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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 ‘지역인재 키우기’ 나선다

    지자체 ‘지역인재 키우기’ 나선다

    지자체들이 지역 인재양성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인재양성이 인구 유출을 막고 주민들의 애향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지역 발전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8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와 구·군청이 예술과 체육, 문학, 기능 등 각 분야의 인재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 지난 13년간 각종 출연금 및 이자 수입 등으로 73억 3300만원을 조성해 9200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대구 동구는 2014년까지 100억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키로 했다. 대구 달서구는 지난 11일 달서인재육성재단 출범식을 가졌다. 출범식에서는 후원을 맡은 대구은행 월성동 지점이 인재 돼지 저금통 6000개를 재단 측에 전달했다. 저금통을 이용해 지역 단체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후원금을 모은 뒤 내년 11월 개봉해 장학기금으로 활용한다. 대구 북구청도 내년 상반기 ‘북구사랑 장학회’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 구청 출연금 5억원과 저소득주민자녀장학기금 2억 6000만원 등 모두 10억원을 만들고 2016년까지 100억원의 기금을 모으기로 했다. 장학금으로 관내 학생들이 명문대에 진학하면 최대 4년간 장학금을 주는 등 다양한 인재육성사업에 사용하기로 했다. 경기 수원시는 인재 육성을 위해 내년에 147억 61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이 예산은 주로 영어체험실 설치, 급식시설 확충, 학교도서관 활성화 등 학교교육 발전을 위해 사용된다. 충남 금산군은 100억원 규모의 장학재단을 설립한다. 지난 6월 장학재단 발기인 대회를 했다. 올해 5억원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매년 50억원을 군이 출연하고, 나머지 50억원은 민간 기탁금으로 충당한다. 충남 아산시는 지역 명문고 육성을 위해 지역인재양성반, 논술교육, 우수교사 해외연수 및 사기진작 등을 위해 최근 4년간 70여억원을 지원했다. 이 결과 지역 중학교 졸업성적 상위 10% 학생 대부분이 지역 고교에 진학했고 이들 가운데 80%가 수도권 명문대학에 합격했다. 전남 진도군이 설립한 인재육성장학회에도 성금 기탁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진도홍주연합회와 농협중앙회 진도군지부가 500만원씩, 재안산진도학우회가 100만원을 기탁했다. 그동안 장학회가 조성한 기금은 19억 500만원에 이르며 군은 100억원이 조성될 때까지 기금 모금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경남 김해시는 연간 수십억원씩 예산을 지원해 2006년 공립 김해외고를 설립했다. 경남 함양군은 2002년 장학회를 설립, 86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학교 기숙사 부지 매입과 명문대 진학생 장학금 지급 등에 사용하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 물산업 전문인력을 육성한다. 국비와 도비 등 모두 2억 8000만원을 투입, 제주워터 클러스터와 토양·지하수 분야의 핵심인력을 교육한다. 이를 위해 제주발전연구원, 수자원학회, 국내 물 관련 전문가 등과 협력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밖에 충북인재양성재단은 2017년까지 매년 100억원씩 모두 10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충북 제천시와 영동·보은·옥천·음성·괴산군 등도 장학회를 설립, 50억~1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인재육성사업이 지역발전을 위해 가장 효과가 빠르고 기본적인 사업”이라며 “지역 기업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열린세상] 세종시, 수도 분할은 안 된다 /성낙인 서울대 교수·헌법학 한국법학교수회장

    [열린세상] 세종시, 수도 분할은 안 된다 /성낙인 서울대 교수·헌법학 한국법학교수회장

    취 임 첫해 촛불집회로 흔들리던 이명박 정부가 심기일전하여 지난 1년간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10년만의 정권교체라 어느 정도 불안정은 예상되었다. 그런데 최근 잠복해 있던 국정 어젠다들이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다. 사교육해소, 4대강 살리기, 세종시 어느 하나 정상 궤도를 달리지 못한다. 사교육 해소를 명분으로 지난 정권 때 난데없이 서울대 폐지론까지 거론된 바 있다. 정권이 바뀌자 중구난방으로 새 교육정책이 쏟아진다. 외고가 논란의 중심이다. 같은 특목고인 과학고에 비하면 외고는 엉뚱하게 명문대 진학을 위한 징검다리로 전락한다. 설립취지에 어긋난 외고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하지만 획일적 평등의 잣대로 교육문제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 고교평준화의 큰 틀은 지키되 학업의 수월성을 제고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 대선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4대강 살리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환경단체들은 여전히 반대한다. 한반도의 젖줄인 4대강을 살리자는 데 이의가 없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5000년의 젖줄을 몽땅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 세종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2004년 헌재는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이 수도가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 공주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소위 세종시로 명명되어 한창 건설 중이다. 그런데 이를 둘러 싼 최근의 논란은 나라말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보기에 민망스럽다. 수도의 분할이 국가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지의 논의는 실종되고 약속 지키기 싸움과 밀어붙이기에만 골몰한다. 과천청사는 그렇다 치고, 외청을 대전으로 옮겼는데 정작 힘이 센 경찰청· 검찰청· 국세청은 서울에 남아 있다. 세종시도 마찬가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와 국회라는 국민적 정당성을 대변하는 권력의 심장부가 서울에 남아 있는 한, 세종시는 또 다른 빈 수레 정부청사가 될 뿐이다. 정 책당국이 확실한 대안제시도 없는 상태에서 여야 간· 지역 간 충돌만 계속된다. 이제 무엇이 미래한국의 청사진인지를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지금은 혁명의 시대가 아니라 정상국가의 모습을 일궈나가야 한다. 세종시 문제는 수도분할이 갖는 문제점과 통일한국의 수도라는 두 개의 명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지난 정권 때 합의한 약속과 신뢰의 정치도 중요하지만 미래세대를 위해 바람직한 세종시의 좌표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어차피 세종시는 행정수도이전 불발에 따른 사생아가 아닌가. 행정수도를 통째로 옮기든지 아니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정학적으로 세종시는 남한의 중심부는 될 수 있어도 통일한국의 한반도를 상정한다면 남쪽에 너무 치우쳐 있어 수도로 적합하지 않다. 수도분할은 세계적으로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 유일한 예외가 독일이다. 동서독 통일에 따라 구 서독의 수도인 본과 원래 수도인 베를린으로 양분되어 있지만, 베를린으로 통합될 것 같다. 우리도 마찬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통일이 되면 서울과 평양이 동시에 수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세종시까지 합치면 수도가 도대체 몇 개로 분할될지 모른다. 이래 가지고는 정치제도의 정상적인 작동이 불가능하다. 정부여당과 야당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대도(大道)를 걸어야 한다. 정부는 더 이상 세종시 문제를 적당히 타협하여 또 다른 행정수도의 일부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야당도 수도분할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세종시는 수도분할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에 입각한 자족도시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앞으로 헌법개정을 할 때에는 더 이상 국가정체성에 관한 사항이 정략적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국어, 국가, 국기와 더불어 수도도 서울임을 분명히 규정해야 한다. 수도문제를 지역균형개발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행복도시는 그대로 실천하더라도 행정수도는 서울만으로 족하다. 성낙인 서울대 헌법학 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 [녹색이 희망이다] 원자력발전 비중 2030년까지 41% 늘리기로

