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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하도급 근로자 보호할 법령 재정비하라

    대법원이 어제 현대자동차 사내 하도급 관련 파기환송심 상고공판에서 “사내 하청도 근로자 파견에 해당돼 2년 이상 일한 근로자는 정규직으로 고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로써 외환위기 이후 정규직의 고용 유연성 확보차원에서 도입되기 시작한 사내 하도급 제도에 전면적인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0년 사내 하도급 활용 현황’에 따르면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 132만여명 가운데 사내 하도급 근로자는 24.6%인 32만 5000여명에 이른다. 업종별로는 조선 61.3%, 철강 43.7%, 기계·금속 19.7%, 전기·전자 14.1% 등 주요 제조업종이 모두 인건비 절감과 고용 유연성 확보 수단으로 사내 하도급을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소송의 발단이 된 자동차업종도 16.3%가 사내 하도급이다. 사내 하도급 근로자는 원청업체 근로자들의 절반에 불과한 급여를 받으면서도 원청업체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힘들고 위험한 공정에 투입된다. 그 결과 조선업의 경우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발생한 중대 재해 76건 중 81.5%가 하도급 근로자다. 사회보험 가입률도 극히 저조하다. 더구나 하도급 근로자는 원청업체의 노무지휘를 받고 있음에도 소속회사가 다르다는 이유로 ‘도급’으로 분류돼 비정규직보호법 적용대상에서도 제외돼 왔다. 따라서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기업과, 기득권 보호를 위해 비정규직 차별에 편승해온 정규직 노조의 담합 희생물인 하도급 근로자에 대해 법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노동현실을 해석해 판결한 것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정부와 정치권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앞다퉈 비정규직 차별해소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비정규직에게 절실한 것은 그 같은 ‘어음’이 아니다. 당장 받고 있는 불합리한 차별의 시정과 법망을 교묘히 빠져 나가려는 기업들의 불법과 편법을 바로잡는 것이다. 기업들은 하도급 근로자에 대한 차별 시정이 경쟁력이나 성장동력 약화, 일자리 감소 등으로 귀결된다며 차별을 정당화하려 해선 안 된다. 정규직 노조도 함께 일하는 하도급 근로자의 권익 보호에 힘을 보태야 한다. 정부는 이번 판결의 취지를 살려 관련 법규를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 [사설] 비정규직대책 임금격차 해소로 이어져야

    정부와 한나라당이 어제 저소득 근로자를 지원하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차별을 해소하는 내용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저소득 근로자들을 위해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를 재정에서 일정 부분 지원해 사회안전망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유사·동종 업무에 종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복리후생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불합리한 근로여건을 시정하겠다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또 인건비를 줄이는 방편으로 정규직 근로자들을 공정별로 쪼개어 사내 하청이라는 형태로 이동시키면서 고용환경을 악화시키는 기업의 관행에 대해서는 원청업체에 연대책임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한다. 양극화 심화의 주 요인으로 꼽히는 비정규직 문제에 여권이 뒤늦게나마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잘한 일이다. 지난 2007년 비정규직보호법이 발효된 이래 법 제정 취지와는 달리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근로환경은 더욱 열악해졌다. 기업들이 ‘비정규직 고용 안정’보다는 ‘고용 유연성 확보’에만 열을 올린 결과다. 그 결과 비정규직 근로자는 2007년 577만명에서 2년간 다소 줄어드는 듯하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해 올해에는 법 제정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임금은 2007년 64.2%에서 올해에는 57.3%로 떨어졌다.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 가입률 역시 정규직의 2분의1~3분의1로 법 제정 이전보다 낮아졌다. 민주당이 2017년까지 비정규직 규모를 전체 임금근로자의 30%로 낮추고 정규직의 80% 수준까지 임금을 높이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것도 비정규직의 이러한 현실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재계는 기업 사정과 노동시장 현실을 무시한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일부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혜택을 보게 될지 모르지만 결국 일자리 감소로 귀결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감 몰아주기, 사내하청 남발, 납품가 후려치기 등 각종 편법으로 비정규직 문제와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킨 책임은 바로 기업에 있다. 우리는 비정규직 대책이 종국적으로 정규직과의 임금격차 해소로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러자면 기업들이 이젠 약자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여권이 연내 제정을 약속한 ‘임금 및 근로조건 차별개선 가이드라인’을 지켜보겠다.
  • 공공 공사 임금체불땐 입찰 불이익

    내년부터 공공부문 공사의 발주자와 원·하수급인이 근로자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으면 공공 공사 입찰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받게 된다. 공사대금 중 근로자들의 임금은 노무비 전용 통장으로 관리되며 매월 실제 임금이 지급됐는지 확인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정부는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제2차 서민생활대책점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건설근로자 임금보호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끊임없이 악순환되는 건설근로자의 임금 체불을 막으려면 획기적인 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관련 부처가 합동으로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지난해 임금체불을 경험한 건설업 근로자는 3만 3000명이며, 올 상반기에만 1만 8000명이 860억원에 대한 임금체불을 신고했다. ‘발주자-원청업체-하청업체-근로자’로 연결돼 있어 공사대금 지급절차가 복잡하며, 임금이 공사대금에 포함돼 있어 체불과 지연 지급 등이 많이 생긴다. 정부는 노무비 구분 관리·지급 확인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발주자와 원·하수급인은 공사대금 중에서 노무비는 따로 구분해 관리해야 하며, 매달 노무비 전용 통장을 통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임금 지급 여부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곧바로 근로자에게 통보(노무비 알리미 서비스)된다. 정부는 원·하수급인이 공사를 계약할 경우 발주기관에 임금지급 보증서를 반드시 제출하도록 했다. 소속 근로자에게 체불임금이 발생하면 보증기관이 대신 지급해야 하며, 보증기관은 해당 건설업체에 향후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퇴직근로자에 대해서만 적용됐던 체불임금에 대한 ‘지연이자제’를 재직근로자까지 확대 적용키로 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갑을관계 비리’의 전형 보여준 한전 현장

