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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리송한 김영란법… 교직원·공무원 저리대출 상품, 위반일까

    시중은행에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대상자에 해당하는 교직원이나 공무원에게 저렴한 금리로 대출해 주는 상품은 법 위반일까, 아닐까.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최근 김영란법과 관련해 직원들이 업무상 궁금해하는 점들을 정리해 게시판에 공유하고 있다. 우선 은행에서 교직원·공무원 대상으로 금리 우대 혜택 등을 주는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괜찮다. 사회 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것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제시한 사례를 보면 자동차회사가 마케팅 전략으로 특정 직업군에 한정해 할인하는 상품은 공무원이나 교직원 대상도 허용된다. 그러나 공무원이 개인적으로 찾아가 은행 지점장으로부터 우대 혜택을 받는 것은 법에 저촉된다. 사회 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사례에는 항공사가 이코노미석에 좌석 수를 초과한 예약을 받았다가 이코노미 만석으로 좌석 업그레이드를 했는데 우연히 공직자가 혜택을 받았거나 관혼상제에 찾아온 손님들에게 음식물을 제공하는 경우 등이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은행에서 VIP 고객을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5만원 이상의 선물을 돌렸는데 여기에 공무원 고객이 포함된 경우도 예외로 본다. 은행이 시·군 등 지방자치단체 금고나 군인월급통장의 입찰을 따내거나 대학·병원의 주거래 은행으로 선정되기 위해 해당 기관에 거액의 출연금을 내거나 협찬하는 것도 괜찮다. 공공기관의 내부 규정과 절차에 따라 협찬 계약이 체결되고, 협찬의 내용과 범위가 일방적이지 않고 상응하는 대가 관계가 있으면 정당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 은행법상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공시해야 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빚 없이 공부할 권리를” 학자금 부채 세대의 항변

    “빚 없이 공부할 권리를” 학자금 부채 세대의 항변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천주희/사이행성/288쪽/1만 3800원 10명 중 7명은 대학에 가는 세상이다. 경쟁 사회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갖춰야 할 필수 자격처럼 돼 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대학 진학을 개인의 선택 문제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대학에 가더라도 졸업장을 손에 쥐기까지가 험난하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등록금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대학생에게는 학자금 대출이라는 특혜가 있다고 슬며시 미소 짓는다. 빚을 내 소비하라며 신용카드를 권장한 지 오래됐고, 집도 빚을 내서 마련하라고 하는데 공부도 빚을 내서 해야 하는 게 바로 우리의 현실인 것이다. 저자는 필연적으로 빚과 함께 생활할 수밖에 없는 요즘 청년 세대를 대한민국 최초의 ‘부채 세대’로 명명한다. 또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라고는 대학밖에 모르는 우리 사회가 청년 세대를 구조적인 빈곤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석사 과정을 마치기까지 10년간 여덟 차례에 걸쳐 2200만원의 학자금 대출을 받았고, 모두 상환하기까지 10년이 남아 있는 실제 학자금 채무 당사자다. 이런 자신의 경험과 빚쟁이로 전락한 수많은 청년 세대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청년 빈곤의 현실을 생생하게 진단한다. 저자는 빚지지 않고 공부할 권리를 주장하며 이를 위해 대학 교육의 공공성을 제안한다. 등록금은 인하돼야 하는 게 아니라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대학 교육의 무상화다. 그리고 대학만이 살길이 아니며 대학 바깥에도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젊어서 고생이 뭐 그리 대수냐고 고개를 갸웃거릴지도 모를 기성세대에게 저자는 일갈한다. “고성장 사회에서 일한 만큼 돈을 축적하고, 살림살이도 하나씩 장만하고, 대학만 나오면 취직되던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경험과 경제관으로 오늘날 청년들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 이미 사회는 저성장 사회로 접어들었으며, 과소비를 하느라 대출을 받고 저축을 못 하는 게 아니라 학자금 대출금이 너무 많아서 월급의 대부분을 빚 갚는 데 쓰고, 취직을 하더라도 월급이라고는 겨우 최저임금이 넘는 정도에, 취직해서도 계약 갱신이 안 되면 바로 실업자가 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대졸 취업자 19.8% 2년 내 이직

    대졸 취업자 19.8% 2년 내 이직

    ‘경력 사다리 정책’ 강화 절실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한 청년층 10명 가운데 2명은 직장을 2년 이내에 옮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비율은 4.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돼 더 나은 일자리로 이직할 수 있는 이른바 ‘경력 사다리’ 정책을 강화할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29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청년층 대졸자의 초기 일자리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대학 졸업 뒤 취·창업 경험이 있는 1만 4000여명을 조사한 결과 졸업 후 2년 내에 직장을 옮기는 비율이 19.8%에 달했다. 일을 그만둔 비율은 14.8%, 계속 일을 하는 비율은 65.4%였다. 첫 일자리가 일용직이나 임시직인 경우 고용안정성이 낮은 일자리로 옮길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비정규직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면 일정 기간 비정규직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첫 직장에서 상용직으로 고용된 대졸자가 상용직으로 옮기는 비율은 82.1%인 반면 임시직은 64.8%, 일용직은 46.4%에 그쳤다. 특히 일용직으로 처음 고용된 여성 대졸자는 상용직으로 이직한 비율이 35.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뿐만 아니라 대학졸업 후 근로자 1000명 이상 대기업에서 첫 경력을 쌓은 청년이 300명 이상 대기업으로 이직한 비율은 14.5%인 반면 300명 미만 중소기업에서 첫 경력을 쌓은 청년이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비율은 4.8%로 크게 낮았다. 이직해 월급이 오른 비율은 50.0%, 동일한 월급을 받는 경우는 14.3%였다. 더 적은 임금을 받는 경우도 35.7%나 됐다. 이은혜 직업능력개발원 동향분석센터 연구원은 “더 나은 일자리로 이동하는 데 영향을 주는 요인을 심층 분석해 경력 사다리를 강화시키는 청년 고용 및 교육훈련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마사회 ‘정규직만의 돈 잔치’… 4명 중 1명 억대 연봉

    마사회 ‘정규직만의 돈 잔치’… 4명 중 1명 억대 연봉

    작년 1인당 평균 8687만원 달해 5년간 복리후생비만 100억 펑펑 전문가 “정부 노동개혁에 역행” 한국마사회의 정규직 직원 4명 중 1명이 억대 연봉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9년을 근무한 무기계약직보다 신입사원의 연봉이 더 많았다. 공기업인 마사회가 도박 중독을 줄이려는 정부의 정책 의지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장외발매소의 확대를 시도하고, 더 높은 사행성을 조장하는 베팅 상품을 출시해 벌어들인 돈으로 ‘정규직만의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정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마사회 정규직 직원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8687만원, 신입사원 초임 연봉은 3904만원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전체 정규직 850명 가운데 222명(26.1%)이 1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평균 근속연수가 8.9년인 무기계약직의 지난해 1인당 평균 보수는 3855만원이었다. 신입사원이 경영평가에 따른 상여금을 받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2년을 거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돼 9년을 일한 직원보다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올해 예산에서도 평균 근속연수 9.4년의 무기계약직의 1인당 평균 보수는 3730만원으로 4017만원인 신입사원 초임 연봉에 미치지 못했다. 무기계약직이 지난해와 같은 230만원의 경영평가 상여금을 받아도 연봉 격차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무기계약직과 신입사원의 격차는 지난 5년 동안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5년 동안 정규직 가운데 ‘월급쟁이의 꿈’인 억대 연봉자는 꾸준히 증가했다. 2011년 124명이던 억대 연봉자는 2012년 146명, 2014년 192명, 지난해는 222명으로 4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이려는 정부의 노동개혁 방향에 역행하는 모습”이라면서 “공기업이 앞장서서 무기계약직과 정규직의 급여체계를 동일하게 하고 경계를 유연화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규직 직원에 대한 급여 수준이 이처럼 높음에도 불구하고 마사회는 최근 5년 동안 급여성 복리후생비 명목의 기념품비로만 100억원 가까이 지출했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마사회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임직원들에게 기념품비로만 95억 2841만원을 지출했다. 또 행사지원비 4억 7979만원, 문화여가비 34억 9013만원 등 세 가지 항목에서만 134억 9836만원을 썼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저유가에 ‘재정 빈국’ 된 사우디, 장관 월급·공무원 수당 깎는다