    [녹색이 희망이다] 원자력발전 비중 2030년까지 41% 늘리기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은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감소시킨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방사능 폐기물의 유해성 논란도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은 원전을 새로운 녹색에너지로 받아들이고 앞다투어 개발하고 있다. 1978년 고리 원전 1호기를 가동하면서 아시아에서 두 번째 원전 보유국이 된 우리나라는 현재 1만 7716㎿ 설비용량의 원전 20기를 보유한 세계 5위의 원전강국이다. 현재 신고리, 신월성에 모두 6기의 원전을 새로 짓고 있으며 신울진에 2기를 추가로 건설하기 위해 시공업체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41%로 늘려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감소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건설 중인 8기(준비 중인 신울진 1·2호기 포함) 이외에 추가로 11기 정도를 더 건설해야 한다. 원전 1기의 건설비용을 3조~4조원 선으로 본다면 이를 위해 대략 2020년까지 약 37조원의 신규 재원이 필요하다. 한수원은 장기저리의 국내외 회사채를 발행, 외부자금을 적기에 차입할 방침이다. 원전을 더 짓기 위해서는 신규부지도 확보해야 한다. 지금까지 확보된 신규 원전부지는 고리에 4기, 울진에 2기 등 모두 6기분이다. 추가로 5기분을 확보하려면 최소한 2~3곳의 신규 부지가 필요하다. 정부는 오는 2012년까지 신규 원전부지를 최종 선정하기 위해 원전 후보지 조사와 입지 확보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한 뒤 공론화 과정을 거쳐 선정 절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원사업 추진과정에 주민참여를 의무화하도록 ‘원전주변지역 지원법’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MB “수월성 교육 포기할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국가교육과학기술 자문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공교육 활성화를 통해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가난한 가정의 학생들도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그렇다고 수월성 교육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수월성 교육이란 우수한 학생들을 발굴·육성하기 위한 엘리트 교육을 뜻한다. 이에 청와대 박선규 대변인은 “수월성 교육이란 말이 외국어고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언급은 외고 폐지에는 반대한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임기 말까지 전체 예산 중 연구 및 개발(R&D) 예산 비중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며 “이를 위해 내년 예산 중 과학 분야를 가장 많이 늘렸다.”고 덧붙였다. 교육과학기술 자문회의는 이날 교육 선진화를 위해 ▲교원 평가제 안착 ▲사교육과 암기학습을 조장하는 대입 수능시험 개혁 ▲미래형 교육과정의 2단계 사업 추진 ▲초·중등학교 개혁의 효율성 제고 등 4대 과제를 제시했다. 자문회의는 “잘 가르치는 것보다 뽑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대학의 잘못된 관행이 ‘중고생보다 공부 안 하는 대학생’, ‘제자 키우기보다 논문에 열중하는 교수’, ‘학점 인플레이션’(4년제 대학 B학점 이상 77%)을 낳았다.”며 “대학평가 기준으로 연구 실적보다 학부 교육 수준을 활용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교육정책 기조 유지… 자율고 확대 탄력 예고

    29일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선거법 위반으로 교육감직에서 불명예퇴진하지만 서울교육 행정은 큰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교육감 선출방식 개선은 물론 교육감에 대한 견제 및 감독시스템과 관련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교과부 출신 부교육감 대행체제 공 교육감 퇴진으로 서울교육은 김경회 부교육감이 대행한다. 김 부교육감은 내년 6월 교육감 선출 때까지 교육감 권한뿐 아니라 기존 부교육감 권한까지 행사하게 된다. 자율화와 다양성을 축으로 하는 교육의 기본 틀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의 업무협조도 정상적으로 가동된다. 김 부교육감은 교과부 출신이다. 특히 교과부가 추진 중인 자율형사립고(자율고) 확대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 방침이 2011년까지 전국적으로 자율고 100개를 설립한다는 계획인 만큼 부교육감 대행 체제 아래서 적지않은 자율고가 서울지역에 추가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직선제 폐지논란 거세질 듯 공 교육감이 금품문제로 교육감직을 박탈당함으로써 낮은 투표율로 대표성 시비가 제기된 교육감 직선제의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 전망이다. 공 교육감은 금품문제로 불명예퇴진한 3번째 교육감이다. 이번 교과위 국감에서 한나라당 이철우 의원은 ”2000년 이후 취임한 전국 16개 시·도교육감 중 간접선거로 뽑힌 30명 가운데 6명(대전·충남·전남·울산·경북·제주)이 중도 사퇴했고 직선으로 뽑힌 오제직 충남교육감도 불명예퇴진했다.”며 “러닝메이트제 도입 등 현재의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엇갈린 교육정책 평가 공 교육감의 교육정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올해부터 처음 시행되는 서울지역 고교선택제나 국제중 도입은 학력신장의 대표적 성과물이다. 보수성향의 교육단체인 한국교총은 이같은 수월성 지향 정책이 초·중·고생의 학력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반면 전교조는 공 교육감으로 인해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켜왔다고 비판해왔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玄통일 “남북 비밀회동설 아는 바 없다”

    [국감 하이라이트] 玄통일 “남북 비밀회동설 아는 바 없다”

