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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원전 1·2호기 전력공급 재개… 최악의 참사는 막았다

    日원전 1·2호기 전력공급 재개… 최악의 참사는 막았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1·2호기에 20일 전력이 공급되는 등 방사능 위기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는 양상이다. 하지만 냉각 기능이 회복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인 데다다 3호기의 격납용기 내 압력이 한때 상승하는 등 상황은 유동적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상황 호전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히는 등 갈 길은 멀지만 50명까지 줄었던 현장 복구인력이 900명에 육박하는 등 ‘일본 구하기’를 위한 동력은 충분히 확보된 듯하다. 도쿄전력은 6기 원자로 가운데 여전히 3호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날 오전 3시 30분까지 13시간 동안 지상에서 해수 2430t을 쏟아부었다. 소방청 차량 10대와 미군에서 빌려온 1대 등 총 11대의 소방차를 동원, 분당 3t을 투입한 것이다. 3호기의 사용후 연료봉 보관 수조 용량은 1000t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이날 오전 3호기 격납용기 압력이 늘어나면서 작업은 위기를 맞았다. 폭발을 막기 위해서는 증기를 밖으로 내보낼 경우 많은 방사능 방출이 우려된다. 일단 증기 방출은 보류하기로 했지만 압력 상승이 언제 또 되풀이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미국 핵 당국이 “수조 물이 고갈된 것 같다.”고 추정했던 4호기에도 이날 처음 살수 작업이 이뤄졌다. 작업은 오전과 오후 2차례 이뤄졌다. 1·2호기의 전력선 복구작업은 탄력을 받아 이날 예정대로 두 곳 모두에 전력 공급이 재개됐다. 2호기에 대해 외부 전원과는 별도의 가설 전원을 이용, 펌프를 가동해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에 40t의 바닷물을 집어 넣었다. 각종 계측기 복원 작업을 거쳐 주제어실 기능 복원 작업을 서두를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5, 6호기는 일단 비상용 발전기로 전력 공급을 재개했고,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최악의 상황이 우려됐던 후쿠시마 제1원전은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일본의 미래’를 책임지는 마음으로 희생하고 있는 원전 직원, 소방청, 자위대의 노력이 숨어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진 발생 직후 800명에 달했던 제1원전 작업 인원은 15일 아침 4호기 화재로 50명까지 줄었다. 하지만 다른 원전에서 자원자가 쇄도하면서 580명으로 늘어났다. 최악의 참사를 막기 위한 ‘결사대’는 이들이 전부가 아니다. 소방청은 먼저 파견된 139명을 대신할 102명을 19일 현장으로 보냈고 이들은 3, 4호기 방수 작업을 이어 나갔다. ‘하이퍼 레스큐’(특별구조대)의 도미오카 도요히코(47) 제6방면대 총괄대장은 전날 밤 기자회견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이었다.”며 방사능이 유출되는 현장 작업에 고충을 전했다. 이들의 곁에는 자위대가 함께 하고 있다. 원자로 냉각 기능이 고장난 뒤 자위대는 핵이나 생화학무기에 의한 테러 공격에 대처하는 특수부대 소속 160명을 급파했다. 자위대 중앙즉응집단(CRF) 소속 중앙 특수무기방호대의 미야지마 사령관은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원자로 방수 훈련을 한 적은 없다.”면서도 “우리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日, 원전 인근 농산물 출하제한 검토

    후쿠시마 원전 인근의 농산물에서 기준치를 무려 27배나 초과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 타이완에서도 외국으로는 처음 일본에서 수출된 누에콩에서 방사능이 나왔다. 일본 정부는 관련 지역의 농산물 출하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유·시금치서 방사성물질 발견 지난 19일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원전에서 30㎞ 떨어진 후쿠시마 농장에서 생산된 우유와 이바라키현에서 기른 시금치 일부에서 식품위생법상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물질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1일 대지진 이후 첫 방사능 오염 사례다. 20일 이바라키현은 18일 채취한 시금치에서 식품위생법 규제치(2000베크렐)의 27배에 해당하는 ㎏당 5만 4000베크렐의 방사성 요오드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세슘도 기준치(500베크렐)를 3배 가까이 넘는 1931베크렐이 나왔다. 이바라키현은 농가에 시금치 출하 자제를 요청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후쿠시마현 가와마타에서 생산된 우유에서는 기준치(300베크렐)의 5배에 이르는 1510베크렐의 요오드가 검출됐다. 당국은 현 수치가 인체에 위험하지는 않다면서도 원전구역 내 농산물의 출하를 일시적으로 제한할 것을 검토 중이며 안전성 검사도 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일본 정부가 관련 식품의 판매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레이엄 앤드루 IAEA 선임고문은 “식품 판매를 중단할 필요가 있는지 조사 중”이라면서 “이전에 일본 보건장관이 후쿠시마현의 모든 식품에 대한 판매를 중지하라고 지시했다는 IAEA의 발표는 일본어 오역으로 잘못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도이치·군마현 수돗물서도 세슘 검출 도쿄를 포함, 후쿠시마현 인근 5개현(도이치·군마·니가타·지바·사이타마)의 수돗물에서도 미량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돼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도이치와 군마현의 수돗물에서는 세슘도 검출됐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수돗물의 방사성 수치가 기준치보다 높아질 경우 주민들에게 수돗물을 못 마시게 하라고 지역 당국에 알렸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한편 타이완 원자력에너지위원회 방사능모니터센터(RM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일본에서 수입한 누에콩 14㎏에서 요오드 11㏃(베크렐)과 세슘 1㏃이 검출됐다고 밝히고 “그러나 검출량은 법적 허용치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인체에도 해롭지 않은 수치”라고 밝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SK이노·GS칼텍스 에너지기업 떠오른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아시아·태평양의 에너지시장이 개편될 전망이다. 대지진으로 일본의 정유시설이 파손된 데다 원전 사태로 원자력에 대한 불신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파괴된 후쿠시마 원전은 일본 전체 전기 생산량의 25%를 생산한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18일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아·태지역에서 주목해야 할 에너지 기업을 소개했다. 우선 원자력에 대한 불신으로 액화천연가스(LNG)와 발전소용 석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물량 보유량이 많은 호주가 첫 수혜국이다. 무디스에 따르면 호주는 전세계 LNG 생산가능량의 50% 이상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LNG 회사들이 일본, 중국 등에 장기계약으로 대규모 물량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현물시장에서 LNG를 팔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무디스는 이 점에서 개발계획에 대한 자금모집이 아직 끝나지 않았거나 장기 계약에 묶여 있지 않은 회사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쓰이는 발전소용 석탄은 호주 외에 인도네시아도 주요 수출국이다. 일본은 이미 세계 최대 석탄 수입국인데, 원전 사태와 정유시설 일부 훼손까지 겹쳐 석탄 수요가 더욱 급증할 전망이다. 이번 대지진으로 일본의 석유정제시설도 피해를 입었다. 일본의 정제용량은 아시아 사용량의 9%, 세계 사용량의 2%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일본은 매년 에탄올을 460만t 생산했는데 이번 지진으로 생산이 중단됐다. 이 점에서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는 물론 에쓰오일 등이 공급이 감소한 석유 정제제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도쿄 있다 방사능 오염될까봐…” 日人들도 영·유아 데리고 피난길

