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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이 만난사람] 고아출신 ‘한국의 폴포츠’ 성악가 최성봉

    [김문이 만난사람] 고아출신 ‘한국의 폴포츠’ 성악가 최성봉

    참으로 기구한 ‘남자의 일생’이 있다. 살아온 흔적과 기억, 경험이 어디로 갈까. 영화보다, 소설보다 더 진하다. 3살 때 이름도 없이 누군가에 의해 고아원에 맡겨졌다. 그리고 2년 후 구타와 학대를 못 이겨 고아원을 탈출했다. 갈 곳이 없어, 정처 없이 걷다가 다다른 곳이 대전 용전동 유흥가의 중심지였다. 처음 만난 사람이 ‘껌팔이 형’이었다. 이런 인연으로 다섯 살 어린 나이에 유흥가에서 껌과 박카스를 팔았다. 떠돌이 유기견처럼, 길고양이처럼 살았다. 잠은 주로 나이트클럽 건물 계단에서 잤다. 그것도 무슨 죄인지 나이트클럽 삐끼형한테 걸리면 얻어맞기 일쑤였다. 이럴 때면 버스 터미널로 피신해서 잤다. 이마저도 직원한테 들키면 공중화장실에서 잤다. 껌이 팔리지 않는 날이면 쓰레기봉투를 뒤져 먹다 남은 족발이나 통닭조각에 붙은 살점을 뜯어먹으면서 허기를 겨우 채웠다. 어쩌다가 껌을 팔아 모처럼 컵라면을 사서 공중화장실에서 먹는 경우가 있다. 이런 날이면 17~19살 된 형들에게 매맞는 경우가 허다했다. 주머니에 있는 돈을 내놓으라며 두들겨 팼다. 그래서 아무리 껌과 박카스를 팔아도 늘 주머니는 비고 퍼런 피멍이 가시지 않았다. 어느 날 포장마차 아줌마가 지어주는 ‘지성’이라는 이름으로 지내다가 14살 때 경찰서에 붙들려 갔다. 이때 지문조회를 해 보니 ‘최성봉’이라는 것이었다. 서글펐다. 스스로 인간이고 싶었다. 이후 어릴 때 꿈이었던 성악을 배우고 싶어 야학을 했다. 그리고 검정고시 시험을 치렀다. 대전예술고에 진학하면서 성악공부를 하게 됐다. 최성봉(23)씨. 지난해 tvN ‘코리아 갓 탤런트’ 프로그램에 출연, ‘넬라 판타지아’를 부르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연이 알려졌다. ‘한국의 폴 포츠’,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의 주인공에 비교하며 CNN, ABC, CBS, 뉴욕타임스, 타임, 일본의 마이니치 신문, 영국 로이터통신, 독일의 슈피겔 등 전세계 언론에서 그를 주목했다. ●14세때 경찰서 붙들려가 이름 ‘최성봉’ 처음 알아 요즘 그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여전히 바쁜 공연과 불우 청소년을 위한 희망의 전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서초동 한 연습실에서 만났다. 최씨는 일주일에 4~5회 이곳에서 피아노를 치고 목소리를 가다듬는 연습을 한다. 만나자마자 그는 “오늘 연습하려고 했지만 어제 늦게 자는 바람에 좀 피곤하다.”고 말했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라이온스 세계대회에서 공연을 마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관객이 3만여명 모인 공연장에서 ‘넬라 판타지아’를 불렀다고 했다.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관객들을 상대로 또 한번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11일 런던올림픽 출정 한국 대표단 결단식 행사 때에는 애국가를 단독으로 부를 예정이다. 9월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제1회 유튜브페스티벌 행사에 참가해 영국의 폴 포츠와 함께 역사적인 무대에 오른다. 여기에서 그는 릭 애슬리와 폴 포츠에 이어 무대의 피날레를 장식하기로 돼 있다. 그만큼 예우를 해 주는 무대여서 벌써부터 설렌다고 한다. 최근에는 자서전 ‘무조건 살아 단한번의 삶이니까’를 펴냈다. 그는 글을 쓰는 것을 여전히 두려워한다.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씨가 구술하고 작가가 썼다. 자연스럽게 책 얘기부터 나왔다. 얘기는 솔직하면서도 달변 수준이었다. “글은 15살 때 처음으로 더디게 배웠습니다. 글쓰는 게 지금도 너무 힘들어요. 문장으로 이어 나가는 것이 어렵습니다. 요즘에는 고급단어를 좀 배우고 있죠. 책은 홍보가 덜 돼서 그런지 많이 안 팔린 것 같아요. 책이 나온 지 얼마 안 되기는 했지만…. 저는 외국에서 인기가 더 있으니까 영문판을 내면 더 팔리겠지요.(웃음) 유학도 가야 하고….” ●자신보다 안타까운 삶에 위로 받기도 지난 6월 21일에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주최하는 ‘나눔 톡 콘서트’에서 불우 어린이를 상대로 ‘그대 아직 절망할 때가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호스피스병원에서도 여러 차례 강연했다. 기구한 삶, 아픈 상처를 딛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그를 초청하는 일이 많아졌다. “제가 강연할 때 마음이 약한 사람은 막 울어요. 대장암 말기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분이 저를 보면서 ‘이런 아이도 살았는데 나는 신세한탄만 했구나’라고 말씀하셨을 땐 조금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언제나 죽고 싶다는 생각만 했거든요. 살려고 산 것이 아니라 죽지 못해 살았거든요.” 강연 요청은 기업체 등에서도 많이 온다고 했다. 얼마 전에는 청와대에서 가서도 인생 역정을 강연했다. 그의 강연 만족률은 항상 1위로 기록된다. 아무런 메모나 원고도 없이 살아온 얘기만 솔직하게 늘어놓은 다음 ‘넬라 판타지아’로 마무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득 어디에서 살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강연과 공연을 하면서 돈은 얼마나 모았을까. “서초동에서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0만원짜리 원룸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를 아껴 주시는 분들이 마련해 준 공간이지요. 돈요? 솔직히 강연 나가면 돈받기 미안해요. 불우 청소년, 호스피스 병동 같은 데서 몇십만원 주시는 경우가 있는데 받으면 거기에 그냥 돈을 놓고 오는 경우가 많아요. 소년소녀 가장들에게도 마찬가지고요.” 대신 미국이나 스페인 등 해외공연할 때에는 개런티를 제대로 받는다고 했다. 사전에 출연료가 맞지 않으면 거절할 정도다. 이 대목에서 고민 하나를 털어놓는다. 국내외 공연을 할 때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혼자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소속사나 매니저를 두고 활동하고 싶은데 선뜻 결정할 수가 없다고 했다. 왜냐 하면 어릴 때부터 어처구니없이 당한 일들이 수도 없이 많아서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혼을 해서 부인이 매니저하면 안 되느냐고 했더니 “주변에 있는 여자팬들은 대부분 연륜이 많은 분들이다.”라며 웃는다. 그러면서 힘겹게 살아온 지난 세월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부연한다. “거친 세상에 내던져져 생존만을 생각하며 살아온 지난 시간 저는 나쁜 짓도 많이 했고 제가 상처받은 만큼 남에게 상처를 입히면서 살아왔습니다. 막장 인생, 하류 인생으로 살아온 제가 하루아침에 다른 얼굴을 하고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고 한다는 게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루아침에 인생과 사람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희망을 말하려고 합니다.” ●어릴적 당한일 수없이 많아 매니저 두기 결정 못 내려 고아 껌팔이에서 여러 매체에서 오르내리는 유명인이 된 지금, 다른 사람들이 ‘행운아’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는 지금도 소박한 희망을 가지고 살고 싶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앞으로의 삶은 희망의 전도사, 음악으로 세상과 교류하고 싶을 따름이란다. 잠시 피아노를 친다. 복잡한 클래식 악보는 못 읽지만 자신이 즐겨 부르는 노래, 성악 곡은 대부분 칠 수 있다고 했다. 15살 때 피아노를 처음 구경했다.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보다가 어릴 적 어떤 노래를 좋아했느냐고 물었다. “어린 시절 껌을 팔다가 들었던 노래가 있습니다. 요즘도 혼자 부르고 있습니다. 해바라기의 ‘사랑으로’입니다. ‘여자 친구가 전화 안 받아 삐졌네’라는 노래는 공감이 안 되는데 ‘사랑으로’는 지금도 마음에 와 닿습니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라는 가사가 말입니다.” 나머지 노래도 이어진다. ‘아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주리라~’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음악을 통해 다리 하나를 건넌 제가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절망이 있는 곳을 찾아가 노래를 부르는 일뿐입니다.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듯이….” 어떤 경우에도 희망을 노래하고 희망을 전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걸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최성봉은 누구 신인발굴 프로 출연… 동영상 사상 최단 5000만회 조회 서울 출생이다. 5살 때 고아원에서 도망 나와 10년 동안 대전 유흥가에서 껌팔이를 하면서 살았다.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유흥가 계단에서 잠을 잤다. 주변의 어른은 조폭, 양아치, 노점상인 등으로 말보다 욕을 먼저 배우면서 자랐다. 낮보다 주로 밤에 활동했다. 폭력을 견디며 유년기를 보냈다. 조폭에 쫓겨 야학으로 숨어들었고 기초 수급자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14살이라는 것, 이름이 최성봉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야학에서 한글을 익혔고 껌팔이 시절 들었던 성악에 매료돼 지금의 은사 박정소 선생을 만나게 됐다. 이때부터 신문팔이, 공사장 잡부 등으로 밥벌이를 했다. 검정고시로 중학교 과정까지 마친 다음 대전예술고에 진학했다. 친구들처럼 성악 레슨을 받고 싶어 밤샘 아르바이트로 레슨비를 벌었다. 졸업 후 대학 진학은 엄두도 못내 일용직 노동자로 전전하다가 2011년 tvN ‘코리아 갓 탤런트’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첫 방송 동영상이 최단 기간 5000만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현재 국내외에서 많은 공연과 강연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2년 제9회 촛불상을 수상했으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무조건 살아 단 한번의 삶이니까’라는 자서전을 펴냈다.
  • “대학생 자녀에 장학금 드려요”

