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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기의 이럴 때 이런 책] 추석을 맞은 싱글에게

    [이슬기의 이럴 때 이런 책] 추석을 맞은 싱글에게

    “민족의 명절에 책을 읽자”고 하면 누가 동의할까 싶은데, TV 채널을 돌리다 유튜브를 뒤지다 지친 영혼이 있을까봐 한 번 써본다. TV의 추석날 파일럿 예능처럼, 이 기사도 이번에 파일럿으로 한 번 띄워보고 반응이 별로면 접을 것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한없이 짧은 추석 연휴, 여러분과 비슷할 싱글 ‘원 오브 뎀’인 활자 중독 기자의 책 추천. 이.이.이.●무릎 나온 츄리닝 바람의 ‘방구석 1열’에게 히가시노 게이고의 ‘살인의 문’을 추천한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에게 철저히 인생을 농락당해 온 한 남자의 처절한 자기 고백. 그 친구가 나타나면 그의 인생이 어떤 방식으로든 망가진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일종의 목이 막히는 데도 계속 먹게 되는 고구마 같은 책이다. 전자레인지에 7분 30초 돌린 고구마 하나 옆에 놓고 보면 리얼리티가 더욱 극대화 되겠다.●KTX로, 버스로 집에 가는 당신에게 오지은의 ‘이런 나라도 즐겁고 싶다’를 추천한다. 글도 잘 쓰고 노래도 잘하는 오지은이 쓴 ‘유럽 기차 여행기’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 엽서 같이 빳빳한 종이에 그림 같은 유럽의 풍광이, 친구가 여행지에서 보낸 엽서 같은 글들이 담겼다. “사람들이 기차를 보고 손을 흔든다. 부끄럽고 귀여운 마음. 나도 미스코리아가 된 마음으로 손을 흔들어봤지만 열차 제일 끝에 있어서 그들의 가시거리에 들어가지 못했다.”(57쪽) 그녀를 따라서 아무나를 향해 손도 한 번 흔들어보자. 차창 밖 사람들 눈에 ‘동공 지진’이 일어날 것이다.●“결혼하라”는 말이 버거운 당신에게 가와데쇼보신사 편집팀의 ‘살림-뭐든지 혼자 잘함’을 추천한다. 어른이 되면 저절로 알게 되는 줄 알았건만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삶의 지혜들이 총 망라돼있다. 브라끈이 늘어나지 않게 브래지어를 말리는 방법, 아이돌 굿즈를 정리하는 방법, 양파 마구 썰기의 노하우까지 그림을 곁들여 쉽게 설명해준다. ‘디테일의 나라’ 일본에서 만든 책답게 나노급 섬세함이 기가 막힌다. ‘결혼하라’는 웃어른들께 부적처럼 내밀기도 좋겠다. 결과는 장담 못함.●조카들에게 주머니 털리고 영혼 털린 당신에게 윤태규의 ‘똥 누고 학교 갈까, 학교 가서 똥 눌까?’를 추천한다. 40여 년 교직 생활을 마친 전직 선생님이 학교에서 겪었던 일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들려 준다. 아이들을 너무 아낀 나머지 선생님은 말한다. “날마다 아침에 똥을 누세요. 반드시 똥을 누고 학교에 오세요. (중략) 그래야만 맑은 정신으로 학교에서 동무들과 놀기도 하고 공부도 집중해서 할 수 있습니다.” 이걸 직장인 버전으로 치환하면 이렇다. “반드시 회사에서 똥을 누세요. 그래야 똥 누면서 월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린이 책이니까, 다 읽고 조카에게 던져 주고 오면 된다.●홀로 ‘호캉스’를 선택한 당신에게 이서희의 ‘유혹의 학교’를 추천한다. ‘나를 위한 투자’라며 간만에 없는 돈 있는 돈 다 긁어 모아 호텔에서의 1박을 예약한 당신. 자취방에선 꿈도 못 꿀 거품 목욕을 위해 욕조에 물 받아 ‘러*’에서 파는 입욕제도 하나 퐁당했다. 샴페인까지 하나 까고 야경을 보는데 뭔가 모를 헛헛함이 밀려온다면. 자고로 이런 곳에선 좀 끈적한 책을 읽어야하지 않겠나. 도서관에서 곤히 잠자는 남자를 깨워 대담하게 유혹하는 기술엔 물개 박수가 절로 나온다. ‘인간은 유혹한다. 고로 존재한다’ 급의 유혹 전도서. 당신의 죽은 연애 세포도 소생시킬 것이다. ●모처럼 긴 여행을 떠난 당신에게 : 책 보지 마라. 눈 앞의 현실을 즐겨라.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추석연휴 앞두고...우리은행, 인터넷·모바일 송금 장애

    추석연휴 앞두고...우리은행, 인터넷·모바일 송금 장애

    추석 연휴를 앞두고 우리은행의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에 장애가 생겨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21일 오전 8시 30분부터 우리은행의 인터넷·모바일뱅킹 타은행 송금 거래에 장애가 발생했다. 우리은행은 “금융결제원과 연결된 망 오류로 접속 장애가 생겼다”면서 “오전 10시 10분 복구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크고 작은 전산 장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동 첫날 오전 내내 모바일뱅킹이 실행되지 않았고 지난 5월 31일에는 월말 거래량 증가로 계좌 이체와 카드 결제가 먹통이 됐다. 고객들은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이모(32)씨는 “오늘 아침 월급을 받자마자 다른 은행에 적금 들어둔 계좌로 옮기려고 했는데 모바일뱅킹 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0)씨는 “추석 연휴 직전에 돈 주고받을 일이 얼마나 많은데 오류가 생기나”라면서 “우리은행 모바일뱅킹에서 오류가 반복돼 불편하고 불안하다”고 전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월급 300만원’ 모병제 가능할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월급 300만원’ 모병제 가능할까

