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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겹지만 낯선 소설속 우리말/토박이말·속담풀이 ‘소설어사전’나와

    ◎이인직서 전경린작품까지 샅샅이/월북작가·북한소설서도 뽑아 정리 “그것도 초짜뜨막 일이고 백정이라고 저승사자가 피해가는 법 있나? 굿하던 무당도 굿마당에서 나자빠지는 판에”(박경리 ‘토지’) “입에 마닐마닐한 것은 밤에 다 먹고 남은 것으로 요기될 만한 것이 피밤 여남은 개와 흰무리 부스러기뿐이었다.”(홍명희 ‘林巨正’) 소설 속에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살려 써야할 고유어들이 수없이 많다.그러나 ‘의식없는’ 언어생활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그런 낱말들은 생경하기 조차 하다.‘초짜뜨막’이란 도대체 무엇이고 또 ‘마닐마닐하다’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초짜뜨막은 잠깐동안,마닐마닐하다는 연하고 보드랍다는 뜻의 우리 말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토박이말,속담 등을 용례와 함께 풀어 설명한 ‘소설어사전’(김윤식·최동호 엮음)이 고려대출판부에서 나왔다.10년간의 자료수집과 3년동안의 제작기간을 거쳐 출간된 이 사전에는 모두 1만5,000여개의 어휘가 실렸다.이인직의 ‘혈의 누’(1906년)에서부터 지난 95년 등단한 전경린의 ‘평범한 물방울 무늬 원피스에 관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1,300여편의 작품이 분석대상이 됐다. 특히 분단이전 월북작가의 작품은 물론 분단이후의 북한소설에 나오는 말들도 엄선해 실어 관심을 모은다. 언어는 보통그 발달단계에 따라 겨우 목숨만 부지하고 있는 생존어와 생활의 공식수단으로 활용되는 생활어,그리고 문화적으로 갈고 닦여진 예술어로 구분된다.일제하의 한글이 생존어의 단계라면,해방후 오늘까지의 한글은 생활어 단계라고 할 수 있다.이 사전은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민족어의 완성,곧 예술어로의 승화를 목표로 한다. 내둥내(이때껏) 구누름(못마땅해 혼자서 하는 군소리)가리단죽(다른 사람의 것을 가로채는 행위) 등 다양한 개인 소설어들을 발굴해 싣고 있는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7만원
  • 朴노해씨­사노맹 주역… 전향 자세보여/석방 인사 면면

    ◎金洛中씨­진보적 통일운동가 무기수/張玲子­2차례 수감… 건강 악화로 나와 이번 ‘8·15특사’에는 대형 공안사건 등 사회의 이목이 집중됐던 각종 사건의 주인공들이 다수 포함됐다. ◇權魯甲 전 의원=국정감사 선처 명목으로 한보그룹으로부터 2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 확정판결로 징역 5년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정치적 부담을 우려,지난 3·13 대통령 취임 사면에서는 제외됐었지만 이번에 잔형 면제와 복권조치로 자유의 몸이 됐다. 지난 1월 지병인 당뇨병과 고혈압이 악화돼 검찰의 형집행 정지로 풀려나 서울 강북삼성병원으로 주거지를 제한받고 있었다. ◇朴基平(필명 박노해),白泰雄씨(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건)=자생적 사회주의세력인 사노맹의 양대 주역으로 91년과 92년에 각각 검거돼 무기징역과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朴씨는 시집 ‘노동의 새벽’으로 운동권에서 일약 ‘얼굴 없는 민중 시인’으로 떠오른 인물.수감 중이던 지난해 출간한 수상집 ‘사람만이 희망이다’에서 “시장경제 옹호론자가 아니지만 결코 사회주의자도 아니다”고 공언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 화제를 뿌렸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白씨는 제헌의회(CA)그룹의 좌파 이론가로 활동하면서 운동권에서 신화적인 존재로 불렸다.지난해 ‘사노맹 결성은 사회주의체제 건설을 위한 것이 아니라 全斗煥·盧泰愚정권에 대한 이념적 저항운동’이라며 사노맹 해체 및 재건 포기를 선언,金壽煥 추기경과 재야인사 등 141명이 사면·석방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黃仁五·仁郁 형제,金洛中씨(남한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북한의 ‘장관급’ 여간첩 李善實과 연계,남한내에 대규모 지하당 조직을 주도하다 92년 당국의 수사끝에 실체가 드러난 남한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의 핵심인물들이다. 전 민중당대표인 金씨는 서울대 사회학과에 입학했다가 55년 월북,북한에 포섭된 뒤 민주개혁과 사회진보를 위한 협의회(민사협)고문 등을 맡으며 진보적 재야인사 및 통일운동가로 활동하다 적발돼 무기수로 복역해 왔다. 중부지역당 총책으로 적발된 黃仁五씨는 사북중 2년 중퇴가학력의 전부로 ,80년4월 사북사태를 주도한 뒤 같은해 6월 부산에서 열린 미스유니버스 대회장 폭파기도사건으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반면 중부지역당 편집국장으로 적발된 동생 仁郁씨는 서울대 서양사학과 대학원에서 아프리카 역사를 전공했으며,87년1월 북한방송 청취내용을 운동권 최초로 교내 대자보로 부착해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는 운동권 출신. 1심 재판 진행중이던 93년1월 서울대 교수들이 선처를 원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張玲子씨=건강악화로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張씨는 82년 이른바 ‘단군이래 최대의 사기사건’에 이어 94년에는 거액의 어음부도 사건을 일으켜 세간을 두번 놀래킨 큰 손.82년 당시 남편 李哲熙씨와 함께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뒤 92년 잔형 5년여를 남기고 가석방됐으나 107억여원을 편취하고 5억원을 부도낸 혐의로 2년여만에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다시 수감됐다. ◇鄭守一씨(무함마드 깐수)=레바논계 필리핀인으로 위장해 국내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암약한 고정간첩으로 96년 검거돼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이번에 감형됐다.
  • 광고효과/세리냐 소떼냐/재벌 삼성­현대 마케팅 한판대결 관심끌어

