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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개 원자로 위조부품 사용… 원전 2기 가동 중단

    6개 원자로 위조부품 사용… 원전 2기 가동 중단

    신고리 1~4호기와 신월성 1·2호기 원자로에 시험성적표가 위조된 부품이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는 즉시 가동 중단 절차에 들어갔다. 최소 6개월간은 가동할 수 없게 됐다.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철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8일 “시험성적표가 위조된 제어케이블이 이들 6개 원자로에 설치된 사실을 확인했고, 가동 중단 및 부품 교체 등을 한국수력원자력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지난달 26일 원자력 관련 비리를 제보받는 ‘원자력안전신문고’에 “신고리 3·4호기에 들어가는 부품의 서류가 위조됐다”는 글이 올라온 뒤 조사에 나서 일부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까지 원안위는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에 들어간 부품의 시험 그래프와 시험 결과가 위조된 부분, 건설 중인 신고리 3·4호기에 시험성적표 일부가 위조된 부품이 설치된 부분 등을 확인했다. 제어케이블은 원전사고 발생시 원자로의 냉각 등 안전계통을 조작하는 부품이다. 원자로 1기당 약 5㎞에 이른다. 원안위는 이번 사건을 심각한 안전상의 문제로 보고 신고리 2호기·신월성 1호기의 가동을 정지토록 했다. 당초 신고리 2호기는 이달 말부터, 신월성 1호기는 다음 달부터 가동을 멈추고 계획예방정비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정지 시점이 앞당겨졌다. 재가동까지는 최소한 6개월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원안위는 또 다른 원전에 대해서도 모두 부품을 교체하도록 했다. 잇따른 원전 고장 및 부품 위조 등으로 국내 원전 23기 중 정지된 원전은 10기로 늘어났다. 원전 전체 설비용량 2071만㎾ 중 771만 6000㎾를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당장 6월부터 전력공급 차질이 시작되고, 8월에는 비상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단기적으로 공급을 대체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기업체의 휴가 분산·조업 조정, 에너지 과소비 단속 강화 등 강도 높은 에너지 정책 시행이 불가피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 “원전은 우리 국민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정말 중요한 문제임에도 그동안 여러 사고가 발생해 왔다”면서 “확실한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력 수급을 면밀하게 분석해 전력 수급 상황을 투명하게 알리고 에너지 절약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협조를 구하는 일에도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원전 2기 가동 정지] 이번엔 검증기관이 시험성적서 위조

    28일 가동되고 있는 원전 2기를 포함, 국내 원전 6기에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부품이 또다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내 원전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이번 시험성적서 위조는 지난해 말 납품업체가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사례와는 달리, 부품의 안전성을 확인해 주는 검증기관이 서류를 위조했다는 점에서 원전 안전 시스템 전체의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심판이 승부조작에 직접 참여한 꼴이나 마찬가지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제보를 받고 조사에 나서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를 확인했다. 제어케이블은 원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자로 냉각과 방사성 물질 방출 시 외부로의 격리 기능을 담당하는 안전설비에 신호를 전달하는 부품이다. 제어케이블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핵연료 냉각에 문제가 발생해 폭발이 일어나거나 방사성 물질의 외부 유출을 사전에 차단할 수 없게 된다. 대형 사고를 막아 주는 핵심 부품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계속 작동해야 하는 부품이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안위 등 원전 규제 및 운영기관이 시험성적서 위조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은 국내 검증기관이 제어케이블 평가 시험 일부를 해외 기관에 의뢰한 뒤 이를 위조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는 시험에 필요한 압력 조건이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자 시험 그래프를 임의적으로 수정했다. 또 12개의 시편(시험 샘플) 중 단 3개만 합격 기준을 통과하자 불합격한 시편은 시험 과정의 문제라고 보고서를 조작했다. 전적으로 검증기관의 서류를 믿고 처리하는 원안위 측은 날벼락을 맞았다는 입장이다. 원안위 관계자는 “부품의 신뢰도를 확인해주고 책임지는 검증기관이 시험성적서를 위조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영광 1~6호기, 고리 2~4호기 등에서 발견된 시험성적서 위조 부품은 납품 업체가 시험성적서를 위조했기 때문에 실제 시험성적서 비교를 통해 곧바로 밝혀낼 수 있었다. 당시 원안위는 부품 10년치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위조된 품질검증서나 시험성적서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한수원에 납품된 원전 부품은 561개 품목, 1만 3794개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유형은 검증기관과 납품업체가 갖고 있는 시험성적서가 동일했기 때문에 제보가 없었다면 영원히 묻힐 수도 있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원전 납품 비리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안전하다고 평가받은 부품도 다시 전수조사하고, 원전 납품 및 시스템에 대한 총체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원전 2기 가동 정지] 대책은 “에너지 과소비 단속 강화”… 잘못은 정부가 하고 국민에 ‘으름장’

    정부는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 원자로 정지 결정에 따라 전력수급 비상체제를 가동했다. 건설 중인 발전소 조기 가동과 산업체 절전이 대책의 골자다. 과소비 단속 강화라는 카드도 꺼내 들었으나 잘못은 정부가 하고 피해자나 다름없는 국민에게 으름장을 놓는 꼴이어서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원전 불량 부품 적발에 대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을 발표했다.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구체적인 계획은 오는 31일 열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확정·발표할 방침이다. 한진현 산업부 제2차관은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해서 합리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겠다”면서 “단기적으로 공급을 대폭 보완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상당한 수요 감축을 통해 수급 위기를 헤쳐 나가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제어케이블은 원전사고가 일어났을 때 원자로 냉각을 위해 안전계통에 제어신호를 보내는 부품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사건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점검 결과 불량부품 탓에 원전은 사고 발생 시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대로 가동했다가는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산업부는 4개월 내 문제가 된 부품을 교체하고 정비를 마치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전력이 피크인 여름철에 전력 공급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는 의미다. 산업부도 오는 8월 대규모 정전사태인 ‘블랙아웃’ 가능성을 회피하지 않고 있다. 한 차관은 “부품 교체 기간 동안 3개 원전이 정지돼 유례없는 전력난이 우려된다”면서 “당장 6월부터 공급 차질로 전력 수급 비상상황이 발령될 가능성이 높고 8월에는 매우 심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이날부터 9월 말까지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지정했다. 산업부 제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전력수급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해 전력수급 비상체계를 가동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현재 정비 중인 원전은 재가동을 차질없이 준비하고, 건설 중인 발전소 준공 일정을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다. 산업체를 중심으로 휴가 분산과 조업조정 등을 강력히 시행하고 에너지 과소비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케이블 공급업체, 국내시험기관 등 서류 위조에 관련된 기관의 관련자에 대해 형사고발과 손해배상 청구 등 가능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1차 검수책임자인 한전기술과 한수원에 대해 외부기관 감사 등을 통해 책임자를 엄정 문책하기로 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방폐장, 주민동의 얻으려 1만번 넘게 만났다”

    “방폐장, 주민동의 얻으려 1만번 넘게 만났다”