    세계 최대의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국제 유가의 추락으로 사상 최악의 재정 적자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AFP,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왕실은 26일(현지시간) 내각 주례회의를 마치고 장관 임금을 20% 삭감하고 하급 공무원의 임금을 동결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공무원의 상여금 지급을 취소하고 수당 지급 역시 제한하기로 했다. 특히 국정자문기관인 ‘슈라위원회’ 소속 160명에게 해마다 지급하던 주거·가구·차량 지원비 등도 15% 줄이기로 했다. 왕실은 그러나 이번 조치로 예산이 얼마나 절약될지는 밝히지 않았다. 폴 설리번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번 조치는 사우디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로 볼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일부 인력이 민간부문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왕실의 긴축 조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부왕세자가 석유 의존도 탈피를 위해 내놓은 경제 개혁 방안 ‘비전 2030’의 연장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비전 2030을 통해 정부 인건비를 2020년까지 예산의 45%에서 40%로 줄이고, 민간 부문의 고용을 촉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4년 이후 국제 유가가 반 토막이 나면서 사우디는 지난해 기록적인 재정 적자를 겪었다. 지난해 재정 적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6%에 이른다.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저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5%에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2%로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측했다.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 적자도 각각 GDP의 9%, 14%에 이를 전망이다. 사우디 왕실은 이와 함께 지방 고위 공무원에게 차량 제공을 중단하고, 전화 비용도 제한하도록 했다. 군에도 해마다 지급하는 상여금을 주지 않기로 했으나 예멘과 국경이 맞닿은 남부 전방에서 근무하는 군인은 예외를 적용하기로 했다. 내각은 별도의 결정을 통해 공무원 고용 계약이 갱신될 때마다 지급하던 격려금이나 임금 인상을 내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사우디는 다음달 사상 처음으로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리자 에르모렌코, 등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초 아르헨티나가 165억 달러(약 18조 1120억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해 신흥국 발행 규모 중 최대치를 경신했는데 곧 사우디가 이 기록을 깰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광진구 내년 생활임금 시급 7810원

    서울 광진구가 내년 생활임금 시급을 7810원으로 결정했다. 생활임금은 근로자의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최저 임금 수준을 말한다. 광진구는 지난 5일 열린 생활임금심의위원회에서 내년 생활임금 시급을 7810원, 월급은 163만 2290원으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올해 생활임금 시급 7200원보다 8.5%(610원) 오른 금액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 6470원보다 20.7%(1340원) 높은 수준이다. 생활임금 산정 방식은 지난해 도시근로자 3인 가구 월평균 가계지출을 기준으로 ▲서울시 최소주거기준 36㎡의 실거래가 평균값 ▲평균 사교육비 50% ▲최근 3개 연도 평균 서울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산출했다. 또 3인 가구 가계지출값의 빈곤기준선을 기존 50%에서 54%로 높여 생활임금 시급 기준을 높였다. 생활임금 적용 대상은 구 소속 근로자와 출자 및 출연기관 소속 근로자로, 내년에 혜택을 보는 근로자는 168명이다. 기존 임금보다 월 최대 28만 6530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한편 올해 적용 제외 대상이었던 주 40시간 미만 근로자인 단시간근로자도 내년도 생활임금 적용 대상에 포함했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올해부터 도입된 생활임금을 매년 점진적으로 인상하고 혜택 범위도 확대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도 생활임금제가 민간 부문까지 점차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서울시의회 전철수의원 “아파트경비원 평균급여 149만원... 지역간 편차”

    서울시의회 전철수의원 “아파트경비원 평균급여 149만원... 지역간 편차”

    서울시의회 전철수 의원(더불어민주당, 동대문1)은 제270회 임시회 중 도시계획관리위원회 회의에서 아파트 단지 내 경비원의 고용실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힘써줄 것을 서울시에 강력히 촉구했다. 전철수 의원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25개 자치구에는 총 24,036명의 아파트 경비원 55세 이상이 91%가 있으며, 매우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아파트 경비원들의 근무형태는 24시간 교대제로 격일 근무이며, 평균 월급여는 149만원에 관리업체 변경 시 23%가 계약 해지 되고, 휴게실이 없어 근무장소에서 쉬는 경우가 58%, 근무장소에서 취침하는 경우가 66%로 집계됐다. 아파트 경비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69.4시간으로 전체 임금근로자의 주당 노동시간인 48.4시간보다 44% 더 많고, 용역업체들이 3~6개월의 단기 계약을 체결해 고용불안이 매우 컸다. 또한 휴식시간이 자유롭지 못할 뿐더러 연차나 휴가 사용이 어렵거나 없고 대부분 상여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의원은 “입주민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화장실에서 쪽잠을 자는 등의 수치로 보이지 않는 문제들도 심각하다”라고 말하며, “제대로 된 관리나 감독을 하는 곳이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또 “서북권과 서남권의 평균 연봉의 차이는 216만원”으로 지역 간의 임금격차가 크다는 점을 꼬집으며 “같은 대우에 같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기준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의원은 아파트 근로자 처우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개선과 아파트 경비원들의 인권 및 복리후생 등의 처우개선, 고용 안전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며, 국가 지원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차원에서 이를 지원해 줄 수 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할 때”라며 “서울시도 대책마련에 힘써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직장건보 허위 등록 사업주에 가산금

    친척이나 지인을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 위장 취업시켜 건강보험료를 덜 내도록 도와주는 사업자는 앞으로 징벌적 가산금을 낼 각오를 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역가입자가 직장가입자 자격을 허위 취득하도록 거짓으로 신고한 사업자에게도 23일부터 가산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가산금은 허위 취득 기간 중 부과된 직장보험료와 허위 취득 적발 후 소급 부과된 지역보험료 차액의 10%다. 건보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2~2016년 최근 5년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격 허위 취득자 적발 건수는 모두 8386건에 이른다. 이렇게 건보료를 적게 내려고 위장 취업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현행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가 직장가입자보다 지역가입자에게 불리하도록 설계돼 있어서다. 지역가입자는 재산과 소득에 따라 건보료를 내야 하지만 직장가입자가 되면 근로소득(보수월액·월급)에 대해서만 보험료를 부과하고 그나마 보험료의 절반을 회사가 부담한다. 가령 매달 직장에서 240만원을 받는 A씨는 보수 외에도 1900만원의 금융 소득이 있고, 3억 5000만원 상당의 주택에 살며 자동차 1대와 1억 5000만원 상당의 건물도 갖고 있지만, C씨의 보험료는 월 7만 3440원이고 A씨와 비슷한 수준의 재산과 사업 소득이 있는 자영업자 B씨의 건보료는 월 40만 1944원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대부업체 단골은 월급 300만원 이하 30대 회사원

