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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뱅 직후 우주 모습 재현한다

    빅뱅 직후 우주 모습 재현한다

    137억년 전 일어난 대폭발 ‘빅뱅’(Big bang) 직후 우주의 모습을 재현할 ‘거대 강(强)입자 가속기(LHC)’가 10일 가동된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스위스 제네바 인근 지하 100m에 조성한 LHC는 지름 8㎞, 둘레 27㎞의 원형 구조물로 14년에 걸쳐 95억달러(약 10조원)가 투입됐다. 전세계 59개국에서 1만여명이 공동연구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도 44명의 과학자들이 상주하고 있다. LHC는 두 갈래의 양성자 빔을 둘레 27㎞의 원주형 지하터널에서 강력한 초전도체를 이용해 반대 방향으로 가속시킨 후 빛의 속도에 근접한 상태에서 충돌시킨다. 이때 초기 우주에서 물질 구성 역할을 한 이후 사라졌던 입자들이 순간적으로 만들어지며, 이는 중간중간 끊어진 우주 구성 과정을 상세히 알려줄 전망이다.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이종필 박사는 “LHC는 빅뱅 직후 10억분의1초 동안 우주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낼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LHC는 현대물리학의 최대 난제인 ‘힉스 입자’를 발견해낼 수 있는 수단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한가위 선물]한국인삼공사-10여종의 홍삼제품 효도선물로 제격

    [한가위 선물]한국인삼공사-10여종의 홍삼제품 효도선물로 제격

    한국인삼공사가 3만원대부터 40만원대에 이르는 정관장 선물세트 10여종을 추석 선물 세트로 내놓았다. 한국인삼공사는 2일 “올해 새로 선보인 프리미엄A호(33만원)는 홍삼추출액과 양삼으로 구성되어 부모님 효도 선물로 적당하다.”면서 “뿌리삼을 원형대로 선물하고 싶다면 천삼, 지삼, 양삼 등을 홍삼농축액으로 만든 홍삼정이 좋다.”고 말했다. 홍삼정은 지난해 1200억원이 팔렸다. 가격은 240g 18만 5000원이다. 가격부담이 덜한 선물을 찾는다면 홍삼분(60g)과 홍삼차(50포)로 구성된 감사D호도 있다. 가격은 3만 1000원이다. 양삼(20지 600g)과 봉밀절편홍삼(20g×6갑)으로 구성된 VIP(45만원), 양삼(20지 300g)과 봉밀절편홍삼(20g×6갑)으로 구성된 정관장B(25만 6000원), 홍삼정환·홍삼정캡슐골드·홍삼정골드로 구성된 프리미엄C(19만원), 레네세 캔디·바이탈 홍삼·홍삼밀원으로 짜여진 정관장D(15만원), 홍삼타블렛·홍삼분·홍삼분캡슐로 된 프리미엄E(12만 4000원), 홍삼정차·홍삼정옥고·홍삼차 등으로 구성한 다례(7만 2000원), 홍삼톤마일드·레네세젤리·레네세 캔디 등으로 이뤄진 스페셜A(10만 5000원) 등이 있다. 받는 이에게 선택권을 주고 싶다면 인삼공사가 최근 내놓은 정관장 기프트 카드(정관장-삼성 기프트카드)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정관장 직영점 및 삼성카드지점에서 판다. 선불카드로 5만원권부터 50만원권까지 총 5종이 발행된다. 13일까지 정관장 홍삼 15만원 이상을 구입하면 상품권(1만원권)을 준다.
  • 92년 인양 ‘진도 통나무배’는 14세기 왜선?

    1992년 발굴·인양된 ‘진도 통나무배’는 왜선(倭船)?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전남 진도군 고군면 벽파리 수중 갯벌에서 발굴한 ‘진도 통나무배’가 최근 복원한 결과 14세기 무렵 만들어진 왜선일 가능성이 있다고 1일 주장했다. 전시관은 그 근거로 이 진도 통나무 배의 독특한 구조를 들었다. 즉 길이 19m, 너비 2.34m인 이 배는 속을 파낸 반원형 녹나무 3재(材)를 결구(結構)한 다음, 상부에 돛대와 선실 등을 얹은 형태를 하고 있다는 것. 이같은 한선(韓船)은 알려진 적이 없는 만큼 ‘외국선박’이라는 점에서는 그동안 이론이 없었다. 다만 중국 푸젠성 연안 일대 선박에서 흔히 보이는 ‘보수공’(保壽孔)이라는 배의 안전항해를 위해 동전을 넣어두는 구멍이 발견된 점에 주목, 그동안 중국 고선박으로 추정돼 왔다. 전시관은 진도 통나무배와 비교 대상에 오른 12∼14세기 일본 고선박 5척과 일본 고대 회화에 나타난 선박 등을 다양하게 검토했다. 그 결과 이 고선박들은 진도배와 마찬가지로 반원형 녹나무(3척), 혹은 삼나무(1척) 속을 파내서 만든 판재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전시관은 또 1878년 이타치강 출토 고선박(길이 11.6m, 폭 1.2m)은 남은 사진자료를 검토할 때 규모만 다를 뿐 거의 모든 구조가 진도배와 흡사하다고 밝혔다. 전시관은 특히 이들 4척 외에 1838년 현재의 아이치현 아마군 모로쿠와라는 곳에서 강을 준설하다가 역시 통나무배를 발굴한 적도 있는 만큼 왜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짧은 몽골 체류기](하편)

    [심재억 기자의 짧은 몽골 체류기](하편)

