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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듀토피아/ 모스크바 유일의 한민족교육기관 1086학교 엄넬리교장

    “우리가 심고 가꾼 코스모스 꽃길…,친구들과 함께 걸어갑니다.” 초등학교 4학년생인 러시아인 이고리(9)양은 한국어책에나오는 ‘꽃길’이라는 시를 또박또박 읽어 나갔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남서쪽 베젠스키가에 위치한 1086학교(교장 엄넬리)에서는 한국어수업이 한창이다. 1086학교는 모스크바시가 운영하는 공립 학교이자 유일한 한민족(韓民族) 학교이다.또 95년 유네스코가 선정한 러시아내 소수 민족 8대 우수학교이며 대학 진학률이 평균 98%에 이르는 모스크바의 제일 명문이기도 하다. 1086학교는 지난 92년 9월 교포 4세인 엄넬리(62·여) 교장의 피나는 노력끝에 세워졌다.때문에 엄 교장의 삶은 곧 1086학교나 다름없다.엄 교장의 한국 이름은 엄복순(嚴福順)이다. “소련 해체 이후 고려인들의 자녀들에게 한민족의 뿌리와 얼을 일깨워 줘 당당하게 러시아 시민으로 살아가도록교육할 필요성을 절감했지요.그래서 러시아 교육부와 모스크바시를 드나들며 차관과 시장을 설득한 끝에 승인을 받아냈습니다.”엄 교장의 설립 당시에 대한 설명이다.학교의 운영비는 전액 모스크바시에서 댄다. 엄 교장은 학교를 설립할 당시 한국말을 제대로,아니 거의 못했다.하지만 지금은 전혀 막힘이 없다.한국어 수업을 맡을 정도로 유창하다.교육학 박사학위도 3년전에 취득한 학구파다. 엄 교장은 현재 스스로 한국어를 터득한 경험과 100여권의 한국어책을 토대로 한국어 교본을 제작,조만간 발간할예정이다. 전체 798명의 학생들은 50여개 민족으로 이뤄졌다.고려인이 55∼65%,러시아인 35%이다.일본·미국·중국·베트남의 학생들도 50여명에 이른다.한국인의 자녀도 43명이나 다닌다.공립인 만큼 일정 비율은 고려인이 아닌 타민족의 학생에게 할애되고 있다.교사는 56명이다. 엄 교장은 “상당수의 고려인 학생들은 이 곳에서 배우기 위해 멀리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타지키스탄 등에서 왔다.”면서 “입학을 희망하는 고려인 학생들이 많은데 모두 수용하지 못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1086학교의 교육과정이 설립 취지대로 한민족적이다.수업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차임벨도 ‘아리랑’으로 되어 있다. 방과후 특별활동에는 태권도와 민속무용 시간도 들어 있다.태권도를 가르치는 사범은 ‘차렷,준비,앞차기…’ 등 모든 용어를 한국어로 쓴다. 4평 정도의 온돌로 된 예절방도 갖췄다.차 마시는 법,절하는 법 등 한국의 예절을 가르치기 위해서다. 미술실에는 한복과 함께 러시아의 전통의상이 걸려있다.학생들은 자매결연한 서울시교육청 등에서 보내준 한복을입고 교육을 받는다. 한국어 시간도 1∼4학년까지는 주 2시간,5∼7학년까지는주 3시간이나 편성됐다.학생들은 수업 시작에 앞서 선생님들에게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다.다른 민족의 학생들도 전혀 거부하지 않는다.오히려 자연스럽다. 중학교 1학년인 함올가(11)양은 “처음에는 낯설었지만지금은 재미있다.”고 짧게 한국말로 말했다. 1086학교에 입학하려면 해마다 평균 10대 1 이상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이를 증명하듯 지난해 졸업생 56명 가운데 러시아 최고 명문인 모스크바 국립대에 10명,모스크바 국제관계대에 21명,바우만공대에 6명이 입학했다.한명만을 빼고 나머지 모든 졸업생들이 대학에 들어갔다.모스크바 3600개 공립학교 가운데 최고 성적이다. 엄 교장은 지난 97년 교육자로서 최고의 영예인 러시아연방 최우수교장 훈장을 받았다.부상은 아파트 한채였다.77년 레닌훈장을 받은 적도 있다.때문에 모스크바시의 어떤 학교에 비해서도 학생 선발이나 독자적인 교사 임용 면직권 등 파격적인 우대를 받고 있다.월급도 많다. 하지만 월급은 우수 교사들의 보너스로 나눠주는 등 학교재정으로 고스란히 들어간다. 엄 교장은 “한민족의 긍지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민족·인종 차별을 받지 않고 떳떳하게어깨를 펴고 교문을 들어서는 학생들을 보면 더없이 뿌듯합니다.”라며 2평 남짓한 교장실로 발길을 옮겼다. 모스크바 박홍기 특파원 hkpark@ ■러시아 교육제도는 러시아는 초·중·고교를 비롯,대학까지 모든 교육의 무상교육을 표방하고 있다.하지만 국가의 재정난 탓에 대학은 사실상 국가 지원이 중단된 상태이다. ◆유치원=2000년 기준,5만 6639곳에 437만명이 다닌다.7세 이하의 어린이는 지역내 유치원에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다.구 소련의 유아교육 강화에 따라 시설이나 교육내용이우수하다. ◆초·중등학교=7만 3123개교에 2445만명이 재학중이다.학제는 기본적으로 1∼11학년제이다.수업 연한은 초등학교의 경우,3∼4년,중학교는 5년,고교는 2∼3년이다.학교명은개교 연도와 설립 목적에 따라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한다.모스크바 No.1086학교가 그 예이다. 영재교육을 목적으로 한 특수학교는 수학·과학·음악·미술·체육 등 해당 분야의 우수학생들이 입학하고 있다. 보통 중등교육을 마친 학생 중 30%는 대학 진학,55%는 취업을 위한 직업 훈련,15%는 공공봉사기관에서 직업과 학업을 병행한다. ◆고등교육기관=국립대 587개교,사립대 334개교에 모두 355만명이 재학중이다.러시아의 대학은 전통적으로 학사와석사과정을 통합한 5년제이다.90년대 중반부터 대학과정을 4년제로,석사과정을 2년제로 개편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종합대학은 대도시에 45개교가 있다.단과대학은 공학·의학·경영·항공·외국어 등 전문 분야로 특성화됐다.종합대학과 단과대학간의 질적인 차이가 없다.대학 졸업생들은 개인 사업이나 외국계 회사 취업을 선호한다. ◆교원=교원 보수의 빈약으로 우수 인재의 교원기피 현상이 심각하다.초·중등교원은 미화로 월 50∼100달러,대학교수 역시 50∼150달러 수준이다.따라서 첨단 과학인력·외국어 분야의 전문인력들이 해외로 나가는 추세가 해마다 늘고 있다. ◆학비=최신 시설을 갖춘 기숙사형 학교의 학비는 연 8000∼1만달러,일반 사립학교는 연 3500∼6000달러,외국 학교는 연 1만2000∼2만1000달러 선이다. ◆한국 유학생=지난해 11월 현재 1200여명에 달한다.지역별로는 모스크바에 700명으로 가장 많다.모스크바 국립대에 230명,마치항공대에 53명,차이코프스키음악원에 53명,그네신음악원에 36명이다.상트 페테부르크에 230명,블라디보스토크와 사할린 등 극동지역에 122명이 있다.
  • 외국어 原語民강사 5000명 증원

    오는 2007년까지 전국 초·중·고 2개교에 1명꼴로 외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원어민(原語民) 보조 교사가 배치될전망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6일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2007년까지 5년 동안 해마다 1000명씩 증원,모두 5000명의 원어민 보조교사를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나가기로했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재정경제부가 구상하고 있는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의 실현’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초·중·고교생 및 교사의 외국어 교육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원어민 보조교사를 대폭 증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방안에 따르면 1년 계약으로 원어민 보조교사를 내년에 1000명을 초청한 뒤 해마다 1000명씩 늘려 2007년까지 영어 4150명,일본어 700명,중국어 150명 등 모두 5000명을 선발해 초·중·고교를 2개교씩 묶어 1명씩 배치하기로 했다.현재 전국 초·중·고교는 1만 60개교이다. 지난해 채용된 원어민 교사 139명은 일선 학교가 아닌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과 180개 지역교육청의 교원연수원등에 배치돼 교원들의 영어교육을 맡고 있다. 원어민 교사들은 3등급으로 나눠 초빙된다.초·중등 교육과정을 외국에서 마친 교포로 학사학위와 함께 교원 자격증이 있으면 우선 채용할 계획이다.1등급은 교원자격증 소지에 영어교육훈련 경력이 2년 이상,2등급은 교원자격증에 영어교육훈련 경력이 1년 이하,3등급은 학사학위만 소지한 외국인이다. 월급은 1등급의 경우 현행 200만원에서 300만원,2등급은 180만원에서 270만원,3등급은 16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대폭 인상,외국인의 지원을 유도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해마다 평균 330억원의 엄청난 규모의 신규 예산 확보와 함께 해외에서 보조교사로서 적합한 원어민의 유치가 관건이다. 박홍기기자 hkpark@
  • 월드 Biznews/ 맥도널드 매장 확대 이원화전략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맥도널드가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위해 두가지 전략을 내놓았다.국내외에서 기존 맥도널드의 점포를 계속 확장하되 해외 시장에 더 큰 비중을 두고 미국 내에서는 ‘비(非) 햄버거’ 체인망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잭 그린버그 맥도널드 회장은 23일 일리노이스 오크 브룩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 참석,“해외 시장의 기회는 거대하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계속 증대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맥도널드의 성장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임원들의 월급을 동결하고 보너스도제한한 점을 강조했다. 맥도널드는 올해 미국 내 359개를 포함,전 세계에 걸쳐 1300∼1400개의 매장을 신설할 것이라고 밝혔다.특히 햄버거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개발도상국 시장에 초점을 맞춰,현재 430개의 매장을 둔 중국에만 122개를 신설할 계획이다.그러나 경제 후퇴로 영업기반이 악화되고 있는 중남미 지역에서는 매장을 늘리지 않을 방침이다.맥도널드는 현재 121개국에 3만여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미국에서도 매장을 늘릴 계획이지만 수익 창출보다 시장점유율 유지 차원이다.대신 피자나 치킨 등 비 햄버거 체인점의 사업 확충에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미국 내 햄버거시장은 버거 킹이나 웬디스와의 경쟁이 치열한데다 햄버거의 수요가 느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미 인수한 멕시코 스타일의 스테이크 전문점 ‘치포트리’나 도나토스 피자,치킨 전문점인 ‘보스턴 마켓’ 등의 매장은 100∼150개 정도 확충할 계획이다.특히 이들 매장들은 전통적인 패스트 푸드점보다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가정식 요리같은 맛을 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매튜 폴 재무담당 최고경영자도 이날 “적어도 1000개의매장을 거느릴 수 있는 비 햄버거 시장에서의 새로운 상표를 찾고 있다.”며 “현재 맥도널드 전체 수익의 1%를 차지하는 비 햄버거 부문의 비중을 2%까지 끌어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mip@
  • 민주노총 파업 26일 고비

