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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 게이츠는 왜 ‘가짜 똥’을 샀을까

    빌 게이츠는 왜 ‘가짜 똥’을 샀을까

    “오늘 저희는 모조 똥(배설물) 50갤런(약 189ℓ)을 구입했습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은 이렇게 발표했다. 제3세계를 위한 말라리아 퇴치와 백신 개발에 전력투구하던 세계 최대의 자선재단이 모조 똥을 사들여서 어디에 쓰려는 것일까. 전 세계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인간의 배설물을 굳이 돈을 들여 만드는 사람들은 또 누굴까. 수많은 사람들이 ‘재단의 만우절 농담’쯤으로 여기기까지 했던 성명서의 발단은 지난해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7월 19일,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은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화장실 재발명 프로젝트’에 대한 구상을 공개했다. 4202만 달러(약 476억원)를 투입해 전혀 새로운 개념의 화장실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재단은 “전 세계 26억명 이상이 화장실이 없어 배설물을 구덩이나 땅위에 그대로 버리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심각한 환경오염과 위생상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오늘날의 수세식 화장실을 바꾸자는 아이디어는 18세기 들어 처음으로 현대식 화장실이 등장한 뒤 200년간 이어진 고정관념에 대한 도전이었다. 재단 대변인인 다이앤 스코트는 “화장실에서 나온 배설물을 처리하기 위해 이미 엄청난 길이의 파이프들이 우리와 이웃의 집 밑을 연결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돈과 전기가 필요한 만큼 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구조라는 점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생적이지 않은 화장실로 인해 매년 150만명에 이르는 어린아이들이 전염병에 걸려 죽어 가고 있다.”고 화장실 혁명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재단은 새로운 화장실에 대해 몇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우선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현재의 화장실은 배설물을 하수구로 밀어내기 위해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해야 한다. 이는 배설물로 오염된 물을 정화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양의 물과 정화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특히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이 같은 화장실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아예 물이 필요없거나 하수도 시스템이나 전기 공급이 없으면 금상첨화다. 두 번째는 화장실 자체가 자원순환이나 에너지 활용이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배설물을 단순한 쓰레기로 보지 말자는 시각이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활용하는 것처럼 인간의 배설물을 효율성 높은 비료로 만들거나, 오줌을 다시 정화해 식수로 사용하는 등의 예시가 제시됐다. 재단이 ‘화장실 재발명 프로젝트’를 발표하자 전 세계에서 수많은 과학자들이 도전장을 던졌다. 아이디어의 실용화 가능성과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해 8개 팀에 각기 10만~40만 달러씩이 시제품 개발을 위해 지원됐다. 1년이 넘게 지난 현재, 과학자들의 시제품은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크와줄루-나탈대학교의 크리스토퍼 버클리는 배설물이 들어가면 곧바로 건조시킨 뒤 일부를 태워 완제품 형태의 비료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선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배설물을 처리하는 방식에서 얻은 아이디어다. 특히 이 화장실은 배설물을 태우는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전기를 발생시켜 화장실 조명에 사용할 수 있고, 휴대전화까지 충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의 박사후과정 연구원 클레멘트 시드는 태양광 발전기와 수소 연료전지를 부착해 자체적인 구동이 가능한 화장실을 개발했고, 네덜란드 연구팀은 전자레인지에 활용되는 마이크로웨이브로 배설물을 활용가능한 자원으로 바꾸는 기술을 적용했다.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은 인간의 배설물이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점에 착안해 숯으로 탄소를 배설물에서 분리해 잡아두는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있다. 또 영국 맨체스터대학 세라 헤이 교수 연구팀은 박테리아 혼합물과 나노 입자를 이용해 배설물이 섞인 오수의 수소입자를 재활용, 다시 식수로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헤이 교수는 “이 시스템의 유일한 문제는 사람들이 자신이 마실 물이 배설물에서 얻어진 것이라는 사실 때문에 갖는 거부감”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시제품은 14~15일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재단 본부에서 열리는 ‘화장실 재발명 페어’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과학자들은 빌 게이츠가 참석한 가운데 시제품의 장점과 활용 가능성, 기술의 우수성에 대해 발표하게 된다. 우승자에게는 시제품의 상용화를 위한 연구비가 지원되고, 재단이 직접 상용화 및 보급에 나선다. 재단이 모조 똥을 구입한 것은 바로 이 발표회를 위해서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시제품에 인간의 배설물을 있는 그대로 적용하면 성능을 채 확인하기도 전에 의도하지 않은 고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냄새와 모양 등 참가자들이 느낄 위생과 유해성 부분도 고려됐다. 모조 똥은 콩으로 만들어졌으며 모양이나 형태, 질감 등은 실제 인간의 배설물과 아주 유사하다. 2003년 처음 생산되기 시작한 이 모조 똥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화장실과 변기의 성능 테스트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재단의 ‘물·위생·건강 프로그램’ 총괄자인 칼 핸스먼은 미국공영라디오 NRP와의 인터뷰에서 “화장실 프로젝트가 모든 위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버 뷸렛(은색 총알·특효약)은 아닐 수 있다.”면서 “다만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인력들이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경쟁하고 있는 만큼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올 것은 분명하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물론 과학기술을 이용해 인류의 빈곤과 환경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렙 창설자인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박사의 주도로 만들어진 100달러짜리 노트북(OLPC)은 이미 양산 단계에 들어가 아프리카와 아시아지역의 저개발국가 어린이들에게 보급되고 있다. 수많은 기술이 OLPC에 적용됐지만 어느 기업도 자신의 특허권을 주장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과학기술 기부 및 원조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안성훈 서울대 교수팀은 단전·단수가 빈번한 네팔 고산지대에 태양광과 소규모 수력발전 시스템을 설치하고 있고, 한광현 충북대 교수팀은 캄보디아에 친환경 토양관리 기술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삼성전자 vs 애플 美 본안 소송 개시… 관전 포인트는

    삼성전자 vs 애플 美 본안 소송 개시… 관전 포인트는

    지난해 4월부터 삼성전자와 애플이 전 세계 9개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특허전쟁’이 뚜렷한 승자 없이 계속되는 가운데 향후 소송의 향방을 가를 미국에서의 본안 소송이 3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시작됐다. 지금까지의 소송은 대부분 시장 규모가 작은 나라들에서의 가처분 신청이어서 상대방에게 실질적인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재판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본안 소송인 만큼 지는 쪽은 조(兆)원 단위의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애플의 ‘창’(디자인 특허)과 삼성의 ‘방패’(통신 특허)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유효하게 인정받느냐 하는 점이다. 애플은 ‘갤럭시탭10.1’과 ‘갤럭시넥서스’ 판매금지 가처분 명령을 이끌어낸 디자인 특허와 사용자환경(UI) 특허를 활용, “삼성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애플의 디자인은 과거 소니 제품을 베낀 것”이라고 주장하며 애플 논리의 무력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애플이 자사 무선통신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고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재판 결과 누가 로열티와 손해배상액을 내야 하는지도 관심사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해 25억 2500만 달러(약 2조 900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만들려면 1대당 90~100달러(10만~11만원)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애플이 자신들의 무선통신 특허를 침해한 만큼 스마트기기 1대당 2.4%의 로열티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허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결은 양쪽 모두 상대방의 특허 침해를 주장하고 있어 크로스라이선스(특허 공유) 협약 체결로 마무리할 확률이 높다.”면서 “다만 재판의 흐름에 따라 서로 주고받게 될 로열티 금액의 크기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스페인 부도 위기·‘구원투수’ 독일도… 되살아난 유럽發 공포

