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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헬스장 현금 할인” 미끼 던지고 ‘먹튀’

    [단독] “헬스장 현금 할인” 미끼 던지고 ‘먹튀’

    두 차례 내부 공사 핑계 후 운영 중단 이용객 1000여명 달해 피해액 수억원 “고액 결제 땐 카드 할부로 환급 요구”서울 중구의 한 유명 호텔 내 피트니스센터가 회원들에게 이용권 요금을 받아 챙긴 뒤 잠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센터에는 1000만원대 회원권을 끊은 이용객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트니스센터들의 ‘먹튀’ 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현금 결제를 피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이 센터는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31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내부 공사를 이유로 운영을 중단했다. 이후 지난 5일 다른 업체인 A사와 위탁운영 계약을 맺었으나, 장소를 임대한 호텔 측이 “미납된 월세가 남은 데다 A사는 직접 계약자가 아니다”라며 기구 반출을 불허해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센터 이용객 1000여명은 1인당 50만원부터 많게는 1700만원에 이르는 이용권과 보증금을 지불해 피해액은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자 150여명은 이 센터 운영자들을 상대로 형사 고소를 준비 중이다. 피해자 B씨는 “문을 닫기 직전까지 센터 측에서 현금가 할인을 내세우며 연간 회원을 계속 모집했다”면서 “유명 호텔의 이름을 믿고 장기 회원권을 끊었는데 큰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헬스 트레이너 등 직원들도 2~4개월간 임금이 체불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트레이너는 “2017년부터 임금이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면서 “트레이너와 GX강사 등 20여명이 월급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피트니스센터의 회원권 피해는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6~2018년 사이 헬스장·피트니스센터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은 꾸준히 증가해 3년간 4566건을 기록했다. 구제신청 내용 대부분은 계약 해지, 계약 불이행 등 계약 관련 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법안도 발의됐지만 소비자 피해를 막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발의된 소비자기본법 개정안은 헬스장이나 상조업체처럼 이용료를 미리 받는 업체는 폐업을 대비해 피해보상을 위한 보험이나 공제에 가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보험 가입을 이유로 이용료를 올리거나 오히려 회원 모집 마케팅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헬스장은 개·폐업 신고가 쉬운 편이고, 현금결제가 많아 소비자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계약 금액이 20만원 이상일 경우에는 3개월 이상 장기할부 거래를 해야 문제가 생겨도 카드사에 환급을 요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여고생 간첩? : 미국 NSA의 인재 확보 전략

    여고생 간첩? : 미국 NSA의 인재 확보 전략

    NSA 등 정보기관, 고등학생 인턴 채용 월급 주며 美 최고 기밀에도 접근 허용 “우수한 학생들 실리콘밸리에 빼앗길라” 일찌감치 ‘찜’… 책임감, 성취감에 물들여 메릴랜드 고등학교에 다니는 ‘썸머’의 친구들은 그가 자신들의 전화를 도청해 대화를 엿듣고 있다고 생각한다. 친구들은 썸머가 직장에서 하는 일에 대해 맘대로 추측하고 장난스레 ‘간첩’이라고 말한다. 썸머는 이에 대해 “친구들은 약올리는 걸 좋아한다”고 말할 뿐이다. 지난해 1년 동안 학교 대신 포트 미드에 있는 국가안전보장국(NSA)로 출근했기 때문에, 친구들이 멋대로 추측하고 장난을 쳐도 할 수 없다.지난 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썸머는 누군가 NSA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으면 “뭔가 컴퓨터와 관계된 일”을 하고 있다고 모호하게 대답한다. 하지만 NSA는 통신 감청을 통한 정보 수집, 암호 해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관으로, 세계를 무대로 전자 첩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적국에 대한 첩보 활동 대부분을 수행하는 NSA의 활동은 다른 정보기관보다 더 중요한 비밀로 보호받는다. 메릴랜드 고등학교에선 앞서 브리아나와 사이먼이 각각 언어 해석과 컴퓨터 분야에서 썸머와 같은 과정을 밟았다. 이들은 보안 상의 이유로 성을 뺀 이름만 사용할 수 있다. NSA의 이 과정은 미국 전역에서 150명 이상의 고등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1월 CNN은 중국이 미국에서 공부하는 자국 학생들에게 간첩 임무를 맡긴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한 적이 있다. 이 경우는 좀 다르다. NSA는 졸업을 앞둔 자국 고등학생들을 인턴으로 선발한 뒤 진짜 직원으로 채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선발된 학생들은 미국에서 가장 민감한 정보와 비밀 작전에 대한 접근과 노출이 허가된다. 물론 그 전에 고도의 비밀 취급 인가를 받아야 한다. 더 높은 수준의 기밀에 접근하려면 더 높은 인증을 받아야 한다. 썸머는 모든 것을 공유하는 세대이지만, 무거운 책임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접근 권한을 얻기 전엔 모르지만, 결국 그걸 얻고 나면 얼마나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면서 “저 편에 뭐가 있는지 알게 되면 무서울 수 있다”고 말했다. 과정에 참여한 학생들은 하나같이 책임감을 느꼈다면서 책임감과 함께 오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실은 이렇게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NSA와 중앙정보국(CIA) 등 비슷한 과정을 운영하는 정보기관들의 ‘인재 확보 전략’이다. NSA 채용 담당자인 코트니(성 비공개)는 “그들이 다른 곳에선 할 수 없는 일들을 여기선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여기서 오랜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어릴 때 이곳에 ‘빠져들길’ 원한다”고 말했다. 코트니를 인용한 CNN에 따르면 정보기관 채용자들은 똑똑하고 주도적이며 과학·기술·공학·수학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을 실리콘밸리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직업의 엄청난 연봉과 급여로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일 자체의 만족도를 일찍 체험하게 하자는 것이다. 현재 대학생인 브리아나의 경우는 NSA가 일년내내 월급을 주면서 여름(방학)에만 포트 미드로 출근할 수 있도록 하고, 졸업 즉시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프로그램에 들어 있다. 썸머는 “실리콘밸리의 돈은 멋지겠지만 내가 NSA에서 사람들을 도왔다는 걸 안다”면서 “그건 12~13살까지 가졌던 내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회삿돈으로 헌금·해외여행 의혹… 檢, 김광석 참존 회장 수사

    회삿돈으로 헌금·해외여행 의혹… 檢, 김광석 참존 회장 수사

    화장품 업체 참존의 김광석(80) 회장이 40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를 당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박진원)는 지난 5월 김 회장에 대한 배임·횡령 혐의 고소장을 접수받아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고소장엔 김 회장이 자신이 다니는 강남의 한 교회에 19년 동안 회삿돈으로 37억원을 헌금하거나 아들이 대표로 있던 아우디 딜러사 ‘참존 모터스’와 람보르기니 딜러사 ‘참존 임포트’ 등에 회삿돈 420억원을 차용증이나 이자 없이 불법 대출해 준 의혹이 기재됐다. 또한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배우자에게 20여년에 걸쳐 월급 등의 명목으로 22억원을 지급하거나 김 회장 자신의 해외여행 등 개인 비용 10억원 이상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의혹도 담겼다. 일부 의혹은 국세청 조사로도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고소인 조사는 이뤄진 상태”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김 회장의 소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약사 출신인 김 회장이 1984년 설립한 참존은 ‘청개구리 광고’로 유명세를 타 1990년대 호황을 누렸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굶어죽은 6살과 엄마… 3가지 못 풀면 ‘복지 사각 비극’ 계속된다