    민주노총 연대파업 3일째인 24일 금속,보건의료노조에 이어 민주택시연맹 소속 노조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민주택시연맹은 이날 “밤샘협상을 벌였으나 사납금제 철폐,월급제 실시 등의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은데다 사용자측이 불성실한 자세로 교섭에 임해 오늘 오전 4시부터서울,인천,광주 등 전국 106개 사업장 6500여대(조합원 9000여명)가 일제히 파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이날 전국 69개 사업장 4140대(조합원 6337명)가 파업에 참가했으며,지역별로는 인천 지역이 29개 업체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했다. 그러나 연맹 소속 사업장이 전체 택시업계에서 차지하는비중이 20%가량으로 낮아 서울 등 대부분 지역에서 심한교통난은 빚어지지 않았다. 방용석(方鏞錫)노동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6일민주노총의 집회를 계기로 파업 규모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며 “필수공익사업장을 비롯해 불법 파업에 대해서는사용자측의 고소고발 등이 있으면 법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날 파업에 들어갔던보건의료노조 산하 원광대병원,음성성모병원,울산병원 등 15개 병원 2800여명은병원 로비 등에 모여 이틀째 파업을 지속,일부 병원에서는 진료 차질 등 환자들의 불편을 겪었다. 파업 3일째를 맞는 금속노조 산하 16개 사업장 6500여명도 전면 또는 부분 파업을 이어갔으며,공공연맹 산하 사회보험노조와 경기도 노조도 이틀째 파업을 벌였다. 오일만기자 oilman@
  • 선출직단체장 ‘감옥서도 봉급’

    ‘구속된 단체장에게도 급여와 각종 수당을 100% 지급해야 하는가.’ 선출직인 지방자치단체장들은 각종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상태에서도 일반 공무원과 달리 급여와 각종 수당을 그대로 받아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반 공무원의 경우 형사사건으로 구속되면 검찰의 해당기관 통보와 함께 직위해제 처분을 받도록 지방공무원법에 규정돼 있다.직위해제와 함께 급여가 80%로 줄어들고 직위해제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도 직위를 부여받지 못하면봉급의 50%만 받게 된다. 그러나 선출직인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징계처분규정이 없어 형사사건으로 구속돼도 직위해제되지 않고,단체장직을수행하지 않아도 신분은 유지하기 때문에 급여가 그대로지급되는 실정이다. 24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3월 구속된 유종근 전북지사의 경우 월급여 545만 2916원과 복리후생비 8만원,직급보조비 60만원,직책급 업무추진비 90만원 등 모두 703만 2916원을 아직까지 받고 있다. 지난 9월 구속된 김상두 전북 장수군수도 월급여 466만 7666원과 복리후생비 8만원,직급보조비 40만원,직책급 업무추진비 58만 5000원 등 모두 573만 2666원을 8개월여째 그대로 받고 있다. 문희갑 대구시장 등 구속된 다른 자치단체장들도 사정은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자치단체 공무원들은 단체장이 선출직이라고하지만 지방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에 구속될 경우 이에 상응하는 급여상 불이익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있다. 특히 단체장은 구속될 경우 부단체장 권한대행체제로 들어가기 때문에 사실상 하는 일이 전혀 없어 구속기간에 급여와 수당을 그대로 지급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오는 7월부터 시행하기 위해 입법예고된 지방자치법 개정안에도 단체장이 구속기소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되더라도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기 전에는 업무를 볼 수 없고 부단체장 권한대행체제를 유지토록 하고 있으나 급여에 대한규정은 없는 상태다. 전북도 공직협 이정천 회장은 “선출직인 단체장도 구속기소될 경우 일반직 공무원과 같이 지방공무원법을 적용해 처음 3개월 동안은 급여의 80%, 그 이후엔 50%만 지급해야 형평성에맞는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칸에서 만난 사람/ ‘슈미트를 위하여’ 주연 잭 니컬슨

    [칸 손정숙특파원] 칸 영화제에 참가하는 잔재미의 하나는 할리우드 스타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경쟁부문진출작 ‘슈미트를 위하여’의 타이틀 롤을 맡아 22일(현지시간)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잭 니컬슨(66)도 대상 중의하나다.검은 콤비 상의에 하얀 셔츠,진갈색 안경의 경쾌한 차림새가 무색하게,특유의 허스키한 저음이 답변 하나하나에 무게감을 실어줬다. “젊은 시절 ‘이지 라이더’로 첫 방문한 이래 숱하게칸을 드나들었네요.칸은 할리우드완 다르지만 나름의 독특한 활기가 느껴져요.” 영화속 슈미트는 은퇴한 보험계리인.직업 탓에 누구보다생명을 관리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며 정신없이달려왔다.하지만 아내가 죽고 딸마저 보잘 것 없는 남자와 결혼하겠다며 자신을 거역하자 진한 절망감에 휩싸인다. “감독이 요구한 건 하나,‘스몰 맨’이 되라는 거였죠.평생을 월급봉투에 매여 살아온 소시민이 모든 게 끝난 뒤한평생을 돌아봤을 때의 그 공허감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의 의도는 적중했다.22일 시사후 쏟아져나온평들은 하나같이 그의 연기에 대한 감탄사로 가득했다. 잭 니컬슨은 ‘차이나 타운’‘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가다’‘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등을 통해 두말할 필요 없는 대배우가 됐다.그런데도 40대 초반 젊은 감독 알렉산더 페인의 러브 콜에 기꺼이 응했다.그의 변은 역시 대배우답다. “누구나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하지만 그 열쇠는 좋은감독을 만나는 거라는 걸 아는 이는 드물다.삶의 진실을추구하는 감각있는 젊은이와의 작업은 내겐 또 다른 열쇠같은 거였다.”
  • 택시 오늘 파업 가세

