협력하는 가운데 군사적 측면에서 우리가 보유한 힘과 동맹은 미 정부가 우위의 입장에서 외교를 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인도태평양사령관으로서 반중 성격의 협의체인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의 중요성에 대해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도 주도로 쿼드 4개국이 지난해 11월 진행한 말라바르 훈련에 대해 “대단한 성공이었고 쿼드와의 추가적이고 더욱 빈번한 군사작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했다. 인도 정부는 올해도 말라바르 훈련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국가가 잇따라 인도태평양 지역에 군함을 파견한 데 대해서도 고무적이라면서 대중견제를 위한 동맹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아퀼리노의 발언 중 대중 강경 언급을 집중 부각했다. 그는 “베이징에서 본 많은 행동들을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이 홍콩의 자치권을 인정하지 않아 벌어진 일련의 사태, 지난해 9월 중국과 인도의 국경에서 벌어진 양측 군의 충돌,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권탄압 등을 사례로 들었다. 또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주장이 해당 지역의 안녕과 번영을 방해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지난 80년 이상 태평양에서 활동했으며 앞으로도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군 아프간 떠나는데 中·탈레반 밀착

    왕이, 탈레반 2인자에 “美 정책은 실패최대 이웃국가 주권 존중, 내정 불간섭”바라다르 “누구도 中 해 못 끼치게 할 것” 인도 간 美국무, 달라이 라마 대표단 만나 미군이 8월 말까지 아프가니스탄 완전 철군을 추진하는 가운데 ‘힘의 공백’이 커질 중앙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린 미중 외교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8일 중국 톈진에서 무장단체인 탈레반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이끄는 탈레반 대표단을 만났다고 밝혔다. 왕이 외교부장은 면담에서 “미군 철수는 미국의 아프간 정책 실패를 상징한다”면서 “중국은 아프간의 최대 이웃으로 주권 독립과 영토의 완전성을 존중하며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했다. 바라다르 역시 “평화 쟁취를 위해 여러 세력을 포용하고 아프간 국민이 수용하는 정치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면서 “탈레반은 어떤 세력도 아프간 영토를 이용해 중국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군의 침공으로 정권을 잃었던 탈레반은 이후 세력을 회복했고, 미군이 철군하기 시작한 지난 5월부터는 탈레반이 정부군 장악 지역을 점령해 가고 있다. 탈레반은 과거 신장 위구르 반군을 지원하며 중국 정부와 대립했으나 지금은 중국 내정 불간섭 원칙을 지키고 있다. 왕이 외교부장과 바라다르 간 면담은 공교롭게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인도를 방문한 시점에 이뤄졌다. 블링컨 장관 역시 이날 중국이 내켜 하지 않을 회동 일정을 소화했다.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추진 중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측 대표단과 회동한 것이다. 회동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이 ‘조국 분열 활동가’로 규정한 달라이 라마 측과 미 고위층의 만남 자체가 중국을 자극할 소재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 中 물난리 취재하던 외신기자, 성난 군중에 봉변당할 뻔

