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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뀐 ‘삼성수능’ 첫 실시…“중국史 생소”

    바뀐 ‘삼성수능’ 첫 실시…“중국史 생소”

    Q 미국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떨어진다. 누가 월급을 가장 많이 받을까? A ①국내 기업에서 월급을 원화로 받는 사람 ②외국계 기업에서 월급을 달러로 받는 사람 ③외국계기업에서 월급을 원화로 받는 사람 18일 치러진 올해 하반기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에 출제된 경제 부문 관련 문제다. 문제의 답은 ②이다. 삼성 대졸 신입사원 공채 시험인 GSAT가 이날 국내외 7개 지역에서 진행됐다. 이번 시험은 채용 제도 개편 후 첫 직무적성검사다. 하지만 시험 형식이나 난이도는 상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GSAT는 언어논리와 수리논리·추리·시각적사고·직무상식 등 5개 영역에서 모두 160문항이 출제됐다. 응시자들에겐 140분이 주어졌다. 시험을 마친 응시자들은 대체로 역사 문제가 다소 까다로웠다고 입을 모았다. 역사 부문에서는 근초고왕, 광개토대왕, 진흥왕, 법흥왕, 장수왕 등 삼국시대 왕의 순서를 묻거나 제자백가 시대 당시 시대 상황을 바르게 설명한 답을 고르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 당나라와 송나라 등 중국사에 대한 문제도 출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고에서 시험을 치른 취업준비생 김모(28·여)씨는 “역사 영역은 한국사 6개, 중국사 4개, 세계사 4개가 나왔는데 중국사가 생소했다”면서 “지난해 하반기에도 시험을 봤는데 시험 유형이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직무 상식 문제로는 캐시카우, 퀀텀닷, 바이오시밀러, 근거리무선통신(NFC), 그래핀 등과 관련한 상식을 물었다. 경제 분야에서는 환율과 금리의 상관관계, 대체재, 보완재 등에 관한 문제가 나왔다. 반면 삼성의 각 계열사에 대한 기업 정보나, 삼성이 출시한 신제품 등을 직접적으로 묻는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다. 국내 응시 인원은 상반기 8만~9만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 3만~4만명으로 예측된다. 기존 시험과 달리 이번 GSAT는 자기소개서를 제출한 사람만 응시하게 해 응시자 수가 대폭 줄었다. 삼성 측은 정확한 응시생 수와 고사장 개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은 GSAT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오는 11월 중 ‘직무역량·창의성·임원 면접’을 시행하고 11~12월 중 건강검진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주어진 과제에 대해 지원자와 면접관이 함께 토론하는 식의 창의성 면접은 이번에 처음 진행된다. 삼성그룹에 이어 오는 주말인 24~25일에는 CJ그룹과 금호아시아나, SK그룹 등 대기업들의 공채 필기 시험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허백윤기자의 독박육아] ‘슈퍼맨 아빠’보다 ‘자상한 아빠’가 최고인데…

    [허백윤기자의 독박육아] ‘슈퍼맨 아빠’보다 ‘자상한 아빠’가 최고인데…

    오늘로 12814일째, 421개월에 접어든 우리집 ‘큰아들’을 보면 안쓰럽기 짝이 없다. 안경 없이는 바로 앞도 제대로 못 보면서 자고 일어나면 꼭 자기 안경이 어디 있냐고 나에게 묻질 않나, 전날 밤 퇴근하고 차에 지갑을 놓고 와서는 다음날 아침 지갑을 잃어버렸다며 급한 대로 나의 카드를 집어 갔다. 이뿐인가. 맨날 똑같은 자리에 가구와 집기들이 놓여 있는데도 “이건 어디에 넣어야 돼?”, “그건 어디 있어?” 시도 때도 없이 묻는다. 정말 내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할 것만 같다. ●5살 위 결혼 4년차 남편 다 챙겨줘야 할 ‘큰아들’4년째 같이 살고 있는 남편의 얘기다. 나이는 나보다 다섯 살이나 많은데 아이처럼 아직도 내 손길이 구석구석 필요하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아기에게 철저하게 밀렸다. 남편은 아마도 결혼을 하면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예쁘고 상냥한 아내의 인사를 받고 보글보글 끓는 구수한 된장찌개가 차려진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며 하루의 피로를 달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을 거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두 시간 넘게 걸리는 퇴근길을 힘겹게 달려온 남편을 기다리는 것은 나의 짜증과 분노였다. 가스레인지 위에 열심히 끓고 있는 것은 남편을 위한 된장찌개가 아닌, 아기의 이유식 육수용 한우였다.밥도 안 차려 놓은 주제에 집안 꼴도 형편없다. 도대체 하루 종일 집에서 뭘 하길래 이 지경일지 궁금하겠지만 착한 남편은 묻지 않았다. 급한 대로 간단하게 차리든 뭔가를 시켜서 먹든 대충 저녁을 먹는다. 남편에게는 이제부터 주어진 미션이 더 많다. 설거지, 쓰레기 버리기, 청소기 돌리기 등 몇 가지 집안일을 해치워야 한다. 결혼하기 전에는 매주 일요일 사회인 야구 경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요즘은 언감생심이다.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거나 야구 관련 커뮤니티를 둘러보는 것이 취미가 됐다. 부쩍 화장실에 자주 가고 싶어 하고, 들어가면 한참 동안 나오지 않는다. 그 순간만큼은 아무도 자기를 찾지 않으니 선택한 도피처 같다.이리저리 치이며 고된 한 주를 보내고 드디어 주말이 왔지만, 늦잠도 꿈일 뿐이다. 아이와 야외에 나가 목마를 태워 주면서 비로소 아빠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남이 해주는 밥’을 먹으며 한 주의 스트레스를 풀어야 한다는 나의 비위도 맞춰 줘야 한다. 외출을 마치고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오면 다시 분리수거와 집 정리를 해야 한다.●집·회사서 눈칫밥… “아빠라 꿈 없다”에 가엾기도회사에서도 눈치를 보고 들어와서는 이렇게 집에서도 나와 아이의 눈치를 살펴야만 하는 남편이 가엾다. 그 어깨는 얼마나 무거울까. 아이 한 명 키우는 데 3억원 남짓의 돈이 든다고 한다. 나는 매달 월급날이 되면 그때그때 나가는 돈을 생각하지만 남편은 아이의 대학 등록금까지 생각한다. 둘 다 일을 하고 돈을 벌지만 그 무게는 확연히 다를지도 모르겠다. 일이 잘 안 풀리면 나는 투덜거리며 불평이라도 하는데, 남편은 축 늘어진 채로 어디에서도 힘들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나는 여전히 ‘꿈’이라는 단어를 좇으며 내가 무엇을 하며 살 것인지 고민하고 있지만 남편은 “나는 이제 아빠라서 꿈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유일한 대화 상대 남편 보면 짜증… 스트레스 풀어그런데 정말 미안하게도 나는 이런 남편이 퇴근할 때 웃어 주지 못했다. 육아휴직 기간 동안에는 하루 종일 남편이 오는 시간만 기다렸다. 하지만 막상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남편을 보면 짜증이 밀려왔다. 나의 유일한 대화 상대이자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풀 대상이었다. 그 얼굴을 보면 하루의 설움이 복받쳐 올랐다. 내가 이렇게 힘든 것이 모두 남편 탓이라는 유치한 생각도 들었다.남편도 충분히 힘들다는 걸 알면서 내가 더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유는 하나였다. 육아에는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적어도 밥 한 끼, 커피 한 잔 마음대로 먹을 수 있지만, 집에 있는 나는 먹고 자고 씻는 것, 심지어 배설하는 것까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시간들이 많았다. 항상 피곤했고 외로웠고 우울했다. 내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어 버린 것 같았다. 일을 잠시 쉬어야 했고, 복직을 하더라도 예전 같은 생활은 불가능할 것 같았다. 반면 남편은 평소와 다름 없이 출근을 했고 회식을 했고 경조사에 참여했다. 아이 한 명을 얻은 기쁨만큼 나는 늘 불안하고 막막했지만 아무리 이야기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남편은 분명 자기도 할 만큼 하고 있다고, 노력한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알아주지 않아 서운하고 야속했을 것이다. 하루 종일 사랑하는 아기와 함께 있으면서 뭐가 그렇게 외롭고 우울하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됐을 것이다.복직한 뒤로는 똑같이 사회생활하는데 왜 육아에 살림까지 다 내 몫이어야 하는지 불만이 더 늘어 갔다. 나는 눈치를 무릅쓰고 칼퇴근을 하며 출근길보다 더 마음을 졸이며 집으로 돌아간다. 남은 일을 집으로 싸들고 가지만 아이와 함께 있는데 일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남편은 일을 마칠 때까지 회사에 남았다가 밤 11시가 넘어서야 들어온다. 주말이 되면 같이 외출을 하고 돌아와서 남편에게 청소기 한 번 돌려 달라고 부탁을 해야 움직이고, 그동안 나는 다음주 아이가 먹을 반찬을 잔뜩 만들어야 한다.불과 몇 년 전까지 밤마다 헤어지는 것도 아쉬워 손을 놓지 못하던 연인 사이였는데 요즘은 서로 툭 건드리면 폭발할 것만 같은 긴장감을 유지하며 지낸다. 아이를 키우는 것과는 별개로 우리가 엄마와 아빠가 되는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의 나의 마음을 남편이 알아주기에는 함께 있는 시간, 아이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턱 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이의 내복 바지를 거꾸로 입히는 것인지, 맨날 발라 주는 아이 로션은 항상 같은 자리에 떡 하니 놓여 있는데도 왜 항상 어디 있냐고 묻는 건지 속이 터진다.2008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남성의 부성 경험과 갈등’을 연구한 결과 아빠들은 가장 희망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경제적으로 능력 있는 아버지’를 꼽은 반면, 아내들은 ‘가정적으로 자상한 아버지’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능력’은 3순위에 불과했다. 부양 역할이 별로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부양자로서의 역할만으로는 ‘아버지’의 역할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인식의 변화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아기 함께 키우는 느낌 들면 더 바랄 게 없는데…2015년 상반기에는 아빠 육아휴직자가 지난해보다 40.6%나 늘어날 만큼 아빠들의 역할에도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만큼 아빠들의 부담감은 더욱 커졌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꼭 말해 주고 싶은 것이 있다. 엄마들이 바라는 것은 육아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슈퍼맨 같은 아빠가 아니다. 꼭 육아휴직까지 하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평소에 조금씩만 일찍 들어와도 같이하는 시간을 얼마든지 채워 갈 수 있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도 절실하다.아이에 대해 하나라도 더 알아 가고 기억해 주고, 육아 스트레스에 찌들어 있는 나의 대화 상대가 돼 주고 이해해 줄 때 정말 아빠답다는 생각이 든다. 이기적으로 들려도 어쩔 수 없지만, 내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상태에서는 남편의 이야기가 별로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우리’의 아이를 키우는 데 왜 나만 이렇게 변해 버린 것인지 억울한 심정을 갖고는 남편을 다독여 줄 수 없었다. 엄마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 아이를 함께 키우고 있다고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오늘도 애쓰는 아빠들에게 진짜로 바라는 점이다.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美뉴욕 레스토랑들 “이제 팁 안 받아요”

