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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AEA사무총장, 日원전 오염수 방류 지지 논란

    IAEA사무총장, 日원전 오염수 방류 지지 논란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내보내려는 일본 정부 방침에 사실상 지지 의사를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27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26일 후쿠시마 제1원전을 시찰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곳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대해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국제적 관행에 부합한다”면서 “해양 방류는 전 세계 원전에서 비상사태가 아닐 때에도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염수의 해양 방출이 최선의 방안인지에 대해 “처분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일본 정부”라고 즉답을 피했으나 “과학에 근거한 입증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해양 방류 처리가 세계 여러 나라의 원전에서도 일상적으로 이뤄져 과학적으로 검증된 원전 배출수 처분 방법이라는 일본 측 주장에 동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 사고가 난 후쿠시마 원전 부지의 오염수는 하루 평균 약 170t씩 증가하고 있다. 2022년 여름이 되면 저장탱크가 가득 차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서둘러 오염수 처리 방안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일단 오염수를 국제 기준에 맞게 정화 처리한 뒤 태평양으로 방출하기로 최근 방침을 굳혔다. 그러나 후쿠시마 주변 지역 어민들은 물론이고 한국 등 주변국들이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들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해 7월 임기 중 사망한 일본 출신 아마노 유키야 전 사무총장의 뒤를 이어 지난해 12월 취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길섶에서] ‘보이지 않는 것’의 두려움/이종락 논설위원

    영화 버드 박스(Bird Box)는 2018년 넷플릭스가 선보인 오리지널 영화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공개 일주일 만에 전 세계 4500만 이상의 시청자가 관람했을 정도다. 조시 맬러먼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눈을 뜨고 세상을 보면 끔찍하게 변해버리는 괴현상에 닥친다는 설정이다. 보지 않으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챈 주인공(샌드라 불럭)은 눈을 헝겊으로 가린 채 두 아이를 지키고자 사투를 벌인다.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 영화를 떠올린다. 보는 것 못지않게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느꼈기 때문이다. 회사에 출근하는 길에도 바이러스의 흔적이 묻어 있는 것은 아닌지 몇 번이나 뚫어지게 보게 된다. 지하철을 탈 때나 버스 의자에 앉을 때,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를 때도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일본에서 이런 공포를 경험한 적이 있다. 전자기파나 입자의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하는 물질의 성질인 방사능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원전 사고 때도 느꼈지만 서로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만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점을 이웃들에게 얘기해 주고 싶다. jrlee@seoul.co.kr
  • “후쿠시마 식재료, ‘그 나라’보다 깨끗”…한국 겨냥한 일본 부흥상

    “후쿠시마 식재료, ‘그 나라’보다 깨끗”…한국 겨냥한 일본 부흥상

    日부흥상, 기자회견서 후쿠시마 식자재 발언“한국 식재료의 방사능 수치도 알고 있다” 일본의 고위 당국자가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인근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규제하고 있는 한국을 겨냥해 “일본은 ‘그 나라’보다 훨씬 안전하고 깨끗하다”고 말했다. 다나카 가즈노리 부흥상은 18일 기자회견에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한 후쿠시마현의 식자재 수출 문제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며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을 통과했다”고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은 다나카 부흥상이 한국을 겨냥해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다나카 부흥상은 “후쿠시마의 식재료는 일본 내에서도 유통이 문제가 없는 낮은 (방사능) 수치를 보인다”면서 “우리는 한국의 (식재료) 방사능 수치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2012년 10월부터 방사성 물질인 세슘의 농도 기준을 1㎏당 100베크렐(Bq)로 강화했다고 덧붙였다.한국의 세슘 농도 기준은 1㎏당 100베크렐(영유아용 식품·우유 및 유가공품·아이스크림류는 1kg당 50베크렐)이다. 미국은 1㎏당 1200베크렐, 유럽연합은 1㎏당 1250베크렐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유통을 허가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4월 국제무역기구(WTO) 상소기구에서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 분쟁과 관련해 일본에 승소했다. 우리나라 외에도 대만, 중국, 홍콩, 마카오 등 5개 국가·지역에서 현재 일본 식자재 수입을 규제하고 있다. 그 외에 인도네시아와 EU 등 15개국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제한적인 규제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다나카 부흥상은 최근 한국의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VANK)가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를 연상시키는 도쿄올림픽 관련 포스터를 만들어 배포한 것을 두고 “현실과 전혀 다르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면서 일본 정부가 이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산케이 “아베 정부, 코로나19 대응 문재인 정부에게 배워야”

    산케이 “아베 정부, 코로나19 대응 문재인 정부에게 배워야”

    “TV뿐만 아니라 버스·지하철서 예방수칙 수시 안내”마스크 착용·1339도 언급…“모든 재난이 인재” 인식 일본의 우익 성향 매체 산케이신문이 아베 신조 총리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배워야 한다는 취지의 칼럼을 18일 게재했다. 이 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 서울 주재 객원논설위원은 ‘모든 재난은 인재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은 지금까지 코로나19를 막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글을 시작했다. 구로다 위원은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지내면서 일본군 위안부와 독도 문제 등과 관련해 일본 극우의 시각을 거침없이 표현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번 칼럼에서 사업, 관광 등을 통한 교류와 한국계 중국인, 유학생 등의 왕래로 한국의 중국 접촉이 일본보다 훨씬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에서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 배경에 2015년 다수의 사망자를 냈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 얻은 교훈도 있다면서 이번에는 한국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초기부터 대대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구로다 위원은 거국적인 대응의 한 사례로 TV와 신문 등의 매체들이 매일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는 데 보도 내용의 절반 이상을 할애하는 점을 꼽았다. TV에서 매 시간 예방책을 방송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동차나 버스 안에서도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기침할 때의 에티켓 등 예방행동수칙을 안내하는 내용이 계속 흘러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지하철이나 버스뿐만 아니라 심지어 거리의 현수막이나 아파트 엘리베이터 등 가는 곳마다 코로나19 예방행동수칙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구로다 위원은 지하철에서 승객의 80~90%가 마스크를 쓰고 있고, 마스크 착용을 싫어하는 자신에게 쏠리는 시선은 ‘비국민’(매국노)으로 내몰릴 정도로 차갑다고도 언급했다. 전국 공통의 상담전화번호인 ‘1339’가 잘 운용되는 점도 높게 평가했다. 구로다 위원은 이 상담전화 번호를 한국인 모두가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구로다 위원은 담당 장관을 비롯한 한국 정부 당국자들이 모두 노란색 방재 점퍼를 입고 등장하는 것이 한층 비상한 분위기를 조성한다며 이를 남북 분단 상황에 연결지어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방역은 군사작전처럼 전력을 대량으로 투입하는 속전속결로 해야 한다. 그런데 일본은 병력을 조금씩 동원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실패하고 있다”는 한국군 출신 인사의 말을 소개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이번 사태를 잘 수습해야 올해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정치적 절박감이 대응을 잘하게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면서 세월호 침몰 사고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모든 재난이 인재’이고 인재의 가장 큰 원인은 정치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에선 전통적으로 극심한 자연 재해가 발생했을 때 ‘임금(지도자)의 덕’을 문제 삼는 일이 자주 있었다고 설명했다.구로다 위원은 결론적으로 “이것은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를 야기한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당시 민주당 정권이 몰락했다고 할 수 있다며 “지금은 아베 정부가 문재인 정부로부터 배우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지난 3일부터 요코하마항에 선상 격리된 채 검역을 받다가 선내 확진자가 날마다 늘어나고 있는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내 감염자 454명을 포함해 전체 감염자 수가 17일 현재 520명에 달한다. 한편 우리 정부는 대통령 전용기를 이날 급파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 중인 한국인 4명과 일본인 배우자 1명을 국내로 이송할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누굴 잡으려고 그 폭염에 날을 잡았나… 도쿄의 배짱 왜?