    17일 오후 7시 55분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김포행 대한항공 KE2710 비행기 옆자리에 일본인 모녀가 앉았다. 나란히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은 방사능 유출 위험을 피해 일본을 떠나 한국으로 향하고 있었다. 감기에 걸린 딸은 1시간 50분 비행시간 내내 콜록대며 기침을 멈추지 않았다. 도쿄에 사는 미유키(37·여)는 “후쿠시마 원전 때문에 도쿄에서도 방사능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잠시 피해 있으려고 한다.”면서 “시시각각 밀려오는 여진의 공포는 버틸 수 있지만 방사능 물질까지 날아오는 상황에서는 어린 딸아이를 보호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방사능 피해는 어릴수록 위험하다고 하니까….”라고 덧붙이며 기내식을 먹고 있는 딸 아이의 어깨를 감쌌다. 이번 주말이 후쿠시마 원전 폭발의 고비라는 뉴스가 보도되면서 일본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속속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 중에는 한국 교민과 유학생은 물론 일본인도 포함돼 있었다. 특히 이날 귀국 행렬 속에는 만 1살 미만의 영아부터 7살 이하 미취학 아동을 동반한 가족 단위의 탑승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내 아이를 방사능 위험에 노출시킬 수 없다.’는 부모들은 서둘러 한국행 비행기에 아이를 태웠다. 5살짜리 딸과 2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김포행 비행기에 탑승한 최승희(34·여)씨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유출된 방사능이 도쿄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해 최근 며칠간은 외출도 자제했다.”면서 “만에 하나를 생각하는 가능성 때문에 일단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의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주부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체르노빌 피폭당한 아이들’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확산되면서 방사능 피해에 특히 취약한 어린이들을 걱정하는 부모의 불안심리를 가중시키고 있다. 출발시간이 지연된 비행기가 오후 8시 10분쯤 이륙 준비를 시작했다. 어린아이와 동승한 보호자들에게 맨 앞자리 넓은 좌석을 배정해 준 항공사 측의 배려 덕분에 비행기 한쪽에는 자연스레 ‘어린이 구역’이 만들어졌다. 이모(31·여)씨는 자리에 앉기만 하면 울음을 터뜨리는 두살배기 딸 아이 덕분에 하네다를 출발해 김포까지 가는 1시간 50분 내내 복도를 서성여야 했다. 한편 19~20일이 후쿠시마 원전폭발의 고비라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편은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했다. 하루 3편의 항공기를 운항하는 대한항공의 하네다~김포노선은 18일부터 20일까지 모든 좌석이 매진됐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18일 오후 도착한 비행기 두편이 290석 중 277명, 274명이 탑승한 것을 비롯해 20일까지 모든 귀국편의 예약이 매진됐다. sam@seoul.co.kr
  • 일본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도 혼란

    일본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동일본 대지진은 엄청난 충격과 슬픔으로 다가왔다. 많은 선수들이 방사능 유출에 대한 공포로 일본을 떠나고 있다. 남은 선수들도 난생 처음 겪는 혼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에서 우타자로 뛰는 전 메이저리거 랜디 루이스는 18일 A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참사 당시부터 현재의 혼란에 이르기까지 외국인 선수들의 상황을 가감 없이 전했다. 라쿠텐은 참사의 진앙지인 센다이를 연고로 하고 있고, 김병현을 비롯해 대럴 래스너, 라이언 스피어, 켈빈 히메네스 등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속해 있다. “참사 당시 우리는 센다이와 640㎞ 떨어진 곳에서 시범경기 중이었다. 8회에 심판이 갑자기 경기를 중단시키고 나서야 지진이 난 걸 알았다.”고 루이스는 당시를 회상했다. 선수나 관중 할 것 없이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루이스와 김병현 등 팀 선수들은 임시로 나고야의 한 호텔에서 머무르고 있었다. 선수들은 모두 죄책감을 느낀다고 루이스는 전했다. “우리는 호텔 뷔페를 먹고 있는데 센다이에 있는 일본인들은 굶주리고 있다. 그들에게도 따뜻한 밥과 마실 것이 필요하다.”고 루이스는 말했다. 동시에 극도의 불안감도 느낀다고 했다. “지난주 나의 일상은 지진, 화산 분출, 원전 폭발과 쓰나미였다.”면서 “다음은 뭐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말도 통하지 않는 우리는 뭘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루이스는 말했다. 지난 시즌 두산에서 부동의 에이스였던 켈빈 히메네스는 참사를 온몸으로 직접 겪었다. 시범경기에 참여한 동료들과 떨어져서 센다이에 머무르며 재활 치료를 했던 탓이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패닉은 피할 수 없었다. 루이스는 “히메네스는 너무 불안한 마음에 옆에 있던 과자 세 박스를 먹어치웠다고 한다. 나중에 그에게 전화하니 숙소로 쓰는 아파트가 난장판이 됐다고 울먹이며 전했다.”고 했다. 일본 퍼시픽리그의 개막이 연기된 상황에서 많은 선수들이 고국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루이스는 전했다. 방사능 유출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그러나 루이스는 안전이 보장되는 한 남아서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팀을 위해 남아 있고 싶다. 모금운동과 구호운동도 돕고 싶다. 일이 잘못될 경우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 우리는 끝까지 함께할 거다.”고 그는 말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엑소더스는 비단 야구뿐이 아니다. 일곱 차례나 일본 J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명문팀 가시마 앤틀러스는 지난 16일 선수단 임시 해산 결정을 내려 오스왈도 올리베이라 감독을 비롯한 외국인 선수와 스태프들이 속속 일본을 떠나고 있다. 가시마는 방사능 유출 우려가 커진 후쿠시마 제1원전과 200㎞ 떨어져 있다. 가시마 홈 경기장 역시 지진에 크게 훼손된 데다 J리그 자체가 중단된 상황에서 선수단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구단 관계자는 전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병원·대피소서 환자 23명 사망 이재민 “脫동북” 오사카로 밀물