    미국 뉴욕의 유명 레스토랑 체인 ‘유니온스퀘어 호스피탤리티 그룹’(USHG)이 미국의 오랜 전통인 ‘팁’을 받지 않기로 했다. 뉴욕 외 여러 도시에서도 팁을 받지 않겠다는 레스토랑이 늘면서 미국의 팁 문화가 근본적으로 변할지 주목된다. ‘유니온스퀘어 가든’, ‘그래머시 터번’ 등 뉴욕의 유명 레스토랑 13개를 보유한 USHG의 최고경영자(CEO) 대니 마이어는 오는 11월 말부터 뉴욕 현대미술관(MoMA) 내 레스토랑 ‘더 모던’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USHG의 레스토랑에서 팁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USHG는 웨이터가 고객에게 팁을 받지 않는 대신 음식 가격을 조정해 회사가 웨이터에게 직접 월급을 줄 계획이다. 마이어 CEO는 “그룹 레스토랑에서 받는 평균 팁이 가격의 21%임을 감안하면, 음식값은 20~25%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USHG가 팁을 받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는 웨이터와 다른 직원 간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고객이 지급하는 팁은 고객에게 직접 음식을 가져다준 웨이터만 가질 수 있고, 요리사, 매니저 등과 공유할 수 없다. 마이어 CEO는“30년간 주방 직원의 소득은 25% 상승한 반면, 홀 직원의 소득은 200%나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뉴욕주의 패스트푸드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약 1만 6900원)로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기로 한 것도 이번 USHG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USHG 외에도 뉴욕, 시카고 등에서 영업 중인 여러 대형 레스토랑도 팁을 폐지했거나 폐지할 방침이다. 그러나 뉴욕, 런던에서 9개의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있는 드루 니포렌트는 “팁 문화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미국의 시스템이며, 미국의 삶의 방식”이라면서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상위 10% 임금 동결하면 최대 11만명 신규 채용”

    “상위 10% 임금 동결하면 최대 11만명 신규 채용”

    근로소득 상위 10% 이상의 임직원 임금을 동결하면 최대 11만명에 이르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해도 최대 19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단, 이는 기업이 절감한 인건비를 신규 채용 확대에 모두 쏟아부어야 가능한 일로 현재의 기업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노사정은 지난달 노동시장 구조개선 대타협 당시 고소득 임직원의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청년 채용 확대에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15일 한국노동연구원은 ‘상위 10% 임금 인상 자제에 따른 고용 효과 추정’ 보고서에서 당시 합의안을 토대로 100인 이상 사업체의 상위 10% 고임금 근로자의 임금을 동결하면 9만 1545명의 정규직 신규 채용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위 10% 고임금 근로자 바로 밑에 있는 임금 차상위자는 노사정 합의안에 따른 동결 대상이 아니더라도 기업의 생리상 상위 10% 임직원의 월급을 뛰어넘지는 못할 테니 임금 차상위자도 임금 인상을 자제할 것이라고 가정해 계산했다. 이렇게 되면 100인 이상 사업체를 통틀어 2024억원이 절감되고 이 돈을 모두 신규 채용에 쓴다면 월평균 226만원을 받는 정규직 근로자 9만 1545명을 신규 채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채용 형태를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낮은 비정규직까지 확대하면 11만 2729명을 신규 채용할 수 있고 상위 10% 임직원의 임금 인상률을 1%로 낮추기만 해도 정규직 8만 5382명을 새로 채용할 수 있다고 봤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에서 5만 3814명, 사업지원서비스업에서 1만 9648명, 기술서비스업에서 5120명, 건설업에서 3113명, 금융보험법 등에서 3026명의 신규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했다. 또 노사정 합의대로 근로시간을 주당 52시간으로 줄이면 고용 효과가 11만 2000~19만 3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한국노동연구원은 “이는 근로소득 최상위자와 차상위자가 임금 절감에 협조하고 이를 통해 마련된 임금 재원으로 신규 노동력을 충원할 수 있어야 가능한 최대 수치”라고 전제를 달았다. 노동계는 인건비 절감이 곧 고용 창출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에서 “100대 기업의 사내유보금이 현금 자산을 포함해 800조원이 넘는데도 투자를 안 하는데, 임금을 동결했다고 그 비용으로 투자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논리는 허구에 가깝다”며 “오히려 임금 감소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내수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인력을 추가 채용하면 인건비가 계속 들어 당장 인건비를 낮춘다고 해도 기업은 고용을 늘리지 않는다”고 말했고,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기업으로부터 인건비 절감분만큼 세금을 더 거둬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는 게 차라리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고국 떠난 애환 춤으로라도 달래시길…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노원구가 오는 18일 노원어울림극장에서 ‘파독 간호사 초청 고국 공연’을 연다고 15일 밝혔다. 국내 첫 공연이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 독일에 파견된 간호사들로 구성된 ‘아리랑 무용단’은 1990년 독일 도르트문트를 거점으로 창단했다. 고단한 생활과 타양살이의 설움을 극복하고, 독일서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탄생한 단체다. 공연단원 연령은 65~72세다. 외화 벌이를 위해 파독간호사를 자청한 1만 여명의 젊은 여성들은 3개월간의 속성 언어교육을 받고 병원에 배치됐다. 통상 첫 월급 530마르크(약 700원) 중 기숙사·식비를 제외한 380마르크를 받아 그 중 300마르크를 고국으로 보낸 ‘억척스러운 언니’들이었다. 현재 교포 2·3·4세대에게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와 공연예술을 보급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날 오후 5시에 시작하는 공연은 무용단 회원과 한국문화에 매료된 독일인 남성 등 모두 18명이 펼친다. ‘다시 부르는 아리랑, 망향의 춤’이라는 주제로 1부 공연은 ‘그리움’, 2부는 ‘도약’을 표현한다. 1부에는 살풀이춤, 부채산조, 지전무, 태평무 등을 춘다. 2부에는 소고와 장고, 북 등을 활용한 타악 연주를 하고 소고춤, 장고춤, 경고춤 등을 춘다. 노원문화원이 주최하고 춤사랑무용단과 아리랑무용단이 주관하며 노원구, 한독간호협회, 재독교포신문, 인덕대학교평생교육센터가 후원한다. 김성환 구청장은 “이 공연이 파독 근로자들의 희생과 헌신에 조금이나마 보답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현재의 풍요로움에 취해 우리가 잊고 있었던 그분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상위 10% 임금 동결하면 최대 11만명 신규 채용”

    “상위 10% 임금 동결하면 최대 11만명 신규 채용”

    근로소득 상위 10% 이상의 임직원 임금을 동결하면 최대 11만명에 이르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해도 최대 19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단, 이는 기업이 절감한 인건비를 신규 채용 확대에 모두 쏟아부어야 가능한 일로 현재의 기업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노사정은 지난달 노동시장 구조개선 대타협 당시 고소득 임직원의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청년 채용 확대에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15일 한국노동연구원은 ‘상위 10% 임금 인상 자제에 따른 고용 효과 추정’ 보고서에서 당시 합의안을 토대로 100인 이상 사업체의 상위 10% 고임금 근로자의 임금을 동결하면 9만 1545명의 정규직 신규 채용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위 10% 고임금 근로자 바로 밑에 있는 임금 차상위자는 노사정 합의안에 따른 동결 대상이 아니더라도 기업의 생리상 상위 10% 임직원의 월급을 뛰어넘지는 못할 테니 임금 차상위자도 임금 인상을 자제할 것이라고 가정해 계산했다. 이렇게 되면 100인 이상 사업체를 통틀어 2024억원이 절감되고 이 돈을 모두 신규 채용에 쓴다면 월평균 226만원을 받는 정규직 근로자 9만 1545명을 신규 채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채용 형태를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낮은 비정규직까지 확대하면 11만 2729명을 신규 채용할 수 있고 상위 10% 임직원의 임금 인상률을 1%로 낮추기만 해도 정규직 8만 5382명을 새로 채용할 수 있다고 봤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에서 5만 3814명, 사업지원서비스업에서 1만 9648명, 기술서비스업에서 5120명, 건설업에서 3113명, 금융보험법 등에서 3026명의 신규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했다. 또 노사정 합의대로 근로시간을 주당 52시간으로 줄이면 고용 효과가 11만 2000~19만 3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한국노동연구원은 “이는 근로소득 최상위자와 차상위자가 임금 절감에 협조하고 이를 통해 마련된 임금 재원으로 신규 노동력을 충원할 수 있어야 가능한 최대 수치”라고 전제를 달았다. 노동계는 인건비 절감이 곧 고용 창출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에서 “100대 기업의 사내유보금이 현금 자산을 포함해 800조원이 넘는데도 투자를 안 하는데, 임금을 동결했다고 그 비용으로 투자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논리는 허구에 가깝다”며 “오히려 임금 감소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내수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인력을 추가 채용하면 인건비가 계속 들어 당장 인건비를 낮춘다고 해도 기업은 고용을 늘리지 않는다”고 말했고,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기업으로부터 인건비 절감분만큼 세금을 더 거둬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는 게 차라리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고국 떠난 애환 춤으로라도 달래시길…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노원구가 오는 18일 노원어울림극장에서 ‘파독 간호사 초청 고국 공연’을 연다고 15일 밝혔다. 국내 첫 공연이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 독일에 파견된 간호사들로 구성된 ‘아리랑 무용단’은 1990년 독일 도르트문트를 거점으로 창단했다. 고단한 생활과 타양살이의 설움을 극복하고, 독일서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탄생한 단체다. 공연단원 연령은 65~72세다. 외화 벌이를 위해 파독간호사를 자청한 1만 여명의 젊은 여성들은 3개월간의 속성 언어교육을 받고 병원에 배치됐다. 통상 첫 월급 530마르크(약 700원) 중 기숙사·식비를 제외한 380마르크를 받아 그 중 300마르크를 고국으로 보낸 ‘억척스러운 언니’들이었다. 현재 교포 2·3·4세대에게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와 공연예술을 보급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날 오후 5시에 시작하는 공연은 무용단 회원과 한국문화에 매료된 독일인 남성 등 모두 18명이 펼친다. ‘다시 부르는 아리랑, 망향의 춤’이라는 주제로 1부 공연은 ‘그리움’, 2부는 ‘도약’을 표현한다. 1부에는 살풀이춤, 부채산조, 지전무, 태평무 등을 춘다. 2부에는 소고와 장고, 북 등을 활용한 타악 연주를 하고 소고춤, 장고춤, 경고춤 등을 춘다. 노원문화원이 주최하고 춤사랑무용단과 아리랑무용단이 주관하며 노원구, 한독간호협회, 재독교포신문, 인덕대학교평생교육센터가 후원한다. 김성환 구청장은 “이 공연이 파독 근로자들의 희생과 헌신에 조금이나마 보답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현재의 풍요로움에 취해 우리가 잊고 있었던 그분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29) 1인실 쓰고도 출산비 ′0원′…호주·미국 육아맘에게 물었다

