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월급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197
  • 국가공무원 성범죄 비율 10년 새 4배 증가

    국가공무원의 성범죄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인사혁신처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10년간 국가공무원 성범죄 건수 및 비율’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전체 국가공무원의 0.01%였던 성범죄 비율이 지난해 0.04%로 늘었다. 연도별로는 2010년부터 83명→84명→64명→81명→74명→177명→190명→227명→213명→242명으로, 10년간 모두 1435명에 이른다. 최근 5년간(2015~2019년) 성비위 양정별 징계현황을 보면 국가공무원의 성폭력은 467건 발생했다. 하지만 ‘파면’ 처분을 받은 공무원은 89명(19.1%)에 불과하다. 파면은 공무원을 강제 퇴직시킨 뒤 공무원 재임용을 5년간 제한하고 퇴직금을 감액하는 중징계 처분이다. 10명 중 1명은 죄질이 무거운 성폭력을 저질러도 구두 경고 수준인 ‘견책’(49명·10.5%)처분을, 38명(8.1%)은 월급이 깎이는 ‘감봉’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성폭력으로 견책 처분을 받은 사례는 14건, 성매매로는 4건이 있었다. 양 의원은 “국가공무원 성범죄 비율이 매년 증가하는 것은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라면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채용부터 성평등 감수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 청년 정치인 선거비용 5배 차이… 무소속 4600만, 민주당 2억여원

    지난 4·15 총선에 도전했던 청년 정치인들은 소속 정당 유무와 규모 등에 따라 사용한 선거 비용이 5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대 정당의 청년 후보들은 당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비교적 풍부한 자금으로 선거운동을 펼친 반면 군소 정당이나 무소속 청년 정치인들은 최소한의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른 것이다. 또 소속 정당 등에 따라 ‘낙선 후유증’의 크기도 다른 것으로 나타나 청년 정치가 기성 정당 체제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이 12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및 각 후보를 통해 입수한 ‘4·15 총선 정치자금 수입·지출 내역서’를 분석한 결과 서울 동대문을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청년 정치인 장경태(37) 의원은 2억원이 넘는 돈을 선거 기간에 썼다. 후보 등록 기탁금 1500만원과 선거사무소 임차비 등 기본적인 지출 외에도 연설·대담과 선거로고송 인격권료 등에 464만원을 들였다. 전화·이메일·문자메시지 등의 발송에도 3037만원을 썼다. 장 의원은 이와 관련 “당에서 2000만원의 청년후보지원금과 5000만원의 대출제도를 시행했다”며 “제가 총선기획단 위원으로서 제안해 시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도봉갑에서 낙선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김재섭(33) 비상대책위원은 총 1억 8200만원을 지출했다. 반면 서울 동대문갑에 출마했던 무소속 이가현(28) 전 후보는 4597만원이 들었다. 기본적인 지출인 후보 등록 기탁금 1500만원, 선거사무소 보증금 1000만원, 공보물 제작 700만원이 대부분이었다. 그 외 선거사무원·회계책임자·디자이너 등 3명에게 월 75만원씩 지급한 3개월치 월급이 총 675만원, 현수막 제작·설치 85만원, 선거운동복 16만원, 선거벽보 10만원, 낙선 현수막 5만원 등이었다. 이 전 후보는 “다행히 대부분 후원금으로 충당할 수 있었지만, 정치 신인에게는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단독] 억소리 지원금 vs 곡소리 기탁금… 청년 정치, 출발선이 다르다

    [단독] 억소리 지원금 vs 곡소리 기탁금… 청년 정치, 출발선이 다르다

    청년 정치가 진짜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기성 정치의 ‘들러리’로 전락하는 악순환은 선거 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 홀로 감당하기 버거운 선거비용 탓에 평범한 청년들은 정당 지원 없이는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펼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낙선한 청년 후보들을 위한 ‘안전망’도 거대 정당 외에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라 청년 정치는 기성 정치에 쉽게 동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12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의 ‘제21대 총선 주요 정당 선거비용 수입 및 지출 보고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선거지원금 52억 7700만원을 지급했다. 21대 국회에선 원외 정당이 됐지만 총선 당시 제2야당으로 비례대표선거 투표용지에서 첫 번째 칸을 차지했던 민생당은 28억 3900만원을 지원했다. 이어 정의당이 27억 9800만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11억원을 후보자에게 지급했다. 각 정당이 후보자 선거지원금으로만 수십억원을 투입할 수 있는 바탕은 상당 부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하는 국고보조금에 있다. 지난 총선 당시 각 정당의 선거비용 수입 중 국고보조금 비율을 보면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80.0%)이 가장 높았다. 이어 민생당(69.7%),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55.0%), 민주당(46.9%), 통합당(48.9%), 정의당(35.0%)이 뒤를 이었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국고보조금이 큰 정당 후보에게 집중되는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 이미 정치자금 규모만큼 격차가 크게 벌어진 후보들은 선거일 밤 받아 드는 성적표에 따라 부담이 경감 혹은 가중된다. 현행 선거비용 보전 제도는 15% 이상 득표를 하면 선거비용 제한액 내에서 쓴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해 준다. 득표율 10%를 넘기면 절반을 보전받는다. 이에 따라 지지 기반이 있는 거대 양당은 후보자를 낸 대부분 지역구에서 선거비용을 보전받지만, 소수 정당 후보들은 선거비용 보전을 기대하기 힘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벌어진다.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기성세대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지역의 인간관계 폭이 좁으며 큰돈을 들일 여력도 적은 청년 후보에게는 기탁금을 낮춰 주거나 선거비용 보전 기준을 낮추는 방식으로 국가가 재정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래야 정치권도 기득권 틀을 깨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고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맞춰 갈 수 있다”고 제언했다. 선거가 끝난 후에도 청년 정치인 앞에 펼쳐지는 길은 천지 차이다. 금배지를 단 당선자가 4년간 탄탄대로를 걷게 되는 건 당연하지만 낙선자도 소속 정당에 따라서는 제도권 안에서 ‘정치 스펙’을 쌓을 기회를 잡게 된다. 청년 후보 대부분이 당선된 민주당에서는 초선임에도 당내 직책을 맡은 경우가 있다. 환경운동가이자 변호사 출신인 이소영(35) 의원은 원내부대표를, 소방관 출신 오영환(32) 의원은 재해대책특별위원장을 맡았다. 민주당이 ‘청년’과 ‘창업’에 주목하며 영입했으나 총선에 불출마한 조동인(31) 미텔슈탄트 대표는 최근 국무총리실 산하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으로 발탁됐다. 통합당 지역구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병민(38) 전 후보와 김재섭(33) 전 후보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으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지근거리에서 활약하고 있다. 박진호(31) 전 후보는 원내대표실 부실장에 발탁돼 주호영 원내대표를 보좌한다. 재선에 실패한 김수민(34) 전 후보는 당 홍보본부장을 맡아 국민의힘 당명·당색 개정 작업을 이끌었다. 반면 꽂아 줄 낙하산 자리도, 월급을 주는 당직도 없는 소수 정당 청년 낙선자 상당수는 생계를 위한 생활전선에 다시 뛰어들었다. 소속 정당이 없는 이가현(28) 전 후보의 경우는 더욱 기댈 곳이 없다. 이 전 후보는 선거 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폭력예방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생활비를 벌고, 지역에서는 주민자치회 청년활동가로 일하며 어르신들을 만난다. 또 서울 동대문갑의 지역 활동가들과 함께 젠더 감수성 교육, 인권 교육 등을 준비하며 청년·여성 정치의 꿈을 가다듬고 있다. 이 전 후보는 “1500만원이라는 기탁금부터가 나 같은 정치 신인에겐 공중에 폭발해 버리는 헌납금이었다”며 “기득권 양당 정치의 벽을 깨려면 기탁금 하향을 통한 후보 난립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세제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청년 정치인을 위한 선거법 또는 정당의 당헌·당규 개정 등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청년들이 제도적 개선에만 목매지 말고 자기 지역에서 봉사하며 기초의원부터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오 연구원은 “청년 정치인과 청년 정당이 뚜렷한 어젠다를 갖는 동시에 지역 현안과 주민들을 파악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며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주민들을 설득하는 힘을 가질 때 거대 양당에 지친 민심의 흐름이 청년들에게 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단독] 민주당 2억 vs 무소속 4500만… 청년 정치, 출발선부터 달랐다

