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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보호센터에 웬 모피 입고 곰 마스크 쓴 사람이…정체 알고 보니

    동물보호센터에 웬 모피 입고 곰 마스크 쓴 사람이…정체 알고 보니

    미국의 야생동물 보호사들이 생후 두 달 된 새끼 곰을 돌보기 위해 곰 탈을 쓰고 털옷을 입는 등 정성을 기울이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동물보호협회 산하 라모나 야생동물센터 직원들은 최근 곰 탈을 쓰고 털옷을 입은 채 생활하고 있다. 지난달 보호소에 들어온 새끼 흑곰을 돌보기 위해서다. 센터 직원들은 새끼 곰이 인간에게 애착을 갖고 인간이 주는 음식에 익숙해지는 등 야생성을 잃지 않도록 거리를 두고 있다. 보호사들이 곰처럼 행동해 새끼 곰이 어미 곰의 행동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샌디에이고 동물보호협회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영상에는 새끼 곰이 정글짐에 올라가거나 봉제 곰 인형을 갖고 노는 모습이 담겨 있다. 센터 관리자 어텀 웰치는 “새끼 곰이 뭔가에 겁을 먹거나 큰 소리가 나면 곰 인형에 달려가 위안을 구하는 등 인형을 마치 자기 엄마처럼 여긴다”고 전했다. 직원들은 털옷에 핼러윈용 곰 마스크를 쓰고 마치 엄마 곰처럼 행동하며 곰을 돌보고 있다. 이를 본 새끼 곰은 직원들을 형제자매나 놀이 친구처럼 여길 가능성이 크다는 게 센터 관계자의 설명이다. 직원들은 가끔 군인이나 사냥꾼처럼 위장용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기도 한다. 직원들이 보호하는 새끼 곰은 지난달 로스 파드리스 국유림에서 야영객들에게 발견돼 센터로 옮겨졌다. 당시 혼자서 울부짖고 있었다고 한다. 동물 당국은 엄마 곰을 찾으려 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센터 도착 당시 곰은 체중이 1.4㎏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작고 허약했다고 한다. 지금은 움직임도 활발해졌고 체중도 5.5㎏가 넘는다. 센터 관계자는 어린 새끼 곰이 어미 없이 홀로 발견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야생에 혼자 남겨졌다면 살아남을 수 없었을 거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곰이 지내는 공간을 다른 곰 보호소에서 가져온 건초와 물건들로 꾸몄다. 직원들은 곰에게 어떤 풀과 꽃을 먹을 수 있는지, 곤충을 찾으려면 어떻게 땅을 파는지, 안전한 곳으로 가기 위해 나무에 어떻게 오르는지 등 실제 곰의 행동을 가르치고 있다. 곰이 직원들에게 지나치게 호기심을 보이면 직원들은 곰 발성 내며 어미 곰처럼 먹이를 밀어주는 등 새끼 곰의 주의를 돌린다고 한다. 센터 측은 이 곰을 최장 1년간 돌보고 충분히 강해졌을 때 야생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다.
  • “1억원짜리 귀걸이?” 中 17세 여배우, 아버지 ‘파묘’당한 사연

    “1억원짜리 귀걸이?” 中 17세 여배우, 아버지 ‘파묘’당한 사연

    중국의 17세 배우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진 한 장으로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에 휘말렸다. 사진 속에서 그가 착용한 귀걸이가 1억원이 넘는 명품 귀걸이라고 추측한 네티즌들이 “17살짜리 배우가 어떻게 저런 사치품을 사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며 그의 아버지의 행적을 ‘파묘’하기 시작한 것이다. 네티즌들이 공무원이었던 아버지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급기야 당국이 조사에 착수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대중뉴스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아역배우 출신인 황양톈톈(17)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귀걸이를 착용한 채 찍은 ‘셀카’ 사진과 함께 “학교 성년의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처음으로 인터넷에서 옷을 샀고, 귀걸이는 엄마가 준 것”이라는 글을 적었다. 네티즌들은 그가 착용한 귀걸이의 가격을 수소문한 뒤 깜짝 놀랐다. 네티즌들은 그가 착용한 귀걸이가 영국의 명품 주얼리 브랜드 ‘그라프’의 ‘클래식 버터플라이’ 라인으로 출시된 것 중 하나라며 제품의 이름과 사진, 가격 등을 SNS에 게시했다. 그라프는 다이아몬드 반지 하나의 가격이 20억원이 넘는 명품 브랜드 중에서도 초고가 명품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고객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 판매되는 그라프의 귀걸이 가격은 4000만원대에서 많게는 2억원에 육박한다. 그가 착용한 제품은 정교하게 컷팅된 에메랄드가 나비 모양처럼 박혀있고 에메랄드와 다이아몬드로 전체를 장식한 디자인이다.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되지는 않지만, 오는 10월 이 귀걸이를 경매에 부치는 경매 회사 소더비는 예상 낙찰 가격으로 5만 5000 스위스 프랑(9200만원)에서 7만 스위스 프랑(1억 1700만원)을 제시하고 있다. 네티즌 “父 비리”…父 “귀걸이 정품 아냐”황양톈톈은 2015년 데뷔해 중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예 배우다. 드라마 ‘대명풍화’에서 주인공 탕웨이의 아역을 맡는 등 유명 드라마에서 스타 여배우들의 아역으로 이름을 알렸다. 네티즌들은 그가 이전에도 SNS에 호화 저택과 명품들을 선보인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17살짜리 배우가 1억원짜리 귀걸이가 웬말이냐”라는 의문을 제기하던 네티즌들은 쓰촨성 야안시 공무원이었던 그의 아버지에게로 화살을 돌렸다. “공무원의 딸이 무슨 돈으로 사치품을 사느냐”는 의문이 쏟아지던 사이, 한 네티즌은 “그의 아버지가 공직에서 입찰 관련 업무를 했으며, 이와 관련해 비리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자 그의 아버지는 지난 16일 SNS에 글을 올려 해명에 나섰다. 아버지는 “딸이 착용한 귀걸이는 어머니의 것으로, 정품이 아니다”라며 귀걸이의 정품 여부에 대해 감정을 받을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은 공무원으로서 일반적인 도시 관리 업무를 했을 뿐이며, 퇴직한 뒤 현재 사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아버지가 쓰촨성의 자선단체에서 지진 복구 프로젝트를 맡으며 복구 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아버지는 “자선단체에 있었던 인물은 동명이인이며, 나는 공직에 있는 동안 일체의 불법 행위를 하지 않았다”라고 일축했다. 또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당국 감사실에 제보하면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나섰다. 바이두 등 중국 포털 및 SNS에서는 “논란이 커지자 아버지가 지분을 100% 갖고 있던 회사에서 대표직을 사임했다” 등 연일 그와 그의 아버지에 대한 검색어가 순위에 올랐다. 그의 소속사가 “허위사실을 유포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으나 소용없었다. 급기야 야안시 당국은 관련 부서가 이같은 의혹에 대해 처리 중이라고 밝혔다. 네티즌들과 현지 언론은 황양톈톈이 착용한 귀걸이가 정품인지, 그의 아버지가 퇴직 후 무슨 일을 했는지 등에 대해 ‘파묘’에 나섰다. 父 “사실 무근”…당국 ‘父 비리’ 의혹 감사 야안시 당국은 감사실과 공안 등의 합동 조사를 진행하고 22일 결과를 발표했다. 당국은 네티즌들이 제기한 그의 아버지에 대한 의혹 대부분이 사실 무근이라고 확인했다. 다만 “공직에 있는 동안 규정을 위반해 기업을 운영한 혐의가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사건을 조사 중이며 법에 따라 엄중히 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17세 배우가 착용한 귀걸이 하나가 불러일으킨 ‘나비효과’에 대해 현지 언론은 단순히 연예인과 그 가족의 ‘신상털이’를 넘어 부(富)의 불평등에 대한 대중의 민감한 심기가 응축돼 드러난 사건이라고 분석한다. 대중일보는 지난 21일 논평에서 “자신의 소득을 아득히 뛰어넘는 소비를 하는 사람들을 보며 대중은 부의 배분의 공정성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이같은 소비의 뒤에는 불법의 가능성이 있다는 게 대중의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또 네티즌들이 공무원인 그의 아버지의 비리 의혹을 눈덩이 굴리듯 키운 것에 대해서는 “자선단체와 공직사회, 나아가 정부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드러낸 것”이라고 짚었다.
  • “내가 육아 전담” 직장 그만 둔 남편, ‘산후우울증’ 진단…이혼 엔딩

    “내가 육아 전담” 직장 그만 둔 남편, ‘산후우울증’ 진단…이혼 엔딩

    중국의 한 남성이 자신이 전담해 아기를 돌보겠다며 직장을 그만 뒀지만, 결국 산후우울증을 얻고 아내와 이혼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남서부 쓰촨성 출신의 남성 A(32)씨는 2023년 5월 딸 재스민을 얻었다. A씨 부부는 맞벌이었고, 양가 부모도 다른 도시에 있어 돌봐줄 여력이 없었다. 반려동물 사료 판매 매니저로 일했던 A씨는 공무원인 아내 대신 자신이 일을 그만 두고 양육을 도맡기로 결정했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A씨가 공개한 일상을 보면 그는 재스민의 울음소리에 새벽 6시에 일어나 분유를 만들어 주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공원으로 데려가 몇 시간 동안 놀이활동을 한다. 재스민이 낮잠을 자는 동안엔 요리를 하고 SNS에 올릴 영상을 제작한다. 재스민은 밤에는 3시간마다 깼고 A씨에게도 ‘통잠’은 불가능이었다. 또 A씨는 재스민을 안느라 손목 관절에 염증도 얻었다. A씨는 재스민이 폐렴 진단을 받고 위독한 상태에 빠졌을 때에는 “잠도 자지 않고 샤워도 하지 않은 채 5일 동안 병원 침대 옆에 머물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양가 가족의 비난과 아내의 차가운 반응이었다. A씨의 아내는 주말에만 집에 있었는데 남편을 지지하기보다는 비난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는 “제가 재스민의 옷을 갈아입히지 않으면 아내가 화를 냈다. 점점 더 감당할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갈등이 이어지며 결국 이혼까지 이르렀다. SNS에 육아 일상을 공유하며 1만 1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A씨는 최근엔 산후우울증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산후우울증은 일반적으로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지만 남성도 산후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A씨는 ‘풀타임’으로 육아를 하는 것에 대해 “기쁨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면서 “가족과 사회의 압박을 느꼈고, 삶이 낭비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가 산후우울증을 토로한 영상은 400만 이상의 조회수를 얻으며 중국에서 많은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네티즌들은 “육아가 이렇게 힘들다”, “차라리 일하러 나가는 게 낫다”며 그의 육아 고충에 공감하는 한편, “입덧이나 호르몬 변화를 겪은 것도 아닌데 웬 산후우울증이냐”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산후우울증은 출산 후 우울한 기분, 심한 불안감, 불면, 과도한 체중 변화, 의욕 저하, 집중력 저하, 자기 자신에 대한 가치 없음 또는 죄책감을 경험하며, 심하면 죽음에 대한 생각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주된 증상은 우울과 불안을 느끼는 것이며, 대개 출산 후 첫 10일 이후에 나타나서 산후 1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 발생률은 산모들 중 10~15% 정도이며, 초기에 서서히 증상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된다.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몇 달에서 몇 년 동안 산후 우울증을 앓을 수 있다. 지난 2월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2023년 출산한 산모 32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분만 후 산후우울감을 경험한 산모는 68.5%로 2021년(52.6%)보다 늘어났다. 산후우울감 경험기간도 분만 후 평균 134.6일에서 187.5일로 두 달 가까이 증가했다. 산후우울감을 겪었다고 응답한 68.5%의 산모 중 6.8%는 실제 산후우울증을 진단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산후우울감 해소에 도움을 준 사람을 묻는 질문엔 배우자를 꼽은 응답이 57.8%로 가장 많았다. 친구는 34.2%, 배우자를 제외한 가족은 23.5%, 의료인·상담사 10.2% 순으로 나타났다.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한 경우는 23.8%였다.
  • “몰래 시킨 ‘XX’, 고양이가 배달하러 왔다”…코스타리카 발칵 (영상)

