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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하임컵 끝으로 은퇴 선언 페테르센, 6년 만에 우승컵 들고 아름다운 퇴장

    솔하임컵 끝으로 은퇴 선언 페테르센, 6년 만에 우승컵 들고 아름다운 퇴장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수잔 페테르센(38·노르웨이)이 솔하임컵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며 아름답게 퇴장했다. 페테르센은 16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퍼스셔의 글렌이글스호텔 골프장 PGA 센터너리 코스(파72·6434야드)에서 끝난 유럽과 미국의 여자골프 대항전 솔하임컵에서 결정적인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유럽을 2013년 이후 6년 만에 우승으로 이끌었다. 마지막날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마리나 알렉스(미국)와 18번홀(파5)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나온 천금같은 버디였다. 이전까지 유럽은 미국과 13.5-13.5로 동점이었지만 페테르센의 승리로 14.5-13.5로 앞서며 우승을 차지했다. 2002년부터 솔하임컵에 출전한 페테르센은 올해 솔하임컵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완벽한 마무리다. 내 프로 여정을 이보다 더 좋게 끝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페테르센은 LPGA 투어에서 메이저 2승을 포함해 통산 15승을 거뒀고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도 7개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7년 만에 돌아온 오페라의 유령…월드투어 주역 배우 3인방 확정

    7년 만에 돌아온 오페라의 유령…월드투어 주역 배우 3인방 확정

    크리스틴엔 라이언·라울 역엔 레이시 12월 부산·3월 서울·7월 대구 순회공연오는 12월, 7년 만에 한국을 찾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주역 배우가 확정됐다. 2012년 한국 무대에 섰던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 팀은 12월 부산에서 한국 순회공연을 진행한다. ‘유령’ 역에는 ‘오페라의 유령’을 비롯해 ‘에비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캣츠’ 등 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품 6편에서 주역을 맡은 조너선 록스머스가 캐스팅됐다. 록스머스는 2012년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에서 영어 프로덕션 기준 역대 최연소 유령을 맡아 화제가 됐다. 록스머스는 웨버의 작품 외에도 ‘미녀와 야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시카고’, ‘스위니 토드’ 등의 뮤지컬을 통해 전 세계무대에 올랐다. 이번 월드투어에서 다시 유령 마스크를 쓰게 된 록스머스는 “현실적이고 사회에서 소외된 유령으로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유령의 흠모를 받는 ‘크리스틴’ 역은 2012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탄생 25주년 기념 내한공연에 참여했던 클레어 라이언이 다시 맡는다. 호주국립오페라단 출신의 라이언은 ‘오페라의 유령’의 속편 ‘러브 네버 다이즈’에도 출연하며 웨버의 뮤즈로 떠올랐다. “크리스틴 역은 세라 브라이트먼의 ‘오페라의 유령’을 본 이후부터 꿈꿔온 역할”이라는 라이언은 “마지막 공연 이후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오페라의 유령’은 잊히지 않는 무대”라면서 다시 ‘유령’과 함께하는 감회를 밝혔다.‘유령’과 대립구도를 이루는 ‘라울’ 역은 브로드웨이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온 배우 맷 레이시가 연기한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 ‘젠틀맨스 가이드’ 등에 출연하며 가창력과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지난 7월 31일 세상을 떠난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 연출가 해럴드 프린스가 월드투어 파이널 오디션에서 직접 캐스팅한 배우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크리스틴과의 사랑에서 영웅적인 라울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이 그를 선택하는 데 주저함이 없게 하고 싶다”고 작품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뮤지컬 거장 웨버가 작곡하고 제작자 캐머런 매킨토시가 만든 ‘오페라의 유령’은 1988년 1월 초연 이래 전 세계 37개국 172개 도시에서 1억 4500만명을 매혹시킨 뮤지컬 대표작이다. 오는 12월 부산 드림씨어터를 시작으로 국내 무대에 상륙한 뒤에 내년 3월 서울 블루스퀘어, 7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관객을 맞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웨이브 “국내 OTT 선도… 세계로 진출”

    웨이브 “국내 OTT 선도… 세계로 진출”

    4년 뒤 500만명 가입… 매출 5000억 목표 K콘텐츠·5G 차세대 미디어 기술 강점 넷플릭스·아마존·애플 등과 경쟁해야 HD 화질 베이직 요금제가 월 7900원 월정액 가입 땐 영화 1000편 등 즐겨지상파의 ‘푹’과 SK텔레콤의 ‘옥수수’가 결합한 인터넷동영상(OTT) 서비스 ‘웨이브’가 18일 공식 출범한다. 16일 서울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출범식을 연 웨이브 운영사 콘텐츠웨이브(구 콘텐츠연합플랫폼)는 2023년 말 유료 가입자 500만명, 연매출 5000억원 규모로 웨이브를 키우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웨이브는 국내 OTT 최초로 대작 드라마에 투자하는 등 2023년까지 3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진행한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이날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글로벌 사업으로 압도적 경쟁력을 갖춰 갈 것”이라면서 “국내 OTT 산업 성장을 선도하고, 글로벌 시장에도 단계적으로 진출하는 등 콘텐츠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출범식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콘텐츠웨이브 주주사인 공중파 3사의 사장들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참석했다. 사장단은 지난 1월 푹과 옥수수를 통합해 글로벌 OTT로 키운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OTT 업체 간 경쟁 구도가 무르익은 글로벌 시장 관점에서 보면 웨이브는 후발 주자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에 이어 디즈니, 애플 등이 낮은 요금과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를 무기 삼아 본격 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대 6명 가족 이용 월구독료를 4.99달러로 책정한 애플TV+, 훌루와 ESPN+에 디즈니 콘텐츠까지 더한 서비스로 미국에서 11월에 선보인 뒤 내년 상반기쯤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는 디즈니+와 경쟁해야 한다는 뜻이다. 해외 OTT 사업자들은 이미 콘텐츠 경쟁력을 검증받은 데다 국내 사업자에 비해 미미한 수준의 망 사용료를 부담하거나 아예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토종 사업자들보다 비용 부담이 적다. 웨이브는 K콘텐츠와 5G(5세대 이동통신) 경쟁력에 기반해 이용자를 늘릴 계획이다. 특히 SK텔레콤의 5G 기반 차세대 미디어 기술이 주력 무기로 꼽힌다. 이스포츠를 OTT로 중계하면서 전체 화면 외 선수 10명 각각의 게임 화면을 동시에 생중계하는 ‘5GX 멀티뷰’ 같은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HD 화질의 베이직(1인만 접속) 요금제가 월 7900원, UHD 포함 화질의 프리미엄(4명 동시접속) 요금제가 1만 3900원이지만 신규 가입자라면 3개월 동안 베이직 상품을 월 4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웨이브 월정액 상품 가입자는 1000여편의 영화, 웨이브가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미국 드라마인 매니페스트, 사이렌, 더퍼스트 등 인기 해외 시리즈를 즐길 수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서울 식료품 가격, 뉴욕·도쿄보다 비싸다