    [단독] 민주당 2억 vs 무소속 4500만… 청년 정치, 출발선부터 달랐다

    지난 4·15 총선에 도전했던 청년 정치인들은 소속 정당 유무와 규모 등에 따라 사용한 선거 비용이 5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대 정당의 청년 후보들은 당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비교적 풍부한 자금으로 다양한 선거 운동을 펼친 반면 군소 정당이나 무소속 청년 정치인들은 최소한의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렀다. 거대정당 후보, 로고송·문자발송 다채로운 선거운동 서울신문이 12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및 각 후보를 통해 입수한 ‘4·15 총선 정치자금 수입·지출 내역서’를 분석한 결과 서울 동대문을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청년 정치인 장경태(37) 의원은 2억원이 넘는 돈을 선거 기간 동안 썼다. 후보 등록 기탁금 1500만원과 선거사무소 임차비 등 기본적인 지출 외에도 연설·대담과 선거로고송 인격권료 등에 464만원을 들였다. 전화·이메일·문자메시지 등의 발송에도 3037만원을 썼다. 장 의원은 이와 관련 “당에서 2000만원의 청년후보지원금과 5000만원의 대출제도를 시행했다”며 “제가 총선기획단 위원으로서 제안해 시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도봉갑에서 낙선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청년 정치인 김재섭(33) 비상대책위원은 총 1억 8200만원을 지출했다. 서울 동대문갑에 출마했던 무소속 이가현(28) 전 후보는 4597만원을 썼다. 기본적인 지출인 후보 등록 기탁금 1500만원, 선거사무소 보증금 1000만원, 공보물 제작 700만원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 외 선거사무원·회계책임자·디자이너 등 3명에게 월 75만원씩 지급한 3개월치 월급이 총 675만원, 현수막 제작·설치 85만원, 선거운동복 16만원, 선거벽보 10만원, 낙선 현수막 5만원 등이었다. 이 전 후보는 “다행히 대부분 후원금으로 충당할 수 있었지만, 정치 신인에게는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무소속 후보는 1500만원 기탁금이 전체비용 1/3 청년 정치가 진짜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기성 정치의 ‘껴묻거리’로 전락하는 악순환은 선거 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 홀로 감당하기 버거운 선거비용 탓에 평범한 청년들은 정당 지원 없이는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펼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낙선한 청년 후보들을 위한 ‘안전망’도 거대 정당 외에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라 청년 정치는 기성 정치에 쉽게 동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의 ‘제21대 총선 주요 정당 선거비용 수입 및 지출 보고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선거지원금 52억 7700만원을 지급했다. 21대 국회에선 원외정당이 됐지만 총선 당시 제2야당으로 비례대표선거 투표용지에서 첫 번째 칸을 차지했던 민생당은 28억 3900만원을 지원했다. 이어 정의당이 27억 9800만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11억원을 후보자에게 지급했다. 각 정당이 후보자 선거지원금으로만 수십억원을 투입할 수 있는 바탕은 상당 부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하는 국고보조금에 있다. 지난 총선 당시 각 정당의 선거비용 수입 중 국고보조금 비율을 보면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80.0%)이 가장 높았다. 이어 민생당(69.7%),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55.0%), 민주당(46.9%), 통합당(48.9%), 정의당(35.0%)이 뒤를 이었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국고보조금이 큰 정당 후보에게 집중되는 것이다. 선거비용 보전 기준 ‘15%룰’ 탓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 선거 과정에서 이미 정치자금 규모만큼 격차가 크게 벌어진 후보들은 선거일 밤 받아 드는 성적표에 따라 부담이 경감 혹은 가중된다. 현행 선거비용 보전 제도는 15% 이상 득표를 하면 선거비용 제한액 내에서 쓴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해 준다. 득표율 10%를 넘기면 절반을 보전받는다. 이에 따라 지지 기반이 있는 거대 양당은 후보자를 낸 대부분 지역구에서 선거비용을 보전받지만, 소수정당 후보들은 선거비용 보전을 기대하기 힘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벌어진다.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기성세대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지역의 인간관계 폭이 좁으며 큰돈을 들일 여력도 적은 청년 후보에게는 기탁금을 낮춰 주거나 선거비용 보전 기준을 낮추는 방식으로 국가가 재정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래야 정치권도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맞춰 갈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안전망도 거대정당 낙선자만… “청년에 지원 필요” 선거가 끝난 후에도 청년 정치인 앞에 펼쳐지는 길은 천지 차이다. 금배지를 단 당선자가 4년간 탄탄대로를 걷게 되는 건 당연하지만 낙선자도 소속 정당에 따라서는 제도권 안에서 ‘정치 스펙’을 쌓을 기회를 잡게 된다. 청년 후보 대부분이 당선된 민주당에서는 초선임에도 당내 직책을 맡은 경우가 있다. 환경운동가이자 변호사 출신인 이소영(35) 의원은 원내부대표를, 소방관 출신 오영환(32) 의원은 재해대책특별위원장을 맡았다. 통합당 지역구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병민(38), 김재섭(33)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지근거리에서 활약하고 있다. 박진호(31) 전 후보는 원내대표실 부실장에 발탁돼 주호영 원내대표를 보좌한다. 반면 꽂아 줄 낙하산 자리도, 월급을 주는 당직도 없는 소수정당 청년 낙선자 상당수는 생계를 위한 생활전선에 다시 뛰어들었다. 소속 정당이 없는 이가현(28) 전 후보의 경우는 더욱 기댈 곳이 없다. 이 전 후보는 선거 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폭력예방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생활비를 버는 한편 지역 활동가들과 함께 젠더 감수성 교육, 인권 교육 등을 준비하며 청년·여성 정치의 꿈을 가다듬고 있다. 이 전 후보는 “1500만원이라는 기탁금부터가 나 같은 정치 신인에겐 공중에 폭발해 버리는 헌납금이었다”며 “기득권 양당 정치의 벽을 깨려면 기탁금 하향을 통한 후보 난립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세제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청년 정치인을 위한 선거법 또는 정당의 당헌·당규 개정 등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청년들이 제도적 개선에만 목매지 말고 자기 지역에서 봉사하며 기초의원부터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오 연구원은 “청년 정치인과 청년 정당이 뚜렷한 어젠다를 갖는 동시에 지역 현안과 주민들을 파악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 번 고배에도… ‘세대교체’ 꿈꾸는 녹색당·미래당 정치판 세대교체를 호소하며 4·15 총선에 뛰어들었던 녹색당과 미래당은 거대 정당이 만든 ‘꼼수’ 비례위성정당의 등장으로 또 한 번 고배를 마셨지만 보다 젊은 진보정치를 위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녹색당 비례 2번으로 총선에 나섰던 김혜미 청년녹생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비례후보만 낸 정당은 마이크 유세를 할 수 없는 것이나 청년에겐 부담이 되는 높은 기탁금 등은 여전히 소수정당에 불리한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당인 청년녹색당은 최근 한국형 그린뉴딜을 공부하는 세미나를 여는 등 당의 선명성을 드러낼 수 있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연기된 정의당·미래당·진보당 등과의 청년 정치인 간담회도 준비 중이다. 비례 1번으로 출마했던 김소희 미래당 공동대표는 생계를 위해 비정규직 사무보조로 일하면서 미래당 4기 공감학교 ‘찐심원정대’ 준비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미래당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후보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정례적인 전국 화상회의 등을 통해 당 분위기를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청년층은 기성세대와는 문화, 소통방식이 다르다. 자체적으로 운영될 때 리더십과 능력을 키울 수 있다”며 청년 정치를 위한 독립된 조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경기도, ‘렌터카 불법영업’ 콜뛰기 집중 단속

    경기도, ‘렌터카 불법영업’ 콜뛰기 집중 단속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은 렌터카를 이용해 택시처럼 영업을 하는 일명 ‘콜뛰기’ 행위에 대한 집중 수사에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도내 230여 개에 이르는 렌터카 업체 전체를 대상으로 ▲대여용 자동차를 이용한 불법 유상운송 행위 여부▲명의대여 등을 통한 무등록 자동차 대여사업 운영행위 ▲신고된 지역 외에서의 무신고 영업행위 등을 집중 단속한다. 도는 특히 최근 광주, 시흥, 안산, 평택, 화성 동탄 등 도내 일부 지역에서 성행하고 있는 ‘콜뛰기’ 운행 행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야간 시간대 유흥가나 택시 공급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인터넷 카페나 일부 음식점 등을 통해 손쉽게 ‘콜뛰기’ 업체 전화번호가 공유되고 있고, 주민들도 이러한 불법 렌터카를 자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콜뛰기’ 기사들은 정해진 월급 없이 운행 실적에 따라 수입이 달라지기 때문에 과속, 신호 위반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경우가 많아 항상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다 사고가 발생해도 대부분 보험 처리가 되지 않아 피해를 고스란히 이용객들이 감당해야 한다고 도는 밝혔다. 이밖에 기사 고용과정에서 범죄전력 조회 등 신분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용객들이 제2의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이러한 불법행위는 최대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김영수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은 “도민 안전과 공정 운송질서 확립을 위해 시·군, 유관기관과 함께 렌터카 업계 불법행위를 근절해 나갈 것”이라며 “수사를 통해 적발된 업체들에 대해 행정처분, 검찰 송치 등 후속 조치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지난 4월 렌터카 업체와 공모해 23대의 렌터카를 지입 형태로 제공받은 후 관할 관청에 등록 없이 대여사업을 운영해 부당 이득을 챙긴 행위를 적발해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빚투의 늪… 저축은행 마통 이용자 절반이 20대

