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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儒林(654)-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37)

    儒林(654)-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37)

    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37) 그러므로. 두향은 보름달 속에 들어 있는 월궁을 쳐다보며 생각하였다. 그 월궁 속에 들어 있는 달의 여신을 보며 생각하였다. 그 월궁 앞의 계수나무 밑에서 불로약을 찧고 있는 옥토끼를 쳐다보며 생각하였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두향은 두 손을 모아 합장한 채 달을 쳐다보며 치성을 드리기 시작하였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께 비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월궁항아께 비나이다. 불로불사의 영약을 나으리께 내리소서. 계수나무 아래에서 찧고 있는 옥토끼가 만든 불사약을 나으리께 내리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원래 정화수를 떠놓고 비는 치성은 부엌의 조왕신에게 드리는 것이 보통이었다. 조왕신은 민속에서 부엌을 맡은 신으로 부엌의 모든 길흉을 관장한다고 알려진 민간신인 것이다. 주방의 살강 위에 가지런히 지푸라기를 깔아 사기주발에 정한수 한 그릇을 올려놓고 치성을 드리는 것이 관례였는데 두향은 이와는 달리 장독대 위에 정한수 받쳐 놓고 치성을 드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달님에게 치성하여 나으리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기 위함이었으니. “비나이다, 비나이다.” 두 손을 모아 손바닥을 비비며 두향은 쉴 새 없이 달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 소리를 내어 중얼거렸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께 비나이다. 나으리의 무사안녕을 진정소발(眞情所發)하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월궁월신 항아선녀께 비나이다. 여신께서 가져오신 불로장생 천도복숭아를 나으리께 내리도록 달님께 비나이다. 소첩의 기도를 들어주시어 나으리께서 무병장수하시기를 운예지망(雲霓之望)하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께 비나이다. 행여 나으리께서 연세종명(捐世終命)하시거들랑 이 소첩도 한날한시에 숨을 거둘 수 있도록 사원무위(使願無違)하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소첩이 드리옵는 이 소원소망을 가엾이 여기시어 서기지망(庶幾之望)이 될 수 있도록 천지신명은 도우소서. 월궁항아는 이 소첩을 불쌍히 여기시어 소원성취하도록 도우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신지기(天神地祇)께 비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일월성신께 비나이다.” 그날부터 시작된 정화수의 치성은 전해오는 전설에 의하면 퇴계가 죽는 그날까지 2년여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대로 계속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선조3년,1570년 12월8일. 오후 5시에서 7시 사이인 유시(酉時) 초에 이퇴계가 마침내 숨을 거둔 바로 그 순간에는 두향의 부엌 한구석에 보관된 정화수가 갑자기 붉은 핏빛으로 변해버렸다고 전해오고 있다.
  • 평택시 여름방학 청소년캠프 ‘풍년’

    각급 학교의 여름방학을 앞두고 경기 평택시 관내 공공기관과 사회단체가 다채로운 방학 교육프로그램을 마련,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전통예절 등 여름캠프 평택흥사단은 오는 22∼24일 경남 거창 월성청소년수련원에서 고등학생 대상으로 ‘청소년 여름방학 캠프’를 연다. 캠프는 공동체놀이, 미디어로 표현하기 등으로 진행되며 15일까지 캠프 참가자를 선착순 모집한다.(031-658-2007) 평택YMCA는 24∼28일 충남 연산 한학마을에서 초등생을 대상으로 전통예절캠프를 운영한다.서당, 농산물수확 체험과 전통검도, 사자성어 교육 등 프로그램으로 4박5일간 열리며 이달 말까지 참가 희망자 4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또 8월 11∼12일에는 경기 양평 신론리에서 초등학생 농촌체험 캠프(고기잡이, 황토놀이, 곤충잡기)를 열며 이달 말까지 참가자 4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이 밖에 8월 5일 목동아이스링크와 상암월드컵경기장 캠프,8월 21일 청와대ㆍ국회의사당 캠프,8월 22일에는 에버랜드 캠프를 초등학생 대상으로 운영한다.(031-656-2000)●독서교실 등 사회교육프로그램 평택시립도서관은 오는 25∼29일 초등학교 3∼5학년을 대상으로 독서교실을 운영한다. 독서교실은 도서관 이용법 및 정보활용법, 동화 역할극, 북아트 교육 등으로 진행되며 14일까지 수강생 3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031-659-4940) 평택YMCA 원평문화의집은 9월 29일 유아(5∼7세)와 초등학생 대상으로 구연동화, 종이접기, 미술, 글쓰기, 영어교실 등을 운영하며 강좌별로 수강생 10∼15명을 선착순 모집한다.(031-656-2000) 평택YMCA 안중청소년문화의집도 27일∼8월18일 원어민영어, 논술창작, 발표력, 글쓰기, 마법도자기 교실 등을 운영한다. 유아반과 초등반(저·고학년) 등 3개 강좌로 나뉘어 운영되며 강좌별로 수강생 10∼15명을 선착순 모집한다.(031-681-3081) 안중출장소는 24일∼8월 18일 안중읍사무소 3층에서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컴퓨터교실을 운영한다. 교육은 홈페이지 제작 포토숍 플래시 등 실생활에 필요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21일까지 수강생을 모집한다.(031-659-6322)평택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교사·교수 평가받아야 대학도 구조조정 필요”

    “교사·교수 평가받아야 대학도 구조조정 필요”

    “평가 없는 사회는 발전이 없다고 봅니다. 평가 없는 조직은 경쟁력이 생길 수 없습니다. 평가해서 우수한 교사·교수가 더 대접받는 시스템이 돼야 발전합니다.” 오는 18일로 취임 1년을 맞는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교원평가 및 차등성과급 지급폭 확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시장개혁 전도사’에서 월급 한 푼 안 받는 대학총장으로 변신한 그를 11일 서강대 총장 집무실에서 만났다. ▶지난 1년을 평가해 달라. -지난 1년은 내부혁신의 시기였다. 대학이 속도가 너무 느렸다. 명함 하나 만드는 데 일주일이 걸리고 조직 하나 만드는 데 3개월이 걸렸다. 전임자들은 임기를 다 못 채우고 나갔다. 전반적으로 자신감을 상실하고 냉소주의와 패배주의가 만연했다. 그래서 대학 구성원과 동문들을 ‘잠’에서 깨우는 작업을 했다. 교수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경쟁 시스템을 도입했다. 전체 교수 중 연구성과에 따라 상위 50%를 ABCD 등급으로 구분, 매년 급여와 별도로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목표관리경영제(MBO)를 도입, 행정개혁도 했다. 학장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 실질적인 자율책임 경영을 추진하게 했다. 재정 확충도 했다. 지난 8년간 발전기금 모금액이 100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160억원을 모았다. ▶총장 취임 2년차에 신경쓸 중점 분야는? -앞으로는 기업을 찾아 다니며 도네이션(기부)을 요청할 생각이다. 취임 초 1000억원을 모으겠다고 했는데 걱정 안 한다. 오늘 아침에도 모기업에서 100억원을 내겠다고 했다. 후문 쪽 잔디운동장 밑에 지하캠퍼스를 390억원의 민자를 유치해 9월중 착공할 예정이다.200억원을 유치해 국제인문관도 짓는다. 이렇게 되면 연말에 1000억원이 될 것이다. 내가 대학총장이 됐을 때, 기업계 출신으로서, 교수도 아닌데 잘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그러니 내가 총장으로서 성공해야 기업계에서도 많이 올 것 아니냐. 기업들이 도네이션을 많이 하는 게 인재발전에 도움이 된다. 서강대에 도네이션을 많이 해달라. 아울러 인성·인품교육, 외국어 실력 향상, 그리고 실력 갖춘 인재양성에 중점을 둘 것이다. ▶외고 지역제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어문학 계열로 진학을 강요하는 것은 지나친 얘기다. 지역제한도 될 수 있으면 자율을 줘야 한다. 어문계열 수요는 제한적이다. 어학은 수단 아니냐? ▶평준화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떻게 보나? -고교든, 대학이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해야 한다. 외고는 이런 점에서 부족한 수월성 교육을 보완하는 것이다. 수요자 중심으로 생각하면 생겨나는 것이다. 하지만 평준화 틀 속에 묶어 두기 위해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평준화 틀은 공립만 평준화하고 사립은 자율화한다든지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평준화로 인해 사교육비가 올라갔다고 본다. 공교육에서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니 사교육이 생기는 것이다. 이제는 근본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한·미 FTA 협상에서 교육시장 개방이 뜨거운 감자다. 교육시장은 어떻게 해야 하나? -개방할 때 발전한다. 경쟁을 통해 경쟁력이 생긴다고 본다. 대학도 경쟁해야만 세계적인 명문대학이 나온다. 학생들은 좋은 학교에서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개방경쟁 체제로 가야 한다고 본다. 외국 대학에서 한국에 분교를 세우면 국내 대학도 경쟁해야 한다. 시장 힘에 의해 구조조정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사학법 개정도 현안이다. 개방형 이사 도입은 어떻게 생각하나? -처음부터 사학법 자체를 반대했다. 현행 법으로도 충분히 비리를 척결할 수 있다. 반기독교적인 사람이 오면 훼방하게 된다. 경영상 문제가 생기면 지금도 임시이사를 파견할 수 있다. 임기가 무제한이다. 개방이사 도입이라는 독소조항은 없애야 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수익·성장·건전성 하반기 3관왕 달성”황영기 우리은행장

    올해 상반기 동안 자산(대출) 확대에 ‘올인’했던 우리은행이 하반기에는 수익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성장성과 건전성을 개선해 ‘3관왕’을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전 임원과 부점장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이같이 밝혔다. 황 행장은 “하반기에는 그동안 우량자산과 우량고객 유치 전략에 따라 다소 하락한 순이자마진(NIM)을 회복시켜 성장성과 건전성, 수익성 모두를 정복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완성하자.”면서 “이를 토대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1등 은행을 향한 행군을 시작하자.”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에 따라 하반기 영업전략의 중점을 교차판매(크로스 셀링)에 두고 수익성 증대에 힘쓰되 균형성장과 건전성 개선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1등 은행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황 행장은 1등 은행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정신자세 1등 ▲상품과 서비스의 우월성 ▲직원들에게 공정한 성과평가와 보상 ▲비전과 전략의 지속성을 제시했다. 황 행장은 “상반기에 보여줬던 열정과 패기라면 앞으로 3∼4년 안에, 늦어도 2010년까지는 명실상부한 1등 은행이 돼 있을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갖고 하반기 영업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베리타스·한국법학교육원과 함께하는 PSAT 실전강좌] 언어논리영역(독해)

