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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오세훈식 ‘전쟁의 기술’ /김경운 지방자치부 차장

    취임한 지 1년 하고도 한 달 이상 지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 물어보는 말들이 “젊은 시장, 요즘 뭐 하나.”이다. 오 시장으로선 열심히 하는 일을 몰라주는 듯한 이런 질문에 서운하다 할지 모른다. 그렇게 비쳐지고 있다면 뒤로 돌아보고, 문제점이 있으면 고쳐야 할 일이다. 오 시장은 서울의 균형발전과 문화·관광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 대기환경 개선 등을 재임 시절에 이룰 중요한 목표로 삼았다.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려면 우선 공무원 조직의 비효율성 등을 바로잡아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정했다. 이래서 나온 게 지난 1년의 최대 성과로 꼽힌 이른바 ‘3% 퇴출제’ 등이다.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최근 시청에서는 ‘창의 시정’이란 혁신 구호가 요란스럽게 들린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본청,15개 산하기관,25개 자치구가 돌아가면서 행정 개선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자리를 갖고 있다. 직원들이 발표하는 자리에 오 시장이 꼬박꼬박 참석, 취지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변화를 독려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챙기는 게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생각만 쏟아내고, 정책과 시행이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이 하라니까, 무슨 일을 하겠다고 발표부터 해놓고 내년에 세부안을 만들어 의견수렴을 거쳐, 그 이후에 시행하는 방향으로 하겠다는 식의 뻔질거리는 시책도 많다. 일부에서는 “시장이 해외출장을 다녀와 새 과제를 내놓으면 뒤치다꺼리에 또 해를 넘길 것”이라고도 한다. 노골적으로 ‘전임 시장은 공약으로 청계천 복원을 내걸어 취임 1주년 기념식을 착공식 현장에서 하고 임기 중에 완공 테이프를 자른 일’과 오 시장의 업무 스타일을 비교하곤 한다. 일부 간부는 주말이면 전임 시장의 대통령선거 캠프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서울 시민의 입장에서 오 시장도 문제고, 그 일부 간부들도 한심하지 않을 수 없다.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이 정치판을 기웃거리니 말이다. 나라 걱정은 유권자의 한 표로 대신하면 될 일이다. 복잡하고 말 많은 조직에 리더십마저 실종된 상황이다. 좋은 정책도 중간에 점검하고 끝까지 챙겨 시민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한때 아이디어에 그칠 뿐이다. 이를 오 시장 혼자서는 다 챙기지 못한다. 전략 서적의 베스트셀러 작가 로버트 그린이 지은 ‘전쟁의 기술(The 33 Strategies of War)’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기 전 미 육군 조지 C 마셜 준장은 군 조직의 전면적인 개혁을 역설했다고 한다.1차 대전의 승전에 수십년째 도취한 고위 장성들이 군을 장악해 내부 갈등, 업무 낭비, 커뮤니케이션 부재 등이 만연했기 때문이다. 전운을 느낀 루스벨트 대통령은 마셜 장군을 육군참모총장에 임명했다. 그는 효과적인 조직 장악을 고민하다 신출 아이젠하워를 발탁, 연합군 총사령관으로 힘을 실어준다. 이를 본 떠 아이젠하워는 브래들리 장군을 참모로 지명한다.3명은 명장으로 역사에 남는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집단 사고’에 길들여진 조직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통제의 틀을 만들기 위해 ‘리더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면서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있는 부하를 고용’한 셈이다. 리더 혼자 조직의 저항과 반목, 관행 등에 일일이 대응하다간 기력을 잃고 시간이 지체되며, 큰 그림을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리더의 ‘대리인’들이 곳곳에서 리더의 뜻을 전달하고 시행함으로써 조직에 활력을 준 예는 많다고 로버트 그린은 강조했다. 이 책은 오 시장이 최근 일부 간부에게 열독을 권하며 나눠 준 책 가운데 하나이다. 오 시장도 이 대목을 눈여겨 읽었을 것이다. 김경운 지방자치부 차장
  • “월급통장 금리 高高” 은행들의 반격

    “월급통장 금리 高高” 은행들의 반격

    기업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로의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급여이체 통장의 금리를 최고 연 4%대로 인상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13일 직장인 월급통장 잔액이 일정액을 넘으면 최고 연 4.0% 금리를 주는 ‘아이플랜(I Plan) 대한민국힘통장’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고객이 직접 설정한 기준금액(최소 300만원)까지는 연 0.15% 금리가 적용되고, 기준금액을 넘는 초과분에 대해서는 연 3∼4% 금리가 지급된다. 전자금융거래 수수료도 무제한 면제할 뿐 아니라 고객이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면 기준금액 초과분에 해당하는 대출금에 대해서는 대출금리를 최고 4%포인트 할인해 준다. 농협도 다음달 중으로 월급통장에 최고 연 5% 금리를 적용하는 ‘뉴해피 통장’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50만원 이상 초과분을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으로 전환, 연 4%대 금리를 주는 ‘스윙 어카운트(Swing Account)’ 방식을 도입했다. 하나은행도 다음달쯤 비슷한 방식으로 월급통장의 잔액이 일정액을 넘어서면 자동으로 하나대투증권의 CMA로 이체시켜주는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일정액 이상 보통예금 잔액에 대해 연 4%대 금리를 주는 상품을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월급통장 금리 인상은 장기적인 은행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지만 수신 축소를 막기 위한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여자들의 백 속엔 무엇이 들어있나

    여자들의 백 속엔 무엇이 들어있나

    『「핸드백」은 무조건 존경하라』- 죽어라 하고 벌어다 올리는 월급의 관제탑인 때문이다.「핸드백」이 요새 구설수를 입고 있다. 모모하는 양장점에서 날치기당한 어느 여성의「핸드백」에 수백만원어치가 들어있었던 것. 뿐만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날치기당한「백」을 경찰이 압수해보면 신분에 어울리지 않게 어마어마한 내용들이었다는 사실이 새삼 고개를 들고 화제에 오르내리고 있다. 때로는 거액의 금품들어…오토바이 날치기도 등장 여성 필수용품 가운데「핸드백」을 빼놓을 수는 없다. 알쏭달쏭한 약품에서 (소화제·감기약·피임약 따위) 화장도구, 휴지,「메모」용지, 하루 용돈, 머리빗, 심지어는 땅콩,「검」, 오징어다리까지 먼지를 뒤집어 쓴채 뒹군다. 그런가하면 수백만원짜리 보증수표가 엎드린 당당한 금고가 되기도 하고 번쩍거리는 보석반지의 보관처도 된다. 반면 건실한 여성용품 구실을 제대로하는 경우가 물론 대부분. 말하자면「핸드백」은 소유자의 개성, 품위, 재산정도 등을 가늠할 수 있는「바로미터」인 셈. 밝혀진 바로는 우리나라 여성 가운데서 최고액「핸드백」은 지난달 2일 T미장원에서 털린것. 비취백금반지(싯가1백만원)와 현금·보증수표등 3~4백만원어치였다. 인기배우 문희(文姬)양은 30만원짜리 백금진주반지를 털렸고,「샤넬」양장점의 경우는 모두 3백15만원어치. 이쯤되면「핸드백」은 거액금고. 날렵한 솜씨로「핸드백」을 들치기했던 박정자(朴貞子·27) 채길자(蔡吉子·26)여인의 솜씨는 명성을 이미 획득했고, 그보다도 여성들이 주의할 것은「오토바이」날치기들. 요즘「오토바이」의 수요증가로 서울시내에 운행대수가 상당히 늘었는데 그들중에는 여성들의「핸드백」만을 노리는 고속 도둑들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된다. (1) 걸어갈 때는 절대로 차도쪽을 걷지 말고 안쪽으로 갈 것 (2) 건널목에서 신호대기중에는「핸드백」을 팔에 걸치거나 행인들의 뒤쪽에서 기다릴 것 (3)「핸드백」은 언제나 차도의 반대쪽 손에 들 것 (4) 한산한 큰길가를 걷지 말 것-어떤 여성이 들려주는 주의 사항이다. 또 호젓한 밤길을 노리는「핸드백」날치기는「백」만 빼앗는게 아니라 가냘픈 여성을 때려 뉘기까지 하니 무섭다. 요 조심!「핸드백」 손재수도 그렇지만「핸드백」은 여성의「프라이버시」-. 그 「프라이버시」를 날치기 당한다는게 더욱 부끄러운 일이다. 연예인「백」엔 거의 화장품…출연료등 수표있을 때도 그러나 악의에서가 아니라도 그속을 들여다보고 싶은 호기심이 없지도 않은데…. 다음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공개한 각계여성의「핸드백」목록…. 문희(24·영화배우)양= 대소 60여개의「핸드백」을 갖고있다. 이번「샤넬」양장점에서 잃어버렸던 진주반지(싯가 30만원가량)는 그날 영화촬영용으로 쓰고「핸드백」속에 빼넣었던 것.「액세서리」를 사랑은 하지만 달고다니는건 별로 좋아 하지않아 자연「백」속에 넣고 다닌다. 화장품은 화장「케이스」에 넣고 돈은 안가지고 다닌다.「백」속에는 손수건 2장, 안약(촬영용으로 우는 장면을 찍을 때 쓰는)정도가 상비품. 오현주(디자이너)씨= 그날의 기분이나「스케줄」에 따라「핸드백」의 모양은 달라지지만 내용물은 언제나 비슷하다. 「립·스틱」2개(자주색·분홍색)「아이·라인」「파운데이션」「마스카라」물연지「아이섀도」「그레이스·페인트」등 화장품 계통이 단연「톱」.「머플러」(나일론제품)손수건 2장, 가죽장갑, 수첩(단골 손님 전화번호가 까맣게 적힌)「볼·펜」2개, 명함 1개(그날 처음 온 손님에게 받은 것), 복권 1장, 현금 4천2백원, 그리고 못쓰게 된「거들」(?) 1개. 최지희(崔智姬·배우)양= 유행따라 산 것이 1백여개. 요즘은 까만 가죽의 끈이 긴「백」을 어깨에 걸치고 다닌다. 현금은 용돈으로 1만원쯤. 출연료가 수표로 나오니까 때에 따라서는 몇십만원 들어 있을 때도.「루즈」, 간단한 눈화장기구, 향수, 손수건이 내용물. 때에 따라서는 귤,「검」같은 식용품이 들어 갈때도 있는데 그만큼 큼직해서 편리하다. 미국서 사온「백」인데 장식이 좀 까다로와서 방범용으론 안성마춤. 이영숙(李英淑·가수)양= 악보와「레코드」를 넣을 수 있는「수트·케이스」가「핸드백」대용. 예쁜「백」이 나오면 사두지만 실용성이 없어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수트·케이스」속에는 화장품 일체가 구비돼 있다. 무대용 의상도 2,3벌. 돈은 손지갑에 넣는데 용돈 4,5천원. 이밖에 성대보호용 약품과 비상용 상비약 몇가지.「핸드백」이 의상실 약방 화장대를 모두 겸하고 있다. 신미림(辛美林·한식집「마담」)씨= 긴 끈이 달린 검정「핸드백」. 돈지갑 1개, 「콤팩트」1개, 향수 3병,「라이터」4개, 손수건 1장,「브로치」1개,「엑스포70」「메달」1개,「이어링」1쌍, 머리「핀」3개, 명함 20장 가량. 돈지갑속에는 10만원권 수표1장, 현금 5천원. 길을 다닐때 차도 가까이 다니거나 차도쪽 손에「핸드백」을 쥐지 말라는 당부. 왜냐하면 요즘「오토바이」타고「핸드백」날치기하는 불량배가 있다는 것. 박초선(朴招宣·국악인)씨= 길이 40cm가 넘는 검은색 대형「핸드백」. 안에는 화장도구, 손거울, 흰장갑, 손수건, 휴지 등. 특색있는 것은 창을 부를 때 손에 쥐는 큼직한 부채가 두자루. 소형「노트」가 두툼해서 살짝 펴보니까 할아버지가 전해주었다는 판소리 가사가「잉크」로 가득 쓰여있다. 제일 소중한 물건이「노트」여서 특별히 큼직한「나일론」보자기에 싸여 모셨고. 각계인사가 보내온「프로그램」과 초대장이 몇장.「핸드백」속에 들어 있는 조그만 돈지갑에는 돈이 4천7백원. 웬돈이냐니까 스승 김여란(金如蘭)선생을 찾아가는데 과일이나 좀 사가지고 갈 예정이라고. 그러나 보통때 용돈도 늘 이 정도는 되는듯한 눈치다. -피임약은? 혼자사는 사람이니까 그런 약은 필요없다면서 눈이 찢어지게 흘겨댄다. 여행원은 빳빳한 돈넣어…기자 백속엔 귀금속 없고 윤경희(尹京姬·은행원)양=「립·스틱」에서부터「콤팩트」그리고 머리「핀」3개, 빳빳한 새돈 5백원권이 7천원. 다음 10만원짜리 적금 통장이 1권. 엽서가 3장, 주민등록증과 행원증, 마지막으로「미니」옷솔과 까만 손도장 1개. 김재숙(金在淑·여기자)씨= 기자라는 직업 탓인지「백」이 크다. 안은 3칸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우선 좌·우칸부터 보면-「세므」장갑, 손수건,「머플러」,원고지(10장), 수첩,「검」봉지(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모사회단체 행사안내「팸플리트」,휴지,「볼·펜」「헤어·브러시」동전 1개(10원짜리)등. 귀중칸인 가운데「지퍼」를 열면-작은 돈지갑(지갑 속에는 10원짜리 지폐 2장), 향수병, 화장「케이스」(속에는「루즈」,「콤팩트」,「콜드」,「파운데이션」)「샴푸」(치약형의「주브」로 된 것), 명함 4장(모두 저명인사), 열쇠 2개, 도장, 신분증, 지갑(속에는 주민등록증, 기자증과 일금 3천7백40원), 반지, 목걸이 등 값나가는 물건은 없다. 이상의 물건들이 5천원 주고 샀다는「핸드백」속에 차곡히 들어찼는데 돈으로 환산해보면 2만원미만. 이「핸드백」속에 최고로 담았던 돈은 20만원(곗돈 탔을 때) 평균 한달에 한번씩「핸드백」속을 정리한다는데 공개를 하고나서 『어휴! 굉장히 많이 들어 있구나!』하고 본인도 새삼 감탄. [선데이서울 70년 12월 20일호 제3권 51호 통권 제 116호]
  • [열린세상] 대선주자,국민이 듣고픈 말을 하라/윤성이 경희대 인터넷정치 교수

