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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제약 채용 성차별 피해자 “군필 남성 우대, 시대착오적”

    동아제약 채용 성차별 피해자 “군필 남성 우대, 시대착오적”

    1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공동행동)은 15일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동아제약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측에 공식 사과를 요청했다. 채용 면접에서 성차별을 당한 피해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여성들이 현실에서 겪는 차별과 불평등은 쾌·불쾌의 영역이 아니다”라며 “특정 성별 지원자에게만 유리한 주제를 질문하지 않아야 하고 답변 기회를 더 주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동아제약은 이 문제가 구조적 성차별이 아닌 인사팀장 개인이 매뉴얼을 벗어난 것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군필 남성을 우대하는 시대착오적 인사제도를 검토했다는 대목에서 허탈한 심정을 느낀다”며 고용노동부가 이번 채용 성차별 사건에 대해 즉각 특별근로감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피해자는 최근 온라인에 지난해 11월 동아제약 신입사원 채용 면접에서 성차별을 당한 여성 지원자라고 밝히고 “여자라서 군대에 가지 않았으니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동의하냐”는 질문을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동아제약은 해당 글에 댓글로 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게재하고 “면접관 중 한 명이 지원자에게 당사 면접 매뉴얼을 벗어나 지원자를 불쾌하게 만든 질문”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인사팀장을 보직 해임하면서 정직 3개월 처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미지 도용’ 논란 ‘놀면 뭐하니?’ 공식 사과

    ‘이미지 도용’ 논란 ‘놀면 뭐하니?’ 공식 사과

    지난 13일 방송에서 이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은 MBC 예능 ‘놀면 뭐하니?’ 제작진이 사과했다.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14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84회차 방송에 사용된 자료 중 특정 그림의 출처 표기를 정확히 진행하지 못했다”면서 “방송 직후 상황을 인지하고 원작자인 윤선영 작가님에게 연락을 취하는 중이며 닿는 즉시 정중히 사과드리고 저작권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방송 분에서는 진행자 유재석이 주식 관련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 ‘월급쟁이 후회의 삼각지대’라는 이미지가 ‘루리웹’이라는 출처를 달고 사용됐다. 그러나 원작자인 윤직원(본명 윤선영) 작가는 “상업적 목적으로 제 이미지를 사용하였고 출처 표기도 잘못한 상황”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MBC의 사과 이후 윤 작가는 추가 글을 통해 “제작진이 정중하게 사과를 해주셨으며 후속 절차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페미니스트면 남직원과 어울릴 수 있나” 성차별 면접 여전합니다 [이슈픽]

    “페미니스트면 남직원과 어울릴 수 있나” 성차별 면접 여전합니다 [이슈픽]

    “군대 안 갔는데 월급 적은 것 어떤가”동아제약 채용 질문 논란…면접관 징계SNS서 성차별 면접 경험담 쏟아져“여자에게만 ‘야근할 수 있겠나’ 물어”“여자인데 기가 세 보인다” 질문도 “여자라서 군대에 가지 않았는데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을 것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동아제약의 성차별적 채용 면접을 계기로 기업들의 채용 관행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채용 과정에서 성차별적 질문을 하지 않는 게 기본인데, 현실적으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동아제약 채용에 응시했다고 밝힌 A씨는 면접관으로부터 “여자라 군대에 가지 않았는데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군대에 갈 생각이 있느냐” 등 성차별적 질문을 받았다고 최근 폭로했다. 논란은 동아제약이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네고왕’과 함께 생리대 할인 이벤트를 하면서 제기됐다. A씨는 해당 영상에 성차별 면접 사실을 댓글로 공개했고, 동아제약은 사실 확인 후 최호진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올렸다. 여성 소비자들은 여성 구직자를 차별한 기업이 만든 생리대를 이용할 수 없다며 불매운동을 벌였다. 지난 9일 동아제약은 인사위원회를 열고 문제의 면접관인 인사팀장에게 보직 해임과 정직 3개월 징계를 내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성차별 면접 경험담이 쏟아지고 있다. 13일 취업준비생 이모(27)씨는 “다른 남성 지원자들에게는 업무 관련 질문을 해놓고 여성인 나에게만 ‘체력이 약할 것 같은데 야근을 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했다”며 “모든 지원자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면 모를까 여성인 나에게만 물어봐 차별로 느꼈다”고 밝혔다. SNS에는 ‘페미니스트면 남자 직원과 잘 어울릴 수 있나’, ‘여자인데 기가 세 보인다는 말을 들은 적 없나’ 등의 질문을 받았다는 경험담이 올라오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2019년 배포한 ‘성평등 채용 안내서’를 보면 기업이 면접 과정에서 성별을 이유로 질문을 달리하지 않아야 하고, 군대 경험처럼 특정 성별에만 유리하거나 불리한 주제에 대해 토론 또는 질문이 부적절하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돼 채용상 성차별을 처벌할 법적 근거도 마련됐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성차별 관행이 만연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사 면접서 페미니즘 사상검증” 폭로도 성차별적 면접 질문에 이어 페미니즘 관련 사상 검증을 당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지난 12일 게임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이라는 B씨는 게임업계 대표 업체 ‘3N’(넥슨·엔씨·넷마블) 중 한 곳의 면접에서 “당신이 결정권자라면 SNS에서 페미니스트라고 이슈가 된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을 게임에서 지우겠나 안 지우겠나”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게임업계에서는 게임 개발에 참여하는 여성 성우나 일러스트레이터 등이 여성권 관련 지지 목소리를 내면 일부 남성 이용자들이 해당 여성과 작업물을 배제하라고 요구하는 일이 잦은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이후 N사에 메일을 보내 사과와 함께 면접에서 사상 검증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요구했다. 이후 회신 메일에서 N사 측은 “사상 검증 질문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게 해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채용 과정을 전면 재점검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꼬박꼬박 월급 준 내가 바보” …아르헨 자영업자의 후회