    (문제)다음 글로부터 알 수 있는 진술을 모두 고르면? 조선의 소중화사상도 그러한 역사적 상황에서 성장한 것이다. 소중화사상은 원래 두 가지 모순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니, 하나는 중화에 대한 사대적·모화적 발상이고, 다른 하나는 유교문화를 존중한다는 점에서 중화와 질적으로 동등하다는 긍지에서이다. 화이사상은 원래 한족 중심의 세계관이었으며, 명·청 시대에는 동아시아의 폐쇄적 국제관계가 전개됨에 따라,‘외이(外夷)’는 각기 독자적으로 화(華)를 추구하고 다른 국가에는 이(夷)로 멸시하였다. 조선의 소중화의식도 그러한 역사적 상황에서 성장한 국가의식 내지 민족의식의 표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화인 명과 이인 청의 교체는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재편과 함께 세계관의 변화를 가져왔다. 조선은 두 차례의 호란과 명·청 교체를 경험하면서, 그 소중화 의식에도 반청존명의 모화감정이 치열해졌다. 송시열(宋時烈)을 위시한 북벌론자들의 경우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으며, 그러한 북벌론적 소화의식이 당시 사상계의 저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그러한 치열한 반청감정은 일시적 현상이었으며, 뒤이어 나온 실학자들에 이르러서는 화이일야적(華夷一也的) 소중화 의식으로 바뀌었다. 다시 말하면 그것은 조선의 소중화의식이 원래 갖고 있던 두 가지 모순되는 성질, 즉 사대적 모화와 문화민족으로서의 자긍심 가운데서 후자에 속하는 우월의식이 새로운 국제질서의 변화에 대응하여 실학자들에 이르러 합리적으로 해석된 것이다. 일본은 명·청 교체를 화이변태(華夷變態)로서 환영하는 뜻을 표하고 있는데, 이는 조선과 명의 경우와는 판이한 태도다. 임진왜란으로 무력을 한껏 과시한 그들은 덕천막부 체제에서 쇄국정책으로 일관하였으나, 지방의 영주(領主)들로 하여금 서양과의 일정한 교섭관계를 맺게 하면서 그들 나름의 세계관을 형성하였다. 그들의 무력을 바탕으로 하는 우월의식에서 천황을 중국의 황제와 동일시하고, 그 밖의 외국은 한 단계 낮춰 보는 이른바 일본형 화이관을 형성하였다. ㄱ. 조선의 소중화 의식을 실학자들은 전면부인하고 조선의 문화에 대한 우월성을 합리적으로 주장하였다. ㄴ. 국가별 세계관은 상대주의적 성향을 띤다. ㄷ. 중화가 여러 나라의 민족주의를 불러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ㄹ. 국가들의 세계관 변화는 국제질서의 재편을 초래한다. ㅁ. 통상적으로 과거 동아시아의 국제관계는 페쇄성으로 일관하였다. (1)ㄱ,ㄴ,ㅁ (2)ㄱ,ㄷ (3)ㄴ,ㄷ (4)ㄴ,ㄹ (5)ㄹ,ㅁ (해설) ㄱ. 사대적 모화와 문화민족으로서의 자긍심 가운데서 후자에 속하는 우월의식이 새로운 국제질서의 변화에 대응하여 실학자들에 이르러 합리적으로 해석된 것이다. ㄴ.‘外夷는 각기 독자적으로 華를 추구하고 다른 국가에는 夷로서 멸시하였다’,‘일본은 명·청 교체를 華夷變態로서 환영하는 뜻을 표하고 있는데, 이는 조선과 명의 경우와는 판이한 태도다’ ㄷ.‘外夷’는 각기 독자적으로 華를 추구하고 다른 국가에는 夷로서 멸시하였고 조선의 소중화의식도 그러한 역사적 상황에서 성장한 국가의식 내지 민족의식의 표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ㄹ.‘화인 명과 이인 청의 교체는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재편과 함께 세계관의 변화를 가져왔다’라는 진술로부터 국제질서의 재편과 세계관 변화 간의 인과관계는 확실하게 도출할 수 없다. ㅁ.‘명·청 시대에는 동아시아의 폐쇄적 국제관계가 전개’,‘덕천막부 체제에서 쇄국정책으로 일관’으로부터 전체적 차원에서 폐쇄적 국제관계의 일관성은 잘못되었거나 알 수 없다. 정답은 (3)
  • [고교평준화 30년 그후] (5) 평준화의 미래

    [고교평준화 30년 그후] (5) 평준화의 미래

    고교평준화 정책이 30년 동안 지속되면서 제기된 문제점은 크게 네 가지다. 학생들의 학교선택권 제한, 사립학교의 자율성 제한, 학생지도의 어려움, 지역간·학교간 교육격차 등이다. 문제점별로 어떤 보완책이 있는지 살펴본다. ●학교선택권 제한 해소책은? 평준화 지역의 학생 배정 방법은 비평준화 지역에서 불거진 학교간 서열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학생들을 무작위 추첨으로 배정하는 방식을 토대로 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제한하는 문제점이 생겨나 평준화 해제론에 부딪히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학교선택권이 제한되고 있으나 부분적이라고 지적한다. 학교선택권 제한을 받지 않는 비평준화 지역 내 고교는 일반계 고교의 41%다. 전체 학생수 기준으로는 26.5%다. 강원도 원주·춘천·강릉지역을 평준화 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하는 김효문 강원교육연대 대표는 “비평준화가 겉으로는 학교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처럼 보이나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비평준화 지역인 강원도는 중학교 때 성적으로 진학할 고교가 미리 선택되고 조정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교육부는 나아가 학생들이 학교를 선택하는 특목고 및 자율학교도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학교 선택권 제한에 대한 비판은 일부 특정계층의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거주지 중심의 학군배정 방식은 근본적으로 학교선택권을 제약하는 게 현실이다. ●학교별 교육과정 특화 필요 평준화 정책 유지를 전제로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늘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전문가들은 공동학군제를 확대하거나 학군범위를 광역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강영혜 박사는 “비선호지역의 시설 및 교육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평준화 적용지역의 학군을 광역화하여 거주지를 벗어난 학교선택 기회를 제공하려는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이 경우, 일정비율은 학교에 거주지가 인접한 학생들에게 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인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현재 서울시 전역을 단일학군으로 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학군광역화 방안 도입을 추진 중이다. ‘선지원 후 배정비율’을 확대하는 방안도 있다. 현재 충북·전북·전남·경남·제주의 경우, 선지원 후배정으로 모든 학생을 선발한다. 하지만 나머지 평준화 지역에서는 이 비율이 40∼60%에 불과하다. 이 비율을 더 높이면 학생들이 학교를 선택할 기회는 그만큼 더 커진다. 하지만 희망하는 학교에 지원자가 넘칠 경우, 추첨을 할 수밖에 없어 완전한 선택권 보장은 힘들다. 이 때문에 한국교육개발원의 강 박사는 “학교선택권을 충족시킬 전형제도 개발은 여전한 숙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학교별 교육과정 특화도 필요하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시범운영 중인 교과특기자 프로그램은 수월성 교육도 도모하는 한편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넓히는 효과도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도교육청의 소진형 장학사는 “평준화지역인 안양·부천·성남·수원시내 10개 고교에서 과학·중국어 등 일반 교과목 특기자를 학교별로 정원외 20명 이내에서 선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학 자율성은? 우리나라는 국가재정이 취약해 다른 나라보다 사학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사학 비율은 고교는 44.8%, 중·고 전체로 보면 31.8%나 된다. 평준화 지역 내 일반 사립고 비중은 52.3%로 절반을 넘고 있다. 하지만 평준화 정책이 사립학교에도 똑같이 적용되면서 사학운영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학생 선발에서부터 교육과정 운영, 시설 수준, 납입금 결정 등에 있어 사학의 특수성은 인정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사학단체에서는 학교운영에서 사학의 자율성을 침해받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상산고, 민사고 등에서는 정부가 당초 방침과 달리 올해에 자사고 전면 도입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시범운영 기간을 2010년까지 연장한 것은 그만큼 자사고에 회의적인 정부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교육부는 모든 사학에 학생선발권 등 자율을 부여할 경우, 평준화 제도가 붕괴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납입금 등을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면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이 현재보다 2∼3배 높아질 것이라는 점도 들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학들은 정부로부터 재정결함 보조금을 지급받을 정도로 영세하다는 점도 들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이 재정결함 보조금 제도는 장기적으로 사학재단의 자립의지를 약화시키는 부작용도 있다. 하지만 자립기반을 갖춘 사립학교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넓혀준다는 차원에서 자율성을 확대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간·학교간 교육격차 지역간·학교간 교육격차 해소도 평준화 도입 취지였다. 하지만 도시와 농촌간의 교육기회 차별화가 심화되면서 지역간 교육격차는 고착화된 지경이다. 같은 평준화 지역이라 하더라도 대도시, 중소도시, 그리고 읍·면지역 간 중·고생들의 학력차가 이를 대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정 배경 및 지역사회 여건 차이에서 비롯되는 학교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부차원의 지속적인 재정지원이 필요하다. ●학생지도 어려움은? 평준화 학교에서는 학업성취도 차이가 나는 다양한 학생들을 같은 공간에 몰아넣고 가르친다. 때문에 교수·학습지도의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부 잘하고 못하는 아이 눈높이에 걸맞은 다양한 교수방법이 각각 나와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러다 보니 수업 중에 학생들이 잠을 자거나 다른 공부를 하기도 하는 등의 ‘학교붕괴’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수준별 학습과 선택중심의 진로개발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도록 진학지도를 하고 교육과정 및 평가체제를 개선해야 한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과목별 특성을 감안한 수준별 이동수업을 받고 있으나 평가는 사실상 같은 문제로 하다보니 학습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수준별 수업에 걸맞은 교육교재 개발 및 시험문제 다양화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평준화’ 대안 어떤게 있나 평준화 정책 유지를 전제로 보완책으로 나온 게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운영 및 자립형 사립고·공영형 혁신학교 등이었다. 정부는 외고는 신설을 금지하는 등 사실상 ‘실패한 학교’임을 시인했고 자사고에 대해서는 그 실효성을 의문시하고 있다. 대신 공영형 혁신학교를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자사고, 외고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지난달 30일 사의를 표명하는 자리에서 “외고 문제는 적어도 10년 전에는 정책의 변화가 있어야 했는데 지금까지 끌고 와서 어문계열로 진학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 시스템이 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립 취지에 맞지 않게 입시전문기관으로 전락하도록 그동안 정부가 방치해 왔음을 사실상 시인하는 발언이나 다름없었다. 정부는 자립형 사립고 확대 여부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자사고는 학생·학부모의 학교선택권과 사학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2002년부터 도입, 현재 ‘시범운영’ 중이다. 여전히 ‘정치적 판단’의 대상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평준화 정책의 단점을 보완한다는 찬성론과 ‘귀족학교’ 논란에서 드러나듯 평준화 정책을 흔들어 공교육의 근간을 위협할 것이라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붙고 있다. ●공영형 혁신학교가 새로운 대안 교육부는 자사고 대신 공영형 혁신학교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공영형 혁신학교는 ‘저비용 고효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학부모 부담은 일반 공립학교 수준으로 하고 나머지 필요한 재원은 시·도 교육청이나 지자체 등 운영 주체가 부담한다. 하지만 학교운영은 전면 자율로 효율성을 추구한다. 학년이 따로 없는 무학년제, 소규모 학급편성에다 자율적인 교과서 선택 등 교육과정은 국민공통과정을 제외하고는 전면 자율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오는 8월중 시범학교를 선정,2007년부터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런 공영형 혁신학교를 2011년 2월까지 4년간 시범운영한 뒤,2011년부터 혁신도시 등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김 부총리는 “혁신도시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좋은 고교 입지가 결정적 요인으로 나왔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시범운영 3년을 넘긴 자사고에 대해 아직도 그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며 부정적인 마당에 공영형 혁신학교가 정부 희망대로 안착할지는 미지수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서울광장] 외고, 자사고, 혁신학교와 기타고/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외고, 자사고, 혁신학교와 기타고/이용원 논설위원