    [독박(讀博) 육아일기](29) 1인실 쓰고도 출산비 ′0원′…호주·미국 육아맘에게 물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내가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것들, 외국에 사는 다른 엄마들은 어떨까. 우리나라만 이렇게 혼자 아기 키우기 힘든 환경인 걸까, 아니면 우리나라 엄마들만 유독 힘들어하는 것일까. 마침 사촌들이 해외에서 국제 결혼을 한 뒤 아이를 키우고 있다. 큰이모의 딸, 작은 아버지의 딸, 고모의 딸이 그렇다. 이런 조합을 찾는 것도 흔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궁금한 내용들을 물었다.모두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성인이 된 뒤 해외로 떠났다. 미국과 일본, 호주. 살고 있는 나라도, 형부들의 국적도 다양하다. 이들의 경험과 사연을 통해 ‘독박육아일기 해외편’을 적어보기로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살고 있는 사촌언니 허지혜(34)는 지난해 7월 딸을 낳았다. 남편은 대만계 미국인이다. 고모의 딸인 홍서영(32)은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에 호주인 남편과 가정을 이뤘다. 지난 3월 아들을 낳았다. 두 명 모두 아기를 낳은 뒤 우울감이 심해 심리치료나 상담을 받기도 했다. 미국과 호주의 육아 경험을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본다. (편의상 나라 이름으로 표시한다)     -그곳에선 아이 키우는 환경이 어떤지, 경험을 중심으로 알고 있는 보육정책에 대해 알려달라.  →호주: 나는 파트타임으로 일을 해서 출산휴가를 따로 받지는 못했다. 그래서 지금은 일을 쉬고 있다. 각 가정의 수입에 따라 정부 지원금(family benefit)이 나온다. 2주마다 300~400 달러를 받고 있다.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출산비용과 예방접종 비용도 모두 정부에서 부담한다. 나는 출산하고 1인실에 입원했는데도 내 돈은 단돈 100원도 들지 않았다.  →미국: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은 꽤 있는 걸로 아는데 나처럼 그냥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겐 혜택이 적다. 지난해 아기를 낳고 세금에서 2500달러 정도를 줄여 받았지만, 내가 받은 돈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은 안 되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단기장애보험(Short-term Disability Insurance·SDI)이라고 하는 갑자기 건강이 좋지 않을 때를 대비한 보험 프로그램이 있다. 매달 급여에서 1~2% 정도를 보험료로 냈다. 임신과 출산 관련 비용도 이 보험을 통해 처리했다. 이 보험을 통해 출산 전 4주 동안과 출산 후 6주 동안 월급의 55%를 받는다. 금액이 적다 보니 그냥 아기를 낳기 바로 직전까지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나라들은 예방접종을 무료로 지원해준다는데 여기는 아기들도 개인 보험을 들어야 한다. 가장 저렴한 것을 찾아서 매달 300달러의 보험료를 낸다.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정기 진료를 받을 때마다 또 20달러를 내야 한다. 약이나 영양제도 모두 따로 사서 먹여야 한다. 아기가 생후 4일 만에 황달로 병원에 하루 입원했는데 병원비가 1400달러나 나왔다. 아기가 돌이 지난 뒤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일주일에 사흘 보내는데 한 달에 1700달러를 낸다. 4일 이상 보낼 경우에는 2200달러였다.     -출산 이후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엔 어땠나.→미국: 12주 동안 육아휴직을 하며 월급의 55%만 받아 빠듯했다. 이후 복직을 해야했는데 모유수유를 하던 아기가 젖병을 완강히 거부하는 바람에 풀타임 근무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다행히 재택근무를 허락한다는 직전 회사의 제안을 받았고, 현재 회사와도 협상이 가능해서 두 회사에서 파트타임으로 집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기를 데리고 재택근무을 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힘들었다. 시어머니가 평일에 와서 아기를 봐주셨지만, 도저히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기저귀를 가는 것과 집안일까지 해야했다. 일할 틈이 없었다. 아기가 밤 10시쯤 잠들면 그때부터 일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밤중수유도 해야했고 거의 매일 밤을 꼴딱 새다시피 했다. 결국 아기가 11개월 됐을 때 한 회사의 일을 그만뒀다. 수입은 줄었지만 나부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미국에서는 임신부가 예정일까지 꽉 채워서 일을 했다거나 출산 직후 바로 복직을 했다는 얘기가 많고, 그렇게 하는 걸 대단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    →호주: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친구를 보니 회사에서 출산 3개월 전부터 1년 동안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었고, 휴직 기간을 포함해 18주 동안 정부지원금을 2주마다 90만원씩 받았다고 한다. 월급 만큼은 아니어도 많은 부담을 덜었다고 한다. 단 한화로 연봉 1억 3000만원 이상은 이 수당을 받을 수 없다. 직장맘은 어린이집 비용도 절반 지원을 받는다. 다만 어린이집 비용 자체가 비싸다. 하루에 70~80달러, 어떤 곳은 100달러가 넘을 정도다.  특히 일하는 여성에게 좋다고 여긴 것이 유연근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만 4세와 1세의 두 자녀를 둔 친구는 주 1일 오전 9시~오후 2시 파트타임으로 회사 일을 하고 있다. 그 사이 큰 아이는 유치원에 보내고 작은 아이는 재택근무를 하는 남편이 봐준다. 업무 분야에 따라 재택근무와 유연근무가 가능한 회사에는 직장맘을 배려해주는 편이다.    -출산 및 육아에 있어서 남편들을 위한 정책은 뭐가 있나.→호주: 남편이 아내 출산시 주어지는 2주의 출산휴가를 받았고 그 기간 동안 급여도 모두 받았다. 그래서 산후조리 기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미국: 단기보험(SDI) 프로그램에 따른 6주의 휴가와 이후 6주의 육아휴직을 엄마와 아빠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 아기가 돌이 될 때까지 아무 때나 쓰면 된다. 남편은 출산 직후 3주 동안 집에서 나를 도왔다. 이후엔 7주 동안 일주일에 2~3일만 일을 하며 육아를 함께했다.    -외국인 아빠들의 육아에 대한 생각과 실제 참여도는 어떤가.→호주: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고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알고 있다. 집안일은 요리는 주로 내가 하고 남편은 빨래와 청소를 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분담이 돼있다.→미국: 남편은 정신적으로는 70%, 실제로는 30% 정도 육아에 참여하는 듯 하다. 회사가 집에서 멀다 보니 처음에는 깨어있는 아기를 마주칠 시간조차 없었다. 서서히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우리는 아기 이유식 재료 같은 시시콜콜한 것까지 서로 의논하고 대화를 나눈다.  그래서 크게 부딪힌 일도 있다. 미국에서는 영아 돌연사 때문에 부모와 아기가 함께 자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한국에서 자랐고 한국 친구들이 아기와 같이 자는 걸 봤기 때문에 아기를 데리고 자고 싶었다. 남편은 왜 아기를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하냐며 극구 반대했다. 결국 따로 재우는데, 아기는 혼자서 절대로 자려고 하지 않았고 내내 울어대기만 했다. 한 사흘 정도 남편이 잠든 사이 눈치를 봐가며 내 옆에서 데리고 잤더니 아침까지 푹 잘 잤다. 그런데 남편이 앞으로는 그러지 말라고 거듭 지적하더라. 간만에 나도 잠을 잘 수 있어서 힘이 났는데 그 말이 너무 서럽고 화가 났다.     -가장 절실하게 필요했던 건 뭔가.→호주: 산후조리 기간에 도움의 손길이 절실했다. 가족이나 친정 엄마가 함께 있으면서 먹을 것부터 하나하나 챙겨줬다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 육아에 대해 모르는 시기에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서 애를 많이 먹었다. 남편이 많이 도와주긴 했지만 육아와 살림, 정서적인 보살핌까지 모두 충족할 수 없었다.→미국: 나는 돈이 제일 필요했다. 원래 나는 돈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어서 전공과 직업도 모두 돈과는 거리가 멀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택했다. 그런데 아기를 낳고 보니 돈이 곧 아기와 지낼 수 있는 시간이자 도와줄 사람이었다. 돈이 있어야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집에서 아기를 더 돌볼 수 있고 돈이 있어야 가사도우미를 고용해 쉬면서 여유도 갖고, 그러면 아기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사는 동네엔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대부분 일주일에 한 두번 가사도우미를 부르고 음식도 배달시켜 먹는다. 또 보모를 고용해 일주일 내내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런 엄마들은 잠도 충분히 자고 아기들과 놀 시간도 많다. 그래서인지 그 아기들이 내 딸보다 더 건강해보이기까지 했다.    -육아에 대한 정보는 주로 어떻게 얻었나. 한국에서는 주로 산후조리원 동기모임을 하거나 동네에서 또래 아이 엄마들과 친해지며 육아 정보를 나누기도 한다.→미국: 자연주의 출산을 해서 집에서 산파의 도움을 받아 아기를 낳았는데, 그 산파가 돌보는 가족들이 3주마다 모인다. 출산부터 육아 정보까지 두루 공유한다. 또 대학 어린이병원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엄마와 아기들이 모이는 프로그램이 있다. 아기가 6주쯤 되었을 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모임을 찾아갔다. 또래 엄마들과 고충을 나누며 서로 위로가 되고 있다.→호주: 퀸즐랜드주에서는 출산 직후 ‘레드북’을 준다. 여기에는 출생 정보와 예방접종 스케줄 등 다양한 육아 정보들이 담겼다. 출산하면 병원에서도 많은 지역 정보를 제공해준다. 무엇보다도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육아 프로그램에나 공원의 유모차 모임 등 엄마들과 함께 소통했을 때가 가장 도움이 된다.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나 우울감은 어떻게 해소했나.→미국: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큰 도움이 됐다. 대학병원 엄마·아기 모임에 참여하면 한주 동안 좋았던 일과 나빴던 일을 한 명씩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면서 속마음도 알게 되고 현재의 고충과 아기들의 발달상황을 공유한다. 어느 날 한 엄마가 자기는 사흘씩 샤워를 못한다고 털어놨다. 너무 피곤하고 바빠서 씻는 게 버겁다고. 모임이 있던 그날은 머리에 하도 기름이 져서 베이비파우더를 머리에 뿌리고 왔단다. 그 엄마가 “그래서 오늘은 할머니처럼 머리가 하얘졌다”고 웃으면서 말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쏟았다. 그 자리에 있던 우리도 모두 웃다가 울었다. 그 때를 생각하면 내가 요즘은 얼마나 깨끗하고 덜 피곤해졌는지 깨달으며 웃음이 난다.→호주: 산후우울증으로 많이 힘들었을 때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다. 상담치료나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의사들은 나의 힘들었던 점을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진지하게 귀담아 들어주었다. 산후우울증이 엄마 개인의 문제 만이 아니라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여겨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잘 되어있다고 느꼈다.     -한국 엄마들과 외국 엄마들의 임신, 출산, 육아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공통: 외국에서는 산후조리의 개념이 거의 없다. 한국의 산후조리원 같은 시설은커녕 출산 직후에도 평소와 다름 없는 생활을 하는 걸로 생각한다. 출산 후 바로 샤워를 하고 평소에 먹는 음식들을 그대로 먹는다. 몸을 따뜻하게 해야한다는 생각도 없고 찬 음식도 바로 먹는다.→호주: 출산 후 일주일이든 이주일이든 몸이 회복되는 대로 움직이고 외출한다. 운전도 마찬가지다. 갓 태어난 신생아를 데리고 쇼핑몰에도 많이 나온다.→미국: 미국도 그렇다. 신생아들이 밖에서도 편하게 잘 수 있도록 카시트나 유모차를 큰 돈 들여서 좋은 것으로 장만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엄마들은 수면교육을 많이 한다. 일찌감치 아기를 따로 재운다. 그런데 신기한 건 미국 아기들도 거기에 잘 적응한다는 거다. 미국 아이들 대부분 독립심도 강하다고 느낀다. 육아 모임에 가면 우리 아이만 동양 아기인데 유독 혼자서만 나에게 매달려 울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 아기 자체의 성향 때문인지 엄마의 특성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또 미국 엄마들은 자신의 커리어나 행복 추구를 당연하게 여긴다. 모유수유를 하면서도 맥주나 와인을 마시고 모유를 짜서 버리는 일도 많이 봤다. 아기를 맡기고 엄마들끼리만 저녁에 모여 식사를 하거나 주말여행을 다니기도 한다. 나는 아직 그 정도로 마음이 놓이지는 않는다. 나는 아기 옆에 있는 게 제일 행복하고 아기 몸에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육아가 힘들고 지치기도 하지만, 아기와 꼭 붙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더 강하다.     -공통점은 뭐가 있을까.→미국: 아기를 사랑하는 마음은 어디든 다 같은 것 같다. 모임을 하다보면 동질감을 더 많이 느낀다. 시어머니와 갈등이 있는 것도 비슷하다. 스탠포드 대학 어린이병원에 육아 관련 강의가 많은데 그 중에 조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도 있다. 핵심은 “요즘은 당신들이 자식을 키울 때랑 많이 다르다. 그러니 결코 당신이 알고 있는 (육아 정보가)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또 “새로 엄마가 된 사람들은 아기와 함께 붙어있어야 하니 아기를 안아주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집안일을 도와주라”는 등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런 강의가 있을 만큼 할머니와 초보 엄마의 갈등이 흔하다는 방증이 아닐까.→호주: 고부갈등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여기서도 시어머니가 육아에 간섭하며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똑같다. 대놓고 말은 하지 않지만 아들을 은근히 선호하기도 한다. -아이와 엄마를 바라보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시선은 어떤가. 한국에서는 최근 ‘노키즈존’을 내세우는 식당이나 카페도 늘어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호주: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면 모두 버스나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리를 내주거나 유모차를 끌고 다니면 길을 비켜준다. 여성과 아이에 대한 배려심이 아주 높다. 아기를 낳기 전에는 공원을 지나다가 아기 엄마가 모유수유를 하는 것을 몇 번 보고 놀란 적이 있다. 그런데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고, 모유수유는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위기다.  한 지인은 아이를 카시트에 태우고 운전하던 중에 경찰에게 제지를 당하고 벌금을 물었다고 한다. 아이가 카시트에 잘 앉아있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물었더나 카시트가 아이 몸에 잘 안 맞게 돼있다는 거였다. 안전벨트의 헐렁임 정도와 어깨선 높이 등을 재보고는 벌금을 물었다고 한다.→미국: 아기가 잘 울고 활동적이라 밖에 나가면 약간 피해를 끼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누가 눈치를 주거나 비판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가 울면 “도와줄 것은 없냐”, “얼마나 힘든지 안다”는 등의 위로가 되는 말을 건네준다. 그리고 전업주부나 전업남편들도 많아서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다들 잘 알고 있다. “차라리 회사에서 일하는 게 쉬는 것”이라는 농담도 많이 한다. 전반적으로 아이 키우는 것에 대한 많은 이해가 되어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호주: 처음에는 모르는 것 투성인데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 고생을 많이 하고 산후우울증도 겪었다. 하지만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빨리 치료를 해서 육아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생겼다.→미국: 힘들었던 경험을 주로 이야기했지만, 항상 활짝 웃고 사람들을 잘 따르는 아기를 보면 정말 행복하다. 육아하면서 누구나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것 같다. 그나마 나는 친정이 세 시간 거리에 있고, 시어머니가 많이 도와주시고 신랑도 자상하고 복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힘든 일이 있었어도 잘 극복하려고 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23)엄마의 책임감도 아이와 함께 자란다 (24)깜깜한 초보엄마를 깨워줄 길잡이가 필요하다 (25)아들 딸 구별 말자던 세상, 정말 달라졌을까 (26)가끔은 그냥 ‘나’이고 싶다 (27)1년에 단 며칠인데 뭐가 그리 힘드냐고요? (28)좋은 엄마 나쁜 엄마 따로 있나요 ▶1회부터 22회까지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의 독박 육아일기 / ☞블로그
  • [생활정책 Q&A] 아르바이트생 권리보장 어떻게

