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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 Inside] (20) 돈 10만원에 깨진 우정…구로 ‘고교생 살인 사건’

    [사건 Inside] (20) 돈 10만원에 깨진 우정…구로 ‘고교생 살인 사건’

     “큰일났어요. 여기 좀 와보세요!”  지난달 30일 오후 5시10분. 서울 구로경찰서 신구로지구대 순찰대가 관내 공원 화장실에서 앳된 남학생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인적이 드문 외진 곳에 있고, 청소 상태도 좋지 않은 탓에 사람들이 거의 이용하지 않는 화장실이었다. 이따금 노숙자들이 추위를 피해 머무를 뿐이었다. 그날 따라 기온이 크게 내려간 탓에 경찰은 노숙자 동사 사고를 염려해 순찰에 나선 터였다.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이동식 화장실에 쓰러져 있던 남학생의 목에선 끈으로 졸린 흔적이 남아 있었다. 육안으로도 사망한 지 며칠 정도 지난 듯 했다.  경찰은 남학생의 신원을 밝혀내는 데 힘을 모았다. 지갑이나 휴대전화 등 단서가 될 만한 물건이 나오지 않은 탓에 실종 신고 현황에서 비슷한 인상 착의를 찾기 시작했다. 다행히 남학생의 신원이 확인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27일 밤 아르바이트를 마친 뒤 행방이 묘연했던 A(16)군이었다. A군은 자정이 지나 아버지에게 “집에 간다.”고 전화한 뒤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지나가다 우연히 만난 것 뿐이에요. 저한테 왜 이러세요?”  경찰은 시신을 발견한 지 하루 만에 A군의 초·중학교 동창인 B군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경찰이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 메시지를 조사한 결과 A군의 연락이 끊긴 시점에 B군이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B군은 그러나, A군을 살해할 이유가 없다며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함께 경찰 조사를 받은 또 다른 친구 C(18)군의 이야기는 조금 달랐다. A군과 B군이 미리 만나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경찰의 거듭된 추궁에 B군은 고개를 떨군 채 자초지종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돈 10만원에 친구의 목을 조른 이유  B군은 부모의 별거로 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다. 집안이 경제적으로 윤택하지 못했기에 B군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머니를 도왔다. 늘 돈이 궁했던 탓에 10만원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러다가 B군은 지난해 8월 연락이 뜸하던 A군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잘 지내냐? 급하게 돈 쓸 일이 생겼는데 10만원만 빌려줄 수 있어?”  “내 사정 뻔히 알면서…. 오래는 못 빌려준다. 금방 갚을 수 있지?”  A군 역시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다.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7만원짜리 단칸방에서 아버지·누나와 함께 살던 A군도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보태던 처지였다. 서로 어렵게 생활하는 것을 알고 있던 터라 A군은 B군의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하지 못했다.  친구의 호의로 돈을 빌렸지만 하루하루가 힘겹던 B군은 갚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게 됐다. 처음에는 비슷한 처지의 B군을 이해해주던 A군의 인내심도 한계에 이르렀다.    “너 진짜 돈 안갚을거야? 일단 언제 갚을지라도 들어야겠다. 나 알바 끝나고 잠깐 보자.”  사건이 일어난 그날 밤, A군은 구로역 앞에서 B군을 만나 동네까지 걸어가는 동안 끊임 없이 독촉을 했다. “곧 갚겠다.”, “말만 하지 마.” 언쟁을 벌이던 두 사람은 문제의 화장실에 들렀다.  “자꾸 이런 식으로 미루면 너희 어머니에게 얘기해서라도 받아 낼거야.”  소변을 보려고 뒤돌아 선 A군의 한마디에 폭발하고 말았다고 B군은 말했다. 마침 B군의 주머니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식당에서 쓰던 비닐 노끈이 들어 있었다. 불시에 뒤에서 공격을 당한 A군은 제대로 저항하지도 못한 채 숨을 거두고 말았다.  B군은 그냥 도망치지 않았다. 싸늘한 시신으로 변한 친구의 주머니를 뒤져 지갑과 휴대전화를 들고 달아났다. 지갑속에는 현금 10만 2000원이 들어있었다. 김군은 돈만 챙긴 뒤 지갑과 휴대전화, 범행에 사용한 노끈 등은 인근 하수구에 버렸다.  B군은 경찰 조사를 받을 때까지 나흘 동안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했다. 범행 직후에도 사건 현장에서 100m 정도 떨어진 PC방에서 밤새 게임을 즐겼다. PC방에서 쓴 돈은 다름 아닌 죽은 친구의 것이었다.  ●홧김에 깨진 10년 우정? 사실은…  “형사님, 사실 제가 거짓말을 했어요.”  사건은 우발적인 살인으로 종결되는 듯 했다. 하지만 B군은 강도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기에 앞서 기존 진술과는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이전에도 B군이 돈을 빌려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A군 가족의 주장과 두 사람이 주고 받은 휴대전화 통화 내역·문자메시지 등을 석연치 않게 여긴 경찰의 추궁이 계속되자 진술을 뒤집은 것.  B군의 범행은 계획적이었다. 거듭된 빚 독촉을 견디다 못해 친구를 살해하기로 마음 먹었다. 인적이 드문 공원 화장실에 잠시 들른 것도, 소변을 보는 친구의 등을 덮친 것도 모두 계획된 것이었다. 목을 조를 노끈을 준비한 것도,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지갑과 휴대전화를 버린 것도 마찬가지.  B군은 심지어 “범행을 저지르는 김에 아예 돈을 더 빼앗을까 했다.”는 말도 했다. 두 사람이 만나서 사건 현장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시간. 10년 가까이 쌓아온 우정이 단 돈 10만원에 산산조각 나는 데 걸린 시간치고는 너무나 짧았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사건 Inside] (1) 믿었던 ‘모델급’ 여친이 회사 사장과…수상한 삼각관계가 만든 살인미수 [사건 Inside] (2) 소개팅女와의 하룻밤이 끔찍한 지옥으로…인천 ‘미성년자 꽃뱀 사건’ [사건 Inside] (3) 생면부지 여중생에게 몹쓸 짓을…‘전주 여중생 성추행 동영상 사건’ [사건 Inside] (4) 밀폐공간에 속 시신 3구, 누가? 왜?…‘울산 아파트 살인사건’의 전말 [사건 Inside] (5) “입양한 딸, 남편이 바람핀 뒤 나 몰래?”…‘구로 영아 폭행치사 사건’ [사건 Inside] (6) 조강지처 베란다서 밀어 살해해 놓고 태연히 음료수 마신 ‘엽기 남편’ [사건 Inside] (7) 범인 “시신은 상상할 수 없는 곳에 있다”…‘거창 40대 여성 실종사건’ [사건 Inside] (8) “내 애인이 ‘꽃뱀 예림이’라니”… 70대 재력가의 비극적 순정 [사건 Inside] (9) 군대에서 발견된 성병, 범인은 ‘그 아저씨’…‘전주 무속인 추행 사건’ [사건 Inside] (10) 이웃사촌들이 최악의 ‘집단 성폭행’…전남 장흥 시골마을의 비밀 [사건 Inside] (11) 명문 여대생, 남친 잘못 만나 마약에 성매매까지… [사건 Inside] (12) 부인 시신에 모자씌워 저수지로…사기 결혼이 부른 엽기 살인 [사건 Inside] (13) “나만 믿으면 100만원이 3억원으로”…‘인터넷 교주’ 믿었다 패가망신 [사건 Inside] (14) 독극물 마신 살인범 주유소로 난입해…‘강릉 30대女 살인사건’ [사건 Inside] (15) 글러브 끼고 주먹질에 ‘쵸크’로 반격…엽기 커플의 사랑싸움 [사건 Inside] (16) “감히 나를 모함해?”…가양동 ‘일진 할머니’의 기막힌 복수 [사건 Inside] (17) “실종된 여고생 3명, 장기가 적출된 채…”…순천 괴소문의 진실 [사건 Inside] (18) 남자 720명 울린 부천 꽃뱀 알바의 정체…수상한 레스토랑의 비밀 [사건 Inside] (19) 40대女, 동거남이 준 술 마셨다가 깨어나보니…나쁜 남자의 진실 [사건 Inside] (20) 돈 10만원에 화장실서 초·중 동창 목을…구로 ‘고교생 살인사건’
  • 서울시 뉴타운·재개발 지역 철거세입자에게 임대주택 입주 기회 두 번 준다

