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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세바스찬 신부 “좋은영화는 영혼을 보듬습니다”

    하룻밤에도 비디오 서너편씩 예사로 ‘눈요기’하는 이들에게 임세바스찬(64·한국이름 임인덕)신부는 얼른 이해못할 사람이다.두어달에 한번꼴로 언론사며 비디오 가게로 일일이 다리품 팔며 새 비디오를 돌리는 벽안의 노(老)신부. 영화를 만드는 것도 보는 것도 쉬워지기만 한 세상에 그가 선보여온 비디오목록을 보자.잉마르 베르그만의 ‘침묵’,페데리코 펠리니의 ‘길’,켄 로치의 ‘레이디버드 레이디버드’,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거울’….영화사를 장식한 수작(秀作)이지만 결코 ‘돈 안되는’ 아트필름들만 골라 소개하길 어느새 10년 세월이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잉마르 베르그만,알렉산드르 소쿠로프,마리아 루시아벰베르그, 크리지스토프 키에슬로브스키 같은 거장의 작품이 그의 비디오 작업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새 영화 홍보차 경북 왜관에서 올라온 신부를 황급히 붙들었다.“인터뷰는무슨…”하며 멋쩍게 빼다가 입을 연다.“이번에도 정말 좋은 영화입니다.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요” 베를린 장벽으로 헤어져야했던 남녀의 사랑을 그린 독일영화 ‘약속’(감독 마가레테 본 트로타)을 소개하느라 여념이 없다. 성 베네딕도수도원(경북 칠곡군 왜관읍) 시청각종교교육연구회를 이끌며 임신부가 예술영화를 본격적으로 들여온 건 90년쯤부터다.그후 지금까지 소개해온 작품이 줄잡아 30여편.흥행은 처음부터 바라지도 않았다.함께 고생한직원 두어명에게 따박따박 월급만 나갈 수 있으면 족했다. 독일 뉘른베르크가 고향인 그가 한국땅을 밟은 건 1966년.“(뷔르츠부르크)대학에서 신학과 영화를 공부했어요.유학온 한국학생을 우연히 만났는데,돌이켜보면 그게 운명이었네요.막연히 제3세계 어디쯤에서 선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터에 부산에서 왔다는 그 친구를 만난 겁니다.뜻이 있으면길이 열린다고,그즈음 한국인 선교사가 들려준 ‘아리랑’에 마음을 뺏기고말았어요”신부 서품을 받고 처음 바다를 건넌 이국에서 평생을 보낼 줄은 몰랐다.그는그의 방식대로 이국을 알아갔다.영화를 통해서였다.‘공처가 3대’나 ‘남자식모’ 같은 영화를 뜻도 모른 채 몇번씩 보고 또 봤다. “우리 영화 수준이 지금 엄청나게 향상됐다고들 하지요.하지만 그 당시에도유현목 감독 등의 영화는 놀랄만치 훌륭했더랬습니다” 부지불식간에도 그는‘한국 영화’가 아니라 ‘우리 영화’라고 말한다. 아트필름 보급에 손을 댄 건 “할리우드 영화가 전부인 것처럼 길들여지는관객들이 안쓰러워서”였다. 맵고짠 양념을 치지 않고도,그윽한 시선으로 영혼을 보듬어줄 영화가 얼마든지 있다고 믿었다.“신앙이 고단한 삶을 위무해주는 거라면,곱씹어볼수록 큰울림을 던지는 예술영화도 믿음과 다를 게 없다”고 말한다. 작품 선정은 물론 한국어 번역에서 자막,더빙까지 손수 챙겨야 성에 차는 건 그래서다. 내내 사람좋은 웃음을 보이는 그가 군사정권시절 요주의 인물이었다는 사실은 놀랍다.77년 그가 운영하던 출판사에서 ‘해방신학’을 찍어낸 덕에 쫓겨날 뻔했었다.“문화부에 새 비디오를 들고 등록하러갈 때마다 사람들이 물어요.아직도 안 망했냐고요.아마 쉽게 망하진 않을 것같습니다(웃음)” 왜 아니겠나.시골 비디오 가게까지 발로 뛰는사람이다. 황수정기자 sjh@
  • [외언내언] 룸살롱

    프랑스어의 객실이나 응접실을 일컷는 살롱(salon)은 복수로 표시하면 사교계를,대문자로 시작하면 미술전람회나 전시회를 의미한다.이는 17세기초 앙리 4세가 종교전쟁으로 거칠어진 귀족들의 기질을 우아한 여성과의 사교를통해 누구러뜨리기 위해 궁정안에 처음으로 살롱을 마련했던 데서 비롯된다. 그후 귀족부인들은 자기집 객실에 살롱을 열어 문화계 명사들을 식사에 초대,문학이나 도덕에 관해 자유로운 토론을 벌여 중세문화의 중심이 되었다. 당시 살롱에 초대된 사람들은 사랑·정념·명예·도덕·야심등 인간 본성에 관한 문제들을 즐겨 화제로 삼았으며 라퐁텐의 ‘우화시’나 레스의 ‘회상록’등 고전주의 문학발전에 기여했다.그후 신흥 부르주아계층 부인들도 살롱을 열었으며 남성이 개최하는 경우도 생겼다.살롱을 통해 가꾸어진 대화와 사상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프루스트 등의 살롱문학을 낳는 계기가 되었다. 살롱은 문인뿐만아니라 미술가들이 작품을 공개,감상하고 비평하는 역할까지해 여러 작가들이 출품하는 정기 미술전람회를 가리킨다.‘살롱 데젱테팡당’등 프랑스 미술전시회 명칭이 ‘살롱∼’으로 불리는 것은 이같은 연유에서 이다.살롱이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을 주는 것은 애초 귀족부인을 중심으로 살롱문화가 발전해 온데다 여기서 예술가들의 작품이 발표되는 고급사교장의 역할을 했기 때문이리라. 원래 폐쇄된 회원들의 모임인 ‘살롱’이 우리나라에서 방(房)을 의미하는영어 단어와 어울려 전혀 다른 개념인 ‘룸살롱’으로 진화한 것은 돌연변이현상이다.최고급 술집의 대명사로 불리는 룸살롱은 대리석바닥과 카펫등 기죽이는 최고급시설에다 수입양주와 접대부서비스로 두세사람 정도의 술값이서민 한달치 월급보다 많기 일쑤라고 한다.룸살롱이 과소비 장본인으로 지목받는 것도 이때문이다. 최근 룸살롱이 한달 1,000여곳씩 늘고 있다고 한다.올들어 지난 5월말까지5,204개의 룸살롱이 새로 사업자 등록을 마쳐 지난 해보다 4배 이상 늘었고위스키판매량은 220만상자로 69%나 급증,세계 최고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한다.국제통화기금(IMF)위기가 완전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급 술집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흥청망청대는 과소비풍조가 되살아 난다는 집계이다. 이같은 경향은 경기가 다소 회복되자 돈있는 사람들이 춤추며 노래하고 접대부와 어울릴 수 있는 룸살롱으로 몰려 유흥업소의 대종을 이루던 단란주점들이 룸살롱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란다.살롱 원조인 프랑스에도 없는 룸살롱이 우리나라에서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은 이상증세이다.우리사회에 소비목적만의 복수 표시 룸살롱만 존재하는 것은 일부 고소득층의 불건전한 과소비가 부추긴 병폐라고 하겠다. 李基伯 논설위원kbl@
  • 黨소속 국회직원 월급 못받아 울상