    모병제. 복무기간 단축과 더불어 군 이슈 중 ‘가장 뜨거운 감자’로 여겨지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현재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60만명이 넘는 대규모 상비군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짧은 군복무 기간으로 인한 낮은 숙련도와 병역 기피 등 각종 사회문제, 한창 공부하거나 일할 나이인 청년에 지우는 부담 등 문제점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2000년대 들어 학계를 중심으로 모병제 논쟁이 심화됐습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모병제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인식이 팽배했습니다. 그렇지만 저출산이 심화해 지금과 같은 대규모 병력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워진데다 머릿수 대신 첨단 무기를 활용하는 ‘군 과학화’가 이슈로 부상하면서 모병제 도입 가능성도 덩달아 수면 위로 부상하는 모습입니다. ●징병제 찬성 48% 모병제 찬성 35% 국민들은 징병제와 모병제 중 어느 쪽이 낫다고 여길까. 대체로 징병제에 더 많은 손을 들어주는 모습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모병제에 대한 찬성 의견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갤럽이 2016년 전국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징병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48%, 모병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35%로 격차가 불과 13% 포인트로 좁혀졌습니다. 징병제를 찬성하는 쪽은 그 이유로 ‘국방 의무는 공평해야 한다’(24%)와 ‘국가 안보와 존립에 필요하다’(23%)는 의견을 많이 냈습니다. 반면 모병제 도입에 찬성하는 응답자들은 ‘군대는 원하는 사람만 가야 한다’(31%)를 주요 이유로 꼽았습니다. 응답자의 72%는 책임감, 자립심, 인내심, 조직생활 경험 등을 들어 군 생활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다고 여겼습니다. 반면 20%는 시간 낭비, 경직되고 획일적인 군대문화를 이유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논쟁이 치열한 가운데 지난해 한국혁신학회지에는 ‘한국군 병역 제도의 모병제로의 전환 가능성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이동환 육군 1사단 소위와 강원석 육군사관학교 경영학 부교수가 연구에 참여했습니다. 연구는 현실적으로 우리의 예산 상황에서 모병제가 가능한지를 살폈습니다. 많은 분들은 ‘병사에게 월급을 높여주면 군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여깁니다. 그런데 결과는 다르게 나왔습니다.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올해 61만명인 군 병력은 2022년 52만명으로 크게 줄어듭니다. 하지만 보고서가 발간될 당시에는 이런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2015년 63만 3000명인 병력을 2030년 52만 2000명으로 감축하는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모병제, 경제적으로 충분히 가능” 2015년 기준으로 29대71인 간부와 병사 비율은 2030년 40대60으로 재편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육군 병사는 같은 기간 49만 8000명에서 38만 7000명으로 11만명 가량 줄어듭니다. 반면 공군(6만 5000명), 해군(4만 1000명), 해병대(2만 9000명) 병력은 변화가 없습니다. 우선 연구진은 모병제로 전환되는 병사의 월급을 계산했습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2015년 235만원, 2020년 256만원, 2025년 280만원, 2030년 305만원으로 추정됐습니다. 연봉으로는 2015년 2820만원, 2020년 3072만원, 2025년 3360만원 2030년 3660만원입니다. 일반 근로자와 비교해도 아주 적진 않은 금액입니다. 반면 지금과 같은 징병제를 유지하면 2015년 1인당 연간 유지비 500만원, 2030년 649만원으로 훨씬 적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연구진은 육군 병력을 모두 모병제로 전환한다고 가정했을 때 2015년 35만 2000명, 2030년에는 23만 2000명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징병제보다는 인원을 적게 편성한 것입니다. 또 시나리오1은 모병제로 100% 인력을 충원하도록 가정하고 시나리오2는 90%, 시나리오3은 80%로 정했습니다. 2030년 시나리오1을 적용하면 모병제 육군 병력은 23만 2000명, 시나리오 3을 적용하면 18만 6000명이 됩니다. 분석 결과 모병제로 전환하기 위해 추가로 정부가 투입해야 하는 예산은 5조 2942억(시나리오3)~6조 9924억원(시나리오1)으로 추정됐습니다. 적지 않은 예산이고 혈세를 투입해야 합니다. 그런데 모병제로 전환하지 않아도 병력 유지비가 해마다 증가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병력유지비가 매년 4.5% 늘어나도록 가정하면 2030년 육군 병사가 38만 7000명으로 줄어들어도 유비지는 2015년보다 11조 4874억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합니다. 병력을 27만 9000명으로 줄여도 9조 1919억원을 더 투입해야 합니다. 대규모 병력을 유지하면 모병제로 전환하기 위해 투입하는 비용보다 3조 8977억~5조 5737억원이 더 필요해진다는 겁니다. 연구팀은 “전체 병력규모를 35만 명까지 감축한다고 가정하면 모병제로의 전환이 경제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습니다.물론 모병제 전환은 많은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이 연구는 순수하게 경제적 가능성만 살핀 것일 뿐 정치적 지형이나 여론 등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우선 30만~35만명으로 병력 규모를 대폭 줄이려면 남북 긴장관계가 완화돼야 합니다. 또 있습니다. 연구팀은 “군을 첨단 기술형 강군으로 변화시키고 군의 구조를 군단중심의 전투체제로 개편해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또 미국 등 선진국에서 운영하고 있듯이 군대는 전투에 특화하고 각종 보급 소요인 군수, 무기, 식품 등의 작전지속지원 부문은 민간군사기업(PMC)에게 이전해 일자리 창출과 전문기업 육성효과를 누리는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징병제 10개국 뿐…모병제 전환 가속화 그렇다면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 연구진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34개국 중 징병제를 유지하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터키, 이스라엘, 멕시코, 그리스, 오스트리아,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에스토니아 등 10개국에 불과합니다. 유럽 선진국들은 대부분 징병제 폐지를 추진하거나 검토하고 있어 주요 국가 중 이스라엘과 터키 등 극소수만 징병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세계 최강의 전력을 보유한 미국은 이미 1973년 모병제로 전환했습니다. 다만 경제력이나 인구 측면에서 우리와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겁니다. 독일은 2011년 7월 뒤늦게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로 전환했습니다. 1990년 통일 뒤에도 20년이나 징병제를 유지한 것이 흥미롭습니다. 통일비용 부담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병역기피가 확산하고 군 병력 전문성 향상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결국 모병제로 전환했습니다. 프랑스도 비교적 최근인 2001년 모병제를 도입했습니다. 걸프전과 코소보전에서 모병제 국가인 영국과 미국에 비해 전력이 뒤쳐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모병제 전환 논의가 확산했다고 합니다. 대만은 ‘징모혼합제’ 국가입니다. 1994년 이후 출생자는 4개월만 복무하고 바로 예비군으로 편성됩니다. 대만은 올해 모병제를 전면 도입하려고 했지만 예산, 병사 부족 등의 문제로 계획이 계속 늦춰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조양호 석달 만에 檢 재출석… 모친에게 월급 준 혐의 추가 포착

    조양호 석달 만에 檢 재출석… 모친에게 월급 준 혐의 추가 포착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와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이 20일 검찰에 재소환됐다. 조 회장이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출석해 포토라인에 선 것은 올 들어 네 번째다. 이날 오전 9시 26분 서울남부지검에 나온 조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 취재진의 물음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답한 뒤 검찰청으로 들어갔다. 조 회장은 조세포탈과 횡령·배임 등 혐의로 지난 6월 28일 검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7월 5일에는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또 지난 12일에는 자택경비를 맡은 용역업체에 지불할 비용을 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이 대신 지급하게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1차 소환 조사 때 드러나지 않은 새로운 횡령 혐의를 포착하고 이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조 회장이 2016년 작고한 모친 김정일씨 등 친인척 3명을 정석기업의 임직원으로 위장해 급여 20여 억 원을 지급,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도 추가로 확인했다. 또 검찰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 내용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공정위는 2014∼2018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때 공정위에 거짓 자료를 제출한 혐의로 조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조 회장에 대한 이날 조사 내용을 토대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1년 모은 알바비 기부… 여고생의 이웃사랑

    1년 모은 알바비 기부… 여고생의 이웃사랑

    “적지만 어려운 분들께 도움 됐으면” 가양2동, 생필품 구입해 전달할 계획“작은 금액이지만 우리 동네의 어려운 이웃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서울 강서구 등촌고에 다니는 원혜리(18)양은 지난 1년간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50만원을 자신이 사는 동네 주민센터에 기부했다. 원양은 지난해 여름방학부터 햄버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다. 매달 60만원을 조금 넘게 받는 원양이 월급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추석 연휴부터다. 원양은 19일 “명절에도 노점상에서 간단한 반찬만으로 끼니를 때우는 어르신들을 보고, 아르바이트로 번 돈 가운데 일부라도 기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원양은 지난 1년간 틈틈이 돈을 모아 50만원을 만들었고,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도와달라며 강서구 가양2동 주민센터에 기부했다. 가양2동 주민센터는 지난달 31일 성금 전달식을 열기도 했다. 원양은 “큰 금액은 아니지만 제 주변에 계신 어려운 이웃분들이 도움을 받는다면 그것만으로도 뿌듯함을 느낄 것 같다”며 “조금이나마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베풀며 서로 돕는다면 주위의 어려운 이웃분들이 조금씩 행복을 되찾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가양2동 주민센터 직원들은 원양의 기부금으로 쌀, 라면 등 생필품을 구입해 기초생활수급자, 혼자 사는 노인 가구, 장애인 가구 등 지역 내 도움이 필요한 가구에 전달할 계획이다. 가양2동 관계자는 “어려운 가구들이 많은 지역인 만큼 후원이 많이 필요한 지역”이라며 “어려운 이웃을 보고 스스로 기부를 실천한 학생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장학금에 월급까지… “엔지니어 부족 극복하려 대학 세웠죠”

    장학금에 월급까지… “엔지니어 부족 극복하려 대학 세웠죠”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은 자국 내 기술 전문가 부족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왕실 승인을 얻어 설립한 다이슨기술공학대학이 이달 2기 신입생을 맞았다고 19일 밝혔다. 전액 장학금에 학생들에게 2000만원이 넘는 연봉까지 주는 다이슨기술공대는 지난해 영국 왕실 승인을 받은 ‘고등교육 및 연구 법안’에 따라 지난해 9월 윌트셔주 맘스베리에 문을 열었다. 4년 교육 과정이며, 다이슨 전문가들과 영국 워릭대학의 워릭제조업그룹(WMG)이 교육 과정 개발에 공동 참여했다. 영국 발명가이자 가전회사 다이슨 창업주인 제임스 다이슨이 대학을 설립한 배경에는 전문가 부족으로 영국 제조기업의 경쟁력이 한국, 중국, 인도 등에 밀리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했다.이번 입학생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지원자 950명 중 선발된 43명이다. 신입생 중 40%가 여학생이다. 다이슨 측은 “영국 공과대에 재학 중인 여학생 평균 비율이 15.1%인 점을 감안하면 다이슨기술공대 여학생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2기 신입생 입학으로 이 학교 학부생은 총 74명이 됐다. 2020년에는 학생 수가 2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다이슨은 전망한다. 다이슨기술공대 학생은 4년간 공학과 과학 이론을 공부하고 실제 제품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하며 실무 경험을 쌓는다. 워릭대학은 교육과정을 마친 학생에게 일반 엔지니어링 공학 학위를 수여한다. 학부 커리큘럼에서 첫 2년은 공학 기본 원리를 학습하고 그 뒤 2년은 심도 있는 전자·기계 엔지니어링을 공부한다. 일주일에 3일은 다이슨 글로벌 엔지니어링 팀의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해 실무 경험을 쌓는다. 학생들은 학비 부담이 없을 뿐 아니라 재학 기간 동안 다이슨이 연 1만 6000파운드(약 2360만원)의 급여를 준다. 게다가 재학생들은 유명 건축가 크리스 윌킨슨이 디자인한 5성급 호텔 수준의 기숙사에서 지낸다. 맘스베리 캠퍼스에는 78개 모듈 형태의 기숙사가 설치돼 있다. 기숙사의 실험실 129개, 카페 7개, 멀티 스포츠 경기장, 학생들의 개인 공간엔 전부 다이슨의 최신 기술과 맞춤형 가구가 적용돼 있다. 다이슨은 이런 시설뿐 아니라 전반적인 커리큘럼과 연구를 위해 지난해 5년간 3150만 파운드, 2017년부터 5년간 3150만 파운드(약 465억원)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서대문, 젊은층 ‘지옥고’ 공유주택으로 풀다