    병원·대피소서 환자 23명 사망 이재민 “脫동북” 오사카로 밀물

    우려대로였다. 방사능 유출 문제도 심각하지만, 당장 물·전기도 없이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는 이재민들에게 이로 인한 ‘2차 재앙’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특히 이재민 가운데에는 고령자가 많아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재민 중 고령자 많아 우려 고조 도쿄신문은 18일 이와테현 가마이시시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이던 고령 환자 9명이 정전으로 인한 의료 장치 가동 중지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70∼90대의 환자로 정전 사태로 가래 흡입장치가 멈추면서 폐렴이 악화돼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병원에는 약 140명의 입원 환자 가운데 절반 정도가 정기적으로 가래 흡입장치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여서 추가 희생이 우려된다. 후쿠시마현에서는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피난소로 대피한 환자 14명이 사망했다. 이날 NHK는 “후쿠시마현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128명의 환자들을 이와키시의 고등학교로 대피시키는 과정에서 2명이 숨지고, 피난소에서도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전날에는 리쿠젠타카타시의 피난소에서 생활하던 한 주민이 지진 쇼크와 스트레스, 피로로 인해 사망하기도 했다. 이 주민은 피난소에서 생활하던 중 체력이 약해져 병원으로 후송됐다가 목숨을 잃었다. 정신질환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걱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나토시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인 야마구치 기요타의 말을 인용해 “아이들 상당수가 이전에 겪어 보지 못한 지진 때문에 심적으로 무척 불안한 상태”라면서 “이곳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심리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오사카, 주택 2000호 제공키로 아예 지진이 발생한 동북 지방을 떠나는 이재민도 적지 않다. 일본 제2의 도시이자 간사이 지방의 관문인 오사카 지역에는 원전 방사능 공포를 피해 온 이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날 NHK 등 현지 언론은 간사이 공항과 신오사카역에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끌고 온 간토 지역 피난민과 해외 주재원들로 하루종일 붐비고 있다고 전했다. 오사카 시내 호텔들도 밀려드는 피난민들이 넘쳐나면서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또 한꺼번에 밀려드는 피난민들로 시내에서 거처를 구하기가 어려워진 사람들은 오사카에서 기차로 30~40분 거리인 인근 교토나 고베 등으로 행선지를 옮기고 있다. 오사카는 밀려드는 피난민 대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간토 지역 피난민들의 주거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자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지사는 지역 내에 ‘피난민대책팀’을 설치하는 한편 오사카에서 운영하는 주택 2000채를 일시적으로 피난민들에게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日 원자력 사고등급 한 단계 상향

    일본 동북부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능 유출 사고가 진정이냐 파국이냐의 중대 기로에 놓였다. 도쿄소방청은 18일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와 3호기의 사용 후 핵연료 보관 수조 등을 냉각시키기 위해 고가 사다리차와 굴절 방수탑차, 소방차 30대와 대원 139명을 동원해 수십t의 물을 쏟아부었다. 자위대도 제1원전 3호기에 6대의 특수 소방차를 동원해 40분간에 걸쳐 물 50t을 퍼부었다. 도쿄전력은 물 살포 작업 이후 “일정 부분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물 살포 후에도 3호기 주변 방사능 유출량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이날 저녁 전국에 생방송된 TV연설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 위기가 아직 낙관할 수 없는 상태지만,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며 위기 수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그러나 일본 정부의 언급과 달리 “(희망을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최악의 상황이 닥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이번 사고의 국제원자력 사고등급(INES) 잠정 분류를 기존 4등급에서 5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5등급은 INES의 7개 사고등급 분류에서 3번째로 심각한 수준으로, 1979년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 노심용해 사고와 같은 등급이다. 노심의 심각한 손상으로 다량의 방사성물질이 외부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를 가리킨다. 제1원전 원자로 1~3호기에서 노심이 부분적으로 용해된 데 따른 것이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최악의 경우 콘크리트로 원자로를 묻어 버리는 ‘체르노빌 방식’으로 처리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전 세계인들이 일본 정부와 재난 지역의 일본인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 총리는 아마노 총장과 만나 “일본 최대의 위기”라면서 국제 사회에 이번 사태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1~6호기 이외에 6375개의 사용 후 핵연료가 따로 보관된 공용 수조도 고장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이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원자로 3호기에서 1.1㎞ 떨어진 발전소 서문 부근에서 측정한 방사선량은 지난 17일 오전 7시 시간당 314.5μ㏜(마이크로시버트)에서 헬기와 소방차의 살수 작업 이후인 오후 11시 289.0μ㏜로 떨어졌다가 18일 오전 11시에는 265.0μ㏜로 줄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사설] 재일교민 대피 매뉴얼 차분히 준비하자