    방사능 강도가 낮은 중·저준위 폐기물을 저장하는 경주방폐장을 짓는 데만도 무려 19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사용 후 핵연료에 대한 재처리 권한을 얻지 못하면 우리나라도 결국 고준위 방폐장을 건설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내년 6월 준공을 앞둔 경주방폐장의 안전성에 대해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이 끊이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23기의 원전을 운영 중인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사용 후 핵연료는 연간 약 700t. 울진, 월성, 고리, 영광 등 4곳의 원전단지 내에 1만 2629t(2012년 기준)의 사용 후 핵연료가 임시 저장돼 있다. 이마저도 2016년부터는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는 사용 후 핵연료의 관리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다음 달 중 민간 자문기구인 ‘공론화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원전 선진국’으로 통하는 스웨덴은 사용 후 핵연료의 최종 처분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스웨덴의 방사성 폐기물 관리회사인 SKB의 스톡홀름 본사에서 만난 사이더 라우치 엔즈스트롬 부사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사용 후 핵연료 최종 처분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더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현재 SKB는 스톡홀름에서 차로 4시간 30분 떨어진 남부 오스카르스함에서 사용 후 핵연료의 중간저장시설인 CLAB(Central Interim Storage for Spent Fuel)를 운영 중이다. 원전 10기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사용 후 핵연료는 1만 2000t으로, 원전 내 저장소에서 약 1년간 저장됐다가 CLAB로 옮겨져 30여년간 냉각 과정을 거친 뒤 영구 처분장이 건설되면 그곳에 영구 매장될 예정이다. SKB는 영구 처분장 부지로 포르스마르크를 선정하고 현재 스웨덴 정부의 인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SKB가 처분장 건설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한 때는 2011년 3월 16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불과 나흘 뒤였다. 스웨덴에서도 반대 여론이 만만찮았다. 엔즈스트롬 부사장은 “원전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주민 동의를 얻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우리는 기술적인 문제를 말하는데 주민들은 ‘물을 마음대로 마실 수 있느냐’ ‘나무 열매를 따서 먹을 수 있느냐’고 묻는 등 생각이 달랐습니다. 빈 양동이에 물을 채워 넣듯 (일방적인) 설득이 아니라 대화가 필요합니다.” 그는 2만명의 인구가 사는 지역에서 주민들의 회사로, 학교로 찾아다니며 “1만번도 넘게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소도시에 살며 학력 수준이 낮은 가임기의 젊은 여성들은 원전에 대체로 부정적이다. 반면 대도시 거주, 고학력의 50대 이상 남성들은 원전에 긍정적이다. 그는 반대 목소리에 주목하는 것이 안전한 원전 기술 개발에 더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원전 문제에 있어 (찬성하는) 남성은 ‘액셀러레이터’, (반대하는) 여성은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양쪽이 조화를 이뤄야 차가 잘 굴러갈 수 있죠.” 스톡홀름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짝퉁부품 차단 못하나” 원전 절반 중단…국민만 ‘찜통’

    “짝퉁부품 차단 못하나” 원전 절반 중단…국민만 ‘찜통’

    원전에서 시험성적표를 위조한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신고리 신월성 원전 등 원자로 6기의 가동 중단 사태가 빚어짐에 따라 여름철을 앞두고 최악의 전력난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위조부품 때문에 국민들이 고생하게 됐다”며 관련자 엄벌과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은철 원자력안전위원장과 박윤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언론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원전 23기 가운데 총 10기가 운전 중단 상태가 됐다. 설비 용량으로는 2071만㎾ 가운데 771만㎾를 가동할 수 없게 됐다. 당초 신고리 2호기는 이달 31일∼7월 25일, 신월성 1호기는 다음달 12일∼8월 6일 계획예방정비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가동 정지 시점이 앞당겨졌다. 재가동 시점은 6개월이나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6월부터 공급차질로 전력 수급 비상상황이 발령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전력 수요 감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위기가 가장 고조될 것으로 보이는 8월을 앞두고 휴가분산, 조업조정 등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에너지 과소비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한진현 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전력수급비상대책본부를 설치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케이블 공급업체, 국내시험기관 등 서류 위조에 관련된 기관에 대해서는 형사고발과 손해배상 청구 등 가능한 민·형사상 조치를 모두 취하기로 했다. 네티즌들은 “원전은 위조부품 없으면 안돌아가나”,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문제가 재발하지 못하도록 제발 좀 이번에는 제대로 제도를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지역 이타주의, 가능할까?/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부원장

    [열린세상] 지역 이타주의, 가능할까?/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부원장

    인간의 본성이 이기적인지 이타적인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래된 논쟁거리다. ‘21세기 다윈’으로 불리는 리처드 도킨스는 대표저서인 ‘이기적 유전자’를 통해 인간은 ‘이기적인 생존 기계’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반면, 진화심리학자인 마이클 토마셀로는 인간만의 독특한 이타성이 존재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한정된 자원과 이익을 둘러싼 생존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이기적 본성이 지역 차원으로 확대되면서 우리 사회가 치르고 있는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 지방자치제를 실시한 이후 혐오시설을 기피하는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와 선호시설을 유치하려는 핌피(PIMFY, Please In My Front Yard)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언론의 정치·사회면을 장식하곤 했던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동남권 신공항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특히 밀양의 송전탑 건설은 지난 2005년에 계획이 수립된 이후 8년째 표류 중이다. 물론 선진국이라고 해서 지역이기주의로 인한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사실 ‘님비’라는 신조어도 1987년에 3000t이 넘는 쓰레기를 싣고 뉴욕을 출발해서 무려 6개월 동안이나 떠돌던 바지선 때문에 생겨났다. 그러나 여러 선진국들은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일례로 뉴욕시는 혐오시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0년에 ‘공평부담기준’(Fair Share Criteria)을 마련해 도시 전체가 부담과 이익을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으며, 프랑스 시보(Civaux) 원전은 수익의 50%를 지역을 위하여 사용한다. 앞으로도 문명의 불청객인 혐오시설은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만큼 계속 늘어날 것이고, 어디에든 건립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역이기주의로 인해 우리의 반응은 여전히 ‘옆집 불구경’하는 식이다. 이런 시설을 건립할 수 없게 된다면, 결국 피해는 우리 모두에게 돌아오기 마련인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혐오시설의 불이익과 선호시설의 이익을 여러 지역이 함께 분담하면 어떨까. 이른바 ‘분산효과’로 인해 해당지역의 부담은 크게 희석되고, 타지역 또한 사회적 책임과 이익을 공유하게 되므로 지역 이타주의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불이익 분담’(burden sharing)과 ‘이익 공유’(benefit sharing)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기준을 설계하고, 사전에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이러한 기준과 절차 없이 혐오시설 계획이 발표되고 해당지역의 반응에 따라 보상규모가 좌우되다 보니,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거셀 수밖에 없다. 게다가 중앙정부 재원만으로 마련된 보상은 ‘다른 지역은 전혀 상관없구나’하는 상대적 박탈감마저 들게 한다. 실제로 송전탑과 같은 혐오시설은 모든 국민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이러한 혜택을 누리게 될 국민이나 지역이 십시일반으로 보상에 참여한다면, 씁쓸한 박탈감만큼은 없앨 수 있지 않을까. 또 하나, 혐오시설이 들어설 지역의 부담을 더욱 줄이고 이익을 늘리는 ‘상쇄효과’를 고민해야 한다. 방사성폐기장이 건설되는 지역에 에너지 산업시설을 함께 유치한다면 지역난방 혜택, 일자리 창출, 지방세수 증대 등 부가적 이익이 발생할 것이고, 이는 혐오시설 건설에 따른 부담을 상당부분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호시설에 대해서는 승자독식을 지양하고 초광역적인 협력을 유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지역에 신공항을 건설한다면 면세점, 공항 리무진 등 관련 서비스 사업권은 함께 경쟁했던 지역에 배정하여 이익을 공평하게 나누겠다는 기준을 사전에 발표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작금의 세태를 보면, 이러한 제안이 바로 현실화되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뉴욕시가 시민 이타주의를 통해 도시 내 갈등을 해결하고 있듯이, 우리도 지역 이타주의를 통해 지역 간 갈등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사회가 더욱 성숙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따뜻한 지혜’가 필요하다.
  • “바싹 마른 숲에서 작은 불씨 하나로 엄청난 산불 변할 수 있을 만큼 불안정”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남북을 둘러싸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동북아 정세에 대해 자신의 외교구상을 소상하게 피력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존 햄리 소장 일행을 접견한 자리에서다. 우선 박 대통령은 동북아 정세를 ‘바싹 마른 숲에서 작은 불씨 하나로 엄청난 산불로 변할 수 있는 불안정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패러독스라는 표현을 했듯이 갈등과 불안정이 심화하고 있으며 작은 불신도 크게 번져 역내의 국가들이 큰 피해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미 오바마 정부가 추진하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 다자간 협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자신의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서울프로세스)과 일맥상통하다고 지적했다. 궁극적으로 남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큰 틀에서 한·미가 손을 잡고 서울프로세스를 추진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다음 달 말 방중을 앞두고 중국과의 협력 구상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도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안정을 바라는 것 아니겠느냐”며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변화시키는 부분에서 중국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방향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적극적으로 미칠 수 있도록 얘기를 나눠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일본의 퇴행적인 역사 인식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본을 동북아 평화의 걸림돌로 비유하면서 “일본 정치인들의 시대 퇴행적인 역사 인식은 한·미뿐만 아니라 한·미·일 공조까지도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 위원장이 경제발전과 핵개발을 동시에 병행하겠다는 새로운 도박을 시도하고 있지만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북한 도발을 언급하면서 김 제1위원장 이름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 관련,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조만간 500기가 넘는 원전이 세계에 생기는데 거기에서 쏟아내는 핵폐기물을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처분해 재활용한다든지 뭔가 합리적인 돌파구가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얘기도 했다”면서 “미국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아직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접견에는 CSIS에서 햄리 소장과 리처드 아미티지 CSIS 이사, 빅터 차 한국실장, 마이클 그린 일본실장이 참석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글로벌 증시 동반 하락… 코스피 1960대로

