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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치단체장 25시] 심민 전북 임실군수

    [자치단체장 25시] 심민 전북 임실군수

    심민(68) 전북 임실군수는 ‘작은 거인’으로 불린다. 키 162㎝의 작은 체구지만 칠전팔기의 강한 의지와 무서운 추진력, 둘째 가라면 서운할 근면 성실함으로 똘똘 뭉쳐 있기 때문이다. 역대 민선 군수들이 모두 중도 하차하는 수모를 겪었던 임실군은 지난해 7월 심 군수 취임 이후 활기를 되찾았다. 지역발전의 비전이 제시됐고 조직이 안정돼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맞았다. 축제 등 지역 행사에 대한 주민 참여와 호응도 높아졌다. ‘새로운 변화, 살고 싶은 임실’을 군정지표로 내건 심 군수의 하루를 동행 취재했다. 지난 3일 오전 8시 임실군청 1층 군수실. 심 군수는 출근하자마자 조간신문을 체크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그는 매일 전국 주요 일간지를 정독하고 간부회의를 시작한다. 정부의 지역개발·복지·농업 정책을 메모하고 군정에 반영할 수 있는지 분석한다. 지역에 도움이 되는 기사는 스크랩도 한다. 언론동향 분석은 심 군수가 앞서가는 정보를 입수하고 행정에 생기를 불어넣는 원동력이다. 8시 30분이 되자 실·과장들이 군수실에 들어섰다. 이날 간부회의는 현장 방문 계획에 따라 일정보고 형식으로 간소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군수가 행정을 꿰뚫어 보고 있을 뿐 아니라 바닥 민심을 훑고 있어 간부들은 작은 사항조차도 허투루 보고할 수 없다. 실제로 심 군수는 지난 10년 동안 12개 읍·면을 구석구석 누비며 주민들과 밀도 높은 접촉을 해 왔기 때문에 지역 사정을 누구보다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 이날 일정보고에서도 심 군수는 주요 현안과 역점사업을 꼼꼼히 챙겼다. 그는 “오늘 조간신문에 옥정호 저수율이 7.6%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이남재 농업정책과장에게 가뭄에 대비한 내년도 농업용수 확보 대책을 지시했다. 이원섭 건설과장에게는 2017년과 2018년 국가예산 신규사업 발굴과 예산 확보를 주문했다. 김학성 행정지원과장에게는 “인구 늘리기 방안을 좀더 구체화하라”고 지시했다. 온화하지만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에 간부들은 지시사항을 받아 적기에 바빴다. 심 군수는 일정보고를 마치기 무섭게 운동화로 갈아신고 작은 수첩을 챙겼다. 수첩은 현장을 나갈 때 필수품이다. 그가 주민들의 목소리를 크게 듣는 것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경험과 소신 때문이다. 현장 방문은 농민들이 1년 농사 성적표를 받아보는 공공비축미 수매장이다. 오전 9시 관촌 수매장에 도착했다. 심 군수는 벼 포대가 가득히 쌓인 수매장을 돌며 가뭄을 이기고 풍년 농사를 지은 농민들을 격려했다. 주민들의 성명과 거주지, 농사 규모, 가정사까지 두루두루 기억하는 것은 심 군수의 주특기다. 그는 판정이 끝난 쌀가마에 직접 등급인을 찍어 주며 농민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일부 농민들이 “풍년이 들었지만 쌀값이 떨어져 실질 소득이 줄었다”고 걱정하자 심 군수는 “농사는 365일 내내 우환거리를 안고 사는 일이다. 행정에서 최대한 지원하고 세심하게 살펴보겠다”고 농민들을 위로했다. 이어 방문한 강진면 수매장에서는 군이 전북도내 최초로 도입한 ‘농민 월급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심 군수는 “처음 도입된 제도라 거부 반응도 있겠지만 농가에서 빚을 내 농사를 짓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시범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민 월급제는 농협에서 5월부터 9월까지 매월 농사 규모에 따라 일정 금액을 지원해 주고 군에서 4%의 금리를 대신 부담하는 제도다. 농민들은 소득이 없는 어려운 시기에 무이자로 자금을 쓰고 가을에 벼를 수매해 갚으면 된다. 농민 서병준(59·강진면)씨는 “농민 월급제 도입으로 올여름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군청에서 자체 예산으로 쌀 생산비 보전사업과 벼 건조비, 육모비 등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임실은 타 지역보다 좋은 여건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고 소개했다. 심 군수는 식사를 마치자 곧바로 덕치면 치천 지방하천 정비사업 현장을 방문했다. 홍수 피해를 예방하고 쉼터를 조성하는 이 공사는 180억원이 투입되는 지역 숙원 사업이다. 현장 곳곳을 살펴본 심 군수는 공사 일정, 공사 효과, 차기 사업 계획 등을 묻고 보완점을 주문했다. 주민대표에게는 하천이 정비되고 교량이 개통되면 새 동네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주민들도 마을 가꾸기 사업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독려했다. 이어 심 군수는 옥정호를 구석구석 살펴보며 ‘섬진강 에코뮤지엄사업’을 추진하면 임실군 미래 발전의 보물창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옥정호의 명물인 빙어의 열성화 방지와 개체수 증가를 위해 내년 예산에 사업비를 반영하라고 수행한 김인숙 과장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심 군수의 현장방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치즈테마파크로 향했다. 이곳은 지난달 개최된 ‘임실N치즈축제’ 기간(3일) 동안 10만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었던 임실의 자랑거리다. 축제가 성공한 것은 심 군수의 지시로 축제 현장에 국화 5만 포기를 전시하고 암소 한우고기까지 판매해 관광객들에게 먹거리와 볼거리, 체험거리를 풍성하게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는 평범한 축제를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농가소득을 증대시키는 유망사업으로 변화시켰다. 심 군수는 “2단계 사업이 끝나는 내년 봄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오감만족 체험공간이 될 것”이라고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늦가을 짧은 해가 뉘엿뉘엿 서산을 넘어가기 시작했지만 심 군수의 일정은 끝날 줄 몰랐다. 군청에 돌아오자마자 주민들의 상담이 줄을 이었다. 하루 종일 이어진 강행군에 지칠 법도 하건만 심 군수에게서는 그런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군청 직원들이 그를 ‘작은 거인’으로 부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오후 6시 30분 보건진료소장과 간담회가 있어 서둘러 군청사를 떠나는 심 군수의 뒷모습에서 군의 밝은 미래가 보였다. 임실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50대 이상 비정규직 1년새 20만명 급증

    최근 1년 새 50대 이상 장년층 비정규직이 20만명이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정규직 등 좋은 직장을 잡기 힘들어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비정규직은 총 627만 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만 4000명(3.2%) 늘었다. 임금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32.5%로 0.1% 포인트 상승했다. 비정규직 비중이 오른 것은 2011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50대 비정규직이 134만 9000명으로 1년 새 6만 8000명, 60세 이상은 131만 7000명으로 13만 2000명 증가했다. 반면 30~40대는 비정규직이 줄었다. 이에 따라 연령대별 비정규직 비율에서 50대(21.5%)와 60세 이상(21.0%)이 부동의 1위였던 40대(20.4%)를 처음 제쳤다. 늘어난 비정규직 일자리의 질도 나빴다. 직업별 비정규직 증가폭을 보면 기능·기계조작 종사자가 9만 4000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단순 노무 종사자가 8만 1000명으로 뒤를 이었다. 비정규직 근무 여건은 더 나빠졌다. 올 6~8월 비정규직 평균 월급은 146만 7000원으로 1년 새 1만 4000원(1.0%)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정규직 월급은 269만 6000원으로 9만 2000원(3.5%) 뛰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월급 격차는 같은 기간 115만 1000원에서 122만 9000원으로 더 벌어졌다.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도 1년 새 국민연금(-1.5% 포인트)과 고용보험(-1.3% 포인트), 건강보험(-0.9% 포인트) 모두 떨어졌다. 영세 자영업자 폐업도 늘었다. 올 8월 기준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159만 5000명으로 2년 새 9만 3000명(6.2%) 늘었지만 직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는 402만 6000명으로 21만 8000명(5.1%) 줄었다. 50대 이상 영세 자영업자는 13만 6000명 감소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1억 전셋집 살면 ‘OK’ 빚 빼면 재산 8000만원은 ‘NO’ 왜