    서울시 뉴타운·재개발구역의 철거 세입자들은 앞으로 철거 때와 준공 때 등 두 번에 걸쳐 임대주택에 입주를 할 수 있게 된다. 재건축 사업의 소형주택 비율을 전체의 절반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는 20% 이하다. ●재건축 소형 주택 절반으로 확대 서울시는 14일 뉴타운·재개발 철거 세입자들의 동네 재정착이 쉽도록 하는 세입자 보호 방안을 마련해 오는 20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뉴타운·재개발 철거 세입자들에게 철거 시점이나 준공 시점 중 한 번만 임대주택 입주 기회를 줘 이들이 다른 지역 임대주택에 입주하면 살던 구역의 임대주택이 준공돼도 입주 자격이 없어 다시 돌아올 수 없었다. 특히 뉴타운과 재개발이 시작되면 살던 구역의 임대주택에 재입주하려는 세입자들이 한 번뿐인 입주 기회를 유지하기 위해 인근 지역의 민간 주택에 전·월세를 살면서 전·월세난을 부추겼던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시는 전망했다. ●市 “전·월세난 문제 해결 기대” 이에 따라 현재 관리처분 인가가 진행되고 있는 성동구 금호16구역과 옥수13구역, 양천구 신정4구역 등 16개 재개발구역 대책세입자 7919가구가 첫 번째 혜택을 보게 된다. 시는 임대주택 신청자가 몰려 동일순위 안에서 경쟁이 생기면 해당 재개발구역 안에서 거주 기간이 오래된 순서대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오는 4월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개정을 통해 이를 반영할 예정이다. ●기초생활수급자 입주기준 완화 한편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경우 기준일(구역지정 공람공고일 3개월 전)보다 늦게 전입한 탓에 임대주택 입주 자격이 없더라도 사업시행 인가일까지만 전입신고를 하면 임대주택을 공급하도록 기준을 완화했다. 이 밖에 시는 재건축 등 정비사업 때 60㎡(이하 전용면적 기준) 이하 소형주택 비율을 최대 절반까지 의무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건기 주택정책실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일단 도시계획위원회가 개별단지의 특성에 따라 소형 확대 여부를 판단하되 필요하다면 조례로 이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시는 지난 9일 열린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개포지구 내 주공2·3·4단지, 시영 등 4개 단지가 제출한 재건축 계획안에 대해 60㎡ 이하 주택 비중을 50%까지 늘리라고 요구하며 보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이 같은 서울시 입장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재건축, 재개발과 같은 민간 개발사업에도 소형주택 비중을 인위적으로 높일 경우 주택공급 위축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게 국토부의 입장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보금자리 중단 혼란 야기” 권장관 정책 지속성 강조

    “보금자리 중단 혼란 야기” 권장관 정책 지속성 강조

    MB 정부의 주택정책이 정치의 계절을 맞아 외풍에 휘둘리고 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보금자리주택 공급 중단과 전·월세 상한제 도입,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등을 잇따라 예비 공약으로 거론하면서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제 대응에 실패해 주택시장의 침체를 키운 상황에서 본질을 간과한 것 같다.”고 지적한다. 13일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기자실을 찾아 여당의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다. 권 장관은 “(여당과) 총선 공약에 대해 의미 있는 협의가 없었다.”면서 “시행 중인 정책들은 과거의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졌고 정책 변화에 따른 결과도 예측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표가 되는 정책은 모두 언급한다’는 포퓰리즘에 맞서 정책의 지속성을 앞세운 표현이다. 반면 보금자리주택 공급 중단과 전·월세 상한제는 지난해 야당이 추진했으나 여당의 반대로 무산된 사안이어서 새롭지 않다. DTI 규제 완화는 가계부채 문제로 여야 모두 부담스러워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이 불과 수개월 만에 정책을 송두리째 바꾸자고 나서니 주무 부처인 국토부도 당황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협의가 실종된 여당 비대위의 정책들은 앞선 전세 대출이자 경감안처럼 시장에 혼란만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새누리당의 공약은 부동산 장기 침체의 원인으로 보금자리주택과 DTI 규제가 거론되면서 나온 결과로 풀이된다. 입지와 분양가가 월등히 유리한 보금자리가 공급되면서 민간분양에 대한 수요자의 관심이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 때문이다.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보금자리 추가 공급을 막으면 당장 기존 보금자리에 대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만 물량 소진 뒤 경쟁력 있는 민간 분양으로 관심이 옮아갈 것이란 긍정론도 있다. DTI 완화도 금융권의 자체 리스크 관리에 따라 충분히 가능하며, 유동화에 긍정적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여당의 정책대로라면 부작용이 클 것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권 장관의 이날 발언이 이를 방증한다. 공영 분양주택을 포기하고 임대주택만 늘리는 방안은 과거에 추진했으나 재정적자 등 부작용이 많았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靑·정치권 ‘포퓰리즘 법안’ 정면충돌

    청와대와 정부가 오는 16일 국회 처리를 앞둔 저축은행피해구제특별법과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대표적인 포퓰리즘(대중인기 영합주의) 법안으로 지목, 거부권 행사의 뜻을 밝히면서 4·11 총선을 앞둔 정치권과 정면충돌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저축은행 구제 특별법 등 불합리한 법안에 대해서는 입법 단계부터 각 부처가 적극 대처해 달라.”고 지시했다. 국회가 이른바 ‘포퓰리즘 법안’으로 지적받는 이들 법안을 끝내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거부권 행사와 관련, “아직 국회에서 절차가 많이 남아 있지 않느냐.”면서도 “언론에서도 그렇게 해석하고들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해당 법안들이 헌법에 위배되는 측면은 없는지, 입법화됐을 때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지 등에 대한 전문적인 검토를 해서 적극 대응해 달라.”고 거듭 주문했다. 최근 국회 정무위를 통과한 저축은행피해구제법은 예금자 보호를 받지 못하는 5000만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권 투자자의 피해액을 55%까지 보상해 주기로 해 위헌 논란을 빚고 있다. 이 대통령이 포퓰리즘 법안 및 공약에 대해서는 정부 부처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는 지시를 하면서 해당 부처에서도 반박하는 목소리를 잇따라 쏟아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간부회의에서 “영세 가맹점에 정부가 정하는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할 수수료율을 정부가 정하도록 해 시장 원리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 특별법에 대해서는 “예금자와 금융회사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고 채권자 평등원칙, 자기책임 투자원칙 등 금융시장의 기본질서를 훼손하고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두 법안에 대해 “기본적으로 큰 틀의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났다.”며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않도록 (업계와 함께) 설득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와 별개로 새누리당이 총선 공약으로 검토 중인 보금자리주택 공급 중단, 전·월세 상한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등 주택관련 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권 장관은 “새누리당의 총선 예정 공약과 관련해 의미 있는 협의는 없었다.”면서 “보금자리주택은 과거 국민임대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성 부재에 따른 지자체의 반대, 소셜믹스(임대아파트 혼합배치) 부재 등의 문제를 보완해 마련됐다. 지속가능성 여부는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월세) 상한제의 경우 주택 공급이 줄어들고 세 부담은 높아지고 주택의 질은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DTI 등 금융 규제는 금융당국에서 밝힌 대로 가계부채에 대한 염려 때문에 자율적으로 맡길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성수·윤창수·오상도기자 sskim@seoul.co.kr
  • 대구 약령시 살리기 나섰다