    누굴 잡으려고 그 폭염에 날을 잡았나… 도쿄의 배짱 왜?

    지난해 10월 25일 2020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한바탕 홍역을 겪었다. 일본 도쿄도청에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와 만난 존 코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회 위원장은 대회 마라톤·경보의 경기 장소를 도쿄에서 삿포로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IOC는 열흘 전 이러한 의견을 이미 공개했지만 고이케 도지사는 “미리 듣지 못했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이케 도지사는 경기 시간을 당초 오전 7시 30분에서 1시간 당긴 오전 6시로 하겠다고 대안을 내놓았지만 IOC의 입장은 강경했다. IOC는 앞서 카타르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더위를 피해 자정을 넘긴 시간에 경기를 열었지만 선수들이 탈진해 무더기 기권 사태가 벌어진 일을 상기시켰다. 마라톤 경기 준비에 이미 3000억원이나 들인 도쿄도였지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마라톤·경보 개최지, 삿포로로 급거 변경 11월 1일 코츠 위원장, 고이케 도지사,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 등이 참석한 IOC 조정위에서 도쿄올림픽 마라톤·경보는 결국 경기 장소를 도쿄에서 삿포로로 변경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일본 도쿄에서 두 번째 열리는 하계올림픽은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열린다. 그런데 이 기간은 우리나라로 치면 일 년 중 가장 더운 ‘삼복’ 기간이다. 일본의 대부분 지역은 한국보다 더 덥고 습하다. 한여름 일본의 직장인들은 출근할 때 속옷을 따로 한 벌 챙겨가는 게 일상화돼 있다. 더욱이 해가 갈수록 열도가 뜨거워지고 있다. 2015년 7일 31일부터 8월 7일까지 도쿄에는 ‘맹서일’이 8일 동안 계속됐다. 맹서는 일본기상청이 분류한 더위의 정도인데, 섭씨 35도를 넘는 더위를 말한다. 도쿄 도심이 여드레 연속 맹서에 시달린 건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기간 살인적인 폭염으로 인한 도쿄 지역의 사상자는 1857명에 이르렀다. 그런데 2018년 도쿄는 이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해 6월 25일 간사이 지방의 교토가 첫 맹서를 기록한 데 이어 도쿄는 7월 14일 35도 이상의 맹서가 처음 관측된 이후 열흘이나 넘게 이어졌다. 7월 23일 도쿄 북쪽의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의 최고기온은 41.0도, 도쿄도의 최고 기온도 40.8도를 찍는 ‘역사적인’ 더위가 맹위를 떨쳤다. 일본의 기상 관측 사상 143년 만의 기록이었다. 이런 날씨라면 운동선수, 특히 올림픽에서 뛰는 선수들의 컨디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건 당연하다. 세계기록 경신 등은 기대할 수도 없으며 여차하면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와 이를 보는 관객들이 열사병으로 실려 나가는 참사까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일본은 굳이 이런 가장 더운 기간에 올림픽을 강행하는 것일까. ●‘日의 올림픽 정치 도구화’ 논란 가열 거액의 중계권료를 탐하는 IOC와 이른바 ‘부흥 올림픽’을 어떻게든 성사시키려는 일본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스포츠 전문기자 다마키 마사히로는 “폭염 올림픽은 IOC 탓이다. IOC는 미국 방송국으로부터 거액의 TV 방영권료를 받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등 인기 스포츠 시즌과 겹치는 가을을 피하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NBC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부터 2032년 하계올림픽까지, 10회분의 올림픽 미국 방영권을 120억 달러(약 13조 9700억원)라는 거액을 지불하고 독점 계약했다. 사실 IOC가 큰손의 뜻을 무시하긴 쉽지 않은 일이다. 미국의 내셔널풋볼리그(NFL)와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는 보통 9~10월에 시작된다. 대학미식축구 개막도 이 무렵이다. IOC는 대놓고 “하계올림픽은 7월 15일부터 8월 31일 사이 개최를 권고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올림픽의 정치적 역사’의 저자인 줄스 보이코프는 “한여름 도쿄올림픽은 경기의 주인공인 선수와 관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IOC의 큰손’을 구실로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일본의 숨은 의도도 짚어야 할 대목이다. 유치 경쟁에서 “10월에 대회를 열겠다”는 카타르 도하에 맞선 도쿄는 “IOC의 뜻대로 7~8월에 대회를 열겠다”고 해 IOC로부터 개최권을 선물받았다. 2011년 도호쿠 대지진과 원전사고를 겪은 일본은 득달같이 ‘재건’과 ‘부흥’을 이번 올림픽의 기치로 내걸었다. 3월 26일 시작되는 성화봉송의 출발점도 후쿠시마현으로 일찌감치 낙점했다. 올림픽을 재난 극복의 이미지로 포장해 전 세계에 내보이겠다는 심산이었다. IOC의 ‘권고 기간’ 중 일본이 택한 날짜를 보면 일본의 의도는 더욱 뚜렷해진다. 일본은 이 기간이 ‘이상적인 기후’라면서 대회 유치에 뛰어들었는데, 폐막일인 8월 9일은 1945년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날이다. 지난해 아베 신조 총리는 나가사키에서 열린 ‘평화기념행사’에서 “일본이 전 세계에서 유일한 전쟁 피폭국”이라고 강조하면서 도쿄올림픽을 통해 이를 세계에 알리고 일본이 세계평화를 이끌겠다는 입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 신종 코로나 확산 땐 취소·연기 배제 못해 폭염과의 전쟁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지난해 9월 13일 조정·카누 경기가 열리는 도쿄만의 우미노모리 수상경기장에는 눈발이 날렸다. 대회조직위가 어느 정도까지 더위를 식혀 줄 수 있을지 시험 삼아 날린 약 300㎏의 인공눈이 관람석에 뿌려졌다. 눈발이 날리기 전후의 기온은 섭씨 25도 정도로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조직위는 “관중의 기분 전환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위안을 삼았다. 도쿄도는 앞서 70억엔을 들여 총 100㎞ 이상의 도로에 흰색으로 된 특수 열 차단제를 발랐다. 공중에서 차가운 수증기를 발사하고 물을 뿌려 지표의 열기를 낮춘다는 아날로그적인 대책도 세웠다. 경기장에 대형 냉각기를 설치하고 얼굴 인식 시스템을 도입해 관중들의 입장 대기 시간을 ‘최장 20분’으로 줄인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요시로 조직위원장이 “도쿄올림픽을 일본의 더위 대책 이노베이션을 국제사회에 알릴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결과는 7~8월 도쿄의 날씨에 달려 있다. 방사능 위험과 폭염의 우려에 더해 세계적으로 확산을 멈추지 않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도쿄올림픽의 새로운 위협이다. 개막은 5개월 넘게 남았지만 당장 다음달로 다가온 성화봉송이 문제다. 이는 사전 행사의 ‘꽃’이지만 이대로라면 세계인의 관심을 바이러스에 빼앗길 게 뻔하다. 무토 도시로 대회조직위 사무총장은 지난 5일 “이번 사태가 올림픽에 찬물을 끼얹을까 염려하고 있다”고 우려했고 가와부치 사부로 올림픽선수촌장은 “순조로운 올림픽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하루 전 IOC와 대회조직위는 “도쿄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AP는 “선수 약 1만 1000명이 올림픽에 참가하는데 신종 코로나가 중국 밖으로 계속 확산한다면 대회가 취소되거나 연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후쿠시마 쌀 방사능 검사 종료 “가격 더 하락” 日 농민들 반발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면서 도호쿠 지방이라는 가뜩이나 낙후된 이미지에 더해 ‘방사능 위험지역’이란 멍에까지 쓰게 된 일본 후쿠시마현. 니가타현, 야마가타현 등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곡창지대였지만 지금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쌀은 일본 국민들 중에도 외면하는 사람이 많다. 아이즈, 하마도리 등지의 ‘고시히카리’ 품종 쌀은 해마다 전국 최고인 ‘특A등급’ 평가를 받지만 후쿠시마 농민들은 그에 걸맞은 가격을 받아내지 못하고 있다. 6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후쿠시마현은 원전 폭발 사고의 여파로 그동안 59개 시·정·촌(기초단체)에서 실시해 온 쌀 전수검사를 올해 수확분부터 대부분 지역에서 표본추출 검사로 전환한다. 후쿠시마현은 원전 폭발이 일어난 그해 생산된 쌀에서 방사성물질인 세슘 농도가 기준치(1㎏당 100베크렐)를 최대 5배 이상 넘어서는 것으로 측정되자 2012년산부터 지역 내 모든 쌀에 대한 전수검사를 시작했다. 기준치 초과가 2012년산 71건, 2013년산 28건, 2014년산 2건 등으로 줄다가 2015년산부터 한 건도 나오지 않자 후쿠시마현은 연간 60억엔(약 640억원)에 가까운 막대한 검사 비용 절감을 위해 올해 생산분부터 표본검사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지역 농민들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나마 전수검사라는 이유로 후쿠시마산 쌀을 사 먹던 사람들이 앞으로는 안전성에 대한 의심이 더 커져 구입을 더욱 기피하고 덩달아 쌀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한 농민은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안전하냐’고 물으면 ‘100% 검사한 것이니 문제없다’고 말해 왔는데 앞으로는 그렇게 말할 수도 없게 됐다”고 도쿄신문에 하소연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정승민의 막론하고] 음모론은 관료의 자업자득