    대부업체 단골은 월급 300만원 이하 30대 회사원

    월소득 300만원 이하의 30대 회사원이 대부업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의 경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오락 목적으로 돈을 빌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22일 대부금융협회가 주최한 ‘2016 소비자금융 콘퍼런스’에서 이민환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국내 대부업 이용 형태를 분석해 발표했다. 올 1월 대부업 이용자 48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2012년(3664명) 조사 결과와 비교했다. 이용자는 30대(30.2%)가 가장 많았으나 2012년과 비교해 5060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비중이 크게 증가한 점이 두드러진다. 50대는 10.6%→17.5%, 60대 이상은 0.9%→2.5%로 각각 늘었다. 40대도 25.1%에서 29.3%로 부쩍 늘었다 직업은 일반 회사원(60.0%), 자영업자(24.4%), 주부(11.2%) 순서였다. 이용자 10명 가운데 7명(70.3%)이 월평균 소득 300만원 이하였다. 대부업 이용 원인은 생계(남성 78.9%, 여성 77.9%)가 가장 많았으나 2012년에 비해 오락 목적이 크게 증가(남성 1.3%→17.8%, 여성 1.7%→19.1%)했다. 이 교수는 “여전히 저소득자를 중심으로 생계형 이용자가 가장 많은 만큼 장기 대출보다는 단기 대출이 활성화되도록 유도하고 과다한 규제로 저신용자를 위한 대출 시장이 축소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사진설명 22일 제주도에서 열린 ‘소비자금융 콘퍼런스’에서 류찬우(앞줄 오른쪽 여덟 번째)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임승보(일곱 번째) 대부금융협회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부금융협회 제공
  • 박해일 건보료 논란 “아내 회사에 직원으로 등록…7490만원 미납”

    박해일 건보료 논란 “아내 회사에 직원으로 등록…7490만원 미납”

    배우 박해일(39) 측이 직장건강보험 가입자격을 허위로 취득, 보험료를 축소 납부했다가 7000여만 원을 환수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1일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토대로 박해일이 아내 서모 씨의 회사에 직원으로 등재, 직장 건강보험을 적용받아 지난 2012년부터 약 4년간 건강보험료 7490만 원을 적게 냈다고 밝혔다. 박해일은 아내의 회사에서 월급 70만원을 받는 직원으로 등록, 월급의 3.035%인 2만1240원을 매월 보험료로 지급했다. 나머지 절반은 회사에서 부담했다. 하지만 박해일은 직장가입자로 둔갑해 월 6만180원의 보험료만 냈다. 건강 보험료를 월 226만 원 가량 축소납부한 셈이다. 박해일의 재산은 재산이 116억(건물 10억7000만원, 토지 105억), 소득이 5억6175만원(종합소득 5억5692만원, 근로소득 483만원)이다. 실제로는 월 237만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이에 대해 22일 박해일 측 소속사는 “실수로 지역 건강보험이 누락되면서 미납이 됐다. 뒤늦게 이 사실을 인지하고 즉시 누락된 보험료를 모두 납부했다. 1년 전 이야기”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 옛날이여~’ 산유국 베네수엘라 경제난으로 미국서 경질유 수입

    ‘아 옛날이여~’ 산유국 베네수엘라 경제난으로 미국서 경질유 수입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생명줄’과 같은 석유 산업이 생산량 급감 등으로 위기에 처하면서 ‘적국’인 미국에 손을 벌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나라 경제를 떠받치던 석유 산업이 붕괴할 위기를 맞자 미국으로부터 수출용 석유 생산을 위한 경질유를 수입하고 있다.  미국은 올해 초부터 하루 5만 배럴의 경질유를 베네수엘라로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인 PDVSA가 제대로 대금을 지불하지 못해 원유선이 그대로 떠나버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베네수엘라가 이처럼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은 석유 생산량이 최근 급감했기 때문이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하루 평균 산유량은 240만 배럴로 1년 전보다 35만 배럴 줄었다.  이는 “석유는 나라 발전의 수단”이라고 강조하며 막대한 오일 머니를 벌어들였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1998년보다 무려 100만 배럴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러한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 대규모 포퓰리즘적 사회보장정책을 펼친 바 있다. 베네수엘라가 이러한 방식으로 석유 수출을 근근이 이어가고 있지만, 상황이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차베스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국유화 조치로 석유 산업 생산성이 크게 떨어졌을뿐더러 기업들이 유전의 정상 가동을 위해 투자하기 보다 빚 갚기에 급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NYT는 베네수엘라의 북부 유전지대인 엘 푸리알에서 굴착기 1대는 장비 하나가 사라지면서 일주일째 작동을 멈췄고, 다른 굴착기 1대는 무장 갱단의 습격해 돈이 될만한 것을 모두 가져가 버렸다고 전했다.  또 제대로 월급을 받지 못한 직원들이 거의 먹지 못해 동료들이 굴착기 위에서 쓰러지지 않는지 서로 감시해야 하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때 인근 산유국 에콰도르 전체 생산량의 80%에 달하는 하루 45만3천 배럴까지 생산했던 엘 푸리알 유전은 현재 정상적으로 가동돼도 고작 하루 3천500 배럴을 정도밖에 공급할 수 없는 처지다.  세계 원유 공급의 2%를 차지하는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이 위기에 처하면서 국제 원유 시장이 베네수엘라의 상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자칫하면 원유 시장에 충격을 줘 유가를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말 총파업으로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이 몇 주 동안 중단되면서 국제 유가는 30% 넘게 뛴 적이 있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의 헬리마 크로프트 전략가는 “베네수엘라 붕괴는 유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며 “베네수엘라만큼 급속도로 추락하는 산유국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친인척 보좌관 채용 금지 예외 두겠다는 국회