    후배 H는 요즘 중학교 1학년생인 딸의 진로 문제로 고민이 많다. 공부를 아주 잘해 서울대에 보내고 싶은데 그러자니 어느 고교에 진학하는 게 유리한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H가 선택하려는 고교는 세가지 부류이다. 하나는 외국어고, 하나는 강남 소재 고교, 나머지 하나는 현재 사는 강북의 일반 고교이다. H가 처음 고려한 것은 외고였다. 하지만 교육부가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내신을 상대평가한다고 밝혀 불이익이 예상되는 데다, 최근 교육부가 추진하는 대로 모집 단위가 학군별로까지 좁아지면 자칫 갈 데가 없어질 위험성이 있었다. 그렇다고 멀쩡한 제 집 두고 강남으로 전세 가자니 비용도 비용이려니와 아이가 새 환경에 적응해 좋은 성적을 유지한다는 보장이 없었다. 마지막 남은 길은 동네 고교에 보내는 것인데, 그러면 내신에서는 유리하겠지만 그동안의 진학률을 보면 서울대 입학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는 게 그의 고민이다. 최근 들어 외고, 자립형사립고(자사고), 공영형 혁신학교 등 특성화 고교에 관한 논란이 증폭돼 왔다. 논쟁은 외고의 입시자격을 제한하느냐 마느냐, 자사고를 늘릴 것인가 말 것인가, 새로 설립한다는 혁신학교는 외고·자사고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등을 놓고 다양하게 전개됐다. 그러나 핵심은 단순하다. 현행 고교평준화 제도를 유지할지 여부와, 유지한다면 수월성 교육을 담보하는 각종 특성화 고교를 어느 정도까지 허용하느냐인 것이다. 이자리에서 평준화에 대한 찬반 논리를 새삼 공개할 생각은 없으되, 다만 안타까운 점은 공부를 특별히 잘하지 못하는 ‘보통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며칠전 교육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2개 광역시도에는 외고·국제고만 31개교에 8500여명이 재학 중이다. 그밖에도 자사고 6곳을 비롯해 과학고·과학영재고 등이 있어 이를 모두 합하면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다니는 고교는 50곳에 이른다. 그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경기도는 2009년까지 외고·국제고 9개교를 추가 설립한다고 진즉에 발표했고 인천광역시도 특목고 3곳을 신설한다고 며칠전 밝혔다. 그밖에 대구·광주·강원·충남 등이 앞다퉈 특목고 설립에 나서고 있으며 지난 5·31선거 때 특목고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운 신임 단체장 숫자 또한 적잖다. 여기에 교육부가 공영형 혁신학교까지 만든다면 전국은 특성화 고교로 넘쳐날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고교 평준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고교생들을 분류해 보면 외고생·과학고생·자사고생이 있고 일반고생이 있다. 일반고 중에도 강남 소재 고교처럼 대학입학 성적이 뛰어난 일부 지역 학교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그야말로 기타고일 수밖에 없다. 그 기타고에 속하는 강북의 한 학교에서 20년 넘게 3학년을 맡고 있는 교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수업에 들어가면 강의를 제대로 듣는 학생은 5명 정도에 불과하다. 성적 좋은 학생은 대부분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해 들을 필요가 없다. 또 10등이 넘어서는 아이들은 수도권 대학에 가기가 힘들어 열의를 보이지 않는다. 성적이 10등 안에 들고 집안이 어려운 아이들만이 학교 수업에 전적으로 매달리는 게 현실이다.” 끊임없이 논쟁을 몰고다니던 교육부총리가 사퇴하고 새 교육행정 수장이 내정됐다. 새 교육부총리는, 평준화를 유지하려면 특성화 고교를 과감히 정리하고 일반고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바란다. 아니면 폐지하든지. 이대로라면 멀쩡한 아이들 대부분이 ‘3류 고교생’으로 전락할까 두렵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탐사보도-고교평준화 30년 그후] 끝나지 않은 논란

    [탐사보도-고교평준화 30년 그후] 끝나지 않은 논란

    평준화가 정착된지 30년이 넘었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평준화로 바꿨다가 비평준화로 복귀하기도 했으며, 경기도는 평준화와 비평준화를 혼합해서 시행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과 연결시켜서 지방의 평준화를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국 각지의 지역적 현실과 그에 따른 평준화 논쟁의 실태를 살펴본다. 한장수 강원도 교육감은 지난달 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를 당했다. 전교조 강원지부를 비롯, 평준화를 바라는 도내 주민들이 한 것이다. 도 교육청에서 춘천·원주·강릉지역에 평준화 실시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하면서 학생들을 조사에서 제외해 학습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3분의2 이상 찬성해야, 평준화 실시 고교평준화 실현 강원교육연대(상임대표 김효문, 이하 강원교육연대)에 따르면 강원도에서는 1991년에 고교 비평준화 정책이 도입된 이후 전교조 등을 중심으로 평준화 도입 요구가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 교복 따라 학생들이 차별받고 학교가 서열화되는 등 비평준화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해 공평과 형평성을 추구해야 하는 교육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도 교육청도 이런 여론에 따라 지난 4월 평준화 도입 여부에 대한 여론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54.6%가 평준화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나오지 않았다며 평준화 도입을 미루고 있다. 도 교육청 허대영 중등교육과장은 “도내 각계인사 48명으로 구성된 고입제도 자문협의회에서 여론조사 결과 3분의2가 평준화 도입에 찬성하면 평준화를 실시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두 가지 방안을 건의했다.”면서 “하나는 현행 학교장 선발제를 유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학생 선발방식을 중학교 내신과 지필고사를 합산해서 하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춘천·원주는 각각 1979년과 1980년에 평준화지역으로 지정됐었다. 하지만 지역 내 고교에서 이른바 명문대 진학률이 저조하자 1991년부터 비평준화로 다시 복귀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그 이후 지금까지 실시했던 모든 여론조사에서 단 한 번도 고교평준화 지지가 과반수가 되지 않은 적이 없을 만큼 평준화에 대한 도민의 열망은 뜨겁다는 게 전교조 강원지부 주장이다. 교육연대측은 비평준화가 가져온 부작용으로 ▲고교서열에 의한 학생 및 학부모 평가 ▲사교육 증가와 초등생 과외열풍 ▲학생들의 도시집중으로 인한 농어촌 학교의 공동화 현상 ▲선호하는 일반고 대량 탈락을 방지하기 위한 반강제적 신입생 배당 등을 제시했다. 김효문 교육연대 대표는 “비명문고 학생은 학습의욕을 상실하고 명문고에 다녀도 성적이 뒤처지면 스트레스를 받아 공부를 포기하는 등 거의 모든 학생들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도 학벌패권주의 때문에 위화감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비평준화로 전환한 뒤 이른바 명문대 진학률이 높아진 것도 아니라고 한다. 민병희 도 교육위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05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진학한 도내 학생은 281명으로 2004학년도 363명에 비해 82명이 줄었다.2006학년도 수시 1학기 모집에서 도내 수험생 41명이 고려대와 연세대에 지원했으나 고작 2명만 합격했다. 하지만 도 교육청은 이달 중 고입 선발고사 실시방안을 발표하기로 하는 등 비평준화를 계속 유지할 방침이어서 강원도에서 평준화를 둘러싼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지역별 평준·비평준高 혼재… 장·단점 논쟁 중소도시나 농·산·어촌 지역에서 평준화 또는 비평준화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통학거리와 인구 등 지역의 여건이다. 평준화나 비평준화에 대한 요구보다 물리적 여건이 더 크게 작용한다. 이런 곳에서는 지역 특성에 맞추어서 평준화를 실시하거나 평준화와 비평준화를 혼합해서 시행하고 있다. ●경기도, 특목고 추가 설치 준비 경기도는 평준화와 비평준화 지역이 혼재돼 있다. 수원 성남 안양 부천 고양 과천 의왕 군포 등 8곳은 평준화 지역이다. 나머지 지역은 비평준화 지역이다. 물론 경기도에서도 평준화 또는 비평준화에 대한 불만과 논란이 있다. 경기도는 이런 불만을 해소하는 나름대로의 방안을 갖고 있다. 평준화 지역에서 비평준화 지역으로 진학할 수 있도록 지역간의 문을 열어 놓은 것이다. 예컨대 안양이나 부천 등지에서 비평준화 지역인 광명시내 진성고나 광명북고로, 안산의 동산고 등으로 진학하기도 한다. 진성고의 경우 내신 200점 만점에 190점이 넘는 우수한 학생들이 몰린다. 기숙학교로 여주·이천에서 오는 학생들까지 있다. 1979년 도에서 처음으로 평준화 지역으로 지정된 수원은 적어도 80년대까지는 새벽 수업과 방과후 보충수업을 하는 등 학교 간 경쟁으로 학생들의 성적이 좋았다고 한다. 당시 명문고들은 이렇게 해서 명맥을 유지하고 후발학교들도 이런 학교들을 따라가면서 전체적으로 성적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광명교육청 최흥재 장학사의 말이다. 하지만 그뒤 평준화 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고교 성적은 떨어졌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학생들이 도내 비평준화지역의 학교나 서울의 우수고로 진학 방향을 돌렸다. 수월성 교육에 대한 요구를 반영해 경기도는 내년부터 2010년까지 부천·오산외고 등 4개 외고, 수원·남양주에 2개 예술고, 시흥에 과학고 등 모두 7개의 특목고를 추가로 개교할 계획이다. ●충남은 천안에서 평준화 요구 충남도 교육청 관계자는 비평준화를 유지하는 이유로 통학거리를 들었다. 도 교육청의 서정문 중등장학사는 논산교육청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논산·강경·계룡시를 관할하는 논산교육청에는 14개 고교가 있는데, 만약 평준화가 되면 논산 지역 내 중학생이 집에서 10여㎞ 떨어진 강경으로 배정될 수 있어 물리적으로 다니기가 어렵다고 했다. 천안교육청의 경우, 지난해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평준화 지역으로 바꿀 가능성에 대한 용역을 의뢰해놓고 있다. 용역결과는 이달 중 나올 예정이다. ●경북, 포항·구미는 평준화 요구 모든 지역이 비평준화 지역이다. 하지만 지역별로 주민들의 요구와 교육여건은 다르다. 우선 포항은 2008년부터 평준화 지역으로 바뀔 예정이다. 김근호 도 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사는 포항지역의 평준화 전환 여부에 대해 “오는 8월 교육부에 평준화 도입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미시도 고교평준화 요구 목소리가 높다. 구미시의 10개 시민사회단체와 전교조 구미지회, 금오공대 총학생회 등은 지난 4월26일 구미시청에서 구미지역 고교평준화 추진위원회를 발족한 상태다. 황대철(42·구미 진평중 교사) 위원장은 “2008년 대입부터 고교 내신 성적 비중이 커지면 비평준화 지역인 구미시 학생은 대학 진학에서 불리하게 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안동은 평준화에서 주민들 요구로 1990년 비평준화로 바뀌었다. 김 장학사는 “대체로 인구가 20만명은 넘어야 평준화를 할 수 있는데 안동은 인구가 줄면서 현재 15만명 정도로 평준화로 전환하기가 힘든 실정”이라고 밝혔다. 박현갑 김재천기자 eagleduo@seoul.co.kr ■ 부동산과 평준화논란 평준화를 둘러싼 논란은 교육적 관점보다 경제적 관점에서 더 치열한 논쟁을 부르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과 연계된 평준화 논란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2002년 1월 당시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방에서 고등학교 평준화를 없애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차라리 일제시대 교육이 좋았고, 평준화는 폐지돼야 한다.”고 발언, 교육계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해 9월에 발표된 ‘정부 주택안정 종합대책’에는 수도권의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분당·성남·수원 등에 외국어고 등 특목고 설립을 추진한다는 것이 실제로 포함된다. 당시 전교조 이경희 대변인은 “집값을 잡으려고 교육정책을 흔드는 것은 벼룩을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집값을 안정시키려고 교육을 도구로 삼는 정책은 해를 넘겨서도 계속된다.2003년 5월28일 김진표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은“집값 안정을 위해 교육대책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같은 날 김광림 재경부 차관도 “강남 이외 지역에 과고·외고 등의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거든다. 김 부총리는 그해 10월9일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장에서도 “서울 강북에 특목고를 더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한다. 그는 교육부로부터 월권이라는 비판에 부딪히자 같은 달 중순 당시 윤덕홍 교육부총리에게 “비전문가가 교육정책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앞으로 교육문제를 일절 거론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김 부총리는 교육부총리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도 신중치 못한 발언으로 교육계를 계속 흔들었다. 김 부총리는 지난해 8월23일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으로부터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학군을 조정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긍정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교육수장 취임 1년 이후부터는 그동안 경제관료시절 입장과 달리 외고 등 특목고 등에 대해 ▲외고 신설 금지 ▲자사고 설립 억제 등 상반된 입장을 밝힌다. 김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외고 문제는 적어도 10년 전에 정책변화가 있어야 했는데 지금까지 끌고와서 어문계열로 진학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 시스템이 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과거 교육관료들을 은근히 비판했다. 교육수장으로서 중등교육은 평준화 틀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하에서 이런 말들을 한 것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사설] 난맥상 바로잡는 개각 되어야