    스페인 부도 위기·‘구원투수’ 독일도… 되살아난 유럽發 공포

    유럽발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공포지수가 급등해 한 달 만에 가장 많이 올랐고, 세계경제의 축인 독일의 신용등급 전망이 사상 처음 강등되는 사태를 맞았다. 2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23일(현지시간) 전거래일 대비 2.35포인트(14.44%) 급등한 18.62를 기록했다. 한 달 만에 최고 상승폭을 나타낸 것이다. VIX는 높을수록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감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는 크게 몰렸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1.46%에서 1.43%로 떨어졌다. 반면 유럽 재정 위기의 당사자인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경우 크게 올랐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7.27%에서 7.50%로 껑충 뛰었다.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금리도 6.17%에서 6.34%로 상승했다. 유가는 급락했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3.77달러 내린 99.62달러에 장을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3.69달러 내려간 88.14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독일의 신용등급을 최고 수준인 ‘Aaa’로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전격 하향 조정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독일의 등급 전망에 손을 댄 것은 무디스가 처음이다. 독일이 프랑스에 이어 트리플A 등급을 박탈당하는 수모를 겪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무디스가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꾼 것은 향후 2년 안에 상황에 따라 실제로 등급 강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무디스는 독일뿐 아니라 ‘Aaa’ 등급인 네덜란드·룩셈부르크의 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끌어내렸다. 기존의 Aaa 등급과 ‘안정적’ 전망을 모두 지킨 것은 핀란드뿐이다. 무디스는 3개국의 등급 전망을 조정한 데 대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등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스페인·이탈리아 등 채무위기국에 더 많은 자금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의 전면 구제금융 가능성과 국채 만기 도래가 예정된 그리스의 9월 위기설 등으로 다시 공포감에 휩싸이고 있는 시장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무디스는 “독일 정부가 은행 자본 상태가 현저하게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독일 은행들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노출될 위험노출액이 많아 위기에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독일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독일 경제와 공공재정 상태는 매우 견고하며, 무디스가 지적한 내용은 새로운 게 아니라 이미 인지하고 있던 것들”이라며 시장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경두·정서린기자 golders@seoul.co.kr
  • 주한미군 ‘7000명 분량’ 역대 최대 마약 밀수

    전·현직 주한 미군 장병과 공모, 성인 7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신종 마약을 국제우편을 통해 국내에 밀반입, 미군들에게 팔아 온 현역 주한미군 사병이 검찰에 붙잡혔다. 밀수한 마약 규모는 3480g(시가 1억 1000만원어치)으로 지금껏 적발된 미군 관련 마약 범죄 가운데 최대 규모다. 관세청이 지난 한 해 동안 압수한 3059g보다 많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회종)는 지난 16일 미 8군 2사단 소속 A(22) 이병에 대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조만간 신병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19일 밝혔다. 검찰은 앞서 지난 3월 주한미군 출신 B(21·구속기소)와 B의 친구 C(23·여·불구속기소)를 마약 밀수·판매 혐의로 붙잡아 수사하던 중 A 이병의 연루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A 이병은 마약사건에 연루돼 구속되는 첫 현역 미군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A 이병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6차례에 걸쳐 헝가리와 미국 인터넷 사이트에서 구매한 합성대마(JWH-120, 210) 3480g을 국제우편을 통해 몰래 들여온 뒤 국내에 거주하는 미군 장교와 외국인 등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측은 “국내 유명 모델에게도 마약을 팔았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실제로 한국인에게 판매한 사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들여온 합성대마는 1회 흡입량이 0.5~1g으로 적발된 분량은 최대 7000명분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명 스파이스, 스컹크로 불리는 ‘합성대마’(JWH-018)에 화학물질 구조 일부를 변형시킨 변종 마약으로, 액체 상태의 마약을 담뱃잎에 뿌려 담배처럼 흡연하는 방식인 탓에 거부감이 적은 데다 환각 효과가 6~8시간 지속되는 등 기존 마약류보다 5배 이상 강하다. 반면 가격은 200분의1 수준으로 저렴해 최근 주한 미군들뿐만 아니라 국내 클럽 등지에서 외국인과 유학생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9년부터 마약류로 지정됐다. 조사 결과 30g당 100달러에 구입, 10배나 비싼 1000달러에 팔아 이익금을 나눴다. 관세청이 압수한 신종 마약은 2009년 30g에 불과했으나 2010년 605g, 지난해 3059g에 달할 정도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검찰은 올 초부터 지난 5월까지 전·현직 주한 미군이 밀반입하다 적발된 합성 대마가 전체의 80%에 이를 만큼 주한 미군이 국내 마약시장의 공급책이 되고 있다고 판단, 관세청과 함께 해외 공급책 등 배후를 밝혀내는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인 신종마약 ‘AM-2201’ 55g을 국제우편으로 밀반입한 주한 미군 L 상병을 검거했다. 3월에는 히로뽕과 대마초, 신종환각제 ‘MDPV’ 등 마약류 다섯 가지를 밀수입해 판매하려 한 전 주한 미군을 구속했다. 검찰은 오는 23일 주한 미군으로부터 A 이병의 신병을 넘겨받는 대로 구속영장을 집행할 방침이다. 또 구속 뒤 24시간 안에 기소해야 한다는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SOFA)에 따라 곧바로 기소하기로 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中서 유학생 상대로 민박집 운영 탈북자 위장 女공작원 구속 기소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잠입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여공작원이 공안당국에 적발됐다. 이 공작원은 수년간 중국에서 위조 미화를 유통시켜 외화벌이 사업을 하고, 한국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민박집을 운영하며 남한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북한 대남 공작기구인 보위부 소속 여공작원 L(45)씨를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L씨는 지난 2001년 중국 선양에 파견돼 공작 활동을 하다 지난해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로 입국했다. 김일성대학교를 수료한 L씨는 북한 보위부에 발탁돼 평양에서 3년 동안 전문 공작 교육을 받았다고 공안당국은 설명했다. L씨는 중국에서 주로 한국 유학생들을 상대로 민박집을 운영하면서 공작 자금을 조달하고 남한 정보를 입수했다. 또 중국 선양과 베이징 등지에서 공작 활동을 하며 2001~2007년 북한에서 직접 제작한 100달러짜리 위조지폐 57만 달러 상당을 중국 위안화로 환전, 유통해 외화벌이 사업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2003년쯤에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로 추정되는 재미교포 P씨에 대한 접근 지령을 받고 P씨의 재북 조카딸로 가장, 약 5개월간 정탐한 사실도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L씨에 대해 수개월간 내사를 해오다 지난 5월 검거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반가워油

