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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하 덕분에… 월급2배 많은 생수공장출근

    빙하 덕분에… 월급2배 많은 생수공장출근

    티베트 청년 따시(紮西·23)는 빙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티베트의 대표적인 기업인 ‘5100 티베트빙하 미네랄생수공장’에서 일하는 그는 5000위안(약 9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라싸(拉薩) 시내의 직장을 다니는 친구들보다 배나 많은 월급이다. 공장은 라싸에서 북쪽으로 100㎞ 떨어진 당슝(當雄)현에 있다. 차로 2시간 거리다. 따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친구들 직장보다 월급과 복지혜택이 많은 이 공장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매우 큰 행운이다. 따시는 “빙하가 이렇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해발 4700m에 있는 공장은 빙하에서 녹은 물을 정제해 생수로 만든다. 해발 5100m의 빙하지대에서 녹은 물은 8년여 동안 지하로 흘러들어 이미 자연 정수가 된 상태다. 2005년 10월 홍콩 자본으로 공장이 세워졌고, 2006년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연간 50만t의 생수를 베이징, 상하이, 충칭 등에 판다. 운송은 칭짱(靑藏)철도를 이용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2억 3000만위안(약 414억원). 더 생산할 수도 있지만 국가 규정 때문에 빙하가 녹아 용출하는 물 가운데 10%만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내에서 판매되는 일반 생수에 비해 2~3배 비싸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있다. 공장장은 “해발 5100m의 빙하가 녹은 물을 사용한 생수는 세계적으로도 유일할 것”이라면서 “직원 150명 가운데 95%를 현지인으로 채용하는 등 지역경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빙하 덕을 보는 티베트인들은 또 있다. 카로라 빙하 바로 밑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기념품을 파는 노점상들이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라둔(拉屯)은 “관광가이드를 하다가 이곳에서 영업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찾아왔다.”면서 “빙하가 사라지면 어떡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티베트가 갖고 있는 천혜의 자연은 현지인들에게는 ‘생명수’와 다름없었지만 많은 티베트인들은 개발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그 생명수가 언제까지 솟아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었다. 당슝·냥가쯔 박홍환특파원
  • 이대통령 민심잡기

    이명박 대통령이 공무원과 서민 민심잡기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경제 위기 상황에서 벗어난 만큼 내년에는 공무원들의 봉급 인상이 필요하다.”며 2년간 묶여 있던 공무원의 임금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현실을 감안해 인상안을 마련하고 예산에 반영하도록 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맞춰 정부는 이날 공무원들의 경·조사 휴가 일수 산정 때 토·일요일 등을 빼고, 불임 치료 시 특별휴가를 가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에게 고맙게 생각하며 특히 지난 2년 동안 봉급 동결을 감수하며 묵묵히 일해 준 공무원들에게 큰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향후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그동안 희생을 감수해온 공무원들의 사기를 높여 주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공무원 보수는 2008년 불어닥친 미국발 금융위기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동결됐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서민경제 활성화에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하며 ‘서민 정치’를 하반기 키워드로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전반적인 경기는 분명 회복세지만 소상공인들과 영세자영업자, 일반 서민의 생활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면서 “다른 예산을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취약계층을 위해서는 각별한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과 지방공무원 공무규정 개정령안’에 따르면 다음 주부터 공무원의 경조사 휴가 일수 산정 때 토요일과 공휴일은 제외해 금요일에 경조사 사유가 생기면 다음주 월·화요일까지 쉴 수 있다. 또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 공무원이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등 불임치료를 받는 당일 특별휴가를 낼 수 있도록 했다. 또 모성 보호를 위해 임신 16주 이상 유·사산 시에만 부여되던 특별휴가를 임신 16주 미만일 경우에도 쓸 수 있도록 했다. 공무원 배우자의 출산 휴가일은 3일에서 5일로 늘렸다. 입양 활성화를 위해 입양 휴가도 14일에서 20일로 확대했다. 또 가임기 계약직 공무원의 출산을 돕기 위해 육아휴직 신청요건을 계약기간 만료 6개월 이전으로 완화했다. 이밖에 공무원 자녀의 결혼(1일)과 본인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 사망(1일)에 대한 경조사 휴가도 만들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공공부문 학력차별 완화, 민간도 동참해야

    정부는 어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공공부문 내의 학력규제를 해소하는 ‘학력차별 완화를 위한 학력규제 개선방안’을 확정했다. 모두 316건으로 파악된 정부 및 공공기관의 인사운용 관련 학력규제 사례 중 196건의 규제는 없애고 91건은 완화했다. 나머지 29건은 학력 이외에 다양한 자격 기준에 의해 이미 진입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돼 별도 조치를 하지는 않았다. 승진이나 보수 산정에서 학력 가점을 주던 것도 없앴다. 정부가 전문계고 졸업 후 중소제조업 취업자에 대해서는 24세까지 입영연기가 가능했던 것을 2012년부터는 업종과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확대하기로 한 것도 바람직하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문턱에 다가온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높은 교육열을 꼽을 수 있지만 현재 대학 진학률은 지나칠 정도로 높다. 학력지상주의 때문이다. 지난해 대학 진학률은 81.9%나 된다. 일반계 및 전문계고 졸업자 10명 중 8명꼴로 대학이나 전문대에 진학하는 셈이다. 대학 진학률이 높은 것은 1980년대 이후 대학정원이 늘어난 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우리사회가 학력중심 사회라는 방증으로도 볼 수 있다. 대학 졸업자가 많다 보니 상당수는 취업을 못해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학 간판을 땄으니 근무여건과 월급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중소기업에는 취직하지 않겠다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다. 학력인플레에 따른 부작용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공공부문의 학력규제 완화에 적극 나선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정운찬 총리는 “능력 중심 사회의 기틀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말뿐이 아니라 실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공공부문이 앞장서야 한다. 겉으로는 학력규제를 철폐하거나 완화한다는 발표만 하고 실제는 차별이 여전하지는 않은지 점검해야 한다. 민간부문으로도 학력규제 철폐 및 완화가 확산돼야 뿌리 깊은 학력지상주의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삼성·현대자동차·LG전자·포스코 등 대표적인 기업과 영향력이 있는 금융회사들이 학력 완화에 적극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학력 완화에 동참하는 민간기업에 메리트를 주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 [씨줄날줄] 택시 드라이버/최광숙 논설위원