    23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주목 받고 있는 남북 정상회담이 주로 도마에 올랐다. 남북 비밀회동설의 진의와 남북 정상회담의 가능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현인택 “북핵 해결이 회담 선결조건”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 쪽 고위 당국자와 북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싱가포르에서 만났느냐.”는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의 질의에 “아는 바 없다.”고 답했다. “만약 정상회담을 한다면 장소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에도 “가정적 질문에 답변하기 어렵다.”며 비껴갔다. 현 장관은 “가장 중요한 사안은 북핵문제 해결이라는 측면”이라며 남북 정상회담의 선결 조건을 언급했다. 민주당 이미경 의원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정상회담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현 장관은 “현재로선 여러가지 단계적으로 남북관계가 진전되는 상황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이 “핵 문제가 반드시 다뤄지지 않더라도 (정상회담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핵 문제에 대한 기본적인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간사인 김충환 의원은 “직접 만나는 것이 상대방의 의중을 알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정상회담을 기왕 추진할 것이라면 원샷 타결이 아닌 점진적 개선에 목표를 두고, 전제조건 없이 빨리 개최해 대통령 임기 중에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안병만 교육 “외고 대책 연말까지 마련” 이날 교육과학기술부에 대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의 국감에서는 초반부터 ‘외국어고 폐지’ 문제가 논란이 됐다. 안병만 장관은 “입학사정관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사교육비를 절감하는 등의 외국어고 관련 대책에 대해 연말까지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정부가 외국어고의 특성화고 전환 방침을 사실상 정하고, 특정 여당의원을 통해 이 방침을 교육 수요자에게 고지한 것이라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도 “야당이 ‘외국어고 폐지’를 주장했을 때는 수월성 교육을 위해 필요하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 바뀐 것은 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한나라당 김선동 의원은 “여당 의원들과 정부와의 교감은 일절 없었다.”고 일축했다. 같은 당 이군현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철학은 자율과 다양성, 경쟁인데 외국어고를 획일적으로 전환, 규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지방교육자치 정신도 훼손하는 것”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서울광장] 外高, 실패한 모델 아니다/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外高, 실패한 모델 아니다/함혜리 논설위원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의 문제 제기로 촉발된 외국어고등학교(외고)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정 의원 측이 고교를 일반계, 전문계, 특성화, 영재고 등 4개로 나누고 외고 등 특목고를 특성화고로 전환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히자 외고는 물론이고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총까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법안의 핵심은 외고 폐지다. 반면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운영 형태의 전환보다는 입시안 개선에 비중을 두고 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들의 86%가 외고 폐지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어떤 방식으로든 외고는 개편될 공산이 크다. 정치권에서 외고 폐지를 들고나온 이유는 외고가 사교육 광풍의 주범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어학영재 양성을 위한 외국어계열의 특수목적 고등학교’라는 설립 취지에서 한참 벗어나 명문대 진학의 보증수표로 변질되면서 외고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외고는 고난도 문제로 학생들을 선발함으로써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사교육비 부담은 대한민국의 학부모들 모두에게 심각한 문제다. 더구나 사교육비의 차이는 교육격차를 확대·고착화시켜 계층간 이동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 외고를 폐지하는 것으로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는 언뜻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류투성이다. 우선 외고를 폐지하는 것으로 사교육 열풍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는 발상부터 잘못됐다. 좋은 대학 진학과 좋은 교육환경을 원하는 부모들의 욕구가 해소되지 않는 한 이른바 풍선효과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외고가 어떤 식으로 바뀌든 사교육 시장은 새로운 대상을 찾아 빠르게 형성될 것이 분명하다. 사교육이 사라지면 평등하고 역동적인 사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그저 막연한 기대일 뿐이다. ‘외고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단정 짓는 것도 옳지 않다. 외고가 본래의 목적을 상실한 것은 맞다. 외고의 어문계열 진학률은 30%에 불과하고 최근 공개된 수능성적 상위 30개교 가운데 26개가 외고다. 그렇다고 외고를 실패한 교육 모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외고는 꽉 막힌 평준화의 체제가 만들어낸 돌연변이지만 수월성 교육을 통해 우수한 인재들을 양성해 왔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대원외고를 비롯한 서울·경기 지역의 외고들은 유수의 미국대학에 매년 많은 합격생을 배출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강한 열정과 학교 시스템은 미국의 학부모들도 부러워할 정도다. 25년의 역사가 쌓이면서 많은 외고 졸업생들이 각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일부러 만들려고 해도 어려운 경쟁력 있는 학교를 하루아침에 폐지하겠다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로 볼 때 큰 손실이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우리나라는 자산 소유 상위 10%가 거주 주택을 제외한 총 자산의 75%를 소유하고 있다. 그만큼 불평등이 심각하고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계층간 이동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주류사회에 진입하지 못하면 가난을 벗어날 수 없고 영영 도태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주류사회 진입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명문대 진학이다. 그러니 사교육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교육 광풍의 주범은 외고가 아니라 바로 이 사회다. 정치권과 정책 입안자들은 외고 폐지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사회의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시론]특목고 자율변화 유도하는 개선정책을/강선보 고려대 사범대학장·교육학과 교수

    [시론]특목고 자율변화 유도하는 개선정책을/강선보 고려대 사범대학장·교육학과 교수

    최근 특목고 폐지 등을 둘러싼 정치권 및 교육계의 논의가 뜨거운 상황이다. 특목고를 유지 또는 개선하자는 입장에서는 현행 특목고 체제를 통해 영재들을 조기에 선별하고 수월성 교육을 함으로써 사회에 이바지하는 인재들을 길러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특목고가 지닌 인적·물적 인프라를 잘 활용해 지원하고 단점을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특목고 체제에 문제를 제기하는 쪽은 특목고가 과학 및 외국어 영재 양성이 아닌 명문대 합격을 위한 입시학원으로 전락한 만큼 전면 개편 또는 폐지가 바람직하다고 논한다. 주지하다시피 특목고는 평준화 정책으로 인해 사장될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인재들이 체계적이고 꾸준한 교육을 받기 위한 방편에서 등장한 것이었다. 그러나 특목고 졸업생들의 진로는 당초 특목고 설립 목적과는 거리가 있다. 2006년 자료에 따르면 전체 외고 졸업생들의 어문계 진학 비율은 불과 17% 정도였으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법대·경영대와 같은 일반 인문계열에 진학했다. 심지어는 의대·치대 등에 진학하기도 했다. 또한 특목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계층도 문제가 되고 있다. 특목고 진학을 위해서는 5대1에서 10대1에 이르는 치열한 경쟁을 치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지해 특목고 입학 준비를 한다. 이는 학생의 자질·잠재력이 아닌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특목고 입학의 결정요인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외고 부모의 대졸자 비율은 일반계 학교에 비해 두 배가량 높고, 소득수준도 월등하다. 균등한 기회의 배분과 사회계층 간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현재 특목고생들의 구성은 우려할 만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감안하면 현행 특목고 체제는 상당 부분 개편과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우선 특목고 설립의 취지에 맞게 어문계, 과학 영재 육성에 초점을 맞춘 전문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현재 특목고의 교육과정은 일반계 고등학교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학부모들이 특목고에 보내는 이유도 명문대 진학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며 자녀들이 어학이나 과학교과에 특수한 재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따라서 특목고의 입시전형 및 교육과정을 취지에 맞게 대폭 수정하고 대학 진학 시에도 전공에 따른 인센티브 및 제한규정을 명확히 하면 현재 특목고와 관련된 다양한 논란들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다. 그리고 현재 특목고 체제는 사회적 계층의 고착화로 인한 교육기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특목고 입학 과정에서 많은 수험생들이 적지 않은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특목고 학비 및 기타 비용도 사립대학에 버금갈 정도다. 따라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특목고 합격과 큰 상관관계를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입학사정관제의 도입, 장기 해외거주자의 입학 제한, 또는 저소득층 자녀의 입학 비율을 대폭 확대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계층간 혼합을 도모하고 자연스럽게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 현재 특목고는 사교육비 증가의 원인 제공자로 인식되고 있는 동시에 현 정권의 특성화 고등학교 정책과 맞물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현 시점에서는 특목고가 특수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살리면서 교육기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자율적인 변화를 시도하게끔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강선보 고려대 사범대학장·교육학과 교수
  • [도마 위에 오른 외국어고] 어문계 진학률 30%도 안돼… 입시기관 전락