    23일 일본의 닛케이 평균주가가 7% 이상 폭락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동반하락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일본 채권금리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그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64포인트(1.24%) 하락한 1969.19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4.91포인트(0.86%) 내린 569.34로 끝났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는 전일보다 14.7원 오른 1128.7원에 장을 마쳤다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크게 충격받은 곳은 일본이었다.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 지수는 전일 대비 7.32% 떨어진 1만 4483.98로 마감했다. 이는 2000년 4월 17일 이후 13여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으로 역대 11위 수준이다. 이날 하루 동안 주가 변동폭이 1260포인트에 달했다.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인 2011년 3월 15일의 하루 변동폭(1214포인트)을 웃돌았다. 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26.10포인트(1.13%), 타이완증시의 자취안지수는 161.01포인트(1.92%) 떨어졌다. 앞서 새벽에 마감한 뉴욕증시도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미국 중앙은행 의사록의 영향 등으로 S&P 500 지수가 13.81포인트(0.83%) 하락하는 등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대화 창구 특별지원委 곧 구성…지중화는 기술적으로 힘들어”

    “대화 창구 특별지원委 곧 구성…지중화는 기술적으로 힘들어”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와 관련한 주민 갈등 해소를 위해 (가칭)‘특별지원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입니다.” 조인국 한국전력공사 부사장은 23일 한전 밀양지사에서 “그동안 주민들이 요구해 온 대화창구로 ‘특별지원대책위원회’를 곧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지원대책위원회는 밀양시와 지역 국회의원, 주민대표로 구성될 예정이다. 조 부사장은 또 “송·변전설비 주변지역도 발전소 주변지역과 같이 매년 일정금액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을 핵심으로 한 ‘밀양 갈등 해소 특별지원안’(13개안)을 마련했다”면서 “특별지원안은 조만간 구성될 특별지원대책위원회를 통해 세부적으로 협의·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안에는 선로인접주택 매입과 지역주민 건강검진 지원 등도 포함돼 있다. 주민들의 송전탑 공사 중단 요구에 대해서는 “오는 12월 신고리원전 3호기가 준공될 예정이라 송전탑 공사를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밀양 송전탑 공사를 중단하면 신고리원전 3호기는 준공되더라도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또 “공사는 중단할 수 없지만 주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주민들과 충돌하지 않도록 온 정성을 쏟고 있다”면서 “현재는 공권력을 투입할 계획이 없고, 공사 현장에는 119구조대와 여성 안전요원 등을 배치해 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밀양 송전선로(765㎸)의 지중화는 기술적으로 가능성이 없고, 공기 연장과 2조 7000억원가량의 사업비 부담도 크다”면서 “또 이미 공사를 진행한 곳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어 최대한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밀양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사설] 밀양 송전탑 해법, ‘미래’와 ‘국민’에서 찾아라

    밀양 송전탑 건설 문제가 국가적 논란거리가 됐다. 경남 밀양을 지나는 송전탑 52기를 세우는 공사를 일부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서고 여야 정치권이 가세하면서 정국의 핵심 현안으로 부상했다. 전국에 수많은 송전탑이 세워져 있는 현실에서 왜 지금 밀양이 문제가 되고 있는지 많은 국민들은 의아스럽다. 그러나 이 문제는 지난 정부에서 시작돼 7년을 끌어온 사안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한전이 최근 공사를 재개하고, 이를 고령의 주민 몇몇이 육탄 저지하면서 언론 보도를 타고, 이에 정치권이 최근 사회적 화두가 된 ‘갑을’(甲乙) 논란에 편승해 숟가락을 들고 달려들면서 전국적 이슈가 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7년이라는 시간이 있었건만 한전은 주민들을 설득하지 못했고, 정부는 양측 갈등을 조정하지 못했으며, 정치권은 뒷짐만 지고 있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1월 70대 주민이 이 문제로 분신했을 때 정치권 누구도 눈길을 준 적이 없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밀양 송전탑 문제의 쟁점 자체는 간명하다. 올겨울 대규모 정전사태를 막으려면 신고리 원전 3호기의 전력을 실어 날라야 하며, 따라서 송전탑은 건설돼야 한다. 지중화 작업은 천문학적 비용과 기술적 어려움으로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결국 보상 내용과 규모가 쟁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송전탑의 안전성과 이주 희망자 지원금 등이 보상규모를 가를 변수다. 과거 전북 부안 방사성폐기장 건립 논란, 평택 주한미군기지 이전 논란 등에서 숱하게 봐 온 갈등 현안의 진행 흐름을 좇을 것이다. 내 지역만은 내줄 수 없다는 주민들의 님비현상을 탓하기 전에 한전과 정부, 정치권의 무능과 무책임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송전선로를 설계할 때부터 주민 의견은 무시됐고, 정부의 갈등관리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시류만 좇는 정치권의 행태는 말할 가치조차 없다. 정부는 갈등 현안에 선제 대응한다며 무려 166쪽짜리 방대한 양의 공공기관 갈등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갖고 있다. 최근 국무조정실이 갈등과제 69개를 선정한 것도 이 매뉴얼에 따른 조치다. 그러나 밀양 송전탑 문제를 보노라면 매뉴얼 따로, 행정 따로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체감행정을 강조한 것도 바로 밀양 문제처럼 시늉만 하는 행정 때문은 아니었는지 곱씹어 보게도 된다. 사회갈등 비용이 한 해 300조원에 이르는 고갈등 구조의 나라다. 갈등 비용을 줄이는 노력이 절실하다. 밀양의 경우 나라의 내일과 국익을 기준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되 합리적 대안을 놓쳐선 안 된다. 이를 위해 정치권부터 인기영합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이번 밀양 문제를 교훈 삼아 정부가 선제적 갈등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함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 Ethiopia 커피보다 깊고 진한 이야기 ①Axum악숨, Lalibela 랄리벨라

