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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계파 초월 ‘현역 물갈이’ 외에 공천개혁 답 없다

    총선이 임박해지면서 여야의 공천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은 휴일까지 반납한 채 분주하게 후보 면접을 계속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주 중 두 번째 현역 컷오프 명단 발표를 비롯해 지역구 공천 심사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한다. 당마다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참신·유능한 후보를 발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주 한 매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3당 모두 현재까지의 공천 과정에 대해 낙제점 평가를 받았다. 공천개혁을 위해 정당들의 심기일전을 촉구하는 이유다. 여야 각 당이 총선에 출정하면서 모두 공천개혁을 다짐한 것은 국민들이 그것을 너무나 염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국민들은 19대 국회가 4년 임기 내내 무엇 하나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정쟁으로 점철하면서 혈세만 축냈다는 점에 여간 분노하고 있는 게 아니다.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자초한 19대 국회 아닌가. 옥석은 가려야 하겠지만 많은 현역 의원들이 그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국민들의 생각이다. 그들이 현역 프리미엄을 이용해 또다시 국회에 입성한다면 20대 국회는 19대 국회의 복사판이 될 게 뻔하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지금껏 공천에서 제외된 현역 의원은 더민주 10명, 새누리당 1명 등 11명에 불과하다.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들까지 포함해도 채 30명이 안 된다. 이 정도의 ‘현역 물갈이’로는 국민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없다. 새누리당이 여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현역 물갈이와 공천개혁을 주도해야 하지만 오히려 살생부 파문, 사전여론조사 유출 등으로 공천 내홍에 휩싸여 있으니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공천관리위가 지난주 경북의 친박계 중진인 김태호 의원을 내쳤으나 살생부 그대로 비박계를 대거 배제하려는 ‘논개작전’ 의혹이 제기돼 빛이 바랬다. 앞서 새누리당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양반집 도련님이나 월급쟁이와 같은 부적격 현역 의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한 바 있다. 그 칼날은 대상이 친박계라 해서 무뎌지고 비박계라고 곤두세워져선 안 될 것이다. 계파를 뛰어넘는 현역 물갈이일 때만 당사자들도 수긍하고 국민들도 납득할 수 있다. 이번 주 예정된 2차 공천 결과부터는 친박계와 비박계를 망라한 현역 컷오프 명단이 풍성해지길 기대한다. 최소한 중진과 친노계까지 과감하게 내친 더민주 수준의 진정성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게다가 더민주는 이미 2차 물갈이까지 예고한 상태 아닌가. 더민주 역시 당내 징계위에까지 회부됐던 막말 의원 등이 1차 물갈이 때 빠진데 대해 많은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만큼 2차 컷오프에서는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계파를 불문하고 부적격 의원들을 대거 솎아내기를 바란다. 교섭단체조차 구성하지 못한 국민의당은 한 명의 현역 의원이라도 아쉽겠지만 소속 의원 모두가 재신임 받을 만큼 능력이 출중하다고 장담하지는 못할 것이다. 더민주에 남아 있었다면 컷오프 대상에 포함됐을 법한 인사들은 심사 단계에서부터 과감하게 쳐내야만 한다. 계파를 초월한 현역 물갈이는 어느 정당도 예외가 될 수 없다.
  • 상용근로자 퇴직연금 가입도 양극화 심각

    퇴직연금에 가입한 우리나라 상시 고용 근로자 수가 6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률은 53.5%로 2명 중 1명은 퇴직연금에 가입했다. 6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2015년 말 기준 퇴직연금 현황 자료를 보면 퇴직연금 가입자는 총 590만 4000명으로, 1년 전보다 55만명(10.3%) 늘었다. 그러나 이는 퇴직연금에 가입한 상시 근로자만 집계한 것으로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까지 포함한 전체 경제활동 인구의 가입률은 훨씬 낮다. 보험연구원이 지난해 3월 집계한 통계를 보면 경제활동 인구 10명 중 2명, 임시근로자 10명 중 3명만이 퇴직연금에 가입했다.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체 수는 30만 5665곳으로 1년 전보다 10.9% 늘었다. 전체 사업체 도입률은 17.4%로, 이 중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체 도입률(84.4%)이 특히 높았다. 하지만 30인 미만 중소 영세사업체 도입률은 15.9%에 그쳤다. 대규모 사업체는 확정급여형(DB) 비중(78.7%)이 높았고 중소 영세사업체는 확정기여형(60.5%) 비중이 높았다. 확정급여형은 근속연수에 퇴직 직전 3개월간 평균 월급을 곱한 금액을 지급받는 방식으로, 근로자가 받을 돈이 확정돼 있으며 적립금 운용의 책임은 사용자가 진다. 반면 확정기여형은 근로자가 직접 자금을 운용하며 손실 위험도 근로자가 진다. 확정기여형 가입자 비중은 2012년 34.7%에서 2015년 40.4%로 매년 증가하고 있고 확정급여형 가입자는 2012년 63.3%에서 2015년 58.2%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말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26조 4000억원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강서 시급은 6934원

    서울 강서구가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위한 ‘강서구형 생활임금제’를 도입한다. 생활임금은 근로자가 가족을 부양하고 교육, 문화, 주거 등 여러 분야에서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책정한 것으로, 보통 법정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준이다. 강서구는 최근 구 생활임금위원회를 열고 시급 6934원, 월급 144만 9200원의 생활임금을 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제정·공포한 ‘서울시 강서구 생활임금조례’ 규정에 따른 것으로 기존 최저임금(시급 6030원)의 115% 수준에 해당한다. 생활임금이 적용되면 근로자는 종전과 비교해 최고 월 18만 8930원(209시간 기준)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는다. 생활임금 적용 대상은 강서구와 구의 출자·출연기관 소속 근로자로, 총 148명(구청 114명, 공단 34명)이다. 생활임금은 올 1월 1일로 소급해 적용된다. 이를 위해 구는 올해 예산 3억 600만원을 책정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최저임금으로만 생계를 꾸리기에는 어려움을 겪었던 근로자들의 부담을 덜고자 이번 제도를 도입했다”면서 “임금을 보전하면서 소득 수준이 낮았던 기간제근로자 등의 생활 형편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생활임금제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 관계 기관과의 업무협약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생활임금제 정착과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해 구가 구심점이 돼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10명중 3명은 연말정산에서 61만여원 반환해야