    [열린세상] 대선주자,국민이 듣고픈 말을 하라/윤성이 경희대 인터넷정치 교수

    선거판 모양새가 날이 갈수록 한심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후보 검증을 둘러싸고 물고 뜯기를 거듭하더니 이제는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으르렁거리고 있다. 소위 범여권을 들여다 봐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당을 깨고 합치기를 식은 죽 먹듯이 하면서 정치질서를 어지럽힌다. 정책과 이념은 뒷전이고 잡탕식 정당이라도 대선에서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발상은 더욱 한심하다. 행실이 이러면서도 입만 열면 선진한국이니 개혁이니 떠들어대는 정치인들의 후안무치가 괘씸하기 짝이 없다. 민주화 20년을 보내고 대선을 네번이나 치렀지만 우리 선거 수준은 여전히 후진 그 자체이다. 선거를 불과 넉달 남짓 남겨둔 지금의 모양새를 볼 때 올 대선은 2002년보다도 더 퇴행적으로 치러질 것 같다. 지난 대선에서는 적어도 후보의 DNA 검사는 없었으며 수십명의 대선후보가 이 시점까지 난립하지도 않았다. 상대방의 치부를 드러내어 반사이익을 보려는 네거티브 선거도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정치학 용어 가운데 ‘갈등의 사유화’라는 개념이 있다. 정치인들이 사회의 핵심 갈등은 외면한 채 자신들에게 유리한 갈등만 부각시키고 이를 통해 지지자들을 동원하는 행태를 말한다.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은 지역갈등과 이념갈등을 이용해 편을 가르고 세몰이를 해왔다. 지역과 이념이 선택의 유일한 기준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꼼짝없이 사유화된 갈등구도 속에 편입되고 어느 한편에 줄서기를 강요받았다. 이번 대선도 유력 후보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갈등구도가 형성되고 일반 유권자와 심지어 시민단체조차도 그들이 만든 판 속에 매몰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보수진영은 잃어버린 10년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정권을 잡아야 한다고 외친다. 범여권과 진보 진영은 개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번에도 그들이 유일한 선택임을 호소한다. 유권자들에게는 모두 다 부질없는 외침일 뿐이다. 유권자들이 듣고 싶은 것은 잃어버린 10년, 개혁과 번영 같은 공허한 구호가 아니라 우리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의 방안일 것이다. 수백만의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부담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 후보를 찾을 것이다. 경제학 원론에서는 가계지출 가운데 식생활비 비중을 말하는 엥겔지수로 생활수준을 판단하나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사교육비 부담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월급의 절반 가까이를 사교육비로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답답한 현실을 해결할 수 있는 후보가 있다면 기꺼이 내 한 표를 던질 것이다. 수백만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안정된 직장과 공정한 처우를 보장할 수 있는 후보가 최고의 대통령감일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행을 목전에 둔 농·축산민들은 미국 농·축산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활로를 찾아주는 후보를 애타고 기다릴 것이다. 우리사회가 당면한 문제가 이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하나 속 시원한 답을 해주는 후보가 없다. 모두가 상대 후보 흠집내기에 몰두하면서 정작 시급한 사회갈등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계속된다면 올 연말에도 유권자들은 최선이 아닌 차악의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얼마전 유권자들이 UCC를 이용해 올린 질문에 대해 대선후보들이 답하는 방식으로 정책토론을 벌였다. 이제는 우리도 유권자들이 나서야 한다. 후보들이 하고 싶은 말만 듣고 선택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듣고 싶은 말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시민단체들도 정치인들이 만들어놓은 편가르기 판에 뛰어들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후보들에게 따져 물어야 할 것이다. 윤성이 경희대 인터넷정치 교수
  • 서울신문·과학문화재단 주최 ‘이공계 기피 극복 해법 찾기’ 전문가 좌담

