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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탄력받나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탄력받나

    영국과 결별하려는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움직임이 결실을 맺을수 있을까. 최근 여론조사에서 분리독립을 강력하게 주장해온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내년 5월 스코틀랜드 의회 총선에서 다수당이 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영국의 정치 판도가 크게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20일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2007년은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가 정치통합을 이룬 지 300돌이 되는 해다.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지난달 영국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주민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양쪽 주민의 과반수가 쌍방의 분리독립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알렉스 샐먼드 SNP 당수는 총선에서 승리하면 100일 이내에 분리독립 희망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제안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상황이 이쯤 되자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SNP가 높은 지지를 얻는 것에 대해 공개적인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도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운동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비례대표제인 스코틀랜드 의회 체제 아래서 특정 당이 다수당이 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SNP가 다수당이 되더라도 다른 당과 연합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독립에 대한 열기가 식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SNP가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이유는 뭘까.10여년간 장기집권한 노동당에 대한 반발이라는 정치적 명분과 더불어 세계 유가 상승에 따른 실리적 이유가 공존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SNP는 북해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90%가 스코틀랜드 소유라고 주장해 왔다. 샐먼드 당수는 “10년간 원유로 벌어들이는 돈의 절반을 사용해도 900억파운드의 신탁기금을 운용할 수 있다.”며 “스코틀랜드를 위한 선택은 명확하다.”며 애국심에 불을 질렀다. 또 다른 갈등 요인은 글래스고에 있는 트라이던트 핵잠수함이다.SNP는 “독립 스코틀랜드는 비핵화 지대가 될 것이며, 트라이던트는 국경 남쪽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블레어 총리는 최근 신형 핵잠수함을 건조하겠다는 계획임을 밝혔다. 1970년대 경제불황 아래서 강력하게 대두된 스코틀랜드 국가주의는 1998년 블레어 정부가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 지방분권 정책을 실시하면서 수그러들었다. 현재 영국은 외교와 안보, 세제 정책은 런던 웨스트민스터 의회에서 관할하고 있으며, 의료와 교육은 각 지역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지방분권 정책은 잉글랜드 내에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일각에선 잉글랜드 국가주의를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코틀랜드 출신 의원이 웨스트민스터 의회에서 투표하는 것에 반발,‘잉글랜드 투표권은 잉글랜드 의원에게’를 요구하는 법안이 제출된 것이 단적인 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고서적 수집 25년 외길 박대헌 영월책박물관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고서적 수집 25년 외길 박대헌 영월책박물관장

    고서(古書)가 헌책이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기록이요, 그 진실의 두께를 켜켜이 담아낸 정의로운 보물이다. 또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냈던 선조들의 온갖 지혜가 녹녹하게 발라져 있어 미래를 비춰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말도 있다.‘고서 속에는 만가지 봉록(俸祿)이 다 들어있다. 다만 그것은 아는 자만의 것이다.’라고. 이밖에도 금과옥조 같은 여러가지 표현으로 고서의 소중한 가치를 깊이 새기게 한다. 박대헌(54) 영월책박물관장.‘백수’로 지내던 20대의 젊은 나이 때부터 25년 가까이 고서적만을 옹골지게 수집해온 특별한 삶의 밭을 일구고 있다. 흙속의 진주 캐기라고나 할까. ●영월의 폐교에 책박물관 열다 1998년, 그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강원도 산골의 한 폐교에 ‘책박물관’을 떡 하니 열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사람, 자연, 책이 함께 어우러지는 그런 ‘그림 같은 문화마을’에 대한 평소의 동경과 신념이 작용했다. 이와 함께 1983년부터 서울에서 운영해 오던 고서점 ‘호산방’ 또한 아예 두메산골로 옮겼다. 그는 여기에서 300∼400년 전의 조선시대 희귀본 등 수백권의 고서를 찾아내 빛을 보게 했고 박물관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에게는 문화적으로 여러 신선한 충격을 안겨다주었다. 영월지역을 다녀온 이들은 한결같이 “정말, 대단한 분이다.”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영월에 있던 ‘호산방’을 서울 도심 한복판인 태평로1가의 한국프레스센터 지하로 옮겼다. 고서점이 점점 사라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다소 의아해지는 대목이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주 ‘호산방’에서 박 관장을 만났다. 입구에는 ‘호산방은 30년 후를 생각합니다.’는 글귀가 인상깊게 걸려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200년 전의 ‘의방활투’를 비롯,‘추사문집’ 초판본, 조선후기의 ‘우병치방법’ 등 세월의 때가 잔뜩 묻은 희귀 고서 500여권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우병치방법’은 소가 병들었을 때 치료하는 요령이 상세히 담겨 있어 당시 우리 선조들이 소를 어떻게 대했는지 짐작하게 했다. ●프레스센터 지하에 고서점 열어 특히 한쪽에 진열된 1960∼1970년대의 국민학교 교과서들은 당시의 추억 어린 향수를 떠올리게 했다. 아울러 월북 시인 임화의 ‘현해탄’, 박두진의 ‘해’, 그리고 소월의 스승 안서 김억의 육필원고 등도 소중하게 다가온다. 박씨가 10년 전 펴낸 필생의 역작 ‘서양인이 본 조선’도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은 17∼20세기에 걸쳐 조선에 다녀간 서양인들이 조선에 관해 쓴 책들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 새롭게 정리했다. 이를 위해 그가 모은 원본만 모두 287권. 세계 각국의 고서점을 구석구석 뒤지고 다닌 발품의 결과물이기에 학계에서도 소중한 사료가치로 인정한다. 그가 ‘서지(書誌)학자’로 불리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서울시내 중심가에 둥지를 새롭게 마련한 지 두달 됐다는 그는 “영월에 있는 책박물관 운영이 어려워져 이곳에 일을 저질렀다.”고 했다. 하기야 산골에서 박물관을 운영하기란 그리 쉽지는 않았을 터. “영월의 책박물관도 살리고 또 수도 서울 한복판에 고서문화의 한 중심축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도 들었지요. 지금은 약간 어렵겠지만 내년에는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희망합니다.” ●고서, 작은 마을의 희망이 되는 물건 ‘30년 후를 생각합니다.’라는 글귀의 뜻을 물었더니 “고서를 통해 이전과 현세대, 그리고 미래 세대를 연결시키는 공간을 의미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러면서 “30년 후를 생각해 보면 주위에 남을 만한 책들이 얼마나 될지 걱정도 된다.”고 부연했다. 이어 “대형마트에서 팔지 않는 물건, 작은 마을의 희망이 되는 물건, 그게 바로 고서의 가치”라고 거듭 강조한다. 웬만한 강원도 여행객치고 박씨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의 책사랑은 소문이 나 있다. 그가 서울에서 영월로 향했을 때만 해도 강과 산으로 둘러싸인 산골마을에 서점과 음악·연극 공연장, 문화 예술인의 작업실, 화랑, 카페가 있는 마을을 구상했다. 그래서 ‘영월 책축제’만 7회나 여는 등 나름대로 온 힘을 기울였다. 하지만 책과 문화에 대한 주변 사람들과의 시각차이를 좁히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박물관을 잠시 폐관했다가 얼마전 다시 재개관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생긴 책마을은 영국의 ‘헤이 온 와이’입니다. 웨일스의 작은 마을이지요. 폐광 등으로 1960년 초만 해도 쇠락해가는 마을이었는데 어느날 리처드 부스라는 한 젊은이의 노력으로 지금은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찾는 유명한 책마을로 변모했습니다.” 평소 박씨의 철학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영월책박물관은 옛 학교터(여촌분교)와 건물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이 학교는 1962년 개교해 1998년 문 닫기까지 36회에 걸쳐 400여명이 졸업했다. 현재 박물관에는 3만∼4만여점이 소장돼 있다. 박씨의 책사랑은 고교 때부터 시작됐다. 어느날 은사에게 옛 책의 소중함을 듣고 용돈을 아껴 시간날 때마다 청계천 등지에서 한두 권씩 책을 사모았다. 원래의 꿈은 도예가. 그래서 홍익공업고등전문학교에서 요업을 전공했다. 고교과정 3년과 대학 2년과정을 합친 5년제 학교였다. 군 제대후에는 도예학원을 운영했으나 아무런 성과를 이룰 수가 없었다. 백수생활로 접어들면서 방황이 시작됐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도서관, 그리고 서울의 여러 고서점을 들르는 일이 유일한 낙이었다. 그 많은 유물을 눈감고도 줄줄 꿸 정도였다. 덕분에 도자기뿐만 아니라 고미술 전반에 대한 안목이 높아졌다. 고서적도 마찬가지. 결국 곰곰이 생각하던 끝에 서울 장안평 고미술상가에 고서점 호산방(壺山房)을 열었다. 이때가 1983년 서른 살의 나이였다. 호산방이라고 한 것은 조선 말기 서화가 우봉 조희룡의 호 호산(壺山)에서 비롯됐다. 고서점을 연 후에는 주로 필사본과 간찰, 또 개화기와 일제 강점기 때의 역사와 문학 관련 양장본들에 관심을 쏟았다. ●수집에 미쳐 가족엔 ‘미안한 아빠´ 1992년 장안평 고서점을 광화문 인근으로 옮겼다. 이때 인사동의 한 고서점 주인은 “인사동에서도 안 되는 고서점이 광화문에서 되겠어? 1년도 못버틸 걸.” 하고 말렸다. 하지만 꽤 유명세를 탔고 번창해 나갔다. 그 사이 방송통신대학을 9년만에 졸업했고 동국대 정보산업대학원에서 출판잡지를 전공,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이때가 1998년 나이 마흔 여섯이었다. 박씨네 가족이 현재 거주하는 곳은 책박물관 한쪽에 있는 허름한 관사. 말이 관사이지 한겨울에 연탄난로를 두 개씩 피워도 거실의 물이 얼고 수도관이 터지기 일쑤. 그러다 보니 박씨는 무능한 가장으로 전락했다. 초등학교 5학년, 중학교 1학년이던 두 아들은 이곳에서 고등학교를 마쳤다. 서울에서도 학원 한번 보내지 못하고 시골에 데려왔지만 큰아들은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4학년에 재학중이고, 둘째는 내년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다. “누가 그러더군요.‘고서수집을 하는 것은 독립운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말입니다.” 어쩌면 이 말은 그동안 산골마을에서 외롭게 문화독립운동을 해온 박씨를 두고 한 말이 아닐까. 그는 고서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위해 “고서는 열번 잘 사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한번 잘못 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내년 초 그동안의 고서수집 노하우와 에피소드를 담은 ‘서창야화-어느 고서점 주인의 잠꼬대(가제)’라는 책을 발간한다. km@seoul.co.kr
  • [문화마당] 뭔가 다른 영국의 문화전략/임영균 중앙대 사진학과 교수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 런던으로 가는 기차 유로스타를 타면 일반 기차와 같이 승객들이 출발할 때는 어수선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도버해협을 지나기만 하면 그렇게 어수선하던 승객들이 갑자기 쥐죽은 듯 조용해지면서 책장하나 넘기는 소리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침묵을 지킨다. 그만큼 영국은 남에게 불편을 끼치기 싫어하는, 에티켓이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무서운 나라라고 할 수 있다. 불과 10여년 전, 필자가 배낭여행을 갔을 때만 해도 켄싱턴 근처의 외곽에는 집들이 텅텅 비어 있었고,IMF 구제금융에 직면해 우리 기업을 유치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우리나라 대기업이 영국 현지에 공장을 열었을 때는 영국 여왕이 직접 테이프 커팅을 하기도 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나라가 ‘철의 여인’ 대처의 지도력으로 위기를 극복, 지금은 금융업·관광업·문화산업 등으로 유럽연합국 중에서 유일하게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수년전 뉴욕 타임스 문화 핫 이슈면에서 독일 사진가 볼프강 틸먼이 영국의 대표적인 미술상인 터너상을 수상했다는 기사를 읽었다.19세기 영국 화가 터너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미술상을 영국인이 아닌 독일 사람에게 주는 것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인데, 수상자인 틸먼은 화가도 아닌 사진가이기에 더욱 더 논란이 된 것이다. 그러나 그런 논란 덕분에 전 세계 문화예술인들에게 영국의 터너미술상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영국의 문화전략이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저명한 미술상인 이중섭 미술상을 과연 일본인이나 외국인 예술가에게 줄 수 있을까? 그것도 화가가 아닌 사진작가나 비디오작가에게 수여할 수 있을까? 필자는 뉴욕 타임스에 실린 볼프강 틸먼의 터너상 수상소식을 읽고난 후 그의 작품 내용이 궁금해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을 찾았다. 틸먼의 수상소식을 듣기 전부터 테이트 모던 개관소식에 한번 가보고 싶던 터였다. 런던 템스 강변에 있는 테이트 모던은 원래 화력발전소 건물을 현대미술관으로 개조한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천장이 높은 건축물에 속한다. 테이트 모던 별관에 전시된 볼프강 틸먼의 수상 작품은 기대했던 것만큼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권위주의와 거리가 먼 예술가의 일상적인 생활을 액자도 없이 벽면에 설치한 것이 편안함을 안겨 줬다. 테이트 모던이 화력발전소를 개축해 세계적인 현대미술관으로 탈바꿈됐듯이 우리도 한강변의 좋은 위치에 있는 당인리 화력발전소를 현대미술관으로 개축할 수는 없을까. 특히 당인리 발전소 주변은 젊은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인 만큼 서울 시민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2년 전 그리스 데살로니카 포토산크리아 사진 페스티벌에서 영국의 사진작가 폴 시라잇을 만난 적이 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전쟁터를 촬영한 사진가로 유명하다. 그에 의하면 영국 국방부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전쟁을 하기 전에 사진작가와 글 쓰는 작가를 척후병으로 적진에 먼저 침투시켜 사진과 글을 써오게 한다고 한다. 전략수립에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런던에 있는 전쟁박물관에서 전시도 해 대중에게 전쟁의 상황을 인식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웨일스 예술대 사진학과 교수인 그는 대학간 교류협정을 맺기 위해 해외 출장이 잦다. 그는 중국의 대학과 조인식을 맺으러 갈 때는 중국식 발음이 적힌 명함을 가지고 간다고 한다.24시간 이상을 지체하지 않을 정도로 시간관리에도 엄격하다. 그만큼 영국인들은 사소한 일에도 철저하다. 무엇보다 문화적인 전략 마인드를 갖추고 있다. 우리가 배워야 할 대목이다. 임영균 중앙대 사진학과 교수
  • [책꽂이]