    10명중 3명은 연말정산에서 61만여원 반환해야

    ‘13월의 월급’이라는 연말정산 환급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람이 10명 중 3명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금으로 다시 내야 하는 규모는 61만여원이고, 돌려받는 환급금 규모는 평균 49만여원이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대표 이광석 www.incruit.com)가 3일 2015년 연말정산을 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더 받았거나, 토해내거나, 당신의 연말정산 이야기’라는 설문조사 결과다. 조사결과, 이번 연말정산 결과 세액을 돌려받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71.7%, 반면 토해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8.3%였다. 돌려받는 평균 금액은 49만 6000여원. 더 내야 하는 세액 평균 금액은 61만 7000여원으로 집계됐다.세액을 토해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소득공제 항목 중 내게 유리하게 해당되는 부분이 없어서(28.1%)’라고 가장 많이 응답했다. 그 다음으로 ‘미혼이어서(17.5%)’, ‘부양가족이 없어서(15.1%)’라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반면 세액을 돌려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출과 수입의 밸런스가 맞아서(23.0%)’라고 대답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소득공제 항목 중 내게 유리하게 해당되는 부분이 많아서(19.4%)’, ‘부양가족이 있어서(16.2%)’ 순이었다. 또 연말정산 결과 환급금을 받는 경우 가장 많이 소득 공제를 본 부분 1위로 ‘체크카드 사용액(20.7%)’이 선정됐으며 그 다음으로 ‘신용카드 사용액(19.9%)’, ‘의료비(10.0%)’, ‘부양가족에 따른 세액(9.7%)’ 순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말정산 결과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직장인의 50.5%는 ‘(대체로)만족’이라고 응답했으며 49.5%는 ‘불만족’이라고 답해 ‘절반의 만족’으로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직장인들은 연말정산 시 개선돼야 할 부분에 대해 ‘증빙자료를 모두 전산화해 증빙이 편리해져야 한다(26.2%)’, ‘전 직장에 원천징수영수증을 요청하지 않아도 정부 사이트를 통해 다운받을 수 있어야 한다(21.0%)’순으로 응답했다.이 설문조사는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2일까지 인크루트 자사 회원을 대상으로 이메일로 진행됐으며 총 참여자는 955명이었다. 참여자 중 직장인은 750명이었으며 이 중 연말정산 환급금 여부가 확실한 직장인 580명에 대해서만 설문이 이뤄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집 마련 기간’ 성남이 전주·청주의 3배 걸린다

    ‘내집 마련 기간’ 성남이 전주·청주의 3배 걸린다

    충북 청주 등 인구 60만명 이상인 기초자치도시 10곳의 아파트값을 비교했더니 전북 전주시가 가장 저렴한 것으로 2일 나타났다. 청주시가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기준 경남 창원, 경기 성남·수원·고양·안산·용인·부천, 청주, 충남 천안, 전주 등 10개 주요 도시의 아파트 가격을 분석해 보니 전주의 아파트 가격이 ㎡당 203만 2000원으로 가장 낮았다. 청주는 203만 5000원으로 두 번째로 저렴했다. 서울·부산·인천·대전 등 광역자치도시는 이번 분석에서 제외했다. 아파트 가격은 4인 가족을 기준으로 국민주택 규모라고 부르는 109㎡(33평)보다 작은 82.64㎡(25평)를 기준으로 했다. 신혼인 도시 근로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평형이다. 가장 비싼 도시는 성남시다. 성남 아파트는 ㎡당 전주의 3배에 가까운 592만 3000원으로 조사됐다. 2위는 용인(378만 1000원)이었고 안산(372만 8000원), 부천(372만원), 수원(367만 5000원), 고양(354만 7000원)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 밖의 도시로는 창원(317만 9000원)이 유일하게 ㎡당 300만원을 웃돌았다. ㎡당 아파트 전세금도 수도권은 비싸고 지방은 저렴했다. 전세금은 꼴찌가 뒤바뀌었는데 청주가 163만 6000원으로 가장 싸고 전주가 164만 7000원으로 1만 1000원이 비쌌다. 그 뒤를 천안(185만 8000원)과 창원(207만 9000원)이 이었다. 전세금이 가장 비싼 도시는 역시 성남으로 ㎡당 434만 8000원이었다. 부천(294만 7000원), 용인(288만원), 수원(278만 7000원)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 도시들의 전세가는 지방도시들의 매매가보다 비쌌다. 이를 두고 한 공무원은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면 아파트 매매·전세가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지방균형발전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가격이 비쌀수록 내 집 마련에 더 긴 세월이 걸린다는 의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기준 근로자 월평균 임금 323만원을 기준으로 근로자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 82.64㎡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청주와 전주가 4년3개월로 가장 짧았고 성남이 12년6개월로 가장 길게 나타났다. 성남은 전세자금을 마련하는 데도 무려 9년 2개월이 걸린다. 지난해 12월 기준 10개 도시의 실업률은 부천이 4.4%로 가장 높았고 용인 3.9%, 안산 3.8%, 수원 3.6%, 성남 3.4%, 전주와 창원 3.2% 등이다. 실업률 2%대는 고양(2.3%)과 청주(2.4%) 두 곳뿐이었다. 이동준 청주시 정책평가팀장은 “낮은 실업률과 저렴한 아파트 가격을 고려할 때 청주가 10대 기초자치도시보다 살기 좋다는 의미”라며 “청원군과의 통합 효과가 분명히 나타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서울 강서구, ‘시급 6934원’ 생활임금제 도입