    서울신문·과학문화재단 주최 ‘이공계 기피 극복 해법 찾기’ 전문가 좌담

    최근 우리나라 과학 기술의 외적인 성과는 많이 나오고 있지만 그 속은 알차지 못하다. 이공계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과학 한국의 경쟁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그래서 우수 인재를 과학기술 분야로 유인할 수 있는 ‘과학 대중화’ 노력이 절실하다. 나도선 과학문화재단 이사장, 김정구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김대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람들’ 대표이사와의 좌담을 통해 이공계 기피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 등을 짚어 봤다. ●사회자 우리나라 이공계 위기는 어느 정도인가. 학생들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원인은. ●나도선 이사장 이공계 지원 숫자가 줄어든 것도 문제이지만, 우수 청소년들이 과학기술 분야로 유입되지 않는 현실이 더 우려스럽다. 우수한 이공계 학생들이 의학 분야나 법조계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김정구 교수 학생들이 이공계를 기피하는 이유는 사회가 이공계 출신 인재를 대우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상경계열, 의대, 법대를 나와 취직하면 몇 배의 월급을 받을 수 있는데, 어느 부모가 사명감을 갖고 과학 공부하라고 할까. 특히 과학기술을 바라보는 판단 기준도 산업화 가능 여부에만 쏠려있다. ●김대환 대표 아직까지 앞선 과학기술을 활용한 독점적인 위치로 세계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회사가 많지 않다는 점도 이공계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이어진다. 이공계 위기로 한국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우리나라는 매년 50조원어치의 원유를 수입하는 등 (에너지 등의) 자급자족이 불가능하다. 의대생·한의대생·법관을 수출해 그만큼 부가가치를 벌어 올 수 있겠나. ●사회자 정부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개선 방안은 없나. ●나 이사장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외국도 다 겪었던 문제다. 미국도 여전히 이공계 위기 극복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고등학교 선생님들의 역할과 지도가 중요하다. 실험 위주의 교육을 하는 학교는 이공계 진학 비율이 굉장히 높다. 노력하면 가능하다는 얘기다. 초·중·고 과학교육 현장의 내실화가 중요하다. ●김 교수 과거에는 학생 스스로 ‘내가 뭘 공부할까.’를 결정, 미래의 꿈을 키웠다. 지금은 부모가 자녀의 적성 고려없이 진로를 결정한다. 학생들의 꿈이 있을 수 없다. ●나 이사장 정부가 과학영재의 조기 발굴부터 교육, 연구, 취업, 은퇴의 생애 전주기에 걸친 지원을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과학기술인을 육성하는 ‘2088 인재지기’ 정책은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아울러 기초 과학교육도 충실히 이뤄지고는 있지만, 교육 품질 개선을 위한 예산 투입이 더욱 필요한 현실이다. 반면 입시에만 치중하는 교육 때문에 학생들의 성취도는 높은데 흥미도는 낮다. 과학 교육을 받지 않아도 대학 가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과학 교육을 강조하는 입시 제도가 필요하다. ●김 교수 올바로 지적하셨다. 중등과학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과학교육을 제도적으로 필수화해야 한다. 창의력과 분석력이 필요한 인문계 학생도 과학 교육이 큰 도움이 된다. 지난번 수학능력평가시험에서 학생 55만명 중 3%인 1만 8000명만 물리과목을 지원했다. 심각한 현실이다. 내일의 과학기술인이 나올 리 만무하다. 특히 우리는 제도적으로 획일적 교육만 시킨다. 다양한 교육을 시켜야 한다. 예컨대 초·중·고 과학 교과서에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이 각각 25%씩 산술적 균형을 맞춰 다뤄지는데, 이것은 말이 안 된다. 관심있는 과목을 더 배울 수 있도록 교육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김 대표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공계 학과에서 과학 관련 전공 필수 과목이 없어진다. 과학을 전공했다면서도 물어보면 모르는 젊은이들이 많다. 학문의 다양성 취지가 ‘학점 따기식’으로 전락하는 대학 교육도 개선이 필요하다. ●사회자 결국 과학에 대한 흥미, 대중화가 이공계 위기 해결의 열쇠가 될 것 같다. 미래의 꿈나무들에게 과학적 호기심과 흥미를 높여 줄 수 있는 방법은. ●나 이사장 초등학생 때의 과학적 흥미가 중·고등학교 때 식어버리는 경우가 많다.‘체험형 과학교육’의 기회가 지속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문화재단이 마련해 10일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하는 ‘2007 대한민국 과학축전’도 이같은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이런 행사들이 청소년들의 과학적 관심과 흥미를 더욱 높이는 효과가 크다. 노력하면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 ●김 교수 맞다. 과학적 호기심을 계속 유지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과학관, 과학박물관 등 청소년들의 과학적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시설이 매우 빈약하다. 일본에만 가더라도 과학 관련 전시·체험 시설이 엄청나다. 질적인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사회자 산업 현장에서의 이공계 위기극복 방안은. ●나 이사장 통계치 등을 보면 과학기술 인력에 대한 처우가 인문계보다 뒤처지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 이공계 위기를 너무 과도하게 생각하는 측면도 있다. ●김 대표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이공계 출신으로 성공하는 사례가 매우 많다. 내 주변만 해도 소프트웨어, 게임, 정보기술 등 과학기술 지식을 부가가치로 연결시켜 30대에 20억∼30억원의 부를 창출하는 경우도 있다. 이공계 출신들이 산업현장에서 기술 개발 의욕을 북돋울 수 있도록 기업들이 ‘직무발명보상제도’를 보다 활성화하도록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김 교수 결국 해법은 ‘Job Security(고용 보장)’이다. 이공계 특성상 기업에서 일자리를 잃으면 다른 업무 분야로의 이동이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정부 출연연구기관의 경우 한 곳에서 퇴직하는 이공계 인력의 숫자는 미미하다. 이공계는 연차가 높아지면 퇴출 대상이지만, 인문계 출신은 전문가로 대우받는 풍토도 바뀌어야 한다. ●사회자 국가차원의 과학기술 분야 지원은 어떤가. ●김 교수 지금까지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이만큼 발전한 데는 정부의 역할이 컸다. 그러나 이는 ‘선진국 추격형’의 형태로 진행돼 왔을 뿐이다. 때문에 응용이나 개발 분야에 집중됐다. 그러나 이젠 ‘기초·응용’은 정부가,‘개발’은 산업체가 맡는 과학기술 정책이 필요하다. 반도체 등 특정 유망 분야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선택과 집중’식 지원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시대다.1등을 쫓아갈 때는 효과적이었지만,1등을 유지해야 하는 지금엔 ‘기초과학’이 집중 육성돼야 한다. 그것도 대형과제 위주가 아닌 ‘소규모’ 과제 중심으로 지원해 연구자들의 창의성을 북돋워야 한다. ●나 이사장 동의한다. 기초연구 지원이 중요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개인과제 위주로 꾸준히 지원하는 풍토가 마련돼야 한다. 젊은 연구자의 능력과 역량을 발휘하도록 뒷받침을 해야 한다. 애써 길러놓은 과학 인력을 놀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학문적 성과도 논문의 ‘피인용 횟수’ 등 피상적 평가가 아닌 창의성 등 질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김 대표 지금은 과학기술을 개발한 사람보다 이를 판매·유통하는 쪽이 더 큰 권력을 지닌다.‘과학기술 장인(匠人)’ 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좀더 높아져야 할 것이다. 사회·정리 이영표 사진 김명국기자 tomcat@seoul.co.kr
  • [이정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허세 심한 남편 뒷바라지 힘들어

    Q회장 직함이 몇 개나 되는 허세가 심한 남편 때문에 정말 힘듭니다. 아이들은 등록금과 용돈을 벌려고 시간당 3000원짜리 아르바이트를 하고, 나도 식당일을 하며 생활비를 버는데, 탤런트처럼 잘생긴 남편은 부유층 행세를 하고 다니며 집에 한 푼도 가져오지 않습니다. 성실하게 돈을 벌려고 하기보다는 다단계 사업으로 한번에 큰 돈을 벌 생각만 하고 그러다 사기에 걸려들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집을 줄여서 사업 자금을 해달라고 합니다. 남편 때문에 우울증에 걸려 나도 모르게 자식들에게 폭언을 하게 되고, 아이들에게도 이혼할 테니 아버지랑 살아라 하고 말해 버립니다. -최인숙(45·가명) A평생 알뜰하게 살아오신 최인숙님의 가정에 남편으로 인한 경제문제라는 괴물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정확히 확인하지 않았지만 일정한 수입이 없다면, 부인 모르게 카드나 대출로 인한 빚이 늘어갈 수 있습니다. 친목회 회장이라는 체면 유지를 위해 허세를 부리는 남편의 뒷바라지를 부인이 평생 하시다 보니 마음의 병을 얻은 것 같습니다. 최인숙님의 가정 문제는 표면상으로는 경제문제와 우울증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더 많은 근본적인 문제도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러나 현재 남편과 부인의 가족이며 결혼생활의 역사까지 다 평가할 수 없는 상태에서 지금이라도 변화될 수 있는 부분을 하나씩 점검해 보겠습니다. 우선 남편의 스타일이 지금 갑자기 바뀔 수는 없습니다. 가정에 무책임한 것은 분명 문제이나 만원이 있어도 책을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몸치장하는 데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부인은 아마도 큰 돈이 생겨도 자신을 위해서는 한 푼도 쓰지 못할 분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소비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가치관이나 성격과 연결돼 있습니다. 성격은 바뀔 수 없으니 이런 분에게 매일 성실하게 일하고 고정적인 월급을 가져오는 자상한 남편을 기대하는 것은 처음부터 비현실적인 기대일 수 있습니다. 그 대신 화려하고 매력적인 그리고 남에게 호감을 주는 남편의 성격이나 외모, 행동을 자원으로 활용하는 부업을 부부가 같이 하는 방향으로 경제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을 끌어모으기는 하나 사업 수완이 부족한 남편을 부인이 보완하여 함께 작은 가게라도 한다면 남편이 혼자 일을 벌이다 실패를 반복하는 것보다 안전할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남편과의 갈등 때문에 자녀와의 관계도 악화되는 것 같은데, 현재 어머니가 너무 힘들어서 그런 것을 자녀들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 잘 자란 아이들에게 타격을 주는 말은 자제하시기 바랍니다. 더 늙은 후에 방황하던 남편은 돌아와도 마음에 상처를 입은 자녀들은 내 곁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시고, 자녀에게 화풀이나 과잉 기대를 할 때마다 자신의 욕심을 늦추시기 바랍니다. 부인께서는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나 하는 비관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의도적으로 활발한 외부 활동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우울증이 나를 찾아온 게 아니라 내가 들여와 기르는 어둠의 꽃입니다. 내가 우울증에 기대고 하소연할수록 꽃과 잎이 번성하여 우리 집 전체가 어두워집니다. 이 화초에 안방을 내줄 수 없듯이, 부인이 스스로 걷어내시기 바랍니다. 남편에 대한 원망을 버리고, 경제적인 능력이 없더라도 아이들 아버지로서 건전한 생활을 하도록 기대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기만 해도 부인의 가슴에 박힌 돌덩어리가 작아질 수 있습니다. 인생이라는 교과서에는 정답이 없는 경우도 있고, 열심히 살아도 늘 시험 점수가 낮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오답은 아닙니다. 부인에겐 가정을 지키고 자녀를 지켜온 강한 유전자가 분명히 있으며, 자녀들도 강한 인내심을 기르게 되어 크고 작은 난관을 극복하는 데 유리할 것입니다. 남편을 비난하지 말고, 현재의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부인께서 중심 역할을 하시기 바랍니다. <목포대교수·가족상담문화센터장>
  • 은행들 돈줄은 마르고…

