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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아베의 질주와 동북아의 미래/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의 질주와 동북아의 미래/이석우 도쿄 특파원

    “구마모토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추가예산의 국회 통과, 이세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세계 첫 피폭지인 히로시마 방문, 7월 참의원 선거 및 개헌선 확보, 헌법 개정 돌입….”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향후 정치 일정과 목표다. 6일 러시아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끝으로 아베 총리는 지난 1일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서유럽 5개국 및 러시아 순방을 마쳤다. G7 정상회담을 위해 회담 의제와 주요 현안 등을 상대방 정상과 만나 직접 챙겼다. 일·영 정상회담을 마치고 소치로 떠나기 직전인 5일 밤 아베는 런던에서 NHK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순방 의의와 결과를 국민에게 어필했다. 극동개발 투자 등 경협 강화란 당근을 흔들며 우크라이나 사태 뒤 고립 상태인 러시아를 끌어안는 모습을 연출하며 일본의 국제적 중재 역할도 부각시켰다. 아베는 지난 3일 개헌파 인사들의 모임인 ‘공개헌법포럼’에 보낸 헌법 제정 69주년 기념 영상 메시지에서 “여러분들과 손잡고 새 시대에 맞는 헌법을 직접 만들어 그 정신을 확산하는 데 힘을 다하고 싶다”고 개헌 의지를 재확인했다. 지난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과 집단자위권을 용인한 안보법안 국회 통과를 통해 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자위대의 행동반경을 넓힌 아베는 전쟁 포기를 규정한 헌법 9조의 삭제를 위해 달음질치고 있다. 미국도 해양진출 확대 등 중국의 커진 공세 속에서 아베 정부의 움직임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중국 경제의 감속과 확대되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아베노믹스도 3년 만에 약발을 다했지만, 아베의 앞길을 막는 걸림돌은 되지 않았다. 대신 “외교 성과와 함께 국제적 위상을 다시 세우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국내에선 더 많았다. 일본 국민은 집권 내내 무기력하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허둥대다 무너져 버린 민주당 정권을 비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지난달 구마모토 연쇄 지진에 대한 아베 정부의 신속한 수습과 뒤처리, 계속된 여진 속에서도 두 차례 현장을 누빈 아베의 모습은 국민 지지율을 과반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역사와 전통, 일본적 가치에 대한 긍정 등 아베 정부의 메시지는 일관적이다. ‘잃어버린 20년’이란 경기 침체와 중국의 추월 등으로 기가 꺾인 일본 국민에게 대안 부재 상황에서 아베 정권은 개헌 시도에 대한 거부감은 있지만, 그래도 희망을 주고 달려갈 방향을 제시하는 기댈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다. 갈수록 짙어지는 일본 사회의 국수주의적 경향 속에서 아베의 질주는 향후 한·일 관계 및 동북아 외교를 어떻게 끌고 나가야 할지를 더 한번 돌아보게 한다.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와 국제 환경은 우리에게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우리는 이웃의 변화와 주장에 충분히 귀를 기울이고 있기나 한 걸까. 그들은 뭘 원하고, 우리는 뭘 얻을 수 있을까. 한·일 관계 정상화 50주년을 지나 올해로 새로운 50주년의 첫 해를 맞는 상황에서 우리는 일본과 어떤 협력과 견제의 틀을 만들어 나가야 할까. 강화되는 미·일 동맹과 지역 패권국의 입지를 다지는 ‘그레이트 차이나’의 틈바구니에서 생존 공간을 지켜 내기가 더욱 만만찮게 됐다. “일본과 대등해졌다”는 착시에서 벗어나 그들의 힘과 실력을 우리가 어떻게 활용할지 다시 볼 때다. jun88@seoul.co.kr
  • 푸틴 “체르노빌 사고는 인류에 대한 엄중한 교훈”

    30년 전에 발생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인류에게 엄중한 교훈이 됐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체르노빌 참사 30주년’을 맞아 사고수습 참가자들에게 보낸 위로 전문에서 “체르노빌은 모든 인류에 엄중한 교훈이 됐으며 그 결과는 자연과 사람들의 건강에서 엄중한 메아리로 울려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은 “명예를 걸고 직업 및 시민적 의무를 수행한 소방관, 군인, 의료 분야 전문가 등의 무한한 용기와 헌신이 아니었으면 참사의 규모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커졌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 무시무시한 재앙을 수습하는 데 참여한 사람들을 진정한 영웅으로 여기며 머리를 숙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린다”고 말했다.  지난 1986년 4월 26일 새벽 발생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4호기 폭발 사고수습에 참여한 인원은 모두 60만명으로 추산된다.  그 가운데 사고 직후 화재 진화에 나섰던 소방관과 원전 직원 등 31명이 치명적 방사능 피폭으로 3개월 안에 숨졌고 이후 15년에 걸쳐 약 6만~8만명의 사고수습 요원들이 역시 피폭 후유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체르노빌 현장에 띄워진 한글…‘한국은 안전한가요?’

    체르노빌 현장에 띄워진 한글…‘한국은 안전한가요?’

    인류사상 최악의 참사 체르노빌 사고 원전을 덮은 석관에 한글 메시지가 띄워졌다. '체르노빌 30주년-한국은 안전한가요?'지난 26일(현지시간) 체르노빌 사고 30주년을 맞아 그린피스 독일 사무소에서 진행한 빔프로젝션 행사다. 체르노빌 사고의 여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사고가 발생한 원전은 추가피해를 막기 위해 석관을 덮어 놓은 상태다. 원전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진행한 이날 퍼포먼스에서는, 특히 한국의 심각한 원전 상황을 알리기 위해 이례적으로 한글 메시지도 포함됐다. 같은 날 울산지방법원에서는 지난해 고리 원자력발전소에서 평화적 시위를 벌인 혐의로 5명의 그린피스 활동가들의 첫 공판이 열렸다.이들은 시위의 목적이 정당했고 방식이 평화적이었으며, 공익을 위한 행동이었다는 점을 들며 무죄를 주장하는 반면, 검찰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과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그린피스 활동가인 김래영씨는 “고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원전임에도 고리 원전의 위험성과 추가 원전 계획 등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모르고 있다”면서 “고리 원전 시위는 이런 위험을 알리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1971년 캐나다에서 시작된 국제 환경단체로 전세계 55개국에서 기후에너지, 해양보호, 삼림보호, 독성물질제거, 북극보호, 건강한 먹거리 등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2011년 설립됐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30년이 흘렀지만 체르노빌 인근은 폐가

    30년이 흘렀지만 체르노빌 인근은 폐가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가 발생한 지 30년이 흘렀지만 그 상흔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체르노빌 사고 30주년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체르노빌 원전 인근 벨라루스 목장에서 생산된 우유에서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방사성동위원소가 검출됐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사진은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에서 사상 최악의 체르노빌 원전 폭발이 일어난 이후 인접국 벨라루스가 낙진 피해 때문에 설정한 출입금지구역 안에 남아있는 한 폐가의 모습. AP 연합뉴스
  • 핵 공포 위에 세운 방사능 방호기술… 체르노빌 재앙의 역설