    서울 강서구, ‘시급 6934원’ 생활임금제 도입

    서울 강서구가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위한 ‘강서구형 생활임금제’를 도입한다. 생활임금은 근로자가 가족을 부양하고 교육, 문화, 주거 등 여러 분야에서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하도록 책정한 것으로, 보통 법정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준이다. 강서구는 최근 구 생활임금위원회를 열고 시급 6934원, 월급 144만 9200원의 생활임금을 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제정·공포한 ‘서울시 강서구 생활임금조례’ 규정에 따른 것으로 기존 최저임금(시급 6030원)의 115% 수준에 해당한다. 생활임금이 적용되면 근로자는 종전과 비교해 최고 월 18만 8930원(209시간 기준)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는다. 생활임금의 적용대상은 강서구과 구의 출자·출연기관 소속 근로자로, 총 148명(구청 114명, 공단 34명)이다. 생활임금은 올 1월 1일로 소급해 적용된다. 이를 위해 구는 올해 예산 3억 600만원을 책정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최저임금으로만 생계를 꾸려가기 곤란했던 근로자들의 부담을 덜고자 이번 제도를 도입했다”면서 “임금을 보전하면서 소득 수준이 낮았던 기간제 근로자 등의 생활 형편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생활임금제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 관계 기관과 업무협약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생활임금제 정착과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해 구가 구심점이 돼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주목! 이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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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산 신청한 ‘농구 스타’ 박찬숙, 딸 통장으로 몰래 월급 챙겨와

    파산 신청한 ‘농구 스타’ 박찬숙, 딸 통장으로 몰래 월급 챙겨와

    10억원이 넘는 빚을 못 갚겠다며 파산 신청을 한 농구 스타 박찬숙(57)씨가 소득을 숨긴 채 거짓 신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파산5단독 박노수 판사는 지난 15일 박씨의 파산·면책 신청에 불허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판사는 “박씨가 법원에 밝히지 않은 소득의 규모나 은닉 방법에 비춰 볼 때 면책을 허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2014년 6월 유방암 수술로 농구교실 강의를 못 해 수입이 줄어 채무 12억 7000만원을 갚지 못하겠다며 법원에 파산·면책 신청을 했다. 같은 해 9월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박씨가 2013∼2015년 농구교실 강의를 하며 한 달에 200여만원을 벌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소득을 숨기고자 월급을 자신의 딸 등의 계좌로 받았다. 결국 돈을 빌려준 채권자들이 박씨가 거짓 파산 신청을 했다며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거짓이 들통났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중소기업 임금, 대기업의 62% 수준

    지난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2008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과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상시근로자가 300인 이상인 사업장의 상용근로자 임금가 월평균 501만6705원으로 전년보다 3.9% 올랐다고 1일 밝혔다. 보통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은 대기업,5∼299인은 중소기업,5인 미만은 영세 자영업자로 본다. 같은 기간 상시근로자 5∼299인 사업장의 상용근로자 임금은 월평균 311만283원으로 3.4% 상승했다.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 인상률은 2014년에 이어 2년째 중소기업보다 높았다. 지난해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대기업 대비 62.0%다.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기업 근로자가 한 달에 월급을 100만원 받는다면 중소기업 근로자는 62만원을 받는다는 뜻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임금 격차가 자꾸 벌어지는 것은 세계경기는 물론 국내 경기도 안 좋아져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극심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전에는 대기업과 비교한 중소기업의 임금이 80% 수준이었는데 최근엔 60% 초반대까지 떨어졌다”며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경영환경 변화를 크게 받기 때문에 최근 몇 년간 급여 지급 능력이 악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영연맹 캘수록 ‘악취’… 고위층 겨냥 비리수사 확대

    이사 등 불러 상납고리·자금흐름 추적… ‘박태환 스승’ 노민상도 매달 월급상납 대한수영연맹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구속된 수영연맹 정모(56) 전무이사가 선수선발 과정은 물론 시설 공사와 연맹 이사 자리를 놓고도 금품을 받았을 개연성이 높다는 정황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26일 “정 전무가 시설공사와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 개입한 것 외에 다른 분야에도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상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이날 정 전무에게 금품을 상납한 의혹을 받고 있는 수영연맹 안모 이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안 이사를 상대로 정 전무에게 월급 등을 상납했는지, 정 전무가 직접 돈을 요구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했다. 검찰은 안 이사가 정 전무에게 상납하기 위해 뒷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일선 감독이나 코치, 선수들로부터 금품을 상납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정 전무가 연맹 이사들로부터 상납받은 금품을 수영연맹 최고위층에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정확한 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 전무에 대한 구속기한을 연장했다. 검찰은 앞서 정 전무에게 국가대표 선수 선발을 청탁하며 수억원을 건넨 수영연맹 박모(49) 이사 역시 자신이 운영하는 A수영클럽 소속 일부 선수로부터 연봉 일부를 상납받았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무는 학부모를 상대로 ‘A클럽에 들어가야 대표로 선발될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홍보했고 실제 주요 국제대회 때마다 A클럽 선수를 대거 대표로 뽑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최근 박태환 선수의 스승인 노민상 수영연맹 이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금품 상납 여부를 확인했다. 노 이사는 매달 월급을 상납하는 형식으로 정 전무에게 1억원을 상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이사는 “간부에게 밉보이면 수영계에서 퇴출될 수 있었으며 상납이 아닌 갈취를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전무를 중심으로 한 수영연맹 임원의 상납 고리를 추가로 확인하는 한편 정 전무와 그 주변 인물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가계 소비 ‘역대 최저’

    지난해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성향이 떨어졌다는 것은 가계가 소비를 자제하고 저축을 늘리고 있다는 뜻이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15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7만 3000원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1.2%)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가계동향은 전국 8700가구를 대상으로 소비·지출 등 가계수지를 조사한 것이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 소득은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월급쟁이들이 벌어들인 근로소득은 1.6% 증가했으나 자영업자들의 사정이 나빠지면서 연간 사업소득(-1.9%)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6만 3000원으로 0.5%가 늘었다. 역대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실질 소비지출은 아예 0.2% 감소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지난해 소비성향 역대 최저… 실질소비 마이너스