    ‘대학생 자녀들의 장학금을 신청해 주세요.” 경북 울진군은 오는 16일부터 9월 28일까지 ‘2012학년도 대학생 장학금’ 대상자 신청을 받는다고 3일 밝혔다. 신청 자격은 2년 이상(2010년 6월 25일 이전) 주민등록 주소지가 울진군으로 돼 있는 군민 또는 군민의 자녀, 학업 우수 및 직장인의 경우 올해 1학기 성적 평점 2.0 이상인 자이다. 군은 이들 가운데 1350명을 선착순으로 선발, 1인당 100만원씩 총 13억 500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1차 장학금 신청 접수는 16일∼8월 14일이며 올해 2학기 복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2차 장학금 신청은 8월 20일∼9월 28일 주민등록 주소지 읍·면 사무소에 신청하면 된다. 특히 올해부터 이중 수혜 범위(민간 장학재단 포함)를 50만원에서 150만원까지 확대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확대 지급한다. 이들에 대한 임광원 군수의 특별 배려가 반영됐다. 군의 대학생 장학금 지급은 울진원자력발전소 특별회계 육영사업의 하나로 2006년부터 시작돼 지난해까지 연인원 5251명에게 모두 52억 5800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군 관계자는 “도내에서 대학생 자녀들에게 대규모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사례는 울진군이 유일하다.”면서 “울진 출신 학생들이 국가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훌륭한 인재가 되어 달라는 뜻이 담긴 만큼 자부심를 갖고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울진군은 2006년 전국 최초로 중·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실시한 데 이어 올해부터 초·중학교 전면 무상급식 시행에 들어갔다. 울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금융상품 백화점] 은퇴 코앞이라도 걱정마세요

    IBK기업은행은 이미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앞둔 만 50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IBK 9988 장수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입출금식 ▲적립식 ▲거치식 일반형 ▲거치식 연금형 등으로 구성된다. 입출금식은 4대 연금과 기초노령연금 실적이 있으면 50만원 이하 잔액에 대해 연 2% 금리를 제공한다. 적립식은 월 1만원에서 50만원까지, 거치식 일반형은 1만원 이상이면 3년 이내 연 단위로 가입할 수 있다. 거치식 연금형은 3년부터 최장 10년까지 300만원 이상 가입할 수 있다.
  • 서울도 정신대 피해자지원 조례 제정 움직임

    광주광역시가 일제 강점기 여성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에게 지원금을 주는 조례를 이달부터 시행한 가운데 서울시에서도 관련 조례안 제정 움직임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이강무(민주통합당) 서울시의회 의원은 서울지역 근로정신대 피해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다음 달 중 발의하기로 하고 현재 피해자 현황 등의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제에 의해 국내와 남양군도, 일본, 중국의 군수공장과 탄광, 농장 등에 강제 동원돼 혹독한 조건에서 노동 착취를 당한 여성이다.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서울에 거주하는 근로정신대 피해자는 52명이다. 전국에 생존한 피해자는 600명 안팎인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시가 생존자에게 매달 50만원씩 제공한다고 가정하면 월 2600만원, 연간 3억 12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이 의원은 “광주시 조례와 근로정신대 피해 현황 등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큰 예산이 드는 일도 아닌 만큼 이달 중 발의안 작성을 끝내고 다음 달 의원발의를 거쳐 올해 안에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근로정신대 피해자 가운데 시에 1년 이상 거주한 이들을 대상으로 매달 생활보조금 30만원과 20만원 이내의 진료비를 지급하고, 사망하면 장제비 100만원을 지원하는 조례안을 전국 최초로 마련해 이달 1일부터 시행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사건 Inside] (38) 한밤중 응급실 참사…그녀는 왜 사실혼 남편을 찔렀나