    서울 식료품 가격, 뉴욕·도쿄보다 비싸다

    서울이 물가가 높기로 유명한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보다도 식료품 가격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도시·국가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서울의 식료품 가격 지수는 105.01로 세계 375개 주요 도시 중 여섯 번째로 높았다. 넘베오의 식료품 가격 지수는 해당 지역에 사는 이용자가 직접 우유나 빵, 양배추 등 실제로 장바구니에 담기는 품목의 가격을 현지 통화 기준으로 입력한 자료를 토대로, 미국 뉴욕의 물가를 100으로 잡아 산정한다. 서울의 식료품 가격 지수가 105.01이라는 것은 서울의 식료품 가격이 뉴욕보다 5.01% 높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보다 식료품 물가가 높은 곳은 세계적으로 고물가로 유명한 스위스 유명 도시들밖에 없다. 식료품 물가가 가장 비싼 곳은 취리히로 130.18을 기록했다. 이어 바젤(128.26), 로잔(127.70), 제네바(119.81), 베른(113.57) 순이었다. 뉴욕(100.0)은 우리나라보다 한 단계 낮은 7위를 기록했고, 노르웨이 트론헤임과 미국 호놀룰루가 각각 8위와 9위를 차지했다. 식품 물가가 가장 싼 도시는 파키스탄 라왈핀디(14.37)로 조사됐다. 식료품 가격에 식당 외식비, 교통비, 소비재 가격까지 더한 생활비 지수에서도 서울은 86.59를 기록해 23위에 올랐다. 이는 프랑스 파리(86.02)와 토론토(85.34), 일본 오사카(82.51), 싱가포르(81.12)보다 높은 것이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저소득가정 청소년 꿈 키우는 금천 국제캠프

    서울 금천구의 지역아동센터 청소년들에게 해외에서 새로운 문화를 체험해 볼 기회가 생긴다. 금천구는 금천구지역아동센터연합회 주관으로 17일부터 20일까지 3박 4일 동안 자매도시인 중국 웨이하이시 원덩구와 문화도시인 칭다오로 국제캠프를 떠난다고 16일 밝혔다. 저소득가정 청소년들에게 해외여행을 통한 역량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 올해 새롭게 시작된 이번 사업은 유성훈 금천구청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유 구청장은 “민선 7기 취임 후에 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희망을 물었더니 ‘TV에 나오는 장면처럼 멋진 캐리어를 끌고 공항에 가 보고 싶다’고 답한 게 마음에 많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선발된 청소년들은 원덩구에 진출한 한국기업을 방문하고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인물인 장보고 유적지 ‘적산법화원’을 답사한다. 칭다오를 방문해 박물관 및 상업지구를 탐방하며 견문을 넓힐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천구지역아동센터연합회는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청소년 31명을 선발하고 3회에 걸쳐 사전교육을 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지방세 늘리면 지역 간 격차도 커져… 자기모순에 빠진 재정분권

    지방세 늘리면 지역 간 격차도 커져… 자기모순에 빠진 재정분권

    재정분권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다. 전문가 그룹에서도 정책에 대한 찬반을 떠나 분권의 필요성 자체는 이견이 거의 없다. 하지만 ‘어떤 분권인가’라는 디테일로 들어가면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저마다 주장하는 분권의 목표, 재정분권과 균형발전의 관계 등에서 통일된 의견을 찾기 힘들다. 이 같은 혼선은 왜 발생할까. 재정분권과 균형발전을 구분하지 못하고, 재정분권을 무조건 좋은 것으로 보고, 선진국일수록 재정분권을 더 이루고 있다고 오도하는 3차원의 ‘인식 혼란’을 핵심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재정분권과 격차의 상관관계 적극적 재정분권론자인 A교수는 “궁극적으로 모든 재정 관련 권한을 지방정부에 넘겨야 한다”는 소신을 펴고 있다. 그가 보기에 “재정이 부족하거나 넘치는 불균형”은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균형발전은 물론 지역 간 격차 해소에 정부가 나서는 것조차 재정분권의 원칙을 훼손하는 나쁜 정책이다. 물론 현실에서 이런 재정분권론은 작동할 수 없다. 하지만 A교수가 지적하듯이 중앙정부의 재정과 권한을 지방에 이양하는 것과 열악한 지방을 돕는 게 별개의 문제라는 건 사실이다. 원론적으로 말해서 재정분권은 지방 간 격차를 감수하거나 심지어 당연시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재정분권 정책은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에 초점을 맞춘다. 지방재정 규모를 늘리는 방법으로는 대체로 지방세 비중을 높여 지자체가 자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을 늘리는 데 주력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방소비세 확대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 정책의 최대 수혜자는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가 아니다. 지방세를 가장 많이 걷을 수 있는 지자체는 곧 재정력이 가장 좋은 서울·경기다. 지방세 확대를 요구했던 비수도권 지자체는 이제 지역 간 격차 문제 해결도 요구한다. 정부는 서울·경기·인천에 지역상생발전기금을 출연하도록 하는 등 ‘균형장치를 마련’하는 걸로 보완했다. 결국 재정분권은 ‘중앙의 재정을 지방에 넘기라’는, 정부의 힘을 빼라는 요구와 ‘중앙이 나서서 지역 간 격차를 완화하라’는, 정부의 힘에 기대는 요구가 함께 등장하는 자기모순에 빠진다. 이에 대해 윤영진 계명대 공공인재학부 명예교수는 “재정분권은 단순히 지자체에 돈을 더 주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건 무엇보다 정부 스스로 상호 모순된 목표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정분권과 균형발전의 관계 설정이 혼란스럽다. 당장 ‘국정개혁 5개년 계획’만 하더라도 ‘국세·지방세 비율을 장기적으로 6대4 수준까지 개선’한다는 목표와 ‘지자체 간 재정 격차 완화 및 균형발전 추진’이 나란히 등장한다. 지방세 비중을 늘리면 지역 간 격차가 더 벌어지는 건 무시하고 마치 상호보완 관계인 것처럼 기술했다. 심지어 정책의 대상인 ‘지방’의 개념조차 혼란스럽다. 지방에는 지방자치나 지방선거처럼 중앙정부와 대칭되는 수직적인 의미의 지방, 지방도시나 지방이전처럼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을 가리키는 수평적 의미의 지방 등 두 가지 서로 다른 범주가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편의에 따라 지방이 비수도권이 되기도 하고 전체 지방이 되기도 한다. ‘중앙의 권한을 지방에 배분해야 한다’고 할 때 지방은 수도권을 포괄하는 반면 ‘지방재정이 열악하다’고 할 때는 비수도권만 가리키는 게 대표적이다. ●‘분권=민주화’는 근거 없는 신앙 문재인 정부의 재정분권 정책의 뿌리는 1980년대 민주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오랜 권위주의에 대한 반감은 중앙집권주의를 문제의 근원으로 비판하는 ‘(중앙)집권은 나쁜 것, (지방)분권은 좋은 것’이라는 인식을 강화시켰다. 거기다 지방자치제도 실시와 활발해진 풀뿌리운동, 지역 간 격차 문제는 지방분권과 민주화를 동일시하는 경향마저 낳았다. 특히 노무현 정부는 지방분권 3대 특별법(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지방분권특별법)에서 보듯 지방분권을 정책이 만들 수 있는 ‘선의 대명사’로 간주했다. 최장집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2001년 논문에서 이런 경향을 ‘운동으로서의 분권’ 개념으로 정리하면서 “분권화야말로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의 해결을 위한 열쇠가 된다고 간주하는 단순 도식화의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입장을 계승한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이 보기에 현 정부의 재정분권 정책은 ‘잘못된 진단’에 따른 ‘엉뚱한 처방’과 다름없다. 그는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이라는 선언이야말로 재정분권이 얼마나 철학 없이 진행되는지 보여 주는 살아 있는 증거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재정분권 정책에 비판적인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 바로 ‘분권이란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접근법이다. 김상철 서울시민재정네트워크 기획위원은 “무조건 좋은 것, 가야 할 길로 보기 이전에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그만한 역량과 책임성이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면서 “재정분권이 시민분권을 강화한다는 기대가 없다면 분권이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은 “결국 핵심은 지방자치다. 재정분권은 지방자치를 위한 수단일 뿐”이라면서 “재정분권이 없다고 지방자치가 안 된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인식의 혼란이 정책 혼선으로 이어져 재정분권이 ‘선한 정책’의 대명사가 되면서 해외 사례나 중장기적인 시대 변화를 외면하게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재정분권 정책의 근거로 자주 거론되는 ‘선진국일수록 재정분권 수준이 높다’는 식으로 호도하는 게 대표적이다. 일본이 도입한 고향납세제도를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고향사랑기부제란 이름으로 도입하는 것 역시 이런 경향을 보여 준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지방세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낮다는 것 자체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2016년 기준 총조세 대비 지방세 비중 평균은 20.2%로, 한국(23.7%)보다도 낮다. 연방제가 아닌 단일형 국가 평균은 15.7%다. 지방자치 역사가 오래됐다고 지방세 비중이 높은 것도 아니다. 이탈리아는 21.7%, 노르웨이는 16.2%, 영국은 6.0%, 네덜란드는 5.9%, 심지어 체코는 2.0%였다. 연방제 국가라도 독일(52.0%), 미국(43.3%)과 달리 호주는 20.7%뿐이다. 한국의 재정분권 수준이 낮다는 근거로 거론하는 ‘재정자립도’는 정반대 의미에서 상황을 호도한다. 재정자립도는 지방자치단체 일반회계 중 자체수입(지방세+세외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2019년 기준 재정자립도는 51.4%다. 하지만 재정자립도는 OECD 공식지표에는 없는,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지표다. 이에 비해 OECD와 비교가 가능한 지표를 보면 한국은 세입분권지수(일반정부세입 대비 지방정부자체세입)는 OECD보다 2.3% 포인트 낮은 17.0%, 세출분권지수(일반정부세출 대비 지방정부세출)는 10% 포인트 높은 42.9%다. 정작 재정분권이 지방세 확대로만 치우치게 되면서 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인구감소 문제가 외면받는다. 한국지방재정학회장을 지낸 D교수는 정부의 재정분권 정책이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와 심각한 지역 간 격차 문제를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지방세 확대는 지역 간 형평성과 충돌한다. 현 시점에서 굳이 지방세 확대를 하는 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지방분권은 가뜩이나 인구감소와 격차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을 무너뜨리는 강력한 ‘한 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정분권은 그 자체로 진보적 정책도 아니고 보수적 정책도 아니다. 재정분권 옹호론과 비판론 역시 진보 성향과 보수 성향이 혼재돼 있다. 각자 구상하는 재정분권의 목표와 방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분권 방향이 문재인 정부 스스로 내세웠던 ‘총론’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는 대목에선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재정분권과 지방자치, 균형발전을 뭉뚱그려 버리는 ‘인식의 혼란’, 목표와 수단에 대한 제대로 된 토론 부재”를 비판하며 이를 ‘분권지상주의’라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트럼프 “중동 석유·가스 필요하지 않아…동맹국은 돕겠다”