    Ethiopia 커피보다 깊고 진한 이야기 ①Axum악숨, Lalibela 랄리벨라

    수백만년 전 유인원 루시Lucy가 직립보행을 시작했으며, 모세가 신으로부터 받은 십계명 돌판이 지금도 보관돼 ‘있다는’ 나라. 전설과 신화, 역사가 뒤엉킨 에티오피아 북부 지역을 여행했다. 흡사 장대한 스케일의 대하소설 속을 유랑하는 것만 같았다. 랄리벨라에 있는 암굴교회. 에티오피아 정교회 수도사의 모습 곤다르 교회의 천장에 새겨진 천-사들의 얼굴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Axum악숨 에티오피아의 처음을 더듬어 보다 와인처럼 깊은 향기가 매혹적인 예가체프Yirgacheffe 커피를 제외하고는 에티오피아에 대해 별다른 호감이 없었다. 가난과 기근, 현대문명을 거부한 채 살아가는 원시 부족들, 고통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 이런 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수많은 나라를 제쳐두고 굳이 에티오피아를 여행할 이유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에티오피아인들의 문화적, 역사적 자부심을 몰랐을 때의 이야기였다. 고대에는 동아프리카와 아라비아 일대에서 강대국으로 군림했으며,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보다도 기독교를 일찍 받아들여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고,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19~20세기 열강의 침략을 뿌리친 나라. 이처럼 화려했던 에티오피아의 과거를 더듬어 보는 여행은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이다. 에티오피아의 문화유적을 둘러보는 이번 여정은 수도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에서 출발해 북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바하르다르Bahar Dar, 곤다르Gondar, 악숨Akxum, 랄리벨라Lalibela를 거쳐 다시 수도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의 기원을 만날 수 있는 곳부터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좋으리라. 하여 악숨을 그 출발점으로 삼았다. 사실 악숨은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눈이 심심한 도시였다. 가는 곳마다 유적은 폐허였거나 발굴 중이었기에 ‘볼거리’ 측면에서 영 시덥지 않았다. 그러나 시바Sheba 여왕과 성경에 얽힌 전설 혹은 신화(그들은 ‘역사’라 한다), 악숨왕국의 명성 등은 여행자로 하여금 무궁한 상상력을 불러일으켰고, 여행 후에도 그 잔상은 오래 남았다. 구약성서에도 등장하는 시바는 기원전 10세기경 아라비아와 동아프리카 일대를 다스렸던 나라로, 시바의 여왕이 이스라엘의 솔로몬과 사랑에 빠져 낳은 아들이 바로 에티오피아 최초의 황제로 일컬어지는 ‘메넬리크Menelik’다. 시바 여왕과 메넬리크는 에티오피아에서는 단순히 국가의 시조라는 의미를 넘어선다. 이들에 얽힌 신화는 주변국인 수단, 에리트리아, 예멘 등도 공유하고 있지만 에티오피아는 자신만의 역사로 편입시키며 국가의 뿌리로 주장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그러한 역사가 서린 악숨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역사학자들은 시바 여왕의 존재를 여전히 수수께끼처럼 여기지만 악숨에는 여왕의 궁전터와 목욕탕 등이 남아 있다. 물론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악숨에 사는 사람들은 해마다 시바 여왕의 목욕탕에서 세례의식을 치르며 그녀를 잊지 않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악숨에 자리한 시온의 성 메리 교회. 바로 옆에 있는 ‘구교회’에는 이스라엘에서 가져온 모세의 법궤가 있다고 한다 2 정교회에서는 에티오피아 고대어인 ‘기즈어’로 쓰인 성경을 본다 3 교회 앞마당, 보라색 꽃이 핀 자카란다 나무 아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휴식을 즐기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모세의 법궤에 얽힌 수수께끼 신화가 서린 도시 악숨에서도 가장 믿기 힘든 이야기는 모세가 신으로부터 직접 받았다는 법궤, 그러니까 유대교와 기독교 역사에서 각별한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이 이곳에 있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는 역시 시바 여왕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날 메넬리크는 아버지 솔로몬을 만나고자 예루살렘으로 갔고, 부자는 감격적인 해후를 나눴다. 솔로몬은 메넬리크에게 왕권을 물려주길 원했으나 메넬리크는 고심 끝에 거절하고 에티오피아로 발길을 돌렸다. 이를 아쉬워 한 솔로몬은 유대교 사제 64명과 1만2,000명의 젊은이들을 함께 보내 줬다. 그런데 한 신실한 사제가 신의 법궤와 절대 떨어질 수 없다며, 그것을 훔쳐 왔고 법궤의 힘으로 메넬리크와 무리는 ‘순식간에’ 악숨까지 이동해 왔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솔로몬 사후, 주변국에 점령을 당해 수천년간 비참한 국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법궤를 잃은 탓이라 한다. 법궤는 지금까지도 악숨의 ‘시온의 성 메리 교회St. Mary of Zion Church’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이 교회는 4세기 무렵 악숨의 이자나Ezana 왕이 세운 것으로, 아프리카 최초의 기독교 교회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법궤를 볼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의 *정교회 수도사뿐, 그것도 1년에 단 한차례 지성소 안에 들어가서만 볼 수 있다고 한다. 교회 옆, 오래된 박물관에는 고대, 중세 왕들의 화려한 금관을 비롯해 다채로운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19세기 말, 이탈리아 군대가 이 유물들을 갈취하러 왔다가 법궤의 기운에 압도되어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만화 같은 전설들을 결코 우습게 여길 수 없었던 것은 이런 이야기들이 지금의 에티오피아를 떠받치는 힘이기 때문이다. 악숨에는 신약성서에 등장하는 에티오피아 내시에 관련된 유적도 있다. 예수 사후, 초대 기독교의 지도자였던 빌립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에티오피아 내시는 이스라엘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기독교를 전파하고 직접 세례터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실제로 십자가 모양으로 만들어진 다수의 세례터가 악숨에서 발견됐다. 시온의 성 메리 교회 주변에는 오벨리스크Obelisk 수십 개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높이 30m, 무게 500톤이 넘는 화강암 덩어리로 만들어진 오벨리스크만으로도 강력했던 당시 권력을 가늠할 수 있다. 오벨리스크 아래 묻혀 있던 유물들은 모두 도굴되었다고 한다. *에티오피아 정교회 4세기 악숨의 이자나 왕 시절에 전파됐다. 예수의 ‘인성’을 부인하는 단성론을 믿으며, 20세기 초까지 이집트 콥트교회의 분파였다가 독립된 체제를 갖추게 됐다. 에티오피아 국민들의 43% 가량이 정교회 교인으로, 에티오피아를 떠받치는 강력한 사회문화적 토대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Lalibela 랄리벨라 천사가 함께 만든 암굴교회 에티오피아 영토에서는 다양한 국가가 명멸을 거듭했다. 고대에 위세를 떨쳤던 악숨 왕국은 홍해와 아라비아 지역의 무역 중개권을 무슬림에 빼앗긴 뒤 붕괴됐고, 이후 수백년간은 암흑기로 역사가 남아 있지 않다. 이후 12세기에 이르러 악숨에서 400km 가량 남쪽에 위치한 랄리벨라Lalibela 지역에 기독교를 기반으로 한 자그웨 왕조Zagwe Dynasty가 들어섰고, 건축사적으로 각별한 의미를 갖는 독특한 암굴교회를 남겼다. 랄리벨라 공항에 내려 암굴교회를 찾아가는 길은 흡사 인디애나 존스가 법궤를 찾아가는 여정을 연상시켰다. 해발 2,800m, 산악지대에 건설된 도시는 모래먼지가 휘날리며 황량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눈에 띌 리가 없는 암굴교회는 미로 속을 헤짚어야 나올 것만 같았다. 다행히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찾아간 교회는 마을 중심가에서 멀지 않았고, 입구에는 유럽에서 온 성지순례 여행객들로 바글거렸다. 순례객들은 11개의 교회를 둘러보면서 연신 ‘언빌리버블!’을 외치기에 바빴으니, 이는 기이한 건축물의 위용에 압도된 것도 있겠지만 약 천년 전 교회가 만들어진 과정도 믿기 힘든 마술 같은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이슬람이 위세를 떨치던 12세기, 랄리벨라 왕은 예루살렘을 방문하고 난 뒤 자신의 땅을 ‘제2의 예루살렘’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왕은,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무슬림에 공격을 당하더라도 화재의 위험이 없는 암굴교회를 짓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약 4만명을 동원해 23년에 걸쳐 11개의 교회를 완공했다. 유럽의 중세교회 하나를 짓는 데 수십년에서 100년 이상 걸린 것을 감안하면 ‘눈 깜짝할 사이’라 할 만하다. 전승에 따르면 인부들이 일을 하다가 잠을 자거나 쉬는 사이에 천사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공사를 도와줘 시간이 단축됐다 한다. 천사가 일꾼들이 깨지 않도록 조용히 바위를 쪼개가며 30m 이상의 깊이로 바위를 파내가며 예술적인 요소까지 놓치지 않고 11개의 교회를 완공했다는 이야기는 믿거나 말거나 불가사의한 건축물임에는 틀림 없다. 11개의 교회들은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한덩이의 암석으로 이뤄진 교회가 있는가 하면, 몇 개의 거대 암석을 덧대어 만든 것도 있고 동굴 형태도 있다. 가장 큰 규모의 ‘메드하네 알렘 교회Bet Medhane Alem’는 한덩이 암석으로 72개의 기둥을 갖췄을 정도로 세밀하게 고안됐는데 형태는 악숨의 건축양식을 따라 지어졌다. 가장 유명한 교회는 정교회의 십자가 모양으로 건축된 ‘성 조지 교회Bet Giyorgis’다. 언덕에서 내려다본 교회는 그리스 정교회의 십자가형으로,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형태가 완벽히 보존돼 있다. 실내는 다른 교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화살촉 문양의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볕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남쪽의 ‘아바 리바노스 교회Bet Abba Libanos’는 랄리벨라 왕의 부인이 천사들과 함께 하루 만에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요르단의 페트라를 연상시킨다. 11개의 교회들은 크게 북쪽 그룹과 남쪽 그룹으로 나뉘어 있는데, 중간에 흐르는 강은 예수가 세례를 받은 ‘요단강Jordan river’, 교회 곁을 지키고 있는 야트막한 산은 예수가 거룩한 모습으로 변했던 ‘다볼산Mt.Tabor’으로 불린다. 메드하네 알렘 교회 내부에는 아브라함, 이삭, 야곱의 무덤이 꾸며져 있어 ‘제2의 예루살렘’을 꿈꿨던 랄리벨라 왕의 신앙심 혹은 기지를 확인할 수 있다. 11개 교회에는 지금도 수많은 정교회 수도사들이 생활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사진을 요청하거나 귀중품을 보여 달라고 하면 대부분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수도사들에게 정중하게 팁을 건네는 것은 최소한의 에티켓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랄리벨라 11개 교회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성 조지 교회. 정교회의 십자가 모양으로 암석을 위에서 파내려가며 만들었다 2 정교회 수도사들은 친절하게 여행객을 맞아준다3 교회 내부에는 예수의 제자들과 정교회에서 추앙하는 성자들을 새겨 기념하고 있다4 랄리벨라는 유럽 성지순례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최초로 기독교를 받아들여 지금까지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까닭이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주한에티오피아대사관 02-790-9766, 에티오피아항공 02-733-0325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일찍 찾아온 더위에 전력 공급 비상