    정당 소속 국회 직원 70여명이 급여일인 23일 6월분 월급을 한푼도 받지 못해 울상이다.자민련의 원내교섭단체 구성논란과 내부 구조조정 때문이다. 국회에는 사무처 직원 외에 각 당에서 파견된 정책연구위원과 사무보조원들이 일하고 있다.이들도 신분은 국회 사무처 직원이다.급여 역시 국회 예산에서 지급된다.다만 인사권은 각 당의 원내총무가 쥐고 있다.각 당의 신청을받아 국회 사무처가 이들을 1∼4급 정책연구위원과 사무보조원으로 등록하는 절차를 통해 임용된다. 국회 교섭단체 정책연구위원 임용규칙에 따르면 원내교섭단체가 3개일 때는 총 36명,2개일 때는 32명의 정책연구위원을 둘 수 있다.당별 정원은 의석비에 따라 달라진다.지난 15대 국회에서 한나라당은 16명,민주당 15명,자민련5명의 정책연구위원을 뒀다. 그러나 16대 국회 들어 자민련의 교섭단체 구성문제가 불거지면서 상황이꼬였다.자민련의 교섭단체 구성 여부에 따라 당별 정원이 달라지기 때문에각 당이 임명요청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이에 더해 민주당 정균환(鄭均桓)·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 총무가 현재 있는 사람 가운데 일부를 교체할 생각을 갖고 있는 점도 ‘무보수 근무’의 또다른 배경이다. 월급도 못받은 채 구조조정을 맞게 되자 이들이 일하는 국회 본청의 원내기획실과 원내행정실,의원국 등은 온통 뒤숭숭한 분위기다.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과 함께 어떤 형태로든 자민련의 교섭단체 등록 문제가 타결됐으면 좋겠다.일손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오늘의 눈] 이시대 ‘허준’은 없는가

    “과연 의사들의 투쟁이 그들의 주장대로 올바른 의약분업을 위한 것입니까” ‘의사들의 집단폐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한 30대 회사원은 이렇게 대답했다.그는 “정부의 의약분업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정상적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사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무러면 월급쟁이들보다 어렵겠느냐”고 반문했다. 지난해 3월 국세청은 전체 의사의 56%가 세금감면 혜택을 받는 간이과세자(연간 총매출액 4,800만∼1억5,000만원)로 분류됐다고 발표했다.의사 2,350명은 총수입을 4,800만원 이하로 신고,과세특례자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국세청이 밝힌 서울 강남의 한 유명 산부인과 의사 이모씨(52) 부부의 탈세 행태를 보면 상당수 의사들의 신고가 거짓임을 알 수 있다.이씨 부부는 각각 병원을 운영하면서 5년동안 일반진료 수입액 등 14억원을 빼돌렸다.서울 강남에서 시험관아기 시술 등 불임치료 전문의로 이름난박모씨(49)도 진료수입 17억6,000만원을 누락시켰다.고용의사 2명의 연봉도1억원을 5,000만원으로 줄여 신고했다.그는 세금을 ‘절약’해 건물을 지었다. 지난 97년 국세청이 추산한 내과,외과,성형외과,산부인과 의사들의 월평균소득은 447만여원이었다.하지만 당시 ‘개업의’가 아닌 ‘고용의사’도 수도권에서는 최소한 월 600만원 이상을 받았다는 것이 같은 의사들의 얘기였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일하는 30대 후반의 의사는 “맹장수술 한번 하면10만원을 받는데,맹장수술을 할 수 있을 만큼 실력과 경력을 쌓기까지 무려15년이 걸렸다”면서 “그래가지고 어떻게 병원을 운영할 수 있겠느냐”고항변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의사들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고소득 전문직으로 인식돼 왔다.딸이 의사와 결혼하겠다고 할 때 반대한 부모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이번 집단폐업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길은 싸늘하다.아직도 결식아동이 수천명인 우리나라에서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배부른 투정’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현실이다.의사들은 왜 요즘 드라마 ‘허준’이 텔레비전 연속극 가운데 가장 인기를끌고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전 영 우 사회팀기자]ywchun@
  • 인터뷰/ 새달 ‘난타’ 전용극장 개관 송승환 대표