    보건의료노조 산하 강남성모병원 등 일부 병원들이 23일파업에 들어간 데 이어 민주택시연맹 소속 8000여대의 택시가 24일 오전 4시부터 파업에 들어간다. 노동부는 23일 현재 강남·음성 성모병원,울산병원 등 3곳이 전면 파업 중이며,고려대·이대·경희대 의료원,상계 백병원,서울백병원,원광대·경북대병원 등 13개 병원이부분 파업을 벌이고 있다고 집계했다. 파업 병원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데다 파업에 들어간병원들도 수술실이나 응급실,중환자실 근무인원은 가세하지 않아 극심한 진료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다. 강남성모병원은 이날 오전 7시 병원 1층 로비에 강남·여의도·의정부 성모병원 지부 노조원 1000여명이 모여 집회를 가졌으나 수술실과 중환자실,응급실,분만실,신생아실,인공신장실 등 특수 부서의 노조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이날 오전 수술실 11개 중 4개만 가동돼 예약된 수술의 절반 이상이 취소됐다.차영덕(49·여)씨는 “남편이 암수술을 받기로 돼 있었는데 취소됐다.”며발을 동동 굴렸다.일부 병원 노조는 위급환자를 위해 ‘5분 대기조’를 운영했고,병원 입구에 ‘환자에게 드리는글’을 게시해 양해를 구했다. 정부는 노동위원회의 중재결정에도 불구하고 불법파업에돌입한 12개 병원에 대해서는 필수공익 사업장의 경우 중재에 회부되면 15일간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현행법에 따라 의법 조치키로 했다. 민주택시연맹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사납금제 철폐,월급제 실시 등의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아 24일 오전 4시부터 136개 사업장 1만 1000여명(택시 8000여대)이 일제히 파업에 가세한다고 밝혔다. 노동부와 건설교통부는 민주택시연맹 소속 사업장이 전체 택시업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불과하고 파업에 대비해 개인택시 부제를 풀 방침이어서 교통난은 빚어지지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사회보험노조원 5000여명과 경기지역 환경미화원 등으로구성된 경기도 노조원 800여명도 이날 파업에 들어갔다.또 전날 파업에 돌입했던 금속·화학노조 산하 100여개 사업장 중 두산중공업,만도 등 33개 사업장 9200여명은 이날이틀째 전면 또는 부분파업을 계속했다. 오일만 이영표기자oilman@
  • 이회창 후보 관훈토론/ ‘비전·정책 갖춘 후보’ 집중 부각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가 당의 공식후보 지명을 받은 뒤 처음으로 22일 언론의 집중검증을 받았다.서울 프레스센터에서 3시간 남짓 진행된 관훈토론에서 그는 최근의 권력비리문제에서부터 대북정책,경제·노사관계,주변신상 등에 대해 비교적 소상하게 의견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나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에 대한 직접 공격은 최대한 자제했다.대신각 분야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설명함으로써 ‘안정된 대선후보’의 모습을 부각하는 데 중점을 뒀다.환경미화원의 월급을 언급하며 서민에 다가서는 모습도 강조했다.현 정권에 대한 공세는 당과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주도하고,이 후보는 바닥을 훑고 다니며 지지기반을 넓혀 나간다는 대선전략을 철저히 준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조연설에서 이 후보는 최근의 권력비리와 실정(失政)을조목조목 들어가며 “권력의 사유화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지적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 아래 개인이존중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그는 특히“나는 정치적 빚도,가신도 없는 사람”이라며 “불안하고 미숙하고 위험한 민주당의 리더십보다 안정되고 성숙하고 신뢰할수 있는 한나라당의 리더십을 국민들이 선택할 것”이라고김 대통령과 노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권력비리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장황한 논리로 굳은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특히 6·15남북공동선언 2항과 관련,“북한이 연방제 통일방안을 수용한 것으로 주장한다면 이 조항은 폐기해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그는 그러나 파장을 의식한 듯 토론 후반부에 “폐기해야한다는 발언은 취소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경제일반과 재벌·노동정책 분야에서는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 향후 과제로 남았다. ‘20년간 연 6% 성장’이라는 경제비전에 대해 ‘장밋빛공약’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국가가 명운을 거는 식의정책을 투입하면 가능하다.”고 다소 옹색한 답변을 내놓았다.“성장우선정책을 펴면 빈부격차가 심해지는데 어떻게조화할 수 있다는 말이냐.”는 지적에는 “경제전문가가 아니어서 완전한 답변은못한다.”며 “상식적으로 성장이 일자리를 만들고 따뜻한 복지를 가능케 하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진경호기자 jade@ ◆ 분야별 내용/ 경제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성장과 분배를 함께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일부에서 한나라당을 재벌을 비호하는 정당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오히려)빈부격차가 심화된 김대중(金大中) 정부는 서민을 위한정권이라고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성장과 분배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전제한뒤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선(先)성장,후(後) 분배가 아니라 성장을 하면서 분배를 함께 끌고나가겠다는 의미다.그는 “현 정부들어 빈부격차가 심화됐다.”면서 “한나라당은 빈부격차를 줄이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예고했다.그는 “인적구성으로 보면 민주당(구성원들)이 한나라당보다 돈이 적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그렇다고 해서 서민계층이나 소외계층을 대변한다고 할수는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후보는 “대규모기업집단과 출자총액제한 제도 폐지를 주장한다는 이유로 친 재벌로 몰아붙이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러한 정책에 대한 선호를 놓고 보수니,진보니 하면서 구분할 일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이어 “기업경영이 불투명한 것은 당연히 고치고,(잘못한)경영에 대한 책임은 묻겠지만 기업이 뛰도록 해야한다.”며 “이렇게 하면 일자리가 늘어 결국 근로자들을 위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또 한나라당이 앞으로 20년간 연 6%의 경제성장률을 올리도록 하겠다는 약속이 ‘장미빛 청사진’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그는 “잠재성장률은 4∼5%로 추정되지만,과학기술과 교육에 대해 돈을 쏟아부을 정도로 투자를늘리면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추곡수매가 인하 등 예민한 질문에 대해선 직접적 언급을 피하고,원론적 답변을 하는데 그쳤다. 곽태헌기자 ◆ 분야별 내용/ 권력비리 이회창 후보는 현 정권의 권력비리에 대해서 ‘대통령 책임론’을 폈으나 당 일각에서 제기한 ‘대통령 연루설’은모호한 표현으로 비켜갔다.그는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대표가 게이트의 몸통으로 대통령을 지목한 것과 관련,“대통령과 관련,직접 근거가 있다고 한 적 없다.대통령의 자제가 모두 게이트의 중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으니 아버지가해명하고 본인 의사를 밝히라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여러 상황을 봐서 대통령이 마땅히 책임이 있다는 뜻”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최규선씨의 말을 얼마나 믿나,’라는 질문에는 “녹음테이프에 폭발력이 있다.”면서도,자신의 20만달러 수수설에대해선 “앞으로 어떤 진술이 나오든 진실이 아니다.”라고 단언하는 등 모순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열심히 한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다만,“일부 검찰이 과거와 같이 입맛에 따라 (수사내용을) 흘리곤 한다.”면서 불만을 표시했다.이때문인지 특검제에 대해서는 “실제 검찰 내부서 국민이 바라는 것만큼 엄정하고 좋은 수사가 되겠는가에 대해 걱정하기 때문에 특검을 요구했다.”면서 당론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일련의 권력비리와 한나라당과의 연계설을 극력 부인했다.‘최규선씨와의 관련 의혹이 드러나면 정치적 책임지겠느냐.’는 질문에 “그간 숱하게 많은 모략중 어느 하나 진실로 밝혀진 것이 없으며,그랬다면 이미 정치를 떠났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나아가 장남 정연씨와최씨와의 e메일 통신의혹 등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엄정 수사를 통해 허위 조작임을 밝혀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집권후 (대통령 아들들에 대한) 사면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엔 “조사단계에서 말하기 이르다.”고 답했다. 이지운기자 jj@ ◆ 분야별 내용/ 남북 이회창 후보는 “(집권할 경우) 6·15 공동선언을 바탕으로 남북대화를 계속하겠지만,북한이 주장하는 연방제에 관해서는 분명이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연방제를 계속 고집하면 남북공동선언 중이 내용이 들어있는 제2항은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토론이 끝날 무렵에는 “잘못하면 (국민들에게)오만한 자세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폐기주장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쪽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김대중 정부는 말로는 남북간의 상호주의지만 실제로는 우선 비위를 건드리지 말자는 식이었다.”면서“(통일부)장관까지 갈아치웠다.”고 대북정책을 비난했다. 그는 “올해 초 미국을 방문해 ‘공짜 점심은 없다.’는등 친미적 발언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공짜 점심 얘기는 상호주의로 북한을 끌어내 뭔가를 만들어내자는것”이라며 “국익을 우선하는 정책을 펼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노근리나 매향리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에 앞서서 미국에 대한 반대감정을 불러일으켜 사건의 본질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미국이나 우리에게도 좋은 게 아니다.”라고 일부의 감정적인 반미(反美)정서를 비판했다. 그는 “북측도 합의한 관광특구 지정과 육로관광이 이뤄지면 금강산 관광에 대한 정부지원을 계속해도 좋지만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혈세를 퍼부어 엉뚱한 데 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탈북 난민들이 원하면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공격한다면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어떤 경우에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켜나가야 한다.”면서 반대입장을 명백히 밝혔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평화 공존을 하도록 할 것”이라며 “한·미간에 오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곽태헌기자 tiger@ ◆ 분야별 내용/ 가족문제 이회창 후보의 신상과 주변 문제에 대해서 다양한 질문이쏟아졌다.특히 가회동 빌라와 손녀의 원정 출산 의혹이 이날 역시 주된 화제였다. 하지만 대부분 예상한 질문이었다는 듯이 이 후보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우선 가회동 빌라와 관련해 빨리 ‘이사’하면 간단하게 해결될 것을 왜 지금까지 사돈에게 신세를 졌느냐고 하자“야당 총재가 산다고 하니까 계약했다가 깨진 적도 있었는데 다행히 융자에다 가지고 있는 돈으로 해결이 됐다.”고답했다.또 빌라의 실소유자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원정출산 의혹을 받고있는 외손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얼굴을 못봤으며 무척보고 싶다.하지만 지금 들어오면 얼마나 말이 많겠느냐.”며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또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온 사람이 어떻게 손녀에게 미국 국적을 취득시키겠느냐며 항간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또 외손녀가 만일 18살이 되어서 국적을 선택할 때 미국국적을 갖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하자 “제가살아있으면 당연히 한국 국적을 갖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주위 사람들이 이 후보에 대해 인간미가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집에서는 어떻냐.”고 묻자 “집에 가면 특별히 다른 거 안하고 TV를 보거나 편하게 지낸다.”면서 “나를 두고 바늘로 찔러도 피 안나온다 얘기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해 장내에 폭소가 일기도 했다. 이밖에 이 후보의 언론관과 관련해 한 질문자가 불리한 기사를 쓴 기자에게 험악한 말을 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하자‘술자리에서 한 농담’이라고 가볍게 넘겼다.하지만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의원의 술자리 발언을 거론하며 ‘술자리에서라면어떠한 말도 괜찮다는 얘기냐.’고 계속 따지자 ‘그 부분은 내가 잘못했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노동계 연대파업…어수선한 국제축제 우려

    월드컵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노총 산하 270여개 노조가 22일부터 연대 파업에 들어가기로 해 국가적인 대축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춘투(春鬪)’ 비상이 걸렸다. 민주노총 백순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영등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임단협이 결렬된 사업장을 중심으로 22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면서 “산하 각 연맹 노조원 7만여명이 차례로 파업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월드컵의 축제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끝까지 노동계를 설득,파업을 철회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특별담화를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이와 관련,정부는 21일 이한동(李漢東) 총리 주재로노동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월드컵 기간 무파업 유도 등 노사관계 안정 대책을 점검한다. 노동계도 국가적 행사인 월드컵을 앞두고 파업을 벌이는 것은 국민적인 지탄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어,파업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노동계 움직임] 22일에는 금속노조와 민주화학연맹 산하 두산중공업 등 100여개 사업장에서 3만여명이 파업에 들어가며 23일에는 한양대의료원·경희대의료원 등 보건의료노조 70여개 지부와 공공연맹 산하 사회보험노조 등이,24일에는 민주택시연맹 등이 동참한다. 한국노총의 경우 주 5일근무제 도입 등을 요구중인 금융산업노조가 교섭에 진전이 없을 경우 31일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관광연맹 산하 100여개 노조도 이달말 총파업에 들어가겠다며 사용자측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 대응] 21일 노동관계장관회의에서는 ▲최근 노사동향과 노사관계 안정대책 ▲지역노사 안정확보 및 불법파업 대응계획 ▲경영계 협조방안 ▲전교조 및 각 대학병원 동향과대책,각 대학의 월드컵 동참 분위기 유도대책 등을 논의한다. 검토중인 김대중 대통령의 특별담화는 노동계에 월드컵 대회의 중요성을 역설,무파업 선언을 거듭 당부하고 국민의 협조를 구하는 한편 정치권에도 정쟁 중단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정부 관계자는 “무파업 선언 요구에 대해 미온적인노동계를 설득하기 위해 대통령 특별담화를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파업 규모 및 전망] 노동계는 총파업을 선언함으로써 분위기를 고조시켜 임단협 협상을 유리하게 마무리짓고 월드컵 직후부터 2차 총파업으로 이어간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 파업’ 규모는 10만여명이 참가한 지난 4월의 민주노총 연대파업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선봉대격인 금속노조의 경우 120개 사업장이 쟁의조정 신청을 냈지만 핵심인 조선업종과 자동차 3사 등은 이번 파업에참가하지 않을 방침이다. 보건의료노조의 경우 87개 지부 가운데 상당수가 파업을 결의했지만 핵심 조합인 서울대병원이 파업을 부결하는 등 동력(動力)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민주택시연맹 소속 사업장들은 택시 월급제 등을 요구,부분 파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일만기자 oilman@
  • [대한광장] 부부사원이 있는 사내풍경

    2005년의 풍경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은행에 취직한 딸이 첫 월급을 받아 홀어머니에게 생활비를 드렸다.그동안 온갖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딸을 키운 어머니는 이제 딸 덕분에 고생을 면하게 됐다며 흐뭇해했다. 몇 개월 후,딸은 직장에서 좋은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그러나 이때부터 모녀의 마음고생은 시작된다.몇 년에 한 번씩 반복되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내부부사원 중 아내직원은 여지없이 ‘잘리게’ 돼 있었기 때문이다. “개명 천지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할지 모르지만,회사에서 남편에게 불이익이 간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직서를 내라고 하면 도리가 없다.강제로 사직서를 냈으니 법에서 구제해 주지 않겠는가하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상사가 몇 번 불러서 이야기한 정도로는 강제성이 없으며,몇 푼 얹어준 명예퇴직금이 탐나서 자진사직한 것으로본다는 판결이 있기 때문이다. 딸로서는 자신이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남편이 친정어머니를 보살펴주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그러나 남편 월급만으로 살기도 어려운데 친정어머니에게 생활비를 보내드리자는 이야기는 차마 꺼낼 수가 없다.어머니가 아픈 몸을 이끌고 다시 식당일에 나서는 것이 너무나 싫어 이 남자를포기해볼까도 생각해보지만,돈때문에 사랑을 포기하자니가슴이 무너진다. 2010년의 풍경이다. 엄마아빠에게서 사랑을 흠뻑 받고 자란 딸들이 기가 살아서인지 공부도 잘해 사법고시 합격자 중 여자비율이 높아졌다.그에 따라 법원에도 부부판사가 급격히 늘었다. 그러던 중 법원의 구조개편이 진행되면서 판사직에도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어닥쳤다.법원행정처에서는 판례를 검토한 결과 부부판사 중 아내에게 사직서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법원장들을 통해 부부판사 중 아내들을 불러 사직서를 내라고 종용하기에 이르렀다.“두 사람이나 법원에 있는 것이 지나치지 않은가?남편의 앞길을 막아서야 되겠는가? 명예퇴직금으로 바람이나 쐬고 오지.”라는 말과 함께….아내판사들은 기가 막혔지만 사직서를 내지 않고 버티자니 남편과의 갈등,직장에서 알게 모르게 가해질불이익 등을 견뎌낼 자신이 없어밤새 뒤척인다. 사내 부부사원을 둘러싼 이러한 풍경들은 불행히도 현재진행형이다. 기혼여성을 값싸고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계약직에 묶어두려는 기업들의 사고가 바뀌지 않는 한,여성조합원들의문제에 뒷짐지고 있는 노조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법원의 판결이바뀌지 않는 한 우리의 누이들과 딸들은 이런 살벌한 풍경 속에서 계속 살아야만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남녀평등은 허구에 불과하다.‘나도 나가면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전업주부와 ‘나가 봐야 결혼한 여자에게는 일자리가 없다.’고 여기는 전업주부는 인생의 당당함이 다를 수밖에 없다. 거리낌없고 당당한 딸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던 부모들은 이 딸이 사회에 진출하자마자 부닥뜨리게 될 이 깊은 함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남녀차별 차원의 문제만이 아니다.아무리 열심히 일하고능력을 인정받았어도 남편이 같은 회사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강제 명예퇴직대상이 되는 것은,신성한 결혼의 자유에대한 부당한 침해가 아닐 수 없다.남편의 불이익과 가정의 평화를 볼모로 아내로부터 사직서를 받아내는 것은 아이를 유괴해 돈을 받아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열하고 악질적인 행위다. 이 사회가 최소한의 상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사내부부사원을 둘러싼 몰상식한 풍경을 이대로 둬서는안된다. △ 박주현 사회평론가·변호사
  • 한나라당 “盧 健保·연금공단 신고액 달라”