    [생활정책 Q&A] 아르바이트생 권리보장 어떻게

    올해 초 아이돌 그룹 걸스데이 멤버 혜리가 등장한 알바몬 광고는 최저임금을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이런 시급~ 조금 올랐어요. 5580원”이라고 외치던 혜리는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부터 감사패까지 받았습니다. 최저임금을 비롯해 청소년 및 대학생의 노동 권리를 알려야 할 고용부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일을 민간기업에서 해 주니 머쓱했겠죠. 어찌 됐든 혜리의 광고로 인해 올해 최저임금이 시급 5580원이라는 사실은 웬만한 국민이 다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주휴수당, 연장수당, 휴게시간, 퇴직금 등 여전히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 많습니다. 아르바이트생 권리 보장과 관련된 정책을 살펴봤습니다. Q.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하나요. A.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근로시간 및 근무일, 시급 등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는 근로조건을 명확히 하고 임금 체불이나 최저임금 미지급 등 피해를 방지하는 최소한의 근거 서류입니다. 부득이하게 구두계약을 하고 일하게 되는 경우에는 사업주의 인적 사항, 임금 통장 내역, 근무 기록, 구인 광고, 근로조건 등을 챙겨 두는 것이 좋겠죠. Q. 최저임금은 매년 바뀌나요. A.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5580원이고 내년 1월 1일부터는 6030원입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한 최저임금안을 제출받은 고용부 장관은 매년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해 고시하죠.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노동에 대해 지불하는 법적인 최저금액으로, 노동자 1인 이상 사업장에 모두 적용됩니다. Q. 아르바이트생도 주휴수당, 연장수당을 받을 수 있나요. A. 사업주는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에게 1주일에 1회 이상 유급휴일을 부여해야 합니다. 유급휴일은 말 그대로 돈을 받으면서 쉴 수 있는 날입니다. 주 40시간 이상이면 1주에 8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주 40시간 미만이라도 시간에 비례해 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부 사업주는 주휴수당을 제외하고 시급만 지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연장·야간수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장·야간수당은 정해진 시급의 150%를 받을 수 있습니다. 소정근로시간보다 많은 연장근로를 하면서 시간적으로 야간근로까지 겹치게 되면 정해진 시급의 2배를 받아야 합니다. 또 법적으로는 4시간 이상 일하게 되면 휴게시간 30분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최저임금이나 주휴수당, 야간수당을 제대로 받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최저임금위원회 홈페이지(www.minimumwage.go.kr)에서 정보를 입력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월급 일부를 영화관람권과 문화상품권으로 주는데 그냥 받아도 되는 건가요. A. 근로 기간에 대한 보증금 명목으로 첫 달 월급을 주지 않거나 지각을 이유로 하루 일당을 주지 않는 행위는 모두 금지돼 있습니다. 아울러 1주일에 15시간 이상 근무하면서 재직 기간이 1년이 넘었다면 아르바이트생이라 할지라도 퇴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1년 기준으로 30일치 평균임금을 퇴직 이후 14일 이내 받을 수 있죠. 임금 체불 및 최저임금 미지급을 비롯해 근무 중 성희롱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면 청소년문자상담(#1388) 또는 청소년근로권익센터(1644-3119), 고용부 지방고용노동관서나 e고객센터, 상담센터(1350) 등을 통해 무료 상담 및 권리 구제를 받을 수 있어요. 세종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생활정책 Q&A] 아르바이트생 권리보장 어떻게