    “한해 5백만명의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찾아오지만 정작 그들이 즐길만한 문화상품은 거의 없습니다.워커힐호텔이나 정동극장의 민속공연 정도가 고작이지요.해외무대에서 명성을 쌓는 일 못지않게 한국에 오는 외국손님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한국 대표 문화상품으로 떠오른 뮤지컬 ‘난타’를 연중 내내 볼수 있는 난타전용극장이 오는 7월1일 서울 정동에 문을 연다.영화관으로 사용되던 정동아트홀을 내부수리해 300석 규모의 중극장으로 새단장했다.‘난타’제작사인 PMC환퍼포먼스의 송승환대표는 “입장객의 70%이상을 외국 관광객으로 채우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요즘 여행사 사장들과 만나느라 하루가 바쁘다.국내 여행사는 물론이고일본 수학여행전문기획사 등과도 패키지상품을 논의하고 있다.오는 7월2일서울에서 열리는 ‘트래블코리아2000’행사때는 해외 여행업자,언론인,관광유관단체임원 등 팸투어단 300명을 대상으로 홍보도 한다. 난타전용극장은 월요일을 제외하곤 매일 하루 세차례씩 공연을 올릴 예정.오전에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 난타’를,낮에는 주부와 청소년 관객을 위한 공연을 하고,저녁때는 외국인과 국내 대학생·직장인을 주 타깃으로 한 공연을 펼친다.7월18일부터 한달간은 초중고생에 한해 단돈 만원에 부모중 한명과 공연을 관람하는 여름방학 특별이벤트를 마련한다. “난타의 최종목표는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입니다.내년쯤 브로드웨이진출이성사되면 지금보다 훨씬 비싼 몸값을 받고 세계 공연을 다닐 수 있게 되죠. 하반기 6개월간 영국 장기공연을 가는 것도 브로드웨이에 가기위한 발판입니다”내년까지 영국뿐만 아니라 독일,아일랜드,스코틀랜드,미국 등 해외공연스케줄이 빽빽이 차있다.지난 4년간 ‘난타’로 10억원의 자본금을 모아 전용극장을 마련했다는 송대표는 정작 자신은 지난 5월에서야 첫 월급을 타갔다며 사람좋은 웃음을 터트렸다. 이순녀기자 coral@
  • [마음은 북녘 고향에](2)통천 자산리 출신 한상복할머니

    “이제 내 고향 자산리에서 아무 근심 없이 하룻밤이라도 푹 쉬고 싶어.” 강원도 통천군 흡곡면 자산리가 고향인 한상복(韓商福·76·서울 관악구 신림7동) 할머니는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기간 내내 TV 앞에서 울면서 보냈다. 한 할머니는 지주집안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에 24살때인 지난 48년 남편과젖먹이였던 큰 아들을 데리고 서울로 왔다. 월급봉투 한 번 가져다 주지 않고 술과 친구만 찾던 남편을 40년 전 여의고큰 아들마저 88년 잃었다. 남은 4명의 자식을 살리기 위해 할머니는 온갖 행상을 했다.식당일에서부터일수놓기까지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돈을 모았다.그러나 번번이 사기를 당해 지금은 관악산 자락 달동네의 허름한 집에서 중년을 넘긴 큰 딸,둘째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같은 통천군 출신인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고향에 갔을 때도할머니는 혹시나 고향마을이 나올까하는 기대감에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한 할머니는 “부자가 그렇게 부러울 때는 평생 처음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할머니가 살던 자산리에서 금강산까지는 열차로 1시간 걸린다.급하게 떠나느라 고향 사진 한 장 못챙겼지만 금강산의 절경은 할머니의 머릿속에 또렷하다. 금강산뿐 아니라 흡곡면 앞바다의 불로초가 자란다는 국도,온통 물새알로뒤덮인 고저면 앞바다의 알섬,해안가에 병풍처럼 펼쳐진 총각바위와 병풍바위,맑은 바닷물 속에 끝없이 늘어서 있던 명지조개,소동정 시중대 총석정…. 할머니의 고향자랑은 끝이 없다. 한 할머니는 3년전 미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5촌 조카로부터 자산리에 둘째 언니와 큰 오빠가 살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한 할머니는 “삶이 힘들어 죽을려고 할 때도 많았지만 이젠 언니·오빠를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간직하고 건강하게 살겠다”며 북녘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남북 정상회담/ 기대 모으는 경협분야

    남북 정상회담으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으면서 북한의 컴퓨터와 정보통신,생명공학 등 첨단 산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보통신분야 각광/ 정보기술(IT)사업이 남북경협을 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대우증권은 14일 “남북한 경제협력 모델은 정보통신이나 생명공학같은 도약형 개발전략을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디지털 등첨단 기술산업의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공업,중화학공업,첨단산업 순으로 북한 경제에 기여해야 한다는 ‘추격형 개발전략’은 바람직하지않다”고 말했다. 전자·정보통신과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개발비용을 줄이고 북한의 경제개발 시기를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특히 IT분야는 경협초기단계부터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과 한국의 기술력을 결합해 가전산업을육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기술수준은 높고 인건비는 낮아/ 첨단 사업에 대한 북한의 기술력은 상당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수학과 물리학 등 기초과학과 생명공학,우주항공산업 분야는 남한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뛰어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우주산업은 수십년에 걸친 미사일 개발이 토대가 됐다. 반면 고급 인력의 인건비는 매우 낮다.북한이 배출하는 정보통신 인력은 매년 1만여명.이 가운데 10% 정도만 취직할 뿐 나머지는 실직자 신세를 면치못하고 있다.현재 북한의 정보통신업체 수는 250개 정도로 취업할 곳이 턱없이 부족하다. 대졸 일류급 프로그래머의 월급은 북한 돈 2,000원(한화 1만4,000원) 정도로 남한의 100분의 1∼1,000분의 1수준이다. ■적극적인 북한/ 유선 및 무선통신시장의 전망은 밝다.북한의 전화국은 60∼70년대 중국과 독일에서 수입한 수동식 교환기를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열악하다. 최근 북한은 우리 기업들에게 컴퓨터와 전자제품 조립,소프트웨어 개발,정보통신 기기 조립생산 등 첨단 기술 부문에 대한 투자를 요청했다.지난달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의 실리콘밸리인 중관촌을 방문한 것도 북한의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
  • 화난 陳稔장관 “공공개혁 비틀거리다니…”