    그제 하도급업체로부터 수년간에 걸쳐 15억원 상당의 뇌물과 접대를 받은 한국전력 현장감독관 70여명이 경찰에 적발된 사건은 ‘갑을관계 비리’의 전형을 보여준 사례다. 이들은 2006년부터 최근까지 한전에서 발주하는 전기공사를 원청회사에 수주해 놓고 이들이 다시 하도급업체에 일을 맡기는 것을 묵인해 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고 한다. 일부 직원들은 자기 부인을 하청업체에 취업시켰는가 하면 서울 강남에 주류백화점을 차려놓고 하도급업체 직원을 불러 양주와 와인을 시가보다 무려 10배 이상 비싸게 팔아 거액을 챙겼다고 한다. 이들의 행태는 도덕적 해이를 넘어 범법행위를 저지른 것이나 다름없다. 그것도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한전이라고 하니 기가 막힐 뿐이다. 문제는 이번에 밝혀진 것 말고 하도급 비리 행태가 한전 내부에 뿌리 깊게 박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이번 사태에서 보듯 수년 동안 수십명이 하도급 비리에 간여해 왔다는 것은 그만큼 하도급 비리가 관행적이고 구조적으로 이어져 왔다는 얘기다. 한전은 부인하고 있지만 대개 하도급 비리는 현장 직원과 이들을 관리·감독하는 상위 직원들 간의 보이지 않는 방조 내지 묵인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한전은 금품과 향응 수수, 횡령 등이 적발될 때는 금액과 상관없이 세번 징계를 받으면 해임하는 등의 쇄신책을 내놓았지만 이것만으로 하도급 비리를 근원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한번이라도 적발되면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하는 고강도 대책이 나와야 비리 불감증을 깨울 수 있다. 다른 공기업이나 민간기업들에 모범 사례가 될 정도는 돼야 한다. 그런 다음 추가적인 제도 개선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식경제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 부처는 한전을 비롯한 공공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하도급 비리 근절방안을 마련하는 데 고민해야 한다. 서울시가 지난 3월 내놓은 하도급 직불제 등도 참고할 만하다. 형식적인 하도급 부조리 센터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맡고 있는 기획재정부도 청렴도 평가에 하도급 비리 등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
  • “사내하청 2년이상 근무땐 파견근로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조립라인에서 2년 넘게 근무한 사내하청업체 근로자에 대해 ‘파견 근로자’로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부장 원유석)는 10일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업체 근로자로 일하다 해고된 최모씨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취소 청구소송의 파기 환송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대차가 최씨가 속한 하청업체 근로자의 작업량, 휴게시간, 방법, 작업속도 등을 직접 지휘하고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내린 사실이 인정된다.”며 “최씨는 현대차의 직접 노무 지휘를 받는 파견근로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최씨가 현대차의 직접 지휘를 받는 파견 근로자가 아니라는 전제에서 내린 중노위의 재심 판정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사내하청업체에 20 02년 입사한 최씨는 노조활동 등을 이유로 해고되자 원청회사인 현대차가 실질적인 고용주라며 자신이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를 당했다는 취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는 사내하청은 근로자 파견이 아닌 도급에 해당한다며 최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7월 ‘작업명령이 사내하청업체 현장관리인을 통해 이뤄졌더라도 사실상 현대차에 의해 통제됐던 점 등에 비춰보면 최씨는 현대차의 노무지휘를 직접 받는 파견근로자라고 할 수 있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대법원 상고와 헌법재판소 헌법소원을 통해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사내하청도 2년 이상 근무하면 정규직