    지난해 소비성향 역대 최저… 실질소비 마이너스

      실질 소비는 ‘마이너스’ 성장…고령화·경기불안에 지갑 닫아  지난해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성향이 떨어졌다는 것은 가계가 지갑을 닫았다는 뜻이다. 가계소득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폭으로 증가한 상황에서 불안한 경기와 노후 걱정 때문에 돈을 못써 생긴 ‘불황형 흑자’인 셈이다.  자영업자 사업소득 첫 ‘마이너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15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7만3000원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가계동향은 전국 8700개 표본가구가 기록한 가계부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조사된다.  지난해 가계소득 증가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1.2%)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 소득은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월급쟁이들이 벌어들인 근로소득은 1.6% 증가했으나 자영업자들의 사정이 나빠지면서 연간 사업소득(-1.9%)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자영업자들에게 큰 타격을 줬다. 가게 문을 열어놓아도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들자 지난해 동안 자영업자 8만9000명이 줄었다. 5년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었다.  저소득층 생계급여가 오르고 근로·자녀장려금 지급이 확대되면서 이전소득(생산활동을 하지 않아도 정부가 무상으로 주는 소득)은 9.4% 증가했다.  소득 증가율이 둔화하자 소비심리도 위축됐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6만3000원으로 0.5% 늘었다. 역대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실질 소비지출은 아예 0.2% 감소했다.  소득보다 소비 증가율이 낮다 보니 연간 소비성향은 2003년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71.9%로 떨어졌다. 월 100만원을 버는 가구(가처분소득 기준)가 71만9000원만 쓰고 28만1000원을 저축했단 의미다.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은 2011년부터 5년 연속 하락했다. 소비성향 하락과 동시에 가계 흑자율(28.1%)은 최대치로 올랐다.  소득이 늘었다기보다는 벌어들인 만큼 소비하지 않아 나타난 ‘불황형 흑자’로 분석된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100만원의 흑자가 났지만 이를 쓰지 않고 그대로 남겨뒀다고도 볼 수 없다.주택담보대출 원금 상환,자산 구입 등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가계 흑자가 늘어나니 적자가구의 비중 역시 사상 최저치인 21%를 기록했다. 소비성향 하락의 원인은 계층별,소득 수준별로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중산층은 고령화에 따른 노후 대비를 위해,저소득층은 빚 부담 때문에 지갑을 닫고 있다.  취업이 잘 안 되는 청년층도 돈을 쓰기가 어렵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내수 부진이 반영돼 소비성향이 계속해서 낮아지는 것”이라며 “소비성향 하락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인구구조 변화에 기인하고 있어 당분간 전환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령화,청년실업 등 구조적인 문제가 계속해서 내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셈이다. 가계는 주거,식료품비와 같이 꼭 필요한 지출만 선별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가계는 주거·수도·광열에 월 평균 27만7000원을 썼다.이 부문 지출은 전년보다 4.8% 증가했다.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가가 떨어져 주거용 연료비(-5.7%) 지출은 감소했지만,월세 가구 비중이 늘며 실제 주거비가 1년 새 20.8%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은 매달 35만4000원꼴로 0.8% 늘었다. 육류(6.7%)와 채소·가공품(4.3%) 지출이 증가해서다. 보건비 지출은 월평균 17만4000원으로 3.6%,음식·숙박은 33만9000원으로 1.4% 늘었다. 담배 가격 상승 때문에 주류·담배 지출(월평균 3만3000원)이 18.8%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의류·신발 지출은 월평균 16만2000원으로 전년보다 4.4% 줄었다. 유가 하락으로 연료비가 감소하면서 교통비도 월평균 32만2000원으로 3.7% 감소했다.  통신비(14만8000원),교육비(28만3000원) 지출은 각각 1.7%,0.4% 감소했다. 각종 세금,연금,사회보험료가 포함되는 비소비지출은 81만원으로 전년보다 0.7% 증가했다. 저금리 기조로 이자비용(-5.9%)이 줄었지만 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취득세가 증가해 비경상조세(9.5%)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가계동향 조사상 소득격차는 계속해서 좁혀지고 있다. 소득 5분위 배율은 2015년 4.22배로 조사돼 2003년 전국 단위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소득이 가장 높은 5분위(상위 20%) 소득을 가장 낮은 1분위(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배율이다. 이 배율이 작을수록 소득격차가 적다는 것을 뜻한다.  소득 5분위 배율은 2008년 4.98배로 정점을 찍고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김보경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최근 들어 기초연금,공적연금 등 정부의 이전 지출이 늘어나고 경기 둔화로 고소득층의 사업소득 증가율이 낮아져 소득 5분위 배율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1분위에서 증가 폭이 4.9%로 가장 컸고 5분위가 0.6%로 가장 낮았다. 소비지출 증가율은 1분위(2.1%),4분위(2.3%)의 증가 폭이 컸고 5분위는 1.3% 감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종교 초월한 경전 전문 번역가 정창영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종교 초월한 경전 전문 번역가 정창영