    “꼬박꼬박 월급 준 내가 바보” …아르헨 자영업자의 후회

    종업원을 가족처럼 챙긴 한 아르헨티나 카페사장의 눈물이 현지 언론에 소개됐다. 그는 "내가 어리석었다"고 배신감의 눈물을 흘리며 허탈해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영화관 테마카페 '엘카피탄'을 운영하는 사장 노르베르토 로이소의 이야기다. 2019년 테마카페를 연 그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면서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필수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전 영역에 올스톱 결정을 내리면서다. 당시 카페에서 근무하던 종업원 20명은 졸지에 일을 하지 못하게 됐다. 사장의 종업원 챙기기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로이소 사장은 한 푼도 카페 매출이 없었지만 20명 종업원에게 꼬박꼬박 월급을 지급했다. 그나마 강제 영업중단 결정을 내린 아르헨티나 정부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책으로 종업원 월급 50%를 지원한 게 그에겐 큰 도움이 됐지만 나머지 50%는 사비를 털어야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중단은 하염없이 길어졌다. 길어야 1~2달이면 끝날 줄 알았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아르헨티나는 전 세계에서 가장 긴 전면적 봉쇄를 이어갔다. 아르헨티나에서 카페의 영업이 재개된 건 7개월 만인 지난해 9월부터였다. 하지만 로이소 사장의 카페는 이때 문을 열지 못했다. 영화관을 겸하고 있는 테마카페라는 이유로 영화관 규정이 적용된 때문이다. 그래도 로이소 사장은 계속해서 20명 종업원의 월급을 챙겨줬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온 로이소 사장에게 드디어 반가운 소식이 전해진 건 해를 넘긴 올해 2월이다. 11개월 만에 영업중단이 풀리면서 그의 테마카페도 마침내 다시 문을 열 수 있게 됐다. 사장은 잔뜩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종업원 20명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출근하세요"라고 알렸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의 일이다. 하지만 이날 그는 일생일대의 배신감을 느꼈다. 20명 종업원 중 출근을 하겠다고 한 사람은 겨우 6명, 나머지는 "출근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알고 보니 이들 14명은 이미 다른 곳에 취업해 일을 하고 있었다. 사장에게 알리지 않고 슬쩍 다른 곳에 취업해 지난 1년간 이중으로 월급을 챙긴 셈이다. 로이소 사장은 자신의 사연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고 배신감을 토로했다. 사연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그에겐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최근 방송인터뷰에서 로이소 사장은 "(20명 모두) 일하기 시작한 지 2~3개월밖에 안 된 종업원이지만 가족처럼 생각하고 1년간 사비를 털어 월급을 줬지만 돌아온 건 배신이었다"고 허탈해 했다. 그는 "상황이 상황인 만큼 채용광고를 내면 구직자는 줄을 서겠지만 내가 입은 마음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것 같다"면서 "내가 어리석었다, 내가 바보였다"고 했다. 종업원들을 사기 혐의로 고발할 생각은 없는가 라는 질문에 그는 "그들을 괴롭힐 생각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인터넷엔 로이소 사장을 격려하는 위로의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사진=방송에 출연해 인터뷰 중인 로이소 사장 (출처=라나시온)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불매운동 번진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논란’

    불매운동 번진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논란’

    동아제약 채용 면접에서 성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자가 회사 측에 진정성 있는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여성 소비자들은 생리대를 팔면서 여성 채용에 불이익을 준 기업이라며 이 회사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나섰다. A씨는 10일 블로그를 통해 “면접 질문이 성차별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질문이 아니라 성차별 질문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유튜브 댓글로 사과문을 올린 것이 잘못된 대처였음을 인정하라”면서 동아제약 채용 홈페이지에 보름 이상 사과문을 게재할 것을 촉구했다. A씨는 지난 6일 지난해 11월 동아제약 채용에 응시했다가 면접관으로부터 “여자라 군대에 가지 않았는데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군대에 갈 생각이 있느냐”는 성차별적 질문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성차별 면접 논란은 동아제약이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네고왕’과 함께 생리대 할인 이벤트를 벌이면서 제기됐다. A씨는 해당 영상에 성차별 면접 사실을 댓글로 공개했고 동아제약은 사실 확인 후 최호진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군필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규정에 대한 생각을 묻는 공통 질문이었고 여성 지원자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1차적으로 공식 사과한 만큼 추가적인 사과문 공개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동아제약은 지난 9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문제의 면접관인 인사팀장에 대해 보직 해임과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여성 소비자들은 여성 구직자를 차별한 기업이 만든 생리대를 이용할 수 없다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동아제약의 대표 상품과 대체할 수 있는 상품 목록까지 공유되고 있다. 동아제약은 임원 17명 가운데 여성이 2명뿐이고 채용과 임금에서 남성을 우대했다는 지적에 대해 “제약회사 특성상 영업과 생산직군에서 남성이 많이 채용된 것은 사실이나 인사상 성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金파·金란’ 밥상물가 무서운데 에너지·공공요금마저 심상찮다

    ‘金파·金란’ 밥상물가 무서운데 에너지·공공요금마저 심상찮다

    두바이유 오르자 휘발유값 15주째 상승‘서민연료’ LPG도 작년 중순부터 오름세연료비 연동제 따라 전기요금 상승 압박 국내선 이어 국제선 유류할증료 새달 부과들썩이는 물가에 정부 “인플레이션 우려”원자재와 곡물 가격 급등으로 ‘밥상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기름값 등 에너지와 공공요금마저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값은 전주보다 9.7원 오른 ℓ당 1483.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15주 연속 상승했다. 국내로 수입되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지난 9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6.40달러인데, 지난해 11월 말 대비 40% 이상 오른 것이다. 부과되는 세금이 적어 ‘서민 연료’로 불리는 액화석유가스(LPG) 가격도 지난해 중순부터 상승세를 이어 오고 있다. 국내 LPG 가스 수입사인 E1과 SK가스는 이달 국내 LPG 공급가격을 ㎏당 88원 인상했다. E1이 이달 발표한 국내 LPG 공급가격은 가정·상업용 프로판이 ㎏당 1006.8원, 산업용 프로판 ㎏당 1013.4원, 부탄 ㎏당 1398.96원 등이다. 석유공사의 유가정보서비스인 오피넷을 보면 국내 LPG 충전소 평균 판매가격은 일반 프로판 기준 지난해 5월 ㎏당 895.7원에서 지난달 1120.47원으로 뛰었다. LPG는 가정 난방용이나 식당 등 영세업종, 택시 연료 등에 많이 쓰인다. 국내 LPG 공급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가 통보한 국제 LPG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과 유통 비용을 반영해 매월 결정되는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국제유가가 가격을 끌어올렸다. 도시가스와 전기요금 등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이달 상업용(업무난방비, 냉난방공조용, 산업용, 수송용)과 도시가스 발전용(열병합용, 연료전지용 등) 도매요금은 원료비 연동제를 반영해 2월보다 메가줄(MJ)당 1.0545원 올랐다. 주택용과 일반용은 동결됐다. 지난겨울 동아시아 전역에 몰아친 기록적인 한파로 도시가스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가 소비량 급증과 함께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되면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도 커졌다. 연료비 연동제는 LNG, 석탄, 유류 등 연료비 변동분을 3개월 단위로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도 유가 상승에 따라 오르는 추세다. 저유가로 지난해 5월부터 부과되지 않았던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9개월 만인 지난 2월 다시 부과됐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의 평균 가격이 갤런(3.78ℓ)당 1달러 20센트 이상일 때 부과된다. 2~3월엔 1단계가 적용돼 편도 기준 1100원이 부과됐고, 다음달에는 2단계인 2200원으로 오른다. 지난해 4월부터 이달까지 부과되지 않았던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다음달에는 부과될 전망이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갤런당 평균 가격이 1달러 50센트 이상일 때 부과된다. 이처럼 물가가 들썩일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9일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코로나19) 감염병으로 급격히 위축됐던 경제활동이 재개됨에 따라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웹젠도 “2000만원 더” 정상수순? 출혈 경쟁?