    ●인디아 코드 22(김봉훈 지음, 해냄 펴냄) 인도의 기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1868년 잠셋지 타타가 설립한 타타 그룹이다. 인도 북동부 자르카트 주에 있는 잠셋푸르에는 타타 그룹 100주년 기념관이 있어 그 역사를 엿보게 한다. 타타 그룹은 인도의 인재를 만드는 산실이다. 불가촉천민으로 처음 대통령 자리에 오른 코체릴 라만 나르야난 전 대통령도 ‘타타 장학생’이었다. 민간기업으로는 특이하게 그 첫 번째 윤리강령으로 ‘국가이익’을 내세우고 있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포스코경영연구소 인도전문 연구위원인 저자가 세계경제의 뉴 아이콘으로 떠오른 인도를 소개한 책.1만원.●중국 처세의 성인 증국번의 인생조종법(증도 지음, 지세화 옮김, 시아출판사 펴냄) 태평천국의 난을 진압한 지도자이자 서유럽으로부터 근대기술을 도입해 청나라의 자강(自强)을 시도한 양무운동의 추진자 증국번. 마오쩌둥은 “근대의 사람 중 오로지 증국번에게만 탄복할 뿐이다.”라고 칭송했고, 마오쩌둥의 라이벌 장개석은 증국번의 문집과 유작집을 읽고 난 뒤 “각고에 찬 마음과 강한 의지력은 스승으로 삼을 만하다.”며 그의 언행을 책으로 엮어 황포군관학교의 교재로 썼다. 후세 사람들은 증국번을 ‘완인(完人)’, 즉 완전한 사람이라 불렀다. 증국번의 ‘나를 다스리는 법´이 담긴 인생교본.1만 3000원.●김산 평전(이원규 지음, 실천문학사 펴냄) 평북 용천 태생인 비운의 독립투사 김산(본명 장지락) 전기. 김산은 상해로 가 안창호·이광수 밑에서 ‘독립신문’ 식자공으로 일했으며 테러리스트 오성륜과 약산 김원봉, 유자명의 영향으로 아나키스트가 됐다. 공산주의를 조국 독립의 방편으로 삼은 그는 비범한 이론가이자 조직가, 선동가였으며 시인, 소설가, 번역가의 면모도 보여줬다. 중국공산당의 근거지인 연안에서 님 웨일스(본명 헬렌 포스터 스노)를 만나 자신의 투쟁과 조국의 독립운동에 대한 증언을 한 김산은 일제 첩자로 몰려 억울하게 처형당했다.1983년 중국공산당은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그를 복권시켰다.1만 5000원.●스위스 예술기행(이수영 지음, 시공아트 펴냄) 새로운 현대미술의 메카로 떠오른 스위스 문화탐방기. 스위스는 근·현대 미술에 관한 한 내로라하는 작품들을 많이 소장하고 있다. 바스티옹 광장과 생피에르 성당 그리고 풍경화가 호들러로 유명한 문화도시 제네바. 포도밭과 레만호수가 정겨운 로잔의 에르미타주재단 미술관, 정신병자들의 작품을 모아놓은 목조건물의 아르브뤼 미술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폴 클레 미술관 등 풍성한 볼거리를 소개한다.1만 5000원.●실록 열국지(좌구명·사마광·사마천 지음, 신동준 엮어옮김, 살림 펴냄) 중국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난세인 춘추전국시대(기원전 770∼221). 이 시대는 제자백가가 출현해 난세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 학문과 사상의 황금기를 구가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만하다. 동아시아 정치사상의 연수(淵藪)가 된 공자와 맹자, 순자, 한비자 등 수많은 사상가들이 이 시기에 활약했다. 이 책에서는 중국의 3대 역사서 ‘춘추좌전’‘자치통감’‘사기’의 기록을 토대로 춘추전국시대 550년의 역사를 편년체 방식으로 되살렸다. 전3권 각권 2만 3000원.
  • [책꽂이]

    ●핑거스미스(새러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열린책들 펴냄) 영국 웨일스 출신 여성작가가 쓴 레즈비언 역사소설. 소설의 제목인 핑거스미스(finger smith)는 소매치기를 뜻하는 19세기 영국의 속어. 소매치기들 틈에서 자란 주인공과 유산상속을 노리는 사기꾼 등의 모습을 통해 도덕적인 것으로 비쳐진 빅토리아 시대의 어두운 사회상을 고발한다. 찰스 디킨스 작 ‘올리버 트위스트’의 21세기판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평. 추리소설로는 드물게 부커상 후보에도 올랐다.1만 5000원.●케네디와 나(장 폴 뒤부아 지음, 함유선 옮김, 밝은세상 펴냄) ‘프랑스적인 삶’‘타네씨, 농담하지 마세요’ 등으로 친숙한 프랑스 작가의 소설. 우스꽝스러운 일탈과 방항을 통해 무기력한 삶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꾸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프랑스 소설은 흔히 관념적이며 지적 유희에 매몰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만국 공통어인 유머를 능란하게 구사하는 이 작가의 작품은 그런 통념을 무색케 할 만큼 친근감을 준다. 제목의 ‘케네디’는 케네디 대통령이 아니라 케네디가 댈러스에서 암살당할 때 차고 있던 시계를 가리키는 말.9800원.●수레바퀴 길(울리 올베디 지음, 김인순 옮김, 조화로운 삶 펴냄) 독일 문단에서 명상 구도소설로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의 첫 소설. 만년설을 머리에 인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삼았다. 수레바퀴, 즉 불교를 의미하는 법륜(法輪)에 들어선 여주인공의 구도여행을 통해 인간 삶의 본질에 다가선다.‘모든 현상은 마음의 놀이에 지나지 않는다’‘내면의 허공에서는 그 무엇도 두려울 게 없다’는 등의 메시지를 전한다.1만 5800원.●아우라지 가는 길(김원일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1996년 초판이 나온지 10년만에 다시 펴낸 전면 개정판.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주변 사람들에 의해 이리저리 쏠리면서도 늘 고향 아우라지를 그리워하는 자폐증 청년 마시우의 삶을 그렸다. 등단 이후 분단문학, 실존과 역사, 기억의 굴레, 이데올로기 등의 수식어가 관용구처럼 따라붙었던 작가의 작품경향과는 일정하게 구분되는 세태고발 소설. 작가는 “4할 가량 가지를 쳐냈으나 줄거리는 손보지 않았다.”고 밝힌다.1만원.
  • “질렸어요, 블레어”