    3·11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에 이은 핵 공포가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 자위대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물폭탄을 퍼붓는 등 사력을 다하고 있다. 사고 원전의 직원들도 방사선 피폭 위험을 알고도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분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리 희망적인 소식이 없어 안타깝다. 방사성물질에 대한 공포가 확산됨에 따라 일본을 떠나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자국민에게 일본을 떠나도록 권고하는 나라들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은 공관원 가족과 민간인들을 타이완으로 철수시키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시설 80㎞ 안에 있는 미국인들은 바깥으로 대피하도록 지시했다. 영국 정부는 전세기를 이용해 자국민들을 홍콩으로 철수시키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귀국하거나 규슈 등 남쪽으로 피신하도록 권고했다. 독일 정부도 철수하거나 서쪽의 오사카로 옮길 것을 권고했다. 호주·스위스·세르비아 정부도 비슷한 권고를 한 상태다. 크로아티아는 대사관을 오사카로 임시로 옮겼다. 대사관을 일시적으로 폐쇄한 나라도 이라크·바레인 등 10개국 정도나 된다. 주요 국가들이 자국민 철수를 권고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정부는 차분한 편이다. 핵 공포에 대해 너무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지만, 교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최악의 사태를 상정하고 차분히 대비해야 한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교민과 주재원·유학생 등이 민항기·군용기·경비함 등에 지체 없이 오를 수 있는 세심한 매뉴얼이 갖춰져야 한다. 정부는 그제 인천·김포공항에 방사능 감시기를 설치했지만 김해공항과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는 어제 설치했다. 뒤늦게 설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정부의 대응은 어느 면에서 지나치게 느긋하다 싶을 정도인데 일부 국민은 너무 앞서가고 있다. 방사성물질의 피해를 줄여주는 데 효과가 있다는 미역·다시마·김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방사선 해독제인 요오드제 구입 문의도 많다고 한다. 대비를 하는 게 나쁠 건 없지만, 지진이 일어난 지역도 아닌데 일부 품목에서는 사재기 조짐까지 보인다니 심하다.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한 지 1주일이 지났는데도 비교적 질서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과는 대조적이다.
  • 하늘길… 바닷길… 교민 구출길 모두 뚫는다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물질 누출 등으로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군용기와 해경경비함을 동원해 교민을 구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민동석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일본 지진피해대책특위 2차회의에 참석, “일본 원전 등으로 인해 상황이 악화될 경우 전세 항공기·선박·군용기·해경 경비함·군함 등을 총동원해서 국민을 대피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일본에서 한국으로 출국하는 분들의 노력을 덜기 위해 국토해양부 및 관련 항공사측과 협의해서 항공기 운항을 증편하고 대형 기종으로 변경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항공사측과 왕복 요금을 편도 요금으로 받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 중이다. 민 차관은 이어 “일본은 물자지원을 정부 채널을 통해서 해주기를 바라고 있어 외교부를 중심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물품을 확보하고 있고 이중 실제적으로 필요한 물자들을 선정해서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구호물자 지원을 요청해옴에 따라)19일에 생수 100t과 담요 6000장을 전세 민항기편으로 일본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센다이 지역에 생수 20t을 군 수송기 3대에 나눠 제공했다. 정부는 또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80㎞ 밖에 있는 우리 국민들에 대해서도 풍향 변화 등을 감안,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할 것을 권고했다. 민 차관은 오후 외교부 브리핑에서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80km 바깥지역에 체류하는 국민들도 상황 호전시까지 조금 더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80㎞ 이내 지역의 우리 국민에게 대피 또는 실내 체류를 권고한 것보다 조치를 강화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영국 등의 근거에 따른 80㎞ 내 대피 권고가 하루 만에 80㎞ 밖으로 바뀌면서 정부 정책이 갈팡질팡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미경·허백윤기자 chaplin7@seoul.co.kr
  • “일본 관리들 거짓말만 계속” IAEA 방사능수치 독자측정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태가 계속되면서 일본 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가고 있다.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상황을 축소하기에 급급하다는 불만도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사이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일본의 재난 대응은 실수와 불운, 자포자기한 임시방편의 연속이었다.”며 일본 정부의 재난 대처가 새로운 악몽의 서막을 올렸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번 참사는 일본이 자랑해 온 능률적인 관료주의와 외부의 도움 없는 독자 노선이라는 오랜 가치에 의문을 품게 했다는 독설도 잊지 않았다. 로이터는 지난 11일 대지진 이후 일본 정부의 대응은 거짓말의 연속이었다고 주장했다. 일본 당국은 쓰나미와 지진 발생 지역에 있는 원전 네곳을 안전하게 폐쇄했다고 밝혔지만 몇 시간도 안 돼 ‘원전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또 피해 지역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면서도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이중적인 행동으로 불신을 키웠다. 일명 ‘자살부대’로 불리는 일부 원전 직원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미국 ‘우려하는 과학자 모임’(UCS)의 원전 디자인 전문가인 에드 라이먼은 “원전 직원의 생사를 건 영웅적 행동에 의존하는 것 자체가 일본 정부의 계획이 충분하지 않음을 보여 주는 예”라고 꼬집었다. 원전을 세운 장소도 도마에 올랐다. 2007년 일본 지진 당시 타격을 받은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을 조사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던 국제원자력기구(IAEA) 소속 기술 전문가 마린 코스토프는 “일본은 강하고 안전하게만 지으면 외부 충격에 대응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원전은 어디에 짓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난 12일 일본 환경단체인 ‘원자력자료정보실’이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사태에서는 혼란을 방지하는 것만큼 위험성을 알려 피해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할 때까지만 해도 소수에 그쳤던 정보 공개 요구가 이제는 국제원자력기구와 정부 대변인조차 공공연히 거론하는 주제가 돼 버렸다. 18일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지난 16일부터 원전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고 진정되고 있다.”면서도 일본 정부에 이번 사고의 상황과 관련한 상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나아가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와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간 나오토 총리 등과 만난 뒤 기자회견에선 독자적으로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겉으로는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권위 있는 국제기구도 독자적으로 측정함으로써 일본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공헌하고 싶다.”고 말하긴 했지만 일본 정부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중국에선 방사성물질이 올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피폭 치료 효과가 있는 요오드화칼륨이 포함된 소금을 사재기하는 사례가 생기는 등 일부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중국 외교부 장위 대변인은 17일 “일본이 원전 상황에 대해 자체 평가와 예상은 물론 관련 정보를 적시에 정확하게 공개해 주길 희망한다.”고 일본 정부를 압박했다. 일본 시민들도 시위를 통해 정부에 불만을 드러냈다. 17일 저녁 오후 7시 도쿄 시부야 거리에선 수백명이 모여 정부의 미온한 대응에 항의하며 간 총리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강국진·정서린기자 betulo@seoul.co.kr
  • [도쿄 리포트] 日정부의 은폐체질·언론의 비판실종이 재앙 키웠다