    노무현 대통령이 이번주 초 경제·교육 부총리와 기획예산처 장관, 청와대 정책실장을 바꾸는 소폭 개각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덕수 경제 부총리와 김진표 교육 부총리는 그간 정책 수립 및 집행 과정에서 갖가지 혼선과 마찰을 일으킨 바 있어 이들을 교체해야 할 당위성은 충분하다. 더욱이 이번 개각은 열린우리당의 5·31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민심 수습책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보유세 강화, 거래세 인하’라는 부동산 세제개혁의 원칙과 교육 양극화 해소정책의 방향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하지만 좋은 정책이라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를 무시하거나 성과주의에 밀려 치밀한 사전 검토 없이 시행에 들어갈 경우 엄청난 역풍을 맞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한 부총리는 무능과 리더십 부재로 국민들을 실망케 했고, 김 부총리는 무소신과 철학 부재로 교육현장에 혼란을 몰고왔다. 후임자는 해당 분야의 철학과 소신, 업무 추진력, 그리고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되어야 한다. 더 이상의 국정 난맥상을 막기 위해서는 코드 인사니 회전문 인사니 하는 말들이 나오지 않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경제 부총리는 중심을 잘 잡아야 하고, 교육 부총리는 교육의 평등성과 수월성을 조합해 안정적인 교육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그러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공교롭게도 전·현직 청와대 정책실장들이다. 직책의 특성상 대통령과 뜻이 다를 경우 아무래도 소신을 펼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빚어진 갖가지 정책 혼선의 책임론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일부 인사는 의견수렴 노력이 미흡하고 해당 분야의 문외한이란 점도 거론된다. 권오규 정책실장이 경제부총리가 될 경우 50여일만에 세 자리를 맡게 되는데, 참여정부 인재풀의 협소함을 방증한다. 그간의 국정 난맥상을 개각을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 인선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아울러 혼선이 잦은 부처를 대상으로 개각 폭을 넓히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 김교육 퇴진과 교육현안

    김교육 퇴진과 교육현안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30일 갑자기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교원평가, 성과급 차등지급, 외국어고 지역제한 모집, 학교 급식 문제 등 교육현안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교육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견된 일”,“다소 의외” 김 부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학교 급식 식중독 파문 등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아울러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지방선거 결과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고 당으로 돌아가 국회의원으로서의 일에 충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5·31지방선거 이후부터 정치 복귀를 생각 중이었다고 했지만 최근 터진 급식사고가 직접적인 사퇴표명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교육철학에서 참여정부와 일치했다기보다는 스스로 생각을 맞추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경제부총리 시절만 하더라도 교육시장에 경쟁원리 도입, 수월성 교육을 위한 자사고 확대도입 등을 강조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교육부 수장을 맡은 뒤 교육의 형평성 제고, 교육양극화 해소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공영형 혁신학교 도입 및 자사고 설립억제 등을 강조, 평준화 해체론자들로터 “사람이 바뀌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마당에 최근 불거진 외고 신입생 모집지역 제한에 대한 교육계의 반발은 그의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교육계 현안은? 교육계의 관심은 현안들이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쏠려 있다.▲교원평가 ▲차등성과급 지급폭 확대 ▲외국어고 모집지역제한 ▲농어촌 지역 소규모 학교통폐합 ▲자사고 설립억제 및 공영형 혁신학교 도입 ▲국제중 설립여부 등이다. 교원평가 실시 및 차등성과급제 지급폭 확대는 전교조가 결사 반대하고 있다. 전교조는 국제중 설립에 대해서는 김 부총리처럼 반대 입장이다. 외고 모집제한이나 농어촌 지역 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해당 교육관계자들의 반발이 거센 실정이다. ●외고 지역제한 방침 바뀌나? 김 부총리는 이날 45분 정도 진행된 간담회에서 외고 신입생 지역제한 모집 방침에 대해 10분 정도 설명했다. 외고 졸업생인 자신의 딸이 비어문계열로 진학한 것에 대해서도 함께 해명했다. 그는 “외고 문제는 적어도 10년 전에는 정책변화가 있어야 했는데 지금까지 끌고 와서 어문계열로 진학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 시스템이 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정부 내에서도 의견을 모았기 때문에 제가 바뀌더라도 외고 모집제한 방침을 유예하는 등의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고교평준화 30년 그후] (2) 평준화 이후의 학력 변화

    [고교평준화 30년 그후] (2) 평준화 이후의 학력 변화

    평준화는 학력을 저하시키는가, 향상시키는가. 평준화 시행 이후 학력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평준화로 공부를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을 섞어서 같은 학교에 다니게 함으로써 학력을 떨어뜨려 하향 평준화시킨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평준화가 학력을 신장시키고 성취도를 높인다는 반대의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일부 기관들은 평준화로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졌다고 주장한다. 한국개발연구원 교육개혁연구소는 2004년에 ‘고교 평준화 정책이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실증 분석’ 보고서에서 “2001년 비평준화 지역과 평준화 지역의 고교 1∼2년생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비평준화 지역 고교생의 성적 향상도가 평준화지역 고교생에 비해 뚜렷했다.”고 밝혔다. 상위 20% 수준의 학생 성적을 1년 만에 10%대로 끌어올리는 정도로 매우 큰 것이라고도 했다. 이들은 학급이 이질적 집단으로 구성되어 우수학생에 대한 효율적인 교수·학습이 곤란하고 학습동기가 떨어지는 등 학력은 하향 평준화되고 수월성 교육에 장애가 생긴다고 지적한다. 성균관대 양정호(교육학과) 교수팀은 2004년 중학교 3년생 2000명, 실업계고 3년생 2000명, 일반계고 3년생 2000명을 조사해 학생의 고교 선택권이 커질수록 학업성취도가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평준화지역 선 지원 배정학교와 비평준화 학교의 수능 평균점수가 평준화지역 학교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교육과정개발원이 지난해 밝힌 분석자료는 정반대 주장을 펴고 있다. 고교 평준화 제도가 비평준화 제도보다 성취도가 높다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연세대 강상진 교수와 서울대 김기석 교수에 의뢰해 2004년 9월부터 2005년 6월까지 전국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력평가 자료를 비교 분석한 연구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모두에서 평준화 지역 학생들이 더 나은 성취도를 보인 것으로 나왔다. 이에 따르면 전국 일반계의 10%인 126개 고교 학생 8588명을 대상으로 횡단적 연구를 한 결과 평준화지역 학생들의 점수가 비평준화지역보다 언어영역은 4.72점, 수리영역은 문과 10.28점 이과 7.91점, 외국어영역은 4.37점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이 연구는 평준화 지역이 대도시에 몰려 있는 점을 감안하여 평준화학교와 비평준화 학교가 함께 있는 중소도시 지역만을 따로 비교한 결과에서도 평균적으로 평준화 지역 학생들이 더 나은 학력을 보였다. 이를 근거로 전교조 등 평준화 지지론자들은 그동안 고교 비평준화를 주장하던 사람들의 ‘고교평준화는 하향평준화’라는 주장은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런 연구 결과를 근거로 평준화 지역 학생의 성적향상이 평균적으로 비평준화 지역 학생보다 높다고 밝히고 있다. 학업성취도 국제비교 평가에서도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한다. 평준화가 수월성 교육에 장애로 작용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학생 수준별 교육과정 운영 및 이동식 수업 등 7차 교육과정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늘어가는 사교육비 왜 평준화가 사교육비 지출을 늘린다는 주장이 있다. 고교 평준화로 학교 교육이 획일화되면서 질적 수준이 떨어지고 이 때문에 학생들이 학원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사교육 의존도를 높이는 평준화는 실패한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사교육비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01년 10조 7000억원 규모이던 사교육비는 2003년 13조 6000억원으로 늘어났다.13조 6000억원 가운데 초등학교가 7조 2000억원으로 52.5%를 차지했다. 중학교는 4조원으로 30%, 고교는 2조 4000억원으로 17.5%였다. 과외받는 학생들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과외를 받는 학생들은 2000년에 58.2%에서 2003년에는 72.6%로 늘어났다. 사교육비가 왜 늘어나는지, 그 이유를 놓고는 논란이 분분하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급증 등 과열과외 현상이 고교 평준화의 결과라기보다는 일부 학부모들의 학력·학벌주의 교육관에 따른 사회현상이라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고교 평준화를 폐지하면 오히려 과거와 같은 중3병 문제와 중학교 입시지옥 등 과열 입시과외를 불러 사교육의 병폐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평준화 제도와 관련이 없는 초등학생들도 각종 사교육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보면 평준화와 사교육 문제는 상관이 없다는 논리를 펴는 사람도 이와 비슷한 주장이다. 아울러 과열 과외의 원인이 공교육에 대한 불만족에 있다기보다는 대학 입시제도의 유·불리 등 대학진학과의 연관성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밝힌다. 최진명 지방교육혁신과장은 “평준화 제도를 어떻게 바꾸거나 보완해도 ‘대학진학 경쟁판’이라는 강력한 ‘자기장’을 통과하면서 변형되거나 궤도이탈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리에서 과열 교육이라는 한국적 현실을 외면하고 학교선택권 보장만을 주장하는 것은 정부정책의 실패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학교별 교육프로그램 다양화 등으로 보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런 주장에 반박하는 사람도 많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채창균 연구위원은 이와 관련,“사교육비 문제와 연관될 수 있는 수준별 이동수업의 경우에도 사교육비를 줄이는 유의미한 효과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교육 질 개선으로 사교육의 필요성을 감소시킨다는 논리는 별로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평준화는 사교육비에 대체로 중립적인 것으로 판단하거나 평준화 제도 철폐 없이 사교육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곤란하다는 사고를 접고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사교육비의 또 다른 문제는 양극화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사교육비 지출에 있어서 양극화 현상을 뚜렷이 확인할 수 있다.2005년 2·4분기 기준으로 최상위 계층과 최하위 계층간 교육비 지출 차이가 8배로 파악됐다. 고려대 김경근 교수는 아버지의 학력, 부모의 직업·소득이 수능시험 성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에서 아버지의 학력이 중졸 이하인 학생과 대학원 이상인 학생들 사이에는 평균 50점 가까운 점수 차이가 발생, 가정의 가계소득과 수능 점수가 정비례 관계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평준화정책 추진 경과 고교 평준화 정책은 1974년 도입됐다. 목적은 중학교 입시지옥을 해소하는 한편 과열과외 등 사교육비를 줄이고 고입 재수생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었다.73년 당시에는 일반계 고교 지원자의 40%만이 진학할 정도로 고교입시는 경쟁이 심했다. 정서불안 등 이른바 ‘중3병’에 걸린 학생이 전체 중학생의 27%나 된다는 통계도 있었다. 이런 과열입시가 중학교 교육과정을 기형적으로 만들었고 이른바 명문고에 진학하기 위해 재수도 불사하는 등의 사회·교육적인 문제가 점점 커지던 때였다. 고교 평준화 정책은 이런 배경에서 도입됐다. 정부는 이 제도 도입으로 초·중학교의 과열과외와 고입 재수생 문제가 해소됐다고 주장한다. 중학교 교육과정이 제자리를 찾고 고교간 서열화 현상도 완화되는 등 성과가 적지 않았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평준화 제도는 상이한 학습능력을 지닌 학생들을 한 학교에서 가르치도록 함으로써 교수·학습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학생의 학교 선택권과 사학의 자율성을 제한한다는 비판이 나오게 됐다. 전체적인 학력을 떨어뜨린다는 학력 하향평준화에 대한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정부가 대안으로 들고 나온 게 고교체제의 다양화, 특성화 자율화다. 특수목적고(1983년 이후) 자립형 사립고(2002년 이후) 공영형 혁신학교(2006년) 등이 대안으로 도입되었거나 논의 중인 문제들이다. 특수목적고는 특수분야의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고교로 공업 농업 과학 외국어 예술 체육 등 9개 계열에 122개교가 있다. 과학고는 1983년에, 외국어고는 1984년에 도입됐다. 자사고는 평준화제도 보완과 사학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돼 2002년부터 6개 학교가 시범 운영되고 있다. 종합적인 시범운영 평가결과와 자사고 제도협의회 건의 등을 토대로 시범운영 기간을 2010년까지 늘렸다. 공영형 혁신학교는 학교경영 주체를 다변화시킴으로써 학교경영의 경직성을 극복하고 공교육 체제의 혁신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도입된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또 다른 학교다.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밖에 자율학교 확대, 교과별 수준별 이동수업 확대, 대안학교 법제화를 통한 대안교육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중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364곳 고시출신공직자 첫 배출

