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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꼬인 노사정 갈등 푸는 해법은?/박소영 변호사·균형발전위원

    [시론] 꼬인 노사정 갈등 푸는 해법은?/박소영 변호사·균형발전위원

    객관식 시험에서 정답을 잘 모를 때 주로 쓰는 꿀팁이 있다. 바로 “긴 것이 답이다”라는 것이다. “다음 중 틀린 것을 고르시오”라는 문제에서 놀랄 만한 효력을 발휘하곤 한다. 틀린 것을 틀리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하려면 여러 내용을 추가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문장이 길어지게 된다.문재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많은 사회적 논의가 촉발됐다. 저소득층의 안정적 소득 보장을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다양한 노동계 이슈가 활발하게 논의 중이다. 하지만 우리 임금 관련 법 조항은 지나치게 길고 복잡해 전문가조차 이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국민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제대로 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이 크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얼마 전 신입사원 연봉이 5700만원인 대기업이 올해 최저임금 기준을 준수하지 못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올해 최저시급은 8350원이지만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사실상 1만 200원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일반인들이 볼 때 선뜻 이해되지 않는 내용이다. 상여금과 성과급, 수당의 차이를 정확히 아는 이도 많지 않다. 수당 하나만 봐도 식대와 통신비, 유류지원비, 영업활동비, 자격수당 등이 있는데 어느 회사는 수당이 연봉에 포함되고 어느 회사는 그렇지 않다. 보통 사람이 볼 때 너무 헛갈린다.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이지만 부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말을 들어 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이라 해도 어떨 때는 최저임금에 삽입되고, 어떨 때는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는가. 포괄임금제는 무엇이고 연봉제와 월급의 차이는 뭘까.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도, 임금을 받는 노동자도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임금 관련 법이 이렇게 복잡한 것은 국회가 법을 만든 뒤 기업이 법망을 피하고, 그러면 국회가 이를 다시 법안에 집어넣고, 그러면 기업이 또다시 법망을 피하는 역사적 과정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주휴수당은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에게 법정공휴일 하루치 임금을 더 주는 제도다. 1953년만 해도 노동자 대다수는 저임금 때문에 날마다 쉬지 않고 일했다. 이들을 위해 임금 걱정 없이 일주일에 최소 하루를 쉬라고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 제도가 요즘 논란이다. 주 5일 근무 때 하루 3시간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은 주휴수당을 받지만 2시간 30분만 일하면 못 받는다. 하루 30분 더 일하는지 여부에 따라 한 달 4~5일치 임금을 더 받는지가 정해진다. 일부 업체가 주휴수당을 아끼려고 ‘쪼개기 알바’를 만들어 낸다. 애초 최저임금·근로시간 제한 등으로 노동자를 보호했다면 일이 쉬웠을 텐데 주휴수당이 생겨나 상황이 복잡해졌다. 상여금은 기업이 월급과 별도로 지급하는 임금이다. 회사 입장에서 상여금을 기본급과 분리한다고 해서 급여 액수를 줄일 수는 없다. 그럼에도 기업이 굳이 상여금을 따로 주는 것은 법정수당을 아끼기 위해서다. 법정수당 계산 시 상여금은 기준에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통상임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법원에서 정기적으로 꾸준히 지급되는 상여금은 임금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자 법정수당을 줄이려고 상여금 지급을 부정기적으로 바꾸고 그 액수도 매번 다르게 주는 회사가 생겨났다. 연간 상여금 400만원을 분기당 한 번씩 100만원으로 나눠주면 이 금액은 법정수당 산정에 포함되지만, 부정기적으로 400만원을 아무렇게나 쪼개 나눠주면 산정이 안 된다. 같은 액수의 돈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법정수당 기준이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한다. 이건 분명 모순이고 문제다. 이런 식으로 우리 임금 제도에 뭔가를 덧붙이고 떼어내기를 반복해 이제는 원래 취지가 무엇인지조차 모를 만큼 법이 누더기가 됐다. 애플의 스마트폰이 ‘혁신의 아이콘’이 된 가장 큰 이유는 과거 전화기에 있던 십수개의 버튼을 한꺼번에 없애 버렸기 때문이다. 구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소박한 검색창 하나가 전부지만, 쉽고 간단한 사용법 덕분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검색엔진으로 자리잡았다. 우리 사회의 해묵은 갈등 요인인 노동 관련 현안을 해결하려면 지금처럼 개별 사안 하나하나를 보완·개선하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법제도부터 직관적으로 바꿔야 한다. 복잡한 요소를 모두 없애고 소득 총액을 중심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임금제도로 개편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와 20대 국회가 우리 사회의 애플과 구글이 돼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사납금 폐지” 하늘 농성 내일 500일…박홍근 “택시 전액관리제 실현할 것”

    “사납금 폐지” 하늘 농성 내일 500일…박홍근 “택시 전액관리제 실현할 것”

    최근 파인텍 노사 합의를 이끌어 낸 박홍근 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이 다음 현안으로 택시 사납금제 폐지에 집중하겠다고 14일 밝혔다. 박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전주 택시 노동자가 498일째 최장기 고공 농성을 하고 있는데 가장 조속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고 있다”면서 “설 연휴 전에 농성을 멈출 수 있도록 정부, 전주시 등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전주에서는 김재주 택시노조 전북지회장이 법인 택시 사납금제 폐지와 전주시 법인 택시 전액관리제 시행을 요구하며 전주시청 앞 조명탑 꼭대기에서 고공 농성 중이다. 박 의원은 지난 11일 파인텍 협상 타결 직후 전주 농성장을 찾아 김 지회장과 김승수 전주시장 등을 만났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이기도 한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 을지로위원장 1호 법안으로 사납금제 폐지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지자체마다 사납금제 현황과 행정처분이 각기 달라 일관된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박 의원이 발의한 택시발전법과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택시 기사의 근로시간을 정확히 파악해 시간에 맞는 임금을 지불하는 것 ▲하루 운송수익 전액을 회사에 수납하는 내용 등을 명시해 전액 관리제가 이뤄지도록 규정하는 것이다. 사납금제는 택시 업계의 장시간·저임금 노동의 고질적 원인이자 승차 거부 등 서비스질 하락의 중요 원인으로 1990년대부터 꾸준히 지적됐다. 이에 따라 택시 운전사가 당일 수입금 전액을 회사에 내고, 회사는 운전사에게 정해진 급여를 주는 전액관리제가 1997년 도입됐지만, 택시 업체들이 이윤 감소, 불성실한 기사 관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현장에 적용하지 않았다. 택시 수송률 감소 흐름 속에 카카오 카풀 도입 등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사납금제 폐지 요구에 불을 붙였다. 김 지회장은 “전주에서는 많이 벌어도 월수입 150만원을 넘기 어렵다”면서 “회사가 소정 근로시간을 줄여 고정급을 적게 주는 관행을 없애고 월급제를 도입해 실질 노동시간대로 임금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성남시민순찰대 재도입… 10곳서 모두 242명 활동

    경기 성남시는 시민순찰대를 재도입 오는 3월 4일부터 11월 29일까지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시는 2015∼2016년 임기제 공무원으로 구성된 시민순찰대를 전국 처음으로 도입해 운영했으나 시의회가 효율성 등을 이유로 반대해 폐지됐다. 시는 재난·재해·범죄 예방과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범운영때 보다 인원 242명, 사업 구역 10곳으로 늘린다. 성남시민순찰대는 오는 16일~18일 공개 모집을 통해 기간제근로자 242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지역별 거점 장소인 ▲수정구 태평4동, 수진1동, 복정동, 위례동 ▲중원구 성남동, 중앙동 ▲분당구 수내3동, 야탑3동, 구미동, 판교동 등 10곳 동 행정복지센터에 배치된다. 평일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2~3시간 학교, 경로당, 공원, 청소년 밀집지역, 주택 밀집 지역 등 순찰 활동을 한다. 밤에 귀가하는 여성은 버스정류장 등 약속한 장소부터 집까지 동행하는 안심귀가 서비스도 제공한다. 월~금 주 5일 근무에 성남시 생활임금 시간당 1만원을 적용받는 월급을 받게 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최장 23일 셧다운·FBI ‘러 스캔들’ 수사… 벼랑 끝 트럼프