    사내하청근로자도 2년 이상 근무했다면 정규직으로 봐야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3부(이대경 부장판사)는 10일 현대자동차의 사내하청업체 근로자로 일하다 해고된 최모씨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취소 청구소송의 파기 환송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최씨가 소속한 하청업체 근로자의 작업량이나 방법, 일의 순서 등을 현대차 직원이 직접 지휘하고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내린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최씨는 현대차의 직접 노무 지휘를 받는 파견근로자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현대차는 직접고용 간주 규정에 따라 최씨와의 근로관계가 성립했음에도 이를 부정하고 사업장 출입을 봉쇄해 최씨를 해고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대차를 최씨의 사용자로 볼 수 없다는 전제에서 내린 중노위의 재심 판정은 취소된다.  반면 재판부는 사업주가 파견근로자는 2년 초과해 사용하면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하도록 한 옛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6조 3항이 위헌이라며 현대차가 낸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은 기각했다.  최씨는 현대차 울산공아의 사내하청업체에 2002년 입사했으며, 노조 활동 등을 이유로 해고되자 원청회사인 현대차가 실질적인 고용주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사내하청은 근로자 파견이 아닌 도급에 해당한다며 원고 패소판결했지만 지난해 7월 대법원이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현대車 비정규직 고용비율 정규직 보호위해 밀약한 셈”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이 열흘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16.9%’라는 수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9%란 현대차 전체 조합원 가운데 비정규직 조합원이 차지하는 비율. 이 비율은 2000년 현대차 노조와 사측이 합의를 통해 정한 것으로 지금까지 비정규직 고용을 유지하는 데 근거가 되고 있다. ●“정규직 고용 보장에 이용” 1998년 현대차는 구조조정을 통해 근로자 1만여명을 전격 해고했다. 이후 생산량을 늘리면서 새로 채용하는 직원 대부분을 비정규직으로 채웠다. 불안을 느낀 현대차 노조는 비정규직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측과 ‘비정규직 비율을 전체 조합원의 16.9% 수준으로 한다.’는 조항에 합의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구조조정 때 비정규직이 우선 해고된다는 묵시적 전제 조건이 바닥에 깔려 있다. 즉, 현대차는 일정 비율의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 있는 동의를 노조로부터 받은 것이고, 노조로서도 간접적으로 정규직의 고용안정을 보장받는 식의 밀약을 한 것이다. 김정한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노사 간의 합의 사항이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지만 정규직의 일자리를 보호받기 위해 변칙적으로 이용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이 비율마저 지켜지지 않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임직원 5만 5000여명 가운데 정규직은 4만 5000여명, 비정규직은 8000여명이고 한시하청근로자(생산량 증가 때 단기간 투입되는 인원)가 1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비정규직의 비율이 20%를 넘는 것이다. 파업을 주도한 울산 1공장의 비율은 23.3%이다. 편법 계약의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것을 사측과 정규직 노조가 모두 원한다는 오해를 받을 만하다. ●임금은 정규직의 80% 수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가장 큰 차이는 임금 수준. 기본급을 기준으로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80%가량 임금을 받는다. 그러나 상여금이나 성과급이 기본급을 기준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실제로 받는 임금은 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 달에 2~3차례 특근을 하는데 근속연수 17년차의 경우 특근비를 월 20만~30만원 받기 때문에 전체 임금에 미치는 영향이 큰 셈”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맡겨진 업무는 크게 차이가 없다. 한 조립라인에서 섞여서 같이 일을 하는 데다 현대차 측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를 정확히 집어내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이번 파업사태를 비정규직법의 법망을 피해가는 전형적인 형태로 본다. 사내 하청업체인 동성기업이 폐업한 뒤 한 달 만에 새로 회사를 만들어 기존 직원들을 재고용하는 방식으로 ‘2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노동법 의무조항을 비켜갔기 때문이다. 김정한 연구위원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현대차가 아닌 하청업체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맞지만, 원청인 현대차도 정규직 전환을 장려하고 임금 격차를 줄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대법원은 현대차 사내 하청업체 해고근로자들이 제기한 해고구제소송 상고심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도급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간주한다.’는 취지로 서울고법 판결을 파기했다. 한편 현대차는 24일까지 1만 600대, 1197억여원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일자리 창출 전도사’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에 듣는다