    진념(陳념) 기획예산처장관이 8일 몹시 화가 난 표정으로 기자실을 찾았다. 진 장관은 보통 잘 웃고 농담도 잘하는 스타일이다.그래서 이날 화가 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보일 정도다. 진 장관은 일부 언론에서 “공공부문 개혁이 미진하고 방향도 잃고있다”고지적한 것과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목소리를 높였다.진 장관은 “공공부문 개혁이 방향도 없이 흔들리고 가장 개혁이 뒤진다는 것은 알다가도 모를일”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공공부문의 인력을 20% 줄이고 법정퇴직금 제도도 고치는 등 개혁을하고있는데 개혁이 뒤진다는 게 무슨 얘기냐”고 반문했다.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들보다도 오히려 공공부문의 인력을 더 줄이고 있다는 게 진 장관의 설명이다.일부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의 경우 명예퇴직금으로 월급의30개월치를 주고있지만 우량한 공기업의 명퇴금도 1년정도로 바꿨다는 말도덧붙였다. 진 장관은 “공기업 민영화 문제만 해도 이미 지난해 방침을 세운 것”이라며 “다만 현재 주가가 낮아 현 시세로 외국에 팔 경우국민의 재산에 손실을 입힐 수 있어 매각 시기를 놓고 고민중”이라고 말했다.예컨대 포항제철의 경우 지금 외국에 주식을 내다팔면 주당 9만∼10만원선에 불과해 지난해말보다 주당 5만원 정도 떨어져 매각시기를 놓고 이런 저런 검토를 하고있다는 의미다. 곽태헌기자 tiger@
  • [오늘의 눈] 동아 채권단의 변명

    지난 5일 동아건설 고병우(高炳佑) 회장의 정치권 로비의혹이 불거지자 채권단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언지하에 무질렀다.공식 영수증 처리했다는 후원금은 어떻게 된 사연이냐고 재차 물었더니 “그런 게 어딨느냐”며 버럭 역정을 냈다.고 회장이 이미 이날 아침 기자들에게 시인한 대목이라고 ‘일러주자’ 그제야 허둥대기 시작했다. 현재 동아건설에는 서울 외환 한빛 조흥 등 7개 주채권은행이 15명의 경영관리단을 파견해놓고 있다.일단 의혹이 불거졌으면 즉각 확인작업에 들어가야 하는 게 순서다.그런데도 채권단은 ‘모르쇠’로 일관했다.바로 그 시각옆 사무실에서 고 회장이 기자들에게 “후원금을 낸 것은 채권단도 알고 있다”며 자신들을 끌고들어간 사실조차 까맣게 모른 채. 30여분 뒤,채권단 관계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장부를 모조리 뒤져봤지만 후원금으로 영수증 처리된 것은 단 한건도 없다”는 대답이었다. 어디 그뿐인가.인천 매립지 영농권이 고 회장의 친인척인 홍모씨에게 넘어간 과정은 차치하고라도 서원골프장 매각과정에서의 비리 의혹조차 채권단은동아건설이 자체 감사를 통해 매각 관련자를 배임혐의로 고발한 뒤에야 비로소 알아챘다.고 회장 퇴진운동이 두달여 동안 계속됐어도 채권단은 자신들이 뽑은 사람이라는 명분과 정부 눈치를 살피느라 용단을 내리지 못했다. 공사현장만도 160군데가 넘고 하루에도 1,000건이 넘는 자금결제가 들어오는데 15명의 인력으로 모든 자금 사용처를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채권단의 변명도 일리는 있다.그러나 로비의혹이 알려지자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만 한동아건설 노조원의 울분 앞에서 이 변명은 초라하다. “노동계로부터 그 욕을 먹으면서도 우리는 2,400억원의 상여금을 반납했다.점심을 못먹는 직원도 있었다.고 회장은 지난달까지도 동아건설과 대한통운양쪽에서 월급을 챙겨 한달에 2,000만원 이상씩 받아갔다.그래도 우리는 문제삼지 않았다.왜? 열심히만 해서 회사 살려주면 회장님이고 채권단이고 업고 다닐 마음이었으니까.”안미현 경제팀기자 hyun@
  • [외언내언] 경차

    자동차가 발명된지 한 세기를 거치는 동안 많은 발전을 거듭 했지만 ‘사람과 물건을 편하고 경제적으로 빠르게 이동시킨다’는 기본 기능엔 변함이 없다.자동차의 편리성 때문에 각국은 국민차를 대량 생산해 국민 모두가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정책을 편다.국민차의 공통개념은 기능성에다 차값이 한달치 월급정도로 저렴하고 운영비가 경제적인데다 안전해야 하기 때문에 경승용차가 주를 이룬다. 불멸의 경차는 독일의 폴크스바겐(Volkswagen)이다.독일어의 ‘국민+차’합성어인 폴크스바겐은 독재자 히틀러가 1936년 자동차왕 포르세박사에게 의뢰해 제작된 우스꽝스럽게 생긴 차로 ‘딱정벌레’로 더 유명하다.이 차는종전후에도 계속 생산돼 전후 독일부흥의 효자노릇을 했으며 76년 독일에서생산이 중단될 때까지 30년동안 처음 모델 그대로 1,900만대를 생산하는 기록을 세웠다. 포르세박사는 그후 시속 400㎞인 최고급 승용차 포르세를 제작했지만 세계자동차 애호가들의 ‘딱정벌레’에 대한 애정은 수그러들지 않았다.폴크스바겐사는 80년대 브라질에‘딱정벌레’공장을 옮겨 처음 모델대로 계속 생산해 수요자의 요구에 부응했다.경차가 60여년의 생명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각국이 경차에 대한 세제 혜택을 주는데다 값싼 차지만 기능이 우수하고유지관리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90년대 들어 국민차 조건을 갖춘 배기량 800㏄이하 경차의 생산을 장려했으나 보급이 안돼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중대형차에 비해 세제혜택이 크지 않는데다 실용성보다 ‘차종=신분’으로 보는 잘못된 사회인식으로인해 경차 보급이 한계를 보인다.우리나라 경차 비중은 5% 정도로 일본 30%,독일 24%,프랑스 23%,이탈리아 21%,영국 19%에 크게 뒤진다.자동차 선진국은 중대형차보다 경차를 국가경쟁력의 상징으로 보고 장려하고 있다.지금도 독일의 폴크스바겐 비틀이,영국의 로버미니,일본의 혼다 투데이가 바로 그런차이다.우리나라도 김수환(金壽煥)추기경이 티코를 탄 것이 화제가 되는 등경차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으며 경차생산 10년만에 종류도 다양해졌다.그후 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를 계기로에너지절약과 교통체증해소를 위해 경차의 공영주차장 할인제가 도입돼 경차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런 시점에서 서울시가 주차장 관리조례를 고쳐 오는 9월부터 경차의 공영주차장 할인제도를 폐지키로 한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시행 1년만에 제도를 바꾸는 멋대로 행정도 문제려니와 세수증대만을 고려해자동차문화의 정착과 국가경쟁력은 안중에 없는 근시안적 행정이 걱정된다. ◆李基伯 논설위원 kbl@
  • 고액연봉자 소득공제 확대 고심