    [사건 Inside] (38) 한밤중 응급실 참사…그녀는 왜 사실혼 남편을 찔렀나

     지난 7일 밤 10시 30분쯤 경기도 일산의 한 공원. 산책을 즐기고 있던 주민들에게 갑자기 어디선가 찢어지는 고성이 들려왔다. 여름 밤의 여유를 방해받은 사람들은 일제히 눈살을 찌푸렸다.  큰소리는 부부로 보이는 2명의 남녀로부터 나오고 있었다. 그 옆에는 다른 젊은 남자가 유치원생쯤 돼 보이는 여자아이와 서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지나던 사람들이 그들의 다툼에 끼어들거나 끼어들고 싶은 마음이 생길 계제는 아니었다.  30여분이 지났을까, 공원에 외마디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잠시 후 공원 인근의 한 병원 응급실에 아까 여자와 싸우던 남자(41)가 목에 피를 흘리며 뛰어들어왔다. 남자의 왼쪽 목에는 날카로운 물건에 베인 상처가 나 있었다. 위중한 상태는 아니었다. 의료진은 상처부위를 지혈하고 응급처치를 했다.  얼마 후 아까 남자 앞에서 맞고함을 치던 여자(29)가 벌겋게 상기된 얼굴을 한채 응급실로 달려왔다. 누워있는 남자를 향해 달려간 여자는 들고 있던 흉기를 무자비하게 남자에게 휘둘렀다. 사방으로 피가 튀었다. 함께 온 다섯살짜리 딸이 “하지 말라.”며 울부짖었지만 여자는 이미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상태였다.  응급실은 순식간에 공포의 도가니로 변했다. 의료진이나 환자 누구도 손 쓸 겨를이 없었다. 남자는 그대로 절명했다.    ● 딸까지 낳아가며 6년을 살았는데…사실혼 부부의 비극  인쇄업을 하던 남자와 여자는 딸 하나를 둔 사실혼 관계의 동거인이었다. 12살 띠동갑 남녀는 2006년 처음 만나 한 살림을 차렸고 일주일에 2~3일 정도를 함께 지냈다.  “이제 우리 그만 만나자. 더는 힘들다.”  어느날 남자의 한마디가 파국을 불렀다. 혼인신고만 안했을 뿐 남편과 다름없었던 사람의 이별 요구였다. 매달리고 애걸했지만 남자의 반응은 싸늘했다.  곧이어 남자는 여자에게 다달이 건네던 생활비도 끊어버렸다. 직업이 없이 기초수급대상자 지원금 월 50만원과 남자의 지원으로 생활해 오던 여자는 생활 자체에 위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여자는 남자에게 만남을 요구했다. 살인이 일어난 바로 그날이었다. 여자는 이 자리에 남동생과 딸을 데려갔다. 혈육을 보면 남자가 마음을 돌릴 것으로 생각했던 것일까. 그러면서 흉기도 준비했다.  공원에서 두 사람의 다툼이 시작되자 동생은 조카를 데리고 자리를 피했다. 그 사이 여자가 흉기를 휘두르고 남자가 병원 응급실로 도망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여자의 1차 공격이 있은 후 동생은 흉기를 빼앗고 그를 편의점으로 데려갔다. 하지만 이미 누나는 감정의 통제선을 넘어선 상태였고, 동생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응급실로 달려갔다.  ● 의문투성이 살인사건, 범행 동기를 풀 열쇠는…  여자는 마침 다른 사건 때문에 병원을 찾은 경찰에 바로 체포됐다. 경찰에서 여자는 “헤어지자고 말한 게 화가 나 일을 저질렀다.”고만 말하고 굳게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 때문에 6년동안 남편으로 여겨온 사람을 응급실까지 쫓아가 무참하게 살해할 수 있었을까.  여자는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각종 진술을 종합해 볼때 사건의 핵심은 어린 딸의 문제였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숨진 남자의 유족은 둘 사이에 딸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뿐 아니라 그것이 사실이 될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고 싶어했다. 유족은 “두 사람의 관계가 정말로 어떤 것이었는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아이가 친딸인지 어떻게 장담하느냐.”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해본 결과 아이는 그들의 친딸이 맞다.”면서 “딸의 성도 남자의 성에서 따왔다.”고 말했다. 문제는 딸의 호적이 여자의 아버지, 즉 아이의 외할아버지 쪽에 등록돼 있었다는 것이다. 딸의 존재를 숨겼던 남자, 딸에게 법적인 아빠를 만들어주려는 여자. 두 사람이 끊임없이 이 문제로 충돌해왔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추측이다.  살인 혐의로 구속된 여자는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정에 나와서도 범행을 시인한 것 외에는 아무런 진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졸지에 부모를 모두 잃은 아이는 현재 여자의 가족이 데리고 있다. 충격에 빠진 남자의 가족은 아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딸에게 정상적인 가정을 만들어주려던 빗나간 모정은 아이에게 끔찍한 기억만을 남긴 채 최악의 결과로 마무리됐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카드사 부가서비스 절반 축소

    신용카드사들이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부가서비스를 기존보다 절반 이상으로 줄였다. 카드사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부가서비스를 줄일 방침이어서 소비자들의 혜택은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28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올해 들어 6월까지 포인트, 마일리지, 캐시백 등 할인 혜택을 지난해에 비해 50% 이상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부가서비스를 받기 위해 필요한 전월 이용액도 평균 50% 정도 높였다. 전월 이용액이 20만원만 돼도 극장 할인 등 각종 부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지만 무이자 할부 제외 등 조건이 포함되면서 실제론 30만~50만원은 써야 기존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를 줄인 이유는 최근에 있었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때문이다. 또 카드사들은 수수료율 차별 금지법안이 지난해 2월 통과돼 수익이 지난해에 비해 20~30% 정도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올 하반기에 부가서비스를 줄이겠다는 공지를 쏟아내고 있다. 삼성카드는 에버랜드 등 놀이공원 이용료 할인 조건을 새달부터 강화할 방침이다. 3개월 월평균 사용액이 20만원이면 할인이 됐으나 수혜 기준이 30만원 이상으로 높아진다. 영화관과 외식 할인서비스 이용 조건도 월 사용액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렸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0월 2일부터 상품별로 달랐던 주유 적립 이용액 한도를 월 30만원으로 일원화할 방침이다. 현대카드는 ‘The Purple’ KT 프리미엄 서비스를 11월부터 제한한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파업참여 이현우씨 하소연 “도로비 야간 할인에 밤샘운송”