    성인들의 참뜻을 알고 싶어 경전을 집어 든다. 하지만 너무 어려워서 그냥 덮는다. 사전을 뒤적이며 읽어 보지만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되지 않아 쉽게 포기한다. 한글 번역본이지만 우리글이 아닌 것 같을 정도로 어려워서다. 많은 사람이 이런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종교·철학 전공자도 어렵다는 경전을 쉽게 번역하고 풀어 쓰는 데 몰두한 전문가가 있다. 종교 경전 10여권을 번역, 해석하고 저술한 정창영 선생을 충남 보령 성주산 계곡 전원주택 작업실에서 만났다. →신학대를 나왔다. 불교·동양철학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우연이었다. 신학대 3학년 때로 기억한다. 선택과목으로 종교학을 들었는데 개괄적으로나마 다양한 종교가 전하는 메시지를 접할 수 있었다. 불교 경전, 힌두교 경전을 처음 맛보았다. 이때 힌두교의 중요한 성전 중 하나인 ‘바가바드기타’를 알게 됐다.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 뿌리까지 기독교 신자였기에 바가바드기타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어리석은 얘기 같지만 ‘다른 종교에도 메시지가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첫 문장을 읽는 순간 가슴에 확 와 닿는 무엇이 있었다. →가슴을 울린 그 무엇은. -나 스스로 특정 종교에 둘러싸인 좁은 울타리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때부터 다른 종교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바가바드기타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말 경전을 찾았지만 헛수고였다. 우리말로 번역된 경전이 없으니 영어 번역본이라도 구하려고 무진 애를 썼다. 어렵게 불교 전문 서점에서 영어 번역본을 구했다. 인도 대통령을 지낸 저명한 분이 번역한 경전이었는데 문장이 참 수려했다. 그게 인연이 돼서 경전 연구에 빠지게 됐다. →당시 국내 번역본이 전혀 없었나. -함석헌 선생이 바가바드기타를 번역하고 강의했다. 반가워서 읽어 봤는데 사실 너무 어려웠다. 영문본보다 더 어려웠다. 번역본이 너무 어려워 공부를 더해 우리말로 옮겨 보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일상적인 언어로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번역본을 내놓고 싶은 욕망이 굴뚝처럼 솟아올랐다. 이때가 신학대 4학년 때다. 경전의 참뜻을 여러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지만 제대로 된 번역본이 없었다. 이따금 나온 번역본은 원본보다 더 어려웠다. 이런 건 아니다 싶어 경전 번역에 뛰어들었다. →신학대를 졸업하고 자연스럽게 목회의 길을 걸었던 것으로 안다. -목회 활동을 7년 정도 했다. 그러면서도 불교, 힌두교, 심지어 조로아스터교 등에도 관심을 가졌다. 아마 기독교 공부보다 이들 종교 공부에 더 빠졌던 것 같다. 다른 종교의 경전을 해석하면서 공부하다 보니 그곳에도 주옥같은 메시지가 넘쳐흐른다는 것을 알았다. 동시에 목회 활동에 대한 반성도 있었다. 목회는 남을 가르쳐야(설교) 하는데 그럴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그래서 목회를 접고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분야에 파고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다. 20대 후반~30대 중반이었다. 목회 활동을 접은 것은 저술과 경전 번역에 매진하기 위해서였다.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 -당장 먹고살 길이 막막했다. 목회 활동을 그만뒀으니 수입이 끊겼다. 그러던 차에 잘 알고 지내던 목회자가 기독교 잡지사를 소개해 줘 편집장 일을 맡았다. ‘몇 푼이라도 월급을 받으면서 생활할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사실 편집장이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다. 이때 성서 연구도 열심히 했는데 현대어 성서 번역팀에 합류했다. 신학자들이 번역해 오면 원본과 대조, 놓친 부분을 체크해 토론하고 보충하는 일을 3년 정도 했다. 그러나 성서 번역만으로는 먹고살 길이 없어 일반 번역도 병행했다. 조직 문화에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낙향해 경전 번역만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전문 직업으로서 번역을 택했던 것이다. 열심히 했다. 원고지 쓰던 시절이었는데 얼마나 일을 많이 했는지 손가락 마디가 45도로 휠 정도였다. →동서양을 넘나들고 종교를 초월해 경전을 번역했다. 경전이 주는 메시지는 다른가. -백그라운드는 개신교지만 종교 관계없이 경전에 손을 댔다. 수십 권의 번역·저술에 매달렸지만 특정 종교에 빠지지 않고 편협된 시각을 버리려고 했다. 그래서 특정 종교를 넘어 다양한 경전을 접할 수 있었다. 종교가 다르더라도 경전이 주는 메시지는 ‘비슷하다’가 아니라 ‘같다’고 해도 된다. 도덕경이나 붓다의 가르침이나 예수님의 메시지 등이 모두 한길로 통한다는 것을 알았다. 종교에 따라 강조점이 약간 다를 뿐이지 진리를 가르치려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종교, 이념을 놓고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가 대화의 장벽이다. 기독교는 하나님이라고 하는데 불교는 불성이라고 한다. 힌두교는 브라만이라고 하는데 같은 존재의 상태다. 다만 언어 표현을 놓고 오해가 생기고 분쟁으로 이어진다.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수준이 다 같지는 않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특정 층(수준)만 들어 종교를 이야기하다 보면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아가 우월성을 따지고 싸움으로 이어진다. 서로 다른 종교라도 최상위층에 도달하는 정신이나 철학은 같다고 본다. →종교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경전에 답이 있던가. -종교는 진리다. 근본을 가르치는 것이 종교다. 진리는 종교마다 다 있다고 본다. 흔히 종교가 주는 메시지는 사랑이라고 하는데 이는 중간 단계의 계층이 추구하는 메시지다. 사랑에는 감정이 실린다. 하지만 종교의 최상위층은 감정을 초월한다. 부처나 예수의 말씀을 평면에 놓고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려다 보니 저항이 생기고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불교 반야심경은 최고 수준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경지가 최고조에 오른 제자 사리자에게 주는 메시지였으니 일반인에게는 얼마나 어렵겠나. 불경 안에도 수많은 층의 메시지가 있듯이 모든 종교가 그렇다. 종교마다 서로 배척할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최근 손을 댄 경전이 있나. -법구경을 잡아들었다. 널리 회자되고 친숙해 불자가 아닌 사람이 번역한 법구경을 내려고 한다. 법구경은 부처의 가르침을 모은 책이다. 그 안에는 초등학생에게나 해당하는 도덕 같은 말씀부터 최상층의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말씀까지 들어 있다. 법구경 안에서 최상의 말씀은 전체의 10분의1에 불과하다.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주는 메시지가 대부분이다. 쉽게 풀어 쓰는 데 목적을 뒀다. →종교 경전에 매달리는 특별한 이유는. -그동안 나온 번역서는 대부분 교계에 있는 분, 아니면 철학자들이 번역했다. 그래서 표현 대부분에 그분들 세계의 언어를 사용했다. 일반인이 그 책을 읽으려면 또 공부해야 한다. 부처님이 활동할 당시는 종교로서의 불교가 성립되지 않았던 때다. 일반인을 상대로 진리를 전파하려고 했던 분이다. 예수님 활동 당시에도 기독교는 없었고 복음서도 없었다. 성경도 없었다. 모두 일반인을 상대로 얘기한 것이지 않나. 그러니 일반인으로서 경전을 번역할 자격이 있지 않나. 수준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말씀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경전을 내고 싶다. 밑줄 그어 가며 확실히 이해하지는 못해도 ‘그런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번역본을 내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경전이 주는 메시지를 모든 사람이 조금이나마 쉽게 받아들이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 →종교 비교 관련 서적 출간이나 토론에 나갈 생각은 없나. -종교를 놓고 논쟁을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비교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 토론하다 보면 싸움으로 이어진다. 에피소드가 있다. 경전 번역서가 나오고 대학 강의를 하다 보니 여러 곳에서 당시 한창 방송에서 인기를 끌었던 유명한 철학자 김모 교수와 토론을 붙여 보자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종교, 경전이 주는 메시지를 놓고 토론할 경우 진리를 도출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거절했다. →천문에도 관심이 많다. 미신이라는 비판도 있지 않나. -천문(天文)은 하늘의 글이다. 천체물리학(과학)을 천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잘못이다. 천문 해석은 논리적인 통계 학문이라고 본다. 사주처럼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이를 쉽게 풀어 쓸 생각으로 접근했다. 별은 한 곳에 박혀 있지 않다. 모든 행성이 다 그렇듯이 늘 움직인다. 천문은 맞다, 안 맞다의 영역이 아니다. 이해하는 영역이다. 별자리에 따른 인간 성격유형 분류는 통계로 증명한다. 칼 융(의사, 심리학자)도 천문을 기본으로 인간의 성격유형을 분류한다. 글 사진 보령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정창영은 경전 전문가, 천문 해석가로 유명하다. 1955년 충남 연기군 전동(세종시) 출생. 서울신학대 졸업. 어려운 경전을 일반인 시각으로 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종교와 나라를 넘나들며 고전을 쉬운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직업으로 여기고 있다. ‘바가바드기타’, ‘도덕경’, ‘열자’, ‘예언자’, ‘동양정신과 서양정신의 결혼’, ‘성경에 관한 논쟁’, ‘탈무드’, ‘파탄잘리의 요가수트라’, ‘티벳 사자의 서’ 등 20여권의 번역서와 저서가 있다. 동시에 ‘별들에게 물어봐’라는 책을 내면서 천문 해석가로도 활동 중이다.
  • 야윈 백수의 왕…사자도 전쟁은 끔찍했다