    뉴욕 밤거리를 운전하는 외로운 택시 드라이버(운전기사). 영화 ‘택시 드라이버’의 남자 주인공인 트래비스는 빈민가 지역에서 택시를 몬다. 로버트 드니로가 열연한 주인공은 베트남전 참전 용사로 세상과 소통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작은 택시 공간에서 고립된 그는 오로지 사회의 악을 쓸어버려야겠다는 생각만 갖고 있다. 어느날 12살 어린 창녀 아이리스(조디 포스터)를 만나면서 그는 자신의 생각을 실행에 옮긴다. 어린 창녀를 구한다는 강박관념 속에서 아이리스의 포주를 총으로 쏴버린 것. 명감독 스코세이지는 택시 드라이버를 현대사회의 상처입은 영혼으로 설정했다. 우리나라든 미국이든 택시 운전기사를 통해 우리는 세상 돌아가는 온갖 이야기를 귀동냥할 수 있다. 세상 민심을 알려주는 ’세상 통신원’이 따로 없다. 우리 정치인들이 택시 운전을 ‘서민정치’ 실현의 홍보수단으로 할용하는 이유가 다 거기 있다. 일부에서는 정치 쇼라고 하지만 분명 배우는 것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민심 탐방을 내세워 택시 운전기사를 했다. 노태우 비자금 청문회 스타였던 박계동 전 의원도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마하자 택시 핸들을 잡았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변호사를 하기 전에 택시 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 하지만 과거 처음 택시가 거리에 등장한 1910년대만 해도 택시 운전기사는 남들이 선망하는 직업이었다. 1912년 서울 낙산 부자 이봉래가 일본인 2명과 함게 ‘포드 T 형’ 승용차 2대를 도입, 택시를 만들면서 등장한 최첨단 직업이 택시 운전기사다. 1920년대 쌀 한 가마 가격이 6~7원인데 택시를 전세내 서울시내를 한 바퀴 도는 운임이 6원. 택시운전기사의 월급은 쌀 스무 가마 가치였다고 한다. 택시가 귀하니 자연 운전기사는 고액 연봉을 받는 최고의 전문직이 아닐 수 없었다. 지금은 운전자격증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직업이 택시 운전기사다. 그들의 경력을 걸러주는 장치가 없다 보니 자연 범죄에 노출되기 쉬워졌다. 3명을 연속 살해한 택시 운전기사가 나오는가 하면 뒷좌석에 앉은 여성 손님에게 못된 짓을 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급기야 정부는 최근 내년부터 성범죄 전과자들에게 택시 운전을 못하도록 했다. 강도 살인이나 마약 범죄 관련자도 5년간 택시운전을 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따뜻한 영혼을 지닌 택시 드라이버들이 더 많다고 믿는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집값 떨어지면…” 뜨거운 트위플들

    “국민 대부분은 집값이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정부 당국자들은 도대체 월급이 얼마이기에 적정 가격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namsuj_kseri) “무리하게 빚을 내어 아파트를 사는 행위는 사회적 자살행위다. 3년 뒤 대박 낼 각오로 3년 거치형으로 빚을 잔뜩 받아 2006년 무렵 수도권에 아파트를 마련한 사람들은 지금 패닉 상태…”(@Kimhb7) 지난 30일 밤. 트위터(www.twitter.com)에서는 부동산 문제에 대한 트위플(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열띤 토론이 붙었다. 민간경제연구소인 김광수경제연구소가 제안해 시작된 이 토론은 2시간 동안 300여개 이상의 트윗(포스팅)이 올라왔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부동산경기 등 현장의 이야기는 물론 정부 정책에 대한 제안까지 심도있는 토론이 벌어졌다. 트위플들은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현장 분위기를 곳곳에서 알려왔다. “도봉구는 26평 아파트 호가가 5000만원가량 떨어졌다고 한다.”(@gangsan), “파주 교하지구는 거의 죽음이다. 거래가 정말 없다.”(@Gil_sonnim)는 등 싸늘한 현장소식을 전했다. 김광수경제연구소 부동산경제 센터장인 @namsuj_kseri는 “연구소에서 주택관련 기초 데이터 작업을 많이 한다. 그런데 주택 거래감소 추세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이미 억지 부양책으로 막을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고 경고했다. 수년째 추진 중인 강남권의 재건축 아파트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고평가돼 사업성을 우려했다. @realprophet는 “잠실의 한 아파트는 조합원 종합비용이 8억원 이상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아파트 문제는 현재가치 거래에서 잔존가치 거래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어떻게 현명하게 처신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꼬집었다. 집에 묶인 대출을 값느라 생활이 궁핍해지는 ‘하우스푸어’가 늘어날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금융기관에 근무한다는 @Kimhb7은 “20년 넘게 대출업무를 하면서 최근에 느낀 것은 ‘이자는 일요일도 쉬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체가 두달이 되면 원금 전체의 20%가 이자로 붙어나간다.” @kennedian3은 “2005년 중반 이후부터 무리하게 집을 산 사람들 가운데 현재 잠재적 하우스 푸어만 수도권에 100만 가구에 육박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Kimhb7은 “집값이 떨어지면 서민이 더 고생이다라고 끊임없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집값 떨어지면 투기꾼이 고생이지 서민은 관계없다.”고 말했다. @sshmanking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보유세로 해결하는 게 전체 경제에 있어 가장 건전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4년 임기 동안 세비 남몰래 기부

    4년 임기 동안 세비 남몰래 기부

    지난 30일 의정생활을 마감한 부산시의회 김주익(56) 전 의원이 4년 임기 동안 남몰래 세비 대부분을 장학금 등으로 내놓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2006년 6월 한나라당 비례대표 시의원으로 선출된 그는 그해 7월부터 매달 세금과 당비를 뺀 세비 400만원 가운데 300만원씩을 장학금과 복지시설에 기부했다. 이처럼 4년 동안 기부한 금액이 1억 4000만원을 훌쩍 넘었다. 김 전 의원의 선행은 가족을 제외하고는 가까운 동료 시의원들조차 몰랐다. 또 해당 복지시설에서도 김 전 의원의 이름만 알았을 뿐 신분을 눈치채지 못했다. 김 전 의원은 “평소 남을 돕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었지만 형편상 잘 안 되다가 노동계 대표로 시의원이 되면서 세비는 ‘덤’이라 생각해 기부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노조에서 별도로 월급을 받아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이 없어 아내도 기부에 흔쾌히 동의했다.”며 “이제 의원직을 그만둬 더 도울 수 없게 돼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 적은 금액이라도 기부하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일자리 UP 희망 UP] 인천 계양재활용센터