    파업참여 이현우씨 하소연 “도로비 야간 할인에 밤샘운송”

    “먹고살기 힘들어 거리로 뛰쳐나왔다 아입니꺼.” 27일 오전 부산 남구 용당동 신선대부두 화물연대 집회 현장에서 만난 이현우(43·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씨의 하소연 섞인 푸념이다. 연일 계속되는 파업에 참여하느라 그동안 집에 한 차례도 못 들어간 그의 검게 탄 얼굴에는 피로감이 역력했다. 그는 올해로 컨테이너 트럭 운전대를 잡은 지 햇수로 23년째인 베테랑 운전기사다. 월 10여 차례 화물을 싣고 부산~서울을 오간다. 1회 운행에 100만원 정도의 운임을 받아 월 1000만원 남짓의 매출을 올린다. 하지만 기름값, 고속도로 통행료, 차량유지비, 법인 지입료, 알선업체 소개료 등을 제외하면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은 고작 130만~150만원에 불과하다. 월 100만원도 채 못 가져가는 동료도 허다하다는 것이다. 대다수 트레일러 기사가 그러하듯 그도 고속도로 통행료와 기름값을 아끼려고 야간 운행을 주로 한다. 야간에는 도로비가 50% 할인되기 때문에 야간에 출발해 다음 날 내려온다. 한 달 동안 뛰는 거리만 족히 1만 3000여㎞에 달한다. 부산~서울을 왕복하는 데는 대략 350ℓ의 경유가 든다. ℓ당 경유값 1870원으로 계산하면 기름값만 65만 4500원이다. 정부에서 ℓ당 348원씩 지급하는 유가보조비 12만 1800원을 빼면 53만 2700원이 기름값으로 나간다. 도로비는 편도 5만여원이 든다. 부산에서 오후 9시 전후 출발해 늦어도 출근시간 전인 오전 6시쯤 서울 목적지에 도착한다. 끼니는 주로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에서 5000~6000원짜리로 때운다. 11년 된 차량의 감가상각비와 법인 지입료, 주차비 등을 고려하면 이씨의 수입은 더욱 줄어든다.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컨테이너 운전기사들의 수입이 꽤 괜찮았다.”는 그는 “기름값, 차량 유지비 등 모든 게 인상됐지만 운임료 등은 거의 제자리에 머물고 있어 파업이 계속 되풀이되고 있다.”며 정부 측에 표준운임제 법제화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그는 “혼자 벌어 살기가 힘들어지자 몇년 전부터 아내도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생계를 책임진 가장으로서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공무원 육아휴직 자리 잡았다

    공무원 육아휴직 자리 잡았다

    저출산 문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공직자의 육아휴직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해 저출산 해소와 공무원의 복지 향상을 위해 육아휴직 대상자를 확대하는 등 육아휴직 장려 정책을 도입한 결과다. 2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1년 육아휴직을 한 공무원은 모두 3만 3546명으로 전년보다 38.1%(9258명)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가공무원은 2010년 대비 41.6% 증가한 2만 6646명, 지방공무원은 26.2% 증가한 6900명이 육아휴직을 떠났다. 전체 육아휴직자 중 여성은 3만 2345명(96.4%)으로 전년도보다 39.0%(9069명) 증가했고, 남성 육아휴직자 역시 18.7% 증가한 1201명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증가세는 2010년 육아휴직자가 전년도 대비 3437명 늘어난 것에 비하면 2배 이상 뛰어오른 것으로, 행안부는 개정·시행 중인 육아휴직 제도가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행안부는 지난해 5월 육아휴직이 가능한 아동 연령을 기존 만 6세에서 만 8세로 확대하는 등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을 개정했다. 육아휴직 가능 아동 연령 확대 외에도 육아휴직 급여 인상과 육아휴직자에 대한 근무평가 개선도 육아휴직 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행안부는 매월 50만원 정액제인 육아휴직 급여를 월 봉급액의 40%(상한 100만원, 하한 50만원)로 조정하는 한편 근무평점 만점(70점)의 60%(42점)를 주도록 한 육아휴직자 근무평점을 휴직 전 받은 두 차례 근평점수의 평균을 적용받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육아휴직 중인 중앙부처의 한 사무관은 “7살 된 아이가 있는데 공무원법이 개정되면서 육아휴직을 할 수 있어 고민 끝에 휴직을 선택했다.”면서 “예전에는 육아휴직을 하고 싶어도 주변 상사와 동료들에게 눈치도 보이고 근평에서도 불리한 점이 있었는데 지금은 직장 문화와 환경이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휴직자 증가에 따른 업무 공백과 동료들의 업무 과부하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정부는 휴직자의 빈자리를 별도 정원 충원, 한시 계약직 공무원 채용 등 대체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지난해 42개 중앙행정기관의 대체인력 활용률은 전년도보다 1.2%포인트 하락한 52.6%에 그쳤다. 육아휴직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대체인력 활용률은 더 낮아진 것이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대체인력 충원 여부는 부처별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육아휴직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정부로서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노후차량 매연저감장치 의무화

    노후 차량에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하지 않으면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울시는 배출가스 정밀검사에서 기준을 초과한 차량 1697대와 7년 이상 된 3.5t 이상 노후 경유차 3840대 등 총 5537대의 차량에 오는 12월 말까지 매연저감장치를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고 22일 밝혔다. 매연저감장치는 차량종합정비업체에서 부착하면 되고 교통안전공단 검사소에서 구조 변경 검사를 마쳐야 한다. 시는 저공해 장치를 장착한 차량에 대해 장치 비용의 90%를 지원하고 3년간 환경개선부담금도 면제해 준다. 한국자동차환경협회(02-3473-1221)에 신청하면 저감장치 필터 교체와 청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하지 않은 차량에 대해서는 주요 간선도로 6곳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단속된 차량은 1차 경고 후 1회 적발될 때마다 20만원씩의 과태료가 누적 부과되며 최고액은 200만원이다. 시는 이와 함께 매연 차량의 시 진입을 막기 위해 시계 지점 40곳에서 상시 점검하고 매연이 기준치를 넘으면 5만∼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청소년 뒤통수친 영천시