    ■몽골에서 우리의 옛 모습을 보다 ‘문명의 충돌’이라는 오고바흐타의 진단은 몽골에 체류하는 동안 분명하게 확인되었다. 몽골 입성 4일째 되는 날,의료봉사를 마친 일행은 초원으로 야유를 나섰다.말이 야유지 그것은 또다른 고행의 체험이었다.워낙 햇볕이 따가워 일행들은 함부로 초원에 나서기를 꺼려했다.그냥 차안에서 너른 초원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겠다는 투였다.그래도 몽골이라는 나라가 그리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아니지 않은가.필자는 작심하고 시원한 차량을 나섰다.더운 바람이 턱 하고 숨길을 막았고,발바닥에 밟히는 초원의 감촉은 뜨겁고 푹신했다.뜨거움은 태양에 달궈진 대지의 체온이고,푹신한 것은 빠삭하게 마른 모래흙이 밟히는 감촉이었다.걸음을 뗄 때마다 풀풀 먼지가 일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가 몽골과 역사·문화적 뿌리를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흔적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어워’였다.초원을 가로 질러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이어진 길(나중에 지도를 보고 그 길이 러시아령 바이칼 호수 쪽으로 이어지는 간선 국도임을 알았다.)을 따라가자니 길가에 익숙한 돌무더기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바로 어워였다.우리 식으로 보자면 성황당이다.모양도 성황당과 너무 닮았다.몽골인들은 길을 오가다 어워를 만나면 돌을 세개 쌓거나 주위를 세번 돈 뒤 기원을 하고 지나간다.의례까지도 우리의 성황당 의식과 너무 비슷해 놀랐다.요즘엔 차량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예전처럼 돌이 많이 쌓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 몽골에는 토템이나 샤먼적 요소가 우리보다 훨씬 많이 남아 있다.예컨대 차량 운전자도 아워 앞을 지나칠 때면 경적을 세번 울리거나 아예 차로 아워 주변을 세번 돌고 지나가는 식이다.우리에게 익숙한 ‘삼세번 문화’와 흡사한 의식의 발현이다. 우리와 다른 점도 있었다.종교든 생활 관습이든 주어진 환경 조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의 원형 이탈은 불가피한 것이다.우리의 경우 큰 나무에 영성(靈性)이 깃들었다고 보고 그걸 성황당으로 삼는 데 비해 그들은 그냥 평지에 돌무더기를 쌓아 어워로 삼았다.삼림지대가 아닌 망망대해 같은 초원지대에는 나무가 거의 없어 우리처럼 노거수를 토템의 대상으로 삼기가 쉽지 않은 탓일 것이다.이 때문에 우리는 나무 등걸에 색색의 천을 걸거나 금줄과 유사한 기능의 새끼줄을 걸쳐 공간의 신성성을 표시하는데 몽골에서는 돌무더기 가운데 통나무를 박아 장소성을 나타냈다.그들은 이 나무에 예외없이 파란 천을 친친 두른다.물론 다른 색의 천도 걸려있지만 주종은 파란색 천이다. 파란 색 천은 옛적부터 몽골인들이 외경의 대상으로 삼았던 하늘을 뜻한다.그러고 보니 우리가 탄 버스의 운전석 위에도 씨름 샅바처럼 만 파란 천이 가로로 걸쳐져 있다.이런 습속은 일반인의 생활에도 깊숙히 자리잡아 게르나 현대식 주택엘 들어서도 거의 예외없이 출입문 위에 가로로 걸쳐 놓은 파란 천을 볼 수 있다. 생각해 보면 그들이 하늘을 외경의 대상으로 삼는 것도 충분히 이해됐다.그들의 삶을 지배하는 태양이 터를 잡은 곳이 하늘이고,철궁으로도 뚫지 못하고,천마를 달려도 다다를 수 없으니 어찌 그들이 하늘을 경외하지 않았겠는가.비록 지상에서는 동과 서,남과 북 천하에 대적할 사람이 없는 대제국을 일궜을지라도 하늘 만큼은 그들의 발아래 꿇릴 수 없었을테니…. 그들이 하늘을 외경의 대상으로 삼은 흔적은 까마귀를 신성시하는 것에서도 확인됐다.그들도 우리처럼 까마귀를 ‘태양의 사자’라고 믿는다.그래서 사냥에 나설 때도 까마귀는 건드리지 않는다.만약 누군가가 까마귀를 해쳤다면 전쟁터로 가는 길이든,결혼식장으로 가는 길이든 모두 포기하고 돌아온다고 한다.까마귀의 영성을 대하는 이들의 시각은 이 정도다. 이런 의식은 우리와도 닮았다.지금이야 까치는 길조이고,까마귀를 그냥 기분 나쁜 새로 여기지만 이는 근대 이후 우리나라에 이입된 서구적 의식의 영향 탓일 뿐 예전 우리 조상들은 까마귀를 영물(靈物)로 여겼다.몽골과 마찬가지로 우리 조상들도 까마귀를 ‘하늘의 사자’라고 여겼으며,이는 우리 신화 속에 깃든 삼족오(三足烏)의 전설이 입증해 준다.혹 어렸을 적에 할머니로부터 이런 얘기 들을 기억이 남아있는지 모르겠다. “아,글씨 이 망할 구미호(여우)가 어찌나 신통방통한 둔갑술을 가졌는지 도저히 어찌 해볼 요량이 없는게야.그래 그 사람이 이젠 죽었구나 하고 아예 땅바닥에 다릴 풀고 퍼질러 앉았지.그러고는 조상께 하직인사를 올렸지 뭐야.‘인자 죽게 돼 조상님들께 제사도 못 올리게 되었다고….’그랬더니 눈앞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나타나 이렇게 말하는 게야.‘이 눔아,게서 죽으면 못써.얼렁 내가 일러준 주문을 외워봐.그러면 삼족오허고 삼족구가 와서 널 구해줄게다.’ 그래 정신이 퍼뜩 든 이 사람이 그대로 주문을 외았드니 금시 삼족오허고 삼족구가 와서 그 구미홀 쫓아내는거야.” 여기서 삼족오는 다리가 셋인 바로 그 까마귀이고,삼족구는 다리가 셋인 개를 말한다.이처럼 우리 의식 속에서는 둘 다 잡귀를 물리치고 주인을 지켜주는 신성한 영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삼족오를 일본이 잽싸게 건져내 자국의 축구 국가대표팀 문장으로 만들었다.사실 우리 축구대표팀의 문장에 넣은 호랑이는 애당초 우리 의식 속에 늘 있었던 것이어서 놀랄 일이 아니었으나 일본이 삼족오를 내미는 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 때 내 속으로는 “저들이 언제 우리 할머니 이바구까지 훔쳐 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무척 아까웠었다.생각은 그렇더라도 까마귀에 대한 이런 의식이 동양문화의 중추를 관통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이로써 대륙의 문명이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갔음을 확인하는 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다른 문화의 유사성은 씨름에도 있었다.아워도 그렇지만 씨름도 우리 민족이 중국의 한족과 전혀 다른 문화적 혈통을 가졌음을 확인시키는 결정적 근거가 아닐까.씨름의 민속 벨트가 몽골-러시아 극동지역-한국-일본으로 이어져 중국이 배제되고 있다.인류문화사적으로도 중국은 우리와 전혀 다른 언어 및 인종적 경로를 갖고 있다. 몽골에서 ‘부흐’라고 부르는 씨름은 샅바를 이용하는 우리의 것과 형식적으로는 약간 차이가 있다.그러나 두 사내가 서로 맞붙어 힘과 기술을 겨룬다는 점에서는 똑같다.승패를 가르는 방식,즉 넘어뜨리면 이기는 승패 규칙도 매우 흡사하다.해마다 7월 11∼13일에 몽골 최대의 나담축제가 열리는데,이 축제의 3대 행사가 바로 부흐와 말타기,마상 활쏘기이다.여기에서 그들에게 부흐가 생활의 일부임을 알 수 있다.몽골 역사상 올림픽 첫 금메달리스트가 된 유도의 투브신바야르 나이단도 원래는 부흐 선수였다.현지에서 듣기로는,그가 부흐를 배우다가 ‘세상이 바뀌어 이제는 부흐로 먹고 살기 어려우니 유도를 하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유도선수가 되었단다.하기야 유도나 씨름이나 근본적인 역동의 원리는 그다지 달라보이지 않는다. 몽골 체류 중 일행은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가장 큰 곳 중 하나라는 재래시장을 찾았다.소액(50토그르기)이지만 입장료도 내야 했다.뙤약볕 아래 제법 널찍하게 펼쳐진 재래시장은 예의 인파로 북적였다.갖가지 물건을 파는 노점상들이 보도를 점령한 것도 우리에겐 익숙한 광경이었다.특히 냉차를 파는 노점은 옛날의 우리 모습을 다시 보는 듯 했다.온갖 잡화가 진열된 그곳은 생각과 달리 잘 정리되어 있었고,풍성했고,사람들의 표정도 밝아 보였다.이 시장은 울란바토르에서도 중산층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또다른 익숙한 광경도 눈에 띄었다.식료품 가게에는 감자와 마늘,양파가 즐비했다.현지 안내원에게 물으니 몽골인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식품들이라고 했다.우리와 다른 점은 어물전이 없다는 거였다.하기야 고비사막을 깔고 앉은 내륙도시 울란바토르에 신선한 생선이 있을리 만무했다.일행중 누군가가 우스개소릴 던졌다.“어디 가서 싱싱한 회나 한 접시 했으면 좋겠구만.” 이 시장이 매력적인 것은 몽골인들의 삶을 가감없이 드러낸다는 점이었다.시장 입구에 들어서니 ‘거리의 악사’가 눈길을 끌었다.초로의 여인이 짙은 화장을 하고 뙤약볕 아래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아들인 듯 싶은 젊은이는 반주가 담긴 카세트를 켜들고 그 뒤에 물끄러니 서있었다.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우리의 옛날들이 스쳐 지나갔다.일제에 의해 전통적인 우리의 권번이 해체되면서 수많은 기생들이 거리로 내몰렸다.이를테면 그 이전의 관기(官妓)가 중심이었던 ‘공창 시스템’을 자본주의식 ‘사창 시스템’으로 전환시킨 조치였다.하루 아침에 일자리에서 내몰린 기생들이,그것도 ‘애기기생’들을 모두 떠나보내야 하는 늙수그레한 노털 기생들은 천상 길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없었다.그들은 전국을 떠돌며 잔치집을 전전하거나 노상에서 술과 웃음을 파는 들병이로 전락했다.이 몽골 여인의 삶의 내력을 알 수는 없었으나 길거리에서 기예를 파는 처지가 딱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양 한마리를 해치우는데 고작 20여분. 몽골을 떠나기 이틀 전,몽골 현지 ACC 책임자가 아주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몽골의 자연형 국립공원인 테일지 초원의 게르로 나가 양고기 오찬을 대접하겠다는 것이었다.정중한 초청이었기에 거절할 수는 없었지만 일행 대부분은 이미 여러번의 현지식에서 양고기의 누린 맛에 적잖이 질린 터라 서로 마주보고 눈만 꿈벅거렸다.그때 일행중 한 명이 나섰다.“너무 양고기에 기죽은 표정들 하지 맙시다.이미 초청을 받았는데 안 간다는 것도 결례이고 하니 그냥 가볍게 초원으로 산책 나간다는 생각으로 갔다 옵시다.” 그렇게 해서 울란바토르에서 차로 1시간 쯤을 달려 테일지 자연공원에 도착했다.그곳은 아름드리 삼림이 있고 바이칼호수에서 발원했다는 맑은 강물이 흐르는 천국 같은 곳이었다.산의 능선을 타고 펼쳐진 바위가 마치 금강산의 풍광 한 폭을 뚝 떼어다 옮겨놓은 듯 아름다웠다.안타까운 것은 거기에도 개발 바람이 불어 그 울창한 원시의 수림대가 차차 망가지고 훼손된다는 사실이었다.테일지로 가는 길목 곳곳에 베어넘긴 거목의 시체들이 즐비했다.그곳에서 말등에 올라타고 두개의 야트막한 하천을 건너 한참을 가니 광활한 초원지대가 모습을 드러냈다.상상해 보라.인공이 가해지지 않은 원시의 초원을 눈앞에 두고 선 나그네의 가슴 울렁거리는 희열을. 말인 즉 인공이 가해지지 않았다고 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그곳에는 양과 말,야크떼를 거느린 유목민들이 살고 있었다.양털과 젖이 그들의 주수입원이었지만 가끔 게르에서 하루,이틀 묵으며 초원을 체험하려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제법 짭짤한 수입을 올리기도 하는 그런 곳이었다.그곳 유목민들은 땟국에 절은 입성 말고는 어떤 문명의 티도 내지 않았다.예약된 게르에 들어서자 주인 사내가 딱딱하게 말린 양젖 버터를 권했다.마치 고구마 절편처럼 딱딱했다.맛을 보려고 입으로 가져가니 예의 누린내가 확 끼쳐 슬그머니 내려놓고 말았다. 게르 뒷편에서는 젊은 유목민 사내가 때맞춰 능숙한 솜씨로 양을 잡고 있었다.그걸 지켜보자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살아있는 양의 네 다리를 잡고 땅바닥에 누인 뒤 고작 연필만 한 주머니칼을 꺼내 명치 부위에 10㎝ 가량의 칼집을 냈다.그때까지 양은 멀쩡하게 살아 맴맴거리고 있었다.이윽고 사내는 칼집으로 손을 쑥 집어넣더니 검지를 대동맥에 걸어 뚝 하고 잡아뗐다.그걸로 끝이었다.양은 이내 목을 축 늘어뜨렸다.양의 숨이 끊어지자 사내는 손바닥을 밀어 익숙하게 가죽과 몸통을 분리했다.칼은 발목과 목을 분리할 때만 썼다.다음은 배를 갈라 내장을 들어내는 일.가슴을 갈라 내장을 들어내고,흉곽에 그득한 피를 준비한 그릇에 담아 선지 순대를 만들었다.