    반가워油

    한때 ℓ당 2100원을 훌쩍 뛰어넘었던 서울시내 주유소의 휘발유값이 6개월 만에 1000원대에 다시 진입했다. 최근 유로존 위기로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덕분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서울지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 대비 7.60원 하락한 1998.36원이었다. 1999.15원이었던 지난 1월 6일 이후 2000원대를 유지하다가 174일 만에 1000원대로 내려앉았다. 휘발유값은 지난 4월 16일에는 2135.25원까지 치솟았다. 이로써 전국 16개 광역시·도가 모두 1000원대 휘발유값을 기록했다. 전국 보통휘발유 가격도 전날보다 ℓ당 4.08원 빠진 1936.14원을 기록했다. 4월 18일 2062.55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휘발유값은 4월 23일부터 65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화물연대 파업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경유 가격 역시 이날 전국 평균가가 3.80원 떨어진 1749.92원을 기록했다. 유가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 역시 지난 26일 기준 배럴당 91.01달러에 그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최근 스페인 등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과 미국 석유 재고 증가 등에 따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국내 정유사와 주유소의 석유제품 판매 가격의 추가적인 하락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이젠 참전용사들 보훈복지에도 관심 쏟을 때

    6·25,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이 복지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65세 이상의 참전용사에겐 월 12만원의 명예수당이 지급되고 있을 뿐이다. 이들은 나라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운 것에 대한 보상으로는 너무 적다며 최저생계비 수준까지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무상급식·보육 등 복지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에 대한 배려는 없다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한다. 반면 65세 이상의 전직 국회의원에겐 월 120만원의 연금 혜택이 주어지니, 이유 있는 항변이라 할 것이다. 독립운동가, 6·25 참전용사, 연평해전 사상자 등 국가유공자에 대한 처우가 그동안 꾸준히 개선돼온 것은 사실이다. 1인당 국민소득(GNP) 100달러 수준이던 1960년대에는 예산부족 등으로 자녀 취업 및 의료 등 간접지원에 집중했으나, 경제력이 향상되면서 독립유공자, 상이군경 등에게 등급에 따라 월 40만~500만원 정도가 연금형식으로 지급되고 있다. 하지만 참전용사들에겐 수당이 전부다. 지급이 시작된 것도 지난 2001년으로 10년이 조금 지났을 뿐이다. 특히 소년병으로 참전해 일흔이 넘은 6·25 참전용사들도 수당 외에는 아무런 보상책이 없다. 넉넉지 않은 재정 때문이다. 올해 국가보훈처 예산은 총예산의 1.7%인 3조 9000억원이다. 각각 3.7%, 3.3% 수준인 미국, 호주의 제대군인부에 견줘 크게 모자란다.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연간 53조 600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들어가는 266개의 복지정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참전용사들의 보훈복지 관련은 단 하나도 없다. 참전용사들이 정책에서 소외되는 것은 고령에 사회적 약자여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물론 정치권도 승객 없는 지방공항 건설, 재외국민 투표 등에 예산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국가의 정통성을 지킨 참전용사들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을 쏟아야 할 때다.
  • LPG업계 “순익 저조” 가격인하 딜레마

    LPG업계 “순익 저조” 가격인하 딜레마

    전국택시노조 등 4개 관련 조합이 20일 일제히 택시 운행을 멈추면서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택시노조 등이 내건 주요 파업 이유 중 하나가 LPG 가격 안정화이기 때문이다. LPG 업계에 따르면 E1 등 국내 LPG 수입·판매업체들이 정한 이달 가정용 프로판가스와 차량용 부탄가스 가격은 각각 ㎏당 1419.4원, 1805원이다. 전월보다 각각 49원씩 떨어졌다. 국내 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전월에 정하는 ‘기간계약가격(CP)’에 따라 결정된다. 5월 CP는 가정용 프로판가스의 경우 전월대비 t당 180달러 내린 810달러, 차량용 부탄가스는 100달러 하락한 895달러로 각각 정해졌다. CP 기준으로만 봤을 때 6월 국내 가격은 ㎏당 100원가량의 인하 요인이 발생했다. 그러나 LPG 업계가 올해 유가 인상기에 국내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던 손실분을 이달에 반영하면서 인하폭이 작아졌다. 국내 유통가격에는 수입업체들의 공급가격에 세금과 충전소 마진 등이 포함된다. 지난 19일 기준 전국 충전소 차량용 부탄가스 평균 가격은 ℓ당 1145.57원이다. 이중 수입·정유사 세전 공급가격은 전체의 64.1%인 734.6원. 여기에 327.9원의 유류세와 부가세 등 각종 세금이 붙는다. 가격 중 세금이 28.6%나 차지한다. 충전소 마진 및 유통비용은 7.3%인 83.1원이다. 문제는 세금을 건들지 않고서는 LPG 가격을 낮추기 어려운 현실이다. 2009년 t당 520달러까지 떨어졌던 CP는 2010년 717달러, 2011년 871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올 들어 964달러까지 치솟은 상태다. 차량용 부탄가스 가격이 올해 초보다 100원 정도 올랐지만 이는 CP 상승이 주된 요인이 됐다. 그렇다고 LPG 수입·판매사들이 지난해 정유사들이 시행했던 것처럼 공급가를 낮출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지난해 E1은 6조 5808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순이익은 637억원에 불과했다. 순이익률이 0.97%에 그쳤다. SK가스 역시 매출 5조 4703억원에 순이익 855억원의 저조한 실적을 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택시들이 많이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LPG 업계 역시 지난해에도 가격 상승분을 분산 반영하는 등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면서 “LPG는 국제 시장에서 주로 난방용으로 쓰이는 만큼, 여름철 들어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버스와 마찬가지로 택시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거나 세금이 조정되지 않으면 LPG 가격에 대한 불만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휘발유값 2000원 아래로