    1억 전셋집 살면 ‘OK’ 빚 빼면 재산 8000만원은 ‘NO’ 왜

    #1 고등학생 아들딸을 둔 A씨는 1억원짜리 전셋집에 살고 있다. 2년 전 간신히 월 100만원짜리 일자리를 구했다. A씨는 자신처럼 ‘일하는 저소득층’에게 정부가 지원금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신청했다. 자신 앞으로 근로장려금 85만원, 아이들 앞으로 한 아이당 25만원씩 50만원이 나왔다. A씨는 “월수입 100만원인 내게 135만원은 큰 돈”이라며 “너무 좋아 직장 동료 B씨에게도 알려줬다”고 말했다. #2 A씨의 얘기를 듣고 귀가 솔깃해진 B씨는 부랴부랴 신청 서류를 준비해 관할 세무서를 찾았다. 그런데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B씨는 신청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재산이라고는 6000만원 대출받아 장만한 1억 4000만원짜리 전셋집이 전부인데 왜 안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재산이 ‘1억 4000만원’을 넘어 안 된다고 했다. “빚을 빼면 실제 재산은 8000만원밖에 안 된다”고 사정했지만 세무서 직원은 “규정이 그러니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근로·자녀장려금 제도를 둘러싸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A씨와 B씨처럼 상식적으로 언뜻 이해되지 않는 모순이 생겨난 까닭은 ‘순자산’이 아닌 ‘재산’을 기준으로 한 현행 기준 때문이다. 조세특례제한법은 가족이 갖고 있는 집과 땅, 자동차, 전세금, 금융재산, 현금 등 재산이 총 1억 4000만원 미만인 사람만 근로·자녀장려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이 재산에 빚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월급 100만원 받아 다달이 원리금 50만원을 갚는 근로자는 정작 혜택을 못 받고, 빚이 없어 상대적으로 덜 쪼들리는 근로자는 혜택을 받는 ‘웃픈’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성진 국세청 소득지원과장은 “이런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면서도 “사정이 딱해도 현행 세법상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세법을 만든 기획재정부도 순자산을 기준으로 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점은 시인한다. 하지만 지금의 행정력으로는 악용 사례를 막기 어려워 기준을 고치기 어렵다고 항변한다. 이용주 기재부 소득세제과장은 “재산에서 빚을 빼주게 되면 개인 간의 사채도 인정해 줘야 하는데 이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고 (장려금 신청 시점에) 은행에서 일시적으로 대출을 받았다가 바로 되갚는 등의 모럴 해저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장려금 지급에 필요한 재산 심사는 1년에 한 번(6월 1일 기준)만 한다. 이 과장은 “(B씨처럼) 억울하게 혜택을 못 보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 재산 요건을 올해부터 1억원 미만에서 1억 4000만원 미만으로 상향했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근로·자녀장려금 제도 취지를 생각한다면 ‘사각지대’를 줄일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이 제도의 근본 취지는 저소득층에게 다시 일어설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면서 “악용 사례가 우려된다고 해서 현실과 따로 노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어찌 보면 정부의 직무 유기”라고 지적했다. 순자산으로 기준을 바꾸되 부작용을 최소화할 장치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사채는 예외로 한다거나 무작위 전수조사를 벌여 부당 수혜자의 지원금을 몰수하는 식이다. 우리나라가 제도를 본떠 온 미국만 해도 순자산 기준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임대료 수입과 배당금 등 모든 수입을 폭넓게 따져 재산을 산출하되 대출이자 등은 삭감한다. 예컨대 빚을 내 집을 산 뒤 이 집을 월세로 내줬다면 월세 소득에서 대출이자는 빼 준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헬조선’ 유감을 다시 읽으며/최연순 사회평론 편집이사

    [옴부즈맨 칼럼] ‘헬조선’ 유감을 다시 읽으며/최연순 사회평론 편집이사

    나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문자 등에서 넘쳐나는 신조어나 줄임말에 무심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한다. 심지어는 출판계에 종사하면서도 그런 신조어나 줄임말, 어법에 맞지 않는 말들이 젊은이들을 독자로 상정했다는 이유로 버젓이 책으로 출간돼도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넘어갔다. 말이 좋아 기획 의도가 스마트폰 시대에 독자들의 독서 습관이나 스마트폰의 절대적 영향력을 반영한 것이지 사실 그게 어떻게 책일 수 있느냐고 말하고 싶지만 말이다. 우선 난 정서적으로 신조어나 줄임말의 대부분이 듣기 싫고 못마땅하지만 무턱대고 사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할 수는 없어서 그냥 내가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무심하게 넘기는 걸로 나름대로 타협했다. 개인적으로 싫은 것과는 별개로 시대에 맞지 않고 공감되지 않는 말들은 사라져야 한다. 시대의 상황과 동시대인들의 마음을 반영하는 말들은 생겨나고 공감대를 형성해 필요하면 유지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소멸될 테니까. 그건 개인의 언어적 취향으로 판단할 수도 없고, 외적인 압력을 통해 막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럽은 ㅂㅂㅂㄱ” “갓수 아닌 출근충”… 뭔 말이래?(10월 9일자 8면) 기사를 읽으면서도 갓수, 극협, 버카충, 월급루팡 등 신조어나 줄임말도 어떤 세대나 상황의 정서를 대변할 수도 있겠구나, 기자도 지적했듯이 의사소통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겠구나 정도만 염려가 됐다. 한글을 파괴하는 요소라고는 생각되지 않았고 오히려 어떤 신조어나 줄임말은 언어생활을 풍부하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멀리 갔다. 다만, 매체에서 자꾸 다루어지고 논의돼 현재 사용하고 있는 말들을 고민해 보는 건 필요한 것 같아 한글에 관한 상투적인 책임감과 당위성을 다룬 기사와는 차별돼 유용하고 적절해서 반가웠다. 하지만 기성세대로 사고가 굳었다고 많이 양보해 신조어와 줄임말이 범람하는 걸 묵인한다 해도 참기 힘든 비문들, 거칠거나 민망한 표현들, 매우 부정적인 뉘앙스를 지닌 정체불명의 말들이 온·오프상에서 널리 사용되는 것을 보면 그렇게 마구잡이로 써도 되는지 염려가 된다. 언어의 기본적인 기능이 무엇인가. 사용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사고를 규정한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 말들을 사용하고, 그런 말들로 생각을 한다면 어떻게 될지 사실 아찔하다. 그래서 ‘헬조선’을 처음 들었을 때 이 단어는 무심하게 넘겨지지 않았다. ‘헬조선’ 유감(10월 9일자)이라는 칼럼도 말하듯 나도 뒤통수를 한 방 맞은 것 같았다. 그런 표현을 쓰게 된 배경과 기성세대와 정치권의 책임 등등을 고려해도 그냥 넘길 수 없는 건 앞에서도 말했듯이 그 말을 쓰는 사람들의 생각과 사고를 규정짓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감정의 화살이 밖을 향해 변화를 만들지 못하고 사용하는 사람을 향하고 있다는 걸 그 말을 쓰는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했다. 또한 방송에서 버젓이 무분별하게 신조어나 줄임말이 사용되는 것에 눈살이 찌푸려졌는데 이것을 지적한 건 정말 필요했었다고 생각한다. 방송 화면에 뜨는 비문, 오탈자, 저속어 등이 사람들의 언어 습관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쉽게 상상할 수 있지 않은가. 이런 지적과 비판이 어쩌면 신문의 고유 기능이 아니었을까 좀 더 나아가 보기도 한다. 한 번 듣고 생각한 후 사용하는 것과 아무런 고민 없이 사용하는 건 천지차이고, 한 번 듣는 것과 두 번 듣는 것이 다를 터이니 비슷한 논의가 그저 많아지길 바랄 뿐이다.