    서대문, 젊은층 ‘지옥고’ 공유주택으로 풀다

    서울 서대문구가 꾸준히 추진해 온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이 ‘청년누리’로 결실을 봤다.서대문구는 청년들이 저렴한 임대료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공유주택인 청년누리 입주식을 19일 열었다. 월 임대료가 7만 8000원에서 18만 6000원으로 주변 시세의 절반에 불과한 쾌적한 환경에서 취업과 학업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일명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로 불리는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치단체와 기업, 주택협동조합이 힘을 모은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청년누리는 지난해 2월 포스코 임직원들의 월급 1% 기부로 운영되는 ‘포스코1%나눔재단’이 청년을 위한 맞춤형 임대주택 공급 사업을 꾸준히 벌여 온 서대문구에 청년셰어하우스 건립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서대문구가 부지를 매입하고 재단이 건축을 담당하는 등 약 11억원씩 부담해 연면적 361.66㎡에 지상 5층 건물로 설립했다. 올해 1월 착공 후 지난달 공사를 마무리했고 서대문구가 기부채납을 받았다. 운영과 관리는 청년공동체주택 운영 경험이 풍부한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이 맡기로 했다. 1층은 공용주차장, 2층부터 5층까지가 주거공간으로 모두 18명이 거주할 수 있다. 서울시 거주 만 19세에서 35세 사이의 무주택 1인 미혼 가구 중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 졸업까지 한 학기가 남은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다. 임대 기간은 1년에서 2년이며 입주 자격을 충족하면 최장 39세까지 계속 거주할 수 있다. 문 구청장은 그동안 저소득층 대학생을 위한 임대주택인 꿈꾸는 다락방, 행복기숙사, 협동조합형 청년주택 이와일가, 업무공간과 주거공간을 동시에 제공하는 청년창업꿈터 1호점 등을 성사시켰다. 내년 초에는 신혼부부와 독립·민주유공자 등 모두 80가구가 살 수 있는 가칭 ‘청년미래 공동체주택’도 들어선다. 문 구청장은 “청년 주거 문제는 중앙정부에만 맡기기엔 너무 시급한 문제다. 지자체도 정책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나설 수 있다고 본다”면서 “구에서 예산을 들여 부지를 매입하고 민관 협력을 모색한다면 청년들에게 더 좋은 주거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404호인데요 혹시 관리비 내역 아시나요…저도 몰라요 소규모는 공개 의무 없대요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404호인데요 혹시 관리비 내역 아시나요…저도 몰라요 소규모는 공개 의무 없대요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준호(30·가명)씨는 매달 관리비 고지서를 받을 때마다 착잡하다. 8평 정도의 원룸형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데 월 10만원이나 되는 관리비가 청구돼서다. 처음 집을 계약할 때만 해도 부동산에선 “관리비는 월 7만~8만원 정도 나올 것”이라고 했는데, 매월 그보다 2만~3만원이나 많은 금액이 나온다.김씨는 “관리비 고지서를 들여다보면 가구 전기료(1만 4000원)나 TV 수신료(2500원)는 내가 쓴 만큼 나왔다는 느낌이 들지만, 일반 관리비(5만원 2000원)나 청소비(1만 1000원), 공동 전기료(8500원), 수선 유지비(6200원) 등은 어떻게 해서 이런 금액이 산정된 건지, 비슷한 평형대의 다른 집과는 얼마만큼의 가격 차가 나는 건지, 제대로 쓰이곤 있는 건지 알 도리가 없어 마음이 답답해진다”고 말했다. 적은 월급에 허투루 돈이 나가는 건 아닐까 걱정된 김씨는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국토교통부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을 발견했다. 전국의 아파트 관리비가 40여개 내역으로 세분화돼 올라와 있었고, 유사 단지와 항목별로 관리비를 비교·검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이트를 유심히 들여다보던 김씨는 이내 실망했다. 작은 단지의 아파트는 관리비를 공개할 의무가 없는 ‘비의무 관리 대상’이라 해당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우리나라는 4가구 중 3가구(75.6%)가 아파트나 연립주택, 다가구주택과 같은 ‘공동주택’에 살고 있다.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주택은 1712만 가구로 이 중 아파트는 1038만 가구(60.6%), 연립·다가구 주택은 257만 6000가구(15%)였다. 공동주택이 단독주택과 다른 점은 집과 관련한 비용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차장 보수 공사에 얼마가 들었는지, 승강기나 복도에서 사용한 전기요금이 모두 얼마인지는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이상 입주민이 알 방도가 없다.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관리비에 비리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배우 김부선씨를 두고 ‘난방 열사’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만큼 공동주택 관리비의 맹점을 악용한 각종 사건·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2015년 1월 정부는 공동주택 관리비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편의 하나로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한국감정원이 위탁 운영 중인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선 매달 47개에 달하는 관리비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공용 관리비에는 일반 관리비(인건비·제사무비·제세공과금)와 차량 유지비, 청소비, 경비비, 소독비, 승강기 유지비, 위탁관리수수료 등이 나뉘어 표기돼 있으며, 개별 사용료에는 난방비나 급탕비, 가스 사용료, 전기료, 수도료에서부터 입주자대표회의 운영비나 건물 보험료, 선거관리위원회 운영비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아파트 보수 공사 등을 위한 장기수선충당금도 월 사용액과 충당금 잔액, 적립요율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비슷한 아파트 단지와도 손쉽게 항목별 관리비를 비교할 수 있다. 예컨대 서울 은평구 ‘은평뉴타운우물골’(472가구) 7단지에 사는 박수남(47·가명)씨의 공용 관리비는 1㎡당 771원으로 비슷한 아파트단지(평균 1045원)보다 274원 저렴한데, 굳이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아도 관리비 수준이 ‘다소 낮음’이라고 알기 쉽게 표시돼 있다. 로그인이나 본인 인증 없이 누구나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이용자 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그러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매달 관리비를 공개해야 하는 대상은 3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과 150가구 이상의 승강기 설치 또는 중앙(지역) 난방방식 공동주택, 150가구 이상의 주상복합아파트로 한정돼 있다.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의무 관리 대상 공동주택은 전체 1299만 370가구의 70.1%(1만 5463단지 910만 5390가구)밖에 되지 않는다. 김준호씨의 아파트를 포함한 나머지 29.9%(388만 4980가구)는 법적으로 관리비 내역을 공개할 의무가 없는 ‘비의무 관리 대상’이다. 지역별로 비의무 관리 대상 공동주택 비율은 적게는 7.5%(세종)에서 많게는 68.6%(제주)나 된다. 서울만 해도 의무 대상이 56.3%(2327단지 141만 1280가구), 비의무 대상이 43.7%(109만 5101가구)로 관리비를 공개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의무 관리 대상 기준이 이처럼 제한적인 까닭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비의무 관리 대상 공동주택은 관리사무소나 비상대책위원회와 같은 의사를 결정하고 집행하는 체제를 구성할 의무가 없어서 시스템에 관리비 내역을 모두 올리라고 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시스템이 고도화돼 있기 때문에 전담 인력이 확보되지 않은 곳까지 일괄적으로 의무 대상에 편입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어 “소규모 가구의 공동주택 중에도 자체 홈페이지나 게시판에 관리비 운용 내역을 공개하는 곳들이 더러 있다”면서 “비의무 관리 대상에서도 관리비와 관련한 각종 분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의무 관리 대상처럼 47개 항목을 모두 공개하는 대신 공개 항목 수를 줄인다거나, 내부게시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안 등이 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규모 공동주택의 관리비에 대한 적절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는 동안 공동주택관리 전반에 대한 민원·상담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입주민 간 분쟁 해결과 공동주택 관리를 지원하고자 2016년 8월에 출범한 ‘중앙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에 접수된 공동주택 관련 민원은 2014년 1만 1760건에서 2015년 2만 5190건, 2016년 3만 255건, 지난해 4만 5728건으로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기준으로 3만 6863건이 접수돼 한 해 동안으로 본다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 첨예한 갈등을 주로 다루는 ‘공동주택관리분쟁조정위원회’에 지난 7월까지 접수된 민원 5086건 중 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과 관련된 사안이 10%에 이르렀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동주택의 관리비 문제는 결국 관리비를 운영하는 사람이 관리비를 내는 사람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으면서 이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얻으면서 발생한다”면서 “관리비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것도 이를 막기 위함인데 경우에 따라선 소규모 가구에서 이러한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구 수만을 기준으로 관리비 정보 공개를 제한하기보다 상당 가구의 동의가 있을 때는 관리비 공개를 예외로 두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과 인력이 문제라면 관리비의 운영실태를 회계사가 감사하되 회계사 선임 권한을 시·도나 공공기관 등 제3기관이 가짐으로써 과도한 감사수임료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감사공영제’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지난 4월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비의무 관리 대상인 공동주택에서 불투명한 관리비 운영 등으로 분쟁과 불만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자 관리비의 항목별 산출 내역을 해당 공동주택단지 홈페이지나 관리사무소 게시판에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공동주택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으나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의식주 해결만으로는 부족… 일자리·지역공동체 관심 가져야”