    여론과 여당인 노동당 안에서도 거세지고 있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 대한 사임 압박이 내각으로 번지고 있다. 톰 왓슨 국방차관이 6일 블레어 총리의 사퇴를 전격 요구하며 물러났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왓슨 차관은 “블레어가 총리직에 남아있는 건 노동당을 위한 것도, 국가를 위한 것도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영국 언론들은 일제히 블레어 총리가 내년 5월31일 당수직을 버리고 두달 뒤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일정표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년 5월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중간선거가 블레어 총리에게 고비가 될 전망이다. 노동당이 참패하면 그의 사퇴는 일정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 당장 커지고 있는 ‘연내 퇴진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영국 정계는 화려했던 그의 정치인생이 종착역으로 향하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난 1994년 노동당 당수로 선출돼 97년 2월 총리로 취임한 뒤 3연임인 블레어 총리는 2009년 총선에 앞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퇴진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따라서 그에겐 임기가 3년이나 남아 있다. 맨 처음 이를 보도한 신문은 대중적 일간 선이었다. 우파 논조에다 정확한 정치 관련 특종으로 유명한 선은 블레어 총리가 측근들과 일정표를 마련하고 있으며 이미 측근들에게 1년 뒤 물러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의 조지 파스코 왓슨 정치부장은 스카이 TV와의 인터뷰에서 블레어의 후계자로 유력시되는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도 이같은 일정표를 알고 있으며 그가 경쟁자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두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날에는 다른 일간 데일리 메일이 블레어의 고위 측근들이 서명한 메모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메모에는 총리가 화려하게 퇴진할 수 있도록 몇 개월에 걸쳐 집중적으로 TV와 라디오에 출연하도록 배려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당분간 함구하자는 내용이 들어 있다고 BBC는 전했다. 지금까지 블레어의 조기 퇴진을 촉구하는 각기 다른 3가지 문서에 서명한 하원의원 수만 50명에 이른다. 맨 마지막에 서명한 힐러리 암스트롱 장관 역시 블레어 총리와는 내년 노동당 전당대회까지만 함께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총리실은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유로2008 조별예선] 축구강호 ‘진땀승’

    ‘액땜일까?대이변의 서곡일까?’ 독일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를 비롯,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톱10’에 포진한 유럽 축구강국들이 본격 막이 오른 유로2008 조별예선 첫 판에서 가까스로 승점을 챙겼다. FIFA 랭킹 2위 이탈리아는 3일 조별예선 B조 첫 경기에서 약체 리투아니아(65위)를 맞아 1-1, 힘겨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탈리아의 일방적인 우세가 점쳐졌지만, 되레 킥오프와 함께 경기의 주도권은 리투아니아가 잡았다. 전반 21분 토마시 나닐레비시우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왼발 슈팅, 선제골을 터뜨리며 이변을 예고했다. 이탈리아는 전반 30분 필리포 인차기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지만, 후반 내내 리투아니아의 파상공세에 시달렸다. ‘오렌지군단’ 네덜란드(6위)도 축구 변방에 가까운 룩셈부르크(95위)와의 G조 원정경기에서 전반 18분 터진 요리스 마테이선의 결승골을 앞세워 1-0, 진땀승을 거뒀다. 독일월드컵 4강에 오르며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룬 독일(9위)은 아일랜드(38위)와의 D조 첫 경기에서 ‘신성’ 루카스 포돌스키가 후반 12분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날린 프리킥이 로비 킨의 발에 맞고 굴절되는 ‘행운의 골’로 1-0 승리를 맛봤다. D조의 체코(10위)는 웨일스(56위)와 홈경기에서 스트라이커 다비드 라파타가 자신의 A매치 데뷔전에서 후반 31분 선제골과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로 2-1로 이겼다. 그나마 잉글랜드(5위)와 프랑스(4위)는 강호의 체면을 살렸다. 잉글랜드는 안도라(132위)에 5-0 대승을 거뒀고, 프랑스는 그루지야(84위)에 3-0으로 이겼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LG전자, 英 뉴포트 LCD 공장 폐쇄

    LG 전자 웨일스 생산법인은 18일 웨일스 남부 뉴포트에 있는 LCD 모니터 생산 공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다음주부터 직원 315명 및 노동조합과 협의를 시작,12월말 생산을 완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회사측은 중국 저가제품의 공세와 상품 판매가 하락으로 손실이 커지고, 사업환경이 악화된 것이 폐쇄 이유라고 밝혔다. 이 공장은 지난해 유럽과 영국 시장에 공급하는 LCD 모니터 190만대를 생산했다. 생산하던 LCD 모니터 물량중 저가제품은 중국 공장에서, 고가제품은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런던 연합뉴스
  • [Book Review] 너무나 우쭐한 영국인 자화상

    ‘근대 서구문명의 어머니’. 사람들은 흔히 영국이라는 나라를 이렇게 인식한다. 일찌감치 근대국가를 이룩한 영국은 많은 분야에서 서구문명을 선도하고 가꾸어왔다. 정치적으론 의회민주주의와 시민사회를 탄생시켰고, 경제적으론 산업혁명을 일으켜 자본주의 사회를 열었으며, 사회적으론 복지국가의 실험을 본격적으로 펼쳤다. 문화적으론 ‘셰익스피어의 나라’라는 한 마디로 충분할 만큼 찬란한 문학과 예술의 금자탑을 쌓았다. 유라시아 대륙 끝자락에 붙어 있는 섬나라. 우리는 이 작지만 큰 나라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영국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우리 주위엔 여전히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는 같은 나라인데 왜 축구경기를 할 때는 각각 나오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잉글랜드 바로 옆에 있는 아일랜드가 아직도 영국의 식민지인 ‘슬픈 아일랜드’로 알고 있는 이들도 있다. 서울대 서양사학과 박지향 교수가 쓴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기파랑 펴냄)은 영국인들의 국민 정체성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형성되고 논의되고 재구성됐는가를 살핀 책이다. 저자의 전작 ‘영국사:보수와 개혁의 드라마’(1997)가 영국의 정치·사회·경제에 치중한 정통 역사서라면, 이번 책은 영국인의 문화에 초점을 맞춘 문화교양서다. 책은 환경, 몸, 신화, 정신 등 네 개의 범주로 나눠 영국적인 것(Britishness)의 본질을 밝힌다. “신은 영국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국인의 자부심과 자기 확신은 하늘을 찌른다. 그것은 때로 ‘너무나 영국적’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야말로 영국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단면이다. 보수적이고 전통을 중시하며 내성적 성향과 겸양의 미덕을 가지고 있는 영국인. 그들의 심성은 종종 기후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사람들이 사랑을 하고 이탈리아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미국 사람들이 돈을 벌 때 영국인들은 날씨와 씨름한다는 말도 있듯, 날씨는 무엇보다 영국인의 국민성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저자는 “차갑지만 아주 춥지는 않은 기후, 따뜻하지만 너무 덥지는 않은 날씨, 비가 자주 오지만 넘쳐흐를 정도는 아닌 강수량 등 영국의 날씨가 영국인들의 가장 중요한 자질인 ‘중용’을 가르쳐준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후보다 더욱 확실하게 잉글랜드적인 이미지를 지닌 상징은 풍경이다. 영국인들에게 풍경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국가적 가치관의 표징이다. 영국 사람들만큼 풍경을 소중한 유산으로 여기는 민족도 드물다.‘전원적인 잉글랜드’라는 이상은 영국인들에겐 영원히 변치 않는 향수로 작용한다.20세기 전반 두 차례나 총리를 지낸 스탠리 볼드윈은 “잉글랜드는 시골이고 시골이야말로 잉글랜드”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영국은 근대 스포츠를 탄생시킨 나라다. 축구, 럭비, 크리켓, 골프, 테니스, 경마 등 인기 스포츠들은 거의 다 영국인들에 의해 발명되거나 체계를 갖췄다. 여기서 지적해야 할 것은 영국의 경우 ‘스포츠가 민족주의를 부추기고 사회통합의 역할을 한다.’는 명제가 반드시 타당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영국의 스포츠는 상위개념인 영국(Britain)과 하위개념인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의 문화가 때론 부딪치고 때론 화합하면서 빚어내는 복잡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장(場)이다. 스포츠는 연합왕국 내 하위집단들의 충성심을 확인하는 한편,‘켈트 변두리’ 지역에선 문화적 민족주의를 재생산하기도 한다. 저자는 영국에서 축구가 노동계급의 스포츠이고 럭비가 중간 계급의 스포츠라면, 크리켓은 보편적인 스포츠이자 ‘국민적 게임’으로서 잉글랜드와 동일시되고 있음을 밝힌다. 제국주의 시대를 주도한 영국은 영광의 역사 못지 않게 추악한 이면의 역사를 지닌 ‘야누스 국가’다. 미개한 인종을 문명화하는 것은 ‘백인의 책임’이란 미명 아래 제국주의적 침탈을 일삼은 야만의 역사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선 자랑스러운 얼굴만 보인다. 일그러진 자화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아쉬운 대목이다.2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13) 호주 멜버른대

