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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102년-여기도 소통이 필요하다] 내국인 & 외국인

    ■ ‘깡촌’으로 시집온 北출신 며느리 필리핀에서 온 마라테스(38·여)는 전북 완주군 구이면 평촌리에서 ‘마을의 보배’로 불린다. 궂은 농사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중풍으로 쓰러진 시어머니(80)를 극진히 모셔 주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마라테스는 1999년, 교회의 소개로 만난 남편 안영태(46)씨를 따라 한국에 왔다. 서른한 살에 처음 맞은 한국생활은 참 힘들었다.40여가구가 모여 사는 평촌리는 버스로 45분은 나가야 저잣거리가 나오는 ‘깡촌’이다. 음식이 맞지 않아 하루에 수도 없이 화장실을 들락거렸고 한국어를 익히지 못해 손짓 발짓을 모두 동원해야 했다. 그런 마라테스를 주민들은 멀뚱멀뚱 외계인 보듯 할 뿐 말조차 붙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특유의 밝은 성격을 잃지 않았다. 시어머니가 꾸지람을 해도 가장 먼저 배운 “예, 알겠습니다.”라는 한국말로 미소와 함께 답했다. 그러는 동안 외로움과 향수병은 차차 사라져 갔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들 형민(6)이도 태어났다. 밤새 한국말을 공부해 지금은 걸쭉한 호남 사투리가 일품이다. 시어머니를 잘 모신다는 소문이 돌자 마을 사람들의 태도도 바뀌었다. 최계순(71·여)씨는 “마을에 잔치나 초상이 나면 가장 먼저 달려오는 마라테스를 예뻐하지 않을 사람이 어딨겠어. 고향 떠난 우리 젊은 애들보다 훨씬 더 낫지.”라고 말했다. 현재 완주군에는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이 마라테스를 포함해 855명에 이른다. 완주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이주노동자 베트남인 투한 지난 16일 고국 베트남행 비행기에 오르던 이주노동자 투한(34)은 한국생활 2년간의 기억이 필름처럼 머리를 맴도는 듯 가만히 눈을 감았다. 첫 기억은 쓰라렸다.‘코리안 드림’을 품고 대구의 한 제조공장에 취직했다. 하루 12시간 동안 뼈빠지게 일하며 한국인들이 싫어하는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하지만 사장과 동료 한국인 노동자는 투한을 벌레 보듯 차갑게 대했다. 결국 석달 동안의 임금을 단 한푼도 받지 못하고 공장을 뛰쳐나와 이국생활의 설움을 곱씹어야 했다. 하지만 인천 남동구 운연동에서 14년째 가구공장을 하고 있는 하대현(52) 사장은 달랐다.1년 6개월 전 목재를 자르다가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1㎝가량 잘려 나갔다. 피가 철철 흐르는 것을 본 하 사장은 자식이 다친 것처럼 안타까워하며 투한을 급히 병원으로 옮겨 접합 수술을 받게 했다.2주 동안 휴식을 취하게 하고 월급도 그대로 줬다. 값싼 중국제품의 등장으로 공장은 나날이 기울어 갔지만 하 사장은 단 한 차례도 임금을 체불하지 않았다. 한국인 노동자와 차별 대우를 하기 십상인 다른 공장과 달리 “이주노동자들이 더 어려운 사람”이라며 먼저 월급을 챙겨줬다. 세 명의 이주노동자를 위해 공장 인근에 자취방을 얻어 월세 20만원까지 대납해줬다. 투한은 “베트남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가서 하 사장님 이야기를 하면 다들 부러운 눈길로 쳐다봐 우쭐해지곤 했다.”고 말했다. 투한은 비자 유효기간이 끝나 일단 고국에 돌아가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 사장은 “자진귀국 이후 6개월이 지나 업주가 원할 경우엔 고용 허가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말썽 한 번 없이 한국인들이 하기 싫어하는 힘든 일을 묵묵히 해내는 투한을 마다할 이유가 없어 백방으로 재입국 절차를 알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서울광장] 현대차 노조는 세계시장을 보라/ 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현대차 노조는 세계시장을 보라/ 육철수 논설위원

    10여년 전, 선진기업 취재차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벤츠사를 찾았다. 그때 벤츠사 관계자는 사진 취재를 한사코 거절했다. 자기가 제공하는 사진만 쓰라는 거였다. 할 수 없이 직원의 안내를 받아 생산라인만 둘러보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그 직원의 얘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머리 좋고 부지런해서 사진을 찍게 하면 금방 모방한다. 자동차 회사를 취재하려면 한국에도 좋은 회사가 있는데 뭐하려고 여기까지 왔느냐. 현대자동차는 무서운 경쟁자다….” 기자를 산업스파이 쯤으로 여겼다는 생각에 처음엔 불쾌했으나, 얘기를 다 듣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벤츠조차 현대차를 경쟁자로서 두려워한다는 사실이 가슴 뿌듯했다. 우리의 자동차 산업은 1970∼80년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거나 다름없다. 그런데 불과 몇십년 만에 100년 전통의 벤츠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으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만하지 않은가. 또 여름이 왔다. 최악의 물난리 속에서 올해도 예외없이 현대차 노조의 연례파업을 짜증스럽게 지켜 보고 있다. 이게 과연 세계적 기업의 노조인지는 제쳐두고라도, 어떻게 일구어 놓은 산업인데 여기서 주저앉을까 걱정스럽고 울화통이 치민다.1986년 창립된 노조가 이듬해부터 딱 한해(1994년)만 빼고 19년 동안 파업을 벌였으니 회사가 거덜나지 않은 것만도 신통하다. 현대차에서 파업 관련 자료를 받아 보니 더 기가 막힌다. 그동안 누적 파업일수가 자그마치 320일이다. 휴일을 제외한 수치라니 1년 넘게 공장이 멈췄다는 얘기다. 총 손실 추정액은 무려 10조원이다. 파업 때문에 나라 경제가 멍든 것까지 고려하면 유·무형의 피해 규모는 짐작하기 어렵다. 듣기 싫겠지만, 현대차 노조는 이쯤에서 냉정하게 세계시장을 바라봤으면 한다. 현대차보다 규모가 큰 GM·포드·폴크스바겐 같은 회사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람을 줄이는 추세다. 올해 세계 1위를 꿈꾸는 도요타는 한해 1조엔대의 흑자를 내면서도 지난 5년간 월급 한푼 안 올렸다. 현대차는 어떤가.1인당 생산성이 차량 대수로 따져 도요타의 절반이고, 매출 기준으로는 35%밖에 안 된다. 그러면서 월급은 지난 5년 동안 매년 8% 이상 인상했다. 현대차의 경영환경도 여의치 않다. 원·달러 환율이 1원 떨어지면 120억원을 앉아서 손해본다고 한다. 올해는 고환율 손실만 2조원 이상 예상된단다. 영업이익률은 갈수록 열악해져서 지금은 5%도 어려운 처지다. 최고 경영진의 사법처리 문제도 걸려 있다. 그야말로 노사가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곧바로 수렁에 빠질 수 있다. 이런 마당에 노조는 파업을 연례행사로 여기고, 잘못을 지적하는 언론에 대고 “지역신문 정도는 밥줄을 끊어 놓겠다.”“허튼 소리하는 기자들 명단을 적어서 본때를 보이겠다.”는 둥 위협을 예사로 한다. 대단한 권력이다. 이러다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먹는 게 아닌지 조마조마하다. 자동차산업은 연간 전체 수출액의 13%(300억달러)로 국민을 먹여 살리고, 나라경제를 떠받치는 기둥 아닌가. 그 중심엔 현대차 근로자들이 있음은 물론이다. 노조가 땀흘려 일한 덕분에 회사가 성장해 온 측면을 모르는 바 아니나, 행태를 보면 실망스럽다. 현대차가 세계 일류기업으로 남느냐, 나락으로 떨어지느냐는 노조가 하기 나름이다. 이제는 좀 글로벌기업의 노조에 걸맞은 인식과 행동과 품격을 갖춰 줬으면 한다. 회사와 사회, 나라를 생각하고 나아가 세계를 품에 안는 성숙한 면모를 보여 주길 바란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브루나이 국왕 60세 생일 1만명 초대 호화파티

    부유한 산유국인 브루나이의 하사날 볼키아 국왕이 60세 생일을 맞았다고 BBC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만명의 손님을 궁궐에 초대한 볼키아 국왕은 이날 “해외 투자와 환경친화적 정책, 경제적 다양성이 국가의 생존을 위해 중요하다.”고 연설했다. 인구 38만명의 소국인 브루나이는 수출품의 93%가 석유와 가스다.1984년 영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했으며, 볼키아 국왕은 68년부터 재임 중이다. 총 재산은 200억달러(약 20조원)로 알려져 있다. 국왕은 총리, 국방장관, 재무장관, 종교지도자의 역할을 함께 맡고 있다. 국왕은 고유가로 국가 재산이 크게 늘자 3만명에 이르는 공무원의 월급을 22년만에 처음으로 올려줬다. 브루나이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3600달러(약 2300만원)다.1인당 소득으로만 보면 선진국 수준이다. 브루나이 국민들은 개인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교육과 건강보험은 무료다. 집과 자동차를 국가가 보조해준다. 메카로 성지순례를 갈 때도 국가가 재정 지원을 할 정도다.40년 가까이 브루나이를 통치해온 볼키아 국왕은 말레이시아 TV 방송기자 출신인 아즈리나즈 마르하르 하킴(26)을 지난해 두번째 부인으로 맞아들였다. 그녀는 지난달 국왕의 11번째 자식인 아들을 낳았다. 21발의 축포가 쏘아지고 1700개의 방이 있는 궁궐에서 호화로운 연회가 열렸지만 BBC는 그 규모가 가수 마이클 잭슨과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초대됐던 50살 생일보다는 작았다고 소개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미스·淸州煙草製造廠 임승월(林承月)양 - 5분 데이트(57)