    [인터뷰 플러스] “의식주 해결만으로는 부족… 일자리·지역공동체 관심 가져야”

    35년 전 그곳에 노인과 장애인, 고아들이 모여들었다. 누구든 받아주는 스님에 대한 소문이 돌면서 100명 넘는 사람들이 찾아왔다. 경북 예천군 법흥사는 부처님과 사람들을 함께 모시는 절이었다. ‘사람다운 삶’을 지향하는 복지법인 예천연꽃마을은 그렇게 시작됐다. 예천연꽃마을은 지역민들을 비롯한 외부인들에게 개방적인 시설이다. ‘울타리를 만들지 말자’고 강조한 설립자 정안스님의 뜻을 이어 누구나 다가가고 함께할 수 있는 곳, 지역 공동체에 속한 시설을 만들어 왔다. 예천연꽃마을에 헌신하고 있는 서경석 이사장은 “시설 이용자들이 특별한 존재들이 아니라 지역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이사장은 30년 교직 생활을 접고 1996년에 서울에서 예천에 내려가 이제까지 예천연꽃마을을 지켜왔다. 예천연꽃마을이 추구하는 가치와 복지시설의 현재를 그에게 직접 들었다. 편집자 주→예천연꽃마을을 이끌게 된 계기가 특별히 있으셨습니까. -저는 여기에 오기 전에 서울에서 고등학교 교사를 하고 있었어요. 교직에 있었는데 이 연꽃마을을 시작하신 스님이 정안스님이신데 사실 제가 그분 동생입니다. 복지법인을 만들려고 행정을 볼 사람을 찾아다녔는데 쉽지 않다면서 저를 3년 동안 설득하더라고요. 서울에서 학교 그만두고 내려와야 하니까 처음엔 전혀 엄두가 안 났습니다. 가족들 반대도 심했고, 그런데 와서 보니까… 정말 기가 막히더라고요. 어떻게든 해야 할 것 같았어요. 고민을 하다가 1996년 6월에 내려왔습니다. 결정하고 나서는 가족들 난리가 났죠. 애들 문제도 있었고. 결국 저 혼자만 내려왔어요. →당시 모습이 ‘기가 막혔다’고 하셨는데, 어떤 상황이었나요. -예천연꽃마을은 처음에 시설로 시작한 곳이 아니에요. 1984년에 달랑 법당(법흥사)밖에 없을 때 정안스님께서 할머니 두 분을 모시고 생활을 했던 거죠. 그러다가 고아 둘이 와서 식구가 늘었고요. 그렇게 생활을 하다 보니 소문이 난 겁니다. ‘법흥사 가면 스님이 다 받아준다더라’라고요. 여기저기서 오셔서 10여 명이 모여 살게 됐습니다. 법당을 반으로 나눠서 한쪽에 부처님 모시고, 한쪽은 생활공간으로 해서 쓰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시작하다 보니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겁니다. 전국에서 와서 어린아이를 문 앞에 버리고 가기도 하고, 장애인들도 모여들었어요. 복지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았던 시절이었잖아요. 건물도 없이 천막을 치면서 버티다가, 건물을 지어야겠다고 스님이 결심하고 전국을 다니면서 도움을 구했어요. 그렇게 1990년에 건물을 짓기 시작해서 1993년에 세워졌는데, 건물만 있다고 다 되는 게 아니잖아요. 인력 문제도 심각했고, 그로 인해서 생기는 문제들이 많이 있었죠. 그걸 보니까 법인 설립을 해서 국가 보조를 받는 것이 좋겠다고 저도 받아들이게 됐어요. 그래서 내려왔습니다. →처음에 그렇게 시작을 했다면 힘든 일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그때 아동이 30~40명 되고, 장애인이 약 40명 있었어요. 그 외에 분들이 어르신들이었죠. 다 같이 생활했습니다. 한 방에 10명씩 들어가고…. 건축할 때 쓰던 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해서 방처럼 썼어요. 제가 내려오니까 스님께서 그러시더라고요. ‘여기서는 네가 모든 걸 봉사한다고 생각해라.’ 그러면서 월급을 30만원 받았습니다. 재원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어요. 스님이 전국을 찾아다니시면서 재정을 충당하셨습니다. 저는 법인 설립 작업을 하면서 정부를 열심히 쫓아다녔고요. 그러다가 노인시설로 보조금을 받기 시작하고 지금까지 이렇게 왔습니다. →복지시설을 혐오시설로 보고 갈등이 생기는 문제들이 종종 있는데, 예천연꽃마을은 어떻습니까.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연꽃마을은 출발이 조금 달랐잖아요. 스님과 함께 사는 고아들, 장애인들, 어르신들이었던 거예요. 그냥 ‘절 식구’였던 거죠. 그러니까 지역에서도 시설 개념으로 보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 강조하시는 게 있어요. ‘울타리를 없애라’라는 겁니다. 시설처럼 가둬놓고 외부인과 접촉을 차단하는 방식의 복지는 시대에 맞지 않아요. 그렇게 개방하고 만나게 되니까 주민들이 불편하게 여기던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 또한 지역 공동체의 한 사람들로 서서히 받아들여지는 과정이었어요. 다른 시설에 비해서는 마찰이 적었습니다. →외부인들에게 개방적이라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꾸준히 그런 활동을 하고 계신 건가요. -가급적이면 저희 프로그램도 주민과 함께하는 방향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외부에서 봉사도 많이 오시고요. 오시는 분들에게 연꽃마을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 장애인들과 공동체로 살아간다는 인식을 가지실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사람은 행위를 제한하려고 하면 나가서 사고치고 싶은 마음이 커지잖아요. 누구나 그럴 텐데, 저희는 처음부터 잡아두질 않으니까 그런 사고가 오히려 적은 것 같아요. 또 저희는 안에 있는 분들의 가족들이 오시면 시설 거실 안에서 쉬어갈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어요. 오히려 ‘보시고 우리가 부족한 점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라고 요청합니다. 우리끼리 잘한다고 해봐야 뭐가 나아지겠어요. 가족들이 보시고 지적해주셔야 개선이 되죠. 그리고 주민 사회에 자연스럽게 어울리기 위해서 5일장으로 열리는 장날엔 우리 시설 입주자들이 장터거리휴지 줍기 등 청소를 한 번도 빠짐 없이 15년 동안 시행해 왔어요.→지금도 많은 분이 연꽃마을에 들어오려고 하신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현재 시설 상황은 어떤가요. -요청이 많은데 현재로는 제도적으로 막혀서 못 받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정부 정책상 장애인 시설은 소규모 시설을 지향하고 있어요. 그래서 30인 이상 시설은 설치 허가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결원이 생겨도 새로 받지 못하고 줄여나가야 하는 상황이라서, 63명 정원인 저희 장애인 시설에 54명만 있습니다. 노인 시설 같은 경우도 제도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생기기 전에는 지역에서 소외되고 가족 갈등으로 돌봄을 받을 수 없는 분들을 저희가 받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습니다. 장기요양등급이라는 게 있어서 3등급 이상이 아니면 받을 수가 없습니다. 어르신들이 정말 사각지대에 놓여있어요. 저도 정부에 자주 얘기하는 부분인데 제도적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우리나라 복지 수준은 어느 정도 된다고 보시나요. -예전에 비해서는 정말 많이 좋아졌습니다. 제가 1996년에 왔을 때에 비하면 정말 긍정적인 방향으로 달라졌죠. 하지만 아직도 복지선진국으로 불리는 나라들에 비하면, 이제야 과도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제도와 시설이 되려면 정부나 지자체, 국민들이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계신 복지 이슈는 무엇인가요.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이 정말 필요합니다. 시설에도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친구들이 더러 있어요. 특수학교 전공반까지 다 마치고, 직업교육도 받은 인력들입니다. 그런데 일자리가 없어요. 사람이 일하는 보람을 느끼는 것이 삶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합니까. 그런 친구들이 내부 프로그램만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에요. 저도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여러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 농특산물과 연계해서 가공유통 산업을 지자체에 얘기하고 있는데 허가가 안 나요. 허가만 나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건실한 회사도 있는데 우선 지역에서 허가가 안 나니까 움직일 수가 없죠. 이게 장애인들 일자리뿐 아니고 지역 주민들 일자리도 같이 창출이 되는 건데…. 우려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관리·감독을 그만큼 철저히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 군수님도 새로 오셨으니까 다시 추진해 볼 생각입니다. →복지시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 사회에 제안하실 말씀이 있다면. -시대가 달라진 만큼 생각도 달라져야 합니다. 노인, 장애인, 아동 등 대상과 관계없이 시설의 역할을 다르게 생각해야 해요. 과거에는 시설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면 끝이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시대가 지났습니다. 정말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시설에서 역할을 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특히 인권에 더 민감해져야 할 필요가 있어요. 어떤 경우가 됐든 인권이 침해당하는 시설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일부에서 그런 문제가 있어서 자꾸 부정적인 측면이 보도가 되는데, 너무나 안타까워요. 시설 운영자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시설에서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개방이 되어야 하고, 지역과 함께하는 시설로 발전해 가면 인권문제도 자연스럽게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태기 객원기자 jtk3355@seoul.co.kr
  • 집 없는 자 vs 집 있는 자… 둘로 갈라진 한국