    웹젠도 “2000만원 더” 정상수순? 출혈 경쟁?

    게임 업계가 직원 연봉을 줄줄이 인상하자 중소 게임사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연봉을 올려 줄 만한 금전적 여유는 없는데 업계의 ‘연봉 인상 도미노’ 행렬에 끼지 못하면 유능한 인재를 타사에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게임사들이 규모와 상관없이 너도나도 연봉 인상을 선언하며 ‘출혈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넥슨·엔씨·넷마블 빅3 등 줄줄이 동참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 게임사인 ‘웹젠’은 임직원 연봉을 1인당 평균 2000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달 1일 넥슨이 임직원 연봉을 800만원씩 일괄 인상하고 개발자 초봉을 5000만원으로 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펼쳐진 게임·정보기술(IT) 업계의 연봉 인상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넥슨과 함께 국내 게임사 ‘빅3’로 불리는 넷마블과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스마일게이트도 최근 임직원 연봉을 800만원씩 일괄 인상했다.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을 앞세워 연매출을 1조원 넘게 벌어들이는 크래프톤은 개발자 연봉을 2000만원 인상하고 초봉을 6000만원으로 책정하며 넥슨·엔씨·넷마블 등 빅3를 제치고 게임 업계 최고 대우를 보장하는 회사가 됐다. 문제는 중소 게임사들이다. 조이시티와 그 계열사인 모히또게임즈, 베스파까지 1000만~1200만원씩 임금 인상을 발표하자 업계에서는 무리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조이시티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1653억원, 영업이익은 206억원이다. 영업이익이 약 58배(1조 1907억원) 많은 넥슨보다 조이시티의 임금 인상 폭이 더 컸던 셈이다. 심지어 베스파는 지난해 3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올해 나오는 신작에 대한 기대감을 이유로 임금 인상 릴레이에 동참했다. 베스파는 자금 사정이 계속 좋지 않아 지난달 25일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있다는 내용의 공시가 뜨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게임사에서도 임직원들이 ‘다른 회사랑 일의 강도는 똑같은데 왜 월급이 적냐’며 항의하는 일이 많다”면서 “인재를 빼앗기면 게임의 질이 떨어지고 회사가 어려워져 또 인재 수급이 어려운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에 연봉 인상을 고민하는 게임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게임 산업이 급속히 커지고 있기 때문에 개발자에 대한 대우가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내놓은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9년 15조 5750억원이었던 국내 게임 산업 규모는 언택트(비대면) 서비스가 강세를 보였던 지난해 17조 93억원으로 10%가량 커졌다. 그 과정에서 넥슨이나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웹젠 등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게임 출시를 앞두고 ‘크런치 모드’(집중근무 태세)라 불리는 야근이 비일비재했던 게임 개발자에 대한 대우가 이제야 바로잡히고 있다는 의미다. ●“흥행이 매출 좌우… 새 연봉구조 논의를” 임충재 계명대 게임모바일공학전공 교수는 “흥행 여부에 따라 매출이 크게 좌우되는 특수성이 있기에 이번 기회에 게임 업계의 연봉 구조에 대해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연봉에서 성과급의 비중을 높여 흥행한 게임을 통해 벌어들인 회사의 이익을 임직원들이 같이 누릴 수 있도록 설계해야 불공정하다는 시비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게임계 ‘연봉인상 도미노’를 보는 두 시선…출혈경쟁 VS 비정상의 정상화

    게임계 ‘연봉인상 도미노’를 보는 두 시선…출혈경쟁 VS 비정상의 정상화

    게임 업계가 직원 연봉을 줄줄이 인상하자 중소 게임사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연봉을 올려 줄 만한 금전적 여유는 없는데 업계의 ‘연봉 인상 도미노’ 행렬에 끼지 못하면 유능한 인재를 타사에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게임사들이 규모와 상관없이 너도나도 연봉 인상을 선언하며 ‘출혈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 게임사인 ‘웹젠’은 임직원 연봉을 1인당 평균 2000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달 1일 넥슨이 임직원 연봉을 800만원씩 일괄 인상하고 개발자 초봉을 5000만원으로 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펼쳐진 게임·정보기술(IT) 업계의 연봉 인상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넥슨과 함께 국내 게임사 ‘빅3’로 불리는 넷마블과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스마일게이트도 최근 임직원 연봉을 800만원씩 일괄 인상했다.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을 앞세워 연매출을 1조원 넘게 벌어들이는 크래프톤은 개발자 연봉을 2000만원 인상하고 초봉을 6000만원으로 책정하며 넥슨·엔씨·넷마블 등 빅3를 제치고 게임 업계 최고 대우를 보장하는 회사가 됐다.문제는 중소 게임사들이다. 조이시티와 그 계열사인 모히또게임즈, 베스파까지 1000만~1200만원씩 임금 인상을 발표하자 업계에서는 무리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조이시티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1653억원, 영업이익은 206억원이다. 영업이익이 약 58배(1조 1907억원) 많은 넥슨보다 조이시티의 임금 인상 폭이 더 컸던 셈이다. 심지어 베스파는 지난해 3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올해 나오는 신작에 대한 기대감을 이유로 임금 인상 릴레이에 동참했다. 베스파는 자금 사정이 계속 좋지 않아 지난달 25일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있다는 내용의 공시가 뜨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게임사에서도 임직원들이 ‘다른 회사랑 일의 강도는 똑같은데 왜 월급이 적냐’며 항의하는 일이 많다”면서 “인재를 빼앗기면 게임의 질이 떨어지고 회사가 어려워져 또 인재 수급이 어려운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에 연봉 인상을 고민하는 게임사들이 많다”고 말했다.반면 국내 게임 산업이 급속히 커지고 있기 때문에 개발자에 대한 대우가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내놓은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9년 15조 5750억원이었던 국내 게임 산업 규모는 언택트(비대면) 서비스가 강세를 보였던 지난해 17조 93억원으로 10%가량 커졌다. 그 과정에서 넥슨이나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웹젠 등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게임 출시를 앞두고 ‘크런치 모드’(집중근무 태세)라 불리는 야근이 비일비재했던 게임 개발자에 대한 대우가 이제야 바로잡히고 있다는 의미다. 임충재 계명대 게임모바일공학전공 교수는 “흥행 여부에 따라 매출이 크게 좌우되는 특수성이 있기에 이번 기회에 게임 업계의 연봉 구조에 대해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연봉에서 성과급의 비중을 높여 흥행한 게임을 통해 벌어들인 회사의 이익을 임직원들이 같이 누릴 수 있도록 설계해야 불공정하다는 시비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LH 직원 “잘려도 ‘땅 수익’ 더 이익”…사내 메신저 논란