    ‘일자리 창출 전도사’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에 듣는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과천 내에서 ‘일자리 창출 전도사’로 불린다. 일회적인 고용대책이 아닌 선진고용 시스템 창출이 그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MB(이명박 대통령) 정권의 실세로 불리는 그는 지난 8월 30일 장관 취임 이후 현 정부의 최대 고민인 일자리 문제를 놓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2008년 출범부터 정권 인수위원회를 시작으로 청와대 정무수석과 국정기획수석을 거쳐 최근 고용부의 수장을 맡은 지 80여일이 흘렀다. 최근엔 정권 화두가 된 공정사회의 착근을 뒷받침하는 현장 지휘자로서 바쁜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워크 홀릭’(일중독자)이라는 별명답게 꼼꼼한 일처리로 정평이 난 그는 인터뷰 중에도 자신의 철학과 열정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정 노사관계 기틀 확립 주력 →우리 사회 고용문제의 근본적 문제점은 무엇이라 보는지. -상당수 근로자들은 장시간 일을 하고 있지만 나머지 일부 근로자들은 시간제 일자리라도 애타게 찾고 있다. 이런 불공정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을 줄이면 1석 5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자리 증가와 삶의 질 제고, 산재 감소, 노동생산성 증가, 가족 가치의 복원 등이다. 우리가 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기위해서는 과거 1960~70년대의 개발연대의 고용시스템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탄력적인 선진 고용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따라서 내년에 ‘시간제 근로자 고용촉진법’을 제정해 보다 유연한 고용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데 법과 제도적 지원을 아까지 않겠다. →시간제 근로 활성화 방안의 구체적 내용은 무엇인가. -일과 가정을 병행하려는 여성은 물론 은퇴를 앞둔 ‘베이비 부머’(1955~63년생)들, 학업을 포기하지 못하는 청년층들도 전일제보다 시간제 근로제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재 임금격차 문제와 노사 간의 부정적 시각 등이 시간제 근로 확산에 있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파트 타임제도’가 정착된 서구 선진국처럼 우리도 시간제 근로자에 대한 임금 및 근로조건에 있어 시간비례 원칙 및 차별금지 원칙을 명시하고 사업장의 준수를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고용노동정책의 선진화 논의도 적지않은데. -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고용노동 분야도 선진화된 제도와 시스템을 정착시켜 나갈 예정이다. 일하고 싶어도 일하기 어려운 청년, 여성, 고령자, 근로빈곤층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늘리고 동시에 진정한 일꾼으로 키우는 역할도 한층 강화하겠다. 근로자의 기본권익을 보장해 차별없는 일터를 만드는 한편, 노동시장의 유연화도 병행하여 상생의 노사관계와 일자리 창출의 기반도 튼튼하게 하겠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공정사회를 위한 고용부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87년 체제’를 뛰어넘어 자율과 책임 그리고, 상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심히 일하고 성과가 높은 사람보다 오래 일한 사람이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경직적인 연공급(年功給) 체계의 불공정성을 시정하고 대기업-중소기업, 원청-하도급, 정규직-비정규직, 노조-비노조 간 처우가 다른 불공정성도 없애야 한다. 공정한 노사관계의 기틀을 제공할 근로시간면제제도와 복수노조제도의 연착륙, 성과를 높이고 일자리를 더하는 생산적 노사문화의 확산에도 주력하겠다. ●7만 일자리 2차 프로젝트 곧 발표 →최근 발표한 ‘2020 국가고용전략’ 가운데 기간제법 상 비정규직 근로자 사용기간 적용 예외대상 추가를 놓고 노동계에서는 우려가 많은데. -이번 국가고용전략은 일자리 창출에 장애가 될 수 있는 고용규제를 합리화한다는 취지다. 구인도 어렵고 기업 운용에 대한 상당한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신설기업에 기간제한을 연장한다든지, 용역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는 청소나 경비 업무의 경우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대체할 가능성도 없다. 좀 더 융통성 있게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예외로 인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대법원 판결(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 간주)에 따라 사내 하도급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어떤 대책이 있는가. -지난 7월 22일 현대자동차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불법파견 형태로 운영되는 사내하청 관행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하더라도, 모든 사내 하도급이 불법파견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우선 제조업 중심으로 사내하도급 실태점검을 실시 중이다. 자동차, 전자 등 5개 업종 29개 사업장에 대해 실태점검 중이다. 하지만 최근 금속노조 등 일부 사업장에서 실태 조사를 거부하는 등 어려운 점도 없지 않다. 불법파견으로 드러날 경우 법에 따라 조치하되 근로자 고용안정을 위해 원청사업주로 하여금 해당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도록 지도하겠다. 내년 초까지 사내 하도급 근로자를 보호하는 가이드 라인을 마련하겠다. →우리사회의 경직적인 연공서열의 임금체계에 대한 개선방향은. -‘연공급 임금체계’는 1960~70년대 공업화와 고도성장 시대를 반영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열심히 일한 성과를 반영하지 못하고 근무 연한대로만 임금이 결정되는 임금 체제는 문제가 있다. 지난해 100인 이상 사업장 중 61.8%가 연봉제를, 36.5%가 성과 배분제를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는 성과와 연동된 임금체계로의 개선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겠다. ●내년 시행 복수노조제 정착 노력 →최근 2012년까지 7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향후 추가계획은. -7만 100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목표 가운데 20%(1만 4000명)는 공공부문에서, 나머지 80%(5만 7000명)는 민간부문에서 만들어질 계획이다. 앞으로 발표될 2차 프로젝트에서는 일자리 나누기, 일하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 증진, 고용정보와 서비스 등 인프라 강화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그럼 신규 일자리 고용 형태에 대한 우려가 많다. 고용률이 낮고 청년실업이 줄어들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가 없다는 것인데. -구직자의 입장에서 보다 안정적이고 근로조건도 좋은 양질의 일자리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공공기관의 경영 효율화’와 ‘일자리 창출’이 조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공공기관 일자리 창출은 공공기관 선진화의 틀 내에서 추진하되,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고 청년층이 선호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확대할 것이다. 신기술 개발, 신시장 개척 등 미래 발전을 위해 반드시 증원이 필요한 분야와 의료서비스 등 국민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분야를 위주로 증원할 계획이다. →최근 KEC 사태처럼 타임 오프제에 대한 갈등이 여전히 존재한다. 타임오프제에 대한 평가와 향후 방향은. -일부에서의 노사갈등이나 이면합의는 있지만 10월말 현재 도입률이 79.5%에 달한다. 이중 법정 한도를 준수한 사업장이 97.2%에 이르는 등 순조롭게 정착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노조 활동에 대한 조합원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져 노조운영의 투명성이 증대되고, 조합원에 대한 서비스 기능이 강화되는 노사문화 선진화의 토대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도 점검시 이면합의나 탈법적 사례가 있는지 확인해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할 것이다. →내년에 시행되는 복수노조에 대해 현재 정부차원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는 만큼 정착 과정에서 일부 혼란은 예상되지만 노조법 개정 후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까지 모두 마무리하였다. 세부 매뉴얼이 준비되는 대로 내년 초부터 노사를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를 강화시켜 빠른 시일내에 안정적으로 정착되도록 하겠다. →내년 고용전망과 사업계획은. -내년은 경기회복과 경제성장 지속 등으로 실업률은 3.5%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본다. 취업자수 증가도 연평균 20만명 내외에 달해 노동시장은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될 전망이지만 청년 및 취업애로계층의 취업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것도 사실이다. 노사관계는 내년 7월 1일 복수노조 제도 시행을 둘러싸고 불안요인이 여전히 남아있다. 내년에는 고용친화, 지역주도, 시장중심의 패러다임 전환, 청년 및 저소득층 등 취업취약계층별 취업지원 등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대담 정리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선진국의 상생 전략