    中 물난리 취재하던 외신기자, 성난 군중에 봉변당할 뻔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물난리 현장을 취재하는 외신기자가 적대적인 군중에 둘러싸여 취재를 방해받고 봉변을 당할 뻔한 일이 발생했다. 현지 주민들은 최근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권 탄압 의혹을 보도해 중국 정부와 갈등 중인 영국 BBC의 기자로 오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를 입은 기자는 독일 방송국 소속으로, 그는 “만약 정말 BBC 기자였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했다. 독일 기자, 물난리 취재하다 현지 주민에 가로막혀26일 중화권 매체 둬웨이에 따르면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의 마티아스 베링거 기자는 지난 24일 물난리가 난 중국 허난성 정저우 시내에서 수해 와 관련해 촬영을 하다가 성난 군중에 둘러싸였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11개의 트윗을 올려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LA타임스 앨리스 수 특파원과 함께 물난리 피해가 컸던 쇼핑센터 인근으로 취재를 나갔던 베링거 기자는 “여성 2명이 다가오더니 한 명은 내게 누구냐고 물어보면서 말을 걸었고, 다른 한 명은 내 모습을 계속 촬영해 그 의도를 의심케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후 대부분 중년으로 보이는 대략 10명의 남자들이 몰려들었고, 자신들의 신원은 밝히지도 않으면서 내게 촬영이 불법이라고 말했다”면서 “내가 못 알아듣는 척하며 현장을 떠나려 하자 한 사람이 길을 막아섰고, 그래서 나도 그들의 모습을 찍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들은 내게 ‘로빈 브랜트’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당신이냐“고 물었고, 나를 밀치면서 ‘나쁜놈’, ‘중국에 먹칠하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다”면서 “한 사람은 내 휴대전화를 잡아채기도 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이 중국에 대해 어떻게 보도해야 하는지 훈계하던 한 중년 남성은 베링거 기자가 “인터뷰를 해도 되겠느냐”고 묻자 “좋다”고 답했다가 기자가 카메라를 꺼내들자 “안 된다. 난 당신이 싫다”며 인터뷰를 거절하기도 했다. BBC의 중국 비판 기사에 中-英 갈등 심화 군중이 지목한 로빈 브랜트는 BBC 방송의 중국 특파원이다. 지난 2월 영국이 중국 공산당의 통제 아래 운영된다는 이유로 중국 CGTN 방송의 면허를 취소하자, 중국은 BBC월드뉴스가 의도적으로 중국에 먹칠을 했다면서 자국 내 방영을 금지했다. 3월에는 CGTN에 ‘홍콩 시위 관련 5건의 방송에서 중립성을 유지하지 못했다’며 수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미 올해 초 BBC가 중국의 코로나19 초기 은폐 의혹과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탄압 문제 등을 통해 중국에 비판적인 보도를 하자 중국은 강하게 반발한 바 있었다. 이후 중국에서도 BBC 월드뉴스의 방송이 금지됐고, 홍콩에서도 중계가 중단됐다. “중국에서 꺼져!”…독일 기자 “中 언론환경 매우 두렵다”베링거 기자는 “결국 처음에 내게 말을 건 여성이 군중을 진정시켰고, 내가 브랜트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군중도 조용해졌다. 일부는 내게 사과했다”면서 “중국 관영매체와 국수주의자들 사이에서는 BBC뉴스에 반대하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웨이보에는 내게 행동을 취하라고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만약 정말 그(브랜트)였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겠다”면서 “현재 중국의 언론 환경은 매우 두렵다”고 덧붙였다. 당시 현장에 동행했던 앨리스 수 기자도 트위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그들은 ‘여기는 중국이야. 중국에서 꺼져!’라고 소리를 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정저우에서 이 같은 적대감과 맞닥뜨린 외국 기자는 우리뿐만이 아니다”고 전했다.
  • ‘히말라야 맑은 영혼’ 고 허승관씨 22년만 시신 발견