    대구시가 약령시 살리기에 나섰다. 인근에 현대백화점이 들어서면서 월세가 급등한 데다 타 업종이 잠식하면서 약령시가 위축되고 있어서다. 대구시는 올해부터 2014년까지 153억원을 투입, 약령시에 한방 테마파크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약령시에 한방 테라피와 피부관리, 약선음식 등 한약재를 이용한 체험 공간을 마련하고, 약령시의 병원과 한옥 등에 한방치료와 체험 등이 가능한 한방웰빙체험관을 꾸민다. 약령시의 67%에 이르는 한방 관련 업소당 500만원을 지원, 간판을 정비한다. 시는 약령시를 문화지구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각종 조세감면 등의 혜택과 타 업종의 입점을 제한할 수 있다. 한편 약령시의 한약재 전시관이 최근 개관 26년 만에 1종 전문 박물관으로 승격했다. 이에 따라 학예사를 충원하고 수장고를 설치하는 등 약령시에만 있는 특성화한 한방 문화를 주제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테마 프로그램을 보강했다. 앞마당에서는 투호놀이, 윷놀이, 굴렁쇠 굴리기 등 민속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구와 장소를 마련했다. 약탕기, 약첩, 한방 캐릭터 등 한의약 조형물, 약초동산도 만들었다. 이 밖에 소비자 취향에 맞게 개발한 약령시 대표 브랜드 상품도 전시·판매한다. 시 관계자는 “한약방과 약재 도매상 등 한약재 제조·판매 위주의 업종으로는 한계가 있어 약령시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새누리 전·월세 급등지역 ‘상한제’ 추진

    새누리당이 전·월세 가격이 크게 오른 지역을 대상으로 가격 인상 폭을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당 총선공약개발단 관계자는 12일 “전면적인 상한제는 어렵겠지만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상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총선 공약으로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은 특정 지역의 전·월세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웃도는 경우 그 지역을 특별신고 지역으로 지정한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전·월세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3배를 넘으면 특별관리 지역으로 지정하고 전·월세 상한선을 설정한다는 것이다. 집주인이 상한선 이상으로 임대료를 올려받을 경우 초과분에 대해서는 세입자가 되돌려받을 수 있도록 부당이득반환청구권도 인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새로 입주하는 세입자가 종전 전·월세 가격에 대한 정보 제공을 요구할 경우 집주인이 이를 공개하도록 해 세입자 교체 과정에서 임대료를 대폭 올릴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는 전·월세 상한제를 비롯한 인위적인 가격 통제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실제 도입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이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추진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3월 부분 도입 문제를 검토했지만, 정부 반대로 무산됐다. 이어 6월에는 정부가 원하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야당이 요구하는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결국 흐지부지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高시원’ … 가난한 대학생 안식처 잃을 판

    ‘高시원’ … 가난한 대학생 안식처 잃을 판

    가난한 대학생들의 ‘보금자리’였던 고시원의 월세 가격이 가파르게 뛰고 있다. 형편이 좋지 않은 대학생들이 고시원에서마저 내몰릴 위기에 처한 것이다. ●대학가 고시원 월세 평균 33만원 12일 서울신문이 동대문·종로·성북·신림동 등 서울 지역 대학가의 고시원 100곳을 조사한 결과, 평균 월세는 33만원으로 집계됐다. 경희대·서울시립대·한국외대 등이 있는 동대문 지역은 33만 9000원, 국민대·성균관대 등의 종로 지역은 35만 1000원, 서강대·연세대·이화여대 등의 신촌 지역은 32만 9000원, 서울대가 있는 신림동 지역은 28만 5000원 정도였다. 대학생들은 “최근 고시원들이 시설을 개수하거나 증·개축하면서 방값을 10만~15만원가량 인상했다.”고 주장했다. 2010년 7월부터 고시원이 법령상 준주택(주택은 아니지만 주택의 기능을 하는 시설)에 포함되면서 정부 지원을 받게 되자 고시원 주인들이 앞다퉈 리모델링과 재건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공사 후에는 자연스레 방값을 30~40%씩 올려 받고 있다. 동대문구 회기동의 M고시원은 지난해까지 25만원이던 방값을 리모델링 이후 35만원으로 올렸다. 개별 화장실과 창이 딸린 방은 월 30만원에서 45만원으로 뛰었다. 한양대 4학년 김모(23·여)씨는 “고시원은 가정 형편이 넉넉지 못한 학생들의 ‘거처’였는데 이제는 대학 근처에서 20만원대 고시원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 “대학 기숙사 확대해야” 고시원은 싼값으로 가난한 대학생들의 안식처 역할을 해왔다. 실제로 신촌에서 전용면적 33.0㎡인 오피스텔에 거주하려면 보증금 1000만원에 월 70만원을 내야 한다. 관리비와 가스비 등을 합하면 90만원이나 든다. 다가구주택 월세도 방값만 40만~50만원에 관리비 등까지 포함하면 60만~70만원가량이다. 서울 37개 대학의 평균 기숙사 수용률은 2010년 기준으로 11.4%에 불과해 하늘의 별 따기다. 결국 오피스텔이나 다가구주택, 기숙사 등을 확보하지 못한 대학생들은 고시원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마저 힘겨워 반지하방이나 옥탑방을 찾는 학생들도 적잖다. 경희대 3학년 최모(25)씨는 “요즘 대학가 월세는 부르는 게 값”이라면서 “대학이 학생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숙사를 적극적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상반기 분양 수도권·세종시 집중될 듯