    [도마 위에 오른 외국어고] 어문계 진학률 30%도 안돼… 입시기관 전락

    1980년대 태어난 외국어고가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정부의 부실한 관리감독이 한몫했다. 사교육 반감을 기치로 내건 여당에서 외고 개혁에 나섰다. 이를 계기로 외고의 실체와 교육당국, 교육계, 외고 입장을 각각 들어봤다. 외국어고는 고교 평준화 체제 속에서 수월성 교육을 보강하기 위해 도입됐다. 1974년 고교 평준화 정책에 따라 연합고사와 추첨배정을 근간으로 하는 입시제도가 도입됐는데 이 제도 적용을 받지 않는 고교가 특수목적고였다. 실업계, 과학 예술분야를 중심으로 적용되다 1980년대 후반 대원외고를 시작으로 외국어학교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당시 영어를 제대로 학습할 여건이 안 된 상황에서 어학분야 영재육성은 타당성을 지니고 있었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이다. 하지만 해외여행 자유화 등으로 외고 설립취지는 퇴색됐고 현재는 명문대 진학을 위한 입시기관으로 전락한 상태다. 내년 개교예정인 3개교 등 전체 33개 외고 가운데 졸업생을 배출한 29개 외고의 동일계 진학률은 30% 미만이다. 입학 설명회에 사시, 외시, 행시 합격자 수를 공개하는 외고가 있을 정도로 당초 설립목적이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그러는 사이 외고에 따른 사교육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 같은 부작용에 대해 여러차례 문제제기가 있었다. 과학고에 비해 설립목적과 다르게 운영되는 만큼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정부는 소극적이었다. 설립목적이 그렇다 하더라도 고교 3년 동안 학생의 선호도가 바뀔 수 있는 만큼 외고 졸업생들의 진학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논리였다. 제도개선도 부분적이나마 있었다. 지필고사형 면접 금지, 수학 과학 가중치 햐향 조정, 전국 단위 모집에서 학교소재지 광역단위 모집으로의 전환과 서울·경기권 동시전형 등이었다. 하지만 근본 대책은 아니었다. 올해 외국어고 폐지 논란은 정치권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동안 전교조 등 진보성향의 교육단체를 중심으로 외고 문제점이 지적됐으나 이번엔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교과부 국감을 통해 구체적 개혁안이 나오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여권의 문제제기는 일견 타당하다. 외고가 설립취지와 달리 운영되는 만큼 자율형 사립고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권의 이번 문제제기는 외고라는 학교제도 자체보다 외고로 인해 유발되는 사교육비 경감에 목적이 더 있다는 분석이다. ‘사교육비는 반으로, 공교육 만족도는 2배로’ 올리겠다고 공언한 정부로서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정권의 성공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정치적 판단이 깔려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한나라당 일각의 문제제기는 그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자기모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평준화정책을 추구하던 노무현 정부시절 야당이던 한나라당은 수월성 교육확대를 위해 외고 확대 등을 촉구했었다. 당시 교육부총리로 야당의 외고 확대 요구에 시달렸던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여당의원들의 외고 문제에 대한 해법에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한 바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도마 위에 오른 외국어고] 교총 “개선” 전교조 “근본변화 필요”

    교육단체들도 외고 폐지에 대한 찬반 논쟁에 돌입했다. 외고 폐지가 사교육비 문제의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의견부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폐지 뒤 공교육 정상화를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다양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20일 “외고의 부작용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지만 폐지나 자율고 전환은 반대”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교총 이원희 회장은 이날 “외고는 획일적 평등화의 폐해를 줄이고 수월성 교육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는 방향에서 탄생했고, 실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단순한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논리만으로 외고를 폐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급격한 변화는 혼란을 부를 뿐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김희경 기획이사는 “현재 수험생들에게 큰 혼란이 생길 우려가 있는 반큼 교육계·학계·학부모·정치권 등이 시간을 갖고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엄민용 대변인은 “이미 사교육 없이는 갈 수 없는 학교, 입시부정, 타계열 진학, 특정집단의 독점화 등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음을 여실히 보여줬기 때문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교조도 외고의 자사고 전환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2011학년도 외고입시 확 바뀌나

    국회의 외국어고 폐지 주장이 거센 가운데 서울지역 외고를 중심으로 2011학년도 영어듣기시험 폐지방침이 나오는 등 외고 입시안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사교육 유발의 진원지로 꼽히는 서울지역 6개 외고는 18일 영어듣기시험을 폐지하거나 측정하더라도 기본적인 자격시험으로 활용하는 등 외고입시에 따른 사교육 유발요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서울권 6개 외국어고는 이번 주 중으로 협의회를 갖고 구체적인 입장을 조율하기로 했다. 협의회에서는 영어듣기시험 폐지 및 지역균형선발제와 입학사정관제 도입 등 외고 전형방식 개선안에 대한 공동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대원외고의 경우, 최원호 교장이 2011학년도 입시부터 영어듣기시험을 폐지하고 지역균형선발제와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며 내신과 면접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지역 외고 교장협의회 회장인 맹강렬 명덕외고 교장은 이날 “외고가 사교육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모색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영어듣기시험 폐지는 더 논의해야 할 대목”이라면서 “다음주 서울지역 외고교장협의회를 소집, 의견을 조정하고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학영재를 선발한다면서 어학실력을 측정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화외고 한현수 교장도 “수월성 교육을 표방하는 만큼 외국어능력을 어떤 식으로든지 측정해야 하는데 입학사정관을 통해 측정하는 방안, 영어듣기시험를 보되 기본적 자격시험으로 해서 이 시험을 통과하면 점수에 반영하지 않고 내신으로만 선발하는 등 여러 방안이 있다.”면서 “올해는 내신, 구술면접, 영어듣기 등 3개 영역인데 앞으로 구술면접은 폐지하는 쪽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교육과학기술부의 이주호 차관은 “일단 대원외고 방향이 바람직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고 폐지를 주장하는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이같은 외고들의 움직임에 대해 “미봉책이다. 시험을 보는 한 사교육시장은 꿈쩍도 안 할 것”이라면서 “이달 말까지 외고 폐지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외고를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하면 별도 시험 없이 내신 상위 50% 이내만 들면 자율형 입학을 신청할 수 있어 현재와 같은 사교육 유발요인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Movie | 하재봉의 영화읽기] 디스 이즈 잉글랜드