    은행들 돈줄은 마르고…

    최근 유동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지난달 은행들의 총수신액이 일제히 뒷걸음질을 쳤기 때문이다. 한창 활황을 맞고 있는 증시가 유동성뿐 아니라 은행의 정기 예·적금 자금의 ‘블랙홀’이 되고 있는 셈이다. 국민, 우리, 신한, 농협, 하나, 기업, 외환 등 7개 주요 시중은행의 7월 말 현재 총수신액은 모두 709조 1415억원. 지난 6월 말 712조 4973억원보다 3조원 이상 빠졌다. 보통 1월 대부분의 은행들이 계절적 요인으로 수신액이 감소하곤 하지만 연중에 수신액이 대거 빠지는 경우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은행별로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기업은행이다.6월 말 85조 2982억원에서 7월 말 83조 8956억원으로 1조 3000억원 가까이 빠졌다. 농협과 하나 역시 같은 기간 각각 126조 6184억원에서 125조 4399억원,93조 5237억원에서 92조 3931억원으로 급감했다. 신한과 외환만 이례적으로 각각 9000억여원,6000억여원 증가했다. 주로 줄어든 상품은 월급통장 등 수시입출금식 예금이나 정기 예·적금 상품들. 은행 관계자들은 이들 자금이 증시로 직접 몰리거나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 개인전략팀 관계자는 “요즘은 고객들이 정기 예·적금이 만기가 되면 비슷한 상품을 재가입하는 경우가 드물다.”면서 “이 금액들은 대부분 증시에 투자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은행 대출금이 총수신을 웃돌 기미도 보이고 있다. 7월 말 현재 국민은행의 총수신과 원화대출 간 차이는 1조 6935억원. 전월의 2조 7849억원보다 63.1%나 줄었다. 우리 역시 총수신과 원화대출 차이가 2조 1922억원에 불과하다. 작년 말에는 4조 577억원이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10일간 황금연휴 만든다

    국내든 해외든 시간 없는 직장인들이 어떻게 회사에 사표 내지 않고도 한 번에 10일씩 시간을 내 여행할 수 있을까.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여행 비용은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는지, 여행 마니아 조은정씨가 들려주는 ‘감동여행 10계명’을 숙지하면 꿈을 현실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 명절과 공휴일을 활용해 나만의 ‘황금 연휴’를 만들 것 발상의 전환만 하면 직장인이 한 번에 열흘씩 그것도 일년에 2∼3차례나 여행을 할 수 있다. 공휴일이 낀 징검다리 연휴 사이를 휴가와 월차 등으로 적절히 메우면 주말을 합쳐 9∼10일을 쉴 수 있다.2∼3년 전부터 미리 캘린더를 보며 장기 연휴에 대비해 계획을 세우면 여유 있고 경제적인 여행을 준비할 수 있다. (2) 중국·일본 등 가까운 지역은 주말을 이용할 것 우리나라 남도 지역이나 중국·일본 등을 여행하기 위해 휴가를 낼 필요는 없다. 미리 준비만 잘 하면 금요일 퇴근 뒤부터 월요일 출근 전까지 ‘1박3일’을 활용한 ‘도깨비 여행’으로도 충분하다. 동남아 일대도 주말에 하루 정도 월차를 덧붙이면 충실한 여행이 가능하다.9∼10일의 장기 연휴는 유럽·아프리카·중남미 등 먼 나라를 여행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3) 여행비용 마련을 위한 적금 혹은 펀드에 가입할 것 여행 비용은 계획성을 갖고 평소에 조금씩 모아둬야 한다. 여행비 마련을 위한 펀드나 적금에 가입한 뒤 ‘몰디브 여행을 위한 3년 펀드’나 ‘동해안 일주를 위한 1년 적금’ 등 스스로 이름을 붙여 놓으면 강제성도 부여되고 동기 유발에도 효과가 크다. (4) 평소 근검절약하는 습관을 기를 것 남들과 똑같이 월급 받고 남들과 똑같이 돈 쓰면서 ‘여행마니아’가 되겠다는 것은 과욕이다. 한정된 월급 속에서 여행이라는 즐거움을 맛보려면 다른 즐거움들은 반드시 포기해야만 하는 기회 비용으로 간주해야 한다. 남성이라면 술값이나 담뱃값 등을, 여성은 고가옷이나 명품 액세서리 등의 소비를 끊거나 크게 줄여야 한다. (5) 항공권은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최저가로 구입할 것 해외여행의 경우 항공권 비용이 여행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항공권을 최저가로 구입하는 것이 성공적인 여행의 ‘제1요건’이다. 최근에는 출발이 얼마 남지 않은 재고 항공권을 초저가에 판매하는 ‘땡처리항공권’사이트들도 생겨났다. (6) 항공사 마일리지 서비스를 잘 활용할 것 항공기 마일리지 서비스를 활용하면 돈 들이지 않고도 왕복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다. 신용카드 포인트 등 모든 서비스 혜택을 항공사 마일리지로 변환할 수 있는 방법도 알게 된다. (7) 유스호스텔 등 중저가 숙박시설을 잘 활용할 것 인터넷을 잘 뒤져보면 의외로 저렴하면서도 깨끗한 시설의 국내외 유스호스텔을 하루 1만∼3만원 정도로 이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값싸고 깔끔한 숙박업소에 대해 문화관광부가 인증한 ‘굿스테이’제도가 있다. 이렇게 항공권과 숙식비만 아끼면 여행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8) 여행공모전 등 공짜 여행 기회를 적극 활용할 것 요즘 어지간한 신제품 프로모션에 공짜 여행상품이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이 없다.‘내가 응모한다고 당첨되겠어.’라는 마음을 버리고 응모전에 적극적으로 임하면 노력의 대가가 반드시 돌아온다. (9) 진정한 감동을 원한다면 패키지보다는 자유 여행을 할 것 여행에서 나만의 감동을 간직하려면 내가 좋아하는 유적이나 지역에 2∼3일이라도 머물러야 하는데 패키지 여행은 그런 여유를 누리기에 어려움이 많다. 여행전문가라면 자유여행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0) 여행 목적지에 대해 사전에 철저히 공부할 것 여행지에 대한 경제·역사·사회 등을 공부하지 않을 경우 그곳에서 보게 되는 것은 그저 ‘껍데기’뿐이다. 영국의 식민통치를 통해 이식된 극단적 자유주의 경제사상을 알지 못한 채 홍콩에 가면 왜 ‘백만불짜리’ 마천루 야경과 우리돈 1000원짜리 가짜상품이 가득한 ‘짝퉁시장’이 공존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 증권사 CMA 20조 돌파

    증권사들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20조원 이상의 돈이 몰렸다.10조원을 돌파한 지 6개월 만으로 잔고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CMA 잔고는 7월 말 현재 21조 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8조 6000억원의 2.5배 규모다.2005년 말의 1조 5000억원에 비하면 13배나 늘어난 것이다. 계좌수는 325만개로 지난해 말 144만개에 비해 1.3배 늘어났다. 올들어 월 평균 잔고는 1조 7000억원, 계좌 수는 25만개 이상씩 늘어나고 있다. 유형별로는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가 65%를 차지했다. CMA 인기의 첫 비결은 금리다. 은행 보통예금은 연 0.1∼0.3% 이자를 제공하는 반면 증권사 CMA는 연 4.2∼4.6%를 제공한다. 여기에 수시입출금, 자동이체, 결제대금 납부, 교통·체크카드 등과 같은 부가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은행권에서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 고금리 특판예금, 월급통장 부가서비스 다양화 등을 펼치고 있으나 역부족인 셈이다.증권업계에서는 증권사에 지급결제기능을 부여한 자본시장통합법이 실행되면 은행에서 증권으로의 자금이동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 보고 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사회플러스] 내년 최저임금 시간당 3770원

    노동부는 내년 1월부터 연말까지 적용할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시간급 3770원, 일급 3만 160원(1일 8시간 기준)으로 확정, 고시했다고 1일 밝혔다. 시간급을 월급으로 환산할 경우 주당 44시간 근무제인 기업은 85만 2020원, 주40시간 근무제인 기업은 78만 7930원이 각각 적용된다. 이는 올해보다 8.3% 인상된 것이다.
  • 후진타오식 군 장악 ‘한발 한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1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창군 80주년을 맞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군 장악 여부가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집권 2기의 시작인 17대 당대회를 앞둔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이다.●홍콩지 “당근·채찍정책 병행”서방에서는 지난 1월 중국군이 미사일로 위성을 격추하고 잠수함이 미국 키티호크호에 접근하는 등 후 주석의 방침과 어긋나는 듯한 일들이 발생하자 후 주석의 군 장악력에 대한 의구심을 키워 왔다. 하지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인민해방군 80주년 특집기사에서 후진타오 주석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군대를 이미 장악했다고 분석했다.‘문민 지도자’인 후진타오는 그만의 방식으로 당근과 채찍 정책을 병행, 군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패문제가 불거진 사령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사례는 중국에서 이례적이다. 신문은 350억위안(4조 5000억원)을 투입해 군 월급을 인상하며 현대화·과학화를 강조, 젊고 교육수준이 높은 장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군복이 아닌 인민복을 입고 군대를 사열함으로써 공산당에 대한 군의 복종 의식도 높여가고 있다. 이와 함께 후 주석은 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 31일 전후세대 소장급 장성을 주력 집단군의 사령관으로 대거 발령했다고 홍콩의 명보(明報)가 보도했다. 지도부의 평균 연령을 낮추는 연경화(年輕化) 정책을 통해 자기 사람을 심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인사로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베이징군구 사령관이었다가 이듬해 해임됐던 저우이빙(周衣氷) 중장의 아들 저우샤오촨(周小川·51) 베이징 위수사령부 부사령관이 윈난(雲南)성 제14집단군 군장으로 이동했다. 또 싱웨이(邢偉) 총참모부 군사훈련 및 병종부 부부장을 베이징 담당 제38집단군 참모장으로, 류레이(劉雷) 난장(南疆)군구 정치부 주임을 산시(陝西)의 21집단군 정치위원으로 발령하는 등 모두 6명의 소장파 장성이 야전군 지휘부로 옮겼다. ●전후세대 소장급 대거 사령관 발령후 주석이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승계받은 지 3년째이지만, 비관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많은 이들은 군부에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세력이 견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32명의 상장 가운데 후 주석이 군사위 주석직에 오른 이후 모두 15명이 상장으로 승진했으나 절반이 넘는 17명이 장쩌민 시절 승진자라는 얘기다. 장쩌민은 임기 중 류화칭(劉華淸), 장전(張震) 등 원로 장성을 군사위 부주석으로 내세워 군을 장악해 나갔다. 후진타오도 궈보슝(郭伯雄), 쉬차이허우(徐才厚)에게 대임을 맡겼으나 이들은 장쩌민 계열이다.jj@seoul.co.kr
  • 편혜영 두번째 소설집 ‘사육장 쪽으로’