그의 아내인 듯 보이는 여성이 들어낸 내장을 익은 솜씨로 손봐냈다.순대와 내장,적당한 크기로 나뉜 몸통은 그대로 통속으로 들어가 삶겼다.양 한마리를 잡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20여분 정도,그러는 동안 땅바닥엔 피 한방울이 흐르지 않았다.일을 마친 사내는 풀섶에 쓱쓱 문대 손의 피를 닦았다.양 한마리를 그렇게 잡도리했다. 일행이 담소하는 동안 삶은 양고기가 가득 든 통을 든 사내가 게르로 들어섰다.건장한 사내는 순박하게 웃어보이며 통 속에서 막 삶긴 뜨거운 양고기를 꺼내 칼질을 시작했다.익숙한 솜씨였다.통속에는 양고기와 함께 돌과 감자도 들어있었다.게르에 차려진 간이 식탁위에는 금세 맛있게(?) 삶긴 양고기가 그득했다.다릿살이며 내장에 양의 선지를 채운 양순대가 모락모락 김을 피워올리고 있었다.술도 나왔다.말젖을 발효시킨 마유주였다.맛을 보니 시금털털해 아무래도 비위가 얇고 술에도 약한 필자가 감당하기엔 무리였다.일행 중 한 명이 “내 이럴 줄 알고 준비했지.”라며 술 한병을 꺼내 식탁에 올려놨다.몽골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칭키즈칸 보드카였다.독한 술이 돌자 처음엔 양고기 누린내에 고개를 모로 꺾던 사람들이 하나,둘 달려들어 안주 삼아 양고기를 맛보기 시작했다.더러는 “생각보다 먹을만 한데….”라는 후평을 내놓기도 했으나 준비해 간 고추장 맛으로 몇 점 먹어본 것이 고작이었다.30여명이 먹은 양고기가 너댓근에 불과해 보였다.남은 고기가 먹은 것보다 훨씬 많았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맞았다.벌써 며칠째 밥 다운 밥 꼴을 못 본 필자는 그걸로라도 면허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고기덩이 속에서 삶은 감자를 골라냈다.그러나 양고기와 같이 삶긴 터라 감자든 고기든 누리기는 매 한가지였다.양고기와 양순대,간 등이 있었지만 누린내 때문에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옆에 있던 누군가가 그런 필자의 옆구릴 쿡,찌르며 귀엣말을 건넸다.“아직 배가 덜 고팠구만….” ■애들아,말 달리자.저 땅 끝까지. 오찬을 마친 일행은 초원으로 나섰다.초원에서 몽골 말을 타볼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말을 타려니 연전 터키의 한 시골에서 말을 타다가 엉덩이 꼬리뼈 부위가 벗겨져 곪는 바람에 며칠 혼쭐이 났던 기억이 되살아났다.말안장에 쓸린 상처 부위가 덧나 나중에는 차를 타건 비행기를 타건 한시도 의자에 바로 앉지 못했던 그 끔찍한 여행의 기억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할 수 없을 터였다.그걸 아는 필자로서는 말등에 올라서도 말이 제 멋대로 달리게 할 수가 없었다.말은 과천 경마장에서 내달리는 유럽형 경주마처럼 크지 않았다.키가 작달막해 보였는데 그래도 가까이 다가가니 등이 어른 키높이만 했다.바로 이 말이 옛날 몽골 전사들이 타고 세계를 아우른 그 말이라고 했다.순식간에 내달리는 속도는 유럽산 경주마에 뒤지지만 지구력이 좋아 오래 달린다고 했다.또 먹성도 까탈스럽지 않고 병에도 잘 견딘다니 전쟁터에 타고 나갈 기마용으로는 그만인 듯 했다.그러니 유난히 말을 사랑했다는 당태종이 이곳에서 명마를 골라 준마도,백마도(百馬圖)를 그리고 그 유명한 당삼채로 완성해내지 않았을까. 그렇든 말았든 꼬리뼈의 추억 때문에 고삐를 바짝 당겨쥐어 말이 뛰지 못하게 한 뒤 게르 주변을 한바퀴 도는 것으로 끝냈다.그렇게 조심했는데도 나중에 보니 엉덩이 가운데 꼬리뼈 끝이 빨갛게 쓸려 있었지만 예전처럼 곪지는 않았다. 농사 유전자를 가진 한국인에게 말을 타는 일이 썩 어울려 보이지는 않았다.거북하고 어색한 몸짓이 우스꽝스러웠는지 그곳 아이들이 바라보며 키득거렸다.태어나 걸음을 떼면서부터 말등을 떠나지 않은 그곳 아이들 아닌가.아닌게 아니라 고작 예닐곱쯤 되어 보이는 꼬마가 잽싸게 말등으로 뛰어오르더니 ”츄∼츄∼”하는 입소리를 내며 가죽 고삐로 뱃골을 치자 말은 순식간에 초원 저편으로 질풍처럼 내달려 금세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때 누군가가 한가지 제안을 했다.“저 꼬마녀석들에게 뭔가 선물을 줘야 할텐데 그냥 주기도 뭐하니 말타는 모습을 좀 보여달라면 어떨까?” 그런 뜻을 게르 주인에게 전했더니 주인 사내는 한 술 더 떴다.“이 마을(마을이라야 게르 서넛이 멀찍이 자리잡은 것에 불과했다.)에 저 또래 아이들이 모두 여섯인데 그들에게 목표를 정해 말타기 경주를 시켜보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모두가 동의했다.하는 김에 5달러씩 걸어 이긴 사람이 본전을 제하고 나머지를 애들 시상금으로 주자고 제안했다.주인이 제안한 터라 딱히 그 사람들이 기분 나쁘게 여길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러자고 동의하자 주인이 초원을 향해 높은 톤으로 소릴 질렀다.멀리 있는 아이들을 부르는 소리였다.잠시 후 여기저기서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모여들었다.그들 뿐이 아니었다.아낙들,젖먹이들도 모두 눈을 반짝이며 게르 앞으로 모여 들었다.꼬마들은 제각각 아끼는 말을 골라타고는 고삐를 바투잡고 나란히들 섰다.그들은 말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듯 했다.우리야 한번 말등에 오르내리려면 기를 써야했지만 걔들은 가볍게 말등을 오르락거렸다.말에 올라탄 꼬마들은 뭐라고 주문을 외며 우리가 든 게르 주변을 천천히 열바퀴 돌았다.몽골의 전통적인 출정의식이라고 했다.이윽고 목표가 정해지고 모두 출발선에 섰다.목측으로 2000m쯤 되는 거리였다.사내가 신호를 하자 고삐를 꼬나쥔 꼬마들이 초원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마치 옛날의 몽골 전사들이 저렇게 내달려 도버해협과 북해의 거친 해안까지 다다랐던 것은 아닐까.그들의 모습에서 영화로웠던 칭키즈칸과 그의 아들 오고타이,손자인 쿠빌라이칸의 시대를 보는 것 같았다.그 모습은 시공을 초월해 그들이 말(馬)을 매개로 엮어진 불가분의 의식공동체임을 확인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애들이 말을 몰아 목표를 돌아오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얼굴이 발그레 상기된 아이들은 사내의 지시에 따라 마상에서 뭐라고 몇 번 고함을 지른뒤 훌쩍,훌쩍 뛰어내렸다.그들이 마상에서 내지른 소리 역시 무사히 말을 타게 해 줘 감사하다는 일종의 주문이라고 했다.논의 결과 아무리 애들이 수고는 했지만 직접 돈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여겨 사내에게 모은 돈을 한꺼번에 건넸다.그렇게 모은 돈이 한 40 달러쯤 됐다.사내는 한 켠으로 아이들을 불러모은 뒤 뭐라고 얘기를 나눴다.아이들이 깔깔대는 소리가 들렸다.잠깐 말 타는 것을 보여줬을 뿐인데 돈은 무슨 돈이냐는 투였다.거기까진 우리가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황무지 제국에도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해가 기울고 있었다.구름 한점 없는 하늘 한 켠이 마치 불길이라도 이는 듯 선홍빛으로 타들었다.대륙의 장엄한 노을이었다.타드는 것이 하늘 뿐만은 아니었다.하늘과 맞닿은 대지도 붉게 달아올랐다.그 노을 속으로 누군가가 말등에 지친 몸을 싣고는 하염없이 길을 걷고 있었다.그의 뒤를 키 작은 양떼들이 따랐다.유목의 사내일 것이다.그 모습에서 문득 몽골의 전사들을 이끌고 천하를 휘저을 때 남긴 칭키즈칸의 말이 떠올랐다.“성벽을 쌓는 자는 망하고 이동하는 자는 살아남을 것이다.” 그랬다.비록 그 말이 옛적 유목의 부정형 삶을 두둔하고 옹호하는 의미였을지라도 우리는 지금 그 의미를 결코 백안시할 수도,도외시할 수 없다.오늘날에도 그 교조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몽골의 거친 황무지,그 황무지와 하늘을 가장 단순하게 구획하는 일획의 지평선 위로 비장하게 물드는 노을.뜨겁게 달아 올랐다가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순식간에 스러져 가는 그 노을에서 장대했던 몽골의 옛 제국을 보았다.참으로 비장했던 제국의 영화와 끝.그 노을을 응시하던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말문을 닫았다.자연이 연출한 그 무위의 파노라마 앞에서 온몸으로 느끼는 전율 말고 무슨 영탄이 필요할 것인가.몇몇은 풀섶에 가만히 주저앉아 술병을 땄다.보드카였다.독한 술이 목줄기를 타고 넘어가 순식간에 흉금을 적셨다.노을에 함뿍 적신 얼굴 위로 서서히 술기운이 돌았다.노을과 사람이 함께 익어드는 것 같았다. 이윽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시작한 노래가 거친 풀섶으로 나즈막히 흘렀다.“천등사안 바악딸째를 울고넘는 우리 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 비에 젖는구려…”노래는 다시 이어졌다.“아아∼∼ 신라의 바아암이이이여 불국사의 종소리가 들리어온다 지∼나가는 나아그네에에여어 거∼얼음을 머어엄추어라 고오오요오하안 다아알빛아래….” 그 노래가 그 시각,그 자리에서 어울리는지 아닌지는 아무도 따지지 않았고,또 생각하지도 않았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장대한 자연의 섭리를 앞에 두고 터져나온 노래야말로 가장 진솔한 정서의 토로 아니었겠는가. 이윽고 맞은 저녁.몽골의 밤하늘은 별들의 천국이었다.장관이었다.요요한 풀섶에서 쳐다보는 밤하늘에는 별들이 촘촘하게 박혀 형용할 수 없는 자태의 빛을 발하고 있었다.휘∼ 손을 내저으면 우수수 떨어질 것만 같았다.어린 시절 고향에서 보았던 그 광경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그 모습이 고스란히 몽골의 초원에서 재현되고 있었다.아주 오랫동안 뒤로 고개를 꺾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가슴이 울렁거렸다.기대하지 않았던 만남이 주는 설레임 때문이었다. 그 싱싱하고 영롱한 별들이 어느 새 술병 속에 떨어져 잠겼는지 몇 잔을 마신 보드카가 이내 목에 턱턱 걸렸다.그렇게 술과 함께 삼킨 초원의 별들이 훗날 내 속에서 어떻게 되살아날까. 봉사단원들은 모처럼 가진 초원에서의 휴식에 모두 흡족해 했다.ACC 김종구 총재가 일행과 함께 하며 했던 말이 다시 떠올랐다.“꽃향기는 황홀해 보여도 산 하나를 넘지 못하지만 남에게 베푸는 봉사의 향기는 국경도 넘는다.” 사실 일상에 쫓기며 살아야 하는 갑남을녀가 ‘봉사’를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그러나 김 총재의 말마따나 “봉사는 마약”인지도 모를 일이다.그렇지 않고서야 선뜻 사재를 털어 빈민에게 새 게르를 지어주기는 쉬울 것이며,자신의 직장일을 뒤로 하고 1년에 몇 차례씩 해외 봉사활동을 나서기는 또 쉬울 것인가.봉사활동 말미에 가진 한·몽 ACC 자평모임에서 김 총재는 이런 말을 했다.“재산이 많아 하는 봉사는 자선일 수는 있어도 엄밀한 의미의 봉사는 아니다.봉사는 자신의 여건을 초월해 나서는 것이다.세상에 아무 것도 잃지 않고서 할 수 있는 봉사란 없다.” 일행을 이끈 아시아 사랑나눔의 배용민씨는 현지에서 정을 나눈 안내원들과 따로 어울리며 아쉬운 석별의 정을 나눴다.그가 대뜸 이런 말을 꺼냈다.“고생할 때는 두번 다시 몽골엔 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초원에서 밤을 맞으니 그 생각이 틀린 것 같습니다.이걸 보고 몽골을 다시 생각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그랬다.사실 몽골에서의 체험은 매우 특이했다.그러나 누린 먹을거리에 곤죽이 되고,태양에 주눅이 들었어도 그것이 잘 사는 나라에서 항용 겪는 무관심이나 비하와 모욕의 체험은 아니었다.사람들은 순박했고,지혜로웠다.손님을 대하는 태도도 정성스러웠다.그런 정성이 양고기의 역겨운 노린내를 지우고도 남았다. 애당초 봉사하자고 나선 길에 무슨 호의호식을 바라겠는가.그런 생각이 봉사의 취지를 훼손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숙연해지며 더 많은 땀을 쏟지 못한 아쉬움이 가슴으로 잔잔하게 배어들었다.밤이 지나면 다시 저 망망한 대지 위로 태양이 떠오를 것이다.그리고 그 태양의 순환처럼 이 황무지에도 연대와 공유의 찬란한 세상이 다시 열릴 것이다.그렇게 기원했다. 글·사진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문명 미접촉’ 원시 종족의 세계는…