    ‘히말라야 맑은 영혼’ 고 허승관씨 22년만 시신 발견

    히말라야 브로드피크에서 산악인 김홍빈 대장이 조난당해 실종된 가운데 현지 베이스캠프 인근에서 1999년 실종된 고 허승관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고 허씨의 시신은 김 대장 수색 도중 발견된 것이 아니라 이달 초순쯤 브로드피크 베이스캠프 근처에서 한 외국인 등반대가 눈이 잠깐 녹은 사이에 찾아냈다. 외국인 등반대는 현지에서 눈이 녹은 사이 풍화된 시신을 발견했고, 시신과 함께 발견된 연세산악회 재킷과 깃발 등을 토대로 허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연세산악회 측은 “산악회원 1명이 브로드피크를 찾아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오늘 파키스탄으로 출발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지에서 브로드피크(8047m) 베이스캠프(4950m) 를 가려면 이슬라마바드에서 스카르두로 이동한 뒤 다시 5일 가량 도보로 등반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 달 초는 돼야 시신 수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로 시신을 운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 현지에서 화장으로 장례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27살이었던 허씨는 1999년 7월 29일 연세산악회 등정대 소속으로 고 박영석 대장 등반대와 합동으로 브로드피크를 오르다가 해발 7300m 지점에서 등반을 포기하고 내려오던 중 실종됐다.다른 대원들이 이후 허씨가 사라진 사실을 파악하고 수색작업에 나섰지만, 결국 허씨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이후 2005년 K2 등반을 위해 방문한 박영석 대장이 허씨를 포함해 이곳에서 숨진 산악인 2명을 추모하는 동판을 K2 베이스캠프에 있는 추모 바위에 부착하기도 했다. 박씨는 2005년 산악인 허승관씨와 박영도씨에 대한 추모의 글이 새겨진 동판을 K2메모리얼 바위에 부착했다. 지난 99년 허씨의 사망 원인은 추락사로, 박영도씨는 지난 2001년 K2에서 하산하다 골짜기로 추락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09년 9월 직지원정대 일원으로 히말라야 히운출리 북벽을 오르다 연락이 끊긴 민준영·박종성 대원 시신이 10년 만인 2019년 7월 발견된 전례가 있다. 허씨를 추모했던 박영석 대장도 2011년 10월 안나푸르나에서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다 사라졌으며 끝내 찾지 못했다. 김 대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오후 4시 58분 파키스탄과 중국에 걸쳐 있는 브로드피크의 정상 등정을 마치고 하산하던 도중 해발 7900m 부근에서 조난 사고를 당했다.김 대장은 조난 상태에서 다음날 오전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발견된 뒤 주마(등강기)를 이용해 올라가다가 중국 영토 쪽으로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장은 이번에 브로드피크 정상을 밟으면서 장애인으로는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등정에 성공한 상태였다. 지난 며칠 동안 파키스탄군 헬기 등이 추락 추정 지점을 수색했지만 진전은 없었다. 이후 김 대장 가족의 요청에 따라 이날부터 수색은 중단됐다. 한편 주한 중국대사관은 지난 23일 김 대장에 대해 한국 측의 구조요청을 받은 뒤 바로 밤새 신장위구르 자치구 정부를 지도하고 조율해 구조작업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22일에는 구조 헬기 2대가 두 차례로 나눠 9명의 구조대원과 함께 베이스캠프에 도착해 수색 작업을 벌였다는 것이다. 파키스탄 군용 헬기가 중국 영공에 진입하는 것에 대해 중국 측이 제때 비행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 中 “미국이 우릴 ‘가상의 적’으로 여겨…대중정책 바꿔라”

    中 “미국이 우릴 ‘가상의 적’으로 여겨…대중정책 바꿔라”

    중국이 4개월만의 미중 고위급 대화에서 미국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의 회담에서 “미국이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만들고 있다”며 잘못된 정책을 바꾸라고 촉구했다. 셰펑 부부장은 26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셔먼 부장관과의 회담에서 “중미 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졌고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셰 부부장은 “미국이 중국을 2차대전 때 일본이나 냉전시대 소련에 비유하며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간주하고 중국을 악마화해 미국의 구조적 문제를 중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발전이 억제되면 미국의 대내외 도전이 모두 사라지고 미국이 다시 위대해질 것으로 여기는 것 같다”며 “우리는 미국이 이런 잘못된 사고방식과 위험한 정책을 바꿀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쟁·협력·대항’이라는 삼분법은 중국을 봉쇄하고 억제하려는 것”이라며 “대항과 억제가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에 원하는 것이 있을 때는 협력을 말하지만 자국이 우세한 영역에서는 디커플링(탈동조화)과 공급 중단, 봉쇄와 제재에 나서 온갖 충돌도 무릅쓴다”고 비난했다. 셰 부부장은 미국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나라를 억누르고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신장위구르자치구 등 인권 문제를 고리로 중국을 압박해온 점을 의식한 듯 “미국은 중국에 인권 문제로 이래라저래라할 자격이 없다”며 “미국은 위험한 대중국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중 양국의 대면 고위급 대화는 지난 3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부장이 ‘2+2 고위급 회담’을 가진 뒤 4개월 만이다. 두 나라는 코로나19 기원 조사에서 신장·홍콩·대만 문제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충돌했다. 이번 대화에서 양측이 구체적 성과를 도출하기보다는 현안을 두고 이견을 노출하며 한계선을 설정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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