    굶어죽은 6살과 엄마… 3가지 못 풀면 ‘복지 사각 비극’ 계속된다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민 한모(42)씨와 여섯 살 아들이 숨진 지 두 달쯤 지나 뒤늦게 발견됐다. 정확한 사인은 부검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지만 추정 사인이 아사(굶주려 죽음)여서 파장이 컸다. 여섯 살배기 작은 생명이 굶주려 세상을 떠날 때까지 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회안전보장망은 작동하지 않았던 것일까.한씨가 정부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긴급복지지원제도, 한부모가족지원제도가 있었다. 탈북민인 한씨는 정착 초기 5년간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됐다가 아르바이트로 소득이 생기자 2010년 수급자 자격이 중단됐다. 한씨는 한 차례 수급자가 된 경험이 있어 정부 지원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올해 1월 중국 국적 남편과 이혼한 뒤로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지원제도를 신청하지 않았다. 결정적인 문제는 부양의무자 기준에 있었다.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회장은 1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겨울(지난해 12월~올해 1월쯤으로 추정) 한씨에게서 ‘너무 살기 힘들다’는 전화를 받았다. 주민센터 복지팀을 찾아가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하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씨는 김 회장의 조언대로 주민센터를 찾아갔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남편과의 이혼 확인서를 받아오라”는 공무원들의 냉대였다고 한다. 김 회장은 “그 얘기를 듣고 너무 화가 나 구청 사회복지과에 전화를 걸었다. ‘이혼서류만 있으면 됐지 이혼 확인서라는 것은 도대체 뭐냐. 그리고 그걸 중국에 가서 어떻게 떼어 오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자 ‘욕을 하면 녹음을 하겠다’는 경고가 왔다. 더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한씨의 여섯 살 아들은 뇌전증(간질)을 앓고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받지 않으려고 해 한씨가 직장을 구할 수도 없었다. 이후 한씨가 한 번 더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하려고 시도했는지는 알 수 없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과거에 수급을 받았다가 탈락한 경험이 있다 보니 이번에도 수급자가 되지 못할 것으로 지레 짐작하고 신청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 공무원의 ‘부작위’(마땅히 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가 사선을 넘어 대한민국을 찾은 탈북민 모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간 ‘아는 사람만 받는 복지, 부양의무자 제도에 발목 잡힌 복지, 재정적 보수주의에 발목 잡힌 복지’로 요약되는 우리나라 복지제도 3대 난센스는 ‘사각지대’를 만들어 내는 고질적 문제로 지적받아 왔다. 기본적으로 복지 시스템은 ‘신청주의’에 기반한다. 아무리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신청하지 않으면 만 6세 미만(9월부터 7세 미만으로 확대) 모든 아동에게 지급하는 아동수당조차 받을 수 없다. 2017년 기초생활보장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비수급 빈곤층은 93만명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아는 사람만 받는 복지’가 되지 않도록 원하는 이들에게 맞춤형 복지를 안내해 주는 ‘복지멤버십’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이런 제도가 있더라도 현장 공무원이 움직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한씨의 소득인정액은 사실상 ‘제로’(0)였다. 남편이 있는 것으로 돼 있어 부양의무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서류로 입증할 수 없더라도 부양의무자와의 관계가 청산됐다면 적극적으로 발굴해 수급자에 포함시키라고 여러 차례 지침을 보냈지만 현장에서는 이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형편이 어려운데도 부양의무자가 있어 기초생활수급 대상이 되지 못했다면 지방생활보장위원회에 재상정해 수급 여부를 다시 심의할 수 있었다. 그래도 안 된다면 지자체 희망복지지원단에서 긴급복지지원이나 민간 복지 자원을 연결해 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씨는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했다. 김 활동가는 “복지제도를 신청해 본 분들은 ‘막상 내가 신청하려고 하니 대상이 안 된다더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이 모든 게 복지 예산 효율화의 기조 아래 기준을 강화해 온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청만 하면 국가가 나를 생계 위협으로부터 지켜 줄 것이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8 한국복지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생계가 어려워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 신청을 한 가구 가운데 생계·의료·주거·교육 급여를 모두 받은 가구는 전체의 5.47%에 불과하다. 78.95%는 4개 급여 중 일부만 받았고 15.58%는 탈락해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급여별로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한 가구를 조사한 결과 생계급여의 경우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이 기준보다 많아 탈락했다는 응답이 42.9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본인의) 소득이 기준보다 많아서’라고 응답한 가구가 38.91%로 뒤를 이었다. 탈락자들은 생활고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31.24%가 부양의무자나 친지, 이웃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고 17.62%는 빚을 내 생활했다고 밝혔다. 탈북민인 한씨는 도움받을 친지도 부양의무자도 없었다. 이웃과 교류가 있었다면 사망 후 두 달 뒤에 발견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의 기준이 되는 2020년 기준 중위소득은 올해에 비해 2.94% 인상됐다. 문재인 정부 3년간 기준 중위소득의 평균 인상률은 2.06%로, 실질 경제성장률 평균치인 2.9%에 크게 못 미친다. 김 회장은 “탈북자를 한국으로 데려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 어렵다고 호소하면 주민센터에서 단 한 번만이라도 집에 찾아가 냉장고를 열어 봐야 하는 것 아닌가. 그 정도도 안 하면서 월급 받으며 복지업무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성토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참존 회장, 400억원대 배임·횡령…회삿돈으로 교회 헌금

    참존 회장, 400억원대 배임·횡령…회삿돈으로 교회 헌금

    화장품업체 참존의 김광석(80) 회장이 40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박진원 부장검사)는 김 회장이 자신이 다니는 강남 소망교회에 회삿돈 37억원을 헌금한 의혹 등으로 조사받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김 회장은 또 아들이 대표로 있던 아우디 딜러사 ‘참존 모터스’와 람보르기니 딜러사 ‘참존 임포트’ 등에 회삿돈 420억원을 불법 대출해준 정황이 포착됐다. 뿐만 아니라 회사에 출근조차 하지 않은 배우자에게 20여년간 월급 등 명목으로 22억원을 지급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5월 김 회장은 고소당했는데 해외여행 등 개인 비용 10억원 이상을 법인카드로 처리했다는 내용도 고소장에 적시돼 있다. 검찰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김 회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참존은 약사 출신인 김 회장이 1984년 설립한 회사로 1990년대 호황을 누렸다. 최근에는 저가 화장품 브랜드에 밀려 침체기를 겪었으며 징코, 디에이지 등의 후속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병장 월급 3년 뒤 27만원 오른 67만원… 실손보험도 도입

    병장 월급이 2022년까지 올해보다 약 66% 증가한 67만 6100원으로 오른다. 2021년까지 병사 단체 실손보험도 도입된다. 14일 국방부가 발표한 ‘2020~2024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병장 월급은 올해 40만 5700원에서 2020년 54만 900원, 2022년 67만 6100원으로 인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병사 월급을 2017년 최저임금의 30%·40%·50% 수준으로 연차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67만 6100원은 2017년 최저임금의 50% 수준이다. 국방부는 병사 월급 인상을 포함, ‘사회와 단절 없는 생산적 병영 문화 구현’을 위해 30조 2000억원을 반영했다. 간부 숙소 지원 및 개선, 개인용품 현금 지급액 현실화, 급식 질 향상, 학습교재·자격증 응시료 지원 등이 포함된다. 단체 실손보험이 도입되고 민간병원 진료 승인 절차가 간소화된다. 수술집중병원(수도·대전·양주) 외 나머지 군 병원은 요양·외래·검진 등으로 기능이 조정된다. 병역 자원 감소에 따른 병력 구조 전환도 이뤄진다. 올해 말 57만 9000명인 상비 병력이 2022년 말에는 50만명으로 감소된다. 간부(장교·부사관) 비율은 현재 34%에서 2024년 40.4%로 늘려 숙련 간부 중심 구조로 전환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고 조양호 702억 최고 보수…‘무보수 경영’ 삼성 이재용 0원, 왜?

    고 조양호 702억 최고 보수…‘무보수 경영’ 삼성 이재용 0원, 왜?