    [정승민의 막론하고] 음모론은 관료의 자업자득

    강연을 연기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탓이다. 아닌 게 아니라 거리마다 마스크 물결이다. 핵미사일이 아니라 전염병이 인류의 가장 큰 위협이라는 경고가 피부로 다가온다. 팬데믹(pandemic)으로까지 번지는 우한발(發) 역병의 원인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박쥐나 뱀 같은 야생동물을 먹는 몬도가네식 음식문화에서 비롯됐다는 다수설부터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음모론까지 무성한 의견이 분출 중이다. 언제나처럼 시간이 지나면 정설이 자리잡겠지만 흥미로운 대목은 베이징에 대한 반감이다. 생물학무기를 개발하려다 어떤 연유로 퍼져 나왔다는 ‘우한괴담’은 확산 일로다. 공교롭게도 신종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우한에는 중국의 ‘국보급’ 전염병 연구시설마저 있다. 황화론부터 시작되는 뿌리 깊은 중국혐오증(Sinophobia)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날개를 달았다고나 할까. 대조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지금 워싱턴도 바이러스와 전쟁 중이다. 독감에 1500만명이 걸렸고 8000여명이 숨졌다. 그런데도 별말이 없다. 생명을 단순 수치로 비교할 수 없다고 해도 시진핑으로서는 억울할 만하다. 차이가 뭘까. 관료적 비밀주의의 지분이 크다. 2003년 사스가 번질 때도 베이징 당국은 정보를 드러내기보다는 숨겼다. 있는 그대로 실상을 공지하지 않고 유리한 소식만 제공했다. 다 함께 공유하지 못하다 보니 제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위기를 키웠다. 반면교사의 교훈은 이번에도 작동하지 않는 듯하다. 어느 중국 전문가는 정보의 검열과 통제에만 집중하는 전체주의적 방식을 지적하면서 우한 사태의 키워드를 ‘기만’으로 집약했다. 초기에 바이러스가 우려된다는 내용을 SNS에 올린 이들은 체포되기까지 했다. 유튜브와 팟캐스트가 판치는 개인 미디어 시대에 정보가 적시적기에 공급되지 않으면 뜬소문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위기관리의 제방을 무너뜨리는 현실을 모르는 것이다. 게다가 자리를 걸고 위기를 관리해야 할 의료 책임자나 행정관리들은 줄줄이 ‘뻘짓’만 해댔다.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전염성이 강하지 않고 예방과 통제가 가능하다는 궤변에다 우한시민 10만명이 참석하는 연회를 허용하는 등 무책임 일변도였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다가 별안간 인구 1100만명의 대도시를 전격 폐쇄하니 뒤통수를 맞은 인민들의 상상력은 천지사방으로 뻗어나갈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중국발 괴담은 중국 관료들의 자승자박인 셈이다. 비단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났을 때 일본 정부는 방사능이 퍼져 나갈 예측 데이터를 국민에게 제공하지 않았다. 국민적 혼란을 우려해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 당국자들의 사후 변명이다. 한국의 공직자들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몇 해 전 일어난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 바이러스 사태도 정부가 초기에 신뢰를 얻지 못해 온갖 루머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렀다. 규정과 위계에만 집착하다가 정작 국민과 불통하는 관료주의로는 위기를 대처할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관료의 본질은 더 높은 자리나 더 많은 권한이 아니라 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공익적 판단과 결정을 하는 데 있다. 무사안일과 복지부동 대신 국리민복과 적극행정을 하라고 관례와 법규가 뒷받침하는 것이다. 무슨 사건이 터져도 책임자를 가릴 수 없고 복잡한 절차를 통해 상황을 은폐하는 데 그것이 악용된다면 국민을 위한 정부가 국민을 해치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다. 비상시에 신임을 얻으려면 평시에 투명해야 한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은 공자왈의 세계가 아니라 공직 사회의 최우선 덕목이다. 어떤 정부든 ‘소문의 벽’을 쌓기 시작하면 노상 괴담과 음모론의 늪에 빠져 허우적댈 것이다.
  • “정책의 보수였는데”…한국당 ‘발목잡기식 공약’ 내부서도 한숨

    “정책의 보수였는데”…한국당 ‘발목잡기식 공약’ 내부서도 한숨

    “정책의 보수였는데 어쩌다 우리가 발목잡기 정당으로 전락한건지...”(자유한국당 관계자) 4·15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들이 정치적 비전을 담은 공약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한국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내부에서 조차 새로운 아젠다(Agenda)는 제시하지 못한 채 정부·여당 정책에 반대만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당은 24일 현재까지 ‘희망경제 공약’, ‘주택 공약’, ‘교육 공약’, ‘소상공인 공약’, ‘반려동물 공약’ 등을 발표했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제들이지만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현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국당은 가장 중요한 ‘1호 공약’으로 희망경제 공약을 내놨지만 국민이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메시지 없이 재정건전성 강화, 탈원전 폐기, 노동시장 개혁 등을 나열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1호 공약이면 뭔가 상징성 있는 메시지를 함께 담고 있어야 하는데 탈원전, 노동시장 개혁 등은 우리 당이 예전부터 주장해왔던 것들이라 신선함이나 감동이 없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다른 정당들의 1호 공약과 비교해보면 한국당 공약에 관심이 떨어지는 이유는 더 명확해진다. 더불어민주당은 1호 공약으로 ‘전국 무료 와이파이 시대’를 내걸었다. 실효성 등을 놓고는 평가가 갈릴 수 있지만 스마트폰이 전국민 필수품이 된 상황에서 가계통신비 경감에 직결되는 무료 와이파이 공약은 국민 눈길을 끌었다.정의당은 청년층을 타깃으로 청년기초자산제를 앞세웠다. 국가가 만 20세 청년 전원에게 3000만원씩 ‘출발 자산’을 지급한다는 게 골자인데 정의당은 이를 ‘좋은 포퓰리즘’으로 규정했다. ‘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당)은 토·일요일과 겹치는 모든 공휴일에 대체공휴일을 적용하자는 공약을 1호로 내걸었다. 전진당 공약대로라면 올해 대체공휴일은 기존 10일에서 15일로, 내년에는 9일에서 15일로 증가한다.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문화를 중요시 하는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선 전진당의 공약이 큰 화제가 됐다. 한국당은 이후에도 주택, 교육 관련 공약을 내놨지만 세부 내용은 주택담보대출 기준 완화, 분양가 상한제 폐지, 고가주택 기준 조정, 3기 신도시 건설 정책 전면 재검토,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 정책 원상회복, 반려동물 진료비 세제혜택 등 현 정부가 실행·추진 중인 정책에 반하는 내용들이 주를 이뤘다. 한국당 영남지역 의원은 “반대를 위한 반대 혹은 핵심 없이 이런 저런 정책을 나열하는 듯한 공약 발표는 의미가 없다”며 “원래 정책은 보수 정당이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최근에는 우리가 가졌던 장점 마저도 진보 진영에 빼앗긴 모습”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진품약속’(진심을 품은 약속)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전 생애에 걸친 맞춤형 복지를 공약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2008년 총선 때는 ‘12대 비전·44대 목표·250개 과제’를 선제적으로 발표해 정책적 이슈를 선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대구 전지훈련지로 인기