    [생활정책 Q&A] 아르바이트생 권리보장 어떻게

    올해 초 아이돌 그룹 걸스데이 멤버 혜리가 등장한 알바몬 광고는 최저임금을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이런 시급, 조금 올랐어요. 5580원”이라고 외치던 혜리는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부터 감사패까지 받았습니다. 최저임금을 비롯해 청소년 및 대학생의 노동 권리를 알려야 할 고용부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일을 민간기업에서 해 주니 머쓱했겠죠. 어찌 됐든 혜리의 광고로 인해 올해 최저임금이 시급 5580원이라는 사실은 웬만한 국민이 다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주휴수당, 연장수당, 휴게시간, 퇴직금 등 여전히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 많습니다. Q)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하나요. A)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근로시간 및 근무일, 시급 등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는 근로조건을 명확히 하고 임금 체불이나 최저임금 미지급 등의 피해를 방지하는 최소한의 근거 서류입니다. 구두계약을 하고 일하게 되는 경우에는 사업주의 인적 사항, 임금 통장 내역, 근무 기록, 구인 광고, 근로조건 등을 챙겨 두는 것이 좋겠죠. Q)최저임금은 매년 바뀌나요. A)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5580원이고 내년 1월 1일부터는 6030원입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한 최저임금안을 제출받은 고용부 장관은 매년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해 고시하죠.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노동에 대해 지불하는 법적인 최저금액으로, 1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됩니다. Q)아르바이트생도 주휴수당, 연장수당을 받을 수 있나요. A)사업주는 주 15시간(소정근로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에게 1주일에 1회 이상 유급휴일을 부여해야 합니다. 유급휴일은 말 그대로 돈을 받으면서 쉴 수 있는 날입니다. 주 40시간 이상이면 1주에 8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주 40시간 미만이라도 시간에 비례해 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부 사업주는 주휴수당을 제외하고 시급만 지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는 연장·야간수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장·야간수당은 정해진 시급의 150%를 받을 수 있습니다. 소정근로시간보다 많은 연장근로를 하면서 시간적으로 야간근로까지 겹치게 되면 정해진 시급의 2배를 받아야 합니다. 또 법적으로는 4시간 이상 일하게 되면 휴게시간 30분(무급)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최저임금이나 주휴수당 등을 제대로 받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최저임금위원회 홈페이지(www.minimumwage.go.kr)에서 정보를 입력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Q)월급 일부를 영화관람권과 문화상품권으로 주는데 그냥 받아도 되는 건가요. A)근로 기간에 대한 보증금 명목으로 첫 달 월급을 주지 않거나 지각을 이유로 하루 일당을 주지 않는 행위는 모두 금지돼 있습니다. 아울러 1주일에 15시간 이상 근무하면서 재직 기간이 1년이 넘었다면 아르바이트생이라 할지라도 퇴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1년 기준으로 30일치 평균임금을 퇴직 이후 14일 이내에 받을 수 있죠. 임금 체불 및 최저임금 미지급을 비롯해 근무 중 성희롱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면 청소년문자상담(#1388) 또는 청소년근로권익센터(1644-3119), 고용부 지방고용노동관서나 e고객센터, 상담센터(1350) 등을 통해 무료 상담 및 권리 구제를 받을 수 있어요. 세종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北, 70주년 행사 비용 1~2조원… 1년 예산 3분의1 수준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를 위해 약 1~2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0일 “각종 건설사업, 전시용 무기 준비, 주민 동원, 행사 도구 마련, 외신 초청 비용 등을 모두 합하면 우리 돈으로 1~2조원이 들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 연구위원은 “이런 비용 규모는 북한 1년 예산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기념일과 연계된 첨단무기 개발 비용까지 더하면 액수는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행사 자체의 의미도 있고 김정은 시대가 개막하는 차원이기도 해서 북한이 많은 비용을 투입하는 측면이 있다”며 “1년 전부터 행사 준비에 돌입하고 북한 당국이 비용 마련에 애쓴 것도 이것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북한이 행사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외화 조달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일본의 산케이신문은 지난달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를 위해 외교관들에게 거액의 외화 조달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조달액은 1인당 최소 미화 100만 달러로 파악됐다.  또 북한 간부와 접촉하는 소식통은 북한이 행사에 맞춰 건설사업을 하거나 열병식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8월 주민들에게 가구당 중국 돈으로 40위안(한화 약 7461원)씩 징수했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는 일반 북한 노동자 월급의 2배 수준이다.  조 연구위원은 “특정 행사에 인력과 자원을 집중 투입하다 보면 경기가 악화하고 주민 생활도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이런 측면을 고려해 정권이 더욱 ‘인민 생활’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반면 북한 일부 계층은 행사를 통한 사기 진작으로 생활 여건이 좋아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북한 주민간 경제 양극화가 심화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아동 88만명 지자체 보육 지원 끊길 위기

    민간어린이집이나 가정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저소득층 아동 88만명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더는 보육료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될 처지에 놓였다. 정부가 저소득 아동에 대한 지자체의 보육료 지원 사업마저 유사·중복 복지사업 통폐합 대상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지자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 지침’을 보내 자체적으로 정비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9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보육교사 18만명, 미취학 어린이 88만명 등 106만명을 대상으로 3391억원을 투자해 운영하고 있는 지자체의 보육사업 164개가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다. 정비사업 목록에는 보육교사 지원, 보육료 지원, 아동 돌봄 지원, 보육시설 아동 및 시설 지원, 수당 지원 사업 등이 올랐다. 경기도는 저소득 가구의 보육료 부담을 덜어 주고자 민간어린이집이나 가정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만 3~5세 저소득층 아동에게 최대 6만 6000원의 보육료를 지원하고 있다. 가정어린이집 보육료 수납 한도액(3~5세 기준)은 29만 1000원인데 정부가 지원하는 보육료는 22만원이다 보니 차액인 7만 1000원을 부모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해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저소득 가구에 7만 1000원은 적지 않은 돈이다. 그러나 정부는 3~5세 누리과정 지원 사업과 겹친다며 이 사업을 정비 대상 명단에 올렸다. 보육교사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고자 지자체가 지급해 온 수당도 끊길 가능성이 커졌다. 충남 서천군은 보육교사 중에서도 급여가 낮은 민간어린이집이나 가정어린이집 보육교사에게 매월 5만원씩 수당을 지급해 왔다. 대구 달성군도 보육교사가 장기간 근무할 수 있도록 5년 이상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보육교사에게 월 5만원의 장기근속수당을, 경남 김해시는 격무에 시달리는 장애아 담당 보육교사에게 월 5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들 역시 중앙정부의 ‘어린이집 근무 환경 개선 및 보육돌봄서비스’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 2012년 전국 보육 실태 조사를 보면 보육교사의 평균 월급은 155만원으로 하루 9시간 이상의 노동 강도에 비하면 박봉인 데다 그마저도 민간어린이집(145만원)과 가정어린이집(138만원) 보육교사는 평균에도 못 미치는 월급을 받고 있다. 이런 열악한 처우로 보육교사의 평균 근속 연수는 4년 5개월에 불과하다. 전국 83개 육아종합지원센터 가운데 11개 육아종합지원센터 운영 사업도 중앙의 육아종합지원서비스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폐지될 위기에 놓여 있다. 최 의원은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데도 지자체 보육사업을 축소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저출산 해소에 필요하다면 오히려 지자체 보육사업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 보험료 月 평균 최대 2만 5000원 감소 월급쟁이는 2032원 늘어날 듯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 보험료 月 평균 최대 2만 5000원 감소 월급쟁이는 2032원 늘어날 듯

    정부의 건강보험 부과 체계 개편이 추진될 경우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의 월평균 보험료가 최소 1만 3000여원에서 최대 2만 5000여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70만명 지역가입자 영향받을 듯 정부가 건보 체계 개편의 구체적인 시뮬레이션 내용을 공개한 것은 처음으로, 실제 개편 시 지역가입자 770만여명과 고소득 피부양자 20만여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가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건보 부과 체계 개선 모형별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6개 모형 가운데 5개 모형에서 지역가입자 월평균 보험료가 현 9만 2544원에서 6만 7165원으로 2만 5379원 줄어들고, 나머지 1개 모형(모형5)에서 월 보험료가 7만 9609원으로 1만 2935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계됐다. 복지부는 건보 개편 방향과 관련해 “부과 체계 기획단에서 제시한 개편 방향과 목표를 근간으로 하되 국민적 수용성과 형평성 제고를 위해 중장기 로드맵 제시를 통한 단계적 개편을 검토한다”고 밝혀 사실상 건보료 개편에 따른 영향이 가장 적은 수준에서 최종안을 선택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재정 삭감액 가장 적은 안 선택될 듯 이 때문에 이번에 제시한 6개 모형 가운데 재정 삭감액이 가장 적은 안을 선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최대 2조 1288억원(모형1)의 재정이 줄어드는 안을 선택할 경우 이를 채우기 위한 건보료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재정 삭감액이 4571억원으로 예상되는 ‘모형5’의 경우 직장가입자의 월평균 보험료는 2032원 늘어난 9만 5959원으로 나타났고, 인상 대상도 전체 직장인의 1.6%인 23만 7456명으로 나타났다. 모형5는 종합과세소득이 2000만원 기준이고 피부양자 기준은 총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다. 또한 우선 생계 수단인 자동차부터 보험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이번에 처음 밝힘에 따라 “자동차보험료를 폐지한다”는 기존 부과 체계 기획단 안이 수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당·정협의에서는 3000㏄ 이상 고가 자동차에는 건보료를 부과하는 안이 검토돼 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단독] “더럽은 ㅂㅂㅂㄱ” “갓수 아닌 출근충”… 뭔 말이래?

    [단독] “더럽은 ㅂㅂㅂㄱ” “갓수 아닌 출근충”… 뭔 말이래?

    올 상반기에 입사한 ‘새내기 직장인’ 이모(25)씨는 아침 지하철 출근길마다 친구들과 모바일 메신저로 대화를 나눈다. 취업에 성공한 이씨는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친구들로부터 ‘출근충’으로 불리고 있다. 출근충은 ‘출근’과 ‘벌레 충’(蟲) 자가 합쳐진 말로, 적은 월급으로 하루 종일 회사에서 힘들게 일하는 직장인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그런 친구들을 이씨는 ‘갓수’(God手·경제 활동을 하지 않고 부모가 주는 용돈으로 직장인보다 풍족한 생활을 하는 사람)라고 부른다. 이씨는 “평일 5일 중 야근하는 날이 최소 3일이다. 벌써부터 몸이 지친다”면서 “저녁 회식에다 야근에까지 시달리는 직장인보다 백수가 더 낫다는 말이 있는데 갓수는 그런 심정을 나타낼 때 쓰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극혐’(극도로 혐오한다),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진다), ‘혼밥’(혼자 먹는 밥), ‘엄카’(엄마카드), ‘버카충’(버스카드 충전)…. 이 표현들은 10, 20대 사이에서 자주 쓰이는 신조어 중의 일부다. 인터넷 사용이 일상화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비대면 접촉이 확대되면서 ‘짧고 간편하게’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기 위한 줄임말 형태의 신조어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줄임말 형태 등의 신조어가 이제는 30, 40대 사이에서도 통용될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식품 유통회사를 다니는 조모(37)씨는 지난해 12월 말 부서장으로부터 “새해 첫째 주까지 신상품 판촉 행사 관련 계획 초안을 만들어 제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회사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큰 규모의 프로젝트였지만, 초안 작성까지 주어진 시간은 불과 일주일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내에서 신상품 판촉 행사 이야기가 나온 것은 한 달 전이었다. “판촉 계획이 나왔을 때 부서원들에게 바로 알려만 줬어도 준비 기간이 충분했을 텐데…. 그 일주일 동안 정시 퇴근은 꿈도 못 꿨어요.” 조씨는 부서장의 늑장 공지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그를 ‘월급루팡’(회사에서 하는 일 없이 월급만 축내는 직원을 뜻함)이라 불렀다. 30, 40대 직장인들의 경우 회식 자리에서의 ‘건배사’를 중심으로 신조어가 유행한다. ‘고사리’(고맙고 사랑하고 이해합니다), ‘오바마’(오는 잔 바로바로 마시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 30대 엄마들 사이에서는 ‘윰차’(유모차), ‘얼집’(어린이집), ‘육휴’(육아휴직) 등과 같은 줄임말이 오가고 있다. 이 같은 줄임말과 신조어가 SNS 등에서 확산되는 데 대해 세대 간 소통에 장애가 될 수 있고 우리말 파괴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우려와 자연스러운 사회적 현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홍윤표 국립한글박물관 개관위원회 위원장은 “언어의 창조성 측면에서 신조어 생산, 유통 자체를 막기보다는 인터넷상에 유통되는 줄임말 등을 어느 정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세대가 달라지면 쓰는 말도 달라지는 만큼 표준화를 통해 여러 세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성우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는 “한번 만들어진 신조어가 끝까지 계속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소통에 용이하면 살아남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사라지기 마련”이라면서 “‘왕따’라는 말 자체도 어법에는 어긋나지만 그 말이 갖는 함의를 생각했을 때 심각한 사회문제인 ‘따돌림’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말이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쓰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5일 이내 통지 안 해줘 신용 하락”… 깜박 연체자 울리는 금융사