    “몰래 시킨 ‘XX’, 고양이가 배달하러 왔다”…코스타리카 발칵 (영상)

    교도소 재소자들이 몰래 들이려 한 것으로 추정되는 마약의 운반책은 다름 아닌 고양이였다. 9일(현지시간) 남미 코스타리카 법무부는 리몬 지역 포코치주 교도소에 마약을 밀반입하려던 고양이가 붙잡혔다고 밝혔다. 현지 법무부에 따르면 포코치주 교도소의 교정 경찰관들은 지난 6일 밤 철조망으로 칭칭 감긴 교도소 담장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포착했다. 경찰은 즉시 경보를 울린 뒤 신속하게 고양이를 구출했다. 그런데 구출한 새끼 고양이 몸에 웬 비닐꾸러미가 칭칭 감겨 있었다. 꾸러미를 조심스레 갈라보니 그 안에는 235.65g 분량의 마리화나와 중독성 강한 흡연용 크랙 코카인 67.76g이 들어 있었다. 마약상이 고양이를 ‘운반책’ 삼아 재소자들에게 마약을 배달하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교정 경찰관들은 적발한 약물을 압수하고, 구출한 고양이는 치료를 위해 국립동물보건국(SENASA)으로 인계했다. 코스타리카는 미국과 유럽 시장을 노리는 콜롬비아와 파나마 마약상의 물류 허브다. 마약상들은 코스타리카 갱단과 공모해 미국과 유럽으로 마약을 밀반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이 벌어진 리몬 지역 항구는 마약 밀매의 주요 거점으로, 이곳을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규모가 상당하다. 항구에서는 바나나와 파인애플 등 과일 수출 컨테이너에 몰래 실린 마약도 수시로 적발되고 있다. 한편 고양이를 동원한 코스타리카 교도소 내 마약 밀반입 시도와 유사하게 영국에서는 무인기(드론)를 활용한 마약 밀반입 시도가 계속돼 논란이 인 바 있다.
  • 감방에 웬 연애편지가…수감자와 사랑에 빠진 英 교도관의 최후

    감방에 웬 연애편지가…수감자와 사랑에 빠진 英 교도관의 최후

    영국의 한 교도소에서 근무한 여성 교도관이 남성 수감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선, 더미러 등에 따르면 최근 영국 셰필드 크라운 법원은 공직자 부정행위 혐의로 기소된 여성 모건 패리 바니(24)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고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2022년 HMP 린드홀름 교도소에 입사한 바니는 근무 중 한 남성 수감자와 연애를 하게 됐다. 동료들의 의혹 제기가 이어지면서 관련 수사가 시작됐다. 교도소 내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바니가 이 수감자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이 바니의 침실과 해당 수감자의 감방을 수색한 결과 서로 주고받은 연애편지 뭉치도 발견됐다. 2023년 1월 경찰에 체포됐을 당시 바니는 이 수감자와 “진정한 사랑에 빠졌다”고 시인한 바 있다. 이후 보석으로 풀려난 바니는 퇴사했고, 수감자는 다른 시설로 이감됐다. 이러한 조치에도 두 사람은 관계를 이어갔다. 다른 교도소에 수용돼 있던 이 수감자의 방에서 바니의 사진이 추가로 발견됐다. 더미러는 남성 수감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해고된 여성 교도관의 숫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3년간 여성 교도관 29명이 이러한 사유로 해고됐는데 2017~2019년 9명이었던 것에 비해 많이 증가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 英 찰스 3세 “항상 저항하는 희망 품어야”, 볼턴 “나쁜 상황서 최선 만드는 법 배워”

    英 찰스 3세 “항상 저항하는 희망 품어야”, 볼턴 “나쁜 상황서 최선 만드는 법 배워”

    암과 싸우고 있는 팝스타 마이클 볼턴(72)과 영국 찰스 3세(77) 국왕이 투병 생활의 소회를 밝히며 희망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미 연예매체 피플지는 30일(현지시간) 볼턴이 2023년 말 악성 뇌종양 진단을 받고 가수 활동을 중단한 뒤 투병 생활에 대해 처음 인터뷰했다고 전했다. 볼턴은 교모세포종 진단 이후 두 번의 뇌 수술을 했으며 이후 방사선·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뒤 종양의 재발 여부를 관찰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투병 생활에 대해 “우리는 나쁜 상황에서도 최선을 만드는 방법을 배운다”며 “무릎 꿇는 것은 선택지가 아니다. 싸워야 할 일이 많다고 느낀다”고 강조했다. 두 딸과 6명의 손주를 둔 볼턴은 ‘웬 어 맨 러브스 어 우먼’ 등의 인기곡을 불렀으며 2023년 1월 내한 공연을 펼쳤다. 지난해 초 며느리 캐서린 왕세자빈과 비슷한 시기에 암 진단을 받았던 찰스 3세는 투병 생활에 대해 “벅차고 두려운 경험일 것”이라면서도 “인간성의 가장 좋은 면을 예리하게 조명하는 경험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찰스 3세는 암 환자 지원단체 관계자들을 버킹엄궁으로 초청해 환영 행사를 열면서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찰스 3세는 암 투병 경험에 대해 “질병의 가장 어두운 순간이 가장 위대한 연민으로 밝혀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즐길 가치가 있는 삶을 찾아라. 언제나 저항하는 희망을 품으라”고 격려했다. 찰스 3세는 암 진단 후 약 3개월 만인 지난해 4월 공무에 복귀했으며, 버킹엄궁은 같은 해 12월 국왕의 치료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 “침대 밑에 웬 남자가”…일본 유명 호텔에서 벌어진 충격 사건

    “침대 밑에 웬 남자가”…일본 유명 호텔에서 벌어진 충격 사건

    일본을 홀로 여행하던 외국인 여성이 유명 호텔에서 겪은 끔찍한 경험을 공유했다. 우크라이나어를 쓰는 나탈리시 탁시시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본에서 안전한 ‘혼자 여행’을 기대했는데, 이 일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홀로 일본 여행 중이던 이 여성은 도쿄에 있는 APA 호텔 객실에 들어서자마자 지독한 악취를 맡았다. 악취의 원인을 찾으려 침대 아래를 바라봤을 때, 한 남성이 숨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여성은 “처음에는 객실에서 악취가 나길래 시체가 숨겨져 있는 줄 알았다”면서 “침대 아래를 보니 아시아계 남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숨어있던 남성인 침대 밑에서 빠져나와 3초 정도 나를 노려보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현장에서 달아났다”고 덧붙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호텔 객실 침대 아래에서 휴대용 보조 배터리와 USB 케이블을 발견했다. 다만 호텔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침입자의 정체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이 여성이 투숙한 호텔은 일본 최대 규모의 비즈니스호텔 체인으로 꼽히는 APA로 확인됐다. 탁시시는 “나는 호텔 예약에 510달러(한화 약 73만 원)를 썼다”면서 “(이 호텔을 이용할) 미래의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해 내 경험을 공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일이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면서 “안전에 유의하고 언제나 먼저 객실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직감을 믿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APA 호텔 측은 이 여성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하는 한편, 침입자를 찾지 못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탁시시의 영상이 공개되자 일본 내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왔다. 여기에는 일본의 APA 호텔에서 같은 사고가 있었다는 주장도 포함돼 있다. 한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영상의 댓글에서 “오사카의 APA 호텔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다. 객실 침대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한 노인이 들어왔다. 어떻게 들어왔는지 전혀 알 수 없었고, 한동안 객실에 서 있다 나갔다. 그때 이후로 더 이상 APA 호텔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호텔 내 주요 공간에는 CCTV가 설치돼 있으니 호텔 측은 분명 숨어있던 남자가 누군지 찾을 수 있다. 아마도 그 남자는 직원이거나, 이전 투숙객이거나, 직원의 친구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일부 네티즌은 일본 언론이 국가 이미지 등을 고려해 이 사건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탁시시 역시 “그들은 일본 관광산업에 해를 끼칠까 두려운 나머지 내 이야기를 무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 “한의사가 피부 시술? 그냥 나왔다” 별점 테러…현직 의사들이었다

    “한의사가 피부 시술? 그냥 나왔다” 별점 테러…현직 의사들이었다

    피부미용 시술을 하는 한의원에 악의적인 ‘별점 테러’가 쏟아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결과 현직 의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9일 “피부 시술을 하는 한의원에 별점 테러가 이어졌고, 경찰 수사 결과 의사들이 이 같은 범죄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채널A 보도에 따르면 해당 한의원은 갑자기 1시간 이내 100개가량의 리뷰가 1점이 찍히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에 한의원 측은 후기를 작성한 아이디 6개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리뷰에는 “한의원 시술 후 감염이나 부작용 생기면 감당 가능하겠냐”, “조무사가 시술해주는 줄 알고 갔는데 한의사가 해준다고 해서 나왔다”, “색소 레이저 치료 알아보다가 들어갔는데 웬 한의원이었네. 시간 날렸다” 등 한의원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 결과 작성자 6명 중 4명이 의사(의과 공중보건의 1명 포함)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한의원이 미용 목적의 피부과 시술을 하는 것을 비판하려 이 같은 별점 테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수사선상에 오르자 이 중 2명의 의사는 합의금과 함께 ‘무책임하고 왜곡된 글을 올려 사과한다’는 취지의 사과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의협은 이에 대해 “양의계가 지금까지 아무런 근거 없이 한의사와 한의약을 비방하고 폄훼해 온 파렴치한 민낯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어 “범법 행위가 명백히 사실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의사단체는 수사 상황 확인이 필요하다는 핑계로 공식적인 사과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의협은 반성과 사과와 함께 대한의사협회(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를 자발적으로 해체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의료 직능 간 상호 비방과 폄훼를 금지하는 법 개정도 적극적으로 추진해달라고 촉구했다.
  • 민주당 “석방이 웬 말이냐…탄핵 심판 영향 없을 것”

    민주당 “석방이 웬 말이냐…탄핵 심판 영향 없을 것”