    휘발유값 2000원 아래로

    국내 휘발유값이 97일 만에 19 00원대로 떨어지면서 ‘2000원 시대’의 막을 내렸다. 최근 국제 유가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국내 기름값은 당분간 하향 안정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전국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일보다 0.37원 내려간 ℓ당 1999.25원을 기록했다. 국내 휘발유값은 지난 3일 1999.62원으로 오랜만에 1900원대로 내려왔다. 사상 처음 2000원대를 찍은 2월 27일(2001.07원) 이후 97일 만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이어지는 휘발유값 하락세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국내 휘발유값은 4월 18일 사상 최고가인 ℓ당 2062.55원을 기록한 뒤 4월 23일부터 43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하락세는 서울 지역에서도 두드러졌다. 서울 지역 기름값은 지난 4월 ℓ당 2100원대까지 올라간 뒤 지난달 중순부터 2000원대로 떨어졌다. 실제 서울 지역 일부 주유소에서는 가격이 19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갔다. 지난 4월만 해도 서울 최저가는 1999원이었지만 현재는 1925원(광진구 용마주유소)이다. 전문가들은 이란 사태에도 국제 유가가 당분간 하향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유럽과 중국 등 주요 소비국의 소비와 산업 활동이 동시에 위축되면서 수요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즉 소비가 줄면서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일 원유가가 배럴당 98.43달러(두바이유 기준)로 100달러 선이 무너졌다.”면서 “2년 전 중동 산유국들이 정한 마지노선인 배럴당 80달러 선까지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적어도 아직은 바닥이 아니라는 분위기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글로벌 경제위기 고조] 불안한 韓경제

    세계 금융·실물 경제가 흔들리면서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내수와 수출이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한국은행에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 성장 전망치를 낮춰 잡은 것도 글로벌 경기가 나빠지면서 우리나라의 수출과 내수 성장세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대외 여건 악화로 우리 경제의 견인차인 수출은 석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0월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수출 감소는 우리나라의 3대 수출 시장인 미국, 유럽연합(EU), 중국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정부는 연간 수출 목표치를 낮춰 잡을 계획이다.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실질 구매력이 줄어들어 내수는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3일 “국내 수출 회복을 위해서는 중국이 8%의 경제성장률을 지키려고 내놓는 각종 소비 부양책이 효과를 거둬야 한다.”며 “지금 경제 상황으로는 성장률 3.4% 달성도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HSBC(홍콩상하이은행)는 최근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정규직 고용 확대 등을 통한 가계소비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은 전달에 이어 이달에 더 불안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오는 17일 그리스의 2차 총선을 앞두고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에서 유럽계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자금의 추가 이탈 가능성이 여전하다. 이미 외국인은 지난달에 4조원을 빼 갔다. 지난달 주식시장에서 외국계의 순매수액은 3조 9000억원이 줄었는데, 줄어든 자금 가운데 3조 1000억원이 유럽계였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도 일제히 하락했다. 두바이유 가격은 1일 배럴당 96.31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9월 30일 이후 8개월 만에 10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국제금융센터는 오는 18일 이란 3차 핵 협상이 시작되고, 7월부터 미국과 EU가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등 제재가 본격화되면 전 세계 원유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요 농산물도 옥수수 가격이 전달보다 15.9%나 하락한 가운데 대두(-10.8%), 면화(-18.0%), 원당(-8.3%) 등도 약세를 지속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농산물과 기초금속 가격은 조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韓銀 “돈 너무 풀려 국제유가 다시 급등할 수도”

    최근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선 하향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등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돈이 너무 많이 풀려 있어 앞으로 국제 유가가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일 ‘유가 변동 요인별 파급 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02년부터 2008년까지는 수요가 늘면서 국제 유가가 크게 올랐지만 2009년 이후에는 공급, 투기 자금, 지정학적 리스크(예비적 수요) 등 복합 요인에 의해 유가가 올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쓴 김웅 한은 계량모형부 차장은 “글로벌 금융 위기 극복 과정에서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엄청나게 돈을 풀었다.”면서 “최근에는 유럽 재정 위기 등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수요 감소)로 국제 유가가 떨어지고 있으나 세계에 풀린 돈이 본격적으로 돌기 시작하면 유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국제 유가 변동이 국내 물가와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도 요인별로 다르다고 소개했다. 과거에는 유가가 10% 오르면 무조건 물가는 0.2% 포인트 오르고 성장은 0.2% 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좀 더 선진화된 통계 기법을 적용한 결과 수요 요인에 의해 유가가 오르면 물가(0.25% 포인트)와 성장률(0.3% 포인트)이 모두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공급 요인에 의한 유가 상승은 물가를 0.19% 포인트 끌어올리고 성장률은 0.1% 포인트 끌어내린다. 앞으로 국제 유가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경우 수요보다는 공급 요인 등에 기인하는 만큼 물가와 성장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1.80달러 떨어진 101.59달러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분 인도 가격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86.53달러로 내려앉았다. WTI의 5월 한달 낙폭은 17.5%로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8년 12월 이후 최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라면 봉지 뜯어보니 ‘달러 봉지’

    라면 봉지 뜯어보니 ‘달러 봉지’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3일 160억원대 외화를 라면 봉지에 숨겨 필리핀으로 밀반출한 필리핀인 불법 체류자 L(58)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또 L 밑에서 송금 의뢰를 받거나 필리핀으로 직접 운반하는 역할을 맡았던 필리핀인 M(29) 등 6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한패인 35명을 추적하고 있다. L은 1991년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1993년부터 지금까지 불법 체류하면서 M 등과 함께 2004년 1월부터 지난 16일까지 9년 동안 필리핀 노동자 2만 5000여명으로부터 가족들에게 보내 주겠다며 맡은 돈을 달러로 환전해 필리핀으로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액수는 무려 160억원에 달했다. 이들은전국적으로 조직망을 갖추고 각지의 필리핀 노동자들에게 1회 송금 때 50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의뢰받은 원화를 서울 용산구 이태원 등의 불법 환전소에서 100달러권으로 바꿨다. 이어 라면 봉지 안에 3000~5000달러씩 얇게 깐 뒤 비닐테이프로 다시 밀봉, 다른 짐 속에 감춰 인천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다음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서 현지 환전업자에게 전달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패션 인생 60년 기념전 여는 디자이너 노라노