    [Movie | 하재봉의 영화읽기] 디스 이즈 잉글랜드

    소년에서 갑자기 어른이 될 수는 없다. 누구나 질풍노도의 청년시절을 거친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고 세계는 안개 자욱한 저편에서 몸을 웅크리며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혼돈기의 청년시절이 지나고 난 뒤, 그 시절에 대해 생각하면 누구나 애틋한 감정을 느낀다. 그때는 아직 세상을 몰랐다고, 그때는 너무나 어렸다고, 하지만 순수했고 지금은 그 순수함을 다 잃어버렸기 때문에 그 시절이 그립다고. 일반적으로 성장영화는, 개인적 자아에서 사회적 자아로 성숙해 가는 성장통의 주인공을 바탕으로, 개인사적 이야기와 가정이나 학교 등과 다른 소집단을 중심으로 세계에 대해 눈을 뜨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개 같은 내 인생>이나 <정복자 펠레>처럼 뛰어난 성장영화들은 단지 주인공의 개인사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집단과 세계를 함께 볼 수 있는 폭넓은 시선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한 소년의 성장기를 통해 그 소년이 살고 있는 세계의 인종적·사회적·계층적 갈등을 표현하고 있는 <디스 이즈 잉글랜드>는, 마치 <트레인스포팅>이 1990년대 영국 사회의 심장부를 총알처럼 관통하며 뜨거운 충격을 주었던 것처럼, 모순과 혼돈으로 뒤덮인 1980년대 영국 사회를 표현하고 있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12살 소년 숀이 가정과 학교를 벗어나 더 큰 세계와 부딪치는 혼돈과 함께, 개인적 상처가 어떻게 집단화 되는가에 대한 문제도 섬세하게 추적하고 있는 <디스 이즈 잉글랜드>는, 대처 수상이 집권하고 있던 1980년대 초반 영국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초등학생 숀(토머스 터구스)의 아버지가 포클랜드 전쟁에서 전사한 것으로 설정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포클랜드섬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 사이에 벌어진 이 전쟁은, 대처 정권 당시 영국 내 국수주의자들에게 발언권을 주고 영국인들을 내적으로 단결시키는 효과가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타민족 타문화에 대한 배타적 시선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디스 이즈 잉글랜드>는 민족적 동일성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이민족에 대한 배타적 시선, 가정과 학교로 둘러싸인 작은 사회에서 더 큰 세계와 부딪치는 과정에서 성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가 뒤섞여 있다. 1983년 어느 여름날,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왕따 당하던 숀은 집으로 돌아가다가 길거리에서 20대 전후의 청년들로 구성된 우디(죠 길건) 패거리를 만난다. 숀은 많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그들에게서 동료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우디의 친구인 콤보(스티븐 그레이엄)가 감옥에서 출소하면서 우디와 콤보 사이에 갈등이 형성되고 기존의 우디 패거리들은 각각의 성향에 따라 우디와 콤보 쪽으로 갈라지게 된다. 숀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스킨헤드족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군인이었던 아버지가 포클랜드 전투에서 전사했다는 사실이 들어 있다. 숀이 국수주의적이고 폭력적인 민족주의자로 변해가지는 않지만 상처 입은 그의 어린 마음을 우리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감독은 머리를 빡빡 깎고 스킨헤드족으로 변신해가는 숀의 일상 사이에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이나 유품을 배치해서 그의 심리적 내면을 엿볼 수 있게 한다. 1980년대 초반의 영국 사회, 경제적 어려움과 정치적 갈등을 배경으로 유색인종에 대한 강한 거부의식, 가진 자들, 즉 유산계급에 대한 공격적 자세, 그리고 집단의 대의적 목표와 개인적 욕망이 부딪치면서 극대화되는 갈등을 세인 메도스 감독은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디스 이즈 잉글랜드>는 성장 영화가 갖고 있는 꿈과 판타지보다는 뒷골목 시궁창 같은 더러운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면서도 역사와 현실에 대해서 균형감각을 발휘하는 미덕을 발휘한다. 더구나 그 과정에서 12세 소년 숀의 성장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주제의식은 날이 서 있지만 표현방법은 따뜻해지는 미덕이 있다. 숀에게도 첫사랑이 찾아온다. 상대는 우디 일행 중 한 명으로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누나뻘이지만 숀은 의젓하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키스도 한다. 가슴 설렘 가득한 첫 키스, 그리고 따뜻한 동료애로 뭉쳐 있던 소집단 내에 균열이 생기고 갈등이 증폭되면서 숀은 혼란을 느낀다. 우디 일행들처럼 자신도 머리를 빡빡 깎고 스킨헤드족의 일원이 된 숀. 그들은 영국기를 앞에 두고 조국에 대한 사랑을 맹세한다. 파키스탄 이민자들의 가게에 들어가 폭력을 행사하고 동료이지만 유색인에게는 이유 없는 무차별 폭력으로 분풀이를 한다. 반인종적 집단이라는 점에서 스킨헤드나 신나치주의자들, KKK단들은 일맥상통한다. 그들의 한결같은 주장은 민족적 동일성을 회복하고 우월성을 주장하는 것이다. 어려워진 경제적 조건 아래서 반인종주의자들은 이민족들이 자신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더욱 극성을 부린다. <디스 이즈 잉글랜드> 역시 80년대 초반 대처정권 시절 어려운 영국 경제의 위기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영화 내적으로는 우디와 콤보의 갈등, 외적으로는 스킨헤드족과 기성세대와의 갈등이라는 이분법적 큰 축이 형성되어 있다. 12세 소년 숀의 일상을 중심으로 그가 가정과 학교라는 소집단에서 스킨헤드족이라는 사회의 또 다른 소집단으로 행동반경을 넓혀가는 과정이 펼쳐진다. 그 과정에서 균형감을 발휘하면서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무게중심을 잡으며 통합화의 길을 걷고 있는 것도 이 영화의 장점이다. 실제로 소년시절 스킨헤드족의 일원이었다고 고백한 세인 메도스 감독은, 자신의 소년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매우 사실적인 스킨헤드족의 삶을 묘사하고 있다. 군더더기 설명 없이, 그렇다고 지나친 비약이나 생략도 없이, 한 소년의 성장기를 그리면서 당대의 사회적 삶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 영화는 인종적 편견과 폭력 뒤에 숨겨진 그들의 상처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함으로써, 일방적이고 맹목적인 비난이 아니라 모든 행동 뒤에 숨겨진 원인과 상처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폭넓은 시선을 확보한다. 대표적인 스킨헤드족으로 등장하는 콤보의 경우만 해도, 그의 폭력적 행동 이면에 감춰진 복잡하고 나약한 인간성을 드러냄으로써 한 인간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특히 12세 소년 숀 역의 토머스 터구스의 힘 있는 연기는, 새로운 가능성의 발굴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아 마땅하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힘 있게 상처 받은 한 소년의 내면을 연기하는 터머스 터구스는, 그 자체가 진짜 숀이다. 글_ 하재봉 시인, 영화평론가, 동서대 교수
  • [HAPPY KOREA] 전남 함평군 나비연꽃마을