    상반기 분양 수도권·세종시 집중될 듯

    이달부터 아파트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실수요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과연 집을 사야 할지, 산다면 어느 곳에서 장만할지를 놓고 답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12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전세가율이 60~80%를 넘는 가구수가 크게 늘고, 보증부월세 전환이 급증하면서 세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예전 같으면 주택 구입을 서둘렀겠지만, 1년 사이 뚝 떨어진 집값이 발목을 잡고 있다. 건설업체들도 분양을 놓고 고민에 빠진 상태다. 설 연휴 직후 소강상태를 보인 분양시장은 다음 달 중순 총선 정국으로 넘어가는 정치 일정 탓에 일정이 순조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월 한파’로 이달 분양도 주춤한 상태다. 다만 주택 구매자들에게는 어느 정도 반사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일부 분양물량은 벌써부터 큰 폭의 할인 분양이 점쳐진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서울 일부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의 일반분양은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싸다. 이런 가운데 건설업계의 분양은 올 상반기 집중될 전망이다.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가운데 삼성물산의 도곡동 진달래1차(59~106㎡)를 비롯해 롯데건설의 뱅배동 2-6구역(59~216㎡) 등이 이달 중 분양된다. 다음 달에는 대우건설의 개봉동 1구역(일반분양 523가구)과 롯데건설의 서초동 삼익2차(일반분양 93가구) 등이 대기하고 있다. 자족형 신도시로 불리는 광교신도시에서도 분양이 이어진다. 경기 수원과 용인에 걸친 광교신도시는 지난해에만 5000여 가구의 입주민을 맞았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선 세종시가 손꼽힌다. 2~3월에만 8개 단지 7800여 가구가 집중적으로 분양된다. 극동건설은 이달 중 610가구를, 현대건설은 다음 달 876가구를 각각 분양할 예정이다. 중흥건설도 2~3월에 3206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한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던 강남의 아성까지 흔들린 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예컨대 강남 3구(송파·강남·서초)에선 시세가 떨어진 아파트만 있을 뿐 웃돈이 붙은 아파트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올 상반기) 유망지역 내 물량 못지않게 분양을 미루지 못해 나오는 밀어내기 물량도 많다.”면서 “투자가치나 시세차익 등을 고려해 적절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CEO 칼럼] 뉴타운, 전력대란 그리고 나비효과/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CEO 칼럼] 뉴타운, 전력대란 그리고 나비효과/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요즘 서울시가 내놓은 ‘뉴타운 정비사업 신(新)정책 구상’이 이슈가 되고 있다. 전체 1300여개 뉴타운 구역 중 절반 정도에 대해 뉴타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핵심으로 뉴타운 정책의 실질적 출구전략이라 할 수 있다. 뉴타운은 2002년 은평뉴타운을 시작으로 추진됐으니 대한민국은 10년간 ‘뉴타운 논란’에 휩싸여 있다. 정책이 바뀌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법이다. 뉴타운 정책은 가계 재산목록 1호인 주택에 관한 일인지라 이해관계에 따라 온도 차가 천차만별이다.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지역의 조합원은 희색을 보이고, 안 그런 지역에 집을 가진 쪽은 울상을 짓고 있다. 뉴타운 정책이 퇴출되든, 마을공동체 중시의 정비로 전환되든 기본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떤 일을 하기로 했다가 하지 않을 경우 장단과 명암이 반드시 있다. 그동안 개발 논란에 묻혀 소홀히 여기던 문제를 잘 따져 보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노후 주택에 계속 살게 될 주민들, 특히 저소득층 세입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뉴타운 지역이나 재건축 대상 지역에 있는 주택이나 아파트 생활의 가장 큰 불편은 겨울철 난방이라 한다. 난방비가 엄청나게 들지만 춥다고 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에너지 구입비가 총 가구 소득의 10%를 초과하는 ‘에너지 빈곤층’을 120만명 정도로 추정한다. 빈곤 가정이 에너지 빈곤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빈곤 가정 주택의 에너지 효율이 높아야 하는데 현실은 오히려 반대다. 저소득층의 주택 중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해 수리가 필요한 가구는 52만 가구 정도로 추정된다. 노후 주택에서 열 손실이 가장 많은 곳은 바로 유리창과 출입문, 지붕이다. 전문가들은 1970, 8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는 단열 유리로만 교체해도 최대 30% 정도 난방비를 줄일 수 있으며, 현관문만 바꿔도 최소 10% 정도의 난방비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창문과 현관문 수리 등 단열 공사로 70년대 아파트는 난방비를 50% 정도, 80년대는 40%, 90년대는 30% 정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직접 살지도 않고 조만간 철거될 집에 돈을 들일 집주인이 없기 때문이다. 노후 주택에 전·월세로 살고 있는 대다수의 가구에서 전기 난방 매트, 온풍기 같은 전열기가 주된 난방 수단이 된 것은 이런 연유 때문이다. 여름에만 논란거리가 되던 전력대란이 1, 2년 전부터 겨울철에도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55년 만에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닥친 지난 2일 전력 수요가 7383만㎾(예비율 7%)를 기록했다. 최대 전력 수요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월 17일의 7314만㎾를 69만㎾ 넘어선 것이다. 특단의 대책 없이는 전력 예비율 1% 미만이라는 위기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뉴타운 퇴출과 재건축 지연으로 노후 주택의 단열성능 확보가 늦어져 난방용 전기소비가 꾸준하게 늘어 겨울철 전력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칫 뉴타운 퇴출이 ‘블랙아웃’으로 이어지는 ‘나비효과’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책 당국은 노후 주택의 에너지 소비 실태를 파악하고 단열 성능 향상을 위한 개·보수 지원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 발전소 건립 재원을 활용할 필요도 있다. 발전소를 몇 기 더 건설하는 것보다 전기 소비를 줄이는 데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즉시 효과가 날뿐더러 오랫동안 지속되기 때문이다. 뉴타운 개발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보면서 너무 오랜 기간 많은 기대와 실망을 반복해 왔다. 뉴타운 정책은 누구를 위해 세웠고, 누구를 위해 없애는지 보다 근본적인 생각을 하길 바랄 뿐이다. 가뜩이나 2월의 이상 한파에 마음이 더 심란하다. 다음 겨울이 오기 전에 추위에 무방비인 집들이 따뜻한 집으로 바뀔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9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밤 11시 40분) 경기 고양시에 보증금 500만원, 월세 25만원을 내고 지내는 두희씨와 연실씨의 비닐하우스가 있다. 아빠 두희씨는 비닐하우스 짓는 일을 한다. 겨울에는 일이 없기 때문에 일을 찾아 며칠씩 지방으로 간다. 일용직 일을 하는 엄마 연실씨는 사고로 오른쪽 눈에 마비사시 증상이 있어 식당에서 거절당하는 일도 빈번한데…. ●TV소설 복희누나(KBS2 오전 9시) 태웅은 금주를 일본으로 데려가기 위해 덕천으로 찾아오고, 친지들께 인사드린다며 병만에게 금주와의 외출을 허락받는다. 금주는 상황에 밀려 태웅을 따라 나서지만 태웅의 진심을 느끼게 되면서 여러 가지로 생각이 복잡해진다. 한편 또다시 영표를 찾아온 대성주조 정 부장은 소주공장에서 뜻을 펼치라고 권한다. ●아침드라마 위험한 여자(MBC 오전 7시 50분) 갑작스러운 서주의 사고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은 동준은 뺑소니 사고임을 알고 분노한다. 소라(황보라)는 최 이사를 찾아가 도희가 협박범에게 돈을 줬다고 털어놓으며 사실을 밝히라고 말하지만 아무 대답도 듣지 못한다. 한편 집으로 돌아온 소라는 도희에게 자신이 모든 사실을 다 알고 있다고 말한다. ●스타 부부쇼 자기야(SBS 밤 11시 15분) 개그맨 박준형이 아내 김지혜의 성형 중독에 대해 분석해 부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아내가 성형에 빠진 것이 드라마 ‘천국의 계단’ 때문이라며 감춰져 있던 원인을 밝혀냈다. 이유인즉 미녀 개그우먼으로 예쁜 역할만 도맡아 하던 그녀가 최지우의 친구로 출연하며 자신의 외모를 되돌아보게 됐다는 것인데…. ●독립다큐관(EBS 밤 12시 5분) 대학 시절 발그레한 양 볼에 수줍음과 설렘을 가득 담고 ‘농사꾼’이 되겠다고 다짐한 세 여자가 있다. 대학 동창인 셋은 저마다의 이유로 나고 자란 도시를 떠나 경남 작은 마을로 시집을 갔고,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고 며느리가 됐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은 법. 매일이 버라이어티한 그녀들의 농촌 생활기를 따라가 본다. ●검색녀(OBS 밤 11시 5분) 가수 성대현은 ‘R.ef’ 해체 이후 사업하러 미국에 갔다가 한순간의 실수로 파산을 하게 된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쌀 살 돈도 없어 낚싯대 하나 들고 바닷가로 가서 고등어를 잡으며 어부로 살았다. 그래도 한국 거지로 보이고 싶지는 않아 계속 말도 안 되는 중국말을 했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털어놓는다.
  • 집 있어도 현금 없는 한국 고령층