    [김문이 만난사람] 패션 인생 60년 기념전 여는 디자이너 노라노

    세월의 옷 단추를 잠시 풀어보자. 1956년 11월 29일 오후 2시 서울 소공동 반도호텔 그랜드볼룸. 경쾌한 피아노 선율이 울려 퍼지자 관객들 사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피아노 연주는 ‘마포종점’ ‘초우’ ‘비 내리는 호남선’ 등 수많은 곡을 히트시킨 젊은 작곡가 박춘석씨가 맡았다. 이어 원피스 코트 앙상블 등을 입은 모델들이 등장했다.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처음 보는 광경에 시선을 집중했다. 1부가 끝나고 2부에서는 바이올린 선율 속에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나온 여인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또다시 흥분했다. 마지막으로 그해 최고의 여배우상을 수상한 조미령씨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천천히 등장했다. 관객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모델들이 나란히 무대에 섰다. 사회자가 “오늘의 주인공 디자이너 노라노!”라고 외쳤다. 그러자 관객들은 기립 박수로 답하며 많은 꽃다발을 주인공에게 안겼다. 우리나라 최초의 패션쇼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열정 하나로 60여년 동안 단 한번도 쉬지 않고 오롯이 패션 인생을 살아온 디자이너 노라노(84)씨. 그에게는 항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국내 최초의 패션 디자이너, 최초의 해외 유학 디자이너, 최초로 패션쇼를 연 디자이너 등이다. 또한 그의 아버지 노창성은 최초의 방송인이었고 어머니 이옥경 또한 최초의 아나운서였으니 말 그대로 ‘최초’라는 수식어를 연이어 만들어낸 특별한 집안이다. ●“50년대 옷 딸에게 물려줄 것”에 큰 감명 노씨는 요즘 또 하나의 ‘최초’를 준비하고 있다. 1952년 서울 명동에 의상실을 처음 연 후 올해로 60년이 되는 것을 기념해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강남구 신사동 호림미술관 JNB갤러리에서 ‘Nora Noh의 LA VIE EN ROSE展’(노라노의 장미빛 인생전)이라는 전시회를 연다. 패션계에서는 60년 동안 의상실을 운영하면서 한번도 빠짐없이 계절마다 패션쇼를 하고 60주년 행사를 갖는 디자이너는 세계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라고 의미 부여를 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 세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여배우들과 다양한 분야의 VIP 고객들로부터 증정받은 노씨의 작품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또한 작품을 연도별로 전시해 195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의상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노씨의 작품을 오마주한 현재의 내로라하는 스타일리스트, 포토그래퍼 및 패션 디자이너들의 작품 등도 다수 참여한다. 이번 전시는 유명 스타일리스트 서은영씨 등에 의해 기획됐다. 한국 패션의 뿌리를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준비됐다. 특히 노씨가 이번 전시를 위해 지난 4년 동안 과거의 여배우 등 국내외에서 자신의 옷을 소장한 사람들을 만나 시대별로 인기를 끌었던 의상을 다시 수집해 한곳에 모은다는 점에서 각별하다. 84살이란 나이를 뛰어넘어 영원한 현역으로 살아가는 노씨를 지난 14일 오후 서울 강남의 의상실에서 만났다. 검은 커튼 레이스 재킷 차림이 인상적일 만큼 젊어 보였다. 까만색을 좋아하느냐고 물었더니 “원래 흑색이라는 것은 상복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여성에게는 자주 독립을 상징한다.”며 웃었다. 평생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살아온 자신감을 녹여낸 듯한 옷차림이라고나 할까. 물론 예나 지금이나 자신이 직접 옷을 만들어 입는다. 노씨가 앉은 자리 뒤편에는 하얀 웨딩드레스가 걸려 있었다. 궁금해하자 “1959년 미스 코리아 오현주씨가 미스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베스트 드레서 상을 받을 때의 의상이다.”라면서 “이번 전시에 선보이려고 그대로 재현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전시 얘기부터 나왔다. “젊은 친구들이 (전시를) 하는 거고, 저는 단지 지난 60년 동안 만들었던 옷들을 다시 제공받아 전시장에 건네주는 역할을 할 뿐이지요. (잠시 생각하더니) 사실은 나이 80이 넘게 되자 60년 세월에 대해 뭔가 현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여러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편하고 참 오래 입었다’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50년 전에 제가 만들었던 옷을 아직도 갖고 계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분들에게 보답하는 뜻에서라도 어떤 행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요.” 이러한 노씨의 생각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에서 그 뜻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나왔다. 50년 전 약혼식 때 옷을 입었던 사람과도 연락이 닿았고 1962년 당시 양단 코트를 가지고 있다는 재미교포에게서도 소식이 왔다. 1950년대에 만든 한복 느낌의 ‘아리랑 드레스’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해외 교포에게는 여러 번 사정해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빌려 오기도 했다. 특히 영화 ‘로마의 휴일’이 유명했을 무렵 배우 엄앵란씨가 즐겨 입었던 오드리 헵번의 원피스나 1960년대 TV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나옥주, 사미자, 윤소정, 정혜선 등 유명 스타들이 드라마를 통해 입었던 의상도 어렵지 않게 제공받았다. 또한 이인호 전 러시아 대사가 부임지에 갈 때 입었던 의상도 기증받았다. “해외에 계신 어떤 분은 아리랑 드레스를 지금도 매년 8·15 때 입고 있으며 죽을 때까지 간직했다가 꼭 딸한테 물려주겠다는 얘기를 해주셔서 너무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모두 400벌 정도 모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특색 있는 것 위주로 60벌 정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영화배우, 음악가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한 분들이 아직도 옷을 갖고 있어 참 고맙더군요. 저도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엄앵란씨가 제 옷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 새삼 알게 됐습니다(웃음).” ●“옷은 잘 절제된 멋 나와야”가 신념 이어 의상의 시대적 변천사와 관련해 잠시 언급한다. “1950년대는 아시다시피 국민소득이 100달러도 안 되던 시절이었지요. 영화나 연주 의상, 쇼 의상, 창극 의상 등을 제작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유행에 따라갔습니다. 1960년대에는 TV드라마가 생겨나면서 의상 협찬을 통해 제 옷이 대중들에게 다가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성복 시대가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1970년대에는 여성들의 활동이 많아지면서 투피스 형태의 여성용 정장이 생겨나 인기를 끌었지요.” 노씨는 이 무렵 미국 뉴욕의 고급 백화점 ‘삭스’에 진출해 ‘메이드 인 코리아’ 패션을 해외에 알리기도 했다. 아울러 뉴욕에서의 패션쇼 등을 통해 현지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기도 했다. “아마 2000년 봄이었지요. 미 브라운대학 초청으로 강의를 할 때였습니다. 참석자 대부분이 교수였는데 제가 1940년대에 미국에서 패션 공부를 했던 일, 1980년대 뉴욕 7번가에 진출해 한국산 실크를 널리 알리며 외화를 벌어들인 일 등 50년을 한결같이 패션 디자이너의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옷이란 잘 절제된 멋이 나와야 한다는 신념을 강조했더니 다들 많은 박수로 대접을 해주더군요. 특히 50년 외길을 걸어온 점에 아주 놀라워했습니다.” 이때 미국의 패션업계에서는 “노라노는 한국에서 패션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창조한 여인이며 그녀의 디자인은 세계적으로 퍼졌다.”고 높이 평가했다. 노씨는 일제강점기였던 1928년 3월 서울 종로구 내수동에서 유복한 집안의 차녀로 태어났다. 어릴 적에는 혼자 된 외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외할아버지는 과거에 급제한 뒤 영어 공부를 해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였던 영친왕 이은의 영어 교사 역할을 맡기도 했다. 아버지는 1927년 초 우리나라 최초의 방송국인 경성방송국을 개국한 공로자이며 일본어를 할 줄 알았던 어머니는 방송국 아나운서로 일하게 됐다. 이처럼 일찍부터 ‘멋을 내는 가풍’의 외가 쪽이나 부모들을 보고 자란 덕분인지 자연스럽게 패션 디자이너의 끼를 타고 났다. ●“놀고먹는다는 것은 죽음 기다리는 것” 경기여고 재학 시절에는 책을 무척 좋아하는 문학 소녀였다. ‘이와나미 문고’라는 일본의 문고판 책은 거의 다 읽다시피 했을 정도다. 그러다 고 3때 일제 징집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결혼했으나 얼마 안 가 이혼하게 되면서 원래의 끼를 살려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됐다. 광복 직후 외환은행 설립을 위해 한국에 온 미국인 스미스의 비서로 일하면서 가끔 각국의 대사들과 장관들이 참석하는 파티를 도울 때 직접 드레스를 만들어 본 것이 계기가 돼 스미스의 추천을 받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됐다. 이후 미국과 한국, 프랑스와 일본 등을 오가며 토종 한국 패션을 세계에 알렸다. 학창 시절 읽었던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에서 주인공 ‘노라’가 집을 떠나 자신의 인생을 찾듯 노씨 역시 ‘노라’라는 이름을 갖고 새 인생을 펼쳤던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60년 동안 쉼 없이 일을 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첫째는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계속했고 둘째는 어떤 목적이나 욕심을 두지 않았으며 사람 만나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아울러 “산다는 것은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이고 놀고먹는다는 것은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도전은 하되 욕심을 버렸기에 오늘날까지 행복하게 살고 있다. 열심히 하다 보면 누군가에 의해 한 단계 한 단계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노라노 디자이너는 본명은 노명자다. 1928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여고를 졸업했다. 1947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프랭크 왜건 테크니컬 칼리지’를 졸업하고 귀국했다. 6·25전쟁이 한창일 때 피난지인 부산에서 쇼 의상 등을 만들었고 1952년 서울 명동에 의상실 ‘노라노의 집’을 열었다. 이후 패션의 중심지 파리로 건너가 ‘아카데미 줄리앙 아트스쿨’에서 수학한 뒤 1956년 서울 반도호텔에서 한국 최초의 패션쇼를 열었다. 1966년에는 최초의 기성복 패션쇼를 열었고 1970년부터 1973년까지 파리 프레타포르테 패션쇼에 참가했다. 1974년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패션쇼를 열었다. 이후 매년 계절마다 국내에서 패션쇼를 여는 등 60년 동안 왕성한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다. 주요 수상으로 세계 패션그룹 ‘패션대상’(2000) 등이 있다.
  • 베이징 모터쇼 하이브리드·중국형이 트렌드