    미스·淸州煙草製造廠 임승월(林承月)양 - 5분 데이트(57)

    『엄마와 오빠 한분 있는 외동딸, 19세이고 직장생활 1년 미만의 초년생(初年生)』 수줍은듯 밝히는 이런 신상(身上)이 조금도 실감나지 않는 듬직하고 어른스러운 표정이다. 임승월(林承月)양이 청주(淸州)연초제조창 자재과에 취직한 것이 69년 1월15일. 날짜까지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지금 청주연초제조창은 여성 1천명, 남성 8백명의 대식구. 그중에 「퀸」으로 뽑힌 것이 송구스러워 못 견디겠단다. 충남 광주(光州)군에 있는 광흥여고(光興女高)를 68년에 졸업했다. 주산(珠算) 1급의 실력파이기도 하다. 『탁구도 좀 치는 것 말고는 방에 앉아서 책 읽는게 취미예요. 일요일에만은 여자친구들과 함께 근교에 산책을 나갑니다』 남자친구는 물론 없단다. 『가정적이고 건실한 남성이 이상형(理想型)이에요. 충청도 태생이라서 그런지 결혼은 단연 중매결혼을 원하고 있고요』 월급은 타는대로 꼬박 꼬박 적금을 들고 있다. 결혼준비 적금일까. 얼굴만 발그레 붉히고 묵묵부답. 김지미, 문주란의 『돌지 않는 풍차』, 김치찌개, 자주 빛, 한복등이 林양이 「좋아하는 것」의 「리스트」. 『아버지는 경찰관이셨는데 6·25때 전사하셨어요. 어머니께서 무척 고생하시면서 저희를 키우셨죠』 오빠 임승규(林承圭)씨는 사기업체 회사원. 『미국영화가 화려하고 「해피·엔딩」이 되어서 좋아요. 한달에 3편쯤 봐요. 많이 보는 편인가요?』 영화감상의 취향까지 분명히 밝히는 똑똑한 「오피스·레이디」다. [선데이서울 69년 11/16 제2권 46호 통권 제 60호]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과소비로 빚진 처녀도 면책 되나요

    Q신용불량자가 된 지 3년 정도 됐습니다. 카드사에서 3000만원, 저축은행에서 500만원을 빌렸고 이자까지 치면 총 5000만원 정도 됩니다. 직장다닐 때 월급받는 것보다 많은 돈을 쓰다 보니 빚을 지게 됐습니다. 빚독촉을 받게 돼 직장도 그만뒀습니다. 남자친구는 결혼하자고 하고, 저도 이제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살고 싶은데 빚독촉이 무섭습니다. 파산신청을 하려고 했지만 주변에서는 과소비 때문에 발생한 빚이고 제 나이가 어려 빚을 갚을 수 있으니 면책되지 않을 것이라고들 얘기합니다. -임영희(27) A채무자의 나이가 어린게 파산과 면책에 장애가 된다는 말은 틀립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파산과 면책 결정 과정에서 채무자의 장래 소득을 채권자들의 영향 범위 바깥으로 배치하는데 채무자가 젊을수록 파산과 면책의 효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채무자에게 열심히 일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인데 빚에 찌들어 의욕 없이 살던 젊은 사람이 회복되면 다른 사람과 사회에도 이익이 되지 않겠습니까. 2005년 자료에 근거한 인구학적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임여성 한명당 출산율이 1.06명이라고 합니다. 단일민족으로서 대한민국 사회의 미래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당장 산부인과, 소아과 의사, 아기용품점, 유치원, 분유회사가 영향을 받고 있고 가까운 미래에는 이미 전체적으로 남아돌고 있는 주택시장이 붕괴할 것입니다. 인구가 천천히 증가하는 추세가 무너지면 그것은 수요부족으로 인해 경제 공황상태를 유발하게 됩니다. 전사회적인 우선순위를 갖는 출산 장려대책이 필요한 시점에서 최소한 임명희씨 같은 젊은 여성이 빚독촉이 무서워 결혼을 피하는 사태는 없어야겠습니다. 제 경험에 비춰보면 젊은 여성들은 약간의 잘못이 있더라도 심리시 질책도 받지 않고 또 거의 면책을 받습니다. 실제로 파산법원이 의식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하겠습니다. 빚독촉이 무서워 결혼을 못하는 처녀가 있으면 우리 사회의 장래가 암담하기 때문에 제법 큰 비용을 무릅쓰고서라도 이런 장애는 제거해 줍니다. 처녀가 아니더라도 과소비였다고 면책이 안 되는 게 아닙니다. 물론 능력에 넘치는 소비는 그 자체가 채무자를 파탄의 길로 이끌고 다른 사람이 보기에도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파산하는 이유 중 하나가 과소비에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과소비를 이유로 면책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파산제도가 설 자리가 없어질 것입니다. 또 현대의 대기업, 특히 신용카드 회사는 대중의 과소비를 부추기는 면이 있는데 막상 파산제도에서 과소비를 이유로 면책을 부인한다면 신용카드사만 혜택을 받는 결과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과소비 성향 때문에 소비자가 파산과 면책을 받지 못하면 신용카드사는 더욱 더 과소비를 장려해 소비자가 파산·면책의 길을 택하지 못하도록 유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는 과소비를 더 조장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과소비에 대해 관대한 면책 정책을 펴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들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 [포스트 고이즈미 경쟁] 北미사일, 아베 지지도 쏘아올리다

    [포스트 고이즈미 경쟁] 北미사일, 아베 지지도 쏘아올리다

    차기 일본 총리를 사실상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9월20일)를 앞두고 아베 신조 관방장관이 여론조사에서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을 계속 앞지르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따라 아베 장관 등을 중심으로 ‘선제공격’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선거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두 사람이 출마 의사를 공식화하는 다음달 중순에야 선거 구도가 분명해지겠지만, 같은 모리파 소속인 후쿠다 전 장관이 대망을 접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번 선거는 독도 영유권 문제, 신사참배, 대북 관계 등으로 외교적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우리에게도 관심이 아닐 수 없다. 선거의 안팎을 미리 점검한다. ■ 강경 아베 힘과 한계 |도쿄 이춘규특파원|아베 장관은 지난달 초 94명의 현역 의원이 참여한 ‘재도전 지원 의원연맹’을 출범시켜 대중적인 인기뿐만 아니라 당 안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음을 과시했다. 일본인들은 왜 대북 강경파인 아베 장관을 선호할까. 최측근을 자처하는 자민당 야마모토 이치타 참의원은 ▲북한에 대한 확고한 자세 ▲젊고 깨끗한 이미지 ▲대중에게 쉽게 설명하는 능력이라고 짚는다. 화려한 집안 내력 자체가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정치적 힘으로 작용한다. 그의 아버지는 1980년대 외상을 역임한 아베 신타로, 외할아버지는 강경파의 원조 격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다. 대표적인 지한파 아베 전 외상은 다케시타 노보루 총리를 이을 재목감이었으나 1991년 갑자기 병환으로 눈을 감았다. 아베 장관은 대권을 눈앞에 두고 타계한 아버지의 한을 풀겠다는 뜻을 자주 내비쳤다. 아버지를 쏙 빼닮은 외모에도 불구하고 아베 장관은 정치적으로는 강경 성향의 외할아버지 기시 전 총리를 닮았다는 평을 많이 듣는다. 그 역시 “아버지보다 할아버지의 DNA를 이어받았다.”고 말할 정도다. 헌법 개정과 재무장론은 기시의 정치 노선을 이어받은 것이다. 왜곡된 역사교과서 채택 등 강경우파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으니 일본 민족 우월주의라는 피도 물려받았다고 한다. 아베는 고향 야마구치현에 대한 자부심도 강하다. 야마구치는 메이지 유신과 조선 침략을 주도한 인물들을 배출했다. 이토 히로부미 초대 총리를 비롯해 야마가타 아리도모, 가쓰라 다로, 데라우치 마사다케, 다나카 기이치, 기시 노부스케, 사토 에이사쿠 등 7명의 총리를 배출했다.47개 광역단체 중 가장 많은 수이다. 1954년 기시 전 총리의 장녀 요코와 아베 신타로 전 외상의 차남으로 태어난 아베는 공부는 썩 잘하지 못하는 유력 집안 자제들이 다니는 세이케이 초·중·고·대학을 나왔다. 고베 제철소에서 3년 반 샐러리맨 생활을 체험한 뒤 아버지 비서관으로 들어가 정치수업을 쌓았다. 아버지가 사망하자 곧바로 지역구를 물려받아 1993년 37세에 중의원에 처음 당선됐다. 2002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북·일 정상회담은 그가 총리 후보로 떠오른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는 고이즈미 총리에게 “납치 문제에 대한 사과를 받아내기 전에 ‘평양선언’에 서명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평양에서 돌아온 뒤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찾아가 고개를 숙였다. 때마침 터진 요코다 메구미 가짜 유해 사건과 북한 핵개발로 일본내 반북 정서가 확산된 것도 그의 부상에 날개를 달아줬다. 강경 성향과는 달리 심약하다는 평판도 적지 않다. 모리 요시로 전 총리는 “몸집은 크지만 대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지지하는 의원들의 응집력과 행동력도 느슨하다는 평이 있다. ■ 온건 후쿠다 저력과 약점 후쿠다 전 장관 역시 후쿠다 다케오(1976.12∼78.12) 전 총리의 아들이다. 도쿄 북부 군마현 출신이다. 해발 2000m 이상의 명산과 이를 휘감아도는 강이 수려하며 기름진 평야도 많은 이곳은 예부터 “큰 인물이 많이 나올 지역”으로 손꼽혔다. 후쿠다 전 총리를 비롯, 나카소네 야스히로(1982.11∼87.11), 오부치 게이조(1998.7∼2000.4) 등 총리 3명이 배출됐다. 후쿠다는 언론과 접촉을 즐기지 않고 잠행하는 스타일이어서 화려한 편은 아니지만 아버지 후쿠다파의 정치적 유산을 많이 상속한 숨은 실력자로 인식되고 있다. 후쿠다는 도쿄 학예대학 부속초등학교를 거쳐, 명문 아자부 중·고를 나왔다. 와세다 대학 경제학과 출신으로 마루젠 석유에 다니다 1976년 부친 비서관으로 정치에 첫발을 디딘 것까지 아베 장관과 똑같다. 중의원에는 비교적 늦은 1990년 2월에 처음 발을 디뎠다. 당시 53세였다. 95년 외무차관을 거쳐 2000년부터 모리·고이즈미 내각에서 관방장관으로 일했다. 그는 역대 관방장관 가운데 1289일로 최고 재임기간을 기록했다. 특히 47세에 중의원에 당선돼 71세에 총리에 오른 아버지처럼 그 역시 70세가 되는 올해 총리의 꿈을 이루려 한다는 얘기들이 들린다. 후쿠다는 아시아를 중시하는 부친의 현실적인 외교 노선(후쿠다 독트린·1977년)을 이어받은 비둘기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분명 자민당 안에서 가장 결집력 강한 우파 모임인 모리파 소속이다. 실제로 관방장관 시절 “이론으로만 보면 일본이 핵을 보유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발언을 했다가 소동을 빚었다. 그가 총리에 오른다 해도 한국·중국과의 관계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거니와 위험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후쿠다 지원 그룹은 자민당 중진들을 축으로 하는 ‘반(反)고이즈미, 비(非)아베’ 진영이다. 후쿠다가 출마 기치만 들면 상대적으로 느슨해 있던 이들은 응집력 강한 지지세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모리 요시로 전 총리, 야마사키 다쿠 전 자민당 부총재 등이 거들 것으로 보인다. 그가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자 중진 그룹은 초조해하며 다른 후보 옹립 방안을 검토하는 등 한때 동요했다. 그러자 후쿠다는 지난달 말 “국민을 위해 좋은 일을 해야 한다.”며 “상황을 보고 판단한다.”라고 공언했다. 그의 장점은 17년의 월급쟁이 생활 등을 통해 체득한 상식과 균형감각의 풍부함이 꼽힌다. 반면 지나치게 신중한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특별한 좌우명도 없는 후쿠다는 시간이 나면 음악감상과 독서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히 존경하는 인물도 없다. taein@seoul.co.kr
  • 현대차노조 ‘전면파업’ 가나