    [일자리 UP 희망 UP] 인천 계양재활용센터

    “노숙자들이 자활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일터입니다.” 인천 서운동에 있는 계양재활용센터. 1일 이곳 2640여㎡(800평) 남짓한 공장에선 노숙인 13명(남성 12명, 여성 1명)이 수거한 가구들을 차에서 내리느라 구슬땀을 흘린다. 노숙인 쉼터인 ‘내일을 여는 집(계양구 계산2동)’에 거주하는 이들은 오전 8시30분이면 쉼터를 나와 재활용센터에서 일을 한다. ●가전·사무기기 기증받고 청소해줘 내일을 여는 집은 노숙인 자활프로그램 일환으로 문을 열었다. 노숙인 시설을 단지 ‘먹이고 재우는’ 데에 그쳐서는 자활 성공률이 희박하다는 판단 아래 해인교회가 일거리 창출 목적으로 세웠다. 첫 일감으로 재활용센터를 2003년 계양구로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재활용센터가 노숙인 자활의 교두보인 셈이다. 노숙인 쉼터 시설장인 김철희(51)목사는 “노숙자가 자활사업장에서 일하면 재활 성공률이 90%에 이르지만 방치하고 스스로 일어나기를 바라면 성공률이 10%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쉼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닫기때문에 노숙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으면 이들은 또다시 거리환경에 노출돼 과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계양재활용센터는 노숙인 재활 기능을 인정받아 지난해 노동부로부터 ‘예비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받았다. 내년에는 정식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기 위해 절차를 진행 중이다. 노숙인들이 하는 일은 자원 재활용이라는 ‘시대적 화두’와도 맞아떨어진다. 이들은 중소 업체가 폐업하거나 사무실을 옮길 경우 달려가 사무기기나 가전제품 등을 기증받는다. 일반가정으로부터 생활용품과 의류, 가구 등을 기증받기도 한다. 대신 청소나 정리 등을 말끔히 해주기 때문에 업체 측에서도 환영하고 있다. ●정비된 물품 팔아 월90여만원 받아 이들이 수거한 물품은 재활용센터에서 다시 태어난다. 가전제품은 전문기사가 수리하지만 가구 등은 노숙인들이 직접 손을 본다. 초기에 솜씨가 뛰어난 노숙인이 있었는데 그가 쉼터를 퇴소한 이후에도 비법(?)이 노숙인들 사이에 계속 전수되고 있다. 정비된 중고 물품은 일반인들에게 팔려나간다. 물건 값이 일반 중고물품 매장에 비해 싼 편이어서 하루 30∼40명의 소비자가 재활용센터를 찾는다. 노숙인들이 일하는 대가로 받는 보수는 월 90여만원. 노동을 통해 자활의 기반을 마련한 노숙인들은 쉼터 인근에 있는 원룸 주택으로 옮겨져 사회 복귀를 준비하게 된다. 재활용센터에서 일하는 13명 가운데 3명은 원룸 거주자다. 고길연(48)씨는 “닭도매 사업을 하다 망해 노숙자가 됐는데 이곳에서 일하니 무엇보다 과거를 잊을 수 있어 좋다.”면서 “지금은 월급을 받으면 부모님을 찾아가 용돈을 드릴 정도로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공공기관 반쪽연봉제 선진화 후퇴다

    정부가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를 당초 계획과 달리 일반 직원을 제외한 채 1~2급 간부만을 대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101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간부 1만 4000명이 내년부터 성과연봉제를 적용 받는다고 한다. 애초에 286개 공공기관 직원 24만명에게 전면 실시하려 했으나 노동조합의 반발로 두어 차례 연기 끝에 축소 시행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당초 목표에서 크게 후퇴한 반쪽짜리 제도여서 향후 선진화 추진에도 암울한 전망을 갖게 한다. 능력에 상관없이 근무연수만 채우면 자동 승진하고 월급이 올라가는 연공서열제는 공공기관의 선진화와 경쟁력 강화에 주요 걸림돌이다. 정부는 이런 폐단을 없애려고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통해 지난해부터 성과연봉제를 모색해 왔다. 그러나 노조의 반발과 지방선거 때문에 시행을 미루어 오다가 내놓은 게 고작 간부에게만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실망스러운 결과물이다. 노조와 마찰을 피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노조에 사사건건 밀려서야 선진화까지 첩첩산중을 어떻게 뚫고 나아갈 것인지 암담하다. 민간기업들은 이미 12년 전 외환위기 때 연공서열을 파괴했다. 하지만 공공기관들은 성과·직무와 연동한 적절한 보상체계를 여태껏 갖추지 못했다. 일부 공공기관에서 성과급제를 운영하고 있으나 시늉에 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의 이번 권고안을 보면 간부들 연봉에서 20~30%를 일률적으로 떼내 성과급 재원으로 하고, 최고·최저 등급간 2배 이상 성과급 차이를 둔다고 한다. 공공기관 처지에서 제살 깎아 나눠먹기다. 정부는 현행 형식적 연봉제가 실질적 제도로 바뀔 것으로 보는 모양이다. 그러나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으로 일관해 온 공공기관에 공정한 평가와 그에 합당한 성과급 배분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결국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더구나 집권 하반기로 접어드는 시기여서 공공기관 선진화의 추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 정부가 노조의 눈치나 보고 선거의 표를 의식하는 상황이라면 그동안 벌여놓은 선진화 방안들은 역대 정부 때처럼 또 구두선이 되고 말 것이다. 반쪽 성과연봉제라도 성공하려면 정부가 권고만 하고 끝낼 게 아니라 이행 여부에 대한 관리감독부터 확실하게 해야 할 것이다.
  • 정보화마을이 만든 新농촌 일자리

    ‘임실치즈마을’로 유명한 전북 임실에 사는 이동훤(50)씨. 이씨는 1993년 서울의 직장생활을 접고 이곳에 귀농해 밭농사를 지어왔다. 그러나 2년 전부터 농사를 포기했다. 임실치즈마을의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인터넷을 통한 숙박·체험여행 예약 접수, 상품 판매, 체험장 관리 등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실치즈마을 이동훤씨 농사 안 짓는 귀농 임실치즈마을의 지난해 매출은 9억 2000만원. 세계적 금융위기와 신종플루 여파에도 불구하고 2008년 7억 3000만원에 비해 26%나 늘어났다. 두 악재, 특히 신종플루가 없었다면 더 늘어났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사무국장은 사무국 직원 7명과 함께 사실상의 비상대기조로 마을의 원활한 운영을 책임진다. 매년 주민들을 상대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회의도 하고, 이에 필요한 교육도 실시한다.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야 마을이 발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귀농을 해서 반드시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이유는 없다. 자신의 전공분야인 회계·경영이 자신이 마음 붙여 정착한 곳에 기여하는 것을 보면, 일이 고되고 농사포기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보람이 더 크다. 임실치즈마을은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중점적으로 마련한 363개 정보화마을 중 하나다. 도농 간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해 농촌 지역에 인터넷 이용 환경을 만들고 마을 사이트를 구축해 주자는 취지로 2001년 시작했다. 구축사업이 끝난 2009년부터 농촌 지역 특산품을 알리는 ‘인빌쇼핑(www.invil.com)’과 체험 여행을 알리는 ‘인빌체험(http://tour.invil.com)’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인빌쇼핑이 지난해 전국 매출 89억 8000만원, 인빌체험이 45억 9000만원, 총 135억 7000만원을 기록했을 만큼 해당 마을의 효자다. ●전국 363곳… 최근 20대도 눈에 띄어 물론 마을 간 편차가 크다. 임실의 경우 이미 2003년에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돼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고 2006년 정보화마을 선정, 2009년 온라인예약시스템 가동 등을 거치면서 매출이 급격히 늘어난 경우다. 363개 정보화마을에는 각 1명씩의 프로그램관리자가 상시 배치된다. 초기에는 40대가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20대도 종종 눈에 띈다. 이들의 월급 110만원은 중앙정부가 50%, 시·군·구가 50%를 각각 부담한다. 마을에서 행사를 자주 열거나 사업이 잘되고 관리자가 열심히 하면 몇십만원씩 웃돈을 얹어주기도 한다. 사업이 잘되고 있는 마을의 욕심은 이들이 귀농하는 것이다. 마을위원회 위원장은 노령층으로 무보수직이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마을 자체적으로 귀농인을 중심으로 사무국장을 구한다. 월급은 천차만별이지만 이들은 마을에 대한 열정으로 일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공동기획 : 서울신문·행정안전부
  • 직장인 대상 e몰 설문, “한달 치 급여 주면 휴가 반납”