    ◎삼성­사진전·의류할인행사/현대­북 관광상품 공세 ‘세리냐’‘소떼냐’. 박세리와 소떼의 대결이 볼만하게 됐다.삼성과 현대가 박세리와 금강산 관광을 각각 내세워 마케팅에 나섰기 때문이다.한쪽이 전 세계골프인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마케팅이라면,다른 한쪽은 한맺힌 실향민 등을 겨냥한 관광마케팅인 셈이다. 삼성은 박세리 우승으로 벌써 2억달러의 광고효과를 봤다.계열 신라호텔이 지난 7일 우승소식이 전해지자 로비와 휘트니스센터에서 축하메시지를 적은 사진전을 가진데 이어 물산이 10일부터 열흘간 의류제품 할인판매에 들어간다.박세리를 전자제품 광고에 등장시켜 제품판매로 연결시킬 구상도 갖고 있다.다른 업체가 박세리의 이름이나 사진을 무단 사용할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제동을 걸 방침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LPGA우승이 삼성이란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켜 주었다면 US오픈 우승은 구매대상에 삼성 브랜드를 포함시켜주었다”면서 “아스트라(골프용품)의 경우 지난해 12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박세리 우승으로 올해 150억∼200억원에 이르는 등 비약적인 매출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도 대북경협과 금강산 관광을 이미지 제고와 판촉에 최대한 활용키로 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그룹 PR사업본부가 마련 중이다.현대자동차는 7·8월중 제품을 사거나 영업소를 찾는 고객 중에서 100명을 추첨해 백두산 관광을 시켜주고 1,000명에게는 서산백미를 경품으로 줄 계획이다.호텔현대 경주는 9월 금강산 관광객 방북에 앞서 한식당 ‘보문’에서 ‘북한식 뷔페’를 선보일 예정이다.이 호텔은 鄭周永 명예회장 방북당시의 사진전도 곧 열고 북한 술 등 북한용품을 파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1차 소떼 500마리 방북효과를 일거에 무너뜨린 ‘세리광풍’이 이달 중순께 있을 2차 소떼(501마리)의 월북(越北)이벤트마저 잠재울 지 주목된다.
  • “北 해상침투기지 확장”/李 안기부장

    ◎침투용 잠수함 8척 건조중/첫 안보장관회의 李鍾贊 안기부장은 9일 “오는 9월 9일 정권 창건 50주년을 앞두고 북한에는 그동안 공석이었던 주석직에 金正日이 취임할 것이라는 징후가 여러가지로 포착되고 있다”고 전하고 “이를 계기로 북한의 각 기관이 충성경쟁 차원에서 친북 인사의 월북,간첩침투,테러 등의 대남공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李부장은 이날 상오 안기부 청사에서 새정부 출범후 처음으로 열린 확대 안보관계 장관회의에서 “북한이 대남전략의 여러가지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라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관련기사 3면> 이어 안기부 북한 정보국장은 북한동향 보고에서 “북한은 공작모선 없이 잠수정 단독침투가 가능한 강원 고성군 최전방의 말머리에 해상침투 기지를 확장했다”고 전하고 “대남 침투용 사하급 소형 잠수함 8척을 평북 용안포 조선소 등 5개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또 “97년 12월29일 당 고위 간부회의에서는 사회주의 혁명의 길로 갈 것을 강조하는 등 폭력혁명전략을 고수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는 “북한은 지난 봄에는 결정적 시기에 대비,남한내 자생적 통일일꾼을 양성,운동권 단체에 침투시키라는 지령을 하달했다”면서 “재야 노동단체를 대상으로 포섭활동을 전개하고 노동자들을 선동해 민중봉기를 유도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북한은 IMF체제에 따른 경제침체와 실업증대 등으로 70년대 이후 혁명정세 조성의 최대 호기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특히 노동자,학생 등 각 계층에 대한 반정부 투쟁선동 공세를 일층 강화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와함께 “黃長燁씨등 귀순자들에 대한 보복 테러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李부장을 비롯,康仁德 통일부·金正吉 행정자치부·金善吉 해양수산장관과 鄭海주 국무조정실장,金辰浩 합참의장,金泰政 검찰총장,林東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安秉吉 국방·崔慶元 법무차관,金世鈺 경찰청장,李南信 기무사령관 등 군정보기관장 등이 참석했다.朴定洙 외교통상부·朴相千 법무부·千容宅 국방부장관은 해외출장 등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 최승희 춤 재현 백향주 춤판