    ‘문명 미접촉’ 원시 종족의 세계는…

    문명세계와 교류한 적이 없는 ‘미접촉 종족’은 얼마나 존재할까. 세계 소수종족 보호단체인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아직도 전세계 100여개 부족이 미접촉 종족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1∼3일 오후 11시10분에 방영되는 EBS ‘다큐프라임-아프리카 원시문명 대탐험’은 태고적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케냐와 탄자니아의 원시 부족을 찾아 50일간의 대장정에 나섰다. 1부는 ‘초원의 유랑자, 가구루족’편.‘가구루족’은 30여년 전 탄자니아 세렝게티 초원에서 200㎞ 거리에 있는 만고레 정글에서 발견됐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원은 200여명. 그들은 외부세계와 단절된 채 자신들만의 고유하고 원시적인 생활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나무를 마찰시켜 불씨를 얻고,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엮어서 임시거처를 만든다. 농경생활을 하지 않는 이들은 먹을거리를 찾아 끊임없이 이동한다. 2부는 ‘케냐의 붉은 전사, 삼부루족’편. 삼부루족은 케냐 북동부 건조지대에서 살아간다.1년 내내 무리를 지어 유목생활을 하고, 가축의 피와 우유만 먹으며, 진흙으로 지은 집에서 4∼5세대가 가축들과 함께 거주한다. 취재진이 삼부루 마을에 도착하는 날은 마침 낙타피를 마시는 날이었다. 한 달에 한번 있는 풍경. 부족들은 낙타피를 마시면 맹수들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다고 믿는다. 이들 삼부루족 남자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용맹이다. 용맹을 키우기 위해 남자들은 어렸을 때부터 마취도 없이 몸에 상처를 낸다. 3부 ‘투르카나의 전설, 엘모로족’편은 에티오피아와 수단, 케냐에 걸쳐 있는 동아프리카의 최대의 호수 ‘투르카나’를 조명한다. 투르카나 호수 주변에는 여러 원시부족이 살고 있는데, 그들 중 ‘전설의 악어 전사’라 불리는 엘모로족은 400여명. 케냐의 40여개 종족들 중에서도 가장 인구가 적은 소수부족이지만, 한때 거대한 맹수 나일악어를 사냥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엘모로족은 삶은 위기를 맞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초원이 사막으로 변해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된데다 투르카나 호수의 수위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수원(水源)인 투르카나가 말라가는 탓에 엘모로족들은 식수를 구하기 위해 매일 20∼30㎞씩 사막을 떠돌아야 한다. 그럼에도 엘모로족은 조상 대대로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투르카나를 떠날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서울시청 태평홀 철근 부식·균열

    서울시청 태평홀 철근 부식·균열

    시청 본관의 해체·복원 공사와 관련, 문화재위원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시는 28일 철거 공사가 중단된 태평홀 등을 언론에 전격 공개했다. 건물을 그대로 두기에는 안정성에 문제가 많다는 점을 알리고, 해체·복원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다. 이날 공개된 태평홀 천장에는 여러군데 균열이 가 있고 콘크리트 내부 철근은 15∼30% 이상 부식된 상태였다. 정밀안전진단 E급 판정을 받은 본관 날개 부분의 천장 속의 철근들이 부식이 더욱 심해 끊어진 것도 눈에 띄었다.D급을 받은 태평홀 1층 기둥속 22㎜ 굵기의 철근은 부식으로 인해 6∼7㎜ 깎여 나갔다. 곳곳에 균열과 재료 쏠림현상(자갈과 시멘트가 따로 분리됨), 기포현상을 보여 건축당시 날림공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해룡 신청사건립과장은 일제의 날림공사에 대해 “경성부청사가 건축되던 1925년 7월은 서울지역에 이틀 동안 700㎜의 폭우가 쏟아진 ‘을축 대홍수’로 건립공사가 어려웠다는 기록이 있다.”면서 “신청사 건립공사를 위해 벽체와 천장을 뜯어 보니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매우 위험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개인 홈페이지에 장문의 글을 올려 문화재위를 강하게 비판하며 정면대응 방침을 밝혔다. 오 시장은 “서울시는 구 청사를 문화재로 보존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면서 “‘시민의 안전을 최선으로 한 보존’이라는 입장에서 대부분은 원형 그대로 보존하되, 안전도에 문제가 있는 부분을 해체 후 다시 복원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건문 문화재청장은 “서울시가 문화재위 권고를 받아들여 기존 청사 전면의 외관은 그대로 두되 안전진단에서 문제가 노출된 부분은 해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도 진실을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김규환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서울시 청사 리모델링 다툼 2R

    서울시 청사 리모델링 다툼 2R

    서울시청 본관 건물(태평홀 포함)의 원형보존 문제를 놓고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와 서울시가 극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가 26일 태평홀 철거를 시작하자, 문화재위는 곧바로 본관 전체 건물을 ‘등록문화재’에서 1등급 더 높은 ‘사적’으로 가지정해 태평홀 등의 해체·복원 공사는 잠정 중단됐다. 서울시는 진행 중인 본관 건물 옆 신청사의 건립 공사를 예정대로 진행하면서 효력정지가처분 등 법적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러설 수 없는 양측 관계자의 변을 듣는다. ■한영우 문화재委 사적분과위원장 “문화재에 아파트 안전기준 적용 안돼” “원래 문화재위는 서울시청사 본관을 사적으로 지정하려고 했으나, 서울시청사 신축 공사에 좀더 운신의 폭을 넓혀 주기 위해 등록문화재 52호로 지정한 것일 뿐입니다.” 서울시청사 보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26일 열린 문화재위 근대유산분과·사적분과 긴급 합동회의를 주재한 한영우(한림대 특임교수) 사적분과위원장은 27일 “전날 문화재위가 서울시청사 본관을 ‘사적’으로 가지정한 만큼, 문화재위가 할 일은 다했다.”며 “이제 공은 서울시 쪽으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한국 근현대사의 영욕을 같이 한 귀중한 건축문화재인 서울시청사를 안전성을 이유로 ‘기습’ 해체·복원하는 행위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비슷한 시대 근대 건축물로서 사적으로 지정된 한국은행 구관이나 옛 서울역사처럼 해체하지 않고 보강공사를 통해서도 충분히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기관의 경우 일반 개인과는 달리 문화재위의 권고안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인 데도 서울시가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해체·복원 공사에 들어간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더욱이 ‘문화도시’를 표방하는 서울시가 왜 문화재 훼손의 길을 걷는지 한번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특히 서울시가 안전성 문제를 내세워 해체·복원해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구조안전진단 결과 서울시청사는 콘크리트 강도, 염분 함유량 등이 양호한 것으로 밝혀져 구조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아파트 등 현대 건물에 적용하는 구조 안전 기준을 오래된 근대 건축문화재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문화재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조차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는 사적으로 가지정된 서울시청사 해체·복원 공사로 훼손된 태평홀을 복구토록 하는 한편, 문화재청과 재협의를 거쳐 문화재를 보존 관리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도출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김효수 서울시 주택국장 “안전 보완위해 해체·복원… 법적 대응” “서울시청 본관이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면 처음부터 사적 지정을 해야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돌연 문화재 등급을 높이겠다는 것은 황당한 일입니다.” 서울시 본관 건물의 원형보존 문제를 둘러싸고 문화재위원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시의 김효수 주택국장은 27일 문화재위원회의 사적 가지정 의결에 대해 행정심판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본관 건물은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등록문화재(제52호)인데, 이를 사람이 거의 사용해서는 안 되는 사적으로 등급을 높인다면 그동안 위원회의 결정을 자신이 부정하는 꼴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립극장과 신세계 건물도 근대 등록문화재로서 형상(모양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내부 마감재 등을 보수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82년 된 시청 본관도 이미 여러차례 페인트칠 등을 다시 했는데, 이제와서 아무 것도 손대지 말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1년 6개월 동안 6차례에 걸쳐 위원회와 논의하고 의견을 조율했다.”면서 “서울시의 해체·복원 결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김 국장은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안전진단업체와 건물구조 전문가들이 도저히 그대로 사용하기에 위험하다는 결정에 따라 안전성을 보완하기로 한 것”이라면서 “서울시로서는 위원회의 동의를 얻어 본관 내부를 문화관 등으로 개방하기로 한 만큼 시민들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문제는 본관 건물 외곽에서 공사 중인 신청사 건립과는 무관한 것이어서 2011년까지 공사 진행에는 차질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씨줄날줄] 비무장지대/함혜리 논설위원