    베이징 모터쇼 하이브리드·중국형이 트렌드

    ‘하이브리드와 현지형 모델’ 지난 23일부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2012 베이징 모터쇼’의 가장 큰 흐름이다. 이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가 앞으로 지속되면서 연비가 뛰어난 하이브리드차 등에 대한 관심이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형 모델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중국 정부 역시 독자 브랜드 출시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 현지화 모델 증가의 배경이 되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미래 차의 대세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번 베이징 모터쇼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뿐 아니라 중국 로컬업체들도 휘발유 등과 전기를 함께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앞다퉈 내놨다. 기존 휘발유와 경유 차량의 연비 향상도 중요하지만 하이브리드차가 ‘미래의 차’라는 점을 업체들이 절감하는 까닭이다. 중국에서도 친환경 규제인 ‘유로-5’ 배기 규제가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하이브리드차의 확산에 한몫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터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전기차에 비해 활용도가 뛰어나면서도 연비는 기존 가솔린 차량 등에 비해 월등한 하이브리드차가 당분간 자동차 시장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번 베이징 모터쇼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선보이면서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독자 기술로 개발한 고속 전기차 ‘블루온’과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등을 전시하면서 친환경 브랜드로서의 위상도 높였다. 우치야마다 다케시 토요타자동차 연구개발 총괄부사장이 현대차 부스를 직접 찾아 “현대차가 토요타를 벤치마킹한 것처럼 우리도 쏘나타 하이브리드 기술을 연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아차 역시 베이징모터쇼에서 ‘K5 하이브리드’와 소형 전기차 ‘레이 EV’를 선보이며 이들 차량을 내년에 중국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요타는 중국에서 현지 생산한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윈둥솽칭’(雲動?擎) 등 하이브리드, 전기차(EV) 등 16개의 친환경 모델을 소개했다. BMW도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액티브 하이브리드3’를 중국 소비자들에게 내놨다. 평균연비 15.6㎞/ℓ에 전기모터만으로도 최고시속 160㎞를 낼 수 있다. ●현지화·독자모델도 속속 선봬 현지화 역시 이번 베이징모터쇼의 큰 흐름이다. 현대차의 합자사인 베이징현대는 신형 아반떼의 중국형 모델인 ‘랑둥’(朗動)을 처음 공개했다. 아반떼 HD의 중국형 모델인 ‘위에둥’과 마찬가지로 한국형 모델보다 차체가 커지고 웅장한 디자인이 강조됐다. 기존 차량과 완전히 다른, 중국 시장만을 위한 신차도 이번 모터쇼에 등장했다. 베이징현대가 ‘쇼왕’ 브랜드로 공개한 ‘BHCD-1’은 플랫폼 개발 단계부터 중국 합작사인 베이징 자동차와 함께 개발한 차량이다. 베이징현대는 올 하반기 중국 3공장 준공 뒤 BHCD-1의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아차의 중국 합자사인 둥펑위에다기아 역시 다음 달쯤 독자브랜드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GM우링은 이번 모터쇼에 아예 별도로 ‘바오쥔’관을 마련해 1800㏄급 신차 ‘바오쥔 630’ 등 5종의 양산차를 선보였다. 이 밖에 중국과 일본의 합자기업 둥펑닛산 역시 독자 브랜드로 개발한 ‘치천 D50’을 내놨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조선업계, 해양플랜트로 ‘세 토끼’ 잡는다