    더불어민주당은 7일 법원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한 데 대해 “탄핵 심판과는 전혀 무관하다.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석방이 웬 말이냐”며 “검찰은 즉시 항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사 출신인 박균택 의원도 “형사상 구속 기간 계산에 대한 검찰과 법원의 해석 차이에서 생긴 절차상 문제”라며 “윤석열 피청구인에게 탄핵 사유가 있느냐 없느냐의 실체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부실 수사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선 “법원이 공수처의 문제를 지적하거나 잘못을 인정한 게 아니다”며 “구속 기간 해석에 관한 문제이지, 공수처를 비난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법원이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하자 곧바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또 이날 오후 3시 30분에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기로 하고 당 소속 의원들에게 참석을 요청하는 공지를 하기도 했다.
  • “도로 물웅덩이에 웬 사람이”…방치된 10㎝ 깊이 포트홀 고친 ‘발명품’

    “도로 물웅덩이에 웬 사람이”…방치된 10㎝ 깊이 포트홀 고친 ‘발명품’

    영국 남성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 오랫동안 방치된 포트홀(도로 파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공을 세웠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셔에 사는 제임스 콕솔(42)은 마을 도로에 생긴 약 10㎝ 깊이의 포트홀이 정비되지 않은 채 1년 넘게 문제가 되자 한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그는 지난 23일 7살 딸의 오래된 청바지와 신발을 이용해 ‘가짜 사람 다리’를 만들어 도로 웅덩이에 거꾸로 설치했다. 바지 안에는 헌 옷과 나무를 채워 넣었고, 벽돌을 이용해 가짜 다리를 땅에 고정했다. 얼핏 보면 사람이 웅덩이에 거꾸로 처박혀 있는 듯한 모습이다. 콕솔은 30분 만에 완성한 자신의 ‘발명품’이 지역 당국의 시선을 끌 수 있다고 여겼다. 그가 소셜미디어(SNS)에 사진을 올리자 사람들이 이를 공유하기 시작했고, 지역 당국은 지난 27일 포트홀을 메웠다고 한다. 콕솔에 따르면 약 9개월 전 지역 주민들이 해당 포트홀을 신고했고 지역 당국이 정비를 시도했으나 몇 주 후 포트홀 규모가 커지면서 주민들이 재차 신고했다. 콕솔 역시 운전하고 가다 해당 포트홀 때문에 문제를 겪은 적이 있었다고 한다. 콕솔은 “그냥 꽤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리고 도로 사정이 얼마나 나쁜지 강조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며 ‘가짜 사람 다리’를 만들게 된 계기를 전했다.
  • 산에 웬 ‘강아지 눈코입’이…단 한 장 사진에 관광지 된 ‘이곳’

    산에 웬 ‘강아지 눈코입’이…단 한 장 사진에 관광지 된 ‘이곳’

    중국 후베이성 양쯔강변에서 우연히 강아지 머리를 닮은 산이 소셜미디어(SNS)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새로운 관광지로 떠올랐다. 평범했던 풍경 속의 산이 단 한 장 사진에 관광 명소로 탈바꿈했다. 25일 AP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에 거주하는 디자이너 궈칭산은 지난달 20일 고향인 후베이성 이창을 방문해 하이킹을 하던 중 특이한 모양의 산을 발견했다. 사진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그는 양쯔강 옆에 강아지 머리 모양의 산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마치 강아지가 강변에 머리를 두고 코를 물가에 대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강아지의 자세는 마치 물을 마시거나 물고기를 바라보는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사진은 한 달여 후인 지난 14일 발렌타인데이에 ‘강아지산’이라는 캡션과 함께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에 게시됐고, 불과 10일 만에 12만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웨이보에서는 중국어로 강아지산이라는 의미의 ‘샤오거우산’이라는 해시태그가 수백만건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SNS에서는 자신의 반려견과 강아지산을 비교하는 사진이 쏟아졌다. 많은 이들이 직접 이창의 지구이현에 위치한 전망대를 찾아 산을 보러 왔다. 일부는 반려견을 데리고 와서 함께 사진을 찍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사람들은 이전에 찍은 강아지산 사진도 공유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사진 속 산의 모습이 강아지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산의 모습이 어떻게 변했는지 논의하기도 했다. 이창의 한 주민은 지난 2021년에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온라인에서 강아지산 사진을 보고 어디인지 찾아보다가 이전에 이 장소에 가봤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 벌써 22년…대구 지하철 참사 추모식 열려

    벌써 22년…대구 지하철 참사 추모식 열려

    올해로 22주기를 맞은 대구 지하철 참사 추모식이 18일 대구 동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식은 팔공산 인근 상인들의 반발 속에서 진행됐다. 2·18 안전문화재단은 이날 오전 9시 53분부터 추모식을 열고 참사 당시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추모식에는 유족과 노동계 관계자,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추도사, 추모 공연,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으며, 영하 3도의 강추위에도 참석자들은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대부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박성찬 유족대표는 추도사에서 “어느덧 20여년이 흘렀다”며 “대구시는 중앙로역 기억의 공간 장소 반대편에 납골당을 설치하고 제3의 장소를 추모 공원 묘역으로 달라”고 요청했다. 추도사 낭독이 이어지자 유족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유족 대표단을 통해 추도사를 전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192명이라는 생명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여러분의 가슴 속에 크나큰 아픔이 자리 잡고 있으리라 생각된다”며 “여러분들 모두 희망이 충만하시고 아픔이 덜해지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17일) 오후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 마련된 추모공간 ‘기억공간’을 찾아 헌화를 했다. 추모식이 열리는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광장 앞 인도에서는 같은 시각 동화지구 상가번영회 등 팔공산 일대에서 영업 중인 상인들이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2·18 추모식 결사반대’, ‘팔공산 국립공원에 2·18 추모식이 웬 말이냐’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반발했다. 팔공산에 지하철 참사 추모 행사를 열고, 추모 시설을 조성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게 상인들의 주장이다. 한편, 대구지하철 참사는 2003년 2월18일 오전 9시 53분 지하철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에서 한 지적장애인이 휘발유에 불을 붙이면서 발생했다. 당시 불은 마주 오던 전동차까지 번지면서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
  • ‘尹 모교’ 서울대서 탄핵 찬반 집회 충돌

    ‘尹 모교’ 서울대서 탄핵 찬반 집회 충돌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에서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집회 시작 당시 100여명에 불과했던 인원은 시간이 지나면서 200여명으로 늘었고, 양측 간 시비가 붙기도 했다. 17일 오전 서울대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는 탄핵에 찬성하는 학생들과 반대하는 학생들이 각각 집회를 벌였다. 당초 탄핵에 반대하는 서울대 학생들의 시국선언만 예정돼 있었지만, 이를 알게 된 탄핵 찬성 학생들이 맞불 성격의 집회를 열며 신경전이 일었다. 탄핵에 찬성하는 서울대 공동행동 3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집회를 열고 “윤석열을 파면하라”, “민주주의 지켜내자”, “쿠데타 옹호 웬말이냐” 등 구호를 외쳤다. 1시간 뒤인 오전 11시 30분에는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학생 등 50여명이 같은 장소에서 “탄핵 무효”, “부정선거 감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부정선거 입법독재’, ‘stop the steal’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불법 탄핵 각하하라”고 강조했다. 탄핵 반대 측은 200여명으로, 탄핵 찬성 측은 50여명으로 늘어난 이후에는 양측 간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다. 일부 참가자들이 멱살을 잡는 등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자 경찰이 양측을 막아서기도 했다.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신고로 인해 119구조대가 잠시 출동하는 일도 있었다. 서울대 관계자와 경찰은 이후 주차 금지 표지판 등을 세워 양측을 분리했고, 양측 집회는 오후 2시쯤 해산했다. 앞서 지난 15일에도 서울대 캠퍼스에서 보수 단체인 ‘트루스포럼’과 탄핵에 찬성하는 학생들이 각각 집회를 열어 대치한 바 있다.
  • 비 맞으며 “윤석열! 대통령!” 외친 전한길… ‘탄핵 반대’ 부산 집회에 수만명 운집

    비 맞으며 “윤석열! 대통령!” 외친 전한길… ‘탄핵 반대’ 부산 집회에 수만명 운집

    비가 내린 1일 부산 도심에서 윤석열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고 탄핵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려 개신교도 등 시민 수만명이 참가했다.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이날 부산역 앞에서 주최한 ‘국가비상기도회’에는 탄핵 반대 인파가 대거 몰렸다. 이날 집회 현장에는 주최 측 기준 5만명, 경찰 추산 1만 30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비옷을 착용하거나 우산을 든 채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대통령 석방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집회 참가자들의 손에는 태극기와 성조기, 현 정국을 비판하는 전단 등이 들려 있었다. 전단에는 ‘계엄 합법, 탄핵 무효’, ‘극좌판사 웬 말이냐’, ‘부정선거 아웃, 입법 독재’ 등 문구가 적혔다. 국민의힘 소속 박수영·김미애 의원, 정치 유튜버 ‘그라운드 C’, 유명 역사 강사 전한길씨 등이 연사로 나섰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공개 지지한 전씨는 연단에 올라 야당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사법부, 헌법재판관, 언론사 등을 비판했다. 전씨는 “궂은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두가 모였다”며 “우리의 대통령께서는 야당의 폭압적이고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탄핵당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구치소에 갇혀 있는데 우리가 이 정도는 견딜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계엄으로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와 29차례의 탄핵, 일방적인 예산 삭감으로 행정부를 마비시킨 야당의 실체를 전 국민이 알아버렸다”면서 “언론의 편파보도, 헌법재판소의 실체까지 알게 된 계몽령”이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또 “우리를 극우세력이라고 하는 언론, 가짜뉴스를 퍼뜨리며 국민 분열을 부추기는 언론에는 찾아가서 댓글을 달고 항의 전화도 하라”고 참석자들에게 외쳤다. 그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를 넘었고, 오늘이 지나면 60%에 도달할 것”이라며 “불의한 헌법재판관들이 이러한 국민의 뜻을 거역한다면 헌법 정신을 유린한 민족의 역적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전씨가 비를 맞으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연호하고 스스로 감정에 북받혀 눈물을 쏟자 참가자들은 “울지마”라며 환호했다. 이번 집회로 인한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경찰 인력 320여 명이 투입됐다. 부산역 앞 2개 차로에 대한 전면 교통통제도 실시됐다. 이날 집회에 몰린 인파 때문에 기차를 타기 위해 부산역을 이용하려던 승객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집회 주최 측은 이날부터 매주 토요일 전국 곳곳에서 집회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 北 평양 한복판에 웬 ‘이케아’ 매장이?…알고보니 ‘짝퉁’

    北 평양 한복판에 웬 ‘이케아’ 매장이?…알고보니 ‘짝퉁’