    한때 조선예술사의 잘려나간 반쪽에 속해 있었던 최승희.그 최승희의 춤을 재현한다는 북한 국적 무용수 하나가 29∼30일 하오 7시30분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주인공은 재일교포 4세 백향주. 최씨는 한국무용사가 세계에 내세울 만한 무희.30년대 ‘신무용’ 선구자로 중국,일본에서까지 각광 받으며 315개나 되는 안무를 만들었지만,46년 월북하며 남에서 묻히고 60년대 숙청돼 북에서도 사라졌다.해빙무드를 타고 80년대 말에나 재조명이 시작됐다. 방년 23세의 백씨도 중국·일본에서 먼저 인정받은 실력파.무용가였던 아버지 손에 이끌려 3세때부터 춤을 춘 백씨는 15세때 북경 중앙민족대학 무용학부에 유학,최우등으로 졸업한다.최승희 춤을 배우게 된건 최씨 양자로 알려진 북한무용가 김해춘 문하에 들면서.이때 사사한 레퍼토리로 일본공연에서 ‘최승희의 재래’라는 격찬도 받았다.그런가하면 한국에서도 전통무용가 정민을 사사했고 몽골,위구르,타이,티벳 등 아시아 춤도 두루 익혀 무용세계를 넓혀온 학구파. 공연은 ‘우조춤’,‘초립동’,‘무당춤’,‘칼춤’,‘고구려무희’,‘관음보살무·비천무’ 등 말로만 듣던 최승희 춤의 정수를 눈으로 만날 기회.598­8277.
  • 과거 청산과 미래 개척(대한민국 50년:21·끝)

    ◎이데올로기·개발독재 넘어 통일로/反民특위 “실종”… 건국 최초 과거청산 실패/‘제주 4·3’ ‘거창사건’ 아직도 어둠 속에/지역할거 정경유착 파당정치 악습 깨고 군사정권 시대 숱한 의문사도 밝혀내야 1948년 8월15일 신생정부 출범 당시의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약소국이었다.한반도 면적 22만1,487㎢ 가운데 3·8선 이남인 9만9,221㎢만 확보했고 인구도 2,002만명(48년 미군정청 추정치)에 불과했다.또 국민 가운데 80%가량이 농업 등 1차산업에 종사했고,그해 수출액이 2,230만달러에 그칠만큼 경제력도 볼품없었다. 정부수립 50돌을 눈앞에 둔 지금 대한민국의 자화상은 어떠한가.97년 말 현재 인구는 4,666만명,수출액은 1,361억6,430만달러,1인당 GNP는 9,511달러에 이른다. ○‘삶의 질’ 향상되지 않아 지난 50년동안 인구는 2.3배,수출규모는 6,106배로 급증했다.1인당 GNP는,가장 이른 통계치인 53년의 67달러에 비교해도 142배나 늘었다.가히 ‘세계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의 비약적인 성장’이라는 찬사가 부끄럽지 않은 양적 팽창이었다.그러면 이같은 성장이 우리 사회의 내적(內的) 발전이나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그대로 동반한 것일까.여기서 한국에 대한 외국의 시각을 잠깐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미국 의회도서관이 펴낸 책자 ‘South Korea’(92년 간)는 한국의 기본사항을 소개한 데 이어 ‘재벌 중심으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었으나 독재정권 시대에 고착된 퇴행적인 정치질서에,통제받는 사회구조를 가진 나라’라고 덧붙였다.또 65만의 군대와 한해 100억달러(89년 기준)에 이르는 군사비도 주요항목으로 들었다.다른 나라의 일반적인 한국관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 의회도서관 책자의 표현이 비록 유쾌하지는 않지만,우리 현실을 상당히 정확하게 지적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대한민국 성장의 뒤안길에는 필히 청산해야 할 역사적 잔재가 누적돼 있기 때문이다.이는 정치·경제 등 사회 각 분야에서 구조적으로 드러나기도 하고,특정사건의 진상을 은폐·왜곡하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정치 분야에서의 청산대상은 분단체제에서 파생한 반공이데올로기의 악용과 개발독재 논리이다.해방이후 정치의 흐름을 살펴보자.3년동안의 극심한 좌우대립 끝에 남과 북에는 상호 배타적인 정부가 들어선다.2년이 채 못돼 동족상잔의 비극이 벌어져 분단체제는 더욱 굳어진다.이후 한국에서는 李承晩 정부가 장기집권하고 그에 따른 부정부패가 만연한다. 4·19혁명이 일어나 민주주의가 되살아나는 듯 했지만 곧바로 5·16쿠데타로 무너진다.朴正熙 정권은 개발논리를 앞세워 독재권력을 무소불위로 휘두른다.군사정권은 全斗煥­盧泰愚 시대까지 이어졌지만 80년의 5·18광주민중항쟁,87년의 6월항쟁 등 국민의 극심한 저항에 부딪쳤고 그 결과 93년에 문민정부가,그리고 50주년이 되는 올해 국민의 정부가 탄생한다. 대한민국 50년 정치사를 일별하면,그것은 정치적 억압과 이에 맞서 민주사회를 추구한 국민의 대항으로 요약할 수 있다.그 과정에서 억압적 정권이 양손에 든 무기가 반공이데올로기와 경제개발 논리였다. ○가치관 대혼란 초래 남북이 체제의 존립을 걸고 대립하는데다 6·25라는 비극을 겪은 마당에 반공이데올로기는 필연적인 역사의 부산물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문제는 권력이 이를 정치적 대항세력을 억누르는 수단으로 악용한 점에 있다. 멀게는 한국전쟁 전의 ‘국회 남로당 프락치 사건’에서 가깝게는 지난 대선의 ‘吳益濟 월북 및 편지사건’‘흑금성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집권세력은 늘 ‘용공조작’을 통해 정적을 제거하려고 시도했고 대부분 목적을 달성했다. 朴正熙 정권이 들어서서는 경제성장을 내세운 개발독재 논리가 못잖게 위력을 발휘했다.국민 대다수가 절대빈곤에 시달리는 상태에서 ‘잘 먹고 잘 살려면 민주주의니 인권이니 하는 추상적 가치는 유보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쉽게 먹혀들어갔다.시민의식이 어느정도 성숙하기 전까지 ‘중단없는 전진’과 ‘잘 살아 보세’는 국민적 합의처럼 보였다. 이같은 정치적 적폐(積弊)는 지금도 파당정치·지역할거주의·정경유착 등 여러 유형의 악습으로 고착됐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의식 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전통을 잇는 문화와 사상은 ‘전근대적’이거나 ‘비효율적’이란 이유로 외면받는 대신 출세지상주의·이기주의가 넘쳐나면서 가치관의 혼란을 가져왔다.재벌의 소유 집중,극심한 빈부격차 등 경제 분야의 해묵은 과제도 해결이 쉽지 않은 부분이다. 정치사의 굴절이 가져온 또다른 폐해는 역사적 진실의 은폐·왜곡이라 할 수 있다.대한민국 최초의 ‘과거청산 실패’사례로는 48∼49년에 걸친 ‘반민특위 사건’이 꼽힌다.일제강점기에 친일과 반민족 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고자 반민족행위처벌법을 제정한 제헌국회는 곧이어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한다.위원회는 반민족행위자 305명을 검거하지만 참다운 활동을 벌이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고 만다.친일파에 권력기반을 둔 李承晩 행정부의 반발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나쁜 선례는 길이 남게 마련인가.해방정국에서 수차례 벌어진 정치지도자 암살사건,6·25를 전후해 빚어진 ‘제주 4·3’이나 거창사건을 비롯한 양민학살,군사정권에서 발생한 민주인사·학생들의 숱한 의문사와 실종들이 아직껏 그 실상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어둠에 묻혀 있다. 사건 발생 자체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례도 있다.예컨대 49년 12월24일 경북 문경군에서 일어난 국군의 양민학살 건이다.미국 국립공문서 보존관리청(NARA)에서 최근 발굴한 주한미군 군사고문단 보고서에 나타난 실상은 이렇다. 육군 25연대 7중대 병력이 석달이라는 산간벽지 마을에 들어가 주민들을 모은 다음 빨치산에게 협조했다는 죄목으로 무차별 살해한다.보고서는 “(주민들이) 도발하지도 않았는데 카빈 소총·수류탄·바주카포 등으로 공격해 성인 86명,학생 9명,어린이 3명이 숨졌다.또 집 27채 가운데 23채를 불태웠다”고 밝혔다.이 사건이 세상에는 빨치산의 만행으로 알려졌다. 청산하지 못한 역사는 ‘민족의 성지’국립묘지에도 존재한다.문민정부 출범 초기인 93년 7월 국가보훈처가 金性洙·李甲成·尹致暎·李殷相·徐椿·李鍾郁·尹益善·全協 등 8명에 대한 친일행각을 조사해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이들은 모두 독립유공자로서 각종 훈·포장을 받았고 사회의 지도층인사로 행세했다.이 조사 역시 결말없이 끝났고 뒤이은 문민정부의 ‘역사바로 세우기’도 정치적인 의도라는 오해만 샀을 뿐 결실을 맺지 못했다. ○국민의 정부 특별한 책무 한민족이 빛나는 21세기를 향해 전진하려면 두가지 전제조건이 이뤄져야 한다.하나는 물론 통일이요,또 하나는 역사에 덕지덕지 낀 찌꺼기를 걷어내는 일이다.통일은 북한이라는 상대와 더불어 장기간에 해결해야 할 민족의 숙원이지만 잔재 청산은 우리의 의지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국민의 정부는 우리 현대사를 정화하는 데 앞장서야 하는 특별한 책무를 안고 있다.
  • 공작반 北京 파견 양면작전/北 DJ 낙선공작 실태