    직장인 대상 e몰 설문, “한달 치 급여 주면 휴가 반납”

    “휴가철을 맞아 직장인 기대하는 휴가 유형은? 男은 ‘식객형’ 女는 ‘스파형’ 등 각양각색”[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직장인들은 어떤 여름휴가를 기대하고 있을지 알아보는 이색 설문이 있어 눈길을 끈다. G마켓은 지난 6월 23일부터 29일까지 20대 이상 직장인 5099명(남성 2059명, 여성 3040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 여름휴가 맞교환형, 한달 월급 주면 ‘휴가 반납’ “무엇을 준다면 1년을 기다려온 여름휴가를 포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승진’(19%)이 나 ‘가방, ’시계‘ 등 명품’(12%)을 제치고 ‘한달 치 급여’(50%)가 1위로 선택됐다. 이 같은 설문에 응답자 과반수가 한달 치 급여를 주면 휴가를 반납하겠다고 응답한 것. 이어 ‘연예인, 태극전사와의 데이트’(11%)가 뒤를 이었고, ‘절대 포기 못한다’는 응답은 8%에 그쳤다.◆ 남성 ‘먹고 놀고’ VS 여성 ‘쉬고 쇼핑’ 성별로는 남성과 여성이 원하는 휴가 유형이 각각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비용걱정 없을 시 가장 원하는 휴가코스를 묻는 질문에 남성은 ‘특산물 맘껏 먹는 식객여행’(27%)을 1위로 꼽았고 그 뒤를 ‘해양 스포츠’(23%)라고 답변했다. 반면 여성은 32%가 ‘스파, 마사지 등 휴식여행’(32%)을 1위로 선택했으며 ‘명품 등 쇼핑여행’(23%)을 꼽았다. 예산이나 먹거리 등도 휴가계획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예산이 부족할 경우 ‘꾸준히 저축하겠다’는 대답이 43%로 가장 많았고 ‘여행을 포기하고 집에서 쉬겠다’(22%)는 대답이 두 번째로 많았다. 휴가지에서 가장 먹고 싶은 음식으로는 39%가 선택한 ‘삼겹살’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수박’(19%), ‘치킨’(15%), ‘냉면’(11%), ‘라면’(10%), ‘김치’(6%)가 뒤를 이었다. 함께 휴가 가고 싶은 사람으로는 ‘가족’이 전체의 30%로 가장 많았으며 ‘연인과 단둘이’(24%), ‘친구들’(22%) 등의 순이었다. ◆ 휴가비용·후유증, 지출걱정↑ 즐거운 휴가, 하지만 그로 인한 지출 비용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부담되는 휴가비용은 ‘숙소예약’(37%)이 가장 컸으며 ‘교통비’(25%), ‘식사 등 여행경비’(20%), ‘휴가준비 쇼핑’(12%), ‘선물구매’(7%) 순이다. 휴가 후유증으로 가장 두려운 것도 지출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응답자 중 가장 많은 37%가 휴가 후유증으로 ‘카드대금’을 들었고 이어 ‘밀린 업무’(24%), ‘늘어난 체중’(19%), ‘손상된 피부’(13%) 등으로 조사됐다. ◆ 직장상사가 빚쟁이 보다 무섭다? 휴양지에서 가장 마주치기 싫은 사람 1위는 ‘빚쟁이’, ‘옛 애인’을 제치고 ‘직장상사’(27%)가 차지했다. 이는 휴가만큼은 회사나 업무와 떨어져 맘껏 즐기고 싶기 때문으로 분석되는 부분이다. 이밖에 휴양지 베스트꼴불견으로는 전체 응답자 중 39%가 ‘술 취해 싸움, 시비 걸기’를 꼽았다. 이어 ‘주위 시선 아랑곳 않는 애정행각’(20%), ‘노래 등 고성방가로 소음공해’(15%), ‘몸에 맞지 않는 민망한 비치웨어’(14%), ‘낙서, 쓰레기투여 등 자연훼손’(12%)이 뒤따랐다.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 ‘그물망복지센터’ 민원 해결사로