    북한이 평양 중심가의 고급 쇼핑몰에 ‘짝퉁’ 이케아 매장을 개설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더미러, 더선 등 외신에 따르면 해당 매장 입구에는 이케아 로고가 버젓이 걸려있고, 매장 내부에는 대량의 가구가 진열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실은 2023년 개장한 류경 쇼핑몰의 고급 매장을 방문한 한 크리에이터의 틱톡 영상을 통해 알려졌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영상에는 한 쇼핑객이 샤넬과 아디다스 등 서구 명품 브랜드를 표방하는 매장들을 둘러보는 장면이 담겼다. 현재 이케아는 전 세계 63개국에서 48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공산주의 국가에 서방 상품 판매를 금지한 유엔 제재에 따라 북한에서의 매장 운영은 불법이다. 이케아는 스웨덴 일간지 익스프레스센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는 공식 인가된 이케아 매장이 전혀 없다”고 밝히며,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매장 제품들이 북한의 최대 교역국이자 모조품 생산지로 알려진 중국으로부터 밀수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 전문가인 스웨덴의 정치학자 니클라스 스완스트롬은 이번 영상이 북한의 전형적인 선전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국가의 개입 없이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없다”며 “틱톡 영상 게시는 국가의 승인을 받은 특정 주민들만 가능한 일이며, 일반 주민들의 틱톡 접근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상 속 류경 쇼핑몰은 새 상품이 가득 진열돼 있음에도 쇼핑객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한편 김정은 정권은 2019년 수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가발과 수염 등에 ‘중국산’ 라벨을 붙여 수천 톤을 생산한 바 있다. 또한 올해 초에는 주민들의 인터넷 사용을 가장한 영상을 공개해 웹 접속 차단 실태를 은폐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 “땅에 웬 돌기가?” 인부가 발견한 ‘이것’ 수백개 있었다…정체 뭐길래

    “땅에 웬 돌기가?” 인부가 발견한 ‘이것’ 수백개 있었다…정체 뭐길래

    영국의 한 채석장에서 약 1억 6000만년 전 공룡들이 비슷한 방향으로 이동한 흔적으로 추정되는 발자국 수백개가 무더기로 발굴돼 눈길을 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와 버밍엄대 과학자들은 지난해 여름 옥스퍼드셔의 한 채석장에서 최소 5마리의 공룡들이 비슷한 시기에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 200여개를 발굴했다. 이번 발굴 작업은 채석장에서 일하던 한 인부가 땅에서 특이한 모양의 돌기를 발견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 발굴된 발자국들은 약 1억 6600만년 전 이 지역에 서식한 초식공룡인 케티오사우르스 네 마리와, 육식공룡인 메갈로사우르스 한 마리가 각각 남긴 것들로 추정된다. 이들 중 한 마리의 발자국은 152.4m(500피트)에 걸쳐 끊이지 않고 이어져 있었다. 다섯 마리 중 네 마리는 모두 같은 북쪽을 향해 이동하고 있었는데, 이는 인근 지역에서 앞서 발굴된 다른 공룡 발자국들의 이동 방향과도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모두 같은 목적지를 향해 이동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케티오사우르스 등 용각류 공룡들은 무리 지어 이동하는 습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발굴을 주도한 커스티 에드거 버밍엄대 미고생물학 교수는 추측했다. 에드거 교수는 WP에 이번에 발굴된 발자국들이 모두 동시에 남겨진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보존 방식 등으로 봤을 때 각 발자국이 남겨진 간격은 길어도 몇주 또는 몇개월 이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룡들이 마치 한 방향으로 난 길을 따라 걷듯이 흔적을 남긴 탓에 과학자들은 이번 발자국 유적에 ‘공룡 고속도로’라는 별칭을 붙였다고 WP는 전했다. 공룡 발자국 유적은 수억 년 전 지구에 살았던 공룡들의 실제 생활상을 추측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또한 이번에 발굴된 발자국 중에는 육식공룡과 초식동물의 발자국이 교차한 흔적도 있어 이들 간에 어떤 상호작용이 있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육식공룡인 메갈로사우르스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은 초식공룡 한 마리의 발자국 위에 일부 겹친 채 발굴됐는데, 이는 이 육식공룡이 초식공룡보다 늦게 지나갔음을 시사한다고 과학자들은 설명했다. 에드거 교수는 “육식공룡이 초식공룡의 뒤를 쫓아 한 시간 혹은 며칠 뒤에 지나갔는지, 아니면 이곳이 특정 지점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자주 사용되던 경로였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에드거 교수는 또 발굴된 발자국의 간격과 깊이로 봤을 때 공룡들이 전력 질주하거나 빠르게 걷기보다는 시속 약 4㎞ 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걸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 폴리 사운드/홍성구[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소설]

    폴리 사운드/홍성구[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소설]