    야윈 백수의 왕…사자도 전쟁은 끔찍했다

    앙상한 뼈마디를 드러내고 서서히 스러져가고 있는 동물들의 사진이 전세계 누리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정글의 왕이라 불리는 사자는 너무 야위어서 척추가 가죽 위로 도드라져 나와있고 멸종위기에 처한 아라비아 표범들은 아예 굶어 죽었다. 사진 속 뼈 밖에 남지 않은 동물들은 근 일년째 계속되는 내전으로 척박해진 나라 예멘의 동물원에서 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건 굶주림으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이 동물들을 위해 사육사들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전세계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멘 남서쪽에 위치한 도시 타이즈(Taiz)는 전쟁으로 인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죽고 있다. 사람들이 먹을 식량도 부족한 판에 동물들을 먹일 음식이 있을 리 만무하다. 이곳 동물원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그 수가 17명으로 줄었고 남아있는 직원들은 몇 달째 월급도 받지 못한 채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동물들을 지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동물원에는 새끼 2마리를 포함해 사자 20마리, 아라비아 표범 26마리, 아라비아 사슴, 원숭이, 스라소니, 독수리 등 약 280마리의 동물들이 있다. 이중 11마리의 사자와 6마리의 표범이 죽었다. 사육사는 생존을 위해 표범이 이미 죽은 형제를 잡아 먹도록 두어야 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처음 이 동물원을 본 광경은 “지옥 같았다”고 떠올리며 “동물들에게 하루 먹이를 주면 5일은 굶어야 했다. 그들은 피를 흘렸고, 먹을 만한 것이 있으면 서로 사납게 다투었다.”고 말했다. 이달 초 동물원 직원들은 소셜미디어에 고통 받고 있는 동물과 함께 ‘SOS 타이즈 동물원, 동물들이 굶고 있어요’라고 적은 종이를 들고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이 사진은 전세계 누리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스웨덴 말모에 사는 한 동물애호가이자 은행직원은 온라인(generosity.com)으로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2주도 안되어 3만3000달러가 모여 동물원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고, 동물의 상처를 치료하거나 먹이를 주는 데 사용되고 있다.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엄청난 궁핍 속에 있는 상황에서 동물을 위해 돈을 모으냐는 비난에 대해 “물론 무고한 사람들이 곤란에 처해있지만 인간은 도망을 치거나 다른 대안을 모색해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속 동물들은 선택권이 없다”며 “동물들을 돕는 건 우리 인간들의 의무”라고 말했다. 한편 타이즈는 현재 민병대와 후티 반군이 교전 중에 있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구호품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시민들을 겨냥해 폭탄을 터트리고 있다. 게다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연합군은 하루에도 여러 번 후티 반군 주둔지에 폭격을 가하고 있어 시민들은 하루하루 죽음의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 UN에 따르면 최소한 6000명의 사람이 전쟁으로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이 시민들이다. 윤나래 중동 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새누리 PK ‘압박 면접’

    새누리 PK ‘압박 면접’

    4·13총선 후보자 공천을 위한 새누리당의 면접 심사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다. 경선에 나설 후보자를 가리기 위해 시작된 면접이 사실상 공천용 면접이 돼 가는 분위기다. 야당의 대대적인 ‘현역 물갈이’ 움직임의 영향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18일 “경선 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한 면접”이라면서 “살인미수를 했거나 갑질을 세게 한 그런 후보들을 걸러 내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심각한 문제를 지닌 후보만 최소한으로 탈락시킴으로써 김무성 대표의 ‘상향식 공천제’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하지만 진행 중인 면접 심사는 단지 ‘불량 후보’를 솎아 내는 수준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의 정치적 역량과 이념, 소신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질문이 쏟아졌다. 손수조 부산 사상 당협위원장은 25일 “청년 일자리 공약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부산 진을의 이헌승 의원은 “초선 의원으로서 박근혜 정부를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묻더라”고 했다. 부산 연제의 김희정 의원은 “‘동성애 지지자냐’라는 질문이 있었고 ‘반대자’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면접에 임하는 후보들도 이번 면접을 사실상 ‘공천 면접’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한 예비후보는 “상향식 국민 공천을 한다더니…”라며 고개를 갸우뚱했고, 다른 후보도 “면접의 강도가 예상 외로 세다”며 혀를 내둘렀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컷오프가 없다 보니 면접이 사실상 공천 면접 심사로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부산·경남(PK)·울산 지역 예비후보 면접을 진행했다. 영남권은 ‘공천이 곧 당선’인 지역이다 보니 면접장에는 장난기 없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우황청심원을 꺼내 먹으며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는 후보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적한 조경태 의원은 다소 머쓱한 표정으로 면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비서관 월급 상납 의혹이 불거진 박대동 의원도 면접 심사를 받았다. 18대 총선에서 당 사무총장을 맡아 친박(친박근혜)계 ‘공천 학살’을 했던 이방호 전 의원도 오랜만에 모습을 비쳤다. 김 대표는 부산 영도가 선거구 조정 대상 지역구로 분류돼 선거구 획정이 완료된 이후에 면접을 본다. 이 위원장은 면접이 끝난 뒤 ‘대구·경북(TK) 지역에서 현역 의원 6명이 공천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소문과 관련해 “그것밖에 안 날린다고. 대구만 해도 12명인데 어떻게 6명밖에 안 날아가”라고 말한 뒤 “농담”이라고 해명했다. 공천과 관련해 각종 음해성 글이 나도는 것에 대해서는 “믿지마라”고 선을 그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잘 만든 동네 스크린 하나 열 멀티플렉스 안 부럽다