    인간을 벗기고 벗기고 벗기면, 세상을 까발리고 까발리고 까발리면, 결국 어떤 모습일까. 모든 삶의 편린을 긁어모아 불구덩이에 던져 녹여내면 어떤 결정체가 남을까. 사랑·온기·희망 따위가 아닌 냉담·참혹·절망이 아닐까. 작가 편혜영(36)은 그렇게 말하는 듯하다. 엄마에게 버려진 아이가 쥐의 배를 가르고, 역병 퍼진 도시에서 개구리를 낳은 임신한 누이. 동면중인 뱀을 잡아 가랑이에 집어넣거나, 올챙이가 든 줄 모르고 샘물을 마셔 구역질을 하는 상상. 전작 ‘아오이가든’을 온통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직조했던 편혜영이 두 번째 소설집 ‘사육장 쪽으로’(문학동네 펴냄)를 냈다. ‘아오이가든’만큼 선혈이 뚝뚝 떨어지진 않으나, 익숙지 않은 이야기이긴 마찬가지다.“참신하지 않을 바에야 비유를 쓰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었다.”는 단편 ‘소풍’의 주인공 여자 말이 작가의 의중을 대변하는 듯하다.‘참신하고 섣부르지 않은’ 이번 비유에도, 역시 온기라곤 한 움큼도 없다. ●죽어서도 갚을 수 없는 빚 소설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가까스로 버티며 살아간다. 표제작 ‘사육장 쪽으로’의 ‘그’는 ‘죽어서도 갚을 수 없는 빚’을 진 채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압류 집행인을 두려워하며 살아가고,‘소풍’의 ‘여자’는 수강생 수를 늘리기 위해 ‘주어와 서술어가 뭔지도 모르는 아이들’의 글짓기대회 출품작을 써주며 한심해한다. ‘분실물’의 ‘박’은 생활에 쪼들려 남의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아내를 보며 스스로를 수치스러워하고,‘동물원의 탄생’의 ‘사내’는 엉덩이뼈에 금이 간 노모에게 월급 대부분을 보내며 ‘검고 푸른 곰팡이가 잔뜩 낀 집’에서 생활한다. 가까스로 버텨야 하는 일상은 그 자체로 공포다. 더 큰 공포는 일상에서 탈출하려는 노력이 가까스로 버텨온 일상마저 조각낸다는 깨달음이다. 기분전환을 위해 전원주택으로 이사한 ‘사육장 쪽으로’의 ‘그’는 아이가 사나운 개에게 물어뜯긴 뒤 어쩔 줄 모르고, 애인과 여행을 떠난 ‘소풍’의 ‘여자’는 두 번의 교통사고 끝에 홀로 낯선 곳에 남겨진다. 승진을 위해 상사의 부정한 부탁을 대신해주던 ‘분실물’의 ‘박’은 사람 얼굴을 못 알아보는 이상한 증상에 빠지고, 늑대 사냥에 나선 ‘동물원의 탄생’의 ‘사내’는 한 남자를 늑대로 오인해 총으로 쏴 죽인다. 새로운 변화를 꿈꿀 수 없는 삶. 뚜렷한 삶의 목적도, 분노할 대상도 딱히 없이 그저 버틸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적 일상. 새로운 변화를 위한 시도가 상황만 더 악화시킨다는 작가의 시각은 어떤 기괴하고 엽기적인 묘사보다 훨씬 공포스럽다.‘사육장’ ‘동물원’ ‘도시’는 벗어날 수 없는 감옥과도 같다. 개에게 물린 아이를 살릴 병원조차 개 사육장 쪽에 있다(‘사육장 쪽으로’). 직업을 바꾼 후에도 동물원 시절 퍼레이드를 되풀이하는 이들에겐 동물원 밖도 여전히 동물원이다(‘퍼레이드’). ●‘끝장´을 웅변하는 듯 편혜영의 소설은 ‘끝장’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비유에서건 메시지에서건 ‘끝장의 끝’까지 내디딘 후에야 작가는 꽁꽁 숨겨둔 희망의 싹을 틔워 올릴지 모르겠다.‘조금 덜 참신하더라도 조금 덜 기괴한 비유’와 ‘조급한 희망’을 애써 작가에게 기대할 필요는 없다. 편혜영 소설 속 세계가 거짓 이미지로 뒤범벅된, 실상과 허상의 경계가 무너진 오늘의 세계보다 훨씬 더 진실에 가깝다. 부대 효과도 있다. 소설의 섬뜩함에 놀란 가슴, 현실의 끔찍함엔 무뎌질 테니!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국민연금 보험료 내년에 최고 17% 오를듯

    내년부터 월 소득이 360만원 이상인 국민연금 가입자의 보험료가 최고 17% 가량 오를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부과하는 기준이 되는 ‘소득과표 상·하한선’을 현실 변화에 맞게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8월 말 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그동안 국민연금 보험료는 소득과표에 따라 45등급으로 구분하고, 상·하한선(상한 월 360만원, 하한 월 22만원)을 정해 부과해 왔다.45등급은 예를 들어 월 소득 90만∼100만원은 소득을 95만원으로 통일해 9%의 요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45등급은 폐지하고 상·하한선만 두기로 했다. 소득과표 상한선이란 월급이 일정 수치를 넘더라도 해당 수치까지만 보험료를 부과하는 기준선으로, 가령 월급이 1000만원이 넘더라도 360만원으로 간주해 9%의 보험료만 내도록 하는 방식이다. 소득과표 하한선도 마찬가지다. 하한선이 월 22만원이면 소득이 그 선을 밑돌더라도 22만원으로 간주해 보험료를 부과한다. 복지부는 현재 소득과표 상한선은 월 360만원에서 월 420만∼45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만약 상한선이 월 420만원이 되면 월 연금 보험료는 32만 4000원에서 37만 8000원으로 5만 4000원(16.7%, 절반은 회사 부담) 인상된다. 국민연금 가입자 가운데 월 360만원 이상인 직장인은 160만 명, 자영업자는 4만 7000여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12.7%에 이른다. 복지부는 월 22만원인 소득과표 하한선도 1인 가구의 최저생계비(44만원)까지 올리는 방안 등 여러 가지 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 하한선이 44만원으로 올라가면 9만 3800명의 보험료가 10∼100% 오른다. 하지만 저소득층의 보험료 부담을 감안해 하한선을 그대로 두거나 44만원보다는 낮게 잡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복지부 연금정책팀 관계자는 “소득과표 상한선을 420만원으로, 하한선을 44만원으로 올리더라도 월 소득이 45만∼359만원인 1122만명의 가입자의 보험료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저소득층 학자금 대출 그리 엉성해서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무이자·저리 학자금 대출이 부실 운영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저소득층이 아닌데도 잘못된 자료를 근거로 대상자를 선정해 마구잡이 대출을 해준 것이다. 월급여 1750만원을 받는 사람의 자녀를 포함해 저소득층에 해당하지 않는 8661명이 누려도 되지 않아도 될 혜택을 받았다. 제대로 선정했더라면 지급할 필요가 없는 이자를 지난 2월까지 10억 8000만원 물었다. 앞으로도 58억 5000만원의 남은 이자를 지원할 계획이 잡혀 있다. 어처구니없는 이런 일은 학자금 대출신용보증기금을 위탁 운영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와 교육부가 얼렁뚱땅 대상자를 선정하고 제대로 지도·감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넘어온 자료가 애초에 잘못되긴 했다. 건강보험료 부과자료 항목의 전부 또는 일부에 ‘0’또는 공란으로 처리되어 있었다. 누구라도 한눈에 식별할 수 있는 오류였는데 주택금융공사는 이를 확인도 않고 이들의 보험료를 ‘0원’으로 기재한 후 대상자로 뽑았다. 이렇게 해서 선정된 사람이 8만명이 넘고 이들을 감사원이 정밀 조사해 보니 10%가 비대상자로 드러난 것이다. 대상자 선정이 무더기로 잘못됐는데도 따지고 살펴야 할 교육부 또한 확인도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다. 무이자·저리 지원은 많은 학생들이 받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재원은 한정돼 있다. 고소득층 자녀가 혜택을 가져가서는 곤란하다. 돈이 없더라도 공부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도 교육부는 철저를 기해야 할 것이다.
  • 교육부 학자금 대출 ‘구멍’

    월급여가 1755만원에 달하는 가장의 자녀가 저소득층 대상 무이자·저리학자금 대출 혜택을 받는 등 정부의 무이자·저리 학자금 대출제가 엉터리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학생수 감소를 감안하지 않고 비효율적으로 인력증원을 한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26일 이같은 내용의 ‘교육인적자원부 재무감사’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지난 2월 교육인적자원부와 서울시·경기도 교육청을 상대로 감사를 실시했다. 우선 교육부로부터 학자금 대출신용보증기금을 위탁 운영중인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총 8661명의 무자격자에게 무이자·저리 대출을 해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건강보험료 부과 자료를 기준으로 기금 대상자인 저소득층 학생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기초 자료 오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결과다. 대출지원 대상 저소득층은 가용 예산 범위내에서 건강보험료 부과액에 따라 결정되는데 지난해는 0원이었다. 주택금융공사측은 “데이터 오류를 자동으로 검증하는 전산시스템을 구축, 올해부터 적용하고 있다.”며 “철저한 제도개선을 통해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또 교육부에 대해 초·중등 학령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비체계적인 교원증원 계획으로 인건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교육시설 확충이나 교육사업 추진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특히 교육부가 영양사·사서·보건교사 등 비교과 교사의 증원을 적극적으로 추진중인데 세계적으로 영양교사 제도를 채택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다. 보건교사는 이미 법정정원을 초과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2000년부터 2006년까지 학생수는 2.6% 감소했으나 지역 교육청 행정인력은 30.5% 증가해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을 보였다. 교육부는 이밖에 시도교육청에 지원해야 할 ‘국가시책사업 특별교부금’ 중 97억원을 단순히 시도교육청을 경유하는 형식을 빌려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구사업 지원에 사용했다가 적발됐다.또 EBS 수능강의 사업에 작년에 100억여원을 지원하는 등 편법으로 사용했다가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아프간 피랍 중대국면] “제발 돌려보내 주길…”