    [HAPPY KOREA] 전남 함평군 나비연꽃마을

    서해안고속도로 함평 나들목에서 7분 거리에는 나이가 560살쯤이나 되는 느티나무가 손님을 맞는 마을이 있다. 전남 함평군 함평읍에서 북쪽으로 12㎞에 위치한 함평군 신광면 월암리의 나비연꽃마을. 연천마을, 신촌마을, 가야마을, 월성마을 등 마을 네 곳을 포괄해 행정안전부와 함평군청이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사업을 펼치는 곳이다. 나비와 연꽃을 결합한 지역개발 사업으로 나비축제에 이어 함평을 또다시 주목받게 하고 있다. ●함평, 나비를 연꽃에 앉히다 나비연꽃마을의 초입에 들어서자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커다란 그늘을 만들며 방문객들을 맞는다. 연천마을에서 당산나무로 모시는 것으로 560살쯤 된다. 마을 한가운데에는 실개천이 흐르는데 송사리들이 뚜렷이 보일 정도로 물이 맑다. 마을 뒤편으로 걸어 들어가면 일명 ‘부엉이 바위’가 자리잡고 있다. 한 마을 주민은 “경남 봉하마을에도 이름이 같은 바위가 있는 인연으로 생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교류협약을 맺었던 곳”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함평군은 나비연꽃마을을 농촌주민의 복지와 생태관광 네트워크 구축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모델로 삼으려 한다. 함평군은 현재 경관·생활환경정비와 문화복지시설 확충을 통해 공간의 질과 삶의 질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공동체를 강화하고 다양한 수익 방안을 마련해 소득기반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연꽃광장을 조성하고 마을안길을 정비한 것을 비롯해 대동저수지를 따라 애벌레 생태탐방로를 구축했다. 월암리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온창고를 지난 6월부터 짓기 시작해 오는 12월 완공할 예정이다. 함평군은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내년 중반쯤에는 소득증대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을숲 정비… 전통 대동제 부활 지역공동체 복원도 주요과제다. 마을숲을 정비하고 전통 대동제를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동저수지 바로 옆에 위치해 주변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뜬봉에 전망대를 설치하기도 했다. 월암리 일대를 나비연꽃마을로 개발하려는 것은 무엇보다 월암리가 가공산업과 연계된 친환경농업이 활발하고 마을 대동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생태관광자원이 분포돼 있다는 점을 꼽았다. 교통이 편리한 지리적 입지도 염두에 뒀다. 함평군 북쪽에 위치한 월암리는 서울에서 315㎞, 광주에서 40㎞ 거리에 있으며 서해안고속도로를 통해 곧바로 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 함평읍에서 출발하더라도 차로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동행한 함평군 창조디자인과 관계자는 “소득사업과 연계해 주민들 스스로 ‘살기 좋은 지역’이라고 느끼게 하려 한다.”면서 “이를 위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견학을 실시해 각종 사업에 대한 주민의 참여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평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행정안전부 공동 기획
  • 환동해권 녹색성장 거점 추진

    환동해권 녹색성장 거점 추진

    동해안이 기간산업, 관광, 에너지, 해양자원 개발을 통해 환동해권의 녹색성장 거점과 국제적인 교두보로 조성된다. 국토연구원은 25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동해안권 발전 종합계획 수립 연구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울산·경북·강원을 중심으로 하는 동해안을 환동해권 녹색성장의 거점지대 형성과 환동해권의 해양과 대륙을 동시에 드나드는 국제 교두보 구축 등 2개의 목표를 제시했다. 국토연구원은 “동해안은 원자력 중심의 한반도 에너지 공급 거점인 데다, 해양자원과 역사·문화·관광자원, 산업자원 등이 풍부하기 때문에 일본과 극동 러시아, 중국 동북3성을 연결하는 환동해권의 전략적 관문지대와 녹색성장의 거점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울산은 기간산업 녹색화 거점, 경북은 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해양자원 거점, 강원은 관광·해양자원 거점으로 각각 육성될 예정이다. 부문별 발전전략으로 자연환경(산악 중심) 부문에서는 한강~설악산, 금강~태백산, 백두대간~낙동정맥을 연결하는 생태축을 구축하고, 관광 부문은 경주, 강릉, 울릉도, 독도 관광뿐 아니라 울산의 고래와 울산·포항의 산업, 삼척·울진의 동굴 및 온천, 강릉 휴양시설 등 특수목적 관광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산업(제조업) 부문에서는 울산·포항의 국가기간산업 고도화와 강릉·삼척의 신소재 및 방재산업 특화, 그린에너지 부문에서는 울산의 오일허브, 울진·월성의 원자력, 삼척의 LNG 인수기지 등을 연계하는 초광역 에너지벨트 조성 등이다. 이와 함께 해양자원 부문은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고부가가치 식품개발 등이 제시됐다. 국토연구원 박형서 연구원은 “동해안은 환동해권의 전략적 관문이자 남북교류의 새로운 중심지로 개발돼야 한다.”면서 “동해안권은 환동해권의 국제적인 교두보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지리적인 요충지인 데다 산업과 관광, 역사·문화 등 풍부한 자원이 있어 발전 잠재력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과 경북, 강원 등 동해안 3개 시·도는 ‘동·서·남해안권 발전 특별법’에 따른 발전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국토연구원에 용역을 의뢰, 연내 계획을 확정한 뒤 정부 승인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온가족 여행은 처음… 너무 기뻐요”