    한반도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은 서쪽으로 예성강과 한강 어귀의 교동도에서 개성 남쪽의 판문점을 지나 철원·김화를 거쳐 동해안 고성의 명호리까지 248㎞(155마일)에 이른다.1953년 7월27일 판문점에서 조인된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에 의해 남북은 군사분계선에서 즉각 2㎞씩 뒤로 후퇴하면서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 사이를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DMZ)라는 군사적 완충지대로 만들었다. 육지 면적을 기준으로 한반도 전체 22만㎢의 250분의 1에 해당하는 총 907㎢(2억 7000만평)이 철책으로 둘러싸여 고립된 지 반세기. 전쟁의 흉터로 남았던 그곳은 어느 덧 지구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자연생태계의 보고(寶庫)’로 변했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연 스스로 꾸려낸 공간인 셈이다. 한반도의 세로축인 백두대간과 함께 가로축을 형성하는 핵심 생태축으로서 비무장지대의 가치는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지난 2년간 실시한 현장조사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무장지대 일원에 분포한 14개의 하천은 민통선 아래의 강들과 달리 자연하천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보존가치가 높은 습지도 최소 32개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습지는 생물종 다양성을 대표하는 공간이다. 산은 모두 37개로 비무장지대 안에 14개, 민통선 지역에 23개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들 자연하천과 습지, 산지는 야생동식물에게 천혜의 서식지를 제공하고 있다. 두루미와 반달가슴곰 등 한반도 다른 지역에서 멸종됐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들이 DMZ 일원을 안식처로 삼아 살아가고 있다. DMZ와 민간인 통제선 지역 일원의 생태가치가 면밀히 파악되기도 전에 훼손될 위험에 처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무분별한 도로건설과 각종 난개발 탓에 보전가치가 높은 동식물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횡축으로 건설된 19개의 관통도로는 자연생태계를 조각내고 있다. 동족상잔이라는 슬픈 역사의 대가로 자연은 우리에게 귀중한 생태자원을 선물했다. 균형있고 통합된 생태계 관리전략을 마련해 이를 간직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 아닐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서울시청사 리모델링 갈등 고조

    서울시청사 리모델링 갈등 고조

    서울시청사 원형 보존 문제를 둘러싸고 문화재위원회와 서울시가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화재위원회는 26일 근대문화유산분과와 사적분과 긴급 합동회의를 열고 서울시가 해체 복원을 위해 철거를 진행 중인 서울시청사에 대한 사적 가지정을 의결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한영우 사적분과위원장은 “서울시청사의 역사성, 상징적·건축적 가치 등을 고려할 때 국가지정 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해 보존해야 한다.”며 “현재 철거가 진행 중인 긴급 상황임을 감안, 사적으로 가지정하고 즉각 공사중지 명령과 함께 파괴된 문화재에 대한 조속한 복원조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어 “공공기관인 문화재위원회 권고사항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처사는 향후 등록문화재의 보존관리에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는 사항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화재위는 원형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건물 앞면을 비롯해 중앙홀, 돔, 시장집무실, 태평홀 등 주요 시설을 그대로 보존하라고 권고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문화재위원회가 서울시청사 본관을 ‘사적’으로 가지정한 데 대해 “일방적인 권고사항은 따를 수 없다.”면서 “이를 수용할 수 없고 법적 대응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지난 2년여간 충분히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받았고 각종 권고안을 대부분 수용했으나 안전진단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태평홀과 외관(파사드)은 시민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어 해체·복원을 결정한 것”이라면서 “이같은 서울시의 입장은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원형보존이라는 무리하고 일방적인 결정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구조안전전문위원들의 의견에 따르면 1926년 10월에 지어진 시청 본관은 철근의 부식이 심각하고, 콘크리트의 중성화가 상당히 진행돼 있어 구조적인 위험이 크고 내진 성능도 발휘할 수 없는 등 자체 붕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시는 이날 오전 이전복원하기로 한 3층 태평홀부터 철거 공사를 시작했으나, 문화재위원회가 사적 가지정 의결을 내림에 따라 일단 공사를 중단했다. 그러나 이미 태평홀은 철거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상황이라 복구는 힘들어 보인다. 사적 가지정은 사적으로 등록되지 않은 문화재에 대해서도 정식 사적과 똑같은 법적 구속력을 발생시킨다. 문화재위원회는 가지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가지정 해제 또는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2011년 신청사 건립에 맞춰 본관을 리모델링하고 도서관, 전시관, 역사관 등을 갖춘 시민 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김규환 최여경기자 khkim@seoul.co.kr
  • 송파구, 문정동에 공원형주차장

    송파구, 문정동에 공원형주차장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공원 같은 주차장이 들어선다. 25일 송파구에 따르면 지하철 8호선 문정역 근처 폐철도부지에 면적 1만 2929㎡, 지하 2층 깊이로 자연채광과 쉼터 기능을 갖춘 ‘문정 선큰가든 주차장(조감도)´이 조성된다. 폐철도부지는 1983년 수원 부곡∼남양주 도농간 철도부지였으나 1993년 철도 건설 계획이 취소된 뒤 10여년간 방치돼 있었다. 선큰가든은 지하로 뚫린 공간을 정원으로 꾸미는 형식으로, 가로공원에 생기는 선큰가든 주차장은 이렇게 만든 정원에 주차장 활용을 접목한 것이다. 문정역 주변 미관을 어지럽게 했던 임시주차장은 지하 1·2층으로 옮긴다. 규모는 5511㎡ 크기로 300대의 차량을 댈 수 있다. 기둥은 원형으로 만들어 CC(폐쇄회로)TV의 사각지대를 없애 우범지대로 여겨지는 지하주차장의 약점을 보완했다. 지하보도를 통해 지하철 8호선 문정역 환승은 물론 문정지구 지하공원과도 연결된다. 송파구가 추진하는 녹지축과 연결해 공원 컨셉트를 특히 강화했다. 지상을 향해 뚫린 3개의 선큰가든은 햇빛마당, 달빛마당, 별빛마당의 테마로 구성했다. 암벽등반이 가능한 인공암장, 야생화마당, 수벽, 이벤트마당 등을 주변 경관과 어울리도록 배치할 예정이다. 친환경 컨셉트에 충실하도록 태양광 발전시스템과 자연채광, 빗물재활용시스템 등을 설치해 30% 정도의 에너지 절감 효과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는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10월에 착공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영남 옛길 복원 관광자원화

    경북 지역 시·군들이 ‘영남 옛길’ 관광자원화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25일 문경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길 관련 명승 유적으로 지정된 마성면 신현리 ‘토끼비리(명승 제31호)’ 옛길을 복원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문화재청은 최근 문화재 보수 사업지침 조사를 마쳤다. 시는 올해 안에 1차 사업으로 1억원을 들여 토끼비리 500여m 중 위험 구간에 대한 석축 쌓기와 목조 난간 설치를 끝내기로 했다. 내년 2차 사업으로 전망대와 안내판, 편의시설 등을 갖출 계획이다. 조선시대 간선도로인 토끼비리는 한양∼동래간 영남대로 가운데 유일하게 원형이 보존되고 있는 곳이다. 봉화군은 올해 말까지 2억 5000만원을 들여 명호면 이나리 낙동강변에서 청량산 입구까지 2㎞에 이르는 낙동강 예던길(선비들이 거닐던 길)을 폭 2m 내외로 시범 복원한다. 낙동강 예던길에는 신라시대 서예가 김생과 문장가 최치원, 고려 공민왕과 노국공주 등에 대한 전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안동시도 역시 올해 말까지 도산면 단천리∼가송리 4㎞ 구간의 퇴계(퇴계) 오솔길을 정비할 계획이다. 한편 경북도는 내년부터 2015년까지 7년 동안 800억원을 들여 ‘영남 옛길’ 생태 탐방로 1000㎞를 복원할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각종 개발로 사라져 가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옛길을 복원하고 역사·문화자원과 연계해 관광자원화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보성 ‘태백산맥 문학관’에 국내최대 벽화

    보성 ‘태백산맥 문학관’에 국내최대 벽화

    1980년대 분단문학의 백미로 꼽히는 ‘조정래 태백산맥 문학관’에 국내 최대 규모의 벽화가 만들어진다. 이 문학관은 소설 태백산맥의 주 무대인 전남 보성군 벌교읍 회정리에 최근 세워졌으며, 벽화가 완성되는 오는 10월 공식 문을 연다. 벽화는 조정래씨와 원로 한국화가 이종상(서울대 미대 명예교수 겸 한국벽화연구소 소장)씨, 건축가 김원(건축환경연구소 ‘광장’ 대표)씨 등 사계의 최고인 3명이 함께 참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높이 8m·길이 81m 옹벽에 조약돌 붙여 20일 전남 보성군에 따르면 조정래씨의 제의에 따라 이들 3명이 지난해부터 문학관 옆 대형 옹벽에 벽화를 그리는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벽화는 높이 8m, 길이 81m의 대형 옹벽에 색칠한 조약돌을 모자이크 방식으로 붙이는, 일명 ‘고구려 고분벽화 기법’으로 제작된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지리산·설악산·제주도·북한 등 한반도 각지에서 3.5t 분량의 조약돌을 모았다. 이번에 제작되는 벽화는 멕시코 코요아칸의 우남대학 도서관 벽화와 크기가 비슷하고, 자연석으로 제작된 벽화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이들 3명은 벽화에 담을 내용과 소설의 주제 등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수시로 만나고, 지리산·제석산 등 현장 답사를 통해 작품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상 화백은 “태백산맥 소설이 지향하는 것과 내가 맘 속으로 바라는 것이 일치해 이번 프로젝트에 흔쾌히 참여했다.”며 “평화·상생 등 우리 민족의 염원을 역사를 통해 보여주는 작품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구려 벽화와 독도 등 무게있는 역사적 주제를 작품에 담아온 그가 이번 벽화제작을 맡으면서 세인의 관심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이 화백이 밝힌 벽화의 주제는 ‘원형상(原形像)-백두대간의 염원’이다. 백두대간과 한라산·한강·독도 등 국내 유명 산과 강이 전국 각지에서 모은 조약돌로 형상화된다. ●밑그림 완성단계… 새달부터 현장작업 벽화의 밑그림은 완성 단계에 이르렀고, 다음달쯤부터 현장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태백산맥 문학관을 설계한 김원 대표도 통일을 지향하는 의미를 담아 건물을 북향으로 배치했다. 능선을 잘라내고 건물을 세우는 등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염원을 표현했다. 이 문학관은 33억여원이 투입돼 부지 4359㎡, 전체 건축면적 1375㎡ 규모로 최근 완공됐으며, 외벽 벽화 만들기만 남겨둔 상태이다. 내부엔 조정래씨의 태백산맥 육필 원고(200자 원고자 1만 6000여장) 등이 갖춰진 전시실과 작가의 방, 문학사랑방 등이 마련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미술관 산책] 미술을 가까이 하는 삶은 행복하다-1