    텔레비전과 비디오가 결합된 제품이었다. 이름은 비디오 비전. 검고 매끈한 TV 수상기 밑에 VHS 투입구가 달린 모델이었다. VHS 투입구에 손을 넣었다 빼면 미지의 세계로 안내하는 관문처럼 마구 펄럭였다. 나는 그게 마치 누구의 손짓 같아서 그 문이 금세 닫힐 것 같은 조바심에 손을 넣었다 뺐다 넣었다 뺐다, 반복했다. 하지만 매번 편지 한 통 없는 우편함처럼 미지의 그곳은 텅 빈 공백으로 열렸다 닫힐 뿐이었다. 비디오테이프를 밀어 넣으면 어딘가 멋진 곳으로 안내받을 수 있을 텐데. 그러나 집에는 어린이용 비디오테이프는커녕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는 불량·불법 비디오테이프 하나 없었다. 그래도 나는 끈질기게 그 일을 멈추지 않았다. 집에서는 딱히 할 일이 없었으니까. 그날은 평소에 뽑혀 있던 케이블이 비디오 비전의 본체와 콘센트 사이에 연결돼 있었다. 미지의 세계 관람권인 비디오테이프는 없었지만, 입장권을 들고서 문 앞에서 돌아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TV 전원을 켰다. 리모컨을 든 나는 놀이공원 앞에 서 있던 게 분명하다. 그러나 환해진 직사각 화면에는 기대와 다르게 회색의 담벼락이 펼쳐졌다. 황량한 공장의 경계를 드러내는 콘크리트 담. 공장 담벼락 같아서였을까. 소음이 들렸다. 치이이-익. 치이이—익. 11번으로 9번으로 7번으로 채널을 바꿔도 소용없었다. 방송이 송출되지 않는 낮 시간대였다. 실망을 금치 못한 나는 리모컨 버튼을 이것저것 만지작거리면서도 전원 버튼 근처는 누르지 않았다. 은밀한 일탈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색 소음이 진동하였다. 나는 속수무책으로 멍해져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들어 버렸다. 회색 소음과는 다른 소음을. 삐-------이. 삐—————————익. 회색 소음보다 높고 날카로운 소음이었다. 귀에 거슬려 TV를 끄려다 소음의 정체에 의문이 생겼다. 회색 소음은 회색 화면에 어울리는, 공중에 스크래치가 그어지는 소리였다. 그러나 높고 날카로운 소음은 회색 스크래치와 이질적이었다. 저 소음을 방송국에서 보낸 것일까. TV 스피커에 귀를 갖다 대고 나서야 알아차릴 수 있었다. TV 스피커에서 높고 날카로운 소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모기가 귓가를 스치는 정도로 시작되는 데시벨은 금세 한여름 매미 떼의 데시벨로 거세지고는 했다. 나는 당연히 아버지와 누나도 소음에 시달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두 사람은 TV를 볼 때 별다른 말이나 반응이 없었다. 소음을 듣지 못하는 건 수리기사도 마찬가지였다. 평범하게 생긴, 그리 크지 않은 귀를 스피커에 갖다 댄 수리기사는 고개를 몇 번 갸웃했다. 수리기사의 고갯짓에 아버지는 그것 보라는 눈빛을 나에게 던졌다. 나는 초조해져서 열 손가락을 움직이다가 매미 떼가 맹렬히 힘줄을 튕길 때 지금이라고 외쳤다. 수리기사는 평범한 귀를 다시 스피커에 밀착했고 아버지도 그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러나 그들은 끝내 소음을 듣지 못했다. 아버지는 나를 예민한 아이로 치부하며 미안하다고 말했고, 수리기사는 공구함 한 번 열지 않았다며 출장비를 사양했다. 거실에 혼자 남은 나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매미의 합주를 들었다. 이렇듯 분명히 울리는 소리를 나만 듣는다는 게 답답하거나 억울하기보다는 어쩐지 서글펐다. 그때였을 것이다. 나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명백히 혼자라고 느꼈다. 사운드 디자이너라고 하면 고민 없이 부풀어 오른 질문들이 날아든다. 음악하세요, 아니 디자이너니까 미술 쪽인가. 사운드를 디자인화하나요, 디자인을 사운드화하나요. 청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공감각의 예술인가. 나는 내가 하는 일이 고요한 공중에서 날개를 퍼덕이는 잠자리를 몰래 잡아채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포획의 목적은 잠자리가 아니다. 잠자리의 소리다. 그물망에 든 잠자리를 조심히 빼서 사각의 채집통에 넣어 두고 귀를 연다. 잠자리의 날개끼리 충돌해서 나는 타닥타닥 소리. 그 소리는 점점 허물을 벗어 잠자리에서 탈피한다. 사운드 디자이너는 잠자리의 소리를 다른 무언가의 소리와 연결하는 사람이다. 대개 이런 식으로 설명하면 사람들은 다시 묻는다. 그러니까 대체 뭘 어떻게 한다는 거예요. 사실 뭘 어떻게 인위적으로 한다기보다는 사물에 있는 것을 튀어나오도록 하면 된다. 숨어 있는 물성이 드러나도록 상황을 마련하는 게 나의 일이다. 적막한 설산을 걸을 때는 굵은 소금이 뿌려진 바닥을 밟으며 밀가루 포대를 손으로 주무른다. 수풀이 바람에 휘날릴 때는 릴테이프 더미를 양손 사이에 놓고 비빈다. 중세 시대의 굳게 닫혀 있던 성문이 열릴 때는 콘크리트 벽돌들을 포개어 놓고 두 벽돌을 맷돌 돌리듯이 간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다. 있는 것을 끄집어내면 된다. 채집하고 발견하는 셈이다. 순서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채집하려면 발견이 우선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일은 채집이 먼저이다. 채집한 후에야 발견할 수 있다. 조선시대 사극에 매달려 있던 때였다. 그 작업은 현대에서는 접하기 힘든 소리의 연속이었다. 그중 가장 힘든 것은 활시위가 당겨지는 소리였다. 적을 물리치겠다는 일념하에서 적장을 향해 팽팽해진 활시위의 탄력과 긴장을 어떻게 해야 소리로 튀어나오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졌다. 활시위와 연결할 수 있는 사물이 떠오르지 않아 활 자체로 가능할지 시도해 봤다. 하지만 실제로 눈을 밟는 것보다 소금을 밟는 소리가 사람들 머릿속의 눈 발자국 소리에 더 가깝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수풀보다 릴테이프가 더 실감 나는 것이다. 활을 아무리 팽팽히 당겨도 소용없었다. 내가 당긴 활시위에서는 음률이 없는, 맥 빠진 거문고 줄 소리가 났다. 가죽가방과 고무장갑 따위를 비틀고 늘려도 소득은 없었다. 뭘, 그렇게 발길질당한 강아지마냥 낑낑대요? 고무장갑의 탄성 한계 때문에 경련을 일으키는 두 팔을 채아가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스튜디오에서 녹음과 믹싱 작업을 맡고 있는 채아는 내 입에서 난다는 소리를 자주 타박했다. 힘을 쓸 때나 뭔가에 몰두할 때나 밥을 먹을 때도 개 같다고 했다. 선배에게 개 같다니 참 맹랑한 말이지만, 나는 내가 소리를 낸다는 게 더 신경 쓰였다. 남의 소리는 그렇게 잘 들으면서 어떻게 자기 소리는 못 들을 수 있어요. 무슨 소리를 내냐고 반문했을 때, 채아는 내 직업적 소양이 의심된다며 따졌다. 가벼운 발길질이 아냐. 늘씬하게 얻어맞은 것 같아. 무심결에 또 어떤 소리를 냈을까. 궁금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금방이라도 숨 꼴딱거릴 것처럼 혀 내밀고 있지 말고 수분 보충 좀 해요. 선배를 계속 개 취급하는 못된 버르장머리에 대해 한마디 하려다가 채아가 건네는 맥주캔을 넙죽 받았다. 거절하기에는 맥주캔의 표면이 얼음장처럼 시원했다. 나는 모래가 쌓여 있는 바닥에 널브러졌다. 이게, 이럴 때는 백사장 같네. 나는 손으로 모래를 뒤적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모래 옆에는 나무 옆에는 대리석 옆에는 소금 바닥이 있었다. 왜요? 휴가 못 가는 삶이 처량해요? 채아가 자신의 맥주를 들고 옆에 앉았다. 채아는 엉뚱하게 넘겨짚는 구석이 있었지만, 캐묻지 않고 넘겨짚는 포즈를 취한다는 점에서 그리 나쁘지 않은 파트너였다. 나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맥주를 마셨다. 알코올의 독성이 빈속을 찔렀다. 불법을 저지른 듯한 짜릿함. 백사장이 아닌 모랫바닥에서라도 잠시 쉬고 싶었다. 나는 금세 침묵에 이르렀고 내 마음을 넘겨짚었는지 채아도 보조를 맞췄다. 창고라고 불리는 작업실에는 철가방, 문손잡이, 깡통, 톱, 바이올린 활, 구두, 로프, 용수철, 자동차 문짝이 나름의 질서 속에 존재했다. 스스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지만, 물성을 깨우는 힘에 연주하는 악기들. 악기들은 지휘자가 없다는 듯 고요했다. 소리에 민감한 사람에게 고요는 휴식 또는 죽음과 같다. 스르르 눈이 감겼다. 그러나 곧 수면의 문턱을 넘다 정강이가 쾅, 부딪혔다. 뭐야. 미안해요. 블루투스가 꺼진 줄 모르고 볼륨을 키웠네. 끌게요. 아니야, 끄지 마. 본능적으로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다가가자 채아는 스마트폰 화면을 내밀었다. 채아가 무안할 만큼 거친 손길로 스마트폰을 뺏어 들었다. 화면 속 영상에서 판다 한 마리가 죽순을 맛있게 뜯고 있었다. 선배도 얘 알아요? 선배가 알 정도면 푸바오가 인기긴 인긴가 보네. 나는 스마트폰을 던지듯이 채아에게 떠넘기고 진열장을 뒤적였다. 구석에 처박혀 있던 것을 찾아 꺼낼 때는 낮게 탄성이 배어 나왔다. 갑자기 죽도는 왜 꺼낸 거예요? 나는 채아의 말에는 신경 쓰지 않고 샷건마이크 앞에 섰다. 대나무로는 텅텅, 비어 있는 소리만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판다의 날카로운 이빨과 단단한 턱은 예상치 못한 대나무의 물성을 깨우고 있었다. 판다가 씹는 게 죽순이 아니라 겉과 속이 단단한 뼛조각처럼 느껴졌다. 죽도를 두어 번 바닥에 내려쳤다. 탁탁. 대나무를 다른 사물에 부딪치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나는 죽도를 감싸고 있는 줄을 칼로 끊어 버리고 붙어 있는 네 쪽의 대나무에 칼집을 내어 서로 떨어뜨렸다. 그러고는 떨어진 대나무들을 한 손에 감싸고 가볍게 비볐다. 부드득. 귀가 열리는 기분이었다. 죽도를 샷건마이크에 더 가까이 대고 온 힘을 다해 두 손으로 대나무들을 비볐다. 부드드드드드드득. 대나무에서 소리가 튀어 올랐고, 활시위를 당기는 팽팽한 팔뚝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사물의 성질은 마찰에 의해 드러난다. 우리가 외부와 마찰을 빚을 때 나를 인식하는 것처럼. 소리를 발견한 쾌감에 대나무를 비비는 나의 팔뚝은 한껏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다. 사극 작업이 끝나고 몇 개월 뒤에 스튜디오를 그만두었다. 사극은 흥행에 성공했고 입소문이 났는지 작업 물량이 컨베이어벨트처럼 이어졌다. 줄지어 운반되는 의뢰를 수하물로 적재하고 물품을 의뢰서에 맞게 포장한 후에 다시 컨베이어벨트로 출하하는 기계적인 시간이 계속됐다. 과로나 질식이 원인은 아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내가 소리를 단순 제조하는 업자가 되리라는 두려움이 찾아들었다. 납품 기한을 맞추기 위해 기존에 녹음해 둔 파일들을 대강 믹싱하는 일들이 빈번해졌다. 나는 발자국 소리에도 캐릭터가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인을 만나러 달리는 그리움이 실감되도록 수십 번을 달리고 또 달리고, 도회적인 세련 아찔한 피로 흔들리는 일상이 전해지도록 하이힐을 신고 균형을 잡던 시간이 떠올랐다. 당분간 멈춰야 했다. 휴가를 가랬더니 휴식에 들어가네. 채아는 내가 내민 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물끄러미 보았다. 채아의 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머뭇거림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뭔가를 넘겨짚었는지 다가와서는 자신의 두 손으로 내 손을 감쌌다. 나는 계획하지 않고 쉬는 계획을 세웠다. 눈이 감길 때 자고 눈이 떠질 때 일어나고 때가 이르거나 늦게 식사하고 술을 가볍게 또는 취하도록 마시고 느릿느릿 산책하고 레고 블록으로 별이 빛나는 밤을 조립했다. 집 근처를 돌거나 여행을 떠나서 풀벌레, 지하 터널, 경운기, 야적장, 항만, 오일장, 밤바다에 붐마이크를 갖다 댔다. 녹음 파일들을 순서대로 차곡차곡 쌓았고, 녹음한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시간은 왜곡 없이 흘렀고 나는 날짜와 요일 감각을 잃었다. 일상에 파동이 없었다. 파동이 없으므로 외부에 닿는 주파수도 없을 터였다. 송신하지 않고 수신하지 않는 생활. 나는 자유로이 고립되었다고 느꼈다. 누나에게서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돌아가셨다. 누나의 말에 잠시 정적이 돌았다. 누나와는 일 년에 한 번 연락할까 말까 하는 사이였으므로 액정 화면에 뜬 두 글자에 나는 이미 예감했던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내가 한 말은 고작 알겠다, 였다. 아버지의 장례식은 조촐했다. 친척은 남보다 못한 사람들이어서 코빼기도 볼 수 없었고, 아버지가 은퇴한 지 십여 년쯤 지나서 대표이사가 보내는 화환조차 없었다. 나는 주로 국화가 장식된 제단 옆에 앉아 있었고, 한 번쯤 봤거나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과 맞절했다. 둘째 날 오후, 누나가 식탁으로 나를 불렀다. 주변 식장은 조문객들로 붐볐지만 장례 도우미를 제외하고는 누나와 나만 식장을 지키고 있었다. 누나는 대뜸 앉으라고 말했다. 누나는 군말하는 법 없이 할 말만 하는 사람이므로 나는 군말 없이 누나와 마주 앉았다. 일 미터쯤의 간격조차 어색한 사이였지만 누나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기억 속 어느 날에는 없었을 주름과 기미가 보여 열 살의 터울이 새삼스러웠다. 미처 상의하지 못한 장례 절차에 대해 말하겠거니 생각하고 있던 내게 누나는 구겨진 편지 봉투를 내밀었다. 반으로 접힌 편지 봉투는 살짝 불룩했다. 너한테 필요할 거다. 누나의 단정에 나는 편지 봉투에 든 것을 꺼냈고, 내 손에 쥐어진 것은 카세트테이프였다. 겉면 라벨에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고 손때와 볼펜 얼룩이 낀 낡은 상태였다. 카세트테이프를 보자마자 나는 그게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있었고, 누나의 말처럼 내게 필요하리란 것도 알 수 있었다. 아버지의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 나는 일산으로 이사했다. 아파트 단지로 개발되지 않은 땅에 창고가 딸린 농가주택이 비어 있었다. 창고를 작업실로 쓰면 되겠다는 심산에 덜컥 결정을 내렸다. 파동 없는 삶의 관성에서 벗어난 것이다. 벗어나려고 했다기보다는 벗어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아버지의 죽음이 빚은 진동이 나를 다시 작업실로 이끌었다. 나는 일산의 공사장, 분리수거장, 고물상을 돌아다니며 눈에 띄는 물건들은 모두 채집하였다. 농기구와 농약, 비료 포대 등이 있었을 창고는 각목, 글러브, 밥솥, 스케이트보드, LP, 유리컵, 프라이팬, 사기그릇, 고무 팩 등이 있는 작업실로 탈바꿈되었다. 작업실의 윤곽이 자리잡힌 날, 양쪽에 테이프 플레이어가 장착된 더블 데크 카세트 플레이어를 진열장에서 꺼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발견한 괜찮은 매물이었다. 예상외로 쓸 일이 없다가 이사 오기 전에 쓰고 이번이 두 번째였다. 편지 봉투에 담긴 테이프가 자리를 바꿔 플레이어에 담겼다. 달칵, 버튼이 눌리면서 테이프는 돌아가고 슥삭슥삭, 과도에 사과 껍질이 벗겨지고 있었다. 큼큼. 부스럭 부스럭. 이게 맞나. 탕. 텅. 아, 아. 아버지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통기타를 쳤다. 장롱 위에 뿌연 먼지를 덮어쓴 커버에 담겨 있던 통기타이리라. 나는 아버지가 통기타를 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어린 나는 연주되지 않고 진열되지 않은 채 장롱 위에 방치된 통기타의 존재성이 의아했다. 통기타의 쓸모를 알 수 없던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연주가 녹음된 테이프를 들으면서 나는 통기타는 방치되었던 것이 아니라 안치되었던 것이 아닌가 짐작하였다. 가슴에 묻어 둔 열망이 장롱 위에 놓이는 방식으로 드러난 게 아닐까. 눈에 보이면 마음이 근질거리고 눈에 안 보이면 마음이 서걱여서 대강의 형태로 보이게 놓아둔 것은 아닌지. 동그란 스피커에서 가리워진 길이 울려 퍼졌다. 아버지의 노래는 후렴에 이르러 그대를 애타게 불렀지만, 핸드폰 벨소리가 울려 길을 터 줄 그대를 더 호출하지 못했다. 장례식이 끝나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는 여기까지 들었다. 나는 마음먹은 대로 더 듣기로 한다. 여보세요. 아버지의 음성이 저랬구나. 아버지가 스피커에서 멀리 떨어졌는지 통화 내용은 잘 들리지 않았다. 1분도 지나지 않아 통화는 끝났고 아버지는 다시 통기타를 들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줄 한 번 튕기지 못하고 통기타를 놓쳤다. 바닥에 나동그라지는 통기타는 소음을 일으켰지만, 뒤이어 터져 나온 소리에 소음은 배경음으로 밀려났다. 격렬한 기침 소리. 콜록콜록, 쿨룩쿨룩 따위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소리가 진동하였다. 숨이 차고 흉통에 경련하는 병색이 선명하게 들렸다. 아버지의 생전에는 들은 기억이 없는 소리였다. 아버지의 기타 소리를 들었다면 아버지의 기침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까. 아버지는 다감하지 않았고 나는 살갑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나는 왜 그리 아버지의 소리에 둔감했을까. 일시 멈춤 버튼을 눌렀다.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이 끝났고,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이 남았다. 휴지(休止)가 필요했다. 커피를 끓이러 싱크대 쪽으로 향하는데, 양은 주전자가 발에 차여 시끄러웠다. 주전자가 내게 말하는 것 같았다. 째그랑 일을 벌여 놓고, 뭐하는 거야 째쟁쨍. 작업실에 쌓인 도구들이 매립지에 버려진 고물처럼 낡아 보였다. 이대로 뒀다가는 달걀 썩는 듯한 매립지 냄새가 진동할지 모를 일이었다. 나는 스마트폰 화면을 켰다. 아, 이게 누구신가요? 나를 헌신짝으로 만든 그분 아닌가요? 채아와 거의 일 년 만의 통화였다. 가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지만 서로 생존을 확인하는 용도일 뿐이었다. 버려지긴 누가 버려져. 내가 도망친 거지. 그럼, 멀리 가버릴 것이지 웬일로 연락했어요? 나, 얼마 전에 일산으로 이사했어. 일산? 왜? 거기로 왜 갔는데요? 이제는 잭을 다시 만나 볼까 하고. 누구요? 잭? 아, 난 또 누구라고. 잭 폴리? 내 말뜻을 알아들은 채아는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이제는 도망가지 말아요. 나는 그럴 일 없을 거라고 답했다. 앞으로는 도망가지 않겠다는 것, 그것이 채아에게 연락한 첫 번째 이유였다. 채아에게 알리지 않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면 또 프리하게 때려치우지 말란 법이 없으니까. 두 번째 이유는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일감 때문이었다. 나는 일을 할 때 의뢰인과의 소통은 채아에게 맡겼었다. 소리만 잘 만들면 그만이라는 게 대외적인 사유였지만, 인맥이라든지 비즈니스적 관계에 반응하는 알레르기 때문이었다. 채아는 메신저로서 역할을 잘했고 사교적이어서 업계 관계자들과 친분이 있었다. 나이가 들어서 때가 묻은 것인지, 생계의 절박함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채아를 통하면 일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다행스럽게 채아는 나를 넘겨짚었다. 채아의 주선으로 맡은 첫 복귀작은 돌침대 광고였다. 별 다섯 개가 돌침대에 박히는 효과음을 내 주세요. 광고 제작사 측에서 보내 준 영상에 등장한 돌침대 사장은 이마에 별 다섯 개를 달고 손가락 다섯 개를 좍 펴고 있었다. 별이 돌침대에 박히는 일은 당연히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사람들의 관념에 있을 법한 소리를 뽑아내야 했다. 별이라는 거대 물질이 흔들림 없이 단단한 돌침대와 부딪치는 상황이었다. 자동차 문짝을 해머로 치고 외날의 서양톱을 바이올린 활로 켜서 고음부를 녹음했고, 샌드백에 아령을 두들기고 대리석 바닥에 모래주머니를 떨어뜨려서 저음부를 녹음했다. 녹음된 고음과 저음을 믹싱하니 별이 우주에서 날아와 돌에 꽂히는 듯한 효과음이 완성되었다. 광고는 마케팅 비용의 한계로 공중파에서는 송출되지 못하고 케이블TV의 프리미엄 시간대가 아닌 아침과 낮에 방영되었다. 하지만 빨간 별 다섯 개를 이마에 박은 돌침대 사장이 인터넷상의 밈이 되어 제품의 매출이 대폭 올랐다. 그 덕분에 돌침대 하나가 작업실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광고 이후로 어린이 애니메이션과 단막극 등의 의뢰가 들어왔고, 지루하거나 지치지 않을 정도의 딱 알맞은 속도로 작업이 이어졌다. 내게 맡겨지는 작업이 폭설로 쌓이거나 진눈깨비로 흩날리지 않고 사람들이 오가는 길의 잔설로 덮이던 즈음의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왔다. 스팸이겠거니 무시하려는데, 부재중 통화가 2건 찍히고도 벨은 멈추지 않았다. 광고성 전화라고 하기에는 상도덕이 없다고 할 정도의 집요함이었다. 보이스 피싱도 이렇게 한 번호를 공략하지 않을 텐데. 집 나간 가족을 찾는 연락인가. 죄송합니다. 이채아 디자이너님이 이렇게 해야 받으실 거라고 하셔서. 젊은 여자는 사과부터 했다. 문자는 언제 확인할지 모르니 받을 때까지 전화를 걸라고 하는 채아의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그럼, 채아를 통해 연락하면 되지 않나. 회장님께서 직접 연락드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회장이라는 말에 묘한 호기심이 일었다. 요새는 낯 모르는 아무 행인에게 선생님이라고 한다는데, 회장님이야 등산회, 친목회 등 각종 모임으로 인해 길거리에 널린 직위가 된 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여자의 절제된 말투와 주변의 정제된 소음이 여자가 말하는 회장이 TV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던 회장을 지칭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하필, 왜 저인가요. 회장님은 사극 마니아이십니다. 사극이라면 영화든 드라마든 가리지 않는 회장이 내가 디자인한 활 소리에 감탄했고, 수소문한 끝에 내가 일하던 스튜디오를 알아내고 채아를 통해 나를 찾았다는 것이다. 사연의 개연성은 문제가 없어 보였다. 있을 만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회장이 의뢰한 작업은 수긍하기 어려웠다. 회장이 투자하는 사극 영화에 사운드를 디자인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면 금세 납득했을 것이다. 그러나 회장은 사극과 관련이 없고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될 만한 사운드를 디자인하기를 바랐다. 작업은 간단했고 받는 금액은 과도했다. 이 정도의 일로 그 정도의 돈을 받는 건 직업윤리에 어긋나는 일 아닌가. 뭔가 대단한 꿍꿍이가 있지 않고서야 그런 제안을 할 리가 없을 텐데.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에요. 상상력이 많이 필요할 겁니다. 회장 비서의 말은 곧이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몇 차례 거절하다가 일을 맡기로 했다. 결국 회장이 거부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액수가 아니었다. 회장은 왜 그렇게 큰돈을 들여서까지 이 작업을 성사하려는 것일까. 회장에게 필요한 소리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진 게 문제였다. 영상은 3분 30초 정도로 짧았다. 그것은 20대 초반의 여자가 자신의 일상을 기록한 브이로그처럼 보였는데, 별다른 촬영이나 편집 기술이 동원되지 않은 평범한 영상이었다. 여자의 브이로그는 시종일관 무성(無聲)으로 진행되었다. 의도하였든 의도하지 않았든 촬영할 때 음소거 기능이 활성화되어 있었을 것이다. 소거된 음(音)은 일상적이고 보편적이었다. 문이 열리고 닫히고 아이섀도 브러시가 화장대에 떨어지고 헤어드라이어에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옷장 속 옷을 뒤적거리다 여러 벌에서 한 벌을 꺼내는. 실감 나게 소리를 입히는 일이 그다지 어렵지 않아 보였고, 도대체 어디에서 상상력을 펼쳐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다. 반나절 만에 작업을 끝냈고 바로 보내기가 민망해 이틀 묵혔다가 보냈다. 소리가 빈 부분이 있다고 하십니다. 비서의 말에 뭔가가 울컥 치밀어 올랐다. 소리가 비어 있다? 알맹이가 드문 과자 봉지를 질소로 과포장했다는 비난처럼 들렸다. 사실, 과포장이라는 말은 적합하지 않다. 비서를 통한 회장의 의사는 내가 과포장하는 성의조차 없이 볼품없고 납작한 소리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화가 났다. 화가 나지 않는다면 아티스트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러울 만한 도발이었다. 몇 번이나 비서에게 연락해서 계약금을 돌려주려고 했다. 그러나 이대로 그만두는 건 어딘지 모르게 찜찜했다. 회장의 말은 자존심을 긁었지만, 작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오히려 마음을 돌려놨다. 다른 급한 작업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나는 이 일을 끝내기로 했다. 브이로그를 여러 번 돌려 봤다.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심정으로 세부를 살폈다. 내가 놓친 게 무엇일까에 초점을 맞췄지만, 어디가 비어 있다는 것인지 그 공백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영상에서 일어나는 충돌, 마찰 등의 물리 작용에는 그에 합당한 소리-내 판단으로는 그렇다-가 들렸다. 회장은 인식하는데 나는 인식하지 못하는 소리는 무엇일까. 내가 영상을 보고도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 소리는 화면 밖에서? 의자에 앉아 있던 나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러나 곧 주저앉았다. 무성으로 촬영된 영상의 화면 밖 소리를 듣는 게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그럴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회장은 무엇을 지적한 걸까. 혹시 비어 있다는 것은 있어야 할 소리가 없다는 게 아니라 소리에 부족함이 있다는 것 아닐까. 영상 속 여자, 누굽니까? 대뜸 던진 말에 비서는 평소와 다르게 뜸을 들였다. 질문하지 않는 데에 동의하신 것 아니었나요? 그랬다. 계약서에 있던 내용이다. 그랬죠.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어요. 제 소리가 실감 나지 않는다는 거잖아요. 소리의 주체를 모르고 만들었는데 소리에 어떻게 실감이 있겠어요. 그렇다고 해도 회장님의 뜻을 어길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빈 소리를 메꿀 방법은 없겠죠. 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틀 후에 비서에게서 이메일이 왔다. 내 질문에 대한 회장 측의 답은 이랬다. 그녀는 수백 개의 딤플로 뒤덮인 골프공 같습니다. 겉은 매끄러우면서 울퉁불퉁합니다. 속은 타이어를 만드는 고무처럼 질기고 튼튼합니다. 그녀는 가볍지만 단단합니다. 간단히 한 손에 올릴 수 있지만 그 세계는 견고해서 함부로 부술 수 없습니다. 그녀의 본질은 공이어서 굴릴 수 있고 던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닥에 부딪혀도 농구공처럼 통통 튀기지는 않습니다. 드라이버를 풀 스윙하면 그녀는 멀어집니다. 드라이버와 마찰을 일으키고 그 반발력으로 멀어지는 그녀는 딤플의 수만큼 더 멀리 날아갑니다. 수많은 딤플로 비거리는 늘어납니다. 주인공을 알고 싶다는데 웬 골프공 타령이람. 초보자를 위한 골프 교본도 아니고 무슨 저의로 알쏭달쏭하게 의미를 엮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계약서 조항을 어긴 데 대한 장난성 조롱으로 읽혔다. 그러나 몇 번씩 읽으면서 드는 의문이 있었다. 그녀는 왜 공일까. 많고 많은 공 중에서 왜 하필 골프공일까. 골프공을 뒤덮고 있다는 딤플이 무엇인지 찾아봤다. 딤플은 골프공 표면에 오목하게 파인 홈으로 일반적으로 골프공에는 300~500개의 딤플이 파여 있다. 드라이버 스윙으로 날아가는 골프공에는 공기 저항이 생기는데, 공기 저항은 골프공 앞뒤 표면의 압력 차에 의해 발생한다. 이때 딤플은 주위에 작은 회오리를 일으키고 이로 인해 공기가 뒤섞여 공 뒤쪽 압력이 떨어지지 않아 비거리를 늘린다. 흠집이 난 골프공의 비거리가 늘어난다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나서 골프공에 흠집을 내어 사용한 것이 딤플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골프공의 겉과 속. 가벼움과 단단함. 딤플과 비거리. 비로소 나는 비서의 말에 동의할 수 있었다. 상상력이 필요했다. 나는 그녀 캐릭터에 집중했다. 골프공 같은 그녀를 수없이 떠올렸다. 작지만 단단하고 가볍지만 통통 튀지 않는. 캐릭터가 머릿속에 그려지자 그녀에게 합당한 소리가 튀어나오는 듯했다. 그러나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입에서 계속 딤플이 맴돌았다. 딤플은 보조개라는 뜻이 있지만 외모의 특징을 표현한 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에게 흠집이 많다는 뜻일까. 하지만 딤플은 비거리를 늘린다고 했으므로 결함의 의미로 쓰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목하게 파인 흠집이 결함이 아니라면, 떠오르는 단어는 하나밖에 없었다. 상처. 나는 상처의 비거리를 생각했다. 그녀는 문을 (힘없이 덜컥 탁) 여닫으며 방에 들어선다. 암막 커튼이 처진 방에 (딸깍) 빛을 부른다. 그녀의 손이 화장대 의자를 (그윽) 끌어당기고 다른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이 흔들린다. 초점 없는 화면이 360도로 돌아가고-슬픔이 블랙홀로 빠져드는 것 같다-스마트폰을 (드득) 거치대에 고정시키고 다시 돌아온 화면에서 수건이 (스르르) 풀리면서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이 보인다. 그녀는 화장대의 거울을 응시하다가-그녀의 얼굴은 뒤통수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헤어드라이어 버튼을 (틱탁) 누른다. (경쾌함 없이 심란하고 무거운 위이잉) 헤어드라이어는 돌아가고 그녀의 손길에 머리카락이 부서진다. 이윽고 헤어드라이어의 작동은 (탁) 멈추고 상반신을 거울 쪽으로 수그린 그녀의 손길이 분주하다. 그러다가 (툭) 아이섀도 브러시가 화장대에 떨어진다. 그녀는 브러시를 집다가 다시 (툭) 떨군다. 화장을 멈춘 그녀는 뭔가를 결심한 듯 (드윽) 의자에서 일어나 스마트폰을 (트특) 거치대에서 뽑아 손에 든다. 옷장을 (탕) 열고 (드르륵) 옷을 휘적이다가 고른 하나를 침대에 (툭) 던져 놓는다. 나는 그녀의 영상에 소리를 입혔고 소리에 그녀의 상처가 묻어나도록 노력하였다. 볼륨과 톤을 조정하여 모든 음은 낮고 둔탁하였다. 그녀가 찍은 영상에 대한 작업은 끝났지만, 작업이 모두 끝나지는 않았다. 회장 측에서 보낸 파일에는 부가 영상이 있었다. CH 02 2023/10/30 11:27:11 그녀가 잔디밭 위 돌길을 걷는다. CH 01 2023/10/30 11:27:15 ~ 11:28:07 그녀가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CCTV 화면이었다. 그녀의 마지막 모습일 듯한 장면이었다. 그런 생각에서 비롯된 것인지 나는 CCTV 화면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소리가 있지 않을까, 궁리하였다. 특히, 대문의 화면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번 채널의 카메라에서 그녀는 잠깐 나타났다가 대문을 열고 나간 뒤로 볼 수 없다. 대문 위에 포치가 있어 그녀는 흔적 없이 사라진 것 같다. 여기에서는 그녀의 멀어지는 발소리만 남게 될까. 1분이 채 되지 않는 마지막 부분을 돌리고 또 돌려봤다. 그러다가 영상이 끝나기 몇 초 앞두고 그녀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멀어지는 것을 보았다. 회장으로부터 연락이 온 건 작업을 마친 지 2주가 지나서였다. 이번에는 비서를 통하지 않고 직접 나와 통화하였다. 회장은 정중하게 집으로 초대하면서 감사의 의미임을 분명히 했다. 회장 집 대문 앞에 도착한 나는 벨을 누르려다가 경사진 이면도로로 내려섰다. 그러고는 몇 발짝 걸은 후에 뒤를 돌아 위를 올려다봤다. ㄱ자 형태 집의 가로획에 해당하는 곳 벽면에 CCTV가 부착되어 있었다. 노트북으로 봤던 1번 채널 화면의 각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CCTV 쪽에 고정한 시선을 아래로 내리는데, 옆으로 그녀의 멀어지는 그림자가 보이는 듯했다. 해의 시선이 거둬지는 시각이었다. 나는 그녀를 배웅하듯이 잠시 서서 그녀의 비거리가 얼마쯤이었을지 생각했다. 2번 채널 화면에서 그녀가 걷던 잔디밭 위 돌길의 끝에 현관문이 있었다. 일하는 사람의 안내를 받아 집 안으로 들어섰다. 회랑 같은 널따란 복도의 끝 오른편에 낮은 계단이 놓여 있었다. 아래로 깊고 편평하게 펼쳐지는 공간이 높은 층고와 어우러져 새로운 세계로 들어서는 느낌을 자아냈다. 정면으로 보이는 통유리창을 왼편에 둔 소파에 회장이 앉아 있었다. 회장은 나를 통유리창을 마주 보고 있는 소파에 앉게 했다. 벨로드미코프, 좋아하시나요? 꽤 긴장했던 탓인지 실내에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회장의 말로 깨달을 수 있었다. 언젠가 들어 본 적 있는 운율의 바이올린 협주곡이었다. 클래식에는 문외한에 가깝습니다. 회장은 의외라는 듯 팔걸이에 올려 둔 손을 턱에 대고 입을 오므렸다. 입 주변의 주름이 엷게 도드라져 보였다. 그런가요? 나는 벨로드미코프를 들으려고 저런 짓도 한 사람이오. 회장은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정원의 구석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전봇대가 서 있었다. 나만을 위한 전봇대를 설치한 거요. 공동 전봇대는 남들과 전기를 공유하는 탓에 아무리 좋은 오디오에서도 이런저런 노이즈가 들리길래 정원에다 저렇게 세워 놨어요. 그랬더니 벨로드미코프가 내 앞에서 연주하는 것 같더구려. 화구 박스가 매립된 벽난로 옆에 오디오, 앰프, 스피커가 양쪽으로 놓여 있었다. 얼핏 봐도 고가의 장비임을 눈치채게 하는 것들이었다. 회장은 오디오와 벨로드미코프에 관한 말을 늘어놓았다. 사운드에 대한 회장의 마니아적 열성은 순수한 애호와 성공한 자의 과시 사이를 오고 가는 듯했다. 어색함을 눅이는 커피가 잔 바닥에 엷은 띠를 남기고 있을 즈음 회장은 저녁 식사를 제안했다. 그러나 나는 급한 작업이 있다며 한사코 거절했다. 의뢰인을 이런 식으로 만나는 게 나에게는 예외적인 일이었고, 차 한잔 마시는 정도가 예외의 한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회장은 이번 초대의 메인을 거절하면 어떡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고 나서 사업가답게 상대방이 거절하기 힘들도록 다시 제안하였다. 그럼, 식사 후 대접하려던 위스키 한 잔쯤 구경하시는 게 어때요. 과실향이 은은히 퍼지다가 끝에 스모키향이 감도는 위스키였다. 회장은 위스키 애호가이기도 한 듯했다. 위스키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설파하면서 자신만의 리듬으로 위스키를 마셨다. 어느덧 회장은 세 번째 잔에 접어들었고 내 위스키 잔도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마지막 화면의 철 덜그럭거리는 소리, 덜그럭대다 쿵쿵거리는 소리, 그건 뭡니까? 굳게 닫혀 있던 가게 문에 철제 셔터가 열릴 때처럼 회장의 표정이 빗장을 푼 듯했다. 거래와 계약으로 묶여 있는 관계성을 술이 허물어뜨렸는지 말투도 다소 부드러워졌다. 마지막 영상 속의 여자는 대문을 나서는데, 화면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영상의 49초 지점에서 그녀가 나타납니다. 그림자로 나타난 그녀는 3초 뒤 모습을 감춥니다. 대문을 열고 나가는데 2초, 대문에서 CCTV가 보이는 지점까지 3초, 그림자로 보이는 부분이 3초, 영상의 총길이가 52초니까 그녀는 대문 앞에서 44초를 머물렀을 겁니다. 회장은 들고 있던 위스키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유리들이 따깍, 울렸다. 그 머무름은 머뭇거림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멀리 떠나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아마 미련이 조금 남았겠죠. 대문을 손으로, 발로, 툭툭, 그래서 덜그럭거리고 쿵쿵거리지 않았을까요. 회장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나 곧 느슨해진 상반신을 바로잡았다. 집의 창고를 수리하는 날이었소. 대문 앞에 시멘트 가루가 떨어져 있길래 인부 하나가 부주의했구나, 생각했지. 그런데 대문에 누가 시멘트 묻은 발로 찬 것 같은 자국이 있었소. 그것도 인부 잘못이라고 생각해서 업체 사장을 나무란 기억이 나오. 그 애의 흔적일 수 있다는 생각은 못 했소. 냉정히 떠난 줄 알았지. 머뭇거렸을 줄은. 이제부터 그 애가 집을 떠나기 전에 미련이 남아 머뭇거렸다고 생각할 거요. 그래야 나 자신을 더 나무랄 수 있을 거 아니오. 나는 소리에 예민한 사람이오. 하지만 그 애가 떠날 때까지, 마지막 순간까지도 나는 그 애의 소리를 듣지 못했소. 마지막 위스키 잔은 다 비워지지 않았다. 회장 집을 나서려고 할 때, 각얼음들이 녹으면서 달그락. 달그락. 천장 높은 거실을 울렸다. 아버지가 남긴 카세트테이프의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을 들은 다음날, A면인지 B면인지 모를 면의 다른 면을 들었다. 테이프에는 아무것도 녹음되지 않은 듯 한동안 테이프 감기는 소리만 들렸다. 그러다가 의외의 인물이 등장했다. 아버지, 지금 뭐하세요. 누나였다. 녹음하면 들릴까 해서. 아들내미 예민한 거 하루 이틀이에요. 걔가 지금 시위하는 거라니까요. 자기만 힘든 줄 아나. 그래도 혹시 모르잖니. 아버지와 누나의 대화는 거기에서 끝났다. 다시 테이프 감기는 소리만 들렸다. 아버지는 TV 스피커에 카세트를 대고 TV에서 나는지 모를 소리를 녹음한 것이다. 나에게 들렸던 TV 소음을 아버지와 누나는 듣지 못했다. 당시 인기 TV 프로그램에서 10대만 들을 수 있는 고주파 영역의 소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만 들을 수 있었구나, 고개를 끄덕이다가 열아홉 살인 누나는 왜 못 듣나, 의아했다. TV 스피커에서 나오는 고주파 소음을 나만 들은 것일까, 아니면 아버지와 누나의 생각처럼 나의 마음이 단단하지 못해 환청이 들린 것일까. 나는 그때도 지금도 잘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왜 하필 그날 이전에는 들리지 않던 소음이 그날부터 들렸을까. 그날은 어머니가 영영 집을 떠난 날이다. 나는 마치 들을 수 있기라도 한 듯 카세트 플레이어의 스피커에 귀를 가까이 댄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광장으로 나온 근조화환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광장으로 나온 근조화환