    LH 직원 “잘려도 ‘땅 수익’ 더 이익”…사내 메신저 논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입 직원이 “불법 투기로 해고 당해도 땅 수익이 평생 월급보다 더 많다”는 내용의 사내 메신저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JTBC ‘뉴스룸’은 지난 8일 “LH 직원의 불법적인 투기 정황이 담겼다”면서 사내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정모씨는 대구경북지역본부 토지판매부에서 근무했다. 공개된 메시지에서 그는 ‘대구 연호지구’를 언급하며 “여기는 무조건 오를 거라 오빠 친구들과 돈을 모아 공동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인이나 가족 이름으로는 LH 땅을 살 수 없기 때문에 직계 가족 이외의 명의가 필요했던 것이다. 연호지구는 2018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돼 LH 직원들이 땅을 살 수 없다. 정씨는 불법 투기까지 하려는 이유에 관해 “이 일로 잘려도 땅 수익이 회사에서 평생 버는 돈보다 많다”고 했다. 또한 “관리처분인가를 안 받은 곳이 돈이 적게 든다”라며 다른 재개발 지역을 추천하기도 했다. 제보자 역시 LH 직원으로 그는 “차명 투기나 사전 투기는 암암리에 상당해서 회사 안에서는 전혀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라며 “가족이 아닌 지인 명의로 차명 투기하는 직원들도 많다”고 폭로했다. 또 다른 제보자인 LH 직원은 “현재 3기 신도시만 주목받고 있지만, 신도시에 직접 투자 하는 직원은 적고 ‘신도시 인근에 차명으로 산 케이스’가 많기 때문에 사실 이걸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 관련, “검찰과 경찰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한 첫 사건”이라면서 “모든 행정력과 수사력을 총동원해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정확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도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만들어진 LH의 임직원이 신도시 투기를 저지른 것은 위법 이전에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사생결단의 각오로 파헤쳐 비리 행위자를 패가망신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9일 오전 9시30분부터 LH본사와 과천·의왕사업본부, 광명·시흥사업본부 등 3곳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땅 투기 의혹으로 피의자 신분 전환된 핵심 임직원 13명의 주거지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들 임직원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도 내린 상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왜곡논문 떠넘기고 수업계속…日바라기 램지어 [이슈픽]

    왜곡논문 떠넘기고 수업계속…日바라기 램지어 [이슈픽]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자발적 매춘부라는 ‘왜곡 논문’을 내놓은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논란에도 정상적으로 수업을 진행하며, 첫 공식행사에서 일본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등 ‘일본 바라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램지어 교수의 ‘태평양 전쟁의 성계약’은 인용문 왜곡 등 결론 도출 과정에서 기초적 오류가 있다는 반론이 잇따르고 있다. 위안부 왜곡 논문 게재를 예고했던 법경제학국제리뷰(IRLE)는 램지어 교수에게 학계의 지적에 대한 반론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그럼에도 램지어 교수는 “논문과 관련한 향후 토론은 다른 학자들에게 넘기겠다”는 입장을 냈다. 하버드대 교내지 하버드 크림슨은 8일(현지시간) 램지어 교수가 지난달 25일 로스쿨 동료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에 “논문 내용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하고 싶지만, 그것은 내 연구의 중심 과제가 아니다”라며 “논문이 자생력을 지니게 됐다”며 발을 뺐다고 전했다. 전범기업 미쓰비시 후원 논란에는 램지어 교수는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논란을 더 증폭시키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의 공식 직함은 미쓰비시 일본 법학 교수. 대표적인 전범기업 미쓰비시 기금으로 연구를 하고, 월급도 미쓰비시로부터 받는다. 이와 관련 램지어 교수는 미쓰비시가 하버드대 로스쿨에 교수직을 만든 것은 수십년 전이고, 현재는 미쓰비시로부터 어떤 조건이나 금전 지원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램지어 교수는 일본 정부와의 관계를 부인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지금 내가 왜 그래야 하냐”고 반문한 뒤, 교내 신문에 추가로 이메일을 보내 일본 정부와의 관계는 자신의 논문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그가 일본 정부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램지어 교수는 2018년 일본 정부 훈장 ‘욱일장’을 수상했고, 산케이신문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어릴 때 함께 일본에 거주했던 자신의 모친이 아들의 욱일장 수상을 자랑스러워했다고 말하기도 했다.‘욱일장’ 수상… 돈독한 日과의 관계 램지어 교수는 논문 논란이 불거진 이후에도 학교 수업은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는 하버드대 미일 관계 프로그램이 주최한 ‘카를로스 곤 논란과 일본 기업 지배구조’ 온라인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해 일본의 사법제도를 적극 옹호했다. 이 세미나는 보수 축소 신고 등의 혐의로 기소됐던 곤 전 닛산 차 회장이 일본을 탈출한 사건을 계기로 부각된 일본 사법제도의 문제점 등이 논의된 자리였다. 램지어 교수는 “일본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러나 미국은 문제의 근원이 무엇이든지 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미국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일본은 아주 안전하고, 범죄율이 낮은 국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곤 전 회장이 일본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으리라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할 것”이라며 일본 사법부에 대해서도 신뢰감을 보였다. 다만 그는 “사람들이 내게 곤 전 회장이 일본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설명할 수 있다’는 답변은 못 하겠다”라며 “그냥 내 직감”이라고 말했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13월의 월급, 열흘 이상 앞당겨 받는다