    경제 양극화는 국경을 넘은 세계의 고민이다. 많은 국가가 대·중소기업의 상생 전략 마련에 나선 것은 이 때문이다. 각국의 중소기업들은 질 높은 기술을 확보해 몸값을 높이거나 다른 중소기업과 손잡고 대기업의 힘에 맞서는 등 다양한 전략을 모색 중이다. 정부도 최소한의 개입을 통해 대·중소기업 간 협력 분위기 조성을 돕고 있다. 유럽국 중에는 중소기업 간 연합을 폭넓게 인정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곳이 많다. 독일이 대표적이다. 업종별 협동조합 체계가 자리 잡은 독일에서는 중소기업 간 연합체를 만들어 가격 협상력 등을 끌어올린다. 법령 또한 작은 규모의 기업 간 연합에 관대하다. 독일의 경쟁제한 억제법은 중소기업들의 카르텔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조항을 둬 중소기업들의 협업과 제휴를 폭넓게 보장하고 있다. 의류산업이 발달한 이탈리아 또한 여러 중소기업이 손잡고 경쟁력을 키우는 문화가 뿌리내렸다. 이들 기업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집단의 힘’을 이용, 대기업과 협상을 벌인다. 예컨대 단추와 옷감, 지퍼 생산업체가 서로 연합체를 만들어 공동 수주하는 방식을 통해 가격 협상력 등을 높이고 있다. 덕분에 이탈리아의 대·중소기업은 수평적 관계를 보이며 협상 테이블에서도 팽팽한 장력을 유지한다. 중소기업 대국인 일본에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지원성 협력을 하는 일이 거의 없다. 중소기업이 여러 원청기업과 거래하기 때문에 시혜성지원이 자칫 다른 기업에 득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신 대기업은 납품가격 등 협력업체와 맺은 계약 내용을 성실히 지킨다. 정부의 역할도 하청대금법과 하청진흥법 등을 통해 공정한 거래질서가 유지되도록 감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중소기업이 정보를 얻고 거래상대자를 찾을 수 있도록 상담회의를 개최하는 등 대·중소기업 간 거래 활성화를 돕는다. 전인우 중소기업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선진국 전문가에게 대·중소기업 상생정책에 대해 물으면 개념조차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책으로 추진할 필요가 없을 만큼 상생문화가 산업현장에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고용부 “현대건설 수사의뢰”

    고용노동부는 10일 산업재해 사망 사고의 책임을 중소업체에 떠넘기려 한 현대건설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공사 도중 작업 인부 1명이 추락사하자 하청업체를 원청업체인 것처럼 도급계약서를 위조해 사고 책임을 전가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조사를 벌인 고용부 수원지청은 도급계약서가 변경됐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대한 입건조치만으로 사고 처리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위조한 모델하우스 도급계약서를 제출한 것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에 해당하는 만큼 위조에 관여한 회사 관계자를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사망사고를 조사한 담당 근로감독관과 과장도 부적절한 업무처리가 드러난 만큼 징계할 방침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현대기아차 시위로 몸살

    현대기아차가 최근 기아차 모닝을 위탁 생산하는 ‘동희오토’ 해고자들의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동희오토의 하청업체 해고자 10여명은 지난주부터 해직된 근로자의 복직과 기아차와의 직접적인 협상을 요구하며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 앞에서 일주일째 밤샘농성과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동희오토 해고자 측은 “하청업체들은 기아차와 똑같은 일을 하면서 급여는 절반도 안 된다.”며 저임금과 함께 계약 기간 2년이 넘으면 해고에 몰리는 고용 불안을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이들을 고용한 것은 동희오토이며, 기아차는 원청업체가 아닌 만큼 협상할 권한도, 의무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서울시 발주공사 직불제 전면 도입