    최장 23일 셧다운·FBI ‘러 스캔들’ 수사… 벼랑 끝 트럼프

    공무원 80만명 셧다운 피해로 월급 끊겨 트럼프 해결보다 민주당 공세만 이어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에서 점점 더 벼랑 끝에 내몰리는 형국이다. 민주당과의 갈등으로 23일째라는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운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로버트 뮬러 특검뿐 아니라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드러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국내 정치 상황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방금 망할 뉴욕타임스(NYT)를 보고 알았는데, 몹시 나쁜 이유로 대부분 FBI에서 해고되거나 물러나야 했던 부패한 전임 고위 관리들이, 거짓말을 일삼는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을 내가 해임한 뒤 아무 이유나 증거도 없이 나에 대해 수사를 개시했다니 이건 완전한 불법행위”라며 ‘분노의 트윗’을 쏟아냈다.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FBI가 트럼프 대통령을 수사했다는 NYT의 보도가 그를 자극한 것이다. 그는 이어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해 “나는 오바마, 부시, 클린턴 전 대통령보다 러시아에 더 강경한 자세를 취해 왔다”면서 “러시아와 친하게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며, 언젠가 양국 관계가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23일째를 맞은 연방정부 셧다운이 역대 최장 기록(21일)을 넘어서면서 연방 공무원 80여만명이 봉급을 받지 못하는 등 피해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주말 동안 ‘네 탓 공방’을 이어 가면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셧다운 사태는 올 한 해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사이에 정치적으로 강한 충돌이 일어나고 서로를 향해 고통의 지수를 높이려는 노력으로 점철될 것임을 예고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봉합’보다는 민주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 갔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민주당은 워싱턴으로 돌아와서 셧다운과 남쪽 국경에서 벌어지고 있는 잔혹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끝내야 한다”면서 “나는 지금 백악관에서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다.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국경장벽 건설 이유로 불법 밀입국자의 범죄 관련 현황을 열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도 계속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당장 비상사태를 선포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는 의회에 달려 있다”고 공을 넘겼다. 민주당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장벽건설을 강행할 경우에 대비, 대책 마련을 논의 중이라고 WP가 전했다. 여론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민 3명 중 2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BS와 여론조사기관 유거브가 최근 147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7%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국경장벽에 예산을 대는 방안’에 대해 반대한다고 답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426일… 그들은 왜 굴뚝에 스스로를 가뒀을까

    426일… 그들은 왜 굴뚝에 스스로를 가뒀을까

    굴뚝 위 사람들이 426일 만에 땅을 밟았다. 그사이 계절은 겨울·봄·여름·가을을 거쳐 다시 겨울이 됐다. 섬유회사인 파인텍 노사가 지난 11일 극적으로 해직 노동자의 고용 승계에 합의하면서 홍기탁(46) 전 지회장과 박준호(46) 사무장의 목숨 건 투쟁도 끝났다. 이들은 왜 75m 굴뚝 위에 올라가야 했으며 내려오기까지 왜 426일이나 걸린 것일까.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두 차례 굴뚝 고공농성 배경과 과정을 되짚고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봤다.겨울, 투쟁의 시작… 세 번 불 꺼진 공장 파인텍 사태의 뿌리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 전 지회장 등 굴뚝 농성을 주도한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파인텍 지회 조합원 5명은 경북 구미의 한국합섬 출신이다. 한국합섬은 당시 국내 최대 폴리에스터 원사 생산업체로 생산직 노동자 800여명을 고용한 대기업이었다. 그러나 화학섬유산업 침체와 중국산과의 경쟁, 과잉 투자 등이 겹치면서 2004년부터 경영난에 빠졌고 2006년에는 생산직 절반을 정리해고하겠다고 통보했다. 노동자들에게는 청천벽력이었다. 해고자들은 “투쟁은 이때부터 시작이었다”고 기억한다. 정리해고에 반발한 노조는 2006년 3월부터 공장 점거에 돌입했다. 한국합섬은 2007년 결국 파산했지만, 노동자들은 남아 있는 제2공장을 지키기 위해 공장 점거 투쟁을 이어 갔다. 104명의 조합원이 불 꺼진 공장을 지킨 지 5년이 지난 2010년, 인수 기업이 나타났다. 옥외광고용 섬유 제조사인 스타플렉스였다.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는 고용·노조·단체협약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당시 자산가치 800억원의 공장을 399억원에 인수했다. 상호도 ‘스타케미칼’로 바꿨다. 그러나 공장에 돌아왔다는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회사가 “적자 때문에 운영이 어렵다”며 1년 7개월 만에 공장 가동을 멈췄기 때문이다. 강민표 파인텍 대표(스타플렉스 전무)는 “당시 인수 후 적자 폭이 차츰 개선됐지만 새 노조가 들어선 뒤 급여 조건 등을 이유로 파업했고 이 여파로 월 30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청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노조는 “회사가 5년간 적자를 애초 예상했음에도 가동을 조기에 중단한 건 공장을 팔고 ‘먹튀’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노조의 반발은 폐업을 막을 수 없었다. 2013년 1월 3일 시무식에서 김세권 대표는 폐업을 선언했고 노조 집행부도 권고 사직안을 받아들였다. 직원 168명 중 28명이 희망퇴직을 거부하자 2014년 5월 26일 사측은 이들을 해고했다. 해고 다음날 해고자복직투쟁위 대표를 맡았던 차광호 현 파인텍 노조 지회장은 공장 매각 중단,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45m 높이 굴뚝에 올랐다. 차 지회장은 “공장 정상화를 위해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첫 번째 굴뚝 농성이었다.봄, 408일 1차 굴뚝 농성으로 끝나는 듯했지만… 차 지회장이 굴뚝에 올라갔지만, 사측과의 대화는 쉽지 않았다. 농성 89일째 시민들이 모인 ‘희망버스’만이 굴뚝을 찾아 농성 상황을 전국에 알렸다. 고공 농성 200일이 지나서야 노사 간 교섭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노조는 “스타플렉스가 해직자를 직접 고용해 고용을 보장하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농성 407일째 되던 날, 굴뚝 위로 희소식이 들렸다. 스타케미칼의 모기업 스타플렉스가 신설 법인을 세워 11명의 고용을 보장하고, 해고자 노조와 2016년 1월까지 단협을 체결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노조가 요구한 직접 고용 대신 자회사 ‘파인텍’으로 고용한다는 타협안이었다. 당시 김세권 대표는 스타케미칼 청산인 대표로, 강민표 대표는 파인텍의 대표 예정인으로 합의서에 서명했다. ‘1차 굴뚝 합의’였다. 농성 408일 되던 2015년 7월 8일 차 지회장은 땅을 밟았다. 그러나 파인텍은 오래가지 못했다. 충남 아산의 새 공장으로 온 해고자 8명에게 주어진 것은 컨테이너 기숙사와 점심 한 끼뿐이었다. 생계보장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월급 120만원을 받기 어려웠고 노조 활동을 하면 임금이 더 줄어 70만~80만원을 겨우 받았다. 동료들은 하나둘 공장을 떠났고 5명만 남았다. 2016년 1월 내에 체결하기로 했던 단협도 지지부진이었다. 노사가 10개월 동안 18차례 만났으나 임금 인상 등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당시 공장 상황과 교섭 과정에 대해 김옥배 부지회장은 “처음부터 사측이 파인텍을 제대로 운영할 의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강 대표는 “상여나 사택 등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결렬 이유”라며 반박했다. 당시 경험은 이번 교섭에서도 노조가 자회사를 통한 고용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배경이었다. 2016년 10월, 단협이 체결되지 않자 노조는 ‘굴뚝 합의 불이행’을 이유로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사측은 2017년 8월 기계 반출과 공장 폐쇄로 대응했다. 그해 11월 12일 홍 전 지회장, 박 사무장이 서울에너지공사 굴뚝 위로 올랐다. 2번째 굴뚝 농성이었다. 차 지회장은 “돌아갈 공장이 없으니 파업도 불가능하고 방법이 없었다”며 “굴뚝 생활을 알기에 두 사람을 말렸지만 소용 없었다”고 말했다. 여름·가을, 두 번째 굴뚝 농성… 6차 교섭까지 ‘팽팽’ 2년여 만에 다시 굴뚝에 오른 노조는 “김세권 대표가 대화에 나서라”고 계속 요구했다. 노동자 고용 보장을 약속했던 한국합섬 인수부터 파인텍 설립까지 실질적 결정권자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사측은 “법적으로 파인텍과 스타플렉스는 별도 법인”이라며 거부했다. 지방고용청과 노동위원회가 중재하려 했지만 “양측 입장 차가 너무 크다”며 결론 내지 못했다. 그사이 굴뚝 고공 농성은 400일을 훌쩍 넘겼다. 농성자들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강해지고, 농성장을 찾는 시민들도 줄을 이었다. 결국 종교계 중재로 고공 농성 411일 만인 지난달 27일 노사가 처음 마주 앉았다. 교섭은 계속 난항을 겪었다. ‘합의 파기 트라우마’가 있는 노조와 ‘강성 노조에 대한 반감’이 강했던 사측 사이에는 깊은 불신의 골이 있었다. 노조는 “1차 굴뚝 합의 파기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직접 고용하라”고 했지만, 사측은 “노조가 오면 모기업도 망한다”며 “회사가 어려운데 노동자를 평생 고용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1~5차 교섭 내내 노동자들의 고용을 김 대표가 책임질지 여부를 두고 팽팽히 대립했다. 지난 8일 사측 강민표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노조를 비판하며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10일 열린 6차 교섭 때 상황이 반전됐다. 김세권 대표가 두바이 출장을 앞두고 있어 ‘더이상 시간이 없다’는 데 동의한 노사 양측은 다시 테이블에 앉았다. 20시간에 걸친 밤샘 교섭 끝에 고용방식에서 노사가 한 발씩 양보하면서 협상이 극적 타결됐다. 김세권 대표는 파인텍 대표를 맡겠다고 했고, 노조는 3년 고용 보장을 받아들였다. 협상에 참여한 강민표 대표는 “굴뚝 위에 있는 사람들이 내려와야 한다는 사회적인 압박이 강했기 때문에 김세권 대표가 결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차 지회장도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농성이 길어지면 안 돼 합의에 이르렀다”고 했다. 다시 겨울, 파인텍 사태가 남긴 것 합의서에 따르면 노사는 ▲회사의 정상적 운영 및 책임 경영을 위해 파인텍 대표이사를 김세권 현 스타플렉스(파인텍의 모회사) 대표가 맡고 ▲회사는 2019년 7월 1일부터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해직 조합원 5명을 업무에 복귀시키며 ▲고용은 2019년 1월 1일부터 최소한 3년간 보장하기로 했다. 또 2015년 1차 합의와 달리 노조를 교섭단체로 인정하고, 노조 활동을 존중·보장한다는 내용이 명시적으로 포함됐다. 파인텍의 정상 가동을 위해 기존 생산품에 스타플렉스 물량 중 가능한 품목과 신규 품목을 추가할 수 있다는 점도 포함됐다. ‘파인텍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행동’ 측은 “스타플렉스의 직접 고용이 이뤄지지 않았고 고용 보장 기간도 3년밖에 안 돼 아쉽지만, 김세권 대표가 고용을 책임지고 파인텍 노조를 인정하기로 한 데다 단체협약 체결도 약속받는 등 노동자의 요구가 합의에 담겼다”고 평했다. 해피엔딩으로 끝난 듯하지만 과제는 여전하다. 사회적 중재로 이뤄진 합의인 만큼 노사 양측의 합의 이행 노력이 필요하다. 파인텍 공장 부지 선정, 생산 품목 선정 등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용 보장 기한인 3년이 지난 뒤 노동자들이 계속 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강민표 대표는 “3년 뒤 회사가 잘될지 내다볼 수 없지만 회사가 이윤을 남기고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회사가 잘 운영되면 노사 간 신뢰도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제조업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이 빈번해질 게 뻔한 상황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과제로 남겼다.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파인텍은 이미 오랜 노사 갈등이 있던 기업인 만큼 정부가 갈등 초반 적극적으로 중재 노력을 기울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인수합병 과정에서 기본 고용기간을 정하는 등 고용에 대한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적 인프라와 노동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기업도 인지해야 한다”면서 “파인텍 사태를 고용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환기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주 60시간 일해도 월 200만원 못 벌어”… 카카오가 뺨 때린 셈