    집 있어도 현금 없는 한국 고령층

    우리나라 가구주의 50대 중반 이후 자산 중 80% 이상이 부동산 등에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선진국보다 10년 이상 이른 55세 이후 자산이 줄어드는 만큼, 고령층이 부동산을 금융자산 등으로 전환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7일 내놓은 ‘가계자산 포트폴리오’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주 연령별 자산 중 부동산 등 실물 자산(전·월세 제외) 비중은 ▲40~44세 71.3% ▲45~49세 72.5% ▲50~54세 77.7% 등으로 상승하다가 55~59세에 80.8%로 80% 선을 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 나이가 25세 미만이었을 때 전체 자산 대비 실물 자산 비중은 41.7%였지만 50대 중반 이후에는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은 80%대에서 20%대, 일본은 70%대에서 60%대로 하락하는 것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美·日 나이들수록 실물자산 하락 특히 75세 이상에서는 실물 자산 비중이 86.7%로 90%에 육박했다. 5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면 예금이나 보험, 주식 등 금융자산은 6000만원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우리나라는 자산이 줄어드는 시기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빨랐다. 우리나라는 55~59세에 4억 1700만원으로 정점에 이른 뒤, 이후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더구나 75세 이상에서는 자산이 2억 200만원으로 20년도 안 돼 재산이 ‘반토막’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 일본 가계는 나이가 들수록 자산 증가세를 보이다가 70대 이후 감소세로 반전했다. 이 위원은 “자녀 교육비나 출가·분가 부담을 부모가 감당하는 사례가 많고, 공적 연금이 아직 노후를 책임지는 데 미흡하기 때문에 50대 중반 이후에 자산이 급감하고 있다.”면서 “또한 금융자산을 주로 활용해 자녀 교육이나 혼인 비용 등을 해결하면서 실물 자산의 비중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교육·혼인비용 등 부모가 감당 그러나 고령층의 자산이 실물에 편중된 것은 가계부실 우려를 키워 가계뿐 아니라 국가 경제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위원은 “은퇴 이후의 고령층은 부동산 의존도가 높아 부동산 가격 하락 위험에 취약한 상태”라면서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보유자산 가격이 내려가면 노후 대비가 불안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하락땐 가계부실로 연결 그는 이어 “고령층이 주택을 매물로 내놓으면 집값 하락 압력이 커져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이 나빠지고 국민 경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부동산을 금융자산으로 쉽게 바꿀 수 있도록 주택연금 활성화 등 제도적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데스크 시각] 대학생 전세, 판도라의 상자 열다? /김성곤 산업부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대학생 전세, 판도라의 상자 열다? /김성곤 산업부 전문기자

    설(1월 23일) 전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곳곳에서 문제가 많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대학생 전세 입주 대상자가 됐는데 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했다. 고향에 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렵게 서울로 대학 가서 그것도 어렵게 대학생 전세 대상자가 됐다는데, 집 구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일각에서 전세(專貰)가 아니라 ‘전세’(錢說)라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출발은 좋았다. 국토해양부 등 정부 부처가 지난해 12월 합동으로 내놓은 ‘12·7 주택시장 정상화 및 서민 주거안정 지원방안’에 들어 있던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확대’ 계획은 화려한(?) 규제와 완화 계획 등에 가려져 있었지만 눈에 띄는 내용이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오늘 발표한 것 중 눈여겨볼 사안이다.”라며 관심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1000가구 정도의 시범사업에 그쳤던 대학생 전세임대를 1만 가구로 확대한다고? 그래 잘만하면 학부모들의 짐을 덜어줄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었다. 최대 7000만원의 전세금을 지원해 주고, 매달 전세보증금의 2~3%만 받는 이 제도라면 대학생들의 하숙대란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려도 없지 않았다. ‘1만 가구에 달하는 전세임대주택을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그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9000여명의 입주대상자를 확정한 뒤 보름여가 지난 지금 국토부에 따르면 전체의 4분의1 수준인 2317명(2월 5일 기준)만 임대계약을 맺거나 맺을 예정이다. 이 중 계약을 완료한 학생은 전체의 10%에도 못 미치는 674명에 불과하다.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가장 큰 줄기는 정부 정책과 현실의 괴리이다. 이번 대학생 전세 문제를 들여다보면 우리가 안고 있는 주택정책의 모순이 그대로 드러난다. 우선은 집이 생각처럼 많지 않았다. 부채비율을 80%에서 90%로 완화했지만 개별주택공시가격으로 한다면,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대상 중 부채비율이 100~200%를 넘는 주택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이는 공시가격 체계의 문제점에서 기인한다. 시세로는 7억~8억원 하는 주택의 공시가격은 2억~3억원인 경우가 태반이다. 이 주택에 담보나 기존 세입자 전세금이 4억원이면 부채비율은 200%로 뛰어 대출대상에서 제외된다. 다음으로는 소형 주택은 월세가 90%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지 못했다. 정부가 전세대책에 매달려 있을 때 시장(특히 소형)은 월세로 빠르게 진행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또 하나, 고시원 등의 문제점도 노출됐다. 고시원은 상당수가 편법을 통해 주택이 아닌 근린생활시설로 문을 열었다. 하지만 근생시설인 원룸형 고시원은 대학생 전세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일부지만 대학생 전세주택이 대학생들 눈높이만 높였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전세금을 지원해 주면서 5000만~6000만원짜리는 찾지도 않는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의 얘기다. 규정상 120%까지 가능한 점을 활용해 8400만원짜리를 얻고, 나머지 1400만원은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겠다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대학가에는 최근 8000만원대 대학생 전세 매물이 제법 늘었다. 마지막으로 대학생 전세 임대 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문제다. 물론 LH가 적임자이기는 하다. 하지만 3년여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100조원이 넘는 빚더미에서 이제 겨우 헤어나올 만한 시점에서 LH에 대학생 전세업무를 떠맡긴 것은 어쩌면 무리인지도 모른다. 재정은 한푼도 지원하지 않고 국민주택기금을 동원했지만 어차피 빚으로 남기는 마찬가지다. 꼭 필요한 사업이라면 재정 지원도 고려할 만하다. 대학생 전세가 문제가 있지만 좋은 상품임에는 틀림없다. 따라서 정부도 이에 대한 지적이나 비판에 귀를 닫기보다는 주택정책을 업그레이드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sunggone@seoul.co.kr
  • 여야 표심잡기 ‘지르고 보자’식 공약 남발

    4·11 총선을 앞둔 여·야의 정책공약 이름짓기 경쟁이 벌써부터 뜨겁다. 복지·고용 등 정책 이슈를 선점하면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한발 앞서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만 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 현역 사병 월급 획기적 인상 등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재원 마련에 대한 청사진이 없는 공약이 상당수다. 여·야 모두 ‘정책 네이밍’에 골몰한 나머지 ‘실현 가능성’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0~5세 전면 무상보육 실시, 고교 의무교육 전면 실시 등을 총선공약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국가재정은 외면한 장밋빛 계획’이라는 비판이 벌써부터 제기됐다. ▲100만 가구 전·월세 대출이자 경감 ▲모든 가맹점 신용카드 수수료 1.5% 수준 인하 역시 후속 재원 대책은 잠잠하다.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5일 “사병 월급을 50만원으로 인상하는 한편 초·중·고교생에게 아침급식을 제공하는 안을 총선 공약으로 추진하자.”고 한 제안 역시 포퓰리즘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1인당 평균 9만 3800원인 사병 월급을 50만원으로 올리려면 약 1조 8000억(평균급여 기준)~2조 2000억원(상병 기준)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아침을 거르는 전국 청소년 250만여명에게 개인·국가 부담 절반씩인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데도 7500억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남 의원은 “포퓰리즘은 그냥 써서 없어지는 것이지만 이 방안은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베이스가 만들어지고 대한민국의 미래 투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이 과세 확대를 통해 5조원 이상 추가 재원을 마련해 우선순위를 조정하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민주통합당은 ‘정책반란’을 총선공약 콘셉트로 잡고 새 복지모델로 ‘창조형 복지국가’를 내세웠다. MB(이명박 대통령) 정권의 정책 실패를 심판하되, 어느 국민이든 한번 실패해도 보편적 복지망으로 재기할 수 있는 버팀목 국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 등 3대 무상 시리즈 외에 반값등록금 등 ‘3+1 복지정책’이 대표적이다. 빈곤층, 장애인, 실업자, 노인 등 취약계층 대상 선별 공약도 정책화된다. 그러나 3+1 복지정책에 17조원, 일자리·주거·취약계층 지원에 16조원 등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국채발행이나 새로운 세금 신설 없이 재정개혁(12조 3000억원), 복지개혁(6조 4000억원), 조세개혁(14조 2000억원)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양당의 정책 공약 모두 심도 있는 검토 없이 대충 ‘꿰어 맞추기’식으로 남발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과세 정책 기조와 배치되는 재원마련안을 내세우거나 지역민심·특정 유권자층에 편승한 공약이라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실행 가능한 핵심 공약만 내놔야 하는데 승리가 절실하다 보니 표가 되겠다 싶으면 무조건 ‘지르고 보자’식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서울시 뉴타운 원점 재검토 후폭풍 엇갈린 전망