    집 없는 자 vs 집 있는 자… 둘로 갈라진 한국

    무주택자 “집 있는 사람 모두 금수저” 유주택자 “중산층, 세금 화수분이냐” “열심히 일해도 기회 없어 활력 저하”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강화 및 대출 규제를 골자로 하는 9·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집 없는 자’와 ‘집 있는 자’ 사이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동창 모임이나 사내 회식에서도 “너 집 있어?”부터 묻는다. 이념 스펙트럼에 따라 정부 정책을 무턱대고 찬성하고 반대하는 ‘진영 논리’는 부동산 계급 논쟁에선 먹히지 않는다. 참여정부가 종부세를 도입됐을 때 보수 언론이 제기한 ‘세금폭탄’ 프레임에 집 없는 이들도 동참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무주택자들이 “대체 무엇이 세금폭탄이냐. 근거를 대라”고 따지는 것도 예전과 달라진 양상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모(37)씨는 지난 주말 대학 동기 모임에서 9·13 대책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김씨가 “1년 전 산 아파트 가격이 9억원으로 올랐다”고 밝힌 게 화근이었다. 무주택 동기들은 “집값이 수억원 올랐는데 고작 세금 몇 백만원 더 못 내느냐”며 김씨를 몰아세웠다. 김씨는 “모르는 소리 마라. 집값이 올랐다고 그게 바로 소득이 되느냐”면서 “월급의 3분의2가 대출 원리금으로 나가는 마당에 세금폭탄까지 맞게 됐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동기들은 “폭탄이라고 과장하지 마라”고 힐난했다. 무주택자는 유주택자에게 거액의 세금을 물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보증금 8000만원에 50만원 월세를 내는 장모(48)씨는 “집 있는 사람에게 재산세를 10배는 더 물려야 한다. 평생 벌어도 집 한 채 못 사는 나라에서 집 있는 사람은 모두가 금수저”라고 말했다. 2억원짜리 투룸 전세에 사는 김모(43)씨는 “집 있는 사람들이 집값을 올려놓았으니 책임 역시 그들이 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주택자는 자신을 투기꾼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시선이 불편하다. 매매가 12억원 아파트에 사는 오모(54)씨는 “20년짜리 대출 원금을 아직도 다 못 갚아 허덕이고 있는데, 범죄자 취급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짜증 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6억원짜리 아파트를 보유한 이모(36)씨는 “수십 채를 보유한 자산가나 재벌을 타깃으로 해야 하는데, 대학을 나와 대기업이나 은행에 취업한 중산층만 ‘세금 화수분’이 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거주 공간이 계층을 결정하는 기준이 됐고, 이 구조가 더욱 굳어지고 있다”면서 “열심히 일하면 기회가 온다는 믿음이 무너지면서 사회의 활력도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동 수익으로 집을 샀거나 상속세를 내고 부모에게 재산을 물려받았다면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라면서 “부동산 투기로 재산을 증식하는 사람이 문제다. 그들에게 중과세하는 것에는 국민 대다수가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집 없는 자 vs 집 있는 자… 둘로 갈라진 한국

    집 없는 자 vs 집 있는 자… 둘로 갈라진 한국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강화 및 대출 규제를 골자로 하는 9·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집 없는 자’와 ‘집 있는 자’ 사이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동창 모임이나 사내 회식에서도 “너 집 있어?”부터 묻는다. 이념 스펙트럼에 따라 정부 정책을 무턱대고 찬성하고 반대하는 ‘진영 논리’는 부동산 계급 논쟁에선 먹히지 않는다. 참여정부가 종부세를 도입했을 때 보수 언론이 제기한 ‘세금폭탄’ 프레임에 집 없는 이들도 동참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무주택자들이 “대체 무엇이 세금폭탄이냐. 근거를 대라”고 따지는 것도 예전과 달라진 양상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모(37)씨는 지난 주말 대학 동기 모임에서 9·13 대책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김씨가 “1년 전 산 아파트 가격이 9억원으로 올랐다”고 밝힌 게 화근이었다. 무주택 동기들은 “집값이 수억원 올랐는데 고작 세금 몇 백만원 더 못 내느냐”며 김씨를 몰아세웠다. 김씨는 “모르는 소리 마라. 집값이 올랐다고 그게 바로 소득이 되느냐”면서 “월급의 3분의2가 이자로 나가는 마당에 세금폭탄까지 맞게 됐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동기들은 “폭탄이라고 과장하지 마라”고 힐난했다. 무주택자는 유주택자에게 거액의 세금을 물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보증금 8000만원에 50만원 월세를 내는 장모(48)씨는 “집 있는 사람에게 재산세를 10배는 더 물려야 한다. 평생 벌어도 집 한 채 못 사는 나라에서 집 있는 사람은 모두가 금수저”라고 말했다. 2억원짜리 투룸 전세에 사는 김모(43)씨는 “집 있는 사람들이 집값을 올려놓았으니 책임 역시 그들이 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주택자는 자신을 투기꾼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시선이 불편하다. 매매가 12억원 아파트에 사는 오모(54)씨는 “20년짜리 대출 원금을 아직도 다 못 갚아 허덕이고 있는데, 범죄자 취급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짜증 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6억원짜리 아파트를 보유한 이모(36)씨는 “수십 채를 보유한 자산가나 재벌을 타깃으로 해야 하는데, 대학을 나와 대기업이나 은행에 취업한 중산층만 ‘세금 화수분’이 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거주 공간이 계층을 결정하는 기준이 됐고, 이 구조가 더욱 굳어지고 있다”면서 “열심히 일하면 기회가 온다는 믿음이 무너지면서 사회의 활력도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동 수익으로 집을 샀거나 상속세를 내고 부모에게 재산을 물려받았다면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라면서 “부동산 투기로 재산을 증식하는 사람이 문제다. 그들에게 중과세하는 것에는 국민 대다수가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명절 폭증한 업무 뒤 쓰러진 배송기사, 지병 있었어도 업무상 재해”

    “명절 폭증한 업무 뒤 쓰러진 배송기사, 지병 있었어도 업무상 재해”