    ‘첫 공개’ 구광모 LG회장 보수 32억 올해 상반기 재계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기업인은 지난 4월 별세한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으로 퇴직금을 포함해 700억원을 넘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대기업 총수 가운데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위에 올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보수’ 경영을 이어갔다. 14일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조양호 전 회장은 사후 총 702억원을 받았다. 대한항공, 한진칼, ㈜한진, 진에어 등으로부터 받은 퇴직금이 647억 5000만원에 달했다. 조 전 회장은 1974년 12월 대한항공에 입사해 총 39.5년을 근무했다. 지난 3월 은퇴한 SK그룹의 ‘2인자’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전 이사회 의장은 퇴직금 123억 5800만원을 포함해 총 138억 1400만원을 받았다. 1974년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에 입사했던 김 전 의장은 45년 만에 은퇴했다. 구본준 LG그룹 전 부회장은 그룹이 구광모 회장 체제로 개편하며 올해 3월 퇴임했다. 구 전 부회장은 퇴직금 98억 4200만원을 포함해 121억 400만원을 수령했다. 이처럼 막대한 퇴직금은 임원에 대해서는 일반 직원과 달리 별도의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을 따르기 때문에 가능하다. 각사 모두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에 따라 퇴직 당시 월 평균 보수와 직위별 지급률, 근무 기간을 고려해 퇴직금을 산출·지급했다”고 밝혔다.특히 대한항공은 임원의 퇴직금을 월급의 6배까지 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2015년 3월에 규정을 바꿨다. 이번에 조 전 회장에 대해 그 기준을 적용했다. 주요 대기업 그룹 총수 중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개의 계열사에서 총 79억 3600만원의 보수를 받아 1위를 달렸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GS건설로부터 43억 7800만원 등 총 66억 4500만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상반기에 SK㈜, SK하이닉스 등 계열사로부터 총 40억원을 받았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에서 보수를 받으면서 연봉은 총 60억원으로 2017년보다 40억원 인상된 바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CJ주식회사, CJ제일제당, CJ ENM에서 총 38억 5000만원을 수령했다. 올해 처음 공개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실질 보수는 급여 21억 5200만원, 상여 10억 6000만원 등 총 32억 1200만원을 받았다.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로부터 총 37억 4000만원을 받아 지난해보다 25% 급여가 줄었지만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승진하고 올해 3월에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보수가 올라 상반기에 총 20억원을 수령했다. 신세계 총수 일가는 상반기에 총 71억 54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남편 정재은 명예회장이 각각 19억 6900만원, 정용진 부회장이 17억 1800만원, 정유경 총괄사장이 14억 9800만원씩 수령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보수는 0원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사실상 경영에 복귀했으나 여전히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급여를 한 푼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구자균 LS산전 회장은 22억 7900만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회장은 20억 4200만원,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이 18억 2200만원, 대한상의 회장인 두산인프라코어 박용만 회장은 13억 6100만원을 상반기에 받았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병장 월급 2022년까지 67만원…숙련간부 위주로 병력구조 재편

    병장 월급 2022년까지 67만원…숙련간부 위주로 병력구조 재편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 발표군 전체 병력 50만명으로 감축 계획 병장 월급이 오는 2022년까지 67만 6100원까지 오르고, 2021년까지 병사 단체 실손보험이 도입된다. 상비 병력은 2022년 말까지 50만명으로 감축되면서 전체 병력 구조는 숙련 간부 중심으로 재편된다. 국방부가 14일 발표한 ‘2020∼2024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으로 40만 5700원인 병장 월급은 2020년 54만 900원, 2022년 67만 6100원으로 순차적으로 인상된다. 병사 월급 인상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방 분야 대선 공약사항이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병사 월급을 2017년 기준 최저임금의 30%, 40%, 50% 수준으로 연차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는 또 생산적이고 사회와 단절 없는 군 복무를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관련 예산 30조 2000억원을 이번 중기계획에 반영했다. 여기에는 ‘병사 개인용품 현금 지급액 현실화’, ‘급식 질 향상’, ‘병영 시설 유지 보수’, ‘간부 숙소 개선 및 지원’, ‘학습 교재비·자격증 응시료·대학 원격강좌 수강료 지원’, ‘장병 사역 임무 경감’ 방안 등이 포함됐다. 병사들 사이에서 많은 불만이 제기돼온 군 의료 체계도 대폭 개선된다. 특히 오는 2021년까지 병사 단체 실손보험이 도입되고 민간병원 진료 승인 절차가 간소화된다. 군 병원의 경우 수술집중병원(수도·대전·양주) 외에 나머지 군 병원은 요양·외래·검진 등으로 기능이 조정되고 의료 인력 재배치도 이뤄진다. 내년부터 외상환자 치료를 위한 국군외상센터와 의무후송전용헬기(8대)도 운영된다. 병역자원 감소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병력 구조 전환도 점점 속도를 낸다. 2019년 말 기준 57만 9000명인 상비병력은 2022년 말 기준 50만명으로 줄어든다. 육군은 2개 군단과 4개 사단이 해체되고, 1개 사단이 새로 창설된다. 이에 따라 군은 앞으로 숙련 간부 중심으로 상비병력 구조를 전환해 군을 고효율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국방부는 ‘국방인력구조 설계안’을 통해 병사 38만 1000명·간부(장교·부사관) 19만 8000명인 병력구조가 2024년 말에는 병사 29만 8000명·간부 20만 2000명으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간부 비율은 34%에서 40.4%로 높아진다. 해군 6항공전단은 항공사령부로, 공군 정찰비행전대는 정찰비행단으로, 해병대 항공대대는 항공단으로 확대 개편하는 등 항공 및 정찰 기능도 보강할 계획이다. 군 당국은 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개발해 무기 체계나 병사들의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데 적극 활용키로 하고 관련 예산 23조 3000억 원을 반영했다. 또 첨단무기체계 관련 기초핵심기술 개발에 11조 2000억 원, 우수 중소벤처 기업육성 및 국내 방위산업 수출지원 등에 4700억원, 과학화 훈련장 조성 등에 7조 1000억 등을 반영했다. 국방부는 예비군 훈련과 관련해서도 “2023년까지 202개의 예비군 훈련장을 40개의 과학화 예비군 훈련장으로 통합하고 스마트 예비군 훈련관리체계를 도입하겠다” 고 밝혔다. 이번 국방중기계획에는 지난 5월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 등으로 문제점이 노출된 해상·해안경계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도 다수 반영됐다. 국방부는 육군 전투부대 지휘통제실 및 해안레이더 기지, 각 군 열상감시장비(TOD) 운용반, 해군 조기경보전대, 공군 비행단의 운항관제대대, 해군 전투함정 상황실,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 등에 대한 인력 충원 등을 통해 감시·정찰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군사시설 주변 지역 규제 완화 및 군 유휴시설 철거로 지역사회와 상생을 도모한다는 계획도 이번 국방중기계획에 포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당 보조금까지 빼앗나” 비난에… 탈당계 16일 제출

    민주평화당 탈당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들이 12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당초 이날 내려 했던 탈당계는 오는 16일 제출하기로 급히 계획을 바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달 15일 평화당에 지급하는 정당 국고보조금 액수를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탈당일을 12일로 정했다는 비난이 일자 내린 결정이었다. 정당 국고보조금은 선관위가 정당 의원 수에 따라 액수를 정해 지급한다. 평화당이 분당 전 의석인 16석을 유지한다면 이번 분기에 6억여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반면 무더기 탈당으로 평화당 의석이 4석 수준으로 줄어들면 2억여원밖에 받지 못한다. 졸지에 4억원 정도의 ‘수입’이 날아가는 셈이다. 대안정치 측은 실제로 이런 이유로 당초 탈당일을 12일로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전에 탈당함으로써 잔류파에 심대한 타격을 입히려는 속셈인 것이다. 대안정치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나가는 상황에서 굳이 (평화당에) 국고보조금을 챙겨 줄 필요까지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 직전 열린 대안정치 소속 의원 회의에서 일부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입장이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안정치 소속 의원들이 직접 챙기는 당직자가 아직 평화당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보조금이 줄면 월급이 지급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는 한솥밥을 먹었던 사람들한테 그렇게까지 하는 건 너무 비정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비난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Q. 매달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건강보험료는 내는 것에 비해 얼마나 많은 혜택을 주는 걸까요? A. 2018년 1년간을 기준으로 국민 1인당 월평균 5만 1486원의 보험료를 부담하고, 9만 6632원의 급여 혜택을 받았다. 이는 보험료부담 대비 약 1.8배의 혜택이다. 세대당으로 계산했을 때 월평균 11만 1256원의 보험료 부담에 급여 혜택 20만 8886원으로 이 역시 1.8배의 혜택이었다. 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가입자 보험료 부담과 의료이용을 연계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특히 보험료 하위 20% 세대의 경우, 월평균 보험료로 2만 9667원을 부담했지만 16만 2308원의 급여 혜택을 받아 보험료부담 대비 건강보험 혜택이 무려 5.5배에 달했다.
  • 월 소득 100만원 미만 ‘3층 연금’ 가입 5.5%…막막한 노후대책