    대구시는 2020도쿄올림픽 참가 해외국가대표팀을 적극 유치하여 글로벌 전지훈련 메카로 우뚝 설 예정이다. 해마다 국제육상지도자 교육과정을 비롯한 육상 꿈나무 선수와 국가대표 후보선수 동·하계 전지훈련을 유치해 왔다. 현재 육상 꿈나무 선수 80명, 국가대표 후보 선수 50여명이 육상진흥센터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 해 국군체육부대, 국가대표 후보선수단 등 2300여명의 최정상 전지훈련팀을 유치해 온 대구국제사격장에서는 30여명의 한국체대 사격 선수들의 열기로 뜨겁다. 또 지난 6일부터 서울지역 사회인 야구팀 25명과 성동구와 중랑구 유소년 야구팀 60여명이 시민생활스포츠센터 및 시민운동장 등에서 전지훈련 중이며, 서울시 유소년 야구연맹과도 유치를 협의 중에 있다. 이처럼 육상, 사격, 야구, 배구, 씨름, 테니스 등 많은 종목에서 650여명의 선수들이 올 겨울 동계 전지훈련을 위해 대구를 찾고 있다. 아울러 2020도쿄올림픽을 앞두고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안전성 논란으로 각국 선수단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전지훈련지로 우리나라가 떠오르는 가운데, 대구시는 국제수준의 시설, 팸투어, 훈련파트너 섭외 등 타 지자체와 차별된 다양한 강점을 내세워 해외국가대표 전지훈련팀을 적극 유치 할 계획이다. 올림픽에 앞서 중국 난징에서 개최될 2020난징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3.13.~15)에 참가하는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육상 국가대표팀 30여명이 대구에서 훈련할 예정이며, 2020도쿄올림픽과 관련해 육상, 사격, 핸드볼 등 종목들에서 쿠웨이트, 우즈베키스탄, 태국, 인도 등과 협의 중이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 앞서 다양한 종목에서 국내·외 최정상급 전지훈련팀 유치에 총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방사능 오염 후쿠시마, 인간은 떠나고 야생동물은 북적

    방사능 오염 후쿠시마, 인간은 떠나고 야생동물은 북적

    방사능 오염으로 인간의 발길이 끊긴 후쿠시마 원전 일대에 야생동물이 북적이고 있다. 미국 조지아대학교와 일본 후쿠시마대학교 연구팀은 6일(현지시간) 후쿠시마 출입금지구역(FEZ) 이른바 ‘레드존’이 야생동물 차지가 되었다고 국제학술지 ‘생태학-환경 프런티어’(frontiers in ecology and the environment)에 보고했다. 조지아대학교 사바나 리버 생태학 연구소(Savannah River Ecology Laboratory) 필립 라이온스 교수와 후쿠시마대학교 환경방사능연구소 토머스 힌튼 교수 등이 포함된 연구팀은 2016년 5월부터 2017년 2월 사이 120일 동안 후쿠시마 원전 일대에 원격카메라를 설치하고 생태환경을 관찰했다.연구팀은 총 106대의 카메라에서 확보한 26만 7000여 장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너구리와 멧돼지, 마카크 원숭이, 꿩, 여우, 일본 산토끼, 일본 산양 등 약 20여 종의 야생동물이 후쿠시마 원전 일대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26만 7000여 장의 사진 중 4만 6000장 정도는 인간과 적을 두고 있는 야생 멧돼지의 것이었다. 이에 대해 제임스 비즐리 부교수는 “방사능 오염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대피지역 전체에 수많은 야생동물이 번성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또 “인간과 자주 충돌하는 동물, 특히 멧돼지는 주로 접근금지구역(FEZ) 카메라에 많이 잡혔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후쿠시마 원전 일대를 출입금지구역(FEZ) ‘레드존’, 오염이 덜 된 ‘옐로우존’(전면 마스크 착용 필수), 사람이 살 수 있는 ‘그린존’ 3구역으로 나누어 관찰을 진행했다. 그 결과 4만 6000장의 멧돼지 사진 중 2만 6000장 이상은 사람의 접근이 제한된 ‘레드존’에서 확보됐으며, 1만 3000장은 옐로우존, 7000장은 그린존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담비와 너구리, 마카크 원숭이도 다른 지역보다 ‘레드존’에서 더 많이 관찰됐다.이뿐만이 아니다. 출입금지구역 ‘레드존’에 서식하는 멧돼지에게서는 행동수정 현상도 엿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사람이 없는 레드존에 서식하는 멧돼지는 옐로우존과 그린존 등 인간이 활동하는 지역에 분포하는 멧돼지보다 낮에 더 활동적이었다”라고 보고했다. 원전 사고 이전 야생동물 개체 수에 대한 자료는 없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인간이 없는 곳에서 야생동물이 더 잘 번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만 오염 지역의 방사성 물질이 개별 동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파악되지 않았다.조지아대학교 사바나 리버 생태학 연구소 측은 2016년에도 원전 사고 이후 ‘죽음의 땅’으로 변한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CEZ)이 야생동물의 보금자리가 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30대의 카메라를 94개 지점에 설치해 5주 동안 관찰한 연구팀은 사람이 살지 않는 제한구역에 회색늑대를 비롯해 여우와 라쿤, 사슴, 멧돼지, 곰 등 총 14종의 포유동물이 사는 것을 확인했다. 한편 2011년 3월 11일 동일본에서는 규모 9.0 대지진이 발생해 2만 500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지진 여파로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 원전이 폭발해 방사능이 유출됐으며 10만 명 이상이 피난길에 올랐다. 사고 이후 햇수로 9년이 넘었지만 아직 약 5만 명의 주민이 피난 생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도쿄올림픽 전지훈련 오세요” 안전·저물가 홍보하는 지자체