    한나라당이 19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소득 축소 의혹을 다시 들고나왔다.지난 15일 ‘국민연금’과 관련,노 후보의 소득 축소 의혹을 제기한 지 나흘만이다. 이번에 문제 삼은 것은 의료보험료 부과의 기초자료로 국민건강보험공단측에 신고하는 소득과 관련된 것이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노 후보가 타이거풀스의 고문변호사 등으로 활동한 2000년 6월부터 8월까지 석달간 공단측에 납부한 보험료는 월 평균 3만 8000원으로 이를 월소득으로 환산하면 268만원에 불과하다.”면서 “이 기간고문변호사료만 월 600만∼700만원을 받고 실제 소득이 1000만원이 넘었을 그가 소득을 축소 신고한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또 “이것은 연금공단에 신고한 월 표준소득 308만원보다도 40만원이 적다.”면서 고문변호사로 일해 준 회사와 수임료,국세청에 소득신고한 내용 등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은 “국민연금은 전년도 소득을 기준으로 책정하고,의료보험료는 당해연도 소득 및 월급을 미리 예상해 책정한 뒤 거기서 과다 청구나 과소 청구는 다음해 4월 정산하게 돼 있다.”면서 “따라서 (노 후보의)연금과 보험 기준이 다르다는 한나라당측의 주장은 무식의 소치”라고 주장했다.또 “소득기준액 역시 국세청이 통보해주는 것이지 개인이 신고하는 것이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행정역사실 오늘 개관, 고려~현대 행정 변천사 정리

    조선시대 벼슬아치들의 월급명세서,관리 임명장,전 대통령의 친필 문서 등 쉽게 볼 수 없는 우리나라 과거와 현재의 행정자료가 일반에 공개된다. 국가전문행정연수원(원장 金重養)은 고려시대부터 일제시대까지 우리나라 행정자료를 시대·종류별로 정리한 ‘행정역사실’을 17일 개관한다. 경기도 수원시 행정연수원 도서관 3층 90여평에 마련된행정역사실에는 고려·조선시대의 왕명(王命),과거·임용등 옛문서나 책자,일제시대 이후의 토지·민원문서,각종행정장비 등 594종 938점이 전시된다. 전시물 중 가장 오래된 ‘급제패지’(及弟牌旨·1205년)를 비롯한 ‘추증교지’(追贈敎旨·1745년),‘사패교지’(賜牌敎旨·1605년) 등은 과거에 급제하거나 벼슬을 내릴때 왕이 수여한 임명장이다. 또 조선후기 관리들의 월급명세서인 ‘녹표’(祿標)나 ‘녹패’(祿牌),조선시대 임용시험 합격증서인 ‘병진사마방목’(丙辰司馬榜目)·‘백패’(白牌) 등도 눈여겨 볼 만하다. 현대 사료 중에서는 70년대 초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이 진필로 작성한 ‘새마을운동 계획서’가 눈에 띈다.새마을운동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념과 철학이 담겨있는 이문서는 사료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행정연수원측은 “이번 전시품들 중 445점은 지난해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을 통해 감정을 받은 결과 진본으로 확인된 것들”이라면서 “행정역사실을 통해 우리나라 행정의 역사적 변천 내용을 한눈에 파악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여경기자 kid@
  • 실·국장에 5급이하 전보인사권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행정기관의 5급 이하 공무원에 대한전보인사권이 해당 실·국장이나 본부장에게 위임돼 실·국별 인력활용이 보다 수월해질 전망이다. 또 민간기업 근무를 통해 실무경험을 습득할 수 있도록 3년 이내에 한해 공무원의 휴직과 민간기업체 취업이 가능하게된다. 행정자치부와 중앙인사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의 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을 15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행정기관의 5급 이하 공무원 전보권과 기능직의 임용권을 해당 실·국장에게 넘겨 국·실별 실정에맞는 탄력적인 인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국·실별 전보인사권까지도 기관장이 직접 행사해 왔다. 개정안은 또 근무실적이 우수한 공무원은 해당 공무원의 승진 예정순위,공헌실적 등을 행자부에 제출해 협의를 거쳐 특별승진시킬 수 있도록 했다.다만 명예퇴직자의 경우 행자부와 협의하지 않아도 특별승진이 가능토록 했다.이밖에 특별채용시험 합격의 유효기간을 현행 6월에서 1년으로 연장해합격하고도 결원이 생기지 않아 공무원으로 임용되지못하는 것을 방지했다. 행자부와 중앙인사위는 또 ▲6급 이하 공무원 등의 명예퇴직수당 지급 심사·결정권을 각 부처에 위임하고 ▲명예퇴직수당을 받은 자가 재직 당시의 문제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명퇴수당 회수 ▲1년 이상 근무한 별정·고용직 공무원이 정원 폐지,예산 감소 등으로 과원(過員)된 뒤 1년 이내 퇴직시에 월급의 6개월분을 지급토록 하는 내용의 ‘국가공무원 명예퇴직수당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최여경기자 kid@
  • ‘외국인 고용허가제’ 내년 도입, 노동부 고용정책 개선안

    그동안 많은 문제점을 노출해온 산업연수생 제도 대신 외국인 고용허가제 도입이 본격 추진된다. 노동부는 외국인 근로자를 합법적으로 고용,국내법에 따라 보호하는 대신 불법 체류자를 철저히 단속하는 ‘고용허가제’를 도입키로 방침을 정하고 오는 6월 말까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이원덕(李原德) 노동연구원장은 “국내체류 외국인 근로자 33만명 중 불법 체류자 비율이 77.4%인 25만여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고용허가제는 현행 산업연수생 제도를 유지하면서 사업주가 양질의 외국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일한 제도”라고 밝혔다. ●고용허가제의 핵심내용= 한국노동연구원이 14일 발표한‘단순기능 외국인력정책의 문제점과 정책방향’에 따르면 고용허가제는 ▲외국인력 고용을 원하는 사업주에게 허가를 내주고 ▲외국인에게 해당 사업체에 고용되는 조건으로 입국사증을 발급하며 ▲원칙적으로 입국후 해당 사업장의 휴·폐업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업체 변경이불가능하며 ▲임금 및 근로조건은 입국 전에 결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어떻게 달라지나= 일단 고용허가제를 통해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는 내국인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근로기준법을 철저히 적용하는 대신 불법 체류자에 대해서는 노동부산하 근로감독관 등을 활용해 엄격히 단속하도록 했다. 그동안 안팎에서 제기된 산업연수생 및 외국인 근로자에대한 인권시비 등을 차단하고 근로자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하자는 취지다. ●고용허가제 도입에 따른 보완장치= 국내 일자리 잠식을막기 위해 외국인 고용을 원하는 사업주에게는 관할 고용안정센터를 통한 구인등록이 의무화되고 외국인 고용 부담금이 부과되는 등 국내인력을 구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국인력의 국내 고용계약 기간을 1년 단위로 최대 3년까지로 정하고,계약이 끝난 뒤 불법체류를 막기 위해 매월월급의 일정비율을 적립해 귀국할 때 돌려주는 퇴직적립금제도를 두도록 했다. ■외국사례를 보면 일본 등 외국 등도 3D사업 기피증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필요하다.하지만 우리처럼 불법 체류자를 ‘양산’하는구조적 문제점 없이,국가의 엄격한 관리 속에 외국인 근로자 정책을 펴고 있다. ●일본= 2000년 외국인 근로자는 71만여명으로 추정된다.전체 근로자의 1.3% 수준이다.산업연수생은 5만 4000여명으로 한국과 달리 ‘순수 연수’를 목적으로 입국했다.일부연수생들이 부분적으로 근로에 종사하고 있지만 엄격한 관리가 적용된다. ●싱가포르= 숙련직·전문직 외국인은 적극적으로 유치하되 비숙련 외국인 수입은 상당히 까다롭다. 일정한 월급 미만의 외국인 근로자는 외국인 근로자법에의해 고용허가를 노동부로부터 받아야 이민국의 체류허가를 받는다.고용허가 기간은 2년이며 1차에 한해 연장되고동일인에 한해 4년간만 허용된다.재입국은 불가능하다. ●대만= 인력이 부족한 업종·직종에 한해 한시적으로 외국인력을 도입하고 있다.외국인 근로자 총량 제한은 없지만경제발전·경기변동·노동시장 등의 상황에 대응,가급적규모를 최소화한다는 원칙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 CLEAN 3D 사업장 함께 일할 가족 찾습니다

    자동차·트레일러 제조업체인 대우자동차 김포서비스가자재 사무원을 모집한다.월 80만원 이상의 보수가 예상되며 경력은 따지지 않는다.직원은 14명으로 최근 클린사업장으로 지정됐다.연락처 031-989-8258. 경기도 평택시 소재 덕일산업은 자동차 공학기술자(기계분야)를 찾는다.월 116만원 이상의 보수가 기대되며 임금은 면접 후 결정한다.연락처 031-666-4755. 운송장비 제조업체인 동일금속코일센터는 일반 영업원(영업관리원 포함)을 찾는다.월 208만원 이상의 월급이 기대되며 경력자를 뽑는다.연락처 051-313-8484. 생명공학 분야의 의료·정밀기기를 생산하는 넥스젠은 월 100만원 이상의 경리사무원(경력자)을 뽑는다.연락처 042-825-4282.
  • 홍업씨 돈세탁 수법/ “”작게 쪼개 수표·현금 반복세탁””