    핵 공포 위에 세운 방사능 방호기술… 체르노빌 재앙의 역설

    1986년 4월 26일 오전 1시 24분. 칠흑 같은 그 밤에 벨라루스의 국경과 가까운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북서쪽 18㎞ 원자력 발전 지구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렸다. 곤히 잠든 사람들의 잠을 깨울 정도로 지축을 흔드는 굉음이었다. 20세기 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된 ‘구 소련 체르노빌 원전폭발 사고’는 그렇게 시작됐다. 1971년 착공돼 1978년 5월부터 상용운전을 시작한 체르노빌 원전의 공식 명칭은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공산주의 기념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로 흑연감속 비등경수 압력관형 원자로였다. 이 원자로는 감속재로 흑연을, 연료로 농축우라늄이 아닌 천연우라늄을 사용하며 압력관 개수만 늘리면 원자로를 크게 만들 수도 있고 운전 중에도 연료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동이 쉽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문제는 경수용 원자로나 중수용 원자로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시 체르노빌 원전의 부소장 아나톨리 다틀로프 수석엔지니어는 ‘원자로의 가동이 중단될 경우 대형사고를 막기 위한 냉각펌프를 작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제 시간에 공급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험을 기획했다. 그러나 실험 도중 안전장치에 공급되는 전력까지 차단되면서 원자로의 출력이 갑자기 높아지기 시작했다. 원자로 안에 들어 있는 냉각수가 한꺼번에 끓어올라 압력이 높아지면서 1차 폭발이 발생했고, 수증기와 감속재인 흑연이 반응하면서 수소가 만들어져 2차 수소 폭발이 발생했다. 반응로 뚜껑과 원자로 콘크리트 천장까지 날려보낼 정도의 강력한 2차 폭발로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대기 중으로 누출됐다. 그 결과 20만명 이상이 방사선에 피폭됐다. 그중 2만 5000여명이 사망했다. 방사성 물질의 위험성이 사라지기까지는 90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체르노빌 사고 이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1992년부터 원자력 사고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국제원자력사고등급’을 도입해 0~7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0등급은 사건이 발생했지만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사건으로 간주하지 않는 척도 미만 등급이며, 1~3등급까지는 사고 영향이 원전 시설 내부에 국한된 ‘사건’, 4~7등급은 위험이 외부로 확대된 ‘사고’ 단계다. 체르노빌 사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원전의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원전 건설 기획단계부터 부지 선정, 설계, 제작, 건설, 시운전 및 운전, 해체 및 폐쇄는 물론 방사능 물질 수송과 폐기물 관리까지 안전규제와 방사능 방호기술 개발이 가속화됐다. 원전 안전 관리의 핵심은 ▲원자로 출력 제어 ▲핵연료의 지속적 냉각 ▲방사성 물질의 격납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원자로가 정상운전을 하는 중에는 원자로 출력 조절이 가능해야 하고, 정상상태를 벗어날 경우에는 원자로를 안전하게 정지시킬 수 있어야 한다. 원자로가 정지된 후에도 핵분열 물질들이 끊임없이 붕괴되면서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핵연료 냉각이 지속적으로 보장될 뿐 아니라 외부와 철저히 격리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핵연료 냉각에 실패하면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뿐 아니라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와 같이 노심 용융이 일어나 원전 부지 외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원전에 어떤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가 ▲이런 사고는 얼마나 자주 일어날 것인가 ▲사고의 결과는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라는 세 가지 질문에 답을 내리는 ‘확률론적 안전성평가(PSA)’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원전 PSA는 발전소 계통과 기기의 작동 실패나 운전원 실수 등 내부요인으로 인한 안전성을 평가하는 ‘내부사건 PSA’와 지진, 홍수, 화재 등 자연재해로 인한 ‘외부사건 PSA’로 구분해 분석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지진해일(쓰나미)이라는 외부요인으로 시작돼 발전소 계통의 작동실패로 이어진 복합적인 사고라고 할 수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사회신용 왜 기본소득이 필요한가(클리포드 더글러스 지음, 이승현 옮김, 역사비평사 펴냄) 1920년대 영국에서 시작된 ‘사회신용론’의 창시자가 1924년 쓴 ‘사회신용’ 한국어판이다. 대학을 중퇴하고 엔지니어로서 여러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저자는 노동자들의 소득 총액으로는 상품의 총체를 매입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 문제를 깊이 탐구해 사회신용론을 탄생시켰다. 재산·노동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개별적으로 무조건 지급하는 소득인 ‘기본소득’의 개념을 처음 제시했다. 특히 기본소득을 통한 분배 정의의 실현 등 사회신용론이 지향하는 핵심 주장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면서 불황과 공황의 시대에 기본소득이 필요한 이유를 조목조목 짚었다. 200쪽. 1만 2800원.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김병로 지음,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펴냄) ‘조선’으로 북한을 읽는다는 말은 북한을 과학적이고 내재적인 분석을 통해 평가해야 한다는 방법론을 가리킨다. 남한은 대한민국이라는 역사적 정체성이 있듯이 북한도 조선의 역사와 정체성이 있다. 조선 안으로 들어가 보면 나름대로 합리적 행동 원칙이 존재한다. 저자는 그 안에 깊은 좌절과 분노, 한국전쟁의 엄청난 피해와 충격으로 자폐적 특질이 형성되어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전쟁 이후 전시체제 형성(1950~60년대), ‘주체’ 사회주의 체제 구축(1970~80년대), 탈냉전 후 ‘조선’ 사회의 분화(1990~2000년대), 사회 체제의 미래전망(2010~2020년대) 등 4부로 구성된 책은 북한의 폐쇄적 사회체제의 진화 과정을 탐구했다. 532쪽. 3만 2000원. 과학의 망상(루퍼트 셸드레이크 지음, 하창수 옮김, 김영사 펴냄) 우리가 믿고 있는 현대 과학의 이론은 모두 진리일까? 영국 과학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현대 과학이 ‘착각’하는 믿음 10가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예컨대 ‘자연법칙은 영원불변한 것’이라는 현대 과학의 믿음에 저자는 ‘모든 것이 진화하는 거라면 왜 자연의 법칙만은 자연의 변화에 따라 진화하지 않는 것인가’라는 의구심을 품는다. 특히 세상 만물의 근본적인 이치는 이미 이론적으로 설명됐다고 여기는 현대 과학의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한다.과학적 사고를 지배하는 신념 체계는 사실 19세기에 구축된 이념에 근거한 신앙과도 같은 행위일 뿐이며 이런 믿음이 강력한 힘을 가지는 것은 대부분 과학자가 비판적으로 사고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저자 주장이다. 524쪽. 2만 2000원. 태양 아래 모든 것(데이비드 스즈키·이언 해닝턴 지음, 우석영 옮김, 로도스 펴냄) 4월 22일은 전 세계적으로 기념하는 ‘지구의 날’이다. 이 책은 캐나다의 유전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저자들이 지구 환경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대처를 담아 자연과 인간이 함께 건강하게 공존할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을 제시한다. 책은 오늘날 인류의 활동으로 어떤 규모로 생물종들이 멸종되고 있는지부터, 현대도시와 에너지 문제, 경제와 기후변화, 그리고 어류 남획의 현실과 바다를 둥둥 떠다니는 플라스틱 섬 이야기를 건넨다. 저자들은 개인이나 단체, 국가 단위가 아닌 지역·국제 단위의 조속한 협력이 필요하며 현 인류의 라이프 스타일로는 지구 문제에 대처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336쪽. 1만 6000원. 후쿠시마의 고양이(오오타 야스스케 지음, 하상련 옮김, 책공장더불어 펴냄) 2011년 3월 동일본 원전 폭발사고 이후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을 촬영해 사진집을 낸 일본 사진작가의 두 번째 책. 동물을 돌보는 마츠무라와 고양이 시로·사비의 모습을 통해 오늘의 후쿠시마 모습을 담았다. 마츠무라는 후쿠시마에 자발적으로 남아 동물을 돌보는 사람이다. 사진 속 자연은 마치 원전 폭발이 없었던 것처럼 아름답다. 또 천진난만하게 노는 시로와 사비의 모습도 평화롭다. 그러나 마츠무라와 시로·사비 외에는 어느 한 명 보이지 않는 배경이 후쿠시마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마츠무라는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을 돌보며 끝까지 지켜주며 살아가고 싶다. 버려진 동물들을 기다리는 것은 죽음뿐이기에…. 104쪽. 1만원.
  • [씨줄날줄] 라스코 동굴벽화/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라스코 동굴벽화/최광숙 논설위원