    [아프간 피랍 중대국면] “제발 돌려보내 주길…”

    탈레반 무장세력이 제시한 협상 마감시한을 20여시간 넘긴 26일 밤 11시쯤 피랍자 가족들은 초조함과 긴장감에 심신이 극도로 지친 탓인지 초췌한 모습으로 대부분 집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27일부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분당타운 지하 1층에 ‘한민족복지재단 피랍자가족 대책위원회’ 사무실을 마련해 옮길 계획이다. 앞서 충격적인 한국인 피랍자 살해 소식을 전해들은 피랍자 가족들은 이날 오후 4시20분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 사무실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을 제발 돌려보내 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읽으며 오열했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외교통상부 장관, 미국 부시 대통령 등에게 전하는 글을 통해 “울다 지쳐 잠들고 일어나면 꿈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눈을 떠보면 그것이 현실이라는 사실에 또다시 눈물을 터뜨립니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호소합니다. 제발 그들이 가족들 품으로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피랍자 가족을 대표해 차분하게 호소문을 읽던 제희창씨의 누나 제미숙씨는 배형규 목사에 대한 이야기를 읽던 중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이어 가족들도 잇따라 눈물을 쏟아냈다. 제씨는 “창희는 1남4녀 중 막내고 외아들이다. 월급 타면 쌀가마 사서 어려운 사람 도와주는 그런 애다. 너무 남을 도와준다고 집에서 혼나기도 했다. 지금은 그랬던 게 생각나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울먹였다. 류지영 이은주기자 superryu@seoul.co.kr
  • [20&30] 비정규직의 애환과 희망

    [20&30] 비정규직의 애환과 희망

    외환위기를 거치며 확산된 ‘비정규직’은 20대와 30대에게는 미래의 슬픈 자화상이다. 이달 초 비정규직보호법안 시행과 이랜드 파업 사태 등을 거치면서 비정규직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장밋빛 꿈’을 안고 살아야 할 ‘2030’ 젊은 세대에게 비정규직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삶의 최일선에서 현재 비정규직으로 살아가고 있는 20∼30대들의 애환과 희망을 함께 들어봤다. ●차별과 냉대라는 보이지 않는 벽 회사원 황모(28·여)씨는 비정규직이다. 취업난이 한창이던 2004년 겨우 지금 회사에 ‘업무 보조’라는 이름으로 입사해 일을 해오고 있다. 정규직 업무와 별반 차이가 없지만 그는 심한 ‘차별’을 실감하고 있다. 노조 가입도 하지 못하고, 정규직들이 다 받는 상여금 한 번 받은 적도 없다. 최근 회사가 큰 폭의 흑자를 내면서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그씨에게는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상여금은 회사 이익 창출에 기여한 사원들에게 이익의 일부를 배분하는 거잖아요. 비정규직은 회사를 위해 기여한 게 아무것도 없어서 성과급이나 상여금에서 배제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소속감을 못 느끼는 건 당연한 거죠.” 2005년부터 올해 1월까지 계약직으로 일하다 그만두고 직업전문학원에 다니는 권모(24·여)씨는 계약종료 한 달 전부터 ‘매년 재계약을 할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지는 경험을 되풀이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9월부터 회사 사정이 많이 안 좋아졌어요. 한 번은 밀린 월급 일부를 지급한다고 해서 좋아했는데 정규직한테만 급여를 주더라고요. 항의를 했더니 업무처리 과정에서 일어난 단순한 실수 때문이라고 해명하면서 바로 입금해 주기는 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정말 불쾌해요. 차별받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죠. 솔직히 항의를 안 했으면 안 줬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나마 그 회사는 ‘양반’이었다. 이전 회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급날도 달랐다고 한다.“정규직이야 노조가 있다 보니 회사 사정이 어려워도 월급날을 어긴 적이 없어요. 하지만 비정규직에게는 ‘회사에 돈이 없다.’는 이유로 1∼2주씩 지나서 월급을 주는 일이 다반사예요.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해져요.” ●정규직이 꺼리는 ‘3D 업무´ 떠맡아 수많은 차별은 물론 비정규직들은 오히려 정규직 업무에 ‘플러스 알파’의 업무도 떠맡는다. 정규직들이 하기 싫어하는 3D(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업무도 비정규직들의 몫이다. 한 대기업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해 사보 교열업무를 보던 박모(37)씨는 지난해 회사를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처음에 그가 맡기로 한 일은 교열업무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일이 하나둘씩 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통신사 뉴스의 재가공과 취재 기자의 초벌기사 정리는 물론 나중에는 사보의 한 섹션을 맡기며 직접 취재에 나설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나중에는 취재에 교열까지 하다 보니 사내 취재기자들보다 하는 일이 더 많아지더라고요. 나한테는 취재비도 안 주면서 취재하라는데 정말 참기 힘들었어요. 정규직 직원의 절반도 안 되는 급여를 받으며 내 돈 써가며 취재까지 해야 하는 현실이 많이 비참했어요.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더니 제 상관이 ‘조금만 더 성실한 모습을 보였으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줄 수도 있었는데 자네 복이 여기까진가 보다.’라며 오히려 저를 힐난하더군요. 전 속으로 ‘사람 마음속에 피멍 들게 한 당신은 얼마나 오래 회사에 남아있나 두고 보겠다.’고 생각했죠. 근데 진짜 그 상관도 저 그만두고 3개월 뒤에 실적부진을 이유로 ‘잘리고’말더라고요.” 비정규직 김모(32·여)씨는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한다. 그럼에도 회사 간부들은 김씨에게 바닥 청소를 시키기도 한다. 정규직에게는 커피 심부름을 시키지 않는다. 정모(30·여)씨는 1년 계약 후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한 공연기획사에 들어갔다. 입사하고 11개월이 되자 회사는 자신의 본업인 디자인 업무 대신 티켓 관리 업무를 맡겼다.‘그만두라.’는 무언의 압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정씨는 꾹 참고 두 달을 버텼지만 결국 제 발로 회사를 그만뒀다. 기초자치단체에서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는 신모(30)씨는 “사무실 앞에 붙여놓는 직원명단은 보통 이름과 직급을 쓰는데 유독 내 이름 옆에는 ‘계약직’이라고 써 놨다.”면서 “정규직 공무원들은 그런 식의 표현이 기분 나쁠 거라는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계약직은 연말에 연봉재협상을 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내부게시판에 연봉협상이라는 제목으로 이름과 액수가 올라왔어요. 개인정보 유출도 그렇지만 연봉협상을 한 적도 없는데 결정이 다 돼버린 거예요. 담당 계장은 고의가 아니라 실수였다며 사과를 했습니다만 기분은 정말 씁쓸했지요.” ●“직장이동 자유로워… 다양한 경험 쌓아 좋기도” 비록 소수이기는 해도 비정규직이라는 신분을 오히려 ‘인생의 기회’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현재 사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 황모(27)씨는 용산전자상가, 반도체 수입업체, 홍보대행사, 영업사원 등 다양한 ‘비정규직’을 해왔다. 황씨는 지금껏 일궈온 경험을 밑천삼아 대학 졸업 뒤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만약 정규직 직원이 10년 동안 직장을 10번 넘게 옮겼다면 다들 그를 ‘사회 부적응자’로 보겠지만 비정규직에게는 그런 통념에서 자유로운 면이 있거든요.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은 오히려 비정규직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비정규직이 각 기업의 노하우를 단기간에 배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편의점 운영노하우를 알고 싶어 편의점 ‘알바’도 3개월가량 해봤다고 한다. “예전에 일본의 한 맥주회사 사장이 맥주맛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유럽의 한 맥주회사에 청소부로 취직해 결국 맥주제조 기밀을 훔쳐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우리 사회는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많은 사회로 알고 있어요. 즉 대부분은 원치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비정규직에서 일해야 한다는 뜻이잖아요.‘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도 있듯 현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할 수밖에 없다면 차라리 “미래에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경험을 쌓는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적극적으로 회사의 노하우와 핵심역량을 배워 두면 결국 내 자산이 되잖아요.” 강국진 류지영기자 betulo@seoul.co.kr ■ 민노총 비정규직 활동가 박종민씨 “노동계의 양대 산맥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자신들의 기득권에 안주해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큰 죄를 짓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들이 외면한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곳이 사실상 노총밖에 없는데 이마저 두 개로 쪼개져 정규직 노동자들의 기득권 보호에 안주하는 단체로 전락해 버렸어요. 양대 노총이 진정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지금이라도 조직과 이념을 넘어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적극 협력해야 합니다.”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뉴코아 강남점 앞에서 지난 20일 공권력에 의해 강제 연행된 뉴코아·홈에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지지하기 위한 ‘매출타격투쟁’을 마치고 돌아가는 박종민(32·민주노총 비정규실 활동가)씨의 목소리에는 분노와 바람이 가득 차 있었다. 2001년 중앙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박씨가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 대졸자의 절반가량이 비정규직으로 평생 고용불안과 불평등 계약 속에 힘들게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후배들이 학교를 졸업 뒤 비정규직의 설움과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 현실을 눈감아야 한다는 사실을 제 양심이 허락하지 않더라고요.” 지난해 민주노총에서 전업 활동가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비정규직 문제에 매달려온 박씨. 그동안 뉴코아 강남점에서 점거농성 조합원들의 지지 시위를 벌여온 그는 최근 공권력 투입을 통한 정부의 사태 해결을 바라보며 착잡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고 토로한다. “전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고 제 예비 장인도 목사님이십니다. 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볼 때도 ‘기독교기업’을 자처하는 이랜드의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전 교회에서 늘 기독교인은 약하고 가난한 자의 편에 서라고 배워 왔는데 왜 이랜드는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의 희생을 통한 성장을 당연하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어떤 때는 ‘약자에 대한 위선적 태도를 취하는 게 기독교의 본질이 아닐까.’라는 회의론이 들기도 해요.” 끝으로 박씨는 현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양대노총의 대승적 협력과 정부의 적극적 참여를 촉구했다. “비정규직은 ‘밥줄’을 지키기 위해 자기의 ‘밥줄’을 걸고 싸워야 합니다. 이번 사태에서도 알 수 있지만 점거농성 등 극단적인 방법을 쓰기 전에는 들은 척도 않는 정부의 무성의한 태도가 비정규직을 더욱 극단으로 내몰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2002년 대선 당시 인간 노무현을 대통령 노무현으로 만든 시대적 사명은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라.´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뿐 아니라 양대 노총도 손을 맞잡고 나서야 합니다. 지금도 눈물 흘리고 있는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안 보이시나요.”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단식 18일째’ 한혜주 KTX승무원 “비정규직 하면 ‘서글프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올라요. 다른 사람들 보기에 별난 사람처럼 보일까봐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가끔 ‘나는 비정규직이 아니라 계약직이다.’라면서 자기 일이 아니니 귀찮게 하지 말라는 사람도 있어요. 어떤 사람은 ‘그래도 나는 월급 잘 받고 있다. 데모할 생각 말고 성실하게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말하죠. 그런 말을 들을 때는 정말 마음이 아파요.” 지난 20일 오전 서울역광장 농성장에서 만난 한혜주(26·여)씨는 인터뷰 내내 물병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단식 18일째라고 했다. 노조 홍보차량에서 나오는 안내 방송에 목소리가 묻힐 정도로 기운이 없어 보였지만 한씨는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털어놨다. 그는 “신문에 얼굴사진이 최대한 예쁘게 나오게 ‘뽀샵질’을 해야 한다.”는 농담을 건넬 정도로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2004년 KTX가 개통하면서 승무원으로 입사할 때만 해도 한씨는 ‘준공무원’이 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었다.“채용 공고도 공무원 분야로 돼 있었고요. 회사에선 ‘자회사이긴 하지만 철도청이 공사로 바뀌면 직접 고용과 정규직화가 될 것’이라고 얘기해 우리도 그렇게 믿었죠.” 한씨에겐 대학을 졸업한 뒤 첫 직장이었다. 하지만 환상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2005년에 공사로 바뀌었지만 승무원들은 여전히 저임금에 시달리며 1년 단위로 계약서를 새로 써야 했다. 한씨는 “병가 때문에 일을 쉬거나 하면 사측에서는 ‘이런 식으로 나가면 내년 계약에서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협박하곤 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준공무원 대우라는 말이 말짱 거짓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입사 초기에 가졌던 자부심은 속았다는 분노로 바뀌었다. 노조라고 다 같은 노조가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노조가 자신들을 보호해 주지 않자 승무원들은 철도노조 KTX승무지부로 노조를 옮겼다. “처음엔 노조가 뭔지도 잘 몰랐죠. 어려운 일이 생기니까 자연스레 노조에 가입하게 됐죠.” ‘투쟁’을 시작한 지 500일이 넘었다. 한씨는 부모님께 가장 미안하다.“부모님이 마음고생이 심했어요. 처음엔 반대도 많이 하셨죠. 지금은 기왕 하는 거 맘 편하게 하라고 하셔요. 부모님이 저보다 더 속상하시겠죠.” 남자친구 얘길 꺼내자 한씨 표정에 미소가 번진다.“처음에는 소신을 갖고 하는 거니까 잘될 거라고 했어요. 나중에는 몸과 마음이 힘드니까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하더라고요. 지금은 제발 단식만은 말아 달라고 하죠.” 한씨는 인터뷰 말미에 “이철 철도공사 사장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했다.“칼자루는 사장이 쥐고 있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그 칼자루를 사용하지 말아 주세요. 원칙을 그렇게 따지시는데, 철도를 이용하는 시민과 노동자를 위한 원칙도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한때’ 민주화 투사라고 하던데 그런 열정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네요.”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머나먼 南정착… ‘교육 불시착’