    고액연봉자를 위한 소득공제 한도 확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까지 접대비의 10%내에서 영수증을 첨부하지 않아도 비용으로 인정받던 기밀비가 올해부터 법인세법이 바뀌어 완전히 없어졌다. 때문에 기업들이 가장 곤란해 하는 부분이 경조사비 등 영수증을 받을 수없는 비용을 어떻게 기밀비로 처리하느냐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영수증을 받지 못하거나 신용카드를 쓸 수 없는 지출이20∼30% 가량은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선진국들처럼 업무추진비를 봉급에 포함시키는 사례가늘고 있다.은행들이 선도적이다. 주택은행은 올해부터 임원들의 월급을 1,000만원에서 1,700만원 수준으로올렸다.대신 300만원 한도의 법인카드 사용액과 100만원의 판공비를 없앴다. 다른 은행이나 기업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은행장의 경우 연봉을 3억원까지 올리려는 곳도 있다. 고액 연봉자들의 불만은 세금 문제다.월급이 올라가면 근로소득세가 급증하지만 소득공제 한도는 1,200만원으로 정해져 있어 세금을 덜 낼 길이 없다. 업무추진비용으로 올려준 월급이 세금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재경부는 내년부터 소득공제 한도를 확대할 것을 검토키로 한 것은 이 때문이다.결국은 고액봉급자의 세금을 깎아주려는 것이다. 이유는 충분하지만 고액봉급자의 세금을 깎아주려는데 대한 반발이 예상돼당국이 고민하고 있다. 입법 추진 방침이 발표되면 시민단체나 서민층의 비난이 쏟아질 게 뻔하기때문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당장 입법할 수는 없고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부터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손성진기자 sonsj@
  • 급여지급도 첨단으로, 베스트나우, 실제 화폐 전환 불편없어

    월급을 사이버머니로 주는 회사가 국내에서 처음 등장했다. 인터넷 통합메시징 전문업체인 베스트나우(www.bestnow.com)는 25일 직원 21명의 5월 급여 5,000여만원을 사이버계좌 씨포켓(www.cpocket.com)을 통해지급했다. 이 사이버머니는 시중은행의 일반계좌와 연결돼 있다.이체가 가능해 실제화폐로 환전할 수 있다.계좌 이체나 환전할 때 수수료는 없다.1원 단위까지빈틈없다. 회사측은 은행계좌와 거의 같은 기능을 갖는다고 말했다.인터넷상에서 잔액조회 및 거래내역 조회가 가능하다.다른 사람에게 사이버 자금을 이체할 수도 있다.대금을 지불할 때 이용자에게 e-메일을 보내는 등 고객 보호에도 신경썼다. 이 회사 노승환(盧承煥) 대표는 “전자상거래를 실체화하고 인터넷 업체가솔선수범하려는 취지에서 회사의 모든 거래에 확대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씨포켓닷컴은 다양한 형태의 사이버 결제 서비스를 계획중이다.이를 위해종합 쇼핑몰,유료 서비스 제공업체,CP(컨텐츠 제공업체)등 1000여 인터넷 사업자들을 확보해 놓았다. 박대출기자 dcpark@
  • 공무원 인사혁신/ 중앙인사위 출범 1년 현황·과제