    “도쿄올림픽 전지훈련 오세요” 안전·저물가 홍보하는 지자체

    인천, 亞게임 시설·공항 이점 알리기 부산, 전훈 유치 영어 홈페이지 운영양산·김천, 레슬링·수영팀 유치 성공 “방사능 우려 겹쳐 1000명 이상 올 듯”지방자치단체들이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해외 국가대표팀 전지훈련 유치경쟁으로 분주하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노출 우려를 피할 수 있으면서 일본과 기후도 같고 시차도 없어 전지훈련 장소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앞서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분단 상황 등을 빌미로 국가대표팀을 유치, 당시 서울올림픽 출전선수의 10% 정도인 1600여명이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한 바 있다. 2013세계조정선수권 대회를 개최한 충주시는 조정선수단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오는 4월 충주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조정 종목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대회 기간에 유치전을 펴는 것이다. 관계자는 “국가대표 선수들은 의료진까지 따라와 훈련단 규모가 50명이 넘고 20일 이상 호텔에서 숙박하면서 관광까지 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고 했다. 인천시는 한국관광공사 등과 도쿄올림픽 전지훈련단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관계자는 “인천에는 공항이 있고 2014아시안게임을 치러 경기장 시설도 뛰어나다”며 “인천을 소개하는 리플릿 등을 만들어 대한체육회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등에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인근 13개 병원과 전지훈련 협력병원 협약을 맺었다. 병원이 전지훈련차 부산을 방문하는 선수 정보를 미리 확보해 부상 시 접수 절차 없이 바로 진료를 할 수 있다. 스위스 로잔에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방문해 유치 협조도 당부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도쿄와 직항노선이 많고 도쿄와 평균기온이 유사해 컨디션 조절의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유치에 성공한 지자체도 있다. 경남 양산시는 도쿄올림픽 레슬링 사전훈련캠프를 유치했다. 한국에 훈련캠프를 설치하자는 국제레슬링연맹 제안을 받은 대한레슬링협회가 지자체 신청을 받아 양산시를 선정했다. 양산은 차로 30분 정도면 김해공항에 갈 수 있고 2002부산아시안게임을 치른 체육관이 있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오는 7월 캠프가 차려지면 최소 500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슬링협회 관계자는 “올림픽이 다가오면 일본 물가는 더욱 비싸질 것”이라면서 “가난한 나라들에 적은 비용으로 쓸 수 있는 훈련장소를 제공하기 위한 배려”라고 설명했다. 경북 김천시는 헝가리 등 4개국 수영대표팀을, 경북 안동시는 폴란드 카누대표팀을 각각 유치했다. 제주도는 스위스 철인3종 대표팀, 말레이시아 역도 대표팀 등과 협의 중이다. 제주도는 몽골, 베트남 등 7개 자매결연국가를 대상으로도 유치 활동을 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지훈련 유치지원센터를 마련해 지자체들을 돕고 있다. 체류 기간과 체류 인원을 곱해 ‘30’이 넘으면 공항 왕복 차량과 통역 등을 지원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해외 국가들이 기후나 시차 때문에 한국을 전지훈련 장소로 선택한다고 말하지만 방사능도 적지 않게 작용하지 않겠느냐”며 “올해 1000명 이상이 한국을 찾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열린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툰베리처럼 행동하는 1020 기후위기 바꿀 마지막 세대”

    “툰베리처럼 행동하는 1020 기후위기 바꿀 마지막 세대”

    전 세계서 기후변화 목소리 폭발적으로 늘어 청년들 환경문제 놓고 생계와 생존 동시 고민 정부 대책에 청소년·청년 목소리 담기지 않아 작년 유엔 청년 기후 정상회의 韓 대표로 참석 탈석탄 정책에 일자리·사회 안전망 대책 필요“지구 반대편에서는 그레타 툰베리(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에 열광하지만 우리는 윗세대로부터 ‘굴뚝 산업으로 우리나라가 성장했는데 왜 시위를 하냐’는 말을 많이 듣죠.”대학 신입생 시절부터 환경 운동에 몰두한 정주원(26)씨는 1일 ‘기후위기에 맞서자는 청년에 대한 주변 시선이 어떤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입을 열었다. 환경운동 모임 ‘기후결의’ 활동가인 정씨는 기후위기를 알리는 10대 단체 ‘청소년 기후행동’도 돕는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청년 기후 정상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여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발전 동력이었던 굴뚝 산업이나 석탄 등 화석연료 발전 등이 지구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행위라는 게 드러나고 있다”면서 “청소년과 청년들이 기존의 추세를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2019년은 전 세계에서 기후위기에 목소리를 내는 1020 세대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해다. 일부는 서명을 받고 결석시위를 벌였다. 그들은 왜 거리로 나섰을까. 정씨는 “대학 신입생 시절 밀양 송전탑 투쟁 현장을 찾았을 때 내가 쓰는 전기가 누군가의 희생에서 나왔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는 환경과 에너지가 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알바로 생활비와 학자금을 버는 후배는 3000원짜리 미세먼지 마스크를 사면 3000원짜리 편의점 도시락을 못 사 먹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환경위기 앞에서 청년은 오늘의 생계와 내일의 생존을 두 손에 쥐고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정책 결정권은 그들에게 없다. 정씨는 “정부는 2030년이나 2050년을 목표로 기후변화 대책을 세우지만 정작 그때 사회 주축이 될 청소년이나 청년의 목소리는 담기지 않는다”면서 “전문가들이 하라는 대로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고 텀블러를 썼지만 온실가스 배출은 크게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1020은 기후위기를 바꿀 마지막 세대”라면서 “청년을 거수기가 아닌 대등한 참여자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은 고교 때만 하더라도 특별할 것 없는 ‘모범생’이었던 정씨의 일상도 바꿔놓았다. 그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보고 전공을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를 택하고 대학연합환경동아리 ‘에코로드’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정씨는 “후쿠시마 사고가 없었다면 졸업해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회사에 취업하는 평범한 삶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며 미소를 지었다. 전 세계 청년 활동가들과의 교류와 연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청년 기후 정상회의에 참석한 활동가들과 단체대화방을 통해 각국의 상황과 공동 활동 등에 대해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 정씨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같은 행동을 만들어 내는 모두가 ‘툰베리’”라고 했다. 다만 정씨는 과격한 변화가 아닌 ‘정의로운 전환’을 바란다. 그는 “사회 안전망이나 대안 일자리의 확충을 고민하지 않고 급격히 정책을 전환하면 조선이나 철강 등 전통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면서 “대신 탈석탄을 하면 사라지는 일자리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과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고 김용균씨처럼 석탄 발전소에서 일하는 청년 노동자들을 인터뷰하고 대안을 모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씨에게 2019년은 동료와 사회적 공감대를 얻은 뜻깊은 한 해였다. “과거에는 환경보호를 말하면 외로운 북극곰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스스로가 북극곰이라는 걸 깨닫고 있어요. 이러한 깨달음이 모여 변화의 밀알이 되겠죠.”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한국당, 월성 원전 1호기 영구정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한국당, 월성 원전 1호기 영구정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한수원, 당초 7000억 들여 원자로 등월성 1호기 핵심 시설 전면 교체2015년 원안위, 10년 수명연장 결정2017년 탈원전 공약 내세운 文정부 출범한수원, 경제성 없다며 작년 조기폐쇄국회, ‘원전 경제성 과소평가’ 감사 청구 자유한국당이 30일 헌법재판소에 경북 경주시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영구 정지 관련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7000억원을 들여 핵심 시설인 원자로 시설 등을 전면 교체해 2015년 수명연장이 결정됐던 월성 원전 1호기를 지난해 조기 폐쇄한 데 이어 표결로 영구 정지 시켰다. 한국당 에너지정책파탄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기선 의원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국회가 지난 9월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과 관련해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해 감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영구정지를 확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적어도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본 뒤 조치가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국회는 지난 9월 한수원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이 문제가 있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했었다. 한수원이 월성 1호기의 자료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원전의 경제성을 과소평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한국당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이후에도 계속해서 후속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감사원은 당초 이달 말까지였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 기간을 2개월 연장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1982년 11월 21일 가동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1983년 4월 22일 준공과 함께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30년의 설계수명이 지난 2012년 이후 수명연장 심사에 들어갔다. 당시 한수원은 월성 1호기에 총 7000억원을 들여 원전의 심장인 원자로의 압력관(연료다발 4560개)을 전량 교체해 계속 운전에 있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거듭 밝혔다.당시 월성 1호기 제작사인 캐나다 캔두에너지의 프레스톤 스와포트 사장은 “원자로 자체와 압력관을 교체한 월성 1호기는 새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또 60년간 운영이 가능하도록 원자로가 설계됐다고 덧붙였다. 한수원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과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1조 1000억원을 들여 전원이 필요 없는 수소제거설비, 이동형 발전차량도 마련했다. 이후 2015년에 2022년까지 10년 연장운전 승인을 받았다. 원안위는 국내외 안전진단과 압력관 전량 교체 등 대규모 설비개선을 통해 월성 1호기의 안전에 무리가 없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폐로하는 것보다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많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탈원전 공약을 앞세운 문재인 정부가 2017년 들어서고 반(反)원전 시민단체들의 월성 1호기 가동에 대한 반발이 심해지면서 지난해 6월 한수원은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조기 폐쇄를 결정했었다. 이번 회의에서 원안위가 월성 1호기의 영구정지를 결정했지만, 감사원이 ‘한수원의 경제성 축소’라는 결과를 내놓는다면 한수원 이사회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는 등 한수원 월성 1호기 이슈는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아베 “후쿠시마 배출수 방사능, 韓원전 100분의1”