    꽃 선물은 모두를 기쁘게 한다. 그러나 누구도 받고 싶어 하지 않는 꽃 선물이 있으니 바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애도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선물하는 근조화환이다. 장례식의 꽃 장식은 시체가 부패할 때 나는 냄새를 제거하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현대의 장례에서 꽃 장식은 애도의 심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 대신 꽃으로 전달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장례에 활용되는 꽃 장식 형태로는 화환과 제단, 영정사진, 유골함, 리무진 장식 등이 있다. 몇 년 전 나의 외할머니는 아흔이 넘는 연세에 코로나19에 걸렸고 병환이 악화돼 유명을 달리했다. 가족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장례 치를 걱정을 해야 했다. 코로나로 인해 장례식장도, 화장장도 붐벼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겨우 장례식장을 구해 상을 치르고 나오는 길, 근조화환을 실은 트럭들이 안으로 줄지어 들어오던 모습이 기억난다. 팬데믹 당시 사망자가 급속도로 늘며 대국 품귀 현상이 일어났다. 대국은 근조화환에 가장 많이 쓰이는 흰 꽃의 국화로, 근조화환용 대국 80%는 중국에서 수입된다. 1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사망자 수가 늘자 꽃 품귀 현상이 빚어졌고, 당시 사람들은 조화(인조 꽃)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종이로 만든 꽃 화환과 꽃다발은 전쟁 중 죽은 사람들을 애도하는 데 활용됐다. 우리나라에서 관상용 화훼 식물은 자주 현실과 동떨어진 사치품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들은 결코 보통 사람들의 현실적인 삶과 멀지 않다. 근조화환이 최근 몇 주간 광장의 중심에 등장했듯이 말이다. 근조화환은 2010년대 중반 이후 영안실 빈소, 추모식장을 넘어 길가로 나왔다. 법원 판결에 항의하는 피해자들, 엔터테인먼트사에 불만을 표하는 K팝 팬들, 불의에 저항하는 시민들은 근조화환을 통해 자신의 불편하고 억울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와 같은 근조화환은 죽음을 무기로 받는 사람을 모욕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근조화환이 의미하는 죽음의 무게에 비유해 보낸 이의 간절하고 애타는 마음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는 게 더 어울릴 것이다. 다만 특이한 점은 우리나라에서 유독 상징물로서 장례식장 밖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로 우리나라의 근조화환 다자인 형태가 일관된다는 데 있다. 서양에서는 장례식에 고인이 좋아하던 식물을 장식하거나 붉은 장미나 카네이션처럼 다양한 소재와 색깔을 활용한다. 일본과 중국의 경우 형태는 우리나라와 같이 단조롭지만 노란색, 흰색, 붉은색 등 보다 다양한 색의 꽃을 쓴다. 우리나라의 근조화환은 장식 예술이라 할 것 없이 매뉴얼화된 형태가 있다. 3단이 주를 이루고 흰 꽃의 대국을 중심으로 가장자리에 플라스틱 녹색 잎이 장식된다. 화환에는 리본이 달리는데, 왼편에는 소속과 직책, 성명 등을 적고 오른편에는 추모의 글을 기재한다. 소비자들도 더 나은 디자인과 품질보다는 ‘근조화환다운 근조화환’을 원하기 때문에 일관된 디자인 형태로 발전 없이 지속됐다. 그 덕분에 한눈에 봐도 근조화환임을 알 수 있는 이 장식이 추모와 죽음을 가리키는 상징물로서 거리에 나올 수 있던 것이다. 두 번째 이유로는 활성화된 꽃 배달 문화에 있다. 외국에서도 주문에 어려움이 없고 몇 시간 안에 배달되는 빠른 속도 그리고 익명으로도 주문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상대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불편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 2016년 우리나라 화훼 소비 경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조사, 졸업식, 입학식, 생일 등 선물용 소비가 87%로 화훼 소비량의 대부분이 행사용이며 2010년 기준 화환이 화원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꽃은 우리 마음을 표현하는 용도로 인류 곁에 존재해 왔다. 태어나 처음 맞는 생일, 입학식과 졸업식 그리고 결혼식처럼 우리 삶에서 특별히 기쁘거나 즐거운 순간에 꽃이 있었고 가까운 이의 죽음 앞에서, 갑작스레 닥친 억울한 사건들과 분노 속에서도 꽃은 함께했다. 1967년 미국, 베트남전쟁 종식을 위한 행진에서 시위자가 군인이 든 소총에 카네이션을 꽂던 장면, 1974년 포르투갈 시민들이 일군 카네이션 시위로 40여년의 독재를 끝내고 첫 민주 선거를 이끌어 낸 사건, 2003년 조지아의 시민들이 대통령의 부정선거에 항의해 장미를 들고 대규모 시위를 벌인 장미 혁명, 2005년 키르기스스탄에서 벌어진 부정선거 항의 시위인 튤립 혁명 모두 독재, 부정, 폭력에 반하며 꽃을 든 시민들이 광장에 나와 싸운 결과다. 이 역사를 지나 식물은 비폭력, 평화 시위의 상징이 됐다. 요즘 나는 부쩍 ‘사랑’을 떠올린다. 이토록 소란스러운 시국에 한가하게 웬 사랑이고 웬 꽃이냐 싶을 수도 있다. 나 또한 고된 현실에 사랑 타령하는 이들을 보며 해맑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런데 사랑은 현실과 먼 다른 세상의 것이 아니었다. 눈앞의 폭력과 불의에 맞서는 용기, 세상 사람들에게 내일의 자유가 보장되길 바라는 마음 그리고 국민과 국가를 향해 겨눈 총에 대한 답으로 흰 대국을 보낸 마음…. 나는 꽃으로 표현하는 마음에는 적어도 상대에 대한 티끌만큼의 기대와 애정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총과 꽃. 폭력과 비폭력. 나는 이 사이의 기울어진 사랑이 참 슬프다. 이소영 식물세밀화가
  • ‘윤석열 출국금지’ 기사에 웬 안철수 의원 사진이…독일 신문 ‘오보’