    3개월에 걸친 검찰수사와 경영공백이 마무리되면서 한숨 돌리는 듯했던 현대차가 이번에는 노조파업으로 인한 ‘생산공백’에 시달리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11일 임금인상안을 제시하자 오히려 파업의 강도를 높이는 것으로 맞서고 있다. 12일 현대차에 따르면 회사측은 6만 500원(기본급 대비 4.4%)의 임금인상과 성과급 100%·하반기 격려금 50%(통상급 기준) 지급, 타결 격려금 100만원 지급 등의 임금인상안을 노조측에 제시했다. 올해 경영실적에 따라 내년 상반기 중 추가성과급 지급도 논의키로 했다. 회사측안은 지난해 임금 인상(기본급 8만 9000원 인상, 성과급 300%, 격려금 200만원)에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총 512만원이나 된다. 기본급 6만 500원 인상은 실질 월급 14만원 인상 효과와 같아 연간 168만원, 통상급 150%는 253만원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노조는 임금 12만 5524원(기본급 9.1%) 인상, 순이익의 30%(지난해 기준 6954억원) 배분, 무상주 지급, 월급제 전환 등을 요구하며 하루 2∼4시간의 부분파업을 12일부터 주·야간 각 6시간으로 확대했다.13일에는 주간조 6시간 부분파업, 야간조 전면파업,14일에도 주·야간조 6시간 파업을 할 계획이다. 판매·정비도 파업에 동참한다.현대차는 “12일까지의 파업으로 4만 6954대의 생산차질과 6459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면서 “조업 차질로 인해 1차 협력업체 3100억원,2차 협력업체 1860억원 등 총 4960억원의 매출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4월 이후 내수 점유율이 3개월 연속 50%를 밑도는 등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장기 파업으로 7월 판매도 추락할 것으로 우려했다. 현대차는 상반기 판매가 28만대로 부진하자 최근 ‘판매촉진대회’를 열고 하반기 내수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19.1% 증가한 37만대로 높여 잡았다.쏘나타, 그랜저의 인기가 여전하고 신형 아반떼의 폭발적인 판매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신형 아반떼는 이미 계약이 1만 5000대를 초과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파업 등으로 인해 지금까지 출고된 차량은 4100여대에 불과하다.르노·닛산그룹과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GM의 연합 가능성도 현대차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문화마당] 바다와 나비/고운기 연세대 국문학 연구교수

    “아무도 그에게 수심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김기림은 그의 대표작 ‘바다와 나비’ 첫 연에 그렇게 썼다.1939년의 일이다. 일제 말기의 단말마적 비명이 횡행하는 거리에서, 이 여린 모더니즘 시인은 수심을 모르는 바다 같은 시대에 한 마리 흰 나비처럼 살았다. 도무지 무섭지 않은 것은 그만큼 용감해서가 아니라 무지의 겁 없음에 대한 탄식이다. 그러나 정작 그가 더욱 난감했던 것은 그로부터 10여년 후인 1940년대 말 남북분단 초기의 시절이었다. 1949년 여름 어느 날, 한때 함북 종성의 중학교 교사로 있을 때 가르친 제자 한 사람이 서울 혜화동의 집으로 그를 찾아온다. 이 제자는 해방 후 평양에서 김일성대학을 다니다, 그 체제가 싫어서, 아니 스승인 김기림을 꼭 만나보고 싶어서 단신 월남했다. 아무 연고도 없이 서울에 몸을 부린 이 딱한 제자에게 스승은 이렇게 말한다.“평양에서 그냥 살지, 여기는 무엇 하러 왔니. 서울에는 아무도 없다. 정지용도 젊은 축들한테 비판을 받는 형편이다.” 젊은 축들이란 보수 우익적인 색채를 띠고 해방 후 남쪽 문단을 차지한 일군의 문인들을 일컫는다. 해방 전 우리 문단의 중심축을 이루었고, 모더니즘 성향의 시를 쓰던 김기림과 정지용은, 어쩐 일인지, 해방 후에 좌익적인 문인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정작 좌익인 사람들은 대거 평양으로 몰려간 다음, 김기림과 정지용은 서울에 남아 후배들에게 내몰리며 곤고한 세월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처지였지만, 알음알음으로 스승은 딱한 제자를 위해 직장을 마련해 준다. 중학교 선생 자리였다. 이 제자가 첫 월급을 타서 닭 한 마리를 사들고 혜화동 언저리 김기림의 집을 찾았을 때가 1950년 5월, 전쟁이 터지기 한 달 전이었던가 보다. 선생 몸 보신이라도 하시라는 당부의 말씀과 함께. 그리고 전쟁이 터졌고, 인민군이 서울을 점령한 다음, 제자는 스승의 안부가 걱정되어 다시 혜화동 집을 찾았는데, 이미 스승은 어디론가 끌려가고 없고, 부인만 혼자 남아 집을 지키고 있었다. 몸 보신 하시라 사다 드린 닭은 마당 한쪽 우리에 그냥 놀고 있었다. 알이라도 받아서 긴한 용처에 쓰려 했다는 부인의 말에 제자는 목이 메었을 뿐이고. 해방 후 우리 역사는 그렇게 갈리고 찢긴 세월의 퍼즐이다. 문인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아니 도리어 문인은 해방 후 분단의 역사를 가장 예민하게 느끼는 집단이다. 나비는 바다를 “청무우 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어린 날개가 물결에 저려서/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바다와 나비’ 2연)라고 쓰는 이들이다. 바다가 청무 밭으로 보이는 문인들에게 현실의 삶은 얼마나 고단한가. 그렇게 나뉘었던 남북의 문인이 한 자리에 모여보자고, 지난해 여름 남쪽의 문인들이 평양을 방문했다. 참여한 문인 각자가 300만원씩의 경비를 댔다. 그들이 결코 돈이 많아서는 아니었다.1년 원고료 수입을 합쳐보아야 300만원도 안 되는 이들이 그들 가운데는 수두룩했다. 그런데도 그 돈을 내고 평양을 갔다. 모임은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어 남북 문인이 함께하는 단체를 만들자고 약속한 시점이 그때로부터 1년 후, 바로 이즈음이다. 이제 그 실무 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는데,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 남쪽 실무자들이 고민에 빠진 모양이다. 북쪽이 예정대로 응해줄지, 아니 그보다도, 나빠진 남쪽의 여론을 감안하면, 이대로 단체를 만들자고 협상을 벌이는 일이 눈 밖에 나지는 않을지. 남북을 잇는 문인들의 순수한 열정이 시절 모르는 철없는 짓으로 보이지나 않을지. 김기림의 ‘바다와 나비’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삼월 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거픈/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삼월에 무슨 꽃이 피겠는가. 초생달에 비친 허리가 시린 것이 어디 나비뿐이겠는가. 고운기 연세대 국문학 연구교수
  • [지금 대전청사에선…] 이철 철도공사장 “월급 1원만 받겠다”