    고혈압 등 지병이 있었더라도 추석을 앞두고 과중한 업무 때문에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려 병세가 악화했다면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6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제2행정부(부장 안종화)는 뇌경색으로 사망한 배송기사 A씨의 아내 이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재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고인이 고혈압과 당뇨로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고, 음주와 흡연을 했으며, 나이가 50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고혈압, 당뇨 등이 악화해 뇌경색으로 발전했다고 볼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뇌경색 발병 무렵의 급격한 업무 증가와 스트레스로 인해 평소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했던 기초 질병이 자연적인 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했다고 추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결국 뇌경색은 업무와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고인이 월급 170만원을 받으면서 일주일에 3~4일은 새벽 3~4시에 출근해 장거리 배송 업무를 하며 매주 근무시간이 76~78시간에 이른 점을 주목했다. 또 2012년 1~2월 기준으로 20t 내외였던 배송량이 추석이 있던 그해 9월 66t으로 급증한 사실에도 주목했다. 살인적인 업무량으로 육체의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는 늘어만 가는데 휴식은 제대로 주어지지 않은 게 뇌경색 발병이 가속화한 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A씨는 경기도의 한 농산물 판매업체에서 배송기사로 일하던 중 2012년 10월 갑자기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A씨는 과도한 배송 업무 탓에 뇌경색 등이 발병했다며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요인이 아닌 지병인 고혈압과 당뇨 때문에 뇌경색이 발병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급을 거절했다. 건강이 악화된데다 의료비 부담으로 경제적 사정까지 더 나빠진 A씨는 법률구조공단을 찾았고, 장애인 무료법률구조 대상자에 해당돼 공단의 도움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다. 그러나 A씨는 소송 도중 올해 2월 지병이 악화되면서 세상을 떠났다. 소송은 A씨 부인이 이어가면서 결국 최근 승소할 수 있었다. 결국 근로복지공단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유족들은 그 동안 받지 못했던 요양급여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안양 내년부터 생활임금 ‘1만원 시대’

    경기 안양시도 최저임금에 앞서 생활임금 1만원 시대를 열었다. 시는 내년 생활임금을 내년도 최저임금 8350원보다 1650원(19.8%) 많은 시급 1만원으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생활임금 8900원에서 12.4% 인상됐다. 생활임금은 근로자가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현재 도내 31개 기초자치단체 중 파주시를 제외한 30개 시·군이 생활임금제를 도입했다. 내년 시의 생활임금은 월급으로 환산(월 근로시간 209시간 기준)하면 209만원으로 올해 186만 100원보다 22만 9900원 늘어난다. 대상자는 시와 출자·출연기관에서 근무하는 730여명이다. 시 노사민정협의회는 최저임금 인상률, 물가지수, 유사근로자 임금과 노동 정도 등을 고려해 생활임금을 결정한다. 수원, 용인, 군포시 등 도내 주요 지자체도 최근 내년도 생활임금을 시급 1만원으로 올렸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트로피 헌팅’으로 연 17억원 벌어들이는 러 남성 논란

    ‘트로피 헌팅’으로 연 17억원 벌어들이는 러 남성 논란

    한 러시아 남성이 ‘트로피 헌팅(trophy hunting)’ 사업으로 연 120만 파운드(약 17억 6100만원) 수익을 벌어들인다고 과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트로피 헌팅은 단순 오락을 위해 사자, 코뿔소 등 대형 야생동물을 사냥해 전리품을 챙기는 행위를 말한다.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 관광객이 현지 가이드에게 일정 가격을 내고 참여할 수 있으며 이는 정부의 관광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어 합법이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메트로 등 외신은 러시아 모스크바 출신의 남성 조지 라고진(45)이 부유한 관광객에게 트로피 헌팅 여행 상품을 제공해 수십억 원을 벌어들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려 15년 전에 사냥 사업을 시작한 라고진은 원래 외과 의사였다. 의대생 시절 결혼한 그는 당시 외과의가 받는 230파운드(약 33만원)월급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없어, 의사를 그만두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날아가 사냥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현재 120마리가 넘는 동물과 최대 1만5000헥타르(4500만평)에 달하는 부지를 소유하고, 연간 약 17억 매출을 자랑하는 사업가로 변신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사냥꾼 협회(PHASA), 국제 사파리 클럽(SCl), 국제전문사냥꾼 협회(IPHA)의 회원인 그에 따르면, 남아공을 비롯해 짐바브웨, 모잠비크, 부르키나 파소와 나마비아 사파리에서 자신의 사냥 사업은 합법적이며, 2020년까지 예약이 꽉 찬 상태라고 한다. 그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여행 상품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상품에 명시된 샤낭감도 사자, 코뿔소, 코끼리 등 다양하다. 사파리에서 10일 동안 영양과 얼룩말을 사냥하려면 3800파운드(약 560만원),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검은 코뿔소를 추격하고 쏘는데 무려 42만 파운드(약 6억 2000만원)를 내야한다. 한편 한 비평가가 언론을 통해 “그가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8살 때부터 사냥을 하도록 권장했다”면서 “코끼리 개체 수가 지난 10년간 30%나 줄었는데 그럼에도 왜 사냥을 허락하고 있느냐”고 비판해 라고진은 최근 며칠 동안 러시아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라고진은 “오히려 사냥이 야생동물을 보호한다. 사냥을 합법화 했을 때 동물들 수가 8배 증가했다”며 동물들을 돌보는 일이 사냥 사업의 우선순위라고 반박했다. 그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트로피 헌팅을 이용해 큰돈을 벌고 있고, 수익을 높이기 위해 야생동물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란 논리를 펼쳤다. 사진=이스트투웨스트뉴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생생리포트]日오사카 시장 “학생 성적 안오르면 교사들 월급 삭감”…커지는 반발

    [생생리포트]日오사카 시장 “학생 성적 안오르면 교사들 월급 삭감”…커지는 반발

    극우세력 출신 젊은 시장의 오만인가, 학생들의 미래를 위한 충정인가. 일본의 두번째 대도시인 오사카시가 내년부터 학생들의 학업 능력을 교원 인사평가 및 급여에 반영하겠는 시정방침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다. 7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오사카시의 전·현직 교원들로 구성된 시민단체 등 대표 20여명은 최근 요시무라 히로후미(43) 오사카시장에 대한 항의 성명서를 시교육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학교를 학력테스트 결과의 향상만을 좇는 왜곡된 교육현장으로 만들 경우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아이들”이라며 오사카시의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시민단체 ‘어린이들에게 건네지 말라! 위험한 교과서’의 오사카지회 소속 이가 마사히로는 “(오사카시장의 계획대로 되면) 시험점수 향상이 학교교육의 중심이 돼 버린다”며 “시험 결과만으로 우리 자녀들이 평가될 우려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단은 지난 7월 31일 발표된 ‘전국 학력·학습 상황조사’(전국학력테스트) 결과. 초등학교 6학년생과 중학교 3년생을 대상으로 문부과학성이 매년 실시하는 이 조사에서 오사카시는 2년 연속 20개 정령지정도시(政令指定都市·인구 50만명 이상 도시 중 정부가 지정한 대도시) 중 최하위인 20위를 했다. 그러자 보수우익을 자처하며 튀는 행동을 자주 하는 것으로 유명한 요시무라 시장이 정부 발표 이틀 만인 8월 2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전국 학력테스트에 대한 목표를 정하고, 달성 여부를 초·중학교 교장과 교사의 인사평가와 급여에 반영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오사카시가 최하위라는 사실에 내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교원의 의식이 바뀌면 결과가 좋게 나올 것이기 때문에 시장의 예산권을 최대한 활용해 의식개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내년에 20위에서 15위로 올라간다는 목표를 세우고, 자신과 시교육위원회가 함께 참여하는 ‘종합교육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교원 평가체계를 논의, 연내에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계를 비롯한 곳곳에서 반발이 터져나왔다. 하야시 요시마사 문부과학상까지 다음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력테스트는 전국적으로 학력을 분석해 교육정책의 성과와 과제를 검증하고 개선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라며 요시무라 시장의 발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오사카는 앞서 2015년에도 중3 학생들의 학력테스트 결과를 고입 내신평가에 반영시켰다가 문부과학성이 “원래 조사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며 제동을 걸어 1년 만에 중단한 바 있다. 교육계는 물론이고 중앙정부의 교육수장까지 나서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요시무라 시장은 계획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오기 나오키 교육평론가는 “학력테스트 결과를 교원 인사평가 등에 반영하면 학교는 점수를 올리기 위한 지도에만 집중하면서 교육이 황폐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오사카시에서 교사가 되고 싶어하는 젊은이가 줄어들 것이며 그 결과로 교원의 질적 저하가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오사카시내 한 중학교 교장은 “가정의 경제적 격차와 생활환경 차이 등이 학력테스트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은 다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며 “교원에 대한 강압적 시책보다는 주민들의 소득격차를 메우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수정당인 일본유신의회 소속의 요시무라 시장은 중의원 의원을 거쳐 2015년부터 오사카시장을 맡고 있다. ‘전쟁가능국� ?括� 개헌과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에 적극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혀온 극우인사다. 최근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장에게 “샌프란시스코 공원 내에 설치된 위안부 기림비를 계속 유지할 경우 자매결연을 파기하겠다”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육아휴직자 건보료 부담 낮춰준다