    일본이 지난해 중국에 2위 자리를 내주었다고 하지만 경제규모에서 세계 3위인 강국이다. 여전히 특허나 원천기술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지식기술 강국이다. 동일본 대지진과 방사능 유출 사태 수습에 고전하고 있다지만 강국 일본의 위상을 당장 의심하는 나라는 없다. 지진 초기 남을 먼저 배려하고, 침착하게 정부 지시에 따라 대재앙에 대처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은 세계인에게 강렬한 인상을 줬다. 기록의 민족 일본인은 집요하고, 반드시 과거에서 배운다.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대지진·방사능 유출 사태 이후를 생각하자는 흐름도 형성되고 있다. 물론 지진 발생 일주일이 흐른 18일 현재 일본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비판의 소리가 나오면서도 일본 사회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우선 책임지기를 두려워하는 일본 사회의 은폐 체질을 개선하자는 지적도 많다.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대표는 1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에 관해 “정부와 도쿄전력이 올바른 정보를 신속히 공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에 만연한 은폐 체질에 대한 반성이다. 실제 일본 정부가 신중을 넘어서 과잉 보안을 하면서 원전사고 관련 정보가 부족하고, 이것이 억측으로 연결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원전 정보를 즉각 정확히 알려 달라.”고 하는 등 국제사회도 일본 정부의 은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외국에 공개하기 어려운 은밀한 프로젝트가 후쿠시마 원전과 관련돼 있어 이를 은폐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협조 제의에 응하지 않는다는 관측도 나온다. 플루토늄 연구와 연관시키려는 지적이지만 민주당 한 관계자는 “미국 등과 초기에 협력에 응할 수 없는 것은 일본이라는 나라의 국격과 관련된 측면이 있다. 세계최고 원자력 기술을 자랑하는데 외국에 의지하는 게 허락되지 않는다.”면서 “여러 나라 기술진이 다른 해법을 제시하면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갈 우려가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주장했다. 위기관리 능력 향상을 위한 극단적 의견까지도 나오고 있다. 중립적인 지식인들마저 “한국이나 미국 같은 군대가 없기 때문에 위기관리 능력이 약하다.”면서 “자위대 위상의 전면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사회전체의 위기관리 능력이 한 단계 오를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본의 재무장으로 연결될 수 있고, 헌법개정이 필요해 아직 소수지만 대지진을 계기로 세력을 얻으려 해 주목된다. 언론의 비판 기능이 부족하다는 점도 새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이 지난 12일 언론사에 헬기를 이용한 피해 현장 촬영 자제 및 보도 협조를 공개 요청하자 언론이 이를 받아들여 비판 기능을 하지 않는 것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문·방송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국민들의 동요를 우려, 사람이 쓰나미(지진해일)에 휩쓸려 가는 장면 등의 보도자제를 원하자 언론들이 알아서 정확한 피해상황을 알리지 않아 상황의 심각성이 은폐됐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의 일부 언론학자들은 일본 주요 신문들이 모두 민영방송을 갖고 있어 정부의 협조가 절대적인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언론이 정부에 저자세일 수밖에 없는 제도적인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는 한 일본 언론의 정부 견제와 비판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한다. 물론 일본 언론은 발행부수나 질적인 면에서 세계최고 수준이라는 시각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찌됐든 대지진은 은폐 체질 개선과 언론의 비판 기능 강화 필요성을 사회적 화두로 부각시켰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이런 지적에 펄쩍 뛰고 있지만 “지진이나 방사능 유출보다 더 심각한 것은 국민들이 정부나 언론을 불신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엄연하다. 향후 사회적 토론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로부터 물밀듯이 밀려오는 응원을 업고 일본이 재기할까. 사상 최대의 거대지진과 동시에 터진 원전 방사능 유출이라는 겹시련에 처한 일본이 저력을 발휘해 상황을 돌파할지 세계의 시선이 열도에 집중되고 있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서울광장] 그들인들 어찌 가슴이 미어지지 않을까/박홍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그들인들 어찌 가슴이 미어지지 않을까/박홍기 논설위원