    월 소득 100만원 미만 ‘3층 연금’ 가입 5.5%…막막한 노후대책

    450만원 이상 고소득자 46% 가입 여력 퇴직연금 가입률도 월100만 미만은 14% 고소득층일수록 3종 동시 확보 가능성 저소득층 가입 10%도 못 미쳐 ‘양극화’ 국민연금 강화 안하면 소득불평등 가중 3종 가입자 연금수령액 최대 3배 차이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에서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을 포괄한 ‘3층 연금’ 체계를 구축해 노후 소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연금을 먼저 강화하지 않으면 사적연금이 발전하더라도 소득불평등만 가중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 가입이 저조한 저소득층이 3층 연금을 확보할 가능성 자체가 낮기 때문이다. 공적연금 사각지대 해소 방안과 연금개혁안이 담긴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발이 묶인 상태다. 7일 국민연금연구원의 ‘근로자의 소득수준별 퇴직·개인연금 가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고소득층일수록 국민·퇴직·개인연금을 동시에 확보할 가능성이 크지만, 저소득층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100만원 미만 저소득자가 국민·퇴직·사적연금 3종을 모두 탈 수 있는 비율은 5.5%,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 소득자는 8.1%에 불과하다. 월 350만원 소득자마저 10명 중 2명만 3종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반면 월 450만원 이상 고소득자는 절반에 가까운 45.9%가 퇴직연금에 더해 개인연금까지 가입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은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활용해 충분한 노후 소득을 확보할 여지가 있으나 저소득층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국세청 자료를 보면 2017년 기준 연금저축(개인연금) 가입자는 약 250만명으로, 2017년 근로소득 신고자 중 1억원 초과 소득자의 77.7%가 가입한 데 반해 2000만원 이하 소득자의 가입률은 0.4%에 불과했다. 정부는 개인연금 가입 부담을 덜고자 세액공제 혜택을 늘리는 세법 개정안을 최근 확정했지만 저소득층에게는 이런 정책 수혜도 그림의 떡이다. ‘준공적연금’ 성격의 퇴직연금 가입률도 높지 않다. 퇴직연금 가입 대상은 근속기간 1년 이상인 근로자다. 1년 미만 근로자, 단시간 근로자, 일용소득신고자, 특수형태근로자는 대상이 아니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근로자의 퇴직연금 가입 비율은 14.4%, 월 200만원 미만은 25.8%, 월 300만원 미만 39.7%, 월 400만원 미만 54.0%다. 300만~400만원을 받는 월급자여야 그나마 가입 비율이 절반에 이른다. 세 연금 모두 가입하더라도 소득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국민·퇴직·사적연금 모두 25년간 가입했다고 가정할 때 월 450만원 소득자의 예상 연금 총액은 월 155만원가량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저소득층은 세 연금에 가입하더라도(기초연금은 받지 않는다고 가정) 월 100만원 소득자의 예상 연금 수령액은 55만원, 월 150만원 소득자는 67만원, 월 250만원 소득자는 월 96만원에 그쳤다.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간 연금 수령액 차이가 최대 3배에 달했다. 성혜영 부연구위원은 “사적연금 활성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으나 해당 제도가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노후 소득 보장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가족 돌봄은 회생 어렵다… 사회적 돌봄으로 ‘젠더 갈등’ 풀자