    “경제 교육 등 이론 위주의 하나원 교육은 실제 남한 생활을 하는 데 거의 쓸모가 없었습니다.”(하나원 7기 A씨) “감옥처럼 갇힌 환경에서 이론 교육은 시간 낭비에 불과합니다. 낯선 자본주의에 적응할 수 있는 현장 교육이 시급합니다.”(하나원 88기 B씨) 지난 8년간 하나원에서 교육을 받은 탈북자들은 “형식적인 교육보다는 현장 학습을 늘려 교육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직업교육 등에 더 많은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자본주의 냉혹함에 대한 교육도 필요” 23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장준오 박사와 이정환 청주대 사회학과 교수가 펴낸 ‘북한 이탈주민의 범죄피해 실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자의 사기 피해율은 21.5%로 우리나라 전체 사기 피해율(0.5%)의 43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하나원 교육 280시간 가운데 130시간이 취업 관련 교육이다 보니 자본주의의 실상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교육은 시장 경제에 대한 교육 6시간과 실물 경제 교육 4시간, 생활법률 4시간 등에 불과해 남한 자본주의 경제를 이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고려대 남성욱(북한학과) 교수는 “시장구매 체험 과목의 경우 돈을 버는 방법보다 돈을 사용하는 방법을 먼저 가르치는 것인데 정작 탈북자에게 필요한 것은 돈을 버는 방법”이라면서 “이론 중심의 취업 관련 교육보다는 돈을 버는 현장 학습을 시켜야 하며 그것이 자본주의를 가장 빨리 체득하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직업전문학교 예산 늘려야” 부족한 시설 외에 들쑥날쑥한 교육 기간에 따른 주먹구구식 교육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개원 당시 3개월이던 교육기간은 2001년 6월 2개월로 단축됐고,2004년 10월 다시 3개월로 환원했다가 지난해 9월 10주로 단축됐다. 지난 5월부터 2주가 더 단축돼 현재는 8주 체계로 운영된다. 실상이 이렇다 보니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교육보다는 교육시설 여부에 따라 형식적으로 교육을 시킬 수밖에 없다. 노동부가 하나원 졸업자 직업교육을 위해 2006년 28억 2000만원,2007년 33억 6000여만원의 예산을 배정, 탈북자 단독반을 만든 직업전문학교를 지원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한 직업전문학교 관계자는 “탈북자 단독반에 들어온 이들도 한 달에 60여만원의 국가 보조비로 생활하는데 이마저도 45만원으로 줄어 그만두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탈북자, 성공과 실패 사이 정착금을 탕진하거나 범죄에 빠지는 탈북자가 적지 않지만 남한 생활에 적응해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2000년 4월에 입국한 탈북자 성모(43)씨는 “1년 반을 미용학원에서 기술을 배우고 바로 가게를 차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었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그는 초기에 주변 사람에게 500만원을 사기당하는 등 상처도 입었지만 남한 생활에 자리를 잡았다. 지상파 방송에 10여회 이상 출연한 평양민속예술단 김영옥(36·여)씨는 “아무리 북한에서 뛰어났다고 해도 남한식으로 변형하는 유연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성악을 전공한 김씨는 처음에는 남한 관객들은 공연이 입맛에 맞지 않는지 공연 도중에 나가 버렸고, 힘든 1년여 시절에 동료들도 3명이나 떠나갔다. 그러나 김씨는 점차 남한 생활에 적응해 단원도 8명에서 18명으로 늘었으며 이제는 각자가 중소기업 수준의 월급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하나원 통일부가 북한 이탈 주민의 효율적 보호와 지원을 위해 1999년 7월 문을 열었다. 경기 안성시에 있으며 생활관·교육관·종교실·체력단련실·도서실 등의 시설로 구성돼 있어 탈북자들에게 8∼12주의 사회적응교육과 6∼8개월간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심리적·정서적 안정을 돕는 역할을 한다.
  • ‘항만인력 상용화 7개월’ 부산항은 지금