    직장인 권명석(38·가명)씨는 A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원금과 이자 35만원을 매월 갚아 나가고 있다. 그런데 두 달 전 직장을 옮기면서 월급통장을 다른 은행으로 옮겼다. 전에는 월급이 들어오면 A은행 통장에서 알아서 대출 원리금이 빠져나갔지만 이제는 권씨가 ‘알아서’ 매달 꼬박꼬박 이체해야 한다. 지난달 이체를 깜박했다가 권씨는 ‘단기 연체자’가 되고 말았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연체가 생기고 열흘이나 지난 뒤였다. 은행 직원의 ‘독촉’ 전화를 받고 나서다. 권씨는 7일 “꼼꼼히 챙기지 못한 내 잘못도 있지만 연체가 발생했다고 문자 한 통 보내지 않은 은행에도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권씨처럼 ‘깜박’하고 지정된 날짜에 대출 이자나 카드대금을 계좌에 넣어 두지 않아 단기 연체자가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깜박 실수’라도 불이익은 피해 갈 수 없다. 5일 이상 연체가 되면 신용정보회사에 ‘단기 연체자’로 등록되고 신용등급이 떨어진다. 변동금리로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면 대출이자가 올라갈 수 있고 추후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피해도 볼 수 있다. 단기 연체에 따른 지연이자도 물어야 한다. 연 3%의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면 지연이자는 9~10% 수준이다. 이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은행이나 카드사 등 금융사마다 연체 통보를 하고 있지만 방식은 제각각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들은 연체 발생 후 1~3일(영업일 기준) 이내에 고객에게 연체 사실을 휴대전화 문자로 통보한다. 농협은행도 연체 발생 이후 영업점이나 본점 콜센터에서 연체 고객에게 연락을 취하지만 대출 접수 때 ‘연체 문자 안내통보’ 문자 수신을 거부한 고객에게는 연체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다. 카드사들도 카드 이용금액이 정해진 날짜에 계좌에서 빠져나가지 않으면 연체 발생 이후 2~8일 사이에 문자나 전화로 연체 사실을 알려준다. 대부분의 금융사는 “연체 사실을 (고객에게) 통보해 줄 의무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서비스 차원에서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뿐이라는 항변이다. 하지만 이는 합의사항 위반이다. 금융위원회는 2012년 9월 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 등 6대 금융협회에 협조 공문을 내려보냈다. “(단기) 연체 정보가 신용정보사에 집중되기 전에 연체 고객에게 연체 사실 및 연체금 미상환 시 불이익을 통보하라”는 내용이다. 금융 당국과 금융권이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2013년 3월에 ‘개인신용정보의 수집·이용 관행 및 개인신용평가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개선 방안에는 연체 사실 통보 기일을 연체발생 후 5일 이내로 못박았다. 그런데도 이런 개선 방안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금융사들의 ‘과도한 고객 눈치 보기’ 탓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연체 사실을 알려주면 이를 ‘빚 독촉’으로 받아들여 불쾌해하는 고객이 많다”며 “그러다 보니 금융사들이 연체 통보에 소극적”이라고 전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홍정우 고용부 과장의 ‘일학습병행제’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홍정우 고용부 과장의 ‘일학습병행제’

    일학습병행제는 대학진학과 취업 사이에서 고민하거나 기술자를 꿈꾸는 학생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다. 학생 진로와 밀접한 정책이지만 정작 학교와 기업 현장에서는 ‘현재 우리 풍토에서 제대로 된 기술인력 양성이 가능하겠느냐’,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두 시간 넘게 일학습 병행제에 대한 설명을 이어간 홍정우 고용노동부 일학습병행정책과장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산업 현장이 원하는 교육‘과 ‘학생들의 노동 기본권 보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6월 독일을 방문했을 때 ‘기업이 기술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독일은 대학진학률이 30%이고, 이 밖에 직업훈련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기업에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와 달리 직업훈련 고교를 나오더라도 기술인력을 우대하는 정책 덕분에 대학 졸업자와 임금이나 사회적 대우에서 큰 격차가 없더군요. 직업훈련 고교를 졸업하는 경우 보통 월급이 2600유로(약 342만원) 정도이고, 마이스터만 사장이 될 수 있는 직종이 정해져 있는 등 기술인력이 우대받고 있어요. 일학습병행제도 그런 모습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학습병행제는 올해 3월부터 대구공고·광주공고·인천기계공고 등 공업계열 특성화고 9곳에서 500여명의 학생이 참가해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일학습병행제가 시행된 거죠. 참가 학생은 고교 2학년 때부터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교육을 받습니다. 학교뿐 아니라 기업도 프로그램, 교재, 강사를 준비해 학생을 가르친다는 점이 기존의 현장실습과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또 학생의 노동기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는 데 가장 큰 주안점을 뒀습니다. 실습생이라는 이유로 연장근로 수당 등을 제대로 주지 않고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거나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하는 등의 사례를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죠. ●산업 현장이 원하는 교육 필요 이런 이유로 신용등급, 근로조건 등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기업을 일학습병행제에 참여시키고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 강사, 교재, 프로그램 등을 모두 갖추도록 했습니다. 처음에는 산업현장은 물론 고용부 안에서도 기준이 너무 까다로운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어요. 기업 참여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죠. 하지만 실제로 일을 하는 학생에게 근로자의 권리는 보장해야 하고 기준을 느슨하게 설정해 기술인력 양성 의지가 없는 기업이 참여하는 것을 막아야 했습니다. 숙련된 기술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결국 재학생 단계를 포함해 일학습병행제에 지금까지 5200개 기업이 신청해 이 가운데 3600곳이 선정됐죠. 올해 시범 운영에 이어 내년부터는 재학생 단계의 일학습병행제를 확대 시행할 예정입니다. 현재 9개교에서 운영 중이지만, 올해 안으로 40곳에 추가 도입해 전체 50곳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2017년까지는 203개교로 확대됩니다. 모든 공업계열 특성화고에 일학습병행제가 도입되는 거죠. 다만 모든 과에 도입되는 것이 아니라 학교별로 특정 과에서만 시행하게 됩니다. 공업계열 특성화고 재학생 7만여명 가운데 2만 5000여명 정도가 일학습병행제를 경험하게 됩니다. 학생 입장에서 보면, 우선 특성화고에 진학하기 전인 중학교 때부터 일학습병행제를 운영하는 학교와 학과, 그리고 해당 학과와 연계된 기업을 살펴봐야 합니다. 배우고 싶은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의 학과와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을 고려해 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합니다. 고교 1학년 겨울방학이 되면 기업은 학생을 채용하기 위해 설명회를 열고, 학생은 면접 등의 과정을 통해 기업에 채용되죠. 이때부터 ‘학습근로자’가 되는 겁니다. 기업은 학생을 선발하면 근로계약을 맺고 근로자로서 권리를 보장하는 의무를 지게 됩니다. 고교 2학년 1학기부터는 학교에서 기본적인 고교과정 및 인성교육을, 기업에서는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 및 관련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기술을 배우게 되죠. 교육 수료 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따라 국가기술자격이 부여됩니다. 교육을 마치면 산업기능요원이나 군 기술병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해 경단절을 방지하도록 하고 있죠. ●‘우수 인력 유치’ 기업도 노력해야 2년간 일했던 기업의 근로 조건 등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졸업 후 이직할 수도 있습니다. 의무적으로 그 기업에서 근무할 필요는 없어요. 물론 의무 근무 기간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2년 동안 필요한 기술을 교육시킨 학생이 다른 기업으로 갈 수 있어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직을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만족스런 근로 환경을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수 인력을 잡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노력해야 합니다. 제도가 신뢰를 받으려면 구체적인 내용들이 법으로 명시돼야 합니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산업현장 일학습 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에는 학습근로자 보호와 교육과정에 따른 국가자격 부여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어요. 지금은 일학습병행제 과정을 수료한 학생에게 ‘법 통과 시 국가자격을 부여한다’는 문구가 담긴 수료증을 주고 있어요. 수료증에 그칠 게 아니라 국가자격을 제대로 부여하고 학생이 근로자로서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으면 합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7일 걸리던 개표 두 시간에 뚝딱… ‘선거한류의 힘’

    7일 걸리던 개표 두 시간에 뚝딱… ‘선거한류의 힘’

