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월급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사이다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공작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백사장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태국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281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대한축구협회 이회택 기술위원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대한축구협회 이회택 기술위원장

    ‘축구, 그분이 오셨다.’ 우선 2006독일월드컵 본선진출 여부가 곧 판가름난다. 네덜란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도 이달에 열린다.3년전 한반도를 뒤흔든 ‘6월의 함성’이 다시 들려온다. 축구는 가장 스펙터클한 스포츠다. 감동과 환희, 좌절과 한숨…. 남녀노소를 동시에 한곳으로 집중시키는 거대한 응집력은 차라리 신화요, 전설이다. 누가 태극전사의 내달림을 보면서 웃고 울고, 마음 졸이지 않을 수 있으랴. ●축구인생 50년 ‘그라운드 풍운아’ 추억의 방송멘트가 있다.“고국에 계신 동포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메르데카배 축구대회가 열리는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입니다.” 1970년대초였다. 농촌의 여름밤,TV는 물론 라디오조차 귀했기에 저녁밥 일찍 먹고 서둘러 라디오가 있는 이웃집으로 속속 모인다. 이어 중계방송이 시작되고 아나운서의 “슛, 아깝습니다. 슈∼웃, 골인!”하는 목소리에 탄식과 환호가 교차한다. 상상속에서 슛동작을 흉내내는 모습은 저마다의 흥분이요, 잊지 못할 추억거리였다. 맞다. 그때의 우상이었다. 아시아의 표범, 그라운드의 풍운아로 표현된다. 네살 때 아버지가 월북해 ‘고아’나 다름없이 어린 시절을 보냈다. 버려진 깡통과 길가의 돌멩이들을 속절없이 걷어차기 일쑤였다. 파란과 곡절의 축구인생 50년은 그렇게 시작됐다. 이회택(60)씨.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맡아 대표팀의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다. 그를 만났다. 키 173㎝, 짧은 머리에 어깨가 딱 벌어져 다부진 체격, 왕년의 스트라이커를 연상하는 데 어렵지 않았다. 특유의 무뚝뚝한 표정 역시 그대로였다. 독일월드컵 본선진출을 장담한 그는 먼저 한국축구에 대해 “월드컵 4강에 오른 팀이다. 다만 월드컵 4강 당시 수비수 3명, 즉 홍명보 최진철 김태영 가운데 한 명이라도 남아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박주영 골결정력·패싱·순발력 3박자 겸비 공격라인에 대해서는 “박지성 차두리는 힘과 스피드가 좋아졌고, 안정환도 부상에서 회복됐다. 최근에는 박주영까지 가세했다. 경쟁이 아주 치열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박지성의 경우 공수에 걸쳐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패싱기술이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박주영을 가리켜 골 결정력, 패싱력, 순발력 등 3박자를 모두 갖춘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여기에 이천수와 설기현이 들어오면 경쟁은 정말 가열된다고 부연했다. 송종국 선수를 거론하면서 “(송 선수가)사경을 헤매는 것처럼 슬럼프에 빠져 있어 정말 아쉽다. 빨리 회복해 이들과 경쟁대열에 합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본프레레 감독의 전술과 리더십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히딩크 감독도 처음에는 욕을 먹었다. 결국 월드컵 4강에 올려놨다. 선수들도 죽어라 뛰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선수들은 자만심에 차 있고, 상대국가들은 우리나라를 반드시 꺾으려고 한다. 수비수를 더욱 보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현실속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승부세계에서는 이기는 방법밖에 없다. 응집력과 투지가 관건이다.” 화제를 돌렸다. 현역시절인 70년대와 지금의 축구를 비교해달라고 했다.“당시에는 태클을 잘 하는 선수, 개인돌파가 좋은 선수 등 개인기술이 특징이었지만 지금은 체력과 체격이 아주 좋아졌다.”면서 “그때만 해도 잔디구장에서 축구하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지금은 운동장 사정도 매우 좋아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요즘에는 4-4-2,3-4-3 등 포메이션이 다양하고 국제정보에도 밝지만 그때는 전술과 정보가 보잘 것 없었다고 회고했다. ●67년 중앙정보부서 징발 ‘양지팀’ 창단 #에피소드 1.67년 2월. 이회택은 연세대 입학을 일주일을 앞두고 축구부원들과 동계훈련 중이었다. 검은 지프 한 대가 훈련장에 도착했다. 한 사내가 내리더니 “이회택이 이리 나와.”라고 했다. 사내는 중앙정보부 감찰실의 임경옥씨. 당시 ‘중정’은 누구도 거역 못할 만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이회택이 사내와 함께 도착한 곳은 이문동 중정 본부. 사연은 이러했다. 북한이 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강호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오르자 박정희 대통령이 크게 충격받았다. 김형욱 중정부장이 팔을 걷어붙였다. 축구깨나 한다는 사람들을 모두 징발했다. 감독 최정민, 골기퍼 이세연, 이회택 김호 김정남 김삼락 등 이른바 ‘양지팀’이 곧바로 조직됐다. 김 부장은 팀 창단식 때 이들을 불러모아 “모든 것을 지원해 줄 테니 빛을 보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훈시했다. 아울러 팀에서 뛰는 동안 군복무를 인정해주고 매달 2만원씩(쌀 한 가마니 4000원) 월급을 약속받았다. 잔디구장과 기숙사도 제공됐다. 갑작스러운 호강이 오히려 술과 도박을 가깝게 했다. 전적도 보잘것없었다.68년 5월 바그다드에서 열린 세계군인선수권대회에서 3전3패의 수모를 당했다. 이씨는 당시를 회고하면서 “그전까지만 해도 축구가 인생의 전부였으나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면서 양지팀 시절은 인생의 전환점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회고했다. ●메르데카배 내기건 교민 비기기 작전 주문 #에피소드 2.68년 여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메르데카배 축구대회에 참가했다. 양지멤버가 주축인 대표팀은 패전을 거듭해 5,6위전으로 밀려났다. 상대는 인도. 당시만 해도 교포들이 거의 없어 외교관 부인들이 김치를 들고 와 응원할 정도였다. 그런데 말레이시아 교포라는 사람이 찾아와 고참선배를 만나고 갔다. 잠시 후 고참선배는 이회택 등 공격수들만 불러 비기는 작전을 주문했다. 교포가 비기는 쪽으로 상당액의 돈을 걸었으며 그럴 경우 배당액의 절반을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것. 이회택은 말이 되느냐며 출전했다. 하지만 경기내내 그 말이 떠올라 혼란스러웠다. 영문을 모르는 수비수들은 몸을 날리며 열심히 뛰었다. 그날따라 이세연 골기퍼는 인도선수들의 슛을 잘도 막아냈다. 경기 종료 직전. 이회택은 상대의 공을 뺏어 김기복 선수한테 슬쩍 패스를 했더니 그냥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결과는 1대0으로 이겼다. 이씨는 국민가수 조용필씨와도 각별한 인연이 있다.72년 어느날 저녁. 서울 퇴계로의 라이온스 나이트클럽에서 기타 연주를 하는 조용필(보컬그룹 25시 멤버)과 처음 만났다. 이씨는 밴드를 무척 좋아했다. 이후 이씨는 조용필의 매니저 역할까지 했다. 잘 아는 킹레코드사의 박성배 사장에게 레코드 취입까지 부탁했다.‘돌아와요 부산항에’‘너무 짧아요’ 등을 이때 취입했다. 또 방송국 PD 등에게 연락해 조용필의 노래를 자주 내보내 줄 것을 부탁했다.‘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뒤에는 바로 이씨가 있었다. 이와 관련, 이씨는 “2년여전 조용필씨의 부인 장례식 때 만난 이후로 서로 바빠서 잘 안 만나게 된다.”면서 “언젠가 골프 라운드도 한번 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골프실력은 이븐파를 기록할 정도. ●한때 국민가수 조용필 매니저 역할도 축구인 이회택. 비록 키는 작았지만 빠른 몸놀림과 날카로운 슈팅과 드리블, 그리고 대담성을 가진 천부적인 골잡이였다. 김포가 고향인 그는 어릴 적 돼지 오줌보와 깡통 등으로 축구놀이를 즐겼다. 초등학생때는 동네 형의 손을 잡고 조기축구회에 나가기도 했다. 중3 때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끼리 축구부를 조직, 대회에 출전했다. 고등학교 진학은 축구부가 있는 한양공고에 먼저 원서를 냈다. 퇴짜맞았다. 빠르지만 기술이 없다는 이유에서. 마음을 돌려 얼른 영등포공고에 진학했다. 고교 2년 때였다. 서울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전국고교 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첫시합은 부산상고였고 두번째는 광주상고. 연거푸 2골씩 넣어 이겼다. 축구신동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이어 동북고로 스카우트됐다.65년 청소년대표에 이어 이듬해 국가대표에 뽑혔다.75년까지 10년 동안 한국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이후 86년 프로리그의 포항 아톰스의 감독을 맡아 두 차례 우승을 이끌었다.90년 대표팀 감독으로 이탈리아월드컵 본선에 참가해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최고의 명예를 얻었다. 74년 결혼한 그는 결혼한 딸(사위는 농구선수)이 얼마전 손자를 낳아 할아버지가 됐다. 아들은 한양대 1학년에 다니다 해군복무 중이다. 부인은 현재 방이동에서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다. 북한에 살던 부친은 2년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 1946년 경기 김포 출생 ▲ 65년 서울 동북고 졸업 ▲ 65년 청소년 국가대표팀 선수 ▲ 66∼76년 국가대표팀 선수 ▲ 69년 한양대 졸업 ▲ 83∼85년 한양대 감독 ▲ 86∼92년 포항제철 감독 ▲ 90년 이탈리아월드컵 대표팀 감독 ▲ 93∼2003년 대한축협회 이사 ▲ 2003년 전남드래곤즈 상임고문 ▲ 2004년∼현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기술위원장
  • [마니아] 닭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