    김홍업(金弘業) 아태재단 부이사장이 세탁한 것으로 확인된 16억원 가운데는 불법 행위와 연관된 돈이 포함돼 있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그렇지 않다면 추적이 어려울 정도로 치밀하고 복잡하게 세탁했을 이유는 없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돈 세탁 과정] 검찰은 김홍업씨 자금세탁의 대부분이 아태재단 전 행정실장 김병호씨를 통해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있다.김홍업씨의 지시를 받은 김병호씨가 아태재단 직원이나 지인들을 동원,1000만∼3000만원 단위로 작게 나눈 돈을 수표와 현금으로 반복해 바꿈으로써 원소유자에 대한 추적을 어렵게 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이렇게 해서 세탁된 자금이 13억원에 이른다.김홍업씨는 또 개인비서 조모씨를 통해 3억원을 비슷한 수법으로 세탁했다.김홍업씨는 은행에서 수표를 바꿀 때 은행에서 바로 발행하는 ‘새 수표’가 아니라 다른 예금자가 사용했던 ‘헌 수표’를 이용함으로써 자금원 추적을 거의 불가능하게 하는 치밀함까지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왜 돈 세탁했나] 검찰은 김홍업씨가 복잡한 과정을 통해자금을 세탁한 것은 돈의 출처가 깨끗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김홍업씨측의 해명대로 부인의 월급과 정치인들에게 용돈 명목으로 받은 돈이라면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세탁을 할 필요가 있었겠느냐고 검찰은 반문한다. 검찰은 또 김홍업씨가 김성환씨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은과정에도 의심을 품고 있다.김홍업씨측은 평창종건 등에 대한 투자 명목으로 김성환씨에게 돈을 빌려줬다고 밝히고 있지만 김홍업씨는 김성환씨에게 이자를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또 김성환씨는 김홍업씨와 거래할 때 은행계좌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김홍업씨를 찾아가 돈을 주고받았다.이런 과정 등을 종합해 볼 때 김홍업씨가 김성환씨와 자금 거래를 한 것도 돈 세탁 과정의 일부일가능성이 높다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수사 방향] 검찰이 답답해하는 부분은 이런 정황에도 불구하고 아직 범죄 혐의와 직결되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는 점이다.김성환씨가 업체들로부터 이권청탁 대가로 받은 5억원은 김홍업씨와 무관한 것으로밝혀지고 있고,돈 세탁이 워낙 철저하게 이뤄져 자금의 원소유주에 대한 확인 작업은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김홍업씨 주변 인물들에 대한 조사와 함께 김홍업씨 관련 계좌 추적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금액의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이권청탁 대가 등 범죄 혐의와 직결되는 ‘확실한’ 물증만 확보된다면 바로 김홍업씨를 소환,다른 의혹들까지 규명하겠다는 복안이다. 장택동기자 taecks@
  • 갈팡질팡 ‘외국인력 정책’…불법체류자 양산

    국내에 체류중인 외국인 근로자는 모두 33만 3000여명.이중 78%인 26만 2000여명이 불법체류자다.중소제조업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받아들인 산업연수생 8만여명 가운데5만명이 사업장을 이탈한 상태다.‘외국인 고용허가제’도입을 둘러싼 관련기관 간의 갈등,오락가락하는 정부대책과 까다로운 본국 송환절차 때문에 외국인 불법체류자들의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이들의 실상과 새로운 외국인력 대책의 필요성을 짚어본다. 지난해 12월 국무조정실 외국인 산업인력 정책심의위원회는 올 상반기까지 ‘새로운 외국인력 도입’제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그러나 관련 부처간 견해차가 해소되지 않아진통을 겪고 있다. 주무부처인 노동부는 상반기중 가칭 ‘외국인 노동자의고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도입하겠다고 벼르지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의 반격도 만만찮다. 기존의 산업연수제도는 중기협 등이 연수생 신분으로 외국인력을 들여와 중소제조업체에 인력을 배정하는 반면,고용허가제는 노동부의고용허가를 받은 업체가 외국인력을최종 선발하는 제도로 이들에 대해서는 노동관계법이 적용된다. 중기협은 지난달 ‘외국인고용허가제 검토 의견’을 통해 “고용허가제는 외국인력 쿼터제,근로자 선발방법,국내외 인력도입 전문기관 이용 등 운영방식에서 산업연수제와큰 차이가 없는 반면 인건비 증가,노동3권 부여로 인한 노사관계 불안정만 초래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중기협 조사 결과 현재 산업연수생은 월 93만 1000원을받고 있었고 고용허가제가 실시되면 상여금(월 19만 4000원),퇴직금 등 월 37만원의 임금상승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중기협은 불법체류중인 약 26만명의 외국인근로자에게 고용허가제가 적용되면 국가적으로 1조 1544억원의 비용 부담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반면 노동부는 임금 상승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여금의 경우 법적으로 정해지는 게 아니라 업체 사정으로 줄 수도 있고 안줄 수도 있으므로 이를 일괄적으로 계산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반박한다.또 고용허가제 도입 이후 외국인 근로자가 받게 될 임금수준은 산업연수생보다는 높겠지만 불법취업자와는 비슷하다고 주장한다.노동연구원의 실태조사 결과 불법취업자의 시간당 임금은 3580원으로 2980원인 산업연수생보다 20%나 높았다. 중기협은 또 지난달 2∼6일 연수업체 1286곳을 대상으로팩스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의 85.7%가 가장 적합한외국인력 활용정책으로 산업연수제를 꼽은 반면 고용허가제를 지지한 응답은 11.6%에 그쳤다고 밝혔다.불법체류 대책에 대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단속 53.1%,연수생 규모 확대 37.9%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연구원의 면담조사 결과 기업들은 불법취업자문제 해결방안으로 합법적인 근로자 신분의 외국 인력 도입 확대(54.2%)를 선호했다. 중기협은 “고용허가제 도입보다 내국인 근로자가 중소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게 시급하다.”면서 “인력난을 해소하고 불법체류를 막기 위해서는 현재 8만명에 묶여 있는 산업연수생을 20만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산업연수생이 늘어나도 상대적으로 여건이 나은 업체만 이들을 배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나머지 중소기업들의 인력난은 계속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무너진 ‘코리아 드림'… 귀국길은 더 힘들어 “코리아 드림이 무너진 것도 서러운데 집으로 돌아가기가 이렇게 힘들단 말입니까.” 정부 방침에 따라 ‘내년 3월까지 강제송환 유보’를 전제로 오는 25일 이전 자진신고를 해야 하는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까다로운 신고절차와 국내 업주의 비협조 등으로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일부 주한 대사관은 ‘자국민 확인서’를 발급해 주는 대가로 고액의 벌금과 수수료를 챙기고 있어 불법체류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법무부 신고접수센터에 자진 신고하기 위해서는 여권 분실신고를 내야 한다.여권을 잃어 버려서가 아니라 자진신고서 작성에 필요한 입국확인증과 여행증을 발급받기 위해서다. 이들의 여권을 보관하고 있는 국내 고용주들이 “여권을돌려주면 작업장을 무단이탈할 우려가 있다.”며 여권을내주지 않는데 따른 것이다. 몰도바 출신 크레투파벨(49)은 8일 “공장 사장에게 여권을 되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사장이 여권을 불태워 버렸다.”면서 “한국에는 몰도바 대사관도 없는데 어떻게 여권을 다시 만들지 난감하다.”고 하소연했다. 3년전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왔다가 기한을 넘겨 불법체류자가 돼버린 중국 동포 최옥자(44·여)씨는 “아무리 사정을 해도 업주가 여권을 돌려주지 않았다.”면서 “직장이 있는 부산에서 신고센터가 있는 서울을 오가며 여권 분실신고를 하고 여행증을 발급받는데 사흘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자진신고를 하려는 중국 동포에게 본인의 여권이 효력을 상실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며생활광고지에 광고를 내도록 하고 있다.김한철(47)씨는 “여행증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광고비수만원과 시간을 낭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자국의 불법체류자들에게 미화 1500∼2000달러(한화 190만∼250만원)의 벌금을 부과,미납자는 여권을 돌려주지 않는 등 입국을 불허하고 있다. 베트남과 필리핀 대사관은 7만원을 내야 자국민 확인서를 발급해 준다. 국내에 이주 노동자가 가장 많은 방글라데시 대사관은 여행증명서 발급 업무를 토·일요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1시까지로 한정하고 있으며,한사람에 수수료 4만원을 받고 있다. 한국에 대사관이 없는 네팔 출신 노동자들은 일본의 네팔 영사관에 관련 서류를 보내야 자국민 확인서를 받을 수있다.이들은 “얼마 남지 않은 신고 마감시한을 지키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외국인 노동자센터 김현철 사무처장은 “법무부와 외교통상부가 해당 대사관에 여권과 여행증 발급 절차를 간소화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하고,외국인 노동자가 사업장,출입국관리소 등에 보관된 여권을 손쉽게 돌려 받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집 김해성 목사는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강제 송환 유예기간인 내년 3월 이후 자진 귀국할 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 “악순환을 없애기 위해서는 외국인 노동자의 대우를 개선하는 등 근본적인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외국근로자 실태와 문제점/ 산업연수생 노동착취 심각 외국인 노동자단체 등이 끊임없이 개선을 요구해온 ‘산업연수제’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공식 조사됐다.이에 따라 노동부가 올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밝힌 ‘외국인 고용 합법화’방안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9일 지난해 7∼8월 외국인 합법 고용업체 270곳,불법 고용업체 143곳,비고용업체 271곳 및 외국인 근로자 1003명을 대상으로 면담조사를 벌인 결과 산업연수생은 불법취업자에 비해 월 평균 30시간 이상을 더 일하고도 임금은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산업연수생의 68.9%는 연수사업장을 이탈할 의사가 있었고 이탈 이유로는 35.4%가 더 많은 임금을 받기 위해서라고 응답했다. ◆송출 수수료 갚기 위해 불법 감행=산업연수생은 한달 평균 276시간을 일하고 82만 3000원을,연수취업자는 294시간을 일하고 92만 3000원을 받는다.반면 불법취업자는 240시간 동안 일하고 85만 8000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시간당 임금은 불법취업자가 3580원,연수취업자가 3140원인데 반해 산업연수생은 2980원에 불과했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으로 오면서 공식비용외에 알선료 등의 명목으로 수백만원을 지불한 상황이어서 연수·취업기간 3년내에 빚을 갚으려면 ‘불법 체류’를 감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 출신은 합법적으로 입국할 때 858만원,불법 입국에768만원의 ‘송출수수료’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이들의중국내 평균 월급은 14만 4000원이었다. 방글라데시 근로자의 경우 합법 입국시에도 불법 입국(448만원)때보다 244만원이나 많은 692만원의 송출 수수료를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이들이 방글라데시 본국에서 받던 월급 6만 1000원의 100배가 넘는 돈이다.연수생 월급 80여만원을 전부 모아도 빚을 갚는데만 8개월 이상이 걸리는 셈이다. ◆임금은 높지만 근로환경은 불만족=외국인 근로자들의 직장만족도(3점 평균)는 근로시간 2.38,작업환경 2.47,급여수준 2.53 순으로 낮게 나타났다.조사 대상자의 24.7%는일요일에도 쉬지 못했고 초과근로시 할증임금을 받는 외국인은 48.8%에 불과했다. 이들중 13.9%는 본국에서 대학 이상을 졸업했고 고교 졸업자도 41.4%에 달했다.의사 7명,교수 8명,교사 76명,공무원 38명 등도 포함됐다.하지만 한국행을 선택한 10개국 외국인 근로자들이 본국에서 받던 월평균 임금은 11만 4000원으로 한국에서 받는 월급(80만 3000원)의 7분의 1에 불과했다.몽골 근로자들은 본국 임금 4만 9000원보다 무려 14배나 많은 월급을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절반 이상이 합법,불법을 가리지 않고 한국에들어온 뒤 3∼10개의 직장을 옮겨 다녔다고 응답했다.산업연수생이 사업장을 이탈하는 이유는 ▲보다 많은 임금 35.4% ▲인격적으로 부당한 대우 17.5% ▲일이 힘들어서 14.1% 등이었다. ◆새로운 외국인력 정책 필요=기업들의 90.7%는 국내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외국인을 고용하고 있었고 88.5%는 앞으로 현재 수준 또는 더 많은 외국인을 고용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취업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54.2%가 합법적인근로자 신분의 외국인력 도입이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외국인 근로자들의 82.5%는 고용허가제가 실시되면 송출·관리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고,73%는 불법취업을 하지않게 될 것으로 낙관했다.이들은 한국정부가 근로기준법위반 업체를 단속하고 송출비용을 낮춰줄 것을 가장 절실하게 원했다. 류길상기자
  • [러 외교문서로 밝혀진 구한말 비사] (1)초대 대리공사 베베르의 수기