    지난 4일 오전 9시 50분쯤(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시(市) 레닌구(區)에 있는 ‘9번학교’. 평소 일요일 같으면 적막에 싸여 있을 법한 이 초·중·고 통합학교의 교정이 소란스러웠다. 이곳에 설치된 총선(국회의원 선거) ‘1005번’ 투표소에 유권자들이 몰려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투표소 건물 입구에서 투표의 엄숙함에 어울리지 않게 록음악처럼 흥겨운 러시아어 대중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입구에 선 관리자에게 물었더니 “투표에 행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음악을 틀어놓는 투표소가 많다”고 답했다. 10년 전 거센 민주화혁명이 일어났던 곳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이날 투표 분위기는 차분했다. ‘튤립혁명’으로 불린 당시 혁명은 2005년 봄 총선에서 14년 장기독재의 여당이 매표·대리투표·다중투표·개표조작 등 온갖 선거 부정을 통해 압승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이었고, 그 결과 대통령인 아스카르 아카예프는 러시아로 도피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5년 뒤인 2010년 봄에도 키르기스스탄은 제2의 튤립혁명으로 대통령 쿠르만베크 바키예프가 쫓겨나는 등 5년 주기로 불안한 정정을 보였다. 이날 총선은 제2의 튤립혁명 이후 5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인 데다 특히 키르기스스탄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정성을 위해 한국의 선거 자동화 시스템을 파격 도입해 치르는 첫 총선이라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미국, 러시아, 이라크 등 69개국에서 온 613명의 선거 참관단이 ‘메이드 인 코리아’의 선거 자동화 시스템을 생생히 목도했다. 한국 입장에서도 선거 자동화 시스템을 전국 단위 선거에 ‘수출’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권자 “편리하고 믿음이 간다” 키르기스스탄의 한국 선거 시스템 도입은 2013년 인천에서 열린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창립총회에서 한국의 첨단 선거 정보통신기술(ICT)을 접한 투이구날리 압드라이모프 중앙선관위원장이 알마즈베크 아탐바예프 대통령에게 도입을 건의하면서 발화됐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의 양국 정상회담 결과 한국 중앙선관위는 광학 판독 개표기(광선을 이용해 전자식으로 투표용지를 판독하는 기계) 등 투표 등록에서부터 개표에 이르는 선거 자동화 시스템 전반을 키르기스스탄에 보급하기로 했다. 이번 총선의 자동화 시스템 사업비 1276만 달러 중 절반가량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무상 지원했다. 수익은 대당 180만원짜리 광학 판독 개표기(3816대)를 만드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에 돌아갔다. 과거 키르기스스탄은 총선 개표에 1주일이나 걸렸지만 이번 총선의 개표 결과(잠정)는 4일 저녁 투표 마감 후 2시간여 만에 발표됐다. 각 지역 개표 결과가 전국의 2374개 투표소마다 설치된 투표함 자동화 기기에서 순식간에 자동 집계되고 이것들이 바로 중앙선관위로 무선 전송돼 합산됨으로써 개표 부정이 원천 차단됐다. 비슈케크 시내 ‘1001번’ 투표소에서는 이날 저녁 8시 투표 종료와 함께 투표함에서 개표 결과가 순식간에 인쇄돼 나오자 선관위 직원과 참관인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일부 시골 오지에 무선 전송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됐다면 전국 개표 결과는 2시간이 아닌 몇 분 안에 종료됐을 것이다. 이날 유권자들은 ‘신분증 제시→지문인식으로 본인 여부 확인→유성펜으로 기표→자동 개표 기능 투표함에 투표용지 투입’의 절차로 투표를 했다. 1005번 투표소에서 목격한 유권자들 중 다수는 기계에 손가락을 대자마자 컴퓨터 화면에 본인의 얼굴이 뜨고, 곧이어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이 찍힌 투표증이 기계에서 출력되는 것을 보고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나라 선거 고질병인 중복 투표, 대리 투표가 단번에 딴 나라 얘기가 되는 순간이었다. 다만 지문 등록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해 선거인 등록을 꺼린 유권자도 없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미·러 등 69개국 613명 참관단도 감동 투표를 마치고 나온 발타바예프 탈라이베크(53·사업)는 새 투표 시스템에 대해 “아주 완벽하다”고 단언한 뒤 “컴퓨터로 이뤄지니 부정이 적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예전에는 투표하는 데 줄서서 기다리느라 20분 넘게 걸렸는데 오늘은 2분 만에 끝났다”고도 했다. ‘한국에서 도입한 시스템인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라디오에서 들어 알고 있다”고 답했다. 딸(35), 손녀(5) 등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전직 유치원 교사 류드밀라 이바노프나(63)는 “지금까지 살면서 수없이 투표를 해 왔지만 오늘이 가장 편리했다”면서 “기계로 하니까 믿음이 간다”고 했다. 이번에 생애 처음으로 투표했다는 대학생 아자트 무라탈리예프(23)는 “투명한 시스템 같다”면서 “우리 세대도 이번 투표 시스템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카자흐스탄에서 참관인 자격으로 온 디나라 아바코는 “자동화 시스템이 인상적”이라면서 “우리나라도 도입하면 좋겠다”고 호평했다. ●카자흐스탄 참관인 “우리나라도 도입했으면” 굴나르 주라바예바 키르기스스탄 선관위 부위원장은 “이번에 한국 선거 자동화 시스템 도입으로 선관위원을 매수하는 부정이 사라졌다”면서 “앞으로 선관위원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을까 봐 걱정이다. 월급을 올려 줘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한국의 지원으로 이번에 우리도 민주선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게 진정한 의미”라고 덧붙였다. A-WEB도 투표 다음날인 5일 보도자료를 통해 “키르기스스탄이 한국의 첨단 선거관리 기술을 과감히 도입해 투·개표 불신을 잠재우고 민주국가 대열에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고 성공으로 공식 평가했다. 한국 선관위의 원준희 키르기스스탄 선거지원단장은 “이번 첫 자동화 시스템 수출을 계기로 다른 신생 민주국가로도 우리 선거 시스템을 전파할 수 있게 됐다”면서 “정치 분야의 창조경제라고 할 만한 성과”라고 했다. 선관위는 벌써 케냐, 에콰도르 등으로 ‘수출’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쯤 되면 ‘선거 한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48년 미군정이 이식한 선거 시스템으로 첫 선거를 치렀던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후발국들에 한국식 선거 시스템을 수출하는 날이 올 줄 67년 전에 예상한 사람이 있었을까. 중앙아시아의 벌판에서 목도한 역사의 반전이 소름 끼친다. 글· 사진 비슈케크(키르기스스탄)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허백윤 기자의 독박육아] 둘째요? 꿈속에서만 낳을게요

    [허백윤 기자의 독박육아] 둘째요? 꿈속에서만 낳을게요

    하루 종일 아기를 끌어안고 눈물을 쏟았던 불과 1년여 전의 기억들이 서서히 옅어지고 있다. 그만큼 아이가 자라면서 주는 기쁨이 크다. 신생아를 키우던 극한의 시간들이 언제 있었냐는 듯이 길에서 마주치는 갓난아기들이 그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아이가 어느덧 21개월. 주변에서도 슬슬 둘째 계획을 묻는다. ‘만약 둘째가 생긴다면?’ 여러 차례 생각해 봤지만 떠올릴 때마다 걱정부터 앞선다. 물론 두 명 이상의 자녀를 두고도 열심히 일하며 성공한 선배들이 적지 않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무척 존경스럽다. 하지만 친정과 시댁 찬스를 10분도 쓸 수 없는 내 상황에서는 꿈 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이상적 자녀 수는 2.7명… 실제 출산율은 1.2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7월 공개한 ‘자녀 가치 국제 비교’ 보고서에서는 한국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녀 수가 2.72명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실제 출산율은 그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21명이었다. 자녀가 둘 이상은 있어야 좋다는 생각이지만 정작 현실에선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것이다. ●임신해서 출근하기, 육아휴직 말하기… 어쩌죠 둘째가 생길 경우에 벌어질 일들을 상상해 봤다. 우선 첫 번째 고민은 회사에 임신 소식을 전하는 것이다. 임신을 했다고 해서 나무랄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육아휴직을 얼마나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첫째 때도 1년 3개월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모두 썼는데 둘째 때도 꼬박 다 쓰겠다고 말하기가 민망하다. 앞서 선후배 동료들 중에도 그런 예가 없다. 엄마와 아기가 최소 1년은 함께해야 원만한 애착 관계가 형성된다고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곱지 않은 시선을 감당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야 눈 질끈 감고 모른 척한다고 치자. 두 번째 고민은 임신을 해서 회사를 다니는 것이다. 첫아이를 임신하고 출산 한 달 전까지 출퇴근하며 일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았다. 임신 초기에는 회사 책상에서 꾸벅꾸벅 졸기를 반복했고 중기부터는 무거운 몸으로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 자체도 힘들었다. 그래도 큰 문제 없이 나름 수월하게 다녔다고 자부했지만 결국 34주에 조산기로 입원하고 말았다. 내 한 몸 이끌고 다니는 것도 그렇게 힘들었는데 이제 활발한 첫째도 있다. 둘째는 배도 더 빨리 많이 나오고 모든 임신 증상들이 더 심해진다고 들었다. 가뜩이나 신경은 예민하고 체력이 달릴 텐데 하루 종일 엄마를 기다렸을 첫째의 응석을 모른 척할 수도 없다. 아이들도 동생이 생기는 걸 용케 알아채고 엄마에게 더 안기고 어리광을 부린다는데 아무리 나의 ‘첫사랑’이지만 마냥 사랑으로 받아줄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한 명도 힘든데 두 명 키우려면… 전 괜찮을까요 세 번째 고민은 출산을 하는 것이다. 당장 출산할 때 첫째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 남편에게 첫째를 맡기고 혼자 분만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산후조리는 꿈도 못 꾸게 된다. 대부분의 산후조리원에서는 첫째 아이 동반을 금지하고 있고 집으로 산후도우미를 부르면 2주 동안 기본 70만~80만원이 드는 비용에 첫째 아이 돌봄 비용까지 추가로 내야 한다. 결국 몸이 덜 회복된 상태에서 둘째에게 수시로 젖을 먹여 가며 동시에 첫째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놀아주기까지 혼자 해야 한다. 도저히 상상이 안 된다. 지난해 아기 한 명을 먹이고 재우는 것만 해도 하루에도 몇 번씩 바닥을 치는 듯한 경험을 했다. 그 괴로운 시간을 다시 겪어야 한다는 것도 막막한데 아이가 둘이 되면 이성을 잃어버릴 것 같다. ●아이 두 명 봐줄 이모님은 찾을 수 있을까요 네 번째 고민이자 둘째를 가질 수 없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아이들을 맡기고 일을 하는 것이다. 임신, 출산 기간 동안 내 몸 힘든 거야 그럭저럭 버틸 수도 있을 것이다. 한 번 해봤으니 처음처럼 아무것도 몰라 허둥대지 않을 것이고 약간의 요령이 생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아이 둘을 놔두고 일을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지금까지 ‘회사를 그만둬야 할까’란 고민을 수백 번 했다면 이제는 수천 번 하게 될 것 같다. 지금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6시간, 베이비시터 이모님에게 6시간 남짓 맡기고 있다. 아이는 15개월 무렵부터 하루의 절반은 남의 손에서 자라고 있다.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 반드시 돈을 벌어야 하고, 게다가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는 건데 이 작은 아이 한 명 있는 것도 버거울 때가 많다. 월급의 절반 가까이를 이모님에게 드려야 하고, 혹시나 어린이집이나 이모님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아이를 맡기지 못할 일이 생길까 봐 항상 전전긍긍한다. 휴가도 벌써 여러 번 썼다. 퇴근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제2의 출근길’이다. 집안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아이와 놀아줘야 한다. 잘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청소나 빨래를 일주일에 한두 번 겨우 해내고, 매일 저녁이나 조금 챙겨 먹고 뒷정리를 하는 건데도 늘 자정을 훨씬 넘겨 방전된 상태로 눕는다. 무엇보다 아이를 남에게 맡기고 일을 하러 다닌다는 죄책감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런데 둘이라니? 아예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첫째처럼 돌 전에 어린 아기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어린이집 운영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지금처럼 등하원 시간에 베이비시터를 또 구해야 한다. 아이 두 명을 봐 주는 이모님을 구하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비용도 두 배로 뛴다. 최후의 수단으로 입주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내가 버는 월급 그대로를 갖다 바쳐야 할 판이다. 그럴 바엔 일을 그만두는 것이 낫다. 그러나 나는 내 일을 계속 하고 싶다. 지금 그만뒀다가는 다시 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다. ●남편은 밤 11시에 퇴근… 저 혼자 또 독박 쓰겠죠 지난해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1명의 영유아 자녀를 둔 취업모의 후속 출산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란 연구에 따르면 첫 번째 자녀가 여아인 경우, 엄마가 상용직인 경우, 영유아가 기관을 이용할 경우에 후속 출산계획을 세우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0~5세 영유아 자녀 1명을 둔 직장맘 2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특히 본인과 배우자의 주중 자녀 양육 참여 시간이 길수록, 여성의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정도가 낮을수록 후속 출산계획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 눈에 띈다. 우리 부부의 직장은 안정적일지 몰라도 일은 매우 바쁘다. 나는 오후 8시가 넘어 집에 들어오고 남편은 매일 오전 6시에 나가 밤 11시에 들어온다. 부부의 자녀양육 참여 시간이 아주 적을뿐더러 나는 일과 가정을 형식적으로만 양립하고 있을 뿐이다. 나와 회사, 어린이집과 이모님. 이 모든 퍼즐이 겨우 다 맞춰진 게 오래되지 않았다. 이 아슬아슬한 고리가 하나라도 틀어질까 늘 노심초사하며 버틴다. 도와주는 사람도 없이 맞벌이를 해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벅차고 스스로를 대견스럽게 여길 정도다. ●딸아! 미안… 동생 만들어주는 건 힘들 것 같구나 나를 쏙 빼닮은 사랑스러운 아이를 보며, 이런 아기가 한 명 더 있으면 얼마나 예쁠까 기대도 되고 아이에게도 친구 같은 형제가 있으면 의지가 될 거라는 생각도 한다. 자녀가 주는 기쁨과 행복은 상상하지 못할 만큼 정말 크다. 그러나 나의 모든 걱정과 여러 종류의 고통은 단순히 두 배가 아닌, 몇 배로 커질 것이 분명하다. 둘째를 갖는다는 것이 모두에게 무책임한 결과를 낳을까 우려도 된다. 둘째는 지금으로선 나의 선택 범위를 뛰어넘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허백윤 기자의 독박육아] 둘째요? 꿈속에서만 낳을게요