    [마니아] 닭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

    통닭, 닭발, 불닭, 찜닭, 닭죽, 똥집, 삼계탕, 반계탕, 초계탕, 닭곰탕, 닭갈비, 닭꼬치, 닭강정, 닭개장, 닭칼국수…. 서울 관악구 신림동 장세훈(30·회사원)씨는 닭고기에 입도 대지 않는다. 비슷한 ‘과’인 오리고기도 마찬가지다. 혐오식품도 아닌 바에야 못 먹을 뚜렷한 까닭이 없건만 “그냥 싫어서”라는 게 그가 밝히는 이유다. 그러나 시골집 하면 떠오르는 풍경 속에는 마당을 거니는 닭 몇 마리쯤은 들어가기 마련이듯 아이, 어른 가릴 것 없이 대개 닭고기 요리를 좋아한다. 전국에서 하루에 소비되는 닭고기는 170만∼180만마리이며, 서울에서만 60만마리 정도라고 축산업계는 말한다. 삼복 무렵에는 전국을 통틀어 하루 220여만마리가 더위를 식히는 데 희생(?)된다고 하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닭 열풍은 뜨겁기만 하다. ●서민의 친구, 닭짱이 돼라 3년 전에는 닭 요리를 즐기는 동호회까지 나타나 맹활약 중이다. 닭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닭사모’(www.daksamo.net)는 2002년 3월 첫 발을 떼 현재 전국에 회원 1480여명을 거느렸다. 닭 열풍을 말해 주는 듯 한때 3000여명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들어올 수는 없다.’는 모토를 내걸었다. 이에 따라 가입 자격을 까다롭게 만들어 온라인을 통해 호기심만으로 참가하는 ‘고무줄 회원’을 정리해 나갔다. 동호회 대표의 직함부터가 다르다.‘닭짱’으로 불리는 이두호(29)씨는 “이 모임을 만들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릴 적 아버지께서 월급날이면 닭고기를 사와 가족끼리 먹었으며 생일이나 집안 잔치가 열리는 날이면 거의 유일하게 어울려 먹을 수 있었던 것 역시 닭고기였다.”고 되뇌었다. 이 때문에 아버지의 월급날이 오기를 내심 기다려졌다고 한다. 그뒤 언젠가부터 건강식이 강조되면서 골목 골목에 닭집이 들어섰으며 일주일에 4∼5차례 닭고기를 즐기게 되면서 입맛에 맞는 닭집을 찾아나설 만큼 ‘닭고기 마니아’로 커갔다. 웹 디자이너로 일하던 2002년 어느 날 이씨는 고객과 닭고기 얘기를 나누다가 닭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만날 수 있는 동호회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받았다. 사이트를 개설한 지 이틀 만에 1400여명이 모여드는 등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다른 모임과 비교는 사절 최근 각 분야에서 엄청나게 늘어난 동호회 가운데서도 온라인으로만 활동하는 게 대부분인 경우도 적잖다. 닭사모는 이런 회원에 대해서는 단연코 ‘노’(No)라고 외친다. 서울·경기, 부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라, 대전·충청과 해외지부를 따로 둔 닭사모는 사이트에 실은 정보를 철저하게 비공개로 한다. 일주일에 한 차례 갖는 정기회와 지역별 번개모임에 얼마나 착실히 참가하느냐를 따져 ‘고무줄 회원’을 가려내기 위해서다. 회원들끼리 저마다 찾아간 닭집 가운데 추천할 만한 곳은 ‘이 집이 맛있어’ 코너에, 그렇지 못한 곳은 ‘이 집을 왕따시키자’ 코너에 올린다. 특히 닭 연구 모임인 ‘GCS’(Group Chicken Study)에서는 매주 목요일 20여명씩 모여 닭 요리·닭집 정보와 부위별 특징, 조리법, 양계업 동향 등에 대해 공부를 한다. 알고 먹자는 뜻에서다.GCS는 가입 5주 과정별 한 기수로 운영하며, 기수마다 과정이 끝나면 ‘책걸이’를 하듯 총결산하는 정기 모임을 갖는다. 이 회장은 “회원을 걸러내다 보니 참가자가 생각보다 자주 바뀌어 이러다 몇 년이 흘러도 남는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해 2월 GCS를 발족시켰다.”고 귀띔했다. 이 회장은 인터넷 시대에 걸맞은 기발한 아이디어로 평가받아 한 중진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하고 있다. ●특명 ‘닭으로 사랑하라’ 개그맨 김지환(30)씨는 “잠시 방송활동을 멈추고 신촌에 고추통닭 가게를 내 가입하게 됐다.”고 소개한 뒤 “인테리어 등에 대해 회원들이 의견을 보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20명으로 이뤄진 해외지부에서도 소식이 답지한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사는 이주영(26), 미국 미시건주 이스트랜싱에 사는 최윤미(14) 회원은 “매주 20∼30회 정도 사이트를 방문해 모국에서 들려오는 닭 얘기를 접한다.”고 근황을 전해 왔다. 닭사모는 모든 모임에서 단결을 꾀하기 위해 ‘닭 노래’를 부르며 운동선수들이 몸을 푸는 것처럼 ‘입’을 푼다. 닭 요리 찬송가인 셈이다. 노래는 두 종류다.‘다들 이불 개고 닭 먹어’는 보니 엠이 부른 팝송 ‘Rivers Of Babylon’을 개사했으며, 역시 번안곡인 동요 ‘우리 모두 다함께 손뼉을’을 ‘우리 모두 다함께 닭 먹어‘로 바꿔 부르고 있다. 그러나 모여서 먹기만 할 게 아니라 사회봉사에도 힘쓰자는 뜻으로 회원들이 인근 통닭집에서 가까이 사는 불우이웃에게 배달해 주는 활동도 세밑이나 명절 등 때마다 벌인다. 본인이나 받는 쪽이나 부담이 적어 참여하기 쉬운 게 장점이다. 닭사모는 그동안 쌓인 정보를 다듬어 곧 책으로 엮어낼 계획이다. 책에는 크게 4장으로 나눠 국가별 닭 문화, 분포, 종류, 부위별, 이용, 영양성분, 맛집 탐방, 독특한 양념 등 닭고기에 얽힌 비법도 담을 생각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가족6명 직장인… ‘가장만 대표가입’ 안되나

    Q: 아내와 딸은 교직생활, 아들 3명은 일반 기업체에 근무하고 있어 가족 6명이 모두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이다. 가족 모두 매월 월급여에서 건강보험료를 공제하고 있는데 납득이 안되고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경우 가장 한 사람만 가입자로 두고 나머지는 피부양자로 올려야 되는 것 아닌가? A: 건강보험은 일반 보험과 달리 선택이 아닌 당연 적용제도이다. 법률에 의해 강제적용을 받는다. 현행법상 직장에 다니는 모든 가족은 ‘적용 대상자’로 가입자 자격을 취득하여야 하며(국민건강보험법 제5조) 보험료도 각각 납부해야 한다. 당연히 추후 발생되는 질병 치료에 있어서도 균등한 보험혜택을 받게 된다. 피부양자는 말 그대로 아무런 소득이 없어 부양을 받아야 되는 사람이므로, 직장에 취직했다면 당연히 따로 의료보험에 가입해야 되는 것이다. Q: 직장가입자인데 추가로 가족을 피부양자로 올렸다. 피부양자 수가 늘어나면 월 보험료도 오르게 되나? A: 보험료에는 변화가 없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세대원의 수나 연령, 그 외 사항 등이 보험료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직장가입자는 그렇지 않다. 직장가입자의 보험료는 오직 월 보수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피부양자의 유무나, 많고 적음, 그 외 피부양자 세부사항은 보험료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 이화여대 교수들 ‘장학금 기부릴레이’