    1884년 첫 수교,1990년 재수교….한국과 러시아가 외교관계를 맺은지 118년이 지났지만 한·러 관계사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첫 수교 이후 한일합방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의 대한(對韓)정책은 일본과 더불어 38선 남·북 분할점령,한반도 전역 무력점령 및 보호국화,독립국가 유지안을 중심으로 변화해왔다.남·북 분할점령안은 해방 및 6·25전쟁 이후 현실화됨으로써 한국민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대한매일은 박종효 전 모스크바대학 교수가 지난 10년 동안 러시아 각지에 흩어져 있는 20여개 한국관련 문서보관소를 샅샅이 뒤져 수집한 3000여건의 외교,정치,군사,경제관계 보고서 중 1884년 수교 이후부터 1910년 한일합방을전후한 시기의 미공개 외교문서 1000여건을 해제해 최초로 공개한다. 100여년만에 햇볕을 본 이 극비문서에는 조선주재 초대러시아 대리공사였던 베베르의 수기를 비롯,1·2차 군사고문단 파견의 실상,고종과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2세가 주고받았던 친서,러시아측의 기획외교로 인한 헤이그밀사 파견 실패 등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는 새로운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주 2회씩 10회에 걸쳐 계속되는 이번 연재물은 그동안 미흡했던 한·러 관계사의 복원은 물론,우리 근세사에서 잘못 알려진 부분들을 바로 잡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문서보관국 서고에 묻혔다가 100년만에 햇볕을 본베베르의 수기 ‘1898년 전후 대한제국’은 러시아의 대한(對韓)정책의 실상과 당시 우리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베베르는 수기 전반부에서 자신이 공사로 재임했던 1898년 이전의 대한제국의 실정과 러시아의 극동정책에 관해기술했다.후반부에서는 1903년 고종재위 40년을 맞아 경축 러시아특사로 다시 찾은 대한제국이 일본의 경제식민지로 전락한 상황을 상세하게 기록했다.모두 144쪽 분량으로된 이 수기는 자필로 작성됐지만 이를 보고받은 러시아 외무부가 황제에게 보고하기 위해 타이핑했다. 1895년 10월8일 민왕후가 일본인에 의해 잔인하게 시해된 사실이 알려지자 복수를 위해 전국적으로 봉기가 일어났다.민왕후가 시해당한 후 수개월동안 고종왕은 일본군의감시아래 포로처럼 대궐에 갇혀 있었다. 베베르는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전말을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다.그는 사건 발생 당시 현장을 목격한 러시아인 건축기사이자 궁궐경비원이었던 사바틴의 증언서와 자신의목격담을 난수표 암호전문 형식으로 러시아 외무부에 잽싸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니콜라이2세 황제는 이 보고서를 읽고 친필로 “천인공노할 사건이니 좀 더 자세히보고하라.”고 지시했다.이어 극동지역에 주둔하던 아무르군관구 사령관에게 비상경계에 들어가도록 지시했다. 민왕후가 시해당한 후 수개월동안 일본군의 감시하에 포로처럼 대궐에 갇혀있던 고종은 1896년 2월11일 아침 7시30분 여인복장으로 변장하고 왕세자와 함께 부인용 가마 두 대에 앉아 공사관으로 피신해오는 데 성공했다.뜻밖의 정변이 발생한 것이다.고종의 탈출소식을 들은 수천명의 군중이 공사관 담벽 아래로 몰려와 국왕의 탈출을 만세로 환호했다.고종이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해온 이후 모든 국사는 러시아제국의 국기가 게양된 러시아공사관에서 경비해군 160명의 호위 아래 행해졌으며,각부 대신들은 공사관건물 안에 병풍을 친 임시 사무실을 사용했고 본인과 협의하라는 왕명을 받으면 어떤 사건이든 대신과 단둘이서 논의할 기회가 주어졌다. 고종이 러시아공사관 옆에 위치한 경운궁(덕수궁)으로 환궁할 때까지 1년동안 자신이 대한제국의 국사를 사실상 좌지우지했음을 드러낸 대목이다.이때부터 러시아는 이전에일본이 누리던 영향력을 대신했다.베베르가 분석했듯이 러시아는 1884년 수교 이후 10여년간 대한제국 문제에 무관심했다.당시 러시아의 주된 관심은 청국이었으며 시베리아의 경제 여건을 호전시키는 데 있었다.따라서 러시아공사관의 임무는 청과 일본이 대한제국을 ‘독식’하지 못하도록 소극적으로 방어하는 데 있었다.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한 1년은 베베르와 러시아에는 더할 나위 없는 호기였지만 고종에게는 암울한 시기였다.당시 러시아공사관 서기였던 쉬테인은[“그는 두개의 방에 왕세자와 각각 따로 앉아공사관 뜰을 무심히 바라보기도 하고 때로는 서서 방안을 이리저리 거닐었다.가끔씩은 두려움에 떨며 이웃 궁궐(경운궁)에 계신 노대비(명헌태후)에게 문안을 드리려고 몰래 세자와 함께 가곤 하셨다.그리고 남은 시간은 방안에 은둔하고 앉아 계셨다.”]고 외무부에 보고했다.고종의 공사관 생활은 수인(囚人)과다를 바 없었다는 증언이다. 청·일전쟁 후 지방세가 서울로 납입되지 않아 국고는 텅 비어 있었다.일본인 재정관리자와 고문관이 떠나버리자국고에 잔액이 얼마 남았으며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관리들의 월급,특히 군인과 경찰관에게 제때 월급을 지불하기 위해서는 탁지부(재무부)의 재정실정을 밝혀야 했다. 베베르는 영국인 해관총무사 브라운을 재정고문으로 천거해 이 일을 맡겼다고 밝혔다.브라운은 지방에서 올라온 수입을 올바르게 수령,장부에 기입하고 지출을 줄여 관리들에게 월급을 지불할 수 있었으며,이때부터 관리에 대한 통제가 이뤄졌다고 기록했다.1896년말 국고는 1,660만엔의여유가 생겼으며,일본에서 차관으로 들여온 300만엔 중 100만엔을 상환하고 이듬해 가을 또 100만엔을 갚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고종이 환궁한 후 신변안전책으로 단행된 조선군의 개편작업에도 베베르가 깊숙이 개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종왕의 요청을 받아들여 시베리아에 주둔하고 있던 러시아군에서 2차에 걸쳐 군사교관단을 초청,대궐시위대 2개 대대를 교육시켰으며 러시아식 군운영체계를 도입했다.여타의 대한제국군들은 러시아교관단이 관리하는 대대로 들어오려고 애를 쓰기도 했다. 베베르는 러시아국가회의 체제로 의정부의 개편,13개 도와 342개 군으로의 행정구역 분할,범법자에 대한 처벌 법규 시행,재정고문 알렉세예프 파견 요청,러시아어학교 개교,러청은행 지점 개설 등 자신의 업적을 열거했다.이 기간동안 서북 석탄광개발과 압록강,두만강변의 벌목이권을러시아가 따낸 사실도 털어놨다. 그는 대표적인 친한파인사로 알려졌지만 고종과 황실인사는 물론,한국과 한국인을 혹평하기도 했다. [대한제국을 떠난 지 5년만에 다시 와보니 거리의 남루한복장은 이전보다 두배나 많았다.…고종황제는 무당을 불러 굿을 하는 엄비(嚴妃)를 따라 미신을 신봉하고 있었다.…정치적인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있었다.일본인들이 다시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한국인은 러시아,일본 기타 열강의 국제관계 및 그들의 정치적 의도를 제대로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나라가 어떤 처지에 놓였는지제대로 몰랐다.…강대국과 종속관계에 놓여 독립심이 박약하고 의타심이 강하다.…고종은 아주 호감을 주는 인품이지만 많이 쇠약해졌으며,공적과 능력에 따라 관직에 임용되지 않고 뇌물의 액수에 의해 결정됐다. 1903년 다시 서울에 와보니 일본인들은 대한제국의 독립을 보장한다면서도 정치,경제적 예속화를 촉진시키는 데모든 수법을 동원하고 있었다.한국인들은 일본의 속셈을알지 못했고,러시아는 법적으로 그런 정책을 중지시킬 권한을 보유하고 있지 못했다.일본은 은밀하면서도 조직적으로 대한제국의 조정과 국민자산을 잠식하고 있었다.] 그는 일본의 영향력이 확산될 수밖에 없는 7가지 이유를열거하면서 대한제국이 조만간 일본의 정치적 속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한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은 2만명을 넘으며,일본인 1인당 한인 5명이 식모,사무실 서기,잡부,납품상인 등으로고용되다시피 했다.…대한제국 연간 무역액의 72%를 일본이 차지할 정도였다.…1898년 9월 경부선철도 부설권 협정서 중 ‘철도에 필요한 역사,창고 등 대한제국측이 제공하는 부지는 철도회사에 귀속되며 역사는 필요한 곳에 건설하되 역 앞에는 일본인 이외 타민족의 거주를 금한다.’는 불평등 조항 때문에 철도부설과 동시에 대한제국의 철도및 역사주변 땅은 일본의 소유물로 전락했다.…일본은 대한제국과 다른 국가들이 통신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서울∼부산∼일본해저 전신선을 통제했다.…개항지마다 일본은행이 개설돼 일본엔화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노주석기자 joo@ ■베베르는 누구 우리나라에 부임했던 역대 외교관 중 초대 러시아 대리공사 겸 총영사였던 베베르만큼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한외교관은 없었다. 베베르는 1885년부터 1897년까지 12년 동안 공사로 재직하면서 고종의 최측근 인사로 통했다.그는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에 머문 1년 동안 친러시아내각을 출범시키는 등 대한제국의 국정을 사실상 좌지우지했다. 고종은 베베르가 멕시코 공사로 발령나자 ‘이임이 유감스럽다.장기간 유임시켜달라.’는 친서를 니콜라이2세에게 보냈다.니콜라이2세는 고종 재위 40주년 경축식(1902년)에 당시 야인이던 베베르를 사절단장으로 특파하기도 했다. 이번에 발굴된 문서 중에도 ‘베베르는 고종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텁고 한국인들에게 지금도 좋은 평가를 받고있다.’‘베베르를 경축사절단장으로 결정한 것은 고종황제에게 가장 기쁜 일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나온다.고종은 서울에 온 베베르를 자문역으로 붙잡기 위해 니콜라이2세에게 서울체류 연장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베르에 대한 학계의 연구실적은 전무하다시피하다.그의 출생연도와 학력,수기 등도 이번의 문서 공개를 통해 처음 알려지게 됐다. 베베르는 1841년 6월5일에 태어난 독일계 러시아인.부친은 루터교 선교사였다.페테르부르크 제국대학 동양어학부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5년동안 중국어 공부를 했으며 이후 톈진영사와 일본 총영사를 거쳐 조선주재초대 대리공사로 부임했다. 베베르는 러시아 외무부와 중국,일본 등 주변국 외교가에서 ‘친한파’로 낙인찍힌 데다 수뢰사실(2만엔)이 외무부에 알려지는 바람에 서울을 떠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주석기자 ■박종효 前모스크바대 교수 “러 문서국 20곳서 10년간 자료 뒤져” “러시아에 산재한 20여개의 국립문서보관소에는 한국과관련된 방대한 양의 비밀문서가 먼지를 뒤집어쓴 채 방치돼 있습니다.러시아가 한국 근대사와 현대사에 미친 영향을 감안하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러시아 문서수집 및 번역 부문에서 국내 최고의 권위자로 꼽히는 박종효(朴鐘孝·65) 전 모스크바대학 교수는 지난 90년 한·러 재수교 직후 러시아문서보관소가 외국인에게도 개방되자 가장 먼저 그곳으로 달려갔다.문서보관소는전세계에서 몰려온 학자들로 만원사례를 이뤘지만 한국관계문서를 찾는 학자는 박 전 교수뿐이었다. “문서보관소에 소장된 문서를 조사,열람한 뒤 복사하려면 기록부에 이름을 남기게 되는데 한국 학자들의 이름은본 적이 없어요.” 러시아어와 러시아사,한국사,한·러관계사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학자들이 드문 탓도 있었지만 소장된 문서가외교,군사,경제 등 전문 분야의 필사본이어서 웬만한 학자들은 엄두를 내기도 힘들었다.산더미처럼 쌓인 문서보관소의 서고를 뒤져 한국관련 문서를 찾아내기란 숨은 그림찾기나 마찬가지였다.최근에야 러시아어와 역사를 전공하는소장학자 몇명이 한국관련 자료 수집작업에 합류했다. 박 전 교수는 99년부터 2년 동안 국제교류재단으로부터연구비를 지원받아 문서찾기와 번역,해제작업을 해왔으며,조만간 ‘러시아국립문서국 소장 한국관련 문서 요약해제집’이란 책을 펴낼 계획이다. “러시아국립문서보관소에 소장된 비밀문서의 목록을 총망라,문서목록해제집을 간행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일입니다.제정러시아 대외정책문서보관소,군사문서보관소,연방문서보관소의 서고에 숨겨져 있던 문서들을 분석해 보면 러시아가 견지해온 한반도정책의 과거는 물론,현재와미래까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박 전 교수는 러시아측의 공개 제한조치로 ‘극비문서’들이 소장된 크렘린문서보관소와 KGB문서보관소에 접근할수 없었던 점을 아쉬워했다.그는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한 뒤 소련 아카데미 러시아역사연구원에서 박사학위와 교수자격(독토르)을 땄고 모스크바대학 객원교수로대학원생들에게 한·러관계사를 강의했다. 노주석기자
  • 구한말 정치외교비사 100년만에 ‘햇빛’- 베베르 러공사 수기 첫 공개