    육아휴직자 건보료 부담 낮춰준다

    정부와 여당이 육아휴직자의 건강보험료 부담을 대폭 낮춰주기로 했다. 7일 국회와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휴직 기간 소득이 거의 없는 육아휴직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최악의 저출산 상황을 개선하는 조치로 육아휴직자에 대한 건강보험료 경감 제도가 추진된다. 복지부는 육아휴직자에게 건강보험 가입자의 최저보험료(직장가입자 월 1만 7000원)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올해 말까지 건보료 경감 규정을 담은 관련 고시를 개정해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육아휴직자의 건보료 부담은 연간 최대 40만원에서 17만∼22만원으로 줄어든다. 국회는 육아휴직자에 대해서는 휴직 기간 건보료를 거두지 않는 쪽으로 건강보험법을 개정하려고 했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명수 위원장(자유한국당)과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육아휴직자 건보료 면제 법안을 발의했다. 그렇지만 정부는 건보료를 면제하면 건보 가입 자격을 상실할 수 있고 휴직기간에도 건보 혜택을 받는 만큼 완전히 보험료를 면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당정은 육아휴직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바꿨다. 복지위는 지난 5일 법안심사 소위를 열어 건보료 경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 건보료 경감 고시 개정을 통해 육아휴직자의 건보료를 직장가입자 최저수준(올해 근로자 부담기준 월 8730원)으로 줄이는 방식이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노동자는 최대 1년의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다. 육아휴직자에게 매기는 건보료는 육아휴직급여가 아니라 ‘휴직 전 월급’(보수월액)을 기준으로 부과한다. 다만 건보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11년 12월부터 휴직 기간 1년 이내에서 건보료의 60%를 깎아주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정책도 요리처럼 순서가 있다/전경하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정책도 요리처럼 순서가 있다/전경하 경제부장