    “머리인가? 다리인가?” 인류를 진화하게 한 최초의 원동력을 머리에서 찾을 것인지, 다리에서 찾을 것인지를 놓고 인류학자들을 오랫동안 갑론을박 논쟁을 벌였다. 인간 고유의 뛰어난 두뇌를 생각한다면 머리가 아닐까 싶겠지만 ‘인간다운 인류’의 시작은 두 발 걷기가 먼저라는 결론이 내려졌다.(인류의 기원, 이상희 저) 인간은 두 발로 걸으면서 요통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하지만 그보다 네 발로 걸을 때 사용하던 윗몸을 일으키게 돼 숨쉬기가 편해져 목소리를 내게 됐다. 이는 언어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앞의 두 다리(팔)도 자유로워져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게 됐다. ‘도구와 언어’는 인류의 문화와 문명의 출발점이 됐다.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활동한 구석기가 되면서 인류 문화는 그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비약적인 발전을 한다. 이전에 없던 암각화 같은 문화예술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직립보행으로 생산적인 활동이 가능해짐에 따라 그저 먹을 것에만 열중하던 원초적인 생활을 벗어나 창작 활동에도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석기시대 사람들도 현대인들처럼 예술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처음 증명된 것이 바로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벽화다. 1940년 프랑스 도르도뉴 지방 베르제 강변의 몽티나크라는 도시에서 한 소년이 기르던 개가 사라지자 온 마을을 찾아 헤매다 우연히 벽화를 발견했다고 한다. 기원전 1만 5000~2만년에 그려진 이 동굴벽화는 ‘구석기 시대의 피렌체’라고 불릴 정도로 작품 수도 많고 수준도 뛰어나다. 여러 마리의 들소와 말이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그림과 어린 말들 위로 뛰어오르는 커다란 황소 그림은 생생한 역동성과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걸작들이다. 이 벽화는 한두 사람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사람이 그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동굴벽화에 그려진 동물들은 당시 수렵생활을 하던 인간에게 중요한 먹을거리였기 때문에 생활의 풍요를 기원하는 주술적 의미로도 해석된다. 당시 사람들의 정신적·영적인 삶도 보여 준다. 일례로 새의 머리를 한 남자가 들소의 공격을 받아 죽는 그림이 있는데, 새의 머리를 한 남자 아래에 또 한 마리의 작은 새가 있다. 이는 그가 죽는 순간 육체에서 빠져나온 영혼을 상징한 것이라고 한다. 평범한 사냥 사고를 그린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다음 세상으로의 통행을 묘사한 것이다.(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저) 한국에서도 이 동굴벽화를 볼 기회가 생겼다. 최근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경기도 광명시에서 라스코 동굴벽화 전시회를 열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이 전시장의 건축 및 전시를 맡았고 동굴벽화 복제 작품 등이 선보인다. 한국인 입양아 출신인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홍보대사다. 구석기 시대 인류 조상의 발자취를 한번 쫓아가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인적 끊긴 ‘유령 도시’ 프리피야트… 끊지 못한 ‘원전 중독’

    인적 끊긴 ‘유령 도시’ 프리피야트… 끊지 못한 ‘원전 중독’

    오는 26일(현지시간)이면 ‘20세기 최악의 원전 참사’로 기록된 구소련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한 지 30년이 된다. 전 세계에 원자력의 위험성을 직접 보여준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의 소도시 프리피야트는 더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유령도시’이자 종말 혹은 죽음의 이미지를 원하는 사진 기자와 작가들이 즐겨찾는 관광지가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사고 원전이 위치한 체르노빌 프리피야트는 발전소 종사자와 연구자, 가족 등 5만명을 위해 만든 첨단 신도시였다. 소련 전역에 ‘안전한 원자력’을 홍보하기 위해 당시 가장 앞선 도시공학을 적용한 이 도시는 사고가 없었다면 우크라이나의 주요 경제 허브로 성장했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사고 발생 30년이 지난 지금 이곳은 원전 폐쇄 작업을 진행하는 인부들을 빼면 사람의 흔적을 거의 찾을 수 없는 유령 도시로 변했다. 이곳의 상징이던 초대형 놀이기구가 30년째 멈춰 서 있어 황량함을 더한다. 최근 70대 이상 고령자들 일부가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겠다”며 지자체 반대에도 다시 들어와 살고 있긴 하지만 이곳에서 사람이 정상적으로 살 수 있을 만큼 방사성 원소 수치가 낮아지려면 최소 900년 이상이 걸린다고 AFP는 전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도시를 원자력의 위험성을 알리고 싶어 하는 언론인이나 사진작가들에게 취재 명목으로 개방해 관광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고 당시 원전에서 유출된 낙진의 80% 정도가 떨어져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이웃국가 벨라루스에선 지금까지도 전 국토(약 20만㎢)의 4분의1가량이 출입금지 구역으로 묶여 있다. ●생태계 복원능력은 예상보다 빨라 다만 과학자들은 프리피야트를 비롯한 체르노빌 일대가 사람의 발길이 끊기면서 ‘야생동물 터전’이 되었다는 점에 안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연구 결과를 인용해 “엄청난 방사능 수치에도 생태계가 예상보다 빠르게 복원돼 동식물 개체수가 1986년 사고 이전보다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지구·환경 전문가 짐 스미스는 “최악의 원전 사고에도 사람이 떠나자 자연이 살아났다”면서 “동물들에게 있어 방사능보다 더 위험한 것은 사람인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 유출된 낙진은 원전과 가장 가까웠던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러시아에 집중돼 큰 피해를 줬다. 하지만 사고 발생 30년이 지난 지금 이들 세 나라는 아이러니하게도 원전 증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원자력의 위험을 알지만 이를 대체할 다른 에너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환경 단체들은 이들의 ‘원전 중독’ 배후에는 자본의 이해관계가 개입돼 있다며 “그렇게 큰 사고를 당하고도 교훈을 얻지 못했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15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하고 있으며, 두 기를 새로 짓고 있다. 원래는 러시아의 투자를 받아 짓던 것이지만 최근 두 나라 관계가 나빠지면서 계약을 파기한 뒤 새 파트너를 찾고 있다. 벨라루스 역시 원전 정책은 우크라이나와 다르지 않다. 이웃나라인 리투아니아 국경 부근에 러시아의 투자로 원자력 발전소 2기를 건설 중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피해를 입은 일본도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원전 재가동에 나서며 원전 해외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또한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정부와 원전 건설사, 전력회사 간 공고한 유착을 일컫는 ‘원자력 카르텔’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100만명 숨진 20세기 최악 원전 참사 체르노빌 사고는 1986년 4월 26일 새벽 우크라이나 북서부 체르노빌 지역의 레닌 원자력 발전소에서 새로 지은 4호 원전의 전기 출력을 높이는 실험을 진행하다 핵분열 속도를 줄여주는 재료인 감속재를 너무 많이 제거해 1시 24분쯤 원자로가 녹아내리며 발생했다. 당황한 연구자들이 다시 감속재를 밀어 넣었지만 원자로의 폭발을 막진 못했다. 특히 파괴된 원자로 뚜껑 위로 크레인까지 떨어지면서 노심(핵 물질이 들어 있는 원자로 중심)이 파괴돼 방사성 물질이 열흘이나 무방비로 흘러나왔다. 소련 정부는 이를 숨겨오다 대기 중 방사능 수치 급증을 안 스웨덴의 문제제기로 사흘이 지나서야 뒤늦게 털어놨다. 소련 정부의 정보 공개 거부로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체르노빌로 인한 직간접 피해로 100만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방사능 유출에 따른 유전자 변형으로 40만명 넘게 암과 기형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원전 주변 30㎞ 이내에 살던 주민 9만 2000명도 강제 이주돼 고향을 잃었다. 사고 수습에 너무 많은 비용이 소요되다 보니 1991년 소련 해체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체르노빌 30주년…사람들 떠난 곳, 동물이 터잡다