    경북 영천시가 전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문예백일장 시상식을 하면서 당초 주기로 했던 부상(상금) 등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물의를 빚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1일 영천시 등에 따르면 임고서원 성역화 사업 준공 행사의 하나로 지난 3월 10일부터 1개월간 전국 초·중·고교생 등 청소년을 대상으로 ‘제1회 포은(圃隱) 문학제’ 문예백일장 공모전을 열었다. 고려 말의 충신이자 유학자인 정몽주(1337~1392) 선생의 충효 사상을 기리기 위한 취지에서였다. 이 과정에서 시는 수상자들에게 상장과 함께 부상을 주기로 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게시했다. 대상(1명) 수상자에게 50만원, 최우수상(운문·산문 각 1명) 30만원, 우수상(〃) 20만원, 특별상(초·중·고 각 1명) 10만원 등이었다. 그러나 시는 지난달 24일 영천 임고면 양항리 포은기념관에서 전국에서 온 수상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상식을 열고는 수상자 8명에게 상장만을 전달했다. 또 입선 및 가작, 지도교사상 등 60여명에게 주기로 했던 기념품도 주지 않았다. 게다가 시는 수상자들에게 시상식 참여를 강권하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시간적,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시상식에 참석했던 수상자들은 당혹감과 함께 불만을 쏟아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군산에서 제자와 함께 시상식에 참석했다는 장모 교사는 “영천시가 백일장 수상자들에게 약속했던 상금 등을 주지 않은 것은 명백한 사기극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큰 상처를 안겨 줬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상식을 앞두고 수상자들에게 상금 등을 줄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면서 “수상자들에게 거듭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가 대상, 방법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조례에 따라 금품 등을 제공하면 직무로 간주하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담당 공무원이 과잉 반응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영천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20-50클럽 대한민국-이제 보훈을 말하다] (상)갈 길 먼 보훈행정

    [20-50클럽 대한민국-이제 보훈을 말하다] (상)갈 길 먼 보훈행정

    제2연평해전 전사자인 박동혁 병장의 아버지 박남준(55)씨는 국가로부터 일시금으로 3150만원을 받았다. 이와 함께 유족연금 등의 명목으로 매월 103만원씩 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는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에서 전사한 미군 유족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미국은 전사 후 24시간 이내 10만 달러의 조의금을 유족에 지급한다. 또 현역 군인은 자동적으로 생명보험에 가입돼 보험금 40만 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일시금으로만 50만 달러(약 5억 7000만원)를 받는 것이다. 군인 연금은 이와 별도다. 배우자에게 매월 1150달러가 지급되고 18세 미만의 자녀가 있을 경우 1인당 286달러가 추가된다. 이와 같은 차이는 한·미 보훈행정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우리 보훈 행정은 지난 1961년 군사원호청, 지금의 국가보훈처가 창설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6·25전쟁 발발 62년, 보훈처 창설 51년이 지난 지금도 참전용사 등 많은 보훈대상자가 사회적 무관심과 소외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한다. 지난해에는 보훈처가 6·25전쟁에서 가족의 전사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유족들에게 5000원씩 지급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에 비해 갈 길 먼 보훈의식은 정부와 국회의 소극적 태도와 보훈 당국의 낮은 위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상이용사가 아닌 6·25전쟁 참전자들에 대한 금전적 보상은 2001년에야 시작됐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참전자의 명예 선양 차원에서 18만 6000여명에게 월 12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한국보훈학회 명예회장인 유영옥 경기대 교수는 “중국도 참전용사에게는 노동자 평균 월급보다 많은 월 15만원 이상을 지급한다.”며 “참전용사 대부분이 세상을 뜬 이후라 뒤늦은 감이 있고 실질 혜택도 적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이어 “정부가 전쟁 직후 참전자와 상이용사를 제대로 대접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국민이 무관심해진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유공자 보상금 인상 수준이 물가인상률보다 낮아 실질적 혜택이 적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물가상승률이 4.4%인 데 비해 보훈급여금의 인상률은 4%에 불과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현재 부족한 보상금 수준을 전국 가계소비지출액과 맞추기 위해서는 매년 물가상승률 이상의 인상이 필요하나 문제는 재원”이라고 지적했다. 부족한 재원 문제는 우리 보훈 당국의 낮은 위상에 기인한다. 국가보훈처의 올해 예산은 3조 9000억원으로 정부 예산의 1.7%에 해당한다. 보훈대상자 88만명을 돌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반면 미국의 보훈 담당인 ‘제대군인부’의 경우 정부 예산의 3.7%인 1250억 달러(약 145조원)에 28만여명의 직원들이 있다. 조직 규모로만 따지면 연방 정부 부처 중 국방부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인구 규모가 우리의 절반인 호주의 제대군인부도 약 14조원(정부 예산의 3.3%)을 운용한다. 국가보훈처의 위상은 정권교체 때마다 달라졌다. 보훈처는 지난 1962년부터 장관급 기관이었으나 1998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차관급으로 격하됐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다시 장관급으로 승격되었으나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과 더불어 차관급으로 내려 왔다. 유 교수는 “국무회의에서 발언권이 없는 차관급에 보훈처장을 맡긴 것 자체가 역대 정부의 보훈에 대한 무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국이나 호주, 이스라엘의 보훈부는 모두 장관급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노원 “장수 축하금 받고 더 건강하세요”

    노원구는 이달부터 노인 복지를 확대하고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만 100세를 넘긴 노인들에게 장수축하금과 장수축하용품을 지급한다고 19일 밝혔다. 지급 대상은 지역에 주민등록을 두고 1년 이상 계속 거주한 신청자다. 구는 지난해 12월 ‘노원구 장수축하금 등 지급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구는 우선 100세 이상 모든 노인들에게 장수축하금 등을 지급하기 위해 안내문 발송 등을 통해 장수축하금을 신청하도록 했다. 신청대상자 36명 중 생일이 아직 도래하지 않은 노인과 행방불명, 타 지역 거주자 등 15명을 제외한 21명이 이번에 장수축하금 수혜자로 선정됐다. 100~101세 9명, 102~103세 7명, 104~105세 3명, 108~112세 2명이다. 이들에게는 장수축하금 50만원과 축하용품(전통시장상품권 10만원 상당)을 지급했다. 김성환 구청장은 “ 장수축하금은 눈앞에 와 있는 고령사회에 적극 대처하는 첫걸음”이라면서 “더욱 다양한 노인복지 시책으로 혜택을 고루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국립병원 의사가 돈 받고 약품홍보