    ‘그물망복지센터’ 민원 해결사로

    #사례1 강모(75)씨는 폐암에 걸린 70세 부인, 초등학교 6학년 손자와 함께 살고 있다. 노부부는 가출 뒤 연락이 끊긴 아들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받지 못한 채 생활하다 ‘그물망 복지센터’에 도움을 청했다. 센터는 긴급 생계비(3개월간 월 92만원)와 교육비(급식비, 학교 운영비 등)를 지급하기로 했다. #사례2 엄모(40·여)씨는 10년 전 남편과 이혼했다. 엄씨는 2003년 캐드(CAD) 자격증을 취득한 후 설계사무소에 다녔지만, 밀린 월급을 받지 못해 월세조차 내지 못하고 우울증까지 찾아왔다. 이에 센터에서는 긴급 주거비와 정신건강 치료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례3 조모 구로여자정보산업고 교감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저녁을 굶는 학생들이 27명에 이르는 것을 알았다. 해당 자치구에서는 지원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답변을 들어야만 했다. 조 교감은 센터에 문의, 어린이재단 등과 연계해 야간 무상급식이 이뤄질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냈다. 서울형 그물망복지센터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들을 대상으로 톡톡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센터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300여개 복지 제도·사업을 통합해 이를 필요로 하는 시민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3월16일 출범했다. 특히 센터에서는 시민들의 도움 요청이 들어오면 현장을 직접 방문한 뒤 상황을 파악하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센터 출범 이후 지난 23일까지 100일 동안 전화, 인터넷 상담을 통해 모두 1988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58%인 1165건은 해결됐으며, 나머지 764건에 대해서는 해결책을 찾는 중이다. 접수된 민원의 유형별로는 생계비 지원 요청이 전체의 27.9%인 55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상생활 지원 288건(14.4%), 주거관련 지원 281건(14.1%), 고용·취업알선 요청 245건(12.2%), 건강·의료비 지원 183건(9.1%) 등의 순이었다. 황치영 시 복지정책과장은 “센터에 접수된 사연 중에는 제도적·법적 제약 때문에 해결하기 힘든 경우도 적지 않지만, 제도 개선이나 민간단체와의 연계 등을 통해 해결률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면서 “지난 5월 SOS 위기가정 특별지원 대상을 종전 2인 이상 가구에서 1인 가구로 확대한 것도 이러한 제도 개선의 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노조 자주성과 공짜 임금/배상근 경제학박사·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열린세상] 노조 자주성과 공짜 임금/배상근 경제학박사·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7월1일 타임오프(유급근로시간면제)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노동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부분파업에 돌입했고, 기아자동차를 포함한 일부 대형사업장 노조들도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기존 노조전임자에 대한 처우 보장을 명분으로 파업을 벌이거나 파업 수순을 밟으면서 전임자 임금 지급을 금지하는 개정 노조법 시행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총력 투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도심 집회에선 민주노총 위원장이 “타임오프는 노동 자주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 개정 노조법 취지가 노조전임자에게 임금을 계속 주자는 것이었는지 헷갈릴 지경이다. 기존 노조법이나 개정 노조법은 모두 노조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임금지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다만 개정 노조법에선 중소기업 노조 등을 중심으로 열악한 재정여건으로 인해 노동운동이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고 충격을 완화한다는 명분으로 타임오프라는 장치를 노사정 합의로 마련했다. 따라서 일각에선 타임오프제도가 노조전임자 무급 원칙의 예외적인 조치이며 노조의 비용부담을 기업에 전가하는 일종의 편법지원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영계는 이런 부적절성과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선진화를 위한 첫걸음인 타임오프제도가 원활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일부 노동계가 타임오프를 두고 노조의 자주성을 침해하고 노조를 말살하려는 제도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더욱이 법으로 정해진 기구에서 정당한 절차를 통해 도출된 타임오프 한도에 맞서 지금까지 누려왔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일부 노조는 노조전임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오히려 늘리겠다고 나서는 등 타임오프 무력화에 골몰하고 있다. 물론 유급 노조전임자라는 관행을 바꿔야 하는 노동계의 어려움이 있을 듯싶다. 지금까지 일하지 않아도 노조업무만 보면 공짜임금을 받아왔고, 대기업 전임자의 경우에는 누려왔던 혜택도 많았는데 이 모든 것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진다고 하니 큰 손해를 본 느낌일 게다. 그러나 전임자 임금 지급금지는 노조법이 13년이나 유예되는 동안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므로, 미리 준비할 시간은 충분히 있었다. 더욱이 노조재정이 취약할 수 있는 조합원 300인 미만의 노동조합에 대해선 경영계가 근로시간면제한도를 지금보다 더 많이 배려해 놓았다. 또한 대기업 노조는 중소기업 근로자보다 월급도 많아 조합비를 낼 능력이 훨씬 더 있으므로 노조 자체의 재정도 넉넉한 편이다. 따라서 대기업 노조가 노조전임자를 더 두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노조원들이 내는 조합비로 임금을 주는 전임자를 두면 그만이다. 더욱이 전임자 임금을 조합원이 부담하는 것은 우리와 유사한 기업별 노조체제인 일본은 물론 국제적인 관행이기도 하다. 재정의 독립 없이 자주성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 삶 주변의 어떤 모임을 보더라도 구성원들이 회비를 걷어 모임을 운영하고, 돈이 없어 운영비를 지원받게 되면 돈을 댄 쪽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어 자주성은 훼손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행태는 혈연으로 구성된 가족생활에서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노조 스스로 사용자가 주는 돈을 계속 또는 더 받겠다고 파업하면서 노조 자주성을 외친다는 것은 정당성도 없고 상식에도 배치되는 모순된 주장이다. 노동조합은 기업이 주던 공짜 임금에 의지해 벌이는 투쟁을 과감하게 중단하고 노조 스스로의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책임감 있는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들도 다소의 진통이 있더라도 노동조합의 무리한 요구에 원칙적으로 대응하면서 근로시간면제 한도 이내로 타임오프를 부여해 노조전임자 임금을 노조가 스스로 부담하는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타임오프제도가 안착되어 철저히 시행된다면 우리 노사관계가 한 단계 더 선진화될 뿐만 아니라 노조에는 과거 누려왔던 달콤한 공돈이 줄어들지라도 노조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 “생애 첫 급여통장 너무 기뻐” 중증장애인 15명 희망 ‘쑥쑥’

    “생애 첫 급여통장 너무 기뻐” 중증장애인 15명 희망 ‘쑥쑥’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중증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자회사형 외주작업장을 설립·운영해 관심을 끌고 있다. 자회사형 외주작업장은 일반고용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의 고용안정과 경제적 지원을 위해 지역 기업체와 연계해 자회사 내 외주작업장을 설치·운영해 소득을 창출하는 형태의 사업장이다. ●양천구 17평 공장서 어댑터 조립 28일 서울 양천장애인종합복지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양천구 내 드림전자와 양해각서(MOU)를 체결, 중증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회사형 외주작업장을 마련했다. 지난해 11월 시가 발표한 기업연계고용으로 미래형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설립계획보다 한발 앞선 것이다. 양천구 신정동 신트리 아파트 공장 안에 마련한 56.2㎡(17평)의 외주작업장은 작년 12월 시범운영을 통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지적·자폐성 장애인은 모두 15명. 이들은 주로 노트북이나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에 들어가는 충전용 어댑터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월급도 서울지역 장애인직업재활시설 91곳의 임금에 비해 35%나 높은 40만원 이상을 받는다. 지적장애 1급인 최우성(26)씨는 특수학교를 졸업해 직업재활서비스를 받았지만 그동안 직업을 가질 수 없었다. 우리사회가 아직도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지적장애인 고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씨의 직업잠재력과 작업 직무매칭평가를 통해 개관멤버로 채용됐다. 최씨는 “예전부터 취업을 하고 싶었지만 매번 실습만 하고 채용을 해주지 않아 다시 복지관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했다.”면서 “복지관의 도움으로 생애 첫 월급과 통장을 받아 부모님께 내복을 선물했다. 처음으로 자식노릇을 했다.”며 가슴 벅차다고 말했다. 양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선 복장, 위생관리, 출퇴근개념 등 기본적인 직장생활 인식교육은 물론 간단한 작업실습을 가르치는 취업적응훈련을 하고 있다. ●“능력있으면 일반채용 전환” 무엇보다 외주작업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근로자는 일반고용의 기회가 찾아온다. 서울시도 외주작업장이 일자리 창출 모델로 자리매김하면 작업장 확대 추진은 물론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연계한 취업알선도 도울 예정이다. 김종수 ㈜드림전자 대표는 “직업적 능력차이 때문에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작업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근로자는 일반채용으로 전환, 홀로서기를 돕고 싶다.”고 밝혔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함안 ‘머슴’의 아름다운 약속