    체르노빌 30주년…사람들 떠난 곳, 동물이 터잡다

    1986년 4월 26일 오후 1시 23분. 옛 소련 키예프시에서 남쪽으로 130km 떨어진 지점에 있던 체르노빌 핵발전소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과 함께 발전소 4대의 원자로 역시 터졌고, 방사능 가스와 물질은 4.5km 높이까지 치솟았다. 여느 토요일 주말과 같은 일상 속 하루였지만, 인류에게는 마치 '심판의 날'인 듯 처참한 결과를 남기고 말았다. 160톤의 방사능이 대기로 유출됐고, 수십 만명의 사상자가 생겼고, 그 재앙의 후유증은 현재까지 이어지며 집계가 불가능할 정도의 수준이다. 올해로 꼬박 30년을 맞은 인류사상 최악·최대의 원전사고,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다. 사고 반경 30km 이내는 절대적인 출입금지구역(CEZ)으로 지정됐다. 더이상 어떤 생명도 기약할 수 없는 '죽음의 땅'임을 알린 것이다. 그러나 30년의 시간이 흐르며 죽음과 재앙의 폐허에도 또다른 생명들이 뿌리를 내렸다. 최근 미국 조지아 대학 사바나 리버 생태학 연구소(Savannah River Ecology Laboratory)측은 CEZ가 야생동물들로 북적인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5주 동안 30대의 카메라를 CEZ 94개 지점에 설치해 관찰한 결과, 총 14종의 포유동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중 회색늑대(gray wolf)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이외에 여우와 라쿤, 사슴, 멧돼지 등이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2년 전 연구에서는 한가하게 어슬렁거리는 곰을 발견하기도 했다. 문제는 그들 역시 방사능의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리라는 상식적인 추론이다. 이미 체르노빌 지역 근처에서 기형적인 외양을 가진 생명체들이 잇따라 발견돼왔기 때문이다. 실제 4년 전 몸길이가 약 2m에 이르는 거대 메기가 우크라이나 흑해로 이어지는 드네프르강 상류 지류인 프리피아트강(江)에서 낚시꾼에게 잡혔다. 또 진위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온몸에 돌기가 돋아있는 개 만한 크기의 거대 쥐 사진이 인터넷 공간을 떠돌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야생동물 입장에서는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 '인간'이 없다는 점은 그 죽음의 공간 마저 '천국'과도 같은 셈일 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체르노빌 원전사고 30년… ‘죽음의 땅’서 야생동물 번성

    지난 1986년 4월 26일 구 소련(현재 우크라이나)의 키예프시 남방 130km 지점에서 인류 최악·최대의 원전사고가 터졌다. 바로 올해로 정확히 30년 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다. 이후 사고로 인한 피폭(被曝)과 방사능 휴유증 등으로 수십 만 명의 사상자를 낳았다고 전해지나 사실상 피해 집계가 불가능할 만큼 체르노빌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기록되고 있다.  최근 미국 조지아 대학 사바나 리버 생태학 연구소(Savannah River Ecology Laboratory)측은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CEZ)이 야생동물들로 북적인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11만명의 주민들은 모두 떠났으나 그 자리를 동물들이 대신한 CEZ는 사고 반경 30㎞ 이내 지역으로 '죽음의 땅'으로도 불린다.   이번 연구는 오랜시간 발길이 끊긴 CEZ에 30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이루어졌다. 카메라 주위에 동물들이 좋아하는 냄새를 풍겨 가까이 다가오게 만들어 동물의 종류와 개체수 등을 연구한 것. 그 결과 카메라에 총 14종의 포유동물이 확인됐으며 그중 회색늑대(gray wolf)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이외에 여우와 라쿤, 사슴, 멧돼지 등이 모습을 드러내 방사능 오염과 상관없이 많은 야생동물들이 번성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결과는 과거 발표된 연구와 맥을 같이한다. 지난해 영국 포츠머스대학 연구진은 체르노빌 주변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고라니와 노루, 붉은 사슴, 멧돼지 등의 개체수가 사고 이전만큼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특히 늑대의 개체수는 인근 지역에 서식하는 늑대에 비해 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CEZ는 야생동물의 '천국'이 됐지만 이 지역이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해진 것은 아니다. 방사능 전문가들은 향후 2만년이 지나도 이 지역에 사람이 살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이지만 야생동물에 있어서는 방사능보다 인간이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연구를 이끈 제임스 바슬리 박사는 "5주간 CEZ내 94개 지역을 이동하며 연구를 진행했다"면서 "동물들은 먹이와 물이 있는 지역에서 더 자주 발견됐을 뿐 방사능 수치와 개체수는 관계가 없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新국토기행] 해 뜬다… 동해안 최대 휴양도시도 뜬다