    [미술관 산책] 미술을 가까이 하는 삶은 행복하다-1

    그림의 경우에는 인쇄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실물과 인쇄물이 현격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베토벤 교향곡의 실황연주를 집에서 제대로 갖춘 오디오로 듣는 것과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를 좋은 화집으로 보는 것 사이에는 상대적으로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미술은 작품의 재료와 크기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데 그것이 화집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작품을 집에 소장하는 사람이 극소수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작품을 직접 보기 위해선 전시장으로 가야 한다. 미술관이나 화랑은 감상을 위해 조명, 작품 배치, 음향 등에 신경을 쓴 공간이기 때문에 집중해서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그림을 자주 접하는 과정에서 의식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친밀감을 갖게 될 것이고 그러면서 자신의 눈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게 된다. 미술작품을 볼 때 꼭 이해해야만 한다는 선입견이 미술작품 앞에 벽을 쌓게 한다. 미술 감상은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 평소 음반을 사서 자주 듣는 음악은 이해하기보다 귀에 들리는 소리로 감성을 느낀다. 미술도 마찬가지여서 전시회를 찾아가 그림을 자주 봐야 마음이 열린다. 미술의 역사나 유명한 화가들의 이야기 등 미술을 쉽게 접근해 줄 수 있는 교양도서들이 많이 나와 바쁜 생활 속에서 읽어두면 훨씬 도움이 된다. 이 점은 ‘아는 만큼 보인다’를 실감시키는 대목이다. 처음에 우연히 화랑이나 미술관을 기웃거리며 그림을 대했던 사람이 자주 그곳을 찾게 되고 마침내 작품을 한 점 구입하는 미술애호가가 되는 것이다(우리는 누구나 그림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어린 시절 그림일기에서 사생대회 참가, 전시회 단체 관람 등으로 이어지다가 입시 준비에서 미술과목이 밀려나면서 성인이 되면 완전히 멀어진다. 미술 창작에는 정년이 없다. 그림에 소질이 있다면 배워도 좋고 서예, 사진 동호인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미술을 가까이 하는 삶은 행복하다. 미술은 진정 사랑하고 이해하려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다). 박물관, 미술관, 화랑을 찾기 전에 신문이나, 미술잡지, 또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전시 내용, 교통편, 입장료 등의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요즘은 해외 미술관 관람을 겨냥한 테마여행이 잦아지고 있으며 국내의 전시공간도 계속 확대되는 추세여서 과거처럼 정보가 부족한 시대는 아니다. 미술사 일반을 다루는 전시인지 아니면 특수한 주제에 관한 전시인지, 또 개인전의 경우 대략 어떤 화풍으로 어떤 주제를 다루는 것인지를 알아야만 자신의 관심에 보다 잘 들어맞는 전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빌 비올라>, 국제갤러리, 6.27 ~ 7.31 / 국립현대미술관 원형전시실, 5.30 ~ 10.26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빌 비올라 전시를 두 곳에서 볼 수 있다. 빌 비올라는 백남준의 제자로 1970년대 비디오아트 1세대 작가이며 비디오아트를 현대 미술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기여를 해왔다. 그의 작품은 인간 자체와 인간이 느끼는 보편적 경험을 비디오라는 매체를 통해 숭고하게 표현해낸다. 삶과 죽음 등 인간의 일반적 경험에 초점을 둔 그의 작품은 동서양 미술은 물론 불교의 선종, 기독교의 신비주의를 포함한 정신적 전통에 그 근원을 두고 있다. 미디어 장비의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탄탄한 작업을 하는 그는 회화 못지않은 정적인 화면을 구사한다. 그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 감정의 변화, 감성의 울림, 영적 사유 등은 시간의 흐름을 최대한 시각화한 슬로우 모션 기법을 통해 극대화되며, 마치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서양 종교화에서 볼 수 있는 엄숙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매그넘 코리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7.4 ~ 8.24 20세기 포토저널리즘의 대명사로 알려진 사진가 그룹이 매그넘이다. 이 그룹의 20명이 한국을 찾아와 오늘의 한국을 종교, 전통, 도시, 지방, 빛, 젊음, 바다 등의 주제를 가지고 13개의 공간을 마련하여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사진전이다. 이 전시는 한겨레신문사가 20돌 기념으로 마련했으며 전시기간 중에 대강연회, 콜리키움, 특강도 준비되어 있다. <Photo on Photograph>, 금호미술관, 7.4 ~ 8.17 금호미술관에서 기획한 <Photo on Photograph>는 시각예술의 중심매체인 사진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7인의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영화세트장처럼 장소를 로케이션하고 내러티브를 만들어내는 정연두, 이질적인 환경에서 아웃사이더인 자신을 등장시키는 박현두, 은밀하게 감추어진 내러티브에서 알 수 없는 긴장감으로 관람객을 상상의 세계로 유도하는 박형근, 이상과 현실이 뒤섞인 세상 속에서 개인과 사회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백승우, 주변 인물들의 희망의 가상공간을 포토숍으로 합성하는 원성원, 실상의 공간을 가상의 장면으로 변화해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김도균, 사진의 재현행위와 매개물에 관한 관계를 담은 이명호 씨의 작품을 선보인다. 국제적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의 젊은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내러티브와 시각적 긴장감이 주는 새로운 사진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며, 현대미술로서 사진의 표현 가능성을 확인시켜 준다. 김달진·중앙대 예술대학원을 졸업했고, 국립현대미술관 자료실, 가나아트센터 자료실장을 지냈다. 저서로 《바로보는 한국의 현대미술》이 있고, 현재 김달진미술연구소 소장,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관장이다. 글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관 관장 www.daljin.com     월간 <삶과꿈> 2008년 8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지리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지리산

    지리산은 남한의 어느 산보다 덩치가 크다. 한반도 산줄기의 근간을 이루는 백두대간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산군에는 남한 내륙의 최고봉인 천왕봉(1915m)을 비롯하여, 제석봉(1806m), 촛대봉(1704m), 명신봉(1652m), 칠선봉(1576m), 토끼봉(1534m), 반야봉(1732m), 노고단(1507m) 등 1500m가 넘는 산봉우리들이 장장 45㎞에 이르는 주릉을 형성하며 솟아 있다. 높은 봉우리들이 연이어진 고산능선에서 흘러내리는 유장한 계곡들 또한 남한의 다른 산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경관을 연출한다. ●식물 1500여종 서식… 학명 ‘지리산´ 꽃 즐비 지리산은 산세가 웅장한 만큼 그곳에 살고 있는 식물의 종류도 다양하다. 산자락을 포함해서 지리산에는 대략 1500종류의 식물이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남한에서 한라산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종류의 식물이 자라는 것이며, 북한산이나 관악산 등 800m급 산에 700∼800종류의 식물이 자라는 것에 비하면 2배쯤 많은 숫자다. 이처럼 풍부한 지리산 식물들 가운데는 북방계 식물 또는 고산식물로 분류할 수 있는 구름병아리난초, 금강애기나리, 기생꽃, 너도바람꽃, 땃두릅나무, 만병초, 산오이풀, 자주솜대, 참바위취, 회목나무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지리산 능선을 대표할 만한 식물들로 다른 산에서도 볼 수 있지만, 이곳 지리산이 분포의 남방한계선에 해당하므로 더욱 의미가 크다. 북방계 식물들이 지리산 높은 곳에 자라고 있는 것은 빙하기때 남쪽으로 내려왔던 북쪽 식물들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고산지역에만 살아남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리산에서 처음 발견되었거나 채집되어 우리말 이름에 ‘지리’ 또는 ‘지리산’이 붙은 식물들도 있다. 지리강활, 지리고들빼기, 지리괴불나무, 지리대극, 지리대사초, 지리말발도리, 지리바꽃, 지리사초, 지리실청사초, 지리오리방풀, 지리터리풀, 지리산고사리, 지리산괴불나무, 지리산김의털, 지리산바위떡풀, 지리산숲고사리, 지리산싸리, 지리산오갈피, 지리산하늘말나리 등이 그것이다. 또한, 학명(學名)에 지리산을 뜻하는 말이 붙은 것도 여럿 있다. 한국특산식물인 누른종덩굴의 학명에는 ‘지이산엔시스(chiisanensis)’가 붙어 있는데, 이것은 ‘지리산의’ 또는 ‘지리산에 자라는’이라는 뜻이다. 우리말 이름이나 학명에 지리산을 뜻하는 말이 붙지 않았지만 지리산에서 처음 발견된 노각나무와 모데미풀 같은 식물들도 있다. ●가시오갈피나무·깽깽이풀 등 보호식물 지정 지리산 식물들 가운데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식물도 많다. 특산속(屬)에 속하는 모데미풀은 물론이고, 구상나무, 금마타리, 노랑매미꽃, 누른종덩굴, 산앵도나무, 세모부추, 세뿔투구꽃, 지리고들빼기, 히어리 등의 특산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법으로 보호하고 있는 멸종위기식물들도 있는데, 야생동식물보호법에 의해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식물로 지정한 가시오갈피나무, 깽깽이풀, 기생꽃, 세뿔투구꽃, 자주솜대, 천마, 히어리 등이 자라고 있다. 지리산에 이처럼 다양한 식물이 살 수 있는 것은, 너른 산세에 걸맞게 독특한 조건을 갖춘 식물생육지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생육지는 고산능선으로서 해발 1500m 이상의 지역에 길게 형성된 능선에 특별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특히 주릉 곳곳에 발달한 바위봉우리나 초원에는 귀한 식물이 많다. 이들은 특수한 곳에만 적응해 살아가는 식물들로서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귀중한 것들이다. 지리산을 찾는 사람이나 관리하는 사람 모두 능선과 정상부의 보호에 힘써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리산 곳곳에 발달한 습지도 지리산의 독특한 식물생육지 가운데 하나다.90년대 중반에 대원사 북서쪽 왕등재 부근의 해발 1000m 지역에서 발견된 왕능재늪이 대표적인 습지다. 이 습지는 길이 200여m, 폭 80여m로 사람의 손을 전혀 타지 않은 채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이곳에는 감자개발나물, 닭의난초, 동의나물, 방울새난, 세모부추, 숫잔대, 애기부들 등 고산지역의 습원에 오랜 세월 적응해 살아온 습지식물들이 군락을 이루어 자라고 있어 학술적 가치도 크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킬리만자로의 꿈’ 이룬 중년들