    눈앞에서 도장을 찍기 전까지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게 있다.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약속이다. 얼마 전 국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친인척 보좌진 채용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했다. 특권을 스스로 손보겠다며 국회의장 직속의 자문기구를 출범시킨 것이 불과 두 달 전이다. 그래 놓고 그새 딴소리다. 친인척 보좌진 채용 금지에 예외 조항을 만들겠다고 한다. 친인척 채용을 원칙적으로는 금지하되 객관적 경력이나 자격을 심사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절차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제 국회 정치발전특위에서 방안이라고 내놓은 게 그렇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얼굴이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없다. 지난 6월 더민주의 서영교 의원을 필두로 새누리당 의원들도 친인척을 보좌관에 대거 채용한 사실이 무더기로 들통났다. 전수조사를 하지 않아 그 정도에서 덮였지 놀란 가슴을 쓸었을 의원들이 한둘 아니었을 것이다. 직접 채용은 물론이고 친인척을 서로 바꿔 품앗이 채용하는 교묘한 방법까지 관행으로 동원했다. 그 사실을 국회 주변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가족 채용에 국민적 비난이 쏟아졌을 때 여야 의원들은 당장 내일 모든 특권을 다 내려놓을 듯 바짝 엎드렸다. 그렇게 호들갑이더니 이제 와 ‘객관적 자격’이 있으면 친인척 채용이 가능하게 하겠다고 엉뚱한 얘기를 꺼내는 것이다. 경력과 자격의 객관성은 누가 무슨 기준으로 판단하겠다는 건가.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를 어느 국민이 납득할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정치발전특위는 앞으로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더 논의하겠다고 한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소리다. 발등의 불만 끄면 딴소리하는 의원들의 못된 버릇은 특권보다 더 시급히 손볼 대상이다. 월급 100만원 남짓한 일자리조차 구하지 못해 전전하는 청년들이 줄을 섰다. 의원의 친인척이라는 이유만으로 하루아침에 연봉 수천만원의 직장을 보장해 준다면 국민을 상대로 국회가 계속 눈먼 갑질을 하겠다는 억지나 다를 게 없다.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 불신의 깊이는 상상을 초월한다. 오죽했으면 여당 대표가 ‘국해(國害)의원’이라는 시쳇말을 연설문에 동원했겠는가. 특권 내려놓기는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친인척 채용 근절 약속은 그중에서도 시작일 뿐이다.
  • 개인 운영 유치원도 금융기관 대출 허용된다

    앞으로는 개인이 운영하는 유치원도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유치원 운영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규칙 8조에 따르면 학교법인은 운영상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 확실한 상환재원이 있을 때에 한해 관할 교육청 허가를 받아 일시·장기 차입을 할 수 있다. 개정안은 이처럼 현재 법인설립 유치원에만 허용된 차입금 제도를 개인 유치원을 포함한 모든 유치원에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개인이 운영하는 유치원은 운영위원회 자문과 관할 교육청 승인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또 사학법에 따라 유치원 토지나 건물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일은 여전히 금지된다.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유도 엄격히 제한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차입은 건물 개·보수에 필요한 경우에만 허용할 방침”이라면서 “올해 누리과정 예산 편성과정에서 발생한 사례 등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을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올해 초 교육부와 교육청의 누리과정 갈등으로 일부 사립 유치원들이 교사 월급을 체불할 위기에 놓였고, 이에 따라 유치원들이 금융기관 대출을 받게 해 달라고 했지만, 법 규정이 없어 논란이 일었다. 유치원 원장이 개인 신용 대출을 받아도 유치원 회계에 산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또 유치원 회계 세입·세출항목도 유치원 특성에 맞게 별도로 제시했다. 현재 세입·세출항목은 초·중·고등학교 회계에서 사용하는 항목을 그대로 쓰고 있어 유치원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바뀐 세입·세출 항목이 어린이집에도 똑같이 적용되면서, 학부모들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유치원 예·결산서는 유치원 알리미 사이트에 공개된다. 교육부는 입법예고를 거쳐 12월 내 개정규칙을 공포하고서 내년 3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3. “더치 하실래요” 데이트통장, 연애 공식을 뒤집다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3. “더치 하실래요” 데이트통장, 연애 공식을 뒤집다