    서울시 뉴타운 원점 재검토 후폭풍 엇갈린 전망

    “언제 철거될지 몰라 조건부로 싸게 들어와 사는데 (뉴타운이 해제되면) 집주인이 당장 전셋값부터 올려달라고 할까 걱정됩니다.”(동작구 흑석뉴타운 주민) “(뉴타운 해제 뒤) 집주인이 월세 수익이 좋은 원룸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을 신축하기 위해 내쫓으면 임대주택도 보장받지 못한 채 내몰리지 않을까요?”(한남1재정비촉진구역 주민) 서울시가 뉴타운과 재개발·재건축 대상 1300여곳 가운데 절반가량을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시장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량 감소에 따른 부동산가격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뉴타운 해제에 따른 전세난 심화에도 잔뜩 촉각이 곤두섰다. 지구 해제에 따라 건축규제가 풀리면 집주인들이 앞다퉈 가구별 리모델링이나 신축에 나서 전셋값을 끌어올릴 것이란 우려에서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발표 직후 뉴타운 인근 중개업소에는 외지 집주인들의 문의전화가 한꺼번에 몰리고 있다. 추진위가 구성되지 않았거나 논란이 큰 지역일수록 통화가 폭주한다. 세입자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종로구 창신뉴타운, 영등포구 영등포뉴타운, 용산구 한남뉴타운 등은 6000만~1억원의 비교적 낮은 금액에 소형 단독주택을 임대할 수 있었으나 집주인들이 미뤘던 개·보수에 돌입하면 수리비의 상당액을 세입자들에게 전세금 인상으로 떠넘길 것이란 걱정이 흘러나온다. 높은 월세수입이 보장된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원룸을 신축해 장기적으로 서민층을 내몰 것이란 지적도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뉴타운 해제 등으로 주택 공급 물량이 줄면 중장기적으로 전세난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어 해제보다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기우이며 벌써부터 서울시 정책과 전세난을 짝짓기에는 무리라는 의견이 많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 부동산팀장은 “뉴타운 재검토는 전세난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뉴타운 해제가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약하다.”면서 “뉴타운 개발 이후 오히려 (주택 수가 줄어) 인구밀도가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대규모 재개발 포기로 신규 아파트 숫자는 줄지만 기존 지구의 건축규제를 풀면서 오히려 다양한 형태의 주택이 공존할 여지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정비사업의 옥석가리기가 빠르게 진행되겠지만 서울시가 구체적인 틀이나 재원을 아직 제시하지 않아 단기적인 부작용을 속단하기에도 이르다는 것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도 “아파트 매매시장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부분 영향을 끼치지만, 전세시장은 철저히 실수요 위주로 움직여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서울시가 시장에 어떤 시그널을 주느냐에 따라 다양한 주택유형이 (기존 뉴타운지구에) 안착할 가능성이 달라진다.”며 “짧은 기간 (전셋값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매우 낮고, 장기적으로도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조합을 해산시키거나 추진을 포기하는 곳의 윤곽도 올해 말 이후에나 서서히 드러나게 돼 당장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입지가 좋은 지구 내 택지에선 리모델링이 일부 전개돼 전세문제가 불거질 수 있으나 서울시가 2~3인용 주택수요보다 원룸형 임대주택 등에 치중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내다봤다. 김용진 와이즈자산관리 대표도 “재개발 재검토나 해제가 이주 수요를 줄여 오히려 전세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정책의 불투명으로 약간의 혼선을 줄 수 있으나 예정대로 계획이 진행되면 전세시장에는 상당부분 힘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지구 해제에 따른) 전세 물량 부족은 당장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향후 무더기로 뉴타운을 해제하기보다 세입자 보호를 위해 꼭 중단이 필요한 곳만 선택적으로 제외시키는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서울시가 뉴타운의 전면 재검토를 선언한 가운데 다른 대규모 사업지들도 본격적인 속도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시장이 한강변 일대를 개발하는 ‘한강르네상스’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조만간 이에 대한 재검토 작업도 초읽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직격탄은 한강변과 강남의 낡은 재건축 아파트들이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어느 40대 형제의 슬픈 동반자살

    어느 40대 형제의 슬픈 동반자살

    장애인 형제는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지난 1일 오후 7시쯤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신푸르름(45)씨는 정신지체 3급, 동생 명균(44)씨는 정신지체 1급이었다. 형제의 주검은 서울 송파구 가락본동 경찰병원에 안치됐다. 형편 탓에 장례식조차 치르지 못했다. 형제는 남달랐다. 항상 손을 잡고 다녔다. 이웃들은 ‘서수남·하청일’ 같다고 했다. 푸르름씨의 키는 180㎝가 넘었고, 명균씨는 160㎝가량이었기 때문이다. 푸르름씨는 동생에게 형이자 친구이자 부모였다. 38년간 곁을 지켰다. 명균씨가 6살 되던 해 부모를 잃었다. 푸르름씨는 장애가 있는 동생을 장애인시설에 보내자는 친척들의 권유를 뿌리쳤다. “동생은 나 없으면 안 된다.”며 책임졌다. 형제는 13평형짜리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생활했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였다. 생계급여, 장애급여 등 월 60만원이 생활비의 전부였다. 꿋꿋하게 열심히 살았다. 푸르름씨는 ‘파란색’ 트럭을 끌고 다니며 도배, 인테리어 설비 등을 하는 일용직이었다. 그러면서도 9만원 정도의 월세를 단 한 번도 미루지 않았다. 독립이 어려웠던 명균씨는 제빵사를 꿈꿨다. 제빵 무료강좌에 참여해 직접 만든 빵을 형과 이웃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 형제들은 밝았다. 가까운 이웃들은 “성실했다. 잘 웃었다. 싹싹했다.”고 말했다. 그러기에 이들의 사망 소식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 이웃 주민은 “얼마 전 집안 벽지를 새로 바른 것을 보고 예쁘게 잘 발랐다고 했더니 밝게 웃으며 인사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명균씨는 특히 같은 층 1310호에 사는 할아버지와 ‘절친’했다. 할아버지는 “마주치면 별다른 표정도 없이 고기나 빵을 주고 간다.”면서 “정이 많은 사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근 푸르름씨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생활고는 심해졌다. 월세만 겨우 냈다. 동생의 치료비 30만원은 크게 부담됐다. 희망의 끈에 매달린 악착같았던 삶도 끝내 좌절과 절망으로 바뀌었다. 푸르름씨는 동생이 눈에 밟혔다. 홀로 남은 동생, 명균을 지켜 줄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살기가 힘들다. 나 없으면 동생을 보살필 사람이 없어 함께 떠난다. 화장해 달라.’는 내용의 유서 한 장을 썼다. 형제가 떠난 아파트 현관 안쪽에는 푸르름씨가 동생을 위해 사 놓은 동화책이 노끈에 묶여 남아 있었다. 최지숙·이영준기자 truth173@seoul.co.kr
  • 전·월세 작년 56%가 60㎡이하 선택