    잘 만든 동네 스크린 하나 열 멀티플렉스 안 부럽다

    “작은 영화관이지만 관객은 결코 적지 않지요.” 개관한 지 1년 된 ‘강화 작은영화관’이 24일 누적 관객 7만 6300명을 기록했다. 강화군 인구 6만 7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강화군은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 지난해 2월 작은영화관을 열었다. 스크린이 겨우 1개이고 좌석도 87석에 불과하다. 그러나 스크린 대비 관객 수는 전국 13개 작은영화관 가운데 최다를 기록했다. 강화 작은영화관은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9억원을 지원받아 설치된, 문체부가 주관한 제1호 영화관이다. 운영은 사회적 협동조합인 ‘작은영화관’이 맡아 공공성을 뒷받침했다. 강화도에는 1989년 중앙극장이 폐관된 이후 26년 동안 극장이 없었다. 강화문예회관 2층에 있던 소공연장을 리모델링해 만든 작은영화관은 대도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버금가는 첨단 시설을 갖췄다. 무엇보다 최신 영화를 상영하는 개봉 영화관이다. 특혜도 있다. 영화 관람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일반 영화는 5000원, 3D영화는 8000원으로 일반 영화관의 60% 수준이다. 주민 최모(25·여)씨는 “영화 한 편 보려면 김포나 일산 쪽으로 나가야 했는데 최신작을 강화에서도 볼 수 있어 문화적 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된 듯하다”고 말했다. 현재 영화관에서는 ‘검사외전’, ‘동주’, ‘좋아해줘’, ‘순정’ 등 6개 영화를 시간대별로 돌아가며 상영하고 있다. 장은미 매니저는 “개관 이후 꾸준히 관객이 늘어 주말에는 표가 매진돼 다음날로 예매하고 되돌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결산 결과 9000여만원의 순수익을 올렸다. 강화군민의 문화격차를 해소하고, 강화군은 세외수입을 확보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강화군이 문화재의 보고인 점도 영화 관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근에 전등사, 마니산, 광성보, 고인돌유적지 등 볼거리가 산재한 데 외부에서 찾아온 데이트족이 데이트 코스를 관광도 하고 영화도 보는 식으로 구성하는 덕분이다. 강화사랑 상품권도 한몫했다. 강화군의 공무원은 강화사랑 상품권을 월급의 일부로 지급받는다. 이것으로 작은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강화군 관계자는 “지역과 연령을 불문하고 영화 관람 욕구는 비슷한 것 같다”면서 “스크린이 1개뿐인 정말 작은 영화관이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은 멀티플렉스급인 만큼 최첨단 시설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장년인턴 지원 대상·기간·금액 확대…개성공단 입주기업 인력난 해소될까

    정부가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장년인턴제를 대폭 손질한다. 장년인턴제 적용 요건을 최저임금의 110%(140만원)에서 100%(126만원) 수준으로 낮추는 것만으로는 인건비 절감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지원 대상, 기간, 금액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대체 인력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입주 기업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23일 “장년인턴 지원 대상을 8000명에서 1만명으로 늘리고, 지원 기간도 6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할 것”이라면서 “정규직 전환 지원금은 1인당 39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장년인턴 근로자에 대한 지원금을 고용 기간과 임금 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이를 잠정 보류하고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내년 장년인턴 예산도 600억원(올해 282억원)으로 책정했다. 현재 정부는 기업이 장년인턴 한 명을 채용하면 3개월 인턴 기간 동안 매달 60만원을 지원한다. 이후 정규직(2년 이상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 6개월 동안 매달 65만원을 지급한다. 그러나 바뀌는 제도에 따르면 인턴 지원금과 정규직 전환 지원금이 75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정규직 전환 지원 기간도 6개월 늘어난 1년이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 기업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북한 근로자 월급 150달러(약 18만원)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정부 지원을 받으면 인건비 상승 충격을 다소 덜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123개 입주 기업에 채용된 장년인턴은 20명가량”이라면서 “제도가 바뀌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설] 공직 유연근무제 국민 편의 우선 고려를