    [新국토기행] 해 뜬다… 동해안 최대 휴양도시도 뜬다

    해 오름의 고장 강원 양양군이 지금의 지명으로 자리잡은 지 올해로 꼭 600주년을 맞는다. 고려시대(1416년)에 양주(襄州)에서 양양으로 지명이 바뀌었다. 수려한 동해를 끼고 있는 양양은 천년 고찰 낙산사, 조선 개국공신 하륜과 조준의 전설이 있는 하조대, 강원 지역 3대 미항 중 하나인 남애항, 요트의 산실 수산항 등의 관광 명소가 59.57㎞ 해안선을 따라 즐비하다. 울창한 산림과 바다, 계곡 등 다채로운 자연을 배경으로 국내 최고의 힐링과 휴양, 레저의 고장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설악산국립공원에는 오색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고, 서울~양양을 잇는 동서고속도로, 속초~삼척을 잇는 동해고속도로가 교차되면서 양양은 동해안 최대 관광·휴양도시로 뜨고 있다. 양양국제공항도 오는 24일부터 중국 상하이 정기 항로가 다시 열리는 등 활성화되고 있다. 국제도시로, 지역 관문으로 톡톡히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600년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전통과 자부심이 고스란히 남아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청정 자연 속 양양군의 속살을 찾아 봄 여행을 떠나 보자. >> 볼거리 ●희망의 서운이 깃든 천년 고찰 낙산사 신라 문무왕 676년 의상 대사가 홍련암에서 기도해 관음보살을 친견한 뒤 낙산사를 창건했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처음 나온다.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천혜의 풍광과 함께 부처님 진신사리가 출현한 보물 제1723호 해수관음공중사리탑, 보물 제1362호 건칠관음보살좌상, 보물 제499호 칠층석탑 등 소중한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다. 송강 정철은 ‘관동별곡’에서 낙산사 의상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상서로운 구름과 여섯 마리 용이 해를 떠받치는 듯, 바다에서 해가 떠날 때는 온 세상이 흔들리고, 하늘에 해가 오르자 털끝이 보일 만큼 환하다”고 읊었다. 그만큼 낙산사는 일출의 명소이고 희망의 서운(瑞運)이 깃든 곳이다. 2005년 대형 산불로 소실된 뒤 단원 김홍도의 ‘낙산사도’를 기초로 7동의 주요 전각을 조선시대 초기 사찰의 원형 그대로 살려냈다. 큰 법당인 원통보전 입구에는 한국전쟁 때 소실됐던 빈일루(賓日樓)가 단원의 그림대로 복원됐고 설선당, 정취전, 응향각 등의 건물이 옛 문헌의 기록을 기초로 되살아났다. 웅장한 자태로 다시 태어난 원통보전에는 화재 당시 스님들이 지켜 낸 건칠관음보살과 칠층석탑 등의 보물도 옛모습 그대로 자리잡았다. ●산림 휴양 체험 공간 송이밸리자연휴양림 송이밸리자연휴양림은 2012년 양양읍 월리 일대 46㏊에 조성됐다. 산림휴양관, 숲속의 집, 목재문화체험장, 백두대간 생태교육장 등 조용히 자연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복합 산림 휴양 체험 공간이다. 임도를 활용한 MTB 코스와 왕복 2시간 코스의 구탄봉 등산로에서 자전거, 트레킹은 물론 짜릿한 집라인(줄을 타고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목재문화를 체험하고 국산 목재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목재문화체험장은 건물의 아름다움과 내구성, 내실 있는 운영 등을 인정받아 지난해 ‘굿 디자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1층 체험장에서 운영되는 목재 체험 프로그램은 목재체험지도사의 지도하에 산림 부산물을 활용해 액세서리, 솟대, 보석함 등을 만들어 보는 기초 프로그램과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담은 테이블, 서랍장, 수납장 등 원목 가구를 직접 만들어 보는 목공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 세계문화유산 추진 아이들과 함께라면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이 제격이다. 오산리선사유적은 남한 신석기 유적 중 최고(기원전 6000년경)의 연대를 나타내며 신석기문화의 전파 및 교류에 중요한 과학적 단서를 제공하는 유적이다. 유물 가운데 오산리형 토기와 오산리형 이음낚시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 고고학 사전에 등재됐다. 박물관에 전시된 덧무늬토기는 신석기시대 유물 중에서도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박물관의 자랑거리다. 최근 서울 암사동 유적지와 함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오산리 출토 흑요석을 엑스레이 형광선으로 분석한 결과 그 성분이 남한 일대에서 출토된 흑요석은 한결같이 일본 규슈가 원산지인 반면 오산리 것은 400㎞ 이상 떨어진 백두산이 원산지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6000년 전 조상의 숨결을 느끼며 문화와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천년기념물 지정 주전골 입구 오색약수터 오색주전골에서 흘림골로 이어지는 길은 세속의 근심과 걱정을 덜어 내는 아름다운 길이다.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 번뇌를 물리치고자 한다면 오색의 비경을 담아 갈 일이다. 주전골 입구에 있는 오색약수터는 2013년 물로는 처음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맛이 짜릿하고 철분 냄새가 많이 나지만 예부터 아픈 곳을 낫게 하고 활력을 찾게 해 준다고 전해진다. 인근에 있는 오색온천에서 몸을 담근 뒤 더덕향이 그득한 산채비빔밥을 먹고 나면 그야말로 웰빙이다. 2018년부터는 오색온천 인근에서 오색 끝청까지의 3.5㎞ 구간을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를 타고 오를 수 있게 된다. 장애인, 노약자들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장엄한 설악의 비경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영동 최대 5일장, 양양 전통시장 4일, 9일에 열리는 양양 5일장. 사시사철 시골 할머니들이 나물이며 장아찌, 잡곡들을 장마당에 내어놓고 송천떡마을 부녀회에서는 새벽 일찍 만든 떡을, 임천리 마을에서는 전통 방식의 한과(과줄)를 내다 판다. 요즘 장터에는 봄바람 따라 산나물이 가득하다. 쑥, 냉이, 달래, 참두릅, 개두릅, 명이나물, 취나물, 곤드레, 고사리, 눈개승마, 얼러지 등이 제각기 향을 뽐내면서 입맛을 자극한다. 시장 안에는 갓 잡아 올린 문어, 임연수 등의 생선류와 지누아리, 돌김, 사과, 배 등 양양산 먹거리들이 즐비하고 남대천 둔치 쪽에서는 토마토, 오이, 가지, 수박 등의 과채류와 상추, 쑥갓 등의 채소류 모종, 어린나무들을 사고파는 손길이 분주하다. 어디를 가도 맛있고 정감 있는 양양시장의 밥집들과 시장을 가득 메운 먹거리들에서 봄의 원기를 듬뿍 느낄 수 있다. 양양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먹거리 ●명품 황금송이(松栮) 양양의 깊은 산과 울창한 숲, 수십년 된 소나무 아래에서 나는 양양송이는 그 향과 맛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다른 버섯들은 죽은 나무에서 균이 발생해 버섯으로 자라지만 유독 송이는 살아 있는 소나무 뿌리에서 균이 발생해 버섯으로 자라는 것이어서 양양송이는 귀한 대접을 받는다. 2006년에는 양양송이가 생산지의 기후, 풍토 등 지리적 특성과 밀접하게 연계돼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을 인정받아 지리적 표시제 제1호로 산림청에 등록되기도 했다. 송이와 한우 등심을 넣어 만든 송이버섯전골은 송이의 향과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음식이다. ●바다의 맛 자연산 홍합 ‘섭’ 동해에서 나는 자연산 홍합을 ‘섭’이라 부른다. 자연산 홍합은 껍데기가 흑진주처럼 반들거리고 보랏빛이 감돈다. 양식보다 2배쯤 크고 값도 비싸다. 고단백 저지방 다이어트 식품으로, 간의 해독 작용을 돕는 타우린이 풍부하다. 술꾼들이 술 마신 다음날 섭국을 찾는 이유다. 양양에서는 섭을 썰어 넣고 부추, 미나리, 양파, 마늘, 고추장, 된장 등과 함께 끓여낸 섭국을 최고의 보양식으로 꼽는다. 기호에 따라 산초를 넣어 먹기도 한다. ●봄 산나물, 양양 산채 양양은 설악산, 점봉산, 오대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지나는 산악지대여서 다양한 산채가 풍성하게 자란다. 산채 주 생육기인 2~6월의 평균 일조시간이 190시간으로 짧아 부드럽고 향이 진한 게 특징이다. 양양 대표 산채는 참두릅, 개두릅, 명이나물, 취나물, 곤드레, 고사리, 눈개승마, 얼러지 등이다. 요즘은 생채가 많이 나서 가격도 비교적 싸고 푸짐해 한꺼번에 많이 구입해서 말리거나 냉동실에 보관해 놓고 수시로 무쳐 먹으면 일년 내내 봄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남대천에 황어와 뚜거리탕 여름 밤, 더위를 쫓으려 냇가에서 멱을 감고 토속 어종을 잡아 고추장, 막장 풀어 얼큰하게 탕으로 끓여 먹던 추억의 뚜거리탕은 양양의 별미다. 바다와 이어지는 남대천 하구 한계목에는 봄이면 황어가 올라오고 가을이면 연어가 올라온다. 먼바다에서 유영을 마치고 모천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물 반, 고기 반이란 말은 봄마다 남대천에서 황어가 한창 상류로 올라갈 때 양양에서 많이들 하는 말이다. 임천보를 뛰어오르기 위해 황어가 떼 지어 있는 광경을 보면 이 말이 실감 난다. 연어와 달리 남대천에 오르는 황어는 그대로 회를 떠서 먹는다. 미나리, 양양 낙산 배, 깻잎 등 각종 채소를 넣고 초고추장에 무쳐 먹으면 춘곤증은 저만치 달아나고 정신이 번쩍 든다. 그리고 남대천 토속 어종인 뚜거리탕 한 그릇을 비우면 보양식이 따로 없다. 추억과 고향을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양양의 봄맛이다. ●동치미 메밀국수 양양 메밀국수는 구룡령이 있는 서면 갈천리와 설악산 화채능선 아래 강현면 간곡리, 둔전리, 장산리 마을에서 많이 먹었다. 섬유질이 많아 옷감 재료로 쓰기도 했던 느릅나무의 껍질을 봄철에 벗겨 말려 뒀다가 곱게 가루를 내 부족한 메밀가루나 옥수수가루와 섞어 눌러 먹었다. 지금은 고기 육수와 동치미 육수 두 가지로 나뉘지만 당시에는 동치미 육수로 먹었다. 양양에는 메밀국수 전문점이 50여 곳 있다. 가장 많이 있는 곳은 장산리 일대로 동치미 메밀국수집 20여 곳이 성업 중이다. 봄 햇볕이 따가운 날, 시원한 동치미 메밀국수 한 그릇이면 양양의 맛은 모두 섭렵했다고 할 수 있다. 양양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일본 구마모토현서 규모 7.1 강진(종합)

    일본 구마모토현서 규모 7.1 강진(종합)