    가족 돌봄은 회생 어렵다… 사회적 돌봄으로 ‘젠더 갈등’ 풀자

    한국 사회에 변혁의 바람을 몰고 온 ‘미투’ 운동의 진동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각계각층에서 터져나온 여성들의 목소리는 공고하게 이어져 온 남성 중심적 폭력 문화의 민낯을 들춰냈고, 남성 중심 권력 구조에 균열을 냈다. 불법촬영 규탄 시위, 낙태죄 폐지 등 여성 관련 이슈가 주요 의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성폭력 대책과 성평등 정책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반발과 반격도 거세지고 있다. 일부 사건은 여혐 대 남혐의 대결 구도로 비화됐고, 역차별을 거론하며 페미니즘에 반기를 드는 남성들도 늘어났다. 서울신문 부설 서울젠더연구소는 출범에 맞춰 국내 대표 여성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인 조한혜정(71) 연세대 명예교수에게 ‘지속가능한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에 대해 물었다. 조한 교수는 가깝게는 근대의 근간을 형성해 온 군사주의와 과학기술주의에 대해, 멀게는 긴 인류사를 통해 구축돼 온 가정과 공공 영역 분리에 대해 근원적 성찰을 하지 않으면 미래를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지나치게 비대해진 ‘교환 영역’(시장)과 ‘재분배 영역’(국가)을 축소시키는 한편 장기적으로 공존의 원리인 ‘호혜의 영역’을 사회의 핵심으로 삼고 확장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대담은 지난달 서울젠더연구소장 김균미 대기자가 진행했다.-2018년 미투 운동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현재 상황을 진단한다면. “한국에서는 2005년에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남학생의 진학률을 추월했다. 그런데 아직도 여성을 자신의 소유물이나 노리개처럼 여기면서 폭력적으로 대하는 남성들이 남아 있다. 미투 운동은 ‘더이상 그런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여성들의 단호한 선언이다. 이전의 성폭력 폭로 사건이 피해자를 대변하는 운동이었다면 현재 미투 운동에서는 당사자들이 직접 발언을 하고 나섰다. 이 현상은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의 ‘1·2차 근대’의 개념으로 풀어내면 이해가 쉽다. 1차 근대의 주역은 중세 신분제에서 해방된 남성들이었다. 그들은 산업 역군이자 제국주의 전쟁의 참전자로 1등 시민의 자리에 있었다. 여성들은 그들을 보조하는 현모양처, 가정주부의 자리에 있었다. 2차 근대에 접어들면 남녀 모두가 경제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립가능한 개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여성 운동 차원에서 보면 1차 근대에서 여성은 경제·사회적 자립을 위한 동등한 권리 운동을 펼쳤다. 그런데 2차 근대에 가면 개인의 존엄과 자율적 삶을 존중하자는 운동을 벌인다. 서지현 검사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 김지은씨의 미투는 2차 근대의 대표적 사례다. 자기 삶의 주인이 된 여성들이 작은 폭력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사회원리 자체의 근원적 변화를 요구하게 된 것이다.” -최근 여성들에 대한 남성들의 백래시(반발·반격)가 심각한데 이를 어떻게 보시는지. “1차 근대에서 2차 근대로 넘어서는 과도기 현상이다. 2차 근대에 접어들면 여성들도 온전한 독립이 가능해져서 공사 영역에 걸쳐 자율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반면 직장만 있으면 결혼하고 가장으로서 어깨를 펴고 살 수 있으리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며 성장한 남성들에게는 수난 시대가 시작된다. 현재 한국의 ‘일베화 현상’이나 여혐 대 남혐 구도는 이러한 변화의 와중에 나온 병리적 현상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1차 근대적 여권 운동은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여성의 좌절’과 함께 ‘남성의 좌절’도 다루어낼 수 있어야 한다. 남자와 여자 모두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살되 그간의 발전주의가 파생시킨 문제들을 해결하는 협동적 주체가 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남녀 갈등의 원인 중 하나로 군대 문제가 꼽히는데 교수님께서는 오래전부터 해결 방안으로 사회복무제를 제시하셨다. “한국의 남성 의무복무제는 성차별 체계의 핵심이다. 최근까지 월급 호봉이나 공무원 채용 시험에 가산점을 주는 보상제도가 있었다. 군대를 가지 않은 존재를 따돌리거나 2등 시민으로 취급하는 풍토가 만연해 있었다. 공무원시험 시 군 가산점을 두고 여성과 장애인 대표가 위헌 소송을 내 1999년에 승소했는데, 이 즈음에 병역 제도를 2차 근대적 시점에서 개혁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병사가 총 들고 싸우는 시대도 지났고, 기강을 세우기 힘든 상황에서 군대는 청년 직업훈련소화하고 있다. 냉전 체제는 북한의 개방으로 전혀 다른 지평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년들을 위한 훈련은 이제 재난과 재앙의 시대에 대비하는 것이어야 한다.” -‘젠더’를 둘러싼 논란을 해결하려면 일자리와 결혼, 돌봄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기성 정치인이나 관료, 부모들은 자기 세대의 세계에 갇혀 평생 일자리와 결혼을 전제로 해법을 내려고 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과 혼자서도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 앞서 말했지만 1차 근대는 아내가 돌봄을 맡고 남편이 돈을 벌면서 유지됐다. 2차 근대는 여자가 사회에 나간 반면 남자들이 가정의 돌봄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여자들이 사회에 나가며 만들어진 공백을 메울 것이라 예상했다. 현실은 어떤가. 어릴 때부터 입시 공부와 직장을 얻기 위한 준비만 한 여성은 남성 못지않게 돌봄에 서툴다. 그렇게 성장한 많은 ‘능력 있는’ 여성들은 출산하고 3개월도 지나지 않아 다시 직장에 가고 싶어 한다. 여성들은 남성 못지않게 돈벌이에 몰두하면서 육아를 맡을 사람을 고용하거나 어린이집에 장시간 맡겨 두려 한다. 그렇게 ‘기획된 가족’의 아이들은 장시간 학교와 사교육 시장에 맡겨져 관리·보호된다.” -돌봄의 공백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보인다. “그간 가족에게만 맡겼던 돌봄을 ‘사회적 돌봄’의 개념으로 풀어내는 것이 바로 여성가족부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1차 근대에서 제기된 생산성, 곧 여성 노동과 인권 문제를 다루면서 동시에 2차 근대의 생산성이 핵을 이루는 사회적 돌봄에 바탕을 둔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거시적 기획을 시도했어야 했다. 사회복무제는 그런 2차 근대적 기획의 핵심 사안 중 하나일 것이다. 남녀 모두가 성인이 되는 시점에 갖가지 위기 상황에 민첩하게 대처하고 아이와 약자를 보호하는 주체가 되는 훈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최근 어린이집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사회복무를 하는 청년 남녀가 참여하게 되면 지혜롭게 풀어 갈 수 있다. 스무살 즈음의 모든 국민들이 천재지변에 대비하고 약자를 돕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으면서 사회의 책임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더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가족 단위 돌봄을 회생시키려 하기보다 사회적 관계망 안에서 호혜적 관계를 맺고 다음 세대를 함께 키우는 즐거움을 경험하는 새로운 인프라를 만드는 데 세금을 써야 한다.” -‘토건 국가’에서 ‘돌봄 사회’로의 전환을 강조해 오셨다. “경제학자 낸시 폴브레가 쓴 ‘보이지 않는 가슴’이라는 책이 있다. 시장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잘 굴러간다고 하지만 실은 ‘보이지 않는 가슴’이 있어 가능했음을 보여 주는 책이다. 돌봄은 존재와 존재의 만남, 소통과 이해와 공존의 행위다. 그러나 도구적 합리성이 주도하는 사회에서는 이 영역을 무시해 왔다. 여성들, 특히 1차 근대에서 열렬한 운동을 했던 페미니스트들도 돌봄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가정주부 시대에 어머니들이 강요받은 비지불 노동에 대한 거부감에서 비롯한 것이다. 돌봄 사회에서 말하는 ‘돌봄’은 가족을 넘어선 ‘사회적 돌봄’이다. 사회적 돌봄이 가능한 사회는 결혼을 강요하기보다 동거를 장려하고 의무적 제도가 아닌 실질적 지원을 하는 사회다. 더 나아가 돌봄은 창의의 근원이다. 창의성은 돌봄이 있는 여유로운 환경에서 나온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더 자연스럽고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코리빙 스페이스’(co-living space), 자신이 원하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밤낮없이 연구하는 ‘리빙 랩’(living lab), 이들이 모여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는 ‘창의적 공유지,’ 이런 크고 작은 공동체적 시공간이 돌봄 사회로의 전환을 가능케 하는 기반이다.”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성평등 교육은 중요한데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까. “무엇보다 남자들에 대한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남자들은 소통을 하지 못하는 조직에서 성장하지 않았나. (그 조직에서) 정말 열심히 일을 했고, 사실상 그것밖에 선택지가 없었던 거다. 그런 이들은 나이가 들면 점점 더 귀가 잘 안 들리는 존재가 돼 간다. 여자들이 처음 공적 영역에 들어갈 때 적극적 조치가 필요했듯이 남자들을 돌봄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게 하려면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관리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비폭력 대화 등 훈련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남자아이들 문제도 심각하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부터 제대로 사회화되지 못하고 있다. 존경스러운 남자 모델도 없고, 어머니나 여자 교사와 거리감을 느끼면서 온라인 전쟁 게임에 몰입하거나 남자 패거리 문화에 휩쓸리게 된다. 아버지가 가르쳐 주지 못한 소통과 돌봄의 능력을 키워 줄 수 있어야 한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분법적 구도로 접근하면 역효과만 난다. 각자의 경험을 꺼내 놓고 함께 배워 가는 리빙랩과 같은 분위기에서 시대 변화를 배우고 스스로를 알아 갈 수 있게 도와야 한다. 현재는 소수의 전문가들이 연구할 시간도 없이 분주하게 ‘계몽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성평등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국가의 대대적인 연구와 지원이 필요하다.” -젠더 이슈와 관련한 다양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발족한 서울신문 서울젠더연구소에 기대하는 역할이 있다면. “‘젠더’는 생물학적 성과 구분되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성으로서 남성 중심의 사회가 어떻게 구성돼 왔는지 살펴보자는 의미에서 붙여진 단어다. 남녀로 구성된 사회가 긴 인류사를 통해 왜 이렇게 적대적 사회가 됐는지 거시적 관점을 갖고 지금 이곳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연구하고 해결해 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현재 세계가 돌아가는 현실을 보면 이 작업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 근대의 원리였던 발전주의적 언어를 넘어 근대를 성찰하는 언어로 시대의 문제를 연구하고 풀어낼 것을 기대한다. 페미니즘은 다음 세대가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선언이다. 서울젠더연구소가 남녀와 세대 등으로 나눠진 이들이 같이 모여 의논하고 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면 좋겠다. 특히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2차 근대의 성찰적 페미니즘의 토대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 김균미 젠더연구소장 kmkim@seoul.co.kr정리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여성·문화인류학자 조한혜정 교수는… 연세대 명예교수. 1981~2013년 연세대 사회학과·문화인류학과 교수로 일했다. 1980년대 여성주의 동인 집단 ‘또 하나의 문화’와 함께 여성주의적 공론의 장을 열었고, 1990년대에는 서울시립청소년 직업체험센터인 ‘하자센터’를 설립해 청소년 대안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데 힘썼다. 2000년대부터는 서울시 마을공동체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민관 협력의 다양한 모델을 제시했다. 곳곳의 마을을 돌봄과 소통이 있는 배움터로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다. 저서로 ‘성찰적 근대성과 페미니즘’, ‘학교를 찾는 아이 아이를 찾는 사회’, ‘학교를 거부하는 아이 아이를 거부하는 사회’,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글 읽기와 삶 읽기’, ‘다시, 마을이다’, ‘가족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마을로’, ‘선망국의 시간’ 등이 있다.
  • 열악한 노동환경에 극심한 인력난… 위기의 ‘재패니메이션’

    열악한 노동환경에 극심한 인력난… 위기의 ‘재패니메이션’