    일찍 찾아온 더위에 전력 공급 비상

    올해 여름철 전력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에 비해 더위가 일찍 찾아왔고 원자력발전소 총 9기가 가동 중단 상태라 지난해에 이어 또 블랙아웃(집단 정전) 사태를 걱정하는 처지에 몰렸다. 전력거래소는 21일 오후 1시 40분을 기준으로 5876만㎾의 최대 전력 수요가 발생했으나 6493만㎾의 최대 전력 공급을 하면서 예비전력이 517만㎾까지 하락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당초에는 예비전력이 479만㎾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긴장했으나 한숨을 돌린 셈이다. 예비전력이 400만㎾ 이상~500만㎾ 미만이면 전력수급경보 ‘준비’ 단계가 발령된다. ‘경계’ 단계인 200만㎾ 미만이면 공공기관은 강제 단전을 실시해야 한다. 전력거래소는 이번 주와 다음 주에 일평균 기온이 2~6도 상승하면서 에어컨 등 냉방 수요가 급증하는 탓에 전력 공급 부족을 우려했다. 특히 주말이 가까워지는 23일과 24일은 수요 관리 등 인위적인 조치를 하지 않으면 예비전력이 각각 247만㎾, 240만㎾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2주일간 하루 평균 최대 전력 공급 능력은 6500만~6600만㎾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8월 6일 예비전력이 역대 최저인 279.1만㎾까지 떨어지면서 포스코 등 주요 생산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한 적이 있다. 올 들어서는 지난 1월 3일에 419.1만㎾까지 떨어졌다. 전력 당국은 이 같은 비상시에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수요 관리를 통해 180만㎾, 민간용 비상발전기 가동 등을 통해 50만㎾ 등 총 230만㎾를 순간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국민 각자의 에너지 절약이 전력 위기를 벗어날 수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은 “예비전력을 450만㎾ 이상 유지하면 전력당국이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다만 여기서 발전기의 추가 고장 등이 생기면 강제 단전 등 비상조치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력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국내 전력 수급의 약 30%를 책임지는 원자력발전기의 가동 중단이다. 원전 총 23기 중 현재 고장과 예방 정비 등으로 가동되지 않는 원전은 고리 1호기(58만 7000㎾) 등 총 9기다. 23기의 총설비 용량(2081만㎾)의 36.3%에 달하는 756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월성 3호기(70만㎾) 등 2기가 예방 정비를 기다리고 있다. 원전의 고장 건수는 지난해 9건으로, 2010년(2건)과 2011년(7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아울러 지난 몇 년간 에어컨 등 냉방 수요가 급증한 것도 원인이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밀양송전탑 공사 반대 80대 3명 병원행