    공직 사회의 인사 패턴이 크게 바뀌고 있다.자리만 있으면 월급을 받던 ‘철밥통’ 시대는 가고 성과에 따라 대우를 받는 ‘능력급’ 시대가 눈앞의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업무 성과에 따라 급여를 달리하는 ‘연봉제’와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개방형 임용제’가 도입돼 이미 시행 중이고,채용 및 승진때 반드시 전문심의기구를 거쳐야 임용하는 절차도 마련됐다.또한 50여년간 공무원 인사·보수의 기준이 됐던 ‘계급제’의 폐지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대통령 직속기구로 출범한 중앙인사위원회가 공직의 인사 개혁에서 일으킨 변화의 큰 물결이다.인사위의 주요 인사개혁 정책과 이에 따른 앞으로의 과제를 24일 탄생 1주년을 맞아 짚어 본다. ■계급제 폐지 1∼9급의 신분제적 계급제와 계·과·국장 등 계층적 직위제를 둔 이중적이고 경직된 현재의 계층·계급구조를 없애거나 보완해 정보·지식화 사회에 적합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인사위의 시안은 국장급 이상은 직무를 분석한 뒤 적격자를 앉히는 ‘직위분류제’를,과장급 이하는 직무를 먼저 주고 능력과 성과에 따라 보수를 주는 ‘보수등급제’로 하는 안이다. 인사위는 이에 대한 기초작업으로 시범실시 기관인 외교통상부 기상청을 시작으로 각 부처의 직무분석 작업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 제도는 공직의 인사관리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어서 공정하고 정확한 직무 분석이 선행돼야 하고,이 작업 또한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각 부처의 반발도 암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인사위가 이 제도가곧바로 시행되는 것이 아닌만큼 적용을 기존의 공직자를 대상으로 할지 새로공직에 들어오는 사람부터 적용할 것인지를 여론의 추이를 봐서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장급 인사 심의 정실을 배제하고 공정한 인사를 하도록 하는 ‘사전 통제역할’을 하는 절차다.각 부처가 제출한 3급이상 인사안을 5명의 위원으로구성된 인사위원회에서 심사한다. 그동안 758건 채용 및 승진 심의를 했다.이 중 72건을 보류하고 9건은 부결하는 등 부처에서 올린 안에 제동을 걸었다.특히 지난해 7월 재정경제부에서제출한 조달청 차장(1급) 채용건은 김모 국장(행시 14회)보다는 이모 조달청 서울청장이 적합하다는 이의를 제기해 공직에서는 충격일 정도로 파장이컸다. 현실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일반 별정 계약직의 채용·승진에만 심사를 할 수 있어 특수직과 전보 사항에 대해서는 심의를 하지 못하는 것도한계로 보인다.또한 각 시·도 국가직의 경우 선택의 폭이 좁아 올린 안이그대로 통과되는 경우가 많아 ‘옥상옥’으로 폄하받기도 한다. ■개방형 직위제 38개 정부기관의 실·국장급 130개 직위(전체의 20%)를 개방형 직위로 선정,공직 내외에 개방해 놓았다.결원이 발생하면 공개모집을통해 임용한다.현재 국립중앙박물관장 등 12개 직위가 충원됐고 국가보훈처제대군인정책관 등 15개 직위는 충원을 준비중이다. 국가인재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공무원 민간인사 등 전문가 6만여명의자료를 수록해 놓았다.지금까지 이를 활용,12개 부처의 20개 직위에 550여명을 추천했다. 이밖에 국장급(3급)이상 고위직에는 연봉제가 도입돼 운영중이고,전문성을높이기 위해 공무원이 1∼2년정도 민간기업에 파견 근무하는 ‘고용휴직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중이다. 정기홍기자 hong@. *공직자 고위·하위직시각 엇갈려. 일반 행정부처에서 바라보는 중앙인사위원회의 시각은 대체로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특히 1∼3급 채용·승진자의 임용 적격성 사전심사를 놓고 고위공직자들은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행정자치부의 국장급 인사는 “인사위 출범으로 고위직 인사에 있어서 각부처가 좀더 신중을 기하게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부처내에서 충분한 검증을 거쳐 임용을 하는데 인사위가 다시 적격성 심사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솔직히 말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도 “임용절차와 같은 적경성 심사보다 인사정책을 개발하는 등 인사시스템 개혁에 무게를 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앙인사위는 공무원의 인사정책 및 인사행정 운영 기본 방침의 심의·의결을 주 기능으로 하고 있다.그러나 지난 1년동안 일반 행정부처에 비쳐진 것은 채용 승진자의 임용 적격성 사전 심사와 개방형 직위 도입 등에관한 사안들이었다. 물론 고위 공무원들과 직접 연관된 사안들이기 때문에 더 관심을 가졌는지모른다. 이같은 고위직 공무원들의 반응과 달리 하위직 공무원들은 인사위에 기대를하고 있다.고위 공무원 인사가 지금까지 연공서열과 정실로 흐른적이 많았는데 인사위가 새로운 ‘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중앙부처의 한 6급 공무원은 “처음 인사위가 출범했을 때만해도 별로 기대를 걸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종전의 중앙승진심사위원회와 달리 고위공직자에 대한 실질적 심사를 하는 것을 보고 필요한 조직임을 느끼게 됐다”고말했다. 홍성추기자 sch8@
  • ‘스트레스 자살’ 첫 産災판결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첫 판결이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박해식(朴海植) 판사는 21일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한 오모씨(35)의 부인 이모씨가 “해외근무 취소로 남편이 좌절해 자살한것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不)지급 처분취소 청구소송에 대해 “피고는 유족보상금 등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금까지는 각종 사고나 질병의 악화 등 신체적 피해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을 뿐 정신적 피해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았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업무상 재해에 대해 ‘업무 수행중 발생한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해고 또는 감원 위협이나 상사의 괴롭힘,성희롱 등에 시달렸던 정신적 피해자들의 유사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오씨는 미국 지사 근무라는 희망 하나로 월급도 훨씬 적고 전공도 아닌 분야에서 과중한 업무를 무리하게 담당해 왔지만 회사의 경영이 악화돼미국 근무가 좌절되고,자신이 추진하던 외국 회사와의 투자 협상도 결렬되면서 자책감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따른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소 개인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업무상스트레스에 의한 것이 명백한 만큼 업무 수행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업무상 재해”라고 밝혔다. 대기업인 S사 네트워크 팀장으로 근무하다 97년 말 미국 지사 근무를 조건으로 중소 무역업체인 K사 국제영업부 차장으로 특채된 오씨는 미국 지사에파견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거의 매일 야근하는 등 과중한 업무를 도맡아 해왔지만 IMF 이후 경제사정 악화로 98년 6월 미국 파견이 취소되자 크게 좌절,우울증에 시달리다 같은해 12월 회사 기숙사에서 목숨을 끊었다. 부인 이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업무상 재해에 따른 유족보상금 등을 지급할것을 요구했지만 근로복지공단측이 “미국 지사 근무 취소를 비관한 자살은자해행위일 뿐 업무상 재해가 아니다”라며 지급을 거절하자 지난해 8월 소송을 냈다. 이상록기자 myzodan@
  • 신장병 치료하려 ‘가정 포기’