    인력난에 작화 품질도 지나치게 떨어져손가락 6개·원근법 무시 등 ‘작화 붕괴’ ‘시간을 달리는 소녀’ 만든 제작사 직원 하루 13시간씩 일하다 출근길에 쓰러져 회사는 “마감 촉박”… 다음날 출근 지시일본 방송사 TBS는 지난해 11월 “당초 예정했던 TV 애니메이션 ‘걸리시 넘버 슈라’의 제작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2017년 4월 제작 추진을 알렸던 이 작품을 1년 6개월여 만에 포기하기로 한 것은 인력난 때문이었다. TBS는 “당초 목표했던 제작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작품의 수준과 일정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고 제작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이 콘텐츠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해 온 ‘재패니메이션’(재팬+애니메이션)이 일본 사회 전반에 불어닥친 ‘일손 부족’ 여파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4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일본동영상협회 집계)는 전년 대비 8% 증가한 2조 1527억엔(약 23조원)으로 사상 처음 2조엔대에 진입하며 5년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6년 250억엔(약 2700억원) 이상의 수입을 기록하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너의 이름은’의 성공을 계기로 신작 추진 발표가 줄줄이 이어졌다. 2008년 31편이었던 일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2017년 84편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가뜩이나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려 온 애니메이션 업계는 한층 더 어려움이 가중됐다. 현장 처리능력을 넘어선 과도한 제작물량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는 ‘2019년 위기설’이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 일본 전체 TV 프로그램 중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 중인 NHK 아침 드라마 ‘나쓰조라’의 제작진조차 애니메이션 인력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니메이션 산업의 초기 개척자를 주인공으로 하다 보니 드라마의 시작과 중간중간에 애니메이션 부분이 나오지만, 이를 담당할 인력조차 확보하기가 힘든 탓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는 외부에 알려진 화려함과는 반대로 가혹한 노동환경으로 악명을 떨쳐 왔다. 이쪽에 발을 들이는 10명 중 9명꼴로 고된 노동을 못 견디고 떠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4월에는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유명한 제작사 매드하우스가 한 직원에게 한 달 동안 393시간(일평균 13시간)의 중노동을 시켜놓고 월급은 겨우 19만엔(약 207만원)만 준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이 직원이 격무에 시달리다 출근길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회사에서는 “마감이 촉박하다”며 다음날 바로 출근할 것을 명령한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직원은 인터넷매체 빅글로브에 “열악한 노동환경이 널리 알려지면서 애니메이션에 대한 열정이 아주 특별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우수 인재들이 게임업계 등을 선택하고 있다”면서 “그렇다 보니 애니메이션 업계는 한정된 인재를 서로 빼내 오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이런 열악한 사정 속에 작화의 질이 지나치게 떨어지거나 장면마다 캐릭터의 형상이 들쭉날쭉인 경우 등을 뜻하는 업계 용어 ‘작화 붕괴’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이를테면 사람의 손가락이 6개로 나온다든지, 얼굴의 눈이 코보다 밑에 그려진다든지, 왼손과 오른손이 바뀐 상태로 그려진다든지, 원근법이 전혀 무시된다든지 하는 날림 작업 사례들이다. ‘드래곤볼’, ‘원피스’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도에이 애니메이션 시미즈 신지 상무는 “애니메이션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작화의 배경 등은 거의 대부분 컴퓨터그래픽으로 처리하는 등 디지털 기술을 통한 생산 효율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에 말했다. 그는 “히트작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인력 부족 사태의 가장 첫 번째 해결책”이라면서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인재가 모여들 것이기 때문”이라며 희망을 피력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신혼·청년의 꿈 삼킨 ‘목동 참사’… 관계자들은 서로 네 탓

    신혼·청년의 꿈 삼킨 ‘목동 참사’… 관계자들은 서로 네 탓

    가족 부양 20대 미얀마인 등 시신 발견 시공사 현대건설 “수문 조작 권한 없어” 구 “함께 운영” 시 “개방 수준 관여 안 해”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 저류배수시설 공사장의 지하 수로에서 실종된 노동자 2명이 1일 수색 21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구조됐다 결국 숨진 1명을 포함해 모두 3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준공 뒤 시설 운영을 맡게 되는 양천구 등은 수문 개방 책임을 서로 미루며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2분과 47분에 배수시설 지하 수로에서 시신 2구가 각각 발견됐다. 양천소방서 관계자는 “구조요원 투입 지역부터 200m 떨어진 지점에서 실종자 2명을 발견했다”며 “발견 당시 의식과 호흡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참사는 현장 노동자에게 상황 변화가 실시간 공유되지 않은 관리 감독 미비가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7월 31일 오전 일상 점검을 위해 지하 40m 깊이의 수로로 내려간 노동자들은 폭우로 자동 수문 2개가 열리며 약 6만t의 빗물이 쏟아지는 바람에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문은 현재 시범운영 중으로 개방 기준이 통상 수준보다 낮게 설정된 상태였다. 공사 현장엔 지하 노동자들이 지상과 소통할 장비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현대건설은 “수문을 열고 닫을 권한이 없으며 작동 비밀번호도 몰랐다”는 입장이다. 양천구는 “(완공 전이라) 시설 운영은 양천구, 서울시, 현대건설이 합동으로 한다”며 “(현대건설에) 수문 조작 권한이 없다는 건 잘못된 말”이라고 반박했다. 공사를 발주한 서울시도 “수문 개방 수준 결정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발을 뺐다. 양천경찰서는 15명 규모의 전담팀을 꾸려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이날까지 현대건설과 협력업체 직원 등 10여명을 참고인으로 소환했다. 경찰은 현장 폐쇄회로(CC)TV와 공사 관련 서류를 확보해 주의 의무 위반, 과실 여부 등을 가릴 방침이다. 이날 발견된 현대건설 직원 안모(30)씨는 지난해 6월 결혼한 신혼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그는 폭우로 수문 개방이 예고된 뒤 수로에 들어간 협력업체 직원 2명과 연락이 되지 않자 이들을 대피시키려고 수로로 내려갔다가 변을 당했다. 안씨보다 조금 일찍 수습된 미얀마 국적 20대 노동자 A씨는 2017년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들어와 일했다. 일곱 남매 중 다섯째인 그는 월급의 대부분을 고향의 가족에게 송금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가족들은 본국에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전날 구조됐으나 끝내 숨진 협력업체 직원 구모(65)씨는 최근 건강 이상으로 일을 쉬다 현장에 복귀한 지 두 달 만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는 잇따라 성명을 내고 현장 노동자들에게 위험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 노동 현실을 규탄했다.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협력업체에 일을 시키며 정보조차 제대로 공유하지 않는 이 현실이 비정규직과 정규직 모두를 죽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균재단 준비위원회는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됐다고는 하지만 죽지 않고 일할 권리는 아직 노동자들에게 보장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문화마당] 여름 수다/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여름 수다/김이설 소설가

    지난 7월 말부터 전국의 초중고교가 여름방학을 시작했다. 선생님들이 미치기 직전에 하는 것이 방학이고, 부모들이 미치기 직전에 하는 게 개학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아이들과 부대끼는 일이란 녹록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니 긴 여름방학 동안 집에만 있을 수 없어 계곡과 바다는 물론이고 수영장, 워터파크 등으로 열심히 떠나야 하는 것이다. 방학이라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휴가를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다. 집집마다 사정이 있으니 꼼짝없이 집에서 방학을 보내기도 할 터인데, 올해 우리 집 사정도 그렇다. 방학 전에 미리 가족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마감할 원고도 쌓여 있어 방학을 하자마자 두 아이들과 소위 ‘방콕’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초등 5학년 둘째의 일기장에 쓸 내용 정도는 만들어 줘야 엄마의 본분을 발휘했다 할 수 있지 않겠나. 할 수 없다. 몇 해 전부터 벼르기만 했던 일을 이번 여름방학에 해보기로 했다. 바로 만화책만 읽는 여름방학. 두어 군데 도서관에서 최대한 많은 만화책을 빌려 왔다. 아이들이 크면 같이 읽으려고 야금야금 모아 왔던 만화책도 꺼내 먼지를 닦았다. 근래 출간된 입소문이 난 만화들도 구입했다. 이렇게 모은 만화책을 거실 한 면에 죽 세워 놓고 아이들과 함께 읽기 시작했다. 매일 만화책만 읽으니 얼마나 평화로운지. 열흘 가까이 읽은 만화책 중에서 둘째가 제일 재미있다고 손꼽은 이윤희 작가의 ‘열세 살의 여름’은 1998년 여름을 배경으로 한 초등 6학년 해원이의 학교생활과 친구생활을 그린 만화다. 막 사춘기로 접어드는 열세 살 여자아이의 마음결이 다정한 그림체와 잘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웹툰 연재작이기도 한 호연 작가의 ‘도자기, 마음을 담은 그릇’은 내 추천작이다. 매 회 도자기 한 점을 소재 삼아 잔잔한 일상의 에피소드와 함께 녹여낸 이야기로 초등 고학년 아이에게 권하기 좋았다. 중2 첫째가 고른 인상 깊은 책은 류승희 작가의 ‘그녀들의 방’. 엄마와 세 딸의 팍팍한 삶에서 각 세대가 겪는 사회적 문제가 담담히 드러났다. 정원 작가의 ‘올해의 미숙’은 ‘미숙아’로 놀림받던 1980년대생 장미숙이 가족과 친구 사이에서 느끼는 갈등과 외로움을 다룬 성장기. 그런가 하면 정재윤 작가의 ‘재윤의 삶’은 어릴 때부터 강요받았던 여성성과 남성성, 월급쟁이 인생, 자신 안의 편견 등 우리가 지금을 살면서 한 번쯤 생각해 봤을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작가만의 독특한 색감으로 말하는 만화였다. 더불어 가족 모두에게 울림이 컸던 책 중 하나는 이종철 작가의 ‘까대기’였다. 우리의 일상에 잠식한 비윤리적인 물류 시스템, 특수고용직과 비정규직, 시급제 알바의 부당한 노동 환경, 인력을 갈아 넣어야만 유지되도록 진화하는 자본주의의 폐해에 대해 여실히 보여 주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까대기는 택배 상하차를 의미하는 속어로, 이 책의 주인공은 아르바이트로 그 일을 6년간 해 왔다. 이 만화를 통해 아이들과 노동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도 됐다. 만화책을 읽을수록 다양한 소재와 다각화된 주제를 다루고 있는 만화가 많다는 것, 그런 값진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많다는 것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졌다. 방학은 20일쯤 남아 있고, 읽어야 할 만화책은 충분하다. 둘째의 일기장에는 언니와 엄마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입에 문 채 만화책을 읽는 여름 한낮의 거실 풍경이 묘사될 것이다. 혹시 올여름 여행 계획이 없는 분들이라면 만화책만 읽는 며칠을 권하고 싶다. 아이에게 좋은 만화를 건네고 싶은 학부모들에게는 앞서 소개한 책을 권하는 바. 덥고 지치는 여름밤, 만화 삼매경에 빠져 보면 열대야 따위는 우습게 이겨 낼 수 있을 거라 믿어 본다.
  • 블랙리스트 가해자 사과·처벌 없어…집단 소송 나서는 피해 예술인