    이화여대 교수들이 후학들을 위해 잇따라 장학금을 쾌척, 제자 사랑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사학과 최소자(65·여) 교수는 지난 4월말 사학과 창립 50주년을 맞아 저축 등으로 모은 5000만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오는 8월 정년퇴임하는 최 교수는 “은퇴를 앞두고 평생 몸담은 학교와 후학들을 위해 뭔가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금은 내년부터 사학을 전공하는 우수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의 학비 지원에 쓰인다. 같은 과 이배용(58·여) 교수도 2002년 5000만원을 약정하고 매월 일정액을 기부하고 있다. 음악대학 교수 14명도 각 5000만원씩 7억원의 장학금을 약정, 지난 학기부터 5명의 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규도 음대 학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제자들에게 직접 도움을 주자는 제안에 동료 교수들이 흔쾌히 동의했다.”고 전했다. 물리학과도 5000만원의 장학금을 조성했다. 모혜정 명예교수가 학과 창립 50주년과 ‘세계 물리학의 해’를 기념해 올초 2000만원을 기부하자 12명의 동료 교수들이 십시일반으로 뜻을 모았다. 이달 초 퇴임전시회를 연 미술대학 조정현 교수도 2000만원의 장학증서를 학교에 전달했다. 지난 3월에는 나노과학부 교수 20여명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우수 연구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게 안타깝다.”며 독지가의 기금 2억원에 월급 일부를 모아 2억 5000여만원의 장학금을 마련했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아름다운가게 서초점장 정귀옥씨

    아름다운가게 서초점장 정귀옥씨

    “못하는 것이 없어야 아줌마다.” 비영리법인인 ‘아름다운 가게’ 서초점장인 21년차 주부 정귀옥(47)씨의 지론이다. 정씨는 2002년 10월 아름다운 가게 안국점(종로구 안국동)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자원봉사를 시작하며 새롭게 인생의 문을 열었다. 두 아들을 둔 정씨는 “자녀들 뒤치다꺼리에다 내 가정만 바라보면서 전업 주부로 평온하게 살았다.”면서 “내 인생의 직무유기가 아닐까 품었던 고민이 봉사의 길로 이어졌고 한 구석에 있던 마음의 빚도 덜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의 아줌마들은 열이면 열, 자녀들의 고3 수험생활이 끝나야 비로소 인생이 해방된 느낌을 갖는다.”면서 “고3이 되는 아들이 걱정됐지만 내 인생의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3년동안 꾸준히 해온 자원봉사는 정씨의 삶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매일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4시에 퇴근하는 여느 직장인의 삶과 비슷하지만 그녀에게 월급은 없다. 순수 자원봉사인 것이다. 시민들이 기증한 옷과 신발 등을 빨고 수선하면서 쓰다 만 물건조차도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행복을 전해줄 수 있는 귀한 물건이 되는 걸 지켜봤다. 봉사 활동은 정씨에게 승진의 기쁨도 안겼다. 평범한 주부에서 매장을 책임지는 관리자의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3월 점장이 된 정씨는 요즘 두 달에 한번씩 열리는 예술품 경매를 준비하고 있다. 인생의 경륜이 밴 아줌마 특유의 눈썰미는 전문가의 안목에 가깝다. 화랑에서 기증받는 물품의 설명을 듣고 관리·보관에 판매까지 맡고 있다. 이를 위해 정씨는 관련 분야의 서적을 읽는 등 공부에도 열심이다. 서초점의 자원봉사자는 23명. 그중 20명이 기혼 여성들이다. 비록 보수는 없어도, 자원봉사의 책임만큼은 무겁다. 그는 “봉사자들끼리 아름다운 가게에 나오는 것을 출근이라고 부른다.”면서 “일주일에 한번 나오시는 분들조차도 혹 직장을 잃을까봐 걱정한다.”고 웃었다. 정씨는 “평범한 주부라는 말은 없다.”면서 “우리 아줌마들은 지금까지 삶을 살아오면서 다른 어떤 일들도 잘 할 수 있는 ‘내공’을 쌓아 왔다.”고 자부했다.“거창하게 어떤 일을 하려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어떤 꿈이든 인생의 또 다른 도전으로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년 뒤 모습을 묻는 질문에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아름다운 가게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나누는 삶을 계속하고 있을 것”이라며 정씨는 인터뷰를 마쳤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북한 6·15선언 이후 저작권 눈떠

    북한이 저작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00년 6·15선언 이후부터라고 한다. 남북교류가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저작권 행정의 정비에도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3년 헌법과 민법에 있는 저작권 관련 조항과 독립 저작권법을 원저자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정했다. 법률 개정을 통해 저작에 대한 개인적 지적재산권을 인정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자본주의 국가의 인세처럼 저작권료를 작가가 모두 가지는 것은 아니다. 북한 작가나 예술가들은 조선작가동맹, 예술가동맹에 속해 월급을 받고 창작활동을 하기 때문. 대략 저작권료의 20% 정도가 작가에게 돌아간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경문협 관계자는 귀띔했다. 북한은 국제적 저작권 보호·보장을 위한 베른협약에도 지난해 가입하는 한편,‘저작권사무국’도 설치해 저작권 사무를 일원화했다. 따라서 앞으로 남쪽에서 북측 저작물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사무국의 확인을 거쳐야 한다. 책, 영화, 음반 등 북한 저작물을 들여와 판매하려면, 저작권자의 승인서와 함께 북한 저작권 사무국이 이를 인정하는 공증확인서가 있어야 하며, 이를 통일부에 제출해 반입을 신청해야 한다. 통일부도 북한 저작권 사무국의 확인서를 첨부해야 승인을 내준다는 지침을 내린 상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명동 상인들 “장사안돼 간판 바꾸기 바빠”

    명동 상인들 “장사안돼 간판 바꾸기 바빠”

    경기가 좀체 풀리지 않으면서 한동안 상승세를 탔던 소비기대심리도 푹 꺼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현장의 체감경기는 의외로 냉랭하다. 서울 강북에서 10평 규모의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경기가 나아졌다는 뉴스가 가끔 TV에 나오는데 그때마다 TV를 부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월 매출은 300만원을 넘었는데 올들어서는 이보다 훨씬 못미친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이달에 임대기간이 끝나 호프집을 처음에 인수한 권리금 2000만원의 절반인 1000만원에 내놓았는데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고 한숨지었다. ●“기대했던 여름특수도 실종될 판” 그나마 괜찮다는 할인점과 백화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기도의 한 신설 할인점 관계자는 “이미 들어서 있는 점포는 전년 대비 매출증가율이 물가상승률을 약간 웃도는 4% 수준”이라면서 “그나마 크게 꺾이지 않은 게 고마울 뿐”이라고 밝혔다. 필요한 물건을 한꺼번에 사가거나 끼워주기를 하지 않으면 사지 않는 고객의 소비 행태도 매출이 늘지 않는 요인이라고 말한다. 여름철 특수상품인 에어컨 판매도 줄곧 늘다가 7월부터 더위가 없을 것이라는 기상청 발표 이후 확 줄어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전국 기준)은 4월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에 그쳤다. 재래시장인 남대문시장은 더 죽을 맛이다. 시장안에서 300석 규모의 ‘명동삼계탕’을 운영하는 이모(58)씨는 “더위가 일찍 찾아와 올해 여름은 장사가 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텅텅 비기 일쑤”라면서 “외국인 손님을 끌기 위해 외국인 아르바이트생을 구해 점심 때 입간판을 내걸어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유행 1번지’ 명동의 가게들은 하루가 다르게 간판을 바꿔달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들을 겨냥해 발빠르게 변신하는 측면도 있지만 이런저런 가게를 열어도 장사가 안돼 한 달이 멀다하고 가게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명동의 한 3층짜리 건물에는 전통죽집과 빈대떡집, 성형외과가 들어섰지만 최근 죽집과 빈대떡집이 문을 닫아 건물은 폐허처럼 변했다. 성형외과 원장은 “두 음식점이 폐업하는 바람에 우리 병원도 문을 닫은 줄 알고 손님들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의도는 말이 없네(?) 서울 여의도 증권사 건물들이 몰려 있는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근처. 한식당 ‘초정’을 운영하는 박일국(45)씨는 “요즘 경기요? 이제는 그러려니 합니다.”고 운을 떼었다. 2000년 5월쯤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자그마한 식당을 차린 박씨는 “IMF사태 이후에는 한 달을 벌어 집세와 종업원 월급 등을 주고도 600만원 정도를 손에 쥐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절반인 300만원 벌기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직장생활 12년째인 S증권 김모(40) 차장은 ‘라이터 지수’라는 생소한 말을 꺼냈다. 김 차장은 “외환위기 직후 경기가 살아났을 때 증권가 근처의 술집 여종업원들이 거리에 나와 직장인들에게 일회용 라이터를 나눠주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면서 “한창 라이터를 돌릴 때 지수가 100이라면 지금은 20정도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지방은… 부산 범일동의 부산진시장 번영회 박기호 총무과장은 “소비심리가 다소 살아나면서 전반적으로 작년대비 매출이 약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부산지점 천병철 차장은 “지난 4월 부산지역 경기지표 증가율은 7.9%로 지난 3월과 비슷한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전국에 비해 경기하락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제조업 비율이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물 경기가 안 좋지만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15%에 불과해 충격이 덜하다는 얘기다. 롯데백화점 홍보실 조재민 계장은 “백화점은 매출이 다소 신장됐다. 여름성수기를 앞두고 에어컨 등 냉방제품 수요가 다소 증가했고 소비심리가 약간씩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래시장은 수도권과 비슷하다. 광주 양동시장의 경우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울상이다. 양동시장㈜ 김영식(59) 전무는 “가을·겨울에는 시제와 혼수용품으로 그런대로 장사가 되지만 날씨가 더워지면 손님이 뚝 떨어지고 지난해에 비해서도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광주 남기창·서울 전경하 이창구 장세훈기자 window2@seoul.co.kr
  • “S프로젝트 싫다는데 자꾸 요청”