    밀양송전탑 공사 반대 80대 3명 병원행

    한국전력이 지난해 9월 중단한 경남 밀양 지역 송전탑 공사를 20일 재개했지만, 주민들과 충돌을 빚으면서 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부상자까지 나오면서 분위기는 격앙되고 있다. 한전은 이날 오전 7시부터 밀양시 부북·단장·상동 등 3개면 공사장 6곳에 작업 근로자 100여명과 질서유지 인원 168명을 투입해 765㎸ 고압 송전탑 공사를 재개했다. 그러나 8개월 만에 재개된 공사는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막아선 주민들 때문에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6곳의 공사장 가운데 절반 이상이 주민들의 저지에 밀렸다.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 입구에서는 도로 좌우의 나무를 밧줄로 연결해 공사 인력 진입을 막았고, 공사장으로 향하는 산길에는 경운기, 트랙터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주민들은 공사를 강행하면 목을 매겠다며 농성장 주변 나무 4그루에 목줄을 설치했고, 소똥과 인분 등을 투척하려고 준비했다. 오후에는 조경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일부 시민단체 회원과 함께 평밭마을 입구를 방문해 주민들과 얘기를 나눴다. 단장면 고례리 공사 현장에는 한전 측 공사 인력과 경찰이 주민들과 가까이에서 대치했다. 송전탑 설치 예정지에는 지역 시민단체 등에서 힘을 보태겠다며 합류했다. 충돌로 인한 부상자도 발생했다. 평밭마을 공사 현장에서는 이모(82) 할머니가 경찰과 대치하다 실신,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의식을 회복했다. 상동면 도곡리 공사 현장에서는 한전 인력과 몸싸움을 하던 이모(80) 할머니와 서모(83) 할아버지가 타박상을 입고 탈진 증세를 보여 헬기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이계삼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한전이 공사를 중단하고 전문가 협의체를 통해 대화에 나설 때까지 공사 저지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며 “80대 노인들이 쓰러지는데도 한전은 공사를 강행하는 끔찍한 일을 벌이고 있는데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전 관계자는 “공사를 재개하면서 마을 주민들과 충돌하지 않도록 했고, 6곳 중 3곳에서는 거의 정상적으로 공사를 진행했다”면서 “부상자 3명은 병원으로 옮겨 진료를 받은 결과 특이 증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전은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전에서 경남 창녕군 북경남 변전소에 이르는 90.5㎞ 구간에 765㎸ 송전탑 161기를 설치하고 있는데 밀양시 4개 면에 세울 52기 송전탑이 주민의 반대로 중단된 상태다. 밀양 박정훈 기자 kws@seoul.co.kr
  • 또…고리원전서 부품 납품비리 발견

    부품 납품비리로 문제가 됐던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취·배수구 바닥판 납품과정에도 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리원자력본부는 2009년 12월 고리 2발전소의 취·배수구 및 전해실을 덮는 1㎡ 크기의 특수 바닥판 1244장을 납품하는 수의계약을 A사와 체결했지만 462장이 설치되지 않은 사실을 자체 감사에서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전체 계약금액 5억여원 가운데 1억원 상당의 바닥판이 납품되지 않은 것이다. 고리원자력본부는 또 취수구 등에 깔린 바닥판 일부가 계약한 제품과 다르고, 전해실 등의 바닥판 일부는 설치되지 않아 정밀감사에 착수했다. 고리원자력본부는 바닥판 일부가 아예 납품되지 않았거나 납품 후 밀반출된 것으로 보고 당시 담당 직원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A사가 원전 부품 납품 비리사건으로 이미 구속 기소된 당시 고리원자력본부 간부에게 수천만원을 건넸다는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앞서 이 간부는 납품업체 관계자와 짜고 고리원전에 이미 납품됐던 터빈 밸브(수증기 유입 조절기)를 수리·성능검사 명목으로 빼돌린 뒤 재포장하거나 다시 납품해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다. 부산지검 동부지청도 이 같은 비리 혐의를 포착, 본격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A사는 정부로부터 특수 바닥판에 대한 신제품 인증을 받아 2007년부터 고리원자력본부를 비롯해 전국 원전에 수의계약으로 납품하고 있다. 고리원전 관계자는 “몇 년 전에 발생한 비리 사건이지만 철저하게 조사해 관련자는 일벌백계하고 강력한 재발방지 시스템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朴대통령 언론사 정치부장단 대화] 朴대통령 “대북 정책 획기적 제안은 없다” 원칙론 재천명