    지난해 이사한 전·월세 주택 세입자의 절반 이상은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주택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거래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전·월세 주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고 1일 밝혔다. 분석 결과 지난해 거래된(확정일자 건수 기준) 전·월세 주택은 총 132만 1242건으로, 이 중 전용 60㎡ 이하 소형주택이 전체의 55.9%인 73만 8603건이었다. 전용 60~85㎡는 37만 7578건으로 28.6%, 85~135㎡는 15만 2366건(11.5%)이었다. 전용 135㎡ 초과는 5만 2695건(4%)에 달했다. 전용 60㎡ 이하 중에서는 40~60㎡가 가장 많은 43만 202건으로 32.6%를 차지했고, 40㎡ 이하가 30만 8401건으로 23.3%였다. 유형별로는 아파트의 거래량이 65만 1773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다가구주택으로 22만 4983건이었다. 이어 다세대주택은 15만 6589건, 단독주택 15만 551건, 연립주택 3만 5673건이 거래됐다. 기타는 10만 1713건이었다. 지난 한 해 전국에서 거래된 전·월세 주택의 평균 전셋값은 3.3㎡당 561만원이었다. 아파트가 3.3㎡당 624만원, 아파트 이외 주택은 500만원으로 아파트 전세를 구하는 데 3.3㎡당 124만원이 더 들었다. 서울 주택의 평균 전셋값은 3.3㎡당 811만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3.3㎡당 250만원 높았다. 이 가운데 전국에서 전셋값이 가장 비싼 강남 3개구(강남·서초·송파구)는 평균 전셋값이 3.3㎡당 1119만원으로 서울시 평균보다 3.3㎡당 308만원가량 비쌌다. 아파트만 보면 강남 3구는 3.3㎡당 평균 전셋값이 1332만원으로 서울시 아파트 평균보다 333만원 높았다. 아파트 이외 주택은 3.3㎡당 855만원 선으로 조사됐다. 전국에서 전셋값이 가장 낮은 곳은 강원도로 3.3㎡당 평균 274만원이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홍대 리치몬드제과, 대기업에 밀려 추억속으로...

    지난 28일 트위터에서는 한 제과점의 폐업 소식이 이슈가 됐습니다. 대기업의 골목시장 잠식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는 네티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31일을 끝으로 홍대에서 문을 닫는다는 그 제과점을 찾아갔습니다.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제과점에는 마지막을 알리는 듯 추억을 간직하려는 손님들로 붐볐습니다. “20대부터 다녔는데 없어진다고 하니깐 서운하네요.” [김경숙(62)/주부] “지역에 이러한 것들이 오래 남는 게... 돈도 중요하고 장사도 중요하지만 너무 아쉽네요.” [신현기(52)/직장인] “홍대에서 친구들 만날 때는 여기가 오래되고 유명한 곳이니까 ‘여기서 만나자.’ 하면 됐을 정도로 의미 있는 곳이다.” [배진홍(31)/직장인] 30년째 한 자리에서 이곳을 운영해 온 제과명장 권상범씨.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제과명장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빵 맛이 좋아 단골 손님도 많았다고 합니다. “가까이 계시는 전 대통령 사모님(이희호 여사)이 자주 오셨었어요. 조용히 오셔서 조용히 빵을 사셨던 기억이 나요.” [권상범(67)/리치몬드 대표] 남편과 함께 가게를 운영해 온 부인 김종수씨는 단골 손님을 만나자 애써 참았던 눈물을 흘립니다. “아쉬운 점이야 말할 수 없겠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고, 본점도 있고 계속 과자는 영원히 만들 거니깐...” [김종수(60)/권대표 부인] 5년 전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권씨. 국내 한 대기업이 운영하는 제과점이 들어 오려하자 힘들게 보증금과 월세를 100% 인상하며 막았습니다. 또한 2010년 10월에는 점포 리모델링까지 마쳤다고 합니다. 하지만 작년 4월 건물주가 아무런 상의 없이 올해 1월 31일로 계약이 완료되니 가게를 비우라고 통보 했다고 합니다. “내가 당신네들이 어떤 조건인줄 모르겠지만, 지금은 봐서는 조건을 들어줄 수 없으니깐... 그 조건에는 우리가 사업을 할 수 없으니깐 비워드리겠다고 최종 서로 합의했습니다.” [권상범/리친몬드 대표] 이곳에는 롯데에서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대기업이 들어오면 발생되는 여러 가지 이익에 건물 주인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합니다. 최근 대기업의 영세상권 잠식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지면서 입점을 하려는 롯데측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집니다. 현재 리치몬드 제과점 반경 50미터 이내에는 스타벅스, 카페베네등 국내외 유명 커피전문점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산이 아름답기 위해서는 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하는 권씨. 누구보다 뛰어난 제과 기술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거대 자본과 힘에 밀려나는 권씨의 뒷모습에서 영세 상인들의 탄식이 들려옵니다. 글 /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영상 / 문성호PD songho@seoul.co.kr
  • [뉴타운정책 재검토] 주거도 인권… 소유자 우선서 거주자 보호로 전환

    [뉴타운정책 재검토] 주거도 인권… 소유자 우선서 거주자 보호로 전환

    박원순 서울시장이 30일 직접 밝힌 ‘서울시 뉴타운·정비사업 신정책구상’은 소유자보다 거주자를 우선하도록 정비사업의 초점을 바꾼 게 핵심이다. 집을 투자 대상으로서 ‘사는 것’이 아니라 생활 터전으로서 ‘사는 곳’으로 인식한 것이다. 세입자 주거권을 대폭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주택 문제를 인권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시 방침대로 될 경우 2002년 도입된 뉴타운 개발 사업은 사실상 퇴출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추진위 없는 곳은 연내 해제 시는 사업 시행 이전 단계에 있는 610곳에 대한 실태조사를 올해 중 모두 끝낼 계획이다. 추진위원회가 없는 317곳은 7월까지 조사 대상 선정 및 실태조사를 마치고 이후 주민 의견을 수렴해 연내 구역을 해제하거나 재추진할 방침이다. 추진위가 있는 293곳은 실태조사를 10월쯤 시작해 연말까지 진행한다. 시 일정대로 실태조사와 주민 의견 수렴을 할 경우 내년 하반기쯤에는 서울시내 정비 구역의 해제 또는 재추진 여부가 대부분 정해질 전망이다. 이어 서울시는 내년 1월에 미래주거 재생정책 방안을 확정해 실행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입자 주거권 보장 시 방침에 따르면 기초생활 수급자 등 세입자 주거권은 대폭 강화된다. 기초생활 수급자는 세입자 대책 자격 유무와 관계없이 주거복지 차원에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받는다. 세입자의 재정착을 돕기 위해 세입자가 원하면 재개발사업 구역 내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도 있게 했다. 지금까지는 한번 임대주택에 입주하면 다른 임대주택으로 이주하는 것이 금지됐었다. 이와 함께 야간, 호우, 한파 등 악천후와 동절기에는 이주와 철거를 금지하도록 해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을 도울 계획이다. 철거 제한 시기를 명문화한 것은 주목할 만한 정책이다. 박 시장은 “기존의 뉴타운·재개발은 소유자와 승자만의 논리가 지배하는 구조였다. 투기자본에 내쫓겨 원주민들은 난민이 되고 서민들이 살 집이 없어져 전·월세가 폭등했다.”면서 “뉴타운·재개발로 인한 고통이 사라질 때까지 모든 수단·방법을 동원해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과제는? 이번 뉴타운 정비 방침으로 기형적 도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초 뉴타운을 계획할 때 도로나 학교, 공공기관 등의 배치를 큰 틀에서 계획했는데 구역별로 구역 지정을 해제하면 ‘절름발이 도시’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대책이 성공하려면 중앙정부의 협조도 필요하다. 중앙정부의 지원이 없을 경우 매몰 비용이 큰 정비 구역은 시 지원만으로는 사실상 해제 절차를 밟기 힘들기 때문에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이건기 시 주택정책실장은 이와 관련, “지정이 해제될 경우에는 주민 중심 재생사업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기반시설 설치 지원이나 집수리비 융자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런 비용을 원인 제공자 중 하나인 정부도 함께 부담하자는 것이 서울시의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지역 뉴타운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이던 2002년에 처음 도입됐다. 첫해 시범 뉴타운 3곳을 시작으로 이듬해 2차 뉴타운 12곳이 지정됐다. 이후 오세훈 전임 시장 시절인 2008년 18대 총선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뉴타운 지정 공약을 남발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커버스토리-선거와 재벌 ‘불편한 관계’] 대기업 무분별 골목상권 공세에 허탈한 서민들