    김재복(40) 행담도개발 대표는 “이 사업(행담도 개발사업)을 최선을 다해서 진행하겠다.”면서 “현재로서는 국제소송 등은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더 건드리면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서남해안프로젝트(일명 S프로젝트) 등과 관련, 일을 다 시켜놓고 이제 와서 문제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싱가포르 등으로부터 많은 투자를 유치하려고 한 사람이 이렇게 당하는데 앞으로 누가 투자하려고 나서겠느냐.”고 항변했다. 그는 S프로젝트 등과 관련, 자신이 먼저 정부측 인사들에게 요구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에서 이틀간 강도높은 조사를 받은 김씨는 하루를 쉰 뒤 지난 28일 밤 의혹 제기 이후 처음으로 본지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2001년 싱가포르 이콘 그룹이 사업포기를 검토하고 있던 상황에서 내가 설득해 사업이 계속 추진됐다.”면서 “당시 이콘측은 나에게 국내외 자금조달 문제 등의 전권을 줬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월 도로공사와 맺은 자본투자협약을 불평등계약으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도공측은 사업이 실패해도 매립지 자산 등을 챙겨 손해를 보지 않게 돼 있다.”면서 “1억 500만달러를 받아도 우리가 채무를 갚아야 하고, 그동안의 비용 등도 떠안는 등 오히려 우리측에 불리한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손학래 사장 부임 이후 모든 게 ‘셋업’됐다.”고 최근 사태 배경을 해석했다. 그는 “손 사장 취임 이후 행담도사업 관련 직제, 사람을 모두 바꿨고, 계속 내가 물러났으면 하는 분위기였다.”면서 “그래서 (문정인씨 등) 누구든 찾아다니면서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이라고 말했다. S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싫다는데도 자꾸 해달라고 해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연락이 와서 만나고, 싱가포르 대사 등 사람들을 소개해준 것밖에 없다.”고 했다. 김씨는 3시간여 진행된 인터뷰 중간중간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는 등 억울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러면서 작심한 듯 거침없이 말을 쏟아냈다. 그는 이콘측으로부터 EKI(이콘의 국내 자회사로 행담도개발의 최대주주) 지분 58%를 인수한 경위에 대해서는 “매립면허가 반려되는 등 사업이 진행되지 않자 그동안의 경비 등을 따져 지분인수를 제의했다.”면서 “일단 인수키로 했으나 돈이 없어 상당시간이 지난 뒤 경남기업에서 개인 명의로 120억원을 빌려 인수금을 치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시 D사,H사 등 국내 굴지의 회사를 찾아다니면서 투자를 제의했지만 모두 거절하고, 경남기업만이 내 신용을 믿고 빌려줬다.”면서 “120억원에 대한 이자를 한동안 못낸 부분을 빼고는 거리낄 것이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이력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서는 “싱가포르의 전력 송·배전을 주관하는 싱가포르파워의 시니어컨설턴트로 계약해 지금까지도 월급과 컨설팅비를 받고 있다.”면서 “검증도 안된 이력서가 공개된 것은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北 쌀값 1년새 2배 급등

    |제네바 외신|북한의 식량배급량이 올들어 대폭 축소되면서 곡물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유엔의 대북식량 지원 창구인 세계식량계획(WFP)의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4월 말까지 평양에서 거래된 옥수수 가격은 약 40%가 올랐으며 수입 쌀의 거래가격도 25%가량 상승했다. 최근 옥수수와 수입 쌀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할 때 각각 3배,2배 높은 수준이다. 도시 근로자의 현재 월급 수준으로는 옥수수 5㎏, 쌀 3㎏을 간신히 살 수 있는 형편이 된다.WFP는 또 상당수 군(郡)지역 관리들로부터 하루 250g인 공공 배급량이 7월부터 200g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의 절반에 못미치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올 1월 들어 공공 배급제에 의해 분배하는 하루 곡물량을 250g으로 축소한 바 있다. WFP 보고서는 하반기 외부의 식량지원 파이프라인이 막혀 있다며 수확기까지 앞으로 4∼5개월 어려운 상황이 예고된다고 전망했다. 앤서니 밴버리 WFP 아시아 담당관은 이날 서울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이 줄면서 북한 식량위기가 날마다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최악의 식량난을 맞았던 1990년대 중반만큼은 아니지만 사태가 개선되지 않으면 그 같은 상황을 다시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동북아위 월권… S프로젝트 실체는

    행담도 개발의혹은 권력형 특혜시비를 넘어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만으로도 적지 않은 법적·도덕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26일 사의를 표명한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의 ‘정부지원의향서’ 작성이나 아들의 행담도개발 취업, 동북아위와 행담도개발의 양해각서(MOU) 체결,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의 ‘중재’, 구상단계에 불과한 S프로젝트(서남해안개발계획)의 실체와 행담도개발의 관계 등이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 ●청와대 자문기구의 직권남용(?) 문 동북아위원장은 지난해 9월 행담도개발(주)의 외자유치와 관련해 ‘정부지원의향서’를 행담도개발측에 써줬다. 정태인(당시 동북아위 기획조정실장) 국민경제자문회의 사무차장이 실무를 맡았다.“행담도개발이 정부의 S프로젝트와 밀접히 연관돼 있어 싱가포르 등의 외자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 동북아위는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S프로젝트의 드래프트 초안 비용을 행담도개발이 부담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맺었다. 그러나 동북아위는 대통령 자문기구에 불과, 이처럼 실질적인 정책집행을 담당하는 것은 관계법상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동북아위는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보좌하거나 자문에 응하기 위해 자문위원을 둘 수 있도록 한 정부조직법에 설치근거를 두고 있다.MOU 체결은 사실상 정책집행 행위로, 자문역에 그쳐야 할 동북아위의 설치목적을 넘어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더구나 문 위원장은 의향서를 써줄 때 동북아위원회의 의결절차조차 거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은 “특정 민간업체의 자금조달에 대한민국 정부가 지원을 약속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대통령 자문기구 위원장이 임의로 발급해준 것은 월권행위”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인사수석과 개발사업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이 행담도 개발에 간여한 것 역시 월권 내지는 직권남용으로 지적된다. 정 전 수석은 지난해 7월 캘빈 유 주한 싱가포르 대사의 요청에 따라 청와대에서 그 대사와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을 만나 S프로젝트에 대한 싱가포르측의 투자문제를 협의했다. 이어 그는 지난 3일 도로공사와 행담도개발이 임금지급 문제 등을 놓고 분쟁을 벌일 때에도 식사모임을 만들어 중재역할에 나서는 등 퇴임 이후 지금까지도 적극적인 후원인 역할을 해왔다. 정 전 수석은 논란이 일자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 누구나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이라면 (그런 일을)해야 한다. 앞으로도 그런 일이 있다면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발사업과 무관한 청와대 인사수석이 싱가포르 외자유치와 행담도 개발 문제를 논의하고 퇴임 뒤에까지 중재를 맡고 나서는 행위는 명백한 월권행위일 뿐 아니라 청와대의 정책 시스템이 규정이나 절차가 아닌, 사람에 의해 작동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듯하다. ●S프로젝트의 실체와 행담도 개발 문 위원장이나 정 전 수석, 정태인 차장, 오점록 전 도로공사 사장 등은 한 목소리로 행담도 개발사업이 S프로젝트 외자유치를 위한 시험대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S프로젝트는 몇몇 청와대 주변 인사들의 구상에 불과할 뿐 정부 차원에서 검토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사안이다. 국무총리실 김태환 재정금융심의관은 청와대측이 ‘국무총리실이 S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26일 “우리 직원이 몇 명인데 이를 검토하겠느냐. 총리실이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국토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주는 방안을 건교부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토연구원을 관장하는 곳이 총리실이다 보니 총리실이 검토하고 있다는 식의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내용에선 전혀 검토된 바가 없다는 얘기다. 기본계획조차 제대로 서지 않은 S프로젝트를 근거로 청와대 인사들이 행담도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나선 셈이다. ●문정인씨 아들의 취업 논란과 역할 문 위원장의 아들이 행담도개발(주)에 취업해 근무하고 있는 점 역시 법적 타당성을 떠나 도덕성 논란의 대상이다. 문 위원장은 “프린스턴대를 나온 아들이 현장경험을 쌓고 싶다고 해 김재복 사장에게 얘기하게 됐고, 김 사장 역시 인재를 얻게 됐다며 흔쾌히 채용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3개월간 무급으로 일하다 지난달에야 처음 급여를 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문 위원장의 아들이 이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행담도개발의 자금·금융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는 얘기만 주변에서 나오는 정도다. 단순히 월급을 받는 조건으로 채용된 직원에 불과하더라도 김 사장에게 있어서 그는 ‘방패막이’로 비쳐지기 십상이다. 행담도개발이 막대한 개발차익을 노리고 추진된 사업이라는 점에서, 급여 외에 또다른 보상계약이 맺어져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강동석 전 건교부장관 역시 산하기관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아들을 취업시킨 이유 등으로 낙마했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27일 부산동아대서 인구학회 학술대회