    앞으로 서울시가 발주하는 공사를 하청받으면 시로부터 공사대금을 직접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이 같은 직불제 대금방식은 전체 공사대금의 절반 정도에 대해서만 자율적으로 시행되고 나머지는 원청업체들이 대금지급을 미루거나 어음으로 지급하는 등의 부작용이 여전히 남아 있다. 서울시는 6일 ‘중소 건설업계의 고통경감 및 서민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앞으로 시가 발주하는 모든 공사에 ‘직불제’를 전면 도입해 공사 대금을 시가 직접 하도급 업체에 15일 이내에 현금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시와 사업소, 산하기관에서 발주한 공사는 총 487건으로 공사비는 8조 7290억원에 이른다. 이중 하도급 계약이 체결된 것은 1571건으로 사업당 평균 하도급 건수가 3.2건이었다. 시는 조사를 통해 발주 공사의 원청업체가 선금 등 공사 대금을 받은 후 하청업체에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거나 어음 등으로 주는 사례가 다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 최성권 시민감사옴부즈만은 “시 발주 공사에서 최대 6개월까지 임금이 연체된 사례도 적발됐다.”면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도급 대금을 시가 직접 업체에 지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지난해 원청업체 및 하청업체와 합의해 직불제를 자율적으로 도입했지만 아직 전체 공사의 51% 정도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직불제 전면 실시를 위해 시는 시장 직속의 국장급 하도급 전담조직을 신설한다. 하도급 전담조직에서는 전체 시발주 공사의 50%를 무작위로 추출, 상시 감시한다. 또 불법하도급 및 임금체불신고센터를 설치해 365일 24시간 내내 전화 신고를 받고, 신고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신고자에게 포상도 지급한다. 부실시공과 부도로 직결되는 저가하도급을 근절하고 설계변경을 이유로 한 대금지급을 막는 방안도 추진된다. 하도급 신고시 이중계약서를 작성해 하도급 업체의 실공사비를 줄이는 편법을 집중 감시하고 설계변경이나 물가변동이 발생하면 심의회 운영시 하도급 계약에 대한 심사를 의무화했다. 특히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하도급에도 도입해 불공정 행위에 가담한 공무원은 파면 등 중징계하고 해당 업체는 입찰제한과 고발 조치가 이뤄진다. 이와 함께 건설행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가 발주하는 공사의 입찰공고부터 계약, 준공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전산으로 처리하는 디지털 건설행정시스템을 구축해 모든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현대重, 하청업체 부당해고 구제해야”

    하청업체라도 원청업체가 작업 전반을 지휘·감독하면서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했다면 원청업체가 실제 사용자로 부당노동행위의 주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전수안)는 현대중공업이 하청업체의 폐업으로 일자리를 잃은 직원들이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판단해 원청업체인 현대중공업에 구제명령을 내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 판정취소 소송에서 “원고는 부당해고 구제명령의 이행 의무자인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근무시간 배정, 노무제공 형태 및 방법, 작업환경 등을 결정하고 있었고, 작업 전반을 지휘 감독해 근로계약서상의 사용자인 하청업체와 같은 정도로 노동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에서 정하는 지배·개입의 주체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하청업체 직원들이 2003년 8월 노조 설립을 신고하자 일부 하청업체들은 폐업할 뜻을 내비치며 노조활동 중단 등을 요구했으나 조합원들이 불응하자 폐업신고와 함께 신분이 공개된 노조 임원과 조합원들을 해고했다. 이어 새로 하청업체를 설립하고 노조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들을 재고용해 이전과 같은 일을 해 왔다. 이에 해고된 노조원들은 중노위에 부당해고 및 부당 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을 냈으며, 중노위는 노조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현대중공업에 구제명령을 내렸다. 현대중공업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고 1·2심에서 패소하자 대법원에 상고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군함 레이더 장비 납품비리 방산업체 등 3곳 압수수색

    검찰이 군함의 레이더 장비를 납품하는 업체 간 비리혐의를 포착, 내사를 벌이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은 방위산업업체인 S사가 군에 통신 장비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잡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지난 21일 군함 레이더 장비를 제작하는 방위산업체 S사 용인사업소와 S사에 통신 장비를 납품하는 D사와 K사 등 하청업체 2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어 S사 관계자들을 잇따라 불러 조사한 뒤 하청업체에는 제조원가 명세서와 거래 내역 등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S사 용인사업소는 이지스함과 구축함 등 국산 군함이 사용하는 레이더와 통신장비를 제작하는 곳이며, D·K사는 S사에 통신시스템을 납품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성남지청은 S사가 이지스함에 대함 레이더를 납품하면서 하청 업체에 비용을 부풀려 지급한 뒤 다시 돌려받는 방식으로 거액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S사 측은 “우리는 원청업체이기 때문에 참고인 자격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전남 대불산단 임금체불 급증

    조선산업 활황으로 호황을 누리던 전남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에서 일하고도 돈을 못 받은 근로자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원인은 재무상태가 부실한 다단계 하청업체들이 원청업체들로부터 공사비를 받아 챙긴 뒤 달아나거나 부도가 났기 때문이다.30일 전남도와 광주지방노동청 목포지청에 따르면 대불국가산단에서 제 때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192개 업체 700여명이고 체불액은 30억원에 이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체불사업장 수는 40%, 체불 근로자와 임금은 70%가량 는 것으로 나타났다.블록(선박구조물)을 생산하는 T중공업 공장 앞에서는 이 공장의 D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지난 10일부터 밀린 임금을 달라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공장 근로자 90여명은 수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해 모두 2억 2000여만원이 밀려 있다. 이 하청업체는 업주가 부실한 재무상태에서 계약을 따낸 뒤 원청업체로부터 기성금을 받아 임금을 적게 주다가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체불 근로자들은 “원청업체들이 하청업체의 전문성이나 재무상태를 보지 않고 관리감독도 전혀 하지 않아 피해는 결국 죽도록 일한 근로자들에게 떠넘겨졌다.”며 다단계 하도급 관행의 폐해를 지적했다. 이렇게 되자 숙련된 용접공 등 필요한 인력이 대불국가산단을 떠나고 있다. 대불국가산단 내 52개 블록(선박구조물) 공장은 블록업체마다 3~4개 하청업체를 두고 있다. 이들 가운데 무리한 투자로 일감이 줄면서 재정난을 겪거나 처음부터 돈이 없는 상태에서 계약을 따낸 경우도 적잖아 체불임금 파동이 들불 번지듯 확산되고 있다. 정광균 광주지방노동청 목포지청 근로감독관은 “대불국가산단에서 체불임금과 관련해 (전체 입주업체의 15%) 50여개 업체를 수사하고 있다.”고말했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대우조선 30년 우정 덕에 올 첫 수주