    [명문대 교육혁명] (13) 호주 멜버른대

    |멜버른 윤창수특파원|“실험대에서 침대까지 모든 연구시설을 제공합니다.”호주 멜버른대가 지난해 6월 설립한 연구소 ‘바이오 21’에서는 인간 수명 연장을 위한 모든 것을 연구한다.1억달러가 투자된 ‘바이오 21’에는 450여명의 연구진이 학문의 경계를 뛰어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진의 전공은 공학, 의학, 치의학, 과학, 식품자원학 등 다양하다. 세계 10위권의 멜버른 의대 바로 옆에 세워진 ‘바이오 21’에는 오늘도 전 세계의 연구진들이 속속 도착해 벤처기업에 참여하거나, 새로운 실험을 시작하고 있다. 이미 300여개 벤처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냈다. 투자는 멜버른대와 주정부가 반반씩 했다. 정부, 기업, 대학 등 16개 외부 기관이 참여했다. 대당 570만달러의 핵자기 공명 분광계를 7개나 갖추고 700만달러가 든 나노바이오기술 청정실을 설치하는 등 연구환경도 최상급이다. 다양한 전공을 가진 연구진을 같은 층에 몰아넣어 학제간 연구를 강조하는 것은 ‘외로운 영웅이 실험을 실질적 성과로 바꾸지 못한다.’는 대학의 신념 때문이다. 연구소 대표인 피터 고스 박사는 ‘바이오 21’이 ‘비즈니스에 이르는 길’ 임을 강조했다. 기업에 전문가와 연구시설을 제공하고, 기업과 대학의 협력을 통해 상업적 결과물을 낳는 것이 목표다. 고스 박사는 “현대 생명공학에는 한 사람의 영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오 21’이 이룩한 성과는 유명하다. 치대 학장으로 ‘바이오 21’에 참여 중인 에릭 레이놀즈 교수는 가벼운 충치를 치료하는 치약인 ‘리칼덴트’를 만들었다. 레이놀즈 교수는 치아의 산(酸)작용을 치료하는 우유 합성물 리칼덴트TM을 발명했다. 이 물질은 현재 치약, 껌, 헹굼제 등에 사용되고 있다.‘리칼덴트’ 치약은 일본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호주인들이 치아 치료에 쏟는 비용은 연간 20억달러에 이른다. 레이놀즈 교수는 발명의 대가로 빅토리아 주정부로부터 5만달러의 상금을 받는 등 많은 찬사를 받았다. ‘바이오 21’의 설립 목적 가운데 하나는 산업계와의 긴밀한 상호작용으로 호주 생물공학을 한 단계 진보시키는 것이다. 연구소 설립을 주도한 딕 윈첼 교수는 “연구, 산업, 실험실, 장비의 결합은 대학의 아이디어와 발명을 실생활에 필요한 해결책으로 전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멜버른대는 의학 분야에서 탄탄한 기초 연구의 전통을 갖고 있다. 이 대학이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는 4명이다. 이 가운데 2명이 의학 분야에서 배출됐다. 나머지 2명은 경제학상을 받았다. 청각 장애 치료의 역사를 바꾼 달팽이관 이식 수술과 전자 귀인 인공 내이(內耳)의 선구자인 그레이미 클락 교수도 멜버른대에서 34년간 재직했다. 클락 교수가 발명한 전자 귀는 120여개국의 5만 5000여명에게 ‘소리가 들리는 세상’을 열어줬다. 멜버른대는 도심 한가운데에 있다. 학교 규모가 커지고 학생 숫자가 늘면서 인근의 빌딩을 사들여 캠퍼스로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100년이 훨씬 넘는 역사의 구(舊)캠퍼스와 회사 건물인지 강의실인지 구별이 힘든 신캠퍼스가 뚜렷이 구별된다. 영국의 식민지라는 ‘과거의 역사’에 따라 ‘튜토리얼 클래스’가 영국의 옥스퍼드 교육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100∼150명이 듣는 대형 강의에는 10∼20명의 학생들이 튜터와 함께 토론, 실험 등을 하는 튜토리얼 클래스가 뒤따른다. 튜토리얼 클래스를 통해 창의적 생각과 문제해결 능력, 연구 기술, 지도력, 특히 협상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공대 전기전자 전공 4학년인 채우병씨는 “튜터가 없었다면 낙제했을 것”이라며 “공대는 숙제가 많기 때문에 튜토리얼 클래스를 통해 문제를 푸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공대 1∼2학년생은 절반 이상이 낙제한다고 설명했다. 채씨가 한 학기에 듣는 강의는 4과목에 12시간이다. 튜터는 한 강의당 한 시간씩 배정된다. 따라서 총 수업시간은 1주일에 16시간이 된다. 공대 학생은 경주용 자동차를 만들고, 법대 학생은 모의 법정을 여는 등 튜토리얼 클래스를 통해 실질적인 경험을 쌓는다. 말레이시아에서 7년, 영국에서 6년 공부한 채씨가 멜버른대를 선택한 이유는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이기 때문. 그는 말레이시아에서 영국의 수능시험인 A레벨을 보고 대학에 입학했다. 멜버른대가 명성을 쌓은 데에는 뛰어난 연구 성과 외에도 교수들과 직원들이 직접 해외를 돌아다니며 활발한 홍보활동을 펼친 덕도 크다. 채씨도 말레이시아에서 다니고 있던 초급 대학을 방문한 홍보단의 열정에 ‘감동받아’ 멜버른대에 진학할 결심을 세웠다. 멜버른대는 새로운 경험을 쌓으려는 미국, 유럽 학생과 미국과 영국의 전통을 함께 체험하고자 하는 아시아 학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아프리카 보츠와나 학생이 의대에서 공부하고 28개국 127개 대학과 교환학생 협력을 맺을 정도로 국제교류가 활발하다. 멜버른대의 목표는 연구, 학습과 강의, 지식 전파 세 가지를 나선형으로 잘 조화시켜 사회에 이바지하는 세계 최고의 대학이 되는 것이다.‘바이오 21’의 곡선 계단은 세 가지 목표를 한꺼번에 이루겠다는 멜버른대의 의지를 상징하는 것 같았다. geo@seoul.co.kr ■ “143년 전통 의대 연구진 막강” |멜버른 윤창수특파원|지난해 1월 멜버른대 총장으로 임명된 글린 데이비스(45) 교수는 젊은 총장이다.40대지만 이미 그리피스대학 총장을 지냈다. 퀸즐랜드 주정부에서 12년간 근무한 공무원 출신이다. 부인은 왕립 멜버른 기술대학(RMIT)의 총장이어서 ‘로열 커플’로도 불린다. 멜버른대는 전 세계에 총장 모집 광고를 내고 적임자를 뽑는다. 때문에 151년의 역사 동안 멜버른대 출신이 아닌 총장이 절반 가까이 된다. 데이비스 총장도 멜버른대가 아닌 뉴사우스웨일스 대학에서 정치과학을 전공하고, 호주국립대(ANU)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1년 멜버른대의 예산 가운데 정부 지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나 됐지만 2005년에는 23%로 줄었다. 줄어든 예산은 수업료 인상, 유학생 모집, 기업 보조 등으로 충당했다. 데이비스 총장은 한국에서 인기높은 ‘최고경영자(CEO)형 총장’보다는 ‘아카데믹형 총장’이 호주에서는 아직까지 대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지원이 줄었지만 학생 선발 등 대학에 대한 정부의 간섭은 오히려 늘고 있다.”고 밝혔다.‘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질문에 “정부의 제안 가운데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받아들이고 있지만 정부의 간섭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멜버른대가 의대, 특히 생명공학 부문에서 강한 이유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의대가 대학 설립 초기(1863년)에 개설되어 전통이 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루에 한번씩은 만나는 학생들에게 “뭐 하고 있니?”라고 질문을 던지며 대화를 시도하는 자상한 총장이기도 하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학생유치” 해외서 세일즈 유학생 배우자까지 챙겨 |멜버른 윤창수특파원|200년 남짓한 역사의 대륙에 151년 된 대학. 멜버른대는 1855년 4월13일 16명의 학생과 3명의 교수로 시작했다.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시드니대가 1850년에 세워지면서 시드니와 오랜 경쟁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멜버른에도 5년 뒤에 대학이 생긴 것이다. 처음 입학한 16명 가운데에는 4명만 졸업했다. 대학이 10주년을 맞았을 때는 56명의 신입생이 등록했다.1861년과 1863년 법대와 의대 과정이 각각 개설되면서 1875년에는 경쟁대학인 시드니대의 두 배가 넘는 189명이 입학했다. 시작은 소박했지만 현재는 4만 45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거대한 종합대학으로 발전했다. 재학생 숫자의 20%인 9800여명이 84개국에서 온 유학생들이다. 한국 유학생 숫자는 141명으로 10번째로 많다. 멜버른대는 정부 재정지원이 줄자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고등학교나 전문대학을 돌아다니며 활발한 홍보활동을 펼쳤다. 현재 유학생 숫자가 적정수준이라는 게 글린 데이비스 총장의 판단이다. 유학생 숫자가 많은 만큼 해외에서 온 학생을 위한 서비스도 발달돼 있다. 유학생의 배우자는 일주일에 세번씩 자녀를 동반하고 영어뿐 아니라 마사지, 연극 발성, 호신술, 직업교육 등 다양한 교육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학부모에게는 유학 중인 자녀들과 연락이 되지 않을 때 24시간 언제라도 학교측과 통화할 수 있는 긴급 전화번호를 준다. 멀리 있는 자녀들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호주 대학은 13년간 초등·중등 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입학을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고등학생이 멜버른대에 입학하려면 교양 과정인 파운데이션 프로그램을 1년간 들어야만 한다. 대학측이 유학생을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도 다양하다. 펭귄으로 유명한 필립 아일랜드, 그레이트 오션 로드 등 멜버른의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호주의 다른 지역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주말과 방학기간에 제공된다. 유학생의 주당 20시간 노동은 법적으로 허용돼 있다. 연간 학비는 인문대가 1만 9500호주달러(약 1400만원), 경영대가 2만 3250호주달러(약 1600만원), 법대가 2만 6000호주달러(약 1800만원), 의대가 3만 6400호주달러(약 2600만원)이다. geo@seoul.co.kr ■ 백화점식 연구 지양 ‘선택과 집중’이 특징 |멜버른 윤창수특파원|“한국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나 여러 명문대처럼 백화점식으로 다양한 학문을 연구하는 게 아니라 전공을 2∼3개로 제한해 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멜버른대의 강점입니다.” 멜버른 공대 전자공학과에서 6년째 일하고 있는 채창준(48) 교수는 KAIST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한국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비슷한 국립ICT호주연구소에서 광대역 통신망을 가입자들에게 싸게 공급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그가 멜버른대와 한국 대학의 가장 큰 차이로 꼽는 것은 선택과 집중이다. 멜버른대 전자공학과(대학원)의 경우 통신과 신호처리 2개의 전공밖에 없다. 하지만 한 전공당 교수를 포함한 연구진은 50여명에 이를 정도로 학문의 깊이는 상당하다. 이 때문에 대학의 대외적 명성과 이미지도 높아진다는 것이 채 교수의 생각이다. 호주는 각 대학마다 특색을 강조해 대학별로 유명한 전공을 갖게 됐고, 따라서 전세계 대학 평가에서 순위가 높게 매겨진다고 채 교수는 설명했다. 기초 연구에 집중하기 때문에 노벨상 수상자도 많이 배출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의 대학은 백화점식으로 학문적 좌판을 벌이다 보니 대학별로 특색이 없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또 호주의 대학은 연구능력에 따라 연구비를 받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경쟁 체제가 조성될 수 있다고 채 교수는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에는 학교 단위의 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지는지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는데다 일부 대학들은 지원규모의 차이를 놓고 반발도 하고 있다. 채 교수가 한국 대학의 문제점으로 지적한 것은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문화’. 그는 호주 학생들로부터 영어이름인 토머스를 줄인 ‘톰’으로 불린다. 교수와 학생 모두 서로를 애칭으로 부르면서 거리감을 줄인다. 자유롭고 대등한 위치에서 학문을 논하는 것이다. 한국 유학생들로부터 느끼는 가장 큰 문제점은 교수들이 시키는 대로만 한다는 점이다. “문화를 극복해야만 한국 학생들이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채 교수가 한국 유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커리어 우먼] 박소영 현대카드 ‘더 블랙’ 매니저