    김치볶음밥. 휴일에 출근하면 출근 시간에도 자고 있을 애들을 위해 해 두는 요리다. 대파를 잘게 썰어 기름에 볶아 파기름을 만들고 잘게 썬 묵은지에 햄이나 새우를 넣고 볶다가 밥을 넣고 볶는다. 이걸 거꾸로 하면? 기름이 코팅처럼 밥을 에워싸 모든 재료가 입안에서 따로 놀 거다. 햄 대신 오뎅은? 이렇게 요리하면 잔반 처리반이 돼 혼자 먹거나 음식이 음식물 쓰레기 봉투로 직행한다. 김치볶음밥이지만 ‘김치볶음밥’은 아니다.요리에 선후가 있듯 정책도 그렇다. 넣어야 할 재료가 있듯 정책도 그렇다. 지금 우리 사회를 양분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부동산 대책 등이 그렇다. 정책의 목표는 절대적으로 옳다. 가는 과정이 문제일 뿐이다. 최저임금은 노동자가 일한 값을 최소한으로 보장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지역별로 생활물가가 다르다. 고용주 입장에서 날일 하는 사람과 몇 달 이상 같이 일한 사람을 같이 대우하기는 어렵다. 일의 노동 강도도 다르다. ‘최소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최저임금이 2007년 아파트 경비 등 감시단속 근로자에게 적용되면서 최저임금의 70%만 적용됐다. 이후 적용 비율이 순차적으로 올라 2015년에 100%가 적용됐다. 이 기간 동안 자동경비 시스템을 갖춘 아파트들이 늘어났다. 나름 준비를 한 것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적용되는 최저임금이 시간당 1060원(16.4%) 오른 것에 대해 솔직히 깜짝 놀랐다고 했지만 그 발언에 더 놀랐다. 정책 당국자로서 ‘유체이탈’이었고 그렇게 놀랐다면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되고 실행되기까지 6개월간 무엇을 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일자리안정자금이라는 당시 낯선 사업의 홍보 외에 딱히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최저임금을 줘야 하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을 얼마나 만나 봤을까 하는 의문만 들었다. 올해 최저임금 적용이 시작되고 6개월 뒤 내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되기까지 어떤 보완책이 만들어졌는지 선뜻 생각이 나지 않았다. 지난 7월부터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면서 근무시간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종종 업무 시간 외에도 이런저런 기획에 매이는데 그건 업무시간이 아닐까 싶다. 생산 현장에서는 마감 시한이 임박해 오면 주 52시간제가 불가능하다며 탄력적 근무제나 선택적 근로제, 재량근무의 적용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마이동풍이다. 시행을 열흘 정도 앞두고 6개월 계도 기간을 준 게 전부다. 현재 주 52시간은 그나마 여력이 있는 300인 이상 사업장이 대상이다. 내년 7월 1일부터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21개 업종, 2020년 1월 1일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에도 적용되면 사업장은 물론 월급이 몇십% 깎이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지금보다 더 큰 혼란이 일 거다. 근무시간을 줄여도 경직된 고용시장으로 당장 신규 직원을 뽑기가 두려운 고용주들을 위해 정부가 고용시장의 유연화를 위한 정책을 고민하고 있는가 묻고 싶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부작용들을 모니터링은 하고 있는지, 그 부작용을 최소한 하소연할 기관이라도 마련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요즘은 만나면 부동산 이야기만 한다. 투자 실패와 성공의 과거사가 쏟아진다. 부동산시장만큼 이해관계자가 얽힌 곳도 없을 거다. 장 실장 말처럼 시장이 정부를 이길 수 없다면, 왜 그렇게 부동산시장을 들쑤셨을까. 정부가 잘하면 시장은 그냥 굴러가는데 말이다. 부동산 정책의 옷을 입힐 때 옷 입을 당사자의 상태를 파악하지 않은 모양이다. 시장이 실패하듯 정부도 실패할 수 있다. 정부의 실패는 악영향이 더 크다. 그래서 정부가 시장을 훨씬 더 자세히 많이 봐야 한다. 그다음이 정책이다. lark3@seoul.co.kr
  • [문화마당] ‘책’이 없다/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책’이 없다/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지난 주말 ‘마을 축제’가 열렸다. 도서관, 지역단체 등이 함께 모여 책을 이야기하고 공부를 고민하는 잔치였다. 올해 주제는 ‘금서, 지금은 읽을 수 있는 책’. 노원 FM 공개방송에 나가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었다.‘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한 뒤라서인지 청중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권력의 비위를 거슬러 ‘금지된 책’인 금서(禁書)들이 시대가 지나면서 ‘황금의 책’인 금서(金書)가 되는 전복의 과정을 살피면서 ‘좋은 책이란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했다. 1559년부터 1966년까지 400년을 넘게 유지된 가톨릭의 금서 목록은 사실 필독서 목록이나 다름없다. 스피노자, 사르트르, 졸라, 지드 등은 신성모독을 빌미로 모든 책이 금서였다. ‘신곡’, ‘실낙원’, ‘적과 흑’, ‘레미제라블’, ‘보바리 부인’, ‘군주론’, ‘수상록’, ‘팡세’, ‘순수이성비판’, ‘사회계약론’ 등도 목록에 올랐다. 모두 자기 시대의 문제를 첨예하게 끌어안았기에 ‘반시대적인 책’이 될 수밖에 없었던 작품들이다. 방송을 마치고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얼마 전 지인과 식사하다 들은 말이 뇌리를 떠돌았다. “책이 없다.” 베스트셀러가 너무 민망하다는 소리였다. 초연결사회 이후 책의 생산과 소비를 둘러싼 구조가 변하면서 ‘감식안’ 대신 ‘마케팅’이 악령처럼 출판을 사로잡고 있다. 책의 가치란 상대적이라서 저마다 다른 법이니 독자를 타박할 까닭은 없다. 독자들이 ‘펀딩’ 이후 같이 떡볶이를 먹고 싶든, ‘전자책 무료’ 덕분에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을 좋아하든, ‘방송’ 이후 자칭 ‘지식장사꾼’을 더 사랑하든, 다섯 해 이상 계속 잡화점에서 기적을 사든, 스테디셀러의 ‘리커버 특별판’만 애정하든…, 무슨 상관 있으랴. 카프카의 표현대로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 같은 책들이 꾸준히 출판되기만 한다면 말이다. 독자의 입맛을 달콤하게 만들기보다 독자의 뇌리를 파고들고 가슴을 때리는 비판 정신으로 날이 시퍼런. “요즈음 왜 가슴 뛰는 책이 없습니까.” 며칠 전 소셜미디어에서 한 기자가 일갈했다. 올 게 왔다는 느낌이었다. ‘출판이 이제 정말 위기로 들어섰구나.’ 출판의 목이 졸리고 있다면 양적 위기는 아닐 것이다. 책은 쏟아지고 있다. 도전자도 넘친다. 출간 종수는 어느새 한 해 8만종을 넘어섰고, 매년 1종 이상 출간하는 실적 출판사 숫자도 이미 7775곳에 이른다. 한 편집장 표현에 따르면 늘어나지 않은 것은 몇 해째 제자리걸음인 산업 전체 매출액과 직원 월급뿐이다. 저출산 고령화에 모바일 충격으로 인한 낮은 독서율로 고전하는 와중에도 좋은 책을 만들려고 원고를 찾고 편집에 공들이는 이들이 출판계에 적지 않음을 안다. 하지만 현행 출판에 불만이 쏟아지는 걸 보면 기꺼이 손들어 주고 싶은 책의 전반적 고갈도 심각한 듯하다. 고만고만하고 비슷비슷한 책이 유행 타고 범람 중일 뿐 문단 놀음에 고독을 잃어버린 문학은 완연히 힘을 잃었고, 인문사회는 자기 계발을 밀수하면서 거의 예능화했으며, 과학은 수입상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다. 편집의 위기가 심각한데 편집자를 우대하는 문화는 없어 해마다 베테랑 편집자들이 회사를 잃는 중이다. 출판의 ‘질적 위기’가 본격화됐다. ‘책의 해’를 맞이해 30억원 이상 예산을 들여 각종 포럼과 행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편집자를 북돋워 ‘반시대적인 책’을 만들도록 격려하지 못할 때, 관계자들이 보여 준 모든 분투와 노력도 허무할 뿐이다. 출판의 기본을 확인할 때가 왔다.
  • [서울광장] 이해찬 대표는 달라져야 한다/이종락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해찬 대표는 달라져야 한다/이종락 논설위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5일 취임했다. 이 대표가 이번에 대표 직함을 처음으로 가진 것은 아니다. 2012년 6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 대표를 역임했다. 그러나 이번 여당 대표 자리는 6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책이다. 지리멸렬했던 진보 세력을 모으는 데 주력했던 당시 야당 대표와 달리 국정 운영의 책임을 떠맡아야 한다. ‘버럭 이해찬’으로 불렸던 이 대표가 더이상 개인 감정에 휩쓸려 당을 이끌 수 없게 됐다는 얘기다.취임 열흘을 넘긴 이 대표는 일단 당대표로서 연착륙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일방적인 지시만 따른다고 해서 ‘청와대 출장소’라고 불렸던 이전 집행부와 달리 동등한 당·정·청 관계를 정립하는 듯하다. 그동안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만 열렸던 고위 당·정·청 회의를 지난달 30일에는 국회로 가져왔다. 1일 청와대에서 열린 당·정·청 전체회의에서도 이 대표의 위상은 이낙연 국무총리를 능가하는 모습이었다. ‘친노(친노무현계)의 좌장’으로서 ‘월급쟁이 사장’이 아니라 ‘민주당 오너’로서 면모를 과시하는 듯했다. 실제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 대표가 운영한 재단법인 ‘광장’에서 주요 멤버로 활동했고, 201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 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정태호 일자리수석은 이 의원 보좌관 출신이다. 백원우 민정비서관도 평화민주통일연구회에서 이 대표 밑에서 함께 활동했다. 이 대표와 수석 비서관들의 관계가 이 정도인데 그 밑의 비서관들은 더할 나위 없다. 청와대 참모진이 이 대표의 등장에 긴장하는 이유다. 강성 이미지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취임 이후 첫 일성으로 최고 수준의 협치를 강조했다. 이 대표가 취임 직후인 지난달 27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표 묘역을 방문해 참배한 것도 달라진 그의 면모를 실감케 한다. 진보세력 내에서도 ‘강성’으로 통하는 그가 보수세력의 상징인 두 전직 대통령 앞에 깍듯이 허리를 숙인 것은 대표 취임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이 대표가 취임 직후 첫 지역 방문지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를 선택한 것도 대선 패배 이후 좌절감에 빠진 보수세력을 껴안으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여당 대표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선 기간에 얼굴을 붉혔던 송영길·김진표 의원과 3, 4일 회동을 통해 당직 인사와 민주당을 ‘원팀’으로 만드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점도 이 대표의 포용력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아직 여당 대표로서 넘어야 할 산들이 적지 않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총리로 재임하던 시절 대정부 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의 불편한 질문 공세가 이어지면 “대답할 가치가 없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겠다”며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하지만 야당을 달래 개혁 입법을 통과시켜야 하는 ‘여소야대’ 여당 대표로서는 때론 수모라고 느껴지더라도 몸을 낮춰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2004년 일부 보수 언론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용서할 수 있어도 기사를 제멋대로 쓰고 해직 언론인들을 복직시키지 않는 보수 신문은 용서할 수 없다”며 각을 세웠던 일부 언론과의 관계 설정도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집권당 대표의 권좌에 올라선 이 대표가 고개를 조아려 가며 굳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는 뭘까. 문재인 정부 1기는 청와대의 단독 플레이였다면 2기는 당이 중심이 돼 국정 운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외교·안보 현안을 주도하며 기록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이 각각 50%와 40% 초반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당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여론 전문가들은 정권이 지켜야 할 지지율 마지노선을 40%로 본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집권 3년차인 2015년 초반에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율’이라 불리던 40%가 붕괴되면서 사실상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에 빠졌다. 내치로 성과를 내야 하는 시점인데도 고용·성장·가계소득 등 경제지표가 악화일로에 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는데도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드는 위기 상황을 당이 앞장서 타개해야 한다. 다단계 정책 당정 관리를 통해 정부 정책의 혼선을 최대한 바로잡고 현장에 정부의 시책을 전파하려면 이 대표가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 당대표의 권한을 훌쩍 뛰어넘어 이미 총리를 지낸 ‘상왕’이라는 이미지가 비칠 땐 국민도 공무원도 당원들도 이 대표를 떠날 것이다. ‘버럭’이나 ‘불통’이라는 별칭이 언론에 오르내리지 않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운명이 이 대표에 달려 있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jrlee@seoul.co.kr
  • “아베, 우리 아직 여기 있소” 92세 김복동 할머니 빗속 외침

    암 투병 중, 수술 5일 만에 거리 나와 日기자에 “미안하다고만 하면 된다” “우리를 보러 온 적도 없는 사람들이 (위안부) 할머니 팔아 월급 받는 게 우스운 일 아닙니까.” 92세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를 뚫고 나온 김 할머니는 준비된 휠체어도 마다하고 “내가 걸어가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관계자들의 만류로 결국 휠체어에 오른 김 할머니는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 김복동’이라고 적힌 노란 피켓을 들고 외교부 후문 앞에 자리잡았다. 김 할머니는 “수술한 지 5일밖에 안 됐는데 방에 드러누워 있어도 속이 상해 죽겠어서 나왔다”며 말문을 열었다. 암 투병 중인 김 할머니는 최근 콩팥 쪽에도 문제가 생겨 복강경 수술을 받았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다 같은 여성이니 잘 좀 부탁한다’며 당장 해결 지을 것처럼 하더니 서로 화해하기로 했다면서 위로금을 떡하니 받아 왔다”면서 “정부에 일본이랑 싸우는 건 우리가 할 테니 재단 좀 철거해 달라고 말했는데도 아직까지 꼼짝 안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할머니는 현장을 찾은 일본 일간지 기자에게 “하루라도 서로 좋게 지내려면 아베가 나서 해결을 지어 달라고 꼭 일본 신문에 내서 전해 달라”면서 “처참하게 겪은 식민지 시대의 잘못에 대해 그저 기자들 모아 놓고 ‘우리가 그랬다. 미안하다. 용서해 달라’고만 하면 우리도 용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의기억재단은 이날부터 9월 한 달간 외교부와 화해치유재단 앞에서 매일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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