    [지금 대전청사에선…] 이철 철도공사장 “월급 1원만 받겠다”

    이철(58)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월급을 1원만 가져가겠다.”고 선언했다. 이 사장은 취임 1주년을 맞은 11일 대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영정상화가 이뤄질 때까지 급여를 반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사장은 “월급을 안 받으면 자원봉사가 되기에 1원만 받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철도공사 사장의 연봉은 8400만원으로 기획예산처가 밝힌 318개 공공기관 기관장 연봉 순위에서 최하위권에 속하지만, 만성적자 기업으로는 고액연봉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았다. 직원들은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에서 ‘꼴찌’를 차지하는 등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결단으로 평가하면서도, 정부의 철도경영정상화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만큼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 사장은 “정부의 철도경영정상화 대책에 어떤 내용이 담길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질문에는 “철도를 ‘반역자’ 집단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면서 “철도를 지원하겠다는 대통령 발언과 상반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씨줄날줄] 연봉/우득정 논설위원

    최근 기획예산처가 공개한 정부투자기관장의 연봉에서 산업은행 총재가 7억 11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그리고 성과에 상관없이 재정경제부의 낙하산 자리가 여타 기관장들에 비해 연봉이 월등히 높았다고 한다. 금융관련 기관장의 연봉은 과거에도 높았지만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수직상승했다. 금융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몸값이 뛴 데다, 각종 수당과 업무추진비 등이 모두 연봉에 통합됐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직전과 비교하면 2∼3배 가량 뛰었다. 업무추진비가 연봉에 합산된 만큼 식비나 외부인 접대비 등은 월급에서 지출해야 하나 임원과 기관장용 법인카드가 슬그머니 부활되더니 이들이 양극화의 최대 수혜층으로 부상했다. 그러다 보니 행정고시 출신 재경부 금융분야 고위공직자들이 머리에 그리는 노후자금은 20억∼30억원 가량이다.1급 또는 차관급에서 산하 금융단체장으로 옮겨 임기 두번 거치면 연봉만으로 그 정도 저축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이처럼 풍족한 노후가 보장되기 때문에 현직에서는 야근과 휴일근무를 밥먹듯 하면서 죽자살자 일에 매달린다. 이러한 계산법은 사법고시 출신도 마찬가지다. 법원장 출신 한 변호사는 후배 판사들에게 부장판사를 거치고 개업하면 50억원 정도는 쉽게 벌 수 있으니 현직에 있을 때 푼돈을 탐하지 말라고 충고했단다. 수많은 인재들이 청춘을 희생해가며 고시에 매달리는 이유다. 오늘날 직업의 귀천은 주관적 가치보다 연봉의 액수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샐러리맨의 꿈은 억대 연봉이다. 주변을 둘러 보면 모두가 ‘억, 억’하는 것 같지만 실제 억대 연봉자는 그리 많지 않다. 작년 기준으로 근로소득은 연 4900만원 이상, 종합소득은 연 7650만원 이상이 상위 10%에 속한다. 헤드헌터들을 대상으로 경제발전, 물가안정, 양극화 해소, 사회통합, 평화외교 등을 기준으로 전직 대통령의 연봉을 매긴 결과, 김대중 전 대통령 2억 7345만원, 전두환 전 대통령 1억 9704만원, 노무현 대통령 1억 3000만원, 김영삼 전 대통령 1억 368만원, 노태우 전 대통령 9046만원 순이었다. 전·현직 총리에서는 고건 전 총리가 1억 8831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실세총리였던 이해찬 전 총리는 1억원으로 가장 낮았다고 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151조 투입 ‘자주국방’ 갖춘다

    국방부는 내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약 151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국방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국방중기계획을 수립,11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가운데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공중급유기, 이지스함과 같은 대형 첨단무기 도입사업도 포함돼 있어,2010년 이후로 예상되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대비해 ‘자주국방’의 면모를 갖추려는 측면도 엿보인다. 국방중기계획을 위해 올해 22조 5129억원(GDP대비 2.57%)인 국방예산이 연평균 9.9%씩 증가,2011년에는 36조 927억원(GDP대비 2.89%)까지 늘어난다. 세부적으로는 육군의 경우 사단에 K-9 자주포,K-1 개량전차, 무인항공기(UAV), 한국형 기동헬기(KHP) 등을 배치해 15㎞×30㎞인 사단의 작전반경을 30㎞×60㎞로 확대키로 했다. 해군은 2010년 이지스 구축함과 상륙함(LPX), 한국형 구축함(KDX-Ⅱ급) 등으로 1개 기동전단을 창설키로 했다. 또 3500t급 규모의 차기 중잠수함(SSX) 도입사업에 착수하고,8대의 해상초계기(P3-C)를 확보해 해군 항공전단에 배치키로 했다. 공군은 대형수송기 및 공중급유기 도입사업을 2011년부터 시작하고 이라크전쟁에서 위력을 발휘한 스마트폭탄인 ‘레이저 유도폭탄’도 들여올 계획이다. 특히 한반도 전역 및 주변지역의 독자적 정보수집 능력 확충 차원에서 공중조기경보기(E-X), 다목적 실용위성, 전술정찰정보수집체계 사업 등을 이번 중기계획 기간 중에 착수키로 했다. 이와 함께 현행 69만 1000여명인 병력을 2011년 말까지 5만 7000명 줄어든 63만 4000여명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대신 사병 월급을 내년 8만원(상병기준)에서 매년 1만원씩 올려 2012년에는 12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연간 9.9% 증가율의 국방예산이 꾸준히 확보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윤광웅 국방장관은 “중기계획을 보고받은 노무현 대통령이 정부차원에서 최대한 지원할 것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특히 최근 북한의 미사일 사태와 관련,“노 대통령이 미래를 바라보는 말씀이 있었다.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로 볼 때 국방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등 국방의 기본 개념을 포함해 몇가지 세부적인 말씀이 있었다.”고 전해, 자주국방과 관련한 노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음을 시사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7·8월 휴가 “꿈이나 꾸지 뭐~”

    7·8월 휴가 “꿈이나 꾸지 뭐~”