    “주 60시간 일해도 월 200만원 못 벌어”… 카카오가 뺨 때린 셈

    “힘들어” 유서 남기고 또 분신 기사 사망 83% “소득 200만원 미만” 78% “과로” 기사들 스스로 ‘100원짜리 인생’ 자조‘택시기사하기 너무 힘들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도입에 반대하며 지난 9일 분신, 사망한 개인택시 기사 임모(65)씨 유언 녹취에 담긴 내용이다. 벌써 2명째 택시기사가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며 목숨을 끊었다. 승차 거부 등 평소 불친절했던 영업 태도와 겹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전에 생존권 위협을 운운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시선이 적지 않지만, 기사들의 노동 현실을 살펴보면 실상 간신히 버티고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가 울고 싶던 택시업계의 뺨을 때린 셈이다. 택시업계에 따르면 숨진 임씨는 경기 수원 등에서 약 15년 정도 일해 온 베테랑 택시기사였다. 유언을 통해 “힘들다”고 하소연한 그의 수입이나 노동 시간이 평소 얼마나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택시기사들의 일반적 노동 실태를 감안하면 넉넉한 삶을 살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택시기사의 수입(2016년 기준)은 217만원이었다. 세금 떼고 실제 손에 쥐는 돈은 더 적다. 서울시 관계자는 “2년 새 수입이 별로 오르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하루 13만 5000원(서울 기준)씩 내야 하는 사납금이 큰 부담이다. 또 김형렬 가톨릭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가 택시기사 698명을 대상으로 2017년 벌인 ‘택시 노동자 건강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3.7%는 “월소득이 200만원이 안 된다”고 답했다. 택시기사들은 미터기가 100원 올라가는 데 목매는 처지를 자조하며 스스로 ‘100원짜리 인생’이라고 부른다. 특히 택시의 수송분담률(택시·버스·철도 등 각 육상교통수단의 수송담당 비율)은 2009년 4.3%에서 2016년 2.9%까지 떨어져 업계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벌이가 신통치 않아도 새 일자리 찾기는 어렵다. ‘갈 데 없는 이들이 찾는 마지막 직업’이어서다. 개인택시 기사 10명 중 5명 정도가 숨진 임씨처럼 60세 이상 고령자다. 업종 전환이 힘든 고령 운전자들은 매주 장시간 노동을 자처한다. 김 교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택시기사의 78.3%는 1주일 60시간 이상 일했고, 이 가운데 29.1%는 70시간 이상 운전했다. 현행법상 12주간 평균 주 60시간 넘게 일하면 과로로 본다. 택시기사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만 고려해 기술 진화에 기반한 편리한 서비스를 막을 방법은 없다. 결국 카풀 도입을 전제로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을 보장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는 ▲법인택시 사납금제 폐지 및 월급제 도입 ▲카풀을 출퇴근 시간만 허용하거나 하루 2회만 운영하는 방안 검토 ▲택시 서비스 관련 규제 완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카풀 시범 서비스를 중지하기 전 대화는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이양덕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상무는 “사납금을 폐지하고 월급제로 하자고 하는데 재원 마련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임씨의 죽음으로 택시기사들이 더욱 격앙된 가운데 정부와 택시업계가 대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카풀 갈등을 언급하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해관계가 다른 분들을 설득해야 하겠지만, 생각이 다른 분들 간에 일종의 사회적 타협이나 합의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반도체 탓? 삼성전자 ‘어닝쇼크’ 뜻은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반도체 탓? 삼성전자 ‘어닝쇼크’ 뜻은

    지난 8일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했습니다. 곧바로 삼성전자 ‘어닝쇼크’라는 기사가 쏟아졌는데요. 오늘은 어닝쇼크가 뭔지 꼭꼭 씹어보겠습니다. 어닝쇼크는 영어 합성어입니다. 어닝(earning) 소득, 수입 이런 뜻이죠, 기업에 빗대보면 실적이고요. 쇼크는 충격. 굳이 한글로 옮겨보면 ‘실적 충격’의 의미입니다. 기업의 실적이 안 좋다는 거죠. 그런데 이게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먼저 시장 구조를 설명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기업들은 분기별, 1~3월, 4~6월, 7~9월, 10~12월로 실적, 그러니까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발표합니다. 매출액은 1분기 매출액이라고 하면 그 기간 동안 번 금액을 오롯이 뜻하고요. 영업이익은 거기서 원가, 물건을 만드는 데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 있잖아요. 공장 가동하는 돈, 원재료 사는 돈 등이요. 그리고 관리직들 월급 주고 하는 돈, 판매 잘되라고 홍보하는 돈 판매관리비를 뺀 금액입니다. 잠깐 다른 길로 샜는데요. 여하튼 증권사들은 기업들이 실적 발표하기 전에 예를 들어 “이번 1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10조, 영업이익은 5조”라고 발표합니다. 이게 증권사마다 다르겠죠. 어디는 매출액을 10조, 어디는 12조. 그러면 시장이 판단한 삼성전자의 이번 1분기 매출액은 10~12조 정도로 예상치가 형성됩니다. 이후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는데 10조 보다 낮다 하면 어닝 쇼크라고 하는 겁니다. 비유를 해보면 중간고사를 앞두고 선생님들이 범수는 “이번에 반에서 3등은 할 거야”라고 예상했는데 나중에 성적을 보니 5등을 한 거죠. 어닝 쇼크지만 다른 학생이 볼 때는 5등, 6등도 높은 등수니까 상대적인 개념이라고 설명을 드린 겁니다. 반대의 개념도 있습니다.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하는데요. 한글로 옮기면 깜짝 실적 정도 되겠습니다. 기업의 매출액, 영업실적이 증권사의 예상보다 많이 오른 걸 뜻합니다. 포지티브, 네거티브 나누기도 하는데 거기까지 설명은 필요 없을 듯 하고요. 어닝쇼크의 반대 개념 정도로만 이해하시면 될 듯합니다. 그럼 어닝쇼크나 어닝서프라이즈가 시장에는 어떠한 영향을 주나. 주식가격에 장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요. 시장의 예상치보다 실적이 저조한 어닝 쇼크면 기업이 아무리 좋은 실적을 발표해도 주가가 떨어지기도 하고 반대로 저조한 실적을 발표해도 예상치보다 나쁘지 않으면 주가가 오르기도 합니다. 보통 이렇다는 거지 딱 정해진 건 없습니다. 오늘은 어닝쇼크에 대해 설명 드렸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팟캐스트는 ‘팟빵’이나 ‘팟티’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 팟빵 접속하기 - 팟티 접속하기
  • ‘13월의 월급’ 연말정산 15일부터 시작…알아야 할 팁은