     일본 남서쪽 규슈의 구마모토현에서 16일 오전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일본 기상청이 밝혔다.  구마모토현을 진원으로 하는 이번 강진은 오전 1시 25분쯤 처음 감지됐다. 진원의 깊이는 10㎞로 추정됐다. 일본 기상청은 규슈 서부 해안에 해일 주의보를 발령했으나 오전 2시쯤 이를 해제했다. 이 지진에 이어 약 30분간 진도 4~6의 여진이 다섯 차례 정도 뒤따랐다.  이 지진으로 구마모토현 일대에는 정전이 발생했다. 또 현지 주민들은 20분 이상 격렬한 흔들림을 감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내의 호텔 투숙객들은 인근 주차장 등으로 긴급 대피했으나 건물이 붕괴되는 등 특별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미국 CNN방송은 전했다. NHK 등 일본 언론들은 인근 센다이원전에도 이상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번 지진은 한국의 경남 지방에서도 감지될 만큼 강력했다. 창원소방본부는 지진 직후 문의 전화가 460여통이나 걸려왔다고 전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 동북쪽 5㎞ 지점에서 발생했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 상황이나 사상자 등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 14일 오후부터 구마모토현 일대에선 진도 6.5의 강진에 이어 120여차례의 여진이 이어져 최소 9명의 주민이 숨지고 11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日서 늘어나는 ‘방사능 멧돼지’…천적 없는 ‘괴수’

    日서 늘어나는 ‘방사능 멧돼지’…천적 없는 ‘괴수’

    원전사고가 발생했던 일본 후쿠시마 일대에 방사능에 오염된 멧돼지들의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당국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6일(현지시간) 타임지 등 외신들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 반경 20㎞ 범위로 설정된 격리지역에서 멧돼지들이 외부 간섭 없이 자유롭게 번식한 결과, 그 수가 크게 불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해당 지역 내 멧돼지 개체수는 4년 전과 비교해 330% 가량 증가했으며, 총 1만 300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멧돼지 숫자가 끊임없이 불어나자 이들에 의한 인근 농가의 작물 피해도 커지고 있다. 원전사고 이후 이 지역에서 멧돼지에 의한 농가 피해 규모는 과거에 비해 두 배로 커졌으며 총 피해액은 약 17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더해 멧돼지들이 주민을 공격하는 일도 많아져 공공안전에 대한 직접적 위협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연 상태에는 멧돼지의 수를 줄일 수 있는 천적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당국은 엽사들을 고용해 멧돼지 개체수 조절에 힘써왔다. 그러나 이렇게 사냥되는 수보다 번식으로 늘어나는 수가 더 많은 까닭에 전체 멧돼지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사냥된 멧돼지의 사체 처리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본래 멧돼지 고기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많아 일본 일부 지역에서는 멧돼지를 식용으로 삼기도 한다.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멧돼지들의 경우 이는 불가능하다. 이들은 원전 주변의 방사능 오염 식물들을 마음껏 섭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험 결과 해당지역 멧돼지의 고기에는 인간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의 300배에 달하는 방사능 오염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멧돼지들의 사체를 처리하기 위한 대규모 무덤이 인근의 니혼마쓰 시에 총 3군데 존재하며, 이들 시설은 각각 600마리의 멧돼지를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해당 시설들은 거의 가득 찬 상태로, 당국은 추가로 발생한 멧돼지 시체를 처리할 장소 물색에 힘쓰고 있다. 이 지역에서 멧돼지를 사냥하고 있는 엽사 츠네오 사이토는 “조만간 지역 주민들에게 사유지를 내어달라고 요청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편 멧돼지들 스스로가 방사능에 의해 신체손상을 입었는지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지 과학자들은 보다 작은 크기의 동식물의 경우 방사능에 의한 직접적 피해가 확인됐으며, 지렁이나 전나무의 경우엔 유전자 손상 및 돌연변이 또한 관찰됐다고 전했다. 사진=퍼블릭도메인(픽사베이)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In&Out] 인공지능의 산불방지계획/곽주린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 회장

    [In&Out] 인공지능의 산불방지계획/곽주린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 회장

    내 이름은 알파 플래너(Alpha Planner). 원래 다른 이름이 있었는데 알파고(AlphaGo)를 좀 닮아보라고 힐난 반, 조롱 반 나를 만든 개발자가 개명해 주었다. 그 덕분이었을까. 산불 예방 대책을 수립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생소한 분야였으나 못할 게 없다고 요량했다. 기획은 어떤 사안이든지 동일한 틀과 과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를 파악해 원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면 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문제 규명을 위한 정보 수집과 정보 간의 위계 설정, 목표 지향성 대안 선택, 프로그램 실천상의 장애요인 제거, 평가 환류에 따른 성과 모색 등 내용이 좀 복잡하긴 하다. 그러나 이 정도는 우리 가계(家系)의 먼 조상 할아버지인 계산기 세대에서 이미 해결했던 연산체계다. 큰 부담 없이 먼저 산불 발생 건수와 규모를 좌우하는 기상을 살핀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올봄 강수량이나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다고 한다. 산불 발생 빈도가 예년과 어금버금할 거라고 볼 만한 근거다. 문제는 지난 겨울철 날씨다. 봄철 발생하는 산불이 큰불로 번지느냐의 여부가 겨울에 눈비가 얼마나 왔느냐에 달려 있어서다. 겨울에 가물면 봄에 나무가 말라 있다는 얘기고 나무가 말라 있으면 불에 탈 연료가 많아져 작은 산불이 재난성 ‘화마’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해 겨울은 가물었다. 그렇다면 대책은 무엇인가. 산불 발생 원인을 찾아 산불이 안 나도록 집중관리를 해야 하는데 지금 단계에서는 재난형 산불 대응 방안을 준비하는 일이 우선이다. 산불이 난다는 걸 전제로 하고 산불이 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자료를 학습하니 의뢰인은 이미 ‘산불 재난 위기관리 표준, 위기대응 실무 매뉴얼’을 작성해 놓고 있었다. 일람해 보니까 과거 혼란스러웠던 재난 현장들도 이 매뉴얼이 있었다면 일사불란하게 수습될 수 있었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한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세월호 사건 이후 매뉴얼 무용론이 비등했지만 그건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은 데 따른 사회적 분노의 표현이라고 봐야 한다. 매뉴얼 없이 재난 대응을 한다는 건 눈을 감고 칠흑의 밤길을 걷는 거나 마찬가지다. 산불 재난 위기관리·대응 매뉴얼이 있다는 것 자체가 안심되는 일이긴 한데, 관건은 매뉴얼의 현장 이행이다. 매뉴얼이 현장에서 작동되게 하는 방법은 불문가지, 무식할 정도로 반복하는 숙달 훈련뿐이다. 그런데 몇 해 전 TV에서 본, 어느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하는 현장 훈련은 훈련이 아니라 무슨 산불 방지 결의대회 같았다. 위기관리·대응 매뉴얼을 확인했으니 이번에는 경각심 고취다. 우리나라 산불은 거의 100% 사람들이 불씨를 잘못 관리해서 일어난다. 영농 폐기물과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야외활동을 하다 산불을 낸다. 사람이 부주의로 불을 내니까 사람을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 또는 등산로 폐쇄와 같은 법적 강제를 통해 산불을 예방하려 한다. 때만 되면 농·산촌과 휴양지를 산불 방지 깃발로 뒤덮고 입산통제 구역과 기간을 확대 연장하며 실화범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앞으로는 사람들의 행동을 감시하기 위한 폐쇄회로(CC)TV를 대폭 확대 설치하는 게 산불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사실 파악과 추론이 여기에 이르니 산불 예방 대책의 핵심이 잠재적 발화자로 간주된 일반인의 활동을 통제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규제와 단속이 싫다면 시민 스스로 경각심을 고취해 산불예방에 나서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이 서니 산불예방 대책을 수립하는 일이 난제라는 걱정이 몰려온다. 큰 부담 없이 맡은 과제였는데…. 그럼 여기서 알파고처럼 리자인(resign·과업 포기) 선언을 해야 하나.
  • 전세계 정상들 혈연도 부정하게 만든 ‘파나마 페이퍼스’

    전세계 정상들 혈연도 부정하게 만든 ‘파나마 페이퍼스’