    휴가계획 다 짜놓고 국내든 국외든 떠나기만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7,8월에는 꼼짝없이 사무실을 지켜야 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눈치 보느라 휴가 얘기를 못 꺼내는 ‘소심형’부터 남들 놀 때 일해야 하는 ‘특수직업군’에 이르기까지, 휴가가 그림의 떡인 2030들의 절절한 사정을 들어 봤다. 월급쟁이 한의사 김모(30)씨는 이번 여름휴가를 일단 미뤄뒀다. 올 1월에 입사한 신입이라 업무 파악도 해야 하고 일요일도 반납하며 일해야 할 정도로 일이 많아 올 여름은 병원에서 보내야 할 판이다. 이제는 “여기 에어컨 시원한데 이 여름에 가긴 어딜 가냐.”며 “시원한 가을에나 가지 뭐.”라며 체념하고 있다. ●“막내가 어디 감히”“팀장이라 책임감에…” 남들 다 휴가가는 시기에 사무실을 지켜야 하는 것은 김씨만이 아니다. 졸업 후 오랜 기간 백수로 지내던 조민경(24·여)씨는 지난 5월 가까스로 작은 디자인 회사에 취직했다. 허나 그 기쁨도 잠시, 이제는 휴가 얘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가 막막하다. 직원도 몇명 없는 데다 이제 막 입사한 막내가 휴가 얘기를 꺼내면 일하기 싫다는 소리로 들릴 것 같다. 고민 끝에 비교적 친하게 여기는 선배한테 얘기를 꺼냈지만 “나도 처음 들어 왔을 때 하루 월차 낸 게 전부다. 회사로서는 입사 3개월이 안 된 사람한테는 휴가 보장해 줄 의무가 없는 걸로 알고 있다.”는 답만 돌아 왔다. 조씨는 “백수 때는 돈이 없어서 제대로 못 놀았는데 이제는 직장이 있어도 시간을 못내 문제”라면서 “남자친구랑 휴가 일정을 맞춰야 하는데 말도 못 꺼내고 너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오모(27)씨도 비슷한 상황이다. 경력사원으로 들어 왔지만 사실상 신입이나 마찬가지라 눈치만 보고 있다. 결국 가을이면 2박3일이라도 휴가를 낼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에 여름휴가는 반납했다.“방학기간에만 일하는 인턴사원과 함께 올 여름 사무실을 지키기로 마음을 굳혔어요. 올해 안에 짧게라도 휴가를 다녀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밖에 없어요.” 의류무역회사 MD일을 하고 있는 권지은(28·여)씨는 오히려 반대 상황이다. 직장생활 3년차에 5개월 전 경력직으로 입사한 권씨는 팀원 3명을 이끄는 팀장. 일이 눈에 밟혀 휴가를 떠날 수가 없다. 특히 업종의 특성상 7월말∼8월에 가을상품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휴가철이라도 노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권씨의 팀원들은 ‘팀장님’의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름대로 휴가 계획을 짜고 있다. 그는 “이전 회사에 막내로 있었을 때는 눈치보지 않고 휴가를 마음껏 즐겼다.”면서 “팀장이 되자 책임감이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휴가철이 제일 바빠요 남들 노는 시기에 가장 바빠지는 사람들도 7,8월 휴가를 고스란히 반납해야 한다.2년차 여행사 직원 박상국(29)씨가 바로 그런 경우다. 여행사는 7,8월에 일년 농사의 절반을 짓기 때문에 휴가가는 건 불가능하다. 특히 영업 직원과 상품팀 직원들은 휴가의 ‘휴’자도 못 꺼낸다.“다른 시기에 대체 휴가를 갈 수 있으니 괜찮아요. 오히려 여행사 직원이기 때문에 비수기 때 값싼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장점도 있지요.” 박모(28)씨도 업무 특성상 휴가를 9월초로 미뤘다. 그는 대학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관리 대행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대다수 대학들이 홈페이지 개선 작업을 방학기간을 이용해 해 주길 요구하기 때문에 방학이 낀 7,8월은 거의 매일 밤 10시까지 야근을 해야 한다. 박씨는 “입사 초년병 때에는 멋모르고 휴가를 다녀 왔지만 업무를 파악하고 난 지금은 도저히 휴가를 쓸 상황이 못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회사 다니기 싫다는 생각도 들지만 여름휴가 때문에 일을 그만둘 순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외식업체에 근무하는 양모(27)씨는 회사 전체가 비상 상황이라 여름휴가를 반납했다. 지난 6월부터 회사가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가면서 누구 하나 제 시간에 퇴근하는 법이 없다. 그는 “직원이 많지 않고 업무가 다 연계돼 있어 한 사람이 쉬면 일이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주말이라도 제대로 쉬고 당일치기로라도 어디 가서 발을 담그고 올 수 있으면 다행이겠다.”고 한숨 쉬었다. ●결혼, 병가로 휴가는 안녕∼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박모(30·여)씨는 휴가를 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이다. 먼저 결혼한 동료들을 보면 가을에 결혼하는 경우 마치 불문율처럼 그해 여름휴가를 가지 않았다. 하지만 혼수도 아직 다 마련하지 못했고 결혼 준비기간에 예비신랑과 토닥거린 게 마음에 걸려 어디든 바람 쐬러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지난해 9월 결혼한 차모(29)씨는 결혼하고 처음으로 아내와 맞는 휴가라 특별한 시간을 갖고 싶지만 휴가를 내도 될지 망설여진다. 결혼할 당시 얼굴에 철판을 깔고 여름휴가와 결혼휴가를 붙여서 보름간 유럽여행을 했기 때문이다.“아무리 보장된 휴가라지만 직장인이 보름을 쉬는 건 좀 얌체 같이 보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내년에 여름휴가를 반납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까지 먹었더랬는데 막상 올해 휴가시즌을 맞고 보니 생각이 달라지네요. 제가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 이렇게 눈치 봐가며 휴가를 가야 하는 걸까요.” 회사원 공모(26)씨는 여름휴가는 잊기로 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기 위해 가을부터 휴직을 할 계획이라 적어도 8월 중순까지는 일을 하는 게 도리일 것 같아서다. 하지만 입학 허가와 비자 외에는 거의 준비를 못한 터라 마음이 조급하다. 그는 “공부가 끝나면 회사로 다시 복귀할 예정이라 그저 ‘나 몰라라.’하고 떠날 수 없는 입장”이라면서 “집도 아직 못 구했는데 큰 일”이라고 말했다. 이모(29)씨는 최근 수술로 병가를 낸 터라 눈치가 보여 휴가를 못 쓰고 있다.6년차 회사원인 그는 이어지는 야근과 회식으로 위장병이 생겨 7월초 수술을 받고 5일 가량 병가를 내고 쉬었다. 하지만 다들 바쁘게 일하는 동안 병가를 냈기 때문에 이번 여름휴가는 가지 못할 것 같다. 후배들은 “병가는 병가, 휴가는 휴가”라고 말하지만 팀장은 이미 여름휴가 계획서상의 이씨 이름에 ‘보류’라고 적어 놓았다. 이씨는 “팀장한테 여름휴가 가겠다고 하면 ‘절대 안 된다.’라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이 정도면 휴가를 포기하라는 묵언의 암시 아니겠느냐.”면서 우울해 했다. 나길회 이재훈기자 kkirina@seoul.co.kr ■ 비수기族 값싸고 한가롭게 9월에 휴가간다 7∼8월 성수기에 여름휴가를 못 간다고 풀죽어 있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남들이 여름휴가 후유증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9월, 저렴한 비수기 여행상품을 골라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휴가를 떠나는 게 훨씬 실속 있을 수 있다. 여행 코디네이터들이 충고하는 비수기 알뜰여행법을 알아 봤다. 하나투어 정기윤 대리는 비수기 특가상품 이용을 추천했다. 여행사별로 비수기 상품은 성수기에 비해 30% 가량 싸다. 적당히 이름 있는 여행사들은 미리 항공권을 대량으로 구입해 둔다. 여행객들을 채우지 못하면 미리 사둔 항공권을 싸게 팔 수밖에 없다. 정 대리는 “여럿이 모여 공동구매하면 할인율이 증가하는 여행사가 많기 때문에 관련 상품들을 꼼꼼하게 따져 보면 훨씬 싼 가격에 휴가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옵션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값싼 상품일수록 식사비나 공항세, 현지 가이드비 등의 옵션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어떤 게 포함되고 어떤 게 안되는지 잘 따져 봐야 쓸데없는 지출과 고생을 막을 수 있다. 싼 상품을 선택했을 경우 ‘옵션별 업그레이드’도 알뜰여행의 중요한 포인트다. 숙소나 식사, 각종 놀이 프로그램별로 돈을 조금만 더 주면 훨씬 편하고 재미있는 휴가를 만들 수 있다. 자유투어 여행코디네이터 이수명씨는 “싼 상품은 보통 숙소가 불편할 경우가 많은데 약간의 추가요금만 부담하면 한층 편안한 호텔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교사·교수 평가받아야 대학도 구조조정 필요”

    “교사·교수 평가받아야 대학도 구조조정 필요”

    “평가 없는 사회는 발전이 없다고 봅니다. 평가 없는 조직은 경쟁력이 생길 수 없습니다. 평가해서 우수한 교사·교수가 더 대접받는 시스템이 돼야 발전합니다.” 오는 18일로 취임 1년을 맞는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교원평가 및 차등성과급 지급폭 확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시장개혁 전도사’에서 월급 한 푼 안 받는 대학총장으로 변신한 그를 11일 서강대 총장 집무실에서 만났다. ▶지난 1년을 평가해 달라. -지난 1년은 내부혁신의 시기였다. 대학이 속도가 너무 느렸다. 명함 하나 만드는 데 일주일이 걸리고 조직 하나 만드는 데 3개월이 걸렸다. 전임자들은 임기를 다 못 채우고 나갔다. 전반적으로 자신감을 상실하고 냉소주의와 패배주의가 만연했다. 그래서 대학 구성원과 동문들을 ‘잠’에서 깨우는 작업을 했다. 교수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경쟁 시스템을 도입했다. 전체 교수 중 연구성과에 따라 상위 50%를 ABCD 등급으로 구분, 매년 급여와 별도로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목표관리경영제(MBO)를 도입, 행정개혁도 했다. 학장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 실질적인 자율책임 경영을 추진하게 했다. 재정 확충도 했다. 지난 8년간 발전기금 모금액이 100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160억원을 모았다. ▶총장 취임 2년차에 신경쓸 중점 분야는? -앞으로는 기업을 찾아 다니며 도네이션(기부)을 요청할 생각이다. 취임 초 1000억원을 모으겠다고 했는데 걱정 안 한다. 오늘 아침에도 모기업에서 100억원을 내겠다고 했다. 후문 쪽 잔디운동장 밑에 지하캠퍼스를 390억원의 민자를 유치해 9월중 착공할 예정이다.200억원을 유치해 국제인문관도 짓는다. 이렇게 되면 연말에 1000억원이 될 것이다. 내가 대학총장이 됐을 때, 기업계 출신으로서, 교수도 아닌데 잘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그러니 내가 총장으로서 성공해야 기업계에서도 많이 올 것 아니냐. 기업들이 도네이션을 많이 하는 게 인재발전에 도움이 된다. 서강대에 도네이션을 많이 해달라. 아울러 인성·인품교육, 외국어 실력 향상, 그리고 실력 갖춘 인재양성에 중점을 둘 것이다. ▶외고 지역제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어문학 계열로 진학을 강요하는 것은 지나친 얘기다. 지역제한도 될 수 있으면 자율을 줘야 한다. 어문계열 수요는 제한적이다. 어학은 수단 아니냐? ▶평준화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떻게 보나? -고교든, 대학이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해야 한다. 외고는 이런 점에서 부족한 수월성 교육을 보완하는 것이다. 수요자 중심으로 생각하면 생겨나는 것이다. 하지만 평준화 틀 속에 묶어 두기 위해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평준화 틀은 공립만 평준화하고 사립은 자율화한다든지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평준화로 인해 사교육비가 올라갔다고 본다. 공교육에서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니 사교육이 생기는 것이다. 이제는 근본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한·미 FTA 협상에서 교육시장 개방이 뜨거운 감자다. 교육시장은 어떻게 해야 하나? -개방할 때 발전한다. 경쟁을 통해 경쟁력이 생긴다고 본다. 대학도 경쟁해야만 세계적인 명문대학이 나온다. 학생들은 좋은 학교에서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개방경쟁 체제로 가야 한다고 본다. 외국 대학에서 한국에 분교를 세우면 국내 대학도 경쟁해야 한다. 시장 힘에 의해 구조조정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사학법 개정도 현안이다. 개방형 이사 도입은 어떻게 생각하나? -처음부터 사학법 자체를 반대했다. 현행 법으로도 충분히 비리를 척결할 수 있다. 반기독교적인 사람이 오면 훼방하게 된다. 경영상 문제가 생기면 지금도 임시이사를 파견할 수 있다. 임기가 무제한이다. 개방이사 도입이라는 독소조항은 없애야 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후진타오 中주석 월급은 36만원