    ‘킬리만자로의 꿈’ 이룬 중년들

    스와힐리어로 ‘빛나는 산’ 혹은 ‘하얀 산’이라는 뜻을 가진 킬리만자로. 만년설에 덮여 있어 ‘백산’(白山)이라고도 불린다. 적도 아래 가장 높은 산으로, 아프리카 최고봉 우후루피크 정상은 해발 5895m나 된다. 킬리만자로를 꿈꿔온 사람들이 마침내 이 매혹의 얼음산을 찾아나섰다.KBS 1TV ‘영상앨범 산’은 이들의 여정을 화면 가득 담은 ‘적도에 핀 꽃, 아프리카 킬리만자로’편을 17일 오전 7시에 내보낸다. 킬리만자로 등반에 나선 사람들은 다양한 사연과 꿈을 품고 있다. 위암을 이겨내고 새 삶을 얻은 중년부부,40년 전부터 킬리만자로 등반을 소망해온 황혼의 교수 등 킬리만자로에 발을 내딛는 이들의 가슴 속엔 설렘으로 가득하다. 이규성·김은주씨 부부가 처음 찾은 곳은 세계 8대 불가사의인 응고롱고로. 이곳은 수백만년 전 용암을 분출한 뒤 내려앉은 타원형의 분화구로 드넓은 호수, 초원, 습지는 온갖 야생동물들이 뛰어노는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발길을 재촉해 ‘코카콜라 루트’라는 별칭이 붙은 마랑구 루트로 들어섰다. 울창한 밀림지역을 지나 해발 2720m의 만나라 산장에 이르는 계곡 주변에는 희귀한 고산식물, 야생화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부터 킬리만자로의 중턱 호롬보 산장으로 이어지는 길은 습지초원지대. 구름과 안개에 휩싸인 초원은 한 폭의 수채화인 듯 그윽한 운치를 발산한다. 그러나 역시 아프리카 최고봉을 오르는 일은 만만치 않다. 점점 다리가 무거워지고 머리는 지끈지끈 아파온다. 해발 4000m에 이르면 사막화되어 식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구름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마인지봉과 히보봉이 그림 같다. 만년설의 장관이 아름다운 길만스 포인트에 도달하면 적도에서 보는 빙하의 모습에 입이 딱 벌어진다. 드디어 당도한 정상 우후루피크는 신비의 정점이다. 적도의 태양과 가장 가까이에, 열대권역에서 유일하게 만년설을 간직하고 있는 곳.‘지구의 신령’‘아프리카의 지붕’이라고도 불리는 킬리만자로의 진면모에 감탄이 절로 터진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서울시 이화장 국가문화재 추진

    서울시 이화장 국가문화재 추진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사저였던 이화장(梨花莊)이 서울시 지정 기념물에서 국가지정 문화재로 승격된다. 서울시는 이화장을 사적으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는 시 문화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지난달 28일 문화재청에 이화장에 대한 사적 지정을 정식으로 요청했다고 14일 밝혔다. 국가 지정문화재가 되면 시 예산뿐만 아니라 국비 지원이 이뤄져 건물 보수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도심 속 한 폭의 산수화 같은 이화장 서울 종로구 이화동에 있는 이화장(梨花莊). 우리나라 건국 대통령이었던 이승만(1875∼1965) 박사와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가 기거하던 사저의 이름이다. 8월의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이화장을 둘러보았다. 대학로의 시끌벅적한 유흥가를 지나 주택가로 들어서자 넓은 대문 너머로 기품있는 한옥이 눈에 들어온다. 철문 안에는 별천지가 펼쳐진다. 커다란 아름드리 나무와 크고 작은 꽃, 그리고 처마선이 고운 예쁜 한옥 등 아기자기하고 정갈한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화장 자리는 예로부터 경관이 빼어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조선 중종 때 학자 신광한과 인조대왕의 셋째 왕자 인평대군 등 명사들의 저택이 있었던 곳이다. 이화장에는 전시관인 본관과 조각당, 부속 건물 등이 있고 이 전 대통령의 양아들인 이인수 박사가 기거하는 생활관이 있다. 프란체스카 여사가 운명하기 전까지 머물렀던 본관은 현재 전시관으로 만들어졌다.ㄷ자 형태의 한옥으로 거실과 서재, 침실, 부엌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안에 전시된 것은 모두 이 박사 생전에 직접 사용하던 것들이다. 본관 옆 약간 높은 지대에 자리하고 있는 조각당은 마루가 딸린 단칸 한옥.1948년 1월24일 이승만 박사 부부가 초대 내각을 구상하고 조각명단을 발표했던 유서 깊은 장소다. 당시에 쓰였던 돗자리와 1인용 나무 의자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고즈넉한 우리의 멋과 역사가 ‘이화장’ 곳곳에 남아 있다. ●국가 지정문화재로 승격 서울시 문화재위원회는 이화장을 국가 사적으로 관리하는 게 옳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저이자 대한민국 초대정부의 조각본부가 구성된 장소이고, 본채(생활공간)와 조각당(조각본부) 등 주요 건물이 원형대로 잘 보존돼 있으며, 낙산 지역의 역사적 경관이 남아 있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47년 10월18일부터 다음해 8월12일까지, 그리고 4·19혁명으로 하야한 1960년 4월28일부터 하와이로 망명한 5월29일까지 이화장에서 거주했다. 이화장은 김구의 경교장(京橋莊), 김규식의 삼청장(三淸莊)과 함께 해방정국의 정치 중심지 역할을 했으며 단독정부 수립론의 근거지이기도 했다. 특히 1948년 8월15일 출범한 초대 정부의 조각본부(1948년 7월21일∼8월4일)이자 이승만 대통령의 집무공간(48년 7월24일∼8월12일)이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다음달 중 사적분과위원회를 열어 이화장의 사적지정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환경·사회통합형 교통체계가 원동력

    환경·사회통합형 교통체계가 원동력

    |쿠리치바(브라질) 오상도특파원|“도시를 변화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는 계속되고 있다.‘린야베르데’(초록색 라인)는 남북을 연결해 도시발전의 불균형을 해소할 것이다.” 브라질 쿠리치바의 도시설계를 맡은 이푸키(IPPUC)와 교통을 책임진 우르비스(URBS)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린야베르데’를 거론했다.40여년간 추진해온 쿠리치바 종합계획의 틀이 도로 하나를 중심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는 설명이다. 영국 환경오염왕립위원회는 최근 “효율적 교통정책이야말로 가장 좋은 환경보호책”이라고 강조했는데, 브라질의 변방 도시는 이미 이같은 지름길 구축에 박차를 가해가고 있는 셈이다. 버스 전용차로와 환승 터미널을 우리나라에 전해준 ‘교통천국’ 쿠리치바가 다시 진화하고 있다.1970년대 초부터 쿠리치바 시당국은 선형도로를 발전의 축으로 삼았고, 이는 5개 주요 간선교통축을 따라 확대된다. 하지만 이푸키의 전문가들은 토지수용에 따른 역사적 건물의 훼손과 재정지출을 막는 묘안을 짜내야 했고, 여기서 탄생한 게 일방통행 시스템과 전용차로다. 중앙도로는 양방향의 버스전용차로가, 양쪽 측면에는 승용차와 작은 버스가 다닐 수 있는 도로가, 마지막으로 양끝단은 도심과 교외로 향하는 일방통행로가 자리하고 있다. 이같은 3중도로 시스템은 90년대 초반의 우리나라에 견줘 신호대기 시간이 3분의1에 불과하면서도 소통률이 2배 이상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바 있다. 버스를 타더라도 단돈 600∼700원만 내면 시내 어디라도 갈 수 있고,20여개 민간회사는 노선을 배정받아 수입금을 시에 적립한다. 파울로 슈미트 우르비스 사장은 “하루 180여만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요금체계는 10년 전과 비교해 10%도 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효율의 증가는 대중교통 이용률과 에너지소비 극대화를 가져온다.”며 “굴절구간을 삽입해 버스간 추월이 가능한 변형 버스전용차로의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변화의 물결은 남쪽 피에린요와 북쪽 아투바를 잇는 린야베르데에서 시작됐다. 원형도로 건설에 중점을 둬온 시는 지난해 1월 주정부로부터 토지를 기증받아 남북의 23개 마을을 잇는 18㎞ 길이의 1단계 도로건설에 착수했다. 하야카와 공보관의 안내로 찾은 린야베르데는 벌써 70% 이상 공사를 마친 상태였다. 길 가운데로 공원과 보행자·자전거도로가 건설될 만큼 환경친화적이다. 도시개발에서 얻은 수익을 화석연료가 아닌 녹색교통에 재투자해 환경을 긍정적 방향으로 이끈 셈이다. 공사 관계자는 “70년대 후반부터 건설된 자전거도로는 이미 200㎞ 이상 퍼져나갔다.”면서 “시내는 물론 13개 위성도시 어디라도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원을 따라 연결된 경사진 레저용도로와 완만한 통근용도로로 나뉘는 게 특징이다. 호소메 국장은 “통근자의 80%에 육박하는 하루 180여만명이 버스를 이용하면서 쿠리치바의 1인당 자동차 연료 소비가 다른 브라질 내 주요 도시에 비해 30% 이상 줄어들고, 자동차 사고율도 떨어졌다.”면서 그만큼 깨끗하고 푸른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sdoh@seoul.co.kr ■토치오 도시환경국장 “2003년 이명박 대통령도 방문… 서울 녹지공간 확보능력 배워야” “엔지니어들은 직선을 고집합니다. 하지만 강은 자연스러운 제 길을 찾아야 합니다.” 마노엘 히바스 거리의 도시환경국에서 마주한 세르지오 갈란테 토치오 국장은 청계천 사진을 꺼내놓고 조심스럽게 지적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찾아온 이방인에게 청계천 복원에 대해 칭찬을 늘어놓다 말꼬리를 돌린 것이다. 그는 “2003년께 지금의 이명박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했다.”고 또렷이 기억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시장 시절, 닫힌 강을 복개해 오염방지에 기여하고 녹지공간도 조성했는데 이는 본받아야 한다.”면서도 “강 주변 녹지공간은 최소 양 옆으로 30여m는 돼야 홍수 예방과 자연정화 기능을 가질 수 있다. 자연스러운 곡선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바라보는 서울의 변화는 일단 긍정적이다.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한 다양한 사진자료를 보며 서울의 녹지공간 확보 노력을 칭찬했다. 서울시청 광장이나 세종로 도시공원 조성계획 등이 그렇다. 다양한 변화의 조짐을 주의깊에 살펴보고 있다고도 했다. 토치오 국장에 따르면 쿠리치바도 70,80년대 무분별한 개발로 하천과 녹지가 파괴되는 경험을 했고, 이에 1975년 자연배수 시스템을 법률로 도입했다.70년대 초까지 진행된 강의 수로화와 규격화된 배수방식을 뒤집는 시도였다. 그는 “당시 레르네르 시장은 크고 비싼 콘크리트 강을 짓기보다 작은 자연도랑 건설에 매진했고 이를 통해 고질적 홍수와 오염에서 벗어났다.”고 회고했다. 이어 “쿠리치바가 생태적으로 완벽한 도시라는 생각은 오해일 따름”이라면서 “다른 도시와의 차이점은 위정자들이 믿음을 심어주고, 시민들은 이를 믿고 간단한 프로그램부터 실행해 나간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슈미트 도시공사 사장 “한국 버스전용차로 보고 놀라…차량별 요금제 등은 개선해야” |쿠리치바 오상도특파원|“서울의 교통시스템은 이미 90점 이상입니다.” 쿠리치바 도시공사(우르비스·URBS)의 파울로 알폰소 슈미트 사장은 2005년 5월의 서울을 이렇게 회고했다. 세미나 참석을 위해 찾았던 서울의 삼성동 코엑스와 강남역 인근에서 접한 버스 전용차로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이 쿠리치바 시스템을 채택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히려 많은 인파와 교통량 속에서 더 질서정연했다.”면서 “지하철과 연계된 버스운행체계가 가장 인상깊었다.”고 전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접한 버스 전용차로는 상·하행선 정류장이 교차돼 정류장이 맞닿은 쿠리치바와 달리 버스간 추월이 가능했다는 점도 한층 진화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T머니, 교통카드 등 선진시스템을 갖추고도 정류장이 아닌 차량별로 요금을 받는 점, 지폐로 요금을 낼 경우 거스름돈을 주느라 시간이 지체되는 점 등이 교통흐름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쿠리치바는 탑승 전 미리 원통형 정거장에서 요금을 계산한다. 슈미트 사장은 “쿠리치바의 경우 다소 낙후된 시설에도 불구하고 ‘한번만 요금을 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사회적 요금제가 이동권의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높은 대중교통 의존도가 생태도시로서의 경쟁력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이 선진국에 견줘 뒤지지 않는 시스템을 갖춘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많은 사람이 대중교통 이용을 꺼린다.”면서 “승용차 사용을 줄여 배기가스를 낮추는 것이 결국 지구 온난화를 막는 데 일조하는 것 아니냐. 쿠리치바는 최근 자전거도로와 보행자 도로를 더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sdoh@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안동환·이재연기자
  • [Beijing 2008] 李대통령·김영남 말없이 악수만