    트럼프 “중동 석유·가스 필요하지 않아…동맹국은 돕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석유 생산시설 두 곳이 폭격을 받아 국제 유가가 폭등한 16일(현지시간) “미국이 중동의 석유나 가스가 필요하지 않다”면서 “다만 우리의 동맹국은 돕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에너지와 관련해 너무나 잘해 에너지 순 수출국이자 세계 1위 에너지 생산국이 됐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중동의 석유나 가스가 필요하지 않고, 사실 거기에 유조선도 거의 없지만 우리의 동맹은 돕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소유한 최대 석유 시설인 동부 아브카이크의 탈황·정제 시설과 쿠라이스 유전 등 두 곳이 무인기 공격을 받아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원유 생산에 큰 차질을 빚는 가운데 나왔다. 아브카이크는 사우디의 최대 석유 탈황·정제 시설이며 쿠라이스 유전은 사우디 최대 유전 지대의 하나이다. 로이터통신은 미 행정부가 사우디 피격을 놓고 이란을 비난한 이후 이러한 트윗이 올라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에너지 독립을 이뤘지만, 동맹을 돕겠다고 밝힌 것”이라고 보도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석유시설이 피격을 받은 직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승인해 유가 급등을 막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유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우디에 대한 공격을 근거로, 나는 전략비축유로부터 석유 방출을 승인했다”면서 “이는 필요한 경우 시장에 잘 공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이란 성향의 예멘 반군은 자신이 이들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했으며 이란은 이번 공격과 자국의 관련설을 부인했다. 로이터통신과 CNBC방송에 따르면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폭스뉴스 방송의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에서 “이란 정권은 세계 에너지 공급에 필수적인 민간 지역과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에 책임이 있다”면서 “우리는 그것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동영상] 80년대 팝 밴드 ‘카스’의 리더 릭 오카섹 75세 일기로

    [동영상] 80년대 팝 밴드 ‘카스’의 리더 릭 오카섹 75세 일기로

    1980년대 뉴웨이브를 이끌었던 팝 밴드 ‘더 카스’의 리더 겸 보컬리스트 릭 오카섹이 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로큰롤 명예의전당 헌액 공연에서도 여전히 깡마르고 큰 키에 안경을 낀 채 여전한 모습을 보여줘 적지 않은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던 고인이 지난 15일 밤 아무런 신체 반응이 없다고 가족들이 신고해 응급의료진이 출동했지만 결국 뉴욕 맨해튼의 집에서 깨어나지 못했다고 영국 BBC가 뉴욕경찰청 발표를 인용해 전했다. 사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1970년대 중반 보스턴에서 고교 동창인 오카섹과 벤저민 오르가 의기투합해 결성된 이 밴드는 기타 록과 신시사이저 팝을 뒤섞어 ‘저스트 왓 아이 니디드’, ‘마이 베스트 프렌즈 걸’, ‘굿 타임스 롤’ 등의 히트곡을 내놓았다. 1984년 발라드 ‘드라이브’는 에티오피아 기아를 돕기 위한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를 알리는 홍보물에 쓰였다가 나중에 싱글 곡으로도 재발매돼 자선기금을 모금하는 데 큰 힘이 됐다. 1980년대 말 그룹은 해체됐고 오카섹은 솔로로 독립해 활동하면서 위저, 배드 릴리지언, 노 다웃 등의 프로듀서로도 활약했다. 오르는 지난 2000년에 췌장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카스의 남은 멤버들은 2011년 재결성해 마지막 앨범을 내놓은 뒤 지난해 로큰롤 명예의전당에 헌액됐다. 1987년 오카섹은 일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팝송이 많은 곡절을 겪는 것이 재미있다. 내가 곡을 썼을 때 난 이렇게까지 히트를 칠지 생각도 못했다. 평소에 시를 많이 읽어둔 것이 곡을 쓰는 행위를 이렇게 트위스트 추듯하게 만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고인은 부인이자 모델 파울리나 포리지코바와 여섯 아들을 유족으로 남겼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전북대 교수 “유흥주점서 보면 인사해라” 강의 중 막말 논란