    아베 “후쿠시마 배출수 방사능, 韓원전 100분의1”

    日 핵연료 냉각 오염수… 왜곡 가능성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4일 중국 청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2011년 폭발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배출되는 물에 함유된 방사성물질의 양이 한국 원전 배출수에 포함된 방사성물질의 100분의1 이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고 산케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산케이는 한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한 기사에서 아베 총리의 설명은 2016년 기준 후쿠시마 원전 서브드레인(지하배수장치)의 트리튬(삼중수소) 배출량이 연간 1300억 베크렐인 반면 한국 월성 원전이 방출한 트리튬은 약 17조 베크렐로, 차이가 130배에 이른다는 일본 정부 소위원회 자료 등을 근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산케이는 “국제 조류에 역행하며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비롯해 일본산 식품의 수입 규제를 고집하는 한국에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대응을 요구하기 위해 양국 데이터를 비교한 것”이라며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반론 등은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청와대는 한일 정상회담 이튿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가 논의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일본의 폭넓은 정보공유 등을 요구했고 아베 총리는 이에 응할 뜻을 밝힌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이번에 아베 총리가 제시했다고 알려진 양국 비교 자료는 문제의 핵심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가 일본에 대해 주시하고 있는 ‘처리수’는 서브드레인 배출수가 아니라 과거 원전 폭발 당시 핵연료를 냉각할 때 발생한 고농도 방사능 관련 오염수로 성격이 다른 물질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아사히신문은 지난 28일 “아베 총리가 전날 녹화된 TV도쿄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문 대통령에 대해 ‘태도가 매우 부드러운 신사’라고 말한 뒤 ‘좀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 개선 노력을 이어 나가기를 바라는 희망이 일정 수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 “후쿠시마 원전수 방사성 물질, 월성의 100분의1”

    아베 “후쿠시마 원전수 방사성 물질, 월성의 100분의1”

    日 오염수와 월성 배출수 비교 오류 지적도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배출되는 오염수 속 방사성 물질이 한국 원전 배출수의 100분의1 이하라고 주장했다고 산케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베 총리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후 후쿠시마현 주변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하는 한국 정부 조치를 염두에 두고 과학적인 논의를 하자고 요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산케이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제시한 자료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 건물로 흘러 들어가는 지하수를 줄이기 위해 건물 부근에 설치된 지하배수장치(서브 드레인)에서 퍼 올린 물로 추정된다. 이 물은 정화처리 후에 방사능 오염도가 기준치를 밑도는 것이 확인되면 해양에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일본 정부 소위원회의 자료 등을 근거로 2016년의 후쿠시마 원전 서브 드레인의 트리튬(삼중수소) 배출량이 연간 1300억 베크렐인 반면에 한국의 월성 원전이 같은 해 액체 상태로 방출한 트리튬 양은 17조 베크렐로 130배에 달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는 “후쿠시마 원전 주변 해역과 외부 해양 상황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방사성 물질 농도는 상승하지 않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TO)의 음료수 기준치 범위에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바레인, 콩고민주공화국, 브루나이가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 조치를 철폐하는 등 국제적인 규제 완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지만 한국은 오히려 일부 방사성 물질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이런 IAEA 평가에 대해 설명하면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제기하는 한국 정부를 겨냥해 “과학적으로 냉정한 논의가 행해져야 한다”는 입장을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는 아베 총리가 “국제 조류에 역행하는 형태로 막무가내로 수입규제를 계속하는 한국에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대응을 요구하기 위해 굳이 한일 양국의 데이터를 비교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반론을 포함한 반응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의 청두 회담 다음 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가 논의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한일 정상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아베 총리가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 문제의 중대성에 비해 일본의 정보공유나 투명한 처리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일본 정부에 관련된 사람들로부터 논란이 될만한 발언도 나오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아베 총리는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할 용의가 있다”는 답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자료를 제시하며 언급했다는 배출수와 한국 정부나 국제환경단체 등이 문제를 제기하는 오염수는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 자체가 오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는 오염수는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 앞에서 거론한 서브 드레인에서 퍼 올린 물이 아니기 때문이다.일본 정부가 ‘처리수’라고 규정한 오염수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폭발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내의 용융된 핵연료를 냉각할 때 발생하는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처리한 물이다. 이 물은 인체에는 큰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트리튬(삼중수소)을 제외한 방사성 물질(62종) 대부분을 제거한 상태이긴 하지만 여전히 인체에 치명적인 세슘-137, 스트론튬 등 일부 방사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반면 아베 총리가 제시한 자료상의 배출수는 치명적인 오염원인 원자로 내 핵연료에 닿기 전의 지하수를 언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은 이 지하수가 사고 원자로 주변으로 유입돼 진짜 오염수와 섞이는 것을 줄이기 위해 차수벽을 강화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거론한 후쿠시마 원전 배출수와 월성 원전 배출수가 같은 성격이라고 해도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해 각종 오염물질이 함유됐을 가능성이 큰 배출수와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원전에서 나오는 배출수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월성 원전 조기 폐쇄 감사 연장, 한울 5호기 재가동

    월성 원전 조기 폐쇄 감사 연장, 한울 5호기 재가동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에 대해 감사 중인 감사원이 당초 이달 말까지였던 감사 기간을 2개월 연장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인 지난 24일 월성 1호기 영구정지를 표결로 확정해 논란이 된 가운데 감사 기간이 연장되면서 관련 논란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관계자는 28일 “26일 국회에 내년 2월 말까지로 감사기간 연장을 요청했다”며 “원안위의 영구정지 결정과 관계없이 사안이 복잡하고 추가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 연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지난해 6월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를 결정하고 올해 2월 원안위에 영구정지를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국회는 지난 9월 한수원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에 문제가 있다며 감사원 감사 요구안을 의결했고, 감사원은 10월 1일 관련 감사에 착수했다. 야당은 그동안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원안위가 월성 1호기 안건에 대한 심의·의결을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원안위가 감사원 결과가 발표되기 전인 지난 24일 영구정지를 확정하면서 야당과 일부 전문가의 반발을 사고 있다. 감사기간 연장에 따라 월성 1호기 감사 결과는 내년 2월 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울원자력발전소 한울 5호기(가압경수로형·100만㎾급)는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재가동에 들어가 28일 오전 7시 30분 100% 출력에 도달했다. 한울 5호기는 9월 25일부터 11차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가 이달 25일 발전을 재개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는 계획예방정비 기간에 법정검사를 하고 연료를 교체했으며 각종 점검과 정비를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관광지 된 체르노빌…사고 후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트리 세워져