    [허백윤 기자의 독박육아] 둘째요? 꿈속에서만 낳을게요

    하루 종일 아기를 끌어안고 눈물을 쏟았던 불과 1년여 전의 기억들이 서서히 옅어지고 있다. 그만큼 아이가 자라면서 주는 기쁨이 크다. 신생아를 키우던 극한의 시간들이 언제 있었냐는 듯이 길에서 마주치는 갓난아기들이 그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아이가 어느덧 21개월. 주변에서도 슬슬 둘째 계획을 묻는다. ‘만약 둘째가 생긴다면?’ 여러 차례 생각해 봤지만 떠올릴 때마다 걱정부터 앞선다. 물론 두 명 이상의 자녀를 두고도 열심히 일하며 성공한 선배들이 적지 않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무척 존경스럽다. 하지만 친정과 시댁 찬스를 10분도 쓸 수 없는 내 상황에서는 꿈 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이상적 자녀 수는 2.7명… 실제 출산율은 1.2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7월 공개한 ‘자녀 가치 국제 비교’ 보고서에서는 한국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녀 수가 2.72명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실제 출산율은 그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21명이었다. 자녀가 둘 이상은 있어야 좋다는 생각이지만 정작 현실에선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것이다. ●임신해서 출근하기, 육아휴직 말하기… 어쩌죠 둘째가 생길 경우에 벌어질 일들을 상상해 봤다. 우선 첫 번째 고민은 회사에 임신 소식을 전하는 것이다. 임신을 했다고 해서 나무랄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육아휴직을 얼마나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첫째 때도 1년 3개월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모두 썼는데 둘째 때도 꼬박 다 쓰겠다고 말하기가 민망하다. 앞서 선후배 동료들 중에도 그런 예가 없다. 엄마와 아기가 최소 1년은 함께해야 원만한 애착 관계가 형성된다고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곱지 않은 시선을 감당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야 눈 질끈 감고 모른 척한다고 치자. 두 번째 고민은 임신을 해서 회사를 다니는 것이다. 첫아이를 임신하고 출산 한 달 전까지 출퇴근하며 일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았다. 임신 초기에는 회사 책상에서 꾸벅꾸벅 졸기를 반복했고 중기부터는 무거운 몸으로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 자체도 힘들었다. 그래도 큰 문제 없이 나름 수월하게 다녔다고 자부했지만 결국 34주에 조산기로 입원하고 말았다. 내 한 몸 이끌고 다니는 것도 그렇게 힘들었는데 이제 활발한 첫째도 있다. 둘째는 배도 더 빨리 많이 나오고 모든 임신 증상들이 더 심해진다고 들었다. 가뜩이나 신경은 예민하고 체력이 달릴 텐데 하루 종일 엄마를 기다렸을 첫째의 응석을 모른 척할 수도 없다. 아이들도 동생이 생기는 걸 용케 알아채고 엄마에게 더 안기고 어리광을 부린다는데 아무리 나의 ‘첫사랑’이지만 마냥 사랑으로 받아줄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한 명도 힘든데 두 명 키우려면… 전 괜찮을까요 세 번째 고민은 출산을 하는 것이다. 당장 출산할 때 첫째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 남편에게 첫째를 맡기고 혼자 분만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산후조리는 꿈도 못 꾸게 된다. 대부분의 산후조리원에서는 첫째 아이 동반을 금지하고 있고 집으로 산후도우미를 부르면 2주 동안 기본 70만~80만원이 드는 비용에 첫째 아이 돌봄 비용까지 추가로 내야 한다. 결국 몸이 덜 회복된 상태에서 둘째에게 수시로 젖을 먹여 가며 동시에 첫째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놀아주기까지 혼자 해야 한다. 도저히 상상이 안 된다. 지난해 아기 한 명을 먹이고 재우는 것만 해도 하루에도 몇 번씩 바닥을 치는 듯한 경험을 했다. 그 괴로운 시간을 다시 겪어야 한다는 것도 막막한데 아이가 둘이 되면 이성을 잃어버릴 것 같다. ●아이 두 명 봐줄 이모님은 찾을 수 있을까요 네 번째 고민이자 둘째를 가질 수 없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아이들을 맡기고 일을 하는 것이다. 임신, 출산 기간 동안 내 몸 힘든 거야 그럭저럭 버틸 수도 있을 것이다. 한 번 해봤으니 처음처럼 아무것도 몰라 허둥대지 않을 것이고 약간의 요령이 생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아이 둘을 놔두고 일을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지금까지 ‘회사를 그만둬야 할까’란 고민을 수백 번 했다면 이제는 수천 번 하게 될 것 같다. 지금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6시간, 베이비시터 이모님에게 6시간 남짓 맡기고 있다. 아이는 15개월 무렵부터 하루의 절반은 남의 손에서 자라고 있다.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 반드시 돈을 벌어야 하고, 게다가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는 건데 이 작은 아이 한 명 있는 것도 버거울 때가 많다. 월급의 절반 가까이를 이모님에게 드려야 하고, 혹시나 어린이집이나 이모님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아이를 맡기지 못할 일이 생길까 봐 항상 전전긍긍한다. 휴가도 벌써 여러 번 썼다. 퇴근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제2의 출근길’이다. 집안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아이와 놀아줘야 한다. 잘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청소나 빨래를 일주일에 한두 번 겨우 해내고, 매일 저녁이나 조금 챙겨 먹고 뒷정리를 하는 건데도 늘 자정을 훨씬 넘겨 방전된 상태로 눕는다. 무엇보다 아이를 남에게 맡기고 일을 하러 다닌다는 죄책감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런데 둘이라니? 아예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첫째처럼 돌 전에 어린 아기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어린이집 운영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지금처럼 등하원 시간에 베이비시터를 또 구해야 한다. 아이 두 명을 봐 주는 이모님을 구하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비용도 두 배로 뛴다. 최후의 수단으로 입주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내가 버는 월급 그대로를 갖다 바쳐야 할 판이다. 그럴 바엔 일을 그만두는 것이 낫다. 그러나 나는 내 일을 계속 하고 싶다. 지금 그만뒀다가는 다시 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다. ●남편은 밤 11시에 퇴근… 저 혼자 또 독박 쓰겠죠 지난해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1명의 영유아 자녀를 둔 취업모의 후속 출산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란 연구에 따르면 첫 번째 자녀가 여아인 경우, 엄마가 상용직인 경우, 영유아가 기관을 이용할 경우에 후속 출산계획을 세우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0~5세 영유아 자녀 1명을 둔 직장맘 2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특히 본인과 배우자의 주중 자녀 양육 참여 시간이 길수록, 여성의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정도가 낮을수록 후속 출산계획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 눈에 띈다. 우리 부부의 직장은 안정적일지 몰라도 일은 매우 바쁘다. 나는 오후 8시가 넘어 집에 들어오고 남편은 매일 오전 6시에 나가 밤 11시에 들어온다. 부부의 자녀양육 참여 시간이 아주 적을뿐더러 나는 일과 가정을 형식적으로만 양립하고 있을 뿐이다. 나와 회사, 어린이집과 이모님. 이 모든 퍼즐이 겨우 다 맞춰진 게 오래되지 않았다. 이 아슬아슬한 고리가 하나라도 틀어질까 늘 노심초사하며 버틴다. 도와주는 사람도 없이 맞벌이를 해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벅차고 스스로를 대견스럽게 여길 정도다. ●딸아! 미안… 동생 만들어주는 건 힘들 것 같구나 나를 쏙 빼닮은 사랑스러운 아이를 보며, 이런 아기가 한 명 더 있으면 얼마나 예쁠까 기대도 되고 아이에게도 친구 같은 형제가 있으면 의지가 될 거라는 생각도 한다. 자녀가 주는 기쁨과 행복은 상상하지 못할 만큼 정말 크다. 그러나 나의 모든 걱정과 여러 종류의 고통은 단순히 두 배가 아닌, 몇 배로 커질 것이 분명하다. 둘째를 갖는다는 것이 모두에게 무책임한 결과를 낳을까 우려도 된다. 둘째는 지금으로선 나의 선택 범위를 뛰어넘었다. baikyoon@seoul.co.kr
  • [의정 포커스] “쓰레기수거 대행업체 근로자 업무환경 개선”

    [의정 포커스] “쓰레기수거 대행업체 근로자 업무환경 개선”

    “구청 환경미화원의 평균 월급은 412만원이지만 대행업체 직원의 월급은 절반 수준인 237만원에 불과하다.” 정형진 성북구의회 의원(운영위원장)은 2002년부터 13년간 구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주민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1일 의회 사무실에서 만난 정 의원은 “성북구 20개 동의 모든 생활폐기물 처리를 맡은 대행업체 직원들은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 여건에 시달리고 있다”며 구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청소 인력의 업무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성북구는 다른 지역보다 언덕이 많아 폐기물업체 직원의 업무량도 20% 많다고 설명했다. 구청 소속 환경미화원은 가로 청소와 재활용품 수거 작업을 하고 음식물쓰레기 등 일반쓰레기는 모두 대행업체가 맡고 있다. 환경미화원들은 고유 업무 외에도 겨울철 제설 작업, 각종 행사 지원 및 특별 청소, 쓰레기 줄이기 홍보 등으로 업무가 늘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신규 채용보다는 퇴직 인력이 더 많았다. 38명이 도로 청소를 맡고 있는데 하루 작업량도 도로 1.8㎞로 다른 구의 1.4㎞에 비해 많다. 재활용품 수거량도 한 사람당 1년에 163t으로 다른 자치구 평균인 154t보다 많은 양을 처리하고 있다. 정 의원은 부족한 환경미화원 인력 확충 외에도 조례 개정을 통해 폐기물 처리 대행업체 선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패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폐기물 대행업체는 평균 19.3년씩 장기 계약을 하고 있다. 그는 “쓰레기는 주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대행업체도 적정한 이윤을 보장받고 주민들은 큰 부담 없이 깨끗한 도시에서 사는 방안을 구의회가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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