    [커리어 우먼] 박소영 현대카드 ‘더 블랙’ 매니저

    “잠 드는 순간까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가 뭘까라는 생각을 놓지 않습니다.” 현대카드의 슈퍼프리미엄급 카드인 ‘더 블랙’은 회원수가 1500여명에 불과하다. 지난 2월 출시 때부터 대한민국 상위 0.01%의 고객 9999명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사회적인 명예가 없으면 가입할 수 없다.‘박리다매(薄利多賣)’라는 신용카드 마케팅의 기본을 철저하게 무시한 카드이지만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데는 이만한 상품도 없다. 연회비 100만원에 걸맞게 서비스도 상상을 초월한다. 항공기 좌석 업그레이드, 전세계 특급 호텔 숙박료 할인은 기본이고 구두를 가장 잘 만든다는 프랑스 장인(匠人)을 불러 고객들에게 구두를 맞춰주기도 하고, 쿠바 최고의 시가(cigar) 전문가를 초청하기도 한다. 상위 0.01%를 감동시키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주인공은 스물여덟살의 앳된 여성이다. 검정 원피스에 검정 스타킹, 검정 구두, 검정 휴대전화…. 박소영 대리가 건네는 검정색 명함에는 ‘더 블랙 매니저’라는 문구가 선명했다. ●호텔리어, 블랙에 빠지다 박 대리는 어려서부터 유난히 화려한 것을 좋아했다. 미국에서는 중학생도 미니스커트를 입을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 부모를 조른 끝에 초등학교 졸업 후 혼자 미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날 정도였다. 영어 한 마디 못 배운 채 떠났지만 중도에 포기하면 창피할 것 같아 고등학교까지 기어이 미국에서 졸업했다고 한다. 대학 선택의 기준도 화려함이었다. 화려한 호텔리어가 되기 위해 호텔경영학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스위스의 글리옹 대학에 입학했다. 미국 리츠칼튼 호텔 본사에서 근무하다 2003년 봄에 서울 리츠칼튼으로 발령났다. 서울 리츠칼튼에서는 30여개 부서의 서비스와 상품의 품질을 관리하는 ‘퀄리티 매니저’를 맡았다. 박 대리는 “가장 화려한 호텔에서 화려함의 이면을 여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화려함을 연출하기 위한 호텔리어들의 고통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호텔 서비스는 카드사 VIP마케팅의 필수 요소다.‘더 블랙’을 출시한 현대카드는 VIP를 위한 서비스 마인드가 가장 투철한 호텔리어를 물색했고, 박 대리를 지난해 2월 스카우트해 0.01%의 고객을 맡겼다. ●“불가능한 서비스는 없다.” 박 대리는 “대한민국 최고의 카드를 쓰는 고객들인 만큼 대한민국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들에게 발송하는 우편물이나 서비스 안내 책자도 모두 스스로 제작한다. 우편물 발송 변경 일자까지 고객들의 허락을 일일이 얻을 정도다. 한 달에 한 번씩 이벤트를 여는데 음식 선택은 물론 강사 초빙, 심지어 식탁보까지 손수 챙긴다. 친분이 두터운 고객들에게는 자녀의 유학 준비까지 주선해 준다. 이번 여름 휴가철을 맞아서는 세계 유일의 ‘칠성(七星) 호텔’인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 호텔에서 이벤트를 기획했는데, 호텔 근무 당시 구축한 네트워크가 큰 도움이 됐다. 고객들이 서비스에 감탄,“내가 아들이 한 명 있는데….”라며 며느릿감으로 탐을 낼 정도다. “연회비를 100만원씩 내는 고객이니까 그런 서비스를 해주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박 대리는 손사래를 쳤다. 일반 카드의 서비스 개발을 맡았어도 이 정도 노력은 했을 것이라는 항변이었다.“서비스는 돈이 아니라 정성이고, 고객 누구든 최고의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박 대리는 직업을 제대로 택한 행복한 ‘커리어 우먼’이었다. ■ 박소영 대리는 ▲1978년 서울생 ▲미국 보스턴 브룩스스쿨 졸업 ▲영국 웨일스대학 경영학 학사 ▲스위스 글리옹대학 호텔경영학 학사 ▲미국 리츠칼튼호텔 재경부 소속 ▲미국 리츠칼튼호텔 객실관리부 ▲서울 리츠칼튼호텔 퀄리티 매니저 ▲현대카드 ‘더 블랙’ 매니저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노약자에 자리양보 안한 학생 濠 버스승차 금지 추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가 버스 안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거나 난동을 부린 학생들의 버스 승차를 최악의 경우 평생 금지시키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5일 보도했다. 주 정부는 최근 시드니에서 버스로 통학하던 학생들이 버스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을 제지하던 버스 기사를 폭행하는 등 행패가 잇따르자 청소년들의 반사회적 행동을 단속하기 위한 사회 교육의 하나로 이같은 법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에 따르면 인종차별이나 패거리 등의 반사회적 행동은 물론 노약자나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행위도 승차 금지 대상이 된다. 이 주에서 버스로 통학하는 초·중·고 학생 66만명을 대상으로 한다. 모든 교통수단에 적용된다. 또 운전기사와 학교 당국에는 경고장을 발부할 수 있는 등의 권한을 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환경·생명] ‘아름다운 부동산 투자’ 국민신탁 날개 단다

    [환경·생명] ‘아름다운 부동산 투자’ 국민신탁 날개 단다

    자산을 불리려는 욕구나 경제적 목적이 배제된 부동산 투자도 가능할까? 땅 투기가 판치는 요즘 같은 시대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울 법하다. 그러나 드물긴 하지만 사례는 있다. 동네 주민들이 훼손될 위기에 처한 아리따운 동산을 십시일반 돈을 모아 사들이거나, 사회단체들이 시민성금으로 풍광이 좋은 토지를 매입해 공유재산으로 보전하는 경우가 우리나라에서도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국민신탁운동, 전국에서 20여건 성과 바로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국민신탁)’ 운동이다. 국민신탁운동은 빼어난 자연환경이나 문화유산을 미래 세대에게 영구히 물려주려는 취지를 담고 있어, 이른바 ‘공익목적의 부동산 투자’로도 불린다.110여년 전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국민신탁운동은 현재 호주와 일본 등 30여개국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단순히 개발반대를 외치는 데 그치지 않고, 비폭력적이고 합법적인 국민신탁 방식의 시민·환경운동이 10여년 전부터 시작됐었다.‘광주 무등산 공유화운동’을 비롯해 ‘용인 대지산 살리기 운동’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 및 동강 제장마을 매입’ ‘서울 우면산 야생초화단지 조성’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최근엔 전북 전주시민들이 주도해 도심에 자리잡은 산 주변의 습지 470여평을 사들여 보전운동에 본격 착수했고, 부산 시민들은 낙동강 하류 일대의 ‘100만평 문화공원 조성운동’을 펼친 지 4년여 만에 땅 1만여평을 매입하는 등의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전국 각지에서 진행돼 온 국민신탁운동은 지금까지 모두 20여건에 이른다. 다른 나라 사례에 비추면, 짧은 시간에 적잖은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그 동안 문제점도 여럿 불거졌다. 무엇보다 신탁재산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데다, 국민신탁운동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기부자 등에 대한 세제·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마구잡이 개발 제동 걸릴 듯 이런 가운데 국민신탁운동에 바야흐로 날개가 달리게 됐다. 환경부가 2004년 입법예고한 ‘국민신탁법’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 내년 3월 본격 시행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국민신탁법은 크게 ▲신탁법인·기부자에 대한 지원과 보호 ▲국가의 일방적인 개발강행 제한 등 두 가지를 뼈대로 하고 있다. 우선 일반 시민과 기업 등이 내놓는 기부금과 출연자산에 대해선 소득공제(개인)나 손금산입(기업) 등의 세제혜택이 주어진다. 신탁재산의 매입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각종 국세와 지방세의 면제 혹은 감면도 예정돼 있다. 환경부 신동인(자연정책과) 사무관은 “신탁법인이 취득한 토지·건물 등 재산과 기부자에 대한 소득세와 법인세, 상속·증여세, 등록·재산세 같은 세금 감면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면서 “올해 중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구체적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마구잡이 개발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신탁법인이 사들인 자산에 대해선 행정계획 수립 및 개발사업을 확정하기 전에 반드시 신탁법인과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명문화하고, 환경부(자연자산)와 문화관광부(문화유산) 등 보전부처와의 협의도 의무화시켰다. 시민의 돈으로 사들인 공유재산인 만큼 개발부처나 지자체가 신탁된 재산을 개발대상에 함부로 포함시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뜻에서다. ●“시민·기업참여 큰 계기 될 것” 관련 단체들의 관심은 벌써부터 뜨겁다.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와 동강 제장마을 매입 등을 주도해온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김금호 부장은 “보전가치가 높은 자연자산을 영구 보전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 시민·기업 등의 국민신탁 참여도 앞으론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김인주 본부장도 “그동안 시민들의 호주머니 돈을 모아 미래 세대에 물려줄 땅을 매입하면서도 온갖 세금을 다 냈다.”면서 “세금감면 혜택은 당연하며, 이는 앞으로 국민신탁운동의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국대 조명래(도시·지역계획) 교수는 “국민신탁법에 대한 논의는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는데, 이처럼 짧은 기간에 법제화가 된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민신탁법인은 올해 중 세제지원 방안과 법인 운용에 관한 세부적 내용 등을 모두 확정된 뒤 내년 초 설립돼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이를 위해 다음달에는 시민단체 인사 등으로 구성된 ‘국민신탁법인설립준비위원회’가 발족될 예정이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英서 시작… 국토 3%가 국민신탁 국민신탁운동은 아이러니하게도 산업혁명의 시발지인 영국에서 처음 일어났다. 급격한 산업화로 자연환경·유적 등이 속속 파괴되자 보전가치가 있는 자연자원 등을 영구히 보전해야 한다는 요구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던 것. 변호사 출신의 로버트 헌터를 비롯한 명망가들이 1895년 설립한 내셔널트러스트(NT)가 효시로 기록돼 있다. 이후 1907년 영국정부가 특별법을 제정한 이래 전국적으로 세(勢)가 크게 확장됐다. 영국NT가 그 동안 사들인 신탁재산의 규모는 엄청나다. 전국(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면적의 3% 가까운 땅을 보유하고 있는가 하면, 해안선도 960㎞에 달해 전체의 20%에 육박할 정도다.200채 이상의 성이나 대규모 저택도 공유재산으로 보유, 국민 모두의 재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설립 초기 수백명에 불과하던 회원 수는 현재 300만명을 웃도는 수준으로 급성장했으며, 연간 예산도 6000억원에 이른다. 이런 신탁재산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는 강력하기 이를 데 없다. 단국대 조명래 교수는 “영원한 보전을 위해 의회의 3분의2 이상 동의를 구하지 못하면 어느 누구도 신탁재산을 일절 처분하지 못하도록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영국의 자연자산과 문화유산이 잘 보전돼 온 것은 이처럼 강력한 법적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주도 영국의 사례를 본떠 1990년 뉴사우스웨일스주가 첫 도입한 이래 주별로 국민신탁법 제정이 잇따르고 있지만 국가적 차원의 입법수준으로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일본 역시 전국적으로 40여개 단체가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국가차원의 법령은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일본의 국민신탁운동 단체들이 빠른 시간에 법제화에 성공한 우리나라 사례를 매우 부러워하고 있다.”고 조명래 교수는 전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칼링컵 우승 박지성 ‘트리플 크라운’ 달성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컵대회인 칼링컵에서 정상의 기쁨을 맛봤다. 이로써 박지성은 일본과 네덜란드에 이은 3개국 컵대회에서 우승,‘트리플 크라운’의 진기록을 세웠다. 지난 2000년 일본 J리그 교토 퍼플상가에 진출한 박지성은 2002년 일왕배(FA컵)에서 우승했다. 이어 2002년 12월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으로 이적해서는 정규리그 2회(02∼03,04∼05시즌)와 KNVB컵(FA컵,04∼05시즌), 위너스 슈퍼컵(03∼04시즌) 등 무려 4회나 우승컵을 품었었다. 박지성은 27일 영국 웨일스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위건 애슬레틱과의 칼링컵 결승전에서 90분 동안 왼쪽과 오른쪽 미드필더로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4-0대승에 일조했다. 그는 몇차례 공격찬스에 힘을 보탰지만 득점이나 어시스트로 연결되진 못했다. 그러나 맨체스터 이브닝뉴스가 실시하고 있는 위건전 MVP를 묻는 투표에서 박지성(30%)은 2골을 기록한 웨인 루니(31%)에 이어 당당히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각각 한 골씩을 올린 호나우두(13%)나 사하(4%)보다 훨씬 많은 표를 얻으며 승리에 앞장섰음을 인정받았다. 이로써 맨유는 91∼92시즌 우승에 이어 14년 만에 칼링컵을 들어올리며 2년 연속 ‘무관’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박지성은 앙골라와의 평가전을 위해 28일 귀국한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남양유업 홍두영 명예회장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남양유업 홍두영 명예회장家