    함안 ‘머슴’의 아름다운 약속

    “군민의 머슴이라는 생각을 명심하고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물러날때 군민들이 박수를 보내주면 그것을 새경(머슴에게 지급하는 일년 동안의 연봉)으로 생각하겠습니다.” 하성식 경남 함안군수 당선자가 4년 동안 월급은 한푼도 받지 않고 오히려 사재 500억원을 출연해 장학재단을 만들겠다고 약속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하 당선자가 이끌 4년의 함안 군정이 벌써부터 주목된다. 하 당선자는 25일 “군수 월급 전액을 장애인 및 노인 복지기금으로 기부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월급을 복지재단에 기부하거나 기존 재단에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반드시 박수 받고 떠나는 군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수당을 뺀 함안군수 월급은 581만원이다. 4년 동안 월급은 2억 8000여만원에 이른다. 하 당선자는 또 “해마다 사재 100억원씩 5년동안 500억원을 출연해 장학재단을 만들겠다고 한 약속도 취임 즉시 실천에 옮기겠다.”면서 “취임하면 100억원을 출연해 장학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하 당선자는 선거 당락과 상관없이 동생인 종식 한국정밀기계 대표·경식 한국제강 대표 등 3형제가 사재 500억원을 출연해 장학재단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재단 이름은 선친의 고향인 의령군 정곡면의 지명을 따 정곡장학재단으로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 당선자는 2005년부터 5년동안 해마다 3억원씩을 지역 장학재단에 출연했으나 올해는 선거 출마로 선거법 위반 논란 가능성이 제기되자 아예 장학재단을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하 당선자는 이례적으로 단임 약속도 했다. 임기 동안 모든 열정을 쏟아 함안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놓고 4년 뒤에는 젊고 유능한 일꾼에게 자리를 넘겨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군수 자리를 벼슬로 생각하고 경력으로 삼아 또 다른 정치무대 진출의 발판으로 이용하는 정치인들의 행태, 말만 앞세우거나 얼굴 알리기에만 급급하고 확인과 실천은 뒷전인 행태는 답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하 당선자는 부산고와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함안에 있는 한국제강 회장과 함안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다. 하 당선자를 비롯해 3형제가 함안에서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함안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사설] 흥청망청 지자체 교부금 불이익 꼭 주라

    민선 5기 지방자치단체 출범을 앞두고 단체장들의 서울 나들이가 잦아졌다고 한다. 내년도 예산계획을 짜는 시기여서 중앙부처의 관계자들을 만나 국비(國費)를 조금이라도 더 따내야 하기 때문이다. 단체장들이 당적과 인맥을 총동원해서 예산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역주민을 위한 공익사업에 대해서는 중앙정부도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해야 한다. 특히 단체장 개인의 당적이나 영향력과는 무관하게 사업의 공익성과 타당성 등을 공정하게 따진 뒤 국비를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낙후지역을 배려해 지역균형발전이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정부가 지자체에 주는 교부금 가운데 ‘특별교부금’은 늘 논란이 되었다. 한 해에 1조원에 이르는 특별교부금은 지자체에 특별한 재정수요가 있을 때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돈은 실제로 정권 실세들에게 혜택을 주는 사례가 많았다. 야당 출신이거나 중앙에 인맥이 약한 단체장들에겐 ‘그림의 떡’이었던 셈이다. 더구나 중앙정부가 특별교부금을 당근 삼아 지자체를 길들이는 악습을 이젠 털어내야 한다. 국가나 지자체의 재정은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라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다. 지자체들은 수입 테두리에서 알뜰하게 살림을 꾸려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재정자립도가 20%도 안 되는 지자체들이 호화청사나 짓고 과도한 축제를 벌이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 일부 기초단체들이 수백억~수천억원을 들여 호화청사를 지었다가 재정이 거덜나자 빚을 내서 공무원 월급을 준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4년전 일본 홋카이도의 유바리시는 관광산업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파산했다. 최근 미국 LA 인근의 메이우드시는 재정파탄으로 행정담당관, 검사, 선출직 공무원만 빼고 나머지 공무원 전원을 해고했다.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우리 지자체들도 흥청망청하다가는 머잖아 그런 꼴을 당할 수 있다. 정부는 단체장의 치적용 사업은 물론이고 호화·낭비성 지역행사를 철저히 가려내서 규제해야 한다. 지자체 감사와 경영평가 등을 엄정하게 시행해서 예산낭비 지자체엔 반드시 교부금에 불이익을 주도록 제도화하기 바란다. 국민이 언제까지나 지자체의 혈세낭비에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 우즈베크 동포 등친 고려인의 이중생활