    ◎밀입북 吳益濟씨 편지 日 통해 국내 발송/“北·DJ 모종의 밀약” 거짓정보 흘리기도 북한은 지난 15대 대선기간중 국민회의 金大中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통일전선부와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요원들로 구성된 ‘대선공작반’을 북경에 파견,북풍사건에 다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22일 검찰수사결과 밝혀졌다. 대선공작반은 ‘향후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노련한 정치인 당선을 저지하고 상대하기 쉬운 후보가 당선되도록 유도한다’는 이른바 ‘DJ불가론’에 입각해 공작활동을 폈다. 이들은 지난 해 8월 밀입북한 吳益濟 전 천도교 교령이 金후보 앞으로 보내는 편지를 대선 한달전쯤 일본을 통해 국내로 발송했다.金후보가 吳益濟씨 밀입북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북한의 통일방안에 동조하는 것처럼 꾸민 이 편지는 지난해 11월20일 안기부에 적발됐고 대선정국의 쟁점은 ‘병역시비’에서 ‘색깔론’으로 바뀌었다.또 지난해 12월12일 金후보와 월북 직전까지 통일문제를 의논했고 金후보의 3단계 통일방안과 북한의 연방제 통일방안이 비슷하다는 吳益濟씨 연설내용을 평양방송을 통해 방영했다.이 방송은 안기부가 金후보의 용공론을 조장하기 위해 각 언론사에 吳씨의 연설내용을 보도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계기가 됐다.이밖에도 북한조선사회민주당 당수 金炳植의 편지를 지난 해 11월20일부터 20여일동안 국민회의 金元吉·金玉斗 의원에게 보내 金후보의 색깔론이 수그러들지 않도록 했다. 대선공작반은 또 북한이 金후보측에 보낸 편지의 사본을 안기부 공작원인 흑금성과 金양일씨 등 방북 사업가에게 전달하는 한편 金후보가 마치 북한과 모종의 밀약이 있는 것처럼 거짓 정보를 흘리는 전술도 병행했다.
  • 78년 납북 레바논여성 월북 미군과 결혼 北 체류/日 언론 보도