    블랙리스트 가해자 사과·처벌 없어…집단 소송 나서는 피해 예술인

    문체부, 블랙리스트 수사 대상 3명 발령 인사자 명단엔 없어 의도적 감추기 의혹 “수사 결과가 나오면 징계할 예정” 해명 박종관 문화예술위원장 공개 사과에도 예술인 “대리 사과 아닌 가해자 처벌을”“직원들은 징계 대상이었고, 조직은 만신창이가 된 상황이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8일 취임 100일을 맞아 연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당시 안타까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차관으로 문체부를 떠난 뒤 11년 만에 장관으로 돌아왔지만, 분위기가 말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박 장관은 “제일 처음 할 일은 조직을 안정시키는 것이었다. 직원들의 자신감을 회복시키고 일할 분위기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패배의식이나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우리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회복하면 좋겠다는 부탁을 (직원들에게) 하고 소통을 했다. 그 결과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자찬’했다.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과 단체를 검열하고 지원에서 배제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지난해 12월 31일 문체부가 책임 규명 권고안 이행방안 최종 확정안을 발표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도종환 전 장관과 산하기관 원장 6명이 함께 고개를 숙였고, 이행방안을 착실히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7개월이 지난 지금도 블랙리스트 문제는 여전히 잡음을 내는 모양새다. 박 장관이 자찬한 지 1주일 뒤인 지난 15일, 블랙리스트 피해자 연대단체인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가 성명서를 내고 문체부에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지난 1일 문체부 대규모 인사에서 블랙리스트 수사 대상 3명을 산하기관으로 발령했다는 이유였다. 용모 전 런던 한국문화원장은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자료운영부장으로, 김모 전 로스앤젤레스 한국문화원장은 국립한글박물관장으로, 김모 전 러시아 한국문화원장은 해외문화홍보원 해외문화홍보기획관으로 발령 났다. 용 부장은 국립국악원 기획운영단장으로 재직하면서 2015년 박근형 연출가를 문제 삼아 공연 취소를 지시했다. 김 관장은 청와대가 작성한 블랙리스트를 문체부에 전달했던 이다. 김 기획관은 특정 도서에 대한 지원 배제 지시를 이행하고자 부당한 개입을 하기도 했다. 발령을 내고도 인사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문체부가 의도적으로 이들의 이름을 숨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천연대 측은 “이들에 대한 인사 발령이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정배 문체부 문화정책예술실장은 “본인들이 명단 발표를 원하지 않아 명단에서 이름을 뺐을 뿐”이라며 “이번에 문체부가 발령한 이들이 수사 대상이긴 하지만, 조윤선 전 장관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관한 판결이 나지 않아 이들에 관한 수사도 늦어지고 있다. 6개월 넘도록 월급만 받으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어 일을 맡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에 관한 수사 결과가 나오면 여기에 맞는 징계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산하기관장이 과거 블랙리스트에 관련된 일로 사과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개 사과 행사를 열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다시는 자행돼선 안 될 국가 폭력이었다. 예술 현장의 동반자로서 든든한 지원자가 돼야 할 예술위원회가 본분을 다하지 않고 사명마저 저버린 이러한 잘못에 대해 늦게나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당시 사건을 일일이 열거하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2015년 9월 참여 예술가 섭외 과정에서 전진모 연출가를 배제한 일, 10월 ‘팝업씨어터’ 참가작인 김정 연출의 ‘이 아이’ 공연 취소, 예술위원회가 내부 조사를 하고 ‘공연 방해는 없었다’는 조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한 일, 그리고 부당 행위를 세상에 알린 공익제보자인 김진이씨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일도 모두 인정했다. 그러나 피해 예술인들은 이날 “가해를 했던 당사자들의 사과는 전혀 없다”면서 “언제까지 대리인의 사과만 받아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블랙리스트 피해자 집단소송도 준비 중이어서 논란이 또다시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예술인소셜유니온 등이 공동으로 구성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법률 대응 모임’은 지난 6월까지 소송단을 모집하고, 올해 하반기 소송전에 돌입한다.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르거나 기재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피해를 본 문화예술인 및 단체 500여명이 집단소송을 낸다. 문체부가 지난 5월 작성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제도개선 권고 이행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진상조사위가 지난해 5월 확정한 85건의 권고과제 가운데 문체부가 과제를 완료했다고 밝힌 것은 46건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블랙리스트 청산이 제대로 진행되는가 싶지만, 문화예술인들은 ‘가해자 처벌’에 목소리를 높인다. 이두찬 문화연대 시민자치문화센터 운영팀장은 “문체부가 가장 중요한 가해자 처벌을 미루고 있다. 일부는 슬그머니 업무에 복귀하고 있다. 이들에 관한 처벌 없이 블랙리스트 문제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체부가 가해자들의 인사 발령을 숨기고, 기관장이 이들 대신 나서서 사과하는 정도로 블랙리스트 문제를 넘어가기엔 여전히 부족하다는 뜻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신입사관 구해령’ 신세경, 첫 월급 명세서 받고 ‘정색→허탈’

    ‘신입사관 구해령’ 신세경, 첫 월급 명세서 받고 ‘정색→허탈’

    ‘신입사관 구해령’ 신세경이 고대하던 첫 월급날을 맞지만 첫 월급의 기쁨을 만끽하기는커녕 어이가 없다는 듯 정색한다. MBC 수목극 ‘신입사관 구해령’ 측은 30일 ‘첫 월급날’을 맞이한 신세경(구해령)의 모습이 담긴 스틸컷을 공개했다. 예문관 여사로 입궁한 신세경이 본격적인 사관 업무를 시작한 상황. 선배 사관들과의 ‘면신례’와 궁녀들의 ‘쥐부리글려’ 등 혹독한 신고식에 이어 대전과 의금부를 오가며 눈코 뜰 새 없는 일상을 보냈다. 그런 가운데, 첫 월급날 모습이 포착된 것. 신세경과 여사들이 녹봉을 받는다. 그러나 관청인 광흥창에 도착한 신세경이 이예림(오은임), 장유빈(허아란)과 월급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기는커녕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정색하고 있다. 광흥창 관원의 말에 충격에 빠진 세 사람. 남 일인 양 뒷짐 진 채 말하는 관원의 말을 듣고 오늘날의 급여 명세서인 녹패를 맥없이 떨군 채 허탈한 표정을 짓는다. 주저앉아 눈물을 쏟고 있는 이예림과 그녀를 다독이며 결심이 선 눈빛을 뿜어내는 신세경의 모습은 녹록지 않은 여사들의 궁궐 적응기를 암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세 사람의 은밀한 회식 현장이 담겼다. 동기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던 이들은 이내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에 깜짝 놀라며 굳는다. ‘신입사관 구해령’ 측은 “치열했던 신고식을 감내한 여사들이 현대의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손꼽아 기다리던 첫 월급날을 맞이한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울상 지을 예정이다. 조선의 인턴으로서 사회의 쓴맛을 볼 여사들에게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오늘(30일) 오후 8시 55분에 ‘신입사관 구해령’ 1-8회 몰아보기가 방송되고, 내일(31일) 이 시간에 9, 10회가 정상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브라질, 쿠바 의사 2200명 난민 자격 인정