  •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 숨져… “월급 100만원도 안 돼”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 숨져… “월급 100만원도 안 돼”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 숨져… “월급은 100만원도 안 돼”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비정규직 근로자가 근무 도중 쓰러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열악한 근무여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충북 충주경찰서와 충주교육지원청 드엥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7시 40분쯤 충주의 한 중학교에서 경비 근무를 서던 박모(5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학생과 교사들이 119 구조대와 경찰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은 평소 몸이 약했던 박씨가 계속된 밤샘 근무를 통해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한 용역업체에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지난 3월부터 이 학교의 경비로 일하면서 매일 혼자 숙직을 하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는 주유소에서 일했고, 경비 업무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오후 4시 30분 학교로 출근해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총 15~16시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일을 한 뒤 퇴근했다가 8시간을 쉬고 다시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한 달 동안 주어지는 휴일은 단 나흘로 일주일에 겨우 한 번만 쉰 셈이다. 자신이 원하는 날을 골라서 쉴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용역업체 측 설명이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월급은 100만원 안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처럼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들이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숙직을 하며 힘들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교육지원청 측은 “도 교육청 차원에서 분기마다 당직 여건 개선을 위한 지시사항을 각 학교에 내려보내지만 권고만 할 뿐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힘닿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50대 학교 경비원 사망… “대체 어땠길래?”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50대 학교 경비원 사망… “대체 어땠길래?”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50대 학교 경비원 사망… “대체 어땠길래?”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비정규직 근로자가 근무 도중 쓰러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열악한 근무여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충북 충주경찰서와 충주교육지원청 드엥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7시 40분쯤 충주의 한 중학교에서 경비 근무를 서던 박모(5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학생과 교사들이 119 구조대와 경찰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은 평소 몸이 약했던 박씨가 계속된 밤샘 근무를 통해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한 용역업체에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지난 3월부터 이 학교의 경비로 일하면서 매일 혼자 숙직을 하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는 주유소에서 일했고, 경비 업무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오후 4시 30분 학교로 출근해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총 15~16시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일을 한 뒤 퇴근했다가 8시간을 쉬고 다시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한 달 동안 주어지는 휴일은 단 나흘로 일주일에 겨우 한 번만 쉰 셈이다. 자신이 원하는 날을 골라서 쉴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용역업체 측 설명이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월급은 100만원 안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처럼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들이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숙직을 하며 힘들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교육지원청 측은 “도 교육청 차원에서 분기마다 당직 여건 개선을 위한 지시사항을 각 학교에 내려보내지만 권고만 할 뿐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힘닿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 숨져… “월급은 100만원도 안 돼”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 숨져… “월급은 100만원도 안 돼”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 숨져… “월급은 100만원도 안 돼”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비정규직 근로자가 근무 도중 쓰러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열악한 근무여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충북 충주경찰서와 충주교육지원청 드엥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7시 40분쯤 충주의 한 중학교에서 경비 근무를 서던 박모(5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학생과 교사들이 119 구조대와 경찰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은 평소 몸이 약했던 박씨가 계속된 밤샘 근무를 통해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한 용역업체에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지난 3월부터 이 학교의 경비로 일하면서 매일 혼자 숙직을 하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는 주유소에서 일했고, 경비 업무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오후 4시 30분 학교로 출근해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총 15~16시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일을 한 뒤 퇴근했다가 8시간을 쉬고 다시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한 달 동안 주어지는 휴일은 단 나흘로 일주일에 겨우 한 번만 쉰 셈이다. 자신이 원하는 날을 골라서 쉴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용역업체 측 설명이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월급은 100만원 안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처럼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들이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숙직을 하며 힘들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교육지원청 측은 “도 교육청 차원에서 분기마다 당직 여건 개선을 위한 지시사항을 각 학교에 내려보내지만 권고만 할 뿐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힘닿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비정규직 경비원 숨져… “월급은 100만원도 안 돼”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비정규직 경비원 숨져… “월급은 100만원도 안 돼”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비정규직 경비원 숨져… “월급은 100만원도 안 돼”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비정규직 근로자가 근무 도중 쓰러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열악한 근무여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충북 충주경찰서와 충주교육지원청 드엥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7시 40분쯤 충주의 한 중학교에서 경비 근무를 서던 박모(5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학생과 교사들이 119 구조대와 경찰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은 평소 몸이 약했던 박씨가 계속된 밤샘 근무를 통해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한 용역업체에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지난 3월부터 이 학교의 경비로 일하면서 매일 혼자 숙직을 하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는 주유소에서 일했고, 경비 업무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오후 4시 30분 학교로 출근해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총 15~16시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일을 한 뒤 퇴근했다가 8시간을 쉬고 다시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한 달 동안 주어지는 휴일은 단 나흘로 일주일에 겨우 한 번만 쉰 셈이다. 자신이 원하는 날을 골라서 쉴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용역업체 측 설명이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월급은 100만원 안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처럼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들이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숙직을 하며 힘들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교육지원청 측은 “도 교육청 차원에서 분기마다 당직 여건 개선을 위한 지시사항을 각 학교에 내려보내지만 권고만 할 뿐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힘닿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하루 15~16시간+숙직하고 받는 월급이 ‘충격’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하루 15~16시간+숙직하고 받는 월급이 ‘충격’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하루 15~16시간+숙직하고 받는 월급이 ‘충격’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비정규직 근로자가 근무 도중 쓰러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열악한 근무여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충북 충주경찰서와 충주교육지원청 드엥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7시 40분쯤 충주의 한 중학교에서 경비 근무를 서던 박모(5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학생과 교사들이 119 구조대와 경찰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은 평소 몸이 약했던 박씨가 계속된 밤샘 근무를 통해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한 용역업체에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지난 3월부터 이 학교의 경비로 일하면서 매일 혼자 숙직을 하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는 주유소에서 일했고, 경비 업무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오후 4시 30분 학교로 출근해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총 15~16시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일을 한 뒤 퇴근했다가 8시간을 쉬고 다시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한 달 동안 주어지는 휴일은 단 나흘로 일주일에 겨우 한 번만 쉰 셈이다. 