    온세상을 뒤흔든 사건은 늘상 있어왔다.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과 IS의 지구촌 테러, 원전사고 등은 그 파장이 특정한 국가나 몇몇 지역에 머물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밖에 각종 크고 작은 사고들 또한 그 영향은 곳곳에 미쳤다. 자본을 중심으로 한 이해관계가 국가 단위를 벗어나 복잡다단하게 얽혀있는 신자유주의적 현상이며, 그 결과물이다. 조세 회피와 관련해 사상 최대 규모의 자료를 담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파나마 페이퍼스'가 던진 파장은 그야말로 '핵폭탄급'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 등 한국을 비롯해 중국, 영국, 아이슬란드, 칠레, 파키스탄,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유럽,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빠짐없는 세계 여러 나라의 전 현직 지도자 또는 그들의 가족이 언급되면서 진땀을 쏟게 만들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특히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강력한 반부패정책을 펴며 전현직 고위 관료들을 벌벌 떨게 만들었던 시 주석으로서는 뜻하지 않은 외부의 강력한 장벽에 부닥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시 주석이 반부패 운동으로 공산당을 개혁하고 대중의 지지를 얻었지만, 자신을 포함한 당 고위 인사 친인척의 재산은닉이나 탈세 혐의가 폭로되면서 반부패 운동이 '이중 잣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중적 지지 확보 및 집권 기반 강화의 핵심정책이던 부패와의 전쟁이 부메랑이 돼 날아온 셈이다. 파나마 페이퍼스에 연루된 중국의 전·현직 고위 인사들은 매형이 연루된 시 주석을 비롯해 장가오리(張高麗) 상무위원,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 등 현직 상무위원 3명과 리펑(李鵬) 전 총리, 자칭린(賈慶林) 전 전국정협 주석 등 전직 상무위원 5명이다. 현직 지도자의 첫 사임 사태까지 촉발됐다. 5일 AP통신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의 시그뮌 뒤르 다비드 귄로이그손 총리는 의회에서 불신임 투표 절차가 시작된 가운데 전격적으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전날부터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의 의회 앞에서는 3만명 가까운 분노한 시민들이 모여 총리 사임을 요구했다. 귄뢰이그손 총리와 그의 부인은 파나마 최대 로펌 '모색 폰세카'의 도움을 받아 2007년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윈트리스'라는 회사를 공동 설립했다. 아버지, 혹은 아들에게 쏟아지는 연루 의혹에 대해 꼬리 자르기에 나서려는 노력도 역력하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자신의 아버지가 역외펀드를 설립한 것으로 밝혀지자 비판의 화살이 자신으로 겨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온힘을 쏟았다. 현지언론들은 이날 캐머런이 "역외펀드 주식이나 재산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적극 해명하면서도 부친에 의해 설립된 펀드로부터 혜택을 입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자신의 자녀들의 이름이 거명된 파키스탄의 나와즈 샤리프 총리는 의혹을 벗기 위해 대법원 판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아무런 의혹이 없고, 성인인 두 아들은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책임이 있으며 나는 그 문제에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민사회 지도자도 범지구적자본이 광대하게 쳐놓은 이익의 그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국제투명성기구(TI) 칠레 지부장은 5개 이상의 페이퍼컴퍼니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투명성기구의 신뢰도에 손상을 끼쳤다면서 사임했다. 중남미 지역에서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비롯해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재벌 후안 아르만도 이노호사 칸투, 페루 대선 지지율 1위인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의 측근인 하비에르 요시야마 사사키와 실 요크 리데이 등이 파나마 페이퍼스에 거론됐다. 반면 파나마 페이퍼스의 폭로 자료에서 자유로운 지도자들은 적극적인 진상 조사에 나서고 있다. 캐나다 국세청은 5일 "우리는 파나마를 포함해 캐나다와 과세 조약을 맺고 있는 상대국, 그리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협력해 폭로된 자료를 수집하는 것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에 따르면 파나마 페이퍼스에는 캐나다인이 350명 거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국세청은 자료가 확보될 경우, 세무감사를 벌여 세금회피를 위해 자금을 해외로 도피시켰을 가능성이 있는 자국민이 누구인지를 찾아내겠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역시 "전 세계적으로 불법적인 자금의 흐름이 항상 있어 왔다"면서 "그런 행위가 쉽게 일어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세금을 회피할 목적의 그런 거래를 정당화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괴물이 되어가는 일본의 ‘방사능 멧돼지’…민가 피해 폭증

    괴물이 되어가는 일본의 ‘방사능 멧돼지’…민가 피해 폭증

    원전사고가 발생했던 일본 후쿠시마 일대에 방사능에 오염된 멧돼지들의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당국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6일(현지시간) 타임지 등 외신들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 반경 20㎞ 범위로 설정된 격리지역에서 멧돼지들이 외부 간섭 없이 자유롭게 번식한 결과, 그 수가 크게 불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해당 지역 내 멧돼지 개체수는 4년 전과 비교해 330% 가량 증가했으며, 총 1만 300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멧돼지 숫자가 끊임없이 불어나자 이들에 의한 인근 농가의 작물 피해도 커지고 있다. 원전사고 이후 이 지역에서 멧돼지에 의한 농가 피해 규모는 과거에 비해 두 배로 커졌으며 총 피해액은 약 17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더해 멧돼지들이 주민을 공격하는 일도 많아져 공공안전에 대한 직접적 위협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연 상태에는 멧돼지의 수를 줄일 수 있는 천적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당국은 엽사들을 고용해 멧돼지 개체수 조절에 힘써왔다. 그러나 이렇게 사냥되는 수보다 번식으로 늘어나는 수가 더 많은 까닭에 전체 멧돼지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사냥된 멧돼지의 사체 처리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본래 멧돼지 고기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많아 일본 일부 지역에서는 멧돼지를 식용으로 삼기도 한다.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멧돼지들의 경우 이는 불가능하다. 이들은 원전 주변의 방사능 오염 식물들을 마음껏 섭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험 결과 해당지역 멧돼지의 고기에는 인간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의 300배에 달하는 방사능 오염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멧돼지들의 사체를 처리하기 위한 대규모 무덤이 인근의 니혼마쓰 시에 총 3군데 존재하며, 이들 시설은 각각 600마리의 멧돼지를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해당 시설들은 거의 가득 찬 상태로, 당국은 추가로 발생한 멧돼지 시체를 처리할 장소 물색에 힘쓰고 있다. 이 지역에서 멧돼지를 사냥하고 있는 엽사 츠네오 사이토는 “조만간 지역 주민들에게 사유지를 내어달라고 요청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편 멧돼지들 스스로가 방사능에 의해 신체손상을 입었는지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지 과학자들은 보다 작은 크기의 동식물의 경우 방사능에 의한 직접적 피해가 확인됐으며, 지렁이나 전나무의 경우엔 유전자 손상 및 돌연변이 또한 관찰됐다고 전했다. 사진=퍼블릭도메인(픽사베이)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후쿠시마 원전사고 5년…사진 속 무표정한 이재민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지난 2011년 3월 11일. 진도9의 강진과 쓰나미가 일본 도호쿠(동북) 지방을 강타했다. 수만 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또한 시간이 흐르며 오히려 더욱 심각한 피해를 안기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사건이다. 결국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뛰어넘어 인류 최악의 재앙으로 기록됐다. 바로 후쿠시마 원전사고다. 프랑스 출신의 사진작가 카를로스 에이예스타와 기욤 브레시옹이 홈페이지를 통해 이제는 죽음의 도시가 되버린 후쿠시마 지역의 사진을 공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무표정한 얼굴로 평화롭던 시절의 일상적인 모습을 재연하는 사진 속 모델들은 모두 이재민들이다. 사고가 있기 5년 전만 해도 이들은 이곳에서 쇼핑을 하고, 일을 하고, 게임을 하고, 밥을 먹었지만 지금은 주위 모든 것이 달라졌다. 브레시옹은 "주민들에게는 일상적이었던 장소가 이제는 가장 친숙하지 않은 공간이 됐다"면서 "원전사고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현실이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언급처럼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끝은 보이지 않는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대지진이 발생하기 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재민 수가 17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방사성 물질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시설은 복구되고 있으나 아직 삶은 복구되지 못한 형편이다.   두 프랑스 사진작가가 공개한 홈페이지(www.fukushima-nogozone.com)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처음을 장식한다. "너무 많이 울어서 흘릴 눈물도 없다. 모든 것이 말라버렸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 방사능 때문에..."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가공식품 中수출 4년새 2배 급증