    소개팅에 나갔다. 청계천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패밀리 레스토랑. 돌판에 치익- 지글지글 익어가는 스테이크에 왕새우가 들어간 크림 스파게티. 후식으로 나온 아이스 아메리카노까지 다 마시고 나올 때 즈음 명세서를 가져가는 그 남자의 손이 떨렸던 것도 같다. 명세서에 적힌 금액은 도합 5만원 남짓. 카운터 앞에서 “할인되는 거 뭐 없나요?” 하는 남자의 뒷태를 쳐다보는 일이 정말이지 너무 민망하다. 그렇다고 선뜻 “더치 하실래요?” 하기엔 남자가 어떻게 생각할지 머릿속이 복작복작해진다. 그이가 계산하는 양을 쓸쓸히 바라보다, 그만 먼저 나와 버렸다. 나도 돈 있는데, 생면부지의 사람한테 이렇게 불편하게 얻어 먹어야 하나.   ◆ 양념이냐, 후라이드냐…그것은 가진 자의 특권 연애를 하면서, 혹은 소개팅을 하면서 나도 계산대 앞에서 고루한(?) 여자였다. 남자가 밥을 사면, 디저트는 내가 산다, 딱 그 정도 선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는. 그러나 스물 초반의 어느 연애를 겪은 후 생각은 180도 달라졌다. 대학 다닐 때, 나이 차가 좀 나는 직장인 남친을 사귄 적이 있었다. 자연히 없는 살림에, 돈 씀씀이는 한 쪽으로 기울 수 밖에 없었는데 기운 것은 돈 씀씀이 뿐만이 아니었다. 가령 내가 죽고 못 사는 치킨에 관해서, 내가 ‘양념치킨’을 먹자하면 그는 ‘후라이드’를 주장하는 식으로 그와 나의 입맛은 조금씩 어긋났다. 그때마다 그는 혀를 쏙 내밀며 “내가 돈 내니까 내가 먹고 싶은 거 먹어도 되지?”라고 했다. 꼭 돈 때문만은 아니었겠지만, 그 연애에서 대체로 그의 의견이 내 의견에 앞섰다. ‘돈=권력’이라는 지엄한 현실을 온몸으로 체감한 나는 이후에는 소개팅을 하건, 연애를 하건 가급적 ‘더치페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돈의 무서움을 알게 된 나는 그 뒤로 돈에 더욱 철두철미해졌다. 소개팅에 나가면 가령 이런 식이다. 남자한테 밥을 얻어 먹는다→그러나 남자가 맘에 안 든다→그렇담 2차로는 이자카야나 호프 같은델 가서 호기롭게 메뉴를 주문한다→내가 사는 루틴을 거쳤다. ‘다시는 볼 일이 없으므로 얻어 먹지 않겠다’ 주의다. 그러나 남자가 내 맘에 들면 사정은 다르다. 밥을 크게 얻어 먹는다→ 커피 정도만 산다→헤어지고 카톡으로 “맛있는 거 먹으러 가실래요? 제가 살게요~”하며 호기롭게 애프터를 신청하는 루틴을 거쳤다. 맘에 드니 크게 얻어 먹고, 다음에 만날 건덕지를 남겨두는 거다. (그러나 이 경우 상대가 나를 맘에 안 들어해 다시 만날 기회가 봉쇄되면 좀 애매해진다.) ◆ “자기, 우리 데이트 통장 만들까?” “???” 더치페이에 관한 인식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다. 일간베스트에서 많이 회자된 ‘김치녀’라는 말을 필두로, 남자도 더치페이에 민감한 한편으로 여자도 더 이상 밥값을 계산하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기가 민망해졌다. ‘남자는 밥, 여자는 커피’ 하는 식의 공식도 흐려질 태세다. 최근 돈도잃고사랑도잃고광광우럭따(29·女·이하 광광)는 칼 같은 더치페이 끝, 이별을 경험했다. 지난 여름, 남자친구와 강원도로 2박 3일 여행을 떠난 광광 커플. 삼척과 정선 등을 누비며 산도 보고 바다도 보고 카지노도 보고 그야말로 알찬 여행을 즐겼다. 사회 초년생인 광광 커플은 출발 전 남자친구가 차 렌트비 15만원을 결제하고, 숙박비로 15만원을 선 결제했다. 여행 출발일은 17일로 25일이 월급날인 광광은 벌써부터 살림살이가 빠듯했던 반면 10일이 월급날이라 비교적 곳간이 꽉 차 있던 남자친구는 “우선 내가 먼저 돈을 쓰고 나중에 나누자”고 했단다. 산도 보고 바다도 보고 카지노도 보고 잘 놀다 온 이후, 남자친구는 카톡으로 긴 내역서를 보내왔다. 회 53,000원 족발 42,000원 숙소 150,000원, 카지노 입장료 18,000원…도합 66만 6320원이 나왔는데 그 금액을 딱 반으로 나눈 금액이 광광에게 청구돼 있었다. “그래도 그렇게 정밀하게, 반띵 딱 해서 돈 달라고 할 줄은 몰랐어. 60만원 정도 나왔으니, 20만원 정도 내라고 할 줄 알았는데 …” 광광은 25일이 되자마자 웃돈 얹은 34만원을 그의 계좌로 넣었고, 26일 이별했다. (그녀가 찬 것은 아니다.) 더치페이에 관한한 보다 진화된 형태는 ‘데이트 통장’이다. 연인이 각각 정해진 액수를 계좌로 입금, 그걸로 데이트 비용을 충당하는 식이다. 2년째 연애를 이어가고 있는 월요병없는보검복지부(28·女·이하 복지부)는 역시나 2년째 데이트 통장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왜 (만들었니)?” 라는 질문에 복지부는 “같이 밥 먹을 일이 많은데 데통이 없으면 ‘오늘은 누가 내지?’ 하며 속으로 불편한 경우가 왕왕 생기잖아. 그러기 싫어서.” 라는 대답을 내놨다. 취업 후 첫 연애 세 달만에 ‘데통’을 만든 복지부는 일찍이 데통을 만든 선배 커플들의 의견을 참고, 매달 각각 15만원씩 계좌에 넣고 있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계산할 때마다 눈치볼 필요 없고, 내가 먹고싶은 비싼거 먹자고 당당히 말할 수 있고 ㅋㅋㅋ 데이트에 쓰는 비용이 눈에 딱 보이고 등등등…매우 좋습니당. 만족 대만족!” 일련 정 없어 보이는 데이트 통장은 그러나 다른 말로 서로를 오래 만나자는 다짐이기도 하다. 복지부는 “오래 사귈 거였다면 어떻게든 (데이트 통장 만들자고) 말했을 듯”이라고 덧붙였는데, 굳이 귀찮게 입출금 통장 계좌를 만들고 관리하는 그 일련의 과정이 모두 ‘함께 오래 만나자’는 각오를 의미한다는 것. 대학 선배와 7년째 연애 중인 O양(29·女)도 비슷한 생각이다. “오래 만나다 보니 오빠 돈이 내 돈이고 내 돈이 오빠 돈인데, 피차 돈 많이 쓰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잖아 …데통 같은 거 만들어서 돈 안 새어 나가게 관리해야지.” 소싯적 엄마들이 “글쎄, 너희 아빠가 만난 지 한 달 만에 월급 통장을 턱 맡기지 뭐니~” 하던 투박한 프러포즈의 달라진 요즘 버전이 ‘데통’일지도 모를 일이다. ◆ 그깟 치킨, ‘반반 무 많이’로 먹으면 되지! 사랑도… 어쨌거나 저쨌거나 여러 형태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돈을 많이 쓰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걸 사주고 싶고, 그걸로 말미암아 더 잘 보이고 싶은 게 사람이니까. 그러나 더 이상은 “남자니까 당연히…” 내지는 “여자니까 당연히…” 식의 태도는 곤란하다. 성별을 떠나 “돈 많이 버는 사람이 더 내는 게 평등이야”라고, ‘디어 마이 프렌즈’에 나오는 윤여정 언니처럼 쿨하게 말한다면 모르겠지만, 어느 쪽으로든 “네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돈으로 증명해봐!” 라는 태도는 피차 피곤하다. 그깟 양념치킨과 후라이드에 매몰돼 있을 때는 사실 ‘반반’이라는 걸 생각할 수가 없을 정도로 시야가 좁았음을 지금에 와서 자인한다. 그냥 ‘반반 무 많이’를 했으면 될 일인 것을. 돈 반반, 사랑 많이.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 “은행원 10만명 23일 총파업 돌입”(종합)

    금융노조가 오는 2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총파업에 노조원 10만명이 결집해 전국 은행 업무가 바미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호 금융노조는 20일 서울 중구 노조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3만~4만명이 이번 총파업에 참여할 것이라는 정부, 사측의 예상과 달리 조합원 대부분이 이번 파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2000년 7월과 2014년 9월 관치금융 반대를 기치로 내걸고 두 차례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파업 참여율은 높지 않았다. 특히 2014년 파업 때는 참가율이 10%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중 은행원들의 생계문제인 월급 체계와 직접 연관됐다는 점에서 파업 동력에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예전에 비정규직이었던 분들이 전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면서 노조원이 됐다. 파업의 강도가 예전보다 훨씬 강할 것이다”라면서 “세계 노동운동 사상 단일노조가 세운 파업 기록 중 최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관치금융과 성과연봉제를 막기 위해 2차, 3차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노조는 특히 성과연봉제가 ‘쉬운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정부가 노사관계에 불법 개입해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정상적인 산별 노사관계를 하루아침에 파탄 냈기 때문에 총파업에 나선다”며 “정부의 개입은 금융산업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 중인 성과연봉제는 단기실적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마약이라며 지금은 단기 실적주의에서 벗어나 조직의 미래를 책임질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공공·금융부문 총파업 때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확실히 적용하겠다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는 “정부가 제 할 일부터 해야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위원장은 “고용노동부는 파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해야 하는 정부기관임에도 금융노조 파업을 포함한 노동계의 총파업이 현실화하고 있지만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정부라면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하고 노동자도 국민이다. 이 장관의 발언은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은행들은 총파업에 대비해 비상체제를 가동하며 고객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농협은행, KEB하나은행 등은 각각 대응 전략을 짜 파업 때 생길지 모를 고객 불편에 대응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추석 때 막내 삼촌이 한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면…