    서울 영등포에 있는 무역회사 사장 최모(46)씨는 이웃들에게 성공한 사업가로 통했다. 서울 평창동에 있는 16억원대의 198㎡(60평) 고급아파트에 살면서 1억 5000여만원짜리 최고급 벤츠 승용차를 몰고 다녔다. 고려인 3세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최씨는 우리말도 잘했다. 2008년 귀화를 신청해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했다. 1996년 처음 방한한 최씨는 쉽게 자리를 잡았고 9년이 지난 2005년 우즈베크인 부인과 세 자녀를 우리나라로 불러들였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큰아들은 몇 년 후 유명 사립대에 외국인특별전형으로 입학했다. 살림도 넉넉했다. 하지만 최씨는 용서할 수 없는 사기범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산업연수생으로 일하던 9400여명의 우즈베크인들이 “먹을 것, 입을 것 아껴 가면서 먼 나라에서 힘들게 일해 번 돈”을 2003년부터 2006년까지 가로챘다. 최씨는 2003년 4월 당시 우즈베크 노동부장관, 해외이주청장 등과 짜고 ‘우즈베크 노동사회복지부 한국지사’라는 유령 단체의 대표를 맡았다. 최씨는 정부에서 공식 임명된 것처럼 행사하면서 산업연수생들에게 “매월 30만원씩을 본국으로 송금해 연금 등에 가입하겠다.”고 속여 월급에서 원천징수했다. 최씨의 사기행각에 넘어간 산업연수생이 사기당한 돈은 300억원에 달한다. 최씨는 이 가운데 40억원을 홍콩에 개설한 차명계좌를 이용해 따로 관리했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을 울린 파렴치한 범죄가 영원히 묻힐 수는 없었다. 그 나라 장관까지 연루된 그의 사기행각은 2007년 고용허가제가 시작되고, 산업연수생 제도가 없어지면서 고국으로 돌아간 우즈베크 연수생들이 “그동안 불입한 연금을 돌려 달라.”고 요구하면서 들통 났다. 직무를 이용한 비위사실이 적발된 우즈베크 노동부장관은 2007년 파면됐고,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던 해외이주청장은 제3국으로 도망쳐 현재 수배 중이다. 공범들이 체포되는 등 범행 사실이 드러나자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하면서까지 추적을 피했던 최씨도 우즈베크 당국이 인터폴에 적색수배자로 등록, 공조수사를 요청하면서 끝내 꼬리가 잡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씨는 올 4월 이중국적으로 판명돼 우리나라 국적까지 상실했다. 귀화 후 ‘우즈베크 국적 포기 사실확인서’를 내야 했지만 사기행각으로 우즈베크 대사관을 갈 수 없어 확인서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찰청 외사국 외사수사과는 24일 최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최씨의 은닉계좌 추적을 통해 피해금 환수에 나서는 한편 중소기업중앙회로부터 산업연수생 관리를 위탁 받은 업체 3곳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DHL, 세계문화유산 창덕궁 돌보기 ‘눈길’

    DHL, 세계문화유산 창덕궁 돌보기 ‘눈길’

    세계 물류기업 DHL이 세계문화유산 돌보기에 나섰다. DHL 측은 분기별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인 ‘Deliver DHL(Dream, Hope, Lov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19일 세계문화유산 창덕궁을 깨끗이 청소하는 자원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총 55여명의 DHL코리아 직원들은 세계인들이 언제 방문해도 아름다운 창경궁을 볼 수 있도록 세계문화유산 창덕궁에서 잡초제거, 고궁청소, 창호지 뜯기 등의 환경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크리스 캘런 DHL코리아 대표이사는 “DHL은 우리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받은 혜택들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DHL은 업계 최고의 물류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앞서 DHL코리아는 2006년부터 직원들의 월급 끝전 모으기 활동을 통해 모은 기금을 활용해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2009년부터는 이를 강화해 Deliver DHL 활동을 진행해하는 등 사회공헌에 힘써왔다. 한편 Deliver DHL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기금 마련과 자원봉사를 통해 이웃들에게 ‘DHL’로 상징되는 꿈, 희망, 사랑(Dream, Hope, Love)까지 배송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DHL코리아의 분기별 지역 봉사 활동 프로젝트다. 사진 = DHL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스폰서·특권 판치는 시대 ‘막걸리 검사’를 추억하다

    스폰서·특권 판치는 시대 ‘막걸리 검사’를 추억하다

    “비록 패소했지만 꼭 보상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남편과 저희를 안타깝게 여긴 후배 법조인들이 대신 소송을 낸 것이었죠. 저는 남편이 걸었던 길을 너무도 자랑스럽게 여길 뿐입니다.” ‘서민 검사’로 산다는 것은 가족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부(富)를 보장하겠다는 유명 로펌의 제안을 뿌리친 채 후배 검사들을 길러내다 건강 악화로 숨진 고(故) 강영권 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지하철로 출퇴근하고 막걸리를 즐겨 마시며 문제가 되는 ‘스폰서 검사’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그였지만, 숨진 뒤에는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성지용)는 강 전 검사의 부인 신해영(53)씨가 유족보상금 지급불가 결정을 내린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본연의 업무 충실… 후배검사 귀감 재판부는 “강 전 검사가 대구지검이나 의정부지검에서 수많은 사건을 처리했다고 하지만, 업무량 및 강도가 다른 검사에 비해 지나치게 과중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또 잦은 지방 발령과 원치 않은 인사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유족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직장 내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인 만큼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였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판시했다. 1981년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강 전 검사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번번이 승진에서 밀려 한직을 떠돌았고, 전주·광주·대구·부산 등 전국을 유랑했다. 검사 생활 25년 동안 19차례나 발령이 났다. 차장검사, 지청장 한번 못했다. 거물급 정치인을 수사해 이름을 날리기보다는 검사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까닭이었다. 동기생들이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에도 묵묵히 수사 현장에 남아 ‘만년 부장검사’란 별명을 얻었다. 그런 그가 유명해진 것은 ‘완장’을 드러내지 않는 소탈한 삶 때문이었다. 운전면허증을 장롱에 넣어둔 채 지하철로 출퇴근해 ‘지하철 검사’, 막걸리를 즐겨 ‘막걸리 검사’로 불렸다. 특히 유명 로펌의 러브콜을 받았을 때 그는 “벽에 ×칠 할 때까지 검사로 살 것”이라며 단칼에 거절, 젊은 검사들의 존경을 받았다. ●석궁테러 사건때 법조계 자성 촉구 강 전 검사는 2006년 이른바 ‘부장판사 석궁 테러’ 사건 때 오히려 법조계를 비판하는 글을 써 회자됐다. 당시 대부분 법조인은 “사법부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며 한탄했지만, 강 검사는 “법조계가 사건 당사자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는지 자성해야 한다.”는 글을 대검찰청 홈페이지와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강 전 검사가 급서(急逝)한 것은 지난해 3월. 전날도 후배 검사들을 술로 위로한 뒤 귀가했다가 자택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뒤 안타깝게 숨지고 말았다. 그때 고작 51세였다. 사인은 ‘간경화’. 강 검사는 숨질 당시 빚만 4억원 넘게 남겼다. 평소 받은 월급을 수사관과 후배 검사들에게 썼던 탓이다. 이번 소송도 빚에 시달리는 유족들을 보다 못해 후배 법조인들이 제기한 것이었다. 부인 신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항소여부에 대해 “(강 전 검사의) 후배들이 하는 것이어서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남편은 검사로 은퇴한 뒤 고향 전남 여수로 내려가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 했다.”면서 “남편이 돈을 못 벌었다고 해서 원망한 적은 한번도 없다.”고 했다. 강 전 검사는 고시 공부를 하던 중 신씨를 만나 평생을 함께 했다. 강 전 검사는 ‘승진하지 못한 검사’였지만, 후배 검사들은 그를 귀감으로 삼고 있다. 숨진 뒤에는 생전에 그가 썼던 글을 모아 유고집을 출판했다. “어쩜 그는 하늘에서 이번 패소 판결을 내린 판사가 법에 따른 정당한 판단을 했다고 칭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법조계 관계자의 말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씨줄날줄] 차이나플레이션/육철수 논설위원