    ‘13월의 월급’ 연말정산 15일부터 시작…알아야 할 팁은

    직장인이 지난 1년간 낸 세금을 최종 정산해 차액을 돌려받거나 더 내는 연말정산이 15일부터 시작된다. 국세청은 홈택스(www.hometax.go.kr)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15일 오전 8시 개통한다고 9일 밝혔다. 연말정산 간소화는 근로자와 원천징수 의무자인 회사가 쉽게 연말정산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근로자는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지난해 1년간 신용카드 사용금액, 현금영수증, 의료비 등 소득공제를 위한 다양한 지출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국세청은 연말정산 간소화 자료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18일부터 ‘편리한 연말정산 서비스’도 시행한다. 회사가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근로자는 온라인으로 공제신고서를 작성해 제출할 수 있다. 예상세액을 간편하게 계산할 수도 있고 맞벌이 근로자 절세 방법도 안내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서는 최근 3년의 연말정산 신고 내역, 간소화 자료 등을 조회할 수 있다. 국세청은 서비스 첫날인 15일, ‘편리한 연말정산 서비스’ 시작일인 18일, 수정·추가 자료 제공 다음 날인 21일, 부가가치세 신고 마감일인 25일 등은 홈택스 사용자가 많아 접속이 지연될 수 있다며 이용 자제를 당부했다. 국민연금보험료 등 공적보험료와 일반보장성보험료, 교육비, 주택임차차입금 원리금 상환액 등 주택자금, 연금계좌 내역도 제공된다. 올해부터 공제가 시작되는 신용카드로 쓴 도서·공연비와 3억원 이하 주택임차보증금 반환 보증보험료 자료도 새로 포함됐다. 이에 따라 총급여액 7000만원 이하 근로자가 지난해 7월 1일 이후 신용카드로 지출한 도서·공연비는 총액의 30%를 소득공제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 사용액이 소득공제액 한도를 초과하면 도서·공연비는 최대 100만원까지 추가 공제가 가능하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조회되지 않은 의료비는 15일부터 17일까지 의료비 신고센터에 신고할 수 있다. 근로자는 공제 요건에 맞는 자료를 선택해 종이, 전자문서파일(PDF), 온라인 등 원천징수의무자인 회사 방침에 맞는 방식으로 제출하면 된다. 영수증 발급기관은 15일 서비스 개통 준비를 위해 7일까지 공제 증명자료를 내야 하고 부득이한 사정이 있으면 13일까지도 가능하다. 2018년 입사·퇴사한 근로자의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주택자금공제, 보험료·의료비·교육비 세액공제는 재직 당시에 사용하거나 낸 금액만 가능하다. 반면 연금계좌 납입액, 기부금 등은 근무 기간과 무관하게 모두 공제받을 수 있다. 안경구입비, 중고생 교복, 취학 전 아동 학원비 등 일부 자료는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직접 자료를 받아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세법시행령 개정안] 야근수당 비과세 대상 월급 190만원→210만원 확대

    근로·자녀장려금 150만원까지 압류 금지 85㎡ 넘어도 3억 이하면 월세세액공제 산후조리원 비용 최대 30만원 돌려받아 올해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비과세 혜택(연간 240만원 한도)를 받을 수 있는 생산직 근로자의 월급 기준이 기존 190만원 이하에서 210만원 이하로 확대된다.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0.9% 오른 데 따른 조치다.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많은 간병인·요양보호사 등 돌봄 서비스, 이·미용사와 피부관리사 등 미용 서비스, 숙박시설 서비스 등의 종사자도 비과세 대상에 추가된다. 기획재정부는 7일 이러한 내용의 저소득 근로자 및 영세 자영업자 지원 방안을 담은 ‘2018년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세 체납액이 있어도 근로·자녀장려금 중 150만원까지는 국세청에서 압류할 수 없도록 했다. 현재 국민주택규모(85㎡) 이하에만 한정된 월세세액공제도 기준시가 3억원 이하면 국민주택규모를 넘어도 적용받게 된다. 연말정산 의료비 세액공제 대상에 산후조리원 비용도 추가돼 연간 최대 30만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아픈 부모를 모시고 사는 자녀에게는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확대한다. 현재는 1가구 1주택자인 자녀가 1주택을 보유한 60세 이상의 부모를 모시고 살 경우에만 본인 집과 부모 집 중 10년 안에 먼저 판 주택에 양도세를 매기지 않는데 앞으로는 부모를 간병하기 위해 합가하면 부모 나이에 관계없이 비과세해준다. 제조업 중 연간 매출이 4800만원 이하인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에게는 면세인 농산물 구입액의 일부를 돌려주는 의제매입세액공제율을 기존 104분의4에서 106분의6으로 올려준다. 직원을 추가로 뽑으면 1인당 400만~1200만원을 법인세에서 깎아주는 고용증대세제 우대 대상에 5·18 민주화운동 부상자와 고엽제 후유의증 환자도 추가한다. 정부는 현재 투자액 기준으로만 돼 있는 낙후지역 창업기업 세액감면 요건에 고용기준을 신설해 더 많은 기업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유턴기업과 위기지역 창업기업에는 법인세·소득세 감면에 더해 농어촌특별세도 비과세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임정욱의 혁신경제] 30년 동안 최저임금과 봉제업

    [임정욱의 혁신경제] 30년 동안 최저임금과 봉제업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주 JTBC 토론 프로그램에서 최저임금 이슈를 꺼냈다. “(어느 신문에서) 기사를 읽었는데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라 30년 함께 일해 온 직원을 눈물을 머금고 해고했다더라. 그런데 내가 눈물이 났다. 어떻게 30년을 한 직장에서 데리고 일을 시켰는데 30년 동안 최저임금을 줄 수 있느냐”라는 말이었다. 같이 보던 내 아내도 웃으며 “맞아.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라며 사이다 발언이란다. 온라인에서도 최저임금도 못 줄 바에는 사업을 때려치우라는 댓글이 많이 보였다. 이 발언을 담은 유튜브 동영상은 조회수가 벌써 60만뷰가 넘었다.나도 “아니 어떻게 30년 동안 최저임금만을 줄 수가 있지”라며 기가 막혀 했다. 하지만 내 경험상 세상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기업인들만 비난할 수 있을까. 문득 궁금해져서 유 이사장이 언급한 기사를 찾아봤다. 지난달 25일 동아일보에 실린 “30년 함께한 숙련기술자 내보내… 정부 눈귀 있는지 묻고 싶어”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의 부작용을 지적한 이 기사에 소개된 중랑구의 봉제업자 김동석씨는 직원 월급 주고 납품비를 맞추려고 사채까지 쓰고 개인파산까지 신청했다고 나온다. 그의 회사의 직원 23명 중 최저임금을 받는 직원은 30~40년 호흡을 맞춘 6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직원은 최저임금보다 더 낮은 임금을 받는다. 기사에 인용된 다른 중소업체 사장들도 인건비 부담으로 숙련된 기술자를 내보낸단다. 과연 봉제업자 김씨가 본인은 호의호식하면서 수십년 같이 일하던 직원들에게 최저임금 이하를 주는 나쁜 사장일까 싶어서 더 정보를 찾아봤다. 의외로 쉽게 찾았다. 유튜브에 ‘봉제 경력 40년차, 공장 운영 25년차 부부’라며 최은자·김동석 부부의 구술 동영상이 나온다. 평소에도 봉제업계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미디어에 말해 온 사람들이었다. 인터뷰를 들어 보니 부부가 평생 봉제업만 해 온 분들이다.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 부부는 물론이고 아들 둘까지 공장에 나가서 일을 한다. 내부 직원이 23명이고 외부 하청 직원이 25~30명 된다고 한다. 거의 50~60명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요즘 너무 어렵다. 납품 단가가 너무 낮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횡포라기보다는 세계화의 문제다. 중국, 베트남 등과 생산원가에서 경쟁이 안 된다. 김씨는 “내가 입고 있는 이 옷을 국내에서 생산하면 공임을 한 8000원 줘야 하는데 베트남에서 만들어 오면 2000원이면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해외에서 만들어 온 제품은 세금도 안 낸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랑구에만 6000곳에 이르는 봉제업체들이 한계상황에 몰리고 있다. 이런 분들에게 어떻게 직원들에게 최저임금도 못 주냐고, 그런 사업이라면 접는 것이 낫지 않으냐고 쉽게 매도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들의 어려움이 꼭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때문은 아니다. 변하는 기업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력으로만 되는 일도 아니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동안 수십년 동안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만들며 돈을 벌고, 세금을 내고, 직원들에게 월급을 준 사람들을 비난하기에는 마음이 불편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원인이다, 아니다를 가지고 언론부터 모든 곳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파적으로 갈라져 싸우기에 앞서 실제 현장에서 무슨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원인은 항상 복합적이다. 정부는 모든 지역, 업종에 일률적으로 정책을 적용하기보다 업종별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맞춤형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찾아봤으면 한다.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치열하고 빠르게 제품을 개선해 가는 스타트업의 성장 방법과 문제해결 능력을 공공부문도 배워 볼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 ‘잇츠팩토리’는 1000개 봉제공장과 제휴해 공장에서 직접 디자인하고 제조한 옷을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패브릭타임은 동대문 원단을 해외 바이어들이 온라인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원단 DB 플랫폼 ‘스와치온’을 만들었다. 이런 시도를 찾아 응원하고 이용해 주는 것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 아닐까. 흥분해 감정적으로 비판하기보다는 문제를 냉정히 분석하고 해결할 방법을 제시하며 “당신을 응원한다”는 긍정의 에너지를 퍼붓는 사회로 분위기가 바뀌었으면 한다.
  • 임란 칸 총리도 제자, 파키스탄의 영원한 스승 랭글랜즈 저하늘로