    “언제 취직하냐, 결혼 언제 하냐 같은, 가슴을 후벼 파는 뻔한 말을 이번에도 물어볼까 싶었거든요. 역시나 집안 어른들이 걱정하는 척 물어보더라고요. 빨리 서울에 올라와 친구들과 산에나 오르자 싶었죠.” 서울 신림동에서 취업준비를 하는 손모(31)씨는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18일 친구들과 관악산에 올랐다. “고향인 대구에만 가면 마음만 더 답답해져서 돌아옵니다. 친구들과 비교하는 게 가장 힘들죠. 엄마 친구 아들(엄친아)뿐 아니라 삼촌 친구 아들, 이모 친구 아들까지 잘나가는 사람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어요.” 반면 최모(61)씨는 큰집 차례에 갔다가 조카들의 반응에 기분이 상했다고 전했다. 그는 “1년에 서너번밖에 못 보는 조카들에게 취업이나 결혼 같은 사안에 대해 안부를 물어봤는데 뚱한 표정과 무뚝뚝한 말투로 대꾸하더라”며 “다들 잘됐으면 하는 관심을 왜 이해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올 추석에도 모든 세대가 갖가지 ‘감정노동’에 힘겨워했다. 카페나 영화관에서는 어른들의 잔소리를 피해 피신했다는 청년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고, 고부 갈등이나 장서(장모+사위) 갈등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는 중년들도 많았다. 친척이라 해도 일년에 한두 번 보는 게 전부인 단절의 일상화와 젊은 세대의 개인적 성향 강화 등으로 간단한 대화조차도 눈치를 봐야 하는 장년들도 고충을 토로했다. 명절마다 취업 스트레스를 받던 김모(33)씨는 지난해 하반기 중소기업에 취직해 ‘당당히’ 고향을 찾았다가 ‘월급은 제대로 받냐, 회사는 탄탄하냐, 결혼은 잘해야 된다’는 등의 질문 공세에 시달렸다. 그는 “중소기업에 들어갔더니 오히려 취업준비생일 때보다 잔소리를 더 많이 들었다”며 “얼굴도 알지 못하는 먼 친척들은 질문 공세가 더하기 때문에 추석 당일 오후에 할아버지 집에서 도망쳐 나왔다”고 말했다.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해도 가족이 건네는 마음 아픈 말은 계속된다. 결혼한 지 4년째인 직장인 심모(33·여)씨는 생기지 않는 아이 때문에 명절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임시술을 받고 있는데 여전히 잘 안 되고 있거든요. 올해 여름부터 시어머니가 넌지시 아이를 못 갖는 게 제 책임인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마음이 너무 아파요. 이번 추석에는 다른 시댁 식구들까지 출산 계획을 묻는데 다들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고 싶더군요.” 장년층도 노부모와 자식 사이에 끼여 답답한 추석을 보내기는 마찬가지였다. 주부 안모(55·여)씨는 맏며느리로서 차례 준비와 손님 맞이 음식장만으로 허리통증, 손목통증, 정신적 피로감에 시달렸다. “서른 살이 된 아들의 결혼 여부를 묻는 친척들에게 ‘아직 어리니까요’라고 일일이 같은 대답을 해야 했죠. 체력은 점점 달리는데 노부모님은 간소한 차례상을 이해하지 못하세요.”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핵가족을 넘어 1인가구 시대가 되면서 자주 보지 못해 더 커진 ‘세대 간 단절’이 가족이 모이는 명절 때 표면화되고 있다”며 “안정적인 직장이 성공을 의미하던 산업 사회와 경제발전이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재 정보화 시대 간의 격차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추석 때 가족에게 쉽게 던지는 말들은 생각보다 큰 아픔이 될수 있다. 김현정 국립중앙의료원 정신의학과교수는 “스트레스를 서둘러 떨쳐내지 못하면 분노, 죄책감, 자기비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고선주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 공동대표는 “‘취업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다’와 같이 개인을 존중하고 위로하는 방식의 대화로 애초에 갈등 요인을 없애야 한다”며 “연휴 직후 혼자만의 시간을 갖거나 가족 간의 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는 등 명절의 가치에 대해 되짚어 볼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정치 뒷담화] ‘月200만원 모병제’ 논쟁 불붙은 南…北은 모병→징병제로 바꿨다는데…

    [정치 뒷담화] ‘月200만원 모병제’ 논쟁 불붙은 南…北은 모병→징병제로 바꿨다는데…

    최근 정치권에서는 내년 대통령 선거 도전을 염두에 둔 여야 잠룡들 사이에서 모병제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 인력 운용은 민감하면서도 중요한 이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과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북한은 어떨까. 북한은 2002년 징병제와 동일한 ‘전민복무제’를 시행했다. 과거에는 모병제와 유사한 ‘자원입대제’를 유지해 왔다. ‘전국요새화’, ‘전민군사화’, ‘전민무장화’ 등을 통해 주민 전체를 군인으로 양성하는 정책을 시행한 북한이 군 복무 제도를 의무복무제가 아닌 ‘지원제’로 했었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모병제 논란을 계기로 남북한 병력 운용 실태의 이면을 들여다봤다. 모병제 이슈를 공론화한 것은 남경필 경기지사다. 남 지사는 행정수도 이전과 함께 모병제를 주장하는 등 굵직한 어젠다를 띄우며 내년 대선 공약에서 활용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남 지사가 모병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우선 인구 변화다. 군이 현재 63만명인 병력 규모를 2022년까지 52만명으로 감축할 계획이지만 현재의 출산율 등 인구 추이로 보면 2025년 전후로 인구절벽에 부딪혀 50만명 이상의 병력 규모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논리다. 따라서 남 지사는 2022년까지 모병제로 완전 전환해 ‘작지만 강한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 지사의 구상에 따른 모병제는 30만명 병력 규모로 간부급 12만명, 사병급 18만명으로 구성된다. 특히 사병급 18만명에게 현재 10만~20만원 선에서 대폭 늘린 200만원의 월급을 지급해 일자리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약 3조 9000억원이 소요돼 현재 63만명 병력의 전력 운용비 16조 4000억원에 비하면 운용비도 절감된다고 설명한다. 또 자발적 의사에 따라 군대에 입대했기 때문에 병영 내 인권 의식이 향상되고 병역 비리 근절, 양심적 병역거부자 문제 종식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남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함께 ‘모병제 희망모임’을 만들어 지난 5일 국회에서 모병제 공론화를 위한 토론회도 열었다. 김 의원 역시 2012년 대선 경선에 나설 때 모병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 의원은 모병제에 대해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군대의 위상과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정의롭지 못한 발상”이라며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제동을 걸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지난 7일 한림대 특강에서 “모병제를 시행하면 부잣집 자식들은 군대를 가지 않고 집안 형편이 어려운 가난한 집 자식들만 군대에 갈 것”이라며 “우리나라 안보 현실에서는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월급 200만원을 받는 모병제가 되면 저소득층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거나 휴학을 하는 방편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냈던 유 전 원내대표는 “저출산 때문에 2023년부터 병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는데, 그런 상황에서 모병제까지 하면 우리 군은 도저히 유지될 수 없다”면서 “모병제 주장은 당분간 절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징병제로 가되 부사관을 확대하고 무기 등 군사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병제를 하더라도 재벌집 자녀들이나 고위 공무원 자녀들 중에 공직 진출을 위해 군대에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모병제가 실시되면 전반적으로 경제적 상황 때문에 가난한 집 자식들만 전방에 가서 총 들고 서 있는 상황이 돼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비판에 남 지사는 곧바로 반발하며 유 전 원내대표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남 지사는 “모병제는 직업 선택의 자유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병역 비리도, 상대적 박탈감도 주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가진 것 없는 사람에게 군에 가지 않을 자유가 생긴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유 전 원내대표는 모병제 실시로 군내 인권 의식이 향상된다는 남 지사의 주장을 거론하며 “군에서 성추행, 성폭행, 왕따, 집단폭행, 자살 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그건 그 자체로 막아야 하지 그게 징병제와 모병제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재반박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서도 “아주 무거운 대체복무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남한 정치권에서 최근 들어 ‘징병제→모병제’ 논란이 일고 있지만 북한은 2002년부터 ‘모병제→징병제’로 전환했다. 6·25전쟁 이후 남북 모두 상대방의 체제 전복을 지상 목표로 했기에 군인 수의 적정선 유지는 필수적이었다. 현재까지 북한은 100만명이 훨씬 넘는 군인을 보유하고 있다. 돌격대, 노동적위대, 붉은청년근위대 등 준군사조직까지 더하면 그 수는 200만명에 육박한다. 북한 당국은 군을 우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군 복무는 ‘청년들의 신성한 의무’라고 선전했다. 이 때문에 6·25전쟁 이후 북한 남성은 군 입대를 애국심, 자긍심으로 생각했다. 여성들은 군인을 최고의 신랑감으로 여겼다. 북한 군 입대 적령기의 청년들은 ‘남자로 태어나 국가에 대한 헌신을 최고의 명예’로 여기는 기류가 강했다. 또 이런 사람들에 대한 대우를 국가가 나서서 책임졌기에 군 복무를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2000년대 들어 군 제도를 전민복무제로 개편해야만 했던 것은 사회·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1990년대 들어 ‘고난의 행군’ 등 경제적 위기를 겪으면서 ‘국가’라는 집단보다 개인의 안위가 우선시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됐다. 여기에 한 가정에서 자녀를 기껏해야 1~2명 정도 낳아 군 징집 대상이 줄어든 것도 제도를 바꿔야 하는 이유가 됐다. 또 군을 기피하는 부류들이 생겨났다. 부유층 자제들은 군에서 식량 부족으로 영양실조에 걸리는 병사들이 늘어나자 뇌물을 주며 군 면제를 받으려고 꼼수를 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시력 저하, 디스크, 천식 등 다양한 병명을 구실로 군대에 안 가려는 젊은층이 늘며 북한에서도 점차 군에 대한 사회적 인기가 시들해졌다. 현재 북한 인구는 2500만명 정도다. 이 가운데 군 입대가 가능한 10·20대 남자는 약 200만명이어서 모병제에서 징병제로 바꿔야 적정 군인 수를 유지할 수 있다. 북한군 부사관으로 근무하다 탈북한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은 “과거 북한에서는 군 입대를 청년들의 ‘신성한 의무’라며 자원입대하는 분위기가 높았다”면서 “그러나 경제적으로 결핍되고, 군사훈련보다 건설이나 농사에 동원되는 등 군의 인식이 격하되고 있다. 가능하면 군에 안 가려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펴져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군 장교로 근무하다 탈북한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도 “북한 주민들이 군인들을 가리켜 ‘공산군’이라고 비하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며 “식량 부족으로 굶주림을 못 견딘 북한군들이 농가에 내려와 절도를 일삼으니 어떤 주민들이 좋다고 반기겠느냐”고 최근 북한군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을 전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인간 제조기’ 몽둥이 10년 맞고 장애수당도 뺏긴 ‘타이어 노예’