    올해 ‘수주실적 제로’에 묶였던 대우조선해양이 첫 신고식을 치렀다. 수주 선박은 호황 시절에 종종 퇴짜를 놓았던 해상 구조물 운송선인 ‘바지선’이다. 수주 사연도 눈물겹다. 30년 지기(知己)가 ‘친구를 돕는다’는 심정으로 발주했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세계 조선시장이 극심한 불황의 늪에 빠져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대우조선해양은 4일 네덜란드의 히레마사로부터 진수 바지선 1척을 4500만달러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길이 180m, 너비 46m, 무게 1만 9100t급으로 2010년에 인도된다.이번 바지선 입찰엔 중국 조선사들이 참여해 더 낮은 입찰가격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히레마사가 대우조선해양에 선박 건조를 맡겼다. 여기엔 양사의 ‘30년 우정’이 한몫했다. 대우조선해양과 히레마사는 1980년대부터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해상구조물의 운송 설치와 해체 분야에 글로벌 전문업체인 히레마사는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로서 선박·해양 사업에 참여했다. 이번 수주는 1987년 히레마사로부터 바지선을 수주한 이후 무려 22년만이다. 하청업체가 원청업체의 어려움을 보고 측면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시장 침체로 장기간 수주가 없었지만 이번 계약을 계기로 수주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조만간 북유럽 선주와 해양 프로젝트의 발주의향서(LOI) 체결을 비롯해 다수의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광주·전남 하청업체 ‘부도 공포’

    광주·전남 하청업체 ‘부도 공포’

    경제기반이 열악한 광주·전남에서 중견 건설, 조선사들이 자금 압박으로 수백개 하청업체들이 연쇄부도 공포에 떠는 ‘잔인한 4월’을 맞고 있다. 1일 광주지방법원과 지역경제계에 따르면 광주·전남에 주소를 둔 건설·조선 등 9개 업체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고, 2개 업체가 채권단으로부터 퇴출 결정을 받았다. 더욱이 1·2차 신용도 평가에서 워크아웃 결정을 받은 삼능건설과 계열사인 송촌종합건설·송촌건설 등 3개사는 지난달 광주지법에 기업회생절차 개시(옛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이 기업회생 가능성을 받아들이면 법원의 관리감독을 받아 채무가 일정기간 동결되는 등 기업 정상화가 빨라진다. 하지만 기각되면 회사는 간판을 내리는 파산절차를 밟아야 한다. 삼능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협력업체 300여곳도 연쇄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삼능건설은 광주 첨단지구에 대한주택공사의 국민임대아파트 1232가구를 짓고 있으나 공정률이 10%에 머물고 있다. 송촌종합건설은 보성 벌교~순천 주암 도로공사(7㎞)를 건설 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건설업 전반이 힘든 상황에서 일부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이 어음으로만 결제하고 있어 하청업체들이 겪는 고통과 부담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청업체 관계자는 “삼능건설이 공사대금 지급을 늦춘 상태에서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해 당혹스럽고 자금 유동성이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했다. 앞서 채권단으로부터 퇴출 결정을 받은 대주건설은 체불금이 170억원대이고, 계열사인 YS중공업은 140억원대로 알려졌다. 또 C&중공업은 374억원, TKS조선은 60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조선산업 특성화단지인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의 경우 가동 중인 조선기자재와 선박 블록업체 186개 가운데 13개 업체가 원청업체로부터 돈을 못 받아 80여억원을 체불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에 따르면 경기침체와 신용대출 자격요건 강화 등으로 지난 1월에 광주와 전남지역 금융기관 대출잔액은 48조 259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4186억원이 감소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원청업체만 배부른 정부발주공사

    정부가 발주한 공사를 위해 선급금을 지급받은 원도급 업체들이 정작 하도급업체에는 선급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8일 지난달 1차 재정조기집행 실태 점검 결과 “원도급 업체들이 하도급업체에 선급금포기각서를 받고 선급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가령 A공사의 경우 원청업체에 9개 공사, 1248억원에 달하는 선급금을 지급했지만 하도급업체들은 원청업체에 포기각서를 제출하고 선급금 혜택을 받지 못했다. B중앙행정기관으로부터 28건 공사에서 선급금을 수령한 원도급 업체들이 미지급한 선급금만 273억원에 달했다. 선급금을 받은 원도급 업체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하도급 업체에 넘겨야 할 돈을 15일 이내에 지급해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2월 29일 선금지급 비율 확대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12월 28일 ‘중소기업 지원제도 운용실태’ 감사결과 발표에서도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시행 중인 28건의 건설공사에서 39개 원도급 업체는 1167억 원의 선급금을 국가로부터 받았지만 하도급 업체 68곳에 지급해야 할 185억85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해빙기 건설현장 어디서 무너질지…