    조선업계, 해양플랜트로 ‘세 토끼’ 잡는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해운경기 침체로 선박수주 감소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 그러나 조선업계는 일반 상선 대신 해양플랜트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를 통해 시장 침체에 대응하는 동시에 중국 업체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수익성도 높이는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의 올해 전체 선박 수주 금액은 이날 기준 112억 달러(약 12조 7700억원). 이 중 원유나 가스를 탐사하거나 생산하는 부유식 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LNG-FPSO), 원유 시추설비(드릴십) 등 해양플랜트 실적은 전체의 70.5%인 79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빅3 전체 수주액 494억 달러 가운데 55%를 차지했던 플랜트 부문의 비중이 올 들어 더 확대된 것이다. 올해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가장 선방하고 있는 회사는 삼성중공업. 이날까지 전체 신규수주액 58억 달러 중 90%가 넘는 54억 달러를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올렸다. 지난 2월 일본계 호주 자원개발 업체인 인펙스사와 27억 3000만 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해양가스처리설비(CPF) 건조계약을 체결하는 등 모두 6척의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했다. 이 덕분에 삼성중공업은 올해 연간 수주 목표인 125억 달러의 절반 정도를 이미 달성했다. 대우조선 역시 올해 수주액 39억 달러 중 56.4%인 22억 달러를 해양플랜트로 거둬들였다. 올해 수주 목표인 110억 달러의 3분의1 이상을 벌었다. 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은 올해 신규 수주액이 15억 달러(현대삼호중공업 포함)로 연간 수주목표(240억 달러)의 6% 정도에 그치고 있다. 해양플랜트 실적은 2억 5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다만 현대중공업에 대한 시장에서의 평가는 밝다. 올해 초 국내 최초로 LNG-FPSO 독자 모델을 개발하는 등 해양플랜트 분야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유재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은 나이지리아 FPSO 등 대규모 플랜트 프로젝트의 추가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최근 고유가 상황과 관련이 깊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제 원유값이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오일 메이저 회사들이 기존에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던 해저 원유나 가스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되고, 드릴십 등 해양플랜트 주문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한때 선박수주량 등에서 우리를 추월했던 중국 업체들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분야도 해양플랜트다. 중국업체들은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특수선을 일부 생산하지만 여전히 일반 상선 중심이고,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해양플랜트 생산은 엄두를 못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플랜트는 일반 상선에 비해 수익률이 크게 높다는 점도 장점이다. 길이 320m 정도의 30만t급 유조선에는 선박용 철강인 후판이 평균 4만t 정도 소요되지만 230m 길이의 드릴십은 1만 7000t 정도면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가격은 드릴십이 5~6배 정도 비싸다. 후판만을 감안했을 때 드릴십의 수익성은 비슷한 크기의 유조선보다 10배 정도 높다는 뜻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조선업체들이 해양플랜트 분야에 집중하다 보니 과거보다 후판 사용량이 줄어들었지만 철강업체들의 후판 공급은 늘어나면서 후판 가격 역시 하락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누드 가정부 서비스’ 인기몰이에 논란 재점화

    ‘누드 가정부 서비스’ 인기몰이에 논란 재점화

    지난 2월 해외언론에 보도돼 논란을 일으킨 ‘누드 가정부 서비스’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텍사스 러벅시 경찰은 최근 “이른바 ‘누드 가정부 서비스 사업’이 적절한 허가를 받지 못했다.” 면서 “법률을 위반하고 있는 지 주시 중이며 2500달러(약 280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다. ’누드 가정부 서비스’는 3살 딸의 엄마인 멜리사 보렛(25)이 시작한 아이디어 사업으로 시간당 100달러(약 11만원)의 비용으로 여성이 누드나 반 누드 상태로 집주인 앞에서 집안 일을 해준다. 현재 3명의 여성을 고용해 서비스 중인 보렛은 밀려드는 고객들의 요청으로 사업은 순항중이지만 경찰의 감시를 받게돼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보렛은 퇴폐적인 서비스라는 경찰과 여론의 시선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보렛은 “회사 정책상 파견된 여성은 고객과 어떠한 성적인 접촉도 하지 않는다.” 면서 “만약 성적 접촉이 이루어지면 가정부는 해고되며 고객도 다시는 우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단지 누드의 상태일 뿐 청소하고 빨래하고 요리하는 일반 가정부와 다를바 없다.”고 주장했다.     /인터넷뉴스팀 
  • 삼성전자 스마트폰 1위 독주 태세

    삼성전자 스마트폰 1위 독주 태세

    삼성전자가 올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또다시 애플을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출고가가 100만원에 달하는 ‘갤럭시노트’에서부터 100달러 안팎의 초저가 제품까지 적기에 두루 공급하며 애플의 프리미엄급 공세와 중국 업체들의 저가 러시를 동시에 막아 내 선두를 탈환했다는 분석이다. 2분기에도 ‘갤럭시S3’ 출시가 예정돼 있어 1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4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올 1분기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41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28.2%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1위를 차지했던 애플은 3260만대(점유율 22.4%)를 팔아 2위에 그쳐 삼성에 자리를 내줬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내놓은 ‘아이폰4S’ 출시 효과가 사라지면서 올 1분기 판매량이 지난해 4분기보다 줄어들었다. 핀란드 노키아(3위·8.6%)와 캐나다 리서치인모션(4위·7.6%) 역시 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져 삼성전자로의 쏠림 현상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도 삼성이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4000만~4400만대를 판매(공급 물량 기준)해 4000만대 이하를 공급한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에 복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권사들도 삼성전자가 1분기 중 4300만~4600만대를 팔아 1위를 탈환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2분기에도 전략 제품인 ‘갤럭시S3’가 나올 예정이어서 상반기 통틀어 1위 수성이 점쳐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애플과 분기마다 ‘주거니 받거니’ 선두다툼을 벌여 왔던 삼성이 올 들어 1분기에만 애플과 1000만대 가까운 차이를 내며 독주에 나선 것은 고가격 정책만 고수하는 애플과 달리 다양한 가격대와 기능의 제품 60여종을 수시로 공급하는 다변화 전략이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삼성의 ‘닥판’(닥치고 판매) 전략은 특히 중저가 시장에서 큰 성과를 냈다. 삼성의 프리미엄급 제품인 ‘갤럭시노트’는 인기를 끌긴 했지만 1분기 판매량은 400만대 정도다. 이는 같은 기간 애플 ‘아이폰4S’ 판매량의 20%가량에 불과하다. 따라서 삼성 스마트폰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은 애플의 틈새를 파고 든 중저가 제품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이 지난해 10월 인도, 홍콩, 독립국가연합 등에 내놓은 120달러짜리 ‘갤럭시Y’(3인치)의 경우 1분기에 550만대 정도가 팔려 갤럭시노트를 제쳤다. 다른 보급형 제품까지 더하면 삼성전자의 1분기 저가형 스마트폰 판매량은 1000만대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전략은 지난해부터 저가형 제품으로 무섭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ZTE와 화웨이 등 중국 신흥 업체들을 막아 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강경수 SA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메이저 업체로는) 처음으로 보급형 모델을 내놔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한국 경제 깎아내리기” vs “글로벌위기 여진 대비”