    빚투의 늪… 저축은행 마통 이용자 절반이 20대

    시중은행보다 이자 부담이 큰 ‘저축은행 마이너스통장’ 고객 2명 가운데 1명은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사이에서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상대적으로 대출받기 쉬운 저축은행의 문을 두드린 것으로 보이는데 자칫 ‘채무의 늪’에 빠질 우려가 있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하는 20대는 1만 4245명으로 전체(2만 4997명)의 57%나 됐다. 또 올 상반기에 저축은행 마이너스통장을 새로 만든 1만 1643명 중 42.8%(4978명)가 20대였다. 지난해 1년 동안 늘어난 20대 신규 이용자가 6313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폭발적 증가세다. 전체 마이너스통장 이용 액수는 299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6.5% 감소했지만 20대(612억원)만 20.0% 늘어나며 ‘역주행’했다. 20대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550만원이었다. 청년층이 돈을 빌려 투자하는 현실은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대의 신용거래융자 총액은 지난 8월 말 기준 3798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말(1624억원)보다 2174억원(133.8%) 늘어난 것이다. 30대(71.6%)와 40대(70.5%)의 신용융자 증가율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 20대 투자자가 보유한 증권계좌도 올 1~8월 246만 5649개 늘었다. 전통적으로 주식 투자를 많이 해 온 30대(244만여개)나 40대(254만여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20대의 빚투 열풍 바탕에는 월급만 모아 부를 쌓는 건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주식을 계층 이동의 사다리로 활용하려는 심리가 깔려 있다. 하지만 고금리 대출을 활용해 리스크(위험도)가 큰 주식에 투자하다 보면 감당할 수 없는 빚이 쌓일 수도 있다. 장 의원은 “자산 격차 확대와 불평등 심화가 청년을 한계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단독] 경찰이 월 3000만원 수입 임대업… 공무원 겸직 관리 허술

    [단독] 경찰이 월 3000만원 수입 임대업… 공무원 겸직 관리 허술

    “공무원 복무규정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질 않습니다. 제도적 개선 방향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21대 국회 국정감사 첫날인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정부의 허술한 ‘투잡 공무원’ 관리 실태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박 의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겸직으로 연간 5000만원 이상 수입을 올린 공무원이 6명이었다. 이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업무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한다면 적절하지 않다”며 “한 번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인사혁신처가 박재호 의원실에 제출한 ‘2019년 부처별 겸직허가 현황’에 따르면, 2019년 공무원 겸직허가 1410건 중에 연간 수입액이 5000만원 이상이 6명, 1000만원 이상은 51명으로 조사됐다. 임대사업자를 겸직하는 공무원은 47명,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는 공무원도 1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개별 사례를 분석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진 장관에게 “일부 공무원들은 겸직허가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개인사업자로 등록하고 월급보다 더 수익을 얻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서울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A씨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부동산 임대업으로 월 수익 3000만원을 올렸다. 법무부 서기관 B씨는 영상의학판독을 하며 1억 3200만원을 벌어들였다. 겸직 신고를 허위로 했을 가능성이 있어 실태조사가 필요해 보이는 사례도 있었다. 고용노동부 직원 C씨는 부동산 임대사업자임에도 수익이 없다고 신고했다. 임대수익으로 월 340만원을 기재하고 연간 수익은 ‘없음’으로 한 인권위 상임위원 D씨도 존재했다. 태양광 사업을 하겠다면서 예상 소득, 신고 소득 등을 들쭉날쭉 신고한 경우도 있었다.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따르면 겸직 허가 기간은 1년이며 종료 1개월 전까지 소속 기관의 장에게 허락을 받아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국세청 직원 E씨는 겸직 기간을 2013년부터 2033년까지,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F씨는 겸직 기간을 사업체 종료 시까지로 신고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사법농단 판사들 죄다 무죄”…허울뿐인 사법개혁 질타

    “사법농단 판사들 죄다 무죄”…허울뿐인 사법개혁 질타

    7일 국회 법제사법위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는 지지부진한 사법개혁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사법농단에 연루된 판사들이 무죄 판결을 받고, 실적 없이 월급만 챙긴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기 3년을 넘어섰지만, 고등법원 부장판사 직위 폐지 등을 제외하고는 사법개혁 성과가 별로 없다”며 소리 높였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도 “전관예우 차단, 법관인사제도 개혁 등 32개 과제 중 시행된 건 단 4개에 불과하다”며 법원의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장의 사법개혁 의지는 확고하고 법원 구성원들도 동참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해서 성과를 내달라는 따끔한 지적으로 이해하겠다”고 답했다. 사법농단 사건 연루 판사들이 연이어 무죄 판결을 받은 데 대한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판결문에 ‘법관의 독립을 침해한 위헌적 행위다’ 이렇게 (판시)돼 있는데 무죄가 나왔다”며 “이런 상황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치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조 처장은 “법관은 양심을 갖고 법률적 판단을 하는 것이어서 다르게 보일 수 있다”고 답했다. 국민 법감정과 판사의 법률적 판단은 다를 수 있다는 취지다.사법농단에 연루된 판사 중 ‘사법연구’로 발령받은 법관 7명이 연구 실적 없이 급여만 받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사법연구로 발령 난 판사들이 연구 실적은 없다고 어젯밤 늦게 연락받았다”며 이들에 대한 급여 자료를 요구했다. 앞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해 3월 사법농단 연루 판사 7명에 대해 “국민들의 사법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사법연구 법관으로 발령을 냈다. 사법연구는 재판 업무 대신 해외나 국내에서 사법 분야의 연구를 맡도록 하는 제도다. 사법행정을 심의·의결하는 위원회에 비법관 참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 처장은 “사법부의 민주적 정당성은 중요한 가치”라면서도 “도를 넘어서 사법부에 대한 간섭이나 지나친 관여가 될 수 있는 부분은 경계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지난 7월 외부 전문가가 다수인 사법행정위원회에 사법행정을 맡기고, 법원행정처는 폐지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법원행정처는 “비법관이 다수인 위원회가 사법행정, 법관인사까지 담당하는 건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대한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단독] 임대업으로 월 3000만원 버는 경찰…‘투잡 공무원’ 천태만상

    [단독] 임대업으로 월 3000만원 버는 경찰…‘투잡 공무원’ 천태만상

    부동산 임대업인데 수입은 없다고 신고월급보다 많은 수익 얻는 공무원도 다수박재호 “공무원 복무규정 시스템 제대로 안 돼”정부의 ‘투잡 공무원’ 실태관리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인사혁신처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실에 제출한 ‘2019년 부처별 겸직허가 현황’에 따르면, 2019년 공무원 겸직허가 1410건 중에 연간 수입액이 5000만원 이상이 6명, 1000만원 이상은 51명으로 조사됐다. 임대사업자를 겸직하는 공무원은 47명,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는 공무원도 1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A씨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월 수익 3000만원이 예상되는 부동산 임대업을 하겠다고 신고했다. 법무부 서기관 B씨는 영상의학판독을 하며 1억 3200만원을 벌겠다고 신고해 허가를 받았다. 겸직허가 절차를 거쳐 법 위반은 아니지만, 기관장들이 월급보다 많은 이익을 취하는 공무원 겸직을 무분별하게 허가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겸직 신고를 허위로 했을 가능성이 존재해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필요해 보이는 사례도 있었다. 고용노동부 직원 C씨는 부동산 임대사업을 하지만 수익이 없다고 신고했다. 태양광사업으로 월 250만원씩 버는 데 연 수익은 850만원이라고 신고한 경찰 공무원 D씨, 임대수익으로 월 340만원을 기재하고 연간 수익은 ‘없음’으로 한 인권위 상임위원 E씨도 존재했다.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따르면, 겸직허가 기간은 최대 1년, 겸직 연장의 경우 종료일 1개월 이전까지 소속 기관의 장에게 허락을 받도록 돼 있다. 하지만 국세청 직원 F씨는 겸직기간을 2013년부터 2033년까지,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G씨는 겸직기간을 사업체 종료 시까지로 신고했다. 박 의원은 “공무원 복무규정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고 있다”면서 “전 부처 실태조사를 통해 국민의 공복인 공무원이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복무규정 시스템을 재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8년 정치농사 후회 없다… 다시 돌아온 사천 땅에서 선물처럼 만난 ‘미생물’

    8년 정치농사 후회 없다… 다시 돌아온 사천 땅에서 선물처럼 만난 ‘미생물’