    중국 국가주석의 월급이 단돈 36만원?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쩡칭훙(曾慶紅) 부주석 등 중국 최고 실력자들의 월급이 공개됐다. 9일 홍콩 문회보에 따르면 이들의 월 수입은 기초임금 230위안에 직무수당 1150∼1750위안, 호봉 1165위안, 근속수당 30위안 등을 더해 3000위안(약 36만원) 수준. 중국 대기업 고참직원 월급과 비슷하다. 중국의 공무원 급여체계는 모든 공무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기초임금 230위안과 1년에 1위안씩 추가되는 근속수당,11개 직급별로 나눠진 호봉, 직무수당 등 4종류로 구분된다. 이중 직무수당은 주석(부주석, 총리 포함), 부총리(국무위원), 부장(성장), 부부장(부성장), 사장(司長, 청·국장) 등 12개 유형별로 직위 연한에 따라 각각 6∼15개로 차등 지급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 1985년부터 8차례에 걸쳐 공무원 임금을 인상했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는 민간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공무원 급여가 빈부격차와 부정부패의 만연을 가져오는 것으로 판단, 지난 5월 말 중앙정치국 회의를 통해 수입분배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보기로 했다. 올해는 세수 증가분 1619억위안 가운데 347억위안을 공무원 급여체계 개편에 활용하기로 했다. 홍콩 연합뉴스
  • [데스크시각] 경제팀은 현장의 소리 들어라/오승호 경제부장