    해빙기 건설현장 어디서 무너질지…

    해빙기를 맞아 전국 건설 현장이 적지않게 붕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관리·감독을 해야 할 정부는 형식적인 점검만 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책임이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방치 속에 시공사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으로 부실시공을 일삼고 있다. 16일 경찰과 전문가 등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분당구 동판교 택지개발지구 SK케미칼연구소 공사 현장 붕괴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을 ‘물’로 보고 있다. 세종대학교 지구정보공학과 박혁진 교수는 “최근 이상고온으로 해빙기가 빨라졌다.”면서 “얼었던 흙과 얼음이 녹으면서 땅 속으로 물이 스며들어 지반을 약하게 해 붕괴 사고가 일어나기 쉽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해빙기 위험성을 알면서도 형식적인 점검에 그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감독관이 고작 300명뿐”이라며 “100만곳이 넘는 곳을 일일이 다 못 챙긴다.”고 밝혔다. 특히 붕괴 사고는 대부분 지반·토질의 불균형 등으로 생기지만 현장에는 토목 전문가가 없는 실정이다. 성균관대의 한 교수는 “국내 대학의 건축공학과에선 구조공학만 배울 뿐 지반·토질공학은 배우지 않는다. 현장 책임자는 대부분 건축을 전공했다.”면서 “토목 전문가가 없는 한 현장 건설물은 사상누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발주업체(시행)-시공업체(원청)-하청업체-철근·목수 등 분야별 하청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도급도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각 도급 단계마다 최저낙찰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안전비용이 가장 먼저 삭감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승훈 이영준기자 hunnam@seoul.co.kr
  • 감원 소문에 ‘바늘방석 휴가’

    감원 소문에 ‘바늘방석 휴가’

    최근 2~3년 동안 새로운 산업단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경기 파주 일대.새해 첫 날을 맞은 파주 LCD 단지는 예전의 활기찬 모습을 찾아 보기 어려웠다.엄습해 오는 적막감 탓인지 조용하기만 했다.공휴일 때문만은 아니었다.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4일까지 파주와 구미의 LG디스플레이가 감산에 돌입하면서 50여개의 중소하청업체들 대부분이 같은 기간 동면에 들어갔다.‘울며 겨자먹기’로 실시한 열흘 넘는 연말연시 휴가를 보내는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속은 불안감 그 자체였다. 중단된 생산라인 점검을 위해 출근하던 홍모(29)씨는 “지난 8월까지 쉬는 날 없이 하루 24시간 3교대로 365일 돌아가던 생산라인이 멈췄다.”면서 “‘연말에 쉬면서 재충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했지만,이런 식의 휴가는 오히려 불안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생활비를 아끼려고 여행이나 귀향도 않고 기숙사에서 휴가를 보낸다는 장모(26·여)씨는 “기본급을 받으면서 휴가를 보내고 있어 어렵지는 않다.”면서도 “올 하반기 대규모 구조조정 소문이 돌고 있어 조마조마한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LG디스플레이에 생산라인 장비를 납품하는 C사 박모(36) 과장은 “3개월째 쉬고 있는 회사에 비하면 우리는 나은 편”이라면서 “경비절감을 위해 이면지 사용,출근시 카풀,회식비·전기세 절감 등 사소한 것까지 할 수 있는 것은 다해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박 과장은 “올 상반기는 수주량이 있어 괜찮지만 하반기 계약 결과에 회사의 생존여부가 결정되고,이는 전적으로 납품업체인 LG의 실적에 달렸다.”면서 “우리가 어떻게 노력한다고 해도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아 암담하다.”고 말했다. LCD와 무관한 업종의 하청업체들도 일손을 놓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현대상선과 두산인프라코어에 중장비 부품을 납품하는 T정밀 김모(33) 대리는 “지난 10월 말부터 일이 없어 2개월 넘게 쉬고 있고,직원은 절반으로 줄었다.”면서 “환율 등의 악재로 원청사의 중국 시장 판로가 막힌 상황에서 우리 같은 하청업체는 위기 극복을 위한 아무런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조향장치(앞바퀴의 회전축 방향을 바꾸는 장치)의 부품을 생산하는 3차 하청업체 B정밀.연 평균 30억원 매출에 2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작지만 튼튼한’ 회사였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10억원대로 내려갔고,직원들은 알아서 회사를 떠나 8명으로 줄었다.원청업체인 자동차회사의 감산으로 개업 이래 최초로 지난달 24일부터 긴 휴가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그것도 10대의 생산기계 가운데 2대만 가동해 오다 내린 결정이었다. 이 회사에 6년을 다닌 윤모(30)씨는 “사장이 은행에서 빌려 마련한 돈을 월급으로 받고 있자니 미안해 죽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열심히 일해서 보답하고 싶지만 일감이 없으니 속이 타들어 간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중소기업청이 12월 말 1454개 중소기업의 수출 및 내수,수익성 및 자금사정 등을 조사해 발표한 2009년 1분기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는 절망적인 수치로 나타났다(표 참고).특히 중소제조업체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4%로 예상했다.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 수준이다. 하지만 경기불황에 모두 주눅만 들어 있는 것은 아니었다.파주에서 만난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희망을 버릴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G정밀 박모(43) 과장은 “대부분의 하청업체 운영자들이 당장 어렵다는 이유로 인력감축에 들어가기보다는 ‘함께 파고를 넘자.’며 내부결속을 다지는 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젊은 친구들이 떠나지 않고 있다.”면서 “의리와 우정으로 힘든 상황을 견디다 보면 언젠가는 좋아지지 않겠냐.”며 희망섞인 결의를 내비쳤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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