    관광지 된 체르노빌…사고 후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트리 세워져

    인류 최악·최대의 원전사고로 유령 도시가 된 그곳에 사고 후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졌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유럽언론은 우크라이나 프리피야티 시 중앙 광장에 체르노빌 참사 이후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졌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북부에 있는 프리피야티는 한때 4만 7000명의 주민들이 살던 곳이었다. 불과 3㎞ 떨어진 곳에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있어 직원들이 많이 살았으나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주민들이 모두 피난을 떠나 지금은 유령 도시가 됐다. 오랜시간 폐허로 남았던 이 도시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진 것은 현지 관광협회가 주관한 캠페인의 일환이다. 체르노빌 투어 측은 "세계 최악의 원전 사고로 모든 사람들이 대피한 후 처음으로 일부 주민들이 돌아왔다"면서 "시간이 흘러 마을이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난다는 상징으로 시계도 트리에 달았다"고 밝혔다. 곧 관광 등을 통해 죽어있던 도시를 다시 살리고자 하는 현지인들의 숨은 뜻이 담겨있는 것.   이제는 33년이 흐른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는 지난 1986년 4월 26일 구 소련(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났다. 이 사고로 인한 피폭(被曝)과 방사능 휴유증 등으로 수십 만 명의 사상자를 낳았으나 사실상 피해 집계가 불가능할 만큼 체르노빌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기록되고 있다. 세간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던 체르노빌이 다시 대중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이 사고를 배경으로 한 미국 HBO 드라마 ‘체르노빌'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다. 실제 우크라니아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올해에만 체르노빌을 방문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이 8만 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우크라이나 관광업계가 때아닌 호황을 맞아 체르노빌 관광상품 예약 건수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특히 우크라이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체르노빌 투어 상품도 운영하고 있다.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체르노빌을 볼 수 있는 상품과 프라이빗 투어는 물론 드라마 ‘체르노빌’ 투어도 따로 마련돼 있다. 그러나 일부 관광객들이 인스타그램 등 SNS 용으로 체르노빌을 찾으면서 참사 현장이 그저 인증샷을 위한 ‘핫플레이스’에 불과하다는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日원자력규제위 수장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이 가장 타당”

    日원자력규제위 수장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이 가장 타당”

    “대기방출은 처리시설 건설·심사 등 어려워”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나오는 방사능 오염수 처리 방법에 대해 전문가 소위가 해양 방출과 수증기 방출 및 이들 두 가지 병행 방안 등 3가지 안을 제시한 가운데 최종 결정을 내릴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수장이 해양 방출이 가장 타당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후케타 도요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장은 2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양 방출과 비교해 대기 방출은 시간, 비용 및 폐로 작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더 어려운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 방출이 해외 사례가 있긴 하지만, 일본에서는 심사 측면에서 경험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기 방출은 처리 시설을 새롭게 건설해야 하는 데다가 원자력규제위가 심사할 때 내진성 확인 항목이 해양 방출의 경우보다 많아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후케타 위원장은 해양 방출이나 대기 방출이나 기준을 지켜 시행하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해양 방출이 시행될 경우 어업으로 생계를 영위하는 후쿠시마 주민들이 ‘풍평피해’(소문 등으로 입는 피해)를 우려하는 것에 대해선 “힘든 결정이지만 판단을 빠를수록 좋다”면서 후쿠시마 제1원전 저장탱크 용량으로 볼 때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란? 현재 후쿠시마 원전의 핵 연료는 통제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일본 정부가 반출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작업 완료 목표 시점이 2031년으로 10년도 넘게 남았다.핵 연료를 식히기 위해 냉각수를 주입하고 있는데 냉각수는 핵 연료와 직접 닿아 오염된 뒤 원전 주변으로 스며들어 지하수와 섞이며 불어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처리수’로 부르는 오염수는 원자로 내의 용융된(녹아내린) 핵 연료를 냉각할 때 발생하는 오염수 등에서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불리는 정화 장치를 이용해 트리튬(삼중수소)을 제외한 방사성 물질(62종)의 대부분을 제거한 물이다. 그러나 처리수에도 인체에 치명적인 세슘-137, 스트론튬 등 일부 방사성 물질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이처럼 현재 과학 기술로는 방사능 오염수를 완전히 정화하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일단 저장탱크에 담아 보관하고 있다. 그러나 저장하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를 조금씩 방출하겠다고 한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는 현재 1000개 가까운 대형 탱크에 110만여t의 오염수(처리수)가 저장돼 있다. 이 오염수는 하루 평균 약 170t씩 증가하는 상황이어서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향후 20만t의 저장용량을 증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앞으로 30~40년 걸리는 장기간의 폐로 과정에서 작업 공간 확보 등을 위해 전체적인 공간 재배치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그 이상의 증설은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도쿄전력 측은 현재 배출 추이로 추산할 경우 2022년 말이 되면 더는 보관할 수 없게 돼 오염수 처분 대책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에 처분 방향을 조속히 결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본 정부, 오염수 방출은 기정사실화…방출 방식만 곧 결정 이제 오염수 방출 방식을 바다로 흘려보내느냐, 아니면 수증기 형태로 만들어 공기 중으로 날려 보내느냐 등을 놓고 결정을 앞두고 있다.후케타 위원장은 “해양 방출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아 원자력규제위 심사 기간이 반년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경제산업성 산하의 오염수처리대책위 전문가 소위가 오염수 처분 방법과 일정 등에 대해 최종 의견을 내면, 이를 토대로 기본방침을 정한 뒤 도쿄전력 주주들과 국민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후 원자력규제위가 일본 정부가 마련한 최종 처분 방안을 승인하면 도쿄전력이 이행하게 된다. 후케타 위원장이 향후 오염수 처분 방법의 승인권을 쥔 기관의 대표인 점을 고려하면 그의 이번 발언은 전문가 소위가 제시한 3개 안 가운데 해양방출 쪽으로 오염수 처분 방법이 최종 결정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전문가 소위는 지난 23일 오염수 처분 방안으로 저장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 방출을 전제로 ▲물로 희석해 바다로 내보내는 해양(태평양) 방출 ▲고온으로 증발 시켜 대기권으로 내보내는 수증기 방출, 그리고 두 가지를 병행하는 제3안을 함께 제시했다. 소위는 그간 검토했던 시멘트를 이용해 고형물로 만들어 지하에 매설하는 방안 등 나머지 3개 안의 경우 시행해 본 전례가 없어 기술적으로나 시간상으로 검토할 과제가 많다는 이유로 배제했다. 소위는 처분 방안에 관한 초안 보고서에서 실현 가능한 두 개의 안 중 해양방출에 대해 일본 국내 원전에서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국가가 정한 기준치 이하로 희석해 바다에 흘리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후쿠시마 주민·환경단체들, 해양 방출 반대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정상적인 원전에서 나오는 오염수와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를 일으킨 현장에서 나온 오염수의 처리수는 똑같이 볼 수 없다며 해양 방출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후쿠시마 인근 바다에서 어업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는 주민들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우리나라 환경 단체도 일본 정부의 방사능 오염수 처리 절차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 환경운동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소위의 초안 보고서가 공개된 뒤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출이 생태계에 심각한 해악을 끼칠 수밖에 없다”면서 “경제적인 이유와 기술적 어려움의 핑계를 들어 손쉬운 해결책인 해양 방류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후쿠시마 어민들과 한국 등 주변국에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단체는 또 “방사능 오염수를 희석해 방출한다고 해도 버려지는 방사성 물질의 총량은 변함이 없다”며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는 인류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수명 연장 뒤집은 원안위… ‘경제성 부족’ 월성1호기 사망선고