    ‘인간 제조기’ 몽둥이 10년 맞고 장애수당도 뺏긴 ‘타이어 노예’

    숙식은 6.6㎡ 컨테이너서 해결 충북도 ‘축사노예’ 대책 헛바퀴 두 달 전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축사노예’ 사건과 비슷한 일이 또 터졌다. 60대 부부가 지적장애인을 10년간 노예처럼 부리며 상습적으로 폭행했고, 월급은커녕 장애인에게 나오는 장애수당 등 각종 지원금마저 빼돌렸다. 청주청원경찰서는 40대 지적장애인을 10년간 자신의 타이어가게에서 일하게 하며 월급을 주지 않고 상습적으로 폭행한 변모(64)씨 부부를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변씨 부부는 지적장애인 3급인 김모(42)씨를 2006년 청주시 내수읍의 타이어가게로 데려와 최근까지 ‘일하는 게 맘에 들지 않는다’, ‘거짓말을 한다’ 등의 이유로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부부는 ‘인간제조기’, ‘거짓말정신봉’이란 글자가 새겨진 1m 정도의 몽둥이까지 만들어 김씨를 폭행했다. 변씨 부부는 그동안 김씨에게 월급을 한 푼도 주지 않았고, 2008년부터는 김씨 통장에 입금된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수당에도 손을 댔다. 이 부부가 김씨 통장에서 빼돌린 돈은 2400여만원에 달한다. 이들은 이 돈을 자신들의 생활비와 적금을 드는 데 썼다. 김씨는 타이어가게 잔심부름과 변씨 부부의 고추밭 관리 등에 투입됐다. 숙식은 6.6㎡도 안 되는 컨테이너에서 해결했다. 변씨는 일을 가르쳐 달라는 김씨 아버지 부탁에 김씨를 가게로 데려온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 아버지는 2008년 사망했다. 경찰 관계자는 “타이어가게에서 김씨가 맞는 것을 목격한 주민 신고로 수사가 시작됐다”며 “신고자로부터 ‘김씨가 담배꽁초를 주워 피고, 팔에 깁스를 한 적도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변씨 부부를 상대로 사건 경위를 더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김씨가 혼자서 병원에 다니는 등 도망갈 수 있었지만 갈 데가 없어 이곳에서 계속 생활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지적장애인의 약점을 악용, 월급을 주지 않고 일을 시켰다는 점에서 두 달 전 인근인 청주 오창읍에서 발생한 축사노예 사건과 거의 같다. ‘만득이’로 불렸던 40대 고모씨를 악취가 진동하는 축사 옆 쪽방에서 재우며 19년간 무임금 강제 노역을 시킨 60대 농장주 부부는 모두 기소돼 나란히 법정에 서게 됐다. 한편 축사노예 사건을 계기로 충북도가 장애인 전수조사에 나섰지만 김씨 피해 사실을 찾아내지 못해 ‘수박 겉핥기’식 조사가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도 관계자는 “주민등록상 거주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른 장애인을 찾아내는 데 중점을 두고 전수조사가 이뤄졌다”며 “김씨는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타이어가게로 돼 있어 피해 사실까지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이번에는 ‘타이어가게 노예?’…10년간 장애인 월급 주지 않고 학대