자신이 원하는 날을 골라서 쉴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용역업체 측 설명이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월급은 100만원 안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처럼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들이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숙직을 하며 힘들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교육지원청 측은 “도 교육청 차원에서 분기마다 당직 여건 개선을 위한 지시사항을 각 학교에 내려보내지만 권고만 할 뿐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힘닿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50대 학교 경비원 숨져…하루 15~16시간에 월급 100만원↓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50대 학교 경비원 숨져…하루 15~16시간에 월급 100만원↓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50대 학교 경비원 숨져…하루 15~16시간에 월급 100만원↓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비정규직 근로자가 근무 도중 쓰러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열악한 근무여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충북 충주경찰서와 충주교육지원청 드엥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7시 40분쯤 충주의 한 중학교에서 경비 근무를 서던 박모(5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학생과 교사들이 119 구조대와 경찰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은 평소 몸이 약했던 박씨가 계속된 밤샘 근무를 통해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한 용역업체에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지난 3월부터 이 학교의 경비로 일하면서 매일 혼자 숙직을 하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는 주유소에서 일했고, 경비 업무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오후 4시 30분 학교로 출근해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총 15~16시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일을 한 뒤 퇴근했다가 8시간을 쉬고 다시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한 달 동안 주어지는 휴일은 단 나흘로 일주일에 겨우 한 번만 쉰 셈이다. 자신이 원하는 날을 골라서 쉴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용역업체 측 설명이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월급은 100만원 안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처럼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들이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숙직을 하며 힘들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교육지원청 측은 “도 교육청 차원에서 분기마다 당직 여건 개선을 위한 지시사항을 각 학교에 내려보내지만 권고만 할 뿐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힘닿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매일 밤샘근무” 학교 경비원 끝내 숨져…어떤 상황?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매일 밤샘근무” 학교 경비원 끝내 숨져…어떤 상황?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매일 밤샘근무” 학교 경비원 끝내 숨져…어떤 상황?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비정규직 근로자가 근무 도중 쓰러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열악한 근무여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충북 충주경찰서와 충주교육지원청 드엥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7시 40분쯤 충주의 한 중학교에서 경비 근무를 서던 박모(5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학생과 교사들이 119 구조대와 경찰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은 평소 몸이 약했던 박씨가 계속된 밤샘 근무를 통해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한 용역업체에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지난 3월부터 이 학교의 경비로 일하면서 매일 혼자 숙직을 하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는 주유소에서 일했고, 경비 업무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오후 4시 30분 학교로 출근해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총 15~16시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일을 한 뒤 퇴근했다가 8시간을 쉬고 다시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한 달 동안 주어지는 휴일은 단 나흘로 일주일에 겨우 한 번만 쉰 셈이다. 자신이 원하는 날을 골라서 쉴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용역업체 측 설명이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월급은 100만원 안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처럼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들이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숙직을 하며 힘들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교육지원청 측은 “도 교육청 차원에서 분기마다 당직 여건 개선을 위한 지시사항을 각 학교에 내려보내지만 권고만 할 뿐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힘닿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리, 집 지을래요?

    우리, 집 지을래요?

    협동조합으로 집짓기/홍새라 지음/휴 펴냄/316쪽/1만 8000원망원동 에코 하우스/고금숙 지음/이후 펴냄/332쪽/1만 6500원 한국사회 주택보급률은 2008년 이미 100%를 넘어섰다. 하지만 자가보유율, 즉 내 소유의 집이 있는 비율은 58%에 불과하다. 누군가가 두 채, 세 채를 보유하고 있음을 뜻하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치솟는 전세난, 월세에 시달리며 반지하로 밀려나고, 출퇴근 생활권 외곽으로 쫓겨남이 불가피한 배경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집값 하락을 염려한다. 사실은 건설업자가 아파트를 지어도 더이상 팔리지 않는 세상을 두려워한다.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사라며 부동산 경기를 떠받치는 정책을 취하는 이유다. 주거의 공간이 아닌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삼는 이들이 이를 지지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또 다른 집, 대안적 주거에 대한 꿈은 더더욱 절실해진다. 단순한 내 집 마련이 아닌, 오손도손 살 수 있는 이웃과 또 다른 마을을 꾸릴 수 있고, 도시 안에서도 그리 남부끄럽지 않은 생태적 삶을 취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두 권의 책이 그 해법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나의 집을 갖는 것은 많은 이들의 꿈이다. 그중에서도 나만의 집을 직접 짓는 것은 그 꿈의 정점이다. 하지만 녹록하지 않다. 부지 선정, 비용 문제, 설계과정, 공사과정에서 건축업자와 갈등 등 골치 아픈 문제들이 산더미다. 이런 고통을 먼저 겪은 이들이 ‘또다시 집을 짓느니 차라리 흙 동굴에서 살고 말겠다’는 말까지 내뱉을 정도다. ‘협동조합…’ 속 이들은 달랐다. 우리 가족만 사는 집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모여 사는 집을 지었다. 그것도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끼리 모여서 말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부지를 매입하고, 협동조합 이름을 짓고, 설계하며 공동의 공간을 어떻게 꾸밀지 수차례에 걸쳐 토론하며 의견을 나눴다. 같은 가족끼리도 원하는 집의 모양과 쓰임이 다르기 일쑤인데, 직업도 다르고 살아왔던 환경도 다른 사람들이 모였으니 의견의 충돌과 이해관계의 다름으로 갈등은 불가피했다. 북한산 자락에 짓기로 결정했지만 과정은 지난했다. 누군가는 반드시 산이 보이는 집을 원했고, 또 누군가는 복층의 집을 원했다. 8세대 중 몇몇은 계약과 설계 과정을 전후해서 떠나고, 빈자리를 메울 새 조합원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터를 닦고 집이 올라가면서 이들은 그제서야 협동조합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했다. 주택협동조합 정관, 주택관리 규약을 만들었고, 더불어 살기 위해 비폭력 대화법에 대해 강의를 듣기도 했고, 각자의 성격유형검사까지 받았다. ‘협동조합…’은 어울려서 산다는 것,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나간다는 것, 공동체를 함께 꾸려가는 것에 대한 얘기다. 물론 협동조합을 통해 집을 짓는 과정 또는 실무적인 방법 또한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와 달리 ‘망원동…’은 월급 130만원의 생활인이 서울에서 공동체의 방식이 아닌, 그러나 생태적으로 사는 법에 대해 얘기한다. 열쇳말은 ‘공유’와 ‘생태’ 두 개다. 빠듯한 비용으로 둘이서 구입한 낡은 15평 연립주택을 리모델링하면서 집을 친환경 에코하우스로 만드는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절수 샤워기 같은 것은 기본이다. 12ℓ가 아닌, 4.8ℓ짜리 절수형 양변기 찾아 발품을 팔고, 그마저도 싱크대 헹굼 물을 받아 재활용하고, 왕겨숯인 훈탄 단열재를 써서 친환경적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또한 소셜네트워크시스템(SNS)에 ‘버릴 물건은 저에게 버려주세요’라고 올려 어지간한 부엌 세간살이며, 소파까지 얻었다. 