    일본엔 ‘마음으론 울면서 얼굴로는 웃는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괴롭고 힘들어도 되도록이면 상대방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내가 울면 나보다 더 큰 불행을 당한 이에게 폐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메이와쿠(迷惑·폐) 방지 문화이다. 이와테·미야기·후쿠시마 등 동북부를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지진해일), 그리고 원자력발전소 폭발과 방사능 공포 속에서 보여준 일본 국민의 침착성과 차분함은 세계인들에게 진한 울림을 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죽음의 사신 같은 시꺼먼 파도에 사랑하는 자식을, 부모를, 이웃을, 정든 집을 잃은 그들이다. 언제 닥칠지 모를 대재앙에 항상 신경쓰고 경계하고 대비해 왔건만 상상을 초월하는 자연의 위력 앞에서는 제대로 손을 쓸 틈조차 없었다. 아름답고 평온하던 동북부 해안은 더 이상 아름답지도, 평온하지도 않다. 숲의 도시로 불리던 센다이는 질퍽질퍽한 개흙과 건물 잔해더미에 덮였다. 처참한 광경이다. 대지진이 발생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확인된 희생자만 1만명이 넘고 이재민도 40만명 이상이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재난이다. 리히터 규모 9라는 수치보다 훨씬 큰 시련에 맞닥뜨렸다. 하지만 흔들림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 그들인들 가슴이 미어지지 않겠는가. 화가 안 나고, 분노가 일지 않겠는가. 자연 재앙보다 공포스러운 방사능의 위협에 피난을 떠나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삶의 터를 지켜줘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정부, 갈팡질팡하는 총리, 원전 사고를 숨기기에 급급했던 도쿄전력에 부아가 치밀지 않겠는가. 방사능 대량 누출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는 막다른 상황에서 말이다. 지구촌에서 유일하게 ‘원폭’으로 끔찍한 아픔을 겪은 그들이기에 더욱 무섭고 두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매뉴얼대로, 배운 대로 참고 견디며 행동하고 있다. 주먹밥 한개로 세끼를 때우고 종이박스를 깔고 모포 한장을 덮고 자면서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생필품을 사기 위해 4㎞가량 줄을 서며 두세 시간씩 기다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눈에 띌 만한 새치기도, 사재기도, 소란도, 약탈도 없었다.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찾아 폐허를 헤매는 노부모, 시신 앞에서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는 주민들, 남편이 숨져 있을 부서진 집터에서 조용히 합장하는 여인…. 고통과 슬픔에 의연하게, 감정을 절제하는 그들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은 내내 무거웠다. 최후까지 마이크를 붙잡고 “빨리 도망치세요.”라며 대피방송을 하다 쓰나미에 스러져간 25세의 말단 동사무소 직원, 언제 폭발할지 모를 원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퇴직 직전의 원전 직원에 대한 사연도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어 디 이들뿐인가. 일본 방송도, 신문도 유난히 재난에는 흥분하지 않는다. 오히려 냉정하다. 1995년 고베대지진 때도 그랬다. 공영방송이자 재난방송인 NHK의 앵커, 기자와 아나운서들은 초유의 대재앙 앞에서 평소보다 차분한 어조로 피해 상황과 대피 요령, 피난처 정보, 구조활동 등을 상세히 전달했다. 정확하지 않은 내용을 근거로 섣부른 추측을 하지 않고 갈등과 불안을 부채질하거나 자극하지도 않았다. 유족들의 통곡 보도도 자제했다. 불필요한 제2, 제3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다. 절망을 희망으로 함께 바꿔야 하는 재난 극복이 우선인 까닭이다. 문제는 우리다. 그들이 위기 때마다 결집, 연대하는 공동체 및 시민의식에 경탄만 할 게 아니라 ‘우리는 안전한가.’를 다시 묻고 챙겨봐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과 공동체의 화(和·조화)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 재난대응 시스템의 산물임을 직시해야 한다. 거대한 자연의 힘에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가 아닌, “할 수 있는 것은 많다.”라는 교훈도 되새겨야 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본 국민의 행동에 대해 ‘인류정신의 진화’라고 평가했지만 그들도 속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울고 있다. hkpark@seoul.co.kr
  • [열린세상] 일본의 위기극복을 위한 다자협력/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일본의 위기극복을 위한 다자협력/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미증유의 대지진과 쓰나미에 이어 원전 폭발로 인한 방사능 누출문제가 위협적으로 다가오면서 일본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참혹한 인명피해와 천문학적 재산 손실은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도로·항만·공항 등 기간시설이 마비되고 각 분야의 최첨단 공장들이 멈춰 섰다. 전기와 식수 공급이 중단되고 통신망은 두절되어 일본 동북부의 경제는 마비 상태다. 대지진 이후 여진이 지속되고 있고 원전 폭발로 인한 방사능 누출 위험이 가중되면서 일본 열도 전역은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일본의 대재앙 앞에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명과 재산 손실이 컸기 때문이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이런 자연 재난과 방사능 재앙이 일본에 국한된 게 아니라 모두에게 예상도 못한 때에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재앙이 세계화된 국제사회에 연쇄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일본의 경제적 고통이 다른 국가에 기회로 분석되기도 하지만 세계 3대 제조업 국가의 생산 중단은 인접한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에는 상당기간 어려움을 주게 될 것이다. 20세기 국제정치의 큰 화두는 이데올로기와 전쟁이었다. 제국주의가 첨예화하고 이로 인한 두차례의 세계대전을 국제사회는 겪어내야 했다. 그러나 20세기 역사의 종말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승리로 심판이 끝난 것처럼 보인다. 21세기 현재 국제사회는 새로운 현상으로 세계화가 가속화하면서 국가 상호 간의 영향력이 그 어느 시기보다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화란 우리가 사는 지구촌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거리감이 없어지면서 전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이 되어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여전히 국제사회에서 국가가 가장 중요한 행위자이지만 정보와 교통수단의 발달로 세계가 가까워지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러나 지금은 세계화가 주는 기회의 가능성보다는 위기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 준비할 시대이다. 경제가 더욱 상호의존하게 되면서 부의 창출을 증가시키는 기회인 동시에 최근 금융위기에서 보듯 한 국가의 불안정성이 다른 국가로 옮겨가는 위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메커니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특히 21세기 들어 늘어나고 있는 대지진과 쓰나미 현상은 예측이 불가능하고 일본 원전사고에서 볼 수 있듯이 이로 인한 방사능 노출 등에 따른 재난의 범위가 늘고 있다. 재난의 세계화 현상 속에서 국제체제를 관리하는 구조의 결핍성을 인정하고, 한 국가의 역량으로 재앙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가 간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일본 대지진과 방사능의 공포로 인명의 손실이 1만명을 넘고 손실액도 수백조원이 될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한·일 협력은 중요하다. 일본의 경악할 만한 재앙과 시련 앞에서 한·일관계를 과거 역사의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관계, 가깝지만 먼 이웃이라는 과거의 도식적 사고에서 벗어나 일본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지원을 정부는 모색해야 할 것이다. 대지진으로 고통을 겪는 일본을 향한 한국민들의 온정 또한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다양한 모금 행사를 보면 성원의 분위기가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전혀 원치 않는 위기지만, 이를 통해서 정부와 국민이 일본에 대한 인식의 통합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하여야 한다. 한국과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상호 중요성을 인정하고 더욱 성숙한 협력적 동반자로 격상되기를 기대한다. 한국은 적극적인 일본 지원을 위해 동아시아 국가들의 협력을 끌어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 전통적 동맹인 미국을 중심으로 한·미·일 삼각 협력체제로 일본 위기에 대한 사후처리 방안과 향후 동아시아에서의 예방적 위기관리에 대한 협력체제 구축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한국은 신흥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위상과 역할을 강조하고 새로운 한·중·일 다자협력의 실현을 일본의 위기극복 과정을 통해 구체화시킬 수도 있다. 한국의 주도적 역할은 불확실성과 새로운 위기의 시대에 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국내 원전 일제점검 계기… 매뉴얼 보완을”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일본 지진피해 관련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이 기회에 우리나라도 (원전을) 일제히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원전을) 전면 점검하고 매뉴얼을 다시 점검하고, 더 보완할 게 있는지 (살피는) 이런 자세를 갖고 일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에게 “우리 대사관과 총영사관이 일본에 체류 중인 국민의 안전을 위해 나름대로 애쓰고 있다고 본다.”면서 “체류자의 안전에 더욱 세심하게 배려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회의에서 오는 21일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열어 국내 원전 21기를 대상으로 최악의 재난 상황에서도 안전성 확보가 가능한지 점검하는 작업에 착수, 다음달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특히 20년 이상 가동중인 원전 9기의 안전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한편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일본 지진피해대책특위 2차회의에 참석한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일본의 원전 피해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국내 원전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이성규 원자력 안전본부장은 “이번 일본의 경우 쓰나미에 의해 비상전력이 공급되지 않아 장치가 작동하지 못했는데 우리 원전이었어도 상황이 비슷하게 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과) 똑같은 상황에서 더 안전하다고 함부로 이야기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성수·허백윤기자 sskim@seoul.co.kr
  • 다음 재앙은 ‘일본産 먹을거리’