    【도쿄=姜錫珍 특파원】 북한이 지난 78년 납치했던 레바논 여성 4명과 그 가족이 피납사건 경위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일본전파뉴스(본사 도쿄)가 취재해 산케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에 실리고 테레비 아사히에 방영된 보도는 이들 가운데 1명은 피납기간중 월북 미군 병사와 결혼했기 때문에 79년 석방된 뒤 곧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레바논 여성들이 피납된 것은 78년 7월 ‘일본 대기업 비서 모집 광고’에 응하면서.광고는 동양인 2명이 한 아랍인의 주선으로 낸 것이다. 또 비서모집에 나섰던 동양인 2명은 레바논주재 북한무역대표부 부대표와 공작원을 지도하기 위해 북한에서 파견된 자였으며 소개역을 한 아랍인은 金日成사상연구위원회 레바논위원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 39년 동안 固諜 활동/沈政雄에 무기 구형

    서울지검 공안1부 溫城旭 검사는 27일 북한에 포섭돼 ‘지하가족당’을 구성,유사시 지하철 마비 지령을 받고 39년간 고정간첩으로 비밀리에 활동해 온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 서울지하철공사 동작설비분소장 沈政雄 피고인(56)에게 국가보안법상의 간첩죄를 적용,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沈피고인의 6촌동생 沈載勳 피고인(55)과 숙모 金有順 피고인(56·여)에게 같은 죄를 적용,각각 징역 12년과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李鎬元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이날 결심공판에서 “두차례 월북해 간첩교육을 받고 유사시 지하철 등 국가기간교통망을 마비시키도록 지령을 받아 간첩활동을 해온 沈피고인은 대공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중형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 舊與 수뇌부 개입 여부 수사/검찰 北風 공작 관련

    ◎北 접촉 정치인 사법처리 방침 북풍 공작을 수사 중인 안기부와 검찰 등 공안당국은 24일 구 여권 수뇌부가 북풍 공작에 개입했는 지 여부도 조사하기로 했다. 공안당국은 吳益濟씨 월북 사건 후 안기부 간부들이 한나라당 핵심 인사들과 수차례에 걸쳐 공동대책회의를 가졌다는 안기부의 비밀 문건을 확보해 당시 안기부 간부들을 조사한 결과,문건의 내용이 사실이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에 따라 안기부 전 해외조사실장 李大成씨 등을 상대로 權寧海 전 부장과 구여권 수뇌부의 개입 여부를 추궁하는 한편 안기부의 1차 감찰조사 결과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정치인들이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북한측 인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되면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李大成 파일의 작성 및 유출 경위,吳益濟 밀입북 의혹 및 편지사건,金병식 편지 사건,96년 4·11총선 당시 북한군의 휴전선 난입 사건 등 북풍 사건 전반을 이번 주 안에 서울지검 공안1부에 배당,본격 수사에 나서도록 했다. 한편 서울지검 남부지청은 24일 尹泓俊씨의 허위 비방 기자회견을 배후 조종한 전 안기부 해외조사실 직원 李在一씨(32·6급)와 周萬鍾씨(42·5급)를 안기부법 및 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 북풍 의혹 전면수사 착수/정치인 20여명 소환 조사 방침/검찰

    ◎권영해씨 금명 구속 안기부의 북풍 공작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23일 안기부로부터 북풍 관련 문건 일체를 넘겨 받아 김병식 편지 사건과 오익제 편지 및 월북사건,정치권의 북한 커넥션 문서 조작 사건 등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섰다. 자해 소동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권영해 전 안기부장은 회복 정도를 보아가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 방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하기로 했다.그러나 박일룡 전 1차장과 이병기 전 2차장은 윤홍준씨 기자회견 사건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윤홍준씨 기자 회견 사건은 사실상 마무리됐다”면서 “앞으로는 나머지 북풍 의혹을 본격 수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권 전 부장 등 안기부 고위 관계자 뿐만 아니라 의혹을 받고 있는 여야 정치권 인사의 관여 여부도 진상 조사 차원에서 모두 조사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의 대북 커넥션과 관련한 수사 대상은 주변 인물을 포함해 20여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안기부의 해외공작자금 규모 및 운영 실태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권 전부장이 윤홍준씨에게 건넨 25만 달러는 안기부의 비자금으로 확인됐다”고 밝히고 “구속된 이대성 전 해외조사실장의 캐비닛에서도 56만달러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권 전 부장이 대통령 선거 1년4개월전부터 윤홍준씨(32)를 통해 김대통령과 국민회의 동향을 파악하며 허위 비방 공작을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권 전부장은 윤씨로부터 ‘96년8월15일 김대통령이 일산 자택으로 중국의 조선족 사업가로 허동웅과 중국 전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아들 만백우 등을 초청, 조찬을 함께 하면서 김정일의 서신을 전달받았다’는 등의 보고를 받고 거짓인 줄을 알면서도 공작용 자료로 축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는 이 날짜로 북풍사건 수사를 지휘해온 김원치 서울지검 남부지청장이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전고검 차장으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정홍원 서울지검 3차장검사를 남부지검장 직무대리로 발령했다.
  • 3·13 대사면 이모저모