    전북대 교수 “유흥주점서 보면 인사해라” 강의 중 막말 논란

    “일본제품 불매 왜 하나…난 일본 옷 몽땅 샀다”논란에 해당 수업 폐강…대학 “인권센터서 조사” 전북대의 한 교수가 강의시간에 “유흥주점 가보면 여학생들 많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 전북대에 따르면 지난 9일 대학 익명 커뮤니티에 ‘방금 교수한테 협박당함’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에 따르면 A 교수는 강의시간에 “가끔 유흥주점에 가는데 화류계에 여학생들도 많다. 술을 줄 수 없어 콜라를 준다”는 발언을 했다. 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과거에 얽매이면 안 된다”면서 “나는 일본 옷을 몽땅 샀다”는 이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 교수가 성희롱적인 발언과 함께 미투 운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적 발언을 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그 외에도 “교회를 왜 나가는지 모르겠다. 그게 다 가짜인데 진짜로 믿는 게 한심하다”는 내용의 발언도 있었다고 게시물은 전했다. 게시글 작성자는 “강의 시간에 이런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면서 “수업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들을 계속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글이 올라온 뒤 추가 제보도 이어졌다. 한 작성자는 “구체적인 유흥업소 이름을 언급하며 ‘남학생은 웨이터로 일하더라. 여학생들은 편의점보다 시급이 높으니 일하는 것’이라고 했다”면서 “교수는 ‘나쁘게 보지 않으니 여기 있는 학생들도 유흥업소에서 만나면 인사해라. 여학생들은 밤에 위험하니까 차비도 준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전북대 당국은 10일 이 사실을 학과에 통보했다. 해당 교수는 모든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지난 11일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과는 교수회의를 통해 이 수업을 폐강했다. A 교수는 “세상에는 다양한 관점이 있는데 내 입장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고려하지 않고 수업한 데 대해 사과한다”면서 “차후에는 좀 더 강의 내용 전달에 힘쓰고 사적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대학 인권센터에서 이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에 트럼프 “美 전략비축유 방출 승인”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에 트럼프 “美 전략비축유 방출 승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 시설 두 곳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 중단된 것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이 사태가 국제 유가에 끼칠 영향을 고려해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승인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유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을 근거로, 나는 전략비축유로부터 석유 방출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필요한 경우 시장에 잘 공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텍사스와 다른 여러 주에서 현재 허가 과정에 있는 송유관의 승인을 신속히 처리할 것을 모든 관련 기관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앞서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소유한 최대 석유 시설인 동부 아브카이크의 탈황·정제 시설과 쿠라이스 유전 등 두 곳이 전날 무인기(드론)의 공격을 받아 사우디의 원유 생산 절반이 차질을 빚는 사태가 발생했다. 아브카이크는 사우디의 최대 석유 탈황·정제 시설이며 쿠라이스 유전은 사우디 최대 유전 지대의 하나이다.친이란 성향의 예멘 반군은 자신이 이들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했으며 이란은 이번 공격과 자국의 관련설을 부인했다. 로이터통신과 CNBC방송에 따르면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폭스뉴스 방송의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에서 “이란 정권은 세계 에너지 공급에 필수적인 민간 지역과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에 책임이 있다”면서 “우리는 그것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의 원유 생산·수출에 큰 차질이 빚어지면서 국제 원유 시장의 수급 불안으로 유가도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亞 정상 도전하는 남자배구…도쿄올림픽 예선 티켓 확보

    한국 남자배구가 20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의 첫 관문을 통과하며 16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도전장을 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5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아시아배구연맹(AVC) 선수권대회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0으로 제압하고 3전 전승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쿠웨이트전에서 2승째를 수확해 8위까지 주는 2020도쿄올림픽 대륙별 예선 티켓을 일찌감치 확보한 대표팀은 이로써 2003년 대회 우승을 끝으로 밟지 못했던 아시아 정상을 노크한다. 이 대회에는 16개국이 출전했다. 내년 1월 올림픽 대륙별 예선 티켓을 챙겨 당초 1차 목표를 달성한 한국의 이 대회 마지막 우승은 당시 차주현(실업배구연맹 부회장) 감독이 지휘하던 2003년 중국 톈진대회에서였다. 직전 대인 2017년 대회 때는 3위에 그쳤다.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 24위의 한국 남자배구 정상 행보는 험난하다. 함께 8강에 오른 세계 11위의 일본은 물론 호주(16위)와 중국(20위)에 이어 세계 정상급의 이란(8위)의 벽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 8강이 펼쳐지는 2차리그에서 일본, 대만과 한 조에 묶였다. 임 감독은 “남은 경기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줘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드론 공격당한 사우디 석유 심장부… 전 세계 공급량 5% 사라져

    드론 공격당한 사우디 석유 심장부… 전 세계 공급량 5% 사라져

    세계 최대 원유 시설 하루 처리 700만 배럴쿠웨이트 침공 이래 500만 배럴 중단 처음 가동 중단 계속 땐 세계 에너지시장 타격 예멘 반군 “우리가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친이란 계열 예멘 반군의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된 아브까이끄 단지는 사우디의 최대 석유 시설이라는 점에서 그 여파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했다. 국제사회는 사우디 정부와 공조하며 유가 안정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전날 예멘 반군의 공격을 받은 두 곳 가운데 하나인 아브까이끄 단지는 사우디의 최대 석유 탈황·정제 시설이다. 사우디 동부에 몰린 주요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탈황·정제해 수출항이나 국내 정유시설로 보낸다. 하루 처리량이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70%에 해당하는 700만 배럴에 이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전문가인 시장조사업체 IHS의 로저 디완 부사장은 아브까이끄 단지를 석유 수급 체제에 있어 “심장과 같다”며 이번 화재는 “심장마비가 일어난 셈”이라고 비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 시설의 가동 중단 상태가 계속되면 세계 에너지 시장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제이슨 보르도프 미 컬럼비아대 국제에너지정책센터장은 “아브까이끄 단지는 아마 세계 원유 공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설”이라면서 “이 공격으로 유가가 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공격으로 하루 57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는 전 세계 생산량의 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뒤로 사우디가 하루 500만 배럴 규모의 생산을 줄이기는 처음이다. 다국적군이 이라크에 개입한 그해 사우디는 하루 평균 400만 배럴의 생산 손실이 있었다. 특히 이번 화재는 아람코가 상장을 추진 중인 가운데 발생해 어려움을 키웠다. 사우디가 생산량을 하루빨리 회복시키지 못하면 기업 공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이번 공격에 쓰인 드론이 어디에서 날아왔는지 불분명한 것도 유가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에너지 컨설팅회사 라피단 에너지그룹의 밥 맥낼리 대표는 “(드론 출발지가) 이라크라면 유가가 몇 달러만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이란으로 확인돼) 보복 논의로 확대되면 쉽게 10달러 이상 오른 가격에 거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멘 반군은 자신들이 사우디 석유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했다. WSJ는 이번 공격이 이란이나 이라크에서 발사된 미사일과 연관됐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중동 언론은 사우디 석유시설을 공격한 무인기가 이라크 국경 방향에서 날아왔다며 이란이 지원하는 이라크 내 무장조직의 소행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에 대해 아딜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이라크는 헌법상 영토가 이웃 국가들을 공격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노력해 왔다”면서 “이라크 정부는 헌법을 위반하려고 시도하는 사람은 누구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국제사회는 사우디 정부와 공조하며 유가 안정에 나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사우디 당국, 주요 산유국 등과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부도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필요할 경우 전략 비축유를 풀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전략 비축유 보유량은 6억 4000만 배럴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美 “1억 달러 지원”… 아마존 기금 운용 재개하나