    “파이프를 위로 올려. 밑의 버튼을 눌러야 매실액이 나온다고.” 강기갑(67) 전 민주노동당 대표의 다급한 목소리가 경남 사천시의 한 농장에 울려 퍼진다. 목소리뿐만 아니라 발걸음도 바쁘다. 추석을 맞아 매실 제품 주문이 몰려 공급을 맞추기 빠듯해서다. 강 전 대표가 애지중지하는 매실이 가득한 이곳은 그가 공들여 가꾸고 있는 농장 ‘강달프의 매실마을’이다. 현직 의원이었을 때 별명이었던 ‘강달프’를 딴 이름이다. 18대 국회가 끝난 지도 8년. 여의도를 떠난 강 전 대표의 얼굴도 다시 농부의 것으로 바뀌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매실과 미생물로 가득하다. 17~18대 국회를 날아다녔던 강달프는 2020년 매실마을을 뛰어다니고 있다. 추석을 앞둔 지난달 29일 사천시 강달프의 매실농장에서 그와 만났다.●머릿속에 매실과 미생물뿐… 농사는 ‘천직’ 강 전 대표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스스로 ‘천직’이라는 농부로 돌아왔으니 그럴 법도 했다. 그가 정치권에 발을 디딘 건 자의가 아니었다. 강 전 대표는 “한밤중에 뒷덜미 잡혀서 정치권에 내던져졌다”고 회상했다. 정치에 투신하기 전 그는 젖소 20마리를 기르며 하루에 우유 1t을 생산하는 규모 있는 농부였다. 농사를 지으며 ‘농촌 총각 장가 보내기 운동’,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부의장’을 맡는 등 농촌운동에도 열을 올렸다. 전농 부의장을 맡은 게 화근이었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당에서 농민 쪽 비례대표 한 사람을 내야 하는데 나밖에 없다고 말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갑작스런 제안인 데다 정치를 하러 서울에 가면 젖소를 돌볼 사람이 없었기에 집안의 반대가 극심했다. 강 전 대표는 “아내가 닷새 동안 드러누웠다. 막내가 돌도 안 됐는데 어딜 가냐고 막아섰다”고 말했다. 그는 “비례대표 6번이면 당선권 밖”이라며 아내를 설득했다. 그러나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크게 선전하며 10석을 얻었다. 예상과 달리 강 전 대표는 아주 여유롭게(?) 국회의원이 됐다. 아내의 걱정대로 정치권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자 생활임금에 맞춰 국회의원에게도 월급을 180만원만 지급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투쟁을 하느라 여의도에서 84일을 단식했다. 어찌나 강하게 투쟁했던지 황인성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강 전 대표를 찾아와 ‘살살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강 전 대표는 “황 전 수석과 동창 사이인데 어느 날 찾아와 노무현 대통령도, 본인도 어쩔 수 없이 (FTA를) 하는 것이니 좀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러는 동안 고향 농장은 엉망이 됐다. 강 전 대표는 “어느 날 아내가 새벽에 전화를 해서 우유가 다 얼어 버렸다고 ‘우리 평범하게 살면 안 되느냐’며 울었다. 속이 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농사와 정치를 병행할 수 없다고 생각한 강 전 대표는 그날로 젖소를 헐값에 다 팔아 버렸다.●귀향 후 뜻밖의 선물 ‘닥터바실러스K3’ 하지만 17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칠 즈음 강 전 대표는 재선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과 주변의 강한 권유도 있었고 사천에서 출마할 후보가 없기도 했다. 강 전 대표는 다시 “사천에서 당선될 리가 없으니 한번 도전만 해 보자”고 가족을 설득했다. 그런데 또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당시 한나라당에서 ‘공천 학살’이 일어나자 박근혜 지지자들이 들고일어났고, 친이(이명박)계 실세이자 당 사무총장으로 사천에 출마한 이방호 후보 낙선 운동이 일어난 것이다. 이에 친박(박근혜) 지지자들이 강 전 대표를 찍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강 전 대표가 옛 사천군 출신이라 몰표가 쏟아진 점도 한몫했다. 그렇게 ‘재선 의원 강기갑’이 기적적으로 탄생했다. 강 전 대표는 “18대 국회에서 정말 별짓을 다했다. 이단옆차기 하다가 발에 피가 나서 본청에서 치료하고, 공중부양하고, 8년이라는 세월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 버렸다”고 현역 의원 시절을 회상했다. 이후 그는 2012년 19대 총선 때 남해군·하동군과 사천시 선거구가 통합되면서 하동 출신의 여상규 후보, 삼천포 출신의 이방호 후보에게 밀려 3위로 낙선했다. 이후 통합진보당이 분당되기 전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으나 중도 사임하고 정계에서 은퇴했다. 정치권을 떠나 돌아온 사천 시골집에는 강 전 대표를 기다리는 선물이 있었다. 17대 국회의원 출마 전인 2004년쯤 집에 있는 토굴에 매실청을 담가 두고 갔는데 잊혀진 세월 동안 그 매실청이 과발효돼 식초가 된 것이다. 강 전 대표는 “10년 전에 담가 놓은 식초를 떠먹어 보니 너무 맛이 좋았다”며 “그래서 우연히 알게 된 미생물 전문가인 이엠생명과학연구원 서범구 원장에게 성분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의뢰 결과는 놀라웠다. 지금껏 학계에 보고된 적 없는 신종 미생물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강 전 대표는 직접 ‘닥터바실러스K3’라는 이름을 붙였다. ‘강기갑’의 영어 이니셜 ‘KKK’에서 착안한 것이다. 그때를 기점으로 강 전 대표는 미생물농법 전도사가 됐다. 그는 “식초라는 산에서 10년 동안 살아남은 미생물은 정말 강력한 것이고 그 말은 위산에서도 살아남는다는 이야기”라며 “국회에 있을 때 별명이 강기갑에서 따온 ‘강한기갑부대’였는데, 이 녀석도 그만큼 강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강 전 대표는 “닥터바실러스K3가 지금 농촌진흥청 은행에 들어가 있는데,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꺼내 쓰고 있다”며 “이걸 가지고 축산 발효시키고 매실 농사도 짓고 있다”고 했다.●“정당만 위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고향으로 복귀한 지 꽤 지난 만큼 농장도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강 전 대표는 “매실나무와 편백나무를 좀 심었는데 2000주가 넘는다”며 “밭도 갈고 있고 가축 미생물 등 여러 가지 농사를 다양하게 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농장 근처에 집도 새로 짓고 있다. 포클레인을 직접 몰아 가며 바위들을 올리고 있다. 강 전 대표는 “집이 오래돼 물이 새고 엉망이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을 짓고 있다”며 기뻐했다. 일각에 알려진 것과 달리 그는 정의당 당원은 아니다. 강 전 대표는 “통합진보당 사태를 누군가는 결과적으로 책임져야한다고 생각했고 준비위원장 등 주요 역할을 맡았으니 책임의 뜻으로 정치권에 참여를 안 했다”며 “그래서 정의당에도 참여를 하지 않은 것인데 이정미 대표까지 내려와서 매실도 따 주고 신경을 써 주니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지난 21대 총선 준비 과정에서 정의당 안전먹거리특별위원장을 맡았던 것도 입당하지 않은 상태에서 했다. 그는 “심상정 대표가 직접 부탁하기에 입당하지 않고도 그런 자리의 위원장을 맡을 수 있는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자문을 해 보고 문제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참여했다”고 밝혔다. 강 전 대표는 그러면서도 당대표 선거 결선이 한창인 정의당에 조언을 건넸다. 그는 “당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하지만, 당만을 위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전 대표는 “어렵고 힘들고 외롭고 서러운 사람들을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면 자연스레 ‘당을 위한 정치’가 된다”면서 “그게 아니라 당이 목적이 돼 정치를 하면 그건 더이상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운 정치가 아니게 된다”고 조언했다. 사천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8년 정치농사 후회 없다… 다시 돌아온 사천 땅에서 선물처럼 만난 ‘미생물’

    8년 정치농사 후회 없다… 다시 돌아온 사천 땅에서 선물처럼 만난 ‘미생물’