    ◎미전향 장기수 신인영씨 31년만에 90 노모와 재회/황석영씨 “많은 집필 구상… 창작활동 전념”/민가협선 모든 양심수 석방요구 성명도 13일 대사면 조치에 대해 민주화실천 가족운동 협의회 등 인권·시민단체들은 기대에 다소 못미친다는 반응를 보인 반면 노동계는 환영일색이어서 대조를 보였다. ○…이날 공주교도소에서 풀려난 소설가 황석영씨는 “수감중에는 집필권이 없어 책을 쓰지 못했으나 많은 구상을 했다”면서 “건강부터 추스르면서 사람도 만나고 창작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진주교도서에서 풀려난 서경원 전 의원은 “나보다 고생하는 사람이 많은데 먼저 출감해 송구스럽다”면서 마중나온 부인 임선순씨(50)와 아들 정훈씨(23),여동생 은녀씨(50) 등과 반갑게 포옹. 비전향 장기수로 복역하다 31년만에 대전교도소에서 풀려난 신인영씨(68)도 마중나온 노모 고봉희씨(90)와 눈물로 재회. 6·25 때 의용군으로 입대,월북했던 신씨는 67년 간첩으로 남파됐다가 체포됐으나 북에 두고온 아내와 아들,딸이 잘못될 것을 걱정해 지금까지 전향을 거부해왔다. ○…박상천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 중간중간에 “건국 이후 최대규모”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는 등 의미 부여에 신경을 썼다. 박장관은 사면권자인 김대중 대통령이 “일순간의 잘못으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는 많은 국민들이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힘찬 출발로 국난을 극복,민주발전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소개. ○…민가협은 이날 성명에서 “정부의 사면대상에 포함된 양심수는 전체 양심수 478명중 15%에 불과한 74명”이라면서 “김대통령은 약속대로 양심수 모두를 석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
  • 북풍조작 파문­여권의 의혹제기

    ◎“편지사건에도 안기부 개입”/오익제­김변식­김장수 사건 등 거론/구속 윤씨에 “DJ­북 연계” 3차례회견 사주 검찰이 6일 안기부의 이우석씨(32·가명·6급)를 선거법 위반혐의로 구속한 것을 계기로 지난 해 대선을 앞두고 안기부가 주도한 이른바 ‘북풍 공작’의 실체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대선 직전 재미교포 윤홍준씨(32·구속·무역업)를 만나 국내외에서 3차례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중 후보가 북한과 연계돼 있다’는 거짓말을 하도록 사주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회의 등 여권은 이 사건 말고도 ‘오익제 편지사건’‘김병식 편지사건’‘김장수 편지사건’ 등도 안기부와 한나라당의 일부 의원이 개입한 공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는 ‘공작’의 배후를 규명하는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이우석씨는 96년 봄 서울에서 윤씨를 처음 만났다.미국 워싱턴의 아메리칸대학 경영학과를 95년 4월 졸업한 윤씨는 미국과 한국 등을 오가며 부동산컨설팅과 해외투자 브로커로 활동 중이었다.96년 대북투자 바람이 불자 그해 9월 북한에서 열린 나진·선봉지구 투자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안기부 해외조사 담당이었던 이씨를 만났고 꾸준히 친분관계를 유지해 왔다. 윤씨는 북한에 봉제공장을 차리려는 생각에 6번이나 북한을 방문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씨로부터 여러 도움을 받은 것으로 추정이다. 윤씨와 안기부와의 인연은 이시를 만나기 전인 94년부터 였다.당시 미국에서 권총을 갖고 다니며 안기부 공작원 행세를 하던 사람을 귀국한 뒤 안기부에 신고했다.이를 계기로 또 다른 ‘이과장’과 몇차례 어울렸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씨와도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이씨는 지난해 12월9일 윤씨를 북경으로 불러 김대중후보를 비방하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열 것을 제의했다.발표 내용을 다듬은 이씨는 “여기까지 불렀는 데 여비로 쓰라”며 윤씨에게 미화 2천달러를 건넸다. 곧이어 도쿄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도 잇따라 기자회견을 갖도록 사주하고 자신은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편 오익제 편지사건은 월북한 오씨가 김대중후보에게 편지를 보낸 사건으로 안기부는 지난해 12월6일 고성진 103실장을 검찰 출입기자실로 보내 ‘대선정국을 놓고 북한의 여러 인사들이 대승을 기대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편지를 공개했다. ‘김병식 편지사건’은 지난해 12월7일 북한 조선사회민주당위원장 김병식 명의의 편지가 국내 일부 언론사와 각계 인사에게 팩스 등으로 전달된 사건이다. ‘김장수 편지사건’은 김장수라는 북한인이 지난해 11월20일 중국 북경에서 김대중 후보 ‘음해 편지’를 국민회의 김원길 정책위의장에게 보낸 사건이다.
  • “철저규명” 촉구 “보복사정” 반발/정치권 반응