    명성황후 시해사건(1895년)과 아관파천(俄館播遷·1896)등 구한말 일본의 침략야욕 및 러시아의 국정 개입에 대한 비밀을 풀어줄 조선 주재 러시아 초대 대리공사 베베르의 수기가 작성된 지 100년만에 처음 공개됐다. ‘1898년 전후 대한제국’이란 제목이 붙은 이 수기는 당시 미국공사였던 알렌이 쓴 ‘알렌의 일기’,러·일전쟁 당시 러시아 공사였던 플란손의 ‘플란손의 수기’와 함께 구한말의 정치·경제·사회상을 밝혀줄 희귀사료로 평가된다. 1885년부터 1897년까지 12년 동안 공사로 재직하면서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전모를 밝혀내 본국에 알렸고 아관파천 당시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한 고종을 보호,1년 동안 대한제국의 국사를 사실상 좌지우지한 베베르의 수기가 발굴됨에 따라 그동안 미국·일본·중국의 자료에 의존해온 학계의 근대사 해석에도 일부 수정이 가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효(朴鐘孝·65) 전 모스크바대학 교수가 제정러시아 대외정책문서보관국(외무성 소속) 서고에서 찾아내 8일 공개한 베베르의 수기는 1903년 3월 서울에서 작성,러시아 외무성에 보고한 극비문서이다. 당시 그는 고종의 재위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2세의 경축특사로 서울을 방문하던 중이었다. 베베르는 “조선 역사상 1894년 하반기(청·일전쟁,동학혁명,갑오경장)와 1895년에 일어난 명성황후 시해사건과 같은 가혹한 압박은 없었을 것”이라며 당시의 비극적인 상황을 생생하게 기술했다. 또 청·일전쟁(1894∼1895년) 이후 관리와 군인들의 월급조차 지급할 수 없었던 열악한 재정상황, 1∼2차 러시아군사교관단의 파견과 대한제국 군대의 훈련과정, 아관파천 당시 자신이 고종과 협의해 시행한 행정개혁 내용 등도 소개했다. 그는 1903년 수기를 쓰면서 경부선철도 부설, 서울~부산~일본을 잇는 전신선 복구공사, 일본은행권의 남발과 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대한제국의 재정사정 등을 예로 들면서 “”현재의 경제적인 예속이 조만간 정치적인 속박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측했다. 노주석기자 joo@
  • 집중취재/ 신용카드 ‘범죄 온상’인가 (1)마구잡이 사용이 낭패 부른다