    아마존 열대우림 훼손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중단된 ‘아마존 기금’ 운용이 조만간 재개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아마존 열대우림과 생물종 다양성 보호를 위한 기금 조성을 약속한 데 이어 국제사회도 아마존 기금 운용 재개 방안을 논의하고 나섰다. BBC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브라질 외교장관을 만나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위해 1억 달러(약 1195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기금은 민간 부문의 주도 속에 10여년에 걸쳐 조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브라질 아마존 지역 9개 주 정부 주지사들은 이날 노르웨이·독일·영국·프랑스 등 유럽 4개국 대사들을 만나 아마존 기금 운용 재개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구체적인 내용은 30일 안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설치된 아마존 기금은 현재 34억 헤알(약 9952억원) 정도가 조성됐다. 노르웨이가 94%를 부담했고 독일이 5.5%, 브라질 국영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가 0.5%를 냈다. 그러나 최대 공여국인 노르웨이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가 계속된다는 이유로 신규 기부 계획을 취소하는 바람에 기금 운용이 중단된 상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동백꽃 필 무렵’ 손담비, 카페 알바생役 “맹해보이지만 반전 인물”

    ‘동백꽃 필 무렵’ 손담비, 카페 알바생役 “맹해보이지만 반전 인물”

    하반기 최고 기대작,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제작 팬엔터테인먼트)에서 손담비는 동백(공효진)이 운영하는 까멜리아의 알바생 향미 역을 맡았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여타 드라마와는 다르게 로맨스와 스릴러 그리고 휴먼 드라마의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는 그녀는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일어나는 과정들이 정말 재밌었다”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향미에 대해 손담비는 “겉으로는 맹하게 보이지만, 관찰력이 좋아 모든 것들을 다 알고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뛰어난 직관으로 옹산 사람들의 비밀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옹산의 비밀 탐지기이자 비밀 콜렉터라고. 손담비도 이렇게 통통 튀는 향미가 마음에 들었다. “맹할 때 보면 귀엽기도 하고, 어떻게 볼 때는 얄밉기도 한 여러 가지 매력을 갖고 있는 캐릭터”라며 “그동안 만나보지 못했던 역할이라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컸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인물을 연기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향미는 속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겉으로 표현을 많이 하고, 감정을 감추지 않고 바로 이야기한다. 대사가 많고 빠른데, 생각이 없는 표정을 지어야 하는 게 어려웠다”는 손담비. 그래도 “그 점이 향미의 매력이자 포인트이기 때문에, 잘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향미가 하는 얄미운 짓에도 이유가 있고, 어떻게 보면 사랑받고 싶은 아이 같다. 그녀가 어떻게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지 지켜봐주시면 좋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한편,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을, “사랑하면 다 돼!”라는 무조건적인 응원과 지지로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의 폭격형 로맨스. 더불어 동백과 용식을 둘러싼 이들이 “사랑 같은 소리하네”를 외치는 생활 밀착형 치정 로맨스다. ‘쌈, 마이웨이’의 임상춘 작가와 ‘함부로 애틋하게’, ‘너도 인간이니’의 차영훈 감독이 ‘백희가 돌아왔다’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겨울연가’, ‘해를 품은 달’, ‘닥터스’, ‘쌈, 마이웨이’, ‘사랑의 온도’ 등 수많은 히트작을 선보인 ‘드라마 명가’ 팬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았다. 오는 18일 수요일 밤 10시 KBS 2TV에서 첫 방송된다. 사진제공 = 팬엔터테인먼트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오늘 도쿄 낮 온도는 섭씨 25도, 그런데 눈이 내렸습니다

    오늘 도쿄 낮 온도는 섭씨 25도, 그런데 눈이 내렸습니다

    내년 도쿄하계올림픽 조정과 카누 경기가 열리는 시포레스트 워터웨이 경기장은 13일 한때 섭씨 25도였다. 그런데 눈발이 날렸다. 물론 이상 기후가 아니었다. 도쿄올림픽이 극심한 무더위 속에 열려 최악의 대회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들이 많은데 온도를 조금이라도 낮춰 쾌적한 관람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인공 눈을 내리는 실험이 실행된 것이다. 대략 300㎏ 무게의 인공 눈이 관람석 위에 뿌려졌다. 도쿄의 7월 평균 기후는 섭씨 35도에 습도 80%다. 그런데 2000명을 수용하는 이곳 경기장의 절반은 지붕에 덮이지 않아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아내야 한다. 건설 경비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지붕 크기를 절반으로 줄여서다. 이날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카누 스프린트 테스트 이벤트에 관람객으로 초빙돼 5분 남짓의 인공 눈 실험을 지켜보며 나름 즐거워했다. 원하는 결과를 얻었는지 곧바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단 눈 내리기 전이나 후나 섭씨 25.1도의 온도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오카무라 다카시 조직위 커뮤니케이션 및 지휘통제국장은 예상했던 대로는 아니지만 눈이 내려 다른 이점을 누릴 수 있었다며 “이 기계의 장점은 스프레이 장비를 갖춰 관람객들의 기분을 다시 상쾌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며 오락거리도 된다”고 말했다. 이 장비는 이전에 음악 축제에서도 선보인 바 있는데 얼음을 갈아 눈을 만들어 이를 공기와 섞어 날려 바람 부는 여건이라면 15m 떨어진 곳까지 뿌릴 수 있다. 가동 비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조직위가 이 장비를 대회 기간 가동할지 확정된 것은 아니며 이날 한 차례 더 실시하고 앞으로 몇 차례 더 실험할 계획이다. 도쿄가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2013년부터 날씨를 시원하게 만드는 프로젝트는 ‘미스티(물안개) 머신’부터 커다란 우산 모양의 모자까지 거의 모두 시도해본 상황이다. 지난해 일본 정부는 일주일 동안 적어도 65명 이상이 열파와 관련해 숨지자 자연재해로 선포했고 올해 7월에는 5000명 이상이 무더위를 호소하며 병원 치료를 원하기도했다. 지난달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ITU)은 도쿄올림픽 예선 경기 날, 수은주가 섭씨 32도까지 치솟자 코스를 단축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일찍부터 지구력이 요구되는 경기를 가장 시원한 시간에 치를 수 있도록 아베 신조 총리에게 서머타임을 시행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마라톤 레이스는 일찌감치 새벽 6시에 출발하도록 이미 확정된 상태다. 마라톤 풀코스(42.195㎞) 도로는 표면 온도를 섭씨 8도 이상 오르지 못하게 열을 흡수하는 소재로 코팅하도록 했는데 휠체어를 이용해 훨씬 더 표면 가까이에서 호흡해야 하는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육상 선수에게는 더욱 절실한 문제가 되고 있다. 장애인 선수들은 비장애 선수들보다 체온이 2~3도는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마라톤 등 도로 경기를 즐기는 관람객들에게 가능한 그늘을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에어컨이 가동되는 건물의 창문을 모두 개방하도록 하는 조치들이 거론되고 있다. 또 조직위는 스폰서십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해 경기장 안에 관람객이 물병을 갖고 입장하지 못하게 하는 관례를 깨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내년 7월 24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패럴림픽은 8월 25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개최된다. 그 전에 일본 럭비월드컵이 열려 40만명 정도가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일 도쿄에서 개막식이 열리고 12개 경기장에서 경기가 이어져 지역 관광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금민, 유럽 여자 챔스리그 데뷔전