    기업설명회에 전혀 관심이 없는 회사, 돌다리를 몇 번씩 두들겨보고도 건너지않는 보수적 경영, 창업주 얼굴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회사…. 남양유업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자사의 우유와 유제품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도 기업과 창업주에 대해 더 많이 알려야 한다. 하지만 이 회사의 창업주는 ‘크렘린’처럼 베일에 가려져 있다. 남양유업을 창업한 홍두영(87) 명예회장은 한국 낙농업의 대부로 통한다. 홍 명예회장은 40여년간 한국 낙농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고 좋은 유제품을 만들기 위한 외길을 걸어왔다. 홍 명예회장은 지난달 2일 타계한 김복용 매일유업 회장과 곧잘 비교된다. 두 기업 창업주는 나이가 비슷하고 이북 출신이라는 점 등 공통점이 많다.‘짠돌이’ 경영도 닮았다. 우유·조제분유·발효유·치즈·음료 등의 제품군도 상당히 겹치면서 ‘모방과 카피’ 논란도 많다. 연 매출액도 8000억원대로 엇비슷하다. 여러면에서 두 회사는 ‘물고 물리는’ 숙명적인 관계다. 남양유업의 대표이사 3명 가운데 한 명인 창업주 홍 명예회장은 국내 최고령 최고경영자(CEO)이다.1919년 1월7일생이다. 남양유업이 창립된 1964년 이후 43년째 대표이사와 사장, 회장, 명예회장 직위를 줄곧 지키고 있다. ●영변 지주의 장남 홍두영 명예회장은 평안북도 영변군 영변면 서부동에서 홍재영씨와 최점숙씨 사이에서 맏아들로 태어났다. 부친이 영변에서 손꼽히던 지주여서 어린시절을 유복하게 보냈다. 홍 명예회장은 일제시대인 1944년 일본 와세다 제1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와세다대에 진학, 불어불문학과를 마쳤다. 홍 명예회장은 자신에 대해 말하기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어서 어릴적 행적이 거의 알려진 게 없다. 일본에서 귀국한 27세의 청년 홍두영은 어수선하던 광복 정국에서 고향 영변의 숭덕여자중학교에서 잠시 교편을 잡았다. 교사 생활을 하던 1947년 5월 같은 영변 출신의 열살 아래인 지송죽(77)씨와 결혼,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김일성 정권이 일본에서 대학을 다닌 엘리트 가정을 내버려 둘 리 없었다. 홍 명예회장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4 후퇴 때 가족과 홍선태(작고) 전 남양산업 대표 등 동생을 데리고 월남했다. ●배고픈 아이들 때문에 유업에 손대 홍 명예회장의 첫 사업은 경험 부족 등으로 실패했다. 종전 이듬해인 1954년 부산에서 비료를 수입하는 ‘남양상사’를 일으켰다. 회사가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서는 듯했지만 62년에 화폐개혁이란 뜻밖의 복병을 만나 8년만에 모든 재산을 날려버렸다. 일각에서는 당시의 충격이 너무 심해 ‘돌다리를 두드려보고도 건너지 않는’ 소심증과 같은 마음의 병이 생겼다는 말도 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명예회장은 신문이나 TV를 통해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꺼린다.”며 “경기단체 회장직 제의도 많았지만 다 물리쳤다.”고 말했다. 첫 사업 실패 이후 홍 명예회장의 보수적 경영이 시작됐으며, 큰 아들 홍원식(56) 회장에 대한 경영수업이 다른 기업보다 일찍 시작됐다. 홍 명예회장이 사업 재기를 꾀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분유였다. 비료 수입업에 종사하던 그는 1963년 선진 외국 출장길에서 분유사업을 눈여겨 봐뒀던 것. 분유를 마음껏 먹고 있던 외국 아기의 모습을 본 그에게 한국전쟁 직후 먹을 게 없던 고국의 아이들 얼굴이 떠올랐던 것으로 짐작된다. 고국으로 돌아온 홍 명예회장은 64년 3월 13일 남양유업을 설립했다. 당시 정부는 ‘보릿고개’를 해결하고 농민들의 소득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낙농사업에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홍 명예회장은 영변의 지주 아들이어서 낙농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뚝심으로 밀어붙였다.1965년 11월 충남 천안에 제1공장을 짓고 자가생산 체제에 들어갔다. ●한 때는 아들, 부인까지 경영에 관여 충남 천안 공장부지가 금광터였기 때문이었을까. 지난 67년 1월10일 출시된 유아용 제조 분유인 남양분유는 ‘대박’을 터뜨렸다. 이어 77년에는 유산균 발효유인 남양 요구르트를 개발, 히트 브랜드 대열에 합류시켰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출연료 1억원을 주고 축구선수 차범근을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78년 유업계 최초로 기업을 공개하고 주식을 상장했다. 회사가 커지면서 가족 모두 팔을 걷어붙였다. 장남 홍원식 회장이 회사일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 중이던 73년부터 종종 회사에 나와 가업을 도왔다. 강의가 끝난 뒤에는 회사에 달려와 입출금 전표를 끊는 등 경리업무를 봤다.74년 기획실 부장을 시작으로 경영수업에 들어갔다.77년 이사,79년 상무,80년 전무,88년 부사장을 거쳐 지난 90년 4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가 2003년 회장으로 물러났다. 그는 90년대에는 불가리스, 아인슈타인우유, 아기사랑秀,E-5, 위풍당당 동충하초 등을 내놓으며 남양유업이 성장가도를 달리게 했다. 회사가 성장 엔진을 필요로 하던 80년 9월 둘째 아들 홍우식(53) 서울광고기획 사장도 남양유업에 합류했다.85년 8월까지 남양유업 과장을 지냈다. 남양유업이 성장가도를 달릴 80년대 초반 큰아들 홍원식 회장과 둘째 아들 홍우식 사장이 모두 힘을 합쳤다. 홍 명예회장의 부인 지송죽씨도 한때 남양유업의 감사로 근무했다. 남양유업이 최근 곧잘 내세우는 ‘친인척 경영 참여 금지’는 그 당시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창업주 홍 명예회장은 당시 90년 4월 회사 최고경영자 자리를 홍원식 회장에게 물려주면서 회사 운영에 관해 두 가지 금기사항을 가르쳤다.‘기업인으로서 정치에 참여하지 말 것’과 ‘부동산 투기를 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고 전한다. 홍 회장뿐만 아니라 기업인이면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사항이다.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홍 회장은 30년 가까이 남양유업에서 근무한 덕분에 누구보다 회사 사정에 밝았다. 홍 회장은 지난 99년 10월 덴마크 왕실로부터 ‘영예로운 메달’을 받았고,2001년 7월 무차입 경영과 축산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제25회 전국경영생산성촉진대회에서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43년째 남의 건물을 사옥으로 지난 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위기 당시 대기업마저 자금난에 휘청거릴 때 남양유업은 오히려 20% 이상의 성장을 이뤘다. 대표적인 소매업종으로 불황을 잘 타지 않는 데다 기업 규모보다도 ‘브랜드 파워’가 강한 까닭이다. 게다가 98년 11월 그동안 상업·조흥·신한은행에 남아 있었던 180억원의 은행차입금을 모두 갚았다. 부채 비율을 167%에서 0%로 떨어뜨렸다. 회사는 당시 보도자료에서 ‘무차입(無借入) 경영의 원조’라고 공식 선언했다. 현재는 4700억여원을 확보,1만%의 사내유보율을 자랑한다. 이로 인해 상당한 금융소득도 올리고 있다. 이같은 남양유업의 성공은 창업주 홍 명예회장의 독특한 철학인 ‘4무(無)’경영에 바탕을 두고 있다.4무는 돈을 빌려쓰지 않고(무차입), 노사분규가 없으며(무분규), 친인척이 개입하지 않으며(무파벌), 자기 사옥이 없는(무사옥) 경영을 말한다. 인사에서의 투명성도 줄곧 강조된다. 오너의 친인척은 회사에 발붙이지 못하며, 파벌 형성 또한 용납되지 않는다. 홍보와 마케팅을 총괄하는 성장경 상무는 “남양유업에는 자연스럽게 인사청탁을 하는 사람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사옥도 없다.43년째 남의 건물에 세들어 살고 있다. 현재는 서울 중구 남대문 대일빌딩을 빌려쓰고 있다.1000억원이 넘는 시설투자를 하고 종업원이 3000명이 넘는 기업이지만 임원은 단 9명에 불과하다.43년간 단 한차례도 노사분규가 발생하지 않았다. 남양유업은 목장주들에게는 지독할 정도로 품질검사가 깐깐한 회사다. 그러나 원유값 만큼은 현금으로 결제하고, 결제기일도 정확하게 지키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목장주들이 거래하기를 가장 선호하는 회사로 통한다. 제품의 다양화는 추진하지만 사업의 다각화는 철저하게 배격하고 있다. 우유 캔을 만드는 회사나 낙농가를 위한 사료공장 등을 세우자는 내부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전공을 벗어나는 사업에는 눈을 돌리지 않는다는 게 지금까지의 방침이다. 식품 분야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는 절대로 한 눈 팔지 않겠다는 창업주 홍 회장의 경영 철학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홍 회장은 지난 2003년 11월 대표이사 사장에서 물러나고 최대주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홍 명예회장은 박건호 대표이사 부사장, 김승수 대표이사 전무 ‘3두마차’ 경영체제를 확립해 오고 있다. 