    만성 신장병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위장 이혼에 내몰리는 등 가정파괴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신장협회 부산지부는 19일 부산지역의 만성 신부전증 환자가 2,500여명에 이르며 이들 상당수가 이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이혼한 이유는 무료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을 받기 위해서다. 신장병 환자의 한달 치료비는 혈액 투석과 약값 등으로 70만∼100만원 수준이다.1주일에 2∼3차례 4시간씩 치료를 받기 때문에 환자 대부분이 직업을갖기 어려우며,이들은 생활보호대상자 지정을 희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생활보호대상자 지정요건으로 만 18세 이상의 부양가족이 있으면 안되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이혼을 선택하고 있다.가족 등 보호의 손길이 필요한 환자들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가정을 포기하는 것이다. 14년째 신장병을 앓고 있는 심모씨(52·여)는 택시를 모는 남편의 월급으로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96년 위장 이혼했다.현재는 남편과 연락이 끊긴 상태다. 97년부터 치료를 받아온서모씨(64·여)는 지난 98년 8월 남편과 위장 이혼한 뒤 가족을 잊을 수 없어 1주일에 1∼2차례 집에 찾아가 청소를 해주다 위장 이혼이란 사실이 발각돼 지난 2월 생활보호대상자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가족과의 인연을 끊어야 살 길이 마련되는 셈이다. 대한투석전문의사협의회 전건웅(全建雄)회장은 “올해부터 만성 신장병 환자들이 장애인으로 등록돼 부분적으로 혜택을 받기는 하지만 파탄 지경의 환자와 그 가정을 보호하기에는 미흡하다”면서 “결핵처럼 가족과 관계없이무료 치료 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장애인총연합 이복남(李福男)사무총장은 “여성 환자의 70% 이상이 이혼 선택에 내몰리고 있으며 남자들도 이혼율이 40%를 넘고 있다”면서 “가정 파탄을 조장하는 정책을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 [오늘의 눈] 지구당 유급당원 논란

    돈 안쓰는 정치를 위해 지난 2월 개정된 ‘정당법’이 채 시행도 되기 전에또 다시 개정될 낌새다. 여야는 당시 정당법을 손질하면서 오는 8월 17일부터 적용되는 이 법 제30조에 “정당의 유급 사무직원은 중앙당에 150명 이내,당 지부에는 5인 이내로 한다”고 ‘유급 사무원 수’를 못박았다.그러면서 지구당 유급 사무원에대해서는 아무런 조항을 명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최근 정당사에 획기적인 ‘유권해석’을 내렸다.“지구당에 유급당원을 둘 수 없다”는 게 그것이다. 선관위 해석에 따르면 지구당 사무실이 폐쇄될 수 밖에 없다.요즘 같은 세상에 유급직원 대신 자원봉사자로 사무실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지구당 사무실은 돈 먹는 ‘하마’와 같다.사무실 임대료에다 고정 직원 2∼4명의 월급,전화요금,지역 주민 경조사비 등 월 평균 1,000만원은 보통이다. 의원들의 세비(歲費)를 고스란히 쏟아 부어도 모자라는 큰 돈이다.여야 중진은 이 보다 2∼3배 더 쓴다는 게 통설이다. 이런 만큼 선관위의 유권해석은 돈 안쓰는 정치를 학수고대했던 모두로부터박수를 받을 만 하다. 여야가 선거법을 개정할 당시 더 이상 손을 못대도록아예 이 규정도 넣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이를 외면한 채 유급 당원을 둘 수 있도록 정당법 관련조항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돈 안쓰는 정치를 하겠다”고 언제 그랬느냐는 식이다. 지구당 사무실 폐쇄에 보다 적극적이었던 여당이 먼저 이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당 박상천(朴相千)총무는 17일 열린 지도위원회에서 “선관위의 유권해석은 현실적으로 여야가 지구당을 존속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고 “법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야당의 협의를 거쳐 정당법 보완을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이에 야당도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공감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구당 사무실 폐쇄는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의 ‘담보장치’라는 생각이 든다.그렇다면 선거법 개정 당시 “돈 안쓰는 정치를 하겠다”고 한 약속이 공염불(空念佛)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오풍연 정치팀차장 poongynn@
  • 우수 공기업 인사·예산 자율권

    정부는 경영실적이 우수한 정부투자기관(공기업)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인사·조직·예산 등의 자율권을 주기로 했다.또 정부투자기관의 경영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상여금 차등폭을 확대해 경영혁신을 유도하기로 했다. 기획예산처의 한 관계자는 14일 “한국전력을 비롯한 13개 정부투자기관중올해의 경영실적이 특히 우수한 곳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자율권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수한 정부투자기관에 대해서는 정부투자기관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2001년 정부투자기관 예산편성지침’ 통보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예산편성지침에는 인건비 예산 등 반드시 지켜야할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우수한 정부투자기관은 인사·조직·예산 등을 다른 정부투자기관보다는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 인원 순증(純增)도 이뤄질 수 있고 월급인상폭도 다른 정부투자기관보다는 높을 전망이다. 정부는 또 올해에는 경영실적 평가에 따라 정부투자기관별로 차등지급되는인센티브 상여금의 차등폭을 확대하기로 했다.경영혁신을 유도하고 정부투자기관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3개 정부투자기관별 인센티브 상여금 차등폭은 290%로 전년의 150%보다 대폭 확대됐으나 올해에는 350∼400% 정도로 더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대학교수 공인회계사 경영컨설턴트 등 공기업 분야 전문가 30명으로 구성된 경영평가단이 지난 3월부터 13개 정부투자기관의 경영실적에 대한 평가작업을 하고 있다.결과는 다음달 발표한다. 평가대상 정부투자기관은 한전·수자원공사·농어촌진흥공사·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대한광업진흥공사·도로공사·석유공사·농수산유통공사·관광공사·토지공사·주택공사·석탄공사·조폐공사 등 정부의 지분이 50% 이상인공기업이다.지난해에는 수자원공사와 한전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곽태헌기자 tiger@
  • 금융기관 ‘국민혈세 파티’