    27일 부산동아대서 인구학회 학술대회

    정관수술을 받으면 예비군 훈련을 면제해주던 게 엊그제였는데 이제 대통령까지 나서 이민자를 받는 문제를 검토해보자는 세상이 됐다. 출산율이 떨어지고 장수하는 사람이 늘면서 일하는 젊은 층이 줄게 됐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27일 부산 동아대 캠퍼스에서 열리는 한국인구학회 학술대회는 경험적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의 인구 문제를 논의한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미국의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는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에 대해 색다른 해석을 내놓은 적이 있다. 미국 역사를 되돌아 보건대 여권신장이라고 기뻐하기 보다는 그만큼 살림살이가 팍팍해져 한숨 쉬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만혼과 저출산 문제도 마빈 해리스의 맥락 위에 있는 셈이다. 맞벌이는 필수라는 월급쟁이들의 푸념과 일맥상통한다. 이번 학술대회에 발표되는 박경숙·김영혜·김현숙의 ‘남녀의 결혼시기의 결정요인에 관한 연구’, 이시백·조영태·홍인정의 ‘사회경제적 요인과 출산력의 연관성에 관한 다수준 분석’ 등 2편의 논문은 바로 이 맥락을 실증적으로 다루고 있다. ‘결혼시기’ 연구는 노동부 자료 등을 기본으로 학력과 직업이 결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폈다. 연구결과 남성의 결혼시기에는 IMF 경제위기 이후 학력과 직업의 결정력이 더 커졌다. 특히 결혼시기가 늦었던 고학력·전문직 종사자들도 IMF위기 뒤에는 결혼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반면 여성은 IMF 이전엔 고학력일수록 일찍 결혼했지만 IMF 뒤에는 외려 늦어졌다. 취업에서의 불이익을 고려할 때 고학력이 여성의 결혼에는 걸림돌도 작용하는 예다. ‘출산력’ 연구는 통계청 자료 등을 기초로 지역간 출산력의 차이가 그 지역의 사회경제적 여건과 일정정도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회경제적 여건을 지수화했을 때 예상대로 서울이 12.52로 가장 높았고 전남이 -9.63으로 가장 낮았다. 지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소득이 높고 경쟁이 심하며 경제활동이 왕성함을 의미한다. 이는 출산율에도 그대로 반영돼 지수가 낮은 전남이 2.32명으로 최고를, 서울은 1.58명으로 최저를 기록했다. ●해답은 결국 복지 만혼과 저출산은 곧 고령화사회로 이어진다. 이에 대한 우려는 언론마다 넘치지만 대책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다. 대책은 결국 세금과 연금제도 개선인데 이런 얘기는 어렵고 복잡할 뿐 아니라 반정부 논조 차원에서 시빗거리로 동원되거나 좌파적 발상이라고 매도되기 십상이다. 경제제일주의 입장에서 보자면 구조조정이 곧 대량해고이듯 제일 좋은 고령화사회 대책은 ‘고려장’일지도 모른다. 결국 비인간적인 고려장 대신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육아·아동·여성·노인문제에 대한 종합적 대책이다. 정부나 사회단체가 각종 인센티브 정책을 쏟아내도 별다른 호응이 없는 것도 이런 큰 그림이 없기 때문이다. 인구학회는 5000만명 정도의 인구가 적정하다는 지난 3월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 문제에 대해서도 토론을 벌인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근로자 稅부담 자영업자의 2배

    ‘유리 지갑’ 월급쟁이의 평균 세금 부담이 고소득 전문직을 포함한 자영업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의사·변호사·상인 등 자영업자의 세금 부담액은 근로자의 44%, 사무직 근로자의 27% 수준에 그쳤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부담액도 근로자의 65%에 불과했다. 지난해 전국 가구의 소비지출은 월평균 196만 3316원, 조세 부담액 7만 3868원으로 소비지출 대비 조세부담액은 3.76%다. 근로자(사무직 포함)가 가장인 가구는 소비지출 200만 5758원, 세금 9만 8735원으로 소비지출 대비 조세 부담액 비율이 4.92%다. 반면 자영업자 가구의 소비지출은 월평균 210만 5846원으로 근로자 가구보다 5.0%가 많았는데도 조세 부담액은 4만 3743원으로 근로자의 44.3%에 그쳤다. 이에 따라 소비지출 대비 조세부담률은 2.08%로 근로자의 절반도 안 됐다. 특히 사무직 근로자 가구는 지난해에 월평균 소비지출 243만 5933원의 6.74%인 16만 4139원을 조세로 부담했다. 사무직의 소비지출 대비 조세부담률은 자영업자의 3배를 넘는 셈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中 명품귀족 ‘웨광쭈’ 뜬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사치품 소비에 목숨을 거는 ‘웨광쭈(月光族)’들이 출현했다. 광(光)은 ‘다 써버리다.’는 의미로 중국의 웨광쭈들은 자신의 월급을 몽땅 소비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은행 대출금으로 사치품을 사들이는 귀족 소비계층을 뜻한다. 이들은 월 5000∼1만위안(약 65만∼130만원)의 고소득 화이트칼라 계층으로 대부분 외자기업이나 IT업체에서 근무한다. 웨광쭈들은 서구문화에 탐닉하고 대졸 이상의 학력과 전문 능력을 갖춰 중국을 이끄는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베이징천바오(北京晨報)가 24일 보도했다. 웨광쭈들이 주축이 된 중국의 사치품 소비계층은 25∼30세로 미국·서구보다 5세 이상 빠르다. 서구의 사치품 소비계층이 30∼40세에 집중된 것과 대비된다. 이는 빠른 경제성장에 힘입어 청년계층의 고소득자들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체면과 과시를 중시하는 중국의 소비문화와 결합된 측면이 강하다. 중국의 사치품 시장은 연 20억달러 규모로 세계 시장의 3%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서 1000만위안(약 13억원) 자산가는 24만명 안팎으로 중국의 사치품 소비인구의 13%를 차지하고 있다고 베이징천바오가 전했다. 베이징천바오가 소개한 대표적 웨광쭈 장웬(張圓·29)은 광저우(廣州)의 한 외자기업 직원으로 월급으로 받은 5000위안을 지난 5년 동안 명품 구입과 국내외 여행에 소비했다. 최근 결혼을 앞둔 그는 주택 구입을 위한 할부금도 없는 빈털터리가 됐다. 한편 웨광쭈들의 구매 패턴은 주택과 자동차를 선호하는 구미 스타일과 달리 고급 의류와 향수, 시계 등 개인용품에 집중돼 있다. oilman@seoul.co.kr
  • 산재노동자 ‘희망 어깨동무’