    서울 강남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50대의 김모씨 부부는 요즘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갈수록 손님이 줄어 돈을 벌기는커녕 적자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4년전 가게를 차렸을 때만 해도 한달에 700만∼800만원가량 벌었다고 했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 임대료와 종업원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할 때가 많다고 호소했다. 장사가 더 안되기 전에 가게를 그만두려고 부동산중개업소에 내놨지만, 보러 오는 이들이 없다고 했다. 경기가 이렇게 안 좋은데 월 50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어떻게 수지를 맞출 수 있느냐며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이 음식점에 들렀을 때 김씨는 1억원의 권리금을 주고 장사를 시작했는데, 한푼도 건지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이렇듯 강남지역에서마저 연일 가게들이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권리금을 받지 않겠다고 해도 뛰어드는 이들이 없을 정도로 말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니 경기회복의 큰 변수 중 하나인 민간소비가 살아나기란 쉽지 않다. 여건이 이런데도 올해 5% 성장이 가능하고, 내년엔 경기가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낙관론을 편들 생계형 자영업자들에게 무슨 호소력이 있겠는가. 오히려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만 키우는 부작용만 생기게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택시기사들이 전해주는 민생경제도 바닥 그 자체다. 간혹 택시를 타고 가다 영업이 잘 되느냐고 물어보면 이들은 “요즘 취직하기 가장 쉬운 직종이 택시 기사”라는 말로 대신한다. 돈벌이가 워낙 안돼 기사들이 수시로 그만두는 바람에 늘 자리가 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16강에 탈락하기 이전 붉은 악마의 응원 열풍이 불 때 퇴근길에 이용한 한 택시 기사는 “경제가 워낙 안좋고 되는 게 없으니까 정부가 국민들의 관심을 월드컵으로 쏠리게 하는 것 아니냐.”고 혹평했다.“그렇게까지야 하겠습니까.”라고 받아 넘기고 말았지만 이 정도까지 민심이 추락해 있는지 놀랐다. 정부 부처간 불신 풍조도 가히 볼 만하다. 경제 회복과 양극화 해소, 시장개방 피해 최소화, 부동산 가격 안정 등 현안 해결을 할 때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함에도 부처간 이기주의를 보일 때가 많다.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민영보험 확대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내용을 서울신문이 지난해 하반기에 기사화했을 때의 일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한 사무관은 “그건 경제부총리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라고까지 서슴없이 표현하면서 거세게 반발했다.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 경제부총리가 의료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 의지를 밝힌데다 민간연구기관의 용역보고서까지 나온 상황이었는데, 아연실색했다. 민간 의료보험제도 활성화 방안은 6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경제민생점검회의에서 확정한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도 포함됐다. 그런데도 또다시 흐지부지돼 표류하는 것은 아닌지 지켜볼 일이다. 골프회원권에 재산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비슷한 예다. 재경부가 몇달전부터 값이 폭등하는 골프회원권에 재산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최근 중복과세 등의 문제로 백지화하기로 하자, 재산세와 지방세법을 다루는 행정자치부는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복지부든 행자부든, 주무부서가 있는데 왜 재경부가 왈가왈부하느냐는 격이니, 어느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춰야 하나. 이래선 안 된다. 경제팀은 리더십을 발휘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고,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피부에 와닿는 ‘자상한’ 정책을 펴야 한다. 발로 뛰면서 서민들이나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자주 듣고 이를 정책에 적극 반영해야 냉소적 시각이 없어진다.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반기업정서 등으로 국내보다는 해외 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일자리가 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국민이 하나가 됐듯이, 경제살리기에 온국민이 동참하기 위해서는 현장 밀착형 경제진단 등을 통해 기업과 가계 등 경제주체들의 신뢰를 얻는 일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오승호 경제부장 osh@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12)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명문대 교육혁명] (12)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취리히·다보스(스위스) 함혜리특파원|스위스의 취리히 연방공대(ETH Zurich)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아인슈타인이 이 대학의 수학과를 다녔고, 교수(물리학과)의 경력을 시작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공계 분야에서 이 대학은 교수들은 물론 박사과정 학생들, 그리고 박사후 과정(Post Doc) 연구원들에게 ‘꿈의 대학’으로 불린다. 학교 규모로는 다른 영·미권의 명문대학보다 작지만 유럽의 대학 가운데 최상위권에 랭크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이상적인 연구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취리히 연방공대는 영국을 제외한 유럽 대륙의 대학으로는 최정상급이다.1855년에 설립됐다. 롤프 프로발라 홍보담당 국장은 “이공계 분야의 명문대로서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적 자원과 최첨단의 연구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ETH 취리히는 아낌없이 투자한다.”고 말했다. ●교수 초임 연봉 1억 5000만원… 하버드대와 엇비슷 교수들의 초임 연봉은 약 15만 5000달러(약 1억 5000만원). 미국 공립대학 정교수의 연봉(11만달러)보다 50%쯤 많다. 하버드대학을 비롯한 명문 사립대 교수들의 연봉(14만∼15만달러)에도 뒤지지 않는 좋은 조건이다. 엔지니어링 분야의 경우 정교수가 받는 평균 연봉이 미국 공립대학은 7만∼10만달러 수준이지만 이 대학의 교수들은 20만∼50만달러를 받는다. 박사과정 학생의 연봉은 2만 8000∼4만 8000달러(약 2800만∼4800만원) 정도다. 최태열(나노 유체역학연구소 선임연구원)박사는 “높은 보수를 제공한다고 해서 우수한 인적자원이 무조건 몰려드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훌륭한 유인책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 박사는 미국의 버클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연구소의 책임자인 교수에게 연구원 인사권과 예산권을 주고, 연구소 운영비가 충분하게 지원되기 때문에 연구성과나 프로젝트에 대한 부담을 받지 않는 점이 미국대학과 비교해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학에서 연구는 각 학과(15개) 밑에 독립적으로 조직된 연구소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보통 정교수들이 연구소장이 된다. 각 교수마다 3∼5명의 선임연구원 및 박사후 과정 연구원을 두고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 기계공학과의 경우 13개 연구소가 있고 그 아래에 세분된 연구실들이 모두 39개가 운영된다. 박사과정 학생들은 분야별로 나눠진 실험실에서 연구하며, 학부 학생들의 학업을 돕는다. 교수들은 연구소의 연구원과 박사과정 학생들을 선발하고, 학교에서 지급되는 기본 연구비(연구원의 급여 포함)를 각 실험실에 배분한다. 교수들은 연구소라는 기업체를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렇지만 높은 실적을 내야 하는 부담은 없다. 다른 대학의 교수들처럼 매년 의무적으로 논문을 제출하거나, 기업체로부터 좋은 연구 프로젝트를 따 와야 하는 부담이 없다. 강의에서도 자유롭다. 수년간 진행한 연구가 실패로 끝나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ETH 취리히는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리스크 캐피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안데르스 하그스트렘 학술 마케팅 국장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시작한 연구도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얻는 것은 많고 그런 지식이 쌓여 첨단기술도 나오는 법”이라며 “교수들이 다른 스트레스나 부담을 받지 않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능력 뛰어난 교수 ‘삼고초려´ 초빙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교수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해선 수년간의 노력과 엄청난 비용도 마다하지 않는다. 단백질체학의 최신 연구분야인 시스템 바이올로지에서 최고 권위자인 루디 에버솔드 교수를 미국의 시애틀에서 취리히로 ‘모셔오기’ 위해 3년간 공을 들였다.2003년 계약을 공식발표한 데 이어 스위스에서 같이 연구할 연구원들을 미리 시애틀로 보내 에버솔드 교수와 호흡을 맞추도록 했다. 그런 다음 2005년 1월 연구소를 취리히로 옮겼다. 에버솔드 교수와 그의 시애틀 연구팀을 패키지로 스카우트, 연구소를 설립하는 데 든 비용은 1억 8000만달러(약 1800억원). 시스템 바이올로지 연구소의 이후근 박사도 에버솔드 교수와 함께 시애틀에서 취리히로 건너왔다. 이 박사는 “미국에서는 교수들간 경쟁도 치열하고, 연구비를 따려고 제안서를 쓰는 데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만 ETH 취리히에서는 이런 부담이 전혀 없어 연구에만 열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들뿐 아니라 학생들에 대한 배려도 다른 대학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각 연구소에는 기계 및 전자분야의 작업을 도맡아 주는 기술자들이 있다. 학생들이 필요한 도면이나 원하는 실험장치를 설명하면 이른 시일 내에 기술자들이 만들어준다. 불필요한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수학기간도 짧아지는 효과가 있다. 독일에서는 석사 취득후 박사학위를 받는 데 7년 정도 걸리지만 ETH 취리히에서는 석사 취득 후 3∼4년이면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취리히시 북서부에 조성 중인 제2캠퍼스 사이언스 시티는 쾌적한 환경, 실험기자재나 설비 등에서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물리학 연구동의 지하에는 최첨단 시설의 청정룸까지 갖춰져 있어 연구원이나 학생들이 반도체, 초고속 마이크로칩, 나노 공학 등 하이테크 분야의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다.36만㎡(약 11만평)의 방대한 규모에 조성되는 사이언스 시티는 1957년 첫삽을 뜬 이래 아직까지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박사·석사·MBA과정 절반이 외국인 이같은 연구환경 덕분에 ETH 취리히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우수한 인재들로 가득하다. 전체 358명의 교수들 중 외국인은 206명(58%)이나 된다. 외국인학생은 학부의 경우 12%에 그치지만 박사과정과 석사,MBA과정에서는 절반이 외국인이다. 석사 이상의 과목은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ETH 취리히의 신경과학 연구소와 취리히 대학의 뇌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마틴 슈밥 교수는 “기초 과학은 단기간에 승부를 낼 수 없기 때문에 안정적인 연구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같은 ETH 취리히의 학구적 전통은 그동안 2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저력이 됐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한국인 유학생이 말하는 ‘연구환경’ |취리히 함혜리특파원|취리히 연방공대에는 현재 유학생 10명과 6명의 박사후 연구원 등 한국인 16명이 있다. 이들은 취리히 연방공대의 강점으로 인적자원의 가치를 중시하는 분위기와 최상의 연구환경을 꼽는다. 지난해 9월부터 화학과 유기합성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전옥염씨와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는 권오필(물리학과·비선형 광학실험실)박사, 최태열(기계공학과·나노 유체역학연구소)박사로부터 연구분위기를 들어봤다. ▶취리히 연방공대의 연구환경을 한국과 비교한다면. -(전)포항공대에서 석사를 하고 이곳으로 왔다. 모든 실험을 할 수 있도록 갖춰진 설비도 놀라웠지만 부수적인 일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도록 전문기술자를 배치하는 등 모든 부분에서 배려하는 것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 -(권)물리학 연구실이 있는 사이언스 시티의 연구동(棟)은 최첨단 연구설비가 모두 갖춰져 있다. 이곳에 있는 각 동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건물로 꼽힌다. ▶연구인력에 대한 대우는. -(전)최상이라고 생각한다. 박사과정에 지원하려고 면접하러 올 때에도 모든 비용을 학교측이 부담했다. 박사과정 1년차인 나의 경우 정상 급여의 60%를 받아 한달에 2500스위스프랑(200만원 정도)을 받는다. 매년 10%씩 인상되고 1년에 25일의 유급휴가도 있다. -(최)무엇보다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고, 투자할 줄 아는 곳이다. 학생이든, 연구원이든 생활하기에 충분한 보수를 제공해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한다. 졸업 후 새 직장을 찾는 학생들이나 직장을 옮기고 싶어 하는 연구원에게도 3개월 동안 월급이 나온다. ▶수업 방식은. -(권)학부학생들의 경우 입학은 자유롭지만 매우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 진급한다. 재시험은 한 차례만 기회가 있어 1,2학년 학생들은 공부를 무척 열심히 한다.2학년이 끝날 때 남는 학생은 일반적으로 입학생의 3분의2 정도다. 물리학과의 경우는 절반 정도다.7학기(3학년 후반기) 이후 심화과정에 들어가 각자 특정한 연구실을 선택해 과제를 한다. 교수들은 이에 맞춰 특성화된 과목을 개설한다. 실험과 연구는 조교(박사 후 과정 연구원)의 도움을 받는다. 연구원 1명당 3∼4명의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 ▶연구 분위기는. -(최)한국에서는 학과간 벽이 높아서 공동연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지만 이곳에서는 다른 학과의 연구실에서도 자유롭게 실험을 할 수 있어 융합 과학의 추세를 빠르게 따라갈 수 있다. -(전)한국에서 석사를 할 때에는 잠자는 몇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시간을 실험실에서 보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침에 출근해 저녁 6시면 퇴근하는 이곳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 정도였다. 한국의 ‘월화수목금금금’식 연구를 통해 얻는 것도 많지만 집중력이나 능률은 이곳이 훨씬 높다. -(권)이른 시간에 연구성과를 내고, 많은 논문을 써서 발표하는 것을 중시하지 않는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하나를 하더라도 좋은 내용을 찾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 고집스러울 정도로 기초에 충실하고, 이를 재정적으로 충분히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물적·심적 ‘여유’가 취리히 연방공대의 힘이다. lotus@seoul.co.kr ■ “외국 유명대학과 협력 강화 미래사회 기술자·리더 양성” |다보스(스위스) 함혜리특파원|매년 재계와 정계의 세계적인 거물들이 모이는 다보스 포럼이 열리는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서 최근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ETH Zurich) 생물학과의 6회 심포지엄이 열렸다. 2년에 한 차례씩 열리는 이 심포지엄은 생물학과 3,4학년 학생들과 교수, 연구원 등이 참석해 최근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다. 올해 참가자는 680명. 지난해 10월 취임한 에른스트 하펜 총장도 생물학과 교수 자격으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하펜 총장은 인터뷰에서 “명문대학으로 남으려면 우수한 인적자원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외국의 유명대학과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우수한 해외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모든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목표는. -10∼15년 후 미래 사회는 지금의 사회와 많이 다를 것이다. 훨씬 진보된 지식기반 사회에 적절히 대비할 수 있는 미래 사회의 엔지니어와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독일의 디 차이트 조사결과 수학, 생물, 화학, 물리 등 과학 분야에서 ETHZ가 (유럽에서)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유럽내에서 이공계 분야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유는 미래를 준비하는 데 우리가 가장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명문대의 명성을 유지하는 비결은. -우수한 인적 자원은 명문대학의 기본 조건이다. 좋은 교수가 있는 곳에 좋은 학생이 있고, 좋은 학생이 있어야 좋은 교수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세계 톱수준의 교수진과 연구진, 우수한 학생들을 확보하기 위한 재정지원, 인프라 면에서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우리는 어느 분야에서든 최고의 인재를 원한다. 그들이 원하는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인적자원의 국제화 비율이 다른 어느 대학보다 높은데. -스위스는 인구 700만명의 작은 나라다. 우수한 외국인들의 도움이 없이는 프랑스나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외국의 우수한 인재들은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연구 프로젝트의 국제 교류를 중시하는 이유는. -과학, 교육, 문화, 시장경제 등 모든 것이 글로벌화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의 교육에서 국제적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연구대학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 학생들은 일찌감치 다른 문화를 접촉하며 국제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기간을 가질 수 있다. 이는 글로벌 환경에서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경험이다. ▶앞으로 ETHZ의 변화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나. -기술만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도, 사회도 진보한다. 이런 미래 사회에 맞춰 교육시스템을 갖춰나가는 것이 기본 목표다.15년 뒤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2020 프로젝트’가 마련돼 있다. 재정 분야에서 현재 85%나 되는 국가의 지원 비율을 낮추고 지식과 기술의 전환 작업이 쌍방향으로 활발히 이뤄지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연구소 창업도 보다 활발히 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제2의 MIT가 되는 것이 아니다. 우수한 대학인 동시에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 대학이 되는 것을 원한다.ETHZ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심상덕의 서울야화] (14) 인기 1위 직업 여차장