    임란 칸 총리도 제자, 파키스탄의 영원한 스승 랭글랜즈 저하늘로

    파키스탄 국민들이 영원한 스승으로 떠받드는 제프리 랭글랜즈 소령이 10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교사로 일하다 94세 때 은퇴해 파키스탄 제2의 도시 라호르에 있는 에이치슨 칼리지에 딸린 오두막에서 지내던 랭글랜즈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편안히 생을 마감한 채로 제자의 눈에 띄었다고 영국 BBC가 5일 전했다.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1917년 10월 영국 요크셔주에서 쌍둥이 형제 중 한 명으로 태어났지만 이듬해 아버지가 병으로 숨져 어머니와 브리스톨 외가에서 지냈다. 어머니마저 열두살 때 세상을 등져 친척들의 집을 전전했다. 친지들의 도움으로 데본주 킹스 칼리지에 입학할 수 있었고 졸업 뒤 런던 남부 크로이돈의 학교에서 처음 교편을 잡았다. 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자원 입대, 특수부대원으로 1942년 끔찍했던 디에페 습격에 동원됐다. 2년 뒤 인도에 진주하면서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대영제국의 몰락을 목격하고, 1947년 인도에서 분리 독립한 파키스탄 군대에 교관으로 근무하면서 라호르를 처음 찾았다.파키스탄 곳곳을 열차로 돌아봤고, 분리 독립의 와중에 무고한 50만명이 목숨을 잃는 끔찍한 과정도 목도했다. 2015년 그는 스탠퍼드 대학의 역사 구술 프로젝트에 리더십이 제대로 작동했더라면 “조금 더 평화롭게 이뤄낼 수도 있었던 과정이었으며 전쟁을 피할 수도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기업인 하룬 라시드의 전언에 따르면 1950년대 초반 군부 통치자인 아유브 칸이 랭글랜즈에게 장래 계획이 뭐냐고 묻자 그는 “병사 이전에 교사였다. 학교로 돌아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답했다. 아유브가 “파키스탄에 교사가 부족하니 직접 가르쳐보라”고 했고, 랭글랜즈는 망설임 없이 그러겠다고 답했다. 그렇게 해서 1960년대 에이친스 칼리지가 라호르에 세워졌고 그는 25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쳤다. 아이들과 함께 북부 산악지대를 돌아다닌 것도 큰 즐거움이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한 미국 대사는 농담으로 각료의 절반이 그의 제자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유명한 제자들로는 한 명의 대통령, 임란칸 현 총리 등 두 명의 총리가 있다. 칸 총리도 옛 스승을 “완고하지만 열정이 넘치며 트레킹을 사랑하며 우리의 아름다운 북쪽을 내 마음에 새겨준” 스승이라고 돌아봤다. 1979년 아프가니스탄과 접경을 이루는 북부 와지리스탄 산악지대의 아이들을 가르치겠다고 나섰다. 옛 소련의 침공, 9·11 테러, 미국과의 전쟁 등이 있기 훨씬 전이었지만 당시도 무법 천지라 사람들이 말렸다. 하지만 그의 뜻을 꺾지 못했다. 실제로 그는 1988년 피랍됐다. 엿새 뒤 풀려났고 납치범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해 말 더 큰 치트랄 학교를 맡아 아이들을 가르쳤다. 당시 그 지역을 찾은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와 만났다. 처음 80명의 학생으로 시작했지만 94세로 은퇴했을 때 800명으로 불어났다. 그는 일류 대학의 장학금을 받는 남학생 숫자보다 여학생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더 자랑스럽게 여겼다. 페샤와르 대학 심리학과 교수가 된 파랏 타마스는 “내가 입학한 날의 기억이 또렷하다. 낡은 옷과 짝짝이 신발을 신고 있었는데 랭글랜즈 소령님이 날 격려하고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가르쳐주셨다”며 “내가 교수 직을 얻었을 때도 소령님을 위해 사탕을 가져갔다. 스승은 여학생들에게 다시 나눠주며 ‘언젠가 너희들 모두 사탕 하나씩 가져다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더라”고 돌아봤다.매일 아침 영국인의 일상을 그대로 지켰다. 포리지(porridge·영국식 오트밀)에 수란(po ached eggs), 차를 두 잔씩 마셨다. 한달에 300달러(약 33만 7000원) 미만만 월급으로 챙기고 나머지는 학교에 기부했다. 에이치슨 칼리지 학생이었던 알리 시브타인 파즐리는 “고귀한 한 사람의 이름만 꼽으라면 난 제프리 랭글랜즈를 꼽겠다”고 했다. 랭글랜즈 자신은 2010년 BBC 인터뷰를 통해 평생을 지켜온 신조 하나가 있었다며 열두살 때 개인적으로 인생의 모토를 “선한 이가 되자, 선한 일을 하자(Be good, Do good)”로 정했고 그걸 좇아 살아왔다고 털어놓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자영업자의 고민/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자영업자의 고민/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저마다 희망을 가득 품고 새해를 맞았지만, 자영업자들은 한 해를 어떻게 버틸까 고민하면서 새해를 시작하는 것 같다. ‘자영업자 지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영업이 흔들리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 폐업자가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1인 자영업자라고 해도 일자리 100만개가 날아간 것이다. 실업률 증가는 대기업의 신규 투자 축소도 원인이지만, 중소·중견기업의 투자 부진, 자영업자의 폐업이 결정적이다.자영업이 흔들리고 있다. 경기 불황과 치솟는 임대료, 인건비 증가 등의 요인이 겹쳐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700만 자영업자들은 겉으로 ‘사장님’ 소리를 듣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은 ‘비임금 근로자’에 불과하다. 아내의 경우를 보자. 아내는 20여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까지 프랜차이즈 학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다. 아내가 학원을 창업하면서 내세웠던 약속이 있다. 학원생 머릿수를 돈벌이 척도로 삼지 않고, 하루라도 직원 월급을 밀리지 않고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다행스럽게 이런 약속은 아직은 잘 지키고 있다. 학원이 잘 돌아가서 그렇다고 하겠지만, 옆에서 볼 때는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스스로 약속을 지키려고 아내는 골병이 들어 가는 것도 잊고 동분서주한다. 내가 볼 때는 ‘3D’(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분야의 산업) 종사자보다 낫지 않아 보인다. 회의 참석하랴, 상담하랴 점심 거르기는 다반사다. 그뿐인가. 월말이면 자금 마련 스트레스에 밤잠을 설친다. 어떤 달은 동동거리다 지쳐 쥐꼬리만 한 남편 월급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남편 월급을 받아 직원 월급이나 학원 운영비를 돌려막고 있는 것이다. 인테리어를 하거나 사무실을 재계약할 때는 네댓 장의 카드를 모두 동원하다 못해 은행 문을 두드려 보지만, 주택 담보대출도 여의치 않다. 마침내 학원 규모를 줄여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학원비는 몇 년째 제자리인데, 임대료와 인건비는 해마다 오른다. 선생님 수를 줄이거나 인건비를 깎을 수도 없다. 많은 자영업자가 선뜻 월급을 줄이거니 직원들을 함부로 내보내지 못하는 것과 다름없다. 자영업은 일자리를 만드는 화수분이다. 자영업자들이 한 명씩만 고용해도 700만개의 일자리가 생긴다. 실업 위기를 감지한 정부가 자영업자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재정 투입에는 한계가 따른다. 자영업자들의 가려운 곳만 잘 긁어 줘도 폐업은커녕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는데 말이다. 대표적인 것이 카드 수수료다. 아내가 운영하는 학원은 20여년간 단 한 건의 카드 결제 사고도 없었다. 소규모 자영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카드 수수료를 높게 매기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항변한다. 변변한 담보대출이 없는 자영업자가 들이댈 수 있는 무기는 어렵게 마련한 집 한 채인데 돈을 빌리기는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는 정책보다는 자영업자가 쓰러지기 전 이들이 가려워하는 곳을 찾아 긁어 주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이다. 자영업자들에게 병 주고 약 줄 것이 아니라 애초에 이들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는 정책 말이다. chani@seoul.co.kr
  • 한국노총 “4인 가구 생활비 월 579만원”

    초등학생 자녀 2명을 둔 4인 가구의 월 평균 생활비로 579만원이 들어간다는 노동계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본적인 식비(식료품·비주류 음료비) 외에도 주거비(주택·수도·전기·연료)와 교육비 부담이 컸다. 한국노총이 2일 발표한 ‘2019 표준생계비 산출 결과’에 따르면 가구주와 배우자, 초등학생 자녀 2명을 가정한 노동자 4인 가구의 한 달 평균 생활비는 579만 4279원으로, 이 중 식료품·비주류 음료비가 138만 8162원(24.0%)으로 가장 비중이 컸다. 주택·수도·전기·연료비(78만 2988원·13.5%)와 교육비(60만 9093원·10.5%)가 뒤를 이었다. 자녀가 성장할수록 교육비가 증가했다. 중학생 1명, 고등학생 1명을 둔 4인 가구의 월 평균 생활비(684만 1105원)에선 교육비(91만 4350원·13.3%)가 주택·수도·전기·연료비(78만 2988원·11.4%)를 앞질렀다. 대학생 1명, 고등학생 1명을 둔 4인 가구의 한 달 생활비(708만 4835원)에서도 교육비가 106만 5785원(15.0%)으로 치솟았다. 1인 가구 월 평균 생활비는 225만 7211원으로 올해 최저임금(8350원)을 월급으로 환산한 174만 5150원(주휴수당 포함)을 크게 웃돈다. 경영계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속도에 반발하지만 노동계는 현재 최저임금 수준이 노동자의 현실적인 생활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노총은 5년마다 조합원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노동자 표준생계비를 발표한다. 이번 조사 결과는 내년도 최저임금위원회 심의에서 활용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사납금 폐지하라”… 486일 ‘세계 최장 고공농성’하는 택시기사