    산재노동자 ‘희망 어깨동무’

    23일 오전 서울 구로동에 자리한 ‘산업재해노동자 자활공동체’ 사무실.10여명이 모여 서류봉투에 신문을 넣어 풀로 붙이는 작업이 한창이다. 그리 잰 손놀림이 아니다. 한 마디밖에 남지 않은 손가락, 잘렸다 봉합한 손목. 여느 사람들과 신체조건이 다르다. 하지만 오랜만에 얻은 일감. 얼굴에서 희망이 읽힌다. 산업재해로 불구가 돼 직장에 복귀하지 못한 근로자들이 모여 ‘희망의 일터’를 만들었다.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취업장벽에 수도 없이 부딪혀야 했던 산재 근로자들. 스스로 일할 기회를 만들었다는 자부심 속에 힘찬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정부지원 없이 재기발판 다져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는 지난 14일 이 자활공동체를 출범시켰다. 산재 근로자들이 정부 등의 지원 없이 자기 힘으로 사업체를 만들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1996년부터 내부적으로 자활사업을 진행해 온 산재노협은 소외된 산재 근로자들에게 마음놓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뜻에서 지난 1월 정식으로 사업자 등록을 했다. 현재 상근자 6명과 시간제 근로자 10여명이 일하고 있다. 자활공동체 근무자는 대부분 손가락이나 손목이 절단된 사람들이다. 지금은 봉투를 인쇄해 신문이나 회보 등을 넣고 이를 우편으로 발송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시민·사회·노동단체 25곳에서 일감을 받았지만 아직 업무량이 많지 않다. 하루 근무시간이 고작 4∼6시간 정도. 월급도 최저임금 수준밖에 안된다. 그나마 아직 수익이 없어 그동안 모은 기부금에서 700만원 가까운 직원들의 월급을 충당하고 있다. ●취업시장에서 냉대…일터 복귀 지원 절실 하지만 직원들은 다시 일할 수 있게 된 게 그저 고맙다. 상근자로 일하고 있는 이경호(22)씨는 2002년 10월 프레스기를 청소하다 잠금쇠가 헐거워져 금형이 떨어지는 바람에 오른쪽 손목이 잘렸다. 봉합은 했지만 팔꿈치 밑으로는 기능을 거의 상실했다. 이씨는 지난 4월 치료가 끝난 뒤 인터넷 리크루팅 업체를 통해 여기저기 30여통의 이력서를 냈지만 모두 떨어졌다. “한번은 고졸이란 자격조건에 맞춰 이력서를 넣었는데 그 회사 인사 담당자가 ‘원래 대졸자 모집인데 잘못 보고 지원한 것 아니냐.’고 하더군요. 차라리 손목 때문에 뽑을 수 없다고 솔직하게 얘기를 할 것이지 말도 안되는 이유를 갖다붙이는 게 더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산재 노동자들이 이런 경험들을 하지요.” 그는 “공동체 출범이 재활이 보장되지 않은 산재 근로자들에게 앞으로의 길을 제시하는 모범사례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2003년 6월 프레스기를 다루다 왼쪽 손가락 3개가 완전히 잘린 정달윤(46)씨도 “다니던 직장에서 사무실 근무라도 하고 싶어 ‘캐드’(CAD·컴퓨터이용 설계)를 배우며 준비하고 있지만, 막상 치료가 끝나가니까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두렵다.”면서 “이렇게라도 조금씩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고마울 뿐”이라고 했다. 산재노협 김재천 회장은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매년 평균 9만여명의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를 당하지만, 일터로 복귀하는 경우는 절반도 안되는 40% 수준”이라면서 “노동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고, 생계를 꾸려갈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취업지원 서비스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경매 전쟁’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경매 전쟁’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에는 밤낮이 따로 없다. 서울시민 먹을거리의 절반을 책임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새벽엔 활어가 뛰놀고 아침엔 수박이 넘쳐나며 한낮엔 소·돼지가 주인을 기다린다. 싱싱한 채소는 해가 저물 무렵에야 모습을 드러낸다. 새벽까지 흥정을 벌이던 경매장은 날이 밝으면 주차장으로 변한다. 리어카에서 20t트럭까지 농산물을 싣고 나르는 차량들이 하루종일 주차전쟁을 치른다. 여기서 정보 하나. 일반 소비자도 오전 10시쯤 경매시장을 찾으면 농수산물을 싸게 살 수 있다. 넉넉히 낙찰받은 중도매인들이 소매상에게 넘기고 남은 물량을 떨이로 파는 까닭이다. 반쯤 잠에 취한 상인을 잘 구슬르는 것이 관건. 자, 이제 30분 단위로 빼곡히 짜인 경매시간표를 따라 가락시장의 24시간을 추적해 보자. ●15일 밤 11시 형광등이 낮처럼 환히 비친 채소시장에 무·배추를 각각 채운 5t트럭이 원을 그리며 도열해 있다. 차량 번호는 충남·경북·전남 등 다양하다.50∼60대 중도매인들이 차량을 돌며 상품을 잘라본다. 전자경매대가 등장했다. 지난 2000년 도입된 전자경매제도는 지난해 거래 물량의 72%를 차지할 만큼 자리잡았다. 중도매인은 리모컨 모양의 응찰기로 경매에 참여한다. 알아들을 수 없는 의성어가 이어지고 “118만원에 5번”이란 경매사 목소리가 밤하늘을 가른다.10초 만에 낙찰자가 결정됐다.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이다. 모닥불에 모여 있던 아줌마 50∼60명이 삼삼오오 차량으로 흩어졌다. 배추를 내려 크기별로 나누고, 썩은 것을 골라내기 위해서다. 밤샘 일당은 5만∼6만원. 배추 5t트럭 경매가는 61만∼172만원. 최근 5년간 평균가격인 256만 7000원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16일 새벽 1시30분 수산시장에 고등어·갈치·삼치·조기·새우 등 냉동 어류가 가득하다. 세 자리 숫자가 새겨진 모자를 쓴 중도매인 10여명이 계단식 대형 경매대에 서서 손가락을 흔든다. 수지경매다.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도록 손 뒤쪽은 두꺼운 종이나 천으로 가렸다. 수산물은 하향식 경매다. 경매사 양덕룡씨는 “산지에서 이미 상향식으로 경매가 이뤄진 상태라 내륙에선 하향식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냉동 고등어 20㎏은 1만∼5만원, 조기 7만∼30만원, 삼치 10㎏ 1만 8000∼2만원. ●새벽 2시30분 딸기·토마토·참외 순으로 팔려나간다. 양은 많지 않지만 2시간 넘게 걸렸다. 생산자별, 등급별로 일일이 경매하기 때문. 농수산물공사 김종주 농산팀 과장은 “지역별로 과일을 모아 등급을 매긴 뒤 공동출하하면 경매시간도,비용도 훨씬 절약될 것”이라고 말했다. 딸기 2㎏는 1000∼1만 5000원, 토마토 5㎏ 2000∼1만 8000원, 참외 15㎏ 5000∼7만 2000원. ●새벽 3시30분 수산시장에 활어가 나왔다. 도다리·돔·우럭·농어·노래미·낙지·미꾸라지·민물장어 등 종류도 가지가지. 노란 플라스틱 상자가 바닥에 깔렸다. 살아 숨쉬는 생선의 무게를 잰다. 상자에 들어간 생선은 팔딱팔딱 뛰며 헐떡거린다. 이때 바닷물을 부어 진정시켰다. 죽은 생선은 옆으로 치워 헐값에 판다. 종류별로, 무게별로 따로 흥정하다 보니 새벽 6시가 훌쩍 넘었다. 자연 농어 1㎏ 1만 1000∼2만원, 우럭 1만∼1만 5500원, 노래미 3000∼1만 1000원. ●아침 8시30분 본격 출하를 시작한 수박이 과일시장을 푸른빛으로 물들였다. 회색 카펫에 동그란 플라스틱 원이 놓이면 트럭에서 내려진 수박이 차곡차곡 쌓인다. 수박만큼 싣고 내리는 게 힘든 농산물이 있을까. 낙찰되면 하역부 3∼4명이 나란히 서서 수박을 하나하나 던져 2t짜리 전동차에 담는다. 경매하는 2∼3분을 위해 1시간 남짓 수박을 옮기는 꼴이다. 대파의 경우 거래는 1t차량 단위로 이뤄지지만, 옮길 때는 1㎏짜리 단을 일일이 나른다. 하역부 월급은 300만∼400만원. 수박 출하량(435t)이 전날 보다 2배로 늘어 시세가 약간 떨어졌다. ●오전 10시 축산공판장은 위생관리가 철저하다. 흰색 장화와 가운을 입어야 경매장에 들어갈 수 있다. 전날 들어온 돼지와 소는 밤새 도축된다. 그래서 공판장에 야릇한 비린내가 감돈다. 돼지고기는 그날 아침에, 쇠고기는 숙성을 위해 다음날 아침에 출하한다. 계단식 의자에 앉은 중도매인 30∼40명이 무대에 올라온 돼지고기를 보며 응찰기를 잽싸게 누른다. 내장을 뺀 돼지고기는 두쪽으로 쪼개져 쇠고리에 매달려 있다. 낙찰시간은 2∼3초. 돼지고기 값이 1㎏에 최고 4600원까지 올랐다. 쇠고기 경매는 오전 11시부터 진행됐다.1㎏ 1만 2000∼1만 7500원. 하루에 경매되는 돼지는 1200마리, 소는 280마리 정도. ●오후 6시 상추·쑥갓·시금치·근대·열무·대파가 차례를 기다린다. 웰빙 열풍으로 적상추, 치커리 등 상채류, 엽채류가 인기. 반면 대파는 1㎏에 50원짜리도 나왔다. 마늘·양상추·케일·파슬리 등 상장 예외 품목은 중도매인에게 바로 넘겨진다. 계절 채소는 출하량이 적어 경매를 하지 않는다. 가락시장의 긴 하루는 그렇게 저물어 갔다.24시간 챗바퀴는 매주 토요일과 명절에만 멈춘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가락시장을 24시간 밝히는 사람들 가락시장을 24시간 밝히는 사람들을 만났다. 자식처럼 키운 농산물을 갖고 시장을 찾은 생산자와 소매자, 소비자에게 상품을 넘길 중도매인, 그리고 이들을 이어주는 경매사가 그들이다. ●수박 생산자 최인철(46)씨 경북 고령에서 키운 수박 5t을 갖고 15일 가락시장에 도착했다.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수박 줄기를 잘라놓았더니 하역부가 수박을 운반하고 등급을 매겨 경매장에 전시했다. 운송·하역비만 80만∼90만원. 그동안 출하대기실에서 새우잠을 청했다. 날씨가 선선해진 데다 출하량이 많아 수박 값이 떨어졌다. 단가가 1000원씩만 줄어도 100만원은 족히 손해다. 그래서 생산자는 출하 시점을 잘 결정해야 한다. 수박을 15년 동안 가락시장에서만 팔았다. 전국 평균가격이 정해지는 곳이라 큰 손해를 입지 않는다. 농민들이 흘린 땀만큼, 농산물이 제 값을 받았으면 좋겠다. ●무 중도매인 김한중(63)씨 용산시장에서 활동하다 1985년 가락시장이 들어서면서 옮겨왔다. 밤 10시30분에 출근해 오전 10시쯤 퇴근하는 일을 20년 넘게 반복하고 있다. 무는 전국 곳곳에서 일년 내내 출하되기에 쉴 틈이 없다.2000년 전자경매가 도입되면서 분쟁이 많이 없어졌다.
  • 은행들 ‘위안貨 골머리’