    “파이프를 위로 올려. 밑의 버튼을 눌러야 매실액이 나온다고.” 강기갑(67) 전 민주노동당 대표의 다급한 목소리가 경남 사천시의 한 농장에 울려 퍼진다. 목소리뿐만 아니라 발걸음도 바쁘다. 추석을 맞아 매실 제품 주문이 몰려 공급을 맞추기 빠듯해서다. 강 전 대표가 애지중지하는 매실이 가득한 이곳은 그가 공들여 가꾸고 있는 농장 ‘강달프의 매실마을’이다. 현직 의원이었을 때 별명이었던 ‘강달프’를 딴 이름이다. 18대 국회가 끝난 지도 8년. 여의도를 떠난 강 전 대표의 얼굴도 다시 농부의 것으로 바뀌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매실과 미생물로 가득하다. 17~18대 국회를 날아다녔던 강달프는 2020년 매실마을을 뛰어다니고 있다. 추석을 앞둔 지난달 29일 사천시 강달프의 매실농장에서 그와 만났다.●머릿속에 매실과 미생물뿐… 농사는 ‘천직’ 강 전 대표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스스로 ‘천직’이라는 농부로 돌아왔으니 그럴 법도 했다. 그가 정치권에 발을 디딘 건 자의가 아니었다. 강 전 대표는 “한밤중에 뒷덜미 잡혀서 정치권에 내던져졌다”고 회상했다. 정치에 투신하기 전 그는 젖소 20마리를 기르며 하루에 우유 1t을 생산하는 규모 있는 농부였다. 농사를 지으며 ‘농촌 총각 장가 보내기 운동’,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부의장’을 맡는 등 농촌운동에도 열을 올렸다. 전농 부의장을 맡은 게 화근이었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당에서 농민 쪽 비례대표 한 사람을 내야 하는데 나밖에 없다고 말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갑작스런 제안인 데다 정치를 하러 서울에 가면 젖소를 돌볼 사람이 없었기에 집안의 반대가 극심했다. 강 전 대표는 “아내가 닷새 동안 드러누웠다. 막내가 돌도 안 됐는데 어딜 가냐고 막아섰다”고 말했다. 그는 “비례대표 6번이면 당선권 밖”이라며 아내를 설득했다. 그러나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크게 선전하며 10석을 얻었다. 예상과 달리 강 전 대표는 아주 여유롭게(?) 국회의원이 됐다.아내의 걱정대로 정치권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자 생활임금에 맞춰 국회의원에게도 월급을 180만원만 지급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투쟁을 하느라 여의도에서 84일을 단식했다. 어찌나 강하게 투쟁했던지 황인성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강 전 대표를 찾아와 ‘살살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강 전 대표는 “황 전 수석과 동창 사이인데 어느 날 찾아와 노무현 대통령도, 본인도 어쩔 수 없이 (FTA를) 하는 것이니 좀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러는 동안 고향 농장은 엉망이 됐다. 강 전 대표는 “어느 날 아내가 새벽에 전화를 해서 우유가 다 얼어 버렸다고 ‘우리 평범하게 살면 안 되느냐’며 울었다. 속이 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농사와 정치를 병행할 수 없다고 생각한 강 전 대표는 그날로 젖소를 헐값에 다 팔아 버렸다.●귀향 후 뜻밖의 선물 ‘닥터바실러스K3’ 하지만 17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칠 즈음 강 전 대표는 재선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과 주변의 강한 권유도 있었고 사천에서 출마할 후보가 없기도 했다. 강 전 대표는 다시 “사천에서 당선될 리가 없으니 한번 도전만 해 보자”고 가족을 설득했다. 그런데 또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당시 한나라당에서 ‘공천 학살’이 일어나자 박근혜 지지자들이 들고일어났고, 친이(이명박)계 실세이자 당 사무총장으로 사천에 출마한 이방호 후보 낙선 운동이 일어난 것이다. 이에 친박(박근혜) 지지자들이 강 전 대표를 찍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강 전 대표가 옛 사천군 출신이라 몰표가 쏟아진 점도 한몫했다. 그렇게 ‘재선 의원 강기갑’이 기적적으로 탄생했다. 강 전 대표는 “18대 국회에서 정말 별짓을 다했다. 이단옆차기 하다가 발에 피가 나서 본청에서 치료하고, 공중부양하고, 8년이라는 세월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 버렸다”고 현역 의원 시절을 회상했다. 이후 그는 2012년 19대 총선 때 남해군·하동군과 사천시 선거구가 통합되면서 하동 출신의 여상규 후보, 삼천포 출신의 이방호 후보에게 밀려 3위로 낙선했다. 이후 통합진보당이 분당되기 전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으나 중도 사임하고 정계에서 은퇴했다. 정치권을 떠나 돌아온 사천 시골집에는 강 전 대표를 기다리는 선물이 있었다. 17대 국회의원 출마 전인 2004년쯤 집에 있는 토굴에 매실청을 담가 두고 갔는데 잊혀진 세월 동안 그 매실청이 과발효돼 식초가 된 것이다. 강 전 대표는 “10년 전에 담가 놓은 식초를 떠먹어 보니 너무 맛이 좋았다”며 “그래서 우연히 알게 된 미생물 전문가인 이엠생명과학연구원 서범구 원장에게 성분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의뢰 결과는 놀라웠다. 지금껏 학계에 보고된 적 없는 신종 미생물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강 전 대표는 직접 ‘닥터바실러스K3’라는 이름을 붙였다. ‘강기갑’의 영어 이니셜 ‘KKK’에서 착안한 것이다. 그때를 기점으로 강 전 대표는 미생물농법 전도사가 됐다. 그는 “식초라는 산에서 10년 동안 살아남은 미생물은 정말 강력한 것이고 그 말은 위산에서도 살아남는다는 이야기”라며 “국회에 있을 때 별명이 강기갑에서 따온 ‘강한기갑부대’였는데, 이 녀석도 그만큼 강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강 전 대표는 “닥터바실러스K3가 지금 농촌진흥청 은행에 들어가 있는데,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꺼내 쓰고 있다”며 “이걸 가지고 축산 발효시키고 매실 농사도 짓고 있다”고 했다.●“정당만 위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고향으로 복귀한 지 꽤 지난 만큼 농장도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강 전 대표는 “매실나무와 편백나무를 좀 심었는데 2000주가 넘는다”며 “밭도 갈고 있고 가축 미생물 등 여러 가지 농사를 다양하게 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농장 근처에 집도 새로 짓고 있다. 포클레인을 직접 몰아 가며 바위들을 올리고 있다. 강 전 대표는 “집이 오래돼 물이 새고 엉망이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을 짓고 있다”며 기뻐했다. 일각에 알려진 것과 달리 그는 정의당 당원은 아니다. 강 전 대표는 “통합진보당 사태를 누군가는 결과적으로 책임져야한다고 생각했고 준비위원장 등 주요 역할을 맡았으니 책임의 뜻으로 정치권에 참여를 안 했다”며 “그래서 정의당에도 참여를 하지 않은 것인데 이정미 대표까지 내려와서 매실도 따 주고 신경을 써 주니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지난 21대 총선 준비 과정에서 정의당 안전먹거리특별위원장을 맡았던 것도 입당하지 않은 상태에서 했다. 그는 “심상정 대표가 직접 부탁하기에 입당하지 않고도 그런 자리의 위원장을 맡을 수 있는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자문을 해 보고 문제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참여했다”고 밝혔다. 강 전 대표는 그러면서도 당대표 선거 결선이 한창인 정의당에 조언을 건넸다. 그는 “당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하지만, 당만을 위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전 대표는 “어렵고 힘들고 외롭고 서러운 사람들을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면 자연스레 ‘당을 위한 정치’가 된다”면서 “그게 아니라 당이 목적이 돼 정치를 하면 그건 더이상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운 정치가 아니게 된다”고 조언했다. 사천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단독] 대한산악연맹 부정 채용 의혹…“면접 점수 조작해 합격”

    [단독] 대한산악연맹 부정 채용 의혹…“면접 점수 조작해 합격”

    대한산악연맹이 지난해 채용 과정에서 평소 친분이 있던 사람을 합격시키기 위해서 면접 전형 점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예지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6일 대한체육회로부터 제출받은 ‘대한산악연맹 국제업무 전문인력 선발 면접전형 심사채점표’에 따르면 다른 심사위원들이 매긴 점수대로라면 J씨는 채용에서 차점자로 탈락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J씨는 대한산악연맹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해 올라온 채용공고에 따르면 해당 직종은 국제연맹과의 교류, 스포츠클라이밍 국제업무 등을 담당하면서 월급여 270여만원을 받는 2년 계약직 자리였다. 4년제 대학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로 토익 성적 775점 이상인 자가 최소 요건이었고 KSOC 외교사업 이수자, 국민체육진흥공단 인재양성사업 이수자, 국제종합경기대회 메달리스트, 국가대표, 전국체전 입상자 등 선수 출신, 산악부, 등산학교 졸업생, 체육학 전공자, 컴퓨터 활용 우수자 등은 우대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4월 16일 열린 면접 전형은 당초 5명의 서류전형 합격자가 대상자였으나 이 가운데 2명은 면접 당일 전형에 응시하지 않았고, 3명이서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었다. 채점표는 지원동기(만점 30점), 체육분야 지식 및 경력(만점 30점), 영어 능력(만점 40점)으로 이뤄져 있고 세 분야 점수를 합산해 표기하도록 돼 있었다. K사무처장은 J씨에게 합계 최고 점수(85점)를 주고 L씨에게는 20점 적은 65점을 줬지만 나머지 채용 담당 심사위원 2명은 또 다른 지원자인 L씨에게 각각 최고 점수(88점)를 주고 J씨에게는 차점(80점, 77점)을 준 것으로 나온다. 세 면접관의 점수를 합해 J씨는 242점, L씨는 241점을 받게 돼 J씨는 L씨를 1점차로 앞서게 됐다. 여기까지만 보면 면접관 네 사람 중 사무처장의 판단만이 달랐다고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채용 당락을 좌우할 수 있었던 영어 면접관 D씨가 최초에 L씨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다가 K사무처장의 지시로 두 사람의 영어 점수를 동일한 35점으로 수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이러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네 면접관의 합계 점수에서 J씨의 1점 차 우위가 유지되면서 사무처장의 의지가 관철됐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당시 영어 면접관 D씨는 “(해당 의혹은) 사실이고 사무처장은 점수 수정을 요청한 게 아니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K 사무처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근거 없는 비방에 불과하다”면서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고 아웃도어 업체에서 일한 경력도 있을 정도로 합격할 만한 실력이 충분한 적격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직 직원 A씨는 “직원 J씨가 산악연맹에 후원한 적 있는 업체에서 오래 일한 경력이 있고 이때 생긴 친분으로 인해 특혜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예지 의원은 “대한산악연맹에 대해 회계, 행정, 인사 등 전방위적 감사가 필요하다. 횡령, 배임, 유용 등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즉각 수사 의뢰해야 한다”며 “대한체육회가 단체 관리에 소홀하고 시스템 전반을 개선하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 자료 요청에도 버티기로 일관하는 경기단체들의 보조금을 삭감하고, 경기 단체들이 체육회 임직원과 유착 관계가 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단독] “눈먼 돈 물어와야 살아남아요”… PB, 그렇게 ‘펀드팔이’가 됐다