    “사납금 폐지하라”… 486일 ‘세계 최장 고공농성’하는 택시기사

    ‘굴뚝 농성’ 파인텍보다 69일 더 긴 기록 하루 10만원 넘는 사납금 ‘현대판 노예제’ “분신 노동자도 저임금·장시간 노동 호소 사납금 존재하는 한 승차거부 안 사라져 택시 월급제, 승객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 ‘하늘 감옥’에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해를 넘겼다. 바로 김재주(56) 택시노조 전북지회장이다. 그는 2017년 9월 4일 전주시청 앞 25m 높이 조명탑 꼭대기에 올라가 지금까지 홀로 농성 중이다. 2일로 486일째를 맞았다. 서울시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에서 이어지고 있는 파인텍 두 노동자의 농성보다 69일 더 긴 기록이다. 파인텍지회 측도 “홍기탁·박준호 두 노동자의 농성은 최장기 ‘굴뚝 농성’ 기록”이라면서 “최장기 고공 농성은 김 지회장의 농성이고 이런 사실관계를 바로잡아 달라”고 밝혔다. 김 지회장은 가로 1m 80㎝, 세로 70㎝ 넓이의 비닐 천막에서 위태롭게 생활하고 있다. 세찬 바람이 불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상황이다. 건강이 상당히 악화된 상태인 김 지회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농성장 아래에서 끼니를 챙겨 주는 동료가 있어 버틴다”고 했다. 김 지회장은 ‘법인택시 전액관리제 시행 및 불법사납금제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그는 “택시기사들은 하루 10만원이 넘는 사납금을 채우려고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고도 월 150만원을 손에 쥐지 못한다”면서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핵심 원인은 사납금제”라고 지적했다. 또 “현대판 노예제나 다름없는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전액관리제를 하루빨리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액관리제는 법인 택시기사가 운송 수입 전부를 회사에 내면 회사가 일정 급여를 주는 제도다.택시노조 전북지회는 사납금제 폐지 등을 촉구하며 2014년부터 2년간 천막농성을 벌였다. 전주시는 “임금표준안을 만들고 2017년 1월 전액관리제를 시행한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택시 업체들은 수입 감소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반대했고, 전주시는 택시 업체들의 반대를 이유로 전액관리제 시행을 차일피일 미뤘다. 김 지회장이 조명탑 위로 올라가게 된 이유다. 농성 시작 후 지회는 “전액관리제를 원하는 기사만이라도 참여할 수 있게 하자”고 타협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사업장 21곳 가운데 7곳은 아직 협약서에 서명하지 않고 있다. 김 지회장은 “지방자치단체의 묵인과 방관 탓에 불법 사납금제가 관행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시가 애초에 전액관리제를 적극 도입하고 위반업체를 제대로 처벌했다면 농성이 이렇게 길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납금제가 존재하는 한 승차거부, 난폭운전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택시 월급제는 승객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카카오 카풀’ 논란에 대해서 김 지회장은 “문제의 핵심을 비켜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기업이 주축이 된 카풀 시행에는 반대하지만 카풀 자체가 택시 노동자의 근무 환경이 열악해진 원인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분신한 택시 노동자도 저임금, 장시간 노동 근절을 호소했는데 카풀 반대 집회에서 이 구호는 들을 수 없었다”면서 “노동자들이 사측에 사납금제 폐지와 월급제 시행을 먼저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김상조 “한국경제 어려움 보완하는 여러 정책 지켜봐 달라”

    김상조 “한국경제 어려움 보완하는 여러 정책 지켜봐 달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현재 한국경제의 어려움을 보완하는 정책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2일 JTBC ‘2019년 한국 어디로 가나’ 신년 토론회에 출연해 “외환위기처럼 경제체제가 붕괴한다는 좁은 의미의 위기라고 볼 수 없다”며 지난 50년 동안 동행지수 순환변동치(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 그래프를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는 손석희 JTBC 대표이사의 사회로 김 위원장과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를 비롯해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이 출연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위기론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 패러다임 전환 정책을 과거로 되돌리고자 하려는 의도의 비판이 아닌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출범 1년 7개월 후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를 실패로 단언하기에는 너무 성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이후 경기 저점을 판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기 진폭이 줄었고, 철강이나 조선 등 주력업종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상징적이거나 상식적인 의미의 위기라는 것에는 동의했다. 또 작년 1분위(하위 20%) 소득이 감소한다는 점은 일부 통계적인 문제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정부의 책임을 모면할 수는 없다고 인정했다. 그는 사회안전망, 자영업자 부담 경감 등 강화해야 할 부분은 속도를 내고, 최저임금이나 근로소득 등 시장 기대와 달랐던 점은 보완하겠다는 것이 올해 경제정책 방향이라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일자리 예산, 근로장려금, 아동수당, 기초연금 등 1분위에 도움을 드리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예산에 제대로 반영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며,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 대책이 세심하지 못했기에 열심히 보완 중”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취업자의 ¼이 자영업자이고 고용구조가 경직적이라는 측면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기대와 달랐던 점이 있었다. 올해 일자리안정자금·근로장려금과 자영업자 혁신성장 등 여러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지켜봐 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주휴 시간 논쟁과 관련해서는 “주휴 시간을 포함해 월급을 209시간 기준으로 시급 환산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시행 이래 계속된 현장 관행으로 재계의 문제 제기가 없었다. 오직 최저임금 요인만으로 긴급재정명령권을 대통령이 발동한다면 사회적 혼란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작년과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시장 기대와 달랐기에 보완을 하겠다는 점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말했고 대통령도 공약을 지키지 못한다는 점에 사과했다. 시장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을 정부도 고집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유세미의 인생수업] 시 선

    [유세미의 인생수업] 시 선

    누군가 그랬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쓸쓸하다고. 더이상 어리광을 부릴 수 없어서 그렇단다. 만약 그러면 주책이 되니까. 꼭 나이를 들먹이지 않아도 뭔가 잘못해 놓고 나서 누구를 원망할 꼬투리도 없고, 투덜댈 수도 없는 순간 누구나 외로워진다.평수씨가 딱 그런 케이스다. 퇴직하고 야심차게 오픈한 요리주점이 빛의 속도로 망해 가고 있다. 몇 개월 전 개업할 당시만 해도 직장생활 30년 동안 영업, 마케팅을 두루 섭렵한 그의 경력에 그까짓 요리주점 하나쯤이야라고 만만히 여겼다. 그러나 웬걸, 문만 열면 무조건 대박이라고 자신 있게 오픈한 수제요리 주점에 손님이 없다. 한두 팀 들어왔다가도 썰렁한 매장을 보고 쭈뼛거리며 나가 버린다. 평수씨는 처음으로 인생의 위기감을 느꼈다. 그런 그의 사정도 모른 채 새 출발을 축하하는 지인들은 그에게 시도 때도 없이 질문을 퍼붓는다. “역시 독립하니까 좋지? 부럽네”, “월급보다야 자영업이 소득은 훨씬 낫지 않나요? 저도 창업 준비하려고요”, “사람 상대하기 힘들지? 그래도 월급쟁이로 마음고생하는 것보다야….” 또 외로워지는 순간이다. “아직 시작인데 좀 지켜봐야죠.” 애매하게 표정 관리하고 돌아서면 막막하다. 원망할 대상은 자신밖에 없다. 그러나 그래 봐야 무슨 소용 있겠는가. 그의 삶의 모토는 내 시간을 원치 않는데 쓰지 말자다. 내 스스로를 미워하거나 좌절하는 데 퍼붓는 에너지는 모두 낭비다. 내가 온전히 내 편이 아니면 누가 내 편이 돼 줄까. 머리와 가슴이 천근만근 무거워도 다시 정신을 가다듬어 ‘뾰족한 수’를 만들어 본다. 일단 어디서 잘못된 일인지 더듬더듬 거슬러 올라갔다. 그는 지나치게 자신 있었다. 지금은 요리주점으로 시작하지만, 곧 성공 기업인이 될 수 있으리라 꿈꾸었다. 그러나 몇 개월 만에 은행 대출이 눈 더미처럼 불어나는 지경이 됐다. 무엇보다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한 건 남의 시선 때문에 그가 벌인 일이다. 너무 초라하게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지인들에게 그의 독립이 인생의 성공적인 중간정산으로 비춰지기를 원했다. 그러려면 폼나야 했다. 직원들도 멋진 유니폼을 입히고, 인테리어에도 욕심을 냈다. 콘셉트는 소소하고 부담 없는 요리주점인데 결론은 ‘고급식당’이 돼 있었다. 인생에서 노력의 양과 질은 결과에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걸 평수씨는 처음으로 느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건 장애물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곧잘 남의 시선 때문에 내 인생의 방향을 엉뚱하게 결정하기도 한다. 남들이 성공이라는 기준에 따라 그렇게 스스로의 ‘시선’을 맞춘다. 그러니 곧잘 내 뜻과는 상관없이 발을 헛디디거나 엉뚱한 경로로 빙빙 돌며 힘들어한다. 평수씨는 이제 무턱대고 남들의 시선에 맞춰 최선을 다하지는 않기로 했다. 해가 바뀌고 다시 첫발을 내딛는 심정으로 스타트라인에 섰다. 잘못된 길은 되돌아서면 된다. 잘못된 줄 알면서도 계속 가지 않는 것이 천만다행이다. 누구나 그렇다. 새해가 좋은 건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우리를 등 두드려 주기 때문이다. “괜찮아. 당신. 몇 번 실패하는 건 약이야. 고민도 많이 하지 마. 나 봐. 저녁 먹을까 말까 심하게 고민하다가 결국 12시 다 돼서 라면 먹잖아. 그냥 고민 없이 초저녁에 먹어야 다이어트에 성공해. 당신 고민도 마찬가지야.” 아내의 태평한 얼굴이 고맙다. 올해가 또 한번 백 미터 달리기하듯 숨 가쁘게 지나가리라. 그러나 평수씨는 아내의 말처럼 마음을 가볍게 해 보기로 한다. 그리고 고개 들어 나의 시선으로 내가 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 된다. 올해의 마무리 무렵 벅찬 마음으로 기필코 스스로에게 기립 박수 칠 그 순간을 기대하며.
  • 존 리 “노후대책 손 놓은 한국인… 가난해지려 작정한 듯”