    ‘다음 재앙은 먹을거리다.’ 일본산 식품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공포가 지구촌을 덮치면서 각국 정부가 전면 조사에 나서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 식품은 높은 안전성과 질로 아시아는 물론 유럽, 미국 등 전세계의 최고급 식품점을 장악하며 인기를 누려 왔다. 세계 1위의 일본 식품 수입국은 홍콩. 홍콩식품안전센터는 일본산 채소와 육류, 생선 등 34개 식품 샘플을 추려 방사능 검사를 실시했다고 CNN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우이웨 홍콩 보건부 장관은 “방사능이 우려되는 한 가장 위험한 것이 유제품, 과일, 채소와 같은 신선식품”이라면서 “식품 안전에 한해서는 ‘제로 리스크’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심각성을 경고했다. 중국 국가품질감독검사검역총국(AQSIQ)도 지역 보건당국에 수입품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을 면밀히 감시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16일부터 일본산 육류와 우유, 해산물 등을 중심으로 무작위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태국 보건부는 국내 일본 식당에 대한 조사도 검토 중이다. 인도는 지난 15일부터 공항과 항구로 들어오는 일본산 수입 식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실시했다. 타이완 원자력위원회는 2개월 만에 한번씩 일본 수입품 샘플 20개를 조사하던 것을 매일 20개 샘플로 확대했다. 홍콩에서는 부모들이 일본의 유아용 이유식을 박스째 사들이고 있다. 타이완 주부들도 대지진 전에 수입된 고가의 일본 과일을 대거 집어가는 등 방사능 오염을 우려한 사재기 열풍으로 일부 일본 식품은 이미 품절 상태다. 미국 소비자단체인 CSPI의 캐럴라인 드왈 사무국장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채소와 과일, 향신료에서 가장 높은 방사능 수치가 나왔다고 밝히며, “핵 비상사태 기간에 방사능에 가장 취약한 농산물은 유제품과 채소”라고 강조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5년간 피해 지역의 육류, 비육류 수입식품 샘플 8900개에 대해 오염 여부를 조사했었다. 드왈 국장은 또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은 끓이거나 요리를 해도 안전하지 않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뉴에지그룹의 수석전략가 커비 달리는 “벌써 일본 수입품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아직 (위험이)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장기간 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에 사는 폴 양은 아직 일본의 먹을거리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우리 가족은 음식 습관을 바꾸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농작물이 후쿠시마에서 멀리 떨어진 따뜻한 지역에서 나기 때문에 걱정 없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시신 한 구라도 더 찾아내는 게 아직 남아있는 이유”

    “시신 한 구라도 더 찾아내는 게 아직 남아있는 이유”

    방사능 유출 공포가 확산되면서 일반인들은 물론 외국 구조대원들마저 서둘러 귀국하는 가운데 쓰나미가 휩쓸고 간 피해현장에 남아 한명이라도 더 구해내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의 긴급 구조단이다. 지난 12일부터 센다이에서 구조 활동을 벌여온 이들은 19일부터 니가타현으로 옮겨 2단계 구조 활동에 나선다. 18일 이동성(53) 긴급구조단장, 최종춘(44) 소방장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지 구조 상황을 알아봤다. →센다이에서 구조대원들이 니가타현으로 철수하는데. -이 단장 19일부터 구조작업이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간다. 구조대원 105명 중 3분의1인 35명만 센다이에 남고, 나머지 70명은 니가타로 이동한다. 구조작업에서 복구작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다. 영국, 프랑스, 러시아, 타이완 구조대원은 서둘러 귀국했지만 최대한 오래 일본에 남아 이재민들의 재활까지 도울 생각이다. →현재까지 구조 활동은 어떻게 진행해 왔나. -최 소방장 미야기현 시아가마시 니하마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오전 6시에 현장에 와 오후 5시 야영 텐트로 돌아갈 때까지 일본 자위대가 1차로 수색을 마친 지역을 현지 경찰과 함께 돌고 있다. 대부분 출입이 완전히 통제돼 있어 일반인들을 만날 수 없지만 만나는 분들은 깊은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건넨다. →구조 작업 중 어려웠던 점은. -이 단장 구조 작업보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는) 국내의 과도한 관심이 더욱 힘들었다. 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드는 사람들을 구조하는 우리들은 대원들의 목숨이 얼마나 소중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일본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작은 힘을 보탠다는 생각뿐이다. 우리를 영웅시하면 귀국하지 못한다. -최 소방장 쓰나미가 완전히 휩쓸고 지나가서 진흙이 10㎝씩 쌓여 있다. 걸어다니는 데 보통 힘이 드는 게 아니다. 남아 있는 게 거의 없다. 가모지구는 예전의 지형이나 지리를 전혀 알지 못한 채 수색하느라 힘이 배로 든다. →점심은 제때 챙기나. -최 소방장 줄만 당기면 데워지는 비상식량을 12일치 가져와 점심 때 먹고 아침에는 컵라면 등으로 때우고 있다. 어제(17일) 5일치를 더 공수해 왔다. →국내에서는 구조단 대원들을 많이 걱정한다. -최 소방장 매일 방사능 수치를 점검하고 있다. 0.2~0.3μ㏜가 나온다. 일상생활 수준이어서 계속 남기로 했다. 언제든 탈출할 수 있도록 보호복을 준비해 왔다. 보호복은 피폭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작업하려는 용도가 아니라 탈출용으로 입겠다는 것이다. 충분히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으니 안심해도 좋다. 임병선기자·도쿄 이종락특파원 bsnim@seoul.co.kr
  • “원전 정책 재검토 시점 아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원자력에너지의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18일 “지금으로선 원전 정책을 재검토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 장관은 동반성장 민관합동회의가 열린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전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그는 다만 “일본 원전 사태의 추이에 따라 국민 여론이 바뀔 수도 있으니 일본의 원전사고 수습 상황과 해외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 등은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중단하고 있지만 일부 국가들은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일본 원전 사태가 전 세계 원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누구도 원전의 필요성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원전 정책 고수를 밝혔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21기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전체 전력 소비량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행 31.4%에서 2024년까지 48.5%로 높이고, 원전 14기를 더 짓는다는 내용의 ‘제5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현 단계에선 우선 원전 시설 안전 점검 강화에 진력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본 사태를 계기로 전 세계에서 원전 반대여론이 거세지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어 향후 상황에 따라 원전 정책에 일부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최 장관은 동반성장 회의에서 “정부는 기업들에 무리한 요구를 하지않고 시장경제 기본틀을 지킬 것이며, 동반성장 정책을 제1과제로 생각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반성장은 대기업이 생존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정부, 北 백두산 협의 제안 TF서 검토