    서울시 공무원인 김모(32)씨의 하루일과는 생활정보지를 뒤지는 일에서 시작된다.카드대금 결제일에 맞춰 속칭 ‘카드깡’으로 연체된 카드대금을 대납해 줄 사채업자를 구하기위해서다.그는 틈나는 대로 전당포를 기웃거리는 버릇까지생겼다. 그의 비극은 2년 전 카드사의 집요한 권유로 무심코 발급받은 신용카드 한 장에서 비롯됐다.1500만원이었던 빚이 지금은 7500여만원으로 불었다.신용불량자가 되지 않으려고 여러 장의 카드를 발급받아 ‘돌려막기’를 하다보니 그의 지갑에는 어느덧 8장의 신용카드가 쌓였다. 공무원 월급으로는 월 150만원에 이르는 이자를 갚기란 불가능했다.김씨는 요즘 공무는 제쳐둔 채 하루종일 돈을 구하러 뛰어다닌다.연체사실이 알려지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게될까봐 동료들에게 도움도 청하지 못한다.아내에게도 알리지 못한 채 혼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김씨는 ‘해결사’까지 동원한 사채업자들의 빚 독촉에 한때 자살도 생각했고,영화에서 본 것처럼 ‘은행털이’도 생각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회사원 진모(34)씨는 카드빚으로 인해 아내를 형사고발해야 할 지경에 놓였다.진씨의 아내 최모(35)씨는 지난해 4월 남편 명의로 신용카드 2장을 몰래 발급받아 3200만원을 끌어썼다가 최근 남편에게 발각됐다.최씨는 남편에게 “이혼하겠다.”는 쪽지 한장만 달랑 남기고 가출해버렸다.연체금을 대신 갚지 않으려면 아내를 고발해야 한다는 카드사의 충고에 진씨는 고민만 거듭하고 있다. 진씨는 “카드빚 3200만원 때문에 이혼하는 것도 모자라 아내를 고발까지 해서야 되겠느냐.”면서 “나중에 자식들이알면 나를 어떻게 보겠느냐.”며 아내와 카드사를 원망했다. 박모(23·여·서울 논현동)씨는 카드빚 3000만원을 갚기 위해 낮에는 의류판매원,밤에는 보도방을 통해 테이블당 8만원씩 받는 룸살롱 접대부로 일하고 있다.그래도 하루가 다르게 빚이 늘어나자 팁을 많이 받는 ‘쇼’와 ‘2차’도 마다하지 않는다. 1년전만 해도 박씨는 서울의 대학에 다니는 미술학도였다.박씨가 이처럼 나락에 빠져든 것은 카드빚 때문이었다.박씨는 지난해 3월 학교 앞 가판대에서경품을 제공한다는 말에솔깃해 신용카드 1장을 만들었다.카드가 생기자 평소 사고싶었던 옷과 화장품,구두 등을 마음껏 구입했다.다음달 날아든 카드대금은 무려 400여만원.며칠간 고민하던 박씨는 또다시 카드를 만들어 ‘돌려막기’를 시도했고,빚은 5개월만에1000만원을 넘어섰다. 한순간 요술방망이처럼 느껴졌던 카드가 악몽이 돼 버린 것이다.고민을 거듭하던 박씨는 어느날 ‘월수입 300만원 보장’이라는 생활정보지의 광고를 보고 무작정 직업소개소를 찾아갔다.“눈 딱 감고 한달만 일하면 쉽게 1000만원을 벌 수있다.”는 소개업자의 꼬임에 빠져 접대부의 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선금으로 1000만원을 빌려 카드빚을갚은 뒤 일을 하면서 그 돈을 갚기로 했지만 서너달이 지나자 선이자와 옷값,화장품값,소개료 등이 합쳐져 처음 빌린 1000만원에 500여만원이 더 붙어 있었다.예정된 수순대로 박씨는 경기도의 한 윤락업소로 팔려 갔고 그곳에서 1500만원을 빌려 지난번 업소의 빚을 갚았다.이런 식으로 윤락업소 3곳을 전전했지만빚은 오히려 3000만원으로 늘어났다. 지난 2월 천신만고 끝에 윤락업소를 탈출했지만 ‘이미 망가졌다.’는 자포자기 심정에 얼마전부터 또다시 접대부의길을 찾아나섰다.박씨는 매일 아침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학교에 간다고 거짓 전화를 한 뒤 자취방을 힘없이 나선다. 카드빚으로 인한 부작용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어린이 유괴,동반 자살,강도,살인 등 극단적인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림대 사회학과 한준(韓準·37)교수는 “카드빚으로 인해신용불량자가 되면 사회로부터 버림받았다는 패배의식에 사로잡히게 되고 자칫하면 극단적인 범죄로까지 내닫게 된다.”면서 “관계당국의 관리·감독도 중요하지만 카드 소지자들이 ‘빚은 내 자신의 미래를 저당잡히는 것’이란 생각부터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한 교수는 또 “어린시절부터 계획성있는 생활습관과 자제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영표기자 tomcat@ ■20대 남녀2人 패가망신 사례 ◆20대 여성=“카드를 쓰고 사채를 얻은 것이 이렇게 인생을 망칠 줄 몰랐습니다.” 지난 3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사기혐의로 구속된 K씨(27·여·광주시 북구)는 사채를 막기 위해카드빚을 내고 이를 갚기 위해 다방업주를 상대로 이른바 ‘탕치기’를 상습적으로 해오다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광주에서 전문대를 졸업한 그는 피아노 강습을 하면서 평범한 사회인으로 활동했다.그러던중 아버지가 병환으로 쓰러지자 돈을 더 벌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병원비라도 보태려고 서울에 왔으나 막상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그는 ‘신분증만 있으면 대출해 준다.’는 신문광고만 믿고 사채업자에게 100만원을 빌렸다.당시 손에 쥔 돈은 선이자 명목으로 20만원을 뗀 80만원이었다.이자도 열흘만에 20만원씩 불어났다.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그는 광주와 보성 등지의 다방에 취직했다. 선불금으로 200만∼300만원씩 받았으나 빚갚기에 급급했다.길거리에서 카드사의 권유로 카드를 몇개 갖게 되고 카드 빚을 또다른 카드로 막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1년새 빚은 2500여만원으로 늘었다.카드 빚과 사채에 시달리던 그는 지난해 11월 전북 김제의 모다방 업주(30)에게 종업원으로 일할 것처럼 속이고 선불금 300만원을 받은 뒤 달아나는 등 모두 6차례에 걸쳐 2700만원을 가로채는 ‘탕치기’ 전과자로 전락했다. ◆대학생=인천의 한 대학에 재학중인 G씨(26·3학년)는 신용카드를 3개 갖고 있다.한도액은 모두 2800만원.군대를 다녀온 뒤 지난해초 복학했을 때만 해도 신용카드는 하나로 한도액도 280만원에 불과했다.그러나 총학생회 일을 맡으면서 카드를 2개 더 발급받았다. 공무에 비례해 개인 씀씀이도 덩달아 커졌다.처음 식사비에서 점차 유흥비·쇼핑비 등으로 카드 사용영역은 확대되어갔다.월 20만원이던 개인용 카드사용액이 50만∼60만원으로늘었다.100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아르바이트로 버는 월 30만원으로는 카드대금을 감당할 수없자 A카드사로부터 현금서비스를 받아 B카드사 빚을 갚는‘돌려막기’에도 능숙해져 갔다.카드사가 사용한도액을 마구 늘려 주었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가능했다.그러나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고금리로 연체를3번이나 했다. 그는 “신용카드는 모든 것을 먹어 치우는 괴물”이라며 카드를 마구 쓴 일에 대해 후회했다. 인천 김학준·광주 최치봉기자 kimhj@ ■본인 확인않고 멋대로 발급 지난 3월 중순 금융감독원 인터넷 홈페이지(fss.or.kr)에는 금감원의 조치를 크게 환영하는 네티즌의 글이 많이 떴다.당시 금감원은 삼성·LG·외환카드에 1.5∼2개월간 업무정지 조치를 내렸다.늘 욕만 먹던 금감원이 칭찬을 받은 건 이례적이었다.금융이용자들이 카드업계의 영업행태에 대해 그만큼 불만이 많았다는 방증이었다. [무자격자에게 발급] 카드사가 신청인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멋대로 발급한 경우다.다른 사람의 명의를 이용한사람이나 소득이 없는 미성년자 등에게 신용카드를 발급해줬다는 얘기다. 금감원이 지난 3월 전체 25곳의 카드사를 상대로 검사한 결과,본인여부 확인을 제대로 하지않고 995명에게 멋대로 발급해준 사실이 드러났다.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검사에서는 삼성카드가 무자격자 292명에게 카드를 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LG는 265명,국민·외환은 152명씩,다이너스카드는 36명이었다. [멋대로 정보유출] 카드회원의 신용정보나 금융거래 정보를회원의 서면동의없이 제멋대로 업무제휴를 맺은 보험사 등에 제공했다가 681건이 적발됐다.지난해 12월 검사에서는 비씨·국민·현대카드가 이같은 탈법행위로 적발됐고,지난 3월에는 삼성·LG카드가 추가로 적발됐다. [감독당국도 무섭지 않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도 우습게 봤다.지난해 12월 검사결과,카드업계를 대표하는 삼성·LG카드사는 업무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상습적으로 늦게 제출해 대표이사가 각서를 내야했다. [신용불량자 110만명 양산] 카드업계의 무분별한 영업행태는 신용불량자 숫자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지난해 12월말 104만여명이던 카드 신용불량자는 지난 3월말에는 6만 5400여명(6.3%)이 증가한 110만여명으로 불어났다. 특히 지난 3월에 신규 카드회원 모집 및 발급업무를 정지받은 회사의 신용불량자등록이 많았다.LG카드가 지난해 말에비해 3만 6940명이 증가했고,삼성은 2만 8459명,외환은 2만5450명,국민은 2만 4988명이 각각 늘었다.대부분 전업카드사의 미성년자 신용불량자 수가 줄었는데 LG카드는 1145명에서 1389명으로 오히려 244명이나 증가했다. 박현갑기자 ■올바른 카드 사용법 신용카드는 ‘잘쓰면 약,못쓰면 독’이다. ◇주머니 사정에 맞게 써라. 신용카드 사용액은 대출금이나다름없어 소득수준에 맞게 써야 한다.과다한 쇼핑,증권투자등 건전하지 못한 소비나 투기목적으로 카드에 손대는 것은위험하다. ◇쓰지 않는 카드는 과감히 없애라. 사용하지 않는 카드는폐기하는 게 좋다. 남의 권유로 마지못해 카드를 여러 장 만들었더라도 지갑에는 꼭 사용해야 할 1∼2장만 넣어두는 것이 좋다. ◇카드연체시 사채업자를 찾지말라. 카드대금이 연체됐을 때 이를 갚기 위해 연체대납업체나 사채업자를 찾아선 안된다.연체시 신용불량자로 등록이 되나 나중에 갚으면 신용불량에서 풀린다.고리의 사채업자들에게 의지하는 것은 더 큰 위험을 부른다. ◇현금서비스를 자제하라. 현금서비스를 지나치게 받으면 금융기관 대출이 어려울 수 있다.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이용하면 비싼 수수료·이자도 부담하게 된다.오는 7월1일부터는 1000만원 이하의 소액대출금 및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사용액도 은행연합회가 집중 관리하기 때문에 개인신용에 더욱신경써야 한다. ◇부모는 자녀의 카드발급 여부를 확인하라. 자녀가 잠시 아르바이트하면서 정식 직장이 있는 것처럼 속여 카드를 발급받거나,카드사가 자녀의 소득 등을 따지지 않고 발급해주기도 한다. 신용정보업자에게 소액의 수수료를 주면 자녀들이 신용카드를 갖고 있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어려울 땐 부모나 금감원에 연락하라. 미성년자 등 사회경험이 적은 사람은 신용카드 연체 등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부모나 소비자보호단체,금감원 등과 상의해 해결책을 찾는게 바람직하다. ◇분실·도난카드는 쓰지 마라. 분실 또는 도난된 신용카드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부당한 채권추심은 신고하라. 카드사가 연체대금을 빨리갚으라고 전화로 독촉하거나,가족 등을 협박하면 내용을 녹취해여신전문금융업협회나 금감원에 신고하라.당국이 카드사에 적절한 조치를 내려준다. ◇카드는 빌려주지 말라. 신용카드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거나 맡겨서는 안된다. ◇상호 확인해야. 신용카드 결제 서명시 매출전표상의 상호와 실제 상호를 꼭 확인해야 한다. 전표와 실제 상호가 다를 경우 본인이 사용하지 않은 물품대금이 청구되는 수가 있다.국세청이나 금감원에 신고하는 것도 피해를 줄이는 길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 ■기고/ “카드사 수익금 떼내 범죄예방에 투자를” 최근 잇따라 발생한 연쇄 강도살인사건의 범인들은 한결같이 ‘카드빚’ 때문에 범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사실일까? 신용카드와 범죄 사이에는 어떤관계가 있을까? 신용카드가 없었다면 이들은 범행하지 않았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은 카드빚 문제가 없었더라도 범죄를 저질렀을 것이라는 게 학자들의 다수 의견이다. 신용카드는 능력범위를 벗어난 소비를 가능케 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범죄의 유혹’을 불러일으킨다.범죄의유혹에 넘어가는 젊은이들을 다른 젊은이들과 비교해 보면 “남들처럼 입고 먹고 놀고 쓰고 싶으나 그럴 능력이 없다.”는상황에서 이들에게는 ‘법과 윤리’가 전혀 억제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을 간파할 수 있다.또 이들에게는 피해자의고통과 충격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며,“나는 잘못이 없는데 사회가 불공평하고 썩어 있어 피해를 보고 있다.”는강한 반사회적 심리가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이들은 신용카드가 없었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빚을얻었거나 그 이전에 물욕을 채우기 위해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범죄 심리학적으로 보면 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겪은 애정결핍과 가정 불화 등으로 인한 정서 장애가 욕구 불만,감정조절 능력 부족 및 학습 부진,대인관계 문제 등으로 이어져법과 규칙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의 상황이나 감정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심리상태에 놓여 있다. 모든 문제를 자신의 탓이 아닌 남과 사회 전체의 탓으로 돌려버리는 일종의 ‘반사회적 성격장애’에 물들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범죄 사회학적으로 해석하면 현대 사회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사회가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부,명예,권력’ 등을 얻지 못하더라도 부모 등 모범적인 주위사람과의 관계를통해 법과 규범을 지키며 나름의 자제력을 발휘하며 생활한다.반면 범죄자들은 모범적인 사람들보다는 불량한 선배나또래들과의 접촉에 경도돼 속임수와 폭력,절취 등 일탈적인방법과 습관에 보다 빨리 익숙해진다.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범죄다. 따라서 살인범들이 내세우는 ‘카드빚’은 스스로에 대한변명이자,다른 사람들이 이해해 줄 것으로 믿으며 스스로 꾸며낸 탈출구라고 할 수 있다. 동일한 카드가 주어지더라도 성장 환경이나 교육 등에 따라 그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나지만 사리분별이나 경제력이없는 청소년에게까지 마구잡이로 카드를 발급한 결과,100만명 이상의 신용 불량자를 양산한 신용카드 업계의 잘못된 관행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특히 최근 발생한 연쇄강도살인사건에서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간 희생자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뼈아픈 교훈을 느껴야 할 것이다. 특히 신용카드 업계는 현금탈취와는 달리 ‘비밀번호’를알아내기 위해 고문 등 보다 잔혹한 범죄방식을 부추긴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수익의 상당 부분을 범죄예방에 사용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범죄의 온상’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한 카드업계의자성과 자정 노력을 기대해 본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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