    [단독] “눈먼 돈 물어와야 살아남아요”… PB, 그렇게 ‘펀드팔이’가 됐다

    “고위험 상품을 많이 팔아 지점장이 된 상사가 늘 강조하는 말이 있었어요. ‘금융상품은 생물이다. 상하기 전에 빨리 팔아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국내 한 시중은행에서 7년간 프라이빗뱅커(PB)로 일했던 김시영(57·가명)씨는 지점장 A씨의 음성이 여전히 귓가에 맴돈다. A씨는 “PB는 독사가 돼야 한다”고도 했다. 회사가 팔라고 요구하는 상품이 고령 고객에게 꼭 필요한지 고민하면 “프로답지 못하다”는 질책이 떨어졌다. 은행의 기준대로라면 김 전 PB는 독사도, 프로도 되지 못했다. 그렇다고 상했는지 모를 ‘생선’(상품)을 고객에게 권할 순 없었다. 판매 속도전에 보폭을 맞추지 못한 그에게 조직은 ‘저성과자’ 꼬리표를 붙였다. 인사철 승진 명단에서는 번번이 이름이 빠졌다. 결국 PB직을 벗어던진 뒤 4년쯤 버티다가 지난해 퇴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김 전 PB가 2019~2020년 한국 금융계를 강타한 사모펀드 사태를 피해 갈 수 있었던 건 저성과자였기 때문이다. 김 전 PB는 지난달 9일 서울신문과의 심층 인터뷰에서 “노인 고객이 주요 피해자인 사모펀드 사태는 우리나라 은행들의 판매 구조상 한 번쯤 터질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서울신문은 김 전 PB를 비롯한 복수의 전현직 PB, 은행 본점 상품 판매 담당자, 금융당국 관계자, 학계 전문가 등 30여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와 고령 피해자가 녹취해 둔 사모펀드 판매 PB들의 발언 등을 토대로 잘못된 판매 관행을 분석했다. 비극의 이면에는 크게 세 가지 원인이 숨어 있었다. ▲중점상품제도와 영업 압박 ▲교육받지 않는 PB ▲부실 상품을 솎아 내지 못한 내부위원회 등이다.●돈 되는 상품에만 혈안 된 금융사 은행과 금융투자회사가 직원을 경쟁으로 내모는 방법은 간단하다. 본사 사업부에서 판매할 상품을 찍어 준 뒤 많이 팔면 승진과 연봉 산정 때 활용되는 ‘핵심성과지표’(KPI) 점수를 잘 주면 된다. 문제의 사모펀드들은 각 금융사가 ‘중점상품’, ‘추천상품’으로 뽑았던 상품이었다. 짧은 만기 덕에 회전율(만기 이후 다른 상품에 가입하는 주기)이 빨라 ‘선취 수수료’(투자자의 수익 여부와 무관하게 원금에서 미리 떼는 수수료) 장사를 하기 쉬운 펀드들이었다. 특정 상품 판매 실적에 치중하다 보니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분산투자의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김 전 PB는 “중점상품을 팔면 다른 상품을 팔았을 때보다 KPI 점수를 1.5배 더 받는다”며 “과거 일했던 지점에서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손실이 쌓이는데도 직원들이 가점을 받기 위해 계속 팔았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신문이 입수한 시중은행들의 지난해 KPI 항목별 배점을 보면 고객 수익률이나 소비자 보호를 잘했을 때 받는 점수가 낮았다. 예컨대 우리은행은 위험조정영업수익에 280점, 비이자이익에 100점을 배점했지만 고객 수익률은 20점, 금융소비자 보호는 50점(감점 요인)이 만점이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 이후 소비자 보호 부문을 강화하는 쪽으로 KPI 배점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일부 은행은 전국 PB들의 판매 실적에 매주 순위를 매겨 전 직원이 보는 내부 게시판이나 영업본부별 PB 카톡방에 올려 압박한다. PB들은 펀드 환매 중단 사고 이후 피해 고객에게 “윗선의 압박 탓에 무리를 했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옵티머스 펀드를 판 NH투자증권의 한 PB는 피해 고객과의 통화에서 “위(본사)에서 (인기 상품인) 옵티머스 펀드를 또 가져올 수 있는데 못 팔면 바보라는 식으로 취급했다”고 털어놨다. 본사로부터 토끼몰이식 실적 압박을 받은 PB들은 오래 거래해 온 ‘집토끼’인 노인 고객에게 손을 뻗는다. 퇴직한 65세 이상 고령자는 직장 생활을 하는 젊은 자산가에 비해 영업점 등에서 대면할 기회가 많아 신뢰를 쌓기 쉽다. 김 전 PB는 “PB들이 노인들의 집사 역할을 해 준다. 자식보다 더 친한 PB도 있다. 자녀의 중매 주선 같은 공식 서비스 외에 세무 신고를 돕고, 가끔 운전기사 역할도 한다. 어떤 고객은 ‘백화점에서 억울한 일을 겪었다’며 와서 해결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노인 고객의 마음이 움직이면 자녀에게 재산 관리를 맡기듯 꼼꼼히 따지지 않게 된다고 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직장에서 고위직까지 했던 사람이 은퇴하고 나면 상실감이 크다. 조금만 추켜세워 주면 빨리 설득된다. 이런 심리를 금융사가 파고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 공부할 시간 없는 PB들 사모펀드 투자자 중에는 “PB들도 절반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본사 설명만 믿고 진짜 좋은 상품인 줄 알고 팔았다는 얘기다. 신한 PWM센터에서 라임CI펀드 등을 산 이모(71)씨는 “PB가 환매 중단 이후 ‘썩은 사과를 팔았다’며 미안해했다”면서 “PB도 월급쟁이라 경영진의 소모품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PB들도 “수백 개씩 되는 상품을 다 이해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큰 손실이 난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펀드(DLS·DLF) 등은 수익 구조가 복잡해 설명을 들어도 이해하기 어렵다. 시중은행의 차장급 직원은 “보통 회사에서 중점상품을 내려보낼 땐 상품 구조 등을 홍보 포인트 위주로 요점 정리해 준다”며 “PB들은 이 내용을 외워 고객들에게 설명하는데, 사고 뒤 보면 본인이 설명한 내용과 달라 당황스러운 일이 많다”고 전했다. 문제의 뿌리는 PB들이 적절한 직무교육을 받지 못하는 데 있다. 한 시중은행장은 “최근 일선 지점의 인력이 줄어 교육 시간을 빼기가 쉽지 않다. 예전에는 같이 업무를 하는 직원이 2~3명씩 있었지만 지금은 한 명이 빠지면 업무 공백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털어놨다. ‘사기 펀드’였던 옵티머스 펀드를 4327억원어치나 판 NH투자증권은 PB 대상 상품설명회를 서울·대전·광주에서 딱 3번, 각 1시간씩 한 게 고작이었다.●은행·금투사 고장난 내부 거름장치 은행·금투사들은 본점 내부 여러 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외부 자산운용사의 사모펀드 중 어떤 걸 팔지 정한다. ‘소비자보호부→상품위원회→준법감시본부→상임감사위원회’ 순으로 상품을 검토한 뒤 모두 통과되면 영업점에서 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영업 담당 간부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크면 상대적으로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등한시된다는 점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를 살펴보면 사고를 막을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영업 임원 등이 이를 무시해 막지 못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금융지주 회장 등 최고위직들도 실적이 줄면 본인 입지가 흔들리니 영업 임원에게 힘을 실어 준다는 주장이다. 외국계인 SC제일은행은 라임·옵티머스 펀드 등 최근 환매 중단된 상품을 팔지 않았다. 이 은행의 김재은 투자전력상품부 이사는 “문제의 운용사들은 생긴 지 얼마 안 돼 기록이 쌓여 있지 않았고 특정 상품만 특화시킨 곳이라 위험성이 높아 검증에서 떨어졌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과장급 직원은 “몇 해 전 본사가 밀어붙인 고위험 상품을 두고 차장급 실무자가 ‘리스크(위험도)가 커 팔면 안 된다’고 건의한 일이 있었다”면서 “회사가 묵살하니 사내 연수 강사로 와서 영업점 직원들에게 ‘팔지 말라’고까지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부의 경고만 들었고 이 상품을 산 고객은 큰 손실을 봤다. 김 전 PB는 “우리나라 PB는 고객을 위한 자산관리사라기보다는 은행의 영업사원”이라며 “이 구조가 바뀌어야 사모펀드의 악몽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유대근·홍인기·나상현·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집중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1인 비즈니스 지원 플랫폼, 기업형 서비스 진출