거창하게 제러미 러프킨이 소유의 종말을 얘기하며 공유경제를 주장하는 식이 아니어도, 또 토마스 피케티가 사회적 공유를 통한 자본주의에 맞서는 식이 아니지만 공유경제의 또 다른 버전인 셈이다. ‘셰어하우스’의 개념조차 없을 때부터 불가피하게, 하지만 즐겁게 진행한 생태와 공유의 생생한 사례들이다.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집, 그리고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곱씹어 생각하게 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 사망…하루 15~16시간 근무 “월급은?”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 사망…하루 15~16시간 근무 “월급은?”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 사망…하루 15~16시간 근무 “월급은?”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비정규직 근로자가 근무 도중 쓰러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열악한 근무여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충북 충주경찰서와 충주교육지원청 드엥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7시 40분쯤 충주의 한 중학교에서 경비 근무를 서던 박모(5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학생과 교사들이 119 구조대와 경찰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은 평소 몸이 약했던 박씨가 계속된 밤샘 근무를 통해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한 용역업체에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지난 3월부터 이 학교의 경비로 일하면서 매일 혼자 숙직을 하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는 주유소에서 일했고, 경비 업무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오후 4시 30분 학교로 출근해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총 15~16시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일을 한 뒤 퇴근했다가 8시간을 쉬고 다시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한 달 동안 주어지는 휴일은 단 나흘로 일주일에 겨우 한 번만 쉰 셈이다. 자신이 원하는 날을 골라서 쉴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용역업체 측 설명이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월급은 100만원 안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처럼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들이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숙직을 하며 힘들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교육지원청 측은 “도 교육청 차원에서 분기마다 당직 여건 개선을 위한 지시사항을 각 학교에 내려보내지만 권고만 할 뿐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힘닿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 사망…한 달에 네 번 쉬고 받는 돈은 100만원↓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 사망…한 달에 네 번 쉬고 받는 돈은 100만원↓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 사망…한 달에 네 번 쉬고 받는 돈은 100만원↓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비정규직 근로자가 근무 도중 쓰러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열악한 근무여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충북 충주경찰서와 충주교육지원청 드엥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7시 40분쯤 충주의 한 중학교에서 경비 근무를 서던 박모(5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학생과 교사들이 119 구조대와 경찰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은 평소 몸이 약했던 박씨가 계속된 밤샘 근무를 통해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한 용역업체에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지난 3월부터 이 학교의 경비로 일하면서 매일 혼자 숙직을 하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는 주유소에서 일했고, 경비 업무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오후 4시 30분 학교로 출근해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총 15~16시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일을 한 뒤 퇴근했다가 8시간을 쉬고 다시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한 달 동안 주어지는 휴일은 단 나흘로 일주일에 겨우 한 번만 쉰 셈이다. 자신이 원하는 날을 골라서 쉴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용역업체 측 설명이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월급은 100만원 안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처럼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들이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숙직을 하며 힘들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교육지원청 측은 “도 교육청 차원에서 분기마다 당직 여건 개선을 위한 지시사항을 각 학교에 내려보내지만 권고만 할 뿐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힘닿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50대 학교 경비원 사망…하루 15~16시간 근무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50대 학교 경비원 사망…하루 15~16시간 근무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50대 학교 경비원 사망…하루 15~16시간 근무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비정규직 근로자가 근무 도중 쓰러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열악한 근무여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충북 충주경찰서와 충주교육지원청 드엥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7시 40분쯤 충주의 한 중학교에서 경비 근무를 서던 박모(5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학생과 교사들이 119 구조대와 경찰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은 평소 몸이 약했던 박씨가 계속된 밤샘 근무를 통해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한 용역업체에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지난 3월부터 이 학교의 경비로 일하면서 매일 혼자 숙직을 하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는 주유소에서 일했고, 경비 업무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오후 4시 30분 학교로 출근해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총 15~16시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일을 한 뒤 퇴근했다가 8시간을 쉬고 다시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한 달 동안 주어지는 휴일은 단 나흘로 일주일에 겨우 한 번만 쉰 셈이다. 자신이 원하는 날을 골라서 쉴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용역업체 측 설명이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월급은 100만원 안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처럼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들이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숙직을 하며 힘들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교육지원청 측은 “도 교육청 차원에서 분기마다 당직 여건 개선을 위한 지시사항을 각 학교에 내려보내지만 권고만 할 뿐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힘닿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 끝내… “대체 어땠길래?”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 끝내… “대체 어땠길래?”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 끝내… “대체 어땠길래?”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비정규직 근로자가 근무 도중 쓰러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열악한 근무여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충북 충주경찰서와 충주교육지원청 드엥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7시 40분쯤 충주의 한 중학교에서 경비 근무를 서던 박모(5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학생과 교사들이 119 구조대와 경찰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은 평소 몸이 약했던 박씨가 계속된 밤샘 근무를 통해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한 용역업체에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지난 3월부터 이 학교의 경비로 일하면서 매일 혼자 숙직을 하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는 주유소에서 일했고, 경비 업무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오후 4시 30분 학교로 출근해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총 15~16시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일을 한 뒤 퇴근했다가 8시간을 쉬고 다시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한 달 동안 주어지는 휴일은 단 나흘로 일주일에 겨우 한 번만 쉰 셈이다. 자신이 원하는 날을 골라서 쉴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용역업체 측 설명이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월급은 100만원 안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처럼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비정규직 학교 경비원들이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숙직을 하며 힘들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교육지원청 측은 “도 교육청 차원에서 분기마다 당직 여건 개선을 위한 지시사항을 각 학교에 내려보내지만 권고만 할 뿐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힘닿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 밤샘근무 연이어 하다가...