    공적 자금을 투입받은 금융기관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위에 이르고 있다. 국민 혈세를 수혈받아 간신히 빈사상태에서 벗어난 은행들이 숨돌리기가 무섭게 최고경영자(CEO)의 급여를 대폭 올리고 직원들에게 명예퇴직금을 대거지급하는 등 모럴 해저드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관계당국의 감독 및 사후관리는 허술한 실정이다. 5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받은 제일은행은 지난달 3일부터 일주일간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230명에게 명퇴금을 지급했다.통상 은행들이 8∼12개월치 명퇴금을 지급하는데 비해 제일은행은 무려 30개월치를 지급하는 파격적 특혜를 줬다.1인당 평균 1억원의 명퇴금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올 1·4분기에 757억원의 흑자를 달성하는 등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경영정상화 작업이 진행중”이라면서 “지나치게 상층부가비대한 인력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명퇴를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재무구조가 건실한 우량은행조차 명퇴금이 최고 18개월을 넘지않는현실을 감안하면 제일은행이 ‘국민세금으로파티를 벌였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또한 각각 3조2,500억원과 2조7,179억원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한빛은행과 조흥은행은 지난 3월 주주총회때 나란히 CEO의 급여를 곱절 올렸다.스톡옵션제도 도입했다.이에따라 한빛은행 김진만(金振晩) 행장의 기본급(연봉)은지난해 1억5,000만원에서 3억2,500만원으로 뛰었다.여기에 경영목표 100% 달성 조건으로 3억2,500만원의 성과급과 스톡옵션 30만주를 받았다. 조흥은행 위성복(魏聖覆) 행장의 연봉도 1억원에서 2억6,000만원으로 올랐다.26만주의 스톡옵션도 받았다.김 행장과 위 행장의 스톡옵션 행사가는 5,000원.현재 두 은행의 주식은 1,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두 은행은 “행장의 연봉을 크게 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외부에서 특채해 온 전문행원의 월급에도 못미친다”면서 “급여체계 현실화도 정상화 작업의일환”이라고 강변했다. 그런데도 금융당국의 감독은 느슨하다.제일은행 호리에 행장은 12일 기자들이 99년도 재무지표 공개를 요청하자 “뉴브리지캐피탈이 인수하기 전”이라며 거부했다.정부 연·기금으로 후순위채를 지원받은 광주은행은 대손충당금을 수치대로 쌓지 않았다가 회계법인의 지적을 받고 서야 부랴부랴 수정하기까지 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됐음에도 여전히 은행경영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는것이다. 한국은행의 한 임원은 “제일은행이 외국인 임원에 30억원대 연봉과 100평이 넘는 주택을 제공해 내부에서조차 위화감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공적자금을 투입받은 은행이 스톡옵션제를 도입하고 행장의 월급부터 대폭 올리는 것은 분명 심각한 모럴 해저드”라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이번엔 ‘교원봉급’ 논쟁 후끈

    행정자치부,기획예산처 등 정부부처 홈페이지 게시판에 일반직 공무원과 교원간의 봉급논쟁이 뜨겁다. 교총이 “교원 봉급은 같은 근무연수의 일반직 공무원들보다 낮은 실정”이라면서 “유능한 교원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봉급을 대폭 올려야한다”고주장한 것이 불씨가 됐다. 이같은 내용이 최근 일부 언론 등에 보도되자 행정자치부와 교총,중앙인사위원회,공무원모임 ‘다산’ 등 공무원관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연일 비판과 찬성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글을 올린 일반직 공무원들은 “비교대상이 적절하지 않았고,근거자료도 한단체의 이익이 담긴 부정확한 것”, “공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교사의 자질문제를 논하면서 일반직 공무원의 봉급을 비교한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모씨’(아이디)는 “신규교사 초봉은 103만원이고 대졸자가 대부분인 7급의 초봉은 78만원”이라면서 “직급에 따라 봉급이 달라지는 일반공무원과단일호봉제를 적용하는 교원의 봉급을 비교한 것은 단순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실제 일반직 공무원과 교원의 봉급을 비교하면 교사의 봉급수준이 낮은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사지망생’(아이디)은 “과중한 업무에 비하면 교사월급은박봉이다.일반직 공무원들이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또 한 네티즌은 “일반직 9급은 고졸수준,7급은 전문대졸 수준에 맞추는 공무원봉급책정에 따라 같은 대졸봉급수준인 5급과 신규교사의 월급을 비교하면 교사 월급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고 거들었다. 다른 한 네티즌은 “이같은 봉급논쟁은 누워서 침뱉기”라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일하는 공무원들은 이런 비효율적인 논쟁은 피하자”고 글을 올려 “공감한다”는 지지를 얻기도 했다. 또 교원봉급을 2004년까지 20만원 올리겠다고 교육부장관이 밝힌 데 대해“예산확보 방안도 없는 상황에서 그야말로 공약(空約)에 불과할 것”이라며비판하는 글도 올랐다. 실제 공무원보수제도를 담당하는 중앙인사위나 기획예산처 등도 “예산관련부처와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여 교육장관의 발표는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최여경기자 kid@
  • 교원 월급 5년내 20만원 올려

    교육부는 내년부터 초·중·고교 교사의 본봉을 4만∼5만원씩 올려 2004년이나 2005년까지 월평균 20만원 가량 올리기로 했다. 문용린(文龍鱗)교육부장관은 8일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16층 대회의실에서가진 12개 교육관련 시민단체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공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교원들의 위상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중견기업체와 비슷한 수준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문장관은 “교원의 월급 인상은 교단 안정과 우수 교사 확보에 도움을 줘장기적으로 질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교원 연수와 평가제도 도입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원들의 본봉이 20만원 오르면 상여금(연간 400%)·정근수당(〃 200%)·가계지원비(〃 250%) 등 본봉을 기준으로 한 각종 급여도 인상돼 연봉이 크게높아질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원의 월급을 이처럼 인상하기 위해서는 해마다 1조5,000억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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