    전국에서 가장 많은 13명(5남8녀)의 자녀를 둔 김석태(52·경북 구미)·엄계숙(47)씨 부부는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다. 그토록 가고 싶었던 가족 기차여행을 떠났기 때문이다. 남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기차여행을 할 수 있지만 이 가족은 그렇지가 못했다. 15명이 한꺼번에 움직이려면 경비도 만만치 않고, 준비할 것도 많아 그동안 엄두도 내지 못했다. 김씨 가족이 가족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은 청주MBC가 마련한 ‘대한민국 다둥이가족의 여름 기차여행’ 프로그램 덕분이다. 청주MBC는 지자체 추천을 통해 전국에서 6명 이상 자녀를 둔 38가구 333명을 초청, 18일 2박3일간의 기차여행을 보냈다. 서울역을 출발한 참가자들은 첫날 경주에 도착, 불국사와 경주박물관을 관람한 뒤 다음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월성 원자력발전소를 둘러본다. 마지막날엔 충북 영동에 들러 난계국악박물관을 구경하고 포도따기 체험도 한다. 이번 여행에 제공된 기차에는 노래방과 각종 공연을 할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이동하면서도 아트풍선 만들기·마술쇼·노래자랑 등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다둥이 가족들은 꿈에 그리던 가족여행을 떠나자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8남매를 두고 있는 임성남(52·충남 논산)·김선화(46)씨 부부는 “군대에 간 큰아들까지 휴가를 나와 함께 가족여행에 참여했다.”며 “가족 전체가 처음으로 여행을 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했다. 다둥이가족 기차여행은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요즘 다자녀 가족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고 출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현대자동차와 코레일의 후원으로 마련됐으며, 남양유업은 참가자들에게 분유 등을 제공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 “2012년말 사교육 경감 효과 수월성·교육복지 균형 추구”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 “2012년말 사교육 경감 효과 수월성·교육복지 균형 추구”

    “2012년 말이면 사교육 경감효과가 굉장할 것입니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기원 기획조정실장은 12일 정부에서 추진 중인 사교육부담 해소책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교과부에서 친서민정책을 총괄하는 장 실장은 “사회양극화로 인해 중산층이 줄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2012년까지 교육복지대책을 마련하여 역대 어느 정부보다 교육복지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정부와 현 정부 교육정책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과거에는 공부 잘하는 학생과 뒤처지는 학생에 대한 배려가 적은 상태에서 평균수준의 학생에 집중했다면 현 정부에서는 모든 수준의 학생층에 접근하는 식이다. 수월성과 교육복지의 균형을 이루려 하고 있다. →교육정책에 경제논리가 개입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교육논리뿐만 아니라 경제논리가 같이 고려돼야 한다. 교육에는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하나의 경제활동인 셈이다. 동일한 재원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상환 후 대학생 학자금 대출제도는 교육과 경제 측면이 동시에 고려된 사례다. 이명박 정부가 끝날 무렵이면 사교육비 경감효과가 굉장할 것이다. 지금은 제도시행 초기다. 1년, 2년 지나면서 서서히 교육활동에 신뢰가 쌓일 것이다. →어떤 제도가 학교에 신뢰를 줄 수 있나. -우선 학교정보공시제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사항을 학생 학부모들이 볼 수 있게 된다. 학업성취도 평가도 있다. 교원평가도 마찬가지다. 관련 법이 통과되면 교원에 대한 인사자료로 활용할 근거가 된다. 입학사정관제도 학교교육 과정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을 충실히 받으면 대학에 진학하는 것으로 앞으로 고교는 물론 중학교 교육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수월성 교육을 강조, 사교육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자율형 사립고는 평준화지역의 경우 추첨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기숙형 고교는 농산어촌에 위치해 이곳에 가기 위해 학원 다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수월성 교육으로 말하기 어렵다. 마이스터고는 대학에 가지 않아도 전문기술인으로서 충분히 생활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으로 수월성 교육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굳이 말자하면 대표적인 수월성교육의 상징인 자사고나 특목고는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추진한 것이 아니다. 그 전부터 있었던 것 아니냐. →좋은 학교가 상대적으로 많이 생기면 이런 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많아져 결과적으로 그만큼 사교육이 늘 수밖에 없지 않은가. -중간층에서 사교육이 이뤄져도 강도는 높지 않을 것이다. 지금 정부는 학교에서 한 공부만 가지고도 대학에 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에 대한 우선순위가 있나. -초·중등 교육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운영된다. 내국세의 20%다. 반면 고등교육은 일반회계에서 재원을 마련한다. 이 때문에 다른 부처와의 예산확보경쟁 상황에 따라 교육여건이 달라진다. OECD평균 정부부담 교육비는 5.0%이나 우리나라는 4.3%선이다. 차이 나는 0.7%가 확보된다면 대학에 집중투자하는 것으로 활용해야 한다. 초·중등교육의 경우 무료급식 확대 등 질적인 교육여건 개선을 도모할 여력이 있어서다. 게다가 고등교육인력은 곧바로 사회로 나가는 인력이니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희망 UP 현장을 가다] (6) 두산重 창원 원자력 공장

    [희망 UP 현장을 가다] (6) 두산重 창원 원자력 공장

    “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입니다.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습니다.” 두산중공업 이영동 원자력공장장은 자신있게 말했다. 그럴 만도 했다. 30년 만에 신규 원전 건설을 재개한 ‘원전 종주국’ 미국이 원자력 주기기를 맡긴 곳이 다름아닌 두산중공업이었다. 일본은 핵폐기물 저장 용기 200개를 두산중공업에 발주했다. 세계 원전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과 프랑스, 일본 가운데 두 곳이 두산중공업의 기술력을 인정한 셈이다.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를 맞아 세계 최강의 원자로 제조국 희망을 심어주고 있는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을 2일 찾았다. ●쏟아지는 수주 물량… 새 공장 지어 3만㎡ 규모의 원자력 공장 내부는 거대한 작업장이었다. 수백t에 이르는 항아리 모양의 쇳덩어리가 곳곳에 널려 있었다. 기술자들이 무게 450t, 높이 14m 규모의 대형 원자로 앞에서 정교한 용접으로 내부 틀을 잡고 있었다. 이 때의 원자로 온도는 무려 150도. 수작업이 많다 보니 하나의 원자로를 만드는 데 36개월가량 걸린다. 이영동 공장장은 “원자로 내부 구조물은 용접의 최고 기술을 요구할 정도로 정밀도가 필요하다.”면서 “원자로 특수용접에는 10년 이상 베테랑만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사 과정도 까다롭다. 사소한 결함도 치명적인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발주업체 검사관들이 상주해 철저한 검증에 나선다. 검사 과정만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수주 물량은 넘쳐나고 있다. 국내에서 발주한 신월성 1·2호기와 신고리 3·4호기에 들어가는 ‘원전 주기기’(원자로·증기발생기·터빈·발전기 등의 원자력 핵심기기), 울진 원전 1·2호기 교체용 증기발생기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이 발주한 10여기의 원전 주기기가 제작되고 있다. 170명의 직원이 주야간 근무와 잔업, 특근으로 납기 일정을 맞추고 있다. 원자력 공장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원 안팎. 두산중공업 전체 매출액의 17% 수준이지만 해마다 비율이 올라가고 있다. 임상갑 전무는 “현재 공장으로는 수주 물량을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 공장을 추가로 짓고 있다.”고 말했다. ●‘700조원대’ 원자력 르네상스 이끈다 전세계적인 원전 건설의 붐은 두산중공업에 또다른 호기. 세계원자력협회는 2020년까지 290여기(연간 25기)의 신규 원전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전 2기의 사업비가 5조~6조원인 만큼 700조원대의 신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원자력 르네상스’를 이끄는 국가는 중국과 미국, 인도, 중동 등이다. 특히 중국은 원자력의 설비용량(9GW)을 2020년까지 50~60GW로 끌어올릴 계획이어서 세계 최대의 원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년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원전 기자재를 공급했다. 또 국가 차원에서 ‘단위 원전’ 수출의 첫 물꼬를 트기 위해 총력 지원에 나선 것도 수출 전망을 밝게 한다. 이 공장장은 “지난 30년간 원전 발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탓에 많은 원전 제작업체들이 쇠퇴기를 맞은 반면 두산중공업은 국내 원전 프로젝트에 참여해 풍부한 기술과 경험을 축적했다.”면서 “향후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씨줄날줄] 국가브랜드 전쟁/박정현 논설위원