    존 리 “노후대책 손 놓은 한국인… 가난해지려 작정한 듯”

    주변 눈치 보느라 車·해외여행에 돈 써…형편 맞춰 뺄 건 빼고 과감히 투자해야 다문화 가정 아이들 금융·재테크 교육…10만원씩 넣은 펀드 계좌도 만들어 줘“제가 보기에 우리 국민이나 사회나 가난해지려고 아예 작정을 한 것 같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쓴소리가 쏟아졌다. 1991년부터 한국 시장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 ‘코리아펀드’를 2005년까지 운용해 연 평균 24%의 수익률을 기록한 존 리(61)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연말 사단법인 봉사단체 ‘글로벌 프랜드’가 서울 중랑구 면목 4동의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금융교육 현장이었다. 펀드매니저가 왜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에게 재테크의 중요성을 알리는 강연을 하고 일인당 10만원씩 넣은 펀드 계좌를 만들어 줬을까?  1980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다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1991년부터 세 군데 자산운용사에서 일한 뒤 2014년 1월 귀국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새해 첫날 털어놓았다. 모두가 가난해지려고 열심이었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신용카드로) 떠나라”는 광고가 유행했고, 직원들 중에도 주식 투자하는 이를 찾기 힘들었다. 금융감독원이나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주식은 도박이고, 패가망신하니 꿈도 꾸지 말라는 생각이 너무 강했다.  미국에서는 첫 월급의 몇 %를 주식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하는데 한국인들은 남의 눈치 보느라 사교육과 승용차에 돈을 쓰고 있었다.  미래에 대한 투자보다 현재를 즐기는 데 집착했다. 근래 몇 년은 ‘먹방’이 판을 치고 해외여행 안 하면 바보가 되는 것처럼 만들었다.  “한 직원의 재정 상황을 캐물으니 생활비의 절반을 과외비와 승용차 유지하는데 쓰고 있더군요. 당장 둘부터 없애라고 했어요. 지금은 제 말을 따른 것이 너무 잘한 결정이었다고 얘기합니다.”  버스를 구입해 전국을 돌아 3만명 정도를 만났다. 직원들도 동행해 계좌 설정하는 방법을 일러준다. 가족끼리도 돈 얘기를 기피하는 이들로부터 지청구도 들어가며 금융 투자가 필요한 이유를 납득시켰다.  “대학 입학 동기들을 봐도 암담합니다. 노후 대비가 너무 안 돼 있더군요. 다들 ‘어떻게 되겠지’ 했다가 빈손들입니다. 미국의 흑인 수감자가 말한 대로 ‘돈이 날 위해 일하게 해야’ 하는데 그걸 모르고 당합니다.”  그는 교육을 다니며 동영상을 보여주는데 교도소에서 주식을 깨우친 흑인 수감자의 TED 강연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그 흑인은 단언한다. “미국은 금융 문맹이란 전염병을 앓고 있다. 이 병은 가난한 사람을 더욱 가난하게 만든다.”  리 대표가 보기에 한국은 훨씬 더하다. 열심히 공부해야 성공한다는, 완전 잘못된 믿음에 따라 사교육에 지나친 관심과 돈을 쏟아부어 자신의 인생까지 망친다는 것이다. 돈 잘 벌려고 열심히 과외 시키는데 되레 그것 때문에 가난해지는 역설이 벌어진다. 공부를 못하면 엉뚱하거나 혁신적인 파괴력 있는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꿀 가능성이 높은 반면, 공부를 잘해봐야 평범한 직장인으로 남 아래에서 일하기 마련인데 그걸 깨우치지 못한다고, 이 세상의 혁신을 가져온 스티브 잡스 등은 모두 공부를 못하는 이들이었다고 했다. 여기에 옆집도 하니까 나도 해야 한다는 체면 치레도 있다. 그리고 남은 인생에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 계산해보지도 않고, 그런 일을 창피스럽고 구차한 일이라고만 여긴다. 미국에서는 퇴직 연금의 50%가 주식에 투자되는데 우리는 1% 밖에 안 된다. 은행 직원들의 퇴직 연금이 자기 은행에 모두 묵혀 있는 것을 보고 완전히 뒤집어졌다고 했다. ‘금융 문맹’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5년쯤 그 많은 증권사, 금융사들이 하지 않는 일을 꾸준히 했다. 주니어 펀드를 맨먼저 만들었다. 국민의 90%에 이르는 주식 투자 소외층에 다가가고 있다. 최근에는 앰버서더를양성하는 시스템도 운용하고 있다. 어느 지역을 책임질 이를 교육해 그가 그 지역의 멘토를 하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대학 동기들도 비웃었는데 이제는 진정성을 믿는다고 했다. 3개월 전부터 유튜브에도 매일 동영상을 올렸더니 호응도 있고, 몸소 찾아와 상담하는 이들도 계속 는다고 했다.  새해를 맞아 살림 설계를 하는 모습도 찾아 보기 힘들어졌다. 경기가 안 좋다는 핑계부터 댄다. 리 대표는 “그건 핑계고요.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내 라이프를 점검해야 한다. 아끼고 투자하는 것 밖에 없다. 은행에 넣어두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어제보다 오늘 내가 더 부자가 됐는지 돌아봐야 한다. 형편에 빼도 좋은 것은 과감하게 추려내고 소비는 극도로 줄이고, 여유 자금을 만들어 어떻게 미래에 투자할지 머리를 짜내야죠. 돈 얘기도 자녀들과 온 가족이 함께 해야 합니다. 노후나 은퇴 자금으로 얼마가 필요하니 이렇게 하겠다, 너희들도 이렇게 동참해라, 이렇게 말이죠. 돈 얘기가 부끄럽거나 창피한 얘기가 아니잖아요. 돈이 최고란 걸 알면서도 위선이나 가식으로 감추려고만 드는 것이 잘못된 겁니다”라고 강조했다. 글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올해도 나 혼자 산다] 문 잠가도 불안·식사는 대충… 혼자는 고단해