    은행들 ‘위안貨 골머리’

    시중은행들이 평가절상이 임박한 위안화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외화 암거래시장에서 위안화 품귀현상이 빚어진다는 소식에 일부 은행고객들도 “위안화를 대량 매입할 수 없느냐.”고 문의해 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22만여명에 이르는 조선족동포 등 화교권 외국인 노동자들은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중국에 있는 가족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의 돈을 받게 되는 것 아니냐.”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어 이들을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위안화 투자 위험해요” 개인환전상이 밀집한 서울 남대문시장 주변에는 요즘 위안화를 찾아 볼 수 없다. 위안화 보유자들이 값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환전상 이모(50)씨는 “올초까지만 해도 하루에 50만∼100만위안씩 거래했는데 요즘에는 팔겠다는 사람은 없고, 사겠다는 사람만 많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은행고객들도 덩달아 시중은행을 찾아 위안화 매입을 문의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바꾸겠다는 고객도 있다.”면서 “이들을 설득하느라 외환담당 직원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투자는 전혀 매력이 없을뿐더러 위험하기까지 하다.”라고 충고하고 있다. 평가절상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달러나 엔화처럼 은행간 거래를 통한 외환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너무나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아직 투자가치가 있는 화폐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유통량이 극히 적기 때문에 환전수수료가 비싸 자칫 손해볼 수도 있다. 실제로 17일 1위안을 살 때는 127.57원을 내야 하고,1위안을 팔면 110.57원만 받을 수 있어 차액(스프레드)이 17원이나 된다. 외환은행 환율연구소 관계자는 “비록 위안화가 절상되더라도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국내의 위안화 보유자는 절상 효과를 거의 볼 수 없다.”면서 “환전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오히려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송금 안심하세요” 중국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밀집한 서울 구로동이나 영등포구 대림동, 경기도 안산 파주 문산 등의 시중은행 지점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위안화 절상 불안감을 해소하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다. 한국에서 받은 월급의 90% 이상을 달러로 바꿔 중국에 송금해온 이들은 위안화가 절상되면 결국 중국에 있는 가족들이 이전보다 훨씬 적은 액수의 돈을 쥐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로부터 환전수수료를 받아 짭짤한 재미를 봐온 지역 은행지점들은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상담을 부쩍 강화했다. 외환은행은 대림동 지점에 중국교포 출신 은행원을 배치해 상담하고 있다.25개의 외국인 노동자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국민은행도 본점에서 고용한 중국인 은행원들을 가동해 노동자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 은행들은 주로 위안화의 평가절상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닌 데다 이미 상당부분 절상 효과가 시장에 반영됐고, 중국 현지의 달러화 선호 현상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래도 불안하면 일단 송금을 서두를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중국 노동자들이 느끼는 불안은 지극히 막연한 것”이라면서 “고객보호 차원에서 이들에게 다양한 환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월 보수 620만원에 전담 건수는 일반변호사의 6배

    월 보수 620만원에 전담 건수는 일반변호사의 6배

    지난 16일 대법원. 지난해 9월부터 국선변호전담제를 시범 실시한 뒤 전담변호사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전국에서 모인 국선전담변호사 21명은 그동안 재판을 맡으면서 겪었던 애환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연수원을 갓 수료한 20대 후반의 새내기 변호사에서부터 오랜 법관 생활을 마친 60대의 지긋한 노변호사까지, 국선변호사의 고충을 하소연하듯 토로했다. ●인적·물적 지원 절실 변호사들은 사무실 제공 등 인적·물적 지원과 ‘적절한’ 보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한 변호사는 “공소장일본주의에 따라 검사가 공소장 외에 다른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변론을 준비하기가 힘들었다.”면서 “변론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가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가 “과연 사선변호인이었다면 그랬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서운함을 표시하자 잠시 장내가 숙연해졌다. 다른 변호사가 “물론 우리가 국선전담을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익을 위해서라는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이지만 한달에 620여만원을 받는데 이 돈을 직원들 월급 등 사무실 운영비로 쓰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말하자 모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국선전담으로 다른 사건을 수임할 수 없는 데다 경제적인 이유로 별도의 사무 인력을 두지 못한 이들은 사무실이 없어 커피숍에서 의뢰인을 만나거나 집으로 서류뭉치를 들고가는 일이 다반사다. 그나마 서울중앙지법에는 별도의3평 남짓한 공간이 있으나 국선전담변호사들은 다른 변호사들의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부족한 현실에도 내실있는 변호 법원 관계자는 “이들의 어려움을 잘 알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지금 당장 어떤 대안을 마련하기는 어렵다.”면서 “시범실시 기간인 만큼 차츰 보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선변호 전체 예산은 170억원이지만 국선전담 변호에 할당된 예산은 10분의1에도 못미치는 15억원이다. 국선전담변호 제도가 아직 정착하지 않은 가운데서도 국선전담 변호사들의 활동은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서울중앙지법 강형주 부장판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국선전담재판부의 설문조사 결과 국선변호 제도 시행후 변론이 충실해졌다는 응답이 57%로 나타났다. 한편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정준영 판사는 국선전담변호사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국선전담변호사들은 1주일에 10∼15명을 접견하고 4∼6쪽의 변론요지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국선전담 변호사들은 사선에 비해 변론에 손색이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국선전담 사건 5건 중 1건은 사선 변호인으로 변경됐다. 또 국선전담변호사 한 명당 한달에 20.8건을 다루었다.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2003년을 기준으로 서울지역 변호사 한명당 수임건수는 3.59건에 불과했다. 국선전담 변호사들이 평균보다 훨씬 많은 사건을 맡는 셈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심훈종 변호사는 “과도한 업무량을 줄이거나 사무실 운영 비용 등을 아낄 수 있는 묘책이 있다면 훨씬 나은 법률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국내 첫 노동자 자주관리기업 우진교통