    “한국 경제 깎아내리기” vs “글로벌위기 여진 대비”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까지 낮추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과도한 한국 깎아내리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무라 증권은 이에 대해 이례적으로 전망치를 낮춘 이유를 설명하는 보고서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예상했던 것보다 낮아지는 추세여서 수출·내수 간 균형, 고용증대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22일 국제금융센터는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 10개 주요 해외 IB가 2월 말 기준으로 내놓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평균 전망치를 3.3%로 집계했다. 9개 대형 IB가 1월 말에 발표한 평균 전망치 3.4%에서 0.1% 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일부 IB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의 2%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1월 전망치를 내놓지 않았던 UBS는 2월에 2.1%를 제시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고수하는 노무라도 지난 8일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7%로 낮췄다. HSBC는 2.0%로 가장 낮았다. 이는 지난해 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3.8%와 크게는 1.8% 포인트까지 차이 나는 것이다. 지난 1월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3.5%나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의 전망치인 3.1~3.5%와 비교해도 지나치게 낮다. 이들이 한국 경제를 너무 비관적으로만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정부가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 성장을 한다고 밝힌 것과 반대로 노무라는 1분기와 2분기에 2.7% 성장 후에 3분기 2.4%, 4분기 3.0%로 오히려 하반기에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봤다. 이에 노무라 측은 지난 21일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낮게 잡은 데 대한 질문이 많이 들어와 이를 설명한다면서 보고서를 내놓았다. 노무라 측은 “올해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200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재정 조기집행으로 12월 대선을 앞두고 재정부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민간소비 전망도 지난해(2.3%)보다 둔화된 1.0%를 기록하고 하반기 수출은 V자형 회복세를 나타낼 수 있으나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배럴당 100달러로 예상됐던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경제전망을 수정할 변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대입하는 과정에서 정도의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외국계 IB의 전망이 과도하게 낮기는 하지만 최악을 상정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KDI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한국의 정책대응’이란 보고서에서 “경제정책의 초점을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동력 마련에 맞춰야 현재 4%대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거시경제정책 정상화를 위해 통화 당국이 기준금리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덧붙였다. KDI는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초반 적극적으로 재정확대 정책을 편 덕에 한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세를 보일 수 있었다.”면서도 “재정 확대 정책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강화나 저소득층·중소기업에 대한 이전지출을 늘리는 등의 일시적인 정책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금융위기 기간 중 한시적인 비과세·감면을 크게 증가시켰는데, 이를 정상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父子가 50억 미화 컨테이너 밀반입

    아버지와 두 아들이 50여억원 상당의 미화를 컨테이너에 숨겨 몰래 반입하다 세관에 붙잡혔다. 부산경남본부세관은 19일 부산항으로 반입되는 수입 컨테이너 화물 속에 거액의 미화를 숨겨 들여온 모 염직회사 대표 김모(67)씨와 아들 2명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1월 21일 부산항으로 반입되는 수입 컨테이너 화물 속에 93만 8800달러를 숨겨 밀반입하는 등 2010년부터 모두 네 차례에 걸쳐 414만 8800달러를 컨테이너 화물에 숨겨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100달러짜리 100장이 한 묶음으로 된 총 94개 묶음을 사과박스에 담은 후 컨테이너에 적재한 직물원단 중간에 숨기는 일명 ‘심지박기’ 수법으로 돈을 들여오다 컨테이너 엑스레이 검색기에 걸려 적발됐다. 세관 조사 결과 이들은 해외 현지법인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국내로 반입할 때 부과되는 소득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밀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소액의 금액을 공항을 통해 반입하는 사례는 종종 있었으나 선박을 통해 화물 속에 1만 달러 이상의 거액을 반입한 사례는 관세청 개청 이래 처음이다. 세관은 여죄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2010년에도 같은 수법으로 세 차례에 걸쳐 321만 달러를 국내로 밀반입한 사실을 추가로 적발하고 조사 중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씨줄날줄] 굿바이 피카소/최광숙 논설위원

    “나를 위해 축배를” 현대 미술의 제왕이라 불리는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임종 때 남긴 말이다. 다른 화가들과 달리 살아생전에 부와 명예를 다 누린 것도 모자라 피카소는 자신의 말대로 사후에도 불멸의 화가로 자리 잡았다. 피카소는 다작으로 유명하다. 그림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욕심으로 무려 5만여점을 남겼다고 한다. 2010년 5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피카소의 ‘누드, 녹색 잎과 상반신’이라는 작품이 등장했다. 1932년 연인 마리 테레즈를 모델로 그린 이 작품의 최종 낙찰가는 1억 640만 달러(1188억원). 2004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억 410만 달러에 낙찰됐던 자신의 작품 ‘파이프를 든 소년’의 가격뿐만 아니라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까지 경신했다. 작품 값이 가장 높은 화가로 지난 13년간 세계 미술 경매시장에 군림한 피카소가 중국 작가들에게 그 자리를 내줬다. 프랑스의 미술시장 분석회사 ‘아트 프라이스’가 최근 발표한 ‘미술시장 트렌드 2011’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서화가 장다첸(1899~1983)과 치바이스(1864~1957)가 지난해 가장 잘 팔린 작가로 등극했다. 피카소와 앤디 워홀은 3, 4위로 밀렸다. 아트 프라이스는 “이제 우리는 피카소와 결별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중국 미술이 세계 미술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지 꽤 됐다. 경제력뿐만 아니라 중국 현대미술의 독창성과 시대성이 컬렉터들의 관심을 끌면서다. 2006년 3월 뉴욕 경매 사상 처음으로 열린 아시아 현대미술품 경매에서 장샤오강 등 중국 현대미술 작가들이 인기를 끌면서 그들의 작품은 ‘빈 캔버스’까지 예약될 정도였다. 이젠 그들도 장다첸과 치바이스 같은 근대 미술가에게 밀려난 신세다. 중국 현대미술 수집가로는 스위스 출신의 울리 지그를 빼놓을 수 없다. 기업인으로 주중 스위스 대사를 지낸 그는 1980년대부터 중국 미술을 주목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350여 작가의 2000점을 수집했다. 반체제 성향의 중국 젊은 작가들의 화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면서 모은 작품들이다. 그러다보니 그의 소장품을 빌리지 않고는 중국 현대미술 전시회를 여는 게 불가능할 정도다.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을때 그는 중국 미술가에 주목했다. 그의 안목은 적중해 100달러 하던 작품이 이젠 고가로 팔리고 있다. 그가 요즘 정연두·함경아 등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한다고 한다. 한국 미술 부흥의 출발점이 됐으면 하는 기대는 무리일까.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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