    열악한 근무여건 논란, 학교 경비 밤샘근무 연이어 하다가...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비정규직 근로자가 근무 도중 쓰러져 숨졌다. 이에 열악한 근무여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31일 충북 충주경찰서와 충주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충주 A중학교에서 경비 근무를 서던 박모(59)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학생과 교사들이 119구조대와 경찰에 신고해 박 씨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평소 몸이 약했던 박 씨가 잇단 밤샘 근무를 하다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에 열악한 근무 여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박 씨는 용역업체 B사에 고용돼 지난 3월부터 이 학교에서 경비로 일하면서 매일 혼자 숙직을 전담하다시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달에 주어지는 휴무일은 나흘뿐이며 월급은 100만 원 안쪽이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열린세상] ‘분노의 포도’와 공적연금 강화의 길/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분노의 포도’와 공적연금 강화의 길/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는 캘리포니아 지역을 배경으로 대공황 시절 미국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음에도 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 버려지는 농작물과 매장되는 돼지를 바라보는 굶주린 사람들의 분노에 찬 시선을 효과적으로 그려 내고 있어서다. 개인 책임 강조와 함께 시장경제를 중시하던 미국에서 1930년대 중반 국가 주도의 사회보장제도(공적연금과 노후 의료보장제도를 의미)가 도입된 배경은 사회적 위험에 공동 대처하려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보장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사회는 공적연금 발전 방향과 관련한 격렬한 사회적 논쟁을 경험하고 있다. 기초연금과 공무원연금 논쟁을 거쳐 현재 국민연금에 초점을 맞춘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 빈곤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와 사회적 기구’가 국회에서 가동하고 있어서다. 주된 논점은 2028년까지 점진적으로 40%로 낮추어질 국민연금 소득대체율(근로 기간에 받던 월급 대비 연금으로 받는 액수의 비율)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영위하기에 너무 낮다는 것이다. 40% 소득대체율은 40년을 가입해야 가능한데, 2015년 현재 국민연금 평균 가입 기간은 16년 정도에 불과하다. 현재의 가입 실태를 근거로 추정해 보면 30∼40년 뒤에도 평균 가입 기간은 25년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다 보니 실제 국민에게 지급될 소득대체율은 40%가 아닌 25% 정도로 낮아진다. 이 수준으로는 안정적인 노후 생활이 어려우니 50%로 다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견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이 같은 주장이 우리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문제는 없는지 꼼꼼하게 따져 봐야 할 때인 것 같다. 국민연금 평균 가입 기간을 제대로 전망하려면 미래 지향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 우리와 평균수명이 유사한 유럽연합 27개국의 국민연금 평균 가입 기간이 이미 36년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연금의 짧은 역사를 고려할 때 현재의 짧은 가입 기간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문제는 30∼40년 후에도 이러한 양상이 지속될 것인지에 있다. ‘국민연금 평균 가입 기간 25년’은 우리 사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경제활동 기간이 25년이라는 뜻이다. 평균수명이 90세 정도로 늘어날 2050년쯤에도 국민의 평균적인 경제활동 기간이 25년에 불과하다면, 나머지 65년은 누군가에게 부양돼야 함을 의미한다. 만약 이런 상황이 된다면 연금이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호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게 될 것이다. 막대한 사회적인 부양비용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급히 할 일은 수명이 늘어난 만큼 일하는 기간도 늘려 연금 가입 기간이 늘어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손보는 것이다. 우리 국민연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비교적 강한 소득재분배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저소득층에 혜택이 많도록 제도를 설계했음에도 실제로는 고소득층에 혜택이 더 많이 돌아간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상당수 취약 계층이 연금제도 안으로 들어오지 못해 벌어지는 현상이다. 저소득층·취약계층에 유리하게 연금제도를 설계했더라도 이들 집단이 가입하지 못한다면 연금제도는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 사람, 즉 먹고살 만한 사람들의 전유물로 전락할 것이다. 이 부분을 제일 먼저 손봐야 공적연금이 강화될 것 같다. 미국 사회보장제도가 인기 있는 이유는 국민 대다수에게 혜택이 돌아가면서 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높기 때문이다. 우리의 공적연금을 강화하는 길은 다름 아닌 제도에 대한 정치적·재정적 신뢰성 확보와 함께 제도 적용에서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데 있을 것 같다. 연금제도가 특정 소득계층과 특정 세대만을 위한 파티로 끝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세대 간, 세대 내 연대를 기본으로 하는 공적연금의 작동 원칙에 부합되도록 연금제도를 손봐야 한다. 무작정 후세대에게 부담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부담해야 할 만큼 부담해 재정을 튼실하게 하면서 소외된 계층도 연금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가입 유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공적연금 강화의 지름길이 될 것 같다.
  • 금융·보험 ‘힘없는 창구 여직원’ 더 잘랐다

    금융·보험 ‘힘없는 창구 여직원’ 더 잘랐다

    최근 매서운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었던 금융권에서 남자 직원보다 여자 직원이 더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들이 힘없는 창구 여자 직원을 주로 자른 셈이다. 대표적으로 좋은 일자리인 금융·보험업은 최근 1년 새 일자리 감소폭이 최고 수준이었다. 반면 400만원 이상 월급을 받는 고액 연봉자 비율은 가장 높았다. 정부가 금융 개혁의 고삐를 더 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15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전체 취업자 수는 2590만명으로 1년 새 0.8% 늘었다. 하지만 금융·보험업 취업자 수는 78만 4000명으로 같은 기간 7만명(-8.2%)가량 줄었다. 취업자 감소폭이 농림어업(-8.6%)에 이은 2위다. 특히 올 4월 기준 금융·보험업의 성별 취업자 수를 보면 남자 직원은 38만 3000명으로 1년 새 1만 7000명(-4.3%) 줄었지만 여자 직원은 40만 1000명으로 같은 기간 5만 2000명(-11.5%)이나 일자리를 잃었다. 금융·보험업의 연봉은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금융·보험업에서 월급이 400만원 이상인 근로자는 31.3%로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30.6%)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반면 전체 근로자의 48.3%는 월급이 200만원 미만이었다. 월급이 100만원 미만인 근로자가 11.9%, 100만~200만원은 36.4%, 200만~300만원은 25.0%, 300만~400만원은 13.7%, 400만원 이상은 13.0%로 나타났다. 숙박·음식업종 근로자는 84.3%가 월급으로 200만원도 받지 못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31) 엄마의 눈으로 본 저출산 대책은 슬펐다