    돈을 받고 특정 제약업체의 약품을 홍보하는 강의를 한 국립병원 의사가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또 전문의 자격시험 출제위원이 제자에게 미리 문제를 빼돌린 사례도 드러났다. 14일 감사원이 공개한 보건복지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립서울병원 A 과장은 모 제약업체로부터 강연 요청을 받고 2009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모두 30회에 걸쳐 전국에서 개최한 강연과 심포지엄 등에 강사로 참석했다. A 과장은 이 업체의 약품을 홍보하는 내용을 담은 강연을 하고 회당 30만~50만원을 받는 등 모두 1440만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A 과장이 2008년부터 소속 병원의 의약품 구매계획을 심의·의결하는 의약품심의협의회 위원으로 재직했으며, 2009년부터 2011년 사이 해당 업체의 약품 구매량이 계속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1년 전문의 자격시험’에서는 모 대학병원 교수 2명이 출제된 시험문제 검독회(난도와 오탈자 교정 업무)를 마친 뒤 제자 4명에게 난도가 높은 6문제를 미리 알려준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의사협회와 외과학회 고시위원장은 시험문제가 유출된 사실을 알고도 보건복지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복지부 장관에게 A 과장을 징계하고 전문의 자격시험 운영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울산 ‘학파라치’ 설 곳 없네

    학원과 교습소의 불법영업 포상금을 노린 ‘학파라치’의 활동이 급감했다. 지난해 10월 학원법이 개정돼 신고 포상금이 줄었고, 학원도 불법영업을 자제했기 때문이다. 울산시교육청은 올해 지난달까지 학파라치에게 지급한 신고 포상금이 7건에 210만 5000원이라고 1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0건에 740만원보다 건수는 65%, 포상금은 71.5%가 줄어든 것이다. 유형별로는 수강료 초과가 6건으로 가장 많았고, 개인과외교습자 신고의무 위반 1건으로 집계됐다. 2009년 학파라치제 도입 이후 울산지역의 신고 포상금 지급은 총 470여건에 1억 5000여만원이다. 이처럼 신고 포상금 지급이 줄어든 것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10월 26일부터 시행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강료 초과징수 신고 포상금은 30만원에서 10만원으로, 무등록·무신고 교습 행위는 5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심야교습 시간 초과는 30만원에서 10만원으로 줄었다. 반면 개인과외교습자 신고 위반의 경우 기존 월 수강료 20%(200만원 한도)에서 50%(500만원 한도)로 증액했다. 또 교과부가 수강료 초과징수 부문에 대한 신고 포상금을 지난 3월까지 유예했고, 학원은 법이 제정됨에 따라 불법영업을 자제한 게 학파라치 활동의 위축을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파라치제가 3년째를 맞으면서 학원 스스로 자정노력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신고 포상금도 일부 줄어 신고 건수가 크게 감소했다.”면서 “무엇보다 학파라치제의 법제화가 학원과 교습소의 불법영업을 줄어들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수형생활 하며 모은 50만원으로 아버지 틀니 해드리고 싶습니다”

    “수형생활 하며 모은 50만원으로 아버지 틀니 해드리고 싶습니다”

    “수형생활을 하며 모은 돈으로 아버님께 틀니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치아보다 못한 나 자신이 한탄스럽고 후회스럽습니다.” ‘치아의 날’인 지난 9일 서울 성동구청장 앞으로 편지 한 장이 날아들었다. 대구에서 15년 장기형을 선고받고 5년째 수형생활을 하고 있는 한 재소자의 편지였다. 10일 성동구에 따르면 이 재소자는 고재득 구청장이 쓴 ‘건강한 치아가 자식보다 낫다’<서울신문 5월 24일 30면 기고>는 글을 읽고 편지를 보낸 것이다. 그는 A4용지 5장 분량으로 보낸 편지에서 “지난해 모범 수용자 표창을 받아 5월 14일 5년 만에 부모님을 특별면회할 수 있었다.”면서 “그런데 성인이 돼서 처음 만난 아버지께서 오래된 틀니 때문에 음식을 제대로 씹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을 떠나 보내고 돌아왔는데 신문에서 ‘건강한 치아가 자식보다 낫다’는 글을 보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면서 “치아보다 못한 나 자신이 한탄스럽고 후회스러웠다. 그동안 불효만 저지르고 살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글은 자괴감에 현실만을 탓하며 지내온 내게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면서 “그동안 수형생활을 하며 50만원을 모았는데 이 돈으로 아버지 틀니를 해드리고 싶다. 제가 모은 돈으로 가능한 치의원을 소개해 주시면 이 은혜 마음 깊이 간직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고 구청장은 “아침에 책상에 놓인 이 재소자 청년의 편지를 읽었다.”면서 “자식으로서의 죄스러움과 치아보다 못한 자신에 대한 한탄스러움으로 이 청년의 가슴이 먹먹했을지 가늠이 되고도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짧은 글이 한 청년의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니 보람을 느낀다.”면서 “우리 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학교 양치사업 운동이 노인이 돼 치아 때문에 고생하는 국민이 없도록 전국적인 보건 증진 사업으로 확산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구청은 이 재소자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적극 나서기로 했다. 성동구는 ‘쓱쓱싹싹 3·3·3’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역 내 초·중·고교 39곳 전 학교에 양치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등 치아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저임금 청년층 한달 생계 필수비용 60만원

    공기업 인턴으로 일하며 한달에 109만원을 받는 정모(28)씨는 지난 4월 한달 동안 주거비·식비·교통비로만 63만 3700원을 썼다. 저축액은 월 3만원에 불과하다. 이처럼 취업난에 밀려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청년들이 생계 필수비용만으로 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년유니온은 7일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 직종에서 월 100만~150만원의 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20~30대 8명의 2개월치(3~4월) 가계부를 분석한 결과 주거비·식비·교통비 등 생계 필수비용이 소득의 약 5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의 월 평균 소득은 약 119만원이었으며 집세와 관리비 등 주거 비용에만 28만 1929원(23.7%)이 들어갔다. 먹거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25만 8979원(21.8%), 교통비로 6만 5031원(5.5%)을 지출해 주거비·식비·교통비 등 생계 필수비용만 약 60만원을 쓴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의료·교육 등 다른 부문의 지출 여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의료·보건에 사용하는 지출은 4306원으로, 월 소득의 0.4%에 그쳐 중병에 걸리거나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했을 때 생계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또 교육에 지출하는 비용이 2만 3244원에 불과했다. 한지혜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청년 빈곤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쌍둥이 임산부 지원금 70만원

    7월부터 둘 이상의 다태아 임산부는 임신·출산진료비 지원액이 70만원으로 늘어난다. 보건복지부는 5일 이런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7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쌍둥이 등 다태아 임산부에게 지급되는 임신·출산진료비 지원금이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오른다. 임신·출산진료비 지원은 ‘고운맘카드’를 사용해 초음파 등 산전 진찰과 분만진료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지난 4월부터 지원금이 기존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랐다. 다태아 임산부에 대한 20만원 추가 지원은 7월 이후 신청자부터 적용된다. 단, 기존 신청자라도 7월 이후 둘 이상의 태아를 계속 임신 중인 사실이 확인되면 20만원을 추가 지급받을 수 있다. 또 7월부터는 제왕절개수술, 백내장 수술 등 7개 질환에 대한 포괄수가제 적용과 75세 이상 노인의 완전틀니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법령 개정안도 함께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기획]최고경영자=⑩ 전 한미(韓美)식품 사장 고(故) 장계량(張啓良)씨