    364곳 고시출신공직자 첫 배출

    올해는 고교평준화 첫 졸업생이 배출된 지 30주년이 되는 시점이다. 평준화는 1973년 첫 시행근거가 마련되어 74년 서울·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실시됐다. 하지만 외국어고 신입생의 모집지역 제한, 공영형 혁신학교 도입 등 최근 불거지고 있는 논란에서 알수있듯 평준화의 타당성에 대한 시비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이에 서울신문은 평준화 정책의 실효성 여부를 진단하고 평준화 정책이 우리 중등교육에 가져온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교육의 형평성과 수월성을 함께 추구할 수 있는 평준화 이후 대책을 모색해보자는 취지에서 5회에 걸친 평준화 기획을 마련했다. 평준화 이후 고시 출신 현직 공직자들의 출신 고교 판도에 큰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사시(법원, 검찰)·외시(외교통상부)·행시(기획처, 교육부) 출신 공직자들의 출신 고교를 평준화 적용 시점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비평준화 시절에는 한 명도 고시출신 공직자를 배출하지 못하다가 평준화 이후에 1명 이상의 공직자를 배출한 학교가 364개 학교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평준화 시절에 고시출신 공직자를 배출한 고교는 모두 433개였고 이 가운데 비평준화 시절에도 공직자를 배출한 학교는 69개교에 불과했다. 비평준화 고교 출신 1325명 가운데 상위 10개 고교 출신이 519명으로 39%를 차지했다. 그러나 평준화 고교 출신 3150명 가운데 상위 10개 고교 출신은 457명으로 14%에 불과했다. 이는 평준화 이후 특정 고교 출신이 사회의 중요한 직위와 분야를 독차지하던 양상이 사라졌음을 보여준다. 서울신문은 지난 4월말 기준으로 전국 고교에서 배출한 현직 판·검사와 외시 및 행시(교육부, 기획처로 한정) 출신 현직 공무원 4475명을 학교별로 파악하고 이를 다시 비평준화 및 평준화 시절로 구분해 조사했다. 이런 조사는 언론사나 정부를 통틀어 처음 한 것이다. 조사결과 전체 고교 2095곳(일반계 1281, 실업계 등 814)의 29%인 609개교에서 1명 이상씩의 고시출신 공직자를 두고 있었다. 일반계 고교 기준으로는 47.5%였다. 평준화 여부와 관계없이 3개 고시를 합쳐 가장 많은 공직자를 둔 고교는 경기고, 경북고, 서울고, 전주고, 대전고 순이었다. 사시·외시·행시를 통틀어 10명 이상 공직자를 둔 학교는 1위의 경기고를 비롯, 모두 131개교였다. 이 가운데 비평준화 학교는 11개교(8.4%)에 불과했다. 경기고는 131개교 가운데 가장 많은 180명의 고시 출신 공직자를 두고 있었다. 판·검사로 재직 중인 공무원을 1명 이상 배출한 고교는 모두 507개교였다. 이 가운데 10명 이상의 법조인을 배출한 학교는 모두 101개교로 파악됐다.101개교는 비평준화 9개교와 평준화 92개교였다.92개교 가운데 대원외고, 한영외고 등 외국어고 2개교를 제외하고는 모두 일반고였다.1984년 개교한 대원외고는 16명의 법조인을 배출했고 1990년 개교한 한영외고는 10명을 배출, 전통의 명문고를 대체할 신흥 고교로 부상하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외고 ‘지역제한제’ 논란] 大入 정책따라 춤추는 ‘수월성 교육’

    [외고 ‘지역제한제’ 논란] 大入 정책따라 춤추는 ‘수월성 교육’

    외국어고 신입생 모집을 지역별로 제한한다는 교육인적자원부 방침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논란의 배경에는 내신 평가 등 대학입시 정책과 중등교육의 수월성에 대한 뿌리깊은 시각차이가 자리잡고 있다. ●외고, 시대적 요청의 산물 외국어고가 처음 들어선 것은 80년대 후반이다. 서울 대원외고가 1984년 설립돼 1992년 특수목적고로서 처음으로 인가받았다. 이후 전국적으로 31개교에 이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의 강영혜 박사는 외고 설립 배경에 대해 “80년대만 하더라도 영어교육 여건이 좋지 않았다. 따라서 영어 등 외국어 인재양성을 위한 저변을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이어 “공립인 과학고와 달리 외고는 대부분 사립”이라면서 “평준화 적용도시가 웬만한 중소도시 지역으로까지 확대되던 시점에서 수월성 교육을 추구하던 수요자들의 필요에 의한 평준화 보완책이었다.”고 덧붙였다. ●비교내신제 폐지로 한때 휘청 외고는 90년대 중반에 도입 초기부터 적용받던 비교내신제 폐지방침으로 지원율이 하락하는 등 ‘1차 위기’에 놓인다. 1994년 2월 당시 교육부는 특목고 학생들이 동일계열 진학 때 학교 성적이 아니라 수능시험 성적에 따라 내신점수를 부여하는 ‘비교내신제’를 99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폐지한다고 밝혔다. 고교성적의 반영방법·비율 등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95년부터 98년까지는 지원율이 전반적으로 떨어진다. 비교내신제와 대학별고사 전형을 믿고 94,95년에 외고에 자녀를 이미 보낸 학부모들은 강력히 반발했다.96년 7월 서울 잠실 역도경기장에서는 서울지역 6개 외국어고와 전국 22개 비평준화고 학부모 3000여명이 모여 내신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학부모들이 각 대학을 방문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97년 2월에는 ‘입시제도 변경에 따른 신뢰이익의 손실’을 두고 교육부를 상대로 헌법소원도 냈다. 결국 교육부는 99학년도부터 비교내신제를 폐지했다. 하지만 당시 전국 과학고와 외국어고에서 1000명이 넘게 무더기로 자퇴하며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99년 부활 외고는 99년부터 내신 절대평가제가 도입되면서 ‘부활’한다.2000년대 초반에 외고 졸업생들이 이른바 명문대에 많이 들어가면서 다시 지원율이 상승했다. 연·고대 등 이른바 일부 대학들이 절대평어 방식으로 특목고생들을 적극 유치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반고에서는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일었고 2004년 가을에는 명문 사학 중심으로 고교 등급제 적용 논란이 제기됐다. 이처럼 절대평가제 문제점이 드러나자 정부는 2008학년도 대입부터 내신을 상대평가한다고 밝힌다. ●2년 전에도 이미 경고 이번에 나온 교육부의 지역별 외고 신입생 모집제한 방침은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나 교육부의 이런 경고는 2년 전에도 있었다. 교육부는 2004년 8월에 외고의 비정상적인 운영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며 동일계 특별전형을 2008 대입제도와 연계해 도입하고 전공 외국어 수업비중을 이수단위의 50% 이상 편성하라는 방침을 발표했었다. 대입 전문가인 이영덕 대성학원 이사는 “당시 이 발표로 2005년도 외고진학률이 낮아졌다.”면서 “이번 지역제한 발표도 비슷한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현갑·유지혜기자 eagleduo@seoul.co.kr
  • 교육부 “外高인가권 환수 고려”

    교육부 “外高인가권 환수 고려”

    2008학년도부터 외국어고교의 신입생 모집지역을 학교가 위치한 광역 시·도로 제한한다는 교육부 방침에 학부모와 교육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학교선택권을 늘려주지는 못할 망정, 제한해서 되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외고 설립인가권 환수까지 검토하는 등 입장 변화가 없어 외고 모집단위 제한 방침이 올 하반기 교육계의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수월성 교육 외고목적에 역행”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 등은 교육부 방침을 동시에 비판했다. 교총 한재갑 대변인은 “외고가 포화 상태이고 외고의 어문계 진학비율이 낮기 때문에 교육부가 외고의 선발지역을 제한하겠다는 것은 정책방향이 잘못된 것”이라면서 “특히 평준화제도의 문제점을 보완, 수월성 교육을 하고자 하는 외고의 설립 목적에도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학사모도 성명을 통해 “그동안 외고는 평준화 정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엘리트 학생을 길러내는 긍정적 역할을 했다.”면서 “혁신도시에 공영형 혁신학교를 설립하는 것은 적극 지지하지만 이로 인해 외고의 학생선발 지역을 축소하는 것은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교조와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는 이번 교육부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외고 모집단위 지역제한 자체에 대해서는 백지화를 요구하지 않았다. 전교조내 참교육연구소 이철호 소장은 “외고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위해서는 특목고의 동일계 전형 원칙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김현옥 회장도 “교육부 방침에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이런 조치가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외고는 대책마련 중 전국 외국어 고교에서는 다음주 중으로 교육부에 진정서를 내는 등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전국 외국어고교 교장 장학협의회 유재희 회장(과천외고 교장)은 21일 “2008학년도부터 외고의 모집단위 지역을 제한하겠다는 교육부 방침에 대해 다음주 중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각지에서 학생들이 모이는 대원외고 김일형 교감도 “외고의 모집단위 지역이 현재 전국에서 광역자치시ㆍ도로 바뀌게 되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학생들의 서울ㆍ경기지역 명문 외고 진학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교육부 “외고만 전국적 학생모집 명분 없어” 이에 대해 교육부는 외고 설립 인가권을 중앙정부로 가져오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아무런 입장변화가 없다. 교육부는 이날 ‘실패한 외고, 이젠 바로잡자’는 제목의 국정브리핑 기고를 통해 이번 조치가 학교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대해 “전국 1만 1000여개 초ㆍ중ㆍ고교에 다니는 학생의 대부분은 학군이나 해당 시ㆍ도에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다.”면서 “전국에 31개가 설립돼 있고 앞으로 남설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유독 외고만 전국적으로 학생을 모집할 명분과 논리는 없다.”고 못박았다. 류정섭 교육복지정책과장은 “시·도 교육감이 특목고를 지정고시할 때 교육부 장관과 사전협의하는 방안을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혀 아예 외고 설립인가권을 정부가 갖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정부의 외국어고 신입생 모집에 따른 지역 제한 지침을 따를 것이라고 확인했다. 또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역에 신설되는 학교를 대상으로 공영형 혁신학교 1∼2개교 설립하여 시범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배타적 민족주의 양산하는 월드컵보도/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월드컵 열기가 뜨겁다.4년에 한번 찾아오는 세계인의 축제에 한국이 그 주인공으로 참여하였으니 국민의 관심이 높은 것도 당연하다. 신문과 방송은 이번 월드컵에 사활을 건 듯한 인상이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의 월드컵 올인 편성은 강력한 동원기능을 발휘하여 시민들을 거리로, 그리고 TV브라운관 앞으로 몰고 있다. 물론 월드컵을 통해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사회적 유대감을 높이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 그러나 지금 우리사회가 보여주는 월드컵 몰두 현상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방송이 광고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소식은 과열된 현상의 배경인 산업 메커니즘을 되돌아보게 한다. 미디어나 시청 앞 광장과 같은 거리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상업적 마케팅은 이 축제가 끝나고 나서 반드시 결산서를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월드컵으로 쏟아진 관심으로 언론의 사회적 감시기능은 약해졌다. 한국과 프랑스와의 대전을 앞둔 지난 17일 프랑스 일간지는 월드컵을 어떻게 다루는지 보기 위해 대표적인 신문인 르몽드와 르피가로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았다. 놀랍게도 첫 화면에 월드컵 기사를 찾기가 어려웠다. 르몽드의 헤드라인은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인 하마스에서 어린이를 동원하는 문제에 대해 유럽의 시민네트워크가 문제를 제기하는 기사로 채워져 있다. 나머지 기사들은 국내외적 정치사회적 기사들로 가득 차 있다. 월드컵 기사는 스포츠 섹션에 한두 기사가 담겨 있을 뿐이다. 한국전을 앞둔 프랑스 감독의 인터뷰를 비판적으로 다룬 기사였다. 르피가로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PDF로 제공되는 인쇄신문의 1면에는 빌게이츠의 은퇴 기사가 톱기사로 올라와 있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대사원 몽생미셸과 관련된 기사와 사진이 지면의 중앙을 차지한다. 역시 1면에서 월드컵 기사를 찾기 어려웠다. 세계적인 프로축구 리그를 운영하고 스타급 선수들이 뛰는 축구 선진국이지만, 이들 언론은 일상의 정치와 사회문제를 축구보다 더 중요하게 간주하는 것 같다. 다시 서울신문을 비롯한 주요 한국 언론사 사이트를 방문하자, 모든 곳이 월드컵을 헤드라인으로 올리는 것은 물론, 각종 특집 사이트로 채워 넣고 있었다. 언론이 비춰주는 세상의 상과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실제 세상에 너무나 큰 간극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단순히 월드컵 기사가 양적으로만 우리를 압도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언론보도들이 축구의 승패를 국력이나 민족적 우월성과 등치시키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배타적 민족주의를 낳게 한다. 호주와 일본의 경기에서 보여준 일본에 대한 배타적 보도, 가난한 나라 토고를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은 국민들에게 축구경기 속에 민족 또는 국가에 대한 편견의 상을 그려 넣는다. 또 우리 언론은 외부 시선이나 평가에 지나치게 민감하다. 만약 좋은 평가가 있으면 이를 통해 위안을 삼는 자기 위안적 보도 경향이 강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 월드컵 대표팀에 대한 논평 역시 객관적이지 않게 과대 포장된다. 상대편 선수들이 인터뷰 과정에서 형식적으로 하는 칭찬도 우리 언론은 헤드라인으로 뽑는다. 전반적으로 자신들의 자신감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 기사에는 “한국 무섭다.”로 헤드라인이 뽑힌다. 이런 경향의 보도는 아주 광범하게 퍼져 있다. 대부분의 언론은 취재대상에 대해 장점과 단점을 모두 다루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 언론은 해외언론보도에서 칭찬한 내용만을 과대 부각시키곤 한다. 우리사회가 외국의 시각이나 평가에 민감한 것 역시 과도한 민족주의의 발로이다. 필자의 생각에 서울신문은 다른 신문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자기 자리를 잘 지키려고 노력한 것 같다. 그러나 앞에서 나열한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좋은 신문 또는 정론지의 힘은 이 같은 상업적 열풍 속에서 드러난다는 점을 되새겼으면 한다. 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佛 와인의 자존심 ‘보르도 메독’ 포도원 르포