    가공식품 中수출 4년새 2배 급증

    중국에서 수입 조제 김은 한국산으로 통한다. 시장점유율이 65%를 넘었다. 수입 조제 김 3개 가운데 2개는 국산 김이라는 얘기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조제 김의 안전성이 의심되면서 반사 이득을 톡톡히 얻었다. 여기에 국내 업체들도 스낵용 김과 간식용 김 등을 새롭게 출시하며 현지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중국에서 김은 밥과 같이 먹는 반찬이라기보다 간식 개념이 더 강하다. 한국산 먹거리가 중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특히 가공식품 수출액은 최근 5년간 두 배가량 성장해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 5%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가 23일 발표한 ‘한국 농식품의 대(對)중국 수출 동향과 마케팅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산 가공식품의 대중국 수출액은 2011년 2억 9700만 달러(약 3440억원)에서 지난해 6억 2300만 달러(약 7230억원)로 급증했다. 연평균 20.3%라는 높은 성장세를 유지한 덕분에 점유율도 2011년 3.5%에서 지난해 4.5%로 상승했다. 가공식품을 포함한 한국산 농식품의 대중국 수출액은 2011년 6억 2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8억 3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설탕(9587만 달러)과 조제분유(8727만 달러)가 수출을 주도했다. 조제분유는 올해 1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설탕은 하락세다. 점유율로는 조미 김이 65.1%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조미 김 수출액은 2011년 560만 달러에 그쳤지만 지난해는 5408만 달러로 4년 새 10배가량 늘었다. 조제분유와 생우유의 수입시장 점유율은 각각 3.5%(9위)와 5.6%(4위)를 기록했다. 과일주스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수출액은 135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16.9% 증가했다. 최용민 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가공 기술을 활용해 현지 입맛을 감안한 신제품을 출시한다면 최근의 수출 부진을 극복하는 데 농식품이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후쿠시마 방치 日, 美·佛과 안전해체 기술 공동 개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로 작업에서 한계에 부딪힌 일본 정부가 미국, 프랑스에 손을 내밀었다.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2016회계연도부터 폐로 작업의 핵심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해 나가기로 했다. 수소 폭발 등을 겪으며 녹아내린 원자로 내 핵연료를 안전하게 끄집어내고 원자로와 주변 시설을 안전하게 해체하기 위해 국제적 기술 협력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사고 발생 5년이 지났지만 사고 원자로 안의 방사능 유출이 심각해 원전 해체 등 폐로 작업은 그동안 진전되지 못한 채 방치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문부과학성이 미국 에너지부, 프랑스 국립연구기구 등과 협력 연구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과는 원자로 폐로 작업을 하면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 관리 및 처리 등과 관련되는 장치 등의 공동 개발에 방점을 뒀다. 프랑스와는 높은 방사선량의 가혹한 환경에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원격 조작 기술 개발을 목표로 했다. 원자로 안에서 작업할 로봇 개발이나 화상 처리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문부과학성은 폐로 기술 개발에 올해 일단 30억엔(약 314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대학 및 연구 기관을 중심으로 기업 등도 참여하는 연구팀 공모를 거쳐 지원해 나간다. 핵연료를 회수해야 폐로 작업의 진척도 가능하다. 원전 1호기에는 392개의 핵연료가, 2·3호기에는 각각 615개와 566개의 핵연료가 남아 있다. 1호기의 392개 전부는 노심에서 녹아 떨어진 상태다. 3호기는 2호기보다 많은 양의 핵연료가 노심에서 떨어져 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021년 말까지 원전 노심 안의 핵연료 제거 및 인출에 착수할 계획이다. 2017년도 이후 원전 내 사용 후 핵연료 풀에 저장된 핵연료를 제거하고 2021년 말까지 핵 쓰레기로 불리는 녹아버린 핵연료 회수에 착수하겠다는 것이다. 사고 원전 1~3호기는 방사능의 영향이 너무 강하게 남아 작업원의 방사능 노출을 줄이면서 안전하게 폐로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수소 폭발로 생겨난 건물 파편 조각 등의 철거와 제염 작업을 진행해 왔지만 본질적인 문제인 핵연료 제거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 히타치, GE뉴클리어 에너지, 도시바, 미쓰비시 중공업 등이 원자로 주변을 감시하는 관측로봇이나 사고로 소실된 격납 용기의 제염 등 폐로 관련 기술의 개발을 추진해 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후쿠시마원전 사고 5년] 원자로 해체 아직도 ‘첩첩산중’

    [후쿠시마원전 사고 5년] 원자로 해체 아직도 ‘첩첩산중’

    1호기 주변 제염 작업 사실상 포기 상태 오염수 처리 난항·폐로 처리 기약 없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11일로 발생 5주년을 맞지만, 복구작업에 만만찮은 장애물이 남아있다.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토양과 지하수의 제염 작업, 녹아버린 핵연료 인출 등 폐로 작업 등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위기 본질은 변한 게 없다.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호기 원전 주변은 관계 당국이 제염 작업을 사실상 포기한 채 진입을 막고 있다. 원전 격납용기의 수소 폭발로 말미암은 잇단 방사능 누출은 당시 바람의 진행 방향에 따라 북서쪽으로 이뤄졌다. 일본 정부는 20㎞ 이내 지역민에게 피난 지시를 내렸지만 20㎞를 넘어서도 유선형으로 고농도의 방사능이 확산됐다. 후쿠시마현 오오쿠마를 비롯해 후타바, 나미에, 도미오카 등 원전 인근 지역은 물론 미나미소마시의 이이다테 일부까지 방사능 오염도가 연간 50mSv(밀리시버트)를 넘는 ‘귀환 곤란지역’이 됐다. 이 지역은 방사능 오염 처리 방침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그만큼 난제인 까닭이다. 아베 신조 정부는 “‘피난 지시구역’으로 묶여 있던 11개 시·군 가운데 6개 지역의 방사능 처리, 제염을 거의 완료했다”며 “택지나 농지, 도로 등 주민 생활 환경도 정비됐다”고 밝혔다. 제염이 어려운 귀환 곤란지역 등은 놓아둔 채 주변 지역부터 정상화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아베 정부가 내년 4월부터 피난 지시를 해제하고, 피난민 귀환을 계획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오염 토양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그동안 제염에 들어간 국비만 1조 9000억엔(약 21조원). 올해에도 5224억엔(약 5조 5000억원)의 예산이 잡혀 있다. 돈도 돈이지만, 제염 작업을 통해 나온 오염 토양 처리는 산 넘어 산이다. 수거된 오염 토양은 1000만㎡. 도쿄 돔 8개 규모의 양이다. 후쿠시마 오오쿠마와 후타바 등에 중간 저장시설을 건설 중이다. ㎏당 10만베크렐(Bq) 이상의 고농도로 오염된 것들을 콘크리트로 된 저장 창고에 넣어 보관하게 된다. 아베 정부는 적절한 시점에 옮기겠다고 밝혔지만 인근 주민들은 “중간 저장이 아니라 영구 저장 시설이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복구 작업의 핵심인 후쿠시마 원전의 폐로 처리도 기약이 없다. 전례 없는 원자로 사고 처리를 어떻에 해야 할지 사고가 난 지 5년이 지났지만 불분명하다. 녹아내린 핵 연료봉 등 원전 노심이 어떤 상태인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도쿄전력 측은 “40년 정도 걸릴 작업”이라고 밝혔지만 높은 방사능으로 로봇의 접근도 불가능한 원자로에서 녹아버린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꺼낼지 한숨만 쉬고 있다. 제1원전에서 생성되는 하루 약 300t의 방사능 오염수 처리 문제도 난감하다. 원전 부지 내에 계속 저장해 왔지만 저장 역량이 한계에 달했다. 오염수를 바다로 버리자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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