    정부가 백두산 화산 문제를 협의하자는 북측의 제안에 대해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정부 당국자는 18일 “북측의 제안은 백두산 화산 문제와 관련해 남북 간 회담을 하자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통일부와 기상청 등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향후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백두산 화산연구를 담당해 온 기상청,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을 중심으로 북한과의 협의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측과 언제, 어떤 수준과 형태의 접촉을 할지 등에 대해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내부 방침이 정해지는 대로 북측에 접촉을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달 9일 남측 지진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 백두산 화산 분화 및 폭발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갑자기 백두산 화산 문제로 우리 측에 대화를 제의한 것은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 등에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백두산을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카드로 꺼낸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백두산 관련 접촉을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 다른 현안에 대한 대화재개의 불씨로 활용하기 위해 접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박지원 원내대표는 “북한과 공동으로 백두산에 관측소를 설치, 공동연구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북한의 협의 제의를 즉각 수용해 남북정상회담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원전 3호기 냉각 지지부진·4호기 물 고갈說 ‘산 넘어 산’

    원전 3호기 냉각 지지부진·4호기 물 고갈說 ‘산 넘어 산’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의 전력선이 복구됐지만,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사투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충분한 전력을 확보할지도 알 수 없는 데다 3호기 냉각 작업은 여전히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4호기 상황에 대한 의혹과 우려마저 높아지는 등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18일 지상에서 3호기 냉각 작업을 실시했던 자위대는 “오후 2시쯤 작업을 일단 종료했다.”면서 “물이 (원자로) 본체에 도달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수증기가 나왔기 때문에 (방수로) 연료봉 보관 수조에 물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는 보고를 받고 있다.”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증기가 나오는 점으로 미뤄 수조에 물이 있더라도 연료봉 일부가 공기 중에 노출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에다노 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1호기에 대한 방수 작업도 고려 중”이라면서 “하지만 3호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덜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전날 전력선 복구 작업이 완료된 2호기에는 3호기 물 투입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전력이 공급될 예정이다. 전기가 공급되면 노심 냉각장치 등을 가동할 수 있어 방사능 억제 작업은 한결 쉬워진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전기 설비 손상이 비교적 적은 2호기와 함께 1호기까지 19일 전원 복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음 날에는 3호기, 4호기 전원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력선을 복구하더라도 곧바로 전력 공급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안원은 “전력을 다시 공급하는 과정에서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아직은 낙관할 상황이 아님을 시사했다. 또 워싱턴포스트는 “원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실치 않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원자력 교육·연구 기관인 오브닌스크 물리에너지공학연구소의 겐나디 샤킨 소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지에 있는 디젤 발전기와 이동식 발전기로는 출력이 충분치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에 원자로를 공급한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에 이동식 발전기 10대를 요청했지만 GE는 발전기 공급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그레고리 야스코 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원전 위기를 통제하는 것에 대해 “아마도 수 주일쯤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정부도 상황을 낙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용 후 연료봉이 보관돼 있는 4호기를 놓고 국제사회와 대립을 거듭하고 있다. 전날 야스코 NRC 위원장은 “4호기 물이 고갈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역시 일본 정부가 지난 14일 이후 4호기 수조의 온도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IAEA의 그레이엄 앤드루 선임 고문은 “1~3호기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것처럼 보인다.”면서 “하지만 4호기가 주된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4호기 수조에 물이 들어 있는 동영상이 있다.”며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지만 의혹은 커지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름없는 영웅들, 감동의 역사를 쓰다

    재난 때는 항상 영웅이 등장한다. ‘심리적 박탈감’ 때문일 수도 있고, 롤모델을 통해 실낱 같은 희망이라도 잡아보겠다는 ‘필요성’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번 동일본 대지진에서도 영웅들은 있었다. 참사를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인 익명의 영웅들을 모았다. ●정년퇴직을 앞둔 직원 대지진 이후 방사선 누출 문제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후쿠시마 원전. 오는 9월 지방원전회사에서 정년퇴직을 앞둔 시마네현의 59세 남성은 16일 위험천만한 냉각작업에 가장 먼저 손을 들었다. 이 소식을 보도한 지지통신은 이 남성의 요청에 따라 익명으로 처리했다. 그는 “지금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많은 언론을 통해 이번 원전 사고의 영웅으로 꼽힌 바 있다. ●1호기 당직팀장 후쿠시마 원전 1호기 당직팀장은 지난 12일 격납용기 뚜껑을 개방하는 작업을 했다. 고압으로 부풀어 오른 격납용기 내부 증기를 빼기 위해서다. 그의 노력 덕분에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정작 그는 100m㏜(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불과 10분의 작업 동안 그에게 노출된 방사선량은 일반인이 1년 동안 쬐는 방사선량의 100배에 이른다. 결국 그는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의 소식은 대한해협을 건너 한국에도 훈훈한 감동을 줬다.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는 ‘1호기 당직팀장’이란 말이 주요 검색어로 올라왔다. ●부상 자위대원 17일은 후쿠시마 원전 복구 작업이 한창이었다. 로이터는 후쿠시마 원전 직원 800여명 가운데 복구 지원자가 늘면서 당초 50명이었던 사수대가 324명으로 늘었으며, 이들 가운데에는 14일 3호기 수소폭발 당시 방사선 피폭으로 입원했던 자위대원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다시 병상을 박차고 나와 현장으로 달려 나갔다. 일본에서는 그에 대한 칭찬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또 폭발사고 이후 후쿠시마 원전에서 철수했던 도호쿠엔터프라이즈사 직원 3명도 원전으로 향했다. 유키데루 도호쿠엔터프라이즈 사장은 “베테랑 직원 3명이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족, 지역, 국민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원전 현장으로 갔다.”고 밝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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