    佛 와인의 자존심 ‘보르도 메독’ 포도원 르포

    |보르도 함혜리특파원|프랑스 남서부에 있는 보르도는 중부지방의 부르고뉴와 함께 대표적인 포도주 산지다. 보르도시에서 북서쪽으로 25㎞ 정도 올라가면 가론강과 도르도뉴강이 만나는 지롱드 좌측에 북쪽으로 길게 뻗은 지역이 나온다. 여기가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르도 포도주 생산지 ‘메독(Medoc)’이다. 보르도 지방의 5,6월은 포도주 생산 사이클로 볼 때 비교적 한가로운 시기에 해당한다. 지난해 수확한 포도로 담근 포도주는 바리크(225ℓ들이 참나무 통)에서 200년 넘은 참나무의 향기와 신선한 공기를 빨아들이며 숙성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포도밭에서는 작은 구슬 같은 포도알들이 보르도지방 특유의 따사로운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을 맞으며 하루가 다르게 영글어 가는 시기다. 지난달 27일 메독에서는 포도밭 사이를 누비며 벌어지는 산악자전거 경기 ‘라 메도켄(La Medocaine)’ 행사가 열렸다. 라 메도켄은 마르고(Margaux)를 비롯한 메독 남부지역의 포도주 생산자들과 관련산업 종사자들이 의기투합해 메독 포도주를 널리 홍보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 올해로 8회째인 이날 행사에는 지난해보다 약 1000명이 많은 5000여명이 참가했다. ●햇살·바람 맞으며 알알이 영그는 포도알 메독 지역 주민 등 프랑스 전국 각지와 유럽 각국에서 모여든 참가자들은 33㎞부터 100㎞까지 각자 능력에 따라 경주거리를 선택해 맑고 따사로운 햇살 아래 거대한 초록색 융단처럼 펼쳐진 포도밭 사이를 맘껏 달렸다. 특히 중간 중간에 각 샤토(유명 포도주 생산업체)에 마련된 휴식소에서 음악도 듣고, 포도주를 시음하며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거리별 우승자 외에 가장 유별나게 변장을 한 사람이나 팀에도 상을 주기로 했기 때문에 특이한 의상을 입고 자전거 경기에 나선 사람들은 음악이 나오면 흥을 참지 못하고 몸을 흔들기도 한다. 심각한 운동경기라기보다는 축제에 가까운 행사다. 포도주를 너무 많이 마셔 경기를 완주하지 못하는 참가자들도 속출한다. 라 메도켄은 ‘포도넝쿨 사이로 자전거 달리기 협회’라는 뜻의 AVTV가 주관했다.AVTV의 클로드 베르니아르 회장은 “평소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개인 소유의 포도밭 사이를 자전거로 달리며 경치를 감상하고, 유명한 포도주를 시음하는 가운데 참가자들은 메독 지역의 포도주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이는 자연스럽게 홍보효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포도밭 사이를 수천명이 자전거를 타고 떼지어 지나가고, 고색창연한 샤토에서 록 음악이 연주되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다. 이런 변화는 미국·호주·뉴질랜드·칠레 등 이른바 ‘신세계 와인’의 약진에 따른 프랑스 와인산업의 위기와 직접 관련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와인협회(OIV)에 따르면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독일·포르투갈 등 유럽 5대 와인 수출국의 시장점유율은 1980년대 초에는 75.6%였으나 지난해에는 62%로 뚝 떨어졌다. ●자전거 경기·시음회 등 포도주 홍보 축제 와인 종주국 프랑스의 경우 전체 수출액에서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으나 매년 3%포인트씩 감소하는 실정이다. 수출물량은 2004년에는 전년보다 5.8%(물량기준) 감소한 데 이어 2005년에는 1.9% 줄었다. 최고급 와인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전체 포도주 시장에서 비중이 가장 큰 중저가 포도주의 경우 균일한 품질과 싼 가격을 내세운 신세계 와인에 밀리고 있다. 장 프랑수아 베지 보르도지역 기자협회 회장은 “신세계 와인이 지속적으로 국제 포도주 시장을 잠식하는 것은 가격 경쟁력과 공격적인 마케팅의 결과”라면서 “프랑스 와인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 메도켄 같은 행사 외에도 각 샤토들은 포도주 저장고 방문과 와인 시음행사를 마련, 외부의 방문객을 향해 문을 활짝 열고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보르도 포도주의 진가를 알리는 데 열성이다. 메독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주 중에서도 가장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최고급 특산주(그랑크뤼 클라세)의 하나인 샤토 키르완(Kirwan)은 대표적인 사례다. 1855년 그랑크뤼로 분류된 샤토 키르완은 몇 세대에 걸쳐 전수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고급 포도주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포도주 저장고 방문와 시음회, 포도주와 어울리는 메뉴 개발, 포도주를 곁들인 피크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2003년과 2005년 ‘와인 관광대상’을 받았다. ●수확서 숙성까지 전통적 수작업이 최고 비결 샤토 키르완의 나탈리 쉴러 대표는 “그랑크뤼에 속한 샤토들은 세계 톱클래스의 훌륭한 포도주를 생산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너무 폐쇄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세계적으로 품질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에 이제는 좀더 대중에 가까이 다가서 우리가 지닌 가치를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지역별로 엄격한 생산조건을 규정해 놓고 이를 충족시켜야만 라벨에 원산지 이름이 들어간 AOC를 허용한다. 그랑크뤼 클라세의 경우 지켜야 할 조건은 더욱 까다롭다. 예컨대 아무리 가물어도 물을 주지 않고 자연조건 그대로 버티면서 포도가 자라도록 한다. 포도를 수확할 때에도 일일이 손으로 가지를 따고, 포도주를 담글 때에도 손으로 포도를 정리한다. 포도주를 숙성시키는 통은 프랑스 중부 산악지방에서 나는 수령 200년 이상의 참나무로 된 것이어야 한다. ●지역별 엄격한 생산규정 지켜야 AOC허용 그랑크뤼 클라세의 하나인 샤토 도작(Dauzac)의 필립 루씨는 “전통적인 재배법과 포도주 제조방식을 따르는 것이 수세기에 걸쳐 최고 품질의 포도주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비결이며 신세계 와인이 흉내낼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lotus@seoul.co.kr ■ 와인전문 가루시앙 기유메 |보르도 함혜리특파원|“천혜의 자연조건에서, 전통적 제조법으로 만들어진 보르도 와인의 깊고 조화로운 맛은 그 어떤 신세계 와인도 흉내내지 못할 겁니다.” 프랑스의 와인전문가 루시앙 기유메 씨는 최근 런던과 캘리포니아주 내파밸리에서 동시에 열린 미국 와인-보르도 와인 시음대결에서 보르도 레드와인이 캘리포니아산에 패배했다는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보르도 와인의 우월성에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보르도 와인을 “섬세함과 깊이의 조화로움, 우아함이 담긴 ‘포도주의 예술’”이라고 평가하면서 “신세계 와인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보다 지속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유메 씨는 보르도 메독 지역의 최고급 와인(그랑크뤼)인 샤토 보이드캉트낙과 샤토 푸제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메독 와인의 특성은. -포도밭마다 기후와 지형이 매우 다양하다. 지역적인 기후까지 다르다. 이런 주위환경에 여러 포도 품종들의 잠재적 특질들이 표현되어 다양한 포도주가 생산된다. 메독 지역은 기후와 토지학적인 환경이 포도재배에 가장 이상적이다. 또 캬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캬베르네 프랑 등의 포도품종을 배합하기 때문에 과일향이 강하고 부드러우며, 강한 색상을 지닌 와인이 생산된다. 특히 포도 수확부터 담그는 과정까지 몇 세대에 걸친 노력으로 쌓아진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기 때문에 품질에 있어서 지속성을 지닌다. ▶그랑크뤼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그랑크뤼는 프랑스 여러 지방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다. 기후조건과 지형, 경사, 위치에서 예외적인 조건을 형성한 포도원을 뜻한다. 프랑스 국립원산지명칭연구소(INAO)의 통제하에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메독 외에 그라브, 생테밀리옹, 소테른-바르삭에서 그랑크뤼를 분류하고 있다. 메독 지역의 그랑크뤼는 나폴레옹 3세 때인 1855년 프랑스 국제박람회에서 지롱드 포도주가 소개되면서 품질 등급을 분류한 것이 기원이다. 이때 가장 우수한 품질로 선정된 60개 생산자들이 1∼5등급까지 나뉘어 ‘그랑크뤼 클라세’로 분류됐다. ▶신세계 와인에 대해 평가한다면. -와인의 품질 면에서 신세계 와인은 비교적 균일하다. 이는 당도와 알코올 도수를 인위적으로 컨트롤하기 때문이다. 가격에 따라 맛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테이블 와인으로 적합하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와인이라도 프랑스의 고급 와인과는 비교할 수 없다. 오랜 전통과 역사를 지닌 제조법, 자연 그대로의 조건에서 인간과 자연이 만들어낸 프랑스 와인은 균형감이 있고, 조화로우며 섬세함을 지닌다. 이런 깊이를 느낀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프랑스 와인의 우월성에도 불구하고 와인산업이 위기를 맞은 이유는. -생산자들에게 불리한 세제(稅制)가 가격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음주를 죄악시하는 문화도 포도주 소비를 감소시키는 요인이다. 세계시장에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공급은 과잉인데 생산자가 너무 분산되어 있어 효율적인 마케팅을 펴지 못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5∼6개 회사가 생산의 85%를 차지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의 마케팅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 lotus@seoul.co.kr
  • 대구 4차순환도로 건설 탄력