    ‘윤석열 출국금지’ 기사에 웬 안철수 의원 사진이…독일 신문 ‘오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가운데 최근 한 독일 신문이 관련 뉴스를 보도하면서 엉뚱한 사진을 내보내 빈축을 샀다. 지난 13일 엑스(X·옛 트위터)의 한 이용자는 “실수 찾기”라며 독일의 한 신문 기사 사진을 올렸다. 이 신문은 독일 뮌헨의 지역지 ‘뮌헨 머큐리’로, 해당 기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출국금지 소식을 전하는 내용이었다. 서울발로 보도된 기사는 ‘윤 대통령 출국금지’라는 제목하에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기가 악화하는 가운데 법무부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는 내용을 전했다. 그러나 정작 사진 속 인물은 윤 대통령이 아닌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안철수 의원의 얼굴 사진 아래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안철수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1·2차 탄핵소추안 표결에 모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3명 중 1명이다. 특히 1차 탄핵안 투표 때 대부분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던 국민의힘 의원들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본회의장에 남아 있던 유일한 국민의힘 의원이다. 2차 탄핵안 처리를 앞두고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7명의 국민의힘 의원 중 1명이기도 하다. 이를 본 국내 누리꾼은 “이거 인종차별 아니냐”, “우리도 독일 총리 사진에 프랑스 대통령 사진 넣어도 되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 9일 윤 대통령에 대해 출국금지 신청을 했고, 법무부는 곧바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역대 대통령 중 출국금지 조치된 사실이 알려진 건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최서원씨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당시 뇌물수수 의혹 등을 수사했던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현직 대통령 신분임을 고려해 별도의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 한국과 비교되네···중국, 아동학대·살해범에 ‘사형’ 선고