    인사혁신처가 그제 내놓은 ‘공무원 근무혁신 지침’은 업무 집중도와 효율성,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어영부영 일해도 정년까지 일자리가 보장돼 ‘철밥통’ 소리까지 듣는 공직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민간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특히 이번 지침에 따라 주당 40시간 범위에서 근무일과 시간을 자율 조정해 하루 12시간씩 사흘을 집중 근무하고, 하루는 4시간만 일하는 주 3.5일 근무도 가능해진다는 점에 눈길이 쏠린다. 봉급생활자들이 꿈꾸는 ‘월화수목일일일’이 공직사회에서 현실화되는 셈이다. 이번 지침의 저간에는 2200시간이 넘는 공무원의 연간 근로시간을 2018년까지 1900시간대로 낮춰 ‘일과 휴식이 조화를 이루는 근무문화’를 조성하겠다는 거창한 청사진이 담겨 있다. 연간 초과 근무시간 총량을 예산처럼 설정해 부서별로 나눠 주고, 공무원 각자의 초과근무 사용량을 월별로 관리토록 해 되도록 초과 근무를 줄이면서 대신 근무시간 중의 사적인 전화, 불필요한 인터넷 검색, 다른 부서 방문 등을 자제토록 해 업무 집중도와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일해야 할 시간에 놀고, 쉬어야 할 시간에 일하는 비효율적 근무 방식은 당연히 고쳐야만 한다. 하지만 과연 공직사회의 현실을 고려했는지 궁금하다. 혁신처는 민원업무 담당자가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거나 연가를 사용할 때는 공백이 없도록 대체 근무자를 세우도록 했다고 밝혔지만 지금도 많은 민원 창구에는 ‘옆 창구를 이용하라’는 팻말이 붙어 창구마다 북새통인 게 현실이다. 이미 반 토막 난 민원 창구가 유연근무제 시행으로 더 없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이유다. 공무원은 국민들의 혈세로 월급을 받는 공복이다. 또한 공무원들의 정년을 헌법에 보장한 이유는 그만큼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라는 뜻이다. 그런데 국민에게 피해를 줘서야 되겠는가. 게다가 집중근무제와 유연근무제 등은 근로 감독이 엄격한 민간 부문에서도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 근로와 휴식을 정확히 계량하고, 성과를 공정하게 평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지침이 오히려 일부 나태한 공무원들의 ‘쉬는 시간’만 늘려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얼마 전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 공공인력의 정보처리 경쟁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직사회의 생산성 향상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일과 휴식의 조화 못지않게 역량 강화와 근태 및 성과의 철저한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 박진·오세훈 ‘형·동생’ 기싸움… 안대희·강승규 ‘공천룰’ 신경전

    박진·오세훈 ‘형·동생’ 기싸움… 안대희·강승규 ‘공천룰’ 신경전

    이틀째 서울 12·경기 12곳 95명 심사 원유철·심재철 등 중진, 신인과 나란히 새누리당이 4·13 총선의 1차 관문인 당내 경선을 치르기 위한 예비후보 면접에 돌입했다.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어진 이틀째 면접에선 서울 12곳, 경기 12곳의 예비후보 95명이 심사를 받았다. 특히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양반집 도련님’, ‘월급쟁이’를 걸러 내겠다”며 ‘현미경 심사’ 방침을 예고하면서 부적격 심사를 통한 현역 배제, 우선·단수추천지역 선정에 관심이 집중됐다. 기본 경선 룰(당원 30%, 일반국민 70%)의 예외인 일반국민 대상 ‘100% 여론조사’ 지역도 관건이다. 그동안 예우 차원에서 면접에서 제외했던 현역 의원들도 소환됐다. 4선인 원유철 원내대표, 심재철 전 최고위원 등 중진들은 이날 신인 예비후보들과 나란히 면접위원 앞에 섰다. 전날엔 보건복지부 장관 출신 3선 진영 의원, 홍문종 전 사무총장이 면접장에 나왔다. 김무성 대표는 물론 공관위원인 황진하 사무총장, 홍문표·박종희 제1·2부총장도 면접을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영입인사 배치 지역과 전·현 의원들이 맞붙은 지역의 신경전도 치열했다. 서울 마포갑에서 공천을 신청한 안대희 최고위원은 이날 면접에 앞서 당협위원장인 강승규 전 의원에게 어색하게 악수를 청했다. 강 전 의원은 100% 여론조사 실시에 대해 “당이 ‘3대7’ 기본 원칙을 밝힌 만큼 공정한 경선 룰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반면 안 최고위원은 “당의 총선 승리에 진정으로 누가 기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당이 정하는 대로 하겠다”고 맞섰다. 종로에 출마한 박진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전날 대기실에서 뼈 있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박 전 의원이 “동생이 치고 들어오니 어떡하겠느냐”고 하자, 오 전 시장은 “형님이 양보까지 해주면 더 좋은데…”라고 응수했다. 박 전 의원은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면서 아우 먼저 하려 한다”고 받아쳤다. 앞서 공관위는 822명에 이르는 공천신청자 프로필을 일일이 들여다보며 살인미수·음주운전 전과 등 부적격자들을 분류했다. 이 위원장은 심사가 끝난 뒤 “면접 본 사람들 중에서 우선·단수추천 집중 심사자들을 가려내고, 부적격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불량품을 가려야 한다”,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을 요구하겠다”고 이 위원장이 밝힌 만큼 대규모 ‘컷오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9대 공천 당시 ‘하위 25% 컷오프’처럼 일률적인 칼질을 하지는 않아도 의정활동·인기도·도덕성 잣대를 엄격히 들이대겠다는 의미다.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징계 결정이 미뤄진 박대동·김상민·김종태 의원 등의 경선 탈락 여부도 공관위 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비박근혜계는 물론 친박계 현역들도 예외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 원내대표는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나 “친박·비박이 나뉘어 (공천) 갈등을 빚으면 20대 총선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길섶에서] 아픈 사연/오일만 논설위원

    최근 한 지인의 뼈아픈 사연을 들었다. 건실한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며 주위의 부러움을 독차지했던 인물이다. 회사 지분을 타인에게 몽땅 넘기고 자신은 월급쟁이 영업 책임자로 자리바꿈을 했다고 한다. 20대부터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으면서 맨손으로 일궈 놓은 회사였다.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없다던, 회사를 포기하는 그 심정을 생각하면 가슴 끝이 아려 온다. 그의 몰락은 도박에서 시작됐다. 회사는 남들이 손대지 못하는 기술 독점 품목이라 날로 번창했지만 그와 비례해서 그의 긴장감은 날로 허물어져 갔다. 성공 끝에 찾아온 방심은 더 짜릿한 그 무언가를 찾았고 결국 도박의 유혹에 빠져들었다. 회사보다 카지노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빚은 눈덩이처럼 쌓여 갔다. ‘한 방의 추억’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벌리면서까지 도박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인간사(人間事), 행과 불행이 늘 번갈아 찾아오기 마련이다. 도박이 그의 모든 것을 앗아 갔지만 초심을 버리지 않는다면 희망은 남아 있다. ‘한 방의 헛된 꿈’을 접고 새롭게 일어서는 그의 모습을 보고 싶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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