    1인 비즈니스 지원 플랫폼, 기업형 서비스 진출

    마플샵, 크몽, 클원… 기업 서비스 시작개인에서 기업으로… ‘긱 경제’ 확산 중 1인 비즈니스 지원 플랫폼들이 서비스 영역을 기업 분야로 넓히고 있다. 프리랜서와 기업 간 협업이 늘며 ‘긱 경제’가 본격 궤도에 오르는 모습이다. 긱 경제란 기업이 필요할 때 고용하는 산업 형태를 말한다. 주급, 월급을 지급하는 대신 근로자가 번 소득을 현금으로 바로 지급하는 등 고용 형태와 관계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경제 체제다.지난 3월 크리에이터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 ‘마플샵’을 론칭하고 반년만에 누적 매출액 10억원을 달성한 마플코퍼레이션은 최근 기업형 서비스 ‘마플샵 플러스’ 운영을 시작했다. 디자인 만으로 온라인에서 상품을 만들어 판매가 가능한 플랫폼인 마플샵에는 유튜버, 일러스트레이터 입점이 이어져왔다. 마플샵이 개인 크리에이터들의 샵을 열어줬다면, 마플샵 플러스는 기업 전용관을 생성하는 플랫폼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기업이 바로 반영할 수 있도록 브랜드 상품 론칭에 소요되는 상품 개발, 생산 공장 및 품질 관리, 재고 관리, 온라인 플랫폼 운영 서비스를 마플샵 플러스가 제공한다.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 ‘크몽’은 지난해부터 기업 거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퍼스널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던 초창기 크몽에선 모닝콜을 해주거나, 노래를 불러주는 등의 개인 간 거래가 이뤄졌었다. 기업의 프리랜서 아웃소싱에 대응하는 비즈니스 서비스로 전환한 이후 크몽은 현재 이 분야 대표 기업이 됐다. 특히 크몽이 새롭게 집중하는 ‘크몽 엔터프라이즈’는 기업이나 정부기관, 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아웃소싱을 관리해주는 기업전담 서비스이다. 크몽은 B2B(기업 대 기업) 아웃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단기채용서비스를 새롭게 론칭할 계획이다. 국내 대표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인 ‘클래스101’은 기업 내 직원 복지를 위한 기업간거래 전용 구독상품인 ‘클래스101 비즈니스’를 10월 중 새롭게 시작한다고 2일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가 증가하고 대면 활동이 축소되면서 기존에 사내에서 진행하던 오프라인 강의 및 교육, 사내 동호회 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현재 가오픈 중인 클래스101 비즈니스는 미술, 운동, 공예, 드로잉 등 취미개발에 특화된 500개 이상 크리에이티브 클래스 중 선택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상품(월 5만원), 여기에 경제·인문·사회·예술·과학 등 지식 교양 콘텐츠 ‘리브레’까지 들을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리브레 상품(월 5만 5000원) 중 선택할 수 있다. 준비물 키트가 필요한 경우엔 별도 구매해야 한다. 수강기간 동안 직원별 진도율, 만족도 등을 데이터화 한 월말 리포트를 인사담당자에게 제공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벤틀리 등 고급 수입차 타는데 건보료 면제 ‘수두룩’

    벤틀리 등 고급 수입차 타는데 건보료 면제 ‘수두룩’

    ‘피부양자’ 이유로 건보료 면제받은 자동차 보유자 63만명318명은 1억원 넘는 차 보유…총 5억원대 차량 보유자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로부터 생계부양을 받아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는 피부양자 중 일부가 롤스로이스나 벤틀리 등 수억원대의 수입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는 자동차를 11대나 보유한 사람도 있었다.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 자동차를 보유한 피부양자는 63만 7489명이다. 이들은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여서 보험료를 내지 않고 있지만, 만약 지역가입자였다면 보험료를 내야 한다. 지역가입자는 사용연수가 9년 미만인 승용차 중 배기량이 1600cc를 초과하거나 배기량이 1600cc 이하라도 차량 평가액이 4000만원 이상인 차에 대해서는 보험료가 산정된다. 피부양자 소유 자동차 중 차량 평가액이 1억원을 넘는 자동차는 318대에 달했다. 이 중 롤스로이스와 벤츠, 벤틀리 등 총 3대의 차량을 보유해 평가액이 5억원을 넘는 피부양자도 있었고, 자동차를 11대 보유하고 있는 이도 있었다. 이처럼 상당한 재산을 보유한 사람이 건보료를 내지 않는 피부양자로 남을 수 있는 이유는 건강보험제도가 피부양자의 소득과 재산을 산정할 때 ‘전월세’와 ‘자동차’는 재산 산정에서 제외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피부양자의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막기 위해 재작년부터 형제·자매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피부양자가 될 수 없도록 했고, 금융소득과 연금소득, 근로소득 등 연간 합산소득이 3400만원이 넘거나 재산이 과표 5억 4000만원이 넘는 경우에는 피부양자에서 탈락시켰다. 그러나 전·월세와 함께 고가의 수입차를 비롯한 자동차 보유에 대해서는 보험료 산정을 위한 재산 평가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보험료 공평 부과 원칙에 어긋나는 사례가 나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직장가입자는 직장에서 받는 ‘보수’(월급)에 대해 기본적으로 건보료를 내고, 주택임대소득 등 ‘보수 외 소득’이 연 3400만원을 넘으면 추가로 보험료를 내고 있으며, 지역가입자도 모든 소득을 합산해 종합소득을 계산하고, 종합소득 등급에 따라 보험료를 내고 있다. 최혜영 의원은 “월 100만원만 벌어도 매달 꼬박꼬박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는데, 수억원짜리 자동차를 가졌는데도 피부양자라는 이유로 보험료를 한 푼도 안 내는 것은 건강보험부과체계의 공평성을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가 지적된 지 오래됐지만, 아직도 개선이 안 됐다”면서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월급 받고 12일 만에 ‘텅장 신세’

    월급 받고 12일 만에 ‘텅장 신세’

    직장인 10명 중 6명은 월급을 모두 써버리는 ‘월급고개’, 이른바 ‘텅장’(통장이 텅 비는) 신세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29일 직장인 11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장인 61%가 ‘월급고개를 겪는다’고 응답했다. ●직장인 61% ‘월급 고개’ 겪어 특히 월급을 받은 후 다 쓰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12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설문조사 결과인 16일보다 무려 4일이나 앞당겨진 수치다. 이에 대해 직장인의 61.1%는 월급고개가 앞당겨진 원인으로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를 꼽았다. ‘월급텅장’이 되는 이유는 월급이 적어서(64.7%·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보험, 월세, 공과금 등 고정비용이 높아서(34.3%), 대출이자 등 빚이 많아서(27.5%), 가족 부양비를 책임져야 해서(19.5%), 식비, 음주 등 외식 비용이 많아서(16.2%), 계획 없이 지출해서(15.6%) 등 순이었다. ●“154만원 더 받아야 ‘텅장’ 면해” 또 월급고개를 겪는다고 응답한 이들 중 68.2%는 코로나19 사태로 실제 경제적인 부담이 늘었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마스크 구매 등 지출 증가(58.3%·복수응답)였다. 이어 응답자들은 무급휴가로 인한 월급 감소(36.8%), 초과근무 등 수당 감소(21.7%), 아이 돌봄 비용 증가(12.1%) 등을 꼽았다. 한편 월급고개를 겪는 직장인들은 현재 받고 있는 월급보다 평균 154만원은 더 받아야 월급고개를 면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베트남, 2~3년 뒤 세계 최고 노트북PC 생산국 부상”

    전 세계 노트북 컴퓨터 10대 가운데 9대를 생산하는 중국이 머지 않아 ‘노트북 최대 제조대국’ 지위를 베트남에 내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인건비가 크게 오른 데다가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줄이고자 주요 업체들이 동남아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어서다. 28일 중국 신랑차이징은 대만 정보공업책진회 산하 산업정보연구소(MIC) 보고서를 인용해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세계 주요 노트북PC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들이 일부 생산라인을 중국에서 동남아 국가로 이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3년이면 동남아 지역의 생산 비중이 50%에 달해 노트북PC 제조 허브가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바뀔 것이라고 MIC는 내다봤다. 주요 노트북 제조업체인 대만 콤팔은 베트남에 공장을 지어 노트북PC를 조립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세계 3위 노트북 기업인 콴타컴퓨터도 태국에 생산 기지를 건설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11월 중국 장쑤성 쑤저우의 노트북PC 공장을 폐쇄했다. 베트남 이전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현재 중국은 노트북PC 제조 산업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생산된 노트북PC 1억 6000만대 가운데 90% 이상을 중국이 만들었다. 하지만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 저가의 노동력을 무기로 중국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베트남 노동자의 평균 월급은 중국의 절반이 되지 않는다. 여기에 미중 갈등이 장기화됨에 따라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고율 관세가 사라지지 않자 PC 업체들이 무역전쟁에서 자유로운 지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경제 규모가 성장하면서 과거 선진국들이 그랬듯 제조에서 연구개발로 활동 축을 옮기는 것도 이같은 추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일부 중국 언론은 “전 세계 주요 메이커들이 중국의 풍부한 제조 인프라를 버리고 생산지를 바꿀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동남아 이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박원순 고소한 김재련 “사망한 사람 사생활 해체하지 말자”