    13월의 월급, 열흘 이상 앞당겨 받는다

    국세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2020년 귀속)도 연말정산 환급금 지급 일정을 열흘 이상 앞당긴다고 8일 밝혔다. 국세청의 연말정산 환급은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업에 일괄로 근로자 환급금을 지급(일괄 환급)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기업 부도·파산 등으로 직접 환급을 신청한 근로자의 경우 각자에게 지급(개별 환급)한다. 일괄 환급은 당초 일정인 ‘3월 31일까지’에서 ‘3월 19일까지’로, 개별 환급은 ‘4월 10일까지’에서 ‘3월 31일까지’로 각각 당겨진다. 기업이 오는 19일까지 일괄 환급을 받으려면 신고 기한인 10일까지 원천세 신고서와 지급명세서를 제출해야 한다. 10일을 넘겨 25일까지 신고서·지급명세서를 제출한 기업엔 31일까지 환급금을 지급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근로자의 연말정산을 집계한 결과 환급세액이 추가로 납부할 세액보다 많으면 세무서에 환급을 신청해 받은 환급금을 근로자에게 지급한다. 기업자금으로 먼저 근로자에게 환급하고 이후 세무서에 신청할 수도 있다. 개별 환급 대상인 부도·폐업 기업 소속 근로자는 25일까지 ‘근로자 연말정산 환급금 신청서’를 국세청 납세자 서비스 ‘홈택스’에서 내려받아 작성한 후 올리면 마찬가지로 31일까지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 홈택스에서 내려받은 서류를 세무서 민원실을 통해 제출해도 된다. 단 기업이 연말정산분 근로소득세를 정상적으로 납부했고, 원천세 신고와 근로소득지급명세서 제출까지 완료된 경우여야 한다. 임금체불 기업 근로자도 개별 환급을 받을 수 있는데, 체불 기업으로 명단이 공개된 경우라면 부도·폐업 근로자와 같은 절차를 거치면 된다. 체불 기업으로 명단이 공개되지 않았다면 소속 기업으로부터 사전에 국세환급금 양도요구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연말정산 결과 추가 납부할 세액이 10만원을 초과하면 2~4월분 급여를 지급받을 때 나눠서 낼 수 있다. 연말정산 때 누락한 소득·세액공제가 있다면 5월 중 관할 세무서에 종합소득세 과세표준 확정신고를 하면서 신청하면 된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전통치마 밑 지나면 불행… 미얀마 군부 막는 ‘타메인 시위’

    전통치마 밑 지나면 불행… 미얀마 군부 막는 ‘타메인 시위’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 38일째인 8일까지 군경에 의해 50여명이 희생된 가운데 양곤의 시위 현장 곳곳에 미얀마 여성들의 전통 통치마인 ‘타메인’(Htamain)이 높게 맨 빨랫줄에 걸렸다. 세계 여성의 날이기도 한 이날 시위대는 타메인과 관련된 미얀마 고유의 ‘여성 비하적 미신’을 저항 수단으로 적극 채택했다. 미신에 따르면 타메인을 걸어 놓은 빨랫줄 아래를 통과하는 남성은 ‘분’(Bhun)을 잃는다. 미얀마어로 분이란 행운, 영향력, 권력, 영광 등을 뜻한다. 시위대가 마을 어귀에 쳐둔 타메인 앞에서 미신을 믿는 군경이 불행해질까 두려워 진입을 주저하면, 타메인을 치우는 시간만큼 군경 진입 시간이 지연된다. 이처럼 군경의 폭력진압 강도가 세지는 가운데 미얀마 여성들이 짜낸 묘책이 시위대 보호 역할을 해내고 있다. 국가권력을 장악한 군부에 대항해 파업하는 즉시 국가에서 받던 월급이 끊기는 공무원들도 국내외 도움에 힘입어 시민불복종 운동(CDM) 동력을 유지하고 있다. 군부가 복직 서약서에 서명한 공무원들에게만 월급을 지급하겠다고 압박을 가하자, 파업 중인 공무원들의 CDM을 응원하는 지원이 답지했다. 미얀마의 ‘영웅을 지원한다’라는 이름의 시민단체는 파업 중인 공무원들에게 음식과 쉼터를 지원하고 있다. 해외 거주 미얀마인들은 후원 단체를 만들어 모금한 외화를 미얀마 주재 사기업을 통해 우회적으로 전달 중이다. 한국 거주 미얀마인들은 6600만원가량을 모금했고 일본에서도 8000만원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6700만원을 모금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의 시위 진압은 날로 강경해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북부 카친주 미치나시에서 시위 참여자 2명이 군경의 총격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는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수만명이 시위에 참여했고 군경의 과격한 진압으로 최소 6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중 10대 한 명을 포함한 2명은 중상으로 전해졌다. 또 군경은 심야에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관계자들을 체포하면서 주택가에서도 총기를 발포해 시민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실과진실] ‘위안부는 매춘부’ 램지어 교수의 수상한 뒷배

    [사실과진실] ‘위안부는 매춘부’ 램지어 교수의 수상한 뒷배

    “위안부는 조선의 민간 모집업자와 계약을 맺은 자발적 매춘부다”“일본 정부와 일본군은 위안부들에게 매춘을 강요하지 않았다”“관동대지진 때 조선인이 실제로 우물에 독을 풀었을 가능성이 있다”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마크 램지어 교수가 논문을 통해 주장한 내용입니다. 그는 위안부들이 목숨이 위험한 전쟁터에서 매춘을 행했던 만큼 거액의 선급금을 요구했고, 이는 이해관계가 반영된 계약으로 봐야 한다고 경제학의 ‘게임이론’에 빗대어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무슨 일을 할지 알고 있었으며 스스로 택해서 위안부가 됐다’고 말한 한 소녀의 인터뷰 내용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인터뷰가 이뤄진 시점에 오사키란 이름의 이 소녀는 겨우 열 살에 불과했습니다. 게다가 당사자가 실제로 한 말인지 해석이 덧붙여진 말인지 여부도 불분명합니다. 해당 논문을 출간할 학술지 법경제학국제리뷰(IRLE)로부터 논문 검토를 요구받은 헤브루대 이얄 윈터 경제학 교수는 “램지어 교수는 참고자료도 없이 추측만으로 주장했다”면서 “인터뷰 사례 하나가 10만명의 다른 위안부 피해자들을 대변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이 불을 지르고,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설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 주장의 근거 역시 빈약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램지어 교수는 ‘당시 재일 조선인 중엔 젊은 남성이 특히 많았는데 젊은 남성일수록 인구학적으로 범죄율이 높다’는 황당한 논리를 댔습니다.전쟁의 비극 속에서 자행됐던 참상에서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일본.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일본 극우주의자들의 논리와 궤를 같이합니다. 미국 대학에서 법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왜 무리하게 일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걸까요? 바로 그의 뒤에 일본 정부와 기업이 있기 때문입니다. 램지어 교수의 공식 직함은 하버드대 ‘미쓰비시 일본 법학 교수’입니다. 미쓰비시 교수란 하버드대가 일본 기업 미쓰비시의 후원금을 받아 채용한 교수를 뜻합니다. 미쓰비시 기금으로 연구를 하고, 월급도 미쓰비시로부터 받습니다. 그런데 이 미쓰비시는 대표적인 전범기업입니다. 일제 강점기 수많은 조선인들을 강제 징용해 혹독하게 노동을 착취했습니다. 2018년 11월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끝내 이행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학문적 자유를 들어 램지어 교수의 주장도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 얼마 전 국내에서도 조 필립스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 부교수와 조셉 이 한양대 정치외교학 부교수도 이런 취지로 램지어 교수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미쓰비시와 이해관계로 얽힌 그가 과연 완전한 학문적 자유에 기반해 논문을 썼을까요? 일본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램지어 교수는 2018년 일본 정부로부터 ‘욱일장’을 수상했습니다. 일본법 전공인 그가 일본학과 일본 문화 발전에 기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하버드대 교내 신문인 크림슨이 이 이력을 토대로 ‘일본 정부와 관계를 인정하느냐’는 취지로 질문하자, 그는 “내가 왜 (인정 여부를 설명하는 등) 그래야 하느냐”고 답변을 피했습니다. 학계에서 그를 향한 비판이 빗발치는 상황에서도 명백히 부인할 수는 없었던 겁니다.램지어 교수는 성장기 대부분을 일본에서 보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나자마자 일본으로 건너갔죠. 그의 내면 한편에는 일본인의 정체성이 깃들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가 외면하고 있는 진실이 하나 있습니다. 일본은 이미 오래전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했다는 겁니다. 위안부의 모집에 관해서는 군의 요청을 받은 업자가 주로 이를 맡았으나 그런 경우에도 감언, 강압에 의하는 등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모집된 사례가 많았으며 더욱이 관헌 등이 직접 이에 가담한 적도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위안소에서의 생활은 강제적인 상황 아래 참혹한 것이었다. 1993년 8월 일본 정부가 발표한 고노 담화 중 일부입니다. 램지어 교수는 위안부 관련 논문을 쓰면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블로그 글까지 긁어와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담화는 빠트렸습니다. ‘우리(일본)는 역사 연구, 역사 교육을 통해 이런 문제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같은 잘못을 절대 반복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를 다시 한번 표명한다’던 고노 담화의 정신을 되새겨 볼 시점입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양민규 서울시의원 “월급제 행정실무사를 더 이상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게 하지 말라”