    브랜드 전쟁이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새로운 외교전략으로 문화적 리더십인 소프트 파워를 내걸었다.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하드 파워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라는 얘기다. 세계 4대 문화 발상지의 하나인 중국은 그들의 문화적 우월성을 알리는 ‘한(漢) 브랜드’ 전략에 착수했다. 기업과 제품에 중국의 문화적 가치를 부가시키겠다는 계산이다. ‘한 브랜드’의 대표작으로 영화 ‘영웅’이 꼽힌다. 춘추전국시대를 끝낸 진시황의 암살 시도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영화는 중국의 우월성을 드러내는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한다. 러시아는 각국 대학에 러시아센터를 만들고 있다. 외국의 문화를 가장 많이 수입하면서 자국의 문화를 수출하는 프랑스는 세계 제1의 문화대국이다. 경제력보다 문화 파워가 우세한 세상이다. 세계은행은 2007년 펴낸 보고서에서 한 나라의 자본을 결정짓는 3대 요소인 자연자본, 생산자본, 무형자본 가운데 법질서와 문화 경쟁력으로 대표되는 무형자본이 국부 창출의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국가와 사회를 이끄는 힘은 이제 경제력이 아니라 문화 파워로 바뀌었다. 문화를 바탕으로 한 국가의 브랜드 파워는 곧 나라의 품격을 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사회적 자본은 35만여달러였지만 한국은 10만여달러로 3분의1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세계 13위이지만 국가브랜드 순위는 50개국 가운데 33위다. 경제력에 비해 우리나라 품격이 형편없다는 얘기다. 정부가 그제 국가브랜드위원회를 열어 정부 부처의 GI(Government Identity)를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고, GI로 태극기와 무궁화, 한반도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그간 정부를 대표하고 국가의 품격을 알릴 만한 상징이 제대로 없었다는 것은 창피한 노릇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전 국민이 모두 국가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갖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국가브랜드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국가 품격은 국민 모두의 노력이 누적돼서 형성되는 것이다. 전 국민적인 국가브랜드 제고 운동이 벌어져야 한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공기업] 한국수력원자력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공기업] 한국수력원자력

    한국형 원전 수출의 꿈이 올해안에 이뤄지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한전과 함께 최초로 한국형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할 수 있을지에 국민적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가 추진 중인 60억달러 규모의 원자력발전 입찰 사전자격심사에 한수원이 포함된 한전컨소시엄이 통과했기 때문이다. 사전자격심사에는 한전을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 말고도 프랑스의 아레바 컨소시엄, 미국·일본의 제너럴 일렉트릭·히타치 컨소시엄 등 세 곳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는 9월말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식경제부쪽에서는 기술 등 수주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 최초 원전수출’이라는 경사를 맞게 될 가능성도 있다. 원전을 운영하는 게 주업무인 한수원은 이처럼 한전과 함께 글로벌 원전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고유가와 환경규제의 영향으로 오는 2030년까지 약 300기의 원전건설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금액으로 따지면 무려 900조원에 이른다. 최근 원전수출은 국가대항전의 양상을 띠고 있어 정부간 정치 외교적 협상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한수원은 UAE, 요르단, 터키, 중국 등 4개국을 주요 원전 수출대상국으로 보고 국가간 차별화와 집중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들 4개국을 중심으로 올해안에 적어도 1개국가와는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각오다. 또 인도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잠재시장 수출기반도 함께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과 경쟁하는 게 쉽지 않지만 핵심 원전기술의 국산화를 앞당겨 원전 수출 1호의 결실을 맺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고리와 월성, 영광, 울진에 모두 20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수원은 오는 2016년까지 8기의 원전을 건설, 가동하는 것 외에 2030년까지 10여기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그동안 20기를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경험을 살려 신기술·신공법 적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첫발 뗀 자율고 취지 적극 살려야

    어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처음으로 서울지역 13개 학교가 자율형사립고(자율고)로 지정됐다. 정부가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해온 자율고가 첫발을 뗀 셈이다. 자율고들은 대부분 커리큘럼의 자율성을 앞다투어 내걸었다고 한다. 자율고들이 고교선택권 확대라는 설립취지를 효과적으로 살려 성공적인 대안학교로 자리잡기 위해 개교에 앞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자율고는 올해부터 실시될 고교선택제와 관련해 중점사안으로 주목돼 왔다. 서울지역의 경우 자율고와 기존 전기학교의 신입생을 합치면 전체 입학정원의 10%나 된다. 일반 고교들이 자율고와 자사고, 특목고 등에 학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분발할 게 예상된다. 그런 일반학교들에 대한 지원을 통해 공교육의 질을 높여 간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자율고의 성패는 공교육 활성화에 결정적 요인이다. 자율고들이 신중하게 개교를 준비해야하는 이유이다.정부는 2011년까지 100곳을 자율고로 지정할 계획이지만 신청학교 수가 예상보다 적다고 한다. 학교들의 준비 미흡과 까다로운 학생선발, 재정부담이 요인이다. 고교 서열화의 우려도 없지 않다. 교육과정을 공립학교보다 50% 이상 자율 편성할 수 있게 되면서 입시과목 위주의 수업에 대한 앞선 걱정도 있다. 그럼에도 서울서 25개교가 신청한 것은 ‘수월성교육’의 장점을 인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 이제 자율고가 지정된 만큼 정부와 학교, 학생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법찾기에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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