    이금민, 유럽 여자 챔스리그 데뷔전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이금민(25·맨체스터 시티)이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았다. 맨시티 입단 이후 첫 선발로 나선 이금민은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금민은 13일(한국시간) 스위스 루가노의 코르나레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 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32강 1차전 원정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 활약했다. 국내 실업 축구 WK리그 경주 한국수력원자력에서 활약하다가 7월 말 맨시티로 이적한 이금민은 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개막전에 교체 출전한데 이어 이날은 챔피언스리그 데뷔와 함께 첫 선발 출격까지 이뤘다. 한국 여자 선수가 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건 지소연(첼시), 조소현(웨스트햄)에 이어 이금민이 세 번째다. 2선의 오른쪽에 배치된 이금민은 양 팀이 1-1로 맞서던 후반 1분 페널티 지역 안에서 상대 선수의 파울을 얻어내 페널티킥을 끌어냈다. 키커로 나선 이퍼 매니언이 성공하면서 2-1 리드를 잡은 맨시티는 이후 파울리네 브레머, 캐롤라인 위어가 두 골씩 폭발하고 재닌 베키가 한 골을 보태 7-1 대승을 거뒀다. 이금민이 유도하고 매니언이 넣은 페널티킥이 결승골이 됐다. 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본선은 32강부터 준결승까지 홈 앤드 어웨이의 녹아웃 방식으로, 결승은 단판 승부로 펼쳐진다.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맨시티는 26일 안방에서 2차전을 치른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문화마당] 88개 피아노 건반과 나이, 조화의 예술/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88개 피아노 건반과 나이, 조화의 예술/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피아노에는 88개 건반이 있다. 중간 정도에 위치한 건반들이 주로 연주되고 최고음부나 최저음부는 현대음악에서가 아니면 그리 자주 쓰이지 않는다. 건반 제일 오른쪽 가장 높은 ‘도’음부터 그 아래 한 옥타브 정도의 최고음부는 피아노 먼지 털 때 어쩌다 눌려 소리를 내는 정도랄까. 고음으로 갈수록 현을 때리는 해머 크기가 작아져 건반 무게도 그에 따라 가벼워진다. 스치는 걸레나 먼지떨이에도 영롱한 소리를 발산한다. 반대로 제일 아래쪽 가장 낮은 ‘라’음부터 시작하는 최저음부는 피아노 위에 쌓아 둔 책이 떨어지면서 굉음을 내기 전까지는 웬만해선 소리 내지 않는다. 그 자유낙하한 책은 스스로 예술을 창조하며 존 케이지나 백남준 같은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한다. 동료들과 오른쪽 최고음부터 건반 하나씩 나이를 대입해 인간의 나이와 연관 짓기를 즐겨 했다. 제일 오른쪽이 1세 영아라면 왼쪽 최저음은 88세 노인이라 보면 된다. 구조적으로 피아노는 고음으로 갈수록 경도가 강한 에너지를 빠르게, 저음으로 갈수록 경도가 약한 에너지를 천천히 흡수하고 내뿜는다. 나이가 들수록 가청주파수가 낮아져서 그런지, 삶이 느긋해지고 여유 있어서 그런지 어느 정도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대부분 저음에 먼저 손을 댄다. 저음 건반을 슬며시 누르면 마치 피가 심장부터 온몸을 타고 돌아오듯이 진동이 피아노 몸통을 돌아 천천히 소리로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성인이 되고 연륜이 쌓일수록 사고의 유연함이 깊어지듯이 저음은 젊은 고음들을 조화롭게 감싸주고 받쳐주기에 충분하다. 고음부 건반은 야생동물의 반사신경처럼 민첩하고, 소리는 마치 레이저 빔처럼 귀에 꽂힌다. 10대에 피아노를 치다가 줄을 끊고 내심 기뻐했다. 일종의 힘자랑으로 여긴 탓이다.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 못해 어딘가 다쳐야 성에 차는 젊은이들은 피아노에 앉으면 대번 고음부를 두드린다. 참 신기하다. 이렇게 나이에 따라 피아노를 대하는 모습이 다른 것은. 줄이 끊어지는 경우는 피아노의 최저음부와 고음부에서만 발생한다. 영양과다나 영양실조 혹은 적절하지 않은 에너지 활용으로 인해 질병과 사고 위험이 큰 어린이와 노약자의 나이대는 피아노의 그것과 또한 흡사하다. 믿거나 말거나일 수도 있다. 5대양 6대주와 5장 6부가 하나의 이치로서 사람을 하나의 소우주로 여기는 동양철학이 있듯 분명 스타인웨이 피아노 공장에서는 사람이 곧 피아노라는 그들만의 철학이 없으리란 법이 없다. 어차피 별로 연주되지 않을 제일 높은 옥타브 음역대를 왜 굳이 조율하며 관리할까. 그에 대한 대답은 그 최고음들을 조율하면서 향판의 압력을 바로잡아 다른 모든 음역대의 성질을 바꿀 수 있다는 데 있다. 아기들이 작고 연약해 보일지라도 사실은 엄청난 양의 영양을 섭취하며 성인으로서는 상상도 못 할 세포분열을 하고 있다. 그런데 시간이 촉박하다고 마지막 최고음까지 조율하지 않고 서둘러 끝내는 조율사들이 있다면, 아기의 놀라운 잠재력을 갖고 있는 당신의 피아노는 학대받고 있는 거나 다름없다. 20세에서 35세, 아름답고 빛나는 청춘은 역시 건반 위에서도 왕성하다. 우리가 주로 멜로디를 연주하는 오른손 중고음부는 피아노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다. 실제로 피아노 공정에서 완성된 소리를 만들기 가장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최상의 강직성과 유연성 두 가지를 모두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 두 가지를 효율적으로 잘만 활용하면 그 무엇보다 찬란하면서도 열정적인 울림을 퍼뜨릴 수 있다. 강직해야 할 때 유연하고, 유연해야 할 때 강직한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 모든 조화를 이루는 건 역시나 가장 어려운 예술이 아닐까 싶다.
  • ‘알렉사’ 부터 ‘사라지는 부엌’까지… ‘IFA 2019’가 주목한 트렌드