    [심상덕의 서울야화] (14) 인기 1위 직업 여차장

    요즘 우리 서울에는 시티투어버스가 운행되고 있잖아요. 경복궁 같은 궁궐과 남산의 서울 타워, 인사동, 남산골 한옥마을, 그리고 동대문, 남대문, 명동같은 유명한 쇼핑타운까지 모두 시티투어코스에 담겨 있습니다. 시티투어버스 덕택에 편안한 서울 여행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세월을 거슬러 거슬러 올라가 1931년. 지금으로부터 70여년전 우리나라에 관광버스가 처음 선을 보였었는데요. 그 버스회사 이름이 ‘경성 유람 합승자동차회사’였고 16인승 버스 4대로 서울시내 명승고적지를 두루두루 돌아보는 관광버스였던 겁니다. 그 당시 관광코스는 남산으로 해서 장충단공원, 그리고 당시 창경원으로 불리던 창경궁, 또 파고다공원과 한강 등과 함께 차에서 내려 구경하는 곳이 13곳이었습니다. 그리고 남대문, 동대문, 서대문, 서울 운동장, 서울대학병원, 보신각, 경복궁, 조선호텔 등 모두 20곳은 관광버스에 탄 채 구경을 했습니다. 그 시절 그 관광버스 요금이 얼마였는지 아십니까. 어른은 2원 20전이었습니다. 그 당시 쌀 한가마니에 15원 정도였으니까 쌀 두어말은 내다 팔아야 그 관광버스 한번 타 볼 수 있었거든요. 그 시대의 경제 형편으론 아주 비싼 값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절엔 한번 탑승하는데 쌀 두어말 값을 치러야 하는 그 관광버스가 아니라 해도 서울에서 시내버스 한번 타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우리 서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이 어떤 직업이었었는지 아시겠죠. ‘여기는 종로거리올시다∼.’ ‘내리실 분은 앞으로 나오세요∼.’ ‘여기는 종로거리올시다∼.’ 선망의 대상이었던 목소리의 주인공은 버스차장이었습니다. 그 무렵 서울 시내버스 여차장의 나이는 열여섯살에서 스무살 사이가 가장 많았었고 이들이 입었던 옷차림은 꼭 구세군이 입는 유니폼 비슷한 것이었는데, 당시로서는 이 옷차림이 여간 멋진 게 아니었습니다. 이런 옷차림은 난생 처음 보는 신식 옷차림이었거든요. 여기다 또 혀끝이 살짝 돌아가는 듯한 억양으로 ‘여기는 종로거리올시다∼.’‘내리실 분은 앞으로 나오세요∼.’라고 외치는 모습이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서울 시내버스를 한 번 타고난 다음에는 밤잠을 못자는 총각들이 많았습니다.1930년대 이 무렵만해도 우리 서울의 버스 여차장은 불과 마흔 여덟명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들 여차장은 집에서 출퇴근을 하는 게 아니라 그 옛날 ‘구 한국 군대’의 ‘훈련원’이 있던 자리. 다시 말해서 지금의 을지로 6가쪽 국립의료원 일대가 되겠습니다만, 여기에 버스 차고지와 함께 여차장 숙소도 있었고 말이죠. 그 곳이 바로 ‘부영버스 차고지’였습니다. 그런데 버스 여차장들 인기가 워낙 좋다 보니까 그 신식 제복을 입은 버스 여차장들이 모여 기숙 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을 한번 구경해 보고 싶어 시골에서 서울 구경 온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관광명소가 되다시피 했던 겁니다. 그리고 초창기 버스 여차장들은 하루 아홉시간 근무에 하루 40전, 한달이면 12원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도 여차장들의 씀씀이가 무척 헤프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습니다. 그 정도로 돈을 잘 썼다는 거죠. 이게 무슨 얘기인가 하면요, 그걸 음성 수입이라고 해야 할까요. 당시의 버스 여차장들은 늘 현금을 취급하다 보니까 ‘은근 슬쩍’하는 그런게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한달 월급은 12원이지만 평균 40원 정도의 수입이 보장된다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였고, 그래서 그 시절 우리서울의 버스여차장이 더 인기가 있었다는 겁니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죠.
  • 국내 첫 의사노조 탄생

    국내 첫 의사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혁)는 지난달 30일 노동부에 노조 설립허가서를 제출해 3일 설립 허가를 받았다고 5일 밝혔다. 협의회가 노조 설립을 추진한 지 3년여 만에 의사들의 노조가 설립된 셈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각 병원이 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해서는 전공의 수련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악용, 고작 월급 100만∼150만원을 주면서 1일 16시간의 살인적인 근무를 강요해 왔다.”면서 “전공의들의 처우개선과 법적 지위보장을 위해 노조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노조 설립이 허가됨에 따라 전국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회원 영입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실제로 얼마나 많은 전공의가 노조에 가입할지는 미지수다. 전공의들이 소속된 대부분의 수련병원들이 전공의들의 단체행동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진료 공백 등을 이유로 노조설립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수련병원장들은 지난 4월 성명을 통해 “대다수 병원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설립보다는 정부의 협력 아래 수련교육 환경과 근로조건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노조 설립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유치원도우미 나선 50~60대

    유치원도우미 나선 50~60대

    “옛날 제 모습을 다시 찾은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네요. 그저께부터는 잠도 안 오더군요. 아이들을 어떻게 대할지 마음속에 그려보는 게 얼마나 신나던지….” 4일 아침 10시 장계섭(57·여)씨는 34년 만에 출근을 했다. 근무지는 서울 송파구 거여동 거여초등학교 병설유치원. 맡은 일은 독서지도다. 매일 한 시간씩 자유선택 활동시간에 아이들에게 책을 골라주고 읽어주는 일이다.“얘들아, 반갑다. 앞으로 잘 지내자.”새로 온 선생님의 인사가 끝나자마자 눈치 빠른 아이들이 책을 들고 달려와 “할머니, 책 읽어 주세요.” 애교를 떤다. 장씨는 결혼을 하면서 유치원 교사를 포기해야 했다. 대학에서 배운 것도 아까웠고 일을 더 하고 싶은 의욕도 컸지만 1970년대의 사회 분위기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지난 시간 동안 유치원 교사 시절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던 것은 이렇게 아쉽게 일을 그만두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최근 장씨는 반가운 프로그램을 만났다. 전국 8개 시·도 교육청에서 중·고령 여성들을 유치원 자원봉사자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곧바로 서울시교육청에 신청을 했고 유치원 면접심사를 거쳐 교사로 선정됐다. 자원봉사이긴 해도 교통비 등 명목으로 월 30만원이 나온다. 오래전 내가 돌봤을 아이들 세대가 지금 저 아이들의 엄마 아빠일 것이다. 아이들의 눈망울은 그때나 지금이나 맑다.“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니 얼마나 뿌듯한지 모르겠어요. 아이들 얼굴 보는 것만으로도 10년은 젊어지는 것 같아요. 경험을 최대한 살려 제 아이들처럼 돌봐줄 겁니다.” 이경신(54·여)씨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북성유치원으로 출근했다.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고 간식을 나눠주는 동안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아이들 다 키우고 나서 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곳저곳 문을 두드렸지요. 베이비시터 생활도 3년 동안 했는데 그나마 50세가 넘으니까 받아주는 곳이 없더군요.” 일을 찾아 안절부절 못하던 이씨에게 이번 유치원 자원봉사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서류와 면접을 통해 정식으로 제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게 가장 뿌듯합니다. 인상도 제일 좋아 보였다고 하네요.” 첫 월급은 언제나 그랬듯 가족들을 위해 쓸 생각이다. 하지만 두 번째 월급부터는 ‘인간 이경신’을 찾는 데 쓰고 싶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오랫동안 스스로 강요해 왔던 ‘가족을 위한 희생’에서 벗어나 나를 위한 시간들을 찾아볼 요량이다.“월 30만원이 많은 돈은 아니지만 차곡차곡 모아서 올 연말에는 해외여행을 떠나볼까 합니다.” 조한섬(68·여·서울 양천구 목2동 레인보우 유치원)씨는 서울시내 자원봉사자 59명 중 최고령이다. 다섯 남매와 손자 둘을 키운 경험을 밑천 삼아 용기를 냈다. 언젠가 TV에서 할머니들이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돌보는 외국의 유치원을 보고 부러워했던 기억이 났다. “우리도 외국처럼 일하고 싶어하는 숙련된 노령 인력을 다방면에서 활용했으면 좋겠어요. 매일 아침 갈 곳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젊은 사람들은 모를 겁니다.” 지금 당장은 유치원의 청소나 간식지도를 하는 정도지만 조씨는 TV속 외국의 할머니처럼 기타를 치며 아이들과 노래 부르게 될 날을 꿈꾸고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광주시 자치구 ‘양극화’

    광주시 5개 자치구 가운데 2개구가 자체 세수로 직원 월급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자치구간 재정과 인구 편중 현상이 심화돼 경계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광주시와 각 구에 따르면 지방자치 이후 10여년 동안 대규모 택지개발과 도시 확장 등으로 서구와 광산구는 인구가 날로 증가해 왔다. 그러나 구 도심권인 동구는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공무원의 직급이 하향 조정되고 국 단위의 행정 조직이 과로 격하되기도 했다. 또 북구는 자체 세입으로는 기초생활보호대상자의 수급비 보조와 보육아동 보육료 지원, 의료호보 부담금 등 법정부담금마저 감당하기 힘든 최악의 재정 상태에 놓여 있다. 광주시 5개 자치구의 자체수입 대비 인건비 비율은 서구가 68.9%, 광산구 71.9%, 북구 94.6%인 반면 동구 105.1%, 남구 121.8%이다. 서구와 북구, 광산구는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합친 자체수입으로 최소한의 경비인 직원들의 급여를 충당할 수 있지만 동구와 남구는 이마저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인구의 경우 서구가 지난 1995년 23만명에서 현재 31만명으로, 광산구는 17만명에서 30만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그러나 동구는 15만명에서 11만명으로, 남구는 25만명에서 21만명으로 각각 줄었다. 북구는 지난 1995년 이후 증가 추세를 보이다 1999년 47만명을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2005년 말 현재 45만명이다. 동구의 인구 감소는 15만명의 자치구 하한선이 무너지면서 부이사관급(3급)인 부구청장의 직급이 서기관(4급)으로 하향 조정됐으며 지방의원의 정족수가 9명에 그치면서 의회사무국도 과 단위로 낮춰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역별 균형발전을 위해 행정구역 개편을 새롭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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