    브라질, 쿠바 의사 2200명 난민 자격 인정

    브라질 정부가 빈곤 지역 의료 서비스 프로그램인 ‘더 많은 의사들’에 참여했다가 귀국하지 않고 브라질에 체류 중인 쿠바 의사들에게 난민 자격을 인정하기로 했다. 브라질 정부가 29일(현지시간)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자국에 체류 중인 쿠바 의사 2200여 명의 난민 신청을 받아들여 합법적인 거주 권리를 인정하게 됐다. 브라질 정부는 쿠바 의사들을 공공의료 서비스인 통합보건시스템(SUS)에 합류시켜 활동하도록 하고 2년 후 이들의 활동 내용 등을 평가해 거주 기간을 연장해주는 방식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국가난민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 4월까지 브라질에 난민 신청을 한 쿠바 의사는 2209명에 이른다. 1년 전인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의 880명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들은 브라질 정부가 빈곤 지역 의료 서비스 확충을 위해 2013년부터 시행한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귀국하지 않고 브라질에 체류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 본업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우버 택시 운전이나 병원 행정 업무, 상업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생활고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스웨덴 등 유럽 의료 선진국의 보건 정책을 본뜬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에 따라 브라질에서 활동한 외국인 의사는 1만 6400여명이며 이 가운데 쿠바 출신이 8300여명이었다. 브라질 정부는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쿠바 의사들에게 월급을 직접 주지 않고 쿠바 정부에 달러로 전달했고, 쿠바 정부는 브라질 파견 의료인력의 신분을 공무원으로 규정해 일정액을 제외하고 월급을 지급했다. 쿠바 의사들이 실제로 받은 월급은 30% 정도로 알려졌다. 쿠바 정부가 의료 인력 파견으로 벌어들인 돈은 연간 11억 달러(약 12조 3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11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쿠바 정부는 의사들의 임금을 착취하고, 가족을 불러들이지도 못하게 하는 등 비인간적인 대우를 하고 있다”며 “이런 노예노동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쿠바 정부는 이에 반발해 모욕적 언사를 참을 수 없다며 자국 의사들을 모두 철수시키고 외교 관계 중단을 경고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쿠바 정권의 부정적 면모를 부각시켜 단교 명분을 쌓으려 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브라질과 쿠바는 1906년 외교 관계를 맺었다. 1964년 브라질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후 단교했다가 1986년 관계를 복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씨줄날줄] 육아 아빠/전경하 논설위원

    올 상반기 민간 부문의 육아휴직자 5명 중 1명은 아빠라는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체 육아휴직자 5만 3494명 가운데 1만 1080명(20.7%)이 남성이다. 교사와 공무원 등 공공 부문의 육아휴직자는 포함되지 않은 숫자니 실제 육아휴직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다. 육아휴직자에게 월 20만원을 주는 제도가 도입된 2001년에 남성 2명 등 전체 육아휴직자가 25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대기업의 복지로 여겨져 왔던 남성의 육아휴직이 중소기업에도 정착되면서 중소기업이 43.3%를 차지한 점도 반갑다. 육아휴직이 늘어난 데는 돈의 힘이 컸다. 2014년 10월 도입된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는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하면 정부가 두 번째 휴직자에게 첫 3개월 동안 매월 최대 250만원을 주는 제도다. 도입 당시 150만원이었는데 5년여 만에 100만원이 늘었다. 육아휴직 첫 3개월을 뺀 9개월 동안의 월급도 지난해 월 50만~100만원에서 올해부터 70만~120만원으로 올랐다. 롯데그룹은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2017년부터 모든 계열사에서 최소 한 달 이상 남성 직원이 육아휴직을 의무 사용하도록 해 육아휴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데 기여했다. 롯데는 남녀 모두 육아휴직 첫달에는 통상임금 100% 지급으로 정부 지원금과의 차액을 보전해 주고 있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롯데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3700여명이다. 육아휴직자가 직장에 복귀했을 때 들은 말 중 가장 억울한 말은 “잘 쉬었냐”일 거다. 육아는 일의 시작과 끝은 물론 업무 범위도 정해져 있지 않은 무한 노동의 세계다. 아이의 행동은 예측불허일 경우가 많고 기저귀 갈기, 목욕 등의 일과가 반복된다. 해서 아이와 집에서 씨름하다 보면 말귀 알아듣는 어른들과 생활하는 직장이 편하다고 생각할 때가 생긴다. 아빠가 육아휴직을 한 경우 말 그대로 아이만 지켜보는 경우도 있다. 아이를 키우려면 빨래, 청소, 음식 장만 등 다른 가사노동이 뒤따라야 하지만 아이를 보는 즐거움에 취해서인지, 다른 가사노동을 할 줄 몰라서인지 아이만 하루 종일 뒤따라다니곤 한다. 이 경우 가사노동은 직장에서 돌아온 엄마 몫이 되지만 이마저도 고마운게 엄마 심정이다. 남편이 육아휴직했다고 아내가 가사노동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듯이 아내가 육아를 전담해도 남편이 가사노동을 해야 하는데 한국 사회는 아직은 그렇지 못하다. 앞으로 육아휴직 끝내고 복귀하는 직장 동료에게 “그동안 힘들었지”라고 첫 인사를 건네 보자. 아이와 뒹굴어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가정만큼 직장도 좋은 곳으로 여겨지게 될 거다. lark3@seoul.co.kr
  • 전광훈 목사, 후원금 어디다 썼나…월급 안주고 임대료 밀려

    전광훈 목사, 후원금 어디다 썼나…월급 안주고 임대료 밀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목사가 직원들에게 두달 넘게 임금을 주지 않고 임대료도 다섯달째 밀린 것으로 확인됐다. 전 목사가 10여차례 행사를 열어 거둬들인 후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기총 관계자들은 이날 전 목사를 횡령과 사기, 공금유용 등의 혐의로 서울 혜화경찰서에 고발하기로 했다. 2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기총 상근직원은 모두 6명으로 올해 6월과 7월 두 달 연속으로 임금을 받지 못했다. 이들 직원 6명의 한 달 치 월급 총액은 1500만∼2000만원으로, 전체 3000∼4000만원의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셈이다. 한기총은 지난 2월 15일 전 목사가 대표회장에 취임한 뒤로 3월부터 내리 다섯달 동안 임대료를 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기총은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5층을 사무실 공간으로 사용하며 월 임대료는 1000만원이다.교계 안팎에서는 전 목사가 한기총 회장이 된 뒤로 10여차례 공식 행사를 주관하며 그때마다 후원금을 거둬들였음에도 직원 월급조차 주지 못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기총은 직원 인건비를 후원금·회비 등으로 조성한 한기총 재정에서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후원금에 따른 재정 수입이 있으면 직원 월급이 지급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기총 임금 체불 배경으로 전 목사의 후원금 횡령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한기총 직원들이 임금을 두 달 연속 받지 못한 상황에서 최근 전 목사가 서울 도심 유명 호텔에서 정치적 성격이 강한 ‘국가원로 비상대책회의’를 열며 참석자들에게 값비싼 호텔 서비스 등을 제공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기총 내부 특별기구인 조사위원회는 전 목사가 취임 5개월간 한기총 주최 행사 10여건을 열며 후원금을 횡령한 의혹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각종 행사 때 후원금 계좌 대부분을 한기총 명의 계좌 대신 전 목사가 총재(대표)로 있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나 전 목사 개인 명의 계좌로 돌려놓고서 후원금을 빼돌렸다는 게 조사위가 내린 결론이다. 앞서 전 목사는 선교은행을 설립하겠다며 신도들에게 기금을 받아 착복한 혐의 등으로 이달 12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지만 전 목사 측은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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