    환경파괴 논란을 빚고 있는 대구 4차 순환도로(달서구 상인동∼수성구 범물동)건설사업에 대한 교통영향심의가 통과됨에 따라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게 됐다. 29일 대구시에 따르면 최근 교통영향심의위를 열어 4차 순환도로의 민간투자시설 사업에 대해 조건부 통과시켰다. 조건부 가결 내용은 사업시행 때 주변 교차로에 미치는 영향의 추가분석과 상인권역 대곡삼거리·월곡네거리의 교차로 신호조정 등 6개항이다. 대구시는 교통영향평가의 통과에 앞서 지난 24일 대구지방환경청에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요청,6∼7월에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를 반대해온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 앞으로 논란이 예상된다.●순환도로 건설 불가피 교통난 해소를 위해서는 이 도로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구시의 입장이다. 매년 대구의 자동차대수가 3%이상 증가하고 있고 교통혼잡비용만 연간 1조 247억원에 이른다는 것. 시는 도심 주요 간선도로인 앞산순환도로의 하루 평균 통행량이 7만 6000여대로 통행허용량을 이미 초과해 러시아워때 극심한 정체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월성과 달성 신도시가 조성되면 기존의 앞산순환도로로는 교통량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동안 사업이 3년이나 지연돼 사업비가 불어나는 등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어 더 이상 착공을 지연시킬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시는 생태계 보호를 위해 친환경적인 공법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생태계 파괴 우려 시민단체들은 대규모 터널을 2개나 뚫는 4차순환도로는 앞산의 수맥을 끊고 숲이 파괴되는 등 생태계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더구나 사업시행자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는 식물의 군락에 대한 기초자료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지는 등 4개 부문에 걸쳐 60여건의 오류가 지적됐다. 또 대구의 교통흐름으로 볼 때 4차순환도로의 건설은 시급하지 않으며 건설되면 매년 100억원이상의 혈세를 건설업자에게 손실보전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순환도로는 올해부터 2011까지 3134억원(민자 2444억원, 시비 690억원)을 투자하는 길이 10.44㎞의 도로 신설사업(교량 7곳과 터널 2곳 등 포함)이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6)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니크

    [명문대 교육혁명] (6)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니크

    |팔레조(프랑스) 함혜리특파원|자비에 뒤샤텔(22)은 에콜 폴리테크니크 2학년생이다. 어려서부터 수재 소리를 들었다. 특히 수학과 물리에 뛰어났던 그는 명문 루이 르 그랑 고등학교의 준비학교를 거쳐 프랑스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는 에콜 폴리테크니크에 2004년 가을 입학했다. 자비에는 1학년 때의 인성교육 및 리더십 실습과정을 거치면서 가치관이 바뀌었다고 말했다.1학년 때 6개월 동안 해외 파병군이 배속된 육군에서 부지휘관으로서 장교경험을 했다. 그는 “정확한 판단력을 지닌 리더가 있을 때 조직이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배웠고,1000명이나 되는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를 조금이나마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입학전 7개월간 軍·사회단체 등 활동의무화 프랑스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최고의 명문 그랑제콜 에콜 폴리테크니크의 교육은 이렇게 삶의 현장에서 시작된다. 에콜 폴리테크니크는 철저한 이론 교육과 함께 4년 교육과정 중 15개월을 현장 실습에 할애한다. 종합적이고 균형적인 시각, 현장감각을 지닌 전문 엘리트를 만들기 위해서다. 에콜 폴리테크니크는 매년 50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중 400명은 프랑스 국적이고,100명은 외국인 학생이다. 올해 프랑스 국적 400명 선발에 5000여명이 응시했다. 지난 10∼15일 필기시험을 치른 응시생들은 구두시험(6월14일∼7월11일)과 체력테스트까지 거쳐야 한다. 엄격한 선발과정을 통과한 학생들이 입학과 함께 시작하는 것은 학교공부가 아니다. 학생들은 9월에 입학하면 1개월 동안 알프스의 산악지대에 있는 군 훈련소에서 합숙하면서 체력단련과 지도와 나침반 등으로 길을 찾는 오리엔티어링 등 훈련을 받는다. 팀워크가 무엇인지를 배우는 게 합숙훈련의 주요 목적이다. 팀별로 과제를 달성해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것을 배운다. 어려움에 처한 동료를 돕는 것도 익힌다. 이후 7개월 동안 학생들은 군대에서 지휘관 훈련을 받거나 사회단체나 공공기관, 학교 등에서 일을 한다.70% 정도가 육·해·공군의 군사훈련에 지원해 지휘관의 역할을 익힌다. 나머지 30%는 변두리 지역의 학교나 경찰서, 적십자, 응급구조대, 재활병원 등에서 팀의 리더를 맡아 일한다. 첫 실습이 끝나면 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의 본격적인 학교수업이 시작된다.1학년 말 4개월 동안 고등수학, 물리학, 기계학, 컴퓨터공학 등 수업을 받은 뒤 2학년에 올라가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이공계 학문과 함께 경제학, 철학, 상식, 외국어 등을 익힌다. 교환학생으로 에콜 폴리테크니크 3학년에 재학중인 박진형(카이스트 수학과 4학년)씨는 “한국에서 대학 1∼3학년 때 배우는 내용을 이미 준비학교에서 입학시험 준비를 하면서 완벽하게 익혔기 때문에 수학과 물리에서 학생들의 기초가 매우 탄탄하다.”면서 “이곳 2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수준이 한국의 대학원 수준 정도로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일반 군인이나 사회단체의 조직을 리드하는 경험을 한 학생들은 3학년에 올라가기 직전 방학 때 1개월 동안 또 다른 삶의 현장을 체험한다. 개인별 전공분야(복수전공)를 선택하는 것은 기초과목을 모두 섭렵한 뒤인 3학년(영·미식 석사과정)에 올라가면서다. 전공분야를 늦게 선택하도록 하면서 모든 과학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나, 다양한 체험을 하도록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6개월의 전공 심화 수업을 받으면 학교 수업은 모두 끝난다.3학년의 나머지 3개월 동안 학생들은 자기 전공분야와 관련 있는 기업체나 연구소에서 현장 실무교육을 받는다. 다른 이공계 그랑제콜들의 경우 보통 3년 과정이지만 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는 1년간의 전문화 과정이 추가된다. 학생들은 6개월 동안 다른 이공계 그랑제콜이나 외국의 대학에서 연수를 받고,6개월 동안 국내외 기업현장에서 실습을 해야 모든 과정이 마무리된다. ●4년과정 중 15개월 실습… 전문화과정도 1년 길어 그랑제콜 출신들은 해당 학교를 졸업하면 곧 관리직이나 관료집단에 들어간다. 어린 나이에 사회 저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관리자가 되기 때문에 현실성이 결여된다는 지적을 받는다. 철저한 이론 교육과 현장실습 위주의 교육으로 이런 결함을 극복하고 있다. 크레퐁 부총장은 “최고의 엘리트 공학도가 되려면 이공분야에서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지식을 갖는 것뿐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 필요한지를 알아야 한다.”면서 “에콜 폴리테크니크 졸업생들이 정부 조직이나 각 기업체에서 환영받는 이유는 탄탄한 전문지식과 현장감각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소속인 에콜 폴리테크니크의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국가공무원의 신분이 된다. 무상 교육 외에 국가로부터 매달 700∼750유로(약 84만∼90만원)의 봉급을 받는다. 일정기간 공무원 생활을 해야 하지만 기업에 취직해 산업현장이나 금융계로 가는 경우가 절반을 넘는다. 졸업생들의 진로는 산업체 30%, 행정부처 25%, 연구소 15%, 금융분야 13%, 엔지니어링 서비스 분야 9% 등이다. 현재 프랑스 증시에 상장된 5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의 최고경영자가 에콜 폴리테크니크 출신이다. lotus@seoul.co.kr ●프랑스 그랑제콜이란 프랑스는 자유와 평등사상에 투철하지만 교육에서는 평준화에 치우치지 않고 수월성을 중시한다. 모든 국민들에게 대학까지 무료로 다닐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서도 분야별 전문 엘리트들을 배출하는 그랑제콜(Grandes Ecoles)을 육성하는 이유다. 그랑제콜은 18세기 말과 19세기에 국가의 다양한 필요에 맞는 엔지니어와 기술관료들의 교육을 담당하려고 세워진 특수학교들이다. 이공, 인문, 경영, 예술 등 각 분야에 걸쳐 전국에 300여개가 국립, 관립, 사립 등의 체제로 운영된다. 그랑제콜은 바칼로레아(대입자격시험)를 통과한 학생이면 누구든 진학할 수 있는 대학과는 다르다.2∼3년의 준비학교 과정을 거친 뒤 입학시험(콩쿠르)을 통과해야 입학할 수 있다. 그랑제콜 1학년은 미국대학 3학년에 해당한다. 준비학교도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프랑스에서는 매년 80만명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이중 과학 바칼로레아를 통과해 고등교육 기관으로 진학하는 학생은 13만명 정도. 이 가운데 상위 8∼10%(약 1만∼1만 3000명)의 학생들만이 전국 480개 고교가 개설한 그랑제콜 준비학교에 들어가 실력을 쌓은 뒤 원하는 학교에 복수 지원한다. 상위 50위내에 들어가는 명문 국립 그랑제콜에 입학하기 위해 재수하는 학생들도 많다. 아예 포기하고 대학에 편입하는 학생들도 있다. 재불과학자 최경일(유텔삿 근무) 박사는 “정부나 기업체의 요직을 그랑제콜 출신들이 독식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병폐라고 지적될 수 있지만 대다수 프랑스 국민들은 그랑제콜 출신들의 능력을 인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 우수 인재·기업과 ‘두뇌교류’ 활발 |팔레조(프랑스)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인들은 에콜 폴리테크니크를 ‘X’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수학문제가 X라는 기호에 담긴 비밀을 풀어내야 하듯이 기술장교를 배출하려고 특수사관학교에서 출발한 이 학교는 1794년 개교 이래 프랑스가 풀어야 했던 많은 문제들의 해답을 제공했다. 에콜 폴리테크니크는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15㎞ 떨어진 팔레조에 있다. 녹색의 잔디와 쭉쭉 뻗은 플라타너스, 잔잔한 호수가 어우러진 캠퍼스를 둘러보면 이 학교의 학생들에게 프랑스가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를 알 수 있다. 8개의 대강당과 50여개의 소강의실, 학생 식당 등이 있는 본관 건물 외에 연구단지,1000명의 학생들이 생활할 수 있는 기숙사, 도서관, 보건소 등이 갖춰져 있다. 특히 조정, 승마, 축구, 럭비, 수영 등 16가지의 스포츠 시설은 완벽에 가깝다. 규모와 시설면에서 프랑스에 있는 일반 대학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학교의 총장인 자비에 미셸 장군은 “지난 200여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으나 탄탄한 전문지식과 진취적인 세계관을 지닌 미래의 지도자를 배출한다는 설립취지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쳐 입학한 프랑스 최고의 인재들이 최고의 전문 엘리트가 되도록 최고의 환경에서 교육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콜 폴리테크니크는 국제사회에서 세계 명문대학들과 경쟁하기 위해 최근 외국인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했다. 외국의 우수한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 2년 전부터 20개 분야에 마스터클래스(석사과정)를 개설했다. 박사과정도 운용 중이다. 외국의 이공계 명문대학과 교환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산학협동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외 기업들과 특정 주제에 대해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부터 이 프로그램에 동참했다. lotus@seoul.co.kr ■ 외국학생 전액장학금… 생활비도 제공 |파리 함혜리특파원|진예진(26)씨는 ‘X2001’이다. 프랑스에서도 가장 들어가기 힘들다는 에콜 폴리테크니크의 2001년도 입학생이다. 이 학교의 학부과정에 한국국적으로 정식 입학해 ‘엥제니외르(매니징 엔지니어)’ 학위를 획득한 사람은 진씨가 유일하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어머니, 형과 함께 프랑스에 조기유학을 왔다. 고등학교와 준비학교 2년을 마치고,1년의 재수 끝에 이 학교에 입학했다. 지난 3월 졸업과 동시에 유럽 최대의 종합건설자재회사인 생고뱅의 자동차 유리제조 파트 ‘생고뱅 세퀴리트’에 입사,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수업과정에서 특이한 점은. -수업내용은 다른 그랑제콜과 비슷하지만 실습과 운동이 많은 것이 특이하다. 실습을 매 학년마다 한번씩 가야 한다. 운동시간은 일주일에 6시간이나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현장 감각을 갖게 된다. 팀워크도 기르게 되는 것 같다. ▶학비문제는. -프랑스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군 공무원 자격을 얻어 학비도 면제되고 봉급도 받는다. 외국인 학생들에게 학비(3년에 2만 1000유로)를 내라고 하지만 형식적인 주문에 불과하다. 사실은 ‘에콜 폴리테크니크 기금’에서 장학금을 지원해 학비와 숙식을 제공해 준다. 생활비도 학교에서 받았다. ▶한국인이라는 점 때문에 불이익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취업할 때엔 한국인이라는 점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한국을 거점삼아 중국으로 진출하려는 생고뱅에서는 한국말과 프랑스어를 하면서도 프랑스의 문화를 이해하는 엔지니어를 찾았다.(그래서)적임자로 뽑혔다. lotus@seoul.co.kr
  • [지금 부산에선]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건설 한창