    [기획]최고경영자=⑩ 전 한미(韓美)식품 사장 고(故) 장계량(張啓良)씨

    단돈 10원짜리도 함부로 쓰는 일이 없었다. 꼭 지갑에 넣었다 꺼내 쓰는 구두쇠 사장이었다. 창업 당시엔 5전짜리 콩국수를 먹고 전무가 된 뒤에도 일본에 출장을 나가면 1백「엔」짜리 메밀국수 외에는 입에 대지 않았다. 이렇게 모은 돈 1억 2백만원을 임종 직전 선뜻 사회에 되돌려 놓았다.『자식들에게 유산을 남겨 주어야 아이들만 버릴뿐』이라는 주장. 지난 5일 작고한 전 한미(韓美)식품 사장 장계량(張啓良)씨는 참된 기업인이 어떤 것인가를 임종에서 보여 주었다. 북에 두고 온 아들 그리며···사원 가족·문중 자녀 위해  우리나라 기업인 중 자기 재산을 몽땅 사회에 되돌려 보낸「케이스」는 유한양행(柳韓洋行)의 유일한(柳r一韓)씨에 이어 이번 작고한 장(張) 사장이 두번째. 장(張)씨의 재산이 단신 월남, 맨손과 땀으로 이루어 놓은 것이라는 데 더 의의가 깊다.  간암(肝癌)으로 지난 해부터 연세(延世)대 의대 병원에 입원, 투병하던 장(張) 사장은 자신의 여명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안 지난 해 12월 중순, 녹음기와 변호사를 불러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겨 두었다.  『맨손으로 월남, 오늘의 한미(韓美)식품과 칠성(七星)음료를 이룩했으니 유한은 없다. 다만 통일이 되어 고향에 못 가본 것이 한일 뿐. 내 소유로 되어 있는 한미(韓美)식품의 주식 1억 2백만원 전액을 기금으로 인동(仁同)장학회를 만들어 주기 바란다. 인동(仁同)장학회는 ①「펩시」에 3년 이상 근무한 전 종업원의 자녀 ②내 고향 평북(平北) 귀성(龜城) 군민의 자녀 ③인동(仁同) 장(張)씨 문중의 자녀들로 고등학교, 대학교에 진학한 수재들을 도와 주기 바란다. 단 명예직인 장학회 이사장 자리는 공석으로 남겨 두었다가 통일이 되거든 북(北)에 남겨 두고 온 내 아들에게 물려 주도록. 못난 아비의 마지막 선물이다』 50원짜리 구내식당 점심···사원들에겐 자상한 사장  이 유언에 따라 한미(韓美)식품 중역진은 곧 인동(仁同)장학회 준비위를 구성, 올해부터 이를 실시키로 했다. 지난 7일 경기도 벽제면에 묻힌 장(張) 사장의 묘소 옆에는 북(北)에 두고 온 장(張) 사장 부친의 묘비도 세워져 있는데 이는 통일이 되거든 이 묘비를 부친의 산소에 세워 달라는 장(張) 사장의 애절한 유언이 있었기 때문.  「펩시·콜라」판매로 지난 해 23억원을, 칠성(七星)「사이다」로 30억원을 벌어들인 칠성(七星)·한미(韓美)식품은 원래가 7명의 동업자들로 구성된 합명회사였다.  전 칠성(七星)음료 사장인 최금덕(崔今德)씨가 수원에서 자그마한「사이다」공장을 경영하다가 경영난에 몰리자 50년 봄 동업자를 구한 것이 칠성(七星)의 시초. 최금덕(崔今德)씨를 비롯 작고한 장(張) 사장, 주동익(周東益·작고)씨, 김명근(金命根)씨, 박운석(朴云錫)씨, 최창문(崔昌文·작고)씨, 그리고 우(禹)모씨(납북) 등 7명이 모였다. 대부분이 단신 월남한 실향민(失鄕民)들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성이 모두 달랐다. 회사 이름은 동방(東邦)음료였지만「칠성(七星)」의 상표를 붙인 것은 칠성(七姓)이 모였대서 생긴 이름이었다.  서울 (용산구) 갈월동에 공장을 차렸을 때만 해도 이 7명이 주주이자 사장이자 공장 직공이며 사환이었다. 모두들 작업복 바지에「잠바」를 입고「사이다」를 만들어 들고 나가 팔았다. 공장 앞 개성(開城) 아주머니가 경영하던 판잣집 콩국집에서 3끼 식사를 하고 어쩌다 잘 팔리면 호떡을 사다가 호떡「파티」를 벌이는 게 최고의 호사.  6·25 동란이 터진 이듬 해 박재화(朴在華·현 회장)씨 최희태(崔希泰·현 이사)씨 등이 새로운 동업자로 참가하고 그 뒤 다시 김영태(金永泰·지난 7일 장(張) 사장의 뒤를 이어 사장에 취임) 강내근(姜迺根·이사)씨 등이 끼어 들었지만 칠성(七星)을 키운 원「멤버」는 칠성(七星)의 창업자들이었다.  이들의 노력으로 칠성(七星)은 국내 청량음료 업계를 파고 들기 시작, 60년대에 와서는「톱·메이커」로 성장했다. 칠성(七星)의 성장으로「라이벌」이던 서울「사이다」가 도산 위기에 직면하자 이를 인수, 주동익(周東益)씨와 박운석(朴云錫)씨, 김명근(金命根)씨 등이 분리,독립해 나갔다.  한동안 호경기를 누리던 칠성(七星)은 67년「코카·콜라」의 상륙과 함께 된서리를 맞기 시작했다. 칠성(七星)은 국내 청량음료 업자들과 힘을 합쳐「코카」의 상륙을 막으려 애썼으나 실패, 이 때 장(張) 사장은『반대만이 능사가 아니다. 우리도 외국 것을 들여다 싸우자』고 제의, 김인선(金寅善·현 영업 제2과장)씨를 통해「펩시」를 끌어 들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장(張) 사장은 거의「쇄국적」이랄 정도로 외국 자본의 한국 침투를 꺼리는 사람. 합작 투자를 거절하고 오직「펩시」원액만을 사들인다는 조건부로 한미(韓美)식품을 68년 창설했다.「펩시」측 미국인 중역을 맞을 땐 꼭 한복 차림이었고 요정엘 가도 자신이 장구치고 한국 춤을 추었다고. 69년 6월 영등포 공장이 준공되었을 땐 외국인 내빈이 많자 일부러 한복으로 갈아 입고 나오기도 한 외고집이었다고.  49년 혈혈단신 월남한 장(張) 사장이었던지라 자신에겐 마냥 인색하면서도 어려운 사람에겐 더 없이 잘 해주었다고. 명절 때면 꼭 떡과 고기를 가지고 공장에 나와 공장 종업원들과 수위들에게 나누어 준 인자한 사장이었다. 그러나 자신은 50원짜리 구내식당의 점심을 먹고 10원짜리도 꼭 지갑에 넣어두었다 쓰는 지독한 구두쇠였다. 김인선(金寅善)씨와 함께 68년 동남아 출장을 갔을 때도 꼭 1백「엔」짜리 메밀국수만 찾아 먹어 김(金)씨가『이러단 굶어죽겠다』며 사표 내겠다고 협박한「에피소드」까지 갖고 있다. “돈 남겨주면 사람 그르칠까봐 가족 안줘”  칠성(七星)과「펩시」의 연간 총 매상이 한해 55억원으로 오른 70년대에 사장직을 맡았으나 이 구두쇠 기질은 변함 없었다.  한때 매상 55억원의 기업체 사장이면서 융자를 얻으러 산은(産銀) 총재를 찾아갈 때도「잠바」차림이었다면 알조(죠). 차림이 너무 허술해 면담을 거절 당하자『나도 세금을 내는 국민의 한 사람』이라며 총재실 문을 밀치고 들어선 장(張) 사장이다.  직원들이 어쩌다 가불 신청을 한면 절대로 가불 안해주는 사장이었으면서도 유능한 충각 직원이 장가를 가면 선뜻 자기 돈에서 50만원을 내주기도 하고 사정이 딱한 직원에겐 자기 돈을 이자없이 꿔주기도 했다.  『자식이나 친척들에게 돈을 남겨 주는 것은 오히려 그 사람을 그르치게 한다』는 게 장(張) 사장의 평소 주장. 간암(肝癌)과 싸우면서 장(張) 사장은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육영사업을 벌일 것을 계획했다가 끝내 못이루고 인동(仁同)장학회 설립을 유언으로 남겼다.  『내 평생 아무런 원도 없다. 다만 단신 월남해 북(北)에 두고 온 부모님께 효도 못하고 처자식들에게 몹쓸 아비된 것이 부끄러울 뿐이고 통일되는 걸 못보고 죽는 게 한이 될 뿐. 그러나 내 평생을 두고 키운 칠성(七星)·「펩시」의 가족들을 위해 인동(仁同)장학회를 세운다면 더 이상 큰 보람은 없다. 평소 구두쇠 사장이라고 나를 나무랐겠지만 여러분 자녀를 공부시키는데 내 재산을 돌려드리니 이젠 구두쇠 소리를 말아 주게』  지난 7일 칠성(七星)·「펩시」사장(社葬)으로 치러진 장(張) 사장의 유언이 녹음「테이프」서 흘러 나오자 장례식은 그대로 울음바다가 됐다. 참된 기업인의 깊은 뜻을 그제서야 알게 된 것.  향년 55살의 아까운 나이 북(北)에 1남(男)1녀(女), 남(南)에 1남(1男)을 두고 갔다.<김창웅(金昌雄) 기자>   <편집자주>=「최고경영자」는 생존해 있는 경영자 중 각 부문별「톱·메이커」를 다루게 돼 있으나 이번 회만은 장(張) 사장의 갸륵한 뜻을 널리 알리기 위해 작고한 분을 골랐읍(습)니다. [선데이서울 73년 3월 18일 제6권 11호 통권 제231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9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과 광고 카피 등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권에 얼마냐고요? 50원이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저작권, 판권 등 지적재산권은 서울신문의 소유입니다. 무단 전재, 복사, 저장, 전송, 개작 등은 관련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 구인광고 납치 2인조 한달전부터 ‘범죄공부’