홍 회장은 그러나 경영에 무관심하지는 않다. 회사에 사무실을 두고 거의 매일 출근을 하면서 중요 사항을 직접 결정할 만큼 경영에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명예회장도 가끔씩 회사에 들르곤 한다. 남양유업과 거래하는 회사의 한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1억원 이상의 경비를 지출할 때는 오너가 반드시 결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에 따라 남양유업의 의사 결정이 경쟁 기업에 비해 많이 늦다.”고 말했다. 홍 명예회장은 부인 지송죽씨와의 사이에서 3남2녀를 두고 있다. 하지만 회사 직제상 경영에 참여하는 이는 창업주 홍 명예회장 자신뿐이다. 큰아들 홍원식 회장은 최대 주주로 남아있다. 자본금 44억 3300여만원인 남양유업의 지난해의 정확한 매출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2004년의 매출은 7729억 8400만원에 당기순익은 427억 9400만원에 이른다. 홍원식 회장은 19.44%(13만 9964주)의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다. 홍 명예회장은 7.63%(5만 4907주)를, 홍원식 회장의 부인 이운경(54)씨는 0.89%(64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둘째 아들 홍우식 사장이 0.63%(4568주), 셋째 아들 홍명식(46) 사까나야 사장은 0.4%(2908주)씩 갖고 있다. 홍두영 명예회장의 처남댁 김정선씨가 이색적으로 0.16%(1168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막내딸 홍영혜(44)씨는 지난해 초 장내에서 2612주를 매도, 지분율이 0.45%(3208주)에서 0.08%(587주)로 낮아진 것이 눈에 띈다. 특히 미국 투자회사 안홀드 앤드 에스 블라이흐뢰더가 15.90%(11만 4448주)를 보유하는 등 외국인들이 눈독을 들이는 회사다.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23.74%에 이른다. 남양유업의 주식 거래가 극히 부진해 한때 상장폐지 위기까지 내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를 무시하며 경영권 방어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내년도 매출 목표는 1조원으로 잡고 있다. ●평범한 집안과 결혼 창업주 홍 명예회장의 자녀 혼맥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큰 아들 홍원식 회장은 지난 76년 고려해운 창업주 이학철(작고) 회장의 장녀 이운경(54)씨와 화촉을 밝혔던 것이 눈에 띌 정도다. 홍 회장은 이동찬(84) 코오롱그룹 회장 가문과도 연결된다. 이동찬 회장의 셋째딸 이혜숙(54)씨가 고려해운 이 회장의 장남인 이동혁(59) 고려해운 회장과 결혼한 까닭이다. 홍원식 회장은 부인 이운경씨와의 사이에서 진석(30), 범석(27)씨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이씨는 사회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을 통한 남양유업의 3세 승계가 어떻게 이어질지도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04년 말 홍 회장은 어머니 지송죽 전 감사로부터 주식 2만 108주(2.79%)를 모두 물려받았다. 이를 두고 형제간에 사이가 소원한 게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았다. 둘째 아들 홍우식씨는 남양유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광고회사 서울광고기획 사장을 맡고 있다. 홍 사장은 지난 71년 서울고교와 76년 연세대를 거쳐 83년 미국 산타클라라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해군 중위 출신인 홍 사장은 지난 79년 8월 한국IBM을 거쳐 지난 80년 9월부터 85년 8월까지 남양유업 과장을 지냈다. 남양유업내에 있던 광고 부문을 들고나와 부친의 우산에서 독립했다. 홍 사장은 지난 85년 8월 서울광고기획의 상무,88년 전무,90년 부사장을 거쳐 93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지난 1980년 설립된 서울광고기획은 2004년 총 취급고가 626억원으로 업계 17위였다. 주요 광고주로는 남양유업을 비롯해 태영·보령제약·보령메디앙스·BYC, 씨엠에스 천재교육·하선정종합식품 등이 있다.2005년도의 매출 목표는 900억원이지만 정확한 매출은 알려지지 않았다. 홍 사장은 지난 81년 5월 최수진(49)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연년생인 자녀 인석(24), 서현(23)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지난 72년 이름을 춘애에서 수진으로 바꾼 최씨 역시 별다른 사회 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녀 영서(52)씨는 이교현(57)씨와 결혼, 수경·수영(25) 쌍둥이와 정호(18)군을 두고 있다. 홍 명예회장의 큰사위 이교현씨 가족은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이씨는 개인사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셋째 아들 홍명식(46) 사까나야 사장은 연봉이 1억원을 웃도는 외환 딜러직을 떠나 음식점 8개를 운영하고 있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 그는 서울파이낸스센터 지하 2층에 회전초밥 전문점 사까나야 등 6개의 지점을 두고 있으며, 한정식집 돈후이 등을 운영하는 외식업 사장이다. 홍 사장의 이력은 다채롭다. 용산고와 연세대를 거쳐 지난 87년 미시간대에서 MBA를 땄다.1987년부터 JP모건체이스 은행 등에서 12년동안 근무한 금융통.99년 인터넷서점 ‘예스24’를 공동 창업해 한세실업에 매각되기 전인 2003년 5월까지 부사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6개 사까나야와 돈후이 등의 전체 매출액이 100억원대에 이르는 등 외식재벌 반열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업종으로 변경한 홍 사장은 지난해 초 인터넷 의류 쇼핑몰인 블루피치를 운영하는 김현정(40)씨와 결혼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김씨는 고려대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사장은 전처에게서 효정·희정(19) 등 일란성 쌍둥이 자녀를 두고 있다. 홍 사장은 쌍둥이 자녀 외에도 동근(13)군을 두고 있다. 이들은 모두 싱가포르에서 공부하고 있다. 막내딸 홍영혜씨(44)는 지난 90년 영국 웨일스개발청의 황재필(44) 한국사무소장과 결혼, 하나(17)양과 승현(11)군을 두고 있다. 영혜씨는 경희대 작곡과를 졸업한 재원. 서울 양정고를 마치고 연세대를 다니다가 미국 조지아주립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황씨는 지난 86년 주한 영국대사관 부상무관을 거쳐 89년부터 영국 웨일스개발청 한국사무소장을 맡고 있다. 황씨의 부친은 헌병차감을 지냈던 황태섭(작고)씨다. 황씨는 86년 연세대 어학당에서 홍씨와 얼굴을 익혔다. 이들은 홍씨의 올케 소개로 사귀다가 이듬해 결혼에 골인했다. chuli@seoul.co.kr ■ 우량아 선발대회 아시나요 남양의 대표적인 성장 엔진으로는 1971년 시작된 ‘전국우량아 선발대회’를 들 수 있다. 자라나는 2세의 건강과 체격 향상을 일깨워주기 위해 마련된 일종의 사회 공헌 행사였다. 첫 대회에는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참가했고 아기와 엄마 등 수상자를 청와대에 초청, 오찬을 할 정도로 관심이 깊었다. 변변한 행사나 이벤트가 없던 당시로는 전 국민이 참여하는 큰 행사였으며,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이 당시 행사를 기억하고 있다. 우량아 선발대회는 창업주 홍두영 명예회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아기 엄마라면 누구나 자기 아기를 우량아로 키우고 싶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에, 전국에서 토실토실한 아기들이 구름떼처럼 모여 들었다.24개월 미만의 아기들이 지방 예선을 거쳐 결선을 겨뤘다. 제1회 전국 최우량아는 춘천에 사는 한영만 아기(69년 11월생)로 발육상황은 키 85㎝, 몸무게 13㎏, 머리둘레 50㎝, 생후 11개월부터 걷기 시작했으며 모유와 우유를 함께 먹였고 과일즙, 달걀 노른자 반숙 등을 간식으로 먹였다고 한다. 튼튼하고 건강한 아기의 대명사인 우량아 선발대회는 84년 제13회 대회까지 계속됐다. 이후 92년부터 임신육아교실로 바꿔 진행되고 있다. 출산율 저하를 막기 위해 새내기 주부들에게 올바른 출산 정보 전달에 힘쓰고 있다. 연간 1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전국에서 250회 이상 연다. 특히 산부인과·소아과·피부과·한방 분야의 권위있는 전문의들이 나와 임산부들에게 이해하기 쉽고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저출산이라는 사회적 숙제를 풀기 위한 남양의 또 다른 사회 공헌활동이다.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서울시의회 전자회의시스템 짱이야”