    박원순 고소한 김재련 “사망한 사람 사생활 해체하지 말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을 터뜨리며 피해자의 법률 대리인으로 고소·고발을 맡은 김재련 변호사가 “사망한 사람의 사생활을 함부로 해체하지 말자”고 주장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종상태로 알려졌다가 북한 군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밝혀진 해수부 소속 공무원 사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적었다. 김재련 변호사는 “4개월전 이혼한 사람은 총 맞아 죽어도, 월급 가압류된 사람은 총 맞아 죽어도, 사채 쓴 사람은 총맞아 죽어도, 빚 많은 사람은 총 맞아 죽어도, 월북한 사람은 총맞아 죽어도 되나요”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사건의 핵심은 ‘무장하지 않은 사람, 바다에서 표류하는 사람을 총으로 사살했다’는 것으로 빚, 이혼, 가압류… 이런 것들로 사망한 사람의 사생활을 함부로 해체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죽은 이의 사생활에 대한 (말들이) 너무 불편하고 또 불편하다”며 “‘생명존중’은 어디에”라며 개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민 도우미, 싱가포르 재벌 父子가 씌운 누명 4년 만에 벗어

    이민 도우미, 싱가포르 재벌 父子가 씌운 누명 4년 만에 벗어

    인도네시아계 가사도우미 파르티 리야니는 2007년 600싱가포르달러(약 51만원)의 월급을 받기로 하고 싱가포르 재벌 리우 문 렁의 집에 취업했다. 당시는 아들 칼을 비롯해 여러 식구가 함께 살고 있었다. 2016년 3월 칼이 결혼해 다른 곳으로 이사하게 됐다. 리야니에게 칼의 새 집을 청소하라는 임무가 주어졌고, 그녀는 열심히 일했다. 몇 달 뒤 해고 통보를, 그 뒤에는 경찰에 자신이 고발된 사실을 알게 됐다. 칼의 집에서 명품 핸드백, DVD 플레이어가 사라졌는데 그녀가 훔친 것이란 누명이 씌어졌다. 그렇게 4년의 법정 다툼이 이어졌다. 지난해 1심 재판부는 그녀의 유죄를 인정하며 징역 2년 2개월형을 선고했는데 이달 초 항소심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아 누명을 벗었다. 그녀는 최근 취재진에게 통역을 통해 “마침내 자유를 얻어 매우 기쁘다. 4년을 싸워왔다”고 털어놓았다고 영국 BBC가 23일 전했다. 1심 유죄 판결이 내려졌던 것이나 항소심이 지연되는 등 이 나라에서 사법 정의에 접근하는 데 심각한 불평등이 존재함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방송은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고 했다. 찬 셍 온 판사는 리우 가족이 “부적절한 동기”를 갖고 그녀를 고발했을 뿐만아니라 경찰, 검찰, 심지어 원심 재판부까지 사건을 잘못 다뤘다고 신랄하게 지적했다. 나아가 불법적인 근로 지시를 고발하겠다고 하자 리우 가족이 앙심을 품고 경찰에 고발했다고 의심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리야니가 훔쳤다고 주장하는 품목들이 고장 났거나 부서진 것들이어서 훔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DVD 플레이어도 가족들이 고장 났다고 던져버린 것이었다. 이어 칼 진술의 신빙성도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는 2002년 영국에서 사온 분홍색 칼을 리야니가 훔쳤다고 주장했는데 이 제품은 2002년 이전에 영국에서 생산되지도 않은 제품이었다. 자신이 소유한 여자 옷을 훔쳤다고 했는데 왜 여자 옷을 갖고 있었느냐고 묻자 답을 못했다가 자신이 복장 도착 취향이 있다고 털어놓는 등 횡설수설했다. 경찰은 고발장을 접수한 뒤 한 번도 현장을 돌아보지 않았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어만 쓰는 그녀에게 말레이시아 말레이어 통역을 붙여줬다. 칼이 해고한다고 말했을 때 그녀는 “이유를 알겠어요. 내가 화장실 청소를 거절해 화가 난 거죠”라고 대꾸했다. 리우 가족은 그녀에게 2시간 만에 소지품을 다 몇 개의 상자에 싸서 건네면 인도네시아 귀국 배에 실어 보내주겠다고 했다. 빠듯한 시간 짐을 싸면서 그녀는 칼의 집을 청소하라고 불법적인 지시를 내린 것이 부당하니 당국에 신고하겠다고 칼에게 얘기했다. 리야니는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다. 그러나 리우 가족은 리야니의 짐 상자를 부치지 않고, 뒤져 도둑맞은 짐을 찾아냈다. 이들 부자는 10월 30일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던 리야니는 5주 뒤 다시 취직하려고 싱가포르에 입국했고, 곧바로 체포됐다. 이민자 보호소에 머무르며 그들의 재정적 도움을 받아 형사고발에 대응했다. 부자가 고발한 절도품 목록은 의류와 고급시계, 명품 핸드백, DVD 플레이어 등 모두 115개나 됐다. 가짓수는 엄청 많은데 3만 4000싱가포르달러(약 2899만원) 어치라고 했다. 재판 도중 그녀는 원래 자기 것인 것도 있고, 가족이 버린 것을 주운 것도 있으며, 짐 쌀 때 자신이 집어넣지 않은 것도 섞여 있다고 항변했다. 이 사건은 싱가포르 사회에 큰 공분을 일으켰다. 리우 회장은 결국 여러 회사의 회장 자리를 물러나야 했다. 고등법원 패소 이후 그의 성명은 이렇다. ‘고등법원의 판결과 싱가포르의 사법체계에 대한 믿음을 존중한다. 난 정녕 잘못된 행동이 있었다고 의심했다. 그런 문제를 경찰에 고발하는 일은 시민으로서 의무다.” 칼은 지금까지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아버지가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은 만큼 이제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리야니는 이제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취재진에게 “고용주들을 용서한다. 바라건대 다른 일꾼들에게 똑같은 짓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伊, 의원수 3분의1 감축… ‘코로나 무능’ 정치권을 심판하다

    이탈리아 반체제·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이 주도한 의원 정수 줄이기가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더욱 커진 상황과 맞물려 정치 혐오에 편승한 주장이 마침내 국민 동의를 얻게 됐다. BBC 등은 20~21일(현지시간) 실시한 이탈리아 국민투표 결과 찬성 69.6%, 반대 30.4%로 의원 수 감축 개헌안이 사실상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개헌안은 상·하원 의원 수를 36% 줄이게 돼 상원은 315명에서 200명으로, 하원은 630명에서 400명으로 각각 조정된다. 감축된 의원 정수는 2023년에 시작하는 의회부터 적용된다. 의원 정수 문제는 중도 좌파 정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오성운동이 정치 개혁 차원에서 2018년 총선 전부터 공약한 사안이다. 특히 이 정당은 자국 의원 수가 지나치게 많고, 하는 일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을 받는다며 국민정서를 자극해 왔다. 실제 이탈리아 국회의원의 월급은 1만 유로(약 1370만원)로 영국보다도 50% 이상 높은 수준이고, 국민 10만명당 국회의원 수는 1.56명으로 한국(0.58명)에 비해 3배 가까이 많다. 오성운동은 의원 정수를 줄이면 10년 동안 10억 유로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감축안은 지난해 상·하원을 통과했지만 일부 현직 의원이 헌법재판소에 이의를 제기해 결국 국민투표까지 치러지게 됐다. 이탈리아에서는 1983년 이후 7차례나 의원 수 감축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개정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는 있지만 대표성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등의 학계 논리는 의원 정수 감축을 반대하는 배경이 됐다. 이번 국민투표 결과는 최근 코로나19 사태에서 무능함을 보인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짙다. 뉴스위크는 “정치인들이 갖는 특권과 이를 위한 비용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더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결코 낮지 않았던 53.7%의 최종 투표율은 심판에 나선 민심을 보여 주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전가의 보도’처럼 제기되던 의원 정수 감축이 마침내 현실이 됐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당장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선거구 조정 과정은 향후 또 다른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의원 수 감축으로 10년간 10억 유로를 아낄 수 있다는 오성운동의 ‘계산’이 너무 단편적인 접근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앞으로 소수 정당이 설 자리가 더욱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더불어 이탈리아 정치의 후진성과 민생 위기가 맞물려 포퓰리즘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캐서린 드 브리스 밀라노 보코니대 정치학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에 “포퓰리즘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유럽 전반에 반체제 정서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