    ◎여­정치개혁차원 공작정치 뿌리뽑아야/야­정계개편 겨냥 야 파괴공작 강력대응 정치권이 ‘북풍 조작’논란에 휩싸이고 있다.여권은 성역없는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선 반면 야권은 ‘보복사정’으로반발,새로운 정치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여권◁ 국민회의는 이번 기회에 구여권이 자행한 용공조작 전모를 밝혀,공작정치의 청산은 물론 김대중 대통령에 덫칠된 ‘색깔론’을 완전히 해소하겠다는 각오다.6일 열린 간부간담회도 “국가 백년대계와 민주발전을 위해 공작정치가 더이상 발붙지 못하도록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초강경 분위기였다.정동영 대변인은 “이번 수사로 안기부의 개혁과 정치개혁의 차원에서 철저히 과거 구습을 혁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회의는 철저한 수사대상으로 대선직전 일어난 오익제·김병식·김장수 ‘편지 조작사건’을 지목했고 ‘안병수 회동사건’을 북한인사와의 불법접촉을 통한 북풍조작으로 간주했다.이와 함께 ‘오익제 월북사건’에 대해 “대선 직전까지 5개월간 선거에 악용한 전모도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 한나라당은 인위적인 정계개편과 야당파괴공작의 서곡으로 판단,강력대응 방침을 정했다.이한동 대표는 “단순히 북풍수사차원이 아니라 인위적인 정계개편으로 몰고가기 위한 여론몰이,대세몰이의 일환”이라면서 “비장한 각오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밝혔다.검찰의 소환요청을 받고 있는 정형근 의원은 “우리 당에 북풍조작과 관련된 인사는 한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북풍 조작 수사는 안기부내 권력투쟁의 산물이며 특정지역 출신 임맥을 청산하기 위한 의도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안기부 살생부’를 안기부의 어떤 사람이 작성했는지도 잘 알고 있다고 말하고 총리서체제의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는 결국 공고한 단합과 대여 강공드라이브 지속만이 ‘북풍’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 북한,월북자 이례적 추방/이용가치 없다고 본듯/30대 이발사

    국가안전기획부는 18일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밀입북했다가 북한 당국에 붙잡혀 중국으로 강제 추방된 최모씨(33·이발사·충북 단양읍)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해 12월14일 중국 심양으로 출국,연길 등을 거쳐 같은달 18일 북한으로 몰래 들어가려다 국경경비대에 체포돼 1개월여동안 월북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받은 뒤 지난 달 16일 중국으로 추방 당했다. 안기부 관계자는 “밀입북 이유와 북한에서 조사받은 내용 등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자진 월북자를 강제 추방한 것은 매우 드문 일로 최씨가 체제 선전에 이용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 모닥불/백석 지음(화제의 책)

    ◎월북후 작품까지 역은 백석 시전집 최근 재조명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백석 시인의 시전집.첫시집 ‘사슴’에 실린 시 뿐만 아니라 분단이후 북에서 발표된 시들을 발굴,보완했으며 북한에서 발간된 동화시집 ‘집게네 네 형제’에 실린 작품까지 망라했다.시인 백석의 본명은 백기행.평안북도 정주 태생이다.동향인 시인 김소월과는 오산고보 선후배사이로 백석은 선배시인 소월의 문학세계를 흠모했다.소월이 관서지방 특유의 정서를 민요적 틀에 실어 표현했다면 백석은 소월보다 더 짙게 마천령 서쪽 지역인 평안도 주민들의 일반적인 정서를 특이한 문체로 담아낸 시인이다.백석은 지난 88년 납·월북작가에 대한 해금조치가 있기 전까지는 ‘잊혀진 시인’이었다.백석문학의 특징은 상실되어가는 고향 의식의 회복과 이를 통한 제국주의 문화의 극복,전통문화유산에 대한 따뜻한 긍정,특유의 방언주의와 북방정서등으로 요약된다.특히 그는 구개음화가 되지 않은 구어체를 그대로 시어로 사용해 시적현장감을 살린다.백석의 시에서는 또한 민속적 상상력이 만개한다.그의 시에는 치성을 드리는 것에서부터 백중날 호미를 씻는 풍습에 이르기까지 전근대 시대의 민중들의 삶 속에 전해 내려오는 갖가지 습속들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이러한 백석 시의 민속적 세계는 결코 우연적인 것이나 이국취향이 아니다.그것은 근대인의 절실한 내면적 목소리에서 나온 것이다.한편 이번 시전집에는 270여개에 이르는 백석 특유의 향토성 짙은 시어들에 대한 풀이가 실렸다.된비(소나기),엄지(짐승의 어미),구신간시렁(걸립귀신을 모셔놓은 시렁),동말래이(산꼭대기),자즌닭(자주 우는 새벽닭),석박디(물김치),나주볕(저녁 햇살),들망(후릿그물) 등이 그 예이다.이동순 엮음 솔 9천원.
  • 또 탈북행렬 시작되나(사설)

    북한 외교관 김동수씨 일가의 망명은 그가 로마 소재 세계식량농업기구(FAO) 북한대표부 소속 외교관이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관심을 모은다. 수년간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려온 북한은 FAO와 세계식량계획(WFP)외교에 총력을 기울여왔다.따라서 그의 망명은 북한 외교의 핵심 엘리트가 이탈할 만큼 북한내 사정이 어렵고 지도층의 체제불만과 동요가 심각함을 말해 준다.김씨가 망명을 결행한 바로 하루 전날 한국군을 포섭,월북토록 유도하는 공작임무를 부여받은 북한군 심리전 장교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귀순한 사실이 이같은 내부동요의 심각성을 뒷받침 해준다. 북한은 지난 10월 김정일의 노동당 총비서 취임이후에도 경제난과 기아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때문에 그나마 부족했던 해외공관 운영비를 사실상 지급받지 못해 세계 도처에서 공관원들이 마약밀수 등에 나서는 고역을 치르고 있다. 식량사정에 대한 북측 설명은 엇갈려 실상이 모호하다.다만 WFP주도로 수십만t이 지원되고 있지만 배급량은 아직 적정선의 절반수준을 밑도는 것으로 전해진다.독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차이퉁지는 기아를 못이긴 6백50여만명의 탈북자를 예고하고 있다. 북한의 정확한 실정을 알고 망명한 김씨의 좌절감,체제불만은 북한 지도층의 동요를 대변하는 셈이다.우리는 김씨를 통해 북의 실태를 있는 그대로 파악,대북지원정책을 결정하는 판단자료로 삼을 수 있게 됐다.또한 대북 지원식량의 군량미 전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런 현실적 자료를 바탕으로 대북정책·지원문제가 합리적으로 재검토될 것을 기대한다.
  • 귀순 북한군 장교/심리전 요원 활동