    이번에는 ‘타이어가게 노예?’…10년간 장애인 월급 주지 않고 학대

    두 달 전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축사노예’ 사건과 비슷한 일이 또 청주에서 터졌다. 이번에는 타이어가게에서 지적장애인을 노예처럼 학대하고 부려 먹었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40대 지적장애인을 10년간 자신의 타이어 가게에서 일을 시키며 월급을 주지 않고 상습적으로 폭행한 변모(64)씨 부부를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변씨 부부는 지적장애인 3급인 김모(42)씨를 2006년 타이어가게로 데려와 최근까지 일을 시키며 ‘맘에 들지 않는다’, ‘거짓말을 한다’ 등의 이유로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간제조기’, ‘거짓말정신봉’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1m 정도의 몽둥이와 고추대로 쓴 각목 등이 폭행에 사용됐다. 또한 변씨 부부는 그동안 김씨에게 월급을 단 한푼도 주지 않았고, 2008년부터는 김씨 통장에 입급된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수당에도 손을 댔다. 이들 부부가 김씨 통장에서 빼돌려 마음대로 사용한 돈은 2400여만원에 달한다. 이들은 이 돈을 자신의 생활비 등으로 썼다. 김씨는 이런 학대를 받으면서 타이어가게 잔심부름과 변씨 부부의 고추밭 관리 등에 투입됐다. 숙식은 6.6㎡도 안되는 컨테이너에서 해결했다. 변씨는 일을 가르쳐 달라는 김씨 아버지 부탁을 받고 김씨를 가게로 데려온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의 아버지는 2008년 사망했다. 경찰 관계자는 “타이어가게에서 김씨가 맞는 것을 목격한 주민의 신고로 수사가 시작됐다”며 “변씨 부부를 상대로 사건 경위를 더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씨 몸에서 크고 작은 상처가 발견됐다”며 “김씨가 혼자서 병원에 다니는 등 도망갈 수 있었지만 갈 데가 없어 이곳에서 계속 생활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지적장애인의 약점을 악용, 월급을 주지 않고 일을 시켰다는 점에서 최근 청주에서 발생한 ‘축사노예’ 사건과 비슷하다. ‘만득이’로 불렸던 40대 고모씨를 악취가 진동하는 축사 옆 쪽방에서 재우며 19년간 무임금 강제노역을 시킨 60대 농장주 부부는 모두 기소돼 나란히 법정에 서게 됐다. 한편 축사노예 사건을 계기로 충북도가 장애인 전수조사에 나섰지만 김씨 피해사실을 찾아내지 못해 ‘수박 겉핥기‘식 조사가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 관계자는 “이번 전수조사는 거주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른 장애인만을 상대로 이뤄졌다”며 “김씨는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타이어가게로 돼 있어 조사대상에서 빠졌다”고 해명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중국 수백 만원 짜리 ‘귀부인 교습소’ 성행

    중국 수백 만원 짜리 ‘귀부인 교습소’ 성행

    최근 중국에는 돈 많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귀부인 교습소(名媛培训班)’가 활개를 치고 있다. 이곳에서는 부유층 여성들이 값비싼 드레스를 입고 무대 위 워킹 연습을 하고, 고가의 해외여행을 즐기며, 예절, 다기, 회화, 승마, 골프, 와인 및 성(性)교육까지 한다. 2~3일 훈련과정 비용은 1만9800위안(약 330만원)에서 5만 위안(약 830만원)에 이른다. 실제로 인터넷 검색창에 '밍위엔 교습소(名媛培训班)'라는 단어를 치면 관련 정보가 92만개나 뜬다. ‘밍위엔’은 ‘명문가 규수’를 뜻하는 단어다. 이 같은 귀부인교습소는 중국의 베이징, 상하이 등 1선 도시를 비롯해 3, 4선 도시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곳을 찾는 여성들은 대부분 ‘사업가 부인’들로 집안에 돈은 많지만 어떻게 해야 우아하고 기품있는 여성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다. 펑파이뉴스(澎湃新闻)는 지난 9일 ‘귀부인교습소의 허와 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관련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상하이 소재 한 귀부인교습소 입구에는 강사진의 화려한 시상내역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의 설립자는 UN 세계평화사자상을 수여했으며, 이 상을 받기 위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UN으로부터 상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UN 측에 확인 결과, UN에서는 ‘세계평화의 사자’라는 상은 없으며, UN 사무국장이 임명하는 ‘평화의 사자’상은 있지만 중국에서는 오직 첼리스트 요요마와 피아니스트 랑랑 만이 이 상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강사는 ‘미국 IMHTC 심리치료사’와 ‘미국 NB 최면치료사’ 등의 학위를 자랑했다. 그러나 관련 전문가는 “학비 1만5800위안만 지불하면 5박6일의 훈련일정을 통해 국제 NV, IMHTC 최면술사 증서를 신청할 수 있으며, 합격율은 100%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강사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후보에 올랐다고 했지만, 확인 결과 후보자 명단에는 없었다. 이렇게 수상쩍은 강사진 가운데 주임강사 쉬이(徐艺)는 ‘카리스마 여왕’반을 맡고 있다. 짙은 화장과 화려한 복장의 그녀가 강의장으로 들어서자 회원들은 그녀 앞에 두 줄 서서 차례로 포옹을 한다. 그녀는 “카리스마의 여왕, 나는 여왕, 다음 여왕은 바로 당신”이라고 외친다. 수십 명의 회원들은 8개의 조로 나뉘어지는데, 계속해서 수업을 등록하는 팀에는 가산점이 주어지고, 높은 점수를 받은 자에게는 왕관이 수여된다. 쉬이는 “카리스마 여왕의 왕관은 매우 고귀한 것이다”라며, 학생들을 부추긴다. 한 학생은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저에게는 돈 많은 자매 둘이 있는데, 그녀들을 이 수업에 참가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저는 이 수업을 3번 들을 테니 ‘요조숙녀반’ 수업을 무료로 듣게 해 주십시오”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5만 위안(약 830만원)의 학비를 지불하고, 점수 60점을 획득한다. 또 다른 학생은 “선생님, 전 방금 6만8000위안의 학비를 지불했으니, 점수를 주세요”라고 말해, 60점을 획득한다. ‘카리스마 여왕’ 교실은 먼저 외모 가꾸기, 걸음걸이, 표정연습 등의 외형관리에 치중한다. 이후에는 자기암시 등의 사고력 훈련을 통해 내부성장을 이끈다는 목적이다. 학생들은 강사를 따라 무대 위에서 “부귀는 나의 것!, 행복은 나의 것!, 사랑은 나의 것!, 젊음은 나의 것!, 아름다움은 나의 것!”이라는 구호를 외친다. 이곳에서 수업을 몇년 째 수강한 한 여성은 “주변 친구들은 내가 별반 변화되지 않았다고 한다”며 “그러나 그들은 외모만 보아서 그렇지 나의 내부 변화를 모른다”며 만족해 했다. 상하이에서 미용실 운영을 하는 한 여성은 “과거에는 명품 사는 것을 즐겼지만, 요즘은 물광주사, 울쎄라 등의 피부 관리 1회에 2~3만 위안을 소비한다. 또 혈액정화 및 독소배출 1회에 10만 위안(약 1660만원)을 쓰고 있다”며 “내장기관이 젊어야 20~30대로 돌아갈 수 있는 진정한 여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서 “50대 이후에도 젊음을 유지해 남편에게 손색없는 여자가 되고 싶다”며 “여성은 남자의 명함이니, 남편의 체면을 살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3년 째 이곳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수업 중 학생들은 화려한 고가의 드레스로 갈아입고, 몸단장을 마친 뒤 T자형 간이무대 위에서 워킹연습을 한다. 마치 모델들의 화려한 워킹무대를 방불케 한다. 수업을 마치는 자리에서 강사는 ‘3만 위안(약 500만원) 경비의 6박7일 호주여행’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알렸다.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참가하겠다고 말하며, 그 자리에서 등록을 마쳤다. 이곳은 학생 한 명이 10명 이상을 소개하면 이들이 내는 학비의 20%를 커미션으로 받을 수 있다. 각 지역 가맹점들은 39만 위안~228만 위안(약 6600만~3억780만원)의 비용을 지불하면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올 상반기 중국의 1인당 월평균 급여소득이 6846위안(약 114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여왕교실’의 2~3일 수강료는 일반인 월급의 3배~7배를 웃도는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수 차례 반복해서 강의를 등록한다. ‘품격있는 귀부인’의 모습이 완성될 때까지 이 같은 행위는 계속될 듯하다. 그 완성의 시기는 미지수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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