    [독박(讀博) 육아일기](31) 엄마의 눈으로 본 저출산 대책은 슬펐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나는 아이를 세 명은 낳겠다고 말하곤 했다. 세 자매 중 첫째로 자랐다 보니 형제가 있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막둥이를 키우며 부모님이 즐거워하셨던 모습도 강하게 남았다. 나를 닮은 자녀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을 것 같고, 가족 사진도 다섯 명이 있으면 알차 보이는 것 같았다. 결혼을 하고 보니 일을 하면서 셋을 낳는 것은 무리로 보였다. 상황을 봐서 두 명으로 만족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세상 물정은 모르고 막연한 환상만 가득했던 계획이었다. 어쩌다 엄마가 되고 보니 아이 한 명을 키우는 것도 너무 버겁다. 아이가 주는 기쁨을 생각하면 둘이고 셋이고 많을 수록 좋은 일이지만, 현실에서는 이 한 명 제대로 키워내는 것도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아이를 셋 낳겠다고 장담했던 것은 2006년 무렵부터였다. 그 때 나는 사회복지학을 복수전공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사회복지를 공부하기로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이자 공부하는 내용의 핵심 과제였다. 당시 합계출산율은 1.12명이었다. 저출산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생각하며 내가 엄마가 될 즈음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이고, 나 역시 세 명을 낳아 저출산 극복에 이바지하겠다는 다짐까지 했다. 그게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그 사이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숫자는 1.21로 소수점 뒷자리의 순서만 바꼈다. 약 100조원의 돈을 투자했는데도 좋아진 게 없다는 비판이 여당에서도 나온다. 오히려 달라진 것은 나였다. 나는 엄마가 되었다. 책으로 배웠던 저출산 대책들이 이제 생활이 되었다. 한 줄 한 줄 피부에 와닿는다. 다만 정부의 대책에 영향을 받아 출산을 결정하거나 자녀 계획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현실은 10년 전 학생으로 지켜보던 것보다 더 가혹해졌다. 나는 이제 아이 셋은커녕 하나를 겨우 키우면서도 과연 이 상태로 언제까지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을지 외줄을 타는 처지가 됐다. 정부가 10년 만에 대대적으로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발표했다. 무슨 전문가도 아니고 담당 분야를 깊이 취재한 기자도 아니고, 그냥 두 살배기 아이의 엄마로서 접했다. 열심히 만드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일단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화가 났다. 억울했고 안타까웠고, 또 막막해졌다. 아이를 키우면서 상황이 달라질 거라고 믿었던 작은 기대들이 무너지는 듯해 슬프기까지 했다. 도대체 왜 이런 감정들을 느꼈는지, 부모님의 도움을 하나도 받지 못하면서 맞벌이를 하는 직장맘으로서 간절하게 몇 가지만 알리고 싶다.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보육’ 부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고 한다. 정부에서 무상보육을 실시하면서 양육수당을 주거나 어린이집 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단 몇 푼이라도 돈을 주는데 도움이 안 될 리 없다. 하지만 어린이집 비용을 매달 40만 6000원(만 0세 기준)이나 받으면서도 나는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내가 40만 6000원으로 어린이집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은 단 6시간 뿐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어린이집들이 “아이가 머물기에 적당한 시간”이라며 권장한 시간이다. 조금 더 보내는 엄마들도 오전 9시~오후 5시 전후일 뿐이다. 조금 더 보내자니 눈치가 보인다. 어린이집 교사들이 박봉을 받으며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아는 데다 내 아이를 직접 돌봐주는 분들이기 때문에 최대한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한다. 정부에서는 내년부터 맞춤형 보육을 실시한다면서 “종일반 위주의 어린이집 운영이 부모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기에 부족한 상황”이라고 꼬집었지만 현실과 다른 이야기다. 정부에서 말하는 종일반이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12시간 동안 운영하는 어린이집이다. 그런데 이렇게 12시간을 꽉 채워 보내는 부모를 아예 본 적이 없다. 이렇게 문을 여는 어린이집이 없기 때문이다. 12시간 문을 여는 어린이집은 우리 동네에 딱 한 군데, 사회복지법인에서 위탁해 운영하는 국공립 어린이집 뿐이다. 문을 열더라도 어린 아이가 한 곳에 12시간이나 머무는 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때문에 엄마들이 잘 보내지도 않는다. 아무튼 어린이집의 다수를 차지하는 민간이나 가정 어린이집은 ‘반일반 위주’로 운영이 되고 있다. 추가로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꼭 있어야 한다. 특히 나는 친정이나 시부모님의 양육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기 때문에 베이비시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출퇴근형 160~180만원, 입주형 200만원 이상. 이 비용을 댈 수 없어서 어린이집에 6시간을 보내고 나머지 출퇴근 시간을 합쳐 6~7시간을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주머니로 등하원 도우미 겸 시터를 구했다. 아이를 ‘잘’ 봐주는 사람을 구하기가 워낙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에 시급은 1만원 안팎으로 월 100만원대 급여를 드린다. 때마다 선물도 하고 과일이나 명절 떡값 정도도 챙긴다. 그걸 따지지 않더라도 내가 일을 하기 위해 아이를 ‘맡기는’ 비용만 벌써 150만원에 달한다. 이렇게 많은 돈을 매달 내면서도 혹시 한 달에 두어 번 회식이 생기면 남편과 서로 시간을 조절하고 혹시 일정이 안 맞으면 이모님에게 아주 간곡히 사정을 해가며 한 두시간을 더 봐달라고 부탁한다. 공휴일이나 ‘샌드위치’ 휴일이 다가올 때마다 가슴을 졸인다. 주중에 있는 달력의 빨간 숫자가 아주 달갑지 않다. 아이가 수족구에 걸렸을 때, 메르스가 유행했을 때에도 아이가 아픈 것보다도 어린이집을 못 보내게 되는 것을 걱정하게 되는 내 자신에게 말할 수 없이 짜증이 났다. 그나마 재택야근이 가능한 부서에 있어서 지금은 매우 상황이 나은 편이다. 이렇게 살면서 월급의 절반 이하를 이모님께 드리고 나머지로 아이의 먹을 것을 비롯해 생활비로 쓴다. 책이나 장난감은 주로 중고를 산다. 남편은 월급의 상당 부분을 아파트 전세 대출 이자와 원금을 갚는 데 쓴다. 지난해 이사한 서울 변두리의 아파트는 1년 사이 전세가가 1억 원이 올랐다. 결혼할 때는 당연히 부모님의 도움 없이 우리 힘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맞벌이니 둘이 열심히 벌고 모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출발선부터 뒤쳐져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고, 그걸 따라잡을 엄두조차 안 난다. 이런 상황에서 40만 6000원은 매우 감사한 돈이다. 그런데 이 돈을 좀 제대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시설을 만들면 되고, 교사를 더욱 늘리면 되고, 교사들의 처우를 대폭 개선하면 된다. 그런데 돈이 많이 드니까 이런 문제는 잘 개선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면 차라리 40만 6000원을 안 받아도 좋으니 내가 원하는 시간 만큼, 정말로 믿고 의지하며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기관이 생길 수만 있다면 좋겠다. 비슷한 맥락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대신 사설 놀이학교 등을 보내는 엄마들도 많다. 돈을 내는 만큼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다. 