    수명 연장 뒤집은 원안위… ‘경제성 부족’ 월성1호기 사망선고

    원안위 3차 회의서 찬성 5·반대 2로 통과 7000억 들인 안전성 강화 조치도 물거품 감사원 경제성 평가 따라 후폭풍 거셀 듯 내년 2월 법원 수명 연장 2심 판결도 남아 “에너지 정책 정권 입맛 따라 춤춰” 지적도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 영구정지 결정으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됐다. 하지만 월성1호기가 박근혜 정부 시절 안전성 강화 조치를 마친 뒤 연장 운영 승인을 받았던 만큼 에너지 정책이 정권 입맛에 따라 춤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또 월성1호기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거액의 예산이 투입됐던 터라 혈세 낭비 논란도 예상된다. 1982년 가동을 시작한 월성1호기는 2012년 설계수명(30년)이 종료됐으나 당시 정부는 경제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수명 연장을 결정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7000억원을 투입해 배관 교체 등 안전성 강화 조치를 했고, 2015년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2022년까지 연장운전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한수원은 기존 논리를 뒤집어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난해 6월 월성1호기의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지난 2월에는 원안위에 영구정지를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했다. 이어 10개월 만인 24일 원안위가 전체회의에서 표결에 부쳐 찬성 5, 반대 2로 영구정지가 결정된 것이다. 이날 회의에선 찬성과 반대 측 입장이 팽팽히 엇갈렸다. 이병령 위원은 “국회의 경제성 평가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월성1호기 가동이 가능하다고 해서 7000억원을 투입했는데 국가 자산에 대해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반대했다. 이경우 위원도 “월성1호기 수명이 끝나지 않은 만큼 재가동할 때를 대비한 조사 보고서도 필요하다”며 “앞으로 다른 원전의 영구정지 신청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데 단순히 한수원이 경제성만을 이유로 신청했다고 해서 승인하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엄재식 위원장은 “원전의 재가동 여부나 안전성 강화 비용 7000억원 등은 우리가 책임질 영역이 아니다”라며 찬성에 손을 들었다. 장찬동 위원도 “월성1호기 수명이 3년이 채 안 남아 있는 만큼 이번에 정지해 소모적 논쟁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원안위는 지난 10월과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월성1호기 영구정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월성1호기가 아직 경제성을 갖고 있는 만큼 영구정지는 의문을 낳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전문가는 “탈원전 정책에 대한 속도 조절론이 나오고 있다”며 “이렇게 빠른 속도로 탈원전이 진행되면 전기요금 부담 문제가 불거진다”고 우려했다. 감사원은 현재 월성1호기의 경제성 평가를 감사하고 있다. 향후 감사 결과에 따라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회는 한수원이 월성1호기의 자료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경제성을 과소평가하며 조기 폐쇄 결정을 내렸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했다. 원안위의 월성1호기 수명연장 결정을 무효로 할 수 있는 2심 판결도 내년 2월 남아 있다. 한편 원안위는 이날 회의에서 방사선 피폭 사고를 낸 서울반도체에 1050만원의 과태료와 과징금 3000만원을 부과하는 행정처분도 결정했다. 지난 7월 서울반도체에선 용역업체 직원 7명이 방사선에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 중 2명은 손가락에 홍반과 통증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 이들은 방사선 발생 장비의 안전장치를 해제한 상태로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원안위, 7000억 들인 수명연장 뒤집고 월성 1호기 영구정지 결정

    원안위, 7000억 들인 수명연장 뒤집고 월성 1호기 영구정지 결정

    한수원, 당초 7000억 들여 원자로 등 월성 1호기 핵심 시설 전면 교체한수원 “계속 운전해도 안전 문제 없다”2015년 원안위, 10년 수명연장 결정2017년 탈원전 공약 내세운 文정부 출범한수원, 경제성 없다며 작년 조기폐쇄국회, ‘원전 경제성 과소평가’ 감사 청구감사원서 ‘한수원 경제성 축소’ 결론시한수원 이사회 檢 수사 등 장기화 예상원안위, 세 차례 격렬 논의 끝 표결 처리7000억원을 들여 ‘심장’인 원자로 시설 등을 전면 교체해 2015년 수명연장이 결정됐던 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지난해 조기폐쇄에 이어 24일 영구 정지가 표결로 확정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현재 월성 1호기는 조기 폐쇄 결정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112회 전체 회의에서 ‘월성 1호기 운영변경허가안’을 심의·의결해 고리 1호기에 이어 두번째로 영구 정지를 결정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위원간 견해차가 심해 결론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진상현 위원이 이 안건에 대한 표결 처리를 제안했고, 7명의 참석 위원 가운데 이병령 위원만 표결에 반대했다. 표결은 출석위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가능하다. 7명의 위원 중 엄재식 위원장, 장보현 사무처장, 김재영·장찬동·진상현 위원은 영구정지에 찬성했다. 이병령·이경우 위원은 반대 의견을 냈다.김호철 위원은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취소 소송의 변호사로 활동한 만큼 이날 회의에서 월성 1호기 관련 안건 논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올해 2월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안위에 월성 1호기의 영구 정지를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했다. 원안위는 9월 27일 회의에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으로부터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 심사결과’를 보고 받았다. 원안위는 앞서 10월과 지난달 각각 109회, 111회 회의를 열고 이 안건을 논의했으나, 위원 간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후 회의에서 다시 다루기로 결정했다. 이병령, 이경우 위원 등은 앞선 회의에서 한수원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끝날 때까지 이 안건에 대한 심의 자체를 멈추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국회는 지난 9월 한수원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이 문제가 있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했었다. 한수원이 월성 1호기의 자료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원전의 경제성을 과소평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원안위 사무처는 ‘경제성 평가’를 확인하는 감사원 감사와 별개로 ‘안전성’을 보는 영구정지(운영변경허가안)를 안건으로 심의할 수 있다면서 이날 회의 안건으로 상정했다. 1982년 11월 21일 가동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1983년 4월 22일 준공과 함께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30년의 설계수명이 지난 2012년 이후 수명연장 심사에 들어갔다. 당시 한수원은 월성 1호기에 총 7000억원을 들여 원전의 심장인 원자로의 압력관(연료다발 4560개)을 전량 교체해 계속 운전에 있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거듭 밝혔다. 당시 월성 1호기 제작사인 캐나다 캔두에너지의 프레스톤 스와포트 사장은 “원자로 자체와 압력관을 교체한 월성 1호기는 새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또 60년간 운영이 가능하도록 원자로가 설계됐다고 덧붙였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1조 1000억원을 들여 전원이 필요 없는 수소제거설비, 이동형 발전차량도 마련했다. 이후 2015년 2022년까지 10년 연장운전 승인을 받았다. 원안위는 국내외 안전진단과 압력관 전량 교체 등 대규모 설비개선을 통해 월성 1호기의 안전에 무리가 없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폐로하는 것보다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많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탈원전 공약을 앞세운 문재인 정부가 2017년 들어서고 반(反)원전 시민단체들의 월성 1호기 가동에 대한 반발이 심해지면서 지난해 6월 한수원은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조기 폐쇄를 결정했었다. 이번 회의에서 원안위가 월성 1호기의 영구정지를 결정했지만, 감사원이 ‘한수원의 경제성 축소’라는 결과를 내놓는다면 한수원 이사회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는 등 한수원 월성 1호기 이슈는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원안위의 월성 1호기 수명연장 결정을 무효로 할 수 있는 2심 판결도 내년 2월 남아 있다. 원안위는 앞서 2015년 월성 1호의 10년 연장 운영을 결정했고, 원전에 반대하는 시민 2000여명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2017년 2월 서울행정법원은 “수명연장 처분을 취소하라”며 주민의 손을 들어줬지만 원안위는 1주일 뒤 항소했다. 당시 원안위는 “계속 운전을 위한 운영 변경 허가에 문제가 없었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원안위 관계자는 “원자력 규제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므로 원안위 처분의 적법성에 대해 다시 한번 사법적 판단을 받아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안위는 “감사원 감사, 법원 판결과 이번 영구정지 심의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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