    양민규 서울시의원 “월급제 행정실무사를 더 이상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게 하지 말라”

    같은 학교 행정실에서 같은 업무를 해도 ‘호봉제’와 급여 차이가 나고,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는 ‘월급제 사무행정실무사’의 처우개선을 위해 서울시교육청과 전국 시·도교육청 차원의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양민규 의원(더불어민주당, 영등포4)은 지난 5일에 열린 제299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학교 내 불합리한 임금체계와 처우를 받는 ‘월급제 행정실무사’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양 의원은 ‘월급제 사무행정실무사’는 교육공무직원으로서 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방학중에도 상시근무하는 행정인력으로 행정감사와 징계를 받는 책임까지 감당하고 있다. 호봉제 직원과 같은 일을 하고 있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받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발언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같은 공간에서 같은 직함으로 같은 일을 하는 월급제 행정실무사들과 호봉제 행정실무사 11년차의 급여는 월 100여만 원 이상 차이가 나는 실정이다. 특히 ‘월급제 행정실무사’는 방학 중 상시 근무 등으로 인해 업무마비 우려로 병가나 휴가 또한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다. 또한 타 공무직의 경우에는 퇴직을 하면 공무직으로 새롭게 충원을 하고 있으나 ‘월급제 행정실무사’는 퇴직시 공무원으로 인력을 대체하고 있는데 이는 업무의 특수성과 노동강도가 세다는 뜻이다. 타 시·도 교육청 중 광주교육청과 전남교육청은 호봉제로 전환했으며, 제주 교육청은 처음부터 호봉제로 시행해 왔으며, 다른 네 곳의 시·도 교육청에서는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며 서울시교육청이 개선의 의지가 없음을 비판했다. 또한,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이런 ‘월급제 행정실무사’들의 ‘호봉제 전환 불가, 제도 개선 불가’ 이유로 대법원 판결문을 근거로 내세운 것에 대해 대한민국 어떤 공무원들의 임금이 대법원 판결을 받고 결정되고 조정된 것이냐 반문하며 처우개선과 대안마을 할 의지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양 의원은 특히 2014년과 2018년 서울시교육감 공약사항이었음에도 이행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동일업무임에도 동일임금을 받지 못한다면 차별당하고 있는 것이 맞다. 이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행정실무사들을 뛰게 하지 말 것”과 “더 이상 희망고문 하지 말고 논의를 거쳐 조속한 대책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성은 뽑기 싫고, 여성용품은 팔고 싶나요?”

    “여성은 뽑기 싫고, 여성용품은 팔고 싶나요?”

    최근 여성용품 할인판매 유튜브 영상으로 화제를 모은 동아제약이 채용과정에서 여성지원자를 차별했다는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5일 공개된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 ‘네고왕2’엔 진행자 장영란이 동아제약을 찾아 해당 회사의 생리대 제품 할인 협상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장영란은 ‘네고왕’으로 최호진 동아제약 대표는 ‘생리대왕’으로 그려졌다.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 수 122만회를 넘기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해당 영상 댓글에 한 네티즌이 “지난해 동아제약 채용 과정에서 차별을 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 네티즌은 “지난해 말 면접 볼 때 인사팀 팀장이라는 사람이 유일한 여자 면접자였던 나에게 ‘여자들은 군대 안 가니까 남자보다 월급 적게 받은 것에 동의하냐?’ ‘군대 갈 생각 있냐?’ 고 묻더니 여성용품 네고? 웃겨 죽겠다”고 썼다. 뒤이어 비슷한 후기가 이어지며 채용 성차별 논란이 일었다. “여성은 뽑기 싫은데 여성용품은 팔고 싶으냐” “동아제약은 과거 남녀고용불평등법 위반해 벌금까지 냈었던 그 기업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졌다.실제로 기업정보 공유사이트엔 동아제약이 여성지원자에게 ‘여자는 군대 안 갔으니까 남자보다 월급 덜 받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군대 갈 생각이 있나’ 등을 물었다는 후기가 있다. 동아제약 측은 해당 영상에 최호진 사장 명의의 댓글을 통해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 1차 실무면접과정에서 면접관 중 한명이 지원자에게 면접 매뉴얼을 벗어난 질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지원자와 고객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면접관에 대한 징계 처분과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면접관에 대한 내부 교육을 강화하겠다”며 “네고왕 촬영 전 인지하지 못했던 면접 건이 논란이 돼 취지를 퇴색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회삿돈으로 가족월급·개인사업 펑펑’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구속기소