    “서울시의회 전자회의시스템 짱이야”

    서울시의회(의장 임동규) 본회의장의 전자회의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국내외 의회 관계자들의 방문이 쇄도하고 있다. 9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30일 전국 최초로 본회의장에 전자회의 시스템을 구축한 뒤 부산 광주 인천 경남 등 13개 지방의회 관계자 205명이 의회를 방문했다. 지난달 20일 평택시의회 사무처 직원들이 다녀간 데 이어 지난 1일 대전광역시와 지난 6일 인천광역시 의회 사무처 직원들이 방문하는 등 현재도 전국 시·군·구의회의 방문신청이 잇따르는 등 방문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호주·일본·중국·이라크서도 방문 특히 지난해 10월 말 호주 뉴사우스 웨일스주 하원의원 3명이 다녀간 뒤 일본 도쿄도 의회(11월18일)와 중국 공산주의청년단(11월17일), 이라크 국회 사무처 직원(11월28일) 등 5개 해외 의회 및 단체에서 82명이나 방문했다. 또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학생들이 현장학습을 오는 등 그동안 초·중·고·대학생 4286명이 의회를 찾았다. 의회를 방문한 국내외 의회 관계자들은 첨단 전자의사결정시스템의 전자시연을 본 뒤 놀라움과 함께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총 8억 7000만원 들여 지난해 하반기 구축 전자명패에 의한 출결사항과 전자표결에 의한 정확한 기록유지, 생동감 있는 증거자료 화면 등은 의회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샀다. 전자회의 시스템은 총 사업비 8억 7000만원을 들여 지난해 8월 구축했다. 본회의장 정면에는 참석자 모두가 회의 진행사항 등을 볼 수 있도록 126인치 대형고화질 전광판을 설치하고, 의원석에서는 중앙컴퓨터와 무선으로 연결된 전자회의 단말기를 설치해 전자투표와 무기명 전자선거를 할 수 있게 했다. 회의 당일 의사일정에 따른 회의자료와 자치법규, 예산안 등 각종 의안자료와 1956년 의회 개원 이후의 모든 회의기록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쉽고 편하게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었다. 임동규 의장은 “전자회의 시스템 구축으로 회의중에도 단말기에 의해 필요한 안건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면서 의결이 신속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효과적인 회의진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지성, 긱스 넘어라

    [프리미어리그] 지성, 긱스 넘어라

    ‘맨유의 전설, 긱스를 넘어라.’ ‘신형엔진’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맨유의 살아있는 전설’ 라이언 긱스(32)를 뛰어넘는 ‘새로운 전설’을 꿈꾼다. 박지성은 늘 새로운 목표를 정해두고 쉼없이 자신을 몰아붙이는 스타일이다. 지난 21일 터진 잉글랜드 데뷔골로 프리미어리그 연착륙이란 1차 목표를 달성한 박지성에게 남은 계단은 ‘맨유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발돋움하는 것. 이 때문에 지난 15년 동안 ‘맨유 부동의 왼쪽 날개’를 지키며 팬들의 끝모를 사랑을 받아온 긱스가 박지성의 역할 모델이 되고 있다. 웨일스에서 태어난 긱스는 14살때인 1987년 맨체스터 유소년팀에서 축구를 시작했다.1991년 3월3일 애버턴전에서 18살의 나이로 리그에 데뷔한 긱스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돌파력, 환상적인 개인기로 단숨에 리그 최고의 왼쪽 날개로 발돋움했다.92∼93시즌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하자마자 41경기에서 9골을 터뜨리며 팀을 1위에 올려놓는 등 15년 동안 무려 8차례나 리그 제패를 이끌었다. 특히 98∼99시즌에는 맨체스터가 프리미어리그와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거푸 우승,1988년 PSV에인트호벤에 이어 사상 두번째 트리플크라운(자국리그 자국FA컵 챔피언스리그 모두 우승)을 달성하며 전성기를 구가하는 데 일등 공신이 됐다. 긱스는 지난해 9월21일 리버풀과의 경기에 출장, 보비 찰튼(759경기)과 빌 포크스(688경기)에 이어 맨체스터 사상 세번째로 6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로 이름을 올리는 등 통산 648경기에서 132골,248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이제 겨우 25경기에서 1골 4도움을 기록한 박지성에게 벅찬 목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 이제 겨우 24살인 데다 긱스에 뒤지지 않는 능력을 보유해 앞으로 7∼8년 동안 꾸준히 전성기를 구가할 경우 꿈은 이뤄질 수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필수인 언론 및 팬들과의 유대 관계를 위해 원활한 영어 구사 능력을 갖추는 것과 아직도 ‘2%’ 부족한 골결정력 보완은 한걸음 더 내딛기 위한 숙제. 서형욱 MBC해설위원은 “맨유팬들은 팀을 위해 궂은 일을 도맡아하는 박지성과 같은 스타일을 전통적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호주 교회 4곳에 방화·화염병

    해수욕장에서 시작된 인종갈등이 종교갈등으로 번질 조짐이다. 호주 시드니에서 벌어진 인종 충돌 사태는 수백명의 경찰이 동원되면서 잠잠해졌으나,13일부터 이틀간 시드니 교외의 교회 4곳이 공격을 받으면서 종교갈등 양상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시드니 모닝 해럴드가 15일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뉴사우스웨일스 주 정부는 이번 주말에 종교 집회 장소를 중심으로 인종 폭력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경찰력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 11일부터 불붙은 이틀간의 무슬림 대 백인 젊은이들간의 인종갈등은 40여명이 다치고 27명이 체포되면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13일 밤 시드니 교외에 위치한 매커리 필즈의 성공회 교회에 화염병이 투척된 데 이어 오번 지역의 연합교회 부속 회관이 방화로 전소되고, 건물에 총격도 가해졌다. 근처의 세인트 토마스 성공회 교회도 비슷한 시각에 유리창이 박살났다. 이렇게 되자 무슬림 종교 지도자들은 통합과 평화를 촉구하는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뿌렸다. 이슬람 지역사회는 이번 주말 밤 레바논 젊은이들이 외출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하지만 인종 충돌을 선동하는 문자메시지도 계속 발견돼 뉴사우스웨일스 주 정부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 주말 종교 집회 장소 근처에 경찰력을 대폭 강화했다. 한편 이웃 나라인 뉴질랜드에서도 호주에서와 같은 인종 폭력을 선동하는 포스터가 14일 나붙었다. 웰링턴 서부 교외의 여러 철도역에는 “시드니가 할 수 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 우리 땅을 되찾자.” “백인의 힘을 보여주자.”란 내용의 포스터가 붙었다. 뉴질랜드 여당은 백인 지상주의자들을 선동하는 이같은 포스터를 즉각 비난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오클랜드의 무슬림 사원이 파괴되는 등 지난 몇년간 인종 폭력 사건이 발생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호주 ‘제2프랑스’ 되나

    시드니에서 발생한 인종 폭동이 호주의 다른 2개 대도시로 확산되고 있다고 13일 AP가 보도했다. 또한 11·12일 이틀간 폭력사태가 빚어졌던 시드니 지역에는 이날 밤 수백명의 경찰병력이 추가 투입되는 한편 경찰의 폭동진압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법안을 15일 긴급 처리키로 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들이 전했다. 이에 앞서 모리스 아이엠마 뉴사우스 웨일스 주지사는 젊은이들이 자동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재산·기물 등을 파손하는 행위를 뿌리뽑고 음주로 인한 폭력사태를 단속하기 위한 대책을 긴급히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비상 주의회를 소집해 관련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법안은 폭력사태에 강력 대응하기 위해 경찰에게 구류지역 선포, 자동차 압수, 술집 폐쇄, 임시 알코올 반입금지 지역 지정 등의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아울러 폭동과 무질서 유발 범죄에 대한 보석 조항을 삭제하고 폭동범죄에 대한 형기를 10년 징역형으로 두 배 늘리는 방안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다. 이같은 인종 충돌 사태로 1970년 폐쇄적인 백호주의 대신 다문화주의를 내세운 호주의 이민정책은 최대 위기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호주는 인구 2000만명 가운데 4분의1이 이민자일 만큼 상당히 개방적이었으나 9·11테러와 인도네시아 발리 테러 사건으로 88명의 호주인이 사망한 이후 호주의 백인-무슬림 젊은이들 사이에 반목이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호주에는 30만명의 무슬림들이 살고 있으며 대부분 대도시 근교에서 저임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중동계 이민자가 많은 시드니 라켐바는 실업률이 호주 평균의 2배이며, 법죄율도 높다. 매쿼리대학의 인구학자 짐 포레스트는 “라켐바 지역의 중동 이민자 대부분은 영어도 제대로 못하고 교육 수준도 낮다.”고 지적했다. 호주 아랍협의회의 롤란드 자부는 “호주에 사는 아랍인들은 몇년 동안 욕설과 인종차별주의, 학대에 시달려왔다.”면서 “하지만 이번 충돌은 새로운 차원의 공포를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진압에 참여한 경찰들은 젊은이들이 문자 메시지로 소요에 참여할 것을 서로 선동했으며, 신나치 그룹이 이를 부추겼다고 밝혔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 문제아 잡는 ‘모기’

    영국 웨일스에 사는 발명가 하워드 스테이플턴이 재잘대기 좋아하고 극성스러운 아이들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모스키토(모기)’란 이름의 이 장치는 어린이나 10대들만 들을 수 있고 30대 이상 어른들은 못 듣는 ‘유쾌하지 않은’ 초음파를 발생함으로써 떠들썩하고 거친 아이들을 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테이플턴은 웨일스 지방 배리 마을의 한 식료품점과 자신의 고향 머터 타이드필의 가게에서 실험을 거쳐 이 발명품의 효과를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실험 결과 가게 안에서 담배를 피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거친 말을 쏟아내던 아이들이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 이 장치는 고주파 음을 들을 수 있는 인간 청력이 나이를 먹으면서 퇴화하는 원리를 이용해 개발됐다. 스테이플턴은 “내가 듣는 것은 온통 격려의 말”이라며 “(사람들로부터) 아직 벽돌이 날아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장치 개발로 일약 유명인사가 된 스테이플턴은 영국 TV와 라디오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 호주, 캐나다 언론으로부터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웨일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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