    [지금 부산에선]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건설 한창

    지난해 연말 서울의 한 암 전문 병원에서 자궁암 수술을 받은 정모(72·여·부산시 강서구 대저동 )씨. 그는 수술 후 상처가 아물 때까지 1개월여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은 뒤 부산의 집에 내려와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요즘도 2주에 한번씩 정기적인 진찰을 위해 서울을 오르내리고 있다. 고령의 몸으로 열차를 타고 서울까지 오가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길거리에 보내는 시간과 교통비 역시 부담이다. 그러나 오는 2009년이면 부산지역 암환자들이 이같은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 부산에 연구시설을 갖춘 암전문 치료 기관인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의 설립 배경과 추진 현황, 전망 등을 살펴본다. ●왜 부산에 설치되는가 부산, 울산, 경남·북 등 동남권 지역은 우리나라 인구의 약 27%가 거주하고 있는데도 암전문의료기관이 없어 매년 수많은 지역 암환자들이 진료를 위해 서울 등 수도권을 오르내리는 불편을 겪어 왔다. 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2002년에는 동남권 지역 암환자 가운데 18∼30%, 부산은 32%가 수도권 등 타지역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돼 이들을 흡수할 수 있는 암전문의료기관 설립의 필요성이 줄곧 제기돼 왔으며 비교적 의료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부산이 적지로 꼽혔다.”고 밝혔다. 또 부산 기장군 고리와 경북 월성, 울진 등 인근 지역에는 원자력 발전소(국내 20기중 14기)와 방사능 산업체(260개업체)가 밀집 돼 있어 방사능 유출 등 위급 상황시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비상진료센터 건립도 부산을 후보지로 선택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이와 함께 부산을 동북아권 관광·의료산업 허브로 육성한다는 부산시의 의료산업 전략과 잘 맞아떨어졌다. ●건축 공사 앞두고 문화재 조사 한창 부산시는 2003년 원자력의학원과 함께 기장군 장안읍 좌동리 산 47 일대에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을 짓기로 하고 타당성 조사 등을 거친 뒤 지난 3월 착공식을 가졌다. 현재 지표조사에 이어 문화재 발굴단의 문화재 발굴 조사가 진행 중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난 3월22일 기공식을 가진 데 이어 현재 (재)한국문물연구원이 문화재 발굴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조사가 완료되는 8월 초부터 건축 공사를 위한 부지 조성 및 터파기 공사가 본격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어떤 시설이 들어서나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은 전문 암센터와 암예방 검진센터 등 암 전문치료 기능과 함께 방사성의학 연구센터,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사이클로트론 가속기 등 첨단 핵의학, 핵과학 장비를 갖춘 국내 최초의 연구중심 병원이다.10개의 전문 암센터와 암예방검진센터, 연구시설 , 국가방사선 비상진료시설 등이 들어선다. 513명의 국내외 유명 의료진이 진료체계를 구축해 암예방에서부터 완치까지 토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어떻게 지어지나 건물의 경우 부지내 해송군락을 그대로 보존하고 해맞이 광장, 반사연못과 테마정원이 조성된다. 병원 안 지붕은 유리로 덮어 자연채광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환경친화’‘환자중심’의 첨단 디지털 병원으로 지어진다. 부지 2만 2247평에 지하2층 지상9층(연건평 1만 5950평)규모로 304개의 병상을 갖추게 된다. 총 사업비는 1223억원이며, 이중 국비가 267억원, 의학원 637억원, 부산시와 기장군이 319억원을 각각 부담하며 2008년 완공해 2009년 개원할 예정이다. 홍석일 원자력의학원병원장은 “진료기록과 처방 등 모든 진료과정을 디지털화하는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진료대기시간을 단축하는 등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북아 의료·관광 허브’로 육성 부산시는 동남권 원자력의학원건립에 맞춰 부산을 의료와 관광, 휴양을 패키지로 묶는 ‘동북아 의료·관광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시는 특히 꿈의 암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가속기를 비롯해 첨단장비와 연구시설 등이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에 들어서게 되면 부산이 명실상부한 동북아 지역의 중추 암 전문기관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병원측은 최첨단 장비를 갖춘 암예방검진센터에서 27명의 암 전문 의료진이 주민과 내·외국인 등 연간 4000여명을 대상으로 암 예방검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무료로 검진해 준다. 위암, 간암, 폐암 환자 등은 각각의 전문 암센터에서 ‘원스톱 개념’의 통합진료를 받으며 심리, 언어, 미술, 도예 등 다양한 감성치료를 병행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의학원측은 의료와 휴양을 겸한 외국인 환자를 연간 1만 5000명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2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 부산발전연구원에 따르면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설립시 기대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방사선 산업 활성화와 신규업체 창업 등으로 2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1조 2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450억원의 부가가치,20억원의 소득 유발 효과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양문석 부산시 과학기술과장은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건립이 향후 부산은 물론 국내 의료산업발전에 일대 전기를 마련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이수용 원자력의학원장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은 진료와 휴양 및 관광을 겸한 신개념의 병원입니다.” 동남권 원자력의학원 설립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수용(56) 원자력의학원장은 “기장군에 들어서는 원자력의학원은 최근 웰빙시대에 맞게 치료와 관광을 겸한 환경 친화, 환자 중심의 병원을 표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일반 병원의 경우 각 과별로 진료가 이뤄지고 있으나 원자력의학원은 암 종류별로 전문화된 각각의 암센터에서 진료를 하는 ‘원스톱 진료체계’를 갖추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대기실은 대대기실, 중대기실, 소대기실로 구분하고 병실 안에는 샤워실, 세면실, 화장실, 냉·난방시설 등을 설치해 환자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쾌적한 환경에서 치료를 받도록 했다. 동남권의학원은 일반치료 기능만 갖춘 병원과 달리 암진단 및 치료기술 개발 등 연구기능과 방사선 피폭 환자 치료기술개발, 비상진료 등의 업무도 병행하게 된다. 이 원장은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이 국내 의료산업의 경쟁력을 한단계 올리고 부산을 동북아 의료·관광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아낌없는 사랑과 성원을 부탁했다. 부산고 출신인 이 원장은 서울대 의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원자력병원 정형외과 과장과 병원장을 거쳤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어떤 장비 갖추나 동남권 원자력 의학원에는 초고가인 중입자가속기 등 각종 첨단의료 장비가 갖춰진다. 이들 장비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꿈의 암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가속기’. 제작기간만 4년이 걸리며 2년간의 비임상과 임상실험을 각각 거쳐야 상용화된다. 현재 부산시와 원자력의학원은 중입자가속기의 유치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시는 중입자가속기 설치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오는 2012년쯤 가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의학원 부지 내 4000평에 지어질 예정인 중입자가속기는 총 사업비만 1500억원(중입가속기 700억원, 치료기 300원, 건축비 500억원)이 소요되는 대형 공사이다. 중입자가속기는 탄소 원자 등을 빛의 속력으로 가속시키는 장치이다. 의료에 적용할 경우 정상세포를 손상시키는 부작용이 거의 없이 암세포를 제거하는 ‘꿈의 암치료기’라 불린다. 부산시는 다음달 중으로 중입자 가속기 도입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알리고 정부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워크숍을 갖는다. 이밖에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기( PET-CT),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사이클로트론,3차원 암 치료 장비인 IMRT,MRI 등 첨단 암진료 및 치료장비가 갖춰지게 된다. 중입자가속기 등 첨단장비들이 갖춰지면 부산은 명실상부한 동북아권의 암의료 허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원자력 밀집 지역인 부산에 중입자가속기를 설치해야 시너지 효과가 커진다.”면서 “장비 도입에는 많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국비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어린이 드라마도 ‘사극 바람’

    해신·서동요에 이어 신돈·주몽·태왕사신기 등 다양한 시대의 사극이 드라마의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한 가운데 역사를 소재로 한 어린이 드라마들이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끈다. EBS는 24일부터 월·화 오후 7시25분 어린이 역사드라마 ‘점프2’를 방송한다. 오늘날 아이들이 삼국시대부터 고려·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 현장으로 들어가 당시 시대상을 경험한다. 지극히 평범한 온달장군·김유신·세종대왕 등을 보면서 어린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건국이나 한글창제 등 위대한 업적들이 보통 사람들의 갖은 고초와 눈물 끝에 이뤄진 값진 결과물이라면?어린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동일시할 수 있는 역사 속 인물들을 만나 서로 대화하고 감정을 나누면서 함께 성장하도록 한다는 것이 제작진의 기획의도다.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6명의 어린이들은 차례로 역사 속으로 들어가 역사적 인물이 되는 체험을 하며 서로간의 관계를 돈독히 해나간다. 결국 세상은 결코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곳이며,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 아이들에게 조화로운 삶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보여준다.1회에서는 주인공들이 명상반에서 과거를 돌아보게 되고, 이후 일지매와 선화공주, 홍길동, 상도, 김춘추와 김유신, 황진이와 임제, 철산군수 전동흘, 천명공주 등의 역할을 맡아 역사를 체험한다. 신라시대 화랑도를 소재로 한 어린이 드라마도 선보인다.KBS 2TV는 다음달 8일부터 월∼금요일 오후 6시10분에 새 어린이 드라마 ‘화랑전사 마루’를 방송한다. 화랑도를 다룬 퓨전 무협판타지물로, 판타지를 한국 역사와 새롭게 결합시켰다. 신라 화랑의 정기를 이어받은 5명의 현대 어린이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부활한 당나라 장수 고간과 상상 속의 ‘팔괘상자’를 놓고 대결을 펼친다. 특히 이들이 심신을 수련해 화랑전사로 거듭나고,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협동심과 단결심을 일깨워준다. 원술랑·관창·사다함·미시랑 등 역사적 인물을 만나는 재미와 함께 남모·유지·준정 등 여러 화랑의 존재도 접할 수 있다. 드라마 초반부에는 경주, 포항 등을 배경으로 안압지, 반월성, 문무대왕릉 등 유적지가 등장한다. 특히 어린이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대규모 사극 전투 신과 컴퓨터그래픽 액션 신도 소개된다.주인공 마루 역에는 KBS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 출연한 박건태가 캐스팅됐다.KBS ‘개그콘서트’에 출연 중인 개그우먼 안영미가 마루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갓 부임한 ‘초짜’ 담임 선생님 역으로 등장한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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