    지난달 20일 체포된 2인조 여성 납치범들이 범행 한달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박윤해)는 인터넷 취업사이트에 낸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온 20대 여성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한 김모(30)씨와 허모(26)씨를 인질강도 및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김씨는 자신의 빚 5300만원을 해결하기 위해 허씨와 공모해 피해자 지모(24·여)씨를 납치한 뒤 피해자 가족들에게 몸값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범행 한달 전부터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필요한 물품과 차량, 범행 수법 등 납치 범죄 관련 지식을 익혔다. 김씨는 이를 토대로 범행에 필요한 물품 등을 준비했으며 혼자서는 범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동네 후배인 허씨를 끌어들였다. 동대문 시장 등에서 피해자 결박을 위한 운동화 끈, 청테이프, 회칼 등 범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했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준비도 치밀했다.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20만원짜리 대포폰을 사용하면서 통화기록 조회나 위치추적을 피했다. 범행 후 이동하기 위해 대포차량 2대도 미리 준비했다. 납치한 여성을 쉽게 태울 수 있도록 뒷좌석 출입문이 슬라이딩 방식으로 열리는 카니발과 갈아탈 에쿠스였다. 몸값을 받을 때는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 번호판이 없는 125㏄ 오토바이를 이용했다. 이들은 알바몬 등의 인터넷 구직 사이트에 “경리구함, 급여 월 150만원 플러스 알파, 주 5일 근무”라는 허위 광고를 낸 뒤 이를 보고 찾아온 지씨를 상대로 당초 계획한 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연 3650% ‘살인 이자’도 모자라 상습 협박·폭력까지

    부산 동부경찰서는 31일 3650%의 살인적인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채무자를 상습 협박한 혐의로 손모(45)씨를 구속하고 강모(28)씨 등 직원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손씨 등은 서울, 경기, 영남, 충청권 등 전국에다 지점을 차려놓고 2010년 8월부터 최근까지 전국의 1116명에게 5억 2000만원을 빌려주고 이자 등으로 16억 4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연 3650%의 고금리를 적용해 착취하고, 돈을 갚지 않는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아침에 자녀가 학교 가는 것을 봤다. 돈 안 갚으면 우리 방식대로 하겠다.”며 협박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여성인 윤모(39)씨는 지난 1월 초 급전이 필요해 이들에게 100만원을 빌렸으나 선이자,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50만원을 제하고 손에 쥔 것은 50만원이었으나 최근까지 모두 300만원을 갚았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도 불법 채권추심을 해온 폭력조직 ‘영도파’와 ‘사상통합파’ 폭력배 등 27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37명에게 7억 5000여만원을 빌려준 뒤 연 200∼800%의 고리를 챙기고 돈을 갚지 않는 채무자를 폭행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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