    ‘회삿돈으로 가족월급·개인사업 펑펑’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구속기소

    “10년 넘게 가족에게 230억원 허위 월급 지급”회삿돈으로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도···서울중앙지검, 이날 SK 본사 압수수색 나서 2000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달 구속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5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날 SK 본사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그룹 지주사로 수사를 확대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전준철)은 이날 자신이 운영한 6개 회사에서 약 2235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최 회장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SKC와 SK텔레시스 회장을 거쳐 2015년부터 SK네트웍스을 운영한 최 회장은 수년간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부당하게 사익을 추구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적용된 혐의만 11개에 달한다. 가장 피해액수가 큰 혐의는 2011~2015년 SK텔레시스 부도 위기 때 3차례에 걸쳐 936억원 상당의 SKC 자금으로 SK텔레시스 유상 증자에 참여하도록 한 것이다. 당시 SKC 이사회가 유상 증자 참여에 앞서 SK텔레시스 회계 자료 공개와 경영진단을 요구했지만 거부됐다. 최 회장은 2009년 SK텔레시스 자금 155억원을 무담보 대출해 개인 골프장 사업을 추진하고 2012년 회삿돈으로 164억원 상당의 개인 유상증자 대금을 납부해 자기 명의의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3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가족과 친인척을 SK네트웍스 등 6개 회사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총 232억 원 상당의 급여를 지급한 혐의도 있다. 자신과 가족들이 사용한 호텔 빌라 사용료 72억 원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 외에도 2015~2018년 직원들 명의로 140만 달러(원화 약 16억원)을 차명 환전하고 이중 80만 달러(원화 약 9억원)를 세관에 신고하지 않은 채 국외로 나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2012년 SK텔레시스 자금조달 과정에서 자기 돈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처럼 신성장동력 펀드를 속여 275억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도록 해 사기 혐의와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구속된 최 회장의 구속기한 만료를 앞두고 먼저 재판에 넘기고, 앞으로 나머지 혐의와 공범 수사에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SK 본사의 범죄 관련성을 조사하기 위해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K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최태원 SK 회장은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거나 입건 처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 수사는 2018년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2018년 SK네트웍스와 계열사를 둘러싼 수상한 자금흐름을 포착해 검찰에 넘기면서 처음 시작됐다. 이후 검찰은 내사를 이어오다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1부에 사건을 재배당하고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나섰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열린세상] 새로운 기업가정신과 미래 교육/이은우 건양대 교수

    [열린세상] 새로운 기업가정신과 미래 교육/이은우 건양대 교수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K바이오와 비대면 디지털, 친환경 모빌리티 등 미래 유망 산업은 활황이고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고공행진이다.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의 자신감과 경험과 희생이 코로나 이후 뉴노멀 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세계로 도약하는 디딤돌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기업가정신’을 존중하고 적극 활성화하는 분위기가 절실하다. 기업가정신이 인류의 미래를 바꾼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기업가정신이 인류나 국민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온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본다. 헨리 포드는 컨베이어 대량생산 시스템을 도입해 당시 집 한 채 가격인 자동차를 월급 생활자들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을 낮춤으로써 누구나 자동차를 몰 수 있는 마아카 시대를 선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창업한 빌 게이츠는 당시 중대형 컴퓨터가 주류를 이루던 시대에 퍼스널컴퓨터(PC)의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PC의 대중화를 실현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고도 정보화 시대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지구의 환경 악화에 대비해 화성에 이민을 보내는 거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스페이스X를 통해 지구에서 화성까지의 이동수단을 개발하고, 솔라시티로 화성에서 에너지를 공급하는 장치를 개발하며, 테슬라를 통해 화성에서의 이동수단으로 전기차를 만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최초의 PC인 애플 컴퓨터를 개발하고 오늘날 사람들이 손바닥 위에서 세상을 볼 수 있는 아이폰을 개발해 인류의 삶을 두 번이나 바꾸어 놓았다. 한국의 경우 거북선이 그려진 오백원짜리 지폐와 미포만 백사장 사진을 가지고 유럽에 가서 조선소를 지을 차관을 얻고 유조선 2척을 수주해 왔다는 에피소드로 유명한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는 ‘하면 된다’는 불굴의 투지로 세계 1위의 조선 강국을 만들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는 8년간의 숙고와 준비 끝에 1983년 반도체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고 본격적으로 반도체 사업에 착수해 오늘날 한국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최강국으로 만드는 초석을 깔았다. 2002년 출간된 ‘넥스트 소사이어티’에서 저자 피터 드러커는 기업가정신이 가장 높은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이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으로 전통적 계층이 붕괴되고 산업 기반이 완전히 무너진 데서 불과 50여년 만에 헝그리정신과 캔두(can-do)정신으로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나아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사회 전반적으로 위험 회피, 안정 추구 성향이 높아지면서 모험을 추구하는 기업가정신의 퇴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GEDI)가 137개 국가를 조사 대상으로 창업 생태계를 평가한 ‘2018 글로벌 기업가정신 지수’ 발표에 따르면 미국 1위, 스위스 2위, 한국은 24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업가정신 순위에서는 35개 회원국 중에서 20위를, 미국 암웨이의 국가별 기업가정신지수는 2016년 23위에서 2018년 33위를 차지했다. 반면 최근 국내 산업계에서는 ESG 즉 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을 평가하는 새로운 핵심 기준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많은 벤처 1세대 창업자들이 새로운 기부 문화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달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김봉진 배달의민족 창업자는 재산의 절반을 사회를 위해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업가정신도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 새로운 기업가정신은 사람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즉 부의 창출뿐만 아니라 양극화와 빈부격차 등 사회문제, 기후변화 및 환경문제 등의 해결도 중요한 가치로 수용하는 추세다. 한편으로는 기업가정신의 퇴조가 우려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기업가정신의 정착이 기대되기도 한다. 코로나19 이후 세계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정부는 새로운 기업가정신의 확산을 유도하고 청소년 대상 기업가정신 교육을 강화하는 데 적극 나서 주기 바란다.
  •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복지부동 공무원, 19세기에도 있었다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복지부동 공무원, 19세기에도 있었다