    [Beijing 2008] 李대통령·김영남 말없이 악수만

    이명박 대통령과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이 8일 중국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했다. 이날 낮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후진타오 중국주석 주최 환영 리셉션에서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악수만 했을 뿐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두 사람은 원형테이블에 우방궈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중심으로 이 대통령은 오른쪽으로 3번째, 김 위원장은 왼쪽으로 3번째에 앉았다. 당초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사각형 테이블에 6명의 참석자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앉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북측이 테이블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해 한때 두 사람의 조우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우여곡절을 거쳐 다시 같은 테이블에 배치된 두 사람은 오찬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불편한 시간을 보냈다. 두 사람은 베이징 주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에서도 마주쳤다.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세 자리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앉아 개막식을 관람했다. 오찬에는 후 주석을 비롯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 등 100여개국의 국가원수와 행정수반, 왕실 대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개막식에는 청와대에서 김성환 외교안보수석과 박병원 경제수석, 이동관 대변인, 김창범 의전비서관, 김재신 외교비서관, 김휴종 문화체육관광비서관 등이 수행했으나, 입장권 확보가 어려워 일부 수행원은 이 대통령과 떨어져 개막식을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우리는 왜 스포츠에 빠져드나

    우리는 왜 스포츠에 빠져드나

    이런 광고문구가 있었다. 스포츠는 살아 있다! 활어처럼 퍼덕이는 스포츠 정신의 원형이야 따로 장황하게 웅변하지 않아도 모두들 공감할 터. 그런데 바로 이 대목이 궁금하다. 구구한 설명이나 설득없이도 어째서 인간은 스포츠의 매력을 자발적으로 인정하고 또 거기에 사로잡히게 될까. 바야흐로 세계의 시선이 한 점으로 쏠리는 올림픽 시즌.‘매혹과 열광’(한스 굼브레히트 지음, 한창호 옮김, 돌베개 펴냄)은 스포츠에 그 어떤 매력의 자장이 있어 사람들을 TV 앞으로 끌어 모으는지,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고찰한 책이다. ●미적 감수성 자극하는 스포츠 미학적 분석 스포츠의 사회적 의미를 따져 보는 책은 이전에도 꾸준히 소개돼 오긴 했다. 하지만 스포츠를 음모론의 도구로 바라본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대중동원, 민족주의, 상업주의 등의 교묘한 기제로서 스포츠의 의미가 해석됐음이다. 책의 차별점은 그 지점에서 찍힌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문학과 철학을 가르치는 지은이의 분석과정에서 스포츠는 정치·사회적 음모론의 대상이 아니다. 스포츠를 향한 대중의 열광이 유의미한 사회적 현상이라는 기본적 사실에는 저자 역시 동의한다. 그러나 그 배경은 철저히 미학적 논리에 기댄 채 단순명료하게 정의된다. 한마디로 “스포츠는 아름답기 때문”이다. 문학서적이나 연주회장의 음악, 박물관의 그림, 무대 위의 극예술 등과 똑같이 스포츠가 인간의 미적 감수성을 자극한다는 주장이다. 스포츠에 내재된 보편적인 매혹의 요소들이 긍정의 에너지로 발산된다는 것. ●극한·인체·혼돈속 아름다움의 구현 미학적 해석에 충실한 책에 따르면, 스포츠의 매혹에는 그를 뒷받침해 주는 결정적 요소들이 있다.▲무질서의 혼돈 속에서 표현되는 아름다운 형상 ▲인체의 한계지점을 오가는 힘과 기술 ▲정확하고 빠른 소통과 팀플레이 ▲인체와 도구(말, 자동차, 라켓 등)의 환상적 조화 ▲절묘한 타이밍 등이 그들이다. 책은 관련 사례들을 역사 속 스포츠 현장을 뒤져 적시한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 미국 대표선수로 출전해 육상 4관왕을 차지했던 제시 오언스. 계산되지 않고 ‘무의지적’으로 구사한 초인적 몸동작은 그 어떤 예술작품보다 아름답고 우아했다. 특별한 기술없이 멀리뛰기에서 가볍게 세계기록을 깨버린 순간, 자신도 놀라고 당황스러워 “관중에게 거의 사과하는 태도”를 보였던 오언스를 상기해 보자고 주문한다. 로마올림픽 육상 3관왕인 윌마 루돌프의 역주도 마찬가지.“그의 육체와 다리는 뇌가 보내는 지시사항을 따르기보다는 어쩌면 어떤 수학적 공식의 명령을 받는 듯하다.”고 묘사한다. 스포츠 현장에는 과학으로는 재단할 수 없는 미(美)의 또다른 영역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희의 순간 ‘진리의 顯現´ 경험 덩크슛을 하기 몇초 전 샤킬 오닐이 공중으로 떠올라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는 짧은 순간은 또 어떤가. 열혈 스포츠팬이기도 한 저자는 완벽하게 철학적인 견해를 내놓기도 한다.“어떤 신체가 예기치 않게 공간에 등장하고 재빨리, 돌이킬 수 없이 사라지면서 갑자기 아름다운 형태를 띠는 것은 일종의 ‘에피파니’(epiphany:진리의 순간적이고 예술적인 현현(顯現))”이라고 전제하고, 그것이 곧 스포츠를 관전할 때 인간이 경험하게 되는 환희의 원천이라고 규정한다. 덧붙여, 그 순간이야말로 관람자 개개인의 미적 반응 수준이 결정되는 시간이기도 하다는 주장이다. 일관되게 미학에 근거한 해설은 다분히 주관적이라는 인상을 던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스포츠 동선 하나하나의 은유를 재발견할 수 있도록 인문학적 식견을 아낌없이 빌려 준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있는 책이다. 세계 스포츠사를 장식했던 명장면들, 알려지지 않은 올림픽 뒷이야기 등은 스포츠팬들에겐 ‘덤’ 이상의 쏠쏠한 읽을거리다.1만 4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경기도민 76% “화장장례 선호”

    경기도민의 4명 중 3명은 사후 시체를 화장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최근 도내 20세 이상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장례방법을 설문조사한 결과 75.9%가 화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이들 가운데 44.3%는 화장한 뼛가루를 수목이나 화초, 잔디 주변에 묻는 자연장을 원했다.응답자의 49%는 자연장을 바람직한 장례 방법이라고 밝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인 응답자 29.9%보다 우세했다. 선호하는 자연장 방식으로는 수목형이 68.3%, 잔디형 12.7%, 정원형 9.7%, 기타 5.4% 순이었다. 도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자연장에 대한 도민의 의식이 긍정적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를 ‘경기도 자연장 표준 모델’에 반영하겠다.”고 했다.도는 10월 중으로 수원연화장에 잔디형과 정원형이 혼합된 형태의 자연장 시범지역을 조성할 예정이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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