    한국과 비교되네···중국, 아동학대·살해범에 ‘사형’ 선고

    세 살 아이 학대·사망…친부 ‘무기’, 여친은 ‘사형’지난해 세 살배기 여자아이를 학대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 친아버지와 그의 여자친구에 대해 중국 법원이 무기징역과 사형을 선고했다. 사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탓에 여자친구의 형량이 더 무겁게 나왔다. 6일 중국 현지 언론 칸칸신문(看看新闻)은 내몽고자치구 만저우리(满洲里)시에서 발생한 3세 여아 학대 사망 사건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생부 톈에게는 무기징역, 톈의 여자친구 웬에게는 사형을 판결했다고 보도했다. 피고들은 항소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친모 리는 톈에게 사형 선고를 할 때까지 항소하겠다고 했다. 칸칸신문이 보도한 기소장 내용을 보면 피해 아동인 톈톈은 친부와 그의 여자친구에게 구타, 잠 안 재우기, 굶기기, 결박 등으로 학대를 가했다. 톈톈은 학대가 반복되면서 경련,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이는데도 주먹과 발, 가죽 벨트 등 도구를 쓰며 폭행했다. 치명적인 사건은 2023년 12월 21일 새벽에 일어났다. 톈이 출근한 뒤 톈톈이 이불에 실수한 것을 확인한 웬은 케이블 선으로 아이를 때렸다. 아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온몸이 뒤틀린 채 화장실 바닥에 쓰러졌고, 연락을 받은 톈이 집으로 돌아가 병원에 데려갔지만 이미 숨진 뒤였다. 안 재우고 굶기고 무차별 폭행…친모 “사형 때까지 항소”친모는 2023년 2월 톈이 갑자기 집을 찾아와 톈톈을 데리고 갔다고 주장했다. 톈은 내몽고로 거처를 옮기고 톈톈의 친모와 연락을 끊었다. 친모는 한동안 아이 소식을 듣지 못하다가 12월 21일에서야 내몽고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고 아이가 사망했다는 걸 알게 됐다. 톈과 웬은 지난 1월 아동 학대 혐의로 공안국에 체포됐고 8월 두 사람에 대한 첫 공판이 진행됐다. 재판 내내 피고들은 사형도 달게 받겠다며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재판 직후 톈은 아버지와 통화하며 “리가 올린 온라인 게시물 때문에 내 사회적 명예가 실추됐다. 관련 영상을 내리게 하겠다”면서 반성의 기미가 없는 모습을 드러났다. 아동 학대 사망 사건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던 중국인들은 친부에게는 무기징역 형이 내려진 데 “모두 사형이어야 한다”, “아이를 키우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굳이 데리고 가서 학대하는 심리가 의아하다”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톈톈 사망 사건은 2020년 한국에서 발생한 ‘입양아 학대·사망 사건’과 비슷하다. 16개월 된 아이는 7개월간 의붓부모에게 학대를 받다 숨졌다. 당시 검찰은 의붓엄마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지만 1·2심을 거치며 형량이 줄어 35년 징역형으로 확정됐다. 의붓아빠는 유기·방임 혐의로 5년 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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