    공무원 생리학/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류재화 옮김/페이퍼로드/216쪽/1만 5800원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10명 중 8명이 공무원시험에 관심 있다고 한다. 한 취업 포털이 지난해 10월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이 37.4%, ‘앞으로 공시를 준비할 의향이 있다’는 답이 무려 48.4%였다. 청년층이 공시에만 매달리면서 생산 활동을 하지 않아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도 17조원 이상이라고 한다. 사실주의 문학의 정수로 꼽히는 ‘인간 희극’ 연작으로 잘 알려진 오노레 드 발자크의 ‘공무원 생리학’은 공무원 사회를 통해 19세기 프랑스 사회의 속내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공무원에 대한 정의부터 보자. 발자크는 “관공서 수위”는 물론 프랑스 국왕까지도 공무원 범주에 넣는다. 그는 당대 법학자 코르므냉의 말을 인용해 “프랑스 국왕이 1200만 프랑 급료를 받는 공무원”이라고 규정한다. 발자크는 국왕도 세비를 받는 공무원이니 법의 감시 아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840년대 프랑스 공무원은 대략 4만명, 평균 월급은 1500프랑이었다. 발자크는 그들의 유용성을 이렇게 표현한다. “하찮은 물건이어도 이것 없이는 기계가 안 돌아가지.” 이유가 있다. 국가를 막론하고 현대에도 공무원을 가리키는 말, 복지부동(伏地不動)은 당시에도 나타난다. 그럼에도 발자크는 “공무원이 나랏일을 한다고 해서 모든 책임이 공무원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두둔한다. 국가 경영의 잘못은 정치인의 몫이다. 발자크는 보통 비정규직으로 일컬어지는 ‘임시직’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임시직은 ‘가난한 임시직’과 ‘부유한 임시직’ 두 종류밖에 없다. 가난한 임시직은 말 그대로 자리 하나밖에 없는 처량한 신세다. 부유한 임시직은 요즘으로 치면 ‘낙하산’ 같은 존재들이다. 그들은 “고위직 공무원한테 위임되거나 청장 같은 최고 간부 옆에 배치”되는데 “관청의 최고 직무”를 차지하는 것이 궁극의 목표다. 19세기 프랑스 공무원 사회에서 21세기 한국의 모습이 보인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발자크는 19세기 당시 공무원들의 직책과 역할 등등을 자세하게 묘사하며, 일견 프랑스 사회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분업화된 세계임을 보여 준다. 하지만 한발 더 깊이 들어가면 경직될 수밖에 없는 공무원 사회가 속절없이 퇴보하고 있으며, 비효율은 말할 것도 없음을 보여 준다. 책을 읽다 보면 지금 우리와도 닮은 구석이 많다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 월 27만원, 할머니의 밥벌이가 끊겼다

    월 27만원, 할머니의 밥벌이가 끊겼다

    박영자(74·가명)씨는 2019년까지 2년 넘게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점심 배식을 하는 공공근로를 했다. 지난해 코로나로 초등학교 급식이 중단되면서 실직했다. 연락이 두절된 아들 대신 손주 남매를 키우는 박씨에게 급여 27만원은 적지 않은 돈이었다. 박씨는 언제 다시 초등학교에 출근할지 기약이 없다. 지난달부터 용역업체가 준 청소 일로 월 45만원을 받게 됐지만 지병인 척추협착증이 악화됐다. 박씨는 “매달 주사 치료에만 30만원이 든다고 해 지출 부담이 더 커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공익활동 일자리 5392개 줄어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노년층의 빈곤 격차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통계청의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의 빈곤율(중위소득 50% 미만 비율)은 2017년 42.3%에서 2018년 42.0%, 2019년 41.4%로 감소하던 추세에서 코로나 충격으로 우상향 곡선을 다시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월소득으로 기초수급대상자는 아니지만 박씨처럼 기초연금과 일자리를 생계 원천으로 삼는 차상위계층 노인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공공근로 일자리도 올해부터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서울시의 어르신 일자리 예산이 삭감되면서 박씨와 같은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 대상들이 했던 공익활동(월급여 27만원)은 지난해 6만 6592개에서 올해 6만 1200개로 5392개가 줄었다. 국제구호단체인 ‘희망친구 기아대책’ 관계자는 “박씨의 경우처럼 건강문제에 취약한 노년층은 공공일자리가 끊긴 뒤 다른 곳에 취업했다가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거주 지역 주민센터에서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모아 버리는 일을 했던 이철상(70·가명)씨는 지난해 12월 “모집 인원이 줄어 일을 드릴 수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코로나로 차상위 노년층 생활고 가중 박병일 한국외대 경영학부 교수는 “노년층은 젊은 세대보다 일자리 안정성이 떨어져 소득 감소의 충격이 더 크다”며 “코로나 충격으로 차상위계층마저 저소득층으로 추락하는 노년 양극화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기간 중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던 60세 이상 취업자 수도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서 전년 같은 달 449만 7000명보다 1만 4000명이 줄어 2010년 2월 이후 12년 만에 감소세로 반전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지원 예산이 줄어 불가피하게 노인 일자리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었다”면서 “추경예산 반영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의 ‘코로나 시대 자본의 두 얼굴’ 등 세번째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section3)로 연결됩니다.
  • 잔액이 모자라 눈치보던 아이… 온정 베푼 ‘편의점 천사’

    잔액이 모자라 눈치보던 아이… 온정 베푼 ‘편의점 천사’

    “편의점에서 저희 작은아들 먹을 것을 사주신 여학생을 찾습니다.” 최근 한 지역 커뮤니티 페이스북에는 편의점에서 자신의 아들에게 온정을 베푼 여학생을 찾는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두 아들의 어머니라고 밝힌 글쓴이는 “남편과 사별하고, 작은 아이가 가난하다는 이유로 잦은 따돌림을 당해 남편 고향인 경기도 하남으로 이사를 왔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빚더미를 떠안고 하루 벌고 하루 사는 아줌마”라며 “작은아들은 제가 하루 버는 돈에 비해 먹고 싶은 것이 많은 어린아이”라고 했다. 그는 “작은아들이 오늘 편의점에서 밥과 참치캔을 여러 개 샀는데 잔액이 부족했고, 물건을 뺐는데도 돈이 부족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한 여학생이 대신 계산을 해주겠다며 즉석밥 여러 개와 참치캔, 즉석 카레와 짜장, 과자 등을 (가지고 와) 결제를 해줬다”며 “퇴근하고 보니 양이 많아 대략 5만원 넘는 금액인 것 같다”고 했다. 또 “(여학생이 아들에게) 매주 토요일 1시에 편의점에서 만나기로 하고 먹고 싶은 것을 적어오라고 했다고 한다”며 “월급이 나오면 돈을 갚고 싶어 연락을 드린다. 제가 들은 이야기는 이것뿐이라 여학생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꼭 본인 연락 기다리겠다”고 알렸다.이 사연글에는 “편의점 천사가 나타났다” “세상은 아직 살만한 것 같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사연 속 여학생은 “그 나이대에 먹고 싶은 음식을 못 먹는 서러움을 잘 알기도 하고, 동생 같았기에 계산해준 것”이라며 “혹시 제 행동이 동정심으로 느껴져 어머니와 아이에게 상처가 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예쁜 아이인데 눈치를 너무 많이 봐서, 제 마음대로 아이가 쉽게 먹을 수 있는 과자와 음식 등을 골랐다”며 “결제 금액은 안 주셔도 된다. 괜찮다면 토요일 1시 그 편의점으로 아이를 보내주면 이웃 주민으로서 챙겨드릴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챙겨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남에서는 어머님과 아드님이 상처받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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