    국방부는 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지난 3일 귀순한 판문점 경비장교인 변용관상위(27)가 아군을 포섭해 월북을 유도하는 심리전 요원으로 활동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어 변상위는 심리전 활동 성과가 미흡해 자주 질책을 받은데다 식량난으로 굶어 죽는 사람까지 생기자 북한에 대해 회의를 느껴오다 남한 경비병들과 접촉하면서 남한 사회를 동경,귀순했다고 덧붙였다.
  • “DJ와 통일문제 자주 논의”/오익제 대남방송서 주장

    지난 8월 월북한 오익제 전천도교 교령은 12,13일 잇따라 평양방송을 통해 자신의 월북을 ‘통일을 위한 결행’이라고 주장하고 “국민회의 후보와는 월북직전까지 통일문제를 자주 상론해왔다“고 말했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오씨는 또 “그는(국민회의 후보) 자기의 3단계 연방제안이 북의 연방제 통일방안과 일부 상통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본인의 월북결정에 이런 사정이 힘으로 작용했던 점을 지금도 고맙게 여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13일 이와 관련,논평을 내고 “오씨의 편지와 방송출연에 이어 친북인사의 도쿄 기자회견 등 시리즈로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대남공작은 김대중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목적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며 “현명한 국민들의 냉철한 판단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맹형규 선대위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안기부는 오씨와 김대중 후보의 관계에 대한 의혹을 밝히기 위해 오씨가 대남방송에 출연해 김후보에 관해 얘기한 내용이 무엇인지 국민앞에 소상히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민회의 정대변인은 다시 반박 논평을 통해 “북한의 대남방송을 근거로 야당후보를 음해하는 한나라당은 야당보다 이북의 공작방송을 더 신뢰한다는 말이냐”고 밝혔다.
  • 답변순서 싸고 신경전 치열/토론회 이모저모

    ◎‘국무총리 기능’ 등 초반엔 정책대결 분위기/시간측정기 가동 불구 답변 중단­시간초과/3후보 지지자들 몰려 치열한 장외 응원전 7일 열린 한나라당 이회창·국민회의 김대중·국민신당 이인제 후보간의 두번째 합동토론회는 지난 1일의 첫번째 토론회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경제분야를 다룬 첫번째 토론회에서도 정치공방전이 벌어졌기 때문에 이날 정치분야 토론은 공방이 한층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세 후보는 정치공세를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은 1차 토론회에 나타났던 김대중 후보와 이인제 후보의 이회창후보협공은 재연되지 않았다.이회창 후보는 김대중 후보를 주공격 대상으로 삼았으며,이인제 후보도 월북한 오익제씨 편지 사건이나 정경유착,지역대결,내각제공방,3김정치 청산 등의 논쟁에서는 이회창후보에 가세하는 양상도 보였다. ○…세 후보는 토론회 초반에 답변 순서와 시간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김대중 후보는 기조연설이 1분을 넘겨 말을 마치지 못한채 마이크가 끊겨버리자 첫 답변에 앞서 사회자에게 “답변시간이 1분이냐,1분반이냐”고 물으며 불쾌한 감정을 노출하기도 했다.김후보는 이후 준비해온 ‘스톱워치’로 일일이 시간을 재가며 답변을 했다.이회창후보도 답변 순서에 대해 사회자에 문의하기도 했다. ○…첫 토론회에서 점퍼를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던 이인제 후보는 흰 와이셔츠에 감색양복 차림으로 나왔다.이인제 후보는 이날도 점퍼를 고집했지만,참모들이 극구 말렸다는 후문. ○…이회창 후보와 이인제 후보는 ‘한나라당내의 내각제 세력’을 둘러싸고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이인제 후보가 “신한국당에 내각제 동조세력이 있다”고 발언하자 이회창 후보는 “도대체 그 세력이 누구냐”고 반문했다.이에 이인제 후보는 “김윤환·이한동 의원 등 5,6공 주도 세력이 내각제 세력 아니냐.그걸 몰라서 묻나…”고 직설적으로 공격.이에대해 이회창 후보가 “김의원 등은 기자들 앞에서 내각제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공개 선언했다”고 공박하자 이인제 후보는 “그런 회견들은 적도 없고 소신이 갑자기 변했다는 것도 믿을수 없다”고 자신의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대중 후보가 당선을 전제로 제안한 거국비상내각 구성문제를 둘러싸고도 세후보는 공방을 벌였다.이인제 후보는 거국비상내각에 동감을 표시하면서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이에대해 이회창 후보는 “김후보는 대통령이 되기 어려울 것 같아서 그런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다”고 일축했다.그러자 김대중후보는 “어떻게 앞날을 그렇게 잘 아느냐”면서 “내가 당선된 뒤 적극 협조하면 감사하겠다”고 응수했다. ○…토론회를 마친 세후보는 일제히 “1차에 비해 진지한 정책대안을 주고 받았다”며 “정치토론 문화가 진일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한나라당 이후보는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그저 그렇다”고 답하면서도 웃음을 보여 만족감을 간접 표시했으며 윤원중 비서실부실장은 “(이후보의) 압권”이라고 주장. ○…토론회가 열린 문화방송 주변에는 각 후보 지지자들이 몰려 치열한 응원전을 벌였다.또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한 권영길 국민승리21·신정일 통일한국당후보 지지자들은 방송국 입구에서 ‘불평등한 TV토론회를 즉각 중단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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