    [朴대통령 언론사 정치부장단 대화] 朴대통령 “대북 정책 획기적 제안은 없다” 원칙론 재천명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국내 언론사 정치부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면서 대북 정책에 대한 획기적인 제안은 없다며 원칙론을 재천명했다. 특히 개성공단 사태에 대해서도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또 한·미 원자력협정에 대한 기대와 일본의 우경화 우려, 창조경제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다. [남북관계] 박 대통령은 대북정책과 관련,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는 것보다 국제 공조를 통해 북한이 변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국제사회가 변함으로써 북한이 변하도록 해야지, 그냥 앉아서 북한이 변하기만을 기다리지는 말자”고 말했다. 북한이 도발하면 이를 풀기 위한 협상과 보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손을 놓고 있을 게 아니라 우리가 국제사회와 공조해서 북한이 변하도록 전략적으로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이 적극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한 획기적인 제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박 대통령은 “이번(한·미 정상회담)에 돌파구를 만들 그런 획기적인 제안이 없지 않으냐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럼 여태까지 획기적인 제안을 해서 성공한 적이 있냐”고 반문한 뒤 “획기적인 무엇을 내놓는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어떤 상황을 만들고 계속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출구가 안 보이는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도 국제화가 되든지 합의를 통해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약속이 나오기 전까지는 들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원자력협정]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오바마도 공감” 박 대통령은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하는 것과 관련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공감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2년 연장이라고 잠정적으로 돼 있지만 2년을 기다릴 것도 없이 그 안에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미국도 가능하면 빨리 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협상에 대해서는 “핵폐기물 처리가 시급하고 원전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문제도 중요하며 원전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는 부분이 잘 고려돼 협정이 개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 우경화] “日, 동북아 화합·단결에 걸림돌 만들어” 박 대통령은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 미국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상회담 때도 그 얘기가 나와 우려를 얘기했고 미국도 거기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일본이 이런 부분에 대해 인식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도 그것 때문에 마음 상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이) 동북아나 아시아 나라들이 힘을 합해 좋은 일에 단결해서 화합해 나가는 데 자꾸 걸림돌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창조경제] 규제 획기적으로 푸는 것이 정부가 할일 박 대통령은 공공기관 인사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가 지연되는 것에 대해서는 “이사회와의 공모 절차를 거쳐 한참 시간이 늦어지는 부분이 있다”며 “그런 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이 꽤 여러 개가 있으니 곧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개념이 모호하다고 지적받는 창조경제와 관련해 “미스터리가 풀려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실패해도 겁먹지 않고 다시 도전하도록 멍석을 잘 까는 것이 정부의 의무”라면서 “벤처라는 것은 정부가 지출하는 게 아니라 좋은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를 획기적으로 푸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며 그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대통령은 통상임금에 대해 “실질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도움이 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면서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노사협의를 통해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협의가 잘되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열린세상] 한미 전략동맹 추진은 글로벌 협력으로/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한미 전략동맹 추진은 글로벌 협력으로/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윤창중 전 대변인 문제로 인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반감되는 듯하여 안타깝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첫 공식 해외 방문지로 동맹국이 된 지 60년이 된 미국을 택하였고, 여기서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새로운 발전방안이 제시되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기존 군사안보 동맹으로부터 한반도 평화통일, 동북아 평화협력 그리고 지구촌 평화와 번영에 공동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협력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1960년대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이자 분단국으로 미국의 원조와 보호 없이는 생존이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자 강남 스타일로 대변되는 문화 선도국으로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 그리고 글로벌녹색성장기구의 국제기구화 주도,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을 유치하면서 개도국이 본받고자 하는 모델로 성장하였다. 따라서 박 대통령의 제안은 우리의 성공을 바탕으로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통한 파트너 리더십 발휘가 가능해졌다는 자신감의 발로라고 볼 수 있다. 향후 양국 간의 협력은 군사문제를 넘어서서 다양한 분야에서 추진될 것이다. 이전에야 치열한 국가 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군사동맹이 중요했다. 그러나 이제는 지구촌에서 국가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는 국가들 간에 기후변화, 환경오염, 재난, 테러와 같은 글로벌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은 물론 다양한 경제, 사회, 문화적 협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한·미 간의 파트너 리더십을 어떻게 구체화해 나갈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박 대통령은 한·미 간의 협력을 한반도, 동북아, 지구촌 전체로 나누어서 언급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구분이 미국 입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좀 더 따져봤으면 좋겠다. 한반도 신뢰 구축, 동북아 평화협력 추진은 관계 당사국들 간에 협력 사업 추진을 통하여 추진되어야 한다. 그런데 물리적으로 존재하고 있지 않은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미국이 적극적으로 우리와 협력을 하는 경우, 자칫하면 국내의 반미 감정을 부추기고 북한·중국 등 주변국에 대한 주권 간섭으로 비쳐질 가능성도 있다. 출범 후 약 1년 만에 이미 양국에 혜택을 주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이명박 정부에서 출범 직후 반미 감정으로 인한 촛불 시위로 많은 사회적 비용을 야기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북한과의 신뢰 구축을 위한 DMZ 평화공원 추진, 북한의 산림녹화 사업,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한 대응에는 미국이 내놓고 참여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오는 2017년쯤 우리와 중국은 물론 북한의 참여도 예상되는 황해 해양환경 보호를 위한 지역기구로서 황해위원회 설립이 예상되는데, 미국이 직접 당사자로서 참여하면 당장 중국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한국, 일본, 중국 간에 동북아 차원의 원자력 안전 협력체제에 대한 논의 과정에 미국을 포함시키는 것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미 동맹의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의 확대 발전은 양국이 전략적으로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한 창조적 글로벌 협력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북한의 산림녹화에 필요한 재원은 우리나라에 본부가 있는 녹색기후기금(GCF)에서 북한을 포함한 개도국들의 산림보호 관련 어젠다를 놓고 한·미 간에 공조함으로써 마련할 수 있다. 동북아 차원에서 테러와 원자력 안전의 문제는 워싱턴과 서울에서 열렸던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집중적으로 다뤘던 어젠다였다는 점에서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한 한·미 간의 공조가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지구촌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열쇠를 쥐고 있는 온실가스 다(多)배출국가인 중국, 미국, 그리고 일본이 한·미 간의 적극적인 협력의 바탕 위에서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와 유엔 기후변화 협상을 통하여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동북아는 물론 지구촌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한·미 간의 포괄적 전략동맹을 위한 창조적 아이디어를 기대해 본다.
  • [엔저 가속화 파장] 국제적 용인·서구 경기회복 기대가 ‘엔저’ 부추긴다

    [엔저 가속화 파장] 국제적 용인·서구 경기회복 기대가 ‘엔저’ 부추긴다

    지난 9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달러당 100엔이 뚫린 뒤 엔·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다. 13일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02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102엔을 넘기는 2008년 10월 21일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심리적 저항선인 100엔이 뚫리면서 엔화가치 하락(엔저)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아베 신조 정권이 출범하면서 엔저를 주요 내용으로 한 ‘아베노믹스’를 발표했지만, 올해 2분기 달러당 100엔이 실현될 거라고 본 투자은행(IB)는 없었다. 실제 미국 다우존스사가 지난해 말 세계 주요 외환거래 은행 15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분기 달러당 100엔 전망은 없었다. 모건스탠리가 달러당 100엔을 예상했지만, 연말까지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었다. 예상보다 빠른 엔저의 이유에는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 정책이란 일본 내부적 요인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환경이 엔저에 맞게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우선 외교적 측면에서 엔저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지난 주말 영국 에일즈베리에서 폐막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담 합의문은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엔저에 대한 지적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외교무대에서 엔저가 용인되면서 지난달 G20 회담을 전후해 엔·달러환율은 달러당 99엔을 넘어섰고, G7 회담 이후에는 100엔을 넘어 질주했다. 두 번째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2001~2006년 엔저 정책을 편 결과 국내총생산(GDP)이 늘고,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일본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늘어나는 등 최근과 비슷한 모습이 나타났었다”면서 “하지만 2007년 미국발 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와 유럽발 재정위기로 일본은 장기불황에서 벗어나겠다는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원유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도 엔저를 돕고 있다. 박승영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을 활용하지 못하는 일본은 에너지를 전량 수입해야 하는 상태인데, 엔저로 인해 에너지 수입비용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셰일가스 개발, 미국 원유재고 증가 등의 이유로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여 일본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지난해 2~4월 배럴당 100달러가 넘던 서부텍사스중질유는 최근 80~90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제주도·고용부 민원전화 폭주 왜?

    제주도·고용부 민원전화 폭주 왜?

    센터장 등 20명이 근무하는 제주도청 민원콜센터에는 하루 15만 건 이상 전화가 걸려 온다. 콜센터 직원 한 사람당 하루 평균 처리 건수는 124건으로, 모든 전화를 일일이 받기는 불가능하다. 고용노동부에도 14만 건 이상 민원전화가 걸려 온다. 일부 기관에 이렇게 민원 전화가 폭주하는 이유는 뭘까. 13일 한국행정학회의 ‘민원행정통합서비스 구축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콜센터 49곳의 지난해 ‘1일 인입콜 건수’(민원전화가 걸려오는 건수)가 평균 1만 4115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처리 건수는 188.4건, 평균 처리시간은 2분 53초였다. 제주도 등 일부 기관은 민원 전화가 폭주했다. 제주도청이 하루 평균 15만 2590건으로 가장 많은 민원전화가 걸려 왔고, 고용노동부 종합상담센터가 14만 3887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제주도청의 설명은 이렇다. 도 관계자는 “월 평균 관광객 숫자가 70만명을 넘는 제주는 전국 각지에서 관광 관련 문의가 수없이 걸려 온다”면서 “타 시·도는 시·군·구에서 민원전화를 분산 처리하지만, 제주는 한 곳에서만 처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화가 계속 걸려 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365일 24시간 내내 운영하기 때문에 야간에 오는 전화도 집계에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연결되지 않아 다시 전화가 오는 경우도 많고, 요즘은 관광뿐만 아니라 생활행정 민원도 많다”고 말했다. 고용부 종합상담센터도 마찬가지다. 경제난에 취업과 실업 등 각종 질문을 위한 전화가 수없이 걸려 온다. 이처럼 1일 평균 인입콜이 1000건 이상인 기관은 23곳이었다. 조사에 참여한 기관 내 콜센터의 평균 직원 수는 41.11명이었다. 서울시가 544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용부 136명, 보건복지부 131명, 국세청 120명, 국민권익위원회 113명 등의 순이었다. 반면 운영인력이 10명 미만인 기관은 강원도 8명, 전북도 6명 등 지자체가 대부분이었다. 평균 직원 수 41명에 못 미치는 기관은 35곳이었다. 조사 기관 가운데 31곳이 위탁으로 운영돼 예산과 인력을 제대로 배정받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전화민원과 인터넷 민원을 연계하고, 매개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국민신문고 등을 활용하면 정부 민원행정서비스의 역량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엔저 가속화 파장] 엔·달러 한때 102엔 돌파… 수입물가 급등에 日서민들 ‘한숨’