    중국은 급격한 인구증가를 막기 위해 1970년대 ‘한 가구 한 자녀 갖기’를 국가 정책으로 채택했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부모와 친가·외가 조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성장해 흔히 ‘소황제(小皇帝)’로 불린다. 산아제한 정책과 함께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바링허우(80後)’는 이른바 이 나라의 신세대다. 이 세대의 성장 과정은 경제·사회적으로 두고두고 중국의 관심거리다. 최근에 이들이 노동인구에 속속 편입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 잠재적 변수로 떠오른 점은 예사롭지 않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은 요즘 중국 노조(工會)의 임금인상 요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 선전시에 있는 세계 최대 주문계약생산(OEM) 업체인 타이완의 폭스콘에서는 공교롭게도 임금인상을 요구하던 ‘바링허우 근로자’ 10명이 최근 잇따라 자살했다. 폭스콘은 급기야 900위안이던 월급을 2000위안으로 122%나 올렸다. 중국 노조의 파업은 일본의 혼다·도요타 현지공장을 넘어 전역으로 확산할 조짐이라고 한다. 저임금만 보고 중국에 공장을 지은 외국기업들은 보따리를 싸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중국 근로자들의 임금을 대폭 올리면 파급 효과는 엄청나다. 임금 인플레이션은 비용 증가와 가격인상을 불가피하게 한다. 이어 중국 내 물가 급등은 물론 세계의 물가를 자극하는 연쇄적 상황이 예견된다. 이른바 중국발 인플레이션(Chinaflation)이 현실화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중국에 생산시설을 갖고 있는 2만여개 기업 등 5만여개 기업이 진출한 만큼 마음을 놓을 상황이 아니다. 차이나플레이션의 중심에 바링허우가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40년 전 산아제한으로 현재 노동력이 부족해졌고 한 자녀로 자란 신세대는 선진국 근로자와의 임금차별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더구나 이들은 인터넷 세대여서 세계 시장에 대한 정보력도 만만찮다. 저출산·고령화의 산물인 신세대에게 조부모·부모에 대한 부양부담이 크다는 점도 임금인상 요구와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 중국 근로자의 권리를 강화한 노동법(2008년 시행)까지 맞물려 있다. 중국 정부조차 일부 계층만 혜택받는 위안화 절상보다 다수 근로자에게 유리한 임금인상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세계인구(65억명)의 20%인 13억 중국인들이 동시에 펄쩍 뛰면 지구가 흔들린다더니 차이나플레이션의 현실화는 세계 경제의 공포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톈안먼? 건물이죠… 공산당은 취업용이고요”

    [新 차이나 리포트] “톈안먼? 건물이죠… 공산당은 취업용이고요”

    신세대를 이해하면 그 나라의 미래가 보인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세대인 1980·90년대생들을 들여다보면 중국의 변화 방향과 폭을 가늠할 수 있다. 급증하는 종교 신도들을 통해서도 달라지는 중국을 엿볼 수 있다. 무신론을 주창하는 공산당 체제 아래서 “신은 있다.”라고 말한다.달라진 중국 신세대와 신자들의 모습을 살펴봤다. #1. “톈안먼(天安門)이 왜 인터넷에서 검색이 안 돼요?” 중국 창사(長沙)의 후난대학교에서 컴퓨터를 전공하는 룽솨이(龍帥·19)는 ‘톈안먼 사건’이 검색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1989년 사건을 아느냐.’고 묻자 고개를 젓는다. ‘톈안먼 사건’을 몰랐던 터라 정부의 인터넷 통제 정책을 얘기하면서 언급한 톈안먼을 있는 그대로, ‘베이징의 건축물’로 이해했던 것이다. 항저우(杭州)의 저장대학교에 재학 중인 장잉(張穎·19)도 마찬가지였다. 톈안먼 사건은 물론 인터넷 통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2. 우한(武漢)에서 만난 쉬제(許捷·21)는 공산당에 대한 생각을 묻자 “나와 큰 연관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당원이 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가입은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공기업에 취업하려면 당원이 유리하니까요. 다른 일을 하더라도 당원이면 한번 ‘검증’ 받았다고 인식되니까, 일단 입당은 하려고요.” 민주화와 정치는 중국 신세대의 관심 밖에 있었다. 톈안먼 사태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들어 본 적은 있어도 ‘깊게 알고 싶지 않다.’든지 ‘모든 것을 알 필요는 없다.’는 얘기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베이징에서 만난 샤오팡(蕭芳·20)은 “인터넷을 통제하는 정책은 온당하다.”고까지 주장했다. 대신 취업 걱정과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 같은 고민이 그들의 머릿속을 채우고 있었다. 여행 잡지 기자인 리양(李楊·24)은 “정치에 대해서는 별로 알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은 뒤 “요즘 최대 관심사는 월급을 더 많이 받는 것”이라고 전했다. 돈을 벌면 독일 유학을 가고 싶다고도 했다. 대학생 마징(馬靜·20)은 “2008년 위기 이후 금융이 인기있는 학과가 됐다.”며 전공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선호하는 직업은 한국 신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얼굴과 이름을 알리고 싶어하고, 대기업 입사를 희망했다. 베이징 영화학교에서 시나리오를 전공하는 차이멍제(柴夢?·21)는 “성공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톈진에 사는 대학교 4학년 스청훙(史成紅·23)은 “부모님이 원해서 공무원 시험을 보긴 했지만 큰 회사에서 돈도 더 벌고 내 능력 이상의 것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의 신세대는 ‘인터넷 세대’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생은 물론 중·고등학생들도 인터넷으로 과제를 하고 친구들과는 ‘QQ’(메신저)로 대화한다. 최근 광둥(廣東)성의 혼다차 포산(佛山)공장 파업을 주도한 ‘신세대 농민공’ 역시 ‘QQ’와 휴대전화 문자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류징(劉靜·22)은 “컴퓨터를 안 하려고 노력하지만 자제가 잘 안 된다.”면서 “인터넷 없이는 하루도 살기 어렵다.”고 전했다. 인터넷을 통해 알고 싶은 것만 받아들이고 하고 싶은 것만 하려는 ‘소황제(小皇帝)적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 바깥 세상에 눈을 뜬 이들은 금기시되는 공산당에 대한 비판에도 거침 없었다. 샤먼(廈門)의 대학원생 린산(林?·24)은 인터넷 통제에 대해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면서 “주제만 조금 바꾸면 검색할 수 있는데, 어떻게 보면 (공산당이) 우매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수도사범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는 둥링위(董玲玉·20) 역시 “국가에서 일어난 모든 것을 알 권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글·사진 베이징·톈진·우한·창사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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