    [커버스토리-선거와 재벌 ‘불편한 관계’] 대기업 무분별 골목상권 공세에 허탈한 서민들

    “이미 다 망했어…. 이제 와서 뭘 기대하겠어. 선거를 앞둔 뻥쟁이 정치권, 피도 눈물도 없는 재벌들에게 말이야.”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상가의 빵집 주인 김승용(58)씨는 거리를 가리키며 “봐, 빵집뿐이 아니야. 거리 곳곳에 있는 편의점, 식당, 옷가게, 커피숍 등 대기업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어.”라면서 “선거철이 되니까 정치인들은 ‘표’ 때문에 서민 챙기는 척하고 재벌들은 못 이기는 척하면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하고. 이게 무슨 코미디 같은 현실이야.”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김씨의 빵집은 몇 년 전 파리바게뜨 등 체인 빵집이 근처에 들어서면서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호텔신라의 아티제 동부이촌점이 등장하자 아예 손님이 뚝 끊겼다. 김씨는 “어쩔 수 없이 1000원에 세 개씩 싸게 팔면서 근근이 버티고 있다.”며 손수 만드는 빵이 싸구려로 변한 현실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시청 별관 후문에서 작은 분식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저쪽에 대기업의 떡볶이 가게가 문을 연 뒤 월세도 제때 못 낼 판”이라고 했다. 그는 “앞에 있는 돈가스점, 쌀국수집, 빵가게, 카레 전문점 등이 모두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곳”이라고 푸념했다. 최근 재벌 2, 3세들이 보여 주는 사업 행태에 대해 누리꾼들은 “나도 아버지가 재벌이라면…”이라며 비아냥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이 기간산업이나 제조업 등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으로써 대기업의 순기능을 보여 줬던 아버지 세대와 달리 가족의 돈과 네트워크를 이용해 ‘폼 나고 손쉬운’ 사업에만 손을 대 사회적 공분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외손녀이자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의 딸인 장선윤씨는 2010년 블리스라는 빵·와인 수입판매 회사를 차렸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프랑스 베이커리 브랜드 ‘포숑’은 롯데백화점 7개 매장에 입점해 있다. 장씨의 남편 양성욱씨는 지난해 9월 생활용품 수입업체 브이앤라이프를 만들었다. 독일산 아기용 물티슈는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을 통해 판매된다. 장씨 부부가 한동안 쉬다가 별 어려움 없이 유통업에 복귀한 것은 ‘가족 회사’인 롯데가 든든하게 떠받치고 있어서 가능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아티제 사업 철수를 밝혔지만 한동안 커피·베이커리 사업은 ‘재벌가 딸들의 각축장’이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의 ‘조선호텔베이커리’가 운영하는 ‘달로와요’와 ‘데이앤데이’는 각각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거의 전 점포에 입점해 있다. 한화그룹도 계열사를 통해 베이커리와 함께 델리 카페 ‘에릭케제르’와 ‘빈즈앤베리즈’를 운영 중이며, 애경그룹·매일유업·남양유업 등도 일본 라면·카레,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에 몰두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이세이미야케, 꼼데가르송, 콜롬보와 같은 고가의 수입 브랜드를 취급한다. 신세계 정유경 부사장이 설립에 관여한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조지오 아르마니, D&G, 캘빈 클라인, 코치, 갭 등을 들여오고 있다. 재벌가의 아들들은 대체로 비싼 수입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두산그룹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이 이사로 있는 DFMS(옛 두산모터스)는 혼다 재규어, 랜드로버 등을 수입해 판매한다. 창업주의 3~4세들이 지분을 고르게 나눠 갖고 있는 회사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조현준, 조현문, 조현상 형제도 벤츠의 딜러인 더클래스효성, 토요타의 딜러인 효성토요타의 지분을 각각 3.48%, 20%씩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 렉서스를 수입하는 센트럴모터스는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아들인 허준홍씨가 각각 지분을 갖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49% 法의 허점’… SSM, 골목 점령

    ‘49% 法의 허점’… SSM, 골목 점령

    서울 강서구 화곡동 다세대 밀집 지역. 자동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골목길 앞을 몇 십 년째 지키던 동네 구멍가게가 최근 대기업의 편의점으로 바뀌었다. 가게를 운영하던 김모(58·서울 강서구 화곡동)씨는 “10년 가까이 월세를 올리지 않았던 주인이 갑자기 두 배 가까이 월세를 올려달라고 해서 정들었던 가게를 그만두었다.”면서 “그런데 그 자리에 대기업의 편의점이 들어섰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됐다. 거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 자회사의 편의점들이 ‘편법’으로 동네 골목길을 속속 점령해 나가고 있다. 기업형슈퍼마켓(SSM)과 편의점 등은 정부의 상생법과 유통법 등 규제를 비웃기라도 하듯 해마다 2000~3000개씩 급증하고 있는 반면 전통시장과 슈퍼마켓은 수 천 개씩 사라지고 있다. 25일 중소기업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자회사가 운영하는 편의점은 2006년 9928개에서 2011년 2만 650개로 급증했다. SSM은 234개에서 928개로 무려 694개나 늘었다. 대형마트의 사업체 수도 2003년 265개에서 2009년 442개로 증가했다. 이에 비해 매장 면적 150㎡ 이하의 영세한 동네슈퍼마켓은 2006년 9만 6000개에서 2009년 8만 3000개로 매년 4000∼5000개씩 감소했다. 또 전통시장도 2003년 1695곳에서 2010년 1517곳으로 7년 동안 178곳이나 문을 닫았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정부가 전통시장과 동네슈퍼를 살리고자 만든 유통법과 상생법의 규제를 교묘하게 피해가며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이들 법안에 따르면 SSM의 경우 전통시장 반경 500m 내 설립을 제한하고(유통법), 프랜차이즈형 SSM 가맹점을 직영점과 마찬가지로 사업조정신청 대상에 포함(상생법)시켰다. 하지만 문제는 점포 개점 시 들어가는 비용의 51% 이상을 본사가 부담할 경우에만 사업조정신청 대상으로 적용받는다는 것이다. 즉 대기업들은 49%의 지분만 소유하면 손쉽게 법망을 피해갈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롯데슈퍼와 홈플러스, GS슈퍼마켓 등 유통업체들은 가맹점 업주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완전 가맹 모델’이나 개점 비용의 49%는 본사가 부담하고 51%는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경우 등 다양한 가맹 형태를 발굴해 점포 확장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국장은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들이 정부의 규제가 닿지 않는 업태인 편의점을 통해 동네 뒷골목까지 빠른 속도로 점령하고 있다.”면서 “여기서 발생하는 독과점으로 물건 가격이 상승하는 등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편의점은 유통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해마다 3000여개 이상씩 급증하고 있는 이유다. 유통업체들이 높은 월세를 내세우며 건물주를 설득해 세들어 있는 구멍가게를 내쫓고 그 자리에 편의점을 개설하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와 도덕적 비난을 피하고자 대기업 편의점들은 임대와 운영을 분리하는 ‘편법’을 이용한다. 즉 건물 주인과 직접 임대차 계약한 뒤 편의점을 열고 그 운영은 회사가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에게 재임대해 맡기는 형식이다. 박세진 시장경영진흥원 연구원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SSM과 편의점의 동네상권 장악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유럽 등 선진국처럼 좀 더 강력한 규제를 마련해 진정한 동반성장, 상생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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