    ‘알렉사’ 부터 ‘사라지는 부엌’까지… ‘IFA 2019’가 주목한 트렌드

    5G 통신, 8K 화질, 보이스 어시스턴트 일상 속으로 구독 콘텐츠 OTT 전국시대, 거실+주방 융합 대세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가 11일(현지시간) 엿새 간의 일정을 마쳤다.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주목 받았던 스마트홈(IoT), 고화질 경쟁, 보이스 어시스턴트 기술은 올해 IFA에서도 브랜드별로 향연을 펼쳤다. 다만, IFA 2019에선 브랜드마다 여러 플랫폼과 채널을 다양하게 받아들이는 양상이 드러났다. 5G(세대 이동통신)가 도래하면서, 미래기술이 따져보고 평가하는 단계가 아니라 도입 단계에 임박한 까닭이다. 거실과 부엌, 거실과 서재, 차량과 집안 식 공간 분리가 사라지는 트렌드도 올해 IFA에서 엿볼 수 있었다. 많은 브랜드들은 거실이 부엌을, 서재가 거실을 ‘흡수합병’ 하는 식의 전시장을 꾸몄다. #3년 전 신인상 ‘알렉사’… 올해엔 전시장 도장찍기 이벤트까지 2014년 탄생해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와 IFA에서 가전 브랜드 전시장마다 이식돼 주목을 끌었던 아마존의 보이스 어시스턴트 알렉사는 올해 IFA에서 더 공고해진 ‘알렉사 연합’을 과시했다. 아마존은 IFA 2019에서 알렉사 탑재 브랜드 전시장을 찾아 5개 이상 도장을 받아오면, 돌림판을 돌려 경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LG, 하이센스, 모토로라, 도시바, 하이어, 타도, 아이로봇, 링, 모토로라 등 아마존이 방문지로 제시한 전시장엔 한국, 중국, 일본, 미국, 유럽 등의 기업이 망라됐다. 분야 역시 종합 가전을 비롯해 경비, 에너지 관리, 오디오 회사 등이 포함됐다. 사실상 알렉사가 집 안팎 전반을 장악한 셈이다. 구글 홈, 삼성 빅스비는 알렉사와 함께 보이스 어시스턴트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음성이 아닌 스마트폰 앱 등으로 가전을 제어하는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으로 시야를 넓히면, 참여 플랫폼은 더 늘어난다. 이에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인 김현석 대표는 IFA 기간 중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부터 스마트싱스(삼성전자의 IoT 플랫폼)를 다양한 생활케어 서비스와 연동시키는 여러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TV전시장 단골 아이템 OLED, 8K, OTT 3년 전 알렉사가 가전 브랜드 전시관을 점령했다면, 올해 TV 브랜드 전시관을 점령한 것은 초고화질 기술인 8K와 넷플릭스·라쿠텐 등의 OTT(인터넷을 통한 콘텐츠 제공) 사업자들이다. TV 제조사들은 이제 어떤 OTT 서비스와 손을 잡을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OTT 서비스를 입주시킬지 경쟁하고 있었다. 전시장마다 자신의 TV를 통해 볼 수 있는 OTT 서비스의 종류를 나열한 곳이 많았다. 8K 경쟁은 두 가지 단계에서 이뤄졌다. 우선 화질 과시 경쟁이 치열했는데, 일본과 중국 기업 전시장에선 120인치 초대형 8K TV가 등장했다. 전 세계 유일하게 LG디스플레이만 생산하는 대형 자발광 디스플레이, OLED를 활용해 8K TV를 제작한 브랜드가 많았다. 두 번째로 기존 저화질 콘텐츠를 8K 수준 고화질로 업스케일링 하는 기술을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한일 기업들이 주로 선보였다. 8K TV가 대거 출연했기 때문에, 곧 8K 콘텐츠 제작 역시 늘어날 것으로 TV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초고화질의 쓰임새는 초고속·초저지연 통신인 5G(세대 이동통신) 대중화 속도에 맞춰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그래서 이번 IFA 2019에서 기조연설을 한 화웨이의 세계 첫 상용화 5G 통합칩이 관심이 쏠렸다. 화웨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5G 이동통신망용 모뎀칩을 합친 5G 통합칩 기린990을 오는 19일 출시 스마트폰 메이트30에 적용할 예정이다. #공간 융합… 거실과 통합된 부엌 스마트홈은 1인 가구 증가, O2O(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 발달에 따른 배달 증가와 같은 다른 여러 트렌드와 맞물려 부엌과 거실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같은 종합가전 기업 뿐 아니라 밀레처럼 TV를 생산하지 않는 전통 백색가전 기업 역시 지난해 IFA와 마찬가지로 올해 전시에서도 스마트홈을 강조할 정도였다.이런 가운데 많은 브랜드들이 재료 손질부터 시작하는 완전한 요리 횟수가 줄어든 부엌, 다 함께 하는 식사 빈도가 줄어든 부엌을 염두에 둔 공간을 제시했다. 신선 재료를 투입해 완성된 요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쓰는 쿡탑보다 반조리 제품을 데우거나 한 접시용 요리를 두루 섞어 넣는 오븐에 공을 들인 브랜드가 많았다. LG전자는 롤러블TV를 거실과 주방 사이에 배치해 주방을 행사 공간으로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전시장에서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냉장고는 주방 뿐 아니라 거실에 두어도 되는 냉장고를 제안했고, 많은 중국 브랜드가 비스포크를 연상시킬만큼 다채로운 색상의 냉장고를 선보였다. 글·사진 베를린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40년 만에 제출한 나의 ‘청춘 반성문’

    40년 만에 제출한 나의 ‘청춘 반성문’

    어느덧 청춘을 회고하는 일에는 공감이 뒤따르기 힘들어졌다. 동년배가 아니고서야. “우리 땐 말이야”로 시작하는 꼰대스러운 시선이거나 아니면 “지나고 보니 좋았더라” 하는 식의 무대책과 낭만이 범벅이 되니까. 그런데 은희경이라서 모종의 기대가 일었다. 그라면 적어도 그 시절을 마냥 아련하게는 그리지 않을 것 같아서. 소설가 은희경이 가진 대표 수식어가 ‘세상에 대한 냉소’ 아니었던가. ‘냉소의 아이콘’ 은희경(60) 작가는 실은 ‘은블리’였다. 신작 장편 ‘빛의 과거’(문학과지성사) 출간에 부쳐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작가는 꽃무늬 블라우스에 테니스 스커트, 하이힐 차림이었다. 웃을 때마다 나풀거리는 짧은 웨이브 머리가 발랄했다. ‘빛의 과거’는 2017년의 ‘나’가 작가인 오랜 친구 희진의 소설을 읽으며 1977년 여자대학 기숙사에서의 한때를 떠올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대학 기숙사는 서울과 지방, 계급과 젠더 의식 등 여러 ‘다름’이 처음으로 섞이는, 다소간 폭력적인 공간이다. 이는 1977년 숙명여대 국문과에 입학한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이기도 하다. 그는 왜 지금에 와서 1977년을 소환했을까. “그 전까지는 주어진 조건으로 살아오다가 20대부터는 스스로를 프로그래밍하잖아요? 그때의 첫 경험, 첫 만남들이 굉장한 에너지로 사람 몸에 프로그래밍돼서 오늘의 내가 된 게 아닌가 싶어요. 그때의 내 모습을 지금에 와서 객관적으로 보는 게, 지금의 내 인생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과 같은 의미더라고요.” 소설에서는 322호와 417호에 살던 8명의 룸메이트 중 하나인 ‘나’(유경)의 서술과 희진의 소설, 1977년과 2017년이 60페이지 안팎으로 교차한다. 1977년의 재현에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기억을 교차시켜 그 시절을 명료하게 그리기 위함이다. 소설에는 1970년대 대학가 젠더 담론을 알 수 있는 케이트 밀릿의 ‘성의 정치학’이 등장한다. ‘섹스는 사실 남성이 지배자이고 여성은 피지배자임을 확인시켜 주는 정치 행위’임을 역설하는 책은 미국의 페미니즘 붐을 공부하고 돌아온 교수·강사들을 중심으로 대학가에 널리 퍼졌다. “선진 이데올로기이니까 받아들이긴 했지만, 이걸 우리 현실에 맞춰서 권리 주장을 해야겠다는 생각까지는 못 했다”는 게 작가의 말이다. “소설을 준비하면서 강남역 살인 사건 같은 걸 접했을 땐 비감이랄까, 나의 방관과 도피도 이런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한몫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우리가 싸우지 않고 회피했던 것들과 아직도 젊은이들이 싸우고 있어요.” 소설은 그 시절을 지낸 기성세대의 반성문이라고 그는 여러 차례 말했다. 그래서 작가의 소설은 냉소보다는 객관에 가까워 보인다. 부러 세상을 삐딱하게 보기보다 정확하게 보려는 시선 같은 것이다. 가령 다음과 같은 유경의 반성이 그렇다. ‘나의 결혼은 길거리 헌팅과 비슷하게 절차를 무시한 타인의 행동력에 의해서 결정되었다.(중략) 약점을 숨기려는 것이 회피의 방편이 되었고 결국 그것이 태도가 되어 내 삶을 끌고 갔다.’(181쪽) “제가 지향하는 건 정확하고 건조한 문장이에요. 적실하게 묘사하기를 좋아하고요. 저는 절대 비관주의자가 아니라 휴머니스트예요. 객관적으로 말하려는 사람은 되게 많이 관찰하고 생각한 사람일 텐데, 좋아하는 대상이 아니면 그렇게 하겠어요.” ‘냉소’라는 평에 대한 그의 귀여운 항변이다. 그렇다면 올해로 환갑인 작가의 객관을 지탱하는 힘은 뭘까. “역지사지를 많이 해요. 저도 무슨 사건이 나면 제가 속한 집단의 입장이 맨 먼저 생각나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동시대인인데 자꾸 옛날 생각으로 보면 안 되죠. 몸도 중력 반대 방향으로 일으켜 세우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처럼, 정신도 침잠물이 생기지 않도록 자꾸 섞어야 해요.” 비법이라고 할 순 없지만, 그는 후배 작가들의 신작에 제일 먼저 코멘트를 하는 선배다. 트위터 중독이고.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중 무역전쟁 속 대대적 반격에 나서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중 무역전쟁 속 대대적 반격에 나서는 중국