    국내 첫 노동자 자주관리기업 우진교통

    국내에서 처음으로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출범한 충북 청주시 우진교통이 3개월 만에 기업경영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단기어음이 한꺼번에 밀어닥쳐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지만 조직관리와 서비스 등이 개선되면서 다른 버스회사들이 이를 모방하는 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깨끗한 복장… 승객엔 스마일 노조가 회사를 인수한 뒤 맨 처음 바꾼 것은 승객들에 대한 서비스. 손님들에게 막말을 하거나, 버스를 타려고 달려오는 손님이 있어도 버스를 출발시키는 일이 사라졌다. 복장도 바뀌었다. 모든 운전사들이 깨끗이 다림질 한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핸들을 잡는다. 운전사 홍순국(46)씨는 “예전에는 후줄근한 유니폼 차림에 손님들에게 짜증도 자주 냈지만 지금은 이웃처럼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호응이 좋자 D운수 등 다른 버스회사도 운전사에게 넥타이를 매도록 하는 등 ‘따라하기’에 나섰다. 노조가 경영권을 인수한 것은 올 1월 20일로 이제 3개월이 지났다. 노조는 사측이 임금과 상여금 등 15억원을 체불하자 지난해 7월 24일부터 117일간 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협상이 이뤄지지 않자 경영권을 넘겨 받았다. 전체 주식의 절반인 29만주를 넘겨받아 경영권을 인수하는 대신에 임금과 퇴직금 등 부채 150억여원을 떠안는 조건이었다. 대표이사는 김재수 민주노총 충북본부 사무처장이 맡았다. 회사는 주식을 김정기 전 서원대 총장에게 맡겼다. 그는 주식을 보관만 할 뿐 경영에는 개입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주식을 제3자가 보유하고, 노동자들이 경영과 노동을 분담해 자본 경영 노조 등 3권이 명확히 분리된 자주관리기업은 우리 회사가 처음”이라고 자랑한다. ●사장 다음은 과장-대리 이 회사는 사장과 과장, 대리직만 있다. 전무-상무-부장-차장 등 중간관리자는 없앴다. 이 때문에 연간 인건비가 1억 6000만원이 줄어든다. 김 대표도 민주노총에서 주는 월급만 받는다. 김 대표는 “민주노총에서 파견했기 때문이지만 회사경영의 정상화에 도움이 되고자 해서였다.”고 말했다. 또 외근 운전사를 위한 식당과 주유소는 가장 싼 곳을 골라 계약, 경비절감에 나서고 있다. 예전에는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던 것이 관례였다. ●손님 없으면 시동 꺼 운전사 조덕현(47)씨는 “종점에서 대기중일 때 손님이 없으면 시동을 꺼 기름을 아낀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공동복지회를 구성, 쓰지 않은 2500원짜리 점심과 저녁용 식권을 식당에 넘기지 않고 직접 2300원에 사들인 뒤 회사에서 원래 가격을 받고 넘겨 야유회 자금 등으로 쓰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300만원을 모았다. 다른 변화는 운전사 중심 운영방식이다. 지난 10일 흥덕구 복대동 우진교통 사무실은 ‘돈통’에서 빼낸 돈이 자동계수기를 통해 떨어지는 소리로 요란했다. 수금실 이정아(40)씨는 “예전에는 경영진이 중심이 돼 운전사들이 사무실에 들어오지도 못했다.”고 들려줬다. ●지금이 고비다 노조는 파업기간중 조합원 1인당 500만원씩을 거둬, 쓰고 남은 10억원을 차량정비비 등 버스운행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썼다. 차고지도 용암동만 남기고 1800평의 복대동 땅을 24억원에 팔아 조흥은행 등 부채를 갚아 현재 120억원의 부채가 남아 있다. 이 가운데 70억원은 직원 체불임금과 퇴직금이다. 김 대표는 “2월 버스 한대당 수익이 하루 30만원이던 것이 3월 39만원,4월 42만원으로 높아지고 있고 조직개편과 절약을 통해 매달 3억원쯤 절약, 해마다 10억원 정도는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5년이면 회사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18억원의 적자를 냈었다. 밀린 2개월치 월급과 4개월치 상여금을 합하면 적자는 30억원에 이른다. 노조에서 경영권을 인수한 2월부터는 월급지급을 한번도 거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전 경영진 때 진 외상금과 전 직원의 퇴직금, 어음 등 18억 8900만원을 결제해야 하는 어려움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다. 채권자들은 교통카드를 가압류, 수익의 절반인 6억원을 매달 빼내가고 있다. 김 대표는 “회사가 잘 된다니까 전 경영진에서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계약시에 없던 어음까지 들이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계약 외의 채권상환 불인정에 대한 민사소송을 내는 한편, 경영권 방어를 위해 시에 재정보조금 우선지급과 또다른 차고지 확보를 요구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그러나 “현 경영진의 경영경험부족으로 단기어음 도래를 예비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며 회사측의 요구에 귀를 귀울이지 않고 있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아픈 사연 담긴 엠코의 ‘소아암 돕기’

    아픈 사연 담긴 엠코의 ‘소아암 돕기’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엠코’가 가슴아픈 사연이 담긴 헌혈 활동을 펼치고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종합건설사로의 변신을 꿈꾸고 있는 엠코는 지난 3월 말부터 헌혈증서 모으기 운동에 들어갔다. 가장 열성적인 이는 설계팀 직원들과 여직원회. 이렇게 모인 헌혈증서 수십장을 최근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소아암센터에 전달했다. 이들은 “어린이 암치료에 써달라.”는 특별한 부탁도 잊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전 계열사 임직원이 참여하는 헌혈행사를 해마다 해오고 있다. 그러나 엠코 직원들이 ‘연례행사’에 그치지 않고 헌혈운동에 유난히 열심인 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이 회사의 모 임원은 10여년전 어린 자식을 소아암으로 잃었다. 그는 ‘참척’의 고통을 가슴에 묻고 이때부터 남몰래 헌혈증서를 모아 소아암 환자들에게 전달하기 시작했다. 이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여직원회와 설계팀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된 것. 엠코 직원들은 ‘자투리 월급 모으기’에도 열성이다. 매달 월급에서 과장 이하 사원들은 5000원 미만 금액을, 차장 이상은 1만원 미만 금액을 떼내 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는 것. 회사는 모인 금액의 100%를 별도로 내놓는다. 지금까지 모인 돈은 600만원. 이 달 월급날(25일)까지 한번 더 자투리돈을 떼내 첫 기금 전달식을 가질 예정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주경야盜

    낮에는 가정적인 착한 가장, 밤에는 전문 절도범으로 7년여간 철저한 이중생활을 해왔던 40대 가장이 쇠고랑을 찼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7년여 동안 빈 사무실을 전문적으로 털어온 박모(45·부산시 사상구)씨에 대해 상습절도 혐의로 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박씨는 지난 98년 초 실직한 뒤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범죄의 유혹에 빠져들었다. 한 방송에서 절단기를 이용해 빈 집을 터는 장면을 본 것이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시험삼아 집 근처 빈 사무실에 들어갔다. 제법 수입이 짭짤해지자 범행에 쓸 오토바이도 구입하고 대상도 부산시 전역으로 확대했다. 이렇게 시작된 박씨의 절도 행각은 지난달 중순까지 계속됐고, 훔친 물건은 3억원이 넘었다. 하지만 가족들은 박씨를 중고 컴퓨터 매매업을 하는 믿음직한 가장으로 알았다. 범행을 위해 야간에 집을 나설 때는 “조립할 부품이 있다.”며 가족들을 감쪽같이 속였다. 박씨는 특히 아내에게 정기적으로 월급봉투를 건넸다. 범행을 저지르지 않는 주말에는 대부분 자녀들의 손을 잡고 놀이시설 등을 찾는 성실한 가장이었다. 박씨의 이중적인 생활은 걸핏하면 사무용품을 내다파는 박씨를 수상하게 여긴 한 중고품 매매상의 신고로 막을 내리게 됐다. 경찰에서 박씨는 “나를 믿고 의지하는 가족들을 속이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면서 “언젠가는 이 생활을 청산하려고 했는데 너무 멀리 온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