    [엔저 가속화 파장] 엔·달러 한때 102엔 돌파… 수입물가 급등에 日서민들 ‘한숨’

    엔화 약세(엔저)가 가속화하면서 엔화 환율이 마침내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00엔선을 돌파한 지난 주말. 도쿄 중심가의 백화점과 대형 쇼핑센터는 인파들로 넘쳐났다. 일본 투자자들과 수출기업들은 엔화 약세가 장기 불황의 늪에서 일본 경제를 구해내리라는 기대감에 환호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주택가 근처에 있는 중소형의 마트나 상가를 가보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지난 12일 ‘세븐 아이 홀딩스’가 운영하는 세타가야구 나카마치의 요쿠마트를 찾은 손님들은 일본 국내산 채소나 과일 등은 선뜻 쇼핑카트에 담았다. 하지만 바나나와 파프리카 등 수입 생필품의 가격표를 확인하고는 발길을 돌릴기가 일쑤였다. 서울신문이 2011년 7월 16일자에 보도한 일본 생필품 가격과 현재의 수입물품을 비교하면 엔저의 영향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당시 한국산 파프리카는 1개 100엔이었지만 지금은 138엔에 팔리고 있다. 1팩 84엔이던 바나나(필리핀산)는 98엔, 밀가루(1㎏)도 198엔에서 278엔으로 인상됐다. 미국산 돼지고기와 소고기도 부위별로 10% 정도 비쌌다. 요쿠마트 점장 이와사키(43)는 “보통 가게 제품들은 1주일에 한번씩 특판 행사를 하는데 수입품인 소고기, 돼지고기, 바나나, 아보카도는 엔저 영향으로 수입물가가 올라 특판 횟수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원재료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식용유와 통조림도 이달부터 가격을 잇따라 인상했다. 닛신오일그룹은 지난 1일부터 샐러드유 등 식용유 출하 가격을 10% 이상 올렸고, 통조림 회사인 하고로모푸즈도 김치찌개용 가다랑어 통조림 등 상품 16종류의 가격을 2.2∼6.1% 인상했다. 일본이 지난 20년간 불황을 겪는 동안 승승장구했던 ‘100엔숍’도 엔저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 디플레이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100엔숍이 고전하게 된 것은 엔화 가치가 하락한 만큼 수입품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100엔숍이 그동안 100엔짜리 동전 하나에 다양한 생활용품을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은 엔화 강세 덕분이었다. 하지만 엔화 가치가 뛰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일본 최대 100엔숍 업체인 다이소는 ‘98엔에 사서 100엔에 판다’는 게 대표 전략이지만, 엔화 가치 상승으로 2엔의 이윤마저 손에 넣기 어렵게 됐다. 요가역 근처의 100엔 숍 업주는 “엔저로 인해 물품가격이 비싸져 포장 단위와 취급 품목을 줄이는 등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여기에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화력발전 의존도가 높아진 전력업계들이 천연가스 등의 수입 비용 증가를 이유로 전기세 인상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서민들의 생계에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 주부 요시모토 사토카는 “전기요금이 지난해에 비해 10% 정도 올라 설거지를 식사 직후가 아닌 심야요금이 적용되는 밤 12시가 넘어서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향토기업 특선] (15) 울산 원자력 발전소-석유화학 공장 설계·기계장치분야 전문기업 일진에너지

    [향토기업 특선] (15) 울산 원자력 발전소-석유화학 공장 설계·기계장치분야 전문기업 일진에너지

    ㈜일진에너지는 원자력발전소와 스마트(SMART) 원자로, 석유화학공장의 기기 설계부터 제작, 설비공사를 하는 기계장치분야 전문기업이다. 이 회사는 울산에 기반을 둔 향토기업으로 최근 셰일가스 등 신에너지 분야까지 진출하면서 중견기업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일진에너지는 1990년 3월 ㈜일진정공으로 창립한 이후 기계장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화공기기 설계·제작, 원자력 및 신에너지 관련기기 설계·제작, 발전소 경상정비 및 석유화학공장 플랜트 설비공사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2005년 전사적자원관리제(ERP)를 도입해 경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였고, 꾸준하게 성장해 2007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직원들의 복리증진을 위해 우리사주조합을 설립하고, 직원들에게 자사주를 배정하는 등 노사화합의 성공 모델이 되고 있다. 2008년에는 미래지향적인 기업으로 한 단계 나아가려고 사명을 일진에너지로 변경했다. 이후 성장을 거듭, 2009년 3000만 달러 수출탑 수상에 이어 2011년에는 5000만 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최근에는 신에너지로 주목받는 스마트 원자로사업에 참여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향토기업으로서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사업도 활발하다. 혼자 사는 노인 지원사업을 비롯해 1사 1교, 1사 1촌, 지역 초등학교 문구지원, 마이스터고등학교 소년소녀가장돕기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다 지역경제 동반성장을 위해 ‘동남권 청년취업 지원사업’을 벌이는 등 직원의 70%를 지역출신 인재로 뽑고 있다. 수도전기공고, 평해공고, 울산마이스터고 등 3개 마이스터고에서 인재를 선발하는 등 산학협력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차세대 대체에너지로 뜨는 셰일가스와 관련해 미주지역의 신규 수주도 추진하고 있다. 또 원자력발전소 등에 사용하는 특수기기 장치류와 회전기기류, 제철설비 및 해상 석유시추설비 기기 등 기기제작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순수 국산기술인 스마트 원자로 개발사업에 한국원자력연구원, 두산중공업, 포스코, 한국전력공사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수출형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의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다. 이로써 일진에너지는 2050년까지 약 35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세계 중소형 원전시장에 교두보를 확보했다. 또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에 신규로 토지를 매입해 연구과제를 수행, 기술력 축적과 매출액을 증대시킬 전망이다. 일진에너지는 하동, 평택 등 7개의 화력발전소 및 복합발전소의 경상정비를 운용하는 등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2010년에는 민간기업으로서 고용노동부의 인가를 받은 기술연수원을 설립했고, 직원들의 자격증 취득을 통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를 토대로 2011년 민간기업 최초로 고리 원자력 발전소 취수설비 경상정비 공사를 수주하고 지난해 9월 신형 가스터빈(M501J)의 장기서비스(LTSA)공사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신월성 원자력발전소의 경상정비에도 참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진에너지는 화공기기 사업과 경상정비 사업, 원자력 사업 등 다양한 부문의 발전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고, 특히 셰일가스 장치류 제작사업의 미주지역 진출을 위해 미주지역의 대형 EPC업체(설계·구매·시공업체)에 신규 벤더로 등록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스마트 원자로 1호기가 건설되는 2014년부터 원자력사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고, 대덕연구단지 연구소를 설립해 연구개발 능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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