    지난달 27일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사설격인 ‘종성’(鐘聲) 칼럼의 졸가리는 이렇다. “미국의 일부 인사는 중국이 미국의 공격에 반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의 결연한 반격 의지를 완전히 오판하고 있다. 중국은 중대한 원칙 문제에서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 중국은 어떠한 도발에도 반드시 반격하고 끝까지 싸울 것이다.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전쟁을 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중국은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필요할 때는 반드시 싸울 것이다.” 중국이 무역협상 타결을 원하는 중국 측 전화를 받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발끈하며 대미 경고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수세에 몰렸던 중국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중국 정부가 미국 업체들에 대한 자국 기술기업의 의존도 조사에 착수하고 미국의 제재를 받는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미국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선 가운데, 미국 글로벌 기업의 중국 현지 하청업체의 열악한 노동실태까지 고발당한 것이다. 미국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훙하이(鴻海)정밀공업(Foxconn)이 아이폰 중국 현지 생산공장에서 임시직 노동자를 과다 채용해 중국 노동법을 위반했다는 보고서가 공개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9일 보도했다. 미 뉴욕에 본부를 둔 ‘중국노동자관찰’(中國勞動觀察·China Law Watch)이 앞서 8일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 있는 폭스콘 공장의 열악한 노동환경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내놓은 것이다. 중국 진출한 외국 기업들의 불법 노동행위 실태를 고발해온 CLW는 이 공장에 위장 취업해 감시 활동을 벌인 활동가들을 인용해 폭스콘이 직접 고용하지 않은 파견직 임시 노동자의 비율이 지난달 기준 50%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노동법이 최대 10%로 규정한 임시직 노동자 비율을 훨씬 초과한 것이다 CLW에 따르면 임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받는 유급휴가와 병가를 비롯해 의료, 연금, 고용보험 등의 사회보장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학생들인 일부 임시직 노동자들이 개학에 맞춰 8월 말에 학교로 돌아간 뒤 이 비율은 30%까지 낮아졌지만 중국 노동법이 정한 기준치를 크게 넘어선 것이라고 CLW는 비판했다. CLW는 이어 정저우 공장의 일부 노동자들이 생산량이 많은 기간에 매달 최소 100시간의 초과 노동을 했고, 초과 노동에 참여하지 않으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가혹한 노동환경에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애플은 공급망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책임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발생한 부담을 협력업체와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며 중국 노동자들을 착취해 이익을 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보고서가 애플의 아이폰 신작인 ‘아이폰 11’과 애플워치 신제품 등을 발표하는 시점에 나와 의혹의 눈초리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에 애플은 10일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임시직 노동자 비율이 우리의 기준을 넘었다”며 “폭스콘 측과 긴밀히 협력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문제점에 대해서는 협력업체들과 공조해 즉각 개선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폭스콘도 자체 조사를 거쳐 노동법 위반 사실을 인정하고 개선 조치를 약속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폭스콘 중국 현지공장 직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달에는 아마존의 인공지능(AI) 비서인 ‘알렉사’를 생산하는 폭스콘의 후난(湖南)성 헝양(衡陽) 공장에서 16~18세 청소년 인턴들을 불법적으로 야간·초과 노동에 투입한 사실이 밝혀진 뒤 경영진 2명이 해고됐다. 지난해 1월에는 폭스콘 정저우 공장에서 직원 한 명이 기숙사 건물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2010년 폭스콘 광둥(廣東)성 선전 공장에서 노동자 10여 명이 저임금과 야근 등에 불만을 품고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2012년 1월에는 폭스콘 우한(武漢) 공장에서 노동자 150명이 옥상에 올라가 열악한 근무환경과 노동착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화웨이도 반격에 나섰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3일 미국 정부가 수년간 암암리에 화웨이에 했던 ‘아홉가지 죄(罪)’를 조목조목 나열하며 비판했다. 그 아홉 가지 죄는 ▲화웨이 전현직 직원들을 협박·회유해 미 정부를 위해 일하도록 하고 ▲부당한 방식으로 화웨이 직원이나 협력 파트너를 수사·압류·체포했으며 ▲함정을 파고 화웨이 직원을 사칭해 사건을 꾸며내 화웨이에 불리한 근거없는 소송을 시도하고 ▲사이버 공격으로 부당하게 화웨이 내부 네트워크와 정보시스템을 정탐했으며 ▲ 미국 연방수사국(FBI) 소환 방식으로 화웨이 직원에게 화웨이 정보를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화웨이와 상업적으로 협력하거나 분쟁이 있었던 회사를 동원해 화웨이에 대한 근거없는 소송을 진행했으며 ▲화웨이에 대해 허위·부정적 뉴스를 기반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과거에 완결된 민사 안건을 끄집어 내 기술탈취 혐의를 이유로 선택적으로 조사를 벌이거나 기소했으며 ▲공갈과 비자 거부, 화물압수 등 방식으로 화웨이의 정상적 비즈니스 활동과 기술교류를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화웨이를 겨냥한 제재 공세가 거세진데 대해 적극 맞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대미 반격을 위해 미 업체들에 대한 자국 기술기업의 의존도 조사에도 착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2개월 전부터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공업정보화부, 상무부의 관리들을 동원해 자국 기업들의 공급사슬 구조와 미국에 대한 위험 노출도를 조사해왔다. 조사 대상이 된 기업들에는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小米), 오포, 비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치는 미중 양국이 보복 악순환으로 무역전쟁이 격화할 때 중국 기업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파악하려는 조치이자 분쟁 장기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중국이 미국 무역 공세에 대한 보복으로 외국기업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기로 했을 때와 시점이 맞물려 있어 주목된다. WSJ는 “미국과의 무역분쟁에서 같은 규모의 반격을 가할 때 자국 기업들이 해를 입지 않게 하려고 중국 관리들이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이번 조사에서 잘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연일 격화하면서 중국 희토류 업계는 중국 정부의 ‘희토류 무기화’ 전략을 공식 지지하며 첨병을 자임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희토류산업협회는 성명을 통해 “우리의 산업 지배력을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무기로 쓸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한 중국 정부의 맞대응을 결연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내 300여개 희토류 채굴·가공·제조업체가 소속된 이 협회는 ”미국 소비자들은 미 정부가 (중국에) 매긴 관세 부담을 짊어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희토류 카드 사용을 시사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노골적으로 ‘무기화’를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희토류는 자석과 모터, TV, 스마트폰, DVD 플레이어, 발광 다이오드, 전기차, 풍력 터빈, 의료장비, 정유공장 등 산업계 전반은 물론 레이더, 센서 등 군사 무기에까지 두루 쓰인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은 대부분의 희토류를 중국에서 수입한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 카드는 미국에 큰 타격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2010년 일본과 동중국해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 당시 희토류 수출금지 보복으로 일본이 투항하게 만든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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