예전에는 직장 어린이집이 최선일 거라고 생각도 했고, 지금도 서울 광화문 인근 기업의 직장어린이집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하지만 정작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의 수요 조사를 실시해 보면 “이용하겠다”는 의사가 적다고 한다. 결국 “가뜩이나 돈도 많이 들고 성가실 게 뻔한데, 정작 직원들도 원하지 않더라”는 말로 어린이집 설치가 무산되는 듯 하다. 이른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면서 아이도 함께 준비를 시키고 시내까지 데리고 나오는 자체도 간단치 않은 일이라서다. 자차를 이용한다면 좀 수월하겠지만 그게 아닌 엄마들은 매일 아이를 데리고 출근길 지옥철에 몸을 실어야 한다. 차라리 아쉬운 대로 부모님에게 아이를 밀어넣고, 집에서 가까운 어린이집에 맡기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규모가 매우 큰 기업이 아닌 이상 직장 내 어린이집 시설을 갖추는 것도 엄청난 부담이 될 거다. 시설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좋은 인력과 프로그램도 보장되어야 한다. 한 회사의 힘으로 어렵다면 여러 회사들이 힘을 모아서, 아니면 정부에서 나서서 지역별, 권역별 직장 어린이집을 만들면 좋겠다. 이렇게 회사들이 많이 모인 광화문에 직장 연합 어린이집, 신문사 연합 어린이집 같은 게 생기면 얼마나 좋을지 꿈을 꿔본다. 내가 일하는 근처에서 아이가 지낼 수 있고, 일과 중 가끔씩이라도 아이를 들여다볼 수 있다면, 나처럼 의지할 데가 없는 엄마는 출근길 고통 쯤이야 감수할 수 있다. 그런데 아이가 자랄수록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어린이집이야 지원금도 나오고 시간을 정해 ‘봐주는’ 곳이니 일단 맡길 수는 있으니 말이다.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면 모든 게 돈이다. 게다가 정규 시간이 오후 2시 안팎으로 끝난다. 이후에는 보충수업이나 특별활동 등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며 아이를 머물게 해야한다. ‘좋은’ 유치원에 들어가는 것은 아마 국공립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것 만큼이나 바늘구멍일 거다. 나는 아이가 학교 들어가기 직전까지 어린이집에 보낼 생각도 하고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말귀야 다 알아듣고 자기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생기겠지만, 그래도 혼자 두는 것은 여전히 불안한 세상이다. 학교 수업이 12시, 1시에 끝나버리면 그 때부터는 아이를 돌봄교실에 보냈다가 학원 뺑뺑이를 돌려야 한다. 그러면서도 아이를 챙겨줄 ‘이모님’이라도 존재는 10년 가까이 옆에 둬야 하고, 그러면 계속 월급의 일부를 남에게 떼어주면서 아이를 키워야 한다. 아직 두 돌도 안 된 아기의 얼굴을 보며 나는 10년 안에 벌어질 이런 상황들이 너무 미안하기만 하다. 가장 황당했던 것은 정부의 저출산 대책을 비판하면서 내놓은 여당의 아이디어다. “생각의 틀을 바꿔버리자”는 멋있는 제안을 하더니 대뜸 학제를 개편하자니. 아이의 입학 연령을 낮춰서 입직 연령을 앞당기자는 거였다. “아이가 일찍 학교에 들어가면 엄마의 취업률도 더 높아질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억울함마저 들었다. 모두가 나처럼 아이를 힘들게 키우는 게 아니었구나, 아이를 단 한 시간도 맡길 데가 없어서 발을 동동 굴러본 사람은 나밖에 없었구나. 다들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편하게 아이를 잘 키웠나보다, 허무했다. 직장맘의 가장 큰 고비가 두 차례라고 들었다. 내 생각도 다름 없다. 첫 번째는 아이를 낳아 육아휴직을 한 뒤 복직을 하기 직전, 12개월 전후다. 핏덩이 같은 젖먹이를 떼어놓고 회사로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어미의 심정을 과연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정부에서 전업주부들더러 어린이집 이용을 줄이라면서 “가정 양육이 아이에게 가장 좋다”고 말하곤 한다. 그렇다면 직장맘들도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도록 그렇게 중요하다던 36개월까지 휴직 기간을 늘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왜 직장맘들은 돌쟁이들을 매몰차게 놔두고 자기 일을 하는 이기적인 사람들로 만들고, 전업주부들은 “할 일 없이 놀면서 애도 안 보고 어린이집을 보내는 한심한” 사람들로 만드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또 겨우 1년 3개월 동안 출산+육아휴직을 꽉 채워 쓰면 그렇게도 온갖 눈치를 주면서 겨우 복직을 하면 “애 보기 싫어서 일하러 나왔다”, “잘 쉬다 왔냐”고 수근거리기도 한다. 두 번째 고비가 초등학교 입학 전후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보육’의 울타리가 사라진다. 학교마다 방과후 교실이나 돌봄교실이 만들어진 것은 안다. 그래봐야 오후 5시까지다. 지역 아동돌봄센터든 학원이든 아무튼 계속 아이를 어디론가 보내야 한다. 현재 만 6세 아이들도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는 아기나 다름 없다. 선생님에게 화장실에 가겠다는 말도 못하고 참다가 긴장하면 바지에 오줌을 싸기도 하는 나이다. 돈 개념도 아직 없어서 아이 손에 돈을 쥐어주기도 조심스러운 나이다. 그런데 만 5세를 초등학교에 보내놓고 엄마들이 어떻게 일을 할 수 있을까. 학교를 보내 놓은 시간 동안 일을 한다 해도 겨우 몇 시간, 파트타임일 뿐이다. 가뜩이나 치열한 경쟁에 치어가며 힘들게 공부를 하며 자라야 하는 아이다. 여자 아이라 언제 무슨 일을 당할지 늘 불안해 하며 노심초사할 것이고, 혹시나 왕따를 당하지는 않을까,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요즘에는 SNS를 통해서 눈에 띄지 않는 폭력도 허다하다는데 과연 내 아이는 무사할 수 있을까. 정말 말 그대로 별의 별 일들이 다 일어나고 있는 이 곳에서 아이를 자라게 하는 것이 미안하다. 그런데 이 험난한 세상에 1, 2년 더 빨리 뛰어들고, 더 빨리 경쟁해서 어떻게든 결혼하고 애를 낳으라니. 화가 난다. 보육 문제를 통틀어 가장 바꿔야할 것은 사실 너무 근본적인 문제다. ‘아빠의 달’ 인센티브를 한 달에서 3개월로 늘리고 아빠들도 육아휴직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는 내용은 사실 별 도움이 안 된다. 왜 꼭 아빠가 일을 쉬어야지만 육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이다. 이건 엄마들도 마찬가지다. 보육 문제가 이토록 해결할 수 없는 고리에 계속 머물고 있는 것은 바로 ‘일’에 대한 전반적 분위기 때문이다. 오후 6~7시에 집에 도착할 수 있는 퇴근시간을 가진 직장이라면 더 이상 하원 도우미를 고용하지 않아도 된다. 나처럼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아이의 어린이집 일과 시간에 맞춰 일을 하도록 해주면 월 100만원 이상의 추가 비용을 안 써도 된다. 꼭 근무시간이 길어야만 일을 열심히, 잘하는 듯한 분위기가 팽배해져 있는 사회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를 키우는데 긴 근무시간 만큼 , 아이를 봐주는 곳이 없다. 이 자체로도 모순을 느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나와 남편, 두 사람이 사랑하는 아이를 한 명 낳았는데 도저히 둘의 힘만으로는 키울 수가 없다. 친정이든 시댁이든 부모님이나 남의 도움을 꼭 더 받아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를 더 낳을 생각을 하는 게 오히려 철이 없는 게 아닌가. 몇 달 전, 내가 쓰는 글을 읽고 한 40대 독자가 보내주신 메일에서 나는 눈물이 쏟아졌다. “저보다 한참 어린 기자님의 삶이 저의 지난 삶과 너무 비슷해서, 세월이 이렇게 흘렀어도 일하는 엄마의 삶은 여전히 힘들고 예전의 상황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음에, 딸 가진 엄마로서 가슴이 미어지네요” 나는 10년 뒤 또 다른 직장맘 후배에게 이런 연민을 느끼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지 못하겠다. 그리고 30년 남짓 뒤, 내 딸이 엄마가 되는 시간까지. 나의 눈물과 불안함은 가시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안타깝고 슬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25)아들 딸 구별 말자던 세상, 정말 달라졌을까 (26)가끔은 그냥 ‘나’이고 싶다 (27)1년에 단 며칠인데 뭐가 그리 힘드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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