    ‘항만인력 상용화 7개월’ 부산항은 지금

    지난 4월6일 오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이날 입항한 ‘팬스타서니호(2만 6000t급)’선원들은 생각지도 않은 환영행사를 받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부산항운 노조 1부두 소속 조합원들이 일렬로 도열, 꽃다발을 전하며 입항을 축하해 줬기 때문이다. 부두상용화 여파로 공용부두인 1부두에 들어오는 화물선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이같은 이벤트를 열게 된 것. 전국 항만으로는 처음으로 올 1월부터 ‘항만인력의 상용화(하역회사별 상시고용)’를 시행하고 있는 부산항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직은 미완성인 항만인력 상용화 지난 16일 찾은 부산항 부두. 하루에도 수십척의 화물선이 드나드는 부두 각 선석에는 항만 근로자들의 손짓에 따라 대형 크레인들이 컨테이너 선적과 하역작업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짐을 실어 나르는 지게차와 컨테이너 차량들의 소음이 어우러져 부산항의 독특한 열기를 내뿜었다. 이곳에서 만난 현장 근로자와 운영선사 관계자들은 항만인력 상용화 도입에 대해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였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크레인기사에게 컨테이너 하역 위치를 알리던 4부두 노조원 윤종원(36)씨는 “상용화가 되면서 월급제, 정년 보장, 고용 보험 대상, 후생복지 분야 개선 등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그러나 인력감축과 취급화물 증가 등으로 도급제 때보다 노동강도가 더욱 높아졌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조합원들도 눈에 띄었다. 항운노조 3부두지부 임종훈 사무장은 “현재 상용화제도는 마치 어린이가 어른 옷을 입고 있는 모습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3부두의 경우 수출입 물량의 증가 등으로 인해 상용화 전보다 물동량이 20% 이상 늘어났으나 인력은 360명에서 281명으로 크게 줄어들어 노동강도가 적어도 40% 이상 세졌다.”며 운영 방법 개선을 요구했다. 부산북항에서 가장 많은 물동량(일일평균 270여개)을 처리하는 4부두 등 다른 부두들도 상황은 비슷한 실정이다. 부산항 4부두 박우영(56) 지부장도“상용화 전보다 인원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는데 물량은 20∼30% 정도 늘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고용보험료 등으로 인해 임금은 오히려 줄어들어 일부 조합원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운영선사인 사측 역시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노조원들을 흡수(채용)하면서 희망 퇴직자들의 퇴직금 지급에 막대한 돈이 지출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도 조합원들은 아직 회사의 구성원이라는 인식조차 없다는 것이다.3부두 운영선사인 ㈜한진 김정식 이사는 “노동강도가 세졌다고 하지만 회사도 고용보험료 보조, 자녀 학자금 지원 등 지출이 늘어나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목소리만 높이는 노조원들도 한번쯤 사측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상용화의 효과 현재 상용화가 시행되고 있는 부두는 ▲중앙부두(운영선사 세방·동국)▲3부두(” 한진·대한통운)▲4부두(” 국제·동방)▲7-1부두(” 상주·동국)▲감천중앙부두(” 동진) 등 모두 5곳. 운영선사가 따로 없는 공용부두인 북항1,2부두와 감천 3,4부두는 아직 도급제로 운영되고 있다.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상용화의 효과에 대해 분석을 내놓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해양수산부는 상용화 시행 전 분석한 자료에서 부산항과 인천, 평택, 당진항 등이 상용화되면 연간 약 386억원의 물류비용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 인력관리 등 부두운영에 대한 자율성이 확대돼 물류비가 줄고 장비 현대화를 통해 항만의 생산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해운항만청 박상섭 사무관은 “상용화가 시작되면서 항만 하역에 투입되는 인력이 종전보다 30∼40% 줄어드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적어도 2∼3년이 지나야 데이터가 축척돼 효율측면의 비교 분석이 가능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김 이사 역시 “시행 6개월 만에 어떤 결론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산재보험 신청이 절반 정도 줄어들고 처리물량도 늘어나는 등 서서히 상용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을 거들었다. 부산항 노·사는 이르면 이달말쯤 첫 임금교섭 및 단체협상을 갖는다. 상용화의 빠른 정착을 위해 이번 임단협이 매우 중요한 만큼 노사 양측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문제점을 해결하는 상생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시금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강무현 해양부 장관 “노사정 합의 열매 ‘큰 의미’” “100년 항만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것입니다. 노·사·정이 상생의 정신으로 대타협을 이뤄내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은 22일 항만인력 공급체제 개편의 의미를 이렇게 밝혔다. 강 장관은 “항만노조의 인력공급 독점체제가 깨지면서 근로자들은 완전 고용과 정년 등의 근로조건을 보장받게 됐다.”면서 “기업들도 인력 운영의 자율성 확보로 비용 절감과 생산성 증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노·사·정 대타협에 보다 큰 의미를 부여했다. 강 장관은 “한국의 항만노조 인력 상용화는 우리만의 특색이 있습니다. 영국은 항만인력 상용화에 맞서 노조가 파업으로 치달을 때 당시 대처 정부가 정치생명을 걸고 돌파했고, 호주는 군대까지 동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노·사·정 합의하에 큰 충돌 없이 대타협을 이뤄냈습니다.”며 뿌듯해했다. 강 장관은 이어 “항만인력 상용화 합의가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는 국민이 많은 것 같다.”면서 “몇 년전 물류파업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는데 항만 파업은 그야말로 나라를 ‘올 스톱’시키는 치명타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상용화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그는 “우선 부산과 평택에서 인력이 30% 정도 (자동화 때문에)자연적으로 정리가 됐다.”면서 “아직 기간이 짧지만 생산성이 15% 정도 나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의 경우 30% 정도 생산성이 향상된 만큼 우리도 향후에는 30∼40% 오를 것”이라면서 “특히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해외 선사 유치에 장애 요인을 제거한 것도 만만치 않은 효과”라고 했다. “국내 항만노조의 50% 정도가 상용화에 이르렀다.”는 강 장관은 2∼3년 내에 모두 동참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광양항은 (노조가)지금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고용 안정 등 인력 상용화에 따른 부산과 인천의 효과를 보면 다 따라올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첫 단추를 잘 꿴 만큼 실질적인 인력 상용화로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장관은 “하역 회사들이 인력의 인사와 지휘권 등을 갖고 노조와 상생을 이룬다면 동북아 물류 허브를 조성하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인천항도 “10월 노무 상용화” 인천항도 노무공급 체계 상용화 일정이 착착 진행 중이다. 오는 10월부터 인천항의 노무공급권이 인천항운노조에서 각 하역회사로 이전된다. 인천항운노조, 인천항만물류협회,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등 인천항 노·사·정은 지난 18일 인천해양청에서 열린 ‘인천항 인력공급체제 개편협상 최종타결 조인식’에서 이같은 내용에 합의하고 세부일정을 협의 중이다. 2006년 9월부터 8차례 개편위원회와 31차례의 개편협의회를 거쳐 확정된 최종 개편안은 개편대상 인력, 고용주체, 근로조건 보장, 임금복지, 작업범위 및 형태 등 9장 47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인천항 노사정은 최종 협상 타결에 따라 오는 25일 희망퇴직자 신청 공고를 낸 뒤 8월 중순 퇴직자 규모를 확정할 방침이다. 전체 조합원 1700여명 중 20%가량이 희망퇴직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희망퇴직자는 퇴직금과는 별도로 정부 예산으로 생계안정지원금을 지급받게 된다. 희망퇴직자 규모가 확정되면 나머지 조합원들은 인천항 하역사 17곳, 해사업체 9곳 등 26개사에 분산, 고용된다. 하역사와 조합원간 고용계약이 9월 체결되면 10월부터는 각 하역사들이 자사 정규직 신분을 지닌 조합원들을 작업현장에 배치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1945년 10월 출범한 인천항운노조는 직업안정법에 따라 60여년간 독점적으로 보유해 왔던 노무공급권을 각 하역사들에 넘기게 된다. 조합원들이 각 하역회사에 분산 고용돼도 인천항운노조는 계속 존재하며, 각 하역사에는 기존 노조와는 별도로 항운노조 지부가 설립돼 복수 노조로 운영될 예정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한나라 후보검증 청문회] 각종 의혹 해명됐지만…

    [한나라 후보검증 청문회] 각종 의혹 해명됐지만…

    19일 한나라당 대선경선 후보 검증 청문회는 정당 사상 처음이라는 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청문위원들이 이명박·박근혜 후보를 둘러싼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첫 질문은 날카롭게 던졌으나 후보 해명의 허점을 파고드는 후속 질문에는 ‘2%’부족함을 보였다. 이 후보는 병역문제를 비롯해 다스 실소유자 논란과 ‘도곡동땅’ 차명 보유 의혹,‘옥천땅’ 매입 배경,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대운하 보고서 용역 의혹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석연찮은 해명으로 일관했다. 박 후보는 고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 영남대 부정입학 비리 연루 및 정수장학회 관련 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하기에는 미진했다는 반응이다. ●이 후보 “도곡동 땅 제땅이면 얼마나 좋겠나” 이 후보는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군대에 무척 가고 싶었다.”면서 “1965년 신체검사에서 기관지 확장증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기관지 확장증은 기관지가 파손된 상태로 사실상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X-선 촬영을 하면 언제라도 확인 가능하다. 이 후보는 지난 2006년 국립암센터에서도 흉부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 결과, 좌측 폐에 기관지 확장증이 있다는 검진 결과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이 후보측은 흉부 X-선 및 CT 필름을 제출해 달라는 검증위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차명 보유 의혹을 사고 있는 ‘옥천 땅’ 구입 배경도 여전히 석연찮다. 이 후보는 마을 주민들이 마을회관을 짓기 위해 이 땅을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던 이 후보에게 사달라고 요구해서 6개월가량 시달리다가 사줬다고 했다.‘옥천 땅’ 구입 직후 이 일대가 행정수도 이전 예정지 가운데 한곳으로 정해진 데 대해서도 전혀 몰랐다고 했다. 결국, 자신과 연고도 없는 마을 주민들을 위해 거액을 들여 자선 사업을 했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더욱이 행정수도 이전 계획이 알려지면서 이 일대 땅값이 몇년새 3배가량 뛰었는데 시세의 3분의1도 안 되는 헐값에 처남에게 팔았다는 얘기다. 이 후보는 맏형 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 소유로 돼 있던 ‘도곡동 땅’에 대해서도 “그 땅이 제 땅이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차명 보유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검증위 조사에 따르면 ‘도곡동 땅’ 구입자금 가운데 김씨는 32억 1800만원, 이씨는 7억 3000만원의 출처를 밝히지 않아 여전히 의혹만 남겨뒀다. ●박근혜 후보 “영남대 부정입학 총장이 한 일” 박 후보는 고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와 관련,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친한 관계가 아니라 우연히 알게 돼 친분을 맺어온 그저 그런 사이처럼 설명했다. 최씨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실체가 확인된 적이 없고, 알지도 못했다.”고 해명했다. 박정희 대통령 공보비서관을 지낸 선우연씨가 지난 2005년 11월 월간조선 인터뷰를 통해 ‘77년 9월12일 밤 박 대통령이 물의를 일으킨 최태민을 거세하고, 최 목사와 관련된 구국봉사단도 해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내용의 비망록을 공개한 것도 질문에 올랐다. 박 후보는 이에 “대검·중정이 있는데 왜 한 비서관에게 그런 지시를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청와대 비서관이라고 전부 사실에 입각한 증언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그렇다면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사람이 전혀 사실과 다른 내용의 비망록을 작성했다는 점이 명쾌하지 않은 대목이다. 정수장학회(옛 부일장학회) 이사장 재직 당시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사장 월급을 두 배 이상 올린 것도 석연찮아 보인다. 박 후보는 “당시 장학회가 대주주로 있던 문화방송 등의 사장과 급여를 맞춰 지급한 걸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이사장이던 박 후보의 결재를 거치지 않고 이뤄졌다는 점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영남대 이사장 재직 당시 부정입학 연루 의혹에 대한 해명도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박 후보는 “총장이 알아서 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검증위원이 ‘재단의 요청으로 부정입학이 이뤄졌다.’는 내용의 판결문을 인용한 데 대해 “총괄책임자는 K 전 총장이었다. 그 분이 책임을 져야죠.”라고 반박했다. 재단측에서 누가 총장에게 그런 요청을 했는지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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