    [올해도 나 혼자 산다] 문 잠가도 불안·식사는 대충… 혼자는 고단해

    1인 가구라고 모두 화려하고 자유로운 삶만 사는 건 아니다. 원치 않지만 여러 이유로 혼자의 삶을 이어 가고 있는 1인 가구들이 있다. 지난해 KB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18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 1인 가구는 자발적 사유(41%)보다는 사회·경제적 환경에 의해 비자발적(59%)으로 혼자 살게 됐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이들이 1인 가구가 된 계기는 각양각색이다.●결혼 여부·분가·사별 등 이유도 제각각 “친구들 청첩장 받는 날은 무조건 아버지에게 혼나는 날이었어요. ‘너는 대체 언제 결혼하느냐’는 호통이 날아왔죠.” 직장인 강모(39)씨는 부모와 결혼 문제로 갈등을 겪다 혼자 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집에 살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부모의 눈총은 심해졌다. 강씨는 “결혼도 못하고 부모님 집에 얹혀 산다는 게 눈치가 보여 독립했지만, 혼자 살다 보니 너무 외롭다”고 토로했다. 강씨는 “지방에서 직장을 구하고 정착하면서 이성을 만날 기회가 더 줄어들었다.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을 줄이려고 일부러 야근을 하거나 동네 친구들과 늦게까지 놀다가 집에 간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7년째 연애 중인 이모(32)씨 역시 비자발적 1인 가구다. 결혼을 꿈꾸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의 집값이 가로막고 있다. 이씨는 “마음은 당장이라도 결혼하고 싶지만 몇 푼 안 되는 월급으로 집을 사고 가정을 꾸리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부모님에게 손 벌리고 싶진 않다”면서 “주변 친구들도 고민의 90%가 신혼집 마련”이라고 말했다. 20~30대의 경우에는 대부분 대학 진학이나 직장을 이유로 처음 1인 가구의 삶을 시작한다. 이들에게 1인 가구로서의 삶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간이다. 이들이 40대에 들어서면 결혼 여부가 1인 가구의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짙어진다. 마땅한 사람을 찾지 못해서, 혹은 경제적 자금이 탄탄하지 못해서 1인 가구의 삶이 이어진다. 50대 이상에선 이혼이나 사별, 자녀 분가 등의 이유로 혼자가 되는 사람들이 많다.●최저 주거 기준 미달 청년 가구 11.3% 이들 대부분은 열악한 주거 환경에 거주한다. 특히 아직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20~30대는 보증금이 없는 월세방 등에서 생활하며 최저 주거 기준조차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가구주 연령이 20~34세인 청년 가구 중 전체의 11.3%인 29만 가구가 최저 주거 기준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에 거주하는 우모(30)씨는 10년 전 대학 입학으로 서울에 온 이후 줄곧 고시원이나 원룸에서 살았다. 우씨는 “당연히 넓고 깨끗한 아파트에서 살고 싶지만 몇 년째 고시를 준비하느라 돈은 벌지 못해 원룸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층들의 취업 시기가 점차 늦어지면서 1인 가구로 살아가는 기간 역시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 2017년 기준 남자의 경우 일반 가구원 대비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이 30세(22.5%)라는 통계청 결과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열악한 거주 환경은 안전과도 직결된다. 특히 여성 1인 가구의 경우 주거 침입 등 각종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들은 이중, 삼중으로 현관문에 잠금장치를 다는 등 임시방편으로 최소한의 안전을 지키려 노력한다. 직장인 이모(27)씨는 신발장에 남동생 신발을 가져다 두고, 택배를 받을 때는 남자 이름으로 배달을 시킨다. 이씨는 “혹시 여자 혼자 사는 집이라는 게 알려지면 범죄의 표적이 될까 봐 조심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임서영(28)씨는 최근 새벽 4시쯤 누가 도어록을 삑삑 누르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소스라치듯 놀라 이불만 끌어안고 있던 임씨는 다음날 곧장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다. 다행히 술 취한 이웃이 집을 헷갈려 저지른 실수였지만, 임씨는 잠금장치를 추가로 설치했다. 임씨는 “혼자 사는데 새벽에 도어록 소리가 나는 것도 너무 무서웠지만, 그 시간에 누가 우리 집에 들어와도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곳이 한 군데도 없다는 게 더 두려웠다”고 말했다.제대로 된 식사를 챙겨 먹지 못해 영양 부족에 시달리는 것도 1인 가구가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이다. 직장인 이모(28)씨는 끼니는 못 챙겨도 비타민 B·D,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루테인, 오메가3, 프로폴리스 등 약은 꼭 한 주먹씩 챙겨 먹는다. 이씨는 “혼자 살다 보면 제대로 된 음식을 못 만들어 먹을 때가 많다. 요리를 하면 재료값이 더 나가고 만든 요리도 다 먹지 못해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간편하게 부족한 영양을 채울 수 있는 약이라도 챙겨 먹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엄모(26)씨도 “혼자 살 때는 끼니마다 밥을 차리는 게 귀찮고 피곤해서 잘 해먹지 않다 보니 굶거나 대충 먹는 게 일상이 됐다”며 “과일도 전혀 먹지 않아 영양 불균형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엄씨는 최근 다시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왕복 2시간 거리의 출퇴근 시간을 감수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나이가 들수록 혼자란 사실은 공포로 다가온다. 아내와 이혼한 뒤 16년째 혼자 살고 있는 박모(51)씨의 고민은 응급 상황에서의 대처다. 혼자 지내다가 죽고 한참 뒤에야 발견되는 사례들이 뉴스에 나오면 남의 일 같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6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 무연고 사망자는 547명에 달했다. 고독사는 따로 통계가 없어 무연고 사망자로 분류된다. 박씨는 “또래 남성 1인 가구들은 우울증에도 많이 걸려 정신적으로도 건강하지 않다”며 “혹시 모를 응급 상황에 최소한의 주변 도움이라도 받으려고 복지관 등을 열심히 다니며 동네 주민들을 사귀고 있다”고 털어놨다.●고령일수록 사회적 관계망 형성 노력 필요 이처럼 외로움이라는 적과 싸우는 1인 가구는 개인적으로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고립되기 쉽다. 고령일수록 사회적 관계망은 1인 가구의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노인 1인 가구 중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집단은 사회 관계망이 잘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도가 높은 집단의 이야기 상대는 평균 2.1명,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1.9명인 반면 만족도가 낮은 집단은 이야기 상대는 1.2명,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은 1명에 불과했다. 약 20년째 혼자 지내는 우모(68)씨 역시 은퇴 이후 적적해진 삶을 달래기 위해 마라톤을 하며 친구들을 정기적으로 만난다. 식사는 집에서 혼자 하지 않고 무료 급식소에서 해결한다. 우씨는 “번거롭게 식사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지만, 급식소에 가면 ‘혼밥’(혼자 밥먹기)하지 않아도 되고 비슷한 또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아파트 경비원 새해 되자마자 일자리 잃고 자영업자 폐업하거나 무인 키오스크 설치

    울산 아파트 경비원 해고 62% 찬성 편의점 업주 “심야영업 포기할 판” 새 계약서 쓴 근로자 “10만원 인상” “지난해 초봉 기준으로 직원 월급 220만원을 줬는데 이제 250만원을 줘야 한다. 지난해 초에 이어 이번에도 직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 이제 사장이 가게에 출근하지 않고 운영하던 시대는 끝났다. 처음 일하는 사람이나 경력자나 똑같은 월급을 줄 수밖에 없다.” 지난해 시간당 7530원이던 최저 임금이 8350원으로 인상된 첫날인 1일 편의점과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부터 일자리를 구하는 구직자까지 곳곳에서 하소연이 터져 나왔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울산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경비원 30명 중 22명(73.3%)이 새해 첫날부터 일자리를 잃기도 했다. 이 아파트에 사는 1613가구 중 619가구(38.4%)가 ‘경비원 해고’ 투표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62.2%(385가구)가 찬성표를 던졌다. 관리사무소 측은 “경비원 감축으로 가구당 경비비(32평형 기준)를 5만 5000원에서 2만 1000원으로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부 아파트 주민들은 “아이들 등·하교 안전 관리와 택배 업무, 쓰레기장 관리 등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나”라며 “경제적인 논리로만 결정할 게 아니다”라고 맞서 갈등이 예고된 상황이다. 네이버의 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도저히 최저임금을 감당하지 못해 폐업신고하고 왔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그동안에도 월급 주고 나한테 돌아오는 돈 몇십만원으로 직원들 몰래 대리운전하면서 유지해 왔는데 앞으로 대리운전만 하려고 한다”고 심경을 전했다. 편의점 업주 등 다른 자영업자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박모(57)씨는 “심야 영업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면서 “지난해에도 최저임금이 크게 올라 평일에는 야간근무자 1명만 따로 두고, 낮에는 아내와 번갈아 가며 매장 근무를 해 버텼는데 추가로 시급이 올라 야간에 가게를 운영하면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외식 프랜차이즈업체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 이모(43·여)씨도 가게 영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인 올해부터 매장에 무인 키오스크(무인결제시스템)를 들여놓기로 결정했다. 이씨는 “키오스크 기계값으로 600만원 정도 지출했는데, 계산해 보니 인건비를 월 200만원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위에 다른 가게 사장님들도 지난 연말부터 키오스크 도입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반면 인건비 상승으로 미소 짓는 근로자들도 있었다. 대형마트의 시식코너에서 일하는 한 협력사 직원은 “지난해부터 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얘기가 있었지만 아직까진 변화가 없었다”면서 “인상된 최저임금이 적용된 첫 근무날이라고 계약서를 다시 썼는데 10만원 정도 올라 내심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서울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오늘부터 최저임금 8350원…최대 501만명 적용

    오늘부터 최저임금 8350원…최대 501만명 적용

    오늘(1일)부터 최저임금은 전년보다 10.9% 인상된 시급 8350원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최대 501만명(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가 될 전망이다. 또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상여금과 통화로 지급하는 복리후생비의 일정 비율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된다. 일자리안정자금은 5인 미만 사업체의 경우 월 15만원을 지원한다.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주 40시간제의 경우 174만 5150원이 된다. 지난해보다 일급은 6560원, 월급은 17만 1380원 인상됐다. 최저임금 영향률은 25%로, 근로자 4명 중 1명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위가 발간한 ‘2019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임금 실태 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숙박 및 음식점업’의 영향률은 64.3%에 이른다. 뒤이어 농업, 임업 및 어업이 62.2%, 사업지원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은 40.3%다. 이밖에 도매 및 소매업은 35.9%다. 오늘부터 최저임금 산입 범위도 개편된다. 시간급 최저임금액(8350원)을 기준으로 산정된 월 환산액의 각각 25%(상여금)와 7%(복리후생비)를 초과하는 부분은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비교 대상 임금에 포함(산입)된다. 산정 방식도 개선했다.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최저임금 시급 산정기준에 주휴시간(유급 처리 휴무시간)을 포함하되 ‘약정휴일’은 제외할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사업주의 부담을 완화하고자 인건비를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자금은 올해도 계속 지원한다. 또 올해부터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월평균 보수 210만원 이하 노동자를 고용한 30인 미만 사업주를 지원한다. 지원금액은 지난해와 동일(월 13만원)하나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더